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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각주예시
*2 그리고, 기술이 완성된 후 최초로 태어난 딸은──기념할만한 최초의 『기증자』로 선택되어──실제 많은 고통을 대가로 하여 육체적으로는 거의 변이를 촉진시키지 않은 채, 마력회로만을 절대적으로 증폭시키는 것을 성공한다. 이후는 성장에 따라 회로가 완성될 무렵, 일족의 마술을 계승시키면 모든 것이 원만하게 끝났을 터인데──. 운 나쁘게도 세균의 일부가 폭주하여, 아직 어린 소녀로부터 의식을 빼앗아버렸다. 양친은 마술회로를 증폭시킨 존재의 피를 계승시킬 수 있는지 아닌지,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소녀를 입원시켜 생명을 유지하게 했지만, 그녀의 인격에 대해서는 이미 양친에게 있어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의 내용
*3 "그 집에 있던 것은 정말로 우연입니다만, 저는 당신을 압니다. 쿠루오카 유카쿠 씨. "허어... 어디서 만났던가요?" "...제 상사의 이름은 프란체스카. 거래 상대로는 파르데우스 씨가 있습니다." 그러자 쿠루오카 유카쿠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다. "아아, 장비를 보고 마술 사용자라는 것은 알았지만, 역시 그랬군요. ...하지만 파르데우스 씨에게 전한 바대로 저는 성배전쟁을 할 형편이 안 됩니다. 도움을 드릴 수가..." "아뇨, 이제 와서 당신에게 협력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 주셨으면 하는 겁니다." 시그마는 담담하게 물었다. 정중한 말투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감정은 전혀 겉으로 표출되지 않았다. '마술사'를 앞에 둔 '마술을 사용하는 용병' 으로서의 얼굴을 한 채, 시그마는 상대가 갑자기 공격해 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어새신은 현재 공원 구석에서 몸을 숨긴 채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대화가 통하는 이상, 정신지배를 당하고 있는 상태에서 어느 수준까지 정보를 캐낼 수 있을지를 통해 정신지배를 하는 이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네, 그렇지요. 제 견해를 말씀드리자면, 귀여운 츠바키를 지켜 주고 있는 서번트가 의식적으로 만들어 낸 결계일 겁니다. 저의 전문분야가 아니긴 하지만, 고유결계의 일종이 아닐가 싶군요" "....?" "츠바키의 서번트는 아마도 개념이 구현화한 부류의 것일 겁니다. 죽음이나 허무, 혹은 병과 같은 개념에 의도적으로 인격을 부여한 것이라고 저는 추측하고 있습니다. 저의 고국인 일본에서도 집 안이 삐걱거리는 현상에 이유를 붙이기 위해 '야나리'라는 요괴를 만들어 냈습니다. 의지를 지닌 존재인 것으로 만들고, 형태를 부여하고, 정신적인 대처를 행하는 민간 마술의 일종이죠. ...하지만 저 서번트의 힘을 근거로 추측하자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존재는 아닐 겁니다. 자세히 조사를 해 보면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성배전쟁에서 물러나 딸과 평온하게 지내는 처지이니 그런 일에 할애할 시간이 없지 뭡니까" 온화하고도 가벼운 말투로, 아무것도 아니라는 투로 쿠루오카 유카쿠는 자신의 마술사로서의 견해를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정신지배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또렸하게 알 수 있는 말투였다. '이자는... 마술적인 사안을... 서번트의 정체를 추측하는 것 조차도 금지 당하지 않은 건가?' '아니, 가짜 정보를 유포하도록 조종당하고 있나?' '하지만 그렇다면 정신지배의 정도를 더욱 애매하게 했어야 하지 않나?' 시그마는 마술사용자로서의 경험과 기술을 사용하면 일반인의 거짓말 정도는 간파해 낼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마술사, 그것도 자기 암시 등으로 인해 정말로 그렇다고 믿고 있는 거짓말을 간파해 내려면 그보다 많은 경험과 마술, 전용 마술이 필요하다. (중략) "당신은 결계 밖으로 나갈 생각이 없는 겁니까?" "어째서죠? 이곳에는 츠바키가, 우리의 딸이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게끔, 서번트에게 정신지배를 당하고 있을 가능성은?" "네에, 네에. 아마도 그렇겠지만... 그게 뭐 문제라도?" 그 말을 들은 시그마는 정신지배의 방향성을 이해했다. 쿠루오카 츠바키의 서번트가 이 사태를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할 경우, 아마도 그 영령은 성배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닐 것이다. 정말 츠바키라는 존재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의 내용
*4 서서히 중얼중얼 혼잣말로 넘어가기 시작한 유카구의 말을 들으며, 그는 자신이 과거에 했던 행위와 현재의 정신 상태의 모숨에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리라고 판단했다. 이 정도의 혼란으로 그쳤다는 것은, 아마도 자신의 아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데 아무런 기피감도 없었다는 뜻이리라. -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의 내용
*5 "당신들의 몸에도, 그 세균이?" "그래 시험 제작 단계이기는 하지만, 츠바키에게 감염시킨 최신형은 장기가 발달하지 않은 유아 단계에 심어야만 정착이 되거든. 조정하는 데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의식을 잃었을 때는 아주 까무러칠 뻔했지만, 자손을 남기는 기능은 무사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 음.... 아니, 츠바키는 지금 눈을 떴지... 그게 제일이잖아. 자손 같은 건 아무래도... 그래, 츠바키야말로 완성된..." -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의 내용
*6 "그 집에 있던 것은 정말로 우연입니다만, 저는 당신을 압니다. 쿠루오카 유카쿠 씨. "허어... 어디서 만났던가요?" "...제 상사의 이름은 프란체스카. 거래 상대로는 파르데우스 씨가 있습니다." 그러자 쿠루오카 유카쿠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다. -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의 내용
*7 「그렇군요, 보구 그 자체라 불리는 성유물도 준비할 수 있었고……여차하면 그 보구 그 자체도 임시방편의 무기로서 쓸 수 있겠네요.」「아아, 그렇지. 저 시황제를 불러내는 거니까, 그 나름의 경의를 보일 준비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되겠어.」-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의 내용
*8 「와아! 멍멍이다 - !」천진난만한 목소리가, 햇빛이 비치는 정원에 울려퍼진다.「야옹이도, 다람쥐도 있어!」그녀는 정원의 잔디밭 위를 오가는 동물들을 휘휘 쫒아가서, 그 중 한 마리를 붙잡아 끌어안았다.「모두, 새깜둥이씨가 데려와준 거지? 고마워!」소녀가 시선을 올려다보자, 그곳에는 검은 거대한 그림자 ---- 라이더가 꿈틀대고 있다. 츠바키는 이 서번트를 『새깜둥이씨』라고 부르며, 특별히 무서워하는 낌새는 없다. 하늘에는 무수한 새가 군체를 이루어 날고 있고, 그녀의 주위에는 작은 동물이 활발하게 내달리고 있다. 어지간한 동물원과 같은 광장이 된 분위기 속, 츠바키는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츠바키, 슬슬 점심 밥을 먹지 않을래?」 「제대로 손을 씻어야 된다?」「네에!」 부모을 말을 듣고, 집 속으로 들어가는 츠바키. 그녀는 한 번 정원을 뒤돌아보고, 일광에 가득찬 정원의 광경을 다시 바라보았다. 새 지저귀는 소리. 개나 고양이가 볕을 쬐는 잔디밭. 나무 열매를 갉아먹는 다람쥐 가족. 그녀가 이상적으로 그리고 있던 『정원』의 풍경이다. 단 한 가지, 그 중심에 검은 거대한 그림자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이상했지만, 츠바키는 그 이상함에도 개의치 않고, 만족스러운 듯 미소짓는다. 그 자그마한 정원의 대가로, 세계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알지 못한 채. -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의 내용
*9 츠바키에게는, 그것이 뭐하는 것인지 잘 알 수 없었다. 그림책에 나오는, 활이라는 것과 많이 닮은 느낌이 든다. 허나, 좀더 복잡한 형태를 하고 있어, 『빨간 망토』 그림책에 나온, 마지막에 늑대를 쓰러뜨린 사냥꾼이 똑같은 듯한 것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건 말이지, 『신을 떨어뜨리는 노궁』이라 불리고 있는 거야. 옛날의 대단한 임금님...... 아니, 임금님 중의 임금님, 『황제』랍시고 처음으로 이름댄, 호기심 많은 인간이 가지고 있던 무시무시한 무기야." "무기. ......이걸로, 나쁜 사람을 해치운 거야?" "해치워진 건 나지만...... 당시의 인간의 가치관으로 따지면 그렇게 되네." (중략) "그 노궁, 너나, 혹은 항상 츠바키와 함께 있는 자에게 갖고 있게 해줘. 츠바키에게서 떨어져서는 안 돼. 나에 관한 건...... 그렇구나, 『코우鮫』라고라도 불러줘. 그 노궁이 있다면, 이 세계 안에서라면, 뭔가가 그 소녀를 지키기 위해서 힘을 빌려줄 수 있을 지도 몰라." -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의 내용
*10 "......어라, 깨어나셨나요." 나타난 것은, 평온해보이는 인상을 가진 동양인 같은 남자였다. 시그마는 그 얼굴을 보고,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은 채 경계심을 끌어올렸다. 어째서냐면, 그것은, 파르데우스나 프란체스카한테서 사전에 넘겨받은 사진 자료에 있던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당신은......?" 불법침입일지도 모르는 자신들 쪽에서 이름을 묻는 건 무례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럴 상황도 아니라고 결론짓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바로 반격할 수 있게 자세를 다잡으면서 묻는 시그마. 허나, 남자는 전혀 기분 상한 듯 보이지 않고, 부드럽게 웃으면서 자신의 이름을 고했다. "아아,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쿠루오카입니다. 이 쪽에 있는 사립 도서관의 관장을 맡고 있습니다." 자료대로인 답변이었다. 쿠루오카 부부는, 겉으로는 근처에 있는 회원제 사립 도서관의 관장 직함을 갖고 있어, 스노우필드에서 최대한 눈에 띠지 않는 형태로 그 나름의 지위를 쌓고 있었다. ㅡㅡ쿠루오카...... ㅡㅡ병원에 입원해있는, 그 소녀의 아버지잖아. ㅡㅡ그러면, 여기로 불러낸 건 이 남자인가? ㅡㅡ딸의 상황을 알고 있는 건가, 아니면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건가...... 시간이 없었다곤 해도, 워처의 관측 결과 중에서 우선적으로 들어둬야 했었나. 워처의 능력 중 하나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상의 파악』이다. 단 마음 속까지는 읽을 수 없고, 시각과 청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에 한정된다. 막대한 정보량인데도 불구하고 『그림자한테서 듣는다』는 형태로밖에 공유할 수 없기 때문에, 시그마 자신은 인터넷에서 검색하듯이 자신이 알고싶은 정보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허나, 지금은 그 그림자들과 연락이 되지 않기 때문에, 눈 앞의 남자의 정보가 압도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할 수 있겠지. 시그마는 "저쪽은 이쪽의 정보를 모를 터다" 하고 판단하면서도, 가명을 댈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우선 인사해서 상대의 반응을 떠보기로 했다. "...... 시그마, 라고 합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어째선이 이쪽 뜰에서 의식을 잃은 모양입니다. 저녁에, 마을에서 몸 상태가 안좋아진 것까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아아, 그러십니까. 아니, 오늘 아침, 뜰에 쓰러져있는 당신들을 딸이 발견한 모양이라. 지금, 침대로 옮길까 하고 안사람과 이야기하던 참이에요." ㅡ......보통은 경찰이나 911에 연락한다고 생각하는데...... 의문스럽게는 생각했지만, 시그마는 우선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가요, 이불을 덮어준 건 따님이군요." 그러자, 쿠루오카라 이름댄 남자의 뒤에서 나타난 여성이, 역시 온화한 웃음을 지은 채로 답했다. "예에, 그 애도 참, 이불을 갖고와서, 또 집에 들어온 강아지라도 본 걸까 생각했지만요...... 설마, 사람이라고는 생각치 못했어요." 이 양상은 언뜻 보기에는 자연스러웠지만, 어딘가 공허한 분위기를 느끼는 시그마. 그의 감각이 올바르다고 증명하듯이, 어새신이 시그마에게만 들리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심해라. 이 남자도 저 여자도, 누군가한테 암시가 걸려있는 모양이다.] 시그마도 그건 이해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반대로 『암시가 걸려있지 않은』 사람이 나타난다고 하면, 그건 우선적으로 의심해야 할 사람이겠지. 최소한 그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그리 판단한 시그마였지만ㅡㅡ 그 『멀쩡한 상태인 사람』은, 생각보다 빨리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의 내용
*11 어새신은 자신의 상처도 개의치않고 바닥을 박차고, 그대로 제스터를 뒤쫓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뒤에는 시그마와 쿠루오카 부부만이 남았다. "아아...... 심각한 꼴을 당했다고. 설마 우리들이 아니라, 딸에게 령주가 깃들 줄이라고는." "그렇네, 그래도, 이건 하나의 증명이야 저 나이에, 츠바키는 우리들보다도 마술회로의 질이 높기 때문에 선택되었다고 봐야 할 거야."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하는 부부에게, 시그마는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 뭐냐, 이 감각은. 아직 츠바키의 서번트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 그런 위화감은 아니라고 시그마는 판단한다. "아아, 자네는...... 시그마 군이었나, 파르데우스의 부하라 했었는데, 녀석과 연락은 할 수 있나?" "여보, 그것보다 먼저 병원에 가야죠." "......그렇지, 오른손을 자를 도구는, 저쪽에서 조달할까." "그렇네." 두 사람의 회화를 듣고, 시그마는 무심코 묻는다. "오른손을...... 잘라?" "아아, 그래. 츠바키 녀석, 두 획이나 령주를 써버린 것 같지만, 한 획이라도 남아있으면 저 영령과 재계약은 가능하지. 저만한 영령의 힘이 있다면, 파르데우스와 연계를 취하면 아마 유리하게 일이 흘러갈거야." 시그마는 이해했다. 이 부부는, 조종당하고 있을 때의 일을 전부 기억하고 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초에 입에 담은 말은, 츠바키를 걱정하는 말도 뭣도 아니고, 그 츠바키의 오른손을 잘라내서 령주를 빼앗을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아아, 그렇구나. 이것이 마술사라는 거군. ──마술각인은 아직 양친 중 누군가에게 있겠지. 설령 츠바키가 죽어도 그렇게 비관하지는 않겠지. 그들에게 있어 중요한 건, 자신들의 마술을 계승시킬 피가 이어진 개체 뿐이야. ──피가, 이어진. "......자르는 겁니까? 츠바키 쨩의 손을." "아아, 괜찮아. 어차피 의식은 없으니까 말이야. 비명을 지를 염려는 없어. 애초에, 장래 자손을 남기는 기능까지 잃으면 곤란하니까, 심장이나 신경에는 최대한의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그 사이에 병원 관계자에 대한 처리를 하도록, 파르데우스와 리브 서장에게 전해주게. 프란체스카에게는 부탁하고 싶지 않지만, 녀석의 마술이라면, 최악이라도, 머리를 떨어뜨려도 생식기능만은 남기는 게 가능하지." 노악취미(露悪趣味)나 비꼬는 게 아니라, 담담히 사실을 고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유우카쿠의 말. 그리고, 시그마는 깨닫는다. 기묘한 감각은 외부에서 온 것이 아니라고. 자신의 뱃속에서부터 북받쳐오르고 있는, 하나의 『감정』이라고. ──「그대여, 그대여, 잘 들으세요, 동포 아이여.」 시그마의 안에서, 목소리가 울린다. ──「그대들이 없애버려야만 할 것은, 우리들에게서 뭔가를 빼앗으려하는 자들입니다.」 그리운 목소리, 더이상 의미 없는 말. 다만, 그 목소리야말로가 지금의 시그마의 마음을 뒤흔든다. ──아아. ──그런가. 그런 건가. ──나는...... 쿠루오카 츠바키는 나와는 다른 세계의 주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마술사이긴 하지만, 제대로 부모가 있다. 피가 이어진 부모가 있다고. ──관계 없었던 거구나...... 그런 건. 머릿속에서, 츠바키의 미소와 과거의 자신들이 받아온 처사, 그리고, 자기 손으로 죽인 동포의 얼굴 따위가 차례차례 떠올랐다. ──아아...... 뭐지? 뭐인 거지, 이 묘한 감각은. 문득, 시그마는 자신이 뭔가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은, 꿈 속에 지하에서 가져왔을 터인, 그 노궁이다. "음...... 어째서 그걸 자네가 갖고 있지? 무기로서는 다루기 어렵고, 영령이 다 나온 지금 와서는 이번 성배전쟁에서 쓸 수는 없어. 돌려 주겠나." 유우카쿠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면서, 시그마는 문득 생각한다. "......츠바키를 지킨다, 고. 말했었지. 내가, 자기 입으로." 그리고, 그 붉은 장속의 신기한 존재는, 그런 시그마를 간단히 신용했다. "뭔가 중얼중얼거리고 있는데...... 당신, 괜찮은거야 이 용병?" "뭐 어때, 이 부지 내에서 뭔가 할 수 있을 리도 없어." 어지간히 이 집 안의 방위기구에 자신이 있는 것인지, 츠바키의 부친은 이쪽을 두려워하는 기색은 없다. 그렇다고 방심이나 자만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이미 그 손가락은 언제라도 술식을 발동해서 이쪽을 처리할 수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그마는 작게 숨을 쉬고, 무기질한 매직 유저 용병의 표정을 되돌리면서 입을 벌린다. "실례했습니다. 쿠루오카 유우카쿠 공. 파르데우스 공에게는, 이쪽에서 자세하게 보고해 두겠습니다." "아아, 그렇게 해주게. 이쪽의 영령의 정보는, 뭐어, 자네가 이해한 부분까지는 전달해도 상관 없어." "네, 그리고, 또 하나. 쿠루오카 공에게도 통지할 게." "통지?" 의아해하는 유우카쿠에게, 시그마는 담담히 전했다. "이건, 성배전쟁으로, 자신도 참가자 중 한 명으로서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까 전의 어새신이 자네의 영령이지?" 자신이 치명적인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유우카쿠는 의아해하며 말한다. 즉, 시그마는 지금 영령하고 떨어져 있는, 레벨 낮은 매직 유저에 불과하다고. 뭔가 있다 치더라도, 령주로 저 어새신을 불러들이기 전에 처리하면 될 뿐이라고. "제 직접 상사는 파르데우스 씨가 아니라, 프란체스카이고...... 자유재량으로 전쟁에 임하는 것을 허가받은 상태입니다." "이봐...... 묘한 생각 하지 말라고." 불온한 분위기를 느낀 유우카쿠가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보다 먼저, 시그마는 마지막 한마디를 딱 잘라 말했다. 그것을 굳이 전달하는 것조차, 상대의 움직임을 유도하기 위한 계산 내였다. "이건, 내가 당신들에게 하는...... 선전포고다." "굉장하구만. 확실히 우리들이 술식의 위치는 알려줬지만, 미스 하나 없이 전부 영격해보일 줄이라고는." 수분 후. 옆에 선 『그림자』 중 한 명── 늙은 선장이 니히 웃는다. "당신들의 정보가 정확했던 덕분이야. 그렇지 않았으면 쓰러져 있던 건 나였겠지. ......감사하지." "서번트한테 설렁설렁 감사하지 마. 상부상조니까 말이야." 큭큭 웃으면서 말하는 선장은, 그대로 바닥에 자빠진 두 개의 덩어리를 본다. "아으...... 으으으....... 가......" "어째...... 서......" 흰자를 까뒤집으면서, 그저 의미불명인 신음을 계속 흘리고만 있게 된, 사람의 모습을 한 고깃덩어라. "'어떻게 할 거냐 이녀석들은? 냅두면 마술각인으로 재생한다고?" "재생의 경로는 저해해뒀어. 마술각인의 질로 보면, 보름은 이 상태가 계속될 터다." 그건, 전신의 사지를 마비되고, 마술회로의 태반을 특수한 예장으로 구워진 쿠루오카 부부였다. 간신히 숨을 쉬고 있을 뿐인 상태의 두 사람을 앞두고, 시그마는 말한다. "고민하고 있어." 눈 앞에 자빠진 부부에게는 아무 감정도 품지 않고, 무표정한 채로 계속 말했다. "죽이라고 지시가 떨어지면 주저 않고 죽일 거고, 죽이지 말라는 지시라면 죽이지 않아. 다만, 이번에는 지시가 없어. 장기적인 목표조차 없는 상태야." "그래도, 너는 자기 스스로 향해야 할 장소를 정했어, 그렇지?" 인공적인 날개를 몸에 단 『그림자』의 말에, 시그마는 역시 담담히 대답한다. "나는 츠바키를 지킨다고 말했지만, 그녀가 눈을 뜬 뒤에, 양친이 죽어있다는 걸 안다면 그 애는 슬퍼할 거라고 생각해...... 라기보단, 자신의 책임이라고 느끼고 말 그대로 자살할 수도 있어. 하지만, 이녀석들을 살려둔다면 또 같은 일의 반복이지." "그러니까,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인거니? 이야, 솔직히 굉장해, 그 마술회로도 전신의 신경도 불수로 만드는 기술. 마술사라기보다 확실히 매직 유저의 수법이야." "프란체스카에게, 이런 수법은 잔뜩 배웠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쿠루오카 츠바키의 모친 쪽을 보면서, 그림자에게 말했다. "나의 모친은, 이제 없어. 일본의 성배전쟁에서 죽었다고 프란체스카한테서 들었어." 그의 머릿속에는, 『더이상 의미 없는 말』이 거듭해서 거듭해서 흘러나온다. ──「그대의 양친도, 바깥에서 온 인간에게 빼앗겼습니다.」 ──「그대의 부친『들』은 밖의 부정으로 가득찬 침략자들에게 살해되었습니다.」 ──「그대의 모친도 바깥에서 온 두려운 악마에게 납치되었습니다.」──「그대여, 그러니까 없애버리도록 하세요. 우리들에게서 빼앗으려고 하는 자를.」 ──「그대여, 그러니까 싸우세요. 언젠가 그대의 모친을 우리들의 손으로 되찾을 수 있도록.」 그 목소리가 작아졌을 무렵, 타이밍을 잰 듯이 그림자가 말했다. "아아, 전에도 그렇게 말했었지." 얼굴의 절반이 석화한 뱀지팡이를 든 소년은, 시그마의 얼굴을 보고 더 나아가 묻는다. "......뭔가, 부모라는 것에 생각나는 게 있는 거니?" "나의 모친은...... 이런 녀석이 아니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지금와서는 의미 없는 일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시그마는 그렇게 바랬다. "그래서, 지금부터 어떻게 할 거야?" 비행사 모습의 여성 『그림자』에게, 시그마는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답한다. "자유롭게 움직여도 좋다고 했으니까 말이지. 그렇게 할 따름이야. 파르데우스는 나를 죽이려고 들겠지만, 프란체스카는 기뻐해줄 거라고 생각해." "뭘 하건 『기뻐할』 뿐이라고? 도와주지는 않을 것 같지만 말이야, 그 괴물은." 선장의 말에, 시그마는 무표정한 채로 끄덕였다. "알고 있어. 다만, 기뻐해준다면, 지금까지 신세진 은혜갚기는 되겠지." 맡겨진 노궁을 손에 든 채로, 시그마는 자신과, 서번트인 『파수꾼』에게 선언한다. 여기서부터는, 자신도 무대의 안쪽으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나는...... 이 성배전쟁(시스템)을 파괴한다." -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의 내용
*12 '우리는 언젠가' '그래, 츠바키. 그게 우리의 대망이란다.' '암, 그 보석옹 같은 ...가...' '아무리 그래도 그건 비현실적이야. 이미 그 자리는 남아 있지 않다는 게 정설이잖아?' '무얼, 언령에는 힘이 있다고. 불가능하다고 해도 그걸 목표로 할 수 있잖아.' '암시 같은 거구나.' '그래, 맞아 츠바키. 이건 네게 거는 첫 번째 암시다' '쿠루오카 가문이 언젠가...를 배출하게 되기를, 아빠와 엄마는 바라고 있단다' 뭘까. 아빠랑 엄마가 어려운 소릴 했었는데. 하지만... 맞아, 기억났어! 마술사보다 굉장한 사람! 신데렐라를 공주님으로 만든, 그 사람! "맞아! 이제 알겠어!" "어라, 벌써 알아낸 거야? 츠바키 너 정말 굉장하다" "응, 나는 있지..." "아빠랑 엄마를 위해서 마법사가 되고 싶어!" "그렇구나. 그거 멋지다. 분명 다들 기뻐할 거야" 와아, 제스터 군도 기뻐 보여. 다행이다. 이게 맞았구나! "나, 열심히 해서 마법사가 될래!" "그래, 분명 될 수 있을 거야. '새까만 씨' 도 도와줄 테니까" "응!" 어라? 왜 저러지? 시그마 오빠... 어쩐지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어. 그것은 의지를 지니지 않은 하나의 시스템이었다. 자신의 소망은 없고, 그저 마스터를 위해 자신의 능력을 행사하는 기계 도구로서는 올바른 존재방식이지만, 사역마로서는 의견이 갈릴 영령. 하지만 자신의 의지를 지니지 않고, 세계의 섭리의 일부를 구현화한 것이기에 강력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그것은, 지금 이 순간 마스터의 소원을 정식으로 수락했다. '마법사가 되고 싶어' 츠바키를 지키는 영령은 확실히 그렇게 인식했다. 그것이,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마스터인 쿠루오카 츠바키의 장기적인 소원이라고. 아버지, 어머니와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 동물과 살고 싶다. 도시에서 다른 사람들이 나가지 않게끔 하고 싶다. 화재에 휘말려 든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싶다. 그러한 단기적인 소원은 모두 영령 자체의 힘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법사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시스템에 갖춰진 능력을 훌쩍 뛰어넘는 소원이다. 마술이라면 가능하지만 마법은 그렇지가 않다. 평범한 사역마라면 아무리 지혜가 있다 해도 '불가능하다'라고 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츠바키의 서번트이자 수호자인 영령 페일라이더는 달랐다. 영령으로서 지식을 부여받았기에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성배'라는 가능성을. 그것도 확실한 길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확률이 낮다 해도 '죽음'의 개념인 서번트, 페일라이더는 그 길을 제시한다. 대성배의 작성과 함께 세계에서 소실된 제3마법. 마법이란 이치의 바깥에 있는 것이기에 이치의 내부에 있는 원망기를 사용한다 해도 재현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자체가 성배와 이어져 있는 제3마법만은... 가능성이 있다. 그 성배를 자신을 통해 츠바키에게 이식함으로써 이치를 순환시킨다. 대성배의 설계도가 된 '그릇'의 마술회로 그 자체를 재현할 수 있다면 어쩌면... 가능성은 한없이 낮다. 헛소리에 가까운 이야기다. 하지만 페일라이더는 그것을 인식했다. 마스터인 쿠루오카 츠바키의 꿈으로서. 그리고 이 순간부터 페일라이더는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여 자신과 융합시킨 츠바키의 꿈을 근간으로 하는 세계를 재구성한다. 묵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위해. 성배전쟁에 승리하여 대성배를 손에 넣기 위해. 가장 빨리 스노우필드에 강림한 그 영령이... 이 순간, 드디어 참전을 결정한 것이다. 온 세계를, '죽음'의 기운으로 덮으며. -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의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