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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뤄롱(白若瓏)은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등장인물이다.
포면적으로는 을 삼킨 방황의 바다마술사. 진짜 정체는 그리스의 자그레우스다.


표면적인 인물 설명

에르고의 친우이자 그를 만든 3인방 중 방황의 바다 소속 마술사 지즈의 아들 겸 제자다.*2 큰 키에 갈색 피부이며 야생 짐승이나 그리스 조각과 닮은 근육을 지닌 부드럽고 늠름한 육체를 가졌다. 굴곡이 깊고 반듯한 얼굴과 푸른 색이 섞인 검은 눈동자를 가졌다. 외관만 보면 20살이 안 될 것 같다.*3 상냥한 목소리에 미소가 매력적이다.*4 길고 가는 팔 다리를 가졌지만 화사하다는 인상은 없고 건장한 체격을 가져 막노동 몇 인분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5

방황의 바다마술사라지만 제자일 뿐이라 신대 이전의 마술을 경시하는 느낌은 적다.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능력을 인정하고 현대 마술을 긍정해 준다.*6 요리를 잘 하며 기술 보다는 감성으로 한다. 품격이 느껴진다.*7 자란 토지 때문인지 인의를 중요시한다.*8

기억을 잃은 친구인 에르고이나 을 먹어치워 식신충동을 얻은 세계에 단 둘 뿐인 동포로 여기며 그와 싸우는 시뮬레이션을 최고의 유희처럼 느끼는 게 상사병이 걸린 것 같은 모습이다.*9 에르고는 기억이 없음에도 뤄롱을 보는 것 만으로 두근거리고, 싸우면 오싹거려하며, 져버리자 그 자식을 이기고 싶어지는 것이 친우가 맞는 것 같다 한다.*10


정체

그의 정체는 지즈에르고에게 세 신을 먹이는 세 마술사의 실험 당시 실험과 연동시켜서 소환한 후 자신과 계약을 맺은 그리스의 자그레우스였다. 제우스마저 쓰러뜨린 신화 하나를 상대할 수 있는 괴물 티폰을 먹어치우고도 에르고와 달리 기억 포화가 전혀 없었던 것이 복선이었다. 지즈가 뤄롱을 스페어라고 언급한 것이 이러면 말이 맞는다.*11

당시 지즈가 한 것은 이스칸달의 적자임에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알렉산드로스 4세와 대조되는 을 고른 것이었다. 자그레우스는 제우스라는 주의 적자였지만 오르페우스 교의 핵심에 있으면서도 자신이 이룬 전설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일치했다.*12 마침 이스칸달의 어머니 올림피아스가 신봉한 디오니소스 신앙의 핵심을 이루는 생고기 먹기 의례에서 반드시 등장하는 자가 자그레우스이기도 해서 더욱 궁합이 맞았다.*13

바이 뤄롱으로서의 그가 에르고를 친우라 말한 건 자그레우스일 때 으로서 오르페우스교의 비호를 받은 왕자 알렉산드로스 4세를 바라보았을 것이고, 그걸 넘어 신탁처럼 실제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바이 뤄롱으로서의 자그레우스가 야코우의 내부사정으로 야코우 아키라를 구해준 것 처럼, 바이 뤄롱이 아닌 자그레우스 본연의 자세일 때도 무력함으로 고통받는 에르고를 도와주려 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는 외톨이를 내버려 둘 수 없는 이 아니냐 한다.*14 야코우로드 엘멜로이 2세가 대화하다 간타이의 보존 방법을 이야기할 때 2세가 자그레우스를 언급한 것이 복선이었다.*15

지즈예 스젠멜빈 웨인즈라는 새로운 제자를 받아들여 신대마술을 전승한 것도 그들이 자그레우스와 계약을 한 것이다.*16

한편 방황의 바다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비닉신리의 하나라고도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여되었는지는 아직 언급된 바 없다.*17

신화 속에서 자그레우스가 티탄족의 습격으로 심장만 남은 후 제우스가 그걸 먹고 여자와 교감함으로서 다시 태어나게 해 준 점에서 환생하는 임을 강조하는데 이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18


작품 내에서의 행보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료우기 가문이 관리하는 축제거리 신사 근처 노숙자들의 텐트촌에서*19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일행이 근처를 들를 적 바이 뤄롱야코우 아키라는 노숙하고 있었다. 사노라는 40대 노숙자(앞니 세 개 빠짐, 베테랑 빚쟁이 노숙자다운 복장과 행동을 함, 자기 같은 부류는 세상을 사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짐, 대학원을 나왔지만 천성이 일하는 거과 거리가 멈. 아버지를 볼 면목이 없다고 생각함) 에게 신세를 지다가 2세 일행이 료우기 미키야와 만나러 갔던 축제에 참가한다.*20 그 곳에서 야쿠자에게 갈굼당하는 사노를 구해 주고 빚도 갚아주고 아버지와 제회하게 해준 후 둘은 도망 생활을 이어 나간다.*21

한편 아오자키 토우코로드 엘멜로이 2세가 지닌 두 문제(본래는 그레이의 성장이 멈춰버린 것 뿐이었으나 추가된 맴버인 에르고의 기억 문제까지 합쳐서 두 가지 문제가 되어 버렸다)를 해결할 조언을 료우기 미키야를 통해 대신 전했는데*22 법술사의 흐름을 이어받은 야코우 가문의 야코우 아키라가 납치되었음을 알리고 그 아이와 접촉하면 2세의 문제 해결에 다가갈 수 있을 거라 한다*23 2세는 일본마술 조직과 교섭하고 싶은 참이기도 해서 그레이랑 같이 야코우 저택으로 찾아간다.*24 당주 야코우 아카네를 언제나처럼 해체하고*25 말을 들어보자 아키라를 납치한 자는 방황의 바다 소속임을 알려준다.*26 그래서 자기들이 섣부르게 붙잡았다간 방황의 바다와 논쟁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며 2세라면 원만히 해결해 주던가 보험이 되던가 해 줄 테니 의뢰했다고 한다.*27

한편 토오사카 린에르고가 아키하바라에서 야코우 소속의 검은 정장들이 야코우 아키라를 발견했다. 아키라는 돌아가는 걸 거부했고 정장들은 뼈 하나 두개 부러뜨린다고 아키라의 소질이 손상되지 않는다며 힘으로 제압하려 했다.*28 그런 상황에서 사노에게 돈을 다 줘버린지라 자금 확보하러 바텐더 일을 하던 바이 뤄롱이 돌아왔다. 정장들은 당주가 유괴범에게 되도록 위해를 가하지 말라 했다며 꺼지라 했으나 도리어 뤄롱의 압도적인 전투력에 전멸한다.*29 그리고 바이 뤄롱에르고에게 을 심은 자의 제자라 에르고를 붙잡으라는 명령을 받았고 그래서 싸우게 된다.*30 몇 번 공방을 주고 받다가 에르고가 환수로 자신의 몸을 붙잡자 그 때를 노려 환익의 힘으로 아키라를 안고 날아 에르고까지 대리고 도주해 버린다.*31

에르고의 저항으로 3명은 아직 미완성인 43층 그랑 도쿄 ・노스 타워에 추락한다.*32 바이 뤄롱에르고와 자신이 친구라는 점을 어필하며(에르고가 노래하는 걸 좋아하거나 맨날 중요할 때 없어져서 찾으로 다녔다던가 에르고가 뤄롱을 루오라고 불렀다거나) 에르고가 품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신을 따라오는 게 최선이라고 한다. 에르고는 뤄롱이 뭔가 숨기고 있다는 걸 직감했다.*33 뤄롱이 야코우 아키라를 대리고 다니는 건 그녀가 을 되돌리는 것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마침 이 타이밍에 에르고의 굶주림이 강해졌다. 그의 눈에 두 사람은 진수성찬처럼 보였다. 자신의 팔을 물어뜯으며 충동을 견디려 했지만 실패했고*34 둘의 싸움이 벌어졌다. 환익에 상처를 입은 에르고가 제천대성의 팔을 뽑아든다.*35 무시키에게 사용했을 때와 달리 수신의 요람은 하늘도 바다도 분노의 붉은 색으로 가득했고 선행자는 불길을 뿜어내며 미쳐 날뛰곤 에르고의 의식을 삼켜 버린다.*36 폭주하는 신완에서 나온 갈고리 발톱은 마검, 성검에 뒤지지 않을 예리암과 신비를 갖추었다. 이를 상대로 뤄롱이 사상건문을 이용해 파워업한 환익으로 받아쳤고 둘 다 기절해 버렸다.*37

야코우 가문에서는 아키라가 발견되었으나 또 놓쳤다는 소식을 듣고 2세가 아키라를 찾을 만한 존재인지 시험해 보곤 만족해서 아키라를 찾아달라 한다. 2세는 하루 이틀 내에 답변하겠다 한다.*38
2세가 일본 독자 마술에 주목한 건 그들의 마술이 과의 접속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니 접속을 끊는 방법도 전해지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레이 안의 아서왕이나 에르고 안의 을 다른 누군가에게 떠넘기는 식이 된다.*39
이러저러한 이유로 의뢰를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2세 일행은 료우기 미키야의 연락을 받고 가람의 동에 들르게 된다.*40 2세는 일본에 도착해서 에르고에게 휴대폰을 상비하라 했고, 료우기 미키야에게 에르고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도쿄 부근에서 이상한 빛이 나타났다는 SNS를 보고 미키야는 에르고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걸 야코우 아키라가 받아서 일단 가람의 동에 아키라와 바이 뤄롱, 에르고를 옮긴 것이다.*41

에르고의 제작에 참여한 자들 중 방황의 바다가 마지막 순서를 받은 건 그들에게 에르고가 필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바이 뤄롱의 정체는 에르고의 후계작이다. 그리고 방황해의 실험 목적은 협력자인 아틀라스원무시키와 일치하지 않으며 뭔가 다른 실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실험에 야코우 아키라간타이에르고가 필요했다. 그렇다고 꼭 필요한 것도 아니라 둘 다 얻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느낌이다. 굉장히 조잡한데 이는 행동이 이로정연할 수록 아틀라스원분할사고에 계획을 읽히기 때문에 정보를 넘기지 않기 위해 일부러 그랬다.*42
뤄롱은 모든 정보를 불면 아틀라스원에게 파악당할 테니 모든 걸 밝히지 않고 에르고를 내놓으라 한다. 2세는 제자를 팔아넘기는 건 신념에 어긋난다며 거부했고 서로 싸움 직전까지 간다.*43 이 상황은 료우기 미키야가 뤄롱에게 가람의 동을 숙소로 넘겨주는 걸로 흐지부지된다.*44
그리고 에필로그에서 언제나처럼 로드 엘멜로이 2세바이 뤄롱의 비밀을 해체했고, 동시에 야코우 아키라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야코우 아키라가 납치되기 몇 달 전, 바이 뤄롱의 스승인 지즈가 야코우를 방문했다. 아코우의 도박장에서 돈을 긁어담는 것을 보고 아카네가 직접 대접했다. 지즈는 아카네에게 머지 않아 자기 제자가 이 곳에 와서 곧 다음 대 쿠로히츠가 될 아키라를 납치하러 올 테니 그걸 막아내면 자기 제자를 맘대로 해도 좋고 못 막으면 자기네가 쿠로히츠를 맘대로 하겠다는 내기를 제안한다. 지즈의 내기에 대한 지론을 들은 아카네는 딱히 손해 볼 것 없기도 해서 이를 받아들였다.*45

아키라의 몸에서 나온 암흑의 늪에서 고래 같은 환수가 출몰해 아키라와 바이 뤄롱을 삼키려 했다.*46 에르고의 환수와 뤄롱의 환익이 힘을 합쳐 상승 효과를 발휘해 암흑의 공간을 해체하려 하나 이 술식의 핵은 아키라의 간타이라 해체하면 그 반동으로 아키라가 죽는지라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 하게 된다.*47 이를 일으킨 건 아직 2할의 간타이가 남아 있던 야코우 유키노부였다. 곧 암흑의 공간은 두 사람을 삼키고 작은 사이즈의 입방체로 압축되었다.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야코우와 싸우기 보다 순응하기를 택했고 야코우들은 입방체를 회수해 간다.*48 그렇게 잡혀온 뤄롱은 지즈가 자신을 갖고 내기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 입방체는 쿠로히츠의 술식을 쓴 것으로 뤄롱이 무턱대고 입방체를 부숴 아키라를 죽여버릴 것을 염려해 최대한 아끼던 수였다. 아무튼 잡힌 뤄롱은 자길 잡으면 맘대로 해도 좋다는 지즈의 내기같은 건 지킬 생각이 없으며 자신이 아키라를 빼돌린 건 도와달라는 말을 들고 돕고 생각해서 했다 하며 환익을 이용해 머지않아 자신이 이 입방체를 부수지 않고 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걸 본 아카네는 의식을 서두른다.*49 사실 지즈는 뤄롱의 몸 속에 패스를 연결해 놓았고 내기에서 지면 그것이 종양처럼 내부를 좀먹어 영핵을 파내 무력화시키게 준비해 두었다. 그것이 발동하자 뤄롱은 속수무책으로 당한다.*50 그리고 아카네의 명령에 따라 아키라가 뤄롱을 먹어치우려 했다.*51

유키노부가 의식을 망치자 아카네는 방황의 바다와의 계약을 파기했다.*52 그리고 아키라는 유키노부가 좋을 대로 하라고 했지만 계속 참게 해 놓고서 이제 와서 좋을 대로 하라고 하자 뭘 해야 할 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가족이 모여있을 적의 행복한 기억 조차 유키노부의 변덕 같은 것임을 알고 기댈 곳이 없어져 딱 하나 남은 마음의 안식처인 바이 뤄롱을 먹어버리기로 한다.*53 자신을 뜯어 먹는 아키라에게 뤄롱은 자신을 먹어서 만족할 수 있다면 먹으라 했고 그걸 들은 아카네가 정신을 차린다. 마침 아카네가 지즈와 한 계약을 파기한지라 영핵(심장)을 되찾아 입방체에서 나오는 데 성공한다.*54 그렇게 대강의 일이 마무리된 것 같았지만 많은 힘을 소모한 뤄롱이 식신충동을 느끼기 시작했다. 지즈는 뤄롱이 식신충동이 올 경우 굶주림과 내기의 계약 사이에서 미쳐버릴 테니 굶주림을 우선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래서 2세 일행과 싸우게 된다.*55*56 의 힘을 해방한 둘의 싸움은 호각이었지만 뤄롱은 용종의 노심이 있고 에르고는 마력을 추가로 보충할 수단이 없어 뤄롱 쪽의 승기로 기울었다.*57 그 때 그레이롱고미니아드의 본래 권능인 세계의 텍스쳐를 붙들어매는 걸 끌어내 '가장 끝에서 주춧돌 되는 꿈의 탑(롱고미니아드 뮤토스)'를 발동하여 뤄롱의 노심을 붙들어매 제압하는 데 성공한다.*58

그러자 지즈가 나타나서 2세 일행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여기까지 유도해 왔다고 이야기한다.*59 자기가 직접 에르고와 만나는 건 계약 위반인데 예정대로 아틀라스원에르고를 회수해버리면 재미 없다며 이번 일을 꾸몄다 한다.*60 2세는 이 쯤에서 제거해 버리려고 했는데 야코우 아키라가 뤄롱에게 의지하는 것을 보고 기분 잡쳤다며 자기가 내기에서 이겼으나 아키라를 받아가는 대신 아키라에게 새겨진 간타이의 절반을 야코우에게 넘겨주기로 하고 아키라에게 남은 절반의 간타이로 뤄롱의 식신충동을 억누르는 것으로 합의를 보자 한다. 2세는 료우기 미키야와 겐마와 약속했다며 아키라를 다치게 하지 말아달라 하고 뤄롱이 그걸 받아들였다. 다음에 만날 때 까지 뤄롱을 단련시킬 테니 그 쪽도 힘을 조율하라 한 후 공간전이해서 떠나버린다.*61

이후 지즈바이 뤄롱에게 걸린 '가장 끝에서 주춧돌 되는 꿈의 탑(롱고미니아드 뮤토스)'을 걷어내는데 신대에게서도 보기 드문 봉인으로 자기 정도의 실력자가 아니면 100년이 지나도 그대로일 거라 한다.*62

모나코 편에서는 에르고료우기 미키야와 약속한 대로 야코우 아키라의 행방과 덤으로 바이 뤄롱의 행보를 지즈에게 묻는데 지즈는 뤄롱이 성창의 그림자를 뜯어내는 과정에서 다쳐 요양 중이지만 슬슬 복귀할 만 하고 아키라는 뤄롱이 철저히 보호해서 자기는 손 댄 적 없다 한다.*63

뤄롱 본인은 에미야 시로를 찾아다니다 모나코 마피아랑 맞짱뜨다 저격당할 뻔 한 토오사카 린을 보호해 준다. 스나이퍼는 마술 사용자로 조금이라도 상처입히면 독이 중독시키는 단검형 마술예장, 영체를 빙의시켜 날아다니며 사격할 수 있게 만든 저격총으로 평범한 마술사라면 대응 못 할 트랩을 시전했으나 뤄롱은 예의 환읙을 발생시켜 스나이퍼의 마술회로를 폭주시켜서 쓰러뜨린다.*64
바이 뤄롱은 마피아를 감시하다가 막아줬다 하며, 그 정도 저격은 토오사카 린이 대응 가능할 것이고 일본에서 가람의 동 관련으로 은혜도 입었으니 감사할 필요는 없다 한다.*65 린은 끈적한 분위기의 뤄롱이 틈을 안 주는 것에 짜증내면서도 가람의 동을 준비한 건 자신이 아니니 감사할 필요가 없다 한다. *66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와 통성명을 한다. 본래라면 린과 루비아 둘이 힘을 합쳐도 이기기 어려운 상대지만 바이 뤄롱롱고미니아드 뮤토스로 능력이 봉쇄당한 걸 안지라 어디까지 회복되었는가를 견제하던 와중*67 뤄롱은 자기도 에미야 시로를 찾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시로가 반 펨의 선상연회에서 반 펨을 꺾은 것을 이야기한다.*68

바이 뤄롱이 너희 둘 중 하나가 에미야 시로의 연인이냐 하니 서로 아름답고 무서운 표정으로 노려보다 뤄롱에게 왜 에미야 시로를 찾냐고 묻는다. 이에 뤄롱은 아버지 지즈에미야 시로를 잡아다 반 펨을 이긴 방법을 묻고 싶다 해서 찾는 중이라 한다. 토오사카 린은 이를 듣고 지즈로드 엘멜로이 2세의 악연을 이번 선상연회로 정리하며 동시에 지즈반 펨에게 뭔가 받아내고 싶은 물건이 있다는 걸 알아차린다.*69
뤄롱은 자신이 에르고의 정체가 알렉산드로스 4세였던 것을 암을 실토한다. 그럼 그런 에르고의 친구를 자칭하는 너는 뭐냐 하니까 노코멘트로 일관한다.*70
아무튼 세 사람은 당장 에미야 시로를 찾아야 하는 공통적인 목적이 생겨서 협력하기로 한다. 뤄롱에 따르면 에미야 시로는 국토가 좁은 모나코 특성 상 시계탑성당교회, 반 펨 3자의 세력 구도의 공백지대를 차지한, 마술을 쓰는 이탈리아계 마피아 무르테와 싸우고 있다 한다.*71
토오사카 린바이 뤄롱롱고미니아드 뮤토스로 당한 게 전혀 회복되지 않았음을 간파한다. 뤄롱이 삼킨 티폰이 봉인당한 일화가 있으니 더 약할 거라 한다.*72
그걸 알면 협력할 이유가 없다고 바이 뤄롱이 말하자 토오사카 린마술사 답지 않은 사람 좋음을 발휘해(옆에서 루비아가 군살 타령을 한다) 그 행동이 별 의미가 없을지언정 완전하지 않은 몸으로 자신을 저격에서 구해준 것은 빚이라 하며 다시 협력을 제안한다.*73 한편 마술사 킬러에 대한 지식이 있는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는 이번 저격수의 수법을 보고 20년 전 시계탑호신술 커리큘럼을 다시 쓰게 만들 정도로 영향력과 악명을 떨친 에미야 키리츠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다른 2인은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이었다.*74

한편 토오사카 린,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 바이 뤄롱에미야 시로가 납치되었다는 교회에 도착했다. 그 곳은 총상으로 사망한 시체가 가득 차 있고 피바다인 상태였으며 에미야 시로휴대폰이 발견되었지만 시로 본인은 없었다.*75
이 곳의 마피아들이 남긴 단말 기록을 뒤져 보니 에미야 키리츠구가 20년 전인 생전 단골이었다 한다. 혼자서 전쟁을 할 수준으로 주문했다 한다.*76 이 마피아들이 기원탄을 쓴 건 에미야 키리츠구와 관련되어서였다 한다.*77
그리고 교회의 고해성사 부스가 마피아들의 상품 보관소로 쓰였는데 이 곳에 아마 있었어야 할 기원탄이 없는 걸 보고 기원탄을 빼앗은 자가 에미야 시로를 마피아로부터 납치해 갔을 거라 바이 뤄롱이 추측한다.*78

토오사카 린로드 엘멜로이 2세와 대화할 때 지즈기원탄에 죽었단 소리가 나오자*79 옆에서 듣던 바이 뤄롱은 아버지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으르렁거린다.*80 그 와중 지즈가 어떻게 신대마술을 전수했냐는 것에 대해 바이 뤄롱이 설명해주는데 이는 거짓이었다.*81 뤄롱은 일단 지즈의 명령대로 에미야 시로를 찾는데 로드 엘멜로이 2세 쪽과 공투하고 그 뒤는 모르겠다 한다.*82 한편 뤄롱은 2세에게 에르고가 얼마나 달라졌나 묻고, 2세가 자기 최고의 제자라 하자 기대된다 한다.*83

모나코의 마피아 본거지가 화물선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토오사카 린,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 바이 뤄롱은 그 곳을 소탕하고 있었는데 인터넷 뉴스에서 저스트가 일으킨 건믈 폭파해체를 접한다. 들키지 않으면 문제 없지만 뉴스에 보도될 정도의 짓을 아무리 마피아라도 할 리가 없다 한다. 이래선 진짜 성당교회가 개입하기도 했냐 하는 이야기가 나오던 와중*84 얻은 정보를 정리한다. 일단 모나코의 마피아 무르테는 보관고에 준비해 두었던 기원탄을 누군가에게 빼앗겼다. 그 때 타이밍 좋게 모나코에 에미야 시로가 오자 이들은 에미야 키리츠구의 아들인 시로가 기원탄을 빼앗았다고 판단했다. 거기에 하위 패거리들이 반 펨의 선상연회에서 우승자가 나왔단 소식에 폭주한 것이 마피아가 에미야 시로를 끈질기게 추적해 왔던 지금의 상황이었다. 시로가 예 스젠의 지인을 구한 사실은 잊혀진지 오래다.*85 린은 위화감을 느낀다. 5차 성배전쟁의 승리자로서 에미야 시로는 많은 가십적인 이야기거리를 품고 있지만 마피아들은 어디까지나 철저하게 기원탄을 빼돌린 자로서만 시로를 추적했다. 즉 시로가 기원탄을 빼앗았다 착각하게 정보 조작을 하는 제3자가 있다는 논리였다.*86 이를 들은 루비아는 그 정보조작을 한 누군가가 기원탄의 은닉처를 찾기 위해 마피아에게 시로의 정보를 흘린 것 아니야 한다.*87

그런 와중 마피아 화물선에 반 펨이 찾아온다. 본래 반 펨은 선상연회 기간에는 배에서 나오지 않기로 정햇는데 이번엔 건물을 하나 통째로 날려버린 사태가 났으니 그 책임을 묻기 위해 마피아들이 화물선으로 도주하기 전에 잡으러 왔다 한다.*88 마피아들은 이미 다 작살났지만 추가로 반 펨바이 뤄롱에게 용건이 있었다. 지즈의 신전의 위치를 알려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이스칸달의 군대를 보았고 후계자 전쟁도 직접 감상했는데 알렉산드로스 4세의 친구임을 주장하는 바이 뤄롱에 대해선 어떤 것도 듣지 못 했다며 그의 정체를 묻는다.*89 반 펨은 알렉산드로스 4세가 사실상 격리당했던지라 그의 주변인물 중 자신이 모르는 자는 없다 하며, 더 나아가 바이 뤄롱지즈의 제자가 맞기는 한가 의심한다.*90 진짜 지즈의 제자가 되어 버린 멜빈 웨인즈바이 뤄롱은 냄새가 전혀 다르며 뤄롱이 지즈의 제자인 건 말장난 아니냐 한다. 반 펨바이 뤄롱지즈와 계약을 맺은 이 아니냐 몰아붙인다.*91 실제로 반 펨바이 뤄롱의 정체가 자그레우스임을 알아냈고 정체가 밝혀진 뤄롱이 적대적으로 나와 둘은 격돓판다.


바이 뤄롱으로서의 능력

서번트 급의 힘을 가진 마술사다.*92 토오사카 린을 아득히 능가하는 오드를 지녔다. 무시키를 방불케 한다.*93

에르고신비 적으로 대등한 친구가 되야 한다며 에르고의 환수와 유사한 환익을 사용한다.*94
→ 날개면서 휘두르면 마검처럼 철근 콘크리트를 종이보다 쉽게 찢어내며 에르고의 전차의 주포 같은 환수에 맞고도 상처 하나 없다.*95
→ 날개로 중력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으로 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96 부유하는 상태는 날개를 움직이지 않아도 유지할 수 있으며 마력이 봉해져도 문제 없이 작동한다.*97 로켓 같은 기세로 강화토오사카 린의 동체시력으로 못 따라갈 정도로 가속한다.*98
에르고의 환수와 마찬가지로 닿은 마술식을 파괴하는 기능이 있다. 이 때문에 바이 뤄롱도 을 삼킨 자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99 실제로는 을 먹어치웠다.*100

■ 대륙의 사상 마술을 사용한다.*101 신대 이전의 신비를 무시하는 방황의 바다 출신이지만 사용하는 사상 마술은 현대의 것이다.*102
→ 피부에 각인된 열쇠 비슷한 것을 어루만지자 노란색 영부(霊符)가 마구 튀어나와 상대를 둘러싸 속박시킨다. 열쇠같은 각인이나 영부를 쓰는 게 일반적인 사상 마술이라 한다.*103
→ 월백주(月魄咒)라는 사상마술을 쓰는데 본래 스스로의 백에 작용시키는 마술이며 범위를 넓히면 보호와 탐지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104

사상건문에 접속한다. 묘사를 보면 발바닥에서 정강이로 정강이에서 허벅지로 허벅지에서 허리로 전달되는 힘을 발경의 요령으로 증폭시킨다. 그러자 척수에 통하게 된 마력이 비틀려 나선형으로 짜내진다. 건문에 접속한 술식을 가동시키며 팔괘장의 신체운용을 그대로 마술의 구성요소로 이루었다.*105 그렇게 모은 힘으로 휘두른 환익은 에르고의 선행자를 사용한 신완과 길항해 둘다 기절한다는 무승부로 이어졌다.*106

티폰을 삼켰기에 티폰 관련 기술을 사용한다.
→ 갑옷 같은 외피를 구성하는 '용옥외각── 〈회진작개(블레이즈 오브 에트나))'가 있는데 기술명은 티폰이 에트나 화산에 봉인된 것에서 기인한다.*107
티폰제우스에게서 권능하르페와 뇌정(케라우노스)를 찬탈했다. 이에 기반하여 거대한 포문을 형성해 산 전체와 필적할 정도의 마력을 응집시켜 발사하는 '그대, 하늘을 찢는 뇌정(네가 케라우노스)'를 사용한다.*108 에르고의 양 손을 깍지 쥐고 발사하는 '신왕을 찢어죽인 열네 관(펠 제트) 전관 해방'과 동등한 힘을 가졌다. *109 바이 뤄롱에게 있어 비장의 패다. 구체적으론 티폰제우스를 해킹해서 새롭게 만들어낸 파괴기구다. 사양 상 제우스가 제한을 걸어 놓은 부분까지밖에 출력이 안 나오지만 그 제한이 없었으면 바이 뤄롱은 이걸 쓰자마자 자멸했을 것이다. 뤄롱의 거의 모든 마력마술회로를 동원해서 겨우 성립되는 핈살기다. 외각 회신작개의 절반을 주포로 변환해 불꽃과 바람의 원소로 반전되노 마력을 띤 하전입자를 유도해 방출한다.*110
→ 환익이 회진악개에 의한 변화를 받아 완전히 실체화한다. 비늘을 연상시키는 무수한 깃털을 쏘아 적을 공격한다. 수목을 버터 자르듯 날려버린다.*111
티폰제우스에게 하르페권능을 빼앗은 적이 있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안 썼다. 못 쓰는 건지 마력을 아끼려고 안 쓰는 건지는 불분명하다.*112

을 심켰기에 에르고처럼 식층동이 있는데 규모와 시기의 차이로 에르고 만큼 심하지는 않다. 먹은 게 한 마리 뿐이고, 프로토타입 에르고를 만들면서 얻은 기술로 어느 정도 안정성을 획득했고, 깨어난 후 상당한 시간 동안 스승인 지즈에게 훈련을 받았다.*113


자그레우스로서의 능력

반 펨과의 싸움에서 롱고미니아드 뮤토스에 입은 상처 때문에 바이 뤄롱으로서의 힘을 내는 데 한계가 보이자 자그레우스의 힘을 꺼낸다. 제우스의 후계자로서 스스로를 새롭게 창조하는 변신의 권능을 발휘하는데 자그레우스가 인도에서 기반을 가졌으며 인도에서 자신의 육체를 바꾸는 주술을 사용하기에 궁합이 맞는다 한다. 티폰의 외피를 입고 오른팔에 십여 개의 노블컬러에 필적하거나 능가하는 마안이 달린 형태로 변모한다. 반 펨은 이에 대응하려면 자신의 마성의 문을 열어야겠다 한다.*114


이외, 바이 뤄롱에 관해서 알려진 내용들

야코우 아키라는 본래 평범한 삶을 살 수도 있었지만 불운이 겹쳐 강제로 본가로 끌려가 간타이를 심어지게 됬는데 이는 아키라에게 있어 고통일 뿐이었고 자신을 아품의 고기주머니로 여기게 되었다. 그 와중에 그녀를 납치하겠다고 다가온 바이 뤄롱은 자신을 구해 준 사람이나 다름없었고 뤄롱에게 먹히거나 반대로 자신이 먹어버리고 싶어 했다.*115 뤄롱이 명목상으로는 납치인 아키라를 필사적으로 보호해준 건 도와달라는 아키라의 말을 들고 돕고 생각해서 한 것이다.*116

■ 바이 뤄롱일 때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 해체당했다. 에르고의 환수는 손이니 진화와 관련되어 있을 텐데 뤄롱의 환익은 날개이며 인간에게 필요 없는 기능이다. 그리고 날개 달린 은 많지 않으며 뤄롱의 성질과 일치하지 않았다. 그리고 극히 과 가깝고 날개 달린 신비로 이 있다. 뤄롱의 아버지는 너무나도 아틀라스원을 의식하고 있으며 아틀라스원에르고에게 먹인 두 번째 신과 뤄롱이 먹은 건 신화상의 관계가 있고 뤄롱이 완성되는 것으로 아틀라스원에르고에게 먹인 두 번째 이 무의미해진다. 은 동양에 있어 과 동일하고 서양에 있어 과 대립하는 존재다. 동양에서는 을 龍이나 竜로 쓰며 뤄롱의 이름의 롱(瓏)은 그 파생이다. 그 이름으로 술식을 안정시키고 있다. 야코우 가문의 간타이와 뤄롱이 삼킨 용은 연이 깊다.*117 그리고 오오나무치의 루트에 얽힌 자다. 그 원류를 살펴 보면 전 세계에서 찾기 쉬운 소와 이 싸운 에피소드의 하나이며 그 중에서도 소로 유명한 제우스를 죽일 뻔한 용종(용종의 근원에 가깝다) 태조룡 티폰이 뤄롱이 삼킨 의 정체였다.*118

■ 바이 뤄롱으로서 말할 때, 자신의 아버지 지즈가 너무 마술사다워서 마술사답지 않은 게 로드 엘멜로이 2세와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지즈는 자신을 갈고 닦지 않고 사역마를 강하게 만드는 길을 택했다(아오자키 토우코의 방식과 비슷하다). 2세는 자신의 성장을 포기한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이 아닌 제자들을 강하게 만드는 형태가 되었으니 제자나 사역마나 같은 거 아니냐는 논리다. 2세는 학생이 성공하는 게 자신이 성공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학생의 손을 빌리는 건 자신의 힘의 부족하기 때문이고 그 미숙함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더는 내가 아니라고 부정한다.*119
이를 엿들었던 지즈는 2세가 시계탑 그 자체로 보인다며 그런 점에서 자기랑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한다.*120
한편 이 둘은 부모 자식이니 사제니 하면서 신뢰는 추호도 없고 최후는 서로를 죽이는 것이 될 것 같다 한다.*121
지즈의 죽음이 알려졌을때 바이 뤄롱은 양아버지라지만 지즈가 죽은 것에 별 감흥은 없었다. 수천 년 전의 사람이 살아 있던 말든 뭐가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다 한다.*122

■ 아직 학생이면서 고위급 마술사인데다 실전에 익숙하고 근대병기까지 다룰 줄 아는 토오사카 린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를 보고 대체 로드 엘멜로이 2세네 교실은 뭘 가르치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들에게 인간의 눈빛을 갖게 해 준 에미야 시로에게 감탄한다.*123 토오사카 린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라는 멋진 두 여자가 믿어주는 에미야 시로가 나쁜 놈일 리 없다는 소리를 하기도 한다.*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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最終更新:2024年04月19日 06:41

*1 각주예시

*2 "당신, 누구?" "바이 뤄롱." 이름을 대면서, 수줍은 듯이 덧붙인다. "에르고의 친우이자── 그 녀석에게 신을 먹인, 방황해의 마술사의 제자야."(중략) "이쪽은, 방황해의 바이 뤄롱 씨입니다." "하?" 무심코, 느닷없이 얼빠진 목소리가 나와버린 것은 용서해줬으면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방황해에 속해있는 건 아버지고, 나는 그 제자라는 취급이지만 말이야."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 키가 크다. 선명할 정도인, 갈색 피부였다. 햇빛에 그을린 것은 아닌 모양이다. 타고난 색이다. 분수 안쪽으로 대담하게 들어가버린 채, 그 청년은, 자신의 어깨나 겨드랑이 같은 곳을 문지르고 있었다. 부드럽고 늠름한 육체였다. 야생의 짐승이나 그리스 조각과도 닮은 근육이, 눈 앞에서 기분 좋게 연동되어, 약동하고 있다. 어린아이는, 그런 청년의 등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얼마나 바라봐도 질릴 턱이 없다, 그런 식으로도 보였다. "안녕, 아키라." 라며, 청년이 등을 돌린 채 불렀다. 찰팍찰팍 얼굴을 씻으면서, 기분 좋은 듯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런 청년을 보며, 아키라가 입술을 삐죽거렸다. "​루오​, 내가 자는 동안 몰래 나가지 말아줘." "잘 자고 있길래 말이야." 기죽지도 않고, ​루오​라고 불린 청년은 말한다. 상냥한 목소리였다. 휙, 하고 뒤쪽으로 뭔가를 던졌다. 아키라가 받아낸 것은, 칫솔이었다. "제대로 양치 해라." 라고, 청년이 말한다. "그리고, 머리카락도 매일 감으라고 했잖아. 아깝잖냐." 한 순간, 어린아이가 경직됐다. 그리고, 주뼛주뼛거리면서 묻는다. "내가, 여자애니까?" ​루오​가 뒤돌아섰다. 굴곡이 깊은, 깜짝 놀랄 정도로 반듯한 얼굴이었다. 아시아계로 보이지만, 피부색을 보아하니, 중동의 피도 섞여있을까. 아마도, 연령은 스물이 안 될 것이다. 원기 왕성한 젊음 외에도,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할 법한 특징이 있었다. 반짝반짝, 눈이 빛나고 있었다. 별의 파편같은, 푸른 색이 섞인 검은 눈동자다. 시계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기쁘고, 귀에 들리는 모든 것이 즐거워서 참을 수 없는, 그런 것 같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 기죽지도 않고, ​루오​라고 불린 청년은 말한다. 상냥한 목소리였다. 휙, 하고 뒤쪽으로 뭔가를 던졌다. 아키라가 받아낸 것은, 칫솔이었다. (중략) "그래. 이제 까먹지 말아주면 기쁠 텐데 말이지." 부드럽게, 뤄롱이 웃는다. 은막이라도 장식할 듯한, 비장의 미소였다. 그 미소를 볼 때마다, 나락에 떨어지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자는 몇 명이고 있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 '……긴 팔이네.' 하고, 아키라는 생각했다. ​루오​는, 팔도 다리도 가늘고 길다. 그러면서도 화사하다는 인상은 없었다. 부풀어오른 등근육이, 얇은 T셔츠에 비쳐 보인다. 건장한 체격은 웬만한 막노동이라면 몇 인분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갈색 피부도 어우러져, 청년은 어딘가 다른 세계의 존재같았다. 무대의 위라던가, 은막 안 같은 곳에밖에 존재하지 않는, 형이상적인 무언가. 휙, 하고 그 머리가 이쪽으로 돌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 "선생님은, 기억포화라고 하셨어." "헤에, 그럴싸하게 말하는데. 확실히 기억상실과는 조금 다르지." 감탄한 듯이, 뤄롱이 뺨을 어루만졌다. "응, 엘멜로이 2세에게 흥미가 솟는걸. 솔직히, 현대마술과 따윈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과연 시계탑의 군주(로드)는 얕볼 수 없는데." 방황해는, 신대 이전의 마술을 지향하고 있다, 라고 뤄롱은 말했다. 그러니까, 현대마술 같은 신참은, 처음부터 시계에도 들어있지 않았던 걸까. "아, 일단 오해하지 않도록 말해두는데, 내 사상마술은 현대 거야. 방황해라고는 해도 제자일 뿐이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 "……맛있군." 신묘한 표정으로, 스승님이 볶음밥에 시선을 떨어뜨린다. 실제로, 아무리 스승님이 수많은 괴사건과 조우해왔다고 해도, 설마 방황해의 마술사에게서 볶음밥을 대접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자신도 그렇다. 씹어삼키는 식사가 맛있는 만큼, 곤란한 마음이 늘어나고 만다. "약간 밉살스러운 양념이네. 일부러 후추를 반쯤 더 뿌린 거지, 이거." 스푼을 쥔 린이, 으으음, 하고 밥알을 노려보고 있다. "응, 여기에 있는 녀석들, 다들 뇌를 많이 썼잖아? 그러면, 세세한 맛의 밸런스를 잡기보다, 제대로 식욕을 만족시키는 쪽이 이득이잖아." "우와, 기술(테크)이 아니라 감성으로 나오네. 밥알이 바삭바삭한 건 한번 물로 씻어서 그런 거고, 마지막에 바질을 넣어서 맛을 품격있게 정리한 주제에." "그건 노숙자 동료인 사노 씨한테서 배운 거야. 바질은 근처 공원에도 꽤 나있으니까 말이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 "야코우가 자네의 거주지를 특정했을 경우, 료우기와의 휴전협정 따윈 상관 없이 닥쳐들겠지. 그러니까, 일단 여기를 나가려고 생각한 게 아닌가." "은인에게 폐를 끼치는 짓은 못해서 말이지." 라며, 뤄롱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의리있다고 할까 뭐라고 할까, 아무래도 이 청년은 묘하게 인의를 중요시하는 면이 있다. 어쩌면, 태어나서 자란 토지 때문일지도 모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 뤄롱이 이길 때도 질 때도 있었다. 진 경우에는, 이길 수 있는 전술을 짜낼 수 있을 때까지 거듭한다. 에르고의 두 위 째의 신이 불명인 이상, 상정의 패턴도 무수한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사고를 거듭하는 그 옆모습은 성과가 없어 질리기는 커녕, 최고의 유희를 발견한 동자처럼 명랑했다. '……하하.' 입술이 치켜올라가는 것을 눈치채자, 이상해진다. 마치, 상사병을 앓는 학생같다. 그런 걸지도 모른다. 그럴 것이, 세계에 딱 둘 뿐인 동포인 것이다. 무시키나 그의 스승처럼── 혹은 소문으로 들은 성배전쟁의 경계기록대(고스트 라이너)처럼 대등한 전력을 지닌 존재는 있다. 허나, 현대를 살아가는 영장으로서 신이나 용을 먹어치운 자 따윈, 달리 존재하지 않는다. '……이 굶주림도, 그렇지.' 세계에 딱 둘 뿐인, 식신충동을 품은 두 사람. 쭉, 뤄롱은 생각하고 있다. 부글부글, 뱃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것을, 청년은 느끼고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 "뤄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지?" "어떻게, 요?" "지금 말한 기분은, 전부 자신에 대해서잖나? 뤄롱에 대한 감상은 없었지. 이 기회에, 정직하게 말해보게나." "……무서워요." 2세는 말 없이 끄덕이고, 계속 말하도록 채근했다. "본 것 만으로 두근거렸고, 싸웠는데도 오싹거렸어요. 아마도, 그 녀석이 저의 친우였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에요. 여태까지 아무한테도 생각해본 적 없는데도, 자연스럽게 그 자식 하고 생각하는 제가 있는 거예요." 누군가에게 져서 분하다. 두 번 다시 이런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 좋건 나쁘건, 사람을 크게 바꿔버리고 마는 원동력. "이기고 싶어." 에르고가, 확실히 말한다. "그 녀석에게 이기고 싶어. 이번에야말로." "지금은, 야코우한테 잡혀있네만?" "절대로, 붙잡힌 채로 있진 않을 거예요. 저희가 도와주던 도와주지 않던, 그 녀석은 반드시 어떻게든 할 거예요. 그 녀석을 의지하는 여자애도 있으니까요." "……이거 놀랐는데." 불을 뿜는 듯한 에르고의 말투에, 2세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싸움은 몰라도, 그다지 회화를 주고 받은 것도 아닐 텐데. 그런데도, 자네가 그렇게까지 집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네. 뭔가 기억이 돌아온 건가?" "……아니요." 붉은 머리카락이, 가로로 흔들렸다. "다만, 저는 지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었던 모양이에요.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 "그래서 세 명의 마술사 중 지즈는 에르고를 고집하지 않았다. 제자인 뤄롱이 스페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포기해도 좋지만, 가능하다면 손에 넣고 싶다는 정도였을 것이다." (중략) "하지만 그 실험에 너라는 요소는 필요하지 않을 거야. 엘메로이 2세가 말한 것처럼 스페어라는 개념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납득하기 힘들다. 그런 그릇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실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에르고에게 먹인 신이 세 기둥인데 반해 내가 먹은 용은 한 마리뿐이잖아. 부하가 가벼울지도 몰라." "그런 계산이 있을 수 있나?" 반펨이 즉시 부정했다. "네가 먹은 용은 태조룡 투폰이야. 그리스 신화의 주신마저 쓰러뜨린 괴물 중의 괴물, 신화 하나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괴물이야." (중략) "너는 방황하는 바다의 지즈와 계약을 맺은 신이다. 바이 뤄롱“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 "설마, 엘고와 뤄롱의 선발 기준은 그런 ------ "응, 방황하는 바다의 지즈는 그런 일을 하는 신대의 마술이라고 하면 과장되게 들리지만, 의외로 간단하지 않아? 오히려 학문으로 정립된 만큼 현대가 더 복잡한 것일지도 모르겠어." 반펨도 인정했다. "신의 그릇의 기준은 이렇다. 이스칸달이라는 위대한 영웅을 계승해야 할 공백을 이용해 그 적자인 알렉산드로스 4세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용의 그릇의 기준은 이렇다. 제우스라는 주신을 계승해야 할 공백을 이용해 그 적자인 자그레우스를 선택했다. 즉 "이스칸다르의 적자인 엘고와 제우스의 적자인 자그레우스를 대조시켰다고?!" 놀란 린이 말했다. 실제로 오르페우스교에서 자그레우스는 그런 신이다. 제우스의 후계자로 알려져 있으며, 거인에 의해 살해된 후 부활한다. 그 전설만은 유명하지만, 자그레우스 자신이 이룬 전설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알렉산드로스 4세가 후계자 전쟁의 핵심에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것처럼, 오르페우스교의 핵심에 있으면서도 거의 공백에 가까웠던 신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 "왕의 어머니 올림피아스가 신봉한 디오니소스 신앙의 핵심을 이루는 어떤 의례가 있어. '오모파기아'라는 이름이야." 삐끗, 하고 뤄롱이 움직였다. "생고기를 먹는 의례라는 뜻이지. 어이쿠, 여기서도 먹는다는 키워드가 나왔네." 일부러 반펨이 실크 모자를 들어 올렸다. "그 유명한 미노타우로스 혹은 아스테리오스의 일화에도 연결이 되는데요, 생고기를 먹는 행위에서 특별한 의미를 찾았기 때문이죠. 아니, 실제로 의미는 있었다. 그건 요령이 있었어. 삼킬 때 목구멍에 어떻게 힘을 주느냐에 따라 후유증이 많이 달라져요. 요즘 말로 하면 세균을 목에 남기지 않고 위산으로 태워버리는 것이 요령이야.“ 설마 했던, 엘멜로이 2세 부재의 추리. 2세 부재의 신의 해체. 그러나 엘메로이 2세가 하는 해체와 반펨의 해체는 너무나도 닮았지만, 역시나 다른 것이었다. '내가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감상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것 같다. "자, 핵심을 짚고 넘어가자. 방금 말한 생고기 의례에서 반드시 등장하는 신이 바로 자그레우스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 루비아가 입을 열었다. "그럼 친한 친구라고 말한 건?" "그것도 거짓말은 아니겠지. 신대의 끝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사람과 신이 가까운 시대야. 오르페우스교의 비호를 받는 왕자를 자그레우스라는 신이 문자 그대로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신탁처럼 실제로 이야기하는 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 아키라 때와 마찬가지로?) 문득 린은 생각했다. 일본 사건에서 뤄롱이 보호해 준 소녀가 야코우 아키라였다. 그때 야코우의 사정으로 연금을 당한 아키라와 후계자 전쟁의 사정으로 격리된 알렉산드로스 4세는 어딘지 모르게 닮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뤄롱=자그레우스는 오래전부터 그런 것을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는 신이 아니었을까. 누군가의 외톨이를 내버려 둘 수 없는 그런 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 만약 이 자리에 그레이가 있었다면, 아, 하고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일본 사건으로 야코우의 본거지로 갔을 때다. 야코우 가의 당주인 야코우 아카네와 엘멜로이 2세는 간타이의 보존 방법인 흑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가능한 한 신비를 감소시키지 않기 위해 간타이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인체라는 소우주를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그 때에도 신성의 이름이 거론된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 "나의 선상 연회를 앞두고 지즈가 갑자기 제자를 늘린 것은 ------ 현대에 신대의 마술사를 늘리는 등의 기예가 가능해진 것은 네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야" "내가? 어떻게?" "현대에도 계약만 하면 신대와 같은 형태의 마술은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지금도 간타이를 이용하는 일본의 주술이 증명하고 있다. 다만, 신체의 쇠퇴한 파편에 불과하다. 간타이에서는 시계탑과 비교해서도 두드러진 마술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형식이 신대(神代)와 다르지 않다는 것뿐입니다." 천천히 반펨이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 "지즈가 신대의 마술을 사용하는 제자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 쿵. 라고 바닥을 찔렀다. "신을 잡아먹는 실험에 너라는 여분을 준비한 이유" 쿵. 쿵 "태조룡인 튜폰을 먹으면서도 네가 아직 기억 포화를 일으키지 않은 이유" 쿵. 쿵. 쿵 '세 가지 수수께끼는 하나의 답으로 풀 수 있다' (중략) "너는 방황하는 바다의 지즈와 계약을 맺은 신이다. 바이 뤄롱“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7 루비아가 작게 중얼거렸다. "방황하는 바다의 비닉신리------! 예전에 그녀가 직접 라이네스와 라티오 두 사람에게 말했던 내용이었다. 엘메로이 2세가 일본으로부터 보낸 메일로, 그 군주가 신을 먹는 제자를 맞이하여 방황하는 바다의 제자인 용을 먹는 자를 적으로 돌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였다. 그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간타이도 신식도 아니라는 것을 직감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비닉신리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방황해에서는 비닉신리야말로 오의서 같은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아틀라스의 7대 병기와도 같고, 혹은 시계탑 지하에 펼쳐진 영묘 알비온과도 같은, 그들이 의지하고 있는 '비밀'이라고........" 제논 "보존의 문의 비밀 신리는 '성구'였지" 반펨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마치 루비아의 직감을 긍정하는 듯이. 그리고 카지노 배에서 옛 친구에게 질문을 던지는 군주처럼, 옛 사도는 이렇게 단정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8 "예로부터 다양한 마술이 인간의 내면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매료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제우스 신이 아들인 자그레우스 신의 심장을 먹고 여자와 관계를 맺어 아들을 다시 낳았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자그레우스. 그 때 이미 2세와 그레이가 뤄롱의 바로 옆까지 다가와 있었을 줄이야.......! / "이 신은 그리스 신화 전체를 통틀어서도 보기 드문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반펨은 말한다. "환생하는 신이에요." "환생" 루비아가 숨을 죽였다. "디오니소스 신앙 자체가 일반적인 그리스 신앙에 비해 삶과 죽음을 중시하는 종교인데, 이 자그레우스가 바로 그 상징이지요. 제우스의 후계자로 길러졌지만 티탄족의 습격으로 갈기갈기 찢겨 심장만 구출된 자그레이우스. 자비로운 제우스는 이 심장을 날것으로 먹고 여자와 교감함으로써 자그레우스를 다시 태어나게 했다. 축하해, 축하해." "그------은------? 린이 몸을 낮게 숙였다. 물론, 자그레우스의 전승에 대해선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풀어보니 너무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에르고 알렉산드로스 4세의 절친을 자처하는 남자, 마케도니아 왕가와 인연이 깊은 신 자그레우스, 방황하는 바다의 보존의 문에서 온 마법사,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9 텐트다. 여러 개의 더러워진 텐트가 서로 지탱하듯 무리지어, 여름의 공원 안에서, 일종의 치외법권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던 것이다. 흔히 말하는, 노숙자들의 텐트촌이었다. 유난히 눈에 띄는, 구석에 있던 오렌지색 천이, 꿈틀꿈틀 움직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0 느닷없이, 쉰 목소리가 들렸다. "​루오​ 군. 아키라 군." "사노 씨." 청년이 돌아보자, 호리호리한 사십대 정도의 남자가 서있었다. "하하하, 일찍 일어나네." 이야기하자, 휴휴 하고 공기가 새어나오는 듯한 소리가 났다. 덥수룩한 수염 아래에, 앞니가 세 개 정도 빠져있는 것이다. 여름인데도 두꺼운 셔츠를 입고 있어서, 꽤 땀냄새가 난다. 머리에는 원형을 알 수 없게 된 워크 캡을 쓰고, 다리가 구부러진 안경을 쓰고 있다. 갈라진 입술을 오므리듯 웃으면서, 사노는 포장된 물건을 들어올렸다. "오늘은 진수성찬이야. 폐기된 햄버거를 몰래 받아왔어." "그거 굉장한데!" ​루오​도 환히 웃는다. 그러자, 아키라도 와 하고 점프했다. 곧바로, 근처의 넓은 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은행나무 옆에서, 사노가 적당히 돌멩이 같은 걸 피해, 지면에 직접 앉는다. "저기 벤치에 앉아도 되지 않아?" "됐어, 구석이 좋거든." 변명하듯이, 사노가 소근소근 이야기한다. "우리들은 말이지, 세상을 사양하면서 살아가야 하니까 말이야." "그럴 리 없잖아." ​루오​가 답하자, 힘없이 사노는 웃었다. "응. 원래는 아니겠지. 하지만, 내가 견딜 수 없거든. 그렇게 생각하겠지── 하고 생각하기만 해도, 위가 욱신거리고, 눈앞이 어두워진단 말이야. 하하하, 옛날에는 눈앞이 어두워진다는 건 비유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거, 정말로 된단 말이지." 사노가 머리를 긁으니, 비듬이 떨어졌다. 때가 낀 색이 되어있는 손가락을 보면서, 이야기한다. "벌써, 일주일이 됐으려나. 두 사람이 온지." "엿새네." 햄버거를 덥석 물면서, ​루오​가 말했다. "사노 씨가, 근처에서 배식해주는 장소같은 걸 가르쳐줘서 살았어." "우리들의 생명선이니까 말이지. 밥을 하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힘들어. 일이 잘 풀리면, 이렇게 땡잡기도 하고." 엉망이 된 가방에서, 낡은 맥주병을 꺼내면서, 사노가 히죽 웃었다. "사노 블렌드, 였던가." "응후후." 코에 걸린 느낌으로, 사노가 숨을 흘린다. 몇 방울씩, 병이나 캔의 바닥에 남은 술을 긁어모은 것이었다. 물론, 그런 방식에는 블렌드고 뭐고 없지만, 사노는 자신 나름대로 고집이 있다고, 늘 자랑했었다. 컵 따윈 없이, 바로 입술을 대고, 살짝 핥는다. "하지만 있지. 이런 생활은 오래 계속할 게 아니야. 내가 말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말이야." 사노가, 심각한 체 하면서 말했다. 체라고 한 것은, 앞니가 빠진 얼굴이, 도무지 시리어스하지 않기 때문이다. "젊으니까 말이야. 어떻게든 되겠지. 관공서에 가면, 나름 괜찮은 데를 소개해 줄 거야. 나 같은 건 어떻게도 안 되지만 말이야." "안 되는 건가." "몇 번이나 도망쳐왔으니까." 곤란한 듯이, 사노가 한손의 손등을 내려다본다. "사노, 미간이." 아키라의 지적에, 엇 하더니, 자신의 미간을 몇 번이고 어루만진다. 이마가 갈수록 검게 되지만,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다. "말투를 보면, 인텔리라는 느낌이지, 사노 씨." 라고, ​루오​가 말한다. "하하. 대학원은 나왔는데 말이지……. 라고 해도, 모르려나. 다만, 아무래도 제대로 참는다는 게, 나한테는 불가능했던 모양이야. 사회라는 거에 나가면,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 말이야." 차근차근, 사노가 말한다. 그리고나서, 이렇게 덧붙였다. "아키라 군이, 성별을 알기 어렵게 한 것도, 누구한테서 도망치고 있어서려나?" ​루오​의 표정은 변하지 않지만, 아키라의 시선이 한 순간 흔들렸다. "그런 거 말이야, 나, 의외로 민감하거든. 아, 그래도, 민감하니까, 이렇게 돼버린 걸까나. 둔감한 편이 좋았으려나아. 좋았던 거겠지이." "뭐어, 여기에서의 생활은, 그렇게 오래 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느긋한 ​루오​의 말에, 사노가 몇 번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게 좋지. 그게 좋은 거야. 너희들은 귀찮아하지도 않고 잘 씻고 옷도 빨고 있으니까. 충분히 다시 할 수 있어." 아키라가, 신음하며 눈썹을 찡그렸다. "귀찮은데." "그러니까 말이야. 정말로 귀찮아져버리기 전에, 나가는 게 좋은 거야." 사노가, 거기서 말을 끊었다. 살짝, 간격을 두고, "그러고 보니." 느닷없이 떠오른 듯이, 이렇게 말을 이은 것이다. "저기 신사에서, 오늘 밤부터 축제를 하는 모양이야. 응, 헤어지기 전에는, 좋을 지도 모르겠는걸." 너무나도 의도적이라, ​루오​의 한쪽 눈썹이 크게 꿈틀거렸다. "어, 그러니까, 혹시, 본제는 이거?" "그러니까, 함께 가지 않을래." 라며, 사노가 화두를 던진 것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듯이, 하지만 그것을 억지로 떨쳐내는 말투로, 이런 식으로 말했다. "나도 제대로 옷은 빨아서 갈 거고, 한 번 쯤은, 분위기를 즐겨도 벌은 안 받겠지?" (중략) "돈이 있으면, 지금 할래?" "아, 안 돼." 라며, 사노는 당황해서 소녀의 손을 억눌렀다. "알겠니. 지갑 같은 걸 우리같은 상대 앞에서 꺼내면 안 돼." "농담." 쿡쿡 웃는 아키라에게, 사노가 얼굴을 찡그린다. 그런 두 사람을 보면서, "저기." 라며, ​루오​가 말을 꺼낸 것이다. "혹시, 신사 입구 근처에 있던 오코노미야키 가게 아저씨, 사노 씨의 아버지 아냐?" 그 순간, 사노는 경직됐다. 잠시 후, 소곤소곤 말했다. "……알아, 보겠어?" "광대뼈라던가 콧대같은 게 말이지. 유전이 드러나기 쉬운 곳인데, 쏙 빼닮았어." "볼 낯이 없어서 말이야." 말 그대로, 사노가 얼굴을 덮었다. 여기에 올 때 까지 공들여 씻었겠지만, 그럼에도 손의 주름에는 기름때가 묻어 있어서, 아까와는 반대로, 실제 나이보다 한참 늙어보였다. "이렇게 돼버렸는걸." 라며, 셔츠를 만진다. 제대로 빨긴 했지만, 셔츠의 소매는 꼴사납게 닳고, 단추는 짝짝이로 떨어져있다. 어렴풋한 쉰내도, 노점에서 충분히 떨어진 지금은 숨길 수 없다. 과거 사노가 가지고 있었고, 여태까지의 과정으로 상실해버린 것의 크기를, 누구보다도 그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1 "어이, 너." 느닷없이, 불러세워졌다. 말보다도, 울림에 담긴 적의에, 아키라가 숨을 멈췄다. "사노지." 축제의 조명을 등지고, 세 명이, 나란히 서있다. 명백히, 행실이 좋지 않은 남자들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모두가 어깨폭이 넓고, 두툼한 입술에 야비한 웃음을 띄우고 있다. 리더인 것 같은 가운데 남자가, 사노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하하, 아버지의 생일이니까, 혹시나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확, 자신 쪽으로 끌어당긴다. "사노!" 아키라의 외침에, "괜찮아." 라며, 사노가 제지했다. "안 좋은 곳에서, 돈을, 빌렸, 으니까." 울면서 우는 듯한 표정이, 일그러진다. 뺨에, 주먹이 꽂힌 것이다. 싫은 소리가 났다. 얻어맞은 사노가, 지면에 쓰러진다. 모처럼 새로 빤 셔츠가, 무참하게 흙으로 더러워졌다. 뇌까지 흔들렸는지, 사노는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얼굴을 누른 채 버둥거렸다. "형님, 얼굴은 그만두시는게. 최근의 경찰은 귀찮다고, 부두목도." "하, 이 녀석이 경찰한테 달려갈 것 같냐." "앗, 그건 그런가." 리더격인 남자에게, 똘마니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도 걷어차기 시작했다. 옆으로 쓰러져있던 사노의 명치에, 발끝이 깊게 파고들었다. 구역질이 난 사노의 입에서 오액이 쏟아지자, 재주 좋게 남자들이 피한다. "아아, 시원하다. 료우기 놈들이 성가시게 구는거, 좆같았으니까." "덕분에, 실컷 손해봤으니까요." 언뜻 평온하게 이야기하면서도, 남자들은 계속해서 발길질한다. 웃으면서, 사노를 공처럼 걷어찬다. "그만둬!" 매달리듯이, 한 남자의 조거 팬츠를, 아키라가 잡아당긴 것이다. "아앙?" 귀찮다는 듯이 눈썹을 찡그린 남자가 다리를 휘두르자, 소녀는 날아가버렸다. 가벼운 몸이, 한번 지면에서 튕겼다. "그, 그만……." 말하려던 사노도, 다시 걷어차인다. 감싼 팔도, 어깨도, 옆구리도, 가슴도, 허벅지도, 허리도, 하복부도, 엉덩이도, 등도, 상관 없이 걷어차였다. 그 발길질이, 도중에, 부자연스럽게 멈췄다. 남자 중 한 명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뭐냐, 이거." 내려다보니, 조거 팬츠의 종아리 부근에, 기묘한 것이 달라붙어 있었다. "……새끼줄?" 실제로, 그것은 새카만 새끼줄 그 자체였다. 길고 가늘고, 무게는 느껴지지 않는다. "아앙, 낡은 금줄이라도 떨어진 건가?" 또 한 명이 말하고, 표정을 바꿨다. 빙글, 빙글, 빙글, 남자의 다리에, 조금 전의 새끼줄이 휘감겨있던 것이다. 그 뿐인가, 휘감긴 부위에서, 엄청난 격통이 찾아와, 남자는 까무라쳤다. "아가가가가가가가!" 경련을 일으키며, 그대로 자빠진다. 쓰러져도, 아픔은 집요하게 계속됐다. 기절하지도 못하고, 남자의 입가에서 거품이 넘쳐흘렀다. 치이이익, 하고 조거 팬츠가 산 같은 것에 녹아내리자, 그 자리엔 남자의 피부와 살이 뒤섞이고 있었다. 당연히, 한 명으로 그치지 않았다. 사노를 에워싼 전원이, 똑같은 기화(奇禍)에 덮쳐진 것이다. "어, 어이! 뭐냐고 이거! 이상하잖아!" 비명 섞인 목소리가, 숲에 울려퍼진다. 물론, 이상하다. 새끼줄만이 아니다. 폭력 사태는 떠들썩한 소리에 묻혔다 하더라도, 남자들의 외침은 축제까지 충분히 닿았을 것이다. 설령, 폭력을 무서워했다 하더라도, 몇 명 정도는 호기롭게 다가오는 것이 보통이겠지. 마치, 이 일대가 이계로서 떼어내져버린 듯한. "싫어! 싫어싫어싫어!" 도망치려고 한 남자의 발목을, 새끼줄이 붙잡고, 지면에 쓰러뜨렸다. "그만둬!" 리더격의 절규가, 해일같은 새끼줄에 삼켜진다. 빙글, 빙글, 빙글. 빙글, 빙글, 빙글. 빙글, 빙글, 빙글. "아……. 아……!" 사노가, 낮게 신음했다. 새끼줄이, 사노 쪽에도 다가온 것이다. 사노에게 폭력을 휘두른 남자들은, 누구는 신체가 녹고, 누구는 목까지 새끼줄로 뒤덮이고, 더는 비명조차 지를 수 없게 되어있다. 자신도, 그 뒤를 따르는 건가. "오……. 오지 마……." 근처에 떨어져 있던 마른 가지를, 사노가 줍는다. 그런 것은 쓸모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어서서 도망치려고 해도, 진작에 허리가 빠져버린 것이다. "오지 마……!" 부웅, 하고 강하게 가지를 휘두른다. 손에서 쑥 빠져서, 밤의 어둠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이, 검은 새끼줄이 사노에게로 다가온다. 사냥감을 발견한 뱀과도 비슷하게, 그 속도는 결코 느려지지 않는다. 돌연히, 멈췄다. 따뜻한 것을, 사노는 느꼈다. 둥실둥실, 무수한 무언가가, 자신을 둘러싸고 떠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깃털?" 이라며, 사노가 신음했다. 과연, 대답이 나온 것이다. "환익(환이)이라고, 부르는 거지만 말이야." ​루오​가 서있었다. 양손에, 오코노미야키가 들어간 종이상자를 들고 있었다. 상자 가장자리에서 약간 소스가 배어나와있다. 세 개 들고 있던 종이상자 중 하나만 돌 위에 두고 나서, ​루오​가 엄지를 할짝 핥았다. "축제가 끝난 뒤에, 신사 뒤에서 기다려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말이지. 하하, 무심코 이야기에 몰두하게 돼서. 이건 서비스로 받았어." 떠들어대는 ​루오​의 등에서, 반투명한 날개가 자라나있는 듯이, 사노는 착각했다. 실제로, 아무리 눈을 부릅 떠봐도, 그런 것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것은 날개라고 납득해버리고 있다. 그리고, 이 날개에 의해 검은 새끼줄은 막혀있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돼버려, 머리가 어떻게 되어버릴 것 같았다. 사노는 모른다. 그것이 환수라고 작명된, 어떤 젊은이(에르고)의 능력과 흡사하다는 것 따위. 청년이 쭈그리고 앉아, 상냥하게 말을 걸었다. "미안 아키라. 기다리게 했지." "……​루오​." 쓰러져있던 아키라가, 살짝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주변에만, 새끼줄이 꿈틀거리지 않는다는 것을, 사노는 눈치챘다 혹은 그녀를 새끼줄이 지키려고 한 것처럼. "……늦어, 바보." "그러니까 사과하잖아. 오코노미야키는 나중에 먹자고." 살며시 소녀를 안아든다. 흐물흐물, 사노의 시계가 일그러진다. 간신히 유지하던 의식이, 한계를 넘은 것이다. "고마워, 사노 씨." 라면서, 고개를 숙인 ​루오​의 얼굴도,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어지는 목소리만은 들렸다. "바이 뤄롱(白若瓏)." "뤄……. 롱……?" 앵무새처럼 중얼거린 사노에게, 청년은 끄덕였다. "내 이름. 받아두세요. 되려 재앙을 부를 지도 모르겠지만요, 어쩌면 부적이 될 지도 몰라요." 상냥한 목소리다, 라고 생각했다. 상냥하고 슬픈 목소리다, 라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그것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이래저래 보살펴주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뤄롱……. 아키라 군……!" 외침은, 목소리가 되지 않았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기절해버린 것이다. 깨어난 병원에서, 그는 부친과 재회하게 된다. 빌린 돈을 갚을 수 있을 정도의 지폐를 가지고 있었던 것도, 습격했던 야쿠자의 위쪽에서 두 번 다시 손을 대지 않겠다며 서류가 보내져온 것도, 나중에 부친에게서 들은 일이다. 남은 인생에서, 두 번 다시 만날 일 없을 별난 청년과 소녀를, 사노는 때때로 매우 절실한 마음으로 떠올리게 되는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2 '……수상하게는, 보이지 않지만.' 앞서 가는 미키야를 다시 한 번 보았을 때, 그는 입을 열었다. "토우코 씨가, 네가 안고 있는 문제에 딱 좋을 거다, 라는 편지를 보내왔거든요." "문제?" 눈을 깜빡거린 자신보다 약간 뒤늦게, "우리들도, 아오자키 토우코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라고, 스승님이 말한다. "이전부터, 우리들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에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는데, 2주 전에 이거라면 힌트가 되지 않겠냐고, 편지를 보내왔지." 2주 전. 싱가포르에 오기 전이다. 즉, 스승님은 원래부터 일본에 올 생각이었다는 말이다. 그러고 보면, 확실히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은 기억이 난다. 앞서 걸으면서, 미키야가 묻는다. "어떤 과제인가요?" "일종의 해주, 라고 말하면 되려나." 두근, 심장이 요동쳤다. 그것은, 자신의 안쪽에 깃든, 영웅의 인자를 벗겨내기 위한 술식이었다. 천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강사를 그만두면서라도, 스승님이 탐구하려고 했던 마술. 그리고, "지금이라면, 좀 더 알기 쉽게 말할 수 있을까. ……신을 되돌리는 방법, 이라고." 에르고가 스승님을 보았다. 젊은이가 먹어치웠다고 하는 세 위의 신. 그것을 되돌리지 못하면, 언젠가 에르고는 신이라는 절대적인 정보량에 압박당해, 인격과 기억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스승님은 단언했던 것이다. 기이하게도, 자신과 에르고에게 필요한 것은 같은 신비였다. "신님." 말하고 나서, 어쩐지 그리워하는 듯이, 미키야가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산 위라서인지, 별빛은 참으로 밝았다. "그 사무소에서, 그런 이야기를 자주 했었어요. ……아아, 정말로, 토우코 씨랑 같은 마술사인 거군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3 "우리들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에 대해서는 이야기했네." 라고 말하고, 스승님이 차를 마신다. "자네가 안고 있는 문제라는 것에 대해서, 들려줬으면 하네. 아오자키 토우코의 편지에 따르면, 그 문제가, 우리들의 문제 해결에 관계되어 있는 건가?" "그 전에, 한 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뭔가?" "마술사는 제자나 가족을 소중히 하는 족속이라고, 토우코 씨한테서 들었습니다." 그것은 정말이다. 마술사가 가장 소중히 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보다도 세계보다도, 근원이라는 무언가에 도달하는 것을 우선시한다. 하지만, 그것은 한 세대만에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마술사는 뒷세대에 맡기는 것이다. 그렇기에, 가족이나 제자에게는 친밀해져 지켜주기도 한다. ……일반적인 개념과는, 다를 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전제 하에, 미키야가 묻는다. "그렇다면, 가족에게서 떨어져버린 인간은, 불행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행복 따윈, 사람마다 다른 것이잖나." 곧바로 스승님이 답했다. "누군가가 극한의 불행이라고 느끼는 환경을, 최고의 행복이라며 음미하는 자도 있지. 마술사가 아니더라도, 그건 보통이라고 생각하네만." "그렇네요." 라며, 미키야도 인정했다. "나라라던가 환경이라던가 가치관이라던가, 그런 약간의 차이로, 추구하는 게 완전히 달라져버려요. 누군가와 같은 것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누군가와 다른 것이야말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마도, 사람의 마음의 형태가 모두 다르니까, 행복의 형태도 모두 다른 거예요." 그 말은, 쿵 하고 가슴 깊숙히 빠진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면, 직소 퍼즐 같은 것이다. 마음의 형태가 다르니까, 그것에 맞는 행복의 형태가 다르다. 각자가 모은 형태가, 어쩌다 꼭 들어맞았을 때에, 겨우 사람은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을 탐구하는 것이, 어쩌면 인생이라는 과정일 지도 모른다. "다행이다. 그렇다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미키야는 한 장의 사진을 꺼낸 것이다 마나와 비슷한 정도의, 어린아이가 찍힌 사진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짧게 자른 머리카락도 있어서, 성별은 판정할 수 없다. "이 아이는?" "야코우 아키라." 미키야의 말에, "야코우?" 하고, 린이 눈초리를 치켜올렸다. "야코우라니, 법술사의 흐름을 이어받은 야코우 얘기야?" 목소리에, 평소와 다른 성분이 섞여있었다. 약간의 긴장과, 고양이처럼 숨길 수 없는 호기심. 그 표정은, 아틀라스원의 라티오나 산령법정의 무시키와 대치했을 때와 동질이면서, 다른 의미를 품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이 아이를, 구해주셨으면 합니다. 라고, 미키야는 잇는다. "…………."   스승님은 즉답하지 않았다. 린은, 스승님의 말을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에르고는, 흥미 깊은 듯이, 사진의 소녀를 바라보고 있다. 자신은…… 그저, 서서히 고동치기 시작하는 심장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었다. 천천히, 스승님은 입을 열었다. "구하다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납치된 거예요."   꿈틀, 하고 스승님의 눈썹이 움직였다. 유괴 사건. 그 자체는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겠지. 하지만, 지금 린의 말대로라면 야코우란 마술의 가계일 터이다. 거기에서 일어난 유괴 사건이란. 멀리서, 큰 북을 치는 소리가 들린다. 축제의 양기와는 정반대인, 음울한 예감이 방에 자욱히 끼기 시작했다. "토우코 씨는, 이 아이와 접촉함으로써, 엘멜로이 2세 씨의 문제의 해결에 다가갈 수 있겠지,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4 "아무튼, 이제부터 야코우와 접촉하게 되겠지. 일본의 마술 조직과 교섭하고 싶은 참이기는 했네. 그 관위 인형사의 손에서 놀아나고 있는 기분은 들지만 말이야." 어깨를 으쓱거린 스승님이, 문득 물었다. (중략) 그러자, 린이 화제를 돌렸다. "그럼, 야코우의 저택에는 모여서 갈까요?" "……아니, 여기선 나와 그레이만 가지." 스승님이, 고개를 젓는다. "그 편이 입장이 덜 성가셔지니까 말이지. 린은 후유키의 관리자(세컨드 오너)이기도 하고, 에르고에 이르면 제대로 설명할 수도 없다. 여기서 연쇄적으로 문제가 늘어나는 건 사양이야." "……음, 그건 그러네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5 흘깃, 하고 스승님의 시선이, 부인의 등 뒤로 던져진다. 안쪽에 위치한 단에는, 검은 천이 걸쳐진 무언가가 있었던 것이다. 형태로 보아하니, 아무래도 거울일까. "야쿠자에는 세 가지 원류가 있다, 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호오." "당시의 정부에게 존재를 인정받지 못했던 천민, 비합법 도박장을 열었던 노름꾼, 대부분이 사찰에서 노점을 내거나 재주를 보이거나 했던 놀이패(的屋). 완전히 분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이것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서로 교류해온 것이야말로 야쿠자의 원류겠지요. 특히 마지막, 놀이패(테키야)가 파는 것은 극히 범위가 넓고, 약이나 매춘은 물론, 스모나 ​노가쿠​의 흥행, 끝에는 ​저주나 기도도 팔았다​, 라는 기술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어디에서나 해체하고 있는 건가? 과연 약탈공." 질린 듯한 부인의 말투에, 스승님은 눈썹을 살짝 꿈틀거릴 뿐이었다. 동시에, 자신은 심장이 매우 고동치는 것을 느꼈다. 지금의 분석은 야쿠자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이게 하면서도, 노골적으로 야코우라는 조직을 이야기한 것이다. 물론, 개개의 사정은 얼마든지 있겠지만, 대충 그 방향성은 다르지 않다, 그런 것일까. 축제를, 떠올렸다. 서양이건 동양이건, 축제란 즉 주술적인 의례나 다름 없다. 그렇다면, 그것을 운영하는 존재도 어쩔 수 없이 신비의 희미한 빛을 띤다. 눈을 가늘게 뜨고, 간격을 두고 나서, 스승님이 다시금 화두를 던졌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6 "일족 분이 납치됐다, 그렇게 들었습니다만." "뭐어, 그 말대로지. 연이 있는 료우기의 사위가, 가끔씩 사람 찾는 일을 하고 있다……. 그렇게 들어서 말이야. 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상담해봤다는 거지." 미키야에게 들은 것과, 거의 같은 이야기였다. "실례지만, 저희는 여기서는 외부인입니다. 사람 찾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아아, 그건 오산시켰나." 라며, 아카네가 살짝 쓴웃음을 짓는다. "료우기한테 부탁한 사람 찾기라는 건, 딱 좋은 연줄 얘기거든." "……무슨 말입니까?" "아이를 납치한 상대한테, 이국의 마술의 기척이 있었던 거지." 그 말에, 피부 위에서 미세한 번개가 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일본의 마술조직은, 결속은 단단하지만 작아서 말이야. 시계탑에도, 대륙의 나선관에도 한참 못 미치지. 납치된 아이는 물론 뒤쫓고 있지만, 그 때 어디 사는 호랑이의 꼬리를 밟았다간, 대처가 필요해지지 않겠나?" 참으로 정치적인 이야기였다. 시계탑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 일은 늘었지만, 또 다른 감촉을 자신은 느끼고 있었다. 전부 다 검은, 이 방 때문일지도 모른다. 혹은, 무수한 가면들 때문일까. 그 하나하나에 의사가 깃들어, 이쪽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하다. 시계탑에서도 수많은 음모와 의도가 얽히고 설켜, 복잡하기 짝이 없는 양상을 이루었지만, 이 장소(나라)에서는 의도 자체는 하나로 집약되고, 대신 음침한 분위기가 목을 조여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중략) 스승님이, 눈을 감았다. 한번, 깊게 호흡하고나서, 천천히 눈을 뜨고, 묻는다. "하나 확인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이국의 마술사라는 것 뿐이라면, 저와 접촉할 정도로 경계하지는 않겠죠. ……그렇다면, 당신은 유괴한 마술사의 조직에 대해, 짐작 가는 게 있는 게 아닙니까." "하하. 당연히 물어보는군. 물론 그 말대로지." 그 이상 젠 체하지 않고, 야코우 아카네는 조직의 이름을 고했다. 자신과 스승님도, 알고 있는 이름을. "방황해 발트안데르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7 "……즉, 납치한 상대를 섣부르게 붙잡았다간, 그 상대의 조직과 논쟁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라는 말이군요?" "어이쿠, 이 나라에는 어울리지 않는, 조금 과하게 직설적인 말투로군." 장난치듯이, 아카네의 입술이 비뚤어진다. "뭐어, 조금 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지만, 나라가 다르면 불도 공기도 다르지. 당연히 방식도 달라. 하지만, 우리들은 되도록 원만하게 하고 싶거든. 여차할 때의 보험도 원하고. 세계에서 으뜸가는 시계탑의 군주(로드)에게, 그걸 기대해도 나쁘진 않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8 소리도 없이 착지한 옥상에서, 그녀들은 뒷골목을 엿보았다. 쓰레기봉투가 대충 놓여있는 곳 근처에, 몇 개의 그림자가 멈춰 서있었다. 세 명은,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었다. 모두 다 선글라스를 끼고, 맨얼굴을 감추고 있다. 분위기를 봐도, 제대로 된 직업에 취직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 세 명이, 얼추 여덟 살이나 그쯤 되어보이는 어린아이를 에워싸고 있는 것이다. 이쪽은, 애니메이션이 프린트된 T셔츠와 찢어진 청바지 차림이었다. 검은 머리카락은 일단 빗질을 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T셔츠에 그려진 캐릭터는 무참하게 더러워져, 원래 색도 알아볼 수 없게 되어있다. 『강화』된 린의 눈에는, 검은 정장들을 노려보면서, 꾹 하고 입술을 깨문 어린아이의 표정까지, 확실히 보였다. 수십 미터의 거리를 넘어, 검은 정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와주십시오, 아키라 님." '아키라 님──?!' 옥상의 에르고가, 경직된다. 그것은, 바로 자신들이 찾아달라고 의뢰받은 어린애의 이름이 아닌가. "린 씨──" 불렀을 때, "싫어!" 하고, 어린아이가 몸을 돌렸다. 하지만, 검은 정장들 사이를 뚫고 지나갈 수도 없다. 검은 정장 중 한명이, 아이의 손목을 꽉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아이가 검은 정장의 팔을 깨물려고 할 때, 부자연스럽게 쓰러졌다. 지면에 자빠진 것이다. "난폭하게 굴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아프게 해도 상관 없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뼈 하나나 두 개 쯤 부러뜨린다고 해서, 당신의 소질이 손상되지는 않을 것입니다만, 부디 그렇게 각오해주시길." 침착한 목소리는, 강철같은 차가움을 띠고 있었다. 필요에 따라서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할 것이다, 라고 에르고는 느꼈다. 말라카 해협에서 해적을 하고 있었을 때에도 비슷한 인종과 만난 적은 있었지만, 이국의 도회지에서도 그런 폭력과 마주치게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가볍게 충격을 받기도 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9 에르고가 앞에 나서려는 것을, 린이 제지했다. 거의 동시에, 뒷골목으로 키가 큰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이다. "이런이런. 역시 일 때문에 정착하고 있으니 바로 들키는군." 옥상에서는,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키가 크다. 복장을 보아하니, 바텐더 같다. 조끼를 어깨에 걸치고, 내려보듯이 세 명을 보고 있다. "너는." "겨우 일자리를 찾은 참이란 말이야. 저녁까지 준비를 못 마치면, 점장이 시끄럽거든. 뭐, 생활비를 확보해두는 걸 깜빡해서, 사노 씨한테 갖고 있던 현금을 죄다 넘겨버린 내가 나쁘지만." 쓴웃음을 지으며, 바텐더 풍의 청년이 머리를 긁는다. 그러면서도, 천천히 검은 정장들에게── 아니, 아이에게 다가간다. 조금도 주저가 없는 모습에 한순간 경직된 검은 정장들이, 곧바로 시선을 되돌렸다. "부두목." "……그래." 한번 끄덕이고나서, "멈춰라." 라고, 부두목이 명령했다. "아키라 님을 유괴한 마술사에 대해서는 들었다. 하지만, 우리 당주님께서는 되도록 위해를 가하지 말도록, 이라고 하셨다. 여기서 물러나면 눈감아주지." "그거 기쁜데. 타인의 배려가 몸에 스며드는걸." 느긋하게 말하면서, 하지만 청년은 멈추지 않는다. 아키라라고 불린 아이와 접촉하기 전에, 검은 정장 세 명이 양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것은 위세 좋게 마주쳐서, 맑은 소리를 퍼뜨렸다. 카시와데(柏手). 단순한 소리의 파장이, 마술의 충격으로 변화하는 것을, 에르고는 느꼈다. 한순간, 청년의 등이 부풀어오른 것이다. 바람이 신체를 스치고 지나간 듯, 둥실 뜨더니 원래대로 돌아왔다. "사람을 보고 『마魔』라고 판단한 건가. 일본의 마술이라는 건 난폭한걸." "착각하지 마라." 라고, 검은 정장이 말했다. "방금 그건 경고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것은 야코우의 행(行)이다." "아아, 그러고보니 『마』의 술이라고 하지 않는 건가. 더이상 신앙은 하지 않더라도, 접속하고 있는 건 그거니까 말이지." (중략) 파악, 하고 지면을 박찬 것처럼 느껴졌다. 명백히 일반인의 범주에 그치지 않는── 에르고나, 『강화』된 린의 눈으로, 겨우 좇을 수 있는 움직임. 그럼에도, 스텝에서 이어진 스트레이트는, 손이 흐릿하게밖에 보이지 않았다. 둔탁한 소리가, 세 번 났다. 턱을 얻어맞은 두 명이,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함께 쓰러졌다. 부두목이라고 불렸던 남자만은, 간신히 버텨냈다. 뒤로 크게 도약하고, 새로운 술식을 자아내기 위해, 중지와 검지가 검인(剣印)을 맺었다. "오, 대단한데." 바텐더 풍의 청년이, 슥 하고 셔츠 소매를 걷는다. 피부의 표면에, 뭔가가 각인되어 있는 것을 에르고는 보았다. 열쇠와 닮았다. 딱, 딱, 딱, 하고 잇소리를 세 번 내고나서, 그 각인을 어루만지자, "천지현종(天地玄宗), 만기본근(万気本根)." 속삭임이 흘러나왔다. 동시에, 각인 위로 미끄러뜨린 손가락 사이에서, 마술처럼 노란색 영부(霊符)가 나타난 것이다. 영부는 찰싹 하고 부두목의 손과 얼굴에 달라붙어, 몇 장이고 몇 장이고 겹쳐져, 노란색 미라처럼 그 몸이 속박당해버렸다. "급급여율령(急々如律令)……. 후. 아버지한테는 미안하지만, 이게 제일 편해서 말이지." "사상마술……!" 청년의 마술을, 린이 간파했다. 대륙의 마술의 통칭이라는 것을, 에르고도 알고 있다. 자신을 습격했던 산령법정의 무시키가 쓴 폭풍 마술이, 그것에 해당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영부나, 열쇠같은 각인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 '……오히려.' 이쪽이, 일반적인 사상마술이라는 것일까. "​루오​!" "잘 참았구나, 너." 다가온 아이의 머리를, 청년이 슥슥 쓰다듬는다. "……딱히, ​루오​가 오지 않아도, 완전 멀쩡했거든!" "하하하, 그렇군. 쓸데없이 거들어버렸네요, 아키라 아가씨." 아키라라고 불린 아이── 소녀에게, 청년이 과장스럽게 인사한다. 그러고나서, "그래서, 이번에는 그쪽이군." 하고, 시선을 올렸다. 옥상의 이쪽과, 눈이 마주쳤다. 얼굴을 마주보고 나서, 체념한 린과 에르고가 뛰어내린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0 "아까 말했듯이, 무시키 선에서 끝날 거라고 생각했단 말이지. 우리들, 방황해의 순서는 최후였으니까 말이야.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런 데서 만나는 건 상정 외였다는 거지." "그럼, 어떻게 할 거야?" "이야아." 쾌활하게, 뒷통수를 뤄롱이 두드린 것이다. "만나면 붙잡아라, 라고는 아버지한테 들었단 말이지, 이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1 "기다려!" 에르고가 외쳤다. 가장 어울린 기간이 긴 린조차도, 거의 들은 적 없는, 강한 목소리였다. 환수를 뻗어, 뤄롱의 몸체를 움켜쥔다. "좋은데. 그대로 잡고 있으라고." 뤄롱이 속삭이고, 아키라를 보다 강하게 끌어안자, 로켓같은 기세로, 세 사람은 뒷골목의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너무나도 굉장한 속도인 탓에, 『강화』된 린의 동체시력으로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올려다보니, 창공에 떠오른 두 사람의 모습은, 빨리도 주먹 크기가 되어있다. "……뭐야, 저 사기. 서번트 급이잖아!" 망연해져 있던 것도, 수 초. 사람이 모이는 게 조금이라도 늦춰지도록, 주위에 사람 물리기 술식을 친다. 쓰러진 채인 야코우의 마술사들은 일단 무시. 정보는 원하지만, 이 이상 상황이 복잡화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조바심을 억누르면서, 린은 휴대단말을 꺼내들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2 그러고나서 취한 움직임은, 제대로 사고하고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늘릴 수 있는 만큼 환수를 늘린 것이다. 여섯 개의 환수 중, 네 개는 뤄롱을 붙잡은 채, 두 개는 건물의 옥상을 움켜쥐고, 힘껏 잡아당긴다. 엄청난 힘이, 환수에 걸렸다. 여태까지도, 다양한 공격에, 에르고의 환수는 버텨왔다. 뼈의 거인의 공격에도, 연금술사에 의한 참격에도, 혹은 린과의 특훈에서 있었던 마술에도. 하지만,시속 수백 킬로 수준의 고속으로 ​잡아당겨지는​ 건 어떨까. 찌직, 하고 뭔가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럼에도, 에르고는 버텼다. 찌직, 찌직, 하고 소리가 연속된다. 등에서 퍼지는 처절한 고통을 버티면서, 가능한 한 모든 힘을 환수에 담는다. 갑자기, 비상이 둔해진 것처럼 느껴졌다. "제법인데, 에르고." 무리하게, 뤄롱은 거스르지 않은 것이다. 빙글 하고 비상의 방향이 반회전되고, 간격이 벌어진 에르고의 몸이 위쪽으로 흔들렸다. 그럼에도 양쪽의 환수는 꽉 움켜쥔 채였다. 한결같이, 건물 방향으로 유도하면서, 아슬아슬하게 그쪽의 환수만 놓는다. 건물을 쥔 쪽의 환수를 로프처럼 사용해, 휘익 하고 에르고가 스윙했다. 진자같은 요령으로, 벡터를 상승으로 변환한다. 정점에서 몸을 비틀고, 건물 옥상으로 추락했다. 빈 환수로 몸을 감싸긴 했지만, 충격은 내장까지 퍼졌다. 약간 뒤늦게, 환익을 펼친 뤄롱은, 같은 건물 옥상으로 활강해왔다. "괜찮아?" "……응, 깜짝 놀랐어." 속삭임을 들은 아키라가, 살며시 팔에서 내려온다. 소녀의 작은 몸에도 상응하는 가속도(G)가 걸렸을 터인데, 아무래도 뤄롱에게 안겨있는 동안에는, 현실같지 않은 법칙이 작용한 것 같다. "​루오​는, ​루오​인 거지?" "하? 무슨 소리야. 달리 누구로 보이는데." 올려다본 소녀의 물음에, 뤄롱이 눈썹을 꿈틀거린다. 이런 상황에서, 에르고는 어쩐지 모르게 안심하고 말았다. 아직, 조금 전에 잡아당기다가 입은 대미지도 남아있는 채였지만, 이를 악물면서, 천천히 일어난다. 고오오오, 하고 강한 바람이 불었다. 내려다보니, 서쪽에 넓은 초록색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공원은 아니다. 코쿄(皇居)라고 불리는, 이 나라의 상징이 계시는 곳이라는 건, 에르고도 알고 있다. 하지만, 공항에서 지도를 본 기억으로 떠올려보니, 아까 전의 스에히로쵸에서 수 킬로미터는 떨어져있었을 것이다. 고작 2, 30초 정도의 비상으로, 여기까지 옮겨진 것인가. 그랑 도쿄 ・노스 타워. 지상 43층. 높이는 이백 미터를 넘는, 치요다 구 최대를 지향하며 건설중인 빌딩이다. 아직 오픈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사는 거의 끝나서, 지금은 내부 인테리어를 마감하면서, 정기적인 검사를 하고 있는 단계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3 "너는, 나에 대해 뭘 알고 있는 거야?" 다시 한 번, 같은 것을 에르고가 물었다. 뤄롱은, 살짝 눈을 가늘게 뜨면서 입을 열었다. "노래하는 걸 좋아하나?" "아마도." 해적섬에서는, 자주 라나같은 아이들과 노래했었다. 무서울 때, 슬플 때, 기쁠 때. 노래만큼은 언제나 함께였다. "그럼, 그 점은 변함 없군. 옛날부터 자주 노래했었어, 너. 나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말이야." "어울리지 않았는데도 친우?" "어울려주면, 친구가 되는 것도 아니잖냐." 그건 그렇다. 뤄롱은 하아── 하고 깊은 한숨을 쉬고, 이마 부근을 눌렀다. "그렇달까, 너, 실종되는 버릇까지 옛날 그대로라고. 맨날 중요할 때에 없어져서, 내가 몇 번이나 찾으러 다녔다고 생각하냐고. 그 때마다 나무 위라던가 산의 동굴이라던가, 묘한 데에만 숨어있으니까, 내가 찾는 게 당연하게 돼버렸지." 어쩐지 부루퉁해진 듯이, 갈색 피부의 청년이 입술을 삐죽 내민다. 에르고가 모르는 기억. 포화된 정보. 하지만. "하지만, 루오라면, 바로 찾아내주니까." 그런 대답이 목에서 매끄럽게 나와버려서, 자신도 깜짝 놀랐다. "당신도, 루오라고 불렀어? 가까이에서 듣고 있던 아키라도, 눈을 깜빡거렸다. 다만, 무를 수도 없었다. 눈 앞에서 히죽히죽 웃고 있던 갈색의 얼굴이, 너무나도 기뻐보였기 때문이다. "조금은, 떠올랐냐?" "……모르겠어." 라면서, 고개를 젓는다. "나는, 자신의 이름이 에르고인지 어떤지조차, 자신이 없었으니까." "흔히 말하는 인명하고는 약간 다를지도 모르겠네. 우리들은 그렇게 불렀지만, 네 이름은 어떤 의미로는 실험명에 가깝지." "실험명?" 거기에, 뤄롱은 답하지 않았다. 대신에, "​굶주림은 어때​?" 라고, 물은 것이다. 에르고는, 경직되고 말았다. "때때로, 배가 고파서 참을 수 없어지지. 잘 때에도, 식사하는 와중에도 관계 없이. 영문을 모르게 될 정도의 굶주림이지. 눈앞이 새카맣게 물들어서, 냄새가 잘 알 수 없어지고, 배의 바닥만이 불길에 휩싸인 듯한 감각이지. 고기를 먹든 과실을 먹든 채워지지 않아. 굳이 말하자면, 석류만은 나은 정도. 그럼에도, 용암에 물을 한 방울 떨어뜨리는 정도라서, 곧바로 더 심한 굶주림에 시달리지." 오싹오싹, 몸 안쪽이 더듬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초대면인── 적어도, 에르고한테는 그렇게밖에 생각되지 않은 상대가, 에르고에게 있어 가장 끔찍한 비밀을 알고 있다. 그 때의 어쩔 도리가 없는 초조함을, 자세히 이야기한다. "지금 그대로라면, 너는 죽어. 정확하게 말하자면, 너라는 인격이 짓눌리지. 엘멜로이 2세도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들었어." 기억포화는, 에르고의 숙명이라고. 그러니까, 살아남기 위해서, 젊은이는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다. ──『자네의 신을 되돌릴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서.』 에르고의 신을 되돌리는 것이라고, 엘멜로이 2세는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에르고가 먹어치운, 나머지 두 위의 신도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그리고, 지금. "와라, 에르고." 라며, 뤄롱이 권유한다. 참으로 진지한 말투였다.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그럼에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서글픔이 담겨 있었다. "너의 몸에 대해서, 우리들은 다른 누구보다도 자세하지. 현대마술과의 군주(로드)도 얕볼 수 없지만, 그럼에도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생각하면 알 거다. 너에게 신을 먹인 것은 우리들이고, 엘멜로이 2세는 필사적으로 그것을 분석하고 있을 뿐이니까." "…………." 젊은이는, 침묵했다. 살며시 입술에 손을 댔다. 조금 전, 자연스럽게 "루오"라고 불러버린 감각이, 아직 거기에 남아있었다. 모르는 이름. 따뜻한 이름. 에르고라는 말 이외의 온갖 기억을 잃었던 자신이, 처음으로 되찾았을지도 모르는 과거. 갈색 피부의 청년은, 이쪽의 말을 차근히 기다리고 있다. 얼마든지 기다려줄 것이라고, 어째선지 그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어쩌면, 옛날에도 그랬던 걸지도 모른다. 조금 전 이야기한 것처럼, 몇 번이고 자신이 모습을 감추고, 이 청년이 근성 있게 찾아내줬던 걸지도 모른다. 애칭과 묶인 감정은, 너무나도 정체불명이라, 그의 가슴을 어지럽혔다. 잠시 후, 에르고는 입을 열었다. "전부 이야기해서 타협할 수 있다면, 아까 전의 너는 린에게 설명했겠지." 천천히, 잘 알아듣도록, 말한다. "즉, 린이나 선생님한테, 그리고 지금의 내게 알려지면 곤란한 게 있어." "너, 옛날부터 그런 감은 좋단 말이지." 작게, 쳇 하고 뤄롱이 혀를 쳤다. "그래도, 아까 이야기는 거짓말이 아니야. 네가 살아남고 싶다면, 우리들한테 붙어야 할 거다." "……에." 갑자기, 아키라가 숨을 삼켰다. 두 사람 사이에, 아지랑이가 일어난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여름의 풍물시라고도 불리는 현상이었다. 온화하기 시작된 두 사람의 회화가 진행될 수록, 공기 중에 다른 성분이 섞여, 변질되어간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4 "그 아이는, 어째서?" 라고, 에르고가 물었다. "선생님은, 내가 먹어치운 신을 되돌릴 필요가 있다고 하셨어. 그 때문에 일본으로 건너가야만 한다고." 말하는 동안에도, 공기의 변질은 진행되어간다. 아지랑이로 착각한 것은, 피부를 찌르는 긴장감에 의한 것이었다. 에르고도 뤄롱도,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다. 살의나 적의를 드러내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서로 내포한 무언가는, 도저히 일반인의 그릇에 그치지 않고, 주위를 침식하고 있다. 그 괴리에 의한 긴장감을, 아키라의 감각이 아지랑이처럼 인식해버린 것이다. 그녀가 마술사였다면, 마력의 작용이라고 간파했겠지. 삐걱, 삐걱, 공기가 삐걱댄다. 삐걱, 삐걱. 삐걱, 삐걱. 삐걱댄다, 삐걱댄다. 비틀린다, 비틀린다. 흐물흐물, 풍경조차도 비틀어져간다. "그 아이는, 신을 되돌리는 것과 관계된 거 아니야?" "관계됐지." 태연하게, 뤄롱이 답한다. 숨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일까. 아니면, 숨길 만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것일까. 일그러짐은, 한계에 달했다. 본래, 마술식을 부여하지 않으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마력이, 이 두 사람에 한해서는 기묘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서, 현실을 변혁해간다. 한여름의 공기는 마치 극약을 투여한 듯이, 주변을 좀먹어갔다. "너도, 신을 먹어치운……." 말하려고 했을 때였다. 에르고의 신체가, 떨렸다. '먹고 싶어.' 그런 목소리가, 몸 속에서 메아리친 것이다. 의식의 색이, 덧칠된다.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는, 장절한 욕구를 품은 목소리였다. 참지 못하고, 무릎을 꿇는다. 부들부들 경련한다. 떨림은 근육이 아니라 내장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위도 폐도 간장도 심장도 전부 떨리고 있는 듯 했다. 위에서 목을 향해 작열의 감각이 관통하고, 몇 번이고 구역질을 했지만, 그저 대량의 타액이 넘쳐흐를 뿐이었다. "에르고?" "……안, 돼." "너, 설마." 찬란하게 빛난 눈동자는, 뤄롱을 향하고 있지 않았다. 야코우 아키라를, 포착하고 있었다. 동시에, 소녀에게로 날아가는 여섯 개의 환수. "칫!" 사이에 끼어든 뤄롱이, 아키라의 몸을 끌어안고, 옥상을 굴렀다. 환수가, 허공을 갈랐다. "뤄롱?" "미안해, 아키라." 소녀에게, 뤄롱이 사과한다. "이렇게 되기 전에, 데려가고 싶었던 건데 말이지……." 일어선 청년의 앞에서, 에르고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손은 바닥에 짚은 채, 눈동자는 초점이 맞지 않았다. 순수한 표정은 무참하게 일그러져, 짐승처럼 이를 몇 번이고 부딪히고 있다. 입술 끄트머리에서는 하얀 거품이 흘러나오고 있다. 명백히, 조금 전까지의 그가 아니었다. '먹고 싶어.' 진홍빛 충동만이, 젊은이의 내부를 메워간다. 그것은, 재액같은. 그것은, 역병같은. 그것은, 지옥같은. 이전 그레이에게 품었던 것과, 같은 충동이었다. 하지만, 그 때는 아직 참을 수 있었다.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게 될 정도의 강렬한 욕망에 몸을 애태우기는 했지만, 즉시 환수로 덤벼들 정도는 아니었다. '먹고 싶어.' 이유는, 알 수 있다. 눈 앞에서 움직이는 상대가, 에르고에게는 더 이상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의 의식으로는, 이렇다. 진수성찬이, 둘이나 있다​. 그리고, 자신을 멈춰줄 인간은 아무도 없다. 2세도, 그레이도, 린도, 라나도. 사람의 관계라는 것이, 얼마나 자신을 부조리하게 얽매고 있었는지, 겨우 에르고는 깨달았다. "가악." 하다못해, 그 욕망을 억누르려고 했다. 자신의 팔을 깨문다. 피가, 흘러넘친다. 그 향기가, 달다. 그 혀가, 녹아내릴 것 같다. 그 모든 것에, 도연히 에르고의 정신(마음)은 취해버렸다. 이것을 위해서라면, 전부 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생각해버린 자신에게 절망하면서, 젊은이는 자신의 피를 탐했다. "에르고……. 씨……." 아키라가, 뤄롱의 소매를 꼭 쥔다. 아아, 그 모습은 마치 흡혈귀 같지 않은가. 전설에 남은 악귀의 모습. 조금 전까지 뤄롱과 마주보고 있던 붉은 머리카락의 젊은이는, 대립하고 있기는 했어도, 순박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인상이었다. 그렇기에, 지금의 모습은 보다 무참했다. 쭙쭙, 하고 이상한 소리가 났다. 피를 빨아들이는 소리였다. 그게 멈췄을 때, 눈동자가 데구르르 이쪽을 향했다. "아무리 네가 참을성이 강하더라도, 자신의 혈육만으로 끝날 리가 없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5 불쌍해하듯이, 뤄롱이 말한다. 그 등에, 환익이 다시금 펼쳐진다. 흘러내린 날개는 낙엽처럼 우아하게 보였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휙 하고 깃털이 방향을 바꾸어, 에르고에게로 돌진한다. 스친 어깻죽지가 한순간 늦게 크게 벌어졌다. 검술의 달인이 명검(業物)을 휘두르면, 베인 것은 잠시동안 눈치챌 수 없다고 하는데, 그야말로 그 설화에 필적하는 예리함이었다. 이번에는, 일제히 수십 장의 요우(妖羽)가 날아든다.  에르고의 등에서, 세 쌍 여섯 개의 환수가 영격했다. 격돌한 지점에서, 어마어마한 마력이 흩어진다. 공중에 불가시의 파문이 수도 없이 퍼져, 불꽃과도 비슷하게 덧없이 사라져간다. 그 한 송이 한 송이에 담긴 마력량이, 정상적인 마술사라면 졸도할 정도의 영역에 달해있었다. 언뜻, 호각으로 보였다. 그 동안에도, 에르고의 안쪽에서, 무시무시한 욕망이 부풀어올라간다. '먹고 싶어.' 먹고 싶다. 먹고 싶다. 먹고 싶다. 먹고 싶다. 먹고 싶다. 먹고 싶다.먹고 싶다. 먹고 싶다. 먹고 싶다. 먹고 싶다. 먹고 싶다. 먹고 싶다. 먹고 싶다.먹고 싶다. 먹고 싶다. 먹고싶다먹고싶다먹고싶다먹고싶다먹고싶다먹고 싶다먹고싶다먹고싶다먹고싶다먹고싶다먹고싶다먹고싶다먹고싶다먹고싶다──! 이제는, 그 목소리야말로 에르고였다. 외침이야말로, 포효야말로, 욕망이야말로, 젊은이의 모든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항하려고 했을 때, 요우가 옆구리를 스쳤다. 엄청난 피가 흘러넘쳐, 격통과 함께 에르고가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아아아아앗!" 자기 몸을 끌어안은 젊은이에게, 남은 요우가 닥쳐들고── 갑자기, 열풍이 일어났다. "이봐 이봐 이봐." 마력을 품은 바람이, 뤄롱의 요우를 떨쳐낸 것이다. 그리고 바람의 중심지점에서, 여섯 개의 환수가, 에르고 본래의 팔과 겹쳐져간다. "너, 그건……." 뤄롱이, 숨을 삼킨다. 치켜올라간 에르고의 눈은, 화안금정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입술이, 그 이름을 읊조린다. "신핵장전・제천대성." ──​장전/신이라는 이름의 탄환.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6 바다와, 닮아있다. 넓고, 멀고, 어디까지고 내다볼 수 있다. 거의 무한하다고 생각되는 풍경의── 전부가 ​붉었다​. 위(하늘)도, 아래(바다)도, 단 한 색깔이다.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분노와 격정. 그 자리에 있기만 해도, 통째로 증발해버릴 듯한 붉은 해면에, 에르고는 서있었다. 파도 대신에, 화염의 소용돌이가 일어난다. 거품 대신에, 불똥이 날린다. 그렇게 타오르는 바다에 솟아있는 기둥 위에서, 어느 사람 형상이 울부짖고 있었다. "……손행자."  하고, 에르고가 신음한다. 그 때, 자신을 온화하게 타일러주었던 원숭이 형상의 신은, 지금 미쳐 날뛰고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본래의 모습이다, 라고 말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아니, 실제로, 손행자의 전설은 그렇지 않았던가. 천축으로 가는 여행의 최후에는 투전승불이 되었으나, 특히 삼장법사와 만날 때까지의 손행자── 손오공은, 천계 전체를 상대로 돌려도 물러나지 않을 정도의 대요마였다. "손행자!" 에르고의 외침조차,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포효에 맞춰, 불길이 더욱 맹렬해지고, 붉은 바다는 격하게 소용돌이친다. 에르고도 그 속에 삼켜졌다. 손쓸 도리 없는 작열에 혼까지 불태워져, 젊은이의 의식은 두절되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7 "아아…… 괴로운 거냐, 에르고." 뤄롱이 쓴웃음 짓는다. "먹어치우고 싶겠지." 살며시 아키라를 내려놓고, 뒤로 보낸다. "……​루오​." "됐으니까, 떨어져 있어." 에르고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뤄롱이 말한다. "고옥." 사람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숨결이, 에르고의 목에서 흘러나왔다. 짐승의 포효였다. 순백의 쌍완이, 눈 깜짝할 새에 흉흉한 진홍으로 물들어간다. 에르고의 안쪽의 세계에 응해서, 그 표상인 신완도, 변할 수 밖에 없었다. "나도, 네가 먹고 싶어. 옛날에도 똑같은 소리를 했지만, 어차피 기억 못하겠지." 털어놓는 뤄롱의 옆모습은, 어딘가 어리게 보였다. 똑같은 소리를 했다고 하는, 그 무렵의 연령일지도 몰랐다. 다시 한 번, 진홍의 신완이 치켜들어진다. 잡아당긴 활과 비슷했다. 극한까지 마력을 담아, 주먹이 단번에 쏘아진다. 분쇄되는 뤄롱의 모습을, 후퇴한 아키라는 떠올렸다. 인간은 커녕, 견고한 차량이나 건축물이라도 파괴할 정도의 위력이, 주먹에는 담겨있었다. 빙글, 하고 그 주먹이 옆으로 비껴간 것이다. 화경化勁, 이라 불리는 중국권법의 기술이었다. 팔괘장・엽저장화葉底藏華. 굉장한 속도의 주먹에, 뤄롱이 손등을 맞대고, 빙글 뒤집기만 했을 뿐인데, 그 벡터를 변환시킨 것이다. '역시, 공간 고정의 특성은 정지했나!' 생각하면서, 무릎을 뺐다. 가라앉는 중심 이동을 이용해서, 등 뒤로 돌아간 뤄롱이 작게 속삭인다. "사상건문, 접속." 술식의 구동과 동시에, 가볍게 비튼 오른발을, 지면에 붙인다. 발바닥에서 정강이, 정강이에서 허벅지, 허벅지에서 허리로 전달되는 힘을 증폭시켜갔다. 흔히 말하는 발경의 요령으로, 척수에 통하게 한 마력을 비틀고, 나선형으로 짜낸다. 건문에서 접속한 술식을 가동시키며, 팔괘장의 신체운용을 그대로 마술의 구성요소로서 이루었다. 노리는 것은, 신완의 핵. 거기에 술식을 때려박을 필요가 있었다. "긴급용으로, 아버지한테 넘겨받은 술식이라서 말이야. 어찌 돼도 원망 말라고!" 동시에, 반전한 에르고의 신완이, 주먹쥔 손을 벌렸다. 무시무시한 갈고리 발톱이, 다섯 손가락에서 늘어났다. 하나 하나가, 전설에 에름을 남긴 마검 성검에도 뒤지지 않을 예리함과 강대한 신비를 감추고 있다고, 뤄롱은 간파했다. 에르고와 동형인 자신의 목숨에도, 충분히 닿을 만한 무구라고. '물러설까보냐!' 팔괘장・대붕전시大鵬展翅. 호선을 그려 얽어매는 듯한 투로와 함께, 술식과, 그리고 환익에 깃든 힘을, 신완의 동일지점에 동시에 때려박는다. 환익과, 신완이 격돌했다. 지상에서 천공을 향해, 반대로 번개가 친 듯했다. 한 순간의 간격을 두고, 터무니없는 구풍과 충격이, 그랑 도쿄・노스 타워의 옥상을 휩쓴다. 옥상에 지어져 있던 호사스러운 우드 테라스도 그 위력에 유린되고, 두툼한 배 강도의 유리에 기하학적인 금이 갔다. "……​루오​!"   아키라가, 얼굴 앞에 손을 들면서 외친다. 신체가 떠오를 뻔할 정도의 폭풍이 멎었을 때, 두 사람은 쓰러져 있었다. 에르고의 신완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다. 뤄롱은, 옷의 오른쪽 소매가 찢어져, 반신이 피로 물들어있었다. "​루오​!" 뛰어온 아키라가 몸을 흔들어보아도, 뤄롱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에르고도 의식을 되찾을 기미는 없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녀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이만한 소동을 일으켰으니, 곧 공사 중인 아래층에서, 누군가가 올 것이다. 자신을 찾고 있는 야코우의 구성원이 올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어떻게든 뤄롱을 옮겨보려고 해도, 소녀의 근력으로는 안아드는 것도 불가능했다. 툭, 하고 소리가 났다. 옆에 자빠진 에르고의 옷에서, 휴대단말이 낙하한 것이다. 아무래도, 수신에 의해 진동한 것이, 자켓 주머니에서 떨어진 계기가 된 모양이었다. 쭈뼛거리며, 아키라는 그 단말을 주워들었다. 발신 상대의 이름이 표시되어 있다. "……으."   상처 입은 뤄롱이, 희미하게 신음소리를 낸다. 아키라로서는 처음으로 보는, 청년의 약한 모습이었다. 한시라도 빨리,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은 명백했다. "…………." 잠시 고민하고 나서, 소녀는 통화 버튼을 누르고, 귀에 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8 "방황해의 마술사가, 어째서 당신들 야코우에게 개입했는지, 알고 계십니까?" 그것이야말로, 가장 중대한 질문이었다. 부인은 부드럽게 미소지은 채다. 이름대로 붉은 입술 끄트머리에, 손가락 두 개를 얹는다. 무심코 즐거운 듯 일그러지고 마는 것을 견디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대답해도, 되려나." 라고, 아카네가 물었다. "대답하면, 자네가 관여하게 될 것이야. 우리들의 마술의 근간에 대해 들려주는 거니까." "반대가 아닙니까." 라며, 스승님이 받아친 것이다. "일부러 사람을 중개해서 불러놓고서, 중핵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돌려보내다니, 야코우의 명예에 흠집이 가는 게 아닙니까." 무심코, 스승님 쪽을 돌아보고 말았다. 화약고에 폭탄을 던지는 듯한 말이었다. 수 초 정도 지나자, 부인의 표정에 변화가 일어났다. "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린 것이다. "다행이군! 미안하네 군주(로드). 겨우 소문의 약탈공과 만난 기분이야. 응, 그 정도가 아니면, 본고장의 마술사의 두령은 못 해먹을 테니까 말이지. 이쪽도 시계탑의 군주(로드)와 만나는 건 좀처럼 없는 기회라 실례했어. 시골 촌놈의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부디 용서해주게나." 겸손한 말투가, 어디까지 진심인지는 알 수 없다. 애초에, 대답해도 되려나 하는 조금 전의 발언부터, 스승님을 시험한 것처럼 느껴졌다. (중략) "어떤가?" 수 초의 간격을 두고, 야코우 아카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이 아키라를 되찾는 걸 도와주겠는가? 로드 엘멜로이 2세." (중략) "감사합니다." 지극히 성실한 표정으로, 스승님이 고개를 숙였다. 이쪽도 조수석에 앉도록 채근받아, 차의 도어를 연다. 올라탄 순간, "로드 엘멜로이 2세." 차의 지붕에 두꺼운 손바닥을 얹으며, 장정이 불렀다. "어머니의── 아니, 당주님의 의뢰를 어떻게 하실 겁니까." "답변은, 하루 이틀 내에." 짧게 말하고, 평소보다 난폭하게, 스승님은 차 문을 닫은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9 "아까의 쿠로히츠가, 소제 안의 영웅(아서왕)이나, 에르고 씨의 신을 되돌릴 방법이었던 건가요?" "나의 상정으론 말이지. 일본의 마술이 신과의 접속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네. 그렇다면, 접속을 끊는 방법도 전해지고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거지. 야코우 아카네의 앞에서 이래저래 떠들었던 것도, 그런 가설을 토대로, 이전부터 고찰하고 있었기 때문이네. 설마, 이런 사건에 휘말릴 줄이라고는 생각치 못했지만." 핸들을 쥔 채, 스승님이 말한다. 그렇다면, 자신의 안에 있는 영웅(아서왕)이나, 에르고의 안쪽의 신을, 누군가에게 떠넘기는 게 될까. 예를 들면, 새로운 쿠로히츠라는 야코우 아키라에게." "그건……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인걸까요." "현 시점에서는 뭐라고도 할 수 없겠군. 유력한 후보지만, 자네나 에르고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시험해보지 않으면 모르지. 일단 덧붙이자면, 야코우 아키라 건에서, 각별히 야코우가 무자비한 것도 아니야."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0 거기서, 차가 멈췄다. "스승님?" 4층 빌딩의 앞이었다. 아무래도 건설 도중에 관둔 모양이라, 5층 부분은 기둥 등의 기초 부분만 돌출되어있다. 주택지와 공장지대의 중간에 만들어진 빌딩은, 어쩐지 모르게 정밀한 신전을 연상시킨다. 그 때문인지, 주변에는 통행인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는……?" 완전히, 숙박하고 있는 호텔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지라, 살짝 놀라고 말았다. "……가람과, 비슷하군." 하고, 차에서 내린 스승님이 중얼거렸다. "가람? 불교(부디즘)의 신전인가요." "그 정도는 강의를 기억하고 있었나. 원 뜻을 따지면, 신전보다는 승려의 거주지 쪽이 가깝지만 말이지. 승가람마(僧伽藍摩)를 줄여서 가람(伽藍)이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이 경우에는 보다 후기의, 사원 전체로서의 가람의 분위기네." 가람, 이라고 자신도 말해보았다. 종이 치는 듯한 울림은, 확실히 이 빌딩과 비슷했다. 어딘가 쓸쓸해보이는 모습 때문일까. 입구 근처에서, 아는 사람의 형상이 나타났다. "아, 선생님! 그레이!" "린 씨." 크게 손을 흔드는 토오사카 린의 옆에, 또 한명 머리카락이 긴 소녀가 있었다. 일곱, 여덟살 정도로 어리고, 그 얼굴은 아름답게 활짝 피는 꽃을 연상시킨다. 린과 마찬가지로, 이 나라에서는 드문 푸른색 눈동자를 갖고 있는 것을, 낮의 햇살 아래에서 자신은 겨우 눈치챘다. "료우기…… 마나 양." "다행이다. 안 헤맸구나." 라며, 소녀가 입술을 벌린다. "여기는, 지도를 건네줘도 못 오는 사람이 많으니까." "훌륭한 결계였어. 나도 비슷한 방식을 쓰지만, 정교함으로는 발끝도 못 따라가겠군." 스승님의 말에, 자신은 돌아보았다. "결계, 라는 건 스승님이 아파트 근처에 편 것처럼 한 건가요." "그래. 마술 없이, 연이 옅은 인간을 멀어지게 하는 타입의 결계다. 최근에는 손질하지 않은 모양이지만, 그럼에도 충분한 효과를 유지하고 있군. ……내 것은 일주일에 한번은 점검하지 않으면, 도저히 못 버티지만 말이야." 마지막은 참으로 불만스러운 말투였다. 린이, 어라 하는 느낌으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저도 신경 쓰였지만, 순수하게 마술 빼고 선생님보다 위, 라는 평가는 꽤 드무네요." "어쩔 수 없지. 이 손버릇을 보면, 누구의 작품인지는 알 수 있네. 적잖이 취미가 강한 주제에, 쓸데없이 너무 완벽하니 말이야. 게으른 건지 착실한 건지, 하나만 해줬으면 하지만, 트집잡을 만한 건 없지. 학생 시대의 스승인 로드 발뤼엘레타는 꽤나 교육이 즐거웠겠지." 거기서 한숨을 내쉬고, 스승님이 이렇게 말했다. "아오자키 토우코의 작품이다, 이건." "……부엑." 린의 목에서, 기묘한 목소리가 흘러넘쳤다. "아, 그래서 료우기 씨가 아오자키 토우코한테 소개받았다고." "네. 여기는 토우코 씨가 쓰시던 사무소니까요. 자, 들어와주세요. 파파가 기다리고 계세요." 끄덕이고 나서, 마나가 빌딩 입구로 재촉한 것이었다. / 4층이, 사무실이 되어 있었다. 정확하게는, 원래는 사무소였던 것 같다, 라고 생각되는 구조였다. 벽도 바닥도 소재가 벗겨져서, 책상과 의자, 몇 개 정도 선반이 놓여있을 뿐. 어째선지 벽 쪽에는, 옛스러운 브라운관 TV가 대량으로 쌓여있어, 신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이게 아오자키 토우코의 사무소인가……." 라며, 스승님이 숨을 삼킨다. "그건, 중요한 건가요." "현대의 마술사한테는 말이지. 어떤 의미로는, 전설적인 예술가의 아틀리에같은 거니까." 자신의 질문에, 린이 검지를 흔든다. "하지만, 그다지 마술품은 남지 않았었어. 팽개쳐진 위저 보드같은 게 있지만, 가공되기는 했어도, 엄청난 신비가 새겨진 건 아니야. 역사도 고작해야 백 수십년이나 그 쯤이었고. 공방으로 쓰던 건 따로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럼 너, 먼저 뒤져본 거로군?" "서, 선생님이라도, 입장이 반대였으면 그랬을 거잖아요! 이건 그렇지, 귀중한 주체나 예장이 없어지지 않도록, 구해주자는 자비의 마음이라구요! 아뇨, 아오자키 토우코의 사무소라고 알았으면, 좀 더 철저하게, 먼지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했겠지만요!" 딱 표면상의 체재만 가다듬고, 린이 말한다. 대시는 꽤나 엉망진창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그녀가 말하면, 어쩐지 설득력이 있는 것은 인덕일지도 모른다. "토우코 씨가, 이 사무소를 내놓은지는 꽤 됐지만요." 하고, 방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엄청난 미소를 지으며, 마나가 돌아본다. "코쿠토." "파파, 겠지." 가볍게 나무라며, 료우기 미키야는 이쪽에게 인사했다. 스승님이 다소 미련이 남은 듯이 사무소의 풍경에서 시선을 떼어내며 묻는다 "자네가, 이 사무소의 소유주인 건가?" "아뇨, 꽤 전에 토우코 씨가 내놓은 다음에, 몇 명 정도를 거쳐서, 어쩌다 지금의 소유주랑 아는 사이가 된 겁니다. 본인은, 산 게 아니라 세를 내고 있을 뿐이라면서, 가끔 놀러 오는 정도지만요. 오늘에 한해서는, 여기가 좋을 것 같아서." "오늘에 한해서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1 말하려던 때, 코가 움직이고 말았다. 뭔가를 볶고 있는, 맛있을 것 같은 냄새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층계참에서도 풍기고 있었는데, 창문으로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는지, 톡톡 튀는 소리와 굴간장인지 뭔지의 입맛을 돋우는 냄새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칸막이 너머다. 탁탁, 아마도 국자로 중화 냄비를 두드리는 음색. 무슨 리듬을 타고 있는지, 콧노래도 들렸다. '……에르고?' 한순간, 젊은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싱가포르의 아파트에서, 어쩐지 쓸쓸한 듯이 노래하던 에르고의 얼굴이 겹쳐진 것이다. 하지만, 그 울림은 명백히 다르다. 곧바로, 오른손에 붕대를 감은 갈색 피부의 청년이, 큰 접시를 한손에 들고 나타난 것이다. "미키야 씨, 볶음밥 나왔다고." 밥알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고, 잘게 썬 고추와 파가 섞여있다. 그리고 형식상 수준으로 말린 새우가 들어있는 정도인 극히 심플한 요리였지만, 그 겉모습과 냄새만으로, 이미 맛까지 보증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접시를 든 청년이, 스승님을 향해 입을 연 것이다. "오오, 댁이 소문의 로드 엘멜로이 2세인가!" "이 사람, 은……." 돌아본 자신에게, 린이 눈썹을 찡그린다. "어라, 선생님, 그레이한테 설명하지 않으셨나요." "하려고는 생각했지만, 약간 상황이 나빠서 말이지. 그리고, 설명이 복잡해질 것 같아서, 여기서 하는 게 빠르겠다 싶어서." "……선생님, 가끔 그렇게 에너지 절약이랄까, 얼빠진 짓 하시죠." 린이, 시선을 피한다. 잠시 뒤, 체념한 듯이 손을 움직여, 이렇게 소개한 것이다. "이쪽은, 방황해의 바이 뤄롱 씨입니다." "하?" 무심코, 느닷없이 얼빠진 목소리가 나와버린 것은 용서해줬으면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방황해에 속해있는 건 아버지고, 나는 그 제자라는 취급이지만 말이야." 작은 접시에 볶음밥을 나눠덜면서, 청년── 뤄롱이 말한다. 가정적인 움직임이, 매우 익숙한 느낌이기는 했다. 시계탑에도 가정적인 자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잘 어울리는 자는 모른다. 마지막에, 따로 가져온 바질 잎을 얹어서, 예쁘게 장식까지 마쳤다. "자, 다 됐다." "루오. 보리차도 따랐어." 쟁반에 인원 수만큼의 잔을 올리고, 일곱 살 정도의 소녀가 가져온다. "그래, 고마워(셰셰), 아키라." "아키라?" 그 소녀도, 본 적이 있었다. 료우기 미키야에게서 건네받은 사진에, 찍혀있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이, 이 소녀가 아니었던가. "야코우……아키라……." 아연히, 중얼거리고 말았다. 스승님을 보고 돌아선다. "어떻게 된, 건가요?" "야코우 아카네와 이야기하던 때, 따로 메일이 온 거네. 료우키 미키야에게서, 야코우 아키라와 바이 뤄롱을 확보했다, 라고. 다만, 야코우의 앞에서 바로 이야기할 수도 없었지. 저쪽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알 수 없었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되면, 완전히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때의 스승님은 아키라와 뤄롱의 소재를 알면서, 야코우에게서 정보를 탐문하고 있던 건가. "야코우 쪽도, 우리들이 이미 야코우 아키라 양을 찾아냈다고까지 생각하진 못하더라도, 비슷한 상황은 상정해뒀겠지. 그래서, 조심스럽게, 되찾는 걸 도와줄 생각이 있느냐, 라고 확인했던 거다." "……그래서." 자신이 듣고 있던 스승님과 야코우 아카네의 회화는, 완전히 다른 의미가, 뒤에 도사리고 있던 것이다. 마술사 간의 회화가, 결코 말 그대로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늘 있는 일이지만, 그 이치는 이국에서도 통하는 모양이었다. 스승님의 말에 자신의 이름이 나온 것을 듣고, 아키라가 이쪽을 들여다보고 있다. 불안해보이는 그 표정에, "괜찮아." 하고, 마나가 바로 앞에서 대꾸했다. "이런 거, 파파는 절대로 잘 하는걸. 물론, 당신들이, 어떤 해결을 하고 싶은지에도 달려있겠지만." "……응." 작게, 아키라가 끄덕인다. 뜻밖의 주거니 받거니라고 생각됐지만, 나이가 가까우니까, 마음이 맞았던 걸지도 모른다. 살짝 간격을 두고, 료우기 미키야가 압을 연다. "인터넷의 게시판이나 SNS같은 걸 체크해봤더니, 그랑 도쿄 부근에서 이상한 빛을 봤다는 이야기가 있길래. 그래서, 에르고 씨한테 전화를 걸었던 거예요." 일본에 도착했을 때, 스승님은 에르고에게도 휴대단말을 지니게 했다. 전화 너머로는 예의 예장도 쓸 수 없기 때문에, 긴급 연락용으로서, 린과 에르고의 번호를 미키야에게 알려줬던 것이다. "전화를 받아준 게, 아키라 양이었던 거예요. 다행히, 그랑 도쿄에 출입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들과 무사히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참으로 많은 모양이군." "솔직히, 부림당하는 쪽이 많습니다." 스승님의 말에, 미키야가 옅게 웃는다. 농담이라기에는, 매우 실감이 담긴 대사였다. "그럼, 에르고 씨도." "이쪽이야." 라고, 린이 안내했다. 사무소에 인접한 방에, 침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거기의 침대에, 붉은 머리카락의 젊은이가 누워있던 것이다. "에르고 씨!" 눈에 띄는 상처는 보이지 않는다. 겉보기로만 말하자면, 아마도 뤄롱 쪽이 훨씬 중상이겠지. "상처는 거의 없어. 극단적인 정기(오드)의 감소가 신경쓰였지만, 그쪽도 깜짝 놀랄 정도의 속도로 회복되고 있어. 남은 건 정신 문제네." "그쪽은 아직 한나절은 걸리겠지. 굶주림에 덮쳐진 데다가, 신완까지 기동했으니까 말이야." 뒤쪽에서, 뤄롱이 말한다. 신완. 싱가포르의 싸움에서 발동한 에르고의 비장의 패였다. 손행자의 권능을 품은 그 신완은, 분신이라고는 하나 산령법정의 무시키마저 격퇴해낸 것이다. "당신은……." "다행히, 이쪽은 튼튼해서 말이야. 튼튼하게 만들어졌다, 라고 하는 게 정확한가." 붕대를 감은 오른손을 두드리며, "아야" 하고 울상을 짓는다. 그 정도로 그친 쪽이, 자신에게는 놀라웠다. 신완을 휘두른 에르고와 대치해서, 목숨이 붙어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나 다름 없다. "…………" 듣고 싶은 것이, 무수히 있었다. 에르고에 대해. 방황해에 대해. 야코우 아키라에 대해. 애초에, 이 청년은 적인 것인가, 아군인 것인가. 뤄롱은 쾌활하게 웃으며, 볶음밥을 덜어 담은 작은 접시를 내밀었다. "뭐, 일단 밥을 먹어줘. 식어도 맛있긴 할테지만, 역시 따뜻할 때 먹는 게 제일이잖아?"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2 "……그럼, 하나 괜찮겠나." 라며, 끼어든 스승님이, 검지를 들었다. "싱가포르 때부터, 의문이 있었지." "헤에, 뭐지?" "순서 말이네." 천천히, 스승님이 말한다. "에르고에게 손을 댈 순서는, 아트라스원, 산령법정의 무시키, 그리고 방황해로 정해져있던 모양이지. 두번째의 무시키는 그래도 알만 하지. 계속 아틀라스원을 감시한 것 같은 정황이 있고, 실제로 정화의 보물선에서 라티오가 실패하니 곧바로, 무시키가 찾아온 건, 뭔가 트집을 잡아서 가로챌 생각이 가득했기 때문이겠지." 싱가포르에서의 사건을 떠올린다. 확실히, 무시키가 찾아온 타이밍은 형편이 너무 좋았다. 아틀라스원의 라티오로서도, 무시키에게 강탈당할 가능성은 고려하고 있었던 정황이 있다. "하지만, 세번째인 방황해가 수수께끼였다. 엄청난 장기간과 코스트를 들여놓고, 아무 수확도 얻을 수 없는 가능성이 너무 높지. 무시키처럼, 여차하면 빼앗으려 들 생각이었나 싶었지만, 그런 기미도 보이지 않고." 아마도, 스승님은 계속 그 결락의 의미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계탑의 군주(로드)로서, 스승님의 실력이 걸맞다고는 유감스럽지만 말하기 어렵다. 대신에, 이 사람은 다른 마술사로서는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세심함을 갖고 있다. 시계탑의 권모술수 따윈 전혀 어울리지 않는 주제에, 그 조심성만으로 뛰어넘어온 것이다. 분명, 통찰력이라기보다는, 소심함의 산물. 참으로 당당하게── 두려움을 삼키면서, 스승님이 말한다. "방황해에 있어, 이미 에르고가 필수는 아니었다면 어떤가?" "선생님, 그건." 린이 돌아보았다. 자신도, 몇 초 뒤늦게 충격을 받았다. 어째서, 그 가능성에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건가. "​에르고와 같은 실험을, 이미 방황해가 다시 한 번 했었다면​?" 엄하게 지적하는 스승님의 목소리가, 사무소에 울려퍼졌다. "자네는, 에르고와 비슷한 능력을 발휘한 모양이군, 에르고에게 신을 먹였을 때의 데이터를 방황해가 이용해서, 독자적으로 다시 한 번 만들어냈다고 해도, 놀라울 정도는 아니지. 그렇다곤 해도, 새삼 에르고를 붙잡으려고 한 것을 보면, 에르고가 불필요해졌다는 건 아니겠지. 아마도, 자네는 방황해가 만든 대용품인 게 아닌가." "……대용." 욱씬, 가슴이 아팠다. 그럴 것이, 그러면, 너무나도 똑같다. 영웅(아서왕)의 대용품(스페어)으로서, 만들어진 자신과. "……이런이런. 선생이란 싫은 걸 눈치채는구만." 뤄롱이 어깨를 으쓱거린다. "대충, 그 말대로다. 나는 에르고의 후계작이라는 거지. 중요한 실험이라면 스페어도 만들잖냐. 물론, 방황해의 실험 목적과, 다른 둘은 꼭 일치하지는 않지만." "야코우 아키라를 원한 것도── 간타이가 필요하다는 것도, 그 실험 때문인가." "그래. 그래서 아버지는, 혹시나 댁들이 살아남았다면, 이 나라에서 만날 거라고 생각한 거겠지. 에르고랑 양쪽 모두 손에 넣으면 사정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았다…… 정도 아니겠어?" "되는 일 나름이라는 거야? 의외로 즉흥적이네." 린이, 가볍게 고개를 갸웃거린다. 실제로, 미래시라고 할 만한 고속사고를 달성했던 아틀라스원과 비하면, 방황해의 방식은 조잡하게도 생각된다. 그런 고속사고를 전제로, 아틀라스원을 감시했던 무시키도, 대강이지만 최적해였던 것이겠지. 하지만, 스승님은 오히려 표정을 점점 음울하게 흐렸다. "일부로 알린게, 아닌가?" "오."   하고, 뤄롱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컨트롤하려고 하지 않는다. 애초에, 노림수가 그렇다고 한다면?" "뭔가요 그거. 말하시는 거, 이상하지 않아요 선생님?" "에르고의 실험에는 아틀라스원의 육원도 얽혀있지. 그리고 아틀라스원, 산령법정, 방황해의 목적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싱가포르의 사건을 봐도 명백하다. 그렇다면, 방황해로서는, 행동이 이로정연할 수록, 아틀라스원의 고속사고와 병렬사고로 그 계획을 읽히게 되지." 린이, 침을 꿀꺽 삼켰다. 가련한 목이 살며시 움직이고, 그녀가 말한다. "즉, 계획을 읽히고 싶지 않다면──" "그렇지. 방황해가 아틀라스원을 제치려고 한다면, 가능한 한 손패를 엎고, 더미 정보를 늘릴 필요가 있지. ……즉, 지금의 뤄롱처럼, 정확한 정보를 넘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3 그걸 묻기 전에, "에르고를 넘겨라. 로드 엘멜로이 2세." 라고, 뤄롱이 협박한 것이다. "거기 내제자나 토오사카 린하고는 달라. 물론 시계탑의 학생들하고도 다르지. 에르고는 댁의 학생으로서는 가장 신참이고, 당신의 마술(사상)을 수용할 만한 상대도 아냐. 나한테 넘겨도, 아무 문제 없잖아? 에르고한테도, 옛 둥지로 돌아올 뿐인 이야기라고." "……자네는 에르고와 적대하던 게 아닌가?" "그건 에르고가 까먹어서 그런 거지. 떠올리면, 스스로 돌아오고 말고." "어떠려나. 아까도 말했을텐데. 애초에 자네의 아버님이라는 분은, 자네에게 전부 이야기하지 않았어. 이야기하면 아틀라스원이 깨닫겠지. 자네 자신도, 그걸 어렴풋이 알고 있기에, 핵심에 다가가지 않게, 미묘하게 이야기를 돌리고 있어. 그것은, 이야기의 핵심에 이르렀다가는, 자네로서는 예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 아닌가." 참으로, 기묘한 대치였다. 아까 전부터, 스승님은 눈 앞의 뤄롱과 이야기하고 있다기보단, 그를 통해 아버지라는 인물과 대화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보이고 있다, 라는 강렬한 암시가 있었다. 아틀라스의 육원. 싱가포르에서 싸웠던,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 그녀라면── 혹은 그녀의 일족이라면, 약간의 정보 누출로부터 방황해의 계획 전체를 간파할 수 있다고 생각되기에, 이 기묘한 회화가 성립되고 있다. 스승님과 뤄롱이 주고받는 말에도, 그런 배려냐 견제가 몇 번이고 겹쳐져, 두통이 올 것 같았다. 비유하자면 몇 중이나 되는 블러프로 뒤덮인 포커 게임이다. 이 자리에는 없는 참가자까지 상정하면서, 두 사람은 서로의 손패를 신중하게 찾고 있다. "굽혀주지 않는 건가, 엘멜로이 2세." 방긋 웃은 채로, 뤄롱의 시선이 예리함을 늘렸다. 맹수의 송곳니를 연상했다. 콘크리트가 벗겨진 사무소가, 갑자기 열대 정글로 변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튀어나온 데스크 라이트는 울창하게 자란 고사리고, 틈새에서 빛나는 그의 눈동자는 먹이사슬의 정점에 위치하는 암살자(재규어)의 그것이었다. "스승의 명령은 절대라서 말이야. 에르고를 발견하면, 반드시 데려오라고 들었어." "나로서도, 이건 신념(폴리시)의 문제다. 자신의 학생을 파는 짓은 할 수 없다. 그게 고작 일주일간의 학생이라도 다름 없다. 설령 상대가 아틀라스원이든 방황해든, 아 그러십시오 하고 굽힐 정도였으면 군주(로드)를 이어받지 않았을 거다." "다시 한 번 말하지. 방황해(우리)한텐, 스승의 명령은 절대다." 타협할 수 없다, 라고 깨달았다. 이 청년은, 결코 사악하진 않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들과 타협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가지고 있는 기준이나 척도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절대라고 말한 순간의, 엄청난 살의가 그것을 표명하고 있었다. 주륵, 하고 쇄골 부근에 식은땀이 났다. 옆의 린도, 살며시 허리를 띄운 걸 알았다. 자신은 고정구(후크)의 애드에, 린은 품의 보석에, 몰래 손가락을 올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4 "그런데, 뤄롱은 여권같은 거 갖고 있어?" 참으로 평온한 목소리가, 끼어든 것이다. 전원이, 휙 하고 그쪽을 향했다. 료우기 미키야였다. "여권이 아니라도, 운전면허증이나 주민표라던가 신분증명서라면 뭐든 괜찮은데. 아, 딱히 정규가 아닌, 약간 안좋은 거라도 상관 없어." 긴장된 분위기에, 천사가 지나갔나 싶었다. 갑자기 회화가 두절됐을 때에 말하는, 프랑스의 속담이다. 아무튼, 너무나도 독도 약도 안 되는 말에, 다른 전원이 의표를 찔린 것은 정말이었다. 한번 좌우를 둘러보고나서, 뤄롱은 자켓 주머니를 뒤집었다. 아무 것도 안 들어있어, 라는 제스처다. "갖고 있을 것 같아 보이나." "아니. 그러니까, 노숙자 생활이니 했던 거겠지." 미키야가 말하고, 근처 책상의 서랍에서 낡은 금속 조각을 꺼냈다. 작은 방울이 달린 열쇠였다. 딸랑 하고 울린 그것을, 그가 뤄롱에게 건넨 것이다. "이 사무소의 여벌쇠. 옥상이 없는 데에서 자는 것보다, 어린애의 몸에는 편할 테니까." "하?" "신경 쓰던 점인데, 아키라가 자발적으로 너를 따르고 있다는 건 한눈에 알았어. 그렇지 않았다면, 나한테 전화를 받았을 때, 집에 돌려보내달라고 말했을 테고 말이야." "…………." 자신들은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야코우 가가, 그녀에게 어떤 취급을 했었는지, 막 들은 참이었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마술사의 사정은 몰라. 야코우 가에서, 아키라를 데려와달라고 부탁받았지만, 그것도 솔직히 아무래도 좋아. ……이렇게 말하면, 그럼 왜 끼어든 거냐고, 화낼지도 모르겠지만." 곤란하다기보단, 수줍은 듯한 표정을 미키야는 보여줬다. 누구를, 떠올린 것일까. "다만, 지붕을 빌려주는 것 쯤은 할 수 있어. 오너한테는 벌써 얘기해뒀으니까, 전기랑 가스랑 물은 마음대로 써도 돼. 부엌 선반에는 보존식이 들어있는데, 유통기한이 지난 게 많으니까 확인하렴." 뤄롱도, 그 제안에 할 말을 잃었다. 완전히 10초 정도, 침묵이 계속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의 능력이 에르고와 호각이라면, 그 수 초 동안 백명이라도 죽일 수 있겠지. "……꽤나 사람 좋은 오너구만." "나도 그렇게 생각해." "댁은 모르겠지만, 나는 이쪽 세계에선 미사일 같은 거라고." "어린애를 숨기고, 회화가 통하는 미사일이라면, 아마 같은 소릴 할 거야." 마술사들의 모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주거니받거니였다. 아주 조금 전, 자신들은 치열한 전투에 들어가려고 했을 것이라, 그렇기에 김빠진 것같은 이 시간은, 거의 기적이었다. 어떠한 마술에도 묶이지 않는, 진짜 기적이었던 걸지도 모른다. "곤란하네……." 손바닥 위의 열쇠를 내려다보며, 뤄롱이 중얼거렸다. "이거 곤란한데. 이렇게 무거운 선물은 처음이야." 살며시 양손으로 덮고, 이마에 댔다. 기도하는 듯한 포즈였다. 소중히 주머니에 집어넣고, 옷 위로 어루만졌다. "고마워. 이 은혜는 잊지 않지. 예스러운 말투로, 고개를 숙였다.  스승님도,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고나서, 미키야에게 입을 열었다. "자네는…… 그 뭐냐……."   말이 막혀서, 품에서 시가 케이스를 꺼냈다. "피워도 되겠나?" "그러시죠." 시가 커터로 엽권 끄트머리를 잘라내고, 스승님은 성냥불을 붙였다. 어딘가 벌꿀같은 단 냄새와 함께, 사무소에 담배 연기가 감돈다. 그 연기를 잠시 보고 나서, 다시금 말했다. "우리들도, 이 사무소를 다툼에 휘말리게하지 않도록 노력하지. 약속까지는 할 수 없지만, 일단 노력한다는 거면 괜찮겠나." "충분합니다. 엘멜로이 씨." "거기엔, 경칭을 안 붙여도 되니 2세를 붙여줬으면 하네. 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서 말이야." "알겠습니다. 엘멜로이 2세."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뤄롱은 에르고가 한 달도 못 버틸 거라는 걸 알려준다.((그러고나서, 뤄롱이 일어섰다. 똑바로 복도로 이어지는 문으로 향한다. 문고리에 손을 언젔을 때, "하나만, 말해두고 가지." 라고, 등을 돌린 채 말했다. "에르고, 저대로는 한 달도 못 갈거다." "윽……!" 자신 뿐만 아니라, 린도 경직됐다. 하지만, 예감은 있었던 것이다. 린과 함께 있는 동안, 에르고가 굶주림에 시달린 적은 없었을 터이다. 채워지지 않는 감각은 있었던 모양이지만, 발작적인 행동에 나선 일은 없었다. 그렇다면, 무시키와의 싸움과, 뤄롱과의 싸움으로 두번째. 아니, 해적섬에서 무시키에게 죽을 뻔했을 때의 폭주도 더하면, 세번째가 될까. 오히려, 그 폭주야말로 계기였을지도 모른다. 이만큼 단기간에 굶주림에 사로잡히는 것은, 그의 증상── 식신충동이 악화되고 있다는 증거임이 분명하겠지. 부드럽게 닫힌 문소리를, 자신들은 그저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5 전언 철회. 이렇게 반성하지 않는 바보는, 그야말로 초짜라서 가능한 것이다. "미안하지만 안 돼. 당신은 단골도 아니고, 담보도 없잖나." "그건 담보 대신에 정보로. 야코우(그쪽)에는 분명 이익이 될 정보라고." 딱 수 초, 아카네는 생각했다. 적어도, 마술에 대한 지식이 있는 남자다. 정보가 엉터리였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20분 정도면 돌아올 돈이라면 별 차이 없다. "오카무라." 속삭이자, 장지문이 열리고, 상고 머리가 고개를 숙였다. 걱정이 됐는지, 깨졌을 터인 오카무라가 가까이에서 대기하고 있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한 번 더 남자의 미모를 보고 싶어졌을 뿐일지도 모른다. 그런 마성이, 이 남자의 용모에는 숨겨져 있었다. 알맹이가 어떻든 간에, 이만큼 아름다우면 충분. 차라리 다액의 빚을 지게 해서, 알고 지내는 흥행업자한테 밀어붙이는 편이 훨씬 돈이 될 지도 모른다고,아카네도 생각하기 시작할 정도였다. 손가에 현금이 놓이자,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는 히죽 웃었다. 한 장 한 장을 소중한 듯이 세면서, 만족스러운 듯이 끄덕이고, 이쪽을 바라본다. "그럼, 말하지. 방황해는 알고 있으려나?" 충격에, 아카네가 숨을 멈췄다. 그것은, 아무튼 서양권의 마술사에게 있어, 전설적인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방황해 발트안데르스. 다른 이름은 원협회(原協会). 세 개의 마술협회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아직도 신대의 마술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고 하는, 수수께끼에 싸인 조직이었다. "후, 후." 하고,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웃었다. "다행이야 다행. 그런 거 모릅니다 라고 하면, 내가 바보같아지니까 말이지. 뭐어, 내가 그 방황해 중 한 사람이란 거지만." 다시 찾아오는 충격을 견디고, 아카네가 시선을 든다. 이 운 좋은 멍청이였다가, 생초짜라고 훤히 드러내는 어리석음을 피로하거나 하는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그 방황해 중 한 사람? "정보라는 건, 그거?" "아니, 이 다음이야. 야코우의 쿠로히츠, 슬슬 세대교체 시기인 거지?" 돈의 많고 적음 따윈, 한 순간에 뇌리에서 날아가버렸다. 고우리키를 맡는 이이지마에게서도 오카무라에게서도, 미모에 들뜬 분위기 따윈 사라져 있었다. 쿠로히츠란 야코우에게 있어 목숨이나 같은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즉, 신의 그릇. 아득한 고대부터 이어져온 신의 파편── 간타이를 보존하기 위해 선택된, 영예로운 인간을 말함이었다. 이번 대의 쿠로히츠는 아카네의 아들이지만, 적성이 없어, 빨리 한도가 와버리고 만 탓에, 손주인 아키라에게 이식을 시작하려던 참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정보는 전부 대외비다. 쿠로히츠의 이름 정도는 새어나가 들은 자도 있겠지만, 세대교체 시기 따위는, 정식으로 축제를 맞이할 때 까지는 타인에게 알려져서는 안될 사항이었다. 게다가, 남자는 그 아름다운 입술로 이렇게 말을 이었다. "우리 제자가 말이지, 세대교체가 끝날 때까지, 쿠로히츠를 납치하러 갈 거야." 이이지마와 오카무라가 곧바로 덤벼들지 않았던 것을, 칭찬해야 하겠지.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는, 야코우에 대해 최대의 모욕이나 다름 없는 말을 내뱉은 것이다. 감정을 배제하고, 그저 고요하게, 아카네가 물었다. "어째서, 그런 짓을?" 유괴를 예고한다니, 아무런 메리트도 없지 않은가. 만약 협박할 셈이라면, 그야말로 전력을 다해서, 그 잘못을 일깨워줘야만 한다. 설령, 이 남자가 정말로 방황해의 강대한 마술사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내기하고 싶거든." 천천히 술을 마시고 나서,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손가의 하리후다를 만진다. "댁들이 쿠로히츠를 지켜낸다면, 우리 제자를 마음대로 해도 좋아. 반대로, 우리 제자가 납치해낸다면, 댁들의 쿠로히츠를 마음대로 해도 좋다, 라는 건 어떤가?" "……그 내기는 성립되지 않아. 납치한다면, 어차피 마음대로 할 수 있잖나." 당연한 일이다..  애초에, 마음대로 하고 싶으니까 유괴하는 것이겠지. "아니아니, 그건 틀렸고 말고. 마술에 몸담고 있다면 알지 않나?" 우아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말한다. "동서양이나 시대를 불문하고, 합의가 있느냐 없느냐로, 마술의 관계라는 건 완전히 달라지지.하물며, 야코우처럼 신과의 계약을 남겨둔 곳은 그렇지." 합의와, 마술. 남자의 대사는, 신비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예를 들면, 어떤 흡혈귀의 전승에는 「타인의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내측에서 초대받아야만 한다」라고 되어 있다. 성서에도 자기 아이나 친족을 산제물로 바치는 이야기가 몇 개나 있으며, 각종 신화에서도 비슷한 에피소드는 일일이 셀 수도 없다. 공통적인 것은, 인간 따위가 미치지도 못할 강대한 신비조차도, 동의의 유무를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약, 이라고 해도 좋다. 그 말을 진중히 음유하면서, 아카네가 묻는다. "그 제자도, 방황해인 건가?" "아니 달라. 하지만, 그쪽의 쿠로히츠에 비해도, 결코 못나지는 않을 테고 말고. 그럴 것이, 우리 제자는 용을 먹어치웠으니까 말이야." 자연스럽게,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입에 담았다. 현대에서는, 용의 존재 자체가 옛날 이야기다. 야코우처럼 간타이를 소지하고 있는 조직에서조차, 진정한 용종을 본 자 따윈 한 명도 없다. 설령, 수백년이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도 마찬가지겠지. 하나부터 열까지, 남자가 말하는 것은, 졸렬한 망상이나 장난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 "내기가 좋단 말이지." 술이 들어간 항아리를, 남자가 천천히 입술에 기울인다. "이것만큼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그만둘 수 없어. 마술사같은 게 된 것도, 결국은 좀 더 재밌는 내기를 할 수 있다고, 라는 것 뿐이었으니까 말이지." 과장스럽게, 어깨를 으쓱거렸다. 만취해서 거슴츠레해진 호박색의 눈동자에, 아카네의 얼굴이 비치고 있다. "내가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내기같은 건 변변한 일도 아닌데 말이지. "그러니까, 좋은 거야. 변변한 게 아니니까 내기가 좋은 거야. 생명이라는 건 내버려두면 합리화하는 거니까."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부드러운 말투로 말한다. "생명이, 합리화해?" "그렇잖아? 진화라느니 퇴화라느니 하는 건, 그 중 최고지. 쓰지 않는 기관이나 능력은 점점 쇠퇴하는 한편, 쓰고 있는 기능은 점점 연마되어 가지. 뭐어, 물론 그게 옳은 거야. 아무리 뛰어난 능력이었다고 해도, 쓰지 않는 것을 신주단지처럼 소중히 갖고 있어서는 의미가 없으니까 말이야. 이 지구(별)와 마찬가지로, 우리들이 품을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지. 가능하다면 팍팍 합리화 해가야 하지. 지금이라면 최적화라느니 하는 건가." 남자의 말에, 아카네가 눈을 가늘게 뜬다. 어떤 의미론, 그것은 마술사의 숙업이었다. 서양의 마술이던, 야코우의 행이던, 한 때 인간이 깎아낸 기능임은 틀림 없다. 어떻게 말을 지어내던 간에, 자신들은 과거에 매달린 망령같은 것이다. "후, 후." 하고, 남자는 또다시 웃었다. "하지만 말이지, 내기라는 행위는, 그 반대거든." 창 밖으로 보이는 달을, 남자가 바라본다. 산마루에서 들여다보고 있던 달이, 하늘 높이 올라 있었다. "합리도 계산도, 내기라는 행위의 끝에는 사라지지. 아아, 이겨도 져도 좋은 거야. 건 돈이 몇 배가 되던, 제로가 되던 마찬가지. 내기의 천칭에 올라간 단계에서, 그 녀석은 잃어도 좋은 게 된 거니까. 그렇게 당연한 가치를 잃었을 때, 처음으로 생명은 빛나는 거야. 몇만 년인지 몇억 년인지, 지구에 쌓아올려온 것을 내던졌을 때, 처음으로 의미가 생겨나는 거야." 위험한 무언가가, 호박색의 눈동자에 깃들어 있었다.  단순히, 마술사라서는 아니다. 방황해라느니 하는 레테르도 관계 없다.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태생적으로 지닌── 기원이라고라도 해야 할 무언가가, 거기에는 새겨져 있었다. "그러니까, 야코우(우리)에게 내기에 끼라고? 이쪽의 쿠로히츠와, 그쪽의 제자로?" "댁들은 내기도 봉납 중 하나잖아? 내가 말하는 게 전부 거짓말이라도, 딱히 손해는 안 볼 거라고." 남자의 말대로이기는 했다. 어차피, 세대교체의 시기가 새어나갔다면 경비는 늘려야만 하고, 방황해 같은 이름이 튀어나온 이상, 이 남자에서 이야기를 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하물며, 야코우가 도망쳤다느니 그렇게 선전당하면, 야쿠자로서의 체면도 깨질 수 밖에 없다. 잠시 생각하고, 아카네는 끄덕인다. "……좋지, 껴주겠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6 "선생님들은──" 하고, 물어보려던 때였다. 이상한 마력이, 사무소의 입구에서 부풀어올랐다. "뤄롱──?!" * "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 ​자신​과 스승님의 앞에서, 그 절규가 울려퍼졌다. 바이 뤄롱에게 업혀있던 소녀──야코우 아키라. 앳된 얼굴이, 갑자기 칠흑의 가면에 덮이고, 등에는 정체 모를 앞흑의 늪이 퍼진 것이다. 너무나도, 불길한 검정이었다. 아침놀의 색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는 어둠. 그리고, 그 어둠에서, 무언가가 파도쳤다. 마치, 밤의 바다에서 튀어오르는 인어처럼."선생님!" "그레이 씨, 무슨 일이!" 린과 에르고가, 사무소에서 뛰쳐나온다. 거의 동시에, "살려줘, ​루오​……!" 소녀의 절규에 호응하듯이, 암색이 뤄롱의 몸을 삼켜버렸다. 암색의 고래가, 청년의 오체를 먹어치우고 말았다고 생각했다. 업힌 소녀 자신도 포함해서, 모든 것이 암색의 공간에 접혀버린다. 뤄롱은 커녕 아키라의 체적보다도 적은, 말도 안 되는 압축에 끌려들어간다. 마치 극소의 블랙 홀이라도 생겨난 듯한 이상에, 누구 하나 움직임을 취할 수 없었다. 아니, 딱 한 사람, 예외가 있었다. 스승님보다도, 린보다도, 자신보다도 빠르게, 달려온 붉은 머리카락의 젊은이가. "뤄롱──!" 소리친 에르고의 옆모습에, 한 순간 사고가 정지했다. '……에.' 이런 표정을 짓는 젊은이였을까. 어리다기보단 정열. 무구하다기보단 예리. 수동보다는 적극성이 강한 옆모습. 고작 하룻밤만에, 수 년이나 경과해버린 듯 했다. 육체가 아니라, 정신의 시간. 그 등에서 꽃처럼 생겨난 환수가, 턱(아가리)를 닫기 직전이었던 암색의 공간에, 끼어들어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7 "에르…… 고…… 씨……?" 푸른 환수는, 암색의 공간을 먹어치웠다. 간신히 방울진 소녀의 목소리에 향해, 에르고가 남은 환수를 뻗는다. "​루오​!" 또다시, 소리친다. 본 적이 없는 표정. 들은 적이 없는 목소리. 자신이 모르는 에르고가, 거기에 있다. 모르지만, 역시 같은── 해적섬에서 만난 붉은 머리카락의 젊은이가. "나와, 루오! 이런 건 떨쳐내버려!" 찌릿, 하는 소리가 났다. 암색의 공간에서부터였다. "하하……." 괴로운 듯하면서, 그럼에도 기쁜 듯한 웃음소리가, 어둠의 밑바닥에서부터 메아리친 것이다. "겨우, 본가락이 나왔잖아. 에르고." 접혀진 암색의 공간을 비집어 열듯이, 골목의 허공에서, 갈색 피부의 손이 생겨났다. "그렇지. 아버지에 비하면, 고작해야 ​이 정도​, 다." 갈색의 손이, 휙 하고 가로로 움직였다. 암색이 찢어진 내측에서부터, 뤄롱의 상반신이 엿보였다. 새하얀 머리카락 아래에서, 눈동자가 타오르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입술이 당돌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야코우의 간섭이겠지만, 고작해야 이 정도의 마술로." 틈새에서, 반투명한 날개가 나타난다. 환익. 갈색 피부의 청년에게 주어진, 수많은 마술을 상회하는 신비. 암색의 내측에서부터 그 환익이 펼쳐져, 외측에서 뻗친 에르고의 환수와 닿는다. "에……!" 눈을 부릅뜬 것은, 자신만은 아니었다. 스승님도 린도, 숨을 멈추고 멈춰선 것이다. 환수도 환익도, 현대의 마술과는 격절된, 압도적인 신비다. 허나, 그 두 가지가── 적대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도우려고 접촉했을 때, 상승(相乗)되는 마력이 샘솟은 것이다. 규모가 아니다. 단순한 출력도 아니다. 질의 문제다. 극히 작은, 허나 극히 무거운, 마술의 질량. 이쯤되면 폭발같은 그 위력이, 뤄롱과 아키라를 에워싼 암색을, 젖은 종이만큼 쉽게 잡아찢는다. 거의, 기적을 보는 듯 했다. 붉은 머리카락의 젊은이의 환수와, 은발의 청년의 환익이, 정체 모를 어둠을 점점 현실에서 박리해간다. 아침의 빛이 암색을 꿰뚫고, 흉흉한 술식을 무효화해간다. 저편에, 뤄롱이 업은 소녀의 모습이 보여왔다. 이대로 가면, 틀림없이 암색의 공간에서, 두 사람을 다시 끌어냈겠지. '하지만.' 경보가, 자신의 가슴에서 울렸다. "안, 돼요──!" 자신의 목소리에, 스승님이 소리친 것이다. "그만둬라!" 라며, 두 사람을 제지한다. "그 술식을 부수면, 야코우 아키라가 죽는다고!" 환익과 환수가, 동시에 멈췄다. 그 순간, 옅어지려던 암색이 그 기세를 되돌려, 뤄롱 일행을 압박해, 스승님은 벌레를 씹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술식의 핵이 되어있는 것은, 야코우 아키라에게 깃든 간타이다. 무리하게 해제하면, 매체가 된 그녀에게 부메랑 효과가 돌아오지. 일단 분명히, 인간이 견딜 수 있을 만한 아픔으론 그치지 않을 거다." "칫…… 잘 생각했구만." - 로드 엘메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8 "그렇지, 야코우." 앗, 하고 자신은 돌아봤다. 에르고도 마찬가지로 돌아서서, 자세를 잡았다. 어느 틈엔가, 자신들의 등 뒤에, 검은 정장들이 나타났던 것이다. 이 자리의 누구에게도 기척을 느끼게 하지 않고, 그들은 이 자리에 서 있었다. 마치 그것은, 토지에 눌러붙은 그림자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세 명, 있었다. 지금은 가면을 쓰고 있지 않다. 허나, 몸에 두른 마력을 보면, 어떠한 술자임은 분명하다. 그 중 한 명이, 눈에 익었다. 야코우 유키노부. 오른손을, 삼각건으로 감싼 장한이, 긴장을 강하게 한다. '……피, 냄새.' 다른 사실에, 자신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희미하지만, 장한의 오른손에서, 또 새로운 피 냄새가 난 것이다. ──『간타이의 거부반응이라는 겁니다. 8할 정도 벗겨낸 지금도, 팔의 기능이 돌아오지 않은지라, 추태를 보였습니다.』 8할 정도 벗겨냈다, 라고 그 때는 말했다. 즉, 오른손에 남아있던 간타이를 써서, 조금 전의 마술을 행사한 것인가. 야코우 유키노부가 입을 연다. "당주님의 말씀을 받들어, 너와 아키라를 회수하러 왔다." 회수라고 표현했다. 즉, 아키라를 중심으로 일어난 이변은, 역시 야코우에 의한 것인 모양이다. 다시 암색에 갇혀가는 뤄롱이, 웃었다. "신의 관으로써 신을 봉한다, 라. 너무 바르게 해서 싫어지는구만. 하는 김에 그 애교 없는 표정 말고, 스마일로 맞이해주면, 좀 더 좋겠는데." "​루오​……." 등 뒤의 아키라가, 어색하게 신음했다. 그 소녀를 몸의 정면으로 내밀고, 뤄롱은 상냥하게 끌어안는다. "야코우의 당주한테, 햄버거랑 콜라를 준비하도록 말해둬." 윙크 한 번. 두 사람의 모습은, 그대로 어둠에 압축당했다. 그 후, 검은 큐브만이 남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뤄롱은 커녕, 자그마한 아키라의 신체조차 수납되지 못할, 손바닥 크기의 입방체였다. '……쿠로히츠.' 그 말이, 뇌리에 되살아난다. 신을 위한 관. 야코우 아키라가 불린, 다른 이름. ​그것​은 즉 이런 것이었던 건가. 동시에, 또 한 가지를 생각했다. "어이쿠! 이건 완전 빼다박았는데!" 사고를 선수쳐서, 작은 목소리로 오른쪽 어깨의 고정구(후크)에서, 애드가 말한 것이다. "입방체는, 구체와 마찬가지로, 물리세계에서 완벽한 형태 중 하나다. 동서양을 불문하고, 신이라는 현상을 수납하는 데 있어, 이러한 형상이 선택된 것은 당연하겠지." 듣고 있던 스승님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 시선이, 큐브를 주워든 야코우 유키노부와 맞았다. "회수하도록 하겠습니다만, 괜찮겠지요? 로드 엘멜로이 2세." 확인은 취했을 뿐, 안 된다고는 말하게 두지 않는 말투였다. 린은, 손바닥에 보석을 숨긴 채로, 검은 정장 일행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에르고는, 환수를 거둬들이지 않고, 살짝 발꿈치를 든 채였다. 양쪽 모두, 싸움에 끼어드는 것을 상정한 자세(스탠스)다. 이대로, 뤄롱과 아키라를 데리고 가게 냅둬도 되는 건가. 아니면, 야코우와 싸워서라도 되찾아야 하는 건가. "선생님, 저라면──!" 에르고가, 부른다. 방금 전까지 기적을 일으키려고 하던 젊은이는, 같은 정도의 분함을 배고 있었다. 그의 환수라면, 야코우를 쓰러뜨리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지는 않다. '……소제, 는.' 자신은 어쩌면 좋은 걸까. 눈 앞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응하지 못하고, 마음이 위축되버리고 말았다. 싸움이 벌어지면, 그렇게 가볍게 움직이던 몸이, 어째서 이렇게도 결단을 두려워하고 마는 것인가. '……무서워하고 있어?' 그렇다. 무서운 것이다. 이국의 토지에서,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인지도 확실치 않다. 단순히 개인이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다양한 인간관계가 얽혀들고, 복수의 조직이 끈처럼 묶여버린 상태도. 무엇보다도. '……스승님이.' 섣부른 자신의 행동으로, 적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승님 쪽이다. 가뜩이나, 시계탑에서의 스승님이나 입장은 반석처럼 튼튼하다 하기 어렵다. 오히려, 항상 밸런스를 잡으면서 줄다리기를 하는 거나 다름 없는 것이다. 여기다 외부의 적을 늘리면, 이번에야말로 파멸할 수 밖에 없다. "…………" 물론, 야코우 유키노부도 그 나름대로 각오를 하고 있을 터이다. 방황해를 포함한 마술협회와 다투게 된다면, 그들 또한 예상하지 않은 곤경에 처하게 될 위험이 있다. 그렇기에, 미리 료우기 미키야를 거쳐, 스승님과 이야기해서, 야코우 아키라를 되찾도록 의뢰한 것이다. 물론, 제대로 된 계약에는 이르지 않았다. 허나, 이러한 형식이나 준비가 얼마나 사람을 얽어매는지, 지금의 자신은 알고 있었다. 미리, 조금씩 상대의 행동을 제약해두는 듯한, 일종의 마술적인 수단. 그것 또한, 이 나라의 방식인 것일지도 몰랐다. 간격을 두고, 스승님이 길을 텄다. "좋네. 물론, 아키라 아가씨는 자네들의 보호 대상이지. 데려가게나." "……스, 승님." 제대로 말로 나오지 못하고, 목소리가 목구멍 안에서 사라진다. "감사합니다." 라며, 유키노부가 고개를 숙였다. "허나." 작게, 스승님이 서두를 놓았다. "모쪼록, 사투르누스의 철은 밟지 않도록 하시길". "…………." 이것에는, 유키노부는 답하지 않았다. 자신은 의미를 알지 못하고, 깜빡거릴 뿐이었다. 린의 숨이 막힌 것만은 지각하고 있었다. "돌아간다. 하시바미, 이즈마." 뒤의 두 사람에게, 그렇게 고했다. 큐브를 회수한 야코우 유키노부와 함께, 검은 정장들은 어스름한 길 저편으로 떠나간 것이다. 기척이 멀어지고 나서, 처음으로 돌아본 것은 린이었다. "최후의 충고는 제쳐두고, 야코우에 붙을 생각인가요. 교수님." 순수하게, 방침을 묻는 목소리였다. 스승님의 선택을 존중해서, 그럼에도 정말로 괜찮은 건가, 하고 확인하는 위치. "……선생님." 에르고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이쪽은, 훨씬 절박한 울림이었다. 마치 심장에 나이프가 꽂혀있는 듯한, 다급한 옆모습. 그런 표정을 짓는다는 것을, 또, 처음으로 알았다. "저는, 루오 네를──" 말의 다음이, 나오지 않는다. 그야 그렇겠지. '그럴 것이, 에르고도 알고 있어.' 에르고를 죽게 두지 않으려고, 자신들은 여행을 해왔다. 기억포화라고 하는, 신을 먹어치운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신을 되돌리는 술식을 알기 위해서, 스승님이 얼마나 되는 위험과 맞서고 있는지, 젊은이는 알아버렸다. 그런 스승님에게 이 이상의 무리를 시킬 수 없다고, 이 젊은이라면 생각해버린다. 그런 상냥한 부분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괴로운 것이겠지. '……게다가.' 스승님의 선택은, 잘못되지 않은 것이다. 뤄롱과 야코우 아키라. 야코우 아카네와 야코우 유키노부. 뤄롱을 편들면, 아키라를 구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허나, 에르고의 신을 되돌리는 술식을, 야코우에게서 끌어내는 것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자신들의 목적으로 따지면, 야코우 아카네에게 붙는 편이 절대적으로 옳다. 그렇지 않더라도, 시계탑의 군주(로드)로서, 다른 조직을 적으로 돌리는 일은 피해야만 하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9 "댁이, 야코우의 당주인가." "야코우 아카네다. 너의 스승님과는 내기를 한 몸이지." 검은 상자를 손에 든 채로, 아카네가 답했다. "'내기? 헤에, 몰랐는데." "몰랐다고?" "그 망할 아버지, 중요한 건 이야기를 안해서 말이지." 엘멜로이 2세가, 뤄롱에 대해서 같은 분석을 했었다. 방황해의 마술사는, 뤄롱에게 목적의 중핵을 개시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하고. 마술사라면, 드문 일은 아니다. 제각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야말로 제일 우선으로, 제자에게 전할 필요가 없다면, 제대로 말하지 않는 자도 많다. 허나, 다른 조직의 중요인물을 납치한다는 등의 작전에, 그런 목적을 설명하지 않는 일이 있을 수 있을 것인가. "…………." 잠시 간격을 두고 나서, 아카네가 입을 열었다. "너를 붙잡을 수 있다면, 좋을 대로 해도 된다고 들었다. "어이어이. 아버지, 나를 관광 선물이나 그런 거랑 착각하고 있는 거 아냐? 실은, 방황해 도장이 찍힌 취급 설명서도 넘겨받은 건 아니겠지." 농담 섞어가며, 상자 속의 뤄롱이 분개한다. 이 때에 이르러서도, 청년의 바닥은 판연치 않았다. 어디까지 장난이고, 어디까지 진지한 건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마치.' 하고, 아카네는 생각한다. 마치, 그 방황해의 마술사처럼. "붙잡혀 있는 게, 신경쓰이진 않는 건가?" "쿠로히츠의 술식이지 이거." 라고, 뤄롱이 말한다. "아슬아슬할 때까지 안 썼구만. 후딱 썼으면, 좀 더 빨리 아키라를 되찾았던 거 아닌가?" "경우에 따라서는, 이래도 부서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말이지. 실제로, 유키노부의 이야기를 듣자하니, 너는 봉인을 깰 뻔 했잖나?" 큐브를 앞에 두고, 아카네가 말한다. 주르륵, 이마에 식은땀이 맺힌다. 이야기가 가능할 정도로, 허나 그 쪽에서 봉인을 돌파하지 못할 정도로, 술식을 느슨히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야코우로서도, 이만큼 세세한 조정이 가능한 것은, 아카네와 유키노부 둘 뿐이겠지. "하지만, 너는 봉인을 깨기보다, 아키라의 무사를 우선시했다. 그런 행동으로 나설 거라고, 우리 애들의 보고를 듣고 생각했지만, 솔직히 이유를 알 수 없군." 아카네가, 상자를 향해 계속 말한다. "우리 손녀가, 어째서 그렇게 마음에 든 거지?" 딱 잘라서, 상자는 답한다. "도와줘, 라는 말을 들었거든." "그 뿐인가?" "그 뿐이야." 다시금 질문한 아카네에게, 뤄롱은 질린 듯이 답한다. 어깨를 으쓱거리는 모습이, 눈에 보일 듯한 목소리였다. "도와달라는 말을 듣고, 내가 돕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으니 신경을 쓰도록 하자, 라는 느낌으로 말했다.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 것 따윈, 이 행성(별)에는 없잖아." 말한 순간, 여자의 손바닥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상자의 틈새에서, 날개가 펼쳐진 것이다. 반투명한 환익은 품격있게, 상자의 틈새에서 표면을 쓰다듬듯이, 영역을 늘려간다. 숨을 멈춘 아카네가 멈출 틈도 없이, 그것은 상자를 모조리 채워간다. 7할 정도에서, 삐걱삐걱, 상자가 떨리기 시작했다. "쳇, 아직 안 되나. 상자를 부수지 않고 술식만 해제, 라는 건 어렵구만." 후욱, 하고 환익이 사라졌다. 지금의 의미는, 명확하다. 아키라를 죽이지 않고, 쿠로히츠의 술식만을 해제할 방법을 뤄롱은 시험하고 있으며, 서서히 성공하려고 하는 것이다. "각오해두라고. 아무튼, 잡힌 건 나니까 말이지." 그걸 마지막으로, 상자에서 나는 목소리는 두절됐다. 그 뒤에는, 아카네가 홀로 남겨지게 되었다. 수 초 정도, 그녀는 미동도 하지 않고, 손바닥 위의 상자를 보고 있었다. 한 번 숨을 쉬고 나서, 조용히 일어선다. 장지문을 열고,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던 검은 정장들에게 선언했다. "바로 의식을 시작한다." "허나, 아카네 님의 몸은." 검은 정장의 항변도 무리는 아니다. 뤄롱을 봉한 대가로, 그녀는 큰 소모를 강요당했을 터이다. 쿠로히츠 자체를 조작하는 술식은, 사상마술로 따지면, 사상반의 특권영역의 조작에 가깝다. 규모로 비교하면 사상반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술자의 부담은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었다. 허나, 야코우의 당주는, 일절 돌아보지 않고, 말한 것이다. "방황해의 제자, 이대로 얌전히 갇혀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말아라. 꾸물거리다간, 잡아먹히는 건 이쪽이라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0 칠흑의 공간에서, 뤄롱은 천개를 올려다봤다. 아니, 위라는 기술이 정확한지는 알 수 없다.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 장소에서, 상하라는 것은 사소한 개념일 뿐이기 때문이다. "……젠장." 참으로 드물게도, 그는 동요하고 있었다. 몸의 내측에 변화가 일어난 것을, 뤄롱은 지각했다. 본인조차 알지 못하진 경로(패스)가, 연결되어 있던 것이다. 그것은 몸의 깊숙한 곳에서 자라고 있던 종양처럼, 그의 내측을 좀먹고 있었다. 아무리 뤄롱의 영적 방어가 철벽이라고 하더라도, 직접 영핵부터 퍼내버리면 저항할 방도가 없다. 구조로 따지면, 슈퍼 컴퓨터의 중핵에 파고든 백도어와도 비슷하겠지. 그것도, 그 권한이 뤄롱 본인보다도 상위에 설정되어 있다. 이런 것이 가능한 상대는, 세계에 한 명 밖에 존재하지 않을 터이다. "……내기, 라고 했었지." 낮게, 청년이 신음했다. "그럼 망할 아버지, 정말로 나를 팔아먹었구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1 아카네가 말한다. 쓴웃음이 섞여 있었다. 그 때, 방황해의 마술사(지즈)는, 정말로 내기를 한 것이다. ──『동서양이나 시대를 불문하고, 합의가 있느냐 없느냐로, 마술의 ​관계​라는 건 완전히 달라지지.』 그렇기에, 이러한 폭거가 이루어진다. 가면의 옆으로 엿보인 관자놀이에, 땀이 흘렀다. 그녀 또한, 아슬아슬했다. 지금이라도 파열할 것만 같은 마술회로를, 간신히 가면으로 억누르고 있다. 아니, 그러한 개념무장이나 술식보다도, 단순한 의지 쪽이 컸던 걸지도 모른다. 야코우의 당주로서 살아온 세월이야말로, 그녀의 심지를 받쳐주고 있다. "자신의 어둠을 떠올리거라, 아키라." 그리고 지금, 아카네가 속삭인다. 현현한 아키라(손녀딸)를 향해서. 침묵한 채인 유키노부(아들)를, 옆에 두고, 말한다. "──방황해의 마인을, 먹어치워라."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2 "유키노부가, 의식을 방기했다면……." 말하고 나서, 야코우 아카네는 깜짝 놀라서 일어났다. "……나와 방황해의 계약(내기)은, 파기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3 심장의, 소리가 났다. 참으로 크고, 참으로 시끄러운 고동. 비트 하나 하나가, 그녀의 외침을 아득히 웃돈다. 이런 소리를 내는 심장은, 분명 그녀 자신보다 크겠지. 그런 건 질 나쁜 농담 같지만, 하지만 그녀가 처한 상황은, 언제나 나쁜 농담 같은 것이었다. "…………." 좋을 대로 해라, 라는 말을 들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여태까지 그녀에게 요구되었던 것은, 그저 참으라는 것 뿐이었다. 어떤 꼴을 당해도 견디라고밖에, 요구되지 않았다. 이제와서 좋을 대로 하라고 해도, 어떻게 하면 좋은 건가. 영문도 모른 채로, 아기처럼 외쳤다. 무서웠다. 두려웠다. 아픔도 괴로움도 견딜 수 없지만, 자유롭게 해도 된다는 건, 더욱 견딜 수 없다. 상처 입더라도, 목을 졸려도 좋아. 하지만, 좋을 대로 하게 두지 말아줘. 폭풍 속처럼, 그녀의 의식이 흐트러진다. 온갖 기억 속에서, 그녀는 부정되고 있었다. 가족이 모여있었을 때의 행복한 기억조차, 유키노부(부친)의 변덕 같은 것이었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건, 손발을 하나씩, 천천히 뽑히는 듯 했다. 그러는 새에, 눈치챘다. 딱 한 가지, 그렇지는 않은 추억이 있었다. ……그렇다. '루오.'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 야코우 아키라의 가슴은 달콤하게 욱신거렸다. '……루오……!' 당신을── 먹고 싶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4 청년은, 칠흑의 공간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심장을 담아둬야 할 부분이, 뻥 뚫려 공동이 되어있다. 어떠한 생물이라도, 피를 순환시키는 기관 없이 생존할 수는 없다. 심장을 빼앗아둔다는 것은, 일부의 신화나 전설에서 보이듯이, 상대의 활동 전부를 봉하는 주적행위이다. 고대의 인간은, 뇌가 아니라 심장에야말로 지성이나 마음이 깃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청년은 눈을 떴다. "……여어, 아키라." 뤄롱이, 이름을 부른다. 칠흑의 공간에, 낯익은 소녀가 떠올라 있었다. "​루오​──!" 소녀는, 허나 제정신은 아니었다. 그 송곳니를 크게 드러냈다. 뤄롱의 어깻죽지를, 물어뜯은 것이다. 살이, 찢어졌다. 피보라가 생겨나, 그녀의 얼굴 아래쪽 반쯤을 새빨갛게 물들여, 그야말로 귀녀처럼 물들였다. 그럼에도 질리지 않고, 삼키고 난 소녀는 더욱 깊게 물고 늘어진다. 부족하다. 부족하다. 부족하다. 뇌를 새빨갛게 물들인 것은, 추한 욕망 뿐이었다. 고통에 일그러지는 청년의 얼굴조차 보지 않고, 아키라는 한결같이 탐욕스러웠다. 목 내외에 흐르는 피의 뜨거움에 빠졌다. 꿀꺽 삼킬 때마다, 겨우 구원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보다 치명적인 것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도 못했다. 가장 소중한 것을, 스스로 상처입히고 있다는 것도. 동맥이 손상된 건지, 말 그대로 흘러넘치는 피에, 아키라는 취했다. "괜찮아." 그 머리에, 상냥하게 손이 놓인 것이다. "괜찮아, 아키라. 마음껏 먹어라. 마셔라. 괴롭잖아?" 그저 순수하게, 뤄롱이 뭇었다. "신의 음식이라는 건 말이지, 그런 것인 모양이라고." 에르고가 그랬듯이. 어깻죽지의 살을 긁어내듯이 물어뜯겼는데, 하지만 뤄롱의 웃음은 참으로 상냥했다. "내 살을 씹고, 피를 마셔서, 그걸로 만족할 수 있다면 그러면 되는 거야." 어깻죽지에 얼굴을 파묻은 채, 소녀의 몸이 떨렸다. 신음소리가, 났다. 떨림은 천천히 커지고, 머잖아, 얼굴을 들었다. "……​루오​." 라고, 중얼거렸다. 피로 젖은 입가에, 투명한 물방울이 맺혀있었다. "……​루오​…… ​루오​…… ​루오​……." "늦어버렸구만." 소녀의 머리를 안은 채, 뤄롱이 윙크했다. "미안…… 해요…… 미안해요……! 나는……." "이봐 이봐, 식사 후에는 잘 먹었습니다 잖아?" 이 자리에서는 불성실하기 짝이 없는 조크인데도, 피해자 본인이 말하니까, 아키라도 돌려줄 말이 없었다. 뤄롱이 목 근처에 손을 대자, 피는 뚝 멈췄다. 고개를 들었다. "오오나무치, 인가." 신의 이름을 속삭인다. 허공의 한 점을, 노려본다. "자, 계약은 끝났으려나?" 손을, 들었다. 그 너머에는 아무 것도 없다. 허나, 뤄롱의 눈동자는, 허공에 잠재된 것을 간파하고 있었다. "내 심장을, 돌려주도록 하실까." 손바닥 너머에, 마력이 집중된다. 아무 질량도 없는 공간에, 자전이 흐른다. 주적인 차원에 균열이 퍼져, 몇 중으로 숨겨져 있었을 터인 것이 드러난다. 그것은, 보다 힘차게 고동하고 있었다. 그것은, 주인을 맞아 환희하고 있었다. 뤄롱이 움켜쥔 그것은, 청년 자신의 심장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5 "미안한데, 그 녀석을 어디로 데려가주지 않겠어." 청년은, 희미하게 호흡을 흐트러뜨렸다. 여태껏 없는 일이었다. 의미는, 바로 알 수 있었다. "먹어치우고 싶어지니까 말이야." 뤄롱의 눈이, 붉게 물들어있던 것이다. '식신충동──!' "평소라면 별 일 없을 테지만, 아무래도 약해져 있어서 말이야. 마력은 돌아왔지만, 신체에 입은 대미지는 그리 간단하게 되지 않는 모양이야. 뭐, 서로의 기분을 알았으니, 딱 좋을 지도 모르겠는데. 연애상담에서도, 서로의 약점을 드러내고 난 다음이 스타트라고 하잖아?" 평소의 농담에, 고통이 번졌다. 이 청년이, 솔직히 약함을 폭로하는 성격이 아니라고, 이미 자신도 알고 있다. 그것을, 이렇게나 숨김 없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라며, 끼어들었다. "그러니까, 소제들이 오는 걸 기다리고 있던 건가요? 이 아이를 위해서?" "그거야말로 이판사판이지. 하지만 뭐, 와줬으니, 싸그리 정리해주라?" 턱을 치켜들고, "어디." 하고, 청년이 시선을 옮겼다. "먹을지 먹힐지 해보자고, 에르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6 "일단 물어보겠는데, 에르고와 아키라를 데려가는 것은, 자네의 스승의 명령이 아니었던가?" "그래, 스승의 명령은 절대야. 동시에, 이런 말도 들었지. ──네가 굶주렸을 경우에는 굶주림을 우선시해라. 그렇지 않으면, 굶주림과 계약 사이에서, 네가 미쳐버리니까 라고." 그만큼 식신충동은 절대적인 것이겠지. 적어도, 방황해의 마술사는 그렇게 생각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7 다시 한 번. 뤄롱의 노심이, 불타오른다. 호흡하는 것 만으로, 처절한 양의 마력이 정제된다. 사기니 뭐니 하는 수준이 아니다. 어지간한 마술사라면, 가볍게 수천 명은 말라붙을 만한 마력이, 그의 숨결 하나로 세계에서 퍼올려진 것이다. 그에 비해, 에르고는 뤄롱에게서 빼앗은 간타이를 다 써버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8 "싱가포르에서도 봤지만,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는 저런 사용법도 가능했던 건가요." "아니, 저건,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의 본래의 권능이다. 손행자의 여의금고봉처럼, 세계를 붙들어매기 위한 보구로서의 힘이고 말고. 뮤토스라는 건 어울리는 이름이다. 저기서 구현화된 것은, 진짜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조차 아니고, 전설로 구가되어온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의 본질 그 자체니까." 뮤토스. 공상. 우화. 혹은, 꿈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꿈인 이상, 설령 태조룡 튀폰의 능력이라고 해도 막을 수는 없다. 그런 성질을, 지금의 빛은 지니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세계의 텍스처를 붙들어맨 빛은, 마찬가지로 뤄롱의 내측의 용도, 청년의 내측에 붙들어맨 것이다. 이 이상, 밖으로 흘러넘치지 않도록.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9 "용을 먹은 자와 신을 먹은 자를 붙여놓고, 설마 결과가 아가씨의 새치기일 줄이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상상하지 않겠지." "망할 아버지." 뤄롱이, 말한다. "여어, 불초 제자. 너덜너덜하잖느냐." 구름의 위치가 변했다. 그것으로, 남자의 얼굴이 비쳤다. ……예쁘다.' 이런 상황인데도, 무심코 자리에 안 어울리는 감성을 느끼고 말았다. 등골이 얼어붙을 정도로, 아름다운 남자였다 수만 년이나 된 빙하를 걷는, 외톨이 회색 늑대를 연상시켰다. "당신은." "방황해의 지즈, 라고 한다네?" 회색 늑대 같은 남자는 이름을 밝혔다. 순식간에, 자신들 사이에 긴장이 퍼졌다. 방황해. 지금까지 제자인 뤄롱의 이야기에밖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마술사가, 마침내 자신들의 앞에 찾아온 것인가. "아아, 초대면은 아니라고? 자, 이거." 라며, 가면을 보여줬다. "그건──!" 싱가포르의 호커 센터에서 만난, 와양 배우의 가면이었다. 그 배우가 남긴 편지에 유도되어, 자신들은 린과 에르고 두 사람과 합류하게 된 것이다. 어떤 의미로는, 이 긴 모험의 시작이 된 것이, 이 배우와 편지였다. 그 때는 가면을 쓰고 있어서인지, 두터운 화장을 했어서인지, 얼굴을 잘 알 수 없었지만…… 설마, 그 때부터 방황해의 마술사와 만났었을 줄이야. "처음부터, 저희들을 해적섬으로 유도할 생각이었던 겁니까." 스승님이 말했다. 방황해에 대비되는, 시계탑의 군주(로드). 용을 먹어치운 남자에 대비되는, 신을 먹어치운 남자.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0 하지만, 지금 어느 쪽이 피폐한지는 명백하다. 이쪽은 비장의 패 중의 비장의 패까지 드러낸 상태고, 방황해의 마술사는 정체 이외엔 무엇 하나 드러내지 않았다. "응, 후, 후. 뭐어 순번이 있어서 말이지. 내가 직접 에르고와 만나는 건 계약 위반이었던 게야. 이대로면, 최초인 아틀라스원이 에르고를 회수해서 끝이었잖나? 그게 나쁘지는 않지만, 자리가 들끓어오르지 않는다는 거지." 방황해의 마술사──지즈가 말하는 의미를, 자신들은 알 수 있었다. 만약, 스승님과 자신이 합류하지 않았다면, 그 해적섬에서 린과 에르고 두 사람만으로,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 라티오를 받아치게 됐겠지. 그 경우, 실제 싸움처럼, 무시키의 난입까지 버티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곤 해도, 이쪽도 계산대로라고는 하기 어려워. 그렇달까 내기에 약하단 말이지 나."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1 뤄롱과 지즈가, 그런 대화를 한다. 그러고나서, 스승님을 힐끗 보았다. "확실히, 이 녀석은 여기서 처리해두는 편이 좋을 지도 모르겠구만." "윽!" 앞으로, 나선다. 승산도 뭣도 생각하지 않았다. 스승님을 해친다면, 그것만은 허락할 수 없다. 아무리 무모하고 무의미하더라도, 자신의 선택지는 하나 뿐이다. 하지만, "……​루오​." 그 속삭임에, 뤄롱이 돌아본 것이다. 아키라였다. 마력으로 뇌가 흔들린 모양이었지만, 뤄롱의 노심이 정지함으로써, 그 술식도 효력을 잃은 것일까. 그게 아니면, 일찍 회복해버린 것일까. 네 발로 기어서, 천천히 소녀는 청년에게 다가갔다. "​루오​…… 괜찮아…… 아픈 거 아냐……." 아직, 환상을 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소녀의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어서, 정말로 꿈 속에 있는 모양이었다. 그 손이, 외각이 박리된 후의 바텐더 복의 가슴에 닿았다. "아키라……." "다행이다…… 심장…… 움직여……." 정말로 기쁜 듯이, 소녀가 웃었다. "아무 데도…… 가지 말아줘…… ​루오​." 가느다란, 하지만 들어넘길 수 없는 말. 자신의 보구 따위보다도, 그것은 훨씬 강력한, 용을 얽어매는 주문이었다. 아키라의 손이, 뤄롱의 가슴에서 미끄러져내린다. 당황해서, 뤄롱이 소녀를 끌어안았다. 다시 기절한 아키라를 안은 채로, 뤄롱은 움직이지 않았다. 두 사람의 모습을, 달빛만이 비추고 있었다. "……쳇." 하고, 지즈가 혀를 찼다. "쳇, 쳇, 쳇. 기분이 잡쳤다." "지즈……?" 스승님이, 이름을 부른다. 그러자, 방황해의 마술사는, 입술을 비틀었다. "그러고, 야코우와의 내기에 이겨버렸으니까 말이지.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우리가 잡아갈 수 밖에 없겠지만, 내기에 이긴 뒤에, 상정 외의 물건까지 가져가는 건 재수가 없지. 우리들은 그런 걸 중요시하는 직업이잖아? 이긴 뒤에도 진 뒤에도, 봉(盆)은 깔끔히 해둬야지." 스윽, 하고 제자와 소녀의 근처로, 미끄러지듯이 달린다. "그러니까, 이렇게 하지." 라며, 미모의 마술사가 손을 움직였다. 지즈의 손가락이, 아키라의 등에 꽂힌 것이었다. "아키라 양?!" 외친 자신의 앞에서, 젤리에서 포크를 뽑듯이, 지즈의 손이 빠졌다. 옆으로 쓰러진다. 무언가가, 하늘을 날았다. 철퍽, 하고 스승님의 손 안으로 떨어진 ​그것​은, 검붉은 기관 같아서, 꿈틀꿈틀거리고 있었다. "이식된 간타이의 절반이다." "뭣──!" "고대의 심령수술 같은 거라서 말이지. 응후후, 감사하라고? 옛날에는 엄청난 술이 없었으면, 절대 안 했으니까 말이야?" 손을 뽑힌 아키라는, 잠든 채였다. 옷에도 머리카락에도, 피 한 방울 묻어있지 않다. 하지만, 아키라 자신에게 상처 하나 입히지 않고, 그런 짓을 한 순간에 해치울 줄이야. "그것만 있으면, 일단은 야코우도 납득하겠지. 절반이라면, 우리 불초 제자의 식신총동도, 일단은 견딜 수 있을 거다. 조금 아깝지만, 확실히 이 나라에는 세 명이 1냥의 손해를 본다(三方一両損) 인가 하잖아. 전원 타협하는 데에는, 전원 조금씩 손해를 보는 게 좋다고." "아버지……." "모쪼록, 네 스승님께 감사해라. 성창의 그림자를 뽑는 것도, 그 나름대로 수고가 드니까 말이야." 툭, 하고 뤄롱의 가슴을 찔렀다. 그러고나서, 시선을 움직여, "……에르고." 하고, 불렀다. 아직 힘이 돌아오지 않았는지, 붉은 머리카락의 젊은이는 웅크린 채였다. "어떠냐? 두 위 째까지 자각한 모양이다만, 나에 대해서는 생각 났냐." "아뇨." 하고, 젊은이는,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알아요. 이것만은 알아요." 또, 에르고는 처음 보는 표정을 지었다. 해적섬에서 아이들과 어울리던 때의 붙임성도, 뤄롱에게 품은, 순수하고 치열한 투지와도 다른 표정. 확실히, 이렇게 고했다. "저는, 당신이 싫어요." 미움이었다. 그러자, 지즈의 입술이, 얼음꽃처럼 벌어진 것이다. "이상적인 대답이다. 좋은 스승이 붙은 모양이군." "제가, 뭘?" "최고의 일처리를 해주고 있다는 말이지. 자랑해도 좋다고, 현대의 마술사(메이거스)." "그렇다면, 약속해줬으면 합니다." 라고, 스승님이 말을 꺼냈다. "야코우 아키라를, 절대로 다치게 하지 않는다고." "호오, 그걸 양보하지 못하는 못하는 건가." "료우기 미키야에게 의뢰받았습니다. 토보리 겐마에게 부탁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얄팍한 행위라고 하더라도, 그 보증 없이, 저는 물러설 수 없습니다." 물러서지 않는다, 라고 스승님은 단언했다. 즐거운 듯한 지즈의 눈동자는, 답을 하지 않고, 스승님을 비추고 있다. 희미하게 스승님의 손끝이 떨고 있는 것까지, 놓치지 않았다. 그러자, "내가 약속하지." 라고, 뤄롱이 말한 것이다. "설령, 망할 아버지라고 해도, 털끝만한 상처도 입히게 두지 않을 거다." "응, 후, 후. 이거 반항기가 무서울 것 같군." 웃은 지즈가, 하늘을 우러러본다. 달이 질투하는 게 아닐까, 하고 기묘한 생각을 해버렸다. 달보다도 아름다운 남자가 거기에 있는 것을 발견해버려서. "알고 있겠지, 군주(로드). 여기는 중간지점(터닝 포인트)이다." 라고, 지즈는 속삭였다. 마치, 두 사람만의 비밀이라도 털어놓듯이. "네가, 에르고를 어떻게든 하겠다면, 세 위 째의 신도 있지. 그러기 위한 여행도 필요해. 그 동안, 나는 이 녀석을 쓸 만 하게 해두지. 너도 모쪼록 에르고와 제자들을 조정해둬라." "…………." 수 초 침묵하고 나서, 스승님은 말을 이었다. "……당신은, 제자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 "뻔하지." 즉시, 지즈는 대꾸했다. "무엇보다도 수고를 들인, 귀중한 자신의 도구라네." "……지즈……!" 스승님이 눈을 부릅뜬다. 그것만은 용서할 수 없다, 라고 외치는 듯 했다. "응, 후, 후. 사고방식의 차이라도 있었나?" 놀리듯이, 지즈가 비웃는다. 그리고, "로드 엘멜로이 2세와 그 제자들. 비옥한 초승달에서 만나지." 그대로, 방황해의 마술사가, 손가락을 빙글 하고 움직였다. 어떤, 인장 같았다. 바람이 불었다. 한 순간, 얼굴을 가렸다. 손을 내렸을 때, 지즈와 뤄롱 두 사람── 아니, 아키라를 포함한 세 사람의 모습이, 사라져 있었다. 그 뒤에는, 그림자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사라졌다." "순간이동은, 현대에서는 마법의 영역이다만…… 방황해라면, 아직 마술의 범주겠지. 쓰더라도 이상하지는 않아." 스승님이, 망연자실히 말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2 희미하게 술 냄새가 났다. 와인이었다. 몇십 년 동안 빚어진 술과 어둠의 윤달에 두 개의 그림자가 겹쳐 있었다. 정사(色事)는 아니었다. 교성 대신 울려 퍼진 것은 짐승 같은 포효였다. 대략 인간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려는 으르렁거림이다. 현대 과학이라면 마취제를 사용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이것이 영적인 수술이기 때문이다. 영체의 피부를 찢고, 영체의 살을 열고, 영적인 내장에서 종양을 절제하는 그런 기법이다. 보통 몇 초에서 몇 분이면 끝날 수술에 벌써 세 시간이나 걸렸다. 고통 또한, 그만큼 지속되었다는 뜻이다. 보통 사람 같으면 정신을 잃었다가도 너무 아파서 정신을 되찾을 것 같은 정도였다. "이제야 칠할, 정도이려나." 소름 끼칠 정도로 아름다운 목소리와 함께 의사는 천천히 자리를 떴다. "⋯⋯제멋대로 하고선(好き勝手しやがって)." 부자연스럽게, 환자의 튼튼한 상체가 들어 올려졌다. 바이뤄롱. 용을 먹은 청년이다. "어이 어이, 이쪽의 고생도 조금만 헤아려 주었으면 좋겠는데. 어쨌든 성창의 그림자를 걷어내지 않으면 안 되거든. 좀처럼 남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대답하는 의사는 회색 머리의 남자였다. 방황해의 지즈. 청년(뤄롱)의 스승을 자처하는 남자다. "[가장 끝에서 주춧돌 되는 꿈의 탑(롱고미니아드 뮤토스)]이었나. 이 정도의 봉인은 신대에서도 보기 드물지. 내 손이 아니었으면 백 년이 지나도 그대로라고." "그건 그것대로 편리하네." 라며, 청년(뤄롱)은 어깨를 으쓱하며 흰 셔츠를 걸쳤다. 갈색 피부에, 실크가 미끄러진다. 역시나 초췌함을 감출 수 없는 얼굴을 툭툭 치며 말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3 자신은 스승의 비스듬히 오른쪽 뒤에, 에르고가 왼쪽에 붙어 있다. 어떤 이변이 일어나도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마술회로를 구동시킨 채로 있다. 이 방황해의 마술사를 상대로 자신들이 힘을 휘두른다고 해서 어디까지 의미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스승님께 피해가 생긴다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저항할 생각이었다. “------ 선생님, 괜찮습니까?” 중얼거리는 에르고에게 스승은 눈빛으로만 고개를 끄덕였다. 발언해도 괜찮다는 뜻이다. 한 발짝 앞으로 나와 에르고는 지즈에게 묻는다. "뤄롱과 아키라씨는 무슨 일이신가요?" 바이 뤄롱 에르고를 해적섬에서 이끌어낸 것이 스승이라면, 에르고의 절친한 친구라고 자칭하는 바이 뤄롱에게 적대적인 지시를 내린 것은 이 지즈였다. 일본에서의 사건 말미에, 그가 보호하고 있던 야코우 아키라를 모두 데리고 사라진 채, 그 행방은 알 수 없는 채로 사라졌다. "아키라 씨에 대해서는 계속 추적하겠습니다." 료우기 미키야에게 스승은 그렇게 약속했었다. 에르고도 그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공기가 삐걱거릴 만큼의 긴장감이 자신에게도 분명히 전달되었다. 이에 반해 지즈는 느슨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음, 후후후....... 뤄롱은 아직 요양 중이지만, 이제 슬슬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그 아가씨의 성창이 아프긴 했으니까. 아무리 용이라지만, 그만한 시간이 걸리겠지. 그건 이제 성창의 그림자라기보다는 전해 내려오는 성창의 전승에 가까운 것이었지만 말이야. 아, 저거다. 경계 기록대가 됨으로써 영령의 주형이 집단적 무의식의 인식에 끌려가는 것에 가까운 현상이다. 설마 현대에 그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어요." 지즈가 말하는 것은 일본에서의 결말이 된 자신의 창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병기에 대해서는 나 자신도 아무것도 모른다. '가장 끝에서 주춧돌 되는 꿈의 탑'이라는 이름조차도 거의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것이다. 신비에 관련된 현상은 당연히 그런 것이지만, 같은 상황에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것은 전력으로 계산할 수 없다. "아키라 씨는 어때요?" "그쪽은 뤄롱이 놓아주지 않아서 말이야. 그 멍청한 제자는 나를 너무 믿지 못하는 모양이야." 잠시 에르고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갈색 피부의 청년은 "그놈의 아저씨에게, 머리카락 한 올만큼의 상처도 입히지 않겠다"고 단언했었다. 그 약속을 지켰다는 뜻일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4 불현듯 린의 시선이 움직였다. "무슨 일이에요? "아직 뭔가 마력의 기운이 ------ 골목 안쪽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마술회로를 구동시키며 발을 움직였다. 앞쪽으로 쓰러져 있던 회색 곰도 원래의 인간 모습을 되찾았다. 물론 알몸이 되어 있긴 했지만, 일일이 신경 쓸 만큼 우습지도 않다. "짐승화가 끝난 여운이 남았나 봐요. 강한 약을 사용한 것 같으니 뇌가 망가지기 전에 스캔을 해볼게요." 주머니에서 보석을 꺼내 남자의 머리 위로 손을 뻗는다. 새로운 마술의 발동에 집중한다. 순간, 린의 옆구리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보통 사람이라면 소리와 불꽃밖에 감지할 수 없겠지만, '강화'된 린의 감각은 어둠 속에서 굴러다니는 찌그러진 라이플 탄환을 보았다. 저격이었다. (마술사 죽이기!) 소름이 끼쳤다. 지난 세기, 같은 이름을 가진 용병이 잘하던 수법이다. 린 정도의 마술사라면 마술 각인이 대부분의 부상을 치유해 주지만, 그래도 급소를 찔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과거의 마술사 살인마들은 그런 마술사의 교만을 이용해 마술이나 다른 것을 미끼로 삼고 현대 무기로 한방 먹여 죽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술사가 대기하고 있는 호텔 자체를 폭탄이나 로켓 발사기로 폭파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그 무서움에 마술계가 경악을 금치 못해 시계탑에서 그 대책을 포함한 호신술 단원이 필수로 개설될 정도였는데, 이곳의 마피아들은 그런 수법을 익히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지금 저격을 방해한 것은? “깃털?” 루비아가 입을 열었다. 린의 주변에 반투명한 깃털이 떠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자연계의 것은 아니다. 정교한 마력을 발산하는 그것은 단 한 장으로 스나이퍼 라이플의 탄환도 막아낸 것이다. 린이 시선을 올렸다. 고풍스러운 벽돌 건물 옥상에서, 금속이 엿보이는 것을 발견하고 대지를 걷어찼다. 충분히 '강화'된 린의 다리 힘으로, 두 번만 벽을 발로 차면 그녀의 몸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루비아도 마찬가지로 린의 뒤를 쫓아, 두 사람이 건물 옥상에 착지한 그곳에는 두 그림자가 서로 얽혀 있었다. "이놈아, 뭐하는 짓이야!“ 한 그림자가 스나이퍼 라이플을 버리고 칼을 꺼내 들었다. 아세이미 나이프 등으로 불리는 의례용 마술 예장이었다.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히면 거기서부터 적의 목숨을 앗아가는, 독이 썩어가는 수법이 느껴졌다. "어이쿠, 도저히 못 보겠어.“ 이에 반해 또 다른 그림자는 항복의 의미로 두 손을 번쩍 들었다. 느슨하게, 라고 버드나무처럼 그 손이 움직였다. 린의 팔극권에 맞서 그림자가 휘두른 것은 팔괘장 11원을 주축으로 한 무술이었으며, 아세이미 나이프의 날카로운 찌르기조차도 가볍게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저격수의 의도대로였을지도 모른다. 버려져 있던 스나이퍼 라이플이 자동으로 떠오르며 적의 머리를 향해 조준한 것이다. 짐승화 캡슐에 담겨 있던 것이 복용자의 뇌를 누르기 위한 동물의 저급한 영혼이었다면, 이것은 저격총 자체에 빙의한 사신의 마술 사격이었다. 어떤 '강화'를 하든 회피가 불가능한 근거리에서, 그러나 그림자의 등 뒤에서 반투명한 날개가 펼쳐지는 것을 린은 보았다. 압도적인 마력을 지닌, 현대에는 있을 수 없는 날개가 총알을 쉽게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나쁘지 않은 소품이군." 갈색 피부의 청년은 웃었다. 마치 천사처럼. 날개에서 흘러나온 깃털에 닿은 저격수가 전격을 맞은 듯 떨었다. 이어 온몸에서 새빨간 피를 흘리며 쓰러져 버린 것이다. 쏟아진 마력에 의해 마술 회로와 평행한 신경과 혈관이 파열된 것임을 린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환익------"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5 날개의 이름을 눈부시게. 밝은 목소리가 대답했다. "설마, 토사카 린?" 마지막 이름은 유창한 일본어 발음이었다. 빙글빙글 돌아본 갈색 피부의 청년에게 린은 최대급의 경계 태세를 취하며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네, 바이 뤄롱." 지즈의 제자이자 용을 먹은 청년. 그리고 그 상대는 에르고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사람이었다. "일단 도와준 건 고맙다고 해야 하나?" "아니, 어차피 마술 회로도 구동시키고 있었던 것 같고, 저런 저격에 죽을 놈은 아니잖아? 이쪽 사정으로 같은 마피아를 감시하다가 몸이 움직여 버린 것뿐이니 신경 쓰지 말라고. 게다가 숙소 한 끼의 은혜도 있었을 테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6 상쾌하게 뤄롱이 웃는다. 기분이 나빠진 듯 린은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항상 상대를 견제하고 틈만 있으면 조금이라도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 내는 것이 마술사의 유식한 시계탑의 유식이었지만, 도무지 이 양성의 청년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스승인 지즈가 특이한 미모와는 달리 어딘가 끈적끈적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몰래 준비해둔 보석을 치우고 모자를 흔든다. "그거야말로 은혜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아오자키 토우코의 사무실을 준비한 건 내가 아니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7 "하하하, 그럼 잘해 주도록 하지. 너는 역시 엘메로이 교실의 학생인가 봐?“ "루비아젤리타-에델펠트라고 말하지 않으면 어디서 온 촌놈이라고 경멸하겠지만" "오오,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 에서 멈춰야겠군." 멋쩍게 말하면서 뤄롱이 미소를 짓는다. 물론, 우아한 하이에나, 라고 이어진다. "저도 들었어요. 용을 먹은 인간이라고요." 루비아의 목소리에도 좀처럼 보기 드문 초조함이 묻어났다. 평판대로라면 린과 루비아 둘이서라도 제압할 수 있을지 매우 위험한 상대였다. 에르고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능자이며, 동시에 에르고보다 훨씬 더 이능의 사용법이 뛰어나다. ------ 문제는 일본과의 싸움에서 얼마나 회복했는가, 이다. 에르고가 조종하는 사구전신의 권능과 그레이의 새로운 성창의 능력으로 이능의 대부분을 봉쇄당하고, 치료도 겸해 무대 뒤편으로 사라졌을 것이다. 지금의 환익을 보면 어느 정도 회복되었을 텐데, 먹은 용의 권능은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일까? 그리고 왜 여기 있는 걸까. (스승님인 지즈가 이쪽을 찾아왔으니 이 녀석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만) 생각하던 중 마지막 의문에 대해서는 청년이 가볍게 입을 열었다.-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8 "당신들도 마피아와 트러블을 일으킨 일본인을 찾고 있는 거죠?“ "그럼 당신도? 라고 말하고 나서 린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입이 미끄러졌나 싶었지만, 뤄롱은 그런 식으로 흥정할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음~ 뭐, 됐어. 딱히 아버지한테 입막음 당하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잠시 생각에 잠긴 뤄롱은 이렇게 말했다. "펨의 선상 연회에서 에미야 시로라는 일본인이 반펨을 이겼다고 하더라" “뭐야?”절대 앨범에 남기고 싶지 않은 표정으로 린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9 홀로 남겨진 뤄룽이 조금 난처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 혹시 당신들 중 한 명이 에미야 시로의 연인인가요?" "네, 물론 제......아, 아니요, 이건 아직 비밀로 해야 할 일이라서 그분께는 말씀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그럴 리가 없잖아! 당신, 머리가 끓어오르고 있어!" 아름다운 두 마술사가 서로를 바라보는 표정이 너무도 아름답다! 순간 방금 전의 맹수들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물론 두 마술사 모두 맹수보다 몇 배는 더 무섭긴 하지만 말이다. 곧이어 린이 뤄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런 것보다 너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뤄롱, 무슨 생각으로 시로를 쫓아다녔어?" 린의 물음에 뤄롱은 어깨를 으쓱했다. "일단 아버지가 에미야 시로를 잡아서 어떻게 반펨을 이겼는지 물어보라고 하셨거든." "지금 이야기라면 그렇겠지. 대충 흐름도 읽을 수 있어. 당신네 지즈와 우리 선생님이 펨의 뱃놀이로 결판을 낸다는 거죠?" "잘 알겠다." "이렇게 재료가 많고 예측할 수 없는 두뇌라면 차라리 불타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게 낫지. 모나코의 쓰레기 배출 사정까지는 모르겠지만요." 말하면서 그녀가 팔짱을 낀다. 말라카 해협에서 해적의 컨설턴트를 하고 있는 그녀로서는 아직 대학생 나이치고는 다소 과묵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거꾸로 말하면, 지즈도 반펨에게 이기고 싶은 무언가가 있고, 동시에 그 사도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지.“ "...... 글쎄, 그렇게 될까" 뤄롱이 인정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0 "나도 확인하고 싶은데,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에르고는 어떻게 된 거지?" 그 물음에 옥상의 공기가 경직되었다. "그 도서관에 갔다는 건 프톨레마이오스의 이야기를 들었겠지? 그렇다면 그 녀석의 정체를 이미 알았을 텐데..." “------ 너” 잠시 숨을 멈추고 나서, "에르고에 대해서는 알았어요." 한 마디 한 마디를 끊어 말하듯 린이 말한다. "그럼 당신은 도대체 누구야?" "그 녀석의 절친이야." 갈색 피부의 청년은 호탕하게 웃었다. 더 이상 말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린으로서는 엘고의 정체가 알렉산드로스 4세 - 그 시체에 깃든 영혼으로 밝혀진 이상, 절친을 자칭하는 청년의 정체가 궁금하지만, 더 이상 압박을 가해도 새로운 정보를 털어놓을 것 같지는 않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1 그런 그녀에게 왠지 모르게 즐거워하는 듯한 표정으로 뤄롱이 말을 건넨다. "어때요, 찾는 데까지 손을 맞잡고 가는 건 어때요? 에미야 시로를 찾아낸 뒤에는 원래의 관계로, 뭐, 일시적인 협력이라는 거지.“ 쓰러진 마피아를 발로 차며 린이 묻는다. "이 정도 상대에게 다른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전력만으로는 필요 없을 것 같은데?"(「戦力だけなら必要なさそうだな」) 인정하고, 뤄롱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너희들보다 조금 더 일찍 모나코에 들어왔거든. 이쪽의 상황도 그 정도면 잘 알고 있을 거다. 예를 들어, 이 녀석들은 최근에 활동한 이탈리아계 마피아로, 무르테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어요." 무르테 "이탈리아어로 죽음이란 뜻이야? 꽤나 거창하네. 아까의 짐승화 영약도 거기서 나온 거지?" "뭐, 그래. 어떤 의미에서 마술 세계에서는 공백지대 같은 곳이지." "그래. 시계탑과 반펨, 그리고 성당 교회와 나선관이 각각의 판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이 국가가 너무 좁은 탓에 꽤 넓은 범위가 불가침 영역이 되어 버렸지." "...... 그렇구나, 그래서 모나코의 치안에 비해 이상한 게 있구나. 루비아의 정보와도 일치하네." 린이 한쪽 눈을 감았다. 그런 상대를 보며 뤄롱이 말을 건넨다. "반대로 너희들은 에미야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거야. 추적을 위한 정보를 서로 융통성 있게 주고받을 여지가 있을 것 같은데?"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2 "그렇다면 솔직히 말해 주었으면 좋겠어. 당신, 전혀 회복되지 않았겠지?" 잠시 으르렁거리더니, 뤄롱은 어안이 벙벙한 듯 목덜미를 문지르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알겠어?" "알겠어. 권능을 사용하지 않았어도 일본에서의 당신은 더 무서웠어. 지금도 나쁘진 않지만 달과 스뽕. 다이아몬드와 이탄 정도는 차이가 있어. 사실, 환익을 사용할 때마다 꽤 괴로운 거 아냐?" "눈썰미가 좋네." "눈치가 빠르네. 뭐, 그 정도는 힘들지. 에르고의 권능도 그렇고, 그 내제자의 창은 효과 만점이었어. 원래 튀폰은 봉인 일화가 있는 용이니까. 이런 상황에 끌려다니기 쉽다.“ 그리스 신화에서 튀폰은 최대, 최강의 괴물이다. 제우스 신을 쓰러뜨리고 모든 신들을 그리스에서 추방했다고 전해지는 괴물이다. 동시에 그 뛰어난 강인함 때문에 다양한 일화로 봉인되어 온 괴물이기도 하다. 그러한 이야기가 청년의 내면에 숨 쉬는 권능에 큰 영향을 끼친 것 같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3 이런, 하고 뤄롱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아까의 협력 이야기는 잊어버려, 이쪽은 이쪽이야~ "그쪽은 괜찮아. 내가 도와줄게." 발걸음을 돌리려는 뤄롱에게 아까의 협력은 잊어버리라고 린이 즉각 대답했다. "왜요? "왜요?" "당신이 쓸모없다고 말하지 않더라도, 불필요한 짐을 짊어질 정도는 아니지 않습니까?" "왜냐면, 아직 숨이 끊어질 지경인데도 그 환영으로 나를 보호해 준 거잖아요? 그 빚을 갚지 않으면 베개를 높이 베고 잠을 잘 수 없잖아. 알겠지, 루비아?" "솔직히 말해서, 당신의 그런 쓸데없는 사치스러움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요." "뭐야, 군살이라니!" "당신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니 책임지고 인수인계해 주세요. 그리고 이런 일이라면 당신보다 좀 더 안목이 있는 편이니 책임지고 맡겨 주세요."아까 린이 발로 차버린 마피아 저격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누군가 이 마피아에게 대마술에 대한 전문적인 훈련을 시켰을 거예요. 내용 자체는 초보적인 것이지만, 제대로 된 지식이 없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요." "마피아 중에 그런 실력자가 있었다는 건가? 린의 질문에 루비아는 잠시 침묵했다. 또 바람이 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4 뜨거운 여름밤의 바람이었다. 불길한 예감을 품은 바람에 떠밀려 루비아는 모양 좋은 입술을 깨물었다. “------ 그래, 이십 년 전쯤에 있었지. 마술계를 뒤흔들어 시계탑에서 호신술의 커리큘럼을 통째로 다시 쓰게 만들 정도로 영향을 끼친 상대가........” "마술사 킬러라고? 별명은 유명하지만 오래된 이야기라 자세한 건 몰라." "나도 그쪽 이야기는 잘 몰라." "나도 그쪽 이야기는 잘 모르겠어." 뤄롱이 어깨를 으쓱한다. “저도 방금 생각났어요. 설마 이런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어요........” 희미하게, 말끝을 흐린다. 그녀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 망설임을 떨쳐 버리려는 듯, 루비아는 이렇게 말했다. "당시 마술사 살해범의 이름은 키리츠구-에미야 키리츠구라고 해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5 "아까 동물원 흉내를 낸 기억대로라면 이 교회가 마피아의 은신처이고, 에미야 시로가 납치된 곳이라는 뜻이겠지?" "그래, 문제는 그가 아직 여기 있느냐가 문제지." 가볍게 말하면서 루비아의 마술회로도 이미 구동하고 있다. 오랜 역사에 힘입은 그녀의 내면에 흐르는 마력은 그곳의 마술사 수십 명을 가볍게 능가하고 있었다. "곧 이곳의 결계가 끊어질 거야. "호호, 끊어졌어." 기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뒷문 문이 열렸다. 그 순간, 린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 "뭐야, 이거" "야, 이 냄새" 뤄롱도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마피아가 항쟁 중이라고는 들었는데요." 루비아의 목소리도 희미하게 들려왔다. 교회 내부는 엄청난 피를 뒤집어쓰고 처참한 시체로 가득 차 있었다. 끔찍한 현장이었다. 세계적으로도 치안이 좋기로 유명한 모나코에서 이 정도의 참사는 거의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시체 대부분이 총을 들고 있었고, 그중에는 반쯤 짐승으로 변이된 시체도 있었다. "전투, 아니 거의 일방적인 살육이 벌어진 지 하루 이틀 정도 됐어요. 결계 때문에 죽음의 냄새도 봉인된 것 같네요." 천천히 걸어가던 린이 의자 근처에 떨어진 물건을 집어 들었다. "이거, 시로의 휴대 단말기!" "그럼 에미야 시로가 이곳에 온 게 틀림없다는 건가?" 뤄롱이 천천히 시체를 관찰해 나간다 총 14명의 시체. 대부분 머리나 가슴에 몇 발씩 총을 맞은 상태였다. 사망 원인은 그 상처로 인한 것으로 보아 틀림없을 것이다. "아무래도 마술사답지 않은 손놀림이군. 이 안에 에미야시로가 있을까?" 린이 조심스럽게 살핀 후, 모자를 흔들었다. "------ 없어." "그렇다면 도망쳤거나 ------ 습격한 상대에게 납치된 것이겠군요?" 루비아가 말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6 "여기 마피아는 원래는 어둠의 루트의 마술 상인이었나 보군. 주술체든, 예장이든, 정보든, 혹은 현대 무기든 가리지 않고 취급했던 것 같다. 아까의 동물원 괴한도 그런 일로 영약을 팔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군.“ "그렇다면 그만한 마술 상인이었겠지. 저 녀석들, 마술사치고는 초라한 실력이었지만, 영약의 효과는 나쁘지 않았으니까요." 뤄롱의 말에 루비아가 입을 열었다. "그렇겠지. 그야말로 당신 집이 단골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겠지만......." "뱀의 길은 뱀의 길이지만, 이런 계략은 함부로 펼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좋은 인맥을 쌓기 위해서는 악연을 끊는 것도 중요하다. 모나코에 그런 마술 상인이 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무리해서 알아볼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 그렇구나. 그 역시도 이론이군요."(······なるほど。 それも理屈だ」) 납득한 뤄롱은 몇 번 더 키보드를 두드렸다. "이게 거래처 목록인가?" 모니터를 통해 흘러나오는 문자열을 바라보며 빙고, 라고 중얼거렸다. "있었어, 에미야 키리츠구. 아무래도 옛날 단골손님이었던 모양이다. 거래 내역은 대략 20년 정도 전이지만, 꽤나 화려한 거래를 하고 있다. 로켓 발사기나 폭약 같은 걸 이렇게 많이 주문해서 혼자서 전쟁이라도 하려는 건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7 뤄롱은 미소를 지으며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음, 특별한 취급을 받고 있는 항목이 있네, 지금 열겠어.“ "잠깐, 이거.......“ 들여다본 린이 가볍게 눈을 떴다. 특별한 마술 예장도, 거창한 무기도 아니었다. 하지만 모니터에 비친 총알은 지극히 평범한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심히 불길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 기원탄' 라고 말하는 뤄롱이 있었다. "설명도 적혀 있네. 마술사 킬러-에미야 키리츠구가 자신의 갈비뼈를 잘라내어 가루로 만든 후 영적인 공정으로 응축하여 심재로 봉입한 탄환. 나는 예전에 이미 은퇴한 에미야 키리츠가와 협상을 통해 아인츠베른의 위치 정보를 포함한 몇 가지 정보를 대가로 남은 기원탄 세 발만을 넘겨받았다. 그 탄환이 가져오는 것은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에미야 키리츠키의 특이한 『기원』 그 자체다. 그 결과, 총에 맞은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상처는 없지만, 피탄 부위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는 특히 마술사의 경우 치명적이며, 아무리 강력한 마술적 방어를 치고 있어도 - 오히려 치고 있을 때야말로 최대의 효과를 발휘하여 마술회로와 마술각인을 남김없이 파괴하고 피해자를 폐인으로 만들 것이다.“ “마술사를 향한 악의에 가득 찬 총알이군요.” 마술회로를 파괴당하는 것이 마술사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는 이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자손의 미래에도 엄청난 악영향을 끼친다. 마술회로의 보전이야말로 어떤 의미에서 마술사에게 가장 신성한 책무인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8 다른 데이터도 보고 나서야 뤄롱이 일어섰다. 세례대 건너편이 고해소가 되어 있었다. 고해, 즉 참회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이 교회에서는 벽에 인접한 작은 나무 부스로 되어 있었다. 이 부스에 신자와 신부가 각각 다른 문으로 들어가 얼굴이 보이지 않게 칸막이가 쳐진 작은 창문을 통해 대화하는 것이 고해성사의 규칙이었다. 신부를 위한 문으로 들어간다, "------ 여기구나" 젊은 마음이 누르면 고해실과 인접한 벽이 움직여 아주 작은 방으로 통하는 문이 되었다. "이게 ------ 마술 상인의 상품 보관소라고요?" 뒤쫓아온 린이 작은 방을 바라본다. 그 안은 텅 비어 있었다. 먼지가 쌓인 흔적 등을 통해 다양한 물품이 놓여 있었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가장 안쪽에 있는 부서진 유리 케이스에 다가가 갈색 피부의 청년은 이렇게 단언했다. "여기에 기원탄이 있었을 거야“ “그럼 ------” 린의 말에 뤄롱은 이렇게 대답했다. "기원탄을 빼앗은 상대가 에미야 시로를 마피아로부터 납치해 갔다는 뜻이 되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9 반나절 전. 밤의 사선 환희선 객실에서 스승님은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린" 스승님의 목소리가 딱딱해진 것을 나는 느꼈다. 사실, 그 린이 '당장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숨을 헐떡이며 연락을 해오는 것 자체가 그만큼 급박함을 보여준다. 손바닥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지금 에르고와 플랫은 배를 타고 내려갔고, 스승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그리그 린은 이렇게 말한 것이다. "선생님은 에미야 키리츠구를 알고 계시죠?" 순간 스승의 숨이 멎었다. 자신은 모르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에미야라는 가문 이름은 지금의 자신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에미야 시로 지난번 선상 연회에서 펨에게 승리를 거둔 인물이며, 펨의 의뢰를 받아 그 수색을 맡은 상대였다. "스승님, 그거 -----" 말하려는 자신을 스승이 손을 들어 제압한다. "에미야 키리츠구 마술사 킬러이군." ----- 어........ 귀를 의심한다. 마술사 킬러란 지즈를 저격한 범인의 관계자로서 지금 의심받고 있는 바로 그 상대가 아닌가. 자신들이 찾고 있는 에미야 시로와 마술사 킬러의 가문이름이 일치한다는 것은 ------ "예. 그 에미야 키리츠구가 사용하던 기원탄이라는 마술예장을 이 모나코 마피아가 손에 넣었습니다. 저와 루비아가 찾고 있던 상대와도 인연이 있어서요.......! "잠깐, 에미야 키리츠구의 기원탄이라고?" "어쨌습니까?" 『どうかしましたか』 린의 질문에 스승님은 몇 초간 침묵했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했다.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 지즈가 아마도 그 기원탄에 의한 저격으로 사망한 것 같다" "하아아아!!!" 휴대폰 단말기 너머로 고막을 뚫을 정도로 린의 절규가 울려 퍼졌다. 무심코 귀를 막은 순간, 전화 상대가 바뀐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0 "야, 씨발 아버지가 죽었다고?" 그 목소리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침을 삼키고 최대한 담담한 척하며 스승이 말했다. ...... 바이 뤄롱과 함께 행동하고 있었구나." 지즈의 제자 에르고가 신을 먹는 사람이라면, 에르고의 절친을 자처하는 이쪽은 용을 먹는 사람이다. 그리스 신화에도 등장하는 태조룡 튀폰의 권능을 흡수하여 일본에서 전대미문의 전투를 벌인 상대였다. 그리고, (...... 나의 성창을 받았다) 아직 자신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최후의 꿈의 탑〉에 의해 그 능력이 봉인된 청년. 설마 그가 린 일행과 함께 행동하게 될 줄이야! 예상치 못한 상황이 겹겹이 이어진다. 마치 앞면과 뒷면이 바뀔 때마다 그려진 그림과 숫자도 바뀌는 마술 카드 같다. “미안하지만, 질문에 대답해줄래? 아버지가 살해당했다는 게 사실이야?” "아, 반펨 씨에게도 확인을 받았다. 기원탄에 의한 저격이라는 것은 내 추측이지만, 지즈가 살해된 것은 틀림없어. 외상은 없었지만 체내의 마술회로가 산산조각이 났으니까." "...... 이봐, 이봐. 정말이야?" 단말기 너머에서 뤄롱이 으르렁거렸다.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 만약 모르는 곳에서 스승님이 돌아가셨다면 ------ 은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조금만 생각해도 식은땀이 날 것 같다. 라이네스는 그런 것도 각오해야 한다고 자주 말하지만, 나에게 스승과 라이네스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특별했다. 어쩌면 에르고도 그렇게 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면에서 떠올릴 때마다 따뜻한 빛을 발산하는 그런 상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1 이번에는 역시나 루비아도 침묵했다. 거의 공포 혹은 전율에 가까운 암묵적인 의미가 담겨 있었다. “...... 그 웨인즈 가문의 쓰레기 조율사가? 도대체 무슨 말씀이신가요? 대략 반나절 정도 가르쳤다고 해서 현대의 마술사가 신대의 마술을 쓸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아니, 빌어먹을 아버지라면 그 정도는 할 수 있겠지’ 휴대전화 단말기 너머에서 뤄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황해의 마술사라는 것은 단순히 신대의 마술을 쓸 수 있다는 뜻이 아니야. 신대의 마술을 어떤 방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해. 방황해의 마술사에게 있어서는 신대의 마술은 여전히 살아 있다. 시계탑의 마술사가 현대의 마술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듯이, 방황해는 여전히 신대 마술의 끝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그 빌어먹을 아버지는 선생님으로서는 틀림없이 일류니까." 비슷한 말을 멜빈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놀랄 일인가, 웨이버" "단 몇 시간 만에 학생을 생각지도 못한 영역으로 인도하는 것. 그건 너조차도 여러 번 해봤을 거야. 방황해의 마술사가 같은 일을 해도 결코 이상하지 않을 거야." 정말 그 말이 맞다. 엘멜로이 교실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다른 교실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배척당하던 문제아들을 스승은 순식간에 시계탑에서도 뛰어난 인재로 키워냈다. 전혀 닮지 않은 것 같았던 지즈와 스승은 사실 거울과 같은 관계였던 것은 아닐까. 한때 숙명의 적이었던 닥터 하트리스와는 다른 의미에서 그 아름다운 방황해의 마술사와 스승은 너무도 닮은 점이 많았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잊을 수 없는 대화도 있었다. 일본에서의 사건 마지막에, 당신은 제자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의 지즈의 대답. "무엇보다도 많은 시간을 들여 만든 내 도구예요." 그것만은 용서할 수 없다며 스승이 화를 냈던 기억이 난다. 분명 제자에 대한 그 한 가지 점에서 두 사람은 상극이었을 것이다. 닥터 하트리스는 스승의 숙적이면서 동시에 스승의 가장 큰 이해자였지만, 지즈는 아마 그럴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닮았다고 해도 마지막 순간에 결별하는, 어쩔 수 없는 천적끼리. 설령 이미 죽었더라도 말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2 잠시 동안 스승님이 침묵했다. 그리고는, 뤄롱, 단말기의 저편에 있을 상대에게 말을 걸었다.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나는 빌어먹을 아버지가 에미야 시로를 찾으라고 했어. 찾을 때까지 당신들과 함께 동승할 거야. 뭐, 아버지가 죽었다고 하면 그 이후로는 어떻게 할 필요가 없어서 다행이지만.“ "그래?" 스승이 눈을 가늘게 뜬다. 말에 거짓말은 없는 것 같다. 적어도 그런 헛소리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전 교류에서 느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3 말문이 막히는 순간, 저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피가 뚝뚝 떨어지는 야수성이 묻어났다. "이봐, 엘멜로이 2세, 나도 물어보고 싶어. 에르고는 충분히 자랐나? 당신은 현대의 마술사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선생님이지? "최고라든가 그런 건 생각해 본 적도 없지만, 에르고는 확실히 성장한 건 확실해. 내 제자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야.“ "그럼 기대되네“ 무엇을, 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목소리에 담긴 투지로 인해 그의 욕망은 아프게 전해져 왔다. 용을 먹은 청년은 그 시선을 계속 에르고에게로 향하고 있다. (------ 닮았나?) 문득 생각했다. 친한 친구라며 적대시했던 멜빈과 스승님. 뤄롱과 에르고 두 사람의 관계는 그 두 사람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에르고는....) 방금 전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심히 불안한 마음이 가슴을 막았다. 플랫은 그를 어디로 데려간 것일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4 "...... "뭐예요, 이거?“ 루비아는 멍하니 입을 열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통해 모나코의 산산조각 난 건물 현장을 확인하고 있었다. 말문이 막힐 정도로 완벽한 파괴극이었다. 폭파 해체는 원래 내년에 예정되어 있었는데, 절차상의 실수로 오늘 실행하게 된 것이다 ------ 뉴스에서는 그렇게 말하지만, 분명 위장공작일 것이다. 시계탑이나 성당 교회 중 한 쪽에서 손을 댔을 것이다. 물론 모나코 정부 기관 입장에서는 마술사들끼리의 싸움의 결과라고 말할 수 없으니 그쪽이 더 편하겠지만 말이다. "뭐야, 이게 뭐야!" 휴대전화를 들여다본 린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신비한 은닉은 어디로 간 거야! 이 타이밍이라는 건 역시 배의 연회 때문이겠지? 하지만, 이렇게까지 하는 바보가 있는 거야?!“ "...... 아니, 아니, 두 분. 남에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도 화려하게 하고 있으니까요?“ 뤄롱이 부드럽게 말하면서 주위를 둘러본다. 창밖으로 보이는 모나코가 흔들리고 있었다. 배다. 모나코 항구에 정박해 있는 어느 화물선 안이었다.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넓은 선실, 세 사람 뒤에는 수십 명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쓰러져 있었다. 모두 마피아에 속한 인간들이었다. 어젯밤과 마찬가지로 짐승화 영약을 먹은 사람도 있었지만, 그것은 일곱 명 정도였다. 역시나 현재로서는 그 영약도 모두에게 퍼지지 않은 모양이다. 물론, 루비아 일행 세 명에 의해 쓰러진 것이다. "빌딩을 폭파하는 것과 마피아의 성패는 전혀 다르잖아요!" "네, 전혀 다르죠! 들키지 않는다면 몇 명을 쓰러뜨려도 마술사로서의 윤리에 부끄러울 것이 없다! 오히려 마술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으로 크게 권장할 만한 일이지요!" "시계탑이 그런 걸 중요하게 여기는 건 잘 알겠어." 뤄롱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후 에미야 시로를 찾기 위해, 혹은 기원탄을 빼앗은 누군가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기 위해 마피아의 단서를 찾아다니다가 마침내 개조한 화물선을 거점으로 삼고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그 직후, 거의 정면으로 공격하여 모두를 쓰러뜨린 것이니, 도움을 받았던 뤄롱으로서도 참 대단한 일이었다, (그렇구나, 에미야 시로라는 상대는 이 두 사람의 눈빛을 이렇게까지 바꾸게 만들었구나) 등 감탄할 따름이었다. 수치상 전적은 뤄롱이 열다섯 명 정도, 린과 루비아가 일곱, 여덟 명씩이지만, 린과 루비아만 해도 조금은 수고로웠을 것이다. 둘 다 고위급 마술사일 뿐만 아니라 실전에 매우 익숙하다. 보석 마술이라는 전투용 마술에 더해 근접전 기술이나 현대식 화기 다루는 법은 말할 것도 없고, 솔직히 시계탑과 엘메로이 교실은 무엇을 가르치는 곳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목숨을 잃지 않을 만큼의 여유까지 있다면, 이건 너무 우수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계탑의 커리큘럼에도 호신술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뤄롱은 멋지게 뻗어 있는 마피아의 부하들을 바라보았다. "이 녀석들한테서 이 폭파 해체 얘기는 나오지 않았군." "나오면 곤란하겠지. 일부러 셰로를 위해 건물을 폭파한 셈이 되겠지요?" "아니, 아니, 아무리 저 녀석이라도 그렇게까지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지는 않을 거야. 에스칼도스와의 항쟁인지, 드디어 성당 교회 쪽에서 개입해 온 건 아니겠지?“ 루비아와 린이 각각 말했다. 두 사람의 목소리에 조금 불안한 기색이 섞인 것은 그래도 시로가 관련되어 있다는 우려를 떨쳐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너무 고민해도 소용이 없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5 그리고......., "나온 이야기는 셰로 말고도 기원탄을 취급하던 마술 상인 얘기도 나왔어요." 루비아가 잘 다듬어진 턱을 부드럽게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기절할 뻔한 마피아를 그녀의 보석 마술에 의해 반쯤 좀비 상태로 만들어서 말을 하게 만든 것이다. 몇 가지 수확은 있었다. 예를 들어, 모나코에 잠입한 마피아 무르테는 역시 에미야 시로를 독자적으로 찾고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펨의 선상 연회를 이용한 그 움직임으로 마피아와 에스카르도스 가문이 정면충돌할 것 같다는 점 등이다. 예를 들어, 그 준비를 위해 오랫동안 폐쇄되어 있던 마술 상인 부문의 비밀 창고를 열게 되었는데, 그곳을 누군가 습격했다는 사실. "우리가 어제 봤던 그 현장이다" 라고 뤄롱이 단언한다. 이번 마피아가 원래 마술 상인으로서 여기저기서 거래를 하고 있었고, 야수화의 영약 같은 것도 그 일환으로 취급하고 있었다는 것은 어제 확인된 사실이었다. 그리고 뤄롱이 말했다. "당연히 마피아들은 에미야 키리츠키의 아들인 에미야 시로를 눈여겨보고 있겠지."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키리츠구와 마피아가 친분이 있는 이상, 그 아들인 에미야 시로가 선연에 온 것을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선상 연회에서 승리한 뒤, 비록 하급자라 할지라도 조직 구성원과 트러블을 일으킨 것이다. "흐름상으로는 자연스럽다. 아니, 이 시점에 이르러서야 꼬리를 내리지 않았다는 건 대단한 일이지만, 반대로 그 교활함도 포함해서 마피아 입장에서는 에미야 시로를 의심할 만한 정황 증거가 너무 많아서 보통으로 생각하면 시로의 동료가 구출하러 왔다가 반격으로 기원탄도 빼앗아 갔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을 거야.“ 마피아의 입장에서는 그 마술사 킬러의 아들이 암약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생각할 여지가 없다. 게다가 같은 장소에 비축하고 있던 기원탄까지 빼앗겼다면 ------ 이미 시로가 잡힌 것으로 보아 계획적이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하급자가 장난을 치던 소녀의 존재는 이미 잊혀졌고, 에미야 시로는 아버지의 유품을 되찾기 위해 마와이어와 싸움을 걸었다는, 그런 도식만 남게 된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6 "아, 당신, 그런 기분 좋은 소리 ------" 말하려던 린이 입을 다물었다. 시선을 떨어뜨리고, 조금의 간격을 둔 후, 이렇게 중얼거렸다. "...... 아니, 그거, 그런 것일지도 몰라." "안? 갑자기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변신했구나. 그럼 그럼 팬이 늘어날 것 같은데.......“ "그런 뜻이 아니라! 불리한 정황 증거를 말하는 거야!" 분개한 린이 기절해 있는 마피아들을 노려보았다. 그 사이를 비집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넓은 선실에서 작은 원을 그리며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보통으로 조사하기에는 에미야 시로라는 사람은 정보가 너무 많은 사람이야" "정보가?" "그것도 마술의 세계에서 보면 명백히 엉터리인, 엉터리 같은 정보만 가득하네. 덕분에 나도 시계탑에서 꽤나 고생했어." "호오. 그게 성배 전쟁을 말하는 거야?" "네." 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부분의 마술계에서는 성배전쟁은 극동의 사소한 의식을 과장되게 부풀린 거라고 생각하거든. 사실, 시골에서는 권위를 세우기 위해 그런 일을 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화제가 되는 건 확실해. 아까의 에미야 키리츠구나 선대 로드 엘멜로이도 참가했으니까, 비록 사기일지라도 화제성은 있을 거야. 오히려 가십적인 화제성만 너무 많아서 냄새가 난다 싶을 정도로 말이야.“ "흠." 그녀의 설명에 뤄롱이 턱을 쓰다듬었다. "그런데 지금 마피아 측에서 들려오는 정보에는 그런 잡음이 너무 적어요. 마치 상대가 삼키기 쉽도록 정성스럽게 비늘을 벗겨내고 전처리해 준 것처럼......." "...... 아" 거기까지 듣고 루비아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확실히, 그 가능성을 먼저 조사했어야 했어. 즉, 누군가가 정보 조작을 하고 있다는 거죠." 정보 조작 시계탑에서는 자주 등장하는 항목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모나코 사태에서 도대체 누가? ------ 누군가가 시로를 엮으려는 건가? 중얼거림과 함께 침묵이 흘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7 그 침묵을 깬 것은 루비아였다. "이봐요, 토오사카 양. 그건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닙니까?" "반대?" "우리에게 중요한 건 셰로일 텐데요." "글쎄, 그건, 응." 왠지 모를 뉘앙스를 풍기면서 린이 마지못해 인정한다. "하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아요. 셰로에게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상대가 모나코에 있을 것 같지도 않고요. ------ 아니, 그 사람이니까 뜻밖의 원한이나 인간관계가 있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지만, 일부러 총탄이 있던 교회까지 셰로를 데리고 간 건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지 않나요?“ "다른 이유?" "그래. 그 시점에서 마피아 일행은 시로와 기원탄이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럼? ------ 그건, 그러니까........“ 등줄기에 얼음을 맞은 듯, 린은 착각에 빠졌다. "누군가가 일부러 기원탄의 은닉처를 알기 위해 마피아에게 시로의 정보를 흘렸다는 거지? 이 예상이 맞을지는 모르겠다. 전제 조건 단계에서 자신이나 루비아가 착각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것이다. 우. 그래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생각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8 ------ 당신은 배에서 내리지 않는 줄 알았는데요........" 루비아가 말했다. 배에서 내릴 수 없어서 2세에게 에미야시로를 찾아달라고 부탁한 것이 아니었냐고 실크햇의 남자는 작게 인사를 한 뒤 대답했다. "아니, 그 말이 맞아요, 에델펠트 아가씨. 원래는 선상 연회 기간 동안에는 배에서 나오지 않기로 했어.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렇게 할 수 없었어. 곧 배가 출항해서 모나코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기 전에 조금만 정리해두면 어떨까 싶어서요." "아까 폭파 해체 때문인가요?" 마피아들을 쓰러뜨릴 때까지 루비아 일행은 연락을 끊고 있었기 때문에 폭파 해체 사실을 알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이 남자의 모나코에서의 권력을 생각하면 마피아의 거점을 찾아내어 이동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9 그리고 마지막 한 명에게 시선을 돌렸다. "바이뤄롱이구나." "아.......아!" 뤄롱이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 어머?) 린이 눈썹을 움직였다. 반펨의 눈빛이 자신이나 루비아를 바라보는 눈빛과는 다른 빛을 띠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의미는 금방 알 수 있었다. "꽤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방금 이야기한 사정으로 배가 출항할 때까지 시간이 없으니까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까?" 그 사도는 방황하는 바다의 제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내 오랜 친구인 지즈의 신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つ-! 린의 가녀린 눈썹이 움직였다. 신전 현대의 마술사들이 공방이라고 부르는 마술적 진지를 말한다. 어린 시절 린은 신대(神代)의 마술사들이 더 고도의 마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름이 다른 것 이겠거니 하고 안이하게 생각한 적도 있었다. 실제로 시계탑조차도 신전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식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린에 한해서는 몇 차례 신대 마술을 접하면서 그런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그 차이에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현대에는 공방이 되어 버린 것이 한때는 신전이었다는 의미. 그 엘메로이 2세라면 좀 더 세밀하게 그 정의를 언어화했을까. "흠흠". 두 팔을 깍지 낀 채, 뤄롱은 청아한 하루를 한 쪽만 명상했다.(若心は清しい日を片方だけ瞑った。) "거절한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상급사도님, 그게 바로 그 빌어먹을 아버지가 하는 말이야. 너한테만 빌어먹을 아버지 얘기는 하지 말라고.“ "어머. 이건 싫어하는 거다." 반펨이 미소를 지었다.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서 수행원에게 울음을 터뜨릴 것 같네요." 사도 옆에 서 있는 금발의 미녀가 눈꺼풀을 내리깔았다. 소문에 따르면 그녀는 반펨이 직접 만든 골렘이라는 소문이 있다. 신대(神代) 시대, 마술을 극도로 사도로 만든 반펨이 만든 마성 중 하나라고도 한다. 헷.......헷 뤄롱의 입술 끝이 초승달처럼 올라갔다. 보이지 않는 압력이 그 등 뒤에서 느껴졌다. 환익. 용을 잡아먹은 갈색 피부의 청년이 얻은, 에르고의 환수(幻手)에 버금가는 초월의 권능...... 아직 그레이의 성창에 의한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어떨까? 이 자리에서 상급 사도 혹은 그 시종인 골렘과 용을 잡아먹는 자가 격돌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사시모노 린과 루비아가 숨을 내쉬며 긴장한 표정을 짓는 순간,(さしもの凛とルヴィアが吐息に緊張を混じらせたところで、) "궁금한 것이 있었다" 반펨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에르고군의 정체를 알고 있어. 그와 정복왕의 관계를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지만, 그 역시 두 사람에게는 놓칠 수 없는 말이었다. 린과 루비아로서는 그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의 모험으로 겨우 얻은 정보였다. 엘메로이 2세와 정보를 공유했을 때, 반펨에 대해서도 대략적인 이야기는 들었지만, 정말 에르고의 정체까지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나는 당시 이스칸다르의 군대를 본 적이 있다." 물론 이스칸다르의 동방원정은 서기 이전 사건이다. 사도들 중에서도 유난히 오래된 반펨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에르고를 만들어낸 세 명의 마술사 - 실험 당시부터 지금까지 살아 있는 무시키나 지즈에 버금가는 역사의 두께를 이 사도는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사분오열되어 너무나도 비극적인 후계자 전쟁을 일으킨 그 현장도 이 눈으로 지켜보았다." 수많은 맹장들과 지장들이 한때의 전우를 죽이고 죽이는 싸움. 가장 강한 자가 계승하라는 이스칸다르의 유언이 남긴 전쟁. "하지만 난 너에 대해선 몰라, 바이뤄롱."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0 앗! 린이 힘차게 몸을 돌렸다. "뤄롱, 네가 에르고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했지?" 에르고의 정체, 알렉산드로스 4세. 그 절친이라고 자칭하는 걸 보면 같은 시대 사람일 것이다. 에르고 본인 역시 기억을 잃었지만, 뤄롱이 절친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가까운 인간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린도 뤄롱을 당시의 누군가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스칸다르의 정복 범위를 생각하면 중국권 사람이든 인도권 사람이든 결코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지금 반펨이 의문을 제기했다. 너 따위는 모르겠다, 라고. "흐음. 아무리 반펨씨라도 왕의 군대를 모두 알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게다가 얼굴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지 않겠어? "물론이지. 바이뤄롱." 라고 반펨이 인정한다. "하지만 알렉산드로스 4세는 만나는 사람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었어. 어쨌든 정복왕의 아들이니까요. 이스칸다르에는 헤라클레스라는 위대한 영웅의 이름을 부여받은 서자도 있었지만, 이쪽과는 달리 정식으로 제국을 계승해야 할 사람으로 여겨졌으니까요." 그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알렉산드로스 4세는 끔찍할 정도로 폐쇄적인 환경에서 자랐으며, 특히 왕모 올림피아스의 손을 떠난 뒤에는 불필요한 지혜를 얻지 못하도록 온갖 글조차 멀리했다고 한다. "정복왕의 어머니 올림피아스 곁에 있을 때는 거의 그녀의 손아귀에 있었고, 그녀가 패배하여 암피폴리스 요새에 유폐된 뒤로는 생을 마감할 때까지 거의 누구와도 만나지 못한 상태였으니 친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의 중요한 인물뿐일 것이다. 그 지즈가 용을 잡아먹는 그릇이 될 상대라면 더더욱 그렇겠지." 뤄롱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절친한 친구였던 알렉산드로스 4세의 말년을 슬퍼하는 듯 보였다. 아니면 ------ "애초에 의문이 있습니다." 반펨은 실크 모자를 들어올렸다. 말 그대로, 그것은 근본적으로 바이뤄롱이라는 인간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너는 정말 그 지즈의 제자인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1 "당신은 정말 그 지즈의 제자인가?" 반펨의 질문은 어두운 선내를 더욱 밝게 비추는 듯했다. 일본에서의 전투에서 뤄롱은 지즈와 함께 있었고, 확실히 그렇게 말했었다. 그래서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런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지. 한 박자 쉬고, 뤄롱이 되묻는다. "이봐요. 왜 거기까지 의문을 품은 거야? "반펨." "멜빈-웨인즈가 지즈의 제자가 되었다고 했어." 곧바로 반펨이 반격한다. "확실히 그는 지즈의 제자겠지. 그가 사용한 마술에서도 지즈의 향기가 났으니까요. 즉흥적이라 해도 제자임에 틀림없어. 거기서 어떤 종류의 카라크리가 있다고 해도." 바로 그 무렵, 사선 환희선의 엘메로이 2세가 멜빈에게 그 카라쿠리를 묻고 있다는 사실을 알 리가 없다. "하지만 넌 도무지 털 색깔이 다르다.“ "빌어먹을 아버지는 빌어먹을 아버지다" 뤄롱이 어깨를 으쓱했다. "대체로 제자란 말은 말장난일 수도 있지 않겠어. 에르고와 마찬가지로 신을 잡아먹는 자에 대한 용을 잡아먹는 자로서의 수법을 전수받았으니까. 그런 관계를 제자라고 해도 거짓말은 아니겠지.“ (중략) 루비아도 린도 이 순간은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서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상급 사도와 용을 잡아먹는 자가 천천히 공기에 다른 종류의 성분을 섞어가며 대치하는 광경을. "자, 너는 누구야?" "대답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않겠어?" 뤄롱이 고개를 저었다. "대체로 그런 이야기라면 플랫-에스칼도스도 충분히 의심스럽지 않겠어? 신대에는 걸리지 않지만, 그것도 서기 2천 년 가까이 사용한 마술 실험의 산물일 텐데........" “------ 무관하지 않겠지?” 반펨이 눈을 가늘게 뜬다. 그래, 무관하지 않다. 당시 반펨도 몰랐지만, 두 사람이 유산동맹 등을 명분으로 손을 잡은 것은 어떤 의미에서 매우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그럼 한 가지 내 상상을 들어볼까요?" 반펨은 이렇게 말한다. "나의 선상 연회를 앞두고 지즈가 갑자기 제자를 늘린 것은 ------ 현대에 신대의 마술사를 늘리는 등의 기예가 가능해진 것은 네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야" "내가? 어떻게?" "현대에도 계약만 하면 신대와 같은 형태의 마술은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지금도 간타이를 이용하는 일본의 주술이 증명하고 있다. 다만, 신체의 쇠퇴한 파편에 불과하다. 간타이에서는 시계탑과 비교해서도 두드러진 마술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형식이 신대(神代)와 다르지 않다는 것뿐입니다." 천천히 반펨이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 "지즈가 신대의 마술을 사용하는 제자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 쿵. 라고 바닥을 찔렀다. "신을 잡아먹는 실험에 너라는 여분을 준비한 이유" 쿵. 쿵 "태조룡인 튜폰을 먹으면서도 네가 아직 기억 포화를 일으키지 않은 이유" 쿵. 쿵. 쿵 '세 가지 수수께끼는 하나의 답으로 풀 수 있다' ------ 설마」라고........ 루비아가 작게 중얼거렸다. "방황하는 바다의 비닉신리------! 예전에 그녀가 직접 라이네스와 라티오 두 사람에게 말했던 내용이었다. 엘메로이 2세가 일본으로부터 보낸 메일로, 그 군주가 신을 먹는 제자를 맞이하여 방황하는 바다의 제자인 용을 먹는 자를 적으로 돌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였다. 그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간타이도 신식도 아니라는 것을 직감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비닉신리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방황해에서는 비닉신리야말로 오의서 같은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아틀라스의 7대 병기와도 같고, 혹은 시계탑 지하에 펼쳐진 영묘 알비온과도 같은, 그들이 의지하고 있는 '비밀'이라고........" 제논 "보존의 문의 비밀 신리는 '성구'였지" 반펨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마치 루비아의 직감을 긍정하는 듯이. 그리고 카지노 배에서 옛 친구에게 질문을 던지는 군주처럼, 옛 사도는 이렇게 단정했다. "너는 방황하는 바다의 지즈와 계약을 맺은 신이다. 바이 뤄롱“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2 "......뭐야, 저 사기. 서번트 급이잖아!" 망연해져 있던 것도, 수 초. 사람이 모이는 게 조금이라도 늦춰지도록, 주위에 사람 물리기 술식을 친다. 쓰러진 채인 야코우의 마술사들은 일단 무시. 정보는 원하지만, 이 이상 상황이 복잡화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조바심을 억누르면서, 린은 휴대단말을 꺼내들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3 뤄롱의 몸에서, 마력이 솟구쳤다. 한 개인의 정기(오드)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 처절한 양의 방사였다. 원래 마술회로의 생산량으로는, 린도 보통이 아니다. 메인 회로는 커녕 서브 회로라도, 어지간한 마술사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는 자신이 있다. 그런데도, 눈 앞의 상대는, 린에게도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그야말로, 그 때의 무시키를 방불케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4 '그렇다면, 선수를 칠 수 밖에──!' "에르고!" "네!" 린의 지시에, 에르고의 등에서 반투명한 물체가 솟아났다. 환수였다. 에르고의 마력을 받아, 활성화한 환수가 반투명하게 솟아나서, 뤄롱에게 쇄도한 것이다. 하지만, 그 전부가, 눈 앞에서 튕겨났다. "뭐어, 잊고 있겠지만 말이지." 조금 쓸쓸한 듯이, 뤄롱이 시선을 떨어뜨린다. 그 등에, 뭔가 따뜻한 것이 펼쳐져 있는 것을, 린은 느꼈다. 에르고의 환수와 많이 닮은 반투명한, 마치 종교화에서 보일 법한, 환상적인 기관이었다. "환익(환이)라는 거야." "너는......." "그러니까, 말했잖아? 너의 친우라고. 우리들 같은 게 대등한 벗이 되려면, 그 나름의 조건이 필요하잖아." 대등한, 이라고 뤄롱은 말했다. 그것은 즉, 단순한 심리적인 조건이 아니라, 물리적인── 혹은 신비적인 조건이었던 것일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5 "아아, 그래. 일단 확인해두는 건데 말이야. 아키라는 이 사람들과 야코우에 돌아갈 생각이 있다던가 그래?""싫어!" "그럼 어쩔 수 없지." 소녀의 즉답에, 굳이 청년이 고개를 끄덕인다. "조금 아픈 꼴이 되는 건 각오해 주라, 에르고." 그 등에서, 반투명한 날개가 우뚝 선다. 그의 호칭대로라면, 환익. 하지만, 그 위력은 날개라고 할까 마검에 비견되는 것이었다. 비스듬히 휘둘러진 날개가, 뒷골목의 빌딩 벽을 크게 찢어발긴다. 철근 콘크리트를 종이보다도 손쉽게 찢어발기면서, 에르고의 환수와 격돌해, 푸른 마력의 불꽃을 흩뿌렸다. "아팟......!" 처음으로, 환수로 받은 고통에, 에르고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럼에도, 에르고는 어거지로 지면을 박찼다. 날개를 받아낸 것과는 다른 환수를 뻗어, 빌딩의 창틀을 붙잡고, 좁은 뒷골목의 상공에서 뛰쳐오른 것이다. "아아아아앗!" 포효와 함께, 환수가 밀려났다. 린이 놀란 것은, 기본적으로 평화주의인 에르고가 첫수부터 전력이었다는 점이다. 해적섬에서 엘멜로이 2세와 그레이가 숨어들어왔을 때에도, 원만하게 구속부터 들어간 그가, 이번에는 린의 지시를 뛰어넘어, 무턱대로 뤄롱에게 돌진하고 있었다. "에르고......?!" 전차의 주포같은 말도 안되는 일격이, 뒷골목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킨다. 현대의 마술사 따위는 발끝에도 못미칠, 초절적인 권격. 미크로 사이즈의 폭풍이 돌연히 출현한 듯 했다. 너무나도 강한 폭풍에, 쓰러진 야코우의 마술사들이 날아가버리는 건 아닐까, 하고 린이 생각해버릴 정도였다. 그리고, 우미한 벨벳(비로우도)처럼, 뤄롱을 뒤덮은 반투명한 환익은 휘청거리지도 않았다. 바로 뒤에서, 아키라도 상처 하나 없었다. 그저, 약간,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6 아키라를 안은 채, 뤄롱의 환익이 날갯짓했다. 그대로, 하늘로 떠오른 것이다. 중력이 사라진 듯한, 천사를 연상시키는 비상. 갈색 피부의 천사가, 뒷골목의 하늘로 날아올라, 에르고와 린을 바라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7 부유하고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날개를 계속 움직일 필요가 없는 모양이다. 착지한 린이 올려다보아도, 조금도 뤄롱 일행이 낙하해올 기미는 없었다. '......마력을 봉하고 있을 텐데." 하늘을 올려다보는 채로, 린이 침을 삼킨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8 "기다려!" 에르고가 외쳤다. 가장 어울린 기간이 긴 린조차도, 거의 들은 적 없는, 강한 목소리였다. 환수를 뻗어, 뤄롱의 몸체를 움켜쥔다. "좋은데. 그대로 잡고 있으라고." 뤄롱이 속삭이고, 아키라를 보다 강하게 끌어안자, 로켓같은 기세로, 세 사람은 뒷골목의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너무나도 굉장한 속도인 탓에, 『강화』된 린의 동체시력으로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올려다보니, 창공에 떠오른 두 사람의 모습은, 빨리도 주먹 크기가 되어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9 환상의 세계처럼, 청년은 부유한 채다. "아아, 아키라를 상처입히지 않는다고 말해준 거에는, 인사를 해야겠지." 사아악, 하는 소리가 났다. 린의 마술에는, 그런 소리를 내는 장치는 없다. "농담이지......." "잘 되어있어, 정말로. 현대의 마술사도 얕볼 수 없군. 내가 대처할 수 있는 건, 요컨대 성질의 문제니까." 구속한 푸른색과 붉은색의 가시가, 쌍방 모두 검게 물들어간다. ​부식되고 있는​ 것이라고, 싫어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녀가 만들어낸 가시는, 마술에 의한 변형이다. 세계를 속여, 일시적으로 출현시킨 것에 불과한, ​부식하고 그러는 개념은 부여하지 않았다​. '환수와, 환익......' 에르고의 환수는, 엘멜로이 2세가 붙인 임시 이름이다. 하지만, 일종의 명명은 사물의 분질을 꿰뚫는다. 하물며, 많은 마술사를 해채하고, 약탈공이라고까지 불리게 된 엘멜로이 2세라면, 그 이상의 결과도 있을 수 있겠지. 그러니까, 연상해버린다. '......만약.' 만약, 뤄롱의 환익이, 정말로 에르고의 환수와 근사한 능력이라 한다면...... 에르고의 환수에 술식을 파괴하는 힘이 있었듯이, 뤄롱의 환익에도. ​아니​. 보다, 근본적인 문제다. 정말로 흡사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에르고와 마찬가지로, 이 뤄롱이라는 청년도, 신을── "────윽!" 공포보다 앞서, 린의 손이 새로운 보석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그보다 빠르게, 마술의 가시가 산산조각난다. 썩은 파편은, 여름의 뒷골목에서 무참하게 녹아내려, 지표면에 닿기 전에 덧없이 소멸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0 "자네는 ​용(龍)​을── 혹은, ​용(竜)​을 먹어치운 게 아닌가?" "용……!" "본래 같은 말이지만, 동양의 마술세계의 일부에서는, 용(竜)과 용(龍) 두 문자를 구분해 쓰는 모양이군. 자네의 이름의 롱(瓏)이라는 것도, 한자로는 그 파생이겠지. 그 이름으로 술식을 안정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면, 지극히 자연스럽지." "…………" 소녀를 끌어안은 채, 뤄롱은 한쪽 눈을 감았다. 신, 이 아니라.' 뤄롱이 먹어치운 것은, 용이었다──? "지금도 말했지만, 용은 동양에 있어 신과 동일, 서양에 있어 신과 대립하는 자로서 구전되어왔네. 자네가 먹어치운 용은 에르고의 두 위째 신과 연이 깊을 테지. 아마도, 야코우에 전해져온 신의 파편── 간타이와도." 뤄롱이 먹어치운 용. 에르고의 두 위째 신. 야코우의 간타이. 세 가지 신비가, 여기서 묶인다. "……이런이런, 곤란한 선생이로구만. 모처럼 휴전협정이라고 했는데."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1 "지금 쓰던 건 대륙의 사상마술이지. 그런데 방황해인 거야?" / "아아, 그건 인식 부족이야. 방황해는 신대 이전의 마술을 지향하고 있을 뿐이지, 서양마술이라도 사상마술이라도 써. 아틀라스원 유래의 연금술은 조금 사양이 다르지만 말이지. 그런 댁은 시계탑의 마술사던가. 토오사카 린 맞나?"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2 "아, 일단 오해하지 않도록 말해두는데, 내 사상마술은 현대 거야. 방황해라고는 해도 제자일 뿐이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3 바텐더 풍의 청년이, 슥 하고 셔츠 소매를 걷는다. 피부의 표면에, 뭔가가 각인되어 있는 것을 에르고는 보았다. 열쇠와 닮았다. 딱, 딱, 딱, 하고 잇소리를 세 번 내고나서, 그 각인을 어루만지자, "천지현종(天地玄宗), 만기본근(万気本根)." 속삭임이 흘러나왔다. 동시에, 각인 위로 미끄러뜨린 손가락 사이에서, 마술처럼 노란색 영부(霊符)가 나타난 것이다. 영부는 찰싹 하고 부두목의 손과 얼굴에 달라붙어, 몇 장이고 몇 장이고 겹쳐져, 노란색 미라처럼 그 몸이 속박당해버렸다. "급급여율령(急々如律令)……. 후. 아버지한테는 미안하지만, 이게 제일 편해서 말이지." "사상마술……!" 청년의 마술을, 린이 간파했다. 대륙의 마술의 통칭이라는 것을, 에르고도 알고 있다. 자신을 습격했던 산령법정의 무시키가 쓴 폭풍 마술이, 그것에 해당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영부나, 열쇠같은 각인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 '……오히려.' 이쪽이, 일반적인 사상마술이라는 것일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4 호흡을 가다듬는다. 태식(胎息), 이라고 한다. 마술회로에, 정기(오드)를 채우기 위한 호흡법이었다. 뤄롱의 몸에서, 서서히, 부드러운 빛의 방울과 비슷한 게 흘러넘쳤다. "자미황서(紫微黄書), 명왈태현(名曰太玄). 산월화수(散月華水), 양백화혼(養魄和魂). 주구를 읊조리는 동안, 그것은 스며들듯이, 아키라가 있던 쪽을 에워싼다. 거기다, 뤄롱의 주위에도, 천천히 퍼져간다. "방중엄사(方中厳事), 발자현관(発自玄關). 장천은월(蔵天隠月), 오령부인(五霊夫人)." 사상마술──월백주(月魄咒). 본래, 스스로의 혼백에 작용시키기 위한 마술이지만, 지금의 뤄롱은 그 범위를 넓혀, 보호와 탐지로 전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정기(오드)나 오오라가 미치는 거리를 극단적으로 늘려, 아주 약간의 틈새도 놓치지 않도록, 주위를 달빛으로 채워간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5 "사상건문, 접속." 술식의 구동과 동시에, 가볍게 비튼 오른발을, 지면에 붙인다. 발바닥에서 정강이, 정강이에서 허벅지, 허벅지에서 허리로 전달되는 힘을 증폭시켜갔다. 흔히 말하는 발경의 요령으로, 척수에 통하게 한 마력을 비틀고, 나선형으로 짜낸다. 건문에서 접속한 술식을 가동시키며, 팔괘장의 신체운용을 그대로 마술의 구성요소로서 이루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6 '물러설까보냐!' 팔괘장・대붕전시大鵬展翅. 호선을 그려 얽어매는 듯한 투로와 함께, 술식과, 그리고 환익에 깃든 힘을, 신완의 동일지점에 동시에 때려박는다. 환익과, 신완이 격돌했다. 지상에서 천공을 향해, 반대로 번개가 친 듯했다. 한 순간의 간격을 두고, 터무니없는 구풍과 충격이, 그랑 도쿄・노스 타워의 옥상을 휩쓴다. 옥상에 지어져 있던 호사스러운 우드 테라스도 그 위력에 유린되고, 두툼한 배 강도의 유리에 기하학적인 금이 갔다. "……​루오​!"   아키라가, 얼굴 앞에 손을 들면서 외친다. 신체가 떠오를 뻔할 정도의 폭풍이 멎었을 때, 두 사람은 쓰러져 있었다. 에르고의 신완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다. 뤄롱은, 옷의 오른쪽 소매가 찢어져, 반신이 피로 물들어있었다. "​루오​!" 뛰어온 아키라가 몸을 흔들어보아도, 뤄롱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에르고도 의식을 되찾을 기미는 없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녀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이만한 소동을 일으켰으니, 곧 공사 중인 아래층에서, 누군가가 올 것이다. 자신을 찾고 있는 야코우의 구성원이 올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어떻게든 뤄롱을 옮겨보려고 해도, 소녀의 근력으로는 안아드는 것도 불가능했다. 툭, 하고 소리가 났다. 옆에 자빠진 에르고의 옷에서, 휴대단말이 낙하한 것이다. 아무래도, 수신에 의해 진동한 것이, 자켓 주머니에서 떨어진 계기가 된 모양이었다. 쭈뼛거리며, 아키라는 그 단말을 주워들었다. 발신 상대의 이름이 표시되어 있다. "……으."   상처 입은 뤄롱이, 희미하게 신음소리를 낸다. 아키라로서는 처음으로 보는, 청년의 약한 모습이었다. 한시라도 빨리,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은 명백했다. "…………." 잠시 고민하고 나서, 소녀는 통화 버튼을 누르고, 귀에 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7 내려선 뤄롱의 몸을 본다. 갑옷으로도 외피로도 구별이 되지 않는 모습에, 스승님이 눈을 가늘게 뜬다. "용옥외각── 〈회진작개(블레이즈 오브 에트나)〉라는 것도, 그 튀폰이 에트나 화산에 봉인된 것에서 기인된 것이겠지." "정말이지, 싫은 마술사구만, 댁." 하고, 뤄롱이 입술을 비튼다. 정답, 이라는 것이겠지. 독특한 향을 띤 엽권과 함께, 은밀한 강의가 이어진다. "화산의 유황 가스에 의한 독성은 말할 필요도 없고, 태조룡 튀폰은, 그리스 최대의 영웅 헤라클레스를 좀먹은 독룡 히드라의 아비이기도 하지. 부식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은 놀랄 것도 아니야. 그리고, 그 어깨에서 백마리 뱀을 만들었다는 튀폰의 성질은, 다두사 히드라를 시작으로, 극히 많은 파생을 만들었지. 몽골의 신화에 있는 비고사(망구즈)도 그렇고,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큰 뱀인 야마타노오로치, 또한 쿠치나와로서의 오오나무치도 비슷하게 간주되는 경우가 있다." 그 말에, 자신은 질문하고 말았다. "오오나무치의 원류가 튀폰……? 에, 하지만, 아까 전에 오오나무치의 루트는 우종의 치우고, 용종과 싸웠다고……." "그만큼, 신이라는 존재는 층이 두터운 거네. 긴 역사와 전파에 따라서는, 죽인 자와 죽은 자가 습합되버리는 경우도 있지. 이러한 전파 중 하나에, 튀폰과 동일시되는 이집트의 신도 있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8 "티폰은, 어떤 신에게서 두 가지 권능을 찬탈했지. 하나는 불사살의 금강 낫. 하르페라고도 하지." 스승님의 말에 맞추듯이, 뤄롱의 재구축은, 더욱 진행되어간다. 처음 보는 형상인데도, 그 의도는 명백했다. 포문이다. 뤄롱의 신체를 덮고있던 외각의 7할 가까이가, 하나의 거대한 포문이 되어, 이 산 전체와도 필적할 정도의 마력을 응집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 하나는, 그 신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 권능." 신화에는, 몇 가지, 그 이미지를 결정해버릴 정도의 권능이나 신기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손행자의 여의금고봉. 예를 들면, 전신 토르의 쇠망치 묠니르. 예를 들면, 아서왕의 성검 엑스칼리버. 이것도 그 중 하나였다. "──제우스의 뇌정(케라우노스)." 아아, 확실히 스승님은 말했다. 용종과 우종의 싸움. 한쪽의 필두는, 그리스의 주신 제우스라고. 그리스 신화의 주신에게서 빼앗은 권능이, 세계를 구부러뜨린다. 아까 전, 오로치를 안쪽에서부터 흔적도 없이 분쇄한 것도, 이 권능이 틀림없다. 지금, 뤄롱의 내측에서, 권능은 임계에 달했다. 자 열려라, 신대의 문. 우러러보아라, 정명한 자. 부복하여라, 현대의 마술사들이여. 자연계에 있어, 최대의 공포와 함께 일컬어졌던 그 이름을── "〈그대, 하늘을 찢는 뇌정(네가 케라우노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9 "〈그대, 하늘을 찢는 뇌정(네가 케라우노스)〉──!" 소용돌이친 뇌정이, 밤하늘을 찢어발긴다. 빨강과 검정으로 나누어진, 세계를 증발시킬지도 모를 파괴의 구상화였다. 물리법칙을 무시한 소용돌이의 진동이, 가로막는 모든 것을 허락치 않는다. 대기 중의 수분 따윈 순식간에 마르고, 만물은 분자로 분해된다. 에르고가, 그 앞에 양쪽의 신완을 치켜든 것이다. 기이하게도, 뤄롱이 변형한 포문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신완의 양손을 깍지끼자, 다섯 개까지 켜졌던 보주의 빛이, 그 광채를 몇 배나 늘렸다. "〈신왕을 찢어죽인 열네 관(펠 제트)〉, 전관 해방──!" 뇌신의 분노에, 모래의 전신의 권능이 이를 드러냈다. 거의 동량, 동질의 에너지가, 반발한 것이다. 뇌정에 맞서는 것은, 역시 뇌정. 있을 수 없는 상극에, 소용돌이친 번개가 비명을 질렀다. 방자하게 폭거를 휘두른 용이, 처음으로 만난 쏙 빼닮은 용과, 서로의 목을 송곳니로 꿰뚫으려는 것처럼도 보였다. 빠직, 하는 소리가 났다. 린이 펼쳤던 방어술식이, 그 꽃잎을 한 장 흩뿌린 것이었다. 뇌정간의 격돌, 그 여파만으로, 아이아스를 모조한 방패에도 금이 가, 계속해서 두 장, 세 장 째의 꽃잎이 흩어져간다. 서서히, 서서히, 그 균열이 치명적으로 커져간다. 작렬이, 망막을 태웠다. 굉음이, 고막을 찢었다. 격돌로 생겨난 진공에 구풍이 흘러들어, 숲을 크게 뒤흔든다. 머잖아, 천천히 시력과 청력이 되돌아왔을 때, 허공에서 뤄롱의 목소리가 들렸다. "과연, 빼앗은 간타이를 이용해서, 상대의 권능을 쓰는 것도 가능한 건가. 빌어먹게 성가신 능력이구만, 그건." 뤄롱이 왼손을 움직인다. "하지만, 해방되면, 빼앗은 몸은 원래대로 돌아오는 모양이군. 아직 조금 저리긴 해도." 그에 비해, 지금의 권능으로 마력을 다 써버렸는지, 에르고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무릎을 꿇고 있다. 양쪽 모두, 상처가 없지는 않았다. 에르고도 뤄롱도, 여기저기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있다. 사람의 살을 태우는 불쾌한 냄새가, 자신의 비공에도 파고들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0 『그대, 하늘을 찢는 뇌정(네가 케라우노스)』【그 외】뤄롱의 비장의 패. 찬탈된 적과 흑의 뇌정. 즉 제우스 썬더·튀폰 버전. 태조룡 튀폰이, 제우스의 설계도를 해킹해서, 새롭게 만들어낸 파괴기구. 사양 상, 제우스가 제한하고 있던 부분까지밖에 출력은 나오지 않지만, 오히려 튀폰으로서는 형편이 좋았다. 출력이 제한되어있다고는 하나, 뤄롱이 이것을 쓰는 것은 한없이 자멸이나 다름 없다. 거의 모든 마력과 마술회로를 동원해서, 겨우 성립되는 필살기. 외각 『회신작개(블레이즈 오브 에트나)』의 절반을 주포로 변환. 불꽃과 바람의 원소로, 반전된 마력을 띤 하전입자를 유도. 적과 흑이 뒤섞인 번개가, 단숨에 대상을 향해 방출된다. - 타입문 에이스 VOL.15 동봉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용어집

*111 "뤄롱!" 에르고가, 뛰어올랐다. 뤄롱의 환익이, 그에 응했다. 슈욱, 하고 날개에 색을 띤 것이다. 반투명했던 날개가, 〈회진작개(블레이즈 오브 에트나)〉에 의한 변화를 받아, 완전히 실체화했다. 덧없는 깃털에, 확실한 색이 싹트고, 그 형태가 보인다. 다른 인상도, 거기에 더해져 있었다. '……비늘.' 이라고, 자신은 생각했다. 예를 들면, 시조새의 날개는 비늘이 진화한 것이라는 설이 있는데, 뤄롱의 그것 또한, 용린이 날개로 변한 것이었던 걸지도 모른다. 신완에 대응하여, 그것은 용익이라 불러야 할까. 부유하는 청년의 양쪽에서 호를 그리며, 무수한 깃털이 에르고에게로 닥쳐든다. 젊은이가 옆으로 달린다. 의식장 근처의 숲으로 들어갔다. 허나, 뤄롱의 초감각은 에르고를 놓치지 않는다. 젊은이를 쫓아간 깃털에 의해, 차례차례 수목이 절단된다. 일절의 저항도 느끼게 하지 않는다. 달군 나이프로 버터를 자르는 듯 하다. 부자연스럽게 생각될 정도로 베는 맛이 좋은데도, 수목이 쓰러지는 소리만이 무겁고, 차라리 허무할 정도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2 하긴, 스승님은 이런 식으로도 말했었다. 만약, 뤄롱이 제우스에게서 빼앗은 또 하나의 권능── 불사살의 낫인 하르페를 썼더라면, 아무리 에르고에게 높은 회복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주에 의해 재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쓰지 않았던 것은, 모든 권능을 쓸 수는 없는 것일까, 그게 아니면 단순히 마력을 아끼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또 다른…….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3 치밀어오르는 식욕을, 칫, 칫, 하고 다시 혀를 차며 얼버무린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에게도 식신충동은 있다. 에르고만큼 격하지 않은 것은, 단순히 규모와 시기의 차이다. 세 위나 되는 신을 먹어치운 에르고에 비해, 자신은 하나 뿐. 거기다, 에르고라는 프로토타입 다음에 시술을 받음으로써, 어느 정도의 안정성을 획득했다. 깨어난 뒤, 상당한 시간 동안, 방황해의 스승에게서 훈련을 받은 것도 크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4 "아무래도 아직 일본과의 전투에서 입은 상처가 아물지 않은 모양이군. 그 아가씨의 성창이 한 짓인가 봐요. 사시모노 태조룡도 꿰매어진 채로 남아있어." (さしもの太祖竜も縫い留められたままだ」) "명답" 뤄롱은 고민에 빠졌다. "그러니까 역시 이쪽밖에 없겠군." 뤄롱의 몸이 크게 앞으로 몸을 숙였다. 에------ 바다 속의 린이 경직되었다. 뭐야, 뭐야~! 바다가 떨렸다. 모나코의 바다 속에서 하늘로 치솟는 번개였다. 그런데도 아름다운 모나코의 바다를 즐기는 관광객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알겠어? 미스 토사카" 반펨이 어딘지 모르게 애처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두 사람을 쫓아 뛰어든 린과 루비아를 이 사도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살아있는 신이란 이런 것이다. 더 이상 텍스쳐과 분리되어 세상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원래는 그들의 한 번의 호흡으로 폭풍이 일어나고, 번개가 세상을 찢어놓았는데, 현대를 사는 자들과는 다른 존재가 되어 버렸다. 마치 내가 인간의 기반에서 벗어난 것처럼 말이다. ------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고유의 권능은 확실히 작용한다.“ 뤄롱을 바라보며 반펨은 계속한다. "이번에 지즈의 제자가 된 사람들은 모두 자네와 계약을 맺음으로써 신대의 마술을 다룰 수 있는 자격을 얻었겠지. 어떤 의미에서는 수월했겠지. 자그레우스는 전능신 제우스의 후계자로서 그에 준하는 권능을 가지고 있어. 상대의 마법 형식이 무엇이든 간에 극도로 대응하기 쉬운 권능을 말이야. 예를 들어 그것은 제우스가 그랬던 것처럼 다양한 생물로 변신할 수 있는 권능이지." 변신의 권능 즉, 스스로를 새롭게 창조하는 능력이다. 삐걱삐걱 소리를 내며 세포 하나하나가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된다. '그건 중동권의 주술 같은 ------? '세계를 속이는 서양의 주술, 한때 지구와 융합된 사상판에 의해 세계를 일시적으로 조작하는 사상주술에 반해, 중동에 기반을 둔 주술은 육체를 바꾸는 것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그리스에서 인도까지 폭넓은 기반을 가지고 있고, 변신 신화를 가진 자그레우스가 주술과 비슷한 권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정확도 면에서도 차원이 다르지만 말이야." 뤄롱의 모습이 바뀐다. 일본에서의 전투에서는 태조룡 튀폰의 외피를 입었다. 지금은 그 오른팔에 십여 개의 눈동자가 뾰족뾰족하게 생겨난 것이다. 모두 강력한 마력을 지닌 대물이라는 것을 린은 직감했다. 루비아가 놀란 채로 생각에 잠겼다. "잠깐만요. 설마, 저게 전부~? "마안이야" 반펨이 단언했다. "훌륭해. 하나하나가 노블칼라에 필적하거나 능가하는 마안. 그렇다면 내 마성 역시 문을 열지 않으면 안 되겠군." 바다 속에서 상급 사도의 입꼬리가 비틀어졌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5 아무리 외쳐봐도, 아무리 울부짖어도, 그들은 신님의 파편이라는 것을, 아키라의 몸에 파묻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몇 번을 거듭해도 익숙해지는 일은 없고, 필경, 인간의 몸이란 이만한 아픔이 담긴 고기주머니였던 것이라며, 기가 막힐 뿐이었다. 대체, 얼마나 거듭했던가. 도저히 헤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 이식과 이식 사이에, 산에서 내려보내졌을 때의 일이었다. 당시의 아키라는, 필사적으로 의식을 산만하게 했었다. 생각해보면, 더이상 자신은 아픔의 고기주머니일 뿐이다. 달리 어떤 시간이 있던, 어떤 생각을 하던, 그 아픔이 기다리고 있다면 의미는 제로다. 가치는 제로다. 살아가는 것은 그저 아픔의 연속이고, 그렇다고 해서, 죽을 수 있을 정도의 마음도 남아있지 않았다. 느닷없이, 그 무거움이 편해진 것이다. 쭈욱 자신을 짓눌러왔던 것이, 뭔가에 겁을 먹고, 떠나버린 듯 했다.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갑자기 무게의 절반 정도가 없어져서, 너무 놀란 나머지 아키라는 굴러 떨어져버렸다. 그 때까지, 자신이 누워있는 것이, 침대라는 것조차도 의식하지 않았었다. "아……." 작게, 아키라는 신음했다. 땅을 기어서, 밖으로 나간다. 낡고, 넓은 집이었다. 주위에는, 거의 주택다운 주택이 없다. 아키라의 영적 장해가 주위에 피해를 주지 못하게, 야코우도 배려하고 있었던 거겠지. 그 배려가 친지인 아키라에게는 전혀 적용되지 않았지만. 길고 가느다란 삼나무가, 잔뜩 자라있다. 그 틈새로, 달이 나와있다. 둥근 달이다. 새하얀 빛을 쬔 채로, 오야마의 사람들이 전부 쓰러져있다. 피는 나지 않았다. 아마 죽은 사람도 없었다, 고 생각하지만 모르겠다. 그 때의 아키라는, 중앙에 앉아있던 남자에게, 눈길을 빼앗겨 있었기 때문이다. "…………." 갈색 피부. 어두워도 알 수 있는, 나긋나긋하고 늠름한 육체. 청춘을 구가하는 듯한, 젊디젊은 옆모습이 달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휘잉, 하고 하얀 머리카락이 초여름의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이런 이상한 상황인데도, 그 입술 끄트머리가 즐거운 듯이 치켜올려져 있었다. 예쁘다, 라고 생각했다. 남자에게는, 처음 느낀 감상이었다. 너무나도 기쁜 듯이 달을 바라보고 있어서, 한동안 아키라도 그 옆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작게,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발랄한데도, 서글픈 곡이었다. 웃고 있는데도, 울고 있는 듯한 선율이었다. 지평선으로 가라앉는 달을 쫓아, 어디까지고 초원을 달려가는 말을, 아키라는 상상했다. 훅, 하고 구름 너머로 달이 숨었다. 그러자, 겨우 남자는 아키라를 돌아보았다. "처음 뵙겠습니다. 나, 유괴범이라서 말이야. 아니, 아직 실행하지 않았으니까, 유괴범 견습이 되려나?" 라느니, 웃기는 소리를 한 것이다. 달이 숨은 덕분에 눈치챘는데, 남자의 등에는 예쁜 날개가 자라나있었다. 아마도, 보통 인간에게는 보이지 않을 것이었다. 아키라에게 덮여있던 무언가는, 그 날개에 겁을 먹은 걸지도 모른다, 하고 어쩐지 모르게 납득했다. 옛날, 유화인지 뭔지로 봤던 천사와 닮았다. 하지만, 천사도, 이 사람만큼 상냥하지는 않다. 그럴 것이, 이렇게 말해줬다. "어때, 시험 삼아 한번 납치당해보지 않을래?" 이상한 것을, 진심으로 묻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오야마의 사람의 동류라면, 이쪽에게 뭘 하고 싶냐는 건, 절대로 확인하지 않는데도. 그럼 좋아, 라고 생각한 것이다. "나를." 겨우, 목소리가 나왔다. 계속 말하지 않았던 것을, 그 때까지 잊고 있었다. 그럴 것이 그런 기능은 필요 없었다. 말하기 위해서 뭔가를 생각하면, 또 아픔으로 가득해져 버리지 않는가. 하지만. 그 사람은, 기다리고 있어줬다. 메인 목이 계속 굳은 채였는데도, 이렇게나 예쁜 사람이, 저렇게 서글픈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던 사람이 기다려주었다. 또 다시, 달이 나왔다. 곤란한 듯한, 상냥한 미소가, 마지막으로 등을 밀어주었다. "나를── 잡아가 줘(구해줘)." 그 말을 입에 담은 것은, 야코우 아키라로서도, 태어나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 ……그리고, 이렇게도 생각한 것이다. 두 번 다시, 헤어지고 싶지 않다. 두 번 다시, 떼어놓고 싶지 않다. 좀 더 작아져서, 뤄롱한테 먹힐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혹은. 뤄롱을, 먹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6 "우리 손녀가, 어째서 그렇게 마음에 든 거지?" 딱 잘라서, 상자는 답한다. "도와줘, 라는 말을 들었거든." "그 뿐인가?" "그 뿐이야." 다시금 질문한 아카네에게, 뤄롱은 질린 듯이 답한다. 어깨를 으쓱거리는 모습이, 눈에 보일 듯한 목소리였다. "도와달라는 말을 듣고, 내가 돕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으니 신경을 쓰도록 하자, 라는 느낌으로 말했다.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 것 따윈, 이 행성(별)에는 없잖아."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7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라며, 스승님은 딱 잘라 말했다. "바이 뤄롱. 자네는 신을 먹어치우지 않은 게 아닌가?" "엣." 무심코, 목소리가 나와버렸다. "하지만, 스승님, 어제, 뤄롱 씨는 에르고의 대용품이라고……." "물론 말했고 말고." 스승님도 끄덕인다. 영문을 모르겠다. 오히려, 어제의 스승님은 뤄롱이 신을 먹어치웠다는 방증을 굳히셨을 것이다. 방황해의 목적의 전모를 밝히는 건 불가능하더라도, 그 일부로서, 뤄롱은 에르고의 동형이라고 단정짓지 않았던가. "수렴진화, 라는 말이 있지. 그리 어려운 개념도 아니야. 돌고래와 박쥐는 종의 계통은 전혀 다르지만, 양쪽 모두 초음파를 쏘아 주변을 관찰하는 에코 로케이션 기능을 획득했지. 이건 양쪽 모두 어둠 속에서 먹이를 찾거나 하기 위해, 똑같은 능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네. 본래는 다른 인자라도, 비슷한 환경에 던져지면 똑같은 힘을 얻는다. ……하지만 이건, 비슷하지만 다른 것, 이라는 의미이기도 하지." "……비슷하지만, 다른 것?" "에르고의 환수는, 아마 진화와 관련되어있다." 스윽, 하고 스승님이 오른손을 들었다. 그 가설은, 이전부터 스승님이 제창하셨던 것이다. "손은, 극히 수많은 정보를 받는 것이기 때문이지. 수많은 석기를 만들고, 토기를 만들고, 활과 화살을 만들고, 그 때마다 받는 자극이야말로, 인간을 발달시켜왔다. 말 그대로, 손이야말로 신이었다." 오른손을 내리고나서, 스승님이 말한다. "하지만, 날개는 이상하지. 그런 건 인간에게 필요하지 않아. 인류에게 있어 날개를 얻는 것은 고대부터의 꿈이지만, 인간의 방향성과 맞지 않았어. 인간은 이 손으로 번영했지만, 날개 따윌 얻은 적은 없지. 에르고의 환수와 뤄롱의 환익은 언뜻 비슷한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완전히 사상이 다르네." "헤에." 마음에 들었다는 듯이, 뤄롱이 맞장구친다. "일단, 근거도 들어도 될까?" "애초부터 의심은 있었지. 날개 달린 신의 분포는 지역이 한정되어 있으니 말이야."  살짝 끄덕인 스승님이, 말을 잇는다. "거의, 메소포타미아에서 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에 밖에 뿌리 내리지 않았지. 이 영향을 받은 날개 달린 천사 쪽이, 현재에 와서는 유명할 정도다. 그럼에도 후보가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자네의 성질과 일치하지 않고, 아까 전의 이야기와 맞춰보면, 다른 가설이 떠오르네." 그 눈동자가, 갈색 피부의 청년을 비추었다. "무엇보다도, 어처구니없게도 이름 자체가 그렇지 않나? 방황해는, 후세에 생긴 발트안데르스같은 이름을, 조직의 이름에 쓸 정도로 그 부분에 구애되지 않지. 본질이라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겠지. 덧붙이자면, 현대에서나 신대에서나, 이름이 마술에 주는 영향은 막대하지. 흥, 그야말로 내가 한자권의 인간이었다면, 훨씬 빨리 눈치챘겠지만." '……이름?' 확실히, 자신으로서는 모르겠다. 스승님과 자신이 쓰고 있는 번역용 예장은, 어디까지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해줄 뿐이고, 엄밀히는 언어를 이해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스승님도, 일본어를 읽고 쓸 줄은 알지만, 말할 줄은 모르실 것이다. "극히 신에 가까운 성질을 가진, 날개 달린 신비는 천사 말고도 있지. 동방에서는 신과 구별 없이 일컬어지고, 우리 서양에서는 신과 대립하는 자로서, 혹은 신에게 타도되는 자로서 묶인 신비가. ……그래, 즉, 이렇게 생각하네." 달리 지나가는 사람도 없는 아침의 도로에, 스승님의 목소리는 고요히 울려퍼졌다. "심플하게 에르고를 먹고 싶다고 말한 무시키는 어쨌건, 위장정보도 그렇고 자네의 존재도 그렇고, 자네의 아버님은 너무나도 아틀라스원을 의식하고 있네. 그렇다면, 아틀라스원이 먹인 신과, 자네가 먹은 것은, 신화상의 관계가 있는 게 아닌가. 예를 들면, ​자네가 완성됨으로써, 아틀라스원이 먹인 신이 무의미해져버리거나 하는 관계가​." "……아이고야." 뤄롱이, 머리를 긁었다. "이런이런, 이거야 아버지의 계산 착오군." "잘못 짚었으려나." "아니, 고작해야 현대의 마술사라고 얕보지 않고, 댁을 처음에 죽였어야 했다는 얘기야." 오싹, 하고 등줄기에 차가운 오한이 들었다. 이 명랑한 청년의 말이, 단순한 위협은 아니라고, 방사되는 살기의 농도가 증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다시 묻지. 바이 뤄롱." 훔더닛. 먹혀버린 것은, 누구인가. 혹은, 무엇인가. 에르고가 먹어치운 신과 관련되었다는, 그 정체. "자네는 ​용(龍)​을── 혹은, ​용(竜)​을 먹어치운 게 아닌가?" "용……!" "본래 같은 말이지만, 동양의 마술세계의 일부에서는, 용(竜)과 용(龍) 두 문자를 구분해 쓰는 모양이군. 자네의 이름의 롱(瓏)이라는 것도, 한자로는 그 파생이겠지. 그 이름으로 술식을 안정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면, 지극히 자연스럽지." "…………" 소녀를 끌어안은 채, 뤄롱은 한쪽 눈을 감았다. 신, 이 아니라.' 뤄롱이 먹어치운 것은, 용이었다──? "지금도 말했지만, 용은 동양에 있어 신과 동일, 서양에 있어 신과 대립하는 자로서 구전되어왔네. 자네가 먹어치운 용은 에르고의 두 위째 신과 연이 깊을 테지. 아마도, 야코우에 전해져온 신의 파편── 간타이와도." 뤄롱이 먹어치운 용. 에르고의 두 위째 신. 야코우의 간타이. 세 가지 신비가, 여기서 묶인다. "……이런이런, 곤란한 선생이로구만. 모처럼 휴전협정이라고 했는데."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8 "또 하나, 이건 뤄롱 쪽이지만, 오오나무치에 얽힌 신일 것이라는 것도 상상이 됐다. 병주신으로서 오오나무치는 중국 신화의 치우에 루트를 갖고 있다는 건 에르고에게도 이야기했지만, 그 치우와 응룡과의 싸움은, 온 세계에 퍼진 우종(牛種)과 용종의 싸움 중 하나이기도 하지." 소와 용. 이상하게 울리는 연결점에, 스승님이 말을 덧붙인다. "소라는 것은 기묘한 듯 하지만, 세계 최고의 신화에서조차, 소의 영향은 강하지.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영웅왕 길가메쉬가 하늘의 황소를 죽인 것으로, 그는 왕권을 확립했으니까." 하늘의 황소라는 것은, 분명 들어본 적이 있었다. 분명, 구갈안나였던가. 영웅왕 길가메쉬와 그 붕우 엘키두가 양쪽 모두 사력을 다해서, 겨우 토벌했다고 하는 괴물이었다. "그리스에서는, 주신 제우스가 이 소의 속성을 지니고 있지. 본인이 소로 변한 설화나, 그 아이가 미노타우로스라는 우종의 필두인 것을 생각하면, 이건 알기 쉽겠지. 그리고, 그리스에는, 이 제우스를 죽일 뻔한 용종이 있는 거네."수 초, 스승님이 간격을 두었다. 말로 하기 위해서, 그만한 각오가 필요한 이름이라는 것일까. "……태조룡 튀폰." 이라고, 스승님은 말했다. "용종이라기보다도, 서양에서의 용종의 보다 근원, 이라고 하는 편이 좋을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네. 현대까지 이어지는 타이푼의 어원. 대지모신 가이아와, 나락의 화신인 타르타로스의 막내. 교만한 제우스에 대한, 가이아의 복수심이 낳은 괴물. 생물이라기보다도, 이쯤되면 초병기라는 느낌까지 있는 신수다." 내려선 뤄롱의 몸을 본다. 갑옷으로도 외피로도 구별이 되지 않는 모습에, 스승님이 눈을 가늘게 뜬다. "용옥외각── 〈회진작개(블레이즈 오브 에트나)〉라는 것도, 그 튀폰이 에트나 화산에 봉인된 것에서 기인된 것이겠지." "정말이지, 싫은 마술사구만, 댁." 하고, 뤄롱이 입술을 비튼다. 정답, 이라는 것이겠지. 독특한 향을 띤 엽권과 함께, 은밀한 강의가 이어진다. "화산의 유황 가스에 의한 독성은 말할 필요도 없고, 태조룡 튀폰은, 그리스 최대의 영웅 헤라클레스를 좀먹은 독룡 히드라의 아비이기도 하지. 부식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은 놀랄 것도 아니야. 그리고, 그 어깨에서 백마리 뱀을 만들었다는 튀폰의 성질은, 다두사 히드라를 시작으로, 극히 많은 파생을 만들었지. 몽골의 신화에 있는 비고사(망구즈)도 그렇고,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큰 뱀인 야마타노오로치, 또한 쿠치나와로서의 오오나무치도 비슷하게 간주되는 경우가 있다." 그 말에, 자신은 질문하고 말았다. "오오나무치의 원류가 튀폰……? 에, 하지만, 아까 전에 오오나무치의 루트는 우종의 치우고, 용종과 싸웠다고……." "그만큼, 신이라는 존재는 층이 두터운 거네. 긴 역사와 전파에 따라서는, 죽인 자와 죽은 자가 습합되버리는 경우도 있지. 이러한 전파 중 하나에, 튀폰과 동일시되는 이집트의 신도 있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9 "……댁, 아버지랑 묘하게 닮았는걸." 뤄롱이, 쓴웃음을 짓는다. "엄밀히 말하면, 그 아버지야말로 방황해의 마술사라고 말했었지?" "그래. 뭘까. 현대마술과의 군주(로드)와 방황해의 아버지가 닮았다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지만…… 양쪽 모두, ​너무 마술사다워서 마술사답지 않아​." "뭔가, 그건." 마치 수수께끼같은 말이었다. 그러다가, 뤄롱은 점잔 빼지 않고, 말을 이은 것이다. "최고의 마술사가 되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 라는 거야." 스승님이, 한 순간 숨을 멈춘 게 전해졌다. 그것은, 지금의 뤄롱의 대사가, 스승님의 핵에 파고드는 것이었기 때문일까. 결코 포기하지는 않는 것이다. 천성으로 열악한 마술회로도, 담보로 뺏긴 채인 마술각인도, 스승님이 마술사로서의 길을 포기하는 이유는 되지 않았다. '……그것은.' 굶주림같은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스승님이 스승님이기 때문에, 도저히 빼놓을 수 없는 충동. 달리 여러가지 사정은 있지만, 강사를 그만두려고 생각한다, 라고 말한 것도, 결국은 이것에 기인한다. 그리고, 뤄롱이 말한다. "보통이라면 마술을 극한까지 갈고닦으려고 하겠지. 돈을 아끼지 않고 환경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지. 하지만 말이야, 아버지같은 타입은 이렇게 말하거든. ──마술사인 자, 자신이 강해질 필요 따윈 없다. 그런 건 사역마한테나 주면 된다, 라고." "학원 시대의 아오자키 토우코도, 비슷한 말을 한 모양이다." "헤에. 과연 관위 인형사로군." 스승님과 뤄롱의 회화를 듣고, 자신은 슥 하고 목을 어루만졌다. 말 그대로, 자신과 라이네스가, 토우코가 만든 인형과 싸운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댁은 다른 건가?" 살짝, 뤄롱이 눈을 가늘게 뜬다. 검은 바둑알과 닮은 아름다운 눈동자가 반짝였다. (중략) "댁이 마술사로서 대성하고 싶다면, 우수한 학생들을 활용하는 편이 훨씬 지름길일 거라고. 로드 엘멜로이 2세." "합리적인 이야기로군." 쓴웃음을 지으면서, 스승님이 속삭인다. 뤄롱은, 즐거운 듯이 몸을 내밀었다. "……하지만, 나는 다르네." 스승님이 단언했다. "나는 학생이 아니다. 학생도 내가 아니고, 하물며 사역마 따위는 말도 안 되지. 아무리 학생들이 성공하던 간에, 그것은 내가 성공한 것이 되지 않아." "정말로?" 라며, 뤄롱이 고개를 기울인다. "시계탑의 마술사라는 건 그런 거잖아. 안 그러면, 꾸준히 대를 잇거나 하지 않겠지. 그만큼 사람을 잔뜩 모아놓고, 어려운 표정을 짓고 마술을 가르치고 있는 건, 달성하는 건 누구라도 좋다고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편하겠지……." 스승님의 표정은, 점점 괴로워져간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거다. 과거의 사건에서 학생들을 의존하기도 했고, 이번에도 어쩌다보니라고는 해도 미스 토오사카나 그레이의 손을 빌리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미숙함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더는 내가 아니라는 거지." 어딘가 독백과도 비슷한, 스승님의 말에 뤄롱은 몇 번이고 끄덕였다. "흐응. 그런가. 그런 건가." 담담히, 중얼거린다. 어째선지, 약간 놀란 것처럼도 보였다. "​그런 식으로​, 아버지와 닮은 건가. 댁은." 아까 전과 거의 같은 말인데도, 다른 의미가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0 아름다운, 길게 찢어진 눈을 가늘게 뜨고, 지즈가 말한다. "내가 말하자면, 너는 시계탑 그 자체로 보인다네, 로드 엘멜로이 2세." "……설마." 스승님의 뺨이, 희미하게 떨렸다. 상상하지 못한 평가였다. 그럴 것이, 시계탑에 있어 스승님은, 특출난 이단자이다. 누구한테 물어봐도, 이런 군주(로드)는 달리 없다고 단언하겠지. 그런데도, 그런 스승님이 방황해의 마술사에게서, 시계탑 그 자체다, 라는 말을 들을 줄이야. "응, 후, 후. 과연, 나와 닮았을 지도 모르겠구나, 뤄롱." "남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냐고, 망할 아버지." "네가 들은 인상은, 이쪽에도 흘러들어올 뿐이야. 네가 나의 악담한 하는 건 잘 알고 있고 말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1 청년(뤄롱)의 몸에서 강렬한 무언가가 뿜어져 나왔다. 살기였다. 무의식적인지 의도적인지, 강렬한 마력이 섞여 있었다. 자칫하면 그 살기만으로도 하나의 숲이 고사할 수 있을 만큼 밀도 높은 마력이었다. 더욱이 그 밀도는 점점 더 높아져 갔다. 사제라고 말하면서도, 이 두 사람 사이에는 그런 말에서 연상되는 신뢰는 추호도 없었다. 엘멜로이 2세가 만들어낸 그것과는 전혀 다른 관계. 그렇다면 그 최후는, 서로를 죽이는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일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2 "정말 지즈가 죽었다고 생각해?" "글쎄.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무슨 일이 일어났어도 이상할 게 없다는 것뿐이야. 수천 년 전의 인간이 살아 있든 말든, 아직도 이 세상을 걸어 다니고 있잖아. 당신은 잘 알고 있을 거야, 엘멜로이 2세’ 그렇게 말한다면, 대답할 대사도 없다. 아무리 현대 마술과의 군주라지만, 스승님이 현대에는 상상하기 힘든 황당무계한 사건을 여러 번 겪은 것은 틀림없기 때문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3 (그렇구나, 에미야 시로라는 상대는 이 두 사람의 눈빛을 이렇게까지 바꾸게 만들었구나) 등 감탄할 따름이었다. 수치상 전적은 뤄롱이 열다섯 명 정도, 린과 루비아가 일곱, 여덟 명씩이지만, 린과 루비아만 해도 조금은 수고로웠을 것이다. 둘 다 고위급 마술사일 뿐만 아니라 실전에 매우 익숙하다. 보석 마술이라는 전투용 마술에 더해 근접전 기술이나 현대식 화기 다루는 법은 말할 것도 없고, 솔직히 시계탑과 엘메로이 교실은 무엇을 가르치는 곳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목숨을 잃지 않을 만큼의 여유까지 있다면, 이건 너무 우수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4 "응, 뭐,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겠지 ------ 린도 황당함과 당혹감이 반반 섞인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납치된 시로를 누가 구출하고 기원탄까지 빼앗아 간 것일까.......? 마피아도 알 수 없는 상태였다. "당신은 어때요? 시로가 그런 짓을 할 것 같아? "생각 안 해" 린의 질문에 뤄롱은 어이없다는 듯이 두 여마술사를 쳐다보았다. "왜냐면, 너희 둘은 둘 다 멋진 여자들이잖아. 아무리 에미야시로에게 불리한 정황 증거가 있더라도 그런 여자들이 믿는다면, 당연히 나도 믿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