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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妹尾 靜音 |
성우 | 이구치 유카 |
*1 각주예시
*2 십대 후반의 소녀. 레이엔 여학교 학생. 고쿠토 아자카의 룸메이트. 미래시(未來視). 주뼛거리는 소심함을 보이는 소녀로, 플롯 단계에서 예비 이야기로 짜 넣었던 『미래복음』의 주역. - 공의 경계 용어사전 中, 세오 시즈네 항목의 내용
*3 [세오, 귀가하시는 건가요?] [네. 예정이 바뀐 모양이라. 폐를 끼쳐버렸네요.] [아뇨, 세오야말로 큰일이로군요. 갑작스런 연락에, 집으로 돌아갈 채비도------] 냉철하기로 유명한 시스터, 아인바하의 눈이 멍하니 내 발 밑을 향해 있었다. 거기에는 짐을 정리한 보스턴 백이 있었고, 나는 후딱 기입이 끝난 귀가서를 제출하였다. [놀랍네요. 준비성이 좋군요. 세오는] [아뇨, 장점이 이것밖에 없으니까] (중략) [진짜, 세오는 평소에 생각도 안하고 살면서 이상하게 포기는 잘한단 말이지...... 그렇게 되면 뭘 말해도 흘려듣기나 하고. ......뭐야, 그러면 다음 버스 타는 거야?]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4 나는 꼴불견으로 넘쳐버린 감정(눈물)을 억누르며 끄덕였다. 순간, 경계심이라는 뱀이 머리를 들었지만, 잠시 생각해보았더니, 뱀은 이렇다 할 것 없이 자버리러 갔다. 오빠의 말투는 헌팅 이외의 그 어떤 것도 아니었지만, 이 인축무해를 그림으로 그린듯한 사람이 꿍꿍이 같은 걸 가지고 있을리가 없다, 아니, 가지고 있다고 해도 될대로 되~라, 라는 심정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소심한 주제에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태도를 확 바꾸는 성격을 어떻게 하고 싶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5 부호, 명문가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그 중에는, 그, 가문이나 재산운용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취미로 파고든 게 어느새 부자가 되어있더라는 사람들도 있다. 호쿠리쿠(北陸)에서는 나름대로 과거부터 술을 빚어왔던걸로 유명한 우리 세오 가문이 바로 그런 곤란한 사람들이다. 이백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전통점, 주조의 마인들의 냉엄함은 겨울의 추위와는 비교할 수가 없다. 쓸 만한 사람, 손이 비어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부려먹는다. 나는 어릴적부터 술과는 친구로 지내서 술 감정에 있어서는 레이엔의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그런 걸 말했다가는 반성실 일주일 코스는 확실하겠고, 아니아니 이런 얘기를 하려던게 아니고 레이엔에 오기 전까지 나에게는 자유시간 같은게 없어서 설령 독방에 쳐박혀도 진정한 취미생활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몽상했던 매일이었는데, 그 바람이 이루어진 것인지, 지금은 이렇게 하루의 반분을 방에 틀어박혀 오로지 동------ 아니, 책상에 앉을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하게 된 것이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6 비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부려먹는다. 나는 어릴 적부터 술과는 친구로 지내서 술 감정에 있어서는 레이엔의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그런 걸 말했다가는 반성실 일주일 코스는 확실하겠고, 아니아니 이런 얘기를 하려던게 아니고 레이엔에 오기 전까지 나에게는 자유시간 같은게 없어서 설령 독방에 쳐박혀도 진정한 취미생활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몽상했던 매일이었는데, 그 바람이 이루어진 것인지, 지금은 이렇게 하루의 반분을 방에 틀어박혀 오로지 동------ 아니, 책상에 앉을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하게 된 것이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7 10년 후 레이엔 여학원 사람들은 어떻게 되나요? 개인적으로 후지노가 궁금하네요. / 나스 : 아자카는 파견 사원, 후지노는 신부 수행 중 뒤에서 비틀린 가게의 생업. 세오는 우연히 시작한 게임 회사가 히트해서 비명을 질러. 잘 됬어요 선배는 아버지가 준비한 결혼 상대와 결혼하여 사장 부인이 된다. / 타케우치 : 그거, 진짜 설정이냐. / 나스 : 진짜야 진짜. 자유 없는 생지옥이야 잘 됬어요 선배는. - 공의 경계 애니메이션 미래복음 DVD 부록 타케시와 키노코의 일문일답의 내용
*8 「나 자신도 놀라고 있어. 이건 나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모험이야. ……하지만, 얼마 전에 말야, 미래시(未來視)라 하는 얼마 후의 현실을 보는 아이와 알게 되었는데」「하?」……갑자기, 알 수 없는 소리를 한다. 「그 애의 말로는, 시키와 관계하고 있으면 목숨을 걸어야하는 위험한 일과 만나게 된다고 하더라구」 남자는 진심으로 말하고 있다. 나는 대꾸해 주기로 했다. 「아아, 그거라면 지금이야, 분명. 그래서 결과는 어떻게 된대?」남자는 고개를 저으면서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어떻게 되던───죽는 일은 없대」 그것이 무리를 하는 이유야. 라고 남자는 덧붙였다. - 공의 경계 모순나선 파트의 내용
*9 가만히 중얼거리자, 아아, 하고 미키야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소용없었어, 하고 대답했다. 「시즈네(靜音)쨩이 말한 대로가 되어버렸네. 저기, 기억해? 여름에 말야, 한 시간정도 찻집에서 이야기했던 여자애 말인데」 「미래시(未來視)의 능력을 가진 여자 말이지. 기억하고 있어」 「응. 그 애가 말했었어. 시키와 관계하면 최후에는 두 눈으로 세상을 못 볼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예언적중. 정말 두 눈으로 세상을 못 보게 됐어」- 공의 경계 살인고찰 후편의 내용
*10 그런데, 그 미래시 말인데...... 어느 정도 앞까지 볼 수 있는 거야?][네, 네에! 그게 말이예요, 풍경으로서 보이는 것은 3일 뒤 정도예요. 가끔씩, 풍경이라기 보다 이미지같은 것이 휙하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것은 1개월 뒤 정도, 얼핏 보이면 1년 뒤 정도예요][보이는 미래에도 단계가 있는건가......보이는 빈도는 어느 게 높아?][......삼일 뒤까지의 풍경이라면, 하루에 두세 번 정도 보여요. 아까 전의 아저씨도 거기에 속해요. 반대로, 단편적인 것은 진짜로, 가끔씩 밖에 없어요]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11 1998년 8월 3일, 오전 11시 32분, 맹더위 미후네 시의 심장부에서 약간 떨어진 강가에 창업 10년을 맞은 대형 백화점이 있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12 「그건 처음부터 여덟 명의 유령이 보였다는 건가? 그 뭐냐, 그 언젠가의 미래를 보는 아이처럼」- 공의 경계 부감풍경 파트의 내용
*13 「시즈네(靜音)쨩이 말한 대로가 되어버렸네. 저기, 기억해? 여름에 말야, 한 시간정도 찻집에서 이야기했던 여자애 말인데」「미래시(未來視)의 능력을 가진 여자 말이지. 기억하고 있어」「응. 그 애가 말했었어. 시키와 관계하면 최후에는 두 눈으로 세상을 못 볼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예언적중. 정말 두 눈으로 세상을 못 보게 됐어」- 공의 경계의 내용
*14 「나 자신도 놀라고 있어. 이건 나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모험이야. ……하지만, 얼마 전에 말야, 미래시(未來視)라 하는 얼마 후의 현실을 보는 아이와 알게 되었는데」「하?」……갑자기, 알 수 없는 소리를 한다.「그 애의 말로는, 시키와 관계하고 있으면 목숨을 걸어야하는 위험한 일과 만나게 된다고 하더라구」남자는 진심으로 말하고 있다. 나는 대꾸해 주기로 했다.「아아, 그거라면 지금이야, 분명. 그래서 결과는 어떻게 된대?」남자는 고개를 저으면서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어떻게 되던───죽는 일은 없대」그것이 무리를 하는 이유야. 라고 남자는 덧붙였다. (중략)「왼쪽 눈」 가만히 중얼거리자, 아아, 하고 미키야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소용없었어, 하고 대답했다.「시즈네(靜音)쨩이 말한 대로가 되어버렸네. 저기, 기억해? 여름에 말야, 한 시간정도 찻집에서 이야기했던 여자애 말인데」「미래시(未來視)의 능력을 가진 여자 말이지. 기억하고 있어」「응. 그 애가 말했었어. 시키와 관계하면 최후에는 두 눈으로 세상을 못 볼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예언적중. 정말 두 눈으로 세상을 못 보게 됐어」 대체 어떤 신경을 가지고 있는 건지, 미키야는 즐거운 듯 웃으면서 그런 말을 한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15 ------한 편. 미키야 씨는 살짝 창문 밖으로 눈을 돌렸다. 어두침침한 찻집과는 대조적으로, 한여름의 햇살이 내비치는 빌딩의 도시. 그곳에 조금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다. 기모노...... 명주옷을 산뜻하게 차려입은, 멋있는 오빠------ 가, 아니고 피. 피. 피. 엄청난 수의 젤리 빈즈. 얼얼할 정도의 문어 소스. 피로 물든 쇠붙이와, 피로 젖은 콘크리트와, 피투성이의 여자와, 피범벅이 된 검은 옷. [----------------] 지금까지 없었던 강렬한 현기증에, 현실의 시간감각마저 날아가 버렸다. 나의 미래시가 정보처리에 의한 연산이라고 한다면, 저 기모노를 입은 사람은 있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미래시를 예측할 수 있다. 강렬한 팩터다. [꽤 시간이 지났네. 슬슬 나가볼까] 미키야 씨는 시계를 보면서 계산서를 손에 들었다. 나는, 지금 본 풍경이 무엇인지------ 아니, 애초에 너무 단편적이라 특정조차 할 수 없었다------를 필사적으로 이해하며, 현기증을 뿌리쳤다. [가, 감사합니다] 감사를 올리면서, 눈을 올려 미키야 씨를 쳐다 보았다.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은 나를 나무라지 않고, 미키야씨는 다음 말을 기다려 주었다. 나는 꾸욱하고, 일대 최고의 용기를 쥐어짜내며, [저기...... 처음에, 미래시는 희한한 것이 아니라고, 그걸 아는 사람이 말해주셨다고 했는데...... 그 사람은 혹시 고쿠토 씨의 애인인가요?] [네에!?] 아주 멋지게, 스스로 지뢰를 밟아버렸다. [아, 아니, 음, 뭐랄까] 당황해하면서도 부끄러워하는 미키야 씨. 그 시선은 바깥 창가의, 기모노를 입은 미녀를 의식하고 있다. 하지만 쇼크였던 것은 이쪽이 몇곱절 위다. 아아, 안녕 안녕 하트 브레이크. 매우 짧은 꿈이었어요. 그럴게 저래서는 승산이 없어요. 힘으로든 사람의 승패로든. 백번 도전해도 백한번 째에 살해당할 것 같은 실력차예요. [놀랐는걸. 혹시 보인거야?] 부끄럼을 감추듯이 물어보는 미키야 씨의 모습은, 마치, 여러가지로 범죄적이다. 점점 더 우르르하고 무너져내리는 나이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아뇨, 어떤 분이신지까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군요, 화내지 마시고 들어주세요. ......저기. 이대로 그 사람과 만나게 되면, 미키야 씨는 언젠가 죽게 되요] [--------------] 시간이 지나길 5초 정도. 나에게 있어서는 얼어붙은 듯한 침묵. 미키야 씨는 멍하니, 그러나 절대로 웃어 넘기지 않았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실연당했다고 한다면, 그 순간이야말로 나는 실연당한 것이겠지. 미키------아니, 고쿠토 씨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나의 미래시를 받아주었다. [그래. 고마워, 시즈네 쨩] 그 때의 그의 모습을, 나는 평생......은 좀 지나치고, 가능한 평생, 잊지못할 것이다. 그럴것이 방금 전 까지의 설명도, 조언도, 이 미소에는 당할 수 없다. ......이 사람은 나의 미래시를 믿어주어주었기에, 보다 굳게, 자신의 미래를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자세한 말은 듣지 않는 걸로 할게. 무섭지만, 들어버린 그 순간부터,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것 같으니까]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16 실상은, 세오 시즈네는 타인을 범인이라고 딱 잘라 말할 확신이 없다. 미래를 볼 수 있다지만, 그건 대부분 " 일이 끝난 뒤 " 의 영상이다. 고쿠토 아자카는 여기엔 없고, 미야즈키 리리스가 콘노 후미오를 살해하고 있는 현장을 본 것도 아니다.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17 [세오는 중학교 부터였어? 아나, 이런 생활을 삼 년 씩이나! ......하아. 나는 올해부터이지만. 뻥안까고, 니들 진짜 어떻게 된 거 아냐?] - 공의 경게 미래복음의 내용
*18 쓸 만한 사람, 손이 비어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부려먹는다. 나는 어릴적부터 술과는 친구로 지내서 술 감정에 있어서는 레이엔의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그런 걸 말했다가는 반성실 일주일 코스는 확실하겠고, 아니아니 이런 얘기를 하려던게 아니고 레이엔에 오기 전까지 나에게는 자유시간 같은게 없어서 설령 독방에 쳐박혀도 진정한 취미생활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몽상했던 매일이었는데, 그 바람이 이루어진 것인지, 지금은 이렇게 하루의 반분을 방에 틀어박혀 오로지 동------ 아니, 책상에 앉을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하게 된 것이다! 거기에 내 방은 A반의 마지막 방이라 룸메이트가 아직 없다. 둘이서 한 방을 써야 하는데 혼자서 한 방! 혼자서 한 방! 중요한 사항이라서 두 번이나 말했어요! 즉, 시스터만 조심한다면 누구의 시선도 신경쓸 필요가 없는 이상적인 환경인 것입니다! ......라고 해도 뭐. 이렇듯 레이엔 학원의 생활은 이상적이고, 가끔씩 개인적인 문제로 풀죽기도 하지만 저는 정말로 잘 살고 있습니다. - 공의 경계의 내용
*19 세오는 중학교 부터였어? 아나, 이런 생활을 삼 년 씩이나! ......하아. 나는 올해부터이지만. 뻥안까고, 니들 진짜 어떻게 된 거 아냐?} 같이, 다지친 얼굴로 나를 걱정해준 사람은 고등부부터 편입해온 나오미 쨩. 그녀같이, 편입반은 대부분 레이엔의 규율의 엄격함에 절망하였다. (중략) [오, 소파 위에 잠자는 고양이 발견. 뭐하고 있어 세오? 아침부터 낮잠이라니 아주 팔자 늘어졌구나][-----------------]따분히 소파에서 침울하게 누워있던 몸을 일으킨다. 옆의 학습실에서 온 사람은, 반체제기질을 가지면서 근면가인 나오미 쨩이다. 왠지 모르게 학습실의 홍차는 공짜인 주제에 맛있다나 뭐라나. 레이엔의 기숙사 생활에 질렸다 질렸다 하지만서도 자기 나름대로 엔조이한 삶을 사려는 근성녀다. [아~, 아니, 고양이라기보다는 강아지 쪽이려나 세오는. 정정할게 정정. 그런데 진짜 뭐하고 있는 거야? 누구라도 기다려?] (중략) [그래도. 그렇게 외로우면 나오미 쨩도 돌아가면 되잖아요. 집이 홍콩이랬죠? 즐거울 것 같잖아요] [나는 너와는 반대. 평소 소행이 이러니까 말이지, 외출 허락이 안나왔어. 아버님도 잘됬다며 이 기회에 철이나 들라고 하시고 말야] 이런이런 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나오미 쨩은 레이엔의 교칙 이상으로 생가의 아버지을 미워하고 있다. 내가 볼때는 싸움친구처럼 보이지만, 어쨋든 아버지가 하는 말에 대놓고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다. 그런 나오미 쨩에게 있어 집에 돌아가는 조건, 조건, 조건, 은------ § 그렇게 말했지만, 4일 후, 그녀는 단념하고 탈색한 머리를 원래대로 돌려놓고 기숙사를 뒤로 한다. 원인은 그녀의 ■■의 동생이 ■■했기 때문. 가방 하나를 들고 서둘러 기숙사를 뒤로 한다. 화장을 지운 그녀는, 어딜가도 부끄러울 일 없는 기품이 넘치는 아가씨였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20 [아차, 그렇지. 세오, 그 교복 차림으로 집에 돌아갈꺼야? 사복으로 안갈아입고?] [......괜찮아요. 저, 다른 옷 없어요. 아버지가 보내주지 않아서] 어물어물, 점점 더 둥글게 만두화 되어가는 나. 그 모습이 너무나도 가여웠는지, 나오미 쨩은 더 이상 못참고 뭐라 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바보야, 그런 건 빨리 말해! 따라와, 내 옷 빌려줄게!] 손을 잡아 끌려 담화실을 뒤로 했다. 물론 나오미 쨩은 나오미 쨩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어서, [그건 그렇고, 옷 빌려 줬으니까 돌아올 때는 여러가지 갖고 와주는 거다, 이거] 자 돈, 하고 1만엔을 건네주는 나오미 쨩. 거스름돈은 써도 괜찮다고 했다. 나오미 쨩은 제목만 들어도 시스터가 빈혈을 일으킬 정도의 해외 밴드의 앨범명을 건네 주었다. 레이엔 밀수입품 랭크A 급이지만, 교환 조건으로서는 나쁘지 않다. [상관없지만. 그래도 소용없어요, 그거] [왜? 세오, 시스터에게 잘 보였잖아. 짐같은 건 체크 안할거라고] [응, 그건 안전하지만...... 뭐 됐어요. 저도 그 밴드 좋아하니까] [???] 시원시원한 성격에 나오미 쨩이다. 돌아가는 중에 못참고 앨범을 사버릴 경우, 남은 물건은 친구에게 넘겨주겠지. (중략) [그게 말이지요, 집에 돌아가기 전에 잠깐 만남이 있어서. 아, CD사왔어요. 지금 가져올까요?] [아~...... 아니, 미안. 잠깐 다른 루트로 입수해버렸어. 중복되니까 걍 줄게. 그것보다 실연! 세오의 실연 얘기 하자!]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21 ------이상이 여름의 전말. 나는 여전히 미래를 보고 있고, 욱하고 밀려오는 자기혐오라는 그에게 움츠러 들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무언가 바뀐 것도, 무언가 해결된 것도 아니지만, 고민 하나는 전력 무시. 고쿠토 씨가 보여준 미소와 같이, 지금의 자신을 믿지 못하면 행복한 미래같은 건 만들수 없다. 미래시라 불리우는 사기를 가진 나에게, 사기를 치는 만큼의 책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이 눈을 싫어하지 않고 받아들이게 된 것은, 분명 누군가에게 있어 매우 좋은 일이 되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 염원대로, 긍정적으로 살아보자. [그런데~, 수술 한다고 해서 머리를 죄다 깎아 버렸는데도, 내 동생(바보)이, 눈을 뜨자마자 거울을 딱 보면서 말야~, 머리가 없는 것도 쿨하지 않아? 라는 헛소리를 늘어놓는 거야! 쿨은 개뿔, 단순한 바보잖아, 스킨헤드잖아! 우리집 사람들은 금성인은 필요없다고 머리를 후려패가지고~, 또 상처가 벌어져 버렸지 뭐야~!] 어느샌가 동생 얘기가 되어버린거지, 나오미 쨩은 정말로 쾌활하다. ......집에 돌아갈 때, 이 세상의 종말과 같은 얼굴을 하였던 그녀는, 여객기의 안에서 필사적으로 싸웠던 것임에 틀림이 없다. 미래에 대항하는 강한 기원. 기다리고 있는 것이 움직일리가 없는 운명이라 할지라도, 절대로 미래를 비관하지 않던 그녀의 강함이, 이렇게 끝나버린 일, 괴로운 과거를 "다행이다"라고 웃어 넘기고 있는 것이다. [나오미 쨩은 멋지네요] [그치? 역시 귀엽다기 보다 멋진 쪽이지~! 이제와서 아가씨라니 우등생이라니 완전 짜증이야. 이제부터는 쿨뷰티의 시대라고. 그래도 대머리는 사양!] 하고. 절호조의 나오미 쨩의 웃음소리가 뚝 하고 멈췄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22 들리는 소리와, 들리고 있는 소리. 보였던 것과, 보이고 있는 것이 천천히 일치되어 간다. 눈치채지 못하게 현기증을 참아낸 내 앞에, 머리를 브릿지한 나오미 쨩이 쓴웃음 짓고 있었다. [뭐, 신입 덕분에 순위도 떨어졌고 말야. 학년 톱까지는 안되더라도, 삼위 안에는 들어가지 않으면 시스터들이 뭐라 그러잖아? 나는 어른스럽게 공부에 전념할란다] 품행이 나쁜 나오미 쨩은 시험 점수 만큼은 시스터들......이랄까 학원측도 입다물게 한다. [신입 애라면, 전국고시에서 상위권이었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왜 이런 곳에 들어왔을까요?] [글쎄. 본인이 강하게 희망했다나. 애초에 N현에서 온 아가씨니까. 갑작스럽게 와서 지금도 기숙사장 방에 있는 모양이지만] 흐~응, 하고 흘려 넘긴다. 아직 직접 만나 본 적은 없지만, 전혀 정보가 들어오지 않는다. ......풍문에는 완전무결의 아가씨라고 하지만, 나같은 사이비 아가씨와는 하늘과 땅만큼 다른 사람이겠지. 세계가 다르다고 해야될까 분명히 대화도 잘 맞지 않을지도.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23 피라니아와 같이 달겨들 것만 같았다. 여자의 우정의 아름다움과 무시무시함을 곱씹으며, 나는 여름의 추억을 재생했다. 미래시 운운은 덮어두고, 어느 도시 안, 사소한 우연에서 알게되어, 1시간까지 차를 같이 마신, 검을 뿔테 안경의 오빠의 이야기다. 일의 시작에서 끝까지를 들은 나오미 쨩은, 김샜다는 듯이 한숨을 푸욱. [어라? 재미없었나요?] [아니, 재미있었지만. 세오말야. 말하긴 뭣하지만, 그건 좀 아니잖아] 역시나. 그 말을 나는 삼일 전에 보았었다. [나오미 쨩도 그렇게 생각하나요?] [어. 너가 한 건 단순한 동경. 아이돌에게 열라 빠져서 꺅꺅대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빠들과 같은거야. 사랑이란 건 좀 더 이렇게, 듣보잡에, 덤으로 예측도 할 수 없는, 마지막에는 돌격이냐 골이냐로 갈리는 제트코스터 같은 것으로, 여기서만 하는 얘긴데, 좋은 추억따위는 암것도 안남는 거라고......] 나 이상으로 소녀회로 풀 스로틀한 연애관을 작렬하고 있는 나오미 쨩. 말할 것도 없이, 나도 그렇다고 납득하고 있다. 그 날의 감정은 정말로 순간적인 연모로, 좋아하긴 좋아했지만 그 앞의 일을 일절 생각치 못하는, 실로 애들같은 감동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나오미 쨩의 말대로,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다. 사랑이 아니더라도 착각이더라도, 나는 그 날의 1시간을, 실연으로서 계속 기억하기로 결심했다. [뭐 상관없지만, 그나저나, 그 남자는 어느------] 나오미 쨩의 질문이, 일찍이 나온 나의 질문에 겹쳐졌다. 그 날의 이별은, 확실히 그런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24 흐~응, 하고 흘려 넘긴다. 아직 직접 만나 본 적은 없지만, 전혀 정보가 들어오지 않는다. ......풍문에는 완전무결의 아가씨라고 하지만, 나같은 사이비 아가씨와는 하늘과 땅만큼 다른 사람이겠지. 세계가 다르다고 해야될까 분명히 대화도 잘 맞지 않을지도. (중략) [그치? 역시 귀엽다기 보다 멋진 쪽이지~! 이제와서 아가씨라니 우등생이라니 완전 짜증이야. 이제부터는 쿨뷰티의 시대라고. 그래도 대머리는 사양!] 하고. 절호조의 나오미 쨩의 웃음소리가 뚝 하고 멈췄다. 그 시선은 나의 뒤로. 방금까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쉬고 있던 신입(스트레인저)이, 우리들의 테이블에 온 것이다. [------뭐야] 칫, 하고 혀를 차는 나오미 쨩. 조용히 있어 주시겠어요, 라거나, 상스럽군요, 라거나 그런 주의가 튀어나올 것이라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런데. [으응, 즐거워 보이길래. 저기, 나도 끼워줄래?] 그 아이는, 우리들의 예상을 뒤엎은 인사를 한 것이다. 멍청해 있는 우리들을 아랑곳 않고, 처음뵙겠습니다, 하고 극상의 미소를 띄우는 1학년. 나오미 쨩은 입을 뻐끔뻐끔 대면서 말이 막혔고, 나는 그, "아가씨"라고 하는 개념이 겉모양 뿐인 듯한 소녀를 미래시로 본다. [어라. 당신, 혹시 세오 씨? 다행이다, 인사하러 갈 수고를 덜게 됬네] 나는 나대로 나오미 쨩과는 또다른 경악에 몇번이고 껌벅대며, 대충이나마 이해하였다. 이제부터 1년, 아니, 좀더 길게. 나는 이 소녀와 같은 방이 되서, 파란에 찬 학원생활을 보낸다. 어쩌면 마음이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그녀의 인상은, 단 1초만에 고쳐 써졌다. 앞으로 단단한 우정을 맹세할 룸메이트. 언젠가 레이엔의 정점에 설, 친애하는 악우와의 만남은, 여름방학의 마지막 날의 밤이었다. 덧붙여서, [그런데 고쿠토 씨, 어디 사시나요?] 어째서 질문을 하게 되었는지를, 그녀는 아직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이쪽도 마찬가지. 단순한 동성(우연)인가,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 나의 착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은, 꽤나 나중의 미래(이야기)가 된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25 오빠의 이름은 고쿠토 미키야. 그 소리를 귀에 담은, 순간. [------이제부터 1년간 잘 부탁해. 세오] 또다시 보았던 기억(것)도, 들은 기억도 없는 대사(목소리)가, 현기증과 함께 사라진 기분이 들었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26 " 다른사람의 미래는? 예를 들면, 그 미래(때)에 시즈네가 없더라도, 제삼자인 타인의 미래를 보는 때도 있어? " " ...... 가끔씩이지만, 있긴 있어. 그치만, 그건 본인 눈앞에 있을 때에 한해서. 예를 들면 아자카 쨩이 이야기하고 있는 때라면, 한 시간 뒤, 아자카 쨩은 좋지않은 실패를 하는 점이라든가 본 적이 있고. " 그래. 미래시는 말하자면 정밀한 예측, 지극히 당연한 추리에 불과하다. 세오 시즈네는 그 오감으로 얻은 정보를 전부 기록해, 무의식중에 ' 그 뒤에 일어날 일어날 사실 ' 을 연산해낼 따름이다. 미래시와 분별되는 초능력자는, 뇌가 멋대로 유기적인 연산장치로서 움직이는 인종을 가리키는 것이다. " 아---, 그래서 가끔씩 이상한 발언을 하곤 했던 거네. 오늘만은 지각해서 가라, 오늘만은 미키야에게 전화하지마라, 라든가. 응. 알았어알았어. 응, 고마워. 이제껏 상냥하게 대해줘서, 덕분에 살았어. " 이제까지의 학원생활을 되돌아보듯, 그녀는 말했다. 고쿠토 아자카다운, 담백하면서 어떤 뒷꿍꿍이도 없는 감사의 말.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27 " ...... 도망칠 수 없다니, 다시말해, 내가 당한다는 거? " " ...... 아자카 쨩, 날 감싸고 싸워서야 두 사람 즈음에 물려버려. 만약 날 감싸지 않고 싸워도 다섯사람 즈음에서 아웃. " " ...... 으아...... 듣고 싶지 않았는데─, 그 미래. 그 외에 밝고 밝은 미래는 없어? 이를테면, 여동생이 핀치일때 늠름한 풍채로 달려오는 백마탄 오라버니의 등장이라든가. " " 응, 그 이야긴 옛날꽃날에 품절이야. 그치만 안심해. 오분 후에도 그렇지만, 어찌돼든, 앞으로 한 시간 뒤면 끝장인 건 변하지 않았으니, 여기서 목숨을 건져도, 결국엔 ──────. " " 제발, 그 패배자 근성을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말라구! 포기하는 마지막의 마지막에 혼자가 되서 해도 되잖아! "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28 퉁명스런 말투로 보아 틀림없이 료우기 양이다. 작년 여름에 한 번 만난 뒤, 아자카 쨩을 통해 지인이 된 기모노의 미인. (중략) 마지막으로, 이 책을 쓸 기회를 부여해준 문예부 부장 예하 학생들과, 마감 촌전까지 손벌려 도와준 룸메이트 A양, 에피소드 사용을 흔쾌히 허락해준 친구들, 교정해준 F양, 그리고 잊지 못할 고교 1 학년 겨울, 여자 화장실의 추위에 떨며 펜을 잡던 제게 따스한 커피를 사주셨던 M선배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29 [네, 지금 가요. ......그래도 소장님. 혹시 미래시를 가진 사람과 만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응? 예측 쪽의 미래시라면 내버려둬도 상관없지 않을까? 비교적, 사회와 맞물려 나가기 쉬운 사람들이니까. 제삼자가 제대로 조언을 해준다면, 제대로 인간관계를 만들어 낼거야]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30 [서두르지 않으면 밤늦게서야 집에 도착하니까요. 그런데 나오미 쨩, 오늘 아침은 커피?] [? 아니, 홍차인데. 그게 왜?] [아무것도. 별 이유는 없어요.]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오미 쨩. 이상하다고 보는 건 이쪽도 마찬가지라, 나는 가끔 별 이유없이 아무래도 좋은 것을 물어보는 버릇이 있다. 어릴 적부터 있던 나쁜 버릇인데 아직도 낫지 못했다. (중략) [저기, 그런데, 고쿠토 씨는 어디 사시나요?] [응? 중고대 다니는동안 계속 이 마을이었는데. 왜?] [아, 아뇨, 저도 잘 모르겠어요. 왠지 묻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왠지 긴장이 풀려있는 나. 언제나처럼 나쁜 버릇이 나와버렸지만, 어쩌면 이것도, 보다 확실한 미래를 보기 위한 조건 수집인 것일까.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31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왜?' 라는 의문이 아닌, '어쩌다?' 라는 후회뿐이었다. 끝나는 것은 괜찮다. 하루가 지나가 듯이, 아무런 주저없이 모든것이 사그러져가는 것도, 나는 납득할 수 있다. 여하튼 그렇게까지 진지한 인생을 살진 않았다. 나에겐 고쿠토 아자카와 같은 불타는 혼도 없이, 돌아가는 시계(루틴 워크)와 같은 매일을 감수하고 있었다. 매일이 별반 의미가 없었기에, 의미도 없는 세계가 끝나는 것은, '그런 거지 뭐.' 라고 생각했다. 나는 사람 바름직해 보여도, 근본적으른 비인간적인 것이다. 엉겁결에 앞으로 일어날 큰 일을 알아버리니까, 이런 인간성밖에 얻을 수 없었나, 하고 새삼스럽게도 타락해본다. 그래도, 그런 나에게도, 끝나는 모양만큼은 다른 문제. 세계가 끝나는 것은 좋아. 앞으로 1분, 끝나버려도 좋아. 그런데도, 미련이랄 감정이 어째선지 떠나질 않아. 문득 의문이 든 것이다. 어째서, 끝이란 언제나 슬픈 것인 거냐고. 서로 미워해도 좋아. 우정을 짓밟아도 좋아. 등 뒤에서 나이프로 쑥 찔려서, 이름도 없는 희생자처럼 퇴장하는 것도, 바보 같지만 참을 수 있다. 나라는 개인이 잊혀져 가더라도, 누군가의 망각이 녹음되지 못해도, 수 많은 사람들이 해피 엔딩을 맞을 수 있다면, 이 종말도 혀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서도, 얼마나 행복한 날들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끝이나 버리면 엉망이 될 뿐이다. 어떻게해도 모든 게 끝나간다. 그 당돌한 결말을 사죄할 수 없다면, 적어도 만인에게 있어 행복한 결말이어야만 하건만. 그 슬픔, 그 쓸쓸함을 씻어내지 못한 채, 바다는 욕탕 바닥의 마개라도 빠진 듯 완전히 말라버려, 지표는 안쪽으로 빠지듯 붕괴했다.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32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말을 걸어볼까. 내버려둘까. 그래도 분명 혼날텐데. 저 사람의 성격은 모르지만, 어떤 직업인지 함께 보였다. 싸구려 물건을 비싸게 팔아치우는 류의 장사를 하는 사람으로, 고전적인 강매, 사기, 유인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인물이다. 그렇지만, 어떤 사람이라도 가족이 있고, 저 사람 역시, 소중한 가족이 있다는 걸 보고 말았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33 [아까 전 얘기인데요. 고쿠토 씨는, 어째서 그런 말을 믿어주신건가요?] 코코아에는 손을 대지 않은채, 똑바로 그를 쳐다보면서 질문했다. 그에게 있어서는 아무래도 좋은 남의 사정. 그렇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인생이 걸린 이야기였다. 우스갯소리로 흘려버린다면, 엄청 실망한나머지, 분명 일주일동안은 우울해 있겠지만, 감사의 표시는 하고 헤어지지 않으면.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34 이런 고통은 2년 전의 겨울 이래 처음이다. 집에 돌아와서, 어린 시절부터 같이 놀았던 개 크리스의 임종의 미래를 본 그 때하고 같다. 그 순간의 차가움은 지금도 가슴에 진하게 남아있다.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주던 크리스. 다음날 아침, 개집 안이 아닌, 마루 밑에서 잠든 듯이 숨을 거두었던 크리스. 그 풍경을 보았는데도 나는 미래를 바꿀 수 없었다. 병원에 데려가 보아도, 밤새 같이 있어보아도, 크리스의 임종은 변함없는 답변과 같은 기분이 들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크리스가 원하는 마지막을 지켜봐주는 것 밖에 없다는 사실에 울어버렸다. 크리스의 죽음에 의한 슬픔과, 나를 기다려 주었다는 것의 기쁨에 그날 밤은 눈물이 멈추질 않아서, 다음날 아침, 크리스의 현재(죽음)을 보고, 나는 또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누구보다 하나 더 많이, 나는 슬픈 기억을 짊어지게 되었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35 [......제가 보는 미래란, 언제나 괴로운 것들 뿐이었어요. 제가 웃고 있는 미래는 없었어요. 그것은, 즉------] [응, 너가 본 미래는, 분명 경고가 아니었을까. 이런 일이 생길테니까, 후회하지 않도록 힘내세요 라고 하는] ......소리가 조용히 울리운다. 나에게 전달된 말은, 그 자신이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 존엄한 기도와 같아보였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36 [------엇. 그건 그렇다 쳐도, 말이죠. 사흘 뒤의 일이라던가, 시험 문제를 알아버리는 것은 역시 문제라고 생각되는데......] 그래요. 미키야 씨는 옳지만, 역시 그건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서의 대답이라고 해야 될까. 나로서는 고민은 독선적인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명확한 해결책다운 것이------ [응. 그렇다면, 사흘 뒤의 일 말고, 나흘 뒤의 일을 생각하세요] ......라는. 말도 안되는 상냥한 미소로, 미키야 씨는 제안했다. [그, 그건------ 무슨 의미?] [시즈네 쨩이 알수 있는 것은 사흘 뒤까지 였지? 그렇다면 그 뒤의 일을 생각하면 되는 거야. 우리들은 해봤자 한시간, 하루 뒤의 일밖에 생각할 수 없지만, 너는 그 기준을 좀 더 뒤로 연장하는 거야. 어렵겠지만, 그건 그, 특별한 눈을 가진 대가란 셈치고. 미래시는 고칠 수 없고, 무엇보다 고치는 것도 아까우니까] 싱긋 하고 웃는다. ......대단해. 왠지 한순간 미키야 씨에게 검은 꼬리가 보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 특별한 인간에게도, 특별한 힘을 가진 만큼의 핸디캡이 필요하다고 미키야 씨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또는, 특별한 힘을 그 분 만큼의 부담을 세트시키라는 것. ......이 사람은 나의 고민과 나약함을 동시에 지적하였다. 이래저래 고민할 틈이 있으면, 우선 그 힘을 사용해 볼것. 내가 언제나 껴안고 있던, "나혼자만 치사한 짓을 하고 있다" 는 패배자의 사고를 근본부터 뽑아주는, 신랄하면서도 따듯한 한마디 였다. [......두 손 들었어요. 미키야 씨는 상냥해 보여도 엄하시네요]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37 " 저기! 그, 그 영사기, 제가 받을 수 없을까욧! " " 하아? "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싫다는 표정을 내비추는 료우기 양. 아자카 쨩도 아사가미 양도 놀란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 넘기고 말고 이전에, 이건 주위에 폐만 끼치는 여자가 잊어버리고 간 물건이다. 누구 것도 아니야. 놔두면 일만 나니까 부숴버릴거라고. 무슨 말인지 알잖아? " " 그, 그러면 안전장치를 달지요! 세 시간 정도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게 조작해둔다거나, 그런! " " 저 이봐, 그렇게 네 입맛에 딱맞게 될 일이면 토우코는 필요없, " " 할 수 있는데? 사실 이거, 기초는 평범한 영사기니까. 전원을 배터리식으로 하면 여섯 시간 정도면 멈출거야. " 보란 듯이 영사기 케이블을 쥐는 아자카 양. 정말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서도, 영사기의 전원은 콘센트 전기에서 받고 있었던 것이다. (중략) 비정기 게재였던 이 시리즈가, 마지막 축하의 의미로 별책부록처럼 발간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각 학년, 각 동아리에 소문으로 떠돌던 7대 불가사의를 편집해왔지만, 이번 회엔 저자인 이 나와, 그 친구들이 체험한 대사건을 조금 각색해, 어디까지나 픽션으로서 이야기화 한 것이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가는, 이제부터 이곳 레이엔에서 지내게 될 여러분의 눈으로 확인해주길 바란다. 단, 영빈관을 이용할 때엔 절대로 여덟명이서 묵지 말 것. 이것만 지켜준다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하룻밤을 약속한다.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38 세월은 빨라 고등부에 들어가 3 년 째의 문화제. 비정기 게재였던 이 시리즈가, 마지막 축하의 의미로 별책부록처럼 발간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각 학년, 각 동아리에 소문으로 떠돌던 7대 불가사의를 편집해왔지만, 이번 회엔 저자인 이 나와, 그 친구들이 체험한 대사건을 조금 각색해, 어디까지나 픽션으로서 이야기화 한 것이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가는, 이제부터 이곳 레이엔에서 지내게 될 여러분의 눈으로 확인해주길 바란다. 단, 영빈관을 이용할 때엔 절대로 여덟명이서 묵지 말 것. 이것만 지켜준다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하룻밤을 약속한다.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39 ------ 무언가가 부르는 듯한 기분에, 세오 시즈네는 눈을 떴다. 시각은 오전 일곱시가 막 지나고 있다. 고급재질의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며, ' 후와아 ' 하고 하품을 지른다. " ...... 이런, 자 버렸다...... 나 홀로 영화관이라니, 엄청 기운빠진다고 할까...... " 이 곳은 크기로 따지면 교실 정도의 홈 시어터. 유일한 사용자인 세오 시즈네는 너무나도 지루한 탓에 잠들어버려, 영사기는 혼자 담담히도 인기없었던 필름을 돌리고 있다. 비춰지고 있는 영화는 호러 서스펜스다. 산중에 모여든 여학생들이 좀비들에게 습격당해 전멸하는 스플래터 무비. 세오 시즈네는 그 결말을, 딴사람 일인 양 흘려보고 있다. 그보다 조금, 내장의 노출이며 잘려나간 표현이 너무 과격해서 눈 둘 곳을 헤메고 있다.(중략) 고쿠토 양은 멀티 테스크기 때문에, 촉각과 청각을 따로따로 움직인다. 끝마치지 않은 소설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진 않지만, 다행이 본편만이라면 완성했다. 나는 이번 단편, 그 개요를 설명했다. " 레이엔 영빈관이 무대인 연속살인사건물......? " " 모여든 사람은 학생시절의 우리들, 입니까.....? " " 미스터리인데, 서양건물 밖에는 좀비떼들..... 이라고요? " 세 사람의 표정이 한 순간 경직한다. 십년전의 레이엔을 무대로한 소설. 그것은 우리들 사이에선 암묵의 타부가 된 사건이었으니까. " ......뭐어, 상관없지만. 그래서, 무슨 살인사건이야? 역시 첫 희생자는 오우지 선배? " " 첫 희생자는 이 세계엔 존재하지 않는 인간이야. 다음 희생자는 소꿉친구지만. " 나는 소설의 본편을 설명한다. 서양식 건물에 모인 여덟 명의 소녀. 소녀A를 소녀B가 살해하고, 그 소녀B를 소녀C가 살해해, 그 소녀C를 소녀D가 살해한다...... 라는, 루프같은 " 개별적인 " " 연속 " 살인사건 이야기를. " ...... 저기 잠깐만요? 소녀A를 살해한 트릭을 소녀B가 말하기 전에, 소녀B는 소녀C에게 살해당한다...... 까진 괜찮지만, 그 소녀B를 죽인 트릭을 소녀C가 말하기도 전에 소녀D에게 살해당한다는 건 읽을거리로서 이상하지 않아요? " " 대체가요. 루프라기보단 트릭의 진상해명을 다음 범인한테 떠넘기고 있을 뿐이잖아요. 꼭 그거같네요. 그, 불을 끌 때, 일렬로 서서 물이 담긴 양동이를 패스해가는 방법. " 아, 역시나 미사야 쨩. 타이틀은 양동이 릴레이 살인사건이야. " " 풋...... 그만...... 기습공격...... 매번 기습적으로 웃겨주는 건 비겁해요..... " " ...... 필력은 있지만, 네이밍 센스만은 치명적이네...... " " 아니, 오시시가면이잖아 이거! " 거기에, 손을 씻은 주제에 예리한 지적(츳코미)을 거는 고쿠토 양. 본소재를 파악하다니 변함없이 무서운 후각이다. " 나는 마음에 들었어요. 아...... 히자만, 주인공이 당신이면, 마지막엔 어떻게 되나요? 죽나요? 살아남나요? " " 그건 직접 읽어봐 주시길. 결말까지 가르쳐줄 정도로 서비스 정신왕성도 아니고-요. "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40 여기까지 도망쳐 온 소녀 5인, 우리들은 서로를 도우며, 서로를 격려하며, 서로 으르렁거리며, 서로 미워하며, 최종적으론 서로가 서로를 죽이려 들며, 이렇게 어두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돌아서서 보니, 거기엔 비틀리고 비틀려 버린 아자카 양의 사체와, 거의 탄화해버린 아사가미 양의 사체가 나뒹굴고 있다. 오우지 선배는 도심부로 돌아간다고 했으니, 지금쯤은 폭도로 변해버린 수 많은 인간들의 먹잇감이 되어있겠지. 나는 벼랑 위에서 그저 혼자 살아남아버렸지만, 그것도 앞으로 몇분 안 남은 이야기다. 나이프로 걸레짝이 된 손발의 출혈 덕에, 의식은 이미 거짐 없어져가고 있다. 몽롱한 단말마로, 이제까지의 일들을 회상해본다.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41 고쿠토 아자카. 세오 시즈네와 같은 레이엔 여학원 2학년. 열일곱 살.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42 료우기 시키다. 하지만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 진 알아 들을 수 없다. 어쩔 수 없으니 번역을 붙인다. "너는 발병하는 타입인가. 그렇담, 녀석들처럼 도망치지 않았어도 좋았을 텐 데. 뭐, 어찌돼든 감염자는 모두 죽일 거지만." 대체 무슨 말인 지. 문득, 나는 왼손에 주목한다. 거기엔 좀비에 물린 흔적이 있었다. 아사가미 후지노의 말을 인설트한다. 좀비는 동료인가 먹이인가를 구분하고, 그 살해 방식을 정한다 였던가. 동료가 되는 것은, 감염당해 좀비가 되는 타입. 먹이가 되는 것은, 감염되도 좀비가 되지 못하는 타입. 그렇담, 그 판별법이란 대체?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43 평화로운 언덕길의 중심에는, 이 장면에는 어울리지 않는 그림자가 서 있다. 세 마리의 좀비는 전 레이엔 여학원 학생. 그리고 또 한명은, 새하얀 소매를 산뜻하게 갖춰 입은 흑발의 소녀였다. 마치 하츠모데의 귀갓길이라도 되는 것 처럼 보이는 화사함. 깊은 먹과 같은 검은 눈동자는, 시체이면서도 명확한 의사와 이성을 두르고 있다. 그 오른손에는 섬뜩히 빛나는, 날이 시퍼런 검을 쥐고있다. " 아, 저기? 저 사람, 혹시나지만 료우기 양...... 인가요......? " " 어딜 어떻게 봐도 시키 짜식이잖아! 게다가 일본도까지 가지고 있고! 끝장이다.....! " " 아, 방금 씨이익하고 웃었어요, 씨익하고......! 벌써 우리쪽 눈치채고 있었어요! " 그렇다, 료우기 시키의 등장인 것이다. 그녀가 어떤 캐릭터 설정인가, 지금의 나로서는 설명할 수 없다. 그녀에 대해 자세히 알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거라곤, 이 칠일간에 고쿠토 아자카와 아사가미 후지노가 무슨 일만 일어나면 료우기 시키를 화제로 삼았던 정도. " 시키라면 좀비를 상대라도 개의치 않아. 좀비가 친근하게 느껴질 레벨로 무서워. " " 만나고는 싶지 않지만서도, 료우기 양이 있어준다면 마음 든든해요. 그 사람한텐 누구도 못 이길테고. " " 맞아맞아. 말로 하고 싶진 않지만, 시키가 있으면 대부분의 사태는 어떻게든 되거든. " 이를 테면 그녀들의 천적, 같은 존재. 그런 믿음직스런 무적 캐릭터가 좀비 편에 서서, 그것도 최후의 관문으로 막아서고 있다. 아자카 쨩과 아사가미 양의 절망은 뒤에서 보고 있는 나조차 끔찍해질 만큼 전해졌다. " 흐으응. 저 시키라는 분, 어느정도 강한가요, 세오 양? " 료우기 시키를 모르는...... 만난 적 정도는 있을 테지만서도...... 오우지 선배가 맹-한 발언을 한다. " 그, 그으게, 그게 말이죠...... " 나로선 알맞는 비유가 떠오르질 않아, 시선이 허공을 헤맨다. " 단적으로 말하자면, 아서왕이 엑스칼리버를 가진 레벨. " " 그거, 절대로 못 이기잖아요!? "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44 여기서 " 미래가 보인다. " 라고 고백해도 이상하게 여겨질 뿐. 지금 세오 시즈네가 미래시임을 알고 있는 건, 친애하는 동호인인 오우지 미사야 뿐이었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45 " ...... 방금 비명이 들렸는데, 무슨 일 있었어, 시키 쨩? " 마음을 가다듬고 료우기 시키에게 말을 걸어본다. " 네에. 난처한 일이 일어나버려서요. 당신을 기다리고 있던 참이에요, 시즈네 양. 모르긴 몰라도 숙박객 중 누군가 살해당했다라던가요. " 간들어지는 우아함을 머금은 채 료우기 양이 미소 지었다. 어느 여름날의 사건 이래, 세오 시즈네는 료우기 시키와 편지를 주고 받는 교제 관계가 되었다. 이번에, 세오 시즈네가 나츠미관에 온 것 역시 전적으로 그녀로부터의 초대가 있었기에였다. 본래라면 이 영빈관은 학생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중략) " 시키 쨩, 무섭지 않아? 그보다도, 신경 안 쓰여? 이거, 꽤 불가능계범죄라고? " " 어머. 무서운 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하지만 신경은 안 써요. 콘노 양이 살해당했어도, 혹시나, 그러네요...... 이 다음 고쿠토 양이 살해당하더라도, 오우지 선배가 살해당하더라도 저는 관계 없는 일이고. 흥미가 돋지 않는 일에는 관심이 끌리지 않네요. 딱 한가지, 조금, 아니 자주자주 추궁하니 외려 더 알고 싶어진 부부은 살해방법이네요. 화장실과 키친이 달려 있다곤 하나, 저 객실을 어떻게 해서 불태웠는가. 그 뒤 불꽃을 무슨 수로 껐는가. 인간에겐 불가능하지요? " " 에? 나, 고쿠토 양이라면 불꽃쯤은 뿜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왔어요...... 그 범인은 고쿠토 양이죠? " 아사가미 양은 료우기 양이 끓여준 녹차에 손을 대지 않고, 자기 수통에 담긴 마실 것을 마시고 있다. 녹즙과 사과주스를 믹스한 거라고 한다. 헬시. " 못 뿜어요. 평범한 인간은 입에서 불을 뿜거나, 때린 부분을 불태우거나 하지 못해요. " 료우기 양은 꼿꼿이 허리를 세운 보기 좋은 자세로, 딱 잘라 부정했다. 레이엔 으뜸가는 상식인인 그녀의 말을, 아사가미 양은 "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 하고 속깊은 웃음을 지으며 흘려들었다. (중략) " 시키 쨩은 흥미없는 일에는 한결같이 냉담하니까요. 어렸을 적부터 그랬었어요. " " 어렸을 적부터......? 세오 양과 료우기 양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였나요? " " 예. 저희 집, 시키 쨩 옆집이에요. 덧붙여 그 반대편 옆집이 고쿠토 양네 집이고요, 그리고 참, 졸업하면 저는 고쿠토 양과 같은 성씨가 되어버릴 예정이기도 하고. 테헷. " " 그, 그런가요. 잘은 모르겠지만서도, 복잡한 인간관계네요, 당신도. " 행복함 한가득, 인생의 승리자 미소를 상대방에게서 작렬당해, 가시방석같은 시선을 돌리는 오우지 선배. 이 상황에서 개인의 정사이야기를 듣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겠지.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46 " 저는 시키 쨩한테 받은 초대장덕에, 주말은 여기서 지내자고해서. " " 에에, 그래요. 아는 사람으로부터 주말이라면 비어있으니 사용해도 좋다고 들어서. 봐, 여기 초대장. " " 이사장의 인감이 찍혀있네요. 확실히 진짜에요. 그럼 다른 분들도? "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47 첫 번째 살인부터 세 번째 살인까지를 고찰한다. 첫 희생자 이시즈에 아무개 양을 가장 간단히 죽일 수 있었던 것은 콘노 후미오다. 그녀는 이 건물 오너의 딸이며, 이시즈에 아무개와는 면식이 있었을 테니까. 두 번째 희생자 콘노 후미오를 가장 간단히 죽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옆방의 고쿠토 아자카다. 두말할 것 없이 열쇠만 열면 간단히 2 호실로 침입할 수 있다. 세 번째 희생자 고쿠토 아자카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은 미야즈키 리리스다. 고쿠토 아자카가 콘노 후미오에게 행한 것과 같은 방법으로 그녀는 간단히 살해할 수 있다. " ...... 설마, 이거...... " 한 사람의 희생자에 맞춰, 한 사람의 범인이 있다라는 케이스인가. 그러니 공통된 살해이유(동기)가 보이지 않았던 것인가. 요약하자면 모두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기 위해 이 건물에 모였단 것이니까. ------ 달그락. 콘노 양은 이시즈에 양을 치료하기 위해서. 이유는 모르지만, 아사기미 양은 미야즈키 양을 살해하기 위해서. 그런 아사가미 양의 정체를 꿰뚫어본 오우지 선배는, 아마도 그녀를 죽이기 위해서. ------ 달그락. " 어라 ------------ 그럼, 나는? " 세오 시즈네가 이 건물에 묵으로 온 이유는. 당황해서 주머니로 손을 뻗는다. 거기엔 그녀로부터 보내진, 여기로 오라는 초대장. ----- 달그락. " 다행이다. 이제야 겨우 방해꾼들이 없어져 줬네, 시즈네 양. " ----- 찰칵. 등뒤에서 속삭여오는 목소리에, 세오 시즈네는 돌아보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라운지에 붉은 물보라. 나가떨어져 나간 머리가, 분리된 몸통의 전말을 본다.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48 " 아 - 더는 무리, 정말로 무리라고요! 끝나질 않아, 끝낼 수 있을리가 없다니까요, 이 페이지 수! 관둡니다, 이번에야 정말로 관둘래요, 난! " " 미사야 양, 진정하세요. 날이 밝기까지 앞으로 여섯 시간이나 있어요. 일찍이 세 시간에 한 권 만들어 낸 적도 있었잖아요. 여차하면 그걸로 가는거에요, 그걸로. " " 카피지와 오프셋지가 같나요! 동인 데뷰 5 주년 기념본이에요, 멋진 모습을 안 보이면 어쩌자는 건가욧! " " 실례합니다-. 오, 하고 있네, 하고 있어. 자요 후지노, 간식. 이건 졸음 방지용 다시마 초절임. 내 자린 여기? 어디부터 손봐주면 돼? " " 그럼 탁트인 배경을 부탁합니다. 주인공이 처음으로 하늘을 나는 중요한 컷이니까, 빌딩 하나하나 정성스레 묘사해 주세요. 아, 자료는 이 아파트에서 보이는 야경으로. " " 아하하, 뭐야 그거 너무하네. 난 회사 끝나고 친구집에 들렀는데, 미대 입시 문제급의 과제를 강요당하고 있네. 우리 회사보다 더 블랙이라고, 이 서클. 거기다 아직도 아날로그고. 펜 타블릿정도는 도입하지? 돈 많이 벌었잖아요, 오우지 선생님들. " " 수입과 작업공정은 다른 이야기랍니다, 고쿠토 양. 전자화는 제 미학에 반합니다. 복붙이 뭡니까, 복붙이. 분명 예술은 모방(복사)되어야 하지만, 그건 창작자의 혼의 유전, 예술적 유행(meme)을 감염시키기 위한 것. 열화, 혹은 진화하지 않는 전사(轉寫)따윈, 처음부터 혼이 깃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도 같은 것이잖아요!? 그따위 것은 예술이 아니에요, 그저 일용잡화입니다! " " 만화는 그 일용잡화의 동료인데요. 뭐, 오우지 선배의 그런 점 진짜 좋아하지만. 어라, 거기 파트너는 아직도 자고 있어? 소설 쪽은 앞서 탈고 끝난 건가요? " " ...... 한눈판 사이에 자버렸군요. 고쿠토 양, 사양말고 깨워주세요. " " 오케이. 자아-, 밤이라구 선생니임-. 일어나주세요-. " " 하우아!? " 딱밤을 맞고서야 나는 눈을 떴다. 책상에 푹 엎드린 채 잠들어 있던 나는 몸을 일으켜, 두리번두리번 방의 분위기를 읽는다. " 자, 자버린거야!? 잠들었나요, 저!? " 시계를 보니, 시각은 오전 0 시를 지나있었다. " 아침 여섯 시에 인쇄소로 원고를 올려, 세시간 안에 스피드 인쇄를 하지 않으면 오늘의 이벤트엔 맞추지 못한다는 악독 입고. 말로도 하고 싶지 않지만, 앞으로 여섯시간안에 원고를 완성시키지 않으면 내가 주역인 이야기는 그 시점에서 배드엔딩이 되어버린다. " 이 상황에서 쪽잠이라니 여유넘치네요. 어디, 원고는 얼마나...... 뭐야, 벌써 다 됐네요. 다음은 후기만 쓰면 끝? " " ...... 그렇지만서도...... 뭘 써야할지, 이게 딱 떠오르질 않아서. 아, 미사야 쨩은 어때? 어떻게든 될 것 같아? " " 안돼. 살려줘. 분명 무리. 그래도 하차하는 건 더 무리. 하차하면 죽어버릴거에요 나. 마지막 잎새를 지켜보는 소녀처럼. 살기위한 본업에 얽매여 취미인 동인을 하차한다니, 그런, 망상(악마)에 혼을 판 소녀로서 너무나도 아름답지 못한걸요! " 미사야 쨩은 울먹이는 소리를 흘리면서도 손을 멈추지 않는다. 정신면이 약해, 조그마한 일로도 금방 우울해져 스케줄을 늦춰버리고 하지만서도, 그녀는 창작을 관두지 않는다. 학생시절, 완벽주의의 화신이라 불리우던 학생회장이던 만큼. " 사회인으로서 납기한은 지켜줬으면하는데. 후지노, 여기 컷 늘려도 괞찮아? 동태눈깔처럼 하는 게 캐릭터 성도 살아날거고. " " 그렇게 해주세요. 후후. 스스로 어려운 길을 택하는 고쿠토 양도, 미사야 양한테 남말은 못하겠네요. "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49 [아~, 아니, 고양이라기보다는 강아지 쪽이려나 세오는. 정정할게 정정. 그런데 진짜 뭐하고 있는 거야? 누구라도 기다려?] (중략) [괜찮아?] [아, 네......저기, 죄송합니다. 중재해주셔서 고마워요] 쭈뼛쭈뼛하면서도 꾸벅하며 인사를 한다. 강아지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중략) 소녀는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필사적으로 말을 삼켰다. 축 하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은, 역시 강아지를 연상시켰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50 이렇게 묘사하는 것도 조금 그렇지만, 세오 시즈네란 소녀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지극히 평범한 여학생이다. 레이엔 여학원에서는 보기 드문 숏컷 단발. 신장도 체중도 평균...... 이라고 할 수 있지만서도, 이곳저곳의 발달이 늦는 것은 너그럽게 봐주시길. 기운찬 강아지계, 라고 선배들에게 귀여움 받는 일도 적진 않았다.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51 " 아, 역시 그랬구나. 응, 왠지 모르게 눈치채고 있었어. 세오는 강아지계인데, 가끔씩 고양이같았잖아? 갑자기 아무 것도 없는 곳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때라든가 있었으니까. " 이상이, 룸 메이트인 고쿠토 아자카의 코멘트다.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52 [진짜? 너, 그렇게 여름 바다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짱난다! 하루정도는 집에서 못 돌아와?] 돌아올 수 없으니까 잠자는 고양이가 된 거랍니다. 그리고, 나오미 쨩은 오해하고 있어요. 내가 기대한 것은 여름 바다가 아니고 수영복이나 모래사장이나 야끼소바나 그런 것들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여름 바닷가의 일대결전에 있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53 이백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전통점, 주조의 마인들의 냉엄함은 겨울의 추위와는 비교할 수가 없다. 쓸 만한 사람, 손이 비어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부려먹는다. 나는 어릴적부터 술과는 친구로 지내서 술 감정에 있어서는 레이엔의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그런 걸 말했다가는 반성실 일주일 코스는 확실하겠고, 아니아니 이런 얘기를 하려던게 아니고. (중략) 이제 막 8월이 된 아침. 이렇다할 특별한 복선도 없이, 부모님에게 전화가 왔다. 전화의 내용은 "올해 여름방학은 레이엔에 있어도 된다고 약속했었지만, 아버지가 마음이 바뀌셨단다. 이번 주 안에 돌아오려무나"하고 횡포스럽기 짝이 없는 것이어서, 나는 일단 겉으로라도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볼멘소리로 "아버지는 술 만드는 지옥에 빠져버렸으면 좋겠어요"라고 합의를 본뒤, 시스터에게 수화기를 건네드렸다. (중략) [아차, 그렇지. 세오, 그 교복 차림으로 집에 돌아갈꺼야? 사복으로 안갈아입고?] [......괜찮아요. 저, 다른 옷 없어요. 아버지가 보내주지 않아서]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54 [그렇구나. 그런 일이 있고 난 뒤니까] 곤란하다는 듯이 웃어주는 검은 뿔테 안경의 오빠. 사람들이 오가는 한복판에서 울음을 터뜨린 나에게 당황해......가 아닌,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목소리가 생생히 들려왔다. 자기는 둘째치더라도, 소녀 쪽이 너무도 걱정된다, 같은 목소리. 영상보다 음성으로, 전생의 인연에 얽매인 나의 머리속을 뒤흔들어 주었다. [혹시 괜찮다면, 저 찻집에서 쉬었다 갈래? 너도 많이 지쳤잖아] 오빠가 가리킨 앞에는, 독일어 간판이 달린, 돌로 된 요새 같은 찻집이 하나. 으~음, 발음대로 읽자면 아넨에르베. 위압적인 느낌이들지만 서서 얘기하는 것보단 훨씬 낫다.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55 [예를 들어 아까 전 아저씨 얘기인데, 시즈네 쨩은 그 사람과는 처음 만났다고 했는데, 이 동네도 처음이야?] [아뇨, 미후네에는 몇 번이고 왔었어요. 저희 학교에서 비교적 가까운 동네라서] - 공의 경계 미래목음의 내용
*56 [그걸 언제부터?] 한편. 설명하는데만 힘겨워하는 나와는 대조적으로, 어디까지나 냉정한 고쿠토 씨. [......이것이 미래라고 자각하게 된 것은 중학생 부터였어요. 어릴 적에는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수가 없었고, 지금도 명확하지 않았던 기분이 들어요] - 공의 경계 미래복음의 내용
*57 출생은 토호쿠, 에도시대부터 이어진 제주(製酒) 집안의 외동딸. 단편적인 미래를 시각정보로 뇌내에서 재생할 수 있는 특기가 있지만,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어딘가의 외전인, 또 다른 이야기(필름)을 참고 해주길 바란다.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58 " 어이, 언제까지 자빠져있을 셈이냐. 적당히 자고 일어나, 바보 네 명. " 내 옆통수에 탁탁거리는 촉각의 충격이 닿는다. 딱딱한 가죽화같은 것으로 머리를 쿡쿡찔려서, 나------ 세오 시즈네는, 이번에야 말로 눈을 떴다. " 우웨!? 끄끄, 끝마쳤어요, 제대로 원고 끝마쳤다니까요! " 이크, 문예부의 타마키 쨩의 원고 재촉인가 싶어 벌떡 일어나니, 거기엔 푸른 조명에 비춰진 어슴푸레한 방이었다.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
*59 이곳은 세속에서 떨어진, 우는아이도 단념하고 여자기숙사 생활을 만끽하게 되는 메이지의 학사, 우리들의 사립 레이엔 여학원. ' 이렇게까지 와버리면 희소품이 되는 쪽이 인생의 승리자 아니겠는가. ' 라는 마음저려지는 소문 속 영애들만을 위한, 자극과 낭만이 넘치는, 전천후형 · 독립기동요새이다. 본작중에선 몇번이나 지독하게 묘사되었지만, 그건 전체의 10% 밖에 말 안한 것이므로, 1 학년생 여러분들은 부디 안심해주기 바란다. - 공의 경계 종말녹음의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