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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드 엘멜로이 2세 보조페이지2

타입문 백과

로드 엘멜로이 2세 보조페이지2

最終更新:2024年04月04日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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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일단락되어 2세 일행은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을 만나러 이집트로 가기로 했는데 마침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 일행이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하다 이집트의 파라오 살인사건에 휘말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1) 구체적으로는 라이네스가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에게 이끌려 따라왔다 한다. 쿼트 이슈타리오 아즈반과 조제페 이슈타리오 사그다임와 합류해 온 시계탑의 고고학과 아스테아의 로드라 발굴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는 이를 이를 철저하게 비밀로 하고 싶었으나 라이네스가 있는 걸 보고 들킨건가 하며 똥 씹은 표정을 지었다 한다.(*2) 한편 그 문제의 시계탑과 아틀라스원의 공동작업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합동 발굴단 맴버인 카르마그리프는 이집트에 에르고의 문제를 해결하러 온 로드 엘멜로이 2세 일행과 마주쳤다.(*3) 파로스의 등대의 비공개 시설에서 잠수를 준비하는 아틀라스원의 잠장전으로 일행을 안내한다.(*4)(*5)

한편 이야기의 주요 화재인 파라오 살인사건은 이 대도서관의 시큐리티 키가 도난당한 것이다. 도서관의 조사의 전제는 시큐리티 키와의 연결을 유지하는 것이기에 이게 실종되면 조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그리고 키가 외부로 빠져나가면 모등 기능이 정지하는데 기능을 유지하는 것을 보아 아직 키는 대도서관에 존재하고 지금 머물고 있는 자들이 범인 후보가 되었다. 이 키의 정체는 이 해저 대도서관에 보관된 프톨레마이오스 1세의 몸의 심장이다. 심장을 도난당했다고 죽는 건 아니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다.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이 다른 루트로 깨워주지 않았다면 도난 사실을 모르고 자고 있었을 거라 하며 움직일 수 없는 몸 대신으로 기계로 된 새 사역마로 행동한다. 이 사실은 라티오가 다른 아틀라스원의 마술사들에게도 비밀로 해 달라 한다.(*6)
새 형태의 사역마의 정확한 정체는 대도서관을 건설할 적 아틀라스원이 프톨레마이오스 1세의 인격을 카피해서 만든 재현체, 백업 같은 개념이다. 아틀라스원의 추산으로는 99% 이상의 확률로 생전의 본인과 비슷한 발언을 할 거라 한다. 이 백업본은 데이터가 부족하다. 해저 대도서관의 구조를 극히 제한적으로만 파악하고 있으며, 최심부의 자신의 본체의 심장이 도난당했다는 사실도 그 심장이 뽑혔다는 통신을 받았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한 것이지 본체가 뭘 당했는지는 모른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진짜 몸이 보관된 곳은 도서관의 4층 최심부이며 아직 공동발굴단의 조사는 3층에 도달한 시점이었고 대도서관의 뒷출입구들은 전부 수몰되어 막혀 있다. 일종의 밀실 살인사건이 되었다.(*7)

결국 사건부 때 처럼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와이더닛을 따지며 살인사건을 추리하게 되었다.(*8) 여차저차해서 2층에 진입한 일행은 앞을 가로막는 기계 파수꾼을 부순 후 2층에 고립된 자들과 합류했다. 이것으로 용의자는 전원 모였다. 모두 일곱 명으로 조제페 이슈타리오 사그다임, 쿼트 이슈타리오 아즈반,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과 그녀의 아버지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와 조수인 티카 멜루아스테아 틀레막, 그리고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였다.(*9)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은 범인 색출 & 키 찾기와 별개로 대도서관 4층으로 진입해 관리동을 통해 키 없이 대도서관의 데이터를 열람해 발굴조사의 성과를 달성하자고 제안한다.(*10) 이에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이번 발굴작업은 아틀라스원의 계율을 깰 가능성이 있음에도 진행된다는 모순을 지적하며, 이 발굴이 아틀라스원에게 어디까지 허락받았는가와 발굴의 진짜 목적을 묻는다.​(*11) 로그는 2세가 마술사답지 않은 놈이라 하며 자신은 아틀라스원에서 선임 교관의 직위에 있었기에 그 권리를 이용해 정식 심사에서 이번 발굴이 부결되기 전에 연구를 달성할 생각이라 한다.(*12) 그리고 이번 사건이 배신자가 아니라 아틀라스원의 계율에 따라 발굴작업 자체를 어긋난 것으로 보고 정보가 세어나가는 걸 막으려 하는 자의 소행일 가능성도 제시된다.(*13)
프톨레마이오스에 따르면 시큐리티 키는 관리부의 기능이므로 그 키만으로는 본인이 인식한 범위 내에서만 조작이 가능하다 한다.(*14) 그러자 2세는 평범하게 탐정처럼 사건을 해결하려 했다간 살해당할 가능성이 높으니 키의 조작 범위를 이용해 범인을 색출해보자 한다. 팀을 둘로 나눠 선행 팀에게는 후방 팀이 대기한다 속이곤 실제로는 후방 맴버는 따라간다. 범인이 키를 사용하면 그 작동범위를 보고 어느 팀에 범인이 있는가를 색출한다. 동시에 각 팀의 맴버는 적절하게 배치해서 서로를 감시하게 해 범인 색출과 견제를 동시에 하도록 구성했다.(*15)

이 곳에는 공동조사 이전에 먼저 두 차례 뭔가가 방문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하나는 과거 아틀라스원에서 경계시하던 도굴꾼 집단으로 굉장한 실력으로 지상의 유실물을 몇 개 탈취한 적이 있다. 다른 하나는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의 남동생인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다. 조제페 이슈타리오 사그다임과 같은 세대라는 이 남자는 독보적인 우등생이다.(한 세대 더 아래의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도 괴물로 묘사되는데 사이파는 시온에 비견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다) 만약 사이파가 해저 대도서관에 먼저 왔다면 파라오의 밀실 살인사건의 범인이 사이파일 가능성이 대두된다. 다만 사이파가 들렀을 가능성은 아주 높지만 그가 4층까지 시큐리티를 돌파했을지는 의문이였다.(*16)
​한편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는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에 관해서 이것 저것 관여되어 있었다. 대도서관 발굴에 참가한 것 부터가 사이파의 죽음의 진상을 알기 위해서였다. 콜드리스 가문의 후계자가 죽은 결과 라티오의 할아버지는 모든 걸 포기해 아버지 로그를 대리로 세워 가문을 맡기고 연구를 파고들 뿐인 톱니바퀴가 되었다. 새로운 후계자가 된 라티오는 동생이 조사하던 연구를 이어받았는데 이것이 에르고에 대한 조사였다.(*17)
로드 엘멜로이 2세 역시 애초에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 이 곳을 먼저 들렀다면 파라오 살인사건이 밀실이니 뭐니 하는 전제가 깨진다 하며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가 사이파와 아는 사이었던 가능성, 사이파가 익사가 아닌 살해당했으며 살인자가 파라오 살인사건의 범인과 동일 인물일 가능성 등을 제시한다.(*18)

여하간 탐사는 계속되는데 대도서관 3층의 수정 수해는 기어오르거나 내려가거나 틈새에 몸을 끼워 넣어야 하는 등 매우 아크로바틱해서 체력이 부족해 고생한다.(*19) 그러다 3층에서 4층의 최심부가 아닌 다른 공간으로 향하는 길이 발견되었는데 프톨레마이오스의 기억에는 없는 구역이라 한다(새 형태의 단말이 아닌 프톨레마이오스 본체라면 알 지도 모르겠다 한다).(*20) 대도서관과 독립된 계통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완전한 어둠에 쌓여 있는데 프톨레마이오스는 이를 죽어 있는 걸로 묘사하곤 숨을 불어넣어 주는데 신비한 벽화가 발광해서 빛을 비춘다. 싱가포르에서 에르고를 해저에서 떠올릴 때 그가 타고 있었던 용기가 있으며(*21) 이 비밀공간은 2세 일행이 오기 전 이미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가 들른 흔적이 있었다.(*22) 벽화에 따르면 그 용기 주변에 세 개의 직육면체 기둥이 있는데 아마 이는 간타이고 간타이를 통해 에르고에게 신을 먹인 것 같다 한다. 그리고 벽화 구석에 용도를 알 수 없는 두 개의 기둥이 더 있었는데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은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 이 비밀을 풀어낸 걸 확인하곤 자신도 할 수 있다며 본래 목적인 4층으로 향하는 것을 내팽겨치고 분석에 들어간다.(*23) 그 결과 네 번째 기둥은 이 실험을 멈추기 위한 신이 탑제된 것이고 신을 돌려드리기 위한 신으로 에르고에게서 신을 뽑아낼 수단이라는 걸 알아낸다.(*24) 더 나아가서 고대의 복장을 한 에르고의 홀로그램을 끌어오는데 프톨레마이오스가 보고 놀란다.(*25)
에르고를 라이더(이스칸달)의 아들 알렉산드로스 4세라 부르는 프톨레마이오스를 본 2세가 충격받고 진짜냐 묻는데 프톨레마이오스는 처음으로 감정을 드러내 그 분을 몇 번이나 자기 대신 파라오로 군림시키고 싶었다 한다.(*26) 한편 프톨레마이오스가 어째서 자신이 그 분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 하고 있었나 하자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이 에르고의 모습을 담은 데이터가 당대로 치면 컴퓨터 바이러스에 해당되는 수백 개의 방벽이 설치되어 보호되고 있었다 하는데 그러면 당시의 아틀라스원은 미래에 같은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들이 이 곳을 해킹할 것을 알고 대비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은 이것에 당한 것이 아니냐 한다.(*27) 그레이와 탄겔이 파수꾼들을 부수고 막고 해도 계속 재생하는 가운데 도서관이 영상을 수신하기 시작했다.(*28)
무지개색 거품으로 비추기 시작한 영상이 보이자 파수꾼들이 작동을 멈춘다. 이 거품을 통해 영상을 전할 수 있어 갈라져 있던 두 일행이 연락을 취하게 된다.(*29) 이는 시공 거품(時空泡)이란 것으로 거품의 범위에 한정해서 물리적으로 두 시공간을 잇는다. 최신 과학의 관점은 새로운 마술의 실마리가 된다고 여기는 현대 마술에서도 이야기하는 초끈 이론의 일종인 막 우주(膜宇宙)를 한층 너머 구현한 것으로 본래 개념상으로라면 양자 사이즈여야 할 거품이 아틀라스원의 기술로 구현하면 제한적이지만 진동으로 깨뜨릴 수 있는 것이 되어 버렸다. 지금의 아틀라스원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기술이지만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를 만들던 신대 시절의 아틀라스원에서는 일상적으로 구현하는 물건으로 단순한 통신기기를 만드는 것보다 시공 거품을 만드는 게 더 간단했었다 한다.(*30)
거품영상을 통해 얼굴을 비춘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는 너희들 중에 범인 있는거 확실하니까 기어나오라 한다.(*31) 하지만 프톨레마이오스가 거품의 성질을 사용해 멋대로 에르고를 납치해버리면서 사태가 틀어진다.(*32)

2세는 대충 에르고가 삼킨 신을 보고 이스칸달과 관련이 있을 것은 예상했지만 설마 다이렉트로 그의 아들인 건 뭐냐고 중얼거린다. 역사의 기록대로라면 에르고는 이스칸달이 죽은 후 태어난 왕자인데다 어머니는 동양인이라 그가 진짜 아들인지 의심하는 자들이 많았고 그 덕에 디아도코이 전쟁의 불씨가 되었을 터라 한다.(*33) 그 뒤 이스칸달의 핏줄을 증오하는 카산드로스에 의해 일곱 살에 유폐되는데 글을 배울 기회를 박탈당한다 한다. 여기서 독자적인 해석이 들어가는데 지금 에르고를 보면 인간의 영역을 초월한 언어 학습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니 그 유폐된 당시에도 그런 면모를 보이고 경계당해 금지당한 거 아니냐 한다.(*34)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가 이스칸달을 신격화하고 그를 중심으로 그리스와 이집트를 통괄하는 신화를 재구성한 것을 언급하는데 그 신화를 마술기반으로 본다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대규모의 마술식을 집행할 수 있는 조건이 될 거라 한다.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가 이집트를 통제하기 위해 신화를 재구성한 게 아니라 그 시대기 신대니 이 작업으로 이스칸달을 진짜로 신으로 만들고 알렉산드로스 4세, 그러니까 에르고를 신의 혈통으로 만들려 한 게 아니냐 한다.(*35) 이스칸달의 실존은 확실하지만 알렉산드로스 4세의 실존은 불확실하고, 그게 그가 생전부터 모든 이야기에서 멀어진 상태라서 그렇다 하면 허와 실 사이의 절대적인 공백이 어떤 형태를 취할 거라 한다.(*36)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가 신화의 재구성을 왕이 대륙에 걸친 신화의 변용(후대의 역사를 바꿀 만한 문화의 초석화)이라 치면 그건 일개 마술사로선 할 수 없는 대의식, 방황의 바다와 산령법정, 아틀라스원의 마술사들을 통합한 인류의 세계와 신화 그 자체를 이용한 초발급의 대 의식 마술일 거라 한다.(*37) 그래서 그 의식마술이란게 에르고에게 세 개의 신을 삼키게 한 짓이었다 하면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목적도 정체도 짐작이 불가능하다 한다. 정말 에르고가 알렉산드로스 4세가 맞는지도 모르겠다 한다. 하지만 그걸 넘어서 에르고가 제자인 건 바뀌지 않는다 맹세한다 한다.(*38) 그래서 에르고를 어떻게 찾느냐는 이야기가 나오자,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은 비밀구역을 발견한 게 애드라는 걸 눈치채고 애드가 아틀라스원의 기술이 들어간 것을 이용해 그 쪽의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보다 더 오래된 에드의 연산능력을 활성화시킨 후 검색용 식과 방향성을 주입하자 정보 수집 능력이 발현하여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형태를 연산할 수 있게 된다. 즉 수정이 만발하여 던전이나 마찬가지가 된 해저 대도서관의 깨끗할 적 모습을 훤히 파악하는 지도가 된다. 이를 통해 에르고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 곳으로 향한다.(*39)

에르고는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가 시간을 끌어달라는 부탁을 받아들여 자신을 중앙으로 이끌려는 프톨레마이오스가 왜 죽임당했냐를 지적한다. 이에 프톨레마이오스는 그 죽음의 정체가 관에 함정이 설치되어서라면 에르고가 관을 접할 때 에르고도 죽을 가능성이 있으니 대화의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곤 이 대화를 이어 한다.(*40) 이거 삼중밀실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진행됬을 적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 쪽 일행이 가장 먼저 관리부에 도착한다.(*41) 카르마그리프는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이 프톨레마이오스의 사역마를 숨겨놧을 줄은 몰랐다 하면서 자기 지상예장으로 시공 거품을 눌러 관리부의 좌표를 찾고 공간전이를 해 왔다 한다.(*42) 그 다음으로 2세 일행이 관리부에 도착하는데 애드가 지도를 표시주기도 했고, 시큐리티가 다 풀려 있어서 쉽게 관리부에 도착할 수 있었다. 2세는 여러 감정을 느끼면서도 에르고의 정체가 무엇이건 스승으로서 제자인 에르고를 내버리지 않겠다고 말한다.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는 마치 2세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한 태도였고, 프톨레마이오스의 사역마는 2세가 에르고의 납치 건을 뒤로 미뤄두자 하자 태연하게 대답한다.(*43) 가장 늦게 도착한 건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 쪽 일행이다.(*44)

이번엔 2세가 아니라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가 추리를 하는데 2세의 왜 했는가(와이더닛)을 따라하면서 동시에 언제 했는가(웬더닛)을 추가하는데 시간개찬은 극히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면 신비로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라 한다. 동시에 자신은 지난 한달 간 2세의 행적을 조사했기에 이번 사건에 방황의 바다가 얽힌 것도 알고 있다. 에르고에 대한 게 시계탑의 다른 로드들에게 알려지면 봉인지정이 될 지도 모르겠다 한다. 카르마그리프는 신대 마술에 어두운 시계탑이 에르고를 얻어 봐야 발전으로 이어질 것 같지 않다며 방관한다.(*45) 에르고는 항상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추리를 해 줬지만 이번엔 2세 전에 타인이 먼저 추리하는 걸 보고 두려움을 느꼈다, 아무튼 추리가 이어지길, 이번에 용의자로 몰린 자들 중 남들의 눈을 피해 파라오의 관을 공략할 기회를 가진 자는 없었으며 관에 누군가가 접근한 건 대도서관이 만들어진 2300년 전, 그리고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 대도서관에 침입한 3년 전 중 하나의 시점일 겨라 한다. 즉 각 가능성이 있는 시간대에 각자 관에 손을 대며 무언가의 이유로 밀실 트릭을 하나씩 덧붙였고 그 결과 지금 시점에서 3중의 밀실이 되어 버렸다는 이야기다.(*46) 그리고 알렉산드로스 4세가 말년에 유폐당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건 그의 후견인 페르디카스를 프톨레마이오스와의 싸움에서 암살당했기 때문이라 한다. 즉 프톨레마이오스의 잘못이 있다는 이야기다.(*47) 그리고 다이도코이 전쟁 끝에 프톨레마이오스가 알렉산드로스 4세의 시체를 손에 넣은 건 사적인 이유가 있어서일 거고 그게 3중 밀실화의 이유라 한다.(*48)

잠시 주제에서 탈선한 카르마그리프가 에테라이트에 대해서 주절주절 하다 시온 엘트남 아틀라시아의 에테라이트로 자기 머릿 속에서 데이터를 카피해 다른 사람들에게 전송해달라 한다. 처음에는 2세에게만 전할 예정이었지만 2세의 제자들도 해 달라 해서 다들 받는다.(*49) 그 과정에서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에게 2세 식 공격적 약탈행위를 선보인 카르마그리프는 이번 살인사건의 추리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다.
→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 3년 전 대도서관에 간 건 에르고의 실험에 관련된 이유이며, 대도서관에 복수의 모순된 명령이 심겨 있을 거라 한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사역마가 일부 기억을 인계 못 받은 건 아틀라스원의 비밀 정보를 감추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아틀라스원 관련 기억을 지우는 것으로 그들의 검열을 피하는 목적도 있을 거라 한다. 세 가지 의도가 얽혀 있다 한다.(*50)
→ 세 의도란 프톨레마이오스,대도서관을 건설한 아틀라스원의 분파, 에르고의 실험을 한 세 마술사라 한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연금술을 거의 못 쓰지만 음모와 교섭이 특기이며, 아틀라스원의 분파는 연금술에 뛰어나지만 음모가 서툴렀고 세 마술사가 뭘 하고 있는지조차 몰랐다. 세 마술사는 두 방면에 모두 뛰어나지만 이 실험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싶었다.(*51)
→ 프톨레마이오스은 아틀라스원의 분파에게 자재를 제공할 태니 대도서관의 기술을 이용하게 해 달라 부탁했을 거라 한다. 이것 자체는 거짓말이 아니지만 에르고의 실험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정보만 전달했을 거라 한다.(에르고의 실험 구획이 제3층에서 독립되어 있다는 것이 근거).(*52)
→ 순서대로 정리하면 프톨레마이오스와 아틀라스원의 분파가 협력해 해저 대도서관을 만들고, 세 마술사가 실험을 위해 프톨레마이오스에게 이야기를 꺼냈을 텐데 세 마술사와 프톨레마이오스는 서로를 신용하지 않았을 거라 한다. 이는 프톨레마이오스가 한창 다이도코이 전쟁 중이라는 이유와 세 마술사가 최종적으로 에르고를 차지할 생각이었다는 이유가 있다..(*53)
→ 프톨레마이오스는 에르고가 대도서관의 최심부인 자신의 관으로 초대하려 했으며 이건 프톨레마이오스의 목적이 알렉산드로스 4세를 어떤 형태로든 부활시키려는 것이라 그랬을 거라 한다.(*54)
→ 하지만 세 마술사의 실험이 최종단계까지 진행되면 그 셋의 에르고 쟁탈전이 시작될테니 프톨레마이오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고 그래서 프톨레마이오스는 실험이 완성되기 전 아슬아슬하게 에르고가 부활한 시점에서 함정이 발동되게 준비했을 거라 한다. 구체적으로는 세 마술사, 또는 그 후예가 다시 3층의 비밀공간인 실험실에 나타났을 때라 한다.(*55) 그리고 3년 전 그 실험실에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 도착해서 데이터를 얻었을 탠데 그 시점에 아직 에르고는 대도서관에 봉인되어 있었을 거라 한다.(*56)
→ 한편, 에르고가 삼킨 세 신은 모두 바다의 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세 마술사가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눈독을 들인 건 이 곳에 에르고를 안치시키면 바다의 요소에 익숙해지면서 2000년에 걸쳐 조금씩 신을 소화시키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라 한다.(*57)
→ 카르마그리프는 손오공이 영생의 비약을 먹은 후 얻은 후 49일간 벌 받은 건 마술적으로 보면 벌이 아닌 몸에 흡수시키는 과정이자 사상 마술의 연단술이라 하며 에르고가 먹은 신의 하나가 손오공임을 맞춘다.(*58) 그 49일이 불교의 종교적인 의미(개념적인 한 시대가 끝날 때 까지의 시간)가 있다는 걸 감안하면 이 실험에 들어간 2000년의 시간은 신대의 마술이 끝난 시점부터 현대의 마술이 끝나는 데 걸리는 시간(진짜로 한 시대가 끝날 때 까지의 시간)을 노린 거라 한다.(*59)
→ 이 때 그레이가 신이야말로 시간 그 자체라 하자 그걸 들은 카르마그리프가 이야기에서 탈선해 그레이에게 흥미를 보이며 아스테아에서 제대로 단련시켜 보고 싶다 하지만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 거절당한다.(*60) 다시 추리로 돌아가서, 프톨레마이오스의 함정이란 실험실에 세 마술사의 후예가 도착했을 때 에르고를 태운 포드를 실험실에서 해저로 배출하는 것이라 한다. 파수군들이 폭주한 것은 에르고를 무사히 배출할 때 까지 새 마술사의 후예의 발목을 묶는 함정이었다 한다. 결과적으로 3년 전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 실험실에 도착했을 때 에르고가 배출되며 그 과정에서 실험실에 바닷물이 들이닥쳤고 파수꾼들이 발을 묶으려까지 한 덕에 사이파는 익사했다 한다.(*61)
→ 프톨레마이오스는 연금술사가 아니기에 통상적으로는 파수꾼들을 폭주시킬 수 없는지라 시큐리티 키를 통해 서로 모순적 명령을 여러 개 보내 오류를 일으키는 법을 선택했다 한다. 오류를 일으키는 명령의 조합을 알아내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렸겠지만 그건 프톨레마이오스가 장수했으니 문제 없었다 한다. 그렇게 찾아낸 방법 중 하나가 시큐리티 키를 도난당하는 것이었다 한다.(*62)
→ 2층에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이 침입하자 대도서관이 폐쇄된 것은 불필요한 인간의 출입을 막는 수단으로, 아틀라스원의 분파에 이야기해서 특별히 만든 부정 동작이라 한다. 아틀라스원의 절대 계율이 자기 연구 성과는 자신에게만 공개할 것이라는 점에서 당시 연구 카피를 대량으로 보존하게 된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은 아틀라스원의 입장에서 보면 파괴도 불사해야 할 위험물일 가능성이 높다 하며, 현 시점에서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이 해저 대도서관이 회색지대이기 때문에 정식 심사가 이루어지기 전 탐사를 끝마치고 싶어했던 것 처럼 2000년 전 아틀라스원의 분파들도 본부가 이 곳을 위험시해 침입하는 것을 막고 싶다 생각했다 한다. 프톨레마이오스는 분파들에게 본부가 침입해 왔을 때 시큐리티 키가 도난당해 그랬다는 핑계를 대며 대도서관을 폐쇄시켜 버리라는 소리를 불어넣었고 그 기능이 실제로 구현된 결과가 파라오 살인사건 이중 밀실의 진실이라는 결론이다.(*63)
→ 한편 카르마그리프는 프톨레마이오스가 신대의 사람임에도 파수꾼의 오류를 일으키는 방법으로 기계적인 트릭(관리부와 연결을 끊고 추가적인 명령으로 부하를 일으킨다)을 생각해낸 것이 감탄스럽다 한다.(*64) 이에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가 아틀라스원의 분파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프톨레마이오스에게 시큐리티 키를 맡긴 시점에서 불공정 이용을 감지할 체크 기구 정도는 마련했을 것 같다고 반박하자, 카르마그리프는 그걸 감지하는 기구 역시 기계니 시큐리티 키가 뽑혔다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면 방금 감지는 단순 미스라 판단할 것이고, 기계 입장에서는 밀실에 의미가 없으니 무시했을 거라 한다.(*65)
→ 결론을 내리면 기계가 명령대로 수행한 의미 없는 행동(시큐리티 키가 도난당한 이유, 파수꾼이 폭주한 이유, 이 현상을 감지 기계가 무시한 이유)이 지금 대도서관에 온 일행들에게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착각된 것이다. 무의미라는 순수한 와이더닛에 의한 밀실이라고도 한다.(*66) 덤으로 프톨레마이오스가 사역마 새를 남긴 건 혹시라도 에르고가 2000년 후에도 살아나지 못 했을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 한다.(*67)

추리가 끝나고,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는 시큐리티 키는 누가 흠쳐간 게 아니라 관 안에 있을 거라며 에르고에게 관에 잡촉하라 하는데 여기서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추리에 태클을 건다.(*68)
→ 2세는 카르마그리프가 자기 흉내를 낸 것 치고는 와이더닛의 취급이 형편없다며 프톨레마이오스가 진정으로 원한 것이 무엇인지 결론을 내려야 한다 한다. 카르마그리프가 그건 뭐 대충 알렉산드로스 4세를 향한 속죄 정도려나 하며 뭐 어찌 되던 상관없다 하자 2세는 프톨레마이오스의 목적은 알렉산드로스 4세가 아닌 이스칸달 그 자체의 부활이라 한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사역마는 2세의 말에 긍정하며 생전의 자신은 4세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더라도 그를 되살려낼 정도로 신경이 얇은 사람이 아니라 한다.(*69)
→ 2세는 일전에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의 목적이 이스칸달을 중심으로 그리스 신화와 이집트 신화를 포괄한 신화를 재구성해 마술식, 마술기반, 마술 계통을 거의 제로에서 새로 만드는 대위업이었었다는 이야기를 다시 꺼내며(비슷한 짓인 마술 계통 룬 마술의 마술기반을 부활시켜 버린 아오자키 토우코가 언급되는데 둘의 규모의 차이는 원자폭탄의 설계도를 만든 자와 실물을 만들어버린 국가 정도의 차이라 한다.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어느 쪽이나 동등하고 두려울 뿐이다.)(*70) 카르마그리프의 와이더닛은 프톨레마이오스가 그 대위업을 달성한 목적이 단 한번의 마술식을 위해 구축했다는 것이라는 결론이 아니냐 한다. 카르마그리프는 이에 수긍하며 이스칸달은 그 대위업에 의해 신이 되었으니 신을 먹이는 실험에는 적합하지 않고 뚜렷한 개성을 가지지 않는 공백이자 재구성된 신화의 초점이 될 수 있는 에르고가 사용되었을 거라 한다.(*71) 실제로 막 깨어난 에르고는 무구하며 순수해 신화의 초점이자 공백(근원의 소용돌이나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의 투명체 재능과 비슷한 것)이라 할 만했고 이는 2세도 인정한다.(*72)
→ 하지만 이 추리대로라면 프톨레마이오스는 세 마술사에게 파수꾼을 폭주시키는 계략을 꾸밀 필요 없이 전적으로 그들에게 협력해야 할 터였다. 2세는 자기가 아니더라도 시간이 충분하면 다들 그 논리의 어긋남을 생각했을 것이라 하며, 세 마술사가 한 통속이 아니었을 거라 한다. 그리고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가 관리부로 들어오자 기다렸다 한다.(*73)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카르마그리프가 자신의 팬임을 자청해 온 것처럼 자신도 현대 마술과 접점이 많은 카르마그리프와 언젠가 마주칠 것을 대비해서 겁쟁이 수준으로 준비해 두었다 하는데, 블랙 옥션에 나도는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의 뒷 코드를 낙찰받은 건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였다.(*74) 언젠가 카르마그리프 대책용으로 쓸 수 있겠지 하고 시계탑 마술사의 마인드로 아틀라스원의 유실물 구입해 놓은 것이었다.(*75) 카르마그리프 본인도 비슷한 걸 우려하고 있었다 한다. 조를 편성할 때 라이네스를 외주부에서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과 같이 남겨 놓은 건 둘만 있을 때 그 부분을 터놓고 이야기하게 해 라이네스가 로그를 설득하기 쉽게 하려는 의도도 포함되었다. 아무래도 그레이는 그런 비밀을 숨기는 데 익숙치 않아서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라이네스가 뒷 코드의 기능을 사용해 4층 관리부와 관에 접근했을 때 까지 2세와 항상 통신하고 있었으며 뒷 코드로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전체 지도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76) 이에 그레이는 이 정도로 흉계를 꾸몄으면 오히려 자신들이 범인 아닌가 한다.(*77)
→ 그렇게 라이네스가 뒷공작해서 얻은 건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의 증언이었다. 그는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을 죽인 자를 찾기 위해 이번 합동발굴조사단을 꾸몄다. 한편 카르마그리프의 '사이파는 2000년 전의 함정에 걸려 죽었다'는 추리를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세 마술사가 한통속이 아니며, 프톨레마이오스가 에르고를 납치한 게 쿨드리스에게 이용당한 거 아니냐고 반박한다.(*78) 세 마술사 중 지즈와 무시키는 2000년이 지난 현대에도 살아 있지만 쿨드리스의 선조는 죽었고 후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남기지 않았다. 아틀라스원의 규율을 지킨 것이라 쳐도 허술했다. 이를 2세는 쿨드리스의 선조가 2000년 전부터 선수를 친 거 아니냐 한다. 다른 둘과 달리 쿨드리스의 선조는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였기에 도서관을 제작한 아틀라스원의 분파와 같은 기술을 사용했고 다른 두 마술사와 달리 도서관의 제작에 사용된 기술에 능통했다. 즉, 시큐리티를 돌파해서 본래 프톨레마이오스가 들어 있다고 알려진 관에 다른 내용물을 넣어놓은 거 아니냐 한다.(*79)
→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 자기랑 자승자박 수준의 추측뿐인 추리 아니냐 따진다. 여기서 사용되는 것이 라이네스가 소지한 대도서관의 뒷 코드로, 이걸 아틀라스원 선임 교관이자 쿨드리스의 후예인 로그가 쓰면 파라오의 관에 어떤 함정이 숨어 있건 무시하고 따 버릴 수 있으니 지금 관의 내용물을 확인하는 것으로 2세의 추리를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80)

전원 2세의 관에 뒷 코드를 써 보자는 제안에 찬동했다.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이 문을 열려 하자 그 순간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이 뼈의 칼을 꺼내 아버지를 찌르려 한다. 월령수액과 로그의 뼈의 방패로 간신히 막았고, 그렇게 흑막이 밝혀졌다.(*81)
2세가 설명하길, 분할사고는 몸과 상당히 다른 IF의 자신도 허용한다. 즉 본래 자신은 뒤로 빠지고 IF의 자신을 내세워 다른 가능성의 자신이 사고의 메인에 서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해저 알렉산드리다 대도서관 3층의 비밀 구역을 해킹하던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은 아틀라스원의 사람이라면 할 리 없는 초보적인 실수를 저질렀다.(*82) 즉 당시 해킹하던 라티오의 인격은 분할사고로 만든 두 번째 인격이었고, 진짜 라티오는 그 뒤에 머물러 있었다. 진짜 라티오가 아닌 다른 분할사고의 인격이 몸을 조작했다.(*83) 3년 전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 대도서관에 침입했을 때 라티오도 따라왔고, 그 곳에 에르고를 만든 세 마술사 중 하나인 그 시대의 쿨드리스가 남겨놓은 기록을 발견했다. 해독은 사이파가 했지만 그걸 머리로 받아들인 건 라티오였다. 문제는 그 기억이 너무 많아서 라티오의 인간성을 변질시켰다. 이런 현상을 막을 방법은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가 가진 자아가 비어 모든 걸 허용하는 투명체의 재능을 가지는 것 뿐이고, 결과적으로 그런 재능이 없는 라티오는 변질된 자신을 숨기기 위해 분할사고의 다른 인격을 만들어 뒤에 숨어버렸다.(다른 인격은 사고가 터지기 전 라티오의 인격에 가깝게 설정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가짜가 진짜 라티오고 가짜를 만든 진짜가 변질된 가짜 라티오에 가까운 상황이 된다.) 3년 간 분할사고의 다른 인격에게 쭉 몸을 맡겨 왔는데 이는 변질된 자신이 몸을 조작하면 다른 아틀라스원의 지인들이 자신의 변화를 눈치챘을 것이기 때문이다.(*84)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 이라기 보다 기억을 주입받은 결과 2000년 전의 쿨드리스의 인격에 가까워진 자는 프톨레마이오스의 관을 열어버린다. 그 안에는 시신이 아닌 검은 독기가 있었고, 그걸 에르고에게 먹이려 한다. 라티오가 범인임을 확인한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는 바로 에테라이트로 라티오를 제압하려 했지만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가 에르고가 완성되는 쪽에 가치가 있다며 쌍은순호로 에테라이트를 얼려 막아버린다.(*85) 주인이 비전투계라는 설명이 무색하게 쌍은순호는 수많은 속성의 화살을 쏘아내고, 빗나간 것은 마법진을 발생시킨 후 방향을 틀어 다시 표적을 노리는 등 쓸만함을 과시하며 로드 엘멜로이 2세를 노렸다. 린과 루비아가 이를 막아내고 카르마그리프와 대치한다.(*86)

​한편 2세의 추리가 이어지길, 라티오의 의지를 잠식한 2000년 전의 쿨드리스가 이런 일을 벌인 건 에르고를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연산기능에 접속시켜 아틀라스원 연금술사들의 명제 '세계의 멸망을 회피할 방법'을 연산하려 한 것이었다. 세계를 구하려다 세계를 멸망시킬 병기를 만들어버린 꼴을 잘 아는 쿨드리스는 두 가지 전제를 새웠다. 첫 번째는 구원의 수단이 병기로 이용되는 건 구원의 수단을 이해하는 자가 있기 때문이니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초고연산능력을 지닌 에르고와 대도서관이라는 존재를 이용한다는 것, 그리고 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대도서관에 접속한 에르고는 버티지 못 하고 죽어버릴 테니 혹시라도 이해할 수 있는 자가 나타나더라도 에르고를 악용할 방법이 사라질 것이라는 점이었다.(*87)

​2000년 전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와 당대의 쿨드리스는 서로를 속였고, 그 결과 3년 전 에르고는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의 수중에 들어가지 못 하고 해저를 표류하게 되었다. 2000년 전의 쿨드리스는 거기까지 예상한 후 그럼 밖에서 깨어난 에르고가 다시 대도서관으로 올 것이 분명하다 생각해 만회할 준비로 시큐리티 키를 이용한 함정과 관 안에 에르고를 작동시킬 장치를 숨길 구상을 했다.(*88)
이에 라티오는 에르고가 완성되어 자신이 소망을 이루면 시계탑에게도 좋은 일이니 2세에게 막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 제안했다. 실제로 2세의 편이 아닌 진실을 안 자들은 저항을 포기하거나 라티오의 계획에 찬동했다.(*89) 하지만 2세는 그딴 게 제자를 포기할 이유는 안 된다며 거절한다.(*90) 탄겔은 복잡한 감정을 뒤로 하고 명령대로 2세를 짓이기려 하고 그레이가 막아선다.(*91)

2세는 그 초연산기능을 발휘하는 데 들어갈 에너지를 어떻게 충당할 거냐 물었고, 라티오는 지하의 해저 화산 중 하나를 동력원으로 쓰기로 했다 한다. 이미 27분 뒤에 필요할 거라 예상하고 그 시점에 화산을 분화시키도록 설정해 두었다.(*92) 해저 대도서관이 아무리 신대 기술로 2000년 간 보존된 특주품이라 해도 해저화산이 터지면 박살나는게 당연하다는 듯 화산이 작동하기 시작하자 관리부가 진동하기 시작했다.(*93)

에르고는 검은 독기 속에서 에테라이트를 통해 바깥 상황을 전달받는다.(*94)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는 그 독기가 에르고를 대도서관과 연결하려 하는 것 같다 하며 이를 끊는 시도를 하려 하는데 에르고가 끊는 것의 역을 해야 한다고 한다. 시온이 이를 받아들이자 에르고가 고맙다 한다.(*95) 에르고는 자신이 누군가의 환생이 아닐까 생각해 왔는데 이번 일로 자신의 정체가 밝혀졌고, 로드 엘멜로이 2세가 그런 자신의 과거를 '엿던 것'으로 지금의 에르고와 별개의 것으로 이야기해 준 것에 감명을 받았다.(*96)

쿨드리스에 찬성하는 자, 반대하는 자, 넋을 잃은 자 등이 섞인 현장은 난장판이 되는데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과 탄겔이 그레이,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와 싸운다. 이 싸움은 언뜻 보면 호각이지만 탄겔 쪽은 소모가 거의 없고 그레이네는 유효타 하나만 허용해도 치명상을 입는 구도가 된다.(*97) 탄겔은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 집착하는데 그의 전투력이 어떻건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에게 가장 큰 장애물은 2세라 판단했다 한다.(*98) 한편 라티오... 의 몸을 한 2000년 전 신대의 쿨드리스는 에르고와 대도서관을 이용한 연산이 시작되었다 하며 자기도 2세가 최대 위협이라 판단하므로 죽인다 한다.(*99) 2세는 3분만 시간을 벌어달라 부탁한다.(*100) 두 사람은 점점 더 고전하는데 라티오가 숨기고 있던 메인 인격을 떠올리면서 파워업한 결과였다.(*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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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글만 보고 떠들면 사견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여기만 보지 말고 먼저 원작을 감상해 주세요.

좋은 소식

달갤에서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9권까지 번역이 완료되었습니다.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 9권까지 번역이 완료되었습니다.
츄라이 츄라이.


자료륾 못 구해 반영을 못 한 것들. 정보투고 환영중. 번역 부탁드려요...

● 페이트 프로토타입 창은의 프래그먼츠 사운드 드라마
여기서 보강된 내용이 엄청 많다는데 일알못이라 반영 못하고 있음.
번역 츄라이 하기엔 청해가 좀 빡실거 같긴 한데..... 최근 연재 시작한 코믹스판에 기대해 봐야 하나.

● 페이트 로스트 에인헤랴르 극광의 아슬라우그
프롤로그 말고는 번역이 없어서 반영 불가.
더군다나 1권만 나오고 페이트 레퀴엠 수준으로 유기된거나 마찬가지라.... 이건 번역해달라고 부탁도 못 하겠다.


그 외 사유로 반영 못 하고 있는것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사건부
부분번역과 마테리얼 참조해서 쓴거라 빠진 게 많음.
특히 관위결의 편은 큰 틀만 있고 자세한 내용이 없는 수준.
이유는...... 정발판 텍스트 내용 하나하나 받아적기 귀찮음. 그런 받아쓰기 작업은 월희 리메이크나 페이트 사무라이 렘넌트로 충분하다고......
혹시 텍스트 복사 붙여넣기가 가능한 정발 전자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그럼 사서 반영해 봄.

● 페이트 엑스트라 코믹스 폭스 테일
연재속도가 느린 것도 있고 귀찮기도 해서 놔버린 상태.
최신 밈이 스즈카 매독썰이라니 좀 깼다.

● 프리즈마☆이리야
비정사인데다 연재속도 느리고 귀찮아서 놔버림.
최근전개에서 뽕차는 최종전이 진행중이긴 한데 그래도 귀찮은걸.

● DDD
뒷부분 번역이 없는 건 둘째 치고, 보는 사람이 있긴 함?

● 히무로의 천지
완결났는데 번역이 없다.

● 타입문 학원 치비츄키!
전부 정발됬지만 7권에서 연중 유기되었다길레 나도 유기.

● 꽃의 미야코
작품이 연중으로 유기당했으니 나도 유기.

● 파이어 걸
그 운석새끼가 완결낸 작품이고 뒷골목 사츠키 히로인 12궁편에서 누가 나왔다는 건 들었는데... 관심있는 사람이 있긴 함? 나무위키에 항목도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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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 잡기

관리자가 개인적으로 고찰하거나 정리하거나 대충 적은 잡글의 모음입니다.

번복되었거나 알 수 없는 설정과 묘사가 안 맞는 일러스트
시간이 지나면서 번복되었거나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는 설정, 묘사와 일치하지 않는 일러스트를 정리하였습니다.

직사의 마안으로 죽인 것
작품 내에서 직사의 마안으로 죽인 것들을 정리하였습니다.

나스 키노코식 단어 표기
작품 내에서 특이한 단어 표기가 등장한 경우를 정리하였습니다.

알려진 작중 년도
알려진 작품의 배경 년도를 정리하였습니다.

외부 글 모음
다른 분들이 외부에서 작성하신 유용한 정보글을 정리하였습니다.

그 외 잡기
개인적인 잡담 모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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注釈

*1 "이집트로. 저쪽에서 만날 상대가 있는지라." * 료우기 부녀와 헤어지고 나서, 자신은 스승님에게 말했다.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 말이군요." 저쪽에서 만날 상대. 에르고의 실험에 관여했다는 세 명의 마술사의 말예. "그래, 루비아와 라이네스도 함께 기다리고 있다는 모양이네. 야코우의 간타이의 데이터를 넘길 때까지, 협력체제라고 해서 말이지. 일단 필요해보이는 자료나 서류를 데이터로 정리해뒀네. 저쪽에서 교환하게 되지. 에르고의 가면에 대해서도, 아직 조사해두고 싶기는 하고 말이야." 그러고나서, 한 마디를 더 중얼거렸다. "하지만, 하필이면 아틀라스원의 본거지에 가기 직전에, 로고스 리액트 레플리카의 재기동인가." 자신도, 그 의미는 알 수 있다. 화약 공장에 폭탄을 가져가는 짓이다. 게다가, 이 폭탄은 그 화약공장에서 만든 금제품의 모조(레플리카)라고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문제를 품게 되는 것도 고려해야만 하겠지. "거기다, 지즈가 말했던 비옥한 초승달도 그렇지. 그건 페르시아 만에서 팔레스타인, 이집트에 이르는, 말 그대로 초승달 형상의 지역을 말하는 것이라 말이지. 방황해 뿐만 아니라, 최고의 신화인 영웅왕 길가메쉬의 메소포타미아나, 정복왕 이스칸달의 묘라고 전해지는 장소도, 여기에 포함되지. 나도, 옛날에 발을 딛은 적이 있는 장소지." 군주(로드)가 되기 전, 스승님은 세계를 여행했던 시기가 있는 모양이다. 아마도, 그 때의 일이겠지. "마술 세계에, 진정한 우연 따윈 없다, 라." 지즈의 이야기대로라면, 린과 에르고와 합류한 것도, 그의 유도에 의한 것이다. 필연이 어떤 직물을 만들어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숙명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강하게, 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만은 틀림 없었다. 문득, 비행기가 보이는 창문에, 자신의 얼굴이 비친다. 후드 밑으로 엿보인 은색 머리카락에, 한 줌만 금발이 섞여있다. "………….." "왜 그러나, 그레이?" "아뇨, 아무 것도 아니에요." 고개를 젓는다. 금발이, 약간 늘어나버린 듯한, 그런 기분이 든 것이었다. * 또 한 가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야기해둬야 할 것이 있었다. 비행기에 타기 직전, 전화가 걸린 것이다. 화면표시를 보고, 한 순간 눈썹을 찌푸린 스승님이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어 오라비." "뭐냐, 라이네스. 이제부터, 이집트에 가려는 참이다만." "──라이네스가?" 무심코, 목소리가 나와버렸다. 스승님이, 힐끗 이쪽을 보고 나서, 끄덕인다. 그대로 듣고 있어도 된다, 라는 거겠지. 스피커 모드로 하지 않아도, 귀를 가볍게 『강화』하기만 해도, 듣는 것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아니, 다소 귀찮은 일이 돼서 말이야. 먼저 연락만은 해두고 싶어져서." "……너." 과연, 스승님의 목소리에는 갖은 원망이 배어있었다. 여기에 이르러서, 그 라이네스가 귀찮은 일이라고 표현한다면, 상당히 성가신 사건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었다. "……일단, 이야기를 들을까." "응,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네. 방황해에 대해서, 우리가 조사하고 있다는 건 이야기했었지." "그래, 그러니까 합류할 생각이 든 거다." "그게, 도중에 기묘한 일과 조우해버려서 말이야. 살인 사건── 밀실 살인이라고 해야 하려나, 이건." 단숨에, 스승님의 표정이 떫어진다. "그런 거라면, 더 어엿한 명탐정이라도 고용해둬라. 전부터 몇 번이나 말했지만, 나를 탐정 취급하는 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거다." "하하하. 유감이지만, 이건 오라비 밖에 대처할 수 없는 사건이라서 말이지." "……뭐?" 그 대사에, 스승님이 눈썹을 꿈틀거렸다. 거기에 라이네스는, 스승님의 표정이 보인다는 듯이, 즐거운 목소리로 계속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어이쿠, 다소 과장이 지나치긴 한데, 부디 웃지 말라고? 나도 어떨까 싶으니까." 굳이, 정중하게 전제를 깔아두었다. 계속되는 대사에, 공항의 잡음이 단숨에 멀어진 것이다. "파라오의 살인 사건이야." 〈마침〉-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 "그럼 다른 아틀라스 원의 연금술사들은 무슨 일이지?"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발굴은 조금 전의 조제페와 쿼트 측에 의해 따로 진행되고 있었다." 라티오가 대답했다. (중략) "원래 에르고에 대한 연구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존재한다고 주목받게 된 것도 이곳의 발굴이 이미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발굴 자체는 개인의 연구와 관련이 없으니 공유할 수 있었다. 그래서 또다시 나도 이곳의 발굴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조제페들도 생각지도 못한 전문가를 고용하고 있었지만." "전문가?" "이미 만난 적 있지? 당신이 아는 사람이다." "로드 멜루아스테아인가⋯⋯!" 스승님이 수긍한다. 시계탑에 있어 고고학과(멜루아스테아)를 이끄는 군주라면 전문가라는 이름에 손색이 없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동시에 아틀라스 원 구성원도 알아채지 못하는 비밀을 파헤치려면 이만한 인재가 필요했을 것이다. "설령 군주인 내가 몰랐다는 것은 아틀라스 원 측은 그렇다 치더라도 멜루아스테아 측에서는 극비리에 진행했겠지. 아틀라스 원과의 공동 작업이라니, 시계탑의 다른 파벌에 들키지 않고 신비를 쌓아두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겠지.""하하하, 라티오에게 이끌려 내가 왔을 때, 로드 멜루아스테아는 좋은 표정을 했지! 도대체 어디서 냄새를 맡은 거예요, 라고 부르짖는 모습이란. 이야, 타인의 절망과 비탄은 미용에 참 좋아!" 라이네스가 정말 사람 나쁜 표정을 짓는다. 이럴 때 그녀는 옹호할 수 없을 정도로 악질적이지만, 동시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몇 년만 더 지나면 그녀의 마성에 매료된 남자들이 줄을 서지 않을까. 바라건대, 아직은 모르는 이들의 불행이 적기를.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 "시계탑이라면 모를까, 군주(로드)가 왜 여기 있는 거지?" "하하, 당신에게 그런 말을 들을 줄은." 웃던 카르마그리프가, 크흠 기침했다. "그래도 당신들의 상황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아까 아틀라스원 이야기도 했잖아요?" 남자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내 심장은 강하게 뛰었다. 아마, 스승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안다면, 어디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신을 먹은 에르고와 함께 있는 것이 밝혀졌다면 시계탑에서도 상당한 문제가 될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그토록 귀중한 자원(리소스)은 시계탑의 공유재산이 되어야 한다, 라고 말할 수도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시계탑은 그런 곳이었다. 그런 곳이었다. "파라오의 살인사건, 이라고 라이네스 양은 말했습니다만." 카르마그리프의 말이 이어졌다. "라이네스 씨가?" 뜻밖의 이름에 눈썹을 치켜세웠다. "네. 자세한 사정에 대해 입을 막고 있었던 것도 저입니다. 죄송합니다만, 다소 기밀이 요구되는 프로젝트여서요. 그러니까, 아뇨, 기밀 프로젝트라서 좀 더 복잡해진 부분도 있지만요 .............." "............" 문득 스승님과 눈이 마주쳤다. 왠지 모르게 이야기가 엉뚱하게 꼬여버렸다. 원래 자신들은 에르고가 먹어치운 신을 되돌릴 방법을 찾기 위해 아틀라스원과 정보 공유를 하려고 했다. 라이네스가 도움을 청한 것도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거기서, 로드 멜루아스테아의 프로젝트가 등장했다. 그래서는, 지금까지의 전제가 뒤바뀌게 된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파도소리가 멀다. 관광객들의 소란스러움도. 알렉산드리아의 풍광 좋은 전망도, 이제는 의식에서 사라져 버렸다. 로드 멜루아스테아―――처음 만난 군주(로드)의 발밑에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만, 부디 기밀로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서두를 꺼낸 카르마그리프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시계탑과 아틀라스원에서는 합동 발굴단을 꾸리고 있거든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 그저 절반쯤은 자동적으로 발만 움직여 두 사람을 따랐을 뿐. 느닷없이 그것이 멈추었다. 오래된 성채가 눈앞에 우뚝 솟아 있었다. "이곳은...." "세계 7대 불가사의. 그 이름 정도는 알고 있겠지?" 고개를 든 스승이 낮게 속삭인다. "음....... 전부는 기억하진 못해서...." 기자의 피라미드, 바빌론의 공중정원, 올림피아의 제우스상. 그리고 로도스섬의 거상 같은 것도 유명했을 거다. 세계사 기본 문제 같은 건데, 기억이 흐릿해서 송구스럽다. 그런 내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스승은 이렇게 말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곳 파로스 등대야." "등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매우 견고하게 지어졌지만, 그 어디에도 등대다운 요소는 보이지 않았다. 그보다는 오히려 해안에 뿌리를 내리듯 집요하게 뻗은 성벽의 칼날 같은 모습이 더 눈에 띈다. 나에게는 제대로 된 군사적 지식이 없지만, 이런 요새를 공격하라고 하면 어디서부터 진입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울 것 같았다. "예전부터 반쯤 부서져 있었는데, 14세기에 일어난 지진으로 완전히 무너져 버렸어요. 그 후 남은 토대를 이용해 당시 통치자(술탄)가 요새로 다시 만들었어요. 그의 이름을 따서 카이트베이 요새(Quaitbey Fort)라고 부르죠." 라고 카르마그리프가 설명했다. 멜루아스테아 역시 고고학과의 군주(로드)다. 궁합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스승과 묘한 호흡을 맞추고 있었다. "등대가, 요새가 되어버린 건가요 ......" "하하, 뭐, 파로스의 등대 자체가 이스칸다르의 설계가 된 것이고, 당시부터 군사적 용도도 고려했다고는 하지만요. 그 높이가 백 이십이 미터에 달해 오십육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빛이 보였다든가, 등대에 설치된 거울을 이용해 적의 배가 해안에 도착하기 전에 불태워버릴 수 있었다든가, 일곱 가지 불가사의 같은 전설이 끊이질 않아요." 그렇게 말하니 갑자기 적절한 변화처럼 느껴지니 신기하다. 적어도 이스칸다르라면 그런 무기를 만들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고대로부터 생각되어 왔던 것은 틀림없었다. 어떤 생각이 드는지, 관자놀이를 짚으며 스승이 말했다. "분명 이곳 내부는 지금 해군 박물관이 되었을 텐데, 관광객은커녕 직원조차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당신의 작품입니까? "인력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마술과 법률의 양면적인 의미에서요. 자, 이쪽으로." 대답한 카르마그리프는 곧바로 정문을 빠져나갔다. 돌로 만들어진, 천장이 높고 좁은 복도를 지나간다. 발소리가 높이 울려 퍼지며 요새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와 어우러졌다. 그 와중에 스승이 이렇게 물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만, 라이네스 일행은 어떤 상황에 처해있습니까?" 침을 꿀꺽 삼켰다. 카르마그리프는 곧바로 대답했다. "물론 무사합니다. 음,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데, 물론 제가 위해를 가하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 라기보다 어느 쪽이냐면, 제가 피해를 볼 것 같아서 계속 무서웠다고나 할까, 엘멜로이 2세도 상당히 고생을 한 건 아닌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말보다는 침통한 표정에 나도 모르게 노려보게 됐다(言葉面より、沈痛な面持ちについ睨んでしまう). "스승님." "음." 부자연스럽게 입술을 일그러트린 스승님에게, 그러나 이것만은 무시할 수 없으니 제대로 의사 표시해 둔다. 하지만 그런 대화는 요새의 복도를 지나 뒤편으로 나가기 전까지였다. 뒤편 해변에서 우리는 눈을 의심할 만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성채의 그늘에 가려진 해수면에 이상한 물체가 떠다니고 있었다. 물 위에 드러난 것은 3할 정도인데, 거대한 딱정벌레 같은 형태를 하고 있었다. 수중에 잠겨 있는 부분까지 포함하면 폭이 5미터, 전체 길이가 8미터 정도 될까. "...............이것,은?" "아틀라스원의 잠항정입니다." "...............잠항,정?" 할 말을 잃었다. 반응도 하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굳어 버렸다. 진지하게, 그런 말을 들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이 정도 크기면 숨기기가 어려워서 요새를 빌렸어요. 여기라면 만에 하나 발견되더라도 이것저것 핑계를 댈 수 있을 것 같아서." 스케일이 큰 건지 작은 건지. 마술이라기보다는 인류와 다른 길을 택한 이형의 과학. 같은 마술협회이면서도 시계탑과는 전혀 겹치지 않는 예지의 결정이 이곳에 있었다. 갑각을 씻어내는 파도를 바라보며 눈가에 깊은 주름을 만들며 스승님이 물었다. "분명 아틀라스원에는 병기의 반출을 금한다, 같은 규율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들의 기준에서 보면, 이건 병기가 아닌 것 같아요. 편리한 공유 도구(툴) 정도라고 하더군요. 뭐, 애초에 외부의 문명 레벨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병기'로 간주하지 않는 것 같긴 하지만요." "과연." 스승님도 그다지 납득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시계탑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아틀라스원은 상식이 어긋나 있는 것 같다. 도대체 어떤 사상의 끝에서 이런 도구를 마련하게 된 것일까. "⋯⋯잠항정이라니, 설마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건가요?" "예에." 질문에 가볍게 카르마그리프는 긍정했다. 심각한 눈으로 바다와 잠수정을 번갈아 쳐다보게 된다. 그리고, "해저 유적⋯⋯." 라고 스승이 중얼거렸다. "발굴단이라고 하셨죠. 그렇다는 것은, 당신들은 알렉산드리아의 해저 유적에 도전하고 있다는 뜻이겠군요." "로드 엘멜로이 2세 상대로는 너무 노골적이었나 보군요." 미소를 짓는 카르마그리프에게 스승은 계속 이어갔다. "90년대에 알렉산드리아 해저에서 클레오파트라의 궁전이 발견된 이후, 일반 고고학에서도 해저 유적은 매우 주목받는 화두가 되었죠. 과거보다 해수면이 훨씬 높아진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많은 유적이 해저에 가라앉아 있다. 현대 과학의 손길이 닿지 않는 영역도, 아직." "예, 그렇죠. 우리의 영역에도 알렉산드리아 해저 유적은 닿아 있어요. 이번 합동 발굴단은 그런 이야기입니다." 나는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사막의 나라에 올 생각이었는데. 그런데 해저에 잠수하는 것이 첫 번째 미션이 될 줄이야. 어쨌든 이 상황에서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린 씨와 에르고는⋯.' 일단 메일은 보냈지만, 아직 답장은 오지 않았다. 거대 갑충——아틀라스 잠항정의 상부가 열렸다. "자, 어서어서." "......들어가겠습니다, 스승님." 앞서간 카르마그리프에 이어 나 자신이 그 개구부의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스승님도 마찬가지로 들어왔다. 해치가 닫히고, 갑충의 내부는 이내 기괴한 빛으로 가득 찼다. 내가 볼 수는 없었지만...... 역시 불과 수 분 후, 갑충 모양의 잠항정은 어두운 바다 밑바닥으로 빠르게 가라앉아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 " 그렇군. 대충은 알겠다." 그렇게 말하며 스승은 다시 한번 라티오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드디어 핵심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군. 파라오의 살인사건이란 무슨 말인가?" 침묵이 흘렀다. 고대의 교실에서 그것은 만년빙처럼 굳어졌다. "발굴조사에 라티오가 합류한 후 문제가 생겼다." 라고 그녀는 말했다. "어떤 문제가?" "이 대도서관의 시큐리티 키가 도난당했다." "뭣..!" 스승의 표정이 변했다. 자신도 차가운 긴장감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것을 느꼈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조사의 전제는 이 시큐리티 키와의 연결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시큐리티 키만으로 모든 것을 열람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연결이 끊긴 지금으로서는 조사 자체가 어려워졌어." "잠깐. 아까 로드 멜루아스테아가 추적자(트레이서)를 붙였다던가 말했지. 그건――" "로드 멜루아스테아도 도난의 용의자라는 얘기다. 물론 라티오도 예외는 아니다. 그 위에, 라티오들과의 연결은 끊어졌지만, 시큐리티 키는 아직 이 대도서관 내에 현존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기능이 단절되고 지금 이곳을 비추고 있는 빛도 사라졌을 테니까." 희미하게 떨어지는 빛에 라티오가 손을 내밀었다. "게다가 시큐리티 키와의 연결 단절로 인해 제2층에 발굴단원의 멤버 두 명이 남겨졌다. 라티오의 아버지와 로드 멜루아스테아의 조수다." "그건⋯⋯⋯⋯!" 무심코 나도 소리를 질러버렸다. 왜냐하면, 누구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갇혀 있는 것이라면,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 아닌가. 라티오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 그래서 시큐리티 키의 수색과는 별개로 대도서관의 2층에 침입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쪽은 내일이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침입할 수 있는 건가요?" "2층은 그렇게 까다롭지 않다. 원래 이 도서관에 들어온 사람이라면 2층까지는 거의 무조건 출입할 수 있게 되어 있었으니까." 왠지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난 적도 없는 상대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해저에 갇힌 채로 죽는다던가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중심인 제3층과 최심부인 제4층은 그와는 비교가 안 된다. 이곳은 당시에도 엄격하게 격리되어 있던 금역이 된다. 현재 아틀라스 원의 장비로, 제4층에 도달하는 것은 극히 곤란." "⋯⋯⋯과연." 다시 한번 스승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시큐리티 키의 도난에 맞춰 누군가가 살해당했다는 뜻인가?" "⋯⋯⋯⋯" 라티오가 라이네스를 쳐다보았다. "상당히 곤란한 말투를 썼군. 엘멜로이의 공주." "평소, 가장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말을 궁리하는 편이라서 말이지. 뭐, 직업병 같은 거지. 무엇보다, 거짓말은 하지 않았잖아?" 타인의 곤경에 유열을 느끼는 버릇은 상대가 아틀라스 원의 연금술사라고 해도 변함없는 모양이다. 그런 라이네스의 말에 잠시 눈살을 찌푸린 뒤, "지금부터 이 뒤는, 타인에게는 언금을 부탁하지 ." 라티오가 스승에게 말문을 열었다. "그것은 다른 아틀라스 원의 일원에게도, 라는 뜻인가." "그렇다." "알겠다. 그보다는 다른 이들에게까지 에르고의 사정을 낱낱이 말할 수 없는 이상, 그 조건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그렇다면. " 라티오는 눈길을 돌린 것 같았다. 하지만, 누구에게? 자신조차도 여기에 다른 인물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이전 라티오는 뼈의 거인 탄겔이라는 사역마를 행사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그것과 비슷한 것이 교실의 통로에서 활공해 온 것이다. 꼭두각시 장치로 된 새, 같은. 라티오의 어깨에 착지한 그것은 금속 날개와 동체를 지닌 새였다. "이런이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꼭두각시 새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제야 자신은 깨달았다. "아무래도 본인(吾)도 말해도 되겠군." "당신은?" "아, 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원격 조종(사에프[サァエフ]) 같은 건 아니야. 이 녀석이 지금의 내 신체야. 어차피 저장되어 있어야 할 몸에서 시큐리티 키를 빼앗겼기 때문에 이 대용품밖에 사용할 수 없었어. 정말 멍청한 이야기군, 그래." "⋯⋯⋯⋯'사에프'는 고대 이집트에서 미라를 부르는 호칭이었지. 분명 숭고한 존재라던가 그러한 의미였을 텐데." 스승님이 말한다. 기계의 새를 쳐다보며 묻는다. "그렇다면, 당신은 누구입니까." "그러니까, 이 몸이다. 시큐리티 키에 생전의 심장을 설정해 놓고 도난당한, 꽤 멍청한 관리자라고. 이 쿨드리스 가문의 후손이 다른 루트로 기동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계속 잠만 자고 있을 뻔했어." 크게 탄식하는 새에게 스승의 옆모습이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그동안 스승은 다양한 강적과 시련 앞에서 심신을 혹독하게 다스려왔다. 정신의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악물고 버텨왔다. 하지만 이런 색채가 묻어나는 것은 처음 봤다. "그렇다면, 당신은⋯⋯. " "그렇지. 너희들의 이야기는 쿨드리스의 후예에게 들은 바 있어. 이스칸달의 애송이에게 속아 넘어간 녀석이 2천 년 후에 있다는 게 의외, 아니 통쾌한가?" 휙, 새가 고개를 흔들었다. "내 이름은 프톨레마이오스 1세." 고한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들었던 이름이다. 이스칸달의 명을 받아 알렉산드리아를 지었다고 하는 파라오. "그리고 도난당한 것은 이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1세의 심장이지." 날개를 접어 자기 가슴에 맞대고, 꼭두각시 새는 이야기한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 "응, 처음 만났을 땐 나도 어안이 벙벙했지." 라이네스가 내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아서 말이야. 엄밀히 말하면 당시 아틀라스 원에 의해 인격 부분을 카피 당한 프톨레마이오스의 재현체라고나 할까. 뭐, 현대 과학으로도 앞으로 100년만 더 있으면 AI 정도로 개인의 인격을 충분히 모방할 수 있지 않겠어?" "하지만 라이네스, 인격의 모방과 영혼의 모방은 별개의 문제다." 스승님이 말했다. 마술사들이 영혼이라고 할 때, 그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영혼은 형이상학적인 존재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승의 강의에 따르면 인간의 요소는 육체, 정신, 영혼의 세 가지 요소로 분류된다. 마술사가 아닌 나로서는 그다지 실감이 나지 않는 분류다. 그래도 예전에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사건을 접한 적이 있다. 아니, 내 육체 역시 이 개념과 매우 유사한 술식으로⋯⋯. "아틀라스 원의 추산으로는 일단 99퍼센트 이상의 확률로 생전의 본인과 비슷한 발언을 할 거라고 하더라네. 뭐, 파라오로서 반쪽짜리 영혼에 대한 얘기는 접어두지. 그건 내가 책임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새가 즐겁게 금속 날개를 흔들었다. "일단은 프톨레마이오스를 자칭하고 프톨레마이오스의 기억을 가진 새라고 하면 되겠지. 어차피 진짜든 가짜든 별 차이가 없지 않은가?"수 초, 스승은 침묵을 지켰다. 심상치 않은 충격을 몸 안에 가라앉히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으로도 보였다. 그러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신의 존재를, 다른 아틀라스 원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말라, 고 말씀하셨죠." 스승이 물었다. "어째서입니까?" "나는 백업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지." 그렇게 말하면서 새가 가슴을 치켜세웠다. "원래 시큐리티 키가 내장된 나의 진짜 몸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제4층 - 최심부에 존재하고 있었지. 발굴조사단은 그 녀석과 연결해 대도서관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훔쳐 간 거지. 원래대로라면 이 시점에서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은 외부와 완전히 격리되어야 했지만, 그곳의 쿨드리스의 후예가 나를 기동시킨 덕에 현 상황을 유지하게 된 거지." "심장을 훔친 범인에게도 당신이라는 백업은 뜻밖이었다. 그렇기에 비밀로 하겠다고?" "그런 거다." 라티오가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발굴조사단에 범인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는 이상, 또다시 프톨레마이오스를 잃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 위험은 감수하지 않는다."그녀의 말투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발굴조사단에는 그녀의 육친도 있을 텐데, 그마저도 용의자에서 배제하려는 의도가 느껴지지 않았다. "한 가지 더,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스승이 검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그의 시선은 기계장치의 새를 향하고 있었다. "본래 당신의 본체는 최심부에 있다고 말씀하셨죠. 그건 이상하지 않습니까. 발굴 조사단도 아직 가장 깊은 곳에 도달하지 못했을 텐데요. 그런데 최심부에 있는 프톨레마이오스의 본체에서 심장을 도난당했다는 것은." "아아, 이상하군." 새도 인정한다. 단절 직전, 본체에서 시큐리티 키가 뽑혔다는 통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한 것뿐이다. 실제로 최심부에서 일어난 사건은 백업인 나로서는 알 수 없고, 당시 발굴조사단도 아직 제2층에서 제3층으로 막 조사에 착수한 참이었다. 최심부의 나에게까지는 아직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발굴조사단과 전혀 다른 인간이나 조직이 동시에 침입했을 가능성은?""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는 곳곳에 뒷문도 마련되어 있었으니.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은 나와 아틀라스 원이 주고받은 기밀의 덩어리이기도 하니까, 본체는 그렇다 치더라도 백업인 나는 극히 제한적으로만 구조를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상의 뒷문은 가라앉아 있을 거다." "⋯⋯해저에."너무도 설득력 있는 말에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아틀라스의 잠항정을 이용해 우리들은 여기까지 잠수해 왔다. 물론 마술로도 비슷한 일은 할 수 있겠지만, 극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즉, 이건. "⋯⋯밀실." 신음하듯 스승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파라오의 밀실 살인사건, 이라는 건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 큭큭큭(くっくっく), 하는 소리가 들렸다. 라이네스다. 어찌나 즐거워 보이는지, 일부러 어깨까지 떨면서 스승을 도발하고 있다. 분명, 내심 펄쩍펄쩍 뛰고 싶은 정도로 근질근질한듯했다. "오라비, 내가 말했던 그대로였지? 이건 파라오의 살인사건이라고." "⋯⋯아, 확실히 그렇게 되겠지. 과거 파라오들은 미라에서 미래를 보았다. 그들은 언젠가 자신들이 부활할 것이고, 그때엔 자신의 육체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으니까. 그 점에서 심장을 빼앗는 것은, 제2의 생명을 빼앗는 것과 다름없겠지." "오, 공부하고 있구나. 뭐, 내가 살던 시대에는 많이 희미해진 개념이긴 했지만 말이야." 감탄한 듯 새가 날갯짓한다. 빼앗긴 것은 본인의 심장일 텐데, 그 몸짓은 타인의 일처럼 느껴졌다. "어때, 오라비." 차라리 악마적인, 라이네스의 속삭임. "이런 사건은 특기지? 귀여운 의붓동생을 위해 발 벗고 나서주지 않겠어?" "웃기지 마. 그런 특성을 인정한 기억은 단 한 번도 없어." 스승님은 정면으로 부인했다. 하지만 미묘하게 날카롭지 못한 것은 그동안의 사건으로 인해 일종의 기정사실화되어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 나 역시도 심하게 혼란스러웠다. 이번 사건은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왜냐면, 그래.’ 해저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시계탑과 아틀라스 원 합동 발굴조사단. 누가, 어떻게, 최심부의 프톨레마이오스의 심장을 훔친 걸까. 무엇을 위해(와이더닛)? 씁쓸히, 스승님이 중얼거렸다. "⋯⋯에르고에 대해 알기 위해서라도 이곳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을 마치고, 이리 선언한 것이다. "이 사건,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이름으로 제가 맡겠습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 동시에, "⋯⋯⋯이것으로 전원인가." 라고 스승님이 낮게 중얼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물론 그 의미를 알고 있다. 용의자가, 모두 모였다. 아틀라스 원의 연금술사가 네 명. ——라티오. ——로그. ——쿼트. ——조제페. 시계탑의 마술사 세 명. ——카르마그리프. ——티카. ——물론, 라이네스도 예외는 아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 "시큐리티 키에 대해서도 들었다. 제2층에 고립된 동안 대략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과 상황은 일치한다. 카르마그리프와도 잠시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 상황이라면, 우리는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이어 라이네스가 말했다. "범인이 시큐리티 키를 외부로 가져갔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겠지. 어쨌든 로드 멜루아스테아까지 추적자(트레이서)를 붙였을 정도니까. 만에 하나라도 그 위험은 피하고 싶은 것이지?" "예." 관리되지 않은 수염이 덥수룩한 로그의 턱이 흔들렸다. "그래서 최심부의 관리동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 관리동으로 직접 들어가면 시큐리티 키가 없이도 대도서관의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제약이 따르겠지만 이번 발굴조사로서는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이 로그는 생각한다."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 "아틀라스 원은 이번 발굴조사로 무엇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까?" 그 질문에 거점 내 공기가 굳었다. 스승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했다.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도 있을 것이고, 로드 멜루아스테아는 사실 그게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틀라스 원의 멤버 전원이 그런 것일 리는 없겠죠. 아틀라스 원은 조직이긴 하지만, 그 구성원은 시계탑보다 더 고립되어 있습니다. 옆의 연구실에서 무엇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것이 시계탑의 보통이다만, 아틀라스 원에서는 그것이 의무에 가까워." 로드 멜루아스테아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기 연구 성과는 자신에게만 공개한다. 그것이, 아틀라스 원에 있어 절대의 계율이라고. "그런데 이번에는 과거의 연구 기록이 있는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로드 멜루아스테아까지 끌어들여 발굴하려 하고 있다. 이건 모순이 아닙니까?" 찌릿, 하고 머릿속에서 불꽃이 튀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도 가지고 있던 위화감에, 지금의 스승님의 말로 접근한 것 같았다. 이어 스승님은 말했다. "이 발굴 조사는, 어디까지 아틀라스 원의 허가를 받은 것입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 로그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폐의 밑바닥에서 끌어올린 듯한, 깊은 한숨이었다. "마술사답지 않은 편이다." 로그가 말했다. "어째서, 그렇게, 사소한 이유에 신경을 쓰는지. 시계탑의 마술사라면 더욱이, 발밑의 어둠의 깊이를 들여다보면 더 괴로울 뿐일 게 아닌가? 까마귀가 자기 깃털이 까맣다는 걸 안다고 해서, 세계는 그 무엇 하나 바뀌지 않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스승의 눈썹 사이 주름에 쓴맛이 스며들었다. 반투명한 막 너머, 늘어선 여러 개의 수정 기둥에 스승님의 모습이 다양한 각도로 비치고 있었다. 어느 스승님이든 저마다 다른 고민을 안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저는 이 방법밖에 잘할 수 없는 것 같아서요." "사람을 유난히 좋아하는 자나, 사람을 유난히 싫어하는 자 밖에, 갈 수 없는 길이다." 로그의 표정은 변함없었지만, 목소리가 조금이지만 부드러워졌다. "아틀라스 원에서 이 로그는 선임 교관의 위치에 있다. 그 권리를 이용해 이 유적을 조사하기 위한 잠항정과 다른 도구(툴)를 준비하는 것은 심사받지 않고도 가능했다." "⋯⋯정식 심사를 거치면, 허가가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겁니까? "조금, 오해가 있다." 로그는 말했다. "아틀라스 원에서 결정적으로 금지된 것은 어디까지나 자기 연구의 공개다. 타인의 연구를 탐구하는 것은 반드시 금지된 것은 아니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슈타리오의 두 사람 역시 합류하지 않았겠지. 거기에, 아틀라스 원은 계율 위반에 대해 시계탑의 봉인 지정 집행자만큼의 집행 기관을 가지고 있지 않다. 어지간히 눈에 띄는 경우, 다른 조직에도 지명 수배 공문(回状)을 보내지만, 그전까지는 유예가 있다." 로그의 입가에 거친 미소가 지어졌다. 비록 죄를 짓더라도 지켜야 할 신념을 가진 자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서두르는 거군요. 정식 심사에서 부결되기 전에 끝내려는 거죠." "해석은 맡기지. 하지만 이 로그에겐 달성해야 할 연구가 있다. 이슈타리오의 두 사람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 한순간, 딸——라티오 쪽으로 시선이 흔들렸다. 그녀는 에르고의 사건 때문에 이 발굴단에 급히 합류했다. 그래서 지금 이야기에서는 예외일지도 모른다는 뜻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그렇다면, 범인은 배신자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스승이 말한다. "오히려 범인은 아틀라스 원의 계율을 지키려고 하는 거죠. 그런 건 어떻습니까." "⋯⋯읏!" 가벼운 충격과 납득이 동시에 가슴을 두드렸다. 그렇다면 이치는 통한다. 범인이 배신자가 아니라 배신자인 로그들을 처치하려는 내부자(스파이)라고 한다면. "라티오도 그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까지 가만히 듣고만 있던 라티오가 입을 열었다. "라티오 일행의 연구는 혼자서 추구해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라티오도 아버지의 연구를 모른다. 하지만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발굴이 성공한다면, 적지 않은 과거의 연구를 엿볼 수 있겠지." 로그와 비슷한 말투였다. 이 와중에도 확실히 친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래도 필요하니까 라티오는 합류했다. 아틀라스 원에 있어, 이것이 완전히 금기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뉠 것이다. 그 의견 차이를 참지 못하고 방해 공작을 벌이는 자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최악의 클로즈드 서클이군." 라고, 스승은 토해냈다. "만약 이것이 정말 동기(와이더닛)라면, 발굴조사단 전원에게 해당하는 거다." "어이, 오라비. 그 말투는 나도 의심하고 있군?" "당연하지." 라이네스의 가벼운 말에 스승님이 쏘아붙였다. 하지만 사실 그 말대로였다. 발굴 조사 자체가 아틀라스 원의 계율에 어긋난다면 적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게 늘어난다. 로드 멜루아스테아나 그 조수라고 한들, 다른 아틀라스 원으로부터 방해 의뢰를 받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 "아니, 다르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 하지만 시큐리티 키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는 건 아니야. 그건 원래 관리부의 기능이니까. 시큐리티 키만으로는 본인이 인식한 범위 내에서만 조작할 수 있겠지." "⋯⋯⋯본인이 인식한 범위에 한해?" 앵무새처럼 말하고, 스승님이 미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 "어때, 오라비?" 라이네스가 말했다. "뭐어, 내 입장에서는 목숨을 노림 받지 않는 때가 더 레어 하지만, 이 상황이라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통째로 적으로 돌릴 수도 있어.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는 것도 한계가 있겠지. 여기선 뭔가 오라비의 악랄한 지혜를 빌리고 싶은데." "빌리고 싶다던가 말하면서, 험담 하지 마라." 그렇게 대답하고는 스승이 주머니에서 시가를 꺼낸다. "괜찮겠나?" 주변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시가 커터로 끝부분을 잘라냈다. 성냥으로 살짝 태우듯 불을 붙였다. 달콤한 향이 퍼져나갔다. 지금에 와서는, 수많은 추억과 긴밀하게 연결된 향. 그 시가를 입에 물고 천천히 연기를 내뿜으며 스승은 말을 꺼냈다. "이 상황에선, 단순한 범인 찾기로는 안 되겠어." 희미해지는 연기를 바라보며 속삭인다. "천천히 범인 찾기를 하다가는 이쪽이 살해당할지도 모르니까. 그렇다면 좀 더 적극적인 불쏘시개(炙り出し)가 필요할지도 모르겠어." "확실히, 탐정다운 얼굴이라고는 할 수 없군. 시계탑스러움이 묻어난다, 군주(로드)." 라티오의 지적에, "음." 라고 스승님이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슬쩍 뺨을 건드리는 것으로 보아 자각은 있는 모양이다. 사실 라이네스와 닮은 남매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당신이 오는 것을 승인한 것은 라티오다. 방법은 어떻든, 당신의 행동을 지원하지." "그건 고맙군." "뭘 하시려는 건가요, 스승님." 나도 다시 한번 물었다. 비눗방울 같은 거점 내부에서 스승은 천천히 시선을 돌리고. "로그 씨, 협조해 주시겠습니까?" 라고, 말을 꺼낸 것이다. (중략) 솔직히 나 자신은, 심하게 허둥지둥하고 있었다. 이런 연기는, 좀처럼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로그가 한 말은 거의 거짓말이었다. 처음 인원을 배정할 때부터 로그가 말했던 이유로 선택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로그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스승은 이렇게 말했다. ——[범인 색출을 위해 팀 편성에 관여하게 해달라고] / ——생각은 수십 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그 씨, 협조해 주시겠습니까?" 그렇게 제안한 후 스승님은 로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범인 색출(炙り出し)을 위해 팀 편성에 관여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팀 편성으로, 그런 게?" 로그가 되묻자 스승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를 덮고 있는 반투명한 쉘터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우선 지금 이곳에 없는 발굴단원 로드 멜루아스테아와 그의 조수, 그리고 조제페와 쿼트에게 3층을 조사해 달라고 합니다." "멤버로는 부족함이 없는데, 그것만으로 어떻게 되는 거지?" "중요한 것은 다음입니다. 로그 씨와 다른 멤버들은 제1층에서 대기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로그 씨와 라이네스만 제1층에서 대기하게 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저를 포함해 제3층에 잠입합니다." "뭐?" 로그의 눈썹이 올라갔다. 나 자신도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다. 몇 초 동안 씹어보았지만 역시 이해가 되지 않아 물어보았다. "저기, 스승님. 선행하는 팀에게 비밀로, 라는 뜻인가요?" "그런 뜻이다." 진지한 표정으로 스승님이 긍정한다. 그래도 모르겠다. 왜 그런 일을? 그러자 라티오가 입을 열었다. "시큐리티 키로 제3층에 덫을 놓아도 어디까지나 소지자가 인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 인가?" "예. 시큐리티 키를 훔친 범인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발굴 조사를 방해하려고 하는 것은 틀림없겠죠. 그렇다면 동시에 조사하는 팀 자체를 두 개로 나누면 범인은 한쪽만 방해할 수 있는 셈이 되겠군요.""아⋯⋯." 스승님의 설명에 겨우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밀로 하는 이유가 뭔가요, 스승님?" "범인이 대책을 세울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한 가지 더 있겠지, 군주(로드)" 로그가 말한다. "침묵하고 있다가 대책이 나온다면, 이 로그나 라티오가 범인일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있다. '폭로(炙り出し)'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주는 정보를 조각조각 나눠서 범인이 누구든 움직이기 어렵게 만들고 싶은 거군." "죄송합니다." 스승은 미안한 기색도 없이 말한다. 그렇게나 설명을 듣고도 나는 10초 정도 더 걸렸다. '⋯⋯⋯즉, 범인 색출과 견제를 겸하고 있는 거야.‘ 하나하나 정보를 정리한다. 내 머리 회전이 느린 것이 이럴 때면 답답하다. 그리고 로그가 덧붙인다. "아까 이 로그와 라이네스만 남겨 달라고 했지? 그렇다면 이 로그와 라티오가 공범일 경우를 대비해 거기서도 분리해 두자는 셈이지. 과연, 잘 생각했군. 시계탑의 군주(로드)는 다들 그런가?" "단순히 제가 겁이 많은 것뿐입니다." 스승의 말에 라이네스가 킥킥거리며 웃는다. 그녀 입장에서는 스승님이 난색을 보이는 것이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그럼 오라비, 나도 확인하고 싶은데, 나와 로그가 함께 대기하라는 것도 서로 감시하라는 뜻이겠지?" "그래. 남은 세 명——나, 그레이, 라티오로 제3층을 조사한다.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이것이 최선일 거야." "⋯⋯⋯그렇구나." 말하면서 나는 머릿속으로 멤버를 정리했다. 정식으로 3층을 조사하는 팀은 카르마그리프, 티카, 조제페, 쿼트. 비밀리에 3층을 조사하는 팀은 스승님, 나, 라티오. 1층에서 대기하는 팀은 로그, 라이네스. 아무도 고립시키지 않고, 시계탑이나 아틀라스 원 등의 파벌만으로 한 팀을 차지하는 것도 피하고 있다. 정말 정중하다고 할까, 말 그대로 겁먹은 정도다. 차라리 악랄하다고 생각될 정도다. 스승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분류였다. "음. 레이디, 뭔가 말했는데." "아니요. 스승님이 능력을 발휘할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사실 조금은 기뻤다. 그런 기분이 드는 건 좀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소제는, 스승님께서 함께 해주신다면, 문제없어요." "⋯⋯자네를 두고 가는 건(君をおいて出かけるなんて真似は), 할 수 없고말고." "네. 잘 기억해 주세요." 복잡한 표정을 짓는 스승님에게 다시 한번 강조한다. 대체로 이런 기특한(殊勝な) 말을 해놓고 이 사람이 유사시 어떤 행동을 할지, 자신은 싫을 정도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저와 로그 일행보다 더 일찍 왔을지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틀림없이,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잊혀진 유실물(로스트 넘버)이 된 이래, 여기까지 온 건 저희가 처음일 거라 생각했는데요" "글쎄요. 제대로 된 기록은 아니지만, 정황상 두 명, 혹은 한 명과 한 조가 더 있었을지도 몰라요." 샤리샤리⋯⋯ 수정을 밟으며 조제페가 말한다. 네 사람이 가는 곳마다 조용히 파편이 부서져 나간다. "한 명과 한 조?" "⋯⋯⋯⋯한 조는 도굴꾼이다." 어쩔 수 없다, 그런 듯 쿼트가 대답했다. "무서울 정도의 실력을 갖춘 도굴꾼 집단이었는 듯 하다. 지상에 있던 유실물(로스트 넘버)을 몇 개 탈취해, 당시 아틀라스 원에서 주의를 당부하는 회람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까지 손을 댔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알게 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은 사이파——라티오의 동생입니다." 조제페가 이어 말했다. "라티오 씨의." 카르마그리프가 흥미로워하며 이름을 말했다. "그러고 보니 라티오 씨는 엘멜로이 2세와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것 같던데요." "글쎄요, 그쪽 관계는 제가 잘 모릅니다. 아틀라스 원에서도 라티오는 인간관계에 유난히 담백한 편이고요. 다만, 사이파는 제 세대에서는 독보적인 우등생이었죠. 한 세대 더 아래에는 시온이라는 괴물이 있는데, 혹시(ことによったら) 사이파는 그 괴물에 비견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모른다(ことによったら)?" "죽은 겁니다, 3년 전. 이 알렉산드리아의 바다에서." "⋯⋯그건 온건(穏やか)하지 않네요." 조제페의 대답에 카르마그리프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수정 정글의 기온이 갑자기 몇 도나 내려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조제페 씨가 그런 이야기를 한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네요. 3년 전에 죽은 사이파 씨가 정말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침입할 수 있었다면, 여러 가지 전제가 무너진다. 예를 들어, 시큐리티 키가 있던 관리부가 밀실이었다, 같은 것도 달라지겠죠?"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다." 라고 콰트가 지적했다. "로그가 이 발굴조사단을 조직한 이상, 아마도 사이파는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발견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부까지 얼마나 침투할 수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오히려 이 발굴조사단도 제법 고전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사이파가 혼자서, 어디까지 탐색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사이파 쿨드리스 하이람이, 당시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비밀에 가장 근접한 연금술사였던 것은 틀림없겠지? 로드 멜루아스테아가 말했듯이, 제4층의 관리부까지 접근했을지도 몰라. 항상, 그 녀석은 몇 발자국 앞서 있었으니." 조제페의 눈동자에, 누군가의 모습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3년 전 죽은, 아틀라스 원의 연금술사. 그 기억을 쫓는 듯, 네 사람의 그림자가 나아간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7 "먼저 사과하고 싶다, 엘멜로이 2세." "무슨 말이지?" "라티오는, 사적 감정으로 이번 건에 관여했다." "사적 감정?" 걸어가면서, 스승이 되묻는다. "원래 쿨드리스의 후계자는 동생인 사이파였다. 하지만, 3년 전에 동생은 죽었다. 라티오가 이번 사건에 관여한 것은 그 진상을 알기 위해서다." "죽었다고?" "이 알렉산드리아의 바다에서 익사한 채로 발견됐다." 스승님뿐만 아니라 내 관자놀이도 움찔거렸다. 어떻게 생각해도, 그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무표정으로, 라티오는 계속 말했다. "쿨드리스 가문의 후계자 사이파가 죽은 이후로, 라티오의 할아버지는 포기해버렸다. 외부에 관여할 의욕을 잃고, 아버지 로그를 대리로 세워 가문을 맡기고, 자신의 연구를 파고들 뿐인 톱니바퀴가 됐다." 라티오의 푸른 머리가 흔들렸다. 수정의 꽃과 나뭇가지에 그 머리카락이 비친다. 어느 쪽도, 서로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닮았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라티오는 새로운 후계자로 지명되어, 동생이 조사하던 연구를 이어받기로 했다. 아틀라스 원의 계율에 어긋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도저히 그러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까지 듣고서, 스승이 파앗 고개를 들었다. "혹시, 원래 에르고에 대해 조사하고 있던 것은." "사이파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8 "사이파는, 옛이야기에 열광적인 성격이었다." 라티오는 말한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과 이스칸달의 설화를 잘 찾아봤지. 이곳의 시큐리티 키와의 연결 방법이나, 스페어——기계장치의 새 프톨레마이오스의 기동 코드도 원래 사이파의 연구에서 찾아낸 것이다." "흠." 프톨레마이오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만나 보고 싶구먼." "나도, 한 가지 확인하고 싶다." 스승이 말을 건넸다. "로그 씨와 로드 멜루아스테아가 접촉한 것은 언제부터였습니까?" "아버지와? 라티오가 아는 바로는 이번 발굴 조사단이 조직된 이후의 일이지만." "틀림없이?" "⋯⋯⋯..아니." 라티오가 말을 흐렸다. "확실, 하지는 않다. 사이파의 일이 있던 후로, 라티오는 아틀라스 원을 떠나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군. 그렇다면, 사이파가 로드 멜루아스테아를 만난 적은?" "사이파가?" 라티오의 한쪽 눈썹이 움직인다. 자신도 그 질문이 의외여서, 무심코 입을 열어 버렸다. "설마 스승님, 사이파 씨와 카르마그리프 씨가 아는 사이였다는 말인가요." "시계탑의 마술사라는 건 기본적으로 모두 거짓말쟁이들이니까. 가능성은 모두 생각해 두고 싶다. 왜냐하면, 사이파의 연구를 쥐고 있는 자에게,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의 심장이 뽑힌 최심부는 밀실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 "⋯⋯그렇겠지." 라티오도 인정했다. 합동 발굴조사단에 앞서,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도전했던 연금술사. 알렉산드리아 해에서 시체로 발견되기까지, 그는 대도서관의 비밀에 어디까지 접근했을까. 만약 사이파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면, 범인은 그의 연구를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이번 최심부에서 프톨레마이오스의 심장을 훔친 범인도, 사이파를 죽인 범인과 동일 인물일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9 스승의 말에 끈적끈적한 피로가 묻어났다. 숨어서 이동하는 것은 어쨌든 신경을 곤두세우게 한다. 게다가 도서관 내 이동이라고 하면 평면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수정 수해는 기어오르거나 내려가거나 틈새에 몸을 끼워 넣어야 하는 등 매우 아크로바틱했다. 자신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체력적인 면이나 이를 보강하는 마술적 능력에 문제가 있는 스승은 순식간에 한계에 다다랐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그럴 생각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0 창백한 얼굴로 스승이 대답했다. 그리고, " 저기다." 라고, 애드가 재촉했다. 작은 언덕 같았다. 수정 나무들이 쌓여 실내이면서도 하나의 지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곳만이, 격리된 블록처럼 보였다. " 최심부로 향하는 통로인가?" "⋯⋯저건 아니야." 프톨레마이오스가 말했다. "내게 단편적으로 남아 있는 기록(메모리)과 이 금서고는 마치 달라져 있구먼. 저게 아니라는 건 알겠어." "하지만, 저쪽은." (중략) "그러면, 프톨레마이오스 씨는 이곳에 대한걸?" "아니,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이곳에 대해선 나도 몰라. 본체는 어떻든 간에, 백업의 나에게는 아틀라스원 관련 정보가 거의 암호화되어 있어서 손을 댈 수 없거든." 아마 사실일 거라고 직감적으로 생각했다. 이 새는 남을 속일 수는 있어도 거짓말은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런 직감을 믿어도 괜찮은지 묻는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1 방 안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도서관 내부는 금서고를 포함해 온화한 빛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이 구역은 완전한 어둠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공기도 서늘하고, 시든(마른) 허브 같은 냄새가 났다. "죽어있구나." 프톨레마이오스가 말했다. "무슨 의미입니까?" "이 방만이, 대도서관과 독립된 계통으로 구성된 모양이야. 뭐, 봐둬라. 지금 내가 숨을 불어넣어 줄 테니까." 기계로 만들어진 새가, 날개를 움직였다. 그러자 지휘자의 신호를 기다렸다는 듯이, 빛이 차례로 켜졌다. 단순한 빛이 아니었다. 벽화였다. 그 자체로 발광하는 신비한 벽화. 이집트 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극단적인 측면에서의 데포르메도 아니고 사실적이지도 않은 독특한 화풍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스승님의 강의에서 배운 고대 그리스의 항아리 그림과 비슷하다. 그 벽화의 중심에는 타원형의 구체가 그려져 있었다. "이건⋯⋯⋯." "무언가의 그릇(器)처럼 보이는데." 스승님이 눈을 가늘게 뜬다. 그러자, "알고 있다." 라고 라티오가 입을 열었다. "라티오는, 이것을 알고 있다. 에르고가 해저를 떠돌던 때의 용기다." "뭐――!" 뒤돌아보는 스승에게 라티오가 말을 이었다. "원래 라티오는 토오사카 린보다 더 빨리 에르고를 단독으로 회수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라티오가 발견한 것은 해저에서 이미 내용물을 잃어버린 이 그릇뿐이었다." "잠깐, 그건 싱가포르 근해의 일이잖아. 설령 수에즈 운하를 이용했다고 해도 여기서 8천 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 고대 이집트에는 나일강과 홍해를 잇는, 파라오의 운하도 있었다고 하지만⋯⋯." 거기까지 말하고 스승은 잠시 멈칫했다. "⋯⋯⋯아니, 그래. 파라오의 운하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아들 프톨레마이오스 2세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었지." "아, 운하의 계획은 내가 세웠지." 기계로 만든 새가 뻔뻔하게 말한다. 나도 묻고(尋ねて) 만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2 "무슨 일이지?" "코드는 암호화되어 있지만, 앞서 읽은 흔적이 있다." 스승에게 대답하며 라티오는 더 중얼거렸다. "이 버릇은 알고 있어. 사이파의 것이다." "동생의?" "아아. 그러니까 안다. ⋯⋯쿨드리스다." 연금술사가 단언했다. "사이파가 이곳에 온 것은, 쿨드리스의 선조의 잃어버린 연구를 알기 위해서다." "에르고에게 신을 먹게 한 세 명의 마술사――산령법정의 무시키, 방황해의 지즈, 그리고 최후의 한 명인 건가" "그러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3 긍정하며 라티오는 빙글빙글 돌아보았다. 방의 중앙을 가리킨다. 바닥의 직경 2미터 정도 되는 원주(円周)가 솟아올라 있었다. "벽화뿐만이 아니다. 실제로 실험이 이루어졌다. 아마도, 여기에 에르고가 들어 있는 포드가 놓여 있었을 거다." "그렇다면 포드만이 아니군." 스승은 다시 한번 벽화를 바라보았다. "중앙의 구체——라티오의 말을 믿는다면, 포드의 주변에 세 개의 기둥이 그려져 있어." 말대로라면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구체로부터 일정한 간격을 두고 검은색 무언가가 세 개 배치되어 있다. 칠흑의 기둥이라고도, 단순한 직육면체라고도 할 수 없지만,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스승의 눈썹 사이에 주름이 생겼다. 몇 초의 침묵이 흐른 뒤 다시 입을 뗀다. "그렇다면⋯⋯ 이것은 신수神髄(간타이)다." 여기서 그 이름을 듣게 될 줄이야. 일본 사건에서 몇 번이나 들었던 신의 파편. 아니, 그게 다가 아니다. 쿨드리스 가문과 신수神髄(간타이)라고 하면 여기서 진행되던 연구는 하나밖에 없다. "여기서, 에르고가 신을 먹었다——아니, 먹혔다." "⋯⋯!" 호흡이, 멈춰 버렸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이 장소 자체가 일종의 부화기(인큐베이터)로 보이지 않는가. 설마 여기까지 와서 에르고의 수수께끼가 얽히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왜 사이파씨를 쫓아다니다, 에르고의 일이?" "순서가 역이다." 스승님이 고개를 저었다. "사이파가 원래 쿨드리스의 연구를 쫓아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 쿨드리스의 연구가 에르고에 관한 것이라면, 에르고의 수수께끼와 연결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잊었나? 우리도, 라티오도 에르고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이곳에 온 거라고." 그 말대로다. 그저 이번 사건——파라오의 살인사건을 해결한 결과로, 에르고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착각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순서를 건너뛰고 먼저 에르고의 수수께끼와 접촉한 탓에 가벼운 혼란을 일으켰다. "한가지, 괜찮은가." 프톨레마이오스가 입을 열었다. 금속 부리를 움직여 벽화 아래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그림은, 네 번째의 신수神髓(간타이)이 아닌가?" 중앙에 있는 세 개의 신체를 둘러싸고 있는 세 개의 신체神髓(간타이)——그 훨씬 아래쪽, 또 하나의 검은색 작은 직방체가 그려져 있었다. "아니." 라티오가 부정했다. "다섯개다." 손가락이 움직인다. 반대편——벽화 위쪽에는 다섯 번째 칠흑이 그려져 있었다. 침묵이 실험실을 가득 채웠다. 무서운 시사 앞에서 누구도 섣불리 말을 내뱉을 수 없었다. "이건⋯⋯ 설마⋯⋯." 멍하니 서 있는 내 옆에서 스승은 작게 중얼거렸다. "아니, 에르고가 먹은 신은 세 개일 것이다. 역시나 그것은 뒤집히지 않겠지. 하지만, 그렇다면, 이 두 개의 의미는⋯⋯?" 스승의 목소리도 끊겼다. 판단 재료가 부족하다. 그런 상황에서의 예단이 얼마나 위험한지 스승도 자신도 너무 잘 알고 있다. "라티오는 어떻지? 다른 읽을 수 있는 것은 없었는가?" "유감이지만, 알 수 있는 것은 표층뿐. 여기서 에르고의 실험이 이루어졌다는 것뿐이다. 돌아가서 데이터를 검증하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라티오?" 스승이 다시 한번 불렀다. 라티오는 가만히 벽화를 응시하고 있었다. 마치 숙적이라도 쳐다보는 듯한, 먹먹한(食い入らんばかり) 눈동자였다. "⋯⋯⋯사이파는 이걸 푼 것 같다." 그녀는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라티오가 풀지 못할 리가 없지." "어이어이, 라티오 아가씨"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티오의 어깨에 두개골이 얹혀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라티오의 사역마, 탄겔의 일부였다. "여기서 무리하는 것은 라티오 아가씨답지 않잖아. 이번 사건, 우선은 최심부로 가는 길을 여는 게 우선이⋯⋯" "아가씨라고 부르지 마." 건틀릿의 표면이 물결쳤다. 뼈로 만들어진 바구니 손이 그녀의 내면을 대변하듯 변형되어 간다. "엑조포름, 병렬 사고 3번, 4번, 5번과 동조. 동시에 고속 사고를 기동." 라티오의 입에서 나온 말과 함께 건틀릿이 옆으로 넓어졌다. 거기서 뻗어 나온 코드는 열 배나 늘어났다. 각각이 벽화에 닿아 미세한 진동음을 내기 시작했다. 마치,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 같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4 "그런가⋯⋯ 네 번째는 엘고에게 먹힌 신이 아냐⋯⋯" 중얼거림이 들려온다. "이 실험⋯⋯ 을 멈추기 위한 신이다⋯⋯⋯⋯" ‘어?’ 의식이 끌려갔다. 지금 라티오가 뭐라고 했지? "⋯⋯에르고에게 잡아먹히지 않은 신." 희미한 손가락의 움직임과 함께, 선명한 선율이 퍼져나갔다. "당시 아틀라스원은 에르고에게 먹이기 위해, 복수의 신을 후보로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네 번째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 그녀는 망아(忘我)의 경지에 이른 것 같았다. 손가락 하나하나, 분할 사고의 하나하나, 고속 사고의 한 방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벽화 분석에 쏟아지고 있었다. "신을 돌려드리기 위한 신이다." 라고, 그녀는 말했다. ‘에르고씨의, 신을 돌려드리기 위한 신⋯⋯’ 그것이야말로, 여행의 목적이었다. 기억 포화에 빠져, 언젠가 인격을 잃게 될 것이라 예언된 에르고를 구하기 위한 수단.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 이 여행의 시작——순진한 적발의 청년이 먹어 치운 신을 돌려보내기 위해, 싱가포르에서 일본을 거쳐 이집트까지 왔다. 이후, 조금만 더 가면 그 방법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그렇게 되면 나도——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5 아마도, 스승이 말한 것은 아주 초보적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라티오가 오인(見誤)하고 있던 것. 그리고 마술 자체보다, 인간의 쪽을 보는 스승에게는 언제나의 행위. "⋯⋯3번, 4번, 해제." 입술이, 흘러내렸다(こぼした).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꾸준히 말을 내뱉었다. "본체 모니터링 개시. ⋯⋯폴리모픽형 웜 37건, 메타모픽형 웜 79건, 검. 분할 사고 3번 동적 휴리스틱에 의한 제거, 분할 사고 4번의 패턴 매칭에 의한 제거 개시⋯ 종료." 연주가 되살아났다. 그것은 마치, 현이 끊어진 바이올린을, 그 자리에서 수리하면서 계속 연주하는 것과 같은 행위였다. 돌연히, 방 한가운데에 환상이 생겼다. 홀로그램. 라티오가 이 방에서 끄집어낸 데이터가, 이것인가. "——어째, 서?" 나는 눈을 깜빡였다. 비록 옛 시대의 의상을 입고 있었지만, 그 환영은 내가 아는 적발의 청년이었기 때문이다. "에르고⋯⋯?" 아니,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까. 이 방이 에르고에게 신을 먹인 방인 것이라면, 그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단지 옷차림이 달라서 당황한 자신의 얼이 빠져 있을 뿐이었다(自分の間が抜けている). 하지만. 자신뿐만 아니라 또 한 명——아니, 또 한 체(一体)가 경직되어 있었다. "에르고⋯⋯ 라고?"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가 바닥을 기었다(床を這った).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6 스승이 말했다. 그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정말로, 그가, 알렉산드로스 4세라고⋯⋯" "내가 잘못 볼 수 있겠는가!" 처음으로, 기계장치의 새가 감정을 드러내며 소리쳤다. "내(吾)가, 몇 번이나 이분을 맞이하려고 했는가! 얼마나 간절히, 나의 땅에서 파라오로서 군림하시길 바랐던가!" 상황은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지금도 지축을 울리는 발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파수꾼들이 폭주하여,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도 기계장치의 새도, 스승님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훨씬 더 중대한 일이 이 공간에서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 로드 ㅇ레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7 고작 내 목숨 따위, 이에 비하면 티끌에 불과하다. 스승님에게 있어서, 한때 인생을 바꾼 왕의 아들. 프톨레마이오스에게 있어서, 한때 함께 세계를 제패하려 했던 주군의 의붓아들(継子). "그런데도⋯⋯ 어째서 나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가⋯⋯. 나는 ⋯⋯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 프톨레마이오스는 아틀라스원과의 계약이나 그와 관련된 사항의 기록은 암호화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 구획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거의 자신이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 더욱더 통렬하게 기계로 가슴을 쳤을지도 모른다. "⋯⋯⋯이 데이터에는, 수백 개의 방벽이 설치되어 있었다."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라티오가 말했다. 그녀의 팔에 피아노 건반 같은 물체가 펼쳐져 있었다. 조작골격 엑조포름에 의해 만들어진, 뼈의 악기다. 그 연주를 이용해, 그녀는 이 구획에 숨겨진 고대의 정보로부터 환상을 끌어낸 것이다. "라티오도 바로 인식할 수는 침입한 상대에게 몰래 침투하는, 은밀성의 웜이었다. 현대로 치면 컴퓨터 바이러스 같은 거지만, 당대 아틀라스원은 이미 그 정도 수준까지 완성되어 있었을 거다." "하지만, 그렇다면⋯⋯⋯⋯" 무심코, 나도 말을 하고 말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과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조합은, 아무래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확실히 아틀라스 원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또 다른 사실도 드러낸다. "같은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가 해킹할 것이라고,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사람들은, 그리 생각했다는 건가요?" "⋯⋯⋯라티오도 그런 발상이 없었기 때문에 대처가 늦어졌다." 그녀의 단정한 얼굴에는 조용한 긴장감이 묻어났다. "강력한 프로텍트를 거는 것과 개입한 상대에게 공격을 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별개다. 그만큼, 이 데이터가 중요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중요. 하지만 그것은 누구에게 있어서인 것일까.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당시 아틀라스 원에? 아니면—— "사이파도, 이것에 당했다?" 툭, 그녀가 중얼거렸다. 3년 전, 알렉산드리아 해에서 죽었다는 라티오의 동생. "아직, 있어." 스승이 계속했다. "라티오. 이 벽화를 해독한 네가 말했지. 이곳을 만든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는 에르고에게 먹이기 위해 복수의 신의 후보를 준비해 두었다고. 그 네 번째는——즉, 신을 되돌려주는 신이라고." 자신들에게 있어서는 절대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였다. 즉, 여행의 목적으로서. 세 개의 신을 먹어 치우고 기억 포화를 일으킨 에르고를 살리기 위한 수단으로.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8 거친 숨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무릎을 꿇지 않고 시선을 올렸다. 아직 파수꾼들이 얼마든지 남아 있다. 게다가 쓰러뜨렸을 파수꾼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사태도 자신은 알아차리고 있었다. ‘재생⋯⋯ 하고 있어⋯⋯!’ 탄겔과 자신에 의해 쓰러진 파수꾼들은 시시각각 자기복구를 하고 있었다. 처참하게 금이 간 갑옷의 파손 부위가 빠르게 메워져 건너편이 보일 정도로 관통된 부분도 서서히 솟아올라 막혀가고 있었다. 아마도 핵을 결정적으로 깨뜨리지 않는 한 몇 번이고 되살아날 것이다. 두려울 정도의(恐るべきは), 고대 아틀라스원의 사역마. 현대 마술사의 상식으로는 생각하기 어려운 성능도 당시로서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해일처럼 덮쳐온 지금, 어떻게 하면 이겨낼 수 있을까. ‘성창이라면——?’ 예를 들어, 바이뤄롱의 용을 봉인했을 때의, 새로운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 그것이라면, 대항할 수 있을까. ‘⋯⋯아니.’ 그 창의 위력은, 나 자신에게도 미지수다. 또한, 한두 체를 쓰러뜨린다고 해서 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대로, 수십 체, 라도――!" 망치를 쥔 손에 힘을 주었을 때였다. 배후에서, 날카로운 그림자가 튀어나왔다. "프톨레마이오스!" 구획 입구에서 날아온 새는 평소의 냉정함을 잊은 상태였다. 대신 그 작은 몸에 가득 찬 것은 엄청난 분노였다. 여러 장의 강판이 겹겹이 쌓인 날개를 펄럭이며 목구멍으로 분노를 토해낸다. "그 어떤 것도, 이 무덤을 훼손하는 것을 용서하지 않겠다!" 분노는 그대로 강렬한 빛이 되어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쏟아졌다. 이곳에 왔을 때와 같은 과잉 출력으로 데이터를 내던지는 기술――하지만 여러 번 쓸 수 있는 수법이 아니라고 말한 것은, 그 자신이 아니었나. 그러나 파수꾼들이 움찔하는 순간, 또 다른 이상 사태가 발생했다. 【제1종 비닉 사항 대한 요청을 수신】그런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물리적인 것은, 아마도 아니다. 드물게 내가 듣게 되는, 영적인――혹은 영적인 영역에 도달할 정도의, 지극히 고도의 기술에 의한 음성. 【제1종 비닉 사항 요청 승인. 파수꾼 정지 요청. 아공간형 통신기구를 기동】 프톨레마이오스의 빛에 움찔하던 파수꾼들이, 이번에는 단순한 금속 덩어리가 된 듯 멈춰 섰다. 그리고 내가 돌아본 끝에서부터(振り返った先から), 그것들이 넘쳐흐르듯 뿜어져 나왔다. ‘——통신기구?’ 의심을 한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거품이었다. 무수한 거품이, 스승들이 있는 구획에서 생겨나고 있었다. 수정의 언덕이 내뿜는 무지갯빛 거품. 그 거품들이 마치 의사가 있는 듯이 흐르며 우리를 둘러싸고 있었다. 지독히도 환상적인 풍경이었지만, 결코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 의미를 품고 있었다. "――읏!" 숨을 멈췄다. 거품 중 하나의 표면에 예상치 못한 그림자가 비치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9 그리고, 거품의 발생과 함께 파수꾼들도 작동을 멈추었다. 마치 태엽(発条)이 끊어진 꼭두각시(카라쿠리) 인형 같았다. 곧바로 스승님도 거품을 향해 달려갔다. "에르고! 너, 이쪽의 목소리가 들리나!" "선생님." 그 모습에 에르고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렇게 스승님이 이렇게 기세 좋게 말을 건네는 것은. 어쩌면 청년에겐 처음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어, 선생님, 문제라도 있나요." "너의 일이다! 아아 젠장, 대체 무엇부터 말해야――"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0 금방이라도 졸도할 것 같은 표정으로 무지개색 거품을 만지려는 순간, 뒤에서 뻗어 나온 하얀 손이 스승님의 어깨를 잡아당겼다. "함부로 접촉하지 않는 편이 좋다." "라티오?" 뒤를 돌아보니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가 희미하게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여러 방향에서 거품을 관찰하며, 이렇게 속삭였다. "라티오도 처음 보는 현상이지만, 아무래도 시공 거품(時空泡) 같다." "시공 거품? 어이, 그럼 설마, 원격 통신 같은 게 아닌 건가?" "그 말대로다. 거품의 범위에 한정되어 있지만, 물리적으로 이쪽 시공간이 연결된 거지. 원래 공간이란 거품 같은 거라고 들어본 적 없나. 아니면 막 우주(膜宇宙) 이론은?" "최신 과학의, 그 너머인가." 스승님이 으르렁거린다. 자신도 스승님의 강의에서 이름만은 들어본 적이 있었다. 현대마술과에서는 최신 과학의 관점은 새로운 마술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종종 강의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가 있었다. "분명, 초끈 이론의 일종으로, 우주는 거의 무한한 수의 거품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이었지. 하지만 그 이론에서는 양자 레벨의 작은 거품이어야 하는데, 그것을 여기까지 크게 만들었다는 건가." "너희들이 생각하는, 개념상의 시공 거품과는 다르다. 과거 아틀라스원이 달성한 것은, 제한적이지만 그 진동으로 시공간을 깨뜨릴 수 있을 만큼의 물건이다. 옛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는, 매우 일상적으로 사용됐던 것 같다." 살펴보면 무지개색 거품은 주로 스승님들이 있던 구역에 모여 있다. 거품들의 내부에서 표면에 미세한 번개(稲妻)가 여러 번 달렸다. 그 번개가, 정보를 주고받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단순한 통신기기를 만드는 것보다 시공 거품을 이용해 공간을 비틀어 내는 편이, 당시 아틀라스원에게는 더 간단했겠지⋯⋯⋯⋯" 말하는 라티오 자신도, 어쩐지 그 말을 믿기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신대(神代)의 마술은 현대보다 훨씬 뛰어났다고 하지만, 비교적 영향이 적었을 아틀라스원에서도 같은 이치가 통하는 것일까. 한순간 침묵해 버린 자신과 스승님에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1 "상황이 혼란스러운 것 같으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죠. 이쪽에도 소개해야 할 상대가 한 명 더 있으니까요." 루비아가 시선을 옆으로 돌리자, 이웃한 거품에 새로운 인물이 비쳤다. "처음 뵙겠습니다.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라고 합니다." 아틀라스원의 제복을 입은 어린 소녀였다. 아직 열 살이 채 되지 않았을 것 같은 얼굴에, 당찬 보라색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다. "제가 온 이유는, 설명이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눈동자가, 라티오를 노려보고 있다. 지금 흐름대로라면 아틀라스원의 동료(同輩)라는 뜻이 될 텐데, 그러한 친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연령차로 인한 사양 따위는 눈곱만큼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들이 사는 세계에는 장유유서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겠지 이에 대해, 라티오는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열었다. "생각할 필요도 없다. 당신이 온다면, 이유는 하나뿐. 아틀라스원의 계율을 어긴 자가 있기 때문이겠지. 아아, 라티오를 의심하고 있나." "당신만은 아닙니다." 시온이라고 밝힌 소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번 사건에서, 제가 계율 위반을 의심하는 것은 합동발굴조사단에 참가한 아틀라스원의 인간 모두입니다. 그쪽 시계탑의 군주(로드)에 대해서도, 협력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할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내 소개는 필요 없는 모양이군." 시선이 머물자, 스승님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네, 충분히 조사해 왔습니다. 엘멜로이 2세." 도전적인 눈빛으로 시온이 말했다. 보통 같으면 화를 낼 법도 한데, 스승님의 경우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시비를 걸고 있기 때문에 그런 기분은 들지 않았다. 살을 찌르는 듯한 긴장감이 수정의 금서고에 가득 찼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2 하지만, 그 결말을 보는 일은 없었다. "젊은 주군(若君,자기가 섬기는 주군의 아들, 혹은 어린 주군)⋯⋯⋯⋯" 그런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기계장치 새의 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은 조금 뒤였다. 금속 날개를 움직여 프톨레마이오스가 거품 근처로 착지했다. 에르고의 모습이 비친 거품이었다. 거품을 올려다보며 프톨레마이오스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파수꾼들이 정지한 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의, 지독히도 슬프고 가슴 아픈 것을 품은 정체였다. "당신은⋯ 아니, 당신께서는(あなた様は)⋯⋯" 그 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프톨레마이오스는 몇 번이나 부리를 움직이며 참을 수 없이 몸을 떨었다. 오히려 경건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 모습에 인간으로서의 속정(俗情)이 없는 마술사들과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들도, 조용히 지켜봤을 뿐. 특히 스승님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고급 셔츠에 손을 대고 가슴팍부터 목덜미까지 몇 번이고 문지르고 있다. 그러지 않으면, 호흡조차 잊어버릴 것 같다는 듯이. "⋯⋯어떻게 된 일이죠, 그레이?" 다른 거품에 비친 루비아가 이쪽을 향해 속삭였다. 하지만 나도 대답할 수 없었다. 그저, 제멋대로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정말로⋯⋯?’정말로, 에르고가 알렉산드로스 4세일까? 목에, 무언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いがらっぽいものが込み上げた). 설령 에르고가 대영웅의 아들이라고 해도, 무엇 하나도 문제 될 것은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여정으론, 좀처럼 양자의 인상이 일치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나에게 있어 청년은 내버려 둘 수 없는――그야말로 남동생 같은 존재였다. 최근 누나라고 부르게 된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동시에 조금은 따뜻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진실이 밝혀진다면, 다시 예전과 같은 관계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칠색 거품에 비친 에르고가, 조금 당황한 듯 눈을 깜빡였다. "당신은?" "프톨레마이오스라고 합니다." 정중하게 기계장치의 새는 고개를 숙였다. 힐끗 스승님을 바라보았다. 소개해라, 라는 뜻이겠지. 한숨을 내쉬며 스승님은 입을 열었다. "정확히는,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의 재현체다. 최심부에서 잠들어 있었을 프톨레마이오스의 본체는, 이번 발굴 도중에 살해당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도 기능을 멈춰버렸다⋯⋯라는 일이지만, 이 부분은 설명이 길어질 것 같으니, 나중에 하지." "하아, 프톨레마이오스? 본체가 발굴 도중에 살해당했다? 뭐야 그거, 선생님, 왜 자꾸만 까다로운 사건만 끌어들이는 거예요?" "너한텐 듣고 싶지 않아!" 린의 지적에, 스승님이 거의 비명처럼 소리를 지른다. 그런 두 사람을 뒤로하고 프톨레마이오스는 경건하게 날개를 접었다. "당신의 사정은 이미 들었습니다. 신을 먹었다는 것도, 지금까지의 여정에 대해서도. 괜찮으시다면 저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적어도 새의 진지함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내 맥박이 빨라진다. 에르고의 정체가 드러나고, 그것이 가져올 결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가슴이 두근거림이 심해지는 것을 느꼈다. 두려움에 가까운 감정에, 스승님의 손을 잡고 싶다고 생각해버렸다. 스승님은, 그저 한결같이 프톨레마이오스의 대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뭔가요." 간청받은 에르고가 정중하게 물었다. 파라오의 재현체라는 설명을 어디까지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유머러스한 조형의 새를 상대하면서도, 이 청년의 태도는 변함없었다. 언제나, 이런 청년이었다. "거품에 손을 올려주시겠습니까." 새의 말에 에르고가 순순히 따랐다. 카메라 위에 손을 얹은 것처럼 청년의 손이 클로즈업됐다(アップになった). "그래서?" "잠시만, 기다려주시길." 기계장치의 새가 거품의 정면에 서서 날개를 펼친다. 몸에서 날개에 걸쳐, 빛이 흘렀다. 그것은 시공 거품에 작용하기 위한 코드였을까. 다음 순간이었다. 규루리(ギュルリ), 하고 에르고 손의 영상이 일그러졌다. "엇——" 자신도, 라티오도, 거품 너머의 린과 루비아도 반응할 시간조차 없었다. 물론, 에르고 자신도. "젊은 주군, 부디 용서를!" 프톨레마이오스의 외침과 함께, 에르고가 거품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곧바로, 프톨레마이오스 자신도 시공 거품 속으로 몸을 던졌다. 순간, 거품은 사라져 버렸다. 프톨레마이오스가 뛰어든 것만이 아니다. 주변에 무수히 많았던 거품이 하나둘씩 터지면서 사라졌다. 린과 루비아, 시온이 비치고 있던 거품도 당연히 터지면서 자신들은 다시 이 대도서관에 고립되었다. 처음에는 이 현상에 이어 무언가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수십 초가 지나도, 몇 분이 지나도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멈춰 선 채인 파수꾼들과 함께, 그저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 어이어이. 어떻게 된 거야 이거, 라티오 아가씨" "⋯⋯⋯" 당황한 뼈의 거인 탄겔에게, 라티오도 대꾸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자신도 바보처럼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스승님, 이건." "⋯⋯설마." 스승님이 신음한다. "설마, 에르고가⋯⋯" 어떻게 해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그래도 어떻게든 삼키려는 듯, 스승님의 절망적인 중얼거림이 대도서관의 허공에 흘렀다. 린이 본 광경은, 이러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지시대로 거품에 손을 올리고 있던 에르고가, 갑작스레 거품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기계장치의 새도 그 거품 속으로 뛰어들고, 거품이 사라져 버렸다. "엇―――" 그리고 다음 몇 초 만에, 거품이 모두 터지면서 사라졌다. II세쪽과 연결되어 있던 거품도 사라졌다. 수정수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 정적을 깨뜨리듯, "에르고 씨는―――" 망연히 시온이 속삭였다.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인 소녀조차도 이 전개는 예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당해버렸어요." 단 한 사람만 반응이 달랐다. 이 자리에서 루비아만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정확히 깨닫고,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눈치채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듯, 가슴 앞에 움켜쥔 손가락을 부르르 떨고 있다. "어째서, 제가 이 정도의 일에 대비하지 못한 거죠. 이런 일, 제 전장에서는 일상다반사인데도." 꾹, 이를 악무는 소리까지 들릴 것 같았다. 그 의미는 분명하다. "설마, 에르고가⋯⋯" 린이 신음한다. "⋯⋯⋯에르고가, 프톨레마이오스에게 납치당했다?" 공교롭게도 그녀가 내뱉은 말은, 스승님이 같은 타이밍에 중얼거렸던 말과 똑같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3 "아무튼 지금은 에르고의 일이지." 스승이 중얼거린다. 시선이, 정지한 채로 서 있는 파수꾼들에 돌아다녔다. 언제 움직일지 몰라 불안해하는 것은, 이 장소에서도 무척이나 스승님다운 행동이었다. "솔직히 이스칸달과 뭔가 인연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는 생각하고 있었다. 제2의 신 세토도 그렇고, 에르고가 먹은 신은 그 녀석의 정복행과 너무 관련이 깊었으니까." 스승이 더듬더듬 말했다. 확실히 자신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에르고가 먹은 신의 정체를 파헤칠 때, 정복왕의 그림자가 몇 번이고 나타났다 사라졌다. 물론 정복왕 이스칸달이 세상에 끼친 영향이 그만큼 컸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여행을 진행할수록 그 그림자는 짙어지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녀석의 아들 본인이라던가, 가능한 일인가." 수정의 금서고에 침묵이 흘렀다. 라티오도 탄겔도 할 말이 없자, 과감히 자신이 입을 열었다. "스승님⋯⋯⋯. 알렉산드로스 4세는 어떤 분이신가요?" "전승은 극히 적다." 이스칸달에 관한 것이라면 조사할 수 있는 것은 다 조사했을 스승님의 말대로라면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몇 안 되는 전설을 모은 총체라면, 비극의 왕자라고 할 수 있겠지." "비극?" "우선, 알렉산드로스 4세는 아버지 이스칸달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어쨌든 이스칸달의 사후에 태어난 아이니까." "사후에, 뭐요?" "이스칸달의 아내가 임신하고 있던 아이였으니. 그렇기에 늘어선 군신들 앞에서, 알렉산드로스 4세의 지위는 안정적이지 못했다. 우선 정말 이스칸달의 아들이 맞는지 의심하는 자도 있었고, 그의 어머니가 동방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마케도니아의 왕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자도 있었다."그 광경을 쉽게 떠올릴 수 있었기에, 더욱 가슴이 아팠다. 갓 태어난 아이를 앞에 두고, 한때 함께 싸웠던 이스칸달의 신하들이 서로 다투던 시대에 대해, 나는 알고 있다. 디아도코이 전쟁, 그 이름은 그렇게 불린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4 "결국 알렉산드로스 4세는 여러 차례의 분열과 대립을 거쳐 이스칸달의 어머니——알렉산드로스 4세에게는 조모인 올림피아스에 의해 옹립되었다. 그러나 그 후, 자신의 왕조를 세운 후계자(디아도코이) 중 한 명인 카산드로스에 의해 유폐 당하게 되었다.""알렉산드로스 4세는, 유폐되어 있었다⋯?" "아아. 조모인 올림피아스는 암살당했고, 알렉산드로스 4세는 겨우 일곱 살의 나이에 포로가 되는 수모를 겪었다. 후계자(디아드코이) 중에서도, 유폐한 카산드로스는, 그 왕가에 대해 강한 원한을 품고 있었던 것 같으니. 일설에 따르면, 그는 알렉산드로스 4세에게 모든 문장을 멀리하고, 읽지 못하게 했다고 들었다." 잠시 숨이 막혔다. 단순히, 자신이 어린 시절 도피처로 책을 선택했던 사람이라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책을 좋아하느냐 마느냐는 개인의 성질에 따르는 것이다. 일 년에 한 권도 책을 읽지 않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읽지 못하도록 멀리하게끔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강렬한 악의를 드러내고 있어, 썩은 냄새를 풍기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소제에겐, 너무 괴로운 이야기로 들려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고대의 잔인한 일면을 보여주는 일화라며. 하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면 어떻지?" "이유?" 스승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은, 방금 전의 역사에 대해, 전혀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알렉산드로스 4세가 누구도 글을 가르치지 않았어도, 무엇이든 읽을 수 있는 언어의 천재였다고 한다면?" "⋯⋯아." 작게 탄성을 내뱉었다. 자신은, 그런 상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행기 탑승 중, 그 나라의 가이드북 몇 권만 읽으면 일상 회화 정도는 할 수 있게 되는, 초인적인 언어 능력의 소유자를. "⋯⋯에르고." "그래, 우리가 알고 있는 에르고의 특징이지. 그것은 환수와도 먹은 신과도 관계없는, 에르고 본인의 능력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자질을 보게 된 카산드로스는, 한때의 정복왕의 면모를 발견하고 견딜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지." 그렇다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 지금 받은 충격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5 "엘멜로이 2세." 뒤에서 듣고 있던 라티오가 목소리를 높였다. "한 가지, 라티오도 물어봐도 괜찮을까." "무엇이지?" " 지금의 이야기로는 프톨레마이오스가 이스칸달을 중심으로 신화를 재구성한 것과 알렉산드로스 4세——라고 가정해서——가 신을 먹게 한 것 사이에는, 마술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들린다. 시계탑의 군주(로드)로서, 거기에 대한 고찰은 없는가?" "⋯⋯그래, 그렇다. 네 말대로다. 연관성과 의미가 생기지." 스승이 중얼거린다. 눈썹 사이 주름이 깊어졌다. 곧이어 목구멍을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인류사에 있어 가장 대규모로 신화를 재구성한 영웅 중 한 명이다. 가령 신화를 마술기반 중 하나로 본다면, 이는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규모의 술식을 집행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아아, 이스칸달이 두 신화에 걸쳐 있는 주신의 아들이라는 것이 단순한 강변일지라도, 신대 말기 이집트의 신관단을 실제로 이끌었다면 진실로 역사에 새겨질 여지가 있다." 스승의 말이 수정 수목 사이로 울려 퍼진다. "⋯⋯⋯아니, 설마." 그리고 그것은 계속되었다. "설마, 반대인가? 프톨레마이오스가 이집트를 통제하기 위해 신화를 재구성한 것이 아니라면? 아니, 애초의 목적이 이집트 통제를 위해서였다고 하더라도, 도중에 또 다른 용도가 덧붙여졌다면?" 스승의 하얀 손이 얼굴의 오른쪽 절반을 가렸다. 마치 현실을 보지 않으려는 듯했다. 아니면 어둠 속에 감춰진 무언가를 꿰뚫어 보려는 듯이. "현대와는 달라. 닥터 하트리스 때와는 다르다. 이미 쇠퇴기이긴 하지만 신대의 이야기다. 지하세계가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정말 지하에 존재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현대에 누군가를 신으로 만들면 상징적・신앙적 의미밖에 없지만, 신대라면 아직은 정말 신으로 만들 수 있다. 지극히 물리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신이다. 이 상황에서 제한적으로라도 이스칸달을 신으로 삼았다면⋯ 왕의 혈통은 곧 신의 혈통이 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6 신경증처럼, 빠른 말들이 연이어 쏟아져 나온다. 긴 손가락이 스승 자신의 관자놀이를 기어간다. 바삭바삭, 손톱이 얕은 광대뼈 부근까지 긁어댔다. "엄밀히 말하면 그리스와 이집트만 있는 게 아니야. 페르시아권과 그 주변을 포함한 더 많은 신화의 습합이다. 그리고 알렉산드로스 4세는 마케도니아 왕가의 28대 왕(바실레우스), 이집트 32왕조의 신왕(파라오), 페르시아의 왕중왕(샤 한 샤)이었다. 이 위대한 칭호들은 그의 인생에 있어 거의 무의미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자리에는 절대적인 공백이 생긴다. 아니, 태어날 수밖에 없다. 정복왕 이스칸달에게는 확고한 실존이 있었고, 그것은 알렉산드로스 로망스를 아무리 덧씌워도 훼손되지 않았지만, 알렉산드로스 4세는 달랐을 것이다. 기억의 포화상태가 그러하듯 방대한 정보량은 하나의 인생을 밀어내 버린다. 더군다나 생전부터 모든 이야기에서 멀어진 상대라면⋯? 허와 실 사이의 절대적인 공백은 어떤 형태를 취하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7 가정에 이은 가정. 추론에 이은 추론. 어지럽게 스승의 머릿속에서는 생각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스승의 내면에 구축된 정신의 궁전에서 벌어지는 일들. 지금까지 제대로 된 단서도 없고, 추론할 수도 없었던 에르고의 과거를——에르고일지도 모르는 인간의 과거를 스승의 생각이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예를 들어 달력 제작과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하나의 국가사업으로서는 최대급의 시간 마술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다. 대륙에 걸친 신화의 변용을 통째로 이용한다면⋯⋯예를 들어 후대의 역사를 바꿀 만큼 문화의 초석이 되었다면 어떨까? 아아, 이것만큼은 마술사에겐 불가능해. 인세에 등을 돌린 마술사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왕의 일이다. 동시에, 이 정도면 성립할 수 있고, 방대한 시간도 필요하겠지. 방황해와 산령법정, 아틀라스원, 각 마술 조직의 울타리를 넘어 신대의 마술사들이 서로 협력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보통의 스승이라면 어떻게든 억누르려고 애를 쓸 것이다. 그런 노력조차 할 수 없을 만큼의 전율이 지금 스승의 목을 움켜쥐고 있었다. "스승님?" "⋯⋯⋯이것⋯⋯⋯은⋯⋯." 겨우 짧은 말이 흘러나왔다. 끊어진 대사를 다시 말하듯 스승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것은⋯⋯⋯." 어렴풋한 무언가가 스승의 눈동자 속에서 형태를 갖춰간다. 단순한 추측에 불과했던 그 무언가가, 묘한 열기를 품어간다. "이것은⋯⋯ 인류의 세계와 신화 그 자체를 이용한, 초발급의 대의식 마술이다." 신음소리가 끊어졌다. 긴 강의를 마친 스승이 어깨를 으쓱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8 "목적도 정체도 모르겠다. 이런 건 만리장성의 재료를 보고 어쨌든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같은 말을 하는것 뿐이다. 그래도, 세 명의 마술사와 프톨레마이오스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는지는 알 수 있다. 신을 잡아먹게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술식이 성립된 것도 납득이 간다. 하지만⋯⋯⋯" 빼어난(優れた) 목소리로 속삭인다. "하지만, 당신은 무엇을 만든 거지, 프톨레마이오스⋯!"외침은 너무도 처절한 울림을 담고 있었다. 인생을 걸고 쓴 논문이, 그런데도 여전히 결말에 도달하지 못한 듯이. 라티오도, 탄겔도 당장 대답할 말이 없었다. 아마도, 스승님의 호소의 의미를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은, 그 의미와 가치를 알지 못한다. 그저, 참을 수 없어 물었다. "그러면, 스승님." 왜냐면, 그렇겠지. 나에게 신경 쓰이는 것은, 단 하나뿐이었기 때문이다. "스승님은, 정말로, 에르고가 알렉산드로스 4세라고 생각하세요?" "⋯⋯그건." 스승님이 침묵했다. 한동안 수정 바닥을 바라보다가, 돌멩이를(ゴロリと石を吐く) 뱉어내듯 중얼거렸다. "모르겠어." 머리를 흔들었다. 내면에 담긴 복잡한 갈등까지 선명하게 전달될 정도로. "프톨레마이오스와 세 마술사가 한 모든 일을, 나는 도저히 해체할 수 없어. 아까 이야기한 것과 같다. 사용된 재료로 규모와 종류만 파악할 수 있을 뿐, 그 용도나 정체까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이 장소가 완전히 독립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중에서도 극비의 실험이었을 테다⋯⋯." 말을 이어간다. 그 호흡이 천천히 정돈되어 가는 것을 나는 느꼈다. 파도가 일렁이던 수면이 하나의 질서를 되찾아가는 것과 비슷했다. 마치 극점에 움직이지 않는 별을 발견한 여행자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군. 하나만큼은 맹세하지. 에르고가 알렉산드로스 4세이든 아니든, 저 녀석은 내 제자다. 제자인 한, 어떤 과거가 있든, 어떤 사정을 가지고 있든 변함없어." "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스승님은, 엘멜로이 교실의 선생님이니까요." 엘멜로이 교실의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런 스승의 맹세에 지켜져 왔을까. 설령 시간 제한(모라토리움)이 있더라도, 무조건 아군이 되어주는 상대는 마술사 세계에서는 좀처럼 만날 수 없는 기적이니까. 나 자신도, 그 기적에 도움을 받은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9 "하지만, 어떻게 에르고한테 갈지⋯⋯" "방법이라면 있다." 짧게 단언한 것은 라티오였다. "단, 그레이, 너에게 도움을 받는다면 이다." "소제에게요?" "아까 이 엑조포름을 전개할 때 깨달았다." 라티오의 팔에는 뼈 색의 건반이 붙어 있었다. 모드 어쿠스틱. 이 구획에 연결하여 과거 에르고에게 신을 먹인 연구의 일부를 공개하게 한 것이 바로 그 건반이었다. "네가 가지고 있는 상자는 아틀라스원과 인연이 있는 것이겠지." 연금술사의 시선은 자신의 오른쪽 어깨에 있는 고정구(후크)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 의도에 망설이면서 말했다. "애드⋯⋯." "괜찮다고. 그레이" 동의를 받고 고정장치에서 떼어내어 애드를 자신의 손바닥에 올려놓는다. 그 손바닥을 바라보며 라티오는 입을 열었다. "인격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말하는 건 처음이다." "히히히! 나도 이렇게 지명으로 사람과 대화하는 건 드물다고!" 애드가 평소처럼 웃었다. 그리고, "이 구역으로 안내한 건, 너였지." 라티오가 물었다. "그냥 뭔가 근질근질한 느낌이 들었을 뿐인데 말이지. 뭐, 확실히 아틀라스원과 나는 인연이 있는 모양이군." "만져봐도 괜찮나." "부디." 라티오의 손끝에서 하얀 무언가가 보였다. 뼈였다. 안쪽에서 뼈를 드러내면서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것은 쿨드리스 가문의 가전특질 덕분일 것이다. "아틀라스원의 본질은 정보다. 그래서 고도의 도구나 병기일수록 자연스레 정보를 수집하게 되어 있다. 이것은 사람이든 기계든, 아틀라스원에 관련된 거의 모든 것에 내재된 본능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러고 보니 스승님께서 강의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다. 앞으로 10년으로, 많은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될 것이다. 그중에는 냉장고나 세탁기와 같은 '어째서 이런 것까지'라는 물건도 포함될 것이다. 언뜻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회가 보다 원활한 진화를 추구하는 이상, 모든 행동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빨아들이려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는 이야기였다. 마술은 과거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지만, 현대 마술에서는 이러한 사회 상황에 따른 정보 밀도의 변화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라는 말로 강의는 마무리되었다. 아틀라스원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 가공할 만한 연산 능력이군.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과 같거나, 심지어 그보다 더 오래된 식으로 구성돼 있다. 이 구획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능력 때문이겠지. ⋯⋯⋯조금만 손을 대보지." "우옷!" "애드." 순간, 손바닥에 있던 애드가 깜짝 놀라서 튕겨 나왔다. "아니아니, 그냥 툭툭 건드린 것뿐인데⋯⋯어이어이, 뭐야 이거. 시야가 엄청나게 좋아졌다고." "이미 연산 능력도 정보 수집 능력도 충분했다. 그래서 라티오의 뼈에 내장되어 있던 검색용 식을 부여하여 방향성 보완했을 뿐이다. 지금의 애드라면 본래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형태를 연산할 수 있을 거다." "⋯⋯⋯그렇구나, 확실히 그럴싸한 지도를 볼 수 있어. 이건 그건가. 수정수 금서고의 책장의 성장에도 버릇이 있어서 그런가." 애드가 중얼거린 것은 금서고가 이토록 수정수의 밀림이 된 이유였을 것이다. 아무도 찾지 않게 된 금서고가 저마다의 판단으로 성장하면서 이곳은 미궁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그 전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면, 자연히 미궁은 단순한 건물이 되는 이치다. "저쪽이군." 애드의 시선이 움직였다. 멈춰 선 파수꾼들의 잔해에 묻혀 있지만, 수정나무가 지그재그로 이어진 통로였다. "그럼 서두르지." 곧바로 그렇게 말한 것은 스승이었다. "괜찮으세요, 스승님." "⋯⋯문제없다. 몸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니." 여전히 창백한 얼굴로 스승은 고개를 끄덕이고. 세 걸음 만에, 가볍게 몸을 기울였다. "아아, 정말." 비틀거리는 스승님의 몸을 받쳐주면서 나는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0 "어째서, 이 관 속의 당신은 살해당했다고 생각하나요." 그 물음에 대해. 과연 프톨레마이오스가 입을 여는 것은 조금 늦었다. "어째서 죽임을 당했나, 입니까? 누가 죽였는지도, 어떻게 죽였는가도 아니라?" "네." 프톨레마이오스의 대답에 에르고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이라면 그렇게 물으실 것 같아서요." "신비에 대한 어프로치로는 옳을지도 모르겠군요." 기계장치의 새가 바닥에 내려앉아 천천히 호를 그리며 걷기 시작했다. 열 걸음 정도 걸었을 때, "그렇군요, 확실히 필요합니다." 라고 중얼거렸다. "예를 들어⋯⋯ 만약 관 안에 함정이 설치되어 있다면, 해방하는 순간 당신께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네." 다시 한번 에르고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화를 나눈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마도 이 기계장치의 새라면 자신의 논리가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저는 그 염려를 해야 할 필요가 있으니." 프톨레마이오스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인정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예지를 구하는 것이겠지요. 이집트에 있어, 모든 분묘와 유적의 건축은 도굴꾼과의 싸움이기도 했습니다. 현대에도 그렇겠지만, 제 시대부터 도굴꾼은 끊이지 않았으니."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1 그때였다. "⋯⋯⋯마치 이중 슬릿 실험이나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네요." 문 쪽에서 새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르고가, 고개를 들었다. "시오—" [아뇨, 달라요! 저는 아직——] 시온의 사념과 동시에, 에르고는 에, 하고 작게 흘렸다. 문 옆에서 전갈자리의 심장(안타레스)을 닮은 붉은 불꽃이 비추고 있던 것은, 지금까지 기다리던 시온도, 엘멜로이 2세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관 안에 파라오의 시신이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열어보기 전까지는 미확정이고, 어느 상태일 수도 있다. 이건 양자 역학의 문제이지만, 과학이라고 부르기보다는 마술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와닿는(ピンとくる) 상태네요." "당신들은——" 에르고가 신음했다. 그들이 대답하기도 전에 시온의 에테라이트가 그들의 정보를 에르고의 뇌 속으로 보내왔다. "아니아니아니아니, 정말로." 땀을 닦으며 숨을 몰아쉬는 통통한 남자의 이름은 조제페. "⋯⋯아무래도, 정말로 여기가 관리부같군." 가볍게 팔짱을 끼고 있는 오색으로 머리카락을 칠한 남자의 이름은 쿼트. 합동발굴조사단에 참가한 아틀라스원 이슈타리오 가문의 두 사람. "도착했어요, 카르마그리프님." 그 옆에는 두꺼운 안경을 쓴 시계탑의 조수 티카도 있었다. 그리고, "두 분과는 처음 뵙겠습니다, 이죠." 붉은 화톳불 아래에서, 최초의 남자가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라고 합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믜 모험의 내용

*42 에르고에게는 모두 처음 만나는 상대였다. 시계탑과 아틀라스원 합동발굴조사단이라는 것, 그 정도의 지식밖에 없다. 방금 전 시온이 이름과 간단한 프로필을 보내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천천히 카르마그리프가 다가왔다. 에르고를 향해 입을 열었다. "당신이, 엘멜로이 2세의 제자인 에르고 씨군요. 저와 그는 동료로, 일단 시계탑의 군주(로드) 중 한 명입니다." "군주(로드)⋯⋯!" 에테라이트가 없더라도 그 의미 정도는 에르고도 알 수 있었다. 빙긋 웃고선 시계탑의 마술사는 기계장치의 새를 향해 돌아섰다. "라티오 씨가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프톨레마이오스의 재현체가 있을 거라곤." "필요 이상의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도 아니었기 때문이 아니겠나." 기계장치의 까마귀(烏)가 어딘가 도전적인 어조로 말했다. 이에 카르마그리프는 미소에 씁쓸함을 머금었다. / "일단 합동발굴조사단의 멤버로서, 이런저런 노력을 했다고 생각했는데요." "어떻게, 이곳까지 왔지." "시공 거품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시계탑의 마술사가?" "뭐어, 그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서요. 당신이 에르고 씨를 납치했을 때의 기록이 남아있어서, 그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젊은 주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도, 시공 거품의 데이터에서 읽어냈다고?" "뭐,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요." 카르마그리프는 애매하게 말을 얼버무렸다. 지상예장・부정무이(제미니)를 사용해 시공 거품을 늘려, 의사적으로 게이트를 만들었다는 것――까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에르고가 프톨레마이오스에게 납치되었을 때의 기록을 이용해 이 좌표를 지정한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3 붉은 화톳불이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방이었다. "괜찮다, 그레이." 그렇게 말하는 스승의 어깨에서 나는 살며시 손을 떼었다. 별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다시 한번 방을 둘러보았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낯익은 적발이었다. "에르고!" "누나!" 빨간 머리의 청년이 나를 쳐다보며 얼굴을 찡긋하고 있었다. 너무 무방비한 웃는 얼굴에 나도 모르게 힘이 빠질 것 같았다. "어떻게 누나도 여기까지." "라티오 씨가 애드를 조정해 주셨어요. 여기로 가는 길을 알 수 있게끔. "잇히히히히! 고마워하라고!" 손바닥에 올려놓은 애드가 가슴을 펴듯이 가볍게 방방 뛴다. "뭐, 여기로 오는 문이 열려 있었던 건 너희들이 이미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겠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꽤나 고생했을 거야." 애드 말대로 4층으로 통하는 문은 열린 채로 남아 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시공 거품으로 에르고를 불러들임으로써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어떤 변화가 생긴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겨우 숨을 고른 듯, 스승이 천천히 다가왔다. "에르고. 너는⋯⋯." 그것만 속삭이고선, 말을 잇지 못했다. 침묵에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이 경우에는 오히려 어떤 말보다 풍요로웠을 것이다. 스승에게는 너무 복잡하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에르고에게 강요할 수 없는 마음이 침묵 속에 부드럽게 깃들어 있었다. 그래서, 였겠지. "선생님." 에르고가 말을 꺼냈다. "프톨레마이오스 씨로부터 들었습니다. 내가 정복왕 이스칸달의 아들 알렉산드로스 4세일지도 모른다고." "아아, 맞다. 로드 멜루아스테아도 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 건 들렸다. 그러니까, 결론이 나기 전에, 네게 말해둘 필요가 있어." "무엇을요?" "부끄럽게도, 나도 그레이가 말해주기 전까지 거의 놓칠 뻔한 일이지만 말이야." 변명하듯 말끝을 흐리며, 스승이 한 호흡 간격을 둔다. "네가 그 녀석의 아들이든 아니든 넌 내 제자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건 변하지 않아." 몇 번인가, 에르고가 눈을 깜빡였다. 귀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청년이 시선을 떨어뜨려, 자신마저도 가슴이 먹먹해졌다. 다음으로 스승은 프톨레마이오스를 향했다. "저희 제자를 납치한 것에 대해서는 일단 뒤로 미루는 게 좋을 것 같군요." "그렇게 해 주면 고맙겠구먼." 기계장치 까마귀는 이 상황에도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스승이 주위를 둘러본다. 먼저 방 안쪽에서 불어오는 자전 폭풍을 관찰하고, 그 안쪽에서 흐릿하게 보이는 관에 초점을 맞춘다. 폭풍 근처에는 눈앞까지 머리카락으로 뒤덮인 남성이 서 있었다. "드디어 오셨습니까. 로드 엘멜로이 2세." 카르마그리프가 말했다. 환영하는 듯 두 손을 벌리고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4 그리고 다시 한번. 이번에는 그들의 뒤에서 새로운 기척이 나타났다. 그 기척은 세 개였다. "시온." 에르고가 목소리를 높였다. 에르고가 프톨레마이오스에게 납치되기 직전, 시공 거품 속에서 대화를 나누던 세 사람이었다. ——시온. ——린. ——루비아. 세 명의 여성이 문 너머로부터 나타났다. "린 씨에, 루비아 씨도." 순간, 나는 혼란스러워졌다. 프톨레마이오스와 에르고, 카르마그리프와 조수 티카, 조제페와 쿼트⋯⋯ 이 사건에 관여한 대부분의 사람이 갑자기 한자리에 모이게 될 줄이야. 물론 각 그룹이 최심부를 목표하고 있었고, 프톨레마이오스가 에르고를 납치한 탓에 결과적으로 모두의 진입 타이밍이 맞아떨어진 것일 뿐이지만, 상황의 급격한 전환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시온 엘트남이라고."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 쿼트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5 "많은 후계자(디아도코이)들이 왕을 자처하게 된 것은, 그 전투 이후의 일이었죠." "하, 에우메네스는 누름돌 같은 것이었으니까. 이스칸달 애송이가 죽은 뒤에도 변함없이 왕가에 충성을 맹세한 건 그 녀석뿐이다. 그렇기에, 그 녀석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누구도 왕이라 칭할 수 없었던 거지." "당신도입니까, 프톨레마이오스." "글쎄다. 이미 오래전에 잊어버렸어." 거친 어조로 말하며, 프톨레마이오스는 카르마그리프를 바라보았다. 더 이상 프톨레마이오스가, 에르고에게 혼자서 관을 열게 할 여지는 없다. 그렇다면 카르마그리프에게 맡기는 것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다. "괜찮겠지. 네 추리라는 걸, 들어주마." "그럼." 조용히 카르마그리프가 걸어간다. 자전 폭풍 바로 근처에서 발뒤꿈치 소리를 내며 멈춰 섰다. 마치, 여러 번 밟아본 교단에서 이제부터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듯한 자세였다. "조금 고민했지만, 역시 여기서부터 시작하죠." 잘 울리는 목소리였다. 바로 옆에서 몰아치는 자전의 소리조차도 그의 대사를 가리는 것엔 이르지 못했다. "신비와 관련된 사건에서, 누가 했는가(후더닛), 어떻게 했는가(하우더닛)은 중요하지 않다고 로드 엘멜로이 2세는 말한다고 하죠. 하지만 어쩌면, 왜 했는가(와이더닛)은 예외일지도 모른다, 라고." "선생님의 말씀을." "하하, 저는 그의 팬 같은 거라서요." 라며 카르마그리프가 웃는다. 그리고, 지극히 온화한 표정 그대로, "그러면, 저는 한 가지를 덧붙이겠습니다. 언제 했는가(웬더닛) 역시 예외일 수 있다고." 관리부의 수정 바닥을 긁적거리며(にじり) 고고학과 군주(로드)는 선언한다. "왜냐하면, 극히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면, 시간 역행은 신비로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뭐어 신령이나 방황해가 얽혀 있는 이상 완전히 부정 가능한 건 아니지만, 거의 있을 수 없다고 해도 괜찮겠죠." "⋯⋯잠깐." 기계장치의 까마귀가, 거기서 제지했다. "너, 방황해의 이야기는 어디서 나온 거지." "아, 눈치챘나요? 역시나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카르마그리프가 대놓고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 알고 있었어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저는 엘멜로이 2세의 팬 같은 거라서요. 그가 최근 한 달 정도 관여한 사건에 대해, 순차적으로 보고 받고 있었어요." "엘멜로이 2세가 연루된 사건, 이라고?" "네. 즉, 신을 먹은 남자, 에 대해서네요." 깜짝 놀라 에르고가 뺨을 움찔했다. 설마 시계탑의 인간 중에, 이미 그 정보를 알고 있는 자가 있을 줄이야. 청년의 표정 변화를 눈치챘는지 카르마그리프는 짝, 하고 손뼉을 쳤다. "아아, 안심해주세요. 군주(로드) 중에서는 아직 저만 알고 있는 것 같으니까요. 다른 군주가 알게 된다면, 마음대로 당신을 봉인지정할지도 모르죠. 그건 그거대로 하나의 방법이지만, 솔직히 신대 마술에 대해 어두운 시계탑이 당신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다지 발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는걸요." 카르마그리프는 미소를 지으며 친근하게 청년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리고는 천천히 모두에게 시선을 돌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6 "일단 파라오 밀실 살인 사건으로 돌아가서 이야기해볼까요. 조금 전의 언제 했는가(웬더닛)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아무리 생각해도 밀실의 장치는 이번의 발굴이 아니에요." 카르마그리프의 언동은, 느리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고, 너무도 듣기 쉬웠다.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도 말했지만, 합동발굴조사단원의 저희는 서로를 감시하고 있었던 상황이니까요. 그렇게 사이가 안 좋았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무엇이든 신뢰하고 맡기는 친구 사이곤 할 수 없죠. 전원의 눈을 피해 최심부의 파라오의 관에 공작하는 건 조금 어려워요. ――그렇게 하면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지죠." 카르마그리프가 두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2300년 전에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시점, 그리고 3년 전에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 사이파가 이 대도서관에 침입한 시점." 엄청나게 시간차가 있는 두 번이었다. "그래, 그래서 밀실인 건 아니지 않을까요." "그래서?" "범인이 굳이 밀실을 만들 의미도 이유도 없을 거예요. 우연히 밀실이 성립된 것일 뿐이라고 해도, 타이밍이 석연치 않다. 이 관리부와의 연결이 끊어진 것은 우리가 합동 발굴조사에 착수했을 때였으니까요. 2300년 전, 3년 전, 그리고 지금. 세 가지 타이밍이 하나도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요, 무의미하기 때문에 고찰의 계기가 되는 거죠. 이건 타이밍이 맞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동등하게 사건의 이유다, 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요." '모든 것이, 동등하다 ⋯⋯?' 말의 의미를 생각하며 에르고는 몇 초간 침묵을 지킨다. 그러다 갓 형태를 갖춘 꽃을 바치듯 입을 열었다. "이 사건은 복수의 사건의 복합이라는 말씀이신가요?" "정답입니다." '짝짝'하고 카르마그리프가 박수를 쳤다. "물론 정답이라는 뜻이 아니라 제가 생각한 추리에선 그렇다는 것이지만요. 응, 각각의 시대에, 각각의 의도로, 각각의 사람들이 설치했다. 결과로서, 단순했던 것이 이중, 삼중의 밀실이라는 겉보기만 복잡한 수수께끼를 구축하게 된 거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7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 건가요." "그 이야기를 하려면 프톨레마이오스와 알렉산드로스 4세의 일부터가 되겠네요." 머리카락에 감춰진 카르마그리프의 눈동자가, 이쪽을 응시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너희들의 일이라고 들이미는 것 같기도 했다. "알렉산드로스 4세⋯⋯⋯." "흔히, 비극의 왕자로 알려져 있죠. 그를 옹립한 이스칸달의 어머니——알렉산드로스 4세에게는 조모에 해당하는 올림피아스가 패배한 후로는, 제대로 왕자로서 대접받는 일은 없었고. 호위병인 헤타이로이 중 한 명에게만 맡겨져, 계속 유폐되어 있었다고 해요. 향년은 겨우 14세. 지금 당신은 그보다 두세 살 더 많아 보이지만, 생전의 알렉산드로스 4세가 조숙했던 것인지, 다른 이유인지는 알 수 없어요. 이스칸다르가 전해지는 것보다 체격이 더 컸다, 라는 것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천천히, 정신을 사로잡는 듯이, 카르마그리프가 말한다. 프톨레마이오스도, 조제페나 쿼트 같은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들도 그저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을 닮았어⋯⋯' 에르고는 가만히 혀를 내둘렀다. 자신의 어설픈 추리극과는 전혀 다른, 유창하고도 핵심을 찌르는 화술. 그래서 더 두려웠다. 지금까지는 어떤 위험에 처하더라도 엘멜로이 2세가 신중하게 수수께끼를 풀고, 해체된 중심을 향해 에르고 일행은 그저 전력을 다해 나아가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그 전에 다른 사람이 먼저 수수께끼를 해체해 버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떤 의미로는, 알렉산드로스 4세가 이렇게 유폐된 것이, 프톨레마이오스 때문이라는 것은 알고 있나요." "읏⋯⋯⋯⋯" 에르고의 목이 떨렸다. 기계장치의 새는 희미하게 시선을 떨어뜨렸다. 아무래도 그에 대한 지식은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카르마그리프는 천장의 화톳불에 눈을 가늘게 뜨고 다시 입을 열었다. "정복왕 이스칸달 사후, 가장 유력자로 여겨졌던 공신, 마케도니아 왕가의 고위 귀족이자 팔랑크스 부대를 가장 잘 다뤘다는 페르디카스는 후계자로 이스칸달의 아내가 임신한 아이 ——즉, 알렉산드로스 4세를 후계자로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정면으로 반대하여 디아도코이 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을 만든 것이, 바로 프톨레마이오스 1세인 거죠." "디아도코이 전쟁의 원인⋯⋯⋯ 하지만, 분명 애초에 정복왕 이스칸달이, 가장 강한 자가 계승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기 때문인 게." 에르고의 그럴듯한 의문에 프톨레마이오스의 딱딱한 목소리가 수정의 바닥을 쳤다. "자신이야말로 가장 강한 자라고 페르디카스가 말했다면, 반대할 수 있었던 자는 거의 없었겠지. 왕의 제일의 심복이었던 헤파이스티온은 이미 죽었고, 전투에서 세운 업적에 있어서, 그를 넘을 자가 없었다." "하지만 페르디카스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카르마그리프가 계속 말했다. "어떤 의미에서, 그는 어디까지나 왕을 섬기는 장군답게 겸허하게 행동했죠. 알렉산드로스 4세를 옹립하고 섭정이 된 것을 생각하면, 야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노선을 택한 것뿐일지도 모르지만요." "전부겠지. 그런 녀석이다." "겸허하면서도 야심도 있고, 현실적이기도 하다. 그렇군요, 이건 싸움에 강하겠죠." 라고, 카르마그리프는 수긍했다. 그리고서, 이렇게 확인했다. "페르디카스에 맞서 당신이 주장한 것은 장군들의 합의제였죠." "이스칸달 애송이가 남긴 것처럼, 가장 강한 자가 통치하며, 가능한 한 피를 흘리지 않고 간다면 그렇게 되겠지." "네, 당신의 주장이 통했다면 좀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결국 페르디카스가 섭정이 되어, 잘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정복왕 이스칸달이 남긴 유언대로 진행된 것이죠. 납득하지 못한 장군들은 반목하거나, 일시적인 동맹을 맺어, 최강을 요구하며 어쩔 수도 없이 맞붙었습니다." "⋯⋯⋯" 에르고는 할 말을 잃었다. 아마도, 그것은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일 것이다. 그저, 한 번 세계를 정복할 만큼 큰 업적을 이룬 뒤라서, 더 끔찍하게, 더 슬프게 느껴질 뿐이다. 하물며, 그 당사자가 자기 자신일지도 모른다면. "그리고, 페르디카스는 당신의 군대와 맞서는 중에, 암살당하고 말았죠." 카르마그리프가 말했다. "이후, 디아도코이 전쟁은 수렁에 빠지게 됩니다. 후견인이었던 페르디카스를 잃은 알렉산드로스 4세는, 올림피아스 등을 시작으로 여러 명의 후계자(디아도코이)들의 곁을 전전하다, 최후엔 암피폴리스 요새에 유폐되었습니다. 이후론, 14살에 암살당할 때까지 역사에 언급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8 "⋯⋯그렇다면, 프톨레마이오스는, 알렉산드로스 4세를 어떻게 생각했었을까요." 지금, 제4층 관리부에서는 시계탑의 군주(로드)만이 말을 이어갔다. "이스칸달의 유해를 강탈한 당신은, 마찬가지로 알렉산드로스 4세의 유해를 강탈했겠지만, 그 의미는 크게 달라요. 이스칸달의 유해를 독점하는 것은 프톨레마이오스에게는 왕권의 상징이지, 디아도코이 전쟁 중반부터 몰락한 알렉산드로스 4세에게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술사가 아닌 당신에게는 신비의 동향(どうこう)도 그다지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만 알렉산드로스 4세의 유해를 강탈했다면, 공적인 이유가 아니라, 사적인 이유가 아니었을까요." "⋯⋯사적인 이유." 에르고가 속삭였다. 예를 들어, 그것은 청년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이 관리부의, 파라오의 관까지 데려온 것. "그러면, 저를 여기로 데려온 것은." 자전의 폭풍을 바라본다. 그 안쪽에는 지금도 관이 비쳐 보인다. 관과 연결된 금속 뿌리는, 지금도 맥박이 뛰는 듯했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예지와 이 관은 지금도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거기서, 다시 한번, 문이 열렸다. "⋯⋯어이어이, 이건 무슨 상태야?" 뼈의 거인이 덩치에 어울리는 큰 목소리를 냈다. 땅딸막한 통나무를 조합한 듯한 허리뼈 뒤에서, 거인을 사역하는 푸른 머리의 연금술사――라티오가 모습을 드러냈다. "꽤나 예정과 다른 모양이다." "에, 카르마그리프 씨도." 라티오 옆에서 눈을 깜박이는 것은 회색 후드에 얼굴을 가린 소녀. 그리고, 그 소녀에게 어깨를 빌린 마술사만이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어떻게든⋯⋯시간에 맞았나 보군⋯⋯" 긴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마술사의 재킷을 장식했다. "그 이야기는⋯⋯조금만 더 기다려줬으면 합니다, 로드 멜루아스테아." 로드 엘멜로이 2세가, 드디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최심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9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시온을 쳐다보았다. "아까 쿼트 씨도 말씀하셨지만,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 씨로 틀림없나요?" "군주(로드)정도 된다면, 저에 대해서도 알고 있나요." 무뚝뚝한 태도로 대답하는 시온에게 카르마그리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최연소로 교관 자격을 취득한 연금술사로 유명하니까 말이죠. 그리고 엘트남 가문이라는 건, 당신은 에테라이트를 다룰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대답할 필요가 있습니까." "아뇨, 굳이 무리하게는. ——그래서, 아마 에르고 군에게 에테라이트를 연결해서, 방금 저희 대화를 관찰하고 있었죠? 틀렸나요." 에르고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도, 그 발언에 나도 모르게 시선을 돌렸다.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건가. "⋯⋯⋯⋯그렇군요." 시온이 작게 중얼거렸다. "이제 와서 부정할 필요도 없겠지요. 네, 저는 에르고의 뇌신경에 에테라이트를 연결해 당신들의 대화를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아아, 다행이다. 아마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만, 틀렸다면 좀 창피하니까요." 시선을 내리고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카르마그리프는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 그렇다면, 에테라이트로 엘멜로이 2세에게 정보를 공유해주세요. 처음부터 이야기하는 것보다 빠르잖아요?" 가볍게 말하는 군주(로드)를 향해 시온은 보라색 눈을 희미하게 떴다. "당신은 그런 기능까지." "하하하. 그래도 고고학과(멜루아스테아)의 군주(로드)잖아요. 본래 시계탑 밖의 신비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저희입니다. ⋯⋯아니 뭐, 전승과(블리시산)는 제외지만, 저쪽은 원장 중재(肝入り)니까요⋯." 크흠, 카르마그리프가 대놓고 기침했다. 한동안 입술을 다물고 있던 아틀라스원의 소녀는 스승님에게 입을 열었다. "지금의 제안, 어떻게 하겠습니까? 엘멜로이 2세." 라고 물었다. "에테라이트의 사양 상, 우회해서 접속하면 당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제가 열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군주인 당신이 알 수 있는 범위를 고려하면, 이건 서로에게 불편하겠죠. 그래서 접속하기 전에, 미리 에테라이트의 정보를 가져오는 설정을 삭제하려고 합니다. 물론, 저를 신용하신다면 의 이야기입니다만." "하지." 즉시, 스승이 대답했다. "괜찮습니까? 에테라이트는 의료용의 의사 신경으로 개발된 기술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통상 인격에 기억을 주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사전에 측정 불가능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요." "그렇다고 주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겠지." "그러시다면." 소녀가 끼고 있던 팔찌가 잠시 반짝였다. 휘청, 하고 스승이 현기증이 난 듯이 비틀거렸다. "스승님!" "괜찮아⋯ 과연, 이건 독특한 감각이군." 라고 말하며 이마를 짚었다. 몇 초간 심호흡하고 나서, "하지만, 이해했다. 그렇군, 로드 멜루아스테아, 당신은 그런 방식으로 밀실 살인 사건에 도전하려 했던 거군요." "부끄럽지만, 엘멜로이 2세의 방식을 빌렸습니다." 카르마그리프가 고개를 숙였다. 그 대화를 들었을 때, 나는 이미 시온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시온 씨, 지금 한 걸 소제에게도 부탁합니다." 라고 말했다. "스승님이 받아들인 것을, 소제가 겁먹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나도야." 린이 계속해서 이쪽 오른쪽에 줄을 서서 윙크했다. "선생님과 그레이가 마음대로 승낙해서, 사건 밖에(蚊帳の外) 있는 건 조금 억울하지 않아요?" "저도네요." 루비아는 내 왼쪽 어깨를 살며시 어루만지며 미소를 지었다. 아름다움 속에 반석의 단단함이 숨겨져 있는, 보석 같은 미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넌 단순히, 군주(로드) 간의 이야기를 알고 싶어 하는 거 아냐." "똑같이 대답해 드릴게요. 이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정보를 얻고 싶지 않은 마술사란 없겠죠." 총알처럼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으르렁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 해저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언젠가의 시계탑의 교실처럼 느껴져 나도 모르게 안도감이 들었다. 벌써 몇 년째 엘멜로이 교실의 명물(目玉)이 돼버린 두 사람의 다툼. 스승님의 조치로 함께 수업받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엘멜로이 교실의 새로운 핵탄두로 때로는 비품은커녕 교실 자체를 파괴하는 그녀들에게 나는 제멋대로 공감을 품고 있었다. 카우레스도, 이베트도, 플랫도, 그리고 이미 졸업한 스빈도 포함해서, 현대 마술과의 학생들은 자신에게 없어서는 안 될 면면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0 "그럼, 로드 엘멜로이 2세." 라고 호소한다. "제 불찰로 불쾌하게 해드렸지만, 전원의 정보 공유는 끝난 것 같습니다. 당신의 추리를 들려주시겠습니까." "아뇨, 우선 당신의 추리를 끝까지 경청하게 해주시죠. 제 가설은 그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시다면야." 싱긋 웃으며(にこやかに) 카르마그리프가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전원을 시야에 담으며 말을 이어갔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번에 저는 언제 했는가(웬더닛)에 주목했습니다. 뭐, 엘멜로이 2세의 흉내 같은 거지만, 이건 용서해 주세요." 그는 빙긋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 최심부에서 밀실의 장치와 관련된 것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건설 때와 3년 전 두 번이다, 라고 말했었죠. 건설 당시의 전제에 대해서는 말씀드렸으니, 이번에는 3년 전의 전제로 가보겠습니다. 이것도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사이파라는 연금술사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탐험하려고 했던 이유네요." 말투까지 스승님을 방불케 했다 카르마그리프라는 마술사는 어느 부분에서도(どこまでも) 스승님을 닮았다. 아니, 다르다. 닮은(상사相似) 게 아니라, 카르마그리프가 따라 하는 것이다. 본질에 의한 닮음이 아니라, 의도에 의한 닮음. 하지만, 그건 어째서?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의문은 공포와 비슷한 색을 띠고 있었다. "이것은 엘멜로이 2세의 제자―――에르고 씨와 관련된 고대의 실험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 실험에는 방황의 마술사, 산령법정의 선인,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가 참여했는데, 이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란 바로 쿨드리스 가문의 선조인 셈이니까요." 에르고의 실험에 대해, 카르마그리프가 말한다. "이것이 어떤 실험이었는지는 굳이 반복할 필요가 없겠지요.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에르고 씨에게 신을 먹이는 실험이었다는 것은 이미 조제페 씨와 쿼트 씨에게도 말했습니다." "아직도 믿기 어렵지만요. 아니아니, 사실 미국 대통령은 이미 UFO와 제1종 접근조우를 했다, 같은 기분이에요" "확실히 들었다. 신대에 방황해와 산령법정까지 관여했다면, 아니진 않겠지." 저마다의 소감을 말한다. 그들에게는 지나가던 개가 웃는(寝耳に水)——차라리 황당무계하게 들리는 이야기였을 것이다. 솔직히, 자신이라 해도, 아직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한 달간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일어난 사건은, 그 시계탑에서 마술을 가까이에서 느껴온 나에게도, 너무나 상식 밖의 이벤트였다. "잠시 기다려줬으면 한다." 라티오가 끼어들었다. "사이파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도전한 이유는 그 말대로지만, 그 녀석이 이 관리부까지 손을 댈 수 있었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우리도 최심부까지 접근하는 데는 상당한 무리를 거듭했다. 그런데 파라오의 관 내부까지 장치를 설치하는 건, 아무리 사이파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예에, 무리겠죠. 저도 사이파 씨가 관여했다고 말했지만, 사이파 씨가 가져갔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카르마그리프가 쉽게 인정했다. "하지만 애초에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자체에 복수의 모순된 명령이 심겨 있었다면 어떨까요." "모순된 명령?" 그러자 카르마그리프는 기계장치의 까마귀에게 시선을 돌렸다.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의 행동에 대해, 재현체인 당신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죠.." "⋯⋯⋯⋯아아. 그렇다." 프톨레마이오스가 불쾌하다는 듯이 인정했다. "일부러 기억을 지운 이유는 아틀라스원에 대한 수비의무⋯⋯. 도 있었겠지만, 사실 그것만은 아니겠지, 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기술로 당신이 재현된 이상, 이곳의 기억이 남아 있다면 아틀라스 원에 의해 검열을 당할 것이기 때문에." 검열. 갑자기 이상한 말이 튀어나왔다. 스승의 눈썹 사이 주름이 점점 더 깊어졌다. 카르마그리프의 추론이 스승의 추론과 일치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너무 동떨어져 있기 때문일까. "무슨 말씀이죠⋯⋯"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는 세 가지 의도가 얽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태연히, 카르마그리프는 그렇게 단언한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1 "세 가지의 의도라고." 라티오가 중얼거렸다. 이에 카르마그리프는 잠시 눈꺼풀을 감았다. "전부 알고 계실 거예요." 라고 속삭였다. 그는 세 손가락을 느긋하게 들어 올렸다. "하나는, 프톨레마이오스 1세. 하나는,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건설한 아틀라스 원의 분파. 하나는, 에르고의 실험을 했던 세 명의 마술사들입니다." 확실히 지금까지 들어본 인물들뿐이다. 쉬이 프톨레마이오스와 세 명의 마술사에게만 관심이 갔지만,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분파에 대해서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가끔 이야기하곤 했다. "이 세 가지에는 각각의 특징이 있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연금술은 거의 사용할 수 없지만, 음모와 교섭을 특기로 하고 있습니다. 아틀라스원의 분파는 물론 연금술을 사용할 수 있지만, 성질상 음모에는 아마 서툴렀고, 세 마술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몰랐겠죠. 에르고의 실험을 한 세 마술사는 마술도 연금술도 초일류, 음모도 그 정도일 테지만, 이 실험에 대해서는 최대한 비밀리에 진행하고 싶었을 겁니다." 문득 스승님이 자주 하는 게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의 스테이터스 화면에서 스킬과 궁합이 표시되는 타입. 톨레마이오스 1세 : 연금술 × 음모 ◯ / 아틀라스원의 분파 : 연금술 ◯ 음모 × / 세 마술사 :연금술 ◯ 음모 ◯ / 이런 느낌이 될까. 얼핏 보면 세 마술사가 일방적으로 유리해 보이지만,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것이 아틀라스원의 분파이고, 그 근처의 수도(首都)를 장악한 왕이 프톨레마이오스인 것을 감안하면 각각 강점이 있는 상태일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2 "그래서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아틀라스원의 분파에게 이런 식으로 설명했을 거예요. 자재를 제공할 테니,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기술을 이용하게 해 달라고. 이건 거짓말이 아니죠. 하지만 에르고의 실험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정보만 전달했을 겁니다. 이는 에르고의 실험 구획이 제3층에서도 완전히 독립되어 있었던 것으로부터 추측할 수 있습니다." "새의 프톨레마이오스 씨도, 그런 말을." "아아, 말했었지." 라티오가 기계장치의 새를 돌아본다. 그 구획을 발견했을 때, 프톨레마이오스는 이렇게 말했었다. ——[이 방만이, 대도서관과 독립된 계통으로 구성된 모양이야. 뭐, 봐둬라. 지금 내가 숨을 불어넣어 줄 테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3 "정리하자면, 상상할 수 있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아틀라스원의 분파와 협력하여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들었다. 그 후 세 명의 마술사들이 실험을 위해 프톨레마이오스에게 이야기를 꺼낸 겁니다. 하지만, 세 마술사와 프톨레마이오스가 신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프톨레마이오스에 이르러서는 등을 맞댄 전우 동지끼리 서로 죽이고 죽이는 디아도코이 전쟁의 한가운데 있었으니까요." 카르마그리프의 서술은 매우 정돈되어 있다. 실제로,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에르고를 만든 마술사들을 전폭적으로 신뢰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애초에 세 마술사 스스로가, 최종적으로 성공작인 에르고를 차지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4 "여기서 드디어 와이더닛이 질문받습니다. 네, 신을 먹이는 실험에 있어서, 세 마술사와 프톨레마이오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말이죠." 머리카락에 가려진 눈동자에선, 그가 얼마나 큰 흉계를 꾸미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천장의 붉은 화톳불 비치며, 카르마그리프는 이쪽을 향해 물었다. "그럼 그레이 씨,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 그의 최종적인 진의가 아니라, 일단 그가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그 정도면 충분해요." "에, 그건⋯⋯⋯" 입이 다물어진다. 무엇을 하려고 했는가. "그건⋯ 이번에 에르고 씨를 납치하라고, 재현체의 자신에게 지령을 내린 것이니까⋯⋯에르고 씨가 자신의 관에 오기를 바란 건가요?" "맞아요, 그건 확실하죠." 합격 마크를 하듯 카르마그리프가 검지와 엄지손가락으로 🌕자 모양을 만든다. "에르고 씨를 최심부로 유도하려고 했다. 게다가 그 실험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관으로 초대하려 했다. 즉, 세 명의 마술사들과도 무관한 행동이라고 추측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에르고 씨가 이렇게 돌아올 것을 예견하고 있었던 셈이죠. 즉, 신을 먹이는 실험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 알렉산드로스 4세를 부활시키는 것이 프톨레마이오스의 목적이 아니었을까요." 카르마그리프의 말에 아무도 반박하지 않았다. 다들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다.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신을 먹이는 실험을 통해 알렉산드로스 4세를 부활시키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라고 "어떤가요, 프톨레마이오스." 카르마그리프가 기계장치의 새를 바라본다. "내가 그런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높겠구먼."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5 "그렇다면, 신을 먹이는 실험이 최후까지 진행된다면,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그 뒤는 세 마술사에 의한 에르고 씨의 쟁탈전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에르고의 쟁탈전이라는 말에 나는 작게 숨을 죽였다. "⋯⋯당신은, 그 이야기까지 알고 있었습니까." "하하하, 대충 상상이 가겠죠? 엘멜로이 2세는 충분히 눈에 띄게 움직여주셨으니까요." 당연하다는 듯이, 카르마그리프가 말한다. 실제로 눈에 띄는 움직임은 틀림없었으니 이쪽도 변명할 여지가 없다. "시계탑에서 흔히 있는 일이죠. 실험이 성공할 때까지는 모두 협력하지만, 일단 성공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전쟁. 의리도, 정도 없는 일이지만, 모두 마술사이기 때문에 그런 건 애초부터 없으니까요. 자, 그렇다면 프톨레마이오스는 무엇을 한 것일까요. 우선, 신을 잡아먹는 실험을 중간에 방해한다고 해도 80%, 아니 90%는 완성된 시점이 아니면 알렉산드로스 4세가 부활할 수 없습니다. 신을 먹은 에르고 씨의 모습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사자소생과는 다른 것 같지만, 어차피 한 번 죽은 것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과 리소스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프톨레마이오스는 필요한 만큼 실험이 진행된 단계에서 함정이 발동되도록 준비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세 명의 마술사, 혹은 그 후예가 다시 실험실에 나타났을 때라든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6 힐끗, 카르마그리프가 라티오를 쳐다보았다. "어떻습니까? 3년 전의 사이파 씨는 그 실험실까지 도달했던 게?" "⋯⋯그렇다." 라티오가 인정했다. 붉은 화톳불의 빛에 푸른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그 실험실의 데이터에는, 사이파가 읽은 흔적이 남아있었다." "아아, 역시나." 카르마그리프가 기쁜 듯이 미소를 지었다. "사이파 씨는 실험실의 데이터를 손에 넣었습니다. 그때엔, 아마도,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에르고 씨도 아직 있었을 거예요." "아직, 에르고가 있다?" 앵무새처럼 말하면서 나는 그 상황을 상상해 보았다. 그 구획에서 에르고가 신을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신을 먹은 후의 에르고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계속 그곳에 있었던 것이라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7 "에르고 씨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을 때부터 생각했었는데요. 에르고 씨가 먹은 신은 바다의 신이라는 요소가 공통되어 있는 게 아닐까요. 어떤가요, 엘멜로이 2세." "⋯⋯아아, 저도 확실히 그렇게 생각합니다." 스승이 대답한다. 만족스러운 듯 카르마그리프가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해저에 만들어진 또 하나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세 명의 마술사가 눈독을 들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겠죠. 바다의 요소에 익숙해지게 함으로써, 그가 먹은 신은 조금씩 소화되어 갔다. 비록 신의 파편이라지만, 한낱 인간이 먹어 치우려고 하는 것이죠. 2천 년 이상이 걸렸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것이 없죠." 시간의 스케일에 나는 압도당했다. 동시에 납득이 가기도 했다. 유구(悠久)한 바다와 영원(구원,久遠)한 시간. 한낱 인간이 신을 잡아먹는다고 하면, 그 정도는 필요하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8 "손오공——손행자의 일화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손오공은 영원한 생명을 부여하는 반도와 금단을 마음대로 먹었고, 그 결과 노자에 의해 49일 동안 팔괘로에 던져졌다. 이 이야기는 반도와 금단을 먹은 손행자에 대한 벌로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마술적으로 보면 그 의미가 다릅니다. 즉 그것은 사상마술에서의 연단술로, 불로불사인 신의 비약을, 몸에 체화(馴染)시키는 작업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사상마술. 무시키나 바이뤄롱이 다루는 마술이 바로 그것이 아니었나."그 행자가 걸어온 여정은 그대로 연단술의 비오로 이어집니다. 그것은 계통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마술에 있어서 신화는 기반 그 자체이기 때문이지요. 음, 에르고 씨가 먹은 신의 한 위는 손행자가 아닌가요?" "⋯⋯⋯⋯" 이번에, 스승님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정보가 있었다고는 해도 에르고가 먹은 신을 이렇게 쉽게 간파할 줄이야. -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내용

*59 "괘로의 49일에 비해, 이 실험은 이천년. 원래 팔괘로란 세계를 나타내는 괘가 모두 응집된 장소, 시공이 응축된 공간입니다. 49일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죠. 예를 들어 불교(부디즘)에서 49일 법회를 하는 것은, 죽은 사람에게 최종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의 시간——인간의 영혼이 전생하기까지 필요한 시간을 성스러운 숫자인 7에 7을 곱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이천 년이라는 것은 좀 더 비근한 개념으로 보인다. 즉 신대의 마술이 끝난 기원전부터, 현대의 마술의 끝인 현대까지를, 필요로 한 겁니다. 49일이 개념적인 [한 시대(세계)가 끝날 때까지의 시간]이라면, 세 마술사는 정말로 [한 시대(세계)가 끝날 때까지의 시간]을 사용한 것이겠죠." -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내용

*60 정말로, 스승님이 강의하는 것 같다. 시대(세계)가 끝날 때까지의 시간. 그 실험실에서, 스승님도 비슷한 말을 하고 있었다. 기원전, 세 명의 마술사가 에르고에 갔던 것은 인류의 세계와 신화 그 자체를 이용한 초발급의 대의식 마술이었다고. 가마솥을 연상시켰다. 시간도, 시대도, 신님도, 모든 것이 하나의 가마솥에 끓여진다. 더 이상 구분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혼연일체가 되어버린다. "마치, 신이야말로, 시간 그 자체인 것 같아요⋯⋯" "이런, 당신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걸요." 카르마그리프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엣." "엘멜로이 2세, 이 내제자 씨, 받으면 안 되나요? 고고학과(멜루아스테아)에서 한 번 제대로 단련해 보고 싶은데요." "정중히 거절하지. 그녀는 내 생명줄이야." "아, 그, 저기." 갑작스러운 권유와 거절에 혼란스럽다. 그리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견딜 수 없어 뒷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만다(後ろ手に自分の指を絡ませてしまう). 너무나도 너무하다. 너무 횡포하다. 어째서 이런 기습을 갑작스레 하는 걸까. 약탈공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도 당연하지 않을까. "저도 카르마그리프님께는 조금 과분하다고 생각해요." "어이쿠, 너무하네 티카!" 조수의 지적에 과장되게 화를 내던 카르마그리프는 시선을 다시 원래대로 돌렸다. -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내용

*61 "자칫 탈선해 버렸지만, 아까의 이야기를 계속을. 라고는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아주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에요. 결국,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면, 비교적 간단하게 상상할 수 있으니까요. 왜냐면, 3년 전에 사이파 씨는 알렉산드리아 해에 익사했던거죠?" "⋯⋯아아." 라티오가 긍정한다. 그것을 확인한 후 카르마그리프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설치한 함정은 이렇습니다. 세 명의 마술사 또는 그 후예가 다시 실험실에 나타나면, 즉 실험이 충분히 진행되었다고 판단되는 단계에서, 에르고 씨를 태운 포드를 실험실에서 해저로 배출하는——그런 식이었겠죠." "에르고 씨를, 해저로 배출?" 그런 상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들어보니 이해가 된다. 처음 들었을 때는, 왜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가 익사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그건⋯⋯. "네, 심해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조사하던 사이파 씨가 어째서 바다에서 발견됐는가. 답은 간단. 에르고 씨의 포드를 배출할 때, 사이파 씨의 몸이 휘말렸을 뿐이겠죠." "하지만,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잖아요? 물에 휩쓸린 정도로는." "아뇨, 물뿐만은 아닌걸요." 자신의 의문을, 루비아가 제지한다. "그때 갑자기 파수꾼들이 폭주(스탬피드)한 것은⋯⋯" "빙고! 거기예요, 미스 에델펠트!" 카르마그리프가 딱 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그래, 그거예요. 분명히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보호를 무시하고, 파수꾼들이 폭주하고 있었겠죠. 저것도 세 마술사에 대한,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의 함정이었다면 말이 되겠군요. 방황해와 산령법정의 선인의 전력을 생각하면, 죽이기까지 갈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발목이라도 잡아서 에르고 씨를 안전하게 배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확실히, 앞뒤가 맞는다. 사이파가 익사한 이유에 더불어, 에르고를 태운 포드가 해저를 표류하고 있었다는 사실과도 일치한다. 파수꾼들이 폭주한 타이밍도 라티오가 실험실의 데이터를 강제로 해킹하려던 때였다. 게다가 사이퍼도 같은 데이터에 개입했다고 라티오는 말하지 않았나. 순간 등줄기에 차가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2 옆에서 에르고가 참다못한 듯 입을 열었다. "그럼, 이중의 밀실은 어떻게 된 건가요." "음, 에르고 씨는 재미있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죠. 파라오의 관에서 시큐리티 키가 도난당한 것은 이중, 아니면 삼중의 밀실이 아니냐고요. 그런 시점은 저한테는 없었어요. 너무 의미가 없어서, 그렇기 때문에 저도, 의미 없는 것이야말로 본질인 게 아닐까 하는 확신이 생겼어요." "의미 없는 것이, 본질?" "방금 말씀드린 것은 모두, 프톨레마이오스 씨의 장치입니다. 하지만,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연금술사라는 것은 아니죠. 아마도 교섭을 통해 자신의 심장에 시큐리티 키를 설정했을 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파수꾼을 폭주시키는 것은 정규 수단으로는 어렵겠죠. 그러면, 대체 어떤 방법으로, 이러한 함정을 설치한 걸까요." "정규가, 아니야." 이번에는 기계장치의 새가 작게 신음했다. "그런가, 오작동인가⋯⋯!" "네.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요." 카르마그리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프로그래머의 일이지만, 에러 체크는 반드시 그런 건 아닙니다. 게임의 디버그가 최후는 모두의 일(総当たり)이 되는 것과 같은 거죠. 레이싱 게임에서 특정 조작을 하면 이차원으로 뛰어들거나, 격투 게임에서 화면 가장자리에서 계속 점프하다 보면 몸이 박혀버리는 그런 부류라고 하면, 엘멜로이 2세는 이해하시겠죠." "⋯⋯⋯알고말고." 다소 냉정한(醒めた) 어조로 대답하는 스승에게, 카르마그리프는 계속 말했다. " 룰 중에서, 연금술사가 아닌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가장 효율적으로 함정을 설치하는 방법――그것이 에러였던 겁니다. 아마도 시큐리티 키가 서로 모순된 명령을 여러 개 보냈을 겁니다. 조합에 따라 파수꾼이나 대도서관의 일부 기능이 치명적인 에러를 일으키는. 이 패턴을 알아내기 위해,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상당한 시간을 보냈을 테지만, 뭐 어쨌든 그는 디아도코이 전쟁에서 살아남아, 천수를 다했을 정도니까요." "⋯⋯⋯즉, 시큐리티 키를 빼앗긴 것은, 에러를 일으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건가. 로드 멜루아스테아." "역시 이해가 빠르시군요.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발견한 방법의 하나가 시큐리티 키를 도난당하는 것이었겠지요. 현대의 컴퓨터에서도, 정지나 기동의 순간을 노리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3 이론은 알겠다. 하지만 어떻게? 카르마그리프의 말대로, 프톨레마이오스는 연금술사가 아닌데도? "구체적인 수단은 로그 씨가 제2층에 침입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어요." 카르마그리프의 말에 몇 초간 생각하다 답을 떠올렸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폐쇄⋯⋯" "예에, 이것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유실물(로스트 넘버)가 된 이후, 불필요한 인간을 들여놓지 않기 위한 상투적인 수단이었겠죠. 아마 아틀라스원 분파에 이야기해서 특별히 만들어 준 부정 동작이었을 거예요. 왜냐면, 아틀라스원 본부의 계율에 [자기 연구 성과는 자기 자신에게만 공개한다] 라고 되어 있으니, 당시 연구의 카피를 대량으로 등록하고 있는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란, 어떻게 생각해도 위험물입니다. 아틀라스원 본부에 파괴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겠죠. 이 점은 로그 씨도 이야기하고 있지 않았나요." "앗." 무심결에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말했었다. 그뿐만 아니라, 스승님께도 질문을 받았다. ——[이 발굴 조사는, 어디까지 아틀라스 원의 허가를 받은 것입니까] 그 질문에 대해, 로그는 타인의 연구를 파헤치는 것이 반드시 금지되어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회색지대이기 때문에 정식 심사에서 부결되기 전에 끝내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했다. 2300년 전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면? "설마⋯⋯!" 시온이 눈을 크게 뜨고 이렇게 흘렸다. "설마⋯⋯그 밀실은 변명이었다⋯⋯라는 건가요⋯⋯! "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아틀라스 원 분파에 불어넣은 것은 그런 뜻이 아니었을까요. 아틀라스 원 본부가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침입해도, 시큐리티 키가 도난당해 폐쇄했다고 하면 빠져나갈 수 있겠죠. 그래, 이건 아주 교활한 방법이지만, 현대에도 충분히 통용됩니다. 라기보단 시계탑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제법 들리는 녀석이에요." 망연해져 버렸다. 자신들이 이토록 휘둘렸던 파라오의 심장 도난 사건이, 설마 2300년 전에 준비된 핑계였을 줄이야. 의미 없는 것이 본질이란 건, 말 그대로다. 핑계이기 때문에, 의미 같은 게 있을 리가 없다. 터무니없이 큰 스케일과 자신의 바로 옆에서 일어날 법한 비근함이 뒤섞여 바로 이해하기 힘들 정도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4 "그리고 다른 하나가 본심입니다.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이 방법으로 다른 트릭도 완성했습니다. 저는 신대에 태어난 프톨레마이오스가, 이런 기계적인 트릭을 생각해냈다는 것에 감탄하고 있어요." "기계적인 트릭?" 린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취약한 분야였을지도 모른다. 카르마그리프가 쓰게 웃으며 수트의 어깨를 으쓱했다. "파수꾼의 폭주입니다. 실험실을 조사해보니 파수꾼들이 폭주하는 함정이었다, 라는 건 말했습니다. 그 실험실은 대도서관의 시스템과 완전히 독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말하자면 몸속에 없는 내장을 만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본래라면 파수꾼들도 관리부에 의해 통제되고 있어야 하는데, 상황적으로 시큐리티 키를 도난당했다는 설정이 되어 있어 관리부와 연결이 안 돼요. 이런 상황에서 부하가 걸린다면, 파수꾼들도 치명적인 에러를 일으킬 것 같지 않나요?" "부하로 인한, 에러⋯⋯" 또 생각나는 게 있었다. 파수꾼들의 폭주에 대해 스승이 흘린 말이다. ——[어떤 종의 메뚜기가 개체군 밀도에 따라 상변이를 일으켜, 몸의 크기나 공격성까지 변화하는 것과 비슷한 것일까] 어쩌면. 어쩌면 프톨레마이오스가 그런 오류를 생각하게 된 것은 메뚜기의 상변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아마도, 프톨레마이오스가 폭주에 대해 한 일은, 완전히 독립적이어야 할 실험실의 데이터를 접했을 때, 금서고의 파수꾼들에게 그 정보를 흘려 에르고의 포드를 바다로 배출하는 것뿐이었을 겁니다. 그것만이라면 그도 할 수 있었을 것이고,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연금술사들에게도 들키지 않았을 겁니다." "⋯⋯⋯⋯" 이번의 추리는 이질적이다. 와이더닛에서 접근하는 것은 스승과 다르지 않지만, 여느 마술에 접할 때와는 전혀 다르다. 중심이 되는 것이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이기 때문일까. 혹은 추리하고 있는 것이 카르마그리프이기 때문일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5 "그리고, 그것만으로, 그는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짝짝'하고 고고학과의 군주(로드)가 박수를 쳤다. 마른 박수가 천장의 화톳불을 흔들었다. 단 한 사람의 박수가, 공간의 모든 것을 가득 채워버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기다려주세요. 그런 건 이상하잖아요." 시온이 겨우 말을 꺼냈다. 앳된 옆모습은, 이제는 창백하고 핏기가 없어 보였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연금술사도, 바보가 아니에요. 프톨레마이오스가 전횡을 일삼지 않도록 체크하는 정도의 기구는 만들 겁니다." 그건 그렇다. / 프톨레마이오스에게 시큐리티 키를 맡긴 이상, 제대로 된 신경이 있다면, 그 체크 정도는 생각했겠지. 그렇지 않다면 아틀라스원의 예지가 모두 유출되어 버릴 테니까. "그렇네요. 하지만, 그 판단을 하는 것도 기계겠죠? 관리부의 시큐리티 키가 뽑혔다. 그 사이 파수꾼들이 폭주했다. 하지만 방금 전의 관리부에는 아무도 들어간 흔적이 없어요. 어쨌든, 밀실이니까요. 결국 시큐리티 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하면, 기계는 보통 어떤 판단을 내릴까요?" "읏⋯⋯" 시온이 침을 삼킨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그 말대롭니다. 기계이니까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면 그것은 단순한 미스라고 무시할 수밖에 없다. 인간처럼 밀실의 의미를 추구할 낭비가 없는 거예요. 그들에게는 밀실 따위는 의미가 없으니, 무시해버리는 것밖에 할 수 없죠." - 로드 엘멜로이 2세이ㅡ 모험의 내용

*66 "아⋯ 아⋯" 의미가 없다. 그 말이 찬바람처럼 온몸에 스며들었다. "여기에서도 의미의 없음이, 의미를 가지게 되는 거죠. 인간과 기계 양쪽에 모두 장치된 무의미함입니다. 무의미라는 와이더닛, 이라 불러도 좋아요." 양손을 벌리며 노래하듯 카르마그리프가 말했다. "어째서 시큐리티 키가 도난당했나. 무의미한 변명을 위해. 어째서 파수꾼들은 폭주했나. 무의미해야 할 부하에 의해. 어째서 기계는 무시했나. 무의미한 밀실을 이해할 수 없기에." 한숨 돌린 후 군주(로드)가 결론을 내린다. "왜 밀실을 만들었는. 삼중의 무의미함을 만들기 위해." 밀실의 와이더닛이 완성된다. 변명을 위한 밀실. 파수꾼을 폭주시키기 위한 밀실. 최후에, 모든 것을 무시하게 만들기 위한 밀실. 어떤 의미에서 후더닛도 하우더닛도 상관없는, 순수한 와이더닛에 의한 밀실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삼중의 밀실이 아니라 삼중의 무의미. 전원이 조용해졌다. 방 안쪽의 자전만이 괴물의 애처로운 울음소리처럼 소리 내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7 "일단 덧붙이자면, 프톨레마이오스에게도 오산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카르마그리프가 속삭였다. "에르고 씨가 배출되었을 때, 아직 완성되지 않았. 한 시대와 맞먹는 시간을 들인 실험이지만――아마도 그것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았을 거예요. 생전에 프톨레마이오스가 재현체에 지령을 내려둔 것도, 그런 경우를 위한 보험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로부터 3년간 에르고를 실은 포드는 세계 바다를 떠돌아다녔던 것일까. 해저를 표류하는 것으로부터, 에르고의 최후 조각은 묻힌 것일까. - 로드 엘멜로이ㅐ 2세의 모험의 내용

*68 정중하게, 카르마그리프가 예를 표했다. "하하하, 이런 건 처음이라서요. 듣기 힘들었을 것 같네요. 어설픈 추리에 귀를 기울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면, 카르마그리프 선생님. 시큐리티 키는 지금 어디에 있다고 말씀하시는 거죠?" 루비아가 묻자 카르마그리프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합동발굴조사단에 시큐리티 키를 훔쳐 간 범인 같은 건 없습니다. 라고 할까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일 거예요. 이건 일본의 교겐이라는 녀석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거짓말. 즉, 그 관 안에는 아직 시큐리티 키가 있는 채겠죠." "⋯⋯범인 같은 건, 없다?" 망연히, 나는 되풀이해서 말했다. 정말로? 정말로. 그런 것일까. 카르마그리프의 말에는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어디선가, 그 추리에 납득할 수 없었다. "자, 에르고 씨, 부디." 카르마그리프가 자전의 폭풍을 가리켰다.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 바람이었을 겁니다. 당신의 목적도, 저 안에 있겠지요. 이제 더 고민할 것도 없겠지요. ⋯⋯자." 목소리에 이끌리듯 에르고의 등 뒤로 환수가 실체화했다. 이를 처음 보는 조제페와 쿼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카르마그리프도 즐거운 듯 입꼬리를 올렸다. 자전 폭풍을 향해 다시 환수가 다가간다. "잠깐." 이라며, 그것을 날카로운 목소리가 제지했다. 적발의 청년을 보호하듯, 검고 긴 머리카락이 흘러내렸다. "슬슬, 제가 말해도 상관없겠죠. 로드 멜루아스테아." 스승님은 아주 조용히 입을 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9 두 마술사가 마주했다. 한쪽은 로드 멜루아스테아. 고고학과와 광석, 시계탑의 두 학과를 담당하는 군주(로드). 한쪽은, 로드 엘멜로이 2세. 현대 마술과를 이끌며, 이번 여정에서 신의 이름을 물어온 자신의 스승. 서로가, 마술사의 왕이라고 불러야 할 존재였다. '그러고 보니 처음일지도⋯⋯' 나는 묘한 감회를 느꼈다. 지금까지도 다른 군주(로드)와 대립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정면으로 마주한 적은 거의 없었던 것이다. "물론. 당신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로드 엘멜로이 2세. 카르마그리프의 표정은, 그 대사처럼 수년 만에 친한 친구를 맞이한 것 같다는 것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화톳불의 붉은 빛과 자전의 푸른 빛이 반씩 그를 비추고 있다. 머리카락에 가려진 눈동자는 보이지 않고, 흔들리는 두 종의 빛만이 카르마그리프라는 존재를 덧칠하고 있었다. 스승은 변함없는 음울함을 머금은 채 입을 열었다. "우선, 근본에 파탄이 있다. 일부러 무시했겠지, 로드 멜루아스테아." "무슨 말씀이신가요?" "내 흉내를 낸다고 하면서, 정작 중요한 핵심의 와이더닛은 대답하지 않았어.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무시한 채 결론을 내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시한 것은 아니지만요, 뭐, 그건 어떻게 되든 괜찮으려나(なんとなくでもアリかな)라고 생각했거든요." 쑥스러운 듯 카르마그리프가 머리를 긁적였다. "적어도 알렉산드로스 4세를 되살리려고 한다, 라는 도중까지의 목적은 분명했던 거죠. 프톨레마이오스 때문에 알렉산드로스 4세가 죽었다고도 말할 수 있는 이상, 속죄라는 것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그 정도의 이유라면, 프톨레마이오스가 부활시키는 것은, 알렉산드로스 4세가 아냐." 스승이 똑바로 말한다. "이스칸달 그 자체다. 무엇보다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이스칸달의 시신을 손에 넣었으니까. 틀립니까,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뭐어, 순서상으론 그렇겠지. 이스칸달 애송이가 되살아났다면 디아도코이 전쟁 따위는 한순간에 끝났을 게다. 뭐, 내가 원했던 대로 된 것 같지는 않지만."기계장치의 새가 말했다. "그리고, 속죄는 아니다. 이 시대는 다른 것 같지만, 내 시대에선, 온갖 운명에 사람의 목숨이 휘둘리는 것은 당연했다. 생전의 나의 행동으로, 젊은 주군에게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그렇다고 살려내려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신경이 얇을 리는 없지 않겠나.""이런, 이건 실점이네요." 카르마그리프가 솔직하게 사죄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이ㅡ 모험의 내용

*70 "로드 멜루아스테아." 다시 한번 스승이 말했다. "당신의 추리에는, 방금 말하지 않은, 진짜 프톨레마이오스의 와이더닛이 있는 게 아닌가?" "⋯⋯⋯음." 순간 곤란한 기색을 보이다, 카르마그리프는 입을 열었다. "사실은 있어요. 하지만, 조금 비약하는 것 같아서, 부끄러워서⋯" "그거야말로 새삼스럽군. 파라오의 밀실 살인사건의 트릭을, 2300년도 전의 희극(茶番)이라고 강변해놓고선 비약도 뭐도 아니겠지. 거기에, 지금까지의 추리를 들어보면 당신이 생각한 와이더닛은 짐작이 가. 프톨레마이오스가 무엇을 했는지가, 세 마술사가 신을 먹인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겹쳐보면 자연스럽게 답에 도달하게 된다." "오오." "신화의 재구성." 짧게 스승은 단언했다. 그 이야기는 이 최심부에 도달하기 전에도 했었다. 프톨레마이오스라는 영웅이 한 일은, 즉 정복왕 이스칸달을 중심으로 한 신화의 재구성이라고. 제우스의 아들이라고 칭송받던 이스칸달을, 그대로 아멘・라의 아들이기도 하다며 선전함으로써 그는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냈다. "신화의 재구성을 그대로 하나의 술식으로 만드는――그것은 즉, 저희 시계탑이 말하는 마술기반의 구축입니다. 카발라나 룬 마술과 같은, 완전히(まるまる) 하나의 마술 체계를 만들어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 당신이라면 잘 알고 있겠죠. 한 번 단절된 마술 기반인 룬 마술의 부흥과, 있을 수 없는 인형의 개발에 의해, 인형사 아오자키 토우코는 관위(그랜드)가 되는 것을 인정받았다. 이 경우는 부흥조차 아냐. 원형이 되는 그리스 신화와 이집트 신화가 있긴 하지만, 마술기반을 거의 제로부터 만들어낸 위업입니다." 스승의 말은 소리 없이 타오르는 불꽃과 같았다. 현대 마술에 있어서, 틀림없이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아오자키 토우코의 위업. 관위 인형사인 그녀가 거의 혼자서 이룩한 업적과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대국의 자산과 현자들을 결집하여 이루어낸 그것은 단순히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양쪽의 대단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그것은, 원자폭탄의 설계도를 만든 학자와 실제로 만들어낸 국가 같은 것이겠지. 타인이 보기에는 어느 쪽도 동등하고, 그저 두려울 뿐.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1 "만약 그 정도의 위업을 마술 체계도 아니라, 단 한 가지, 단 한 번의 술식을 위해 구축했다면?" 말속에 감춰진 불꽃이 이번에는 뼛속까지 얼어붙는 냉기로 변한다. 신식(神喰らい). 에르고에게 주어진 술식의 의미가 해체되어 간다. "그건, 만리의 장성을 외적의 격퇴를 위해서가 아니라, 단 한 명의 미녀에게 바치기 위해 만들었다든가, 그런 류의 헛소리(ほら話)다. 하지만, 헛소리를 진지하게 형상화하는 것이야말로, 신비의 본령이라고도 부른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지 못하는 신비 따위 돼지 먹이로 던져주면 돼⋯ 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게 주장해 온 고집스러운(筋金入り) 마술사라면 몹시 기뻐하겠죠. 적어도, 프톨레마이오스의 목적이 그러하지 않았을까, 당신은 이 추리 중에 생각했을 겁니다." "하하, 타인이 알아채면 역시 부끄럽군요. 맞습니다, 대체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카르마그리프가 인정한다. 목덜미를 부끄러운 듯이 문지르며 스승의 질문에 대답한다. "그렇다면 신을 먹은 것이 이스칸달이 아닌 이유도 분명해지겠죠? 정복왕 이스칸달은 이미 신이 되어 버렸죠. 그만큼의 개성이 이 별에 새겨져 있어요. 그리고 이스칸달의 유력한 후계자(디아도코이) 중에서는 역시 이스칸달을 기점으로 했을 뿐인 별개의 이야기가 되어버리고. 이스칸달을 중심으로 재구성된 신화의 초점이 될 수 있지만, 하지만 뚜렷한 개성을 갖지 않는 공백이야말로 핵심입니다."-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2 카르마그리프의 대답에 나는 다른 감상을 품고 있었다. 아까 이 군주(로드)가 시온에게 했던 말과 지금의 발언은 굉장히 비슷하지 않았나. ——[시온 씨. 당신의 그것은, 예를 들어 윤곽만 있고 내용이 없는 자아예요. 비어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경계만이 있는 것 같은 인격입니다] 이전에, 스승님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것 같았다. 마술의 근원은 본래라면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굳이 언어로 형용한다면「」이라고 할 수 있겠지, 라고. 그렇다면 해적섬에서 막 주워진 에르고 역시 그 조건에 걸맞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시온처럼 재능과 성품 때문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를 알려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의 무구와 순수를, 당시의 에르고는 가지고 있었다. 그것이야말로 신을 먹는 자에게 필수적인 조건이 아니었을까. "⋯⋯⋯" 에르고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더 이상, 적발의 청년은 그렇지 않다. 세계의 모든 것을 밝게 웃으며 받아들일 뿐 아니라, 화를 내고 슬퍼하고, 타인을 훈계하거나, 누군가를 누나라고 부르는 것에 집착하거나⋯⋯ 우리들이, 바꾸어 버렸다. 지금까지의 여행이, 청년을 성장시켜버렸다. "그래요, 초점입니다. 신화의 창조가 프톨레마이오스의 목적이었다면, 거기에는 초점이 되는 공백의 인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세 마술사와 프톨레마이오스는 서로 손을 잡을 수 있다. 아무리 세 마술사가 신대에서도 드문 천재들이라 해도, 프톨레마이오스처럼 속세에 신화를 침투시킬 수 있는 수완은 가지고 있지 않아요. 솔로몬 왕을 최후로, 마술사 자신이 왕이 되는 시대는 끝나버렸으니까요." "아아,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위대한 정복왕 이스칸달을 계승해야 할 공백에 알렉산드로스 4세라는 상대는 어울립니다. 이스칸달에게는 또 다른 아들이 있지만, 그의 세 왕위를 모두 물려받은 적이 있으면서, 하지만 그 물려받은 것에 의미를 두지 않았던 것이 알렉산드로스 4세였기 때문에.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라는 영웅이 재구성한 신화는, 지금까지의 조건에 모두 부합합니다. 아마 세계사를 통틀어서도 이만큼의 위업을 이룬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스칸달이 세계사에서 유독 빛나는 별이 될 수 있었던 것도, 프레마이오스라는 문화 수집가가 없었다면 있을 수 없었을 정도로."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3 실험실에서 이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스승님은, 사고만으로도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즉, 여기까지의 추리에, 당시의 스승님도 도달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역시나 최후의 결론도 카르마그리프와 같은⋯⋯. "하지만, 이상하군요, 로드 멜루아스테아." 단 한 마디로, 스승이 잘라낸다. 다시, 공간에 심상치 않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뭐가 이상한가요? 엘멜로이 2세." "그렇다면, 프톨레마이오스는 세 마술사에게 말없이 계략을 꾸밀 필요가 없어. 전적으로 협력하면 됩니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파괴할 위험을 무릅쓰고 파수꾼을 폭주시킬 필요는 없겠죠""아⋯⋯" 확실히 논리(로직)으론 그렇게 된다. "당신이 프톨레마이오스의 와이더닛의 핵심을 건드리지 않은 것은 그 핵심 부분을 말하면, 논리가 어긋나는 것이 드러나기 때문이겠죠. 하나하나의 행동만으로 추리를 진행한다면 무리가 없겠지만, 행동 지침의 근본적인 부분까지 거슬러 가면 속이기 어려워. 제가 지적하지 않았어도,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들은 당연히 눈치챘을 겁니다." "흐음. 그렇다면, 완전히 착각한 걸까요?" 아무렇지 않게 카르마그리프가 말했다. "아뇨, 저도 대체로 동의합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심장 도난과 밀실이, 2300년 전부터 계획된 교겐(狂言)이라는 것도, 거기에 3년 전의 사이파가 연루되었으리라는 것도 같은 의견입니다." "이야, 이건 기쁘네요." "하지만, 그 뒤는 거꾸로 생각해야 합니다." 스승이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함께 있던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들도, 토오사카 린이나 루비아 같은 고위 마술사들도, 그리고 이 사건의 중심이라 해야 하는, 규격 외의 신을 먹은 에르고도, 지금만은 신비성에서 한참 뒤떨어지는 스승님의 말에 집중하고 있다. "일부러 이런 장치를 한 이상, 프톨레마이오스가 세 마술사를 은밀하게 배신한 것은 틀림없어. 문제는 프톨레마이오스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세 마술사라도 딱히 한 통속(一枚岩)이 아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세 마술사도?" 나도 모르게 반복하고 말았다. 카르마그리프가 한 추리를, 다시 스승이 정중히 풀어간다. 그때였다. 다시 한번 관리부의 문이 열린 것이다. "드디어, 와줬군." 스승이 고개를 들어 바라본다. 나도 뒤를 돌아——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이런 등장을 기대받는 건, 마안수집열차(레일 체펠린) 이후로 처음이군, 오라비." "⋯⋯⋯설마 여기서 전원과 만나게 될 줄이야." 두 사람의 그림자가 붉은 화톳불에 비쳤다. 아름다운 소녀와 그를 따르는 수은 메이드,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지친 듯한 장한이었다. "어째서⋯⋯" 나뿐만이 아니라, 처음으로 카르마그리프의 기색에 동요가 섞였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외주부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했을, 로그와 라이네스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4 관리부에 모인 사람들은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원래 린과 시온을 제외한 멤버들은 시계탑과 아틀라스원의 합동 발굴 조사단으로 선발된 사람들이다. 그러니 이 관리부에서 전원이 얼굴을 맞댄 것은 무엇보다도 기뻐해야 할 일인데⋯ 누구의 표정에서도 그런 기색은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라이네스만이 즐거운 표정으로 스승을 향해 입을 열었다. "나를 부르는 게 제법 늦지 않았나, 오라비." 오만하게 가슴을 치켜세운다. 유연한 사지에 붉고 푸른 빛이 흘러, 마치 빛의 나라에 사는 요정 같았다. 이런 상황인데도 잠시 넋을 놓고 바라본 것은 용서해주길 바란다. "⋯⋯⋯아버지." 라티오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옆에 서 있던 장년의 연금술사——라티오와 사이파의 아버지인 로그 쿨드리스 하이람은 험상궂은 표정으로 모두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반신반의했지만, 정말 여기가 관리부인 것 같군." "어떻게, 여기에?"카르마그리프가 물었다. "저는 시공 거품을 분석했습니다. 토오사카 씨 일행은 도굴꾼의 루트를 이용한 것 같고요. 엘멜로이 2세들도 실험실의 데이터 등을 통해, 이곳에 도달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외주부의 당신들이 바로 이곳에 올 만큼 금서고를 탐색하는 것이 쉬웠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제 팬이라고 했었죠, 로드 멜루아스테아." 카르마그리프를 바라보며 스승이 말했다. "하지만. 저도 이전부터 당신을 믿고 있었습니다." "⋯⋯뭐라고요?" 잠시 카르마그리프의 반응이 늦어졌다. "고고학과인 당신은, 다루는 범위가 넓다 보니 아무래도 현대 마술 학과와 접점이 많아진다. 그래서 언젠가 당신이 내 앞에 서게 될 때를 대비해서 내 나름의 준비를 해 두었지. 아아, 나는 어떻게 해도 마술 실력으로 당신에게 맞설 수는 없지만, 분명 겁쟁이라는 점에서만큼은 한 발짝 앞서고 있어." "응, 그러니까." 라고 라이네스가 덧붙인다. 같은 시계탑에 소속된 군주(로드)를 앞에 두고 그녀는 너무나도 매력적인——언제나처럼 짓궃은 얼굴로 당당하게 말했다. "블랙 옥션에서 사이파 쿨드리스 하이람의 유품인 뒷 코드를 낙찰받은 건 나야, 로드 멜루아스테아." "⋯⋯블랙 옥션?" 나에겐 처음 듣는 정보였다. 하지만, "아ー아ー아ー아ー, 여기 오기 전에 쿼트와 로드 멜루아스테아가 말했던 그것이군요! 사이파 녀석이 남긴 연구 성과가 블랙 옥션에 팔려나갔다고 하던!" 조제페가 동그란 손가락을 교차시키며 말했다. 내가 모르는 것뿐이지, 그들은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였나 보다. 카르마그리프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몇 초간 침묵을 지키다가 고개를 저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5 "어째서⋯⋯ 그런 일을? 블랙 옥션이 있었던 건 벌써 일 년 정도 전이에요. 여러분들이 에르고 씨를 만나기 훨씬 전의 일입니다. 아틀라스원과 관련된 경매에 참가할 이유가 전혀 없잖아요." "당신이 주목하고 있던 옥션이었다." 스승님이 말한다. "그것만으로, 우리가 뛰어들 만한 가치가 있었어. 옥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물건이, 아틀라스원의 유실물(로스트 넘버)이라고 생각한 코드였을 뿐." "⋯⋯하지만, 현대마술과 역시 결코 부유한 학과라고는 할 수 없잖아요? 그런 걸 살 수 있는 예산은 어디서부터?""그 이유는 이미 말했다. 나는 이전부터 당신을 믿어왔다고. 로드 멜루아스테아.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면 베팅한다. 비록 지금은 의미가 없는 것일지라도, 필요하다면 준비해 놓는다. 그런 건, 시계탑에서 살아가는 이상 당연한 게 아닌가?" "뭐, 빚을 쌓아놓을 겸 해서 오라비를 꼬드긴 건 나고, 블랙 옥션의 정보를 알려준 건 멜빈이긴 하지만 말이야. 후후, 이런 곳에 도움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해서, 트림마우에 묻어두었던 데이터에서 찾아내는 데 고생했어." 너무도 시계탑다운 대화였다. 무의미할지도 모르는 일에, 막대한 코스트를 들인다. 미래의 경쟁 상대를, 어쩌면 방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하지만 확실히 그 런던의 마굴은 그런 지침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6 "대체로, 당신도 처음엔 그걸 예상하였던 것 아니야?" '⋯⋯⋯⋯아, 처음이란 건.' 그렇다. 그것 또한, 라이네스는 말했었다. ——[하하하, 라티오에게 이끌려 내가 왔을 때, 로드 멜루아스테아는 좋은 표정을 했지! 도대체 어디서 냄새를 맡은 거예요, 라고 부르짖는 모습이란. 이야, 타인의 절망과 비탄은 미용에 참 좋아!] 확실히, 당시 카르마그리프의 우려는 적중했던 것이다. 물론 합동발굴조사단에 대해서는 라이네스도 스승도 몰랐다. 하지만 로드 멜루아스테아의 행동에 대해서는 감지하고 있었고,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뒷 코드를 확보하고 있었다. 우연히, 서로 생각하는 부분이 어긋났을 뿐이었다. "하지만, 아틀라스원의 뒷 코드 따위는 시계탑의 마술사인 나로서는 사용할 방법이 없어서 말이야. 이번에 외주부에 둘만 있게 한 것은, 그 부분을 터놓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 이번엔 나도 모르게 스승님을 돌아보게 되었다. "⋯⋯자네에게 말하지 않은 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레이디." 어색한 표정으로 스승님이 시선을 떨어뜨린다. "그렇지만 자네는 이런 숨기는 일에는 적합하지 않겠지. 방금 말한 것처럼 조 편성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지만, 한 가지 의미만 설명했다." 당시 스승님은 조 편성에 대해, 범인을 색출하고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사실은 또 다른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라이네스와 로그를 둘만 남겨두고 다른 합동발굴조사단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사이파의 뒷 코드에 대해 협력을 구하는 의미였다. "로그 씨를 설득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려서. 뭐, 이쪽도 혹시 로그 씨가 범인이라면, 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 이래저래 우회적으로, 여러 각도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지. 아니, 너희들의 탐색이 급히 전개되다 보니, 이대로는 늦지 않을까 싶어 상당히 조바심이 났다고." "즉, 엘멜로이 2세와 통신을 하고 있었다는 건가요?" "응. 금서고 안에서도 그 뒷 코드를 사용해 통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예상할 수 있었거든. 원래 최심부에 있던 파라오의 관과도 정규로 통신을 하고 있었으니까. 로그 씨의 협력만 얻는다면, 단숨에 정보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 손가락을 흔들며 라이네스가 윙크했다. "이번의 경우, 앞서간 오라비로부터,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지도 정보도 일일이 받았으니까. 그거야 뭐 술술(スイスイと)올 수 있지. 다행히 파수꾼들도 모두 멈춰 있었으니깐."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7 그녀가 담담하게 대답한다. 그렇다면 오히려 자신들이 범인인 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합동발굴조사단원들은 각자가 자신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지만, 흉계의 비율로 따지면 스승과 라이네스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일을 저지른 셈이다. 적어도 탐정이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다. 그렇게 부르기에는 성격이 너무 나쁘고, 불공평하기까지 하다. "스승님도, 라이네스 씨도 소제를 속인 건가요." "다음에, 벌충은 할게." 기특한(殊勝) 표정으로 고개를 숙여도 더 이상 속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8 이에 카르마그리프는 천천히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럼, 그 뒷 코드로 달려와서, 대체 라이네스 씨는 뭘 하러 온 건가요." "이 타이밍에 달려온 사람이 할 일은 정해져 있겠지. 중요한 증언을 전하러 온 거야." "증언?" 이번엔 라이네스 옆에 있던 연금술사가 앞으로 나섰다. 합동발굴조사단장인 로그가 이런 말을 한 것이다. "내가 합동발굴조사단을 꾸린 이유는 단순히 발굴을 진행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3년 전 사이파를 죽 용의자를 찾기 위해서였다는 이야기다." "⋯⋯어이쿠, 온건하진 않네요." 카르마그리프뿐만 아니라 조제페와 쿼트도 숨을 죽였다. 이 두 사람은 3년 전 사이파가 살해당하기 전부터의 지인——즉, 용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의미가 없어졌어요. 수수께끼는 풀린 참입니다. 사이파 씨가 죽은 것은 2300년 전의 함정에 휘말린 거죠." "음. 오라비의 통신에서 그 추리도 전해졌어요." 라이네스가 말했다. "하지만, 아직 증거는 없지 않습니까?" "뭐, 확실히." 카르마그리프도 인정한다. "그래서 에르고 씨에게 파라오의 관에 접촉해 달라고 할 생각이었거든요. 관리부와 연결할 수 있다면, 데이터에서 증거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엘멜로이 2세는 이견이 있는 것 같은데요. 세 마술사도 한통속이 아니었다고 한다면, 라고 하셨는데." "말했지." 스승이 자신의 말을 확인한다.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스승은 그대로 기계장치의 새를 바라보았다. "생전으로부터의 지시로 에르고를 납치했다고 말씀하셨죠." "⋯⋯그 말 대로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목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고 한다면?" "뭐?" 되묻는 기계장치의 새에게 스승이 말을 이었다. "쿨드리스에게 이용당하고 있었다고 한다면?" "⋯⋯그건⋯무슨 소리지⋯⋯!" "이전부터, 이상하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9 스승님이 희미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 "방황해의 지즈와 산령법정의 무시키는 실험 초기부터 현대까지 계속 살아있을 생각이었다." 세 명의 마술사 중 두 사람. 실제로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대치했던 두 사람이기도 하다. 2300년 전의 실험부터 현대까지 살아남았다는 믿기 어려운 존재. "하지만 쿨드리스는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그 반면 후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남기지도 않았습니다. 자신이 에르고에게 먹게 한 신체(간타이)의 상세마저 후손에게 남기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틀라스원의 '자신의 연구를 자신 이외에겐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규율이 걸림돌이 되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허술해." "⋯⋯⋯" 나 자신도 조금 의아해하기는 했다. 그래도 크게 문제 삼지 않은 것은 아틀라스원이란 그런 곳일지도 모른다고 제멋대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마술사에게는 당장 이해하기 어려운 룰이 여럿 존재하고 있다.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도 마찬가지라면, 너무 많이 생각해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스승의 말은 그것을 뒤집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거꾸로가 아니었을까. 쿨드리스는 2300년 전부터 이미 선수를 두고 있었던 게 아닐까?" "무슨 말씀이신가요?" 카르마그리프의 물음에 스승의 하얀 검지가 옆으로 흘렀다. "저 관에 잠들어 있는 것이, 파라오가 아니라면?" "그럴 리가(馬鹿な!)!"기계장치의 새가 소리쳤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틀렸을 리가 없잖나!" "정보를 위장할 수는 있겠죠.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여기까지 돌파하는 데도 같은 수법을 썼을 겁니다." "⋯⋯에에." 시온이 긍정했다. 이 최심부에 도달하기 위해 그녀는 에르고의 데이터를 위장했다. 자신과 같은 좌표에 에르고가 있다는 생체 데이터를 보내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보안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에테라이트만의 전매특허는 아닐 것이다. 뛰어난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라면 똑같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에르고의 실험에 참여했을 정도인, 쿨드리스의 연금술사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한해서, 세 마술사 중 쿨드리스의 연금술사만이 특별합니다." 스승이 말한다.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설치한 함정에 대해 세 마술사 중 쿨드리스의 연금술사만이 알아차릴 수 있는 여지가 있어요. 그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아틀라스원의 분파와, 같은 기술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의 심장이 도난당했다는 것이 아틀라스원 본부를 위한 허구라면, 거기에 편승하는 것은 더더욱 간단하겠죠. 왜냐하면, 이런 허언을 설정한 이상, 정상 작동만큼의 보안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파수꾼들이 폭주한 것에서도 보입니다. 쿨드리스의 연금술사는 생전에 당신이 설치한 함정을 일부러 간과하고 다른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던 게 아닐까요." "⋯⋯⋯⋯" 뒷면의 뒷면. 함정 속의 함정. 음모 속의 음모. 너무나도 긴 시간과 그 안에 숨겨진 공방을 생각하면 숨이 막힐 정도다. "⋯⋯⋯그러니까, 스승님은 그 관은 밀실이 아니라""그래. 오히려 깜짝 상자(잭 인 더 박스)가 아닌가, 라는 거다." 또 한 번의 반전이었다. 이중의 밀실에서 무의미한 허언으로, 그리고 무의미한 허언에서 깜짝 상자(잭 인 더 박스)로. 방 안쪽에서 소용돌이치는 자전 폭풍도, 그 폭풍에 비친 관도 변하지 않는데, 그 정체는 점점 변해간다. 마치 상자 안의 고양이가 죽기도 하고 살아나기도 하는 것 같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0 카르마그리프가 살짝 눈을 가늘게 떴다. "⋯⋯⋯그건 그냥 추측이죠, 엘멜로이 2세. 아무리 그래도 가설을 너무 많이 늘어놓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그 말대롭니다. 아까 로드 멜루아스테어의 추리와 마찬가지로." "이런, 자승자박(意趣返し)일줄은." 고고학과의 군주가 곤란한 듯이 웃었다. 스승은 개의치 않고 입을 열었다. "그러니, 당신이 말했듯이 관을 열면 알 수 있겠죠.""어떻게요? 함정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 건 당신입니다만, 역시 에르고 씨에게 맡기실 건가요? 아니면 시온 씨인가요? 여기까지 온 건 아마 에르고 씨의 생체 데이터를 이용해서 온 거죠." 카르마그리프의 말에 시온이 몇 초간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생체 데이터를 통한 해킹은 어렵습니다. 이 관의 시큐리티는 다른 것보다 더 견고합니다. 에르고 씨도 아마 환수를 이용해 접촉을 시도했을 거예요. 저희가 처음 왔을 때의 폐쇄 상태도 그랬지만, 그 환수에 관해서는 제 에테라이트도 재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온 거지." 라이네스가 말했다. "사이파가 남긴 뒷 코드를, 아틀라스원의 선임 교관이자 쿨드리스의 후예인 로그 씨가 사용한다면, 파라오의 관에도 간섭할 수 있겠지. 그러면 에르고가 직접 만질 위험 없이 관을 개방할 수 있어. 게다가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의 심장——시큐리티 키가 정말 남아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군." "그렇게 될까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1 카르마그리프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자 라이네스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불평할 사람은 없겠지, 라는 확인이었다. 물론, 합동발굴조사단원들 중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그들에겐 이번 발굴의 목표 지점이 바로 여기였기 때문에. "상관없어요." "관이란 건 꺼림칙(物騒)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보물상자를 열지 않을 수도 없으니." 루비아와 린도 각각 말했다. "저도 불만은 없습니다. 아틀라스원의 규율을 어긴 자가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끝까지 봐야 할 것 같으니." 시온도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그녀는 아틀라스원의 규율을 준수하게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었음을 뒤늦게나마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부탁합니다, 선생님" 에르고가 똑바로 신청했다. 사태의 초점이 되는 붉은 머리의 청년은 여행이 시작될 때와는 달리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럼." 스승이 로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会釈). "⋯⋯⋯알겠다. 해보지." 로그가 손을 들었다. 그 피부가 안에서부터 찢어지고, 뼈가 드러난다. 하얀 뼈가, 실험실에서 라티오가 형성한 것과 같은 피아노 같은 건반을 형성했다. 엑조포름——모드 어쿠스틱. 쿨드리스에게 그 건반은 코드 해독을 위한 형태였을 것이다. "읏⋯⋯⋯" "움직이지 마시길,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기계장치의 새가 희미하게 몸을 움찔하는 것에 대해 스승이 못을 박는다. 뼈로 만든 건반에서 아름다운 소리가 흘러나온다. 라티오의 조율이 섬세하고 치밀하다면 로그의 조율은 장엄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암석을 연상시키는 묵직한 선율이 방 안을 가득 채우자, 안쪽에서 거세게 휘몰아치던 자전의 폭풍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안쪽의 파라오의 관이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낸다. "⋯⋯⋯파라오의 관⋯⋯" 린이 작게 중얼거렸다. 대체, 이것으로 누구의 계획이 달성되는 걸까. 2300 년의 어둠 속에 숨겨져 있던 관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자전 폭풍이 대부분 사라지고, 관의 표면이 드러난다. 고대 이집트의 관습인지, 독특하게 희화화된 인간이 표면에 그려져 있다. "열겠다⋯⋯" 뼈의 건반을 연주하며 통나무가 중얼거린다. 기기긱,하는 마찰음이 울려 퍼졌다.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았는데도, 관 뚜껑이 저절로 열린다. 천천히, 천천히, 그 안쪽이 공기에 노출되어 간다. 찰나, 내 뒤에서 그림자가 움직였다. 놀라운 속도였다. 아니, 속도라기보다는 타이밍이었을까. 단 한 순간, 전원의 호흡이 멈추며, 겹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림자는 질주한 것이다. 분석에 집중하고 있던 로그의 등 뒤로, 일섬이 가로지른다. 아무리 빨라도, 이제는 막을 수 없는 완벽한 기습. 딱딱한 소리가 울렸다. 완전한 기습을, 은색으로 빛나는 무언가가 막은 소리였다. 수은이었다. "설마 했는데, 이건." 중얼거리는 라이네스의 그림자에서 수은의 방패가 튀어나와 있었다. 월령수액(볼루먼・하이드라저럼), 즉 수은메이드 트림마우가 형상을 변화시켜, 주인의 그림자 속에 숨어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로그에게 치명적인 일격이 날아오는 순간, 방패가 되어 그를 보호했다. "⋯⋯아니." 라고, 그 방어를 그림자는 부정했다. "그래선, 부족해." 반대 방향에서 발생한 폭위가, 새롭게 로그를 덮친 것이다. "읏―――!" 순간적으로 뼈의 건반으로 막아냈지만, 그 압도적인 위력을 막지 못하고 산산이 부서졌다. 장한(壮漢) 연금술사의 몸이 가볍게 날아가 수정의 벽에 충돌한다. "로그 씨!"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게 아니다. 기습을 가한 상대가⋯⋯⋯ "⋯⋯당신." 벽에 부딪힌 로그에게 달려간 린이 시선을 들어 올렸다. "어째서, 당신이⋯⋯!" 뼈의 검을 꺼낸 자세 그대로, 라티오가 살짝 웃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엄청난(凄まじい) 미소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2 "그렇다면 이런 가정도 성립하지. 분할사고는, 몸과 상당히 다른 자신도 허용하는 것이 아닐까." '⋯⋯다른, 자신?' 문득 상상해 버렸다. 만약, 아서왕을 닮지 않은 내가 허용된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하고. 하지만 스승님이 다시 물은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라티오. 3년 전, 네가 죄를 지은 것은, 그렇게까지 달라졌기 때문인가?" 스승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스승님, 그건, 설마." "3년 전, 연금술사 사이파를 살해한 건 지금의 너겠지, 라티오." 그 지적에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관리부의 공기가, 꿈틀거렸다(ざわりとうごめいた). 순간적으로, 뒷짐 지고 있던 스승님의 손가락이 움직였다. 알고 있다는 듯이, 린의 보석이 마력을 발산한다. 치료 마술로 로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있다. 최소한의 응급처치를 끝내기 위한 시간 벌이를 겸한 추리였다. 이를 눈치챘는지 라티오는 스승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물었다. "언제부터 라티오를 의심했지?" 그 목소리만이,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처음 해적섬에 있을 때의 무기질적인 라티오의 모습 그대로다. "에르고에게 신을 먹게 한 그 구획——실험실 때다." "기억에는 있다. 하지만, 그런 데이터는 남아있지 않았을 텐데." "넌 내 조언으로 능력을 향상했다." 스승님의 말에 그때의 광경이 떠올랐다. 실험실에서 신을 먹이는 실험의 데이터를 빼내려다, 라티오는 큰 피해를 입었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시큐리티 너무나 견고했고, 이에 접촉하려던 그녀는 피눈물을 흘릴 정도로 지닌 연산 능력을 쥐어짜, 결국엔 쓰러질 뻔했다. 그 라티오가 스승의 말에 다시 일어나, 그 알렉산드로스 4세의 환상을 재생시킨 것이다. 적어도 자신에게는 그렇게 보였다. "하지만 그때의 내 조언은 어디까지나 초보적인——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라면, 먼저 자기 점검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스승이 계속했다. "물론, 그런 조언을 한 것은, 그때 너의 모습에서 초보적인 부분이 결여되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선 모순되어있어. 그런 실수를 네가 저지를 리가 없는데, 내 충고로 인해 너는 정말 회복했다. 그래서, 나는 그때부터 너에게 위화감을 가지고 있었다." "스승님⋯⋯" 확실히 불합리할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도한 상대방의 성과에까지 그런 위화감을 갖는 것은 오히려 신경증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내용

*83 "그래서⋯⋯⋯?" 라티오가 되묻는다. "그래서, 네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방식으로, 네 내면에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컴퓨터에서 동시에 대형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당연히 성능이 저하된다. 비슷한 무언가가, 당신 안에 숨겨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의 경우, 분할사고라면, 지금 말한 프로그램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을까." 스승의 말에 라티오를 제외한 모두가 숨을 죽였다. 확실히 그 정보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해적섬의 사건에서도, 고속사고와 분할사고에 의한 미래시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이 타이밍에 사건의 진실과 관련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하하, 역시 엘멜로이 2세네." 카르마그리프가 박수를 친다. 몹시 공허한 소리가 관리부에 메아리쳤다. 순수한 칭찬이기에 더더욱, 이 경우엔 알 수 없는 섬뜩함을 동반하고 있었다. "그럼 스승님, 라티오 씨의 분할사고가⋯⋯본인을 장악했다는 건가요⋯⋯?" "⋯⋯⋯그건 오해다, 그레이. 내가 말한 것은 그런 게 아니야. 편의상 분할사고라고 말했지만, 그것으로는 이야기가 통하지 않아. 서브프레임이라면, 메인프레임에게 들키지 않고 계속 작동하긴 어렵겠지." 스승님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의 라티오가 바로, 메인의 라티오다." "인정하지." 라티오도 고개를 끄덕였다. 인공물을 연상시키는 푸른 머리카락이, 옆에 서 있는 탄겔의 갑옷을 간지럽혔다. "당신들을 만나기 전부터 라티오는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분할사고의 2번에 맡기고 있었다. 자기 자신은 분할사고의 2번으로 위장해서, 2번의 사고의 뒤에 머물러 있었다." -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내용

*84 "아니, 지금의 그녀는 메인 프레임은 맞지만, 진짜 라티오, 라는 것도 조금 달라. 오히려 그녀가 말하는 분할사고의 2번——우리가 접한 라티오의 성격이 원래의 라티오에 더 가깝지 않겠나." 스승님은 이쪽의 짐작을 단숨에 바로잡는다. 시가의 연기가 미간의 깊은 주름 사이로 흐르고 있었다. "방금 전, 내가 신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방황해나 산령법정에 비해, 쿨드리스만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했지. 하지만 아틀라스원에서는 엘트남의 에테라이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기억과 인격 정보 자체를 다룰 수 있다. 그렇다면 에르고의 실험이 거의 완성되는 시점에 쿨드리스의 유지를 최신의 후계자에게 전달하려고 했다는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겠지. 왜냐하면 아틀라스원에는 [자기 연구는 자기 자신 외에는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가문에 전승할 수 없어. 규칙을 무시하더라도, 최소한 유출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대의 후계자에게만 전해지도록 하는 게 가능한 선일 거다." "필요한 인간에게만 전해지게 하는 건 시계탑의 마술사들도 자주 하는 일이죠. 여차하면 자신의 아이라도,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내 비전은 전수하지 않겠다, 정도는 하니까." 린이 희미하게 얼굴을 찌푸렸다. 짚이는 게 있는 걸지도 모른다. 스승님은 라티오에게 말을 이었다. "3년 전, 사이파 씨가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찾아왔을 때 당신은 이미 협력하고 있었겠지. 그리고 그 실험실의 데이터를 접했을 때 후계자에게 쿨드리스의 의지가 전해졌을 것이다. 아마 코드를 해독했던 건 사이파였겠지만, 그 내용을 전달받은 건 너였던 게 아닌가." "⋯⋯⋯" 라티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상관없이, 스승의 말이 그녀를 찌른다. "과거의 쿨드리스를 만났을 때 현재의 라티오는 변질하였을 것이다. 로드 멜루아스테아의 말을 떠올려도 좋다. 시온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과도한 기억을 주입하면 어떻게 되는지." ——[만약 기억이 결여되어 있어도 동일성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과도한 기억을 쏟아 부어 동일성을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요] "아⋯⋯! 그건," "그건 단순히 시온을 도발한 게 아니야. 그런 척하며 지금의 것을 확인하고 있었던 거다. 시온 엘트남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 아무리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라 해도, 과도한 기억의 주입으로 인해 인간성이 변질해버린다는 걸." 서로의 말 뒤에는 몇 개나 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대체 어디까지가, 서로의 술수였을까. "그래서 분할사고가 성질이 다른 자신을 용납한다는 것은, 이 경우 메인의 변질에 끌려다니지 않는다는 의미다. 원래의 라티오의 본질에는, 우리가 만난 라티오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지. 지금까지 분할사고에 몸을 맡겨왔던 것도, 그런 자신을 들키지 않기 위한 게 아니었을까. 행동 패턴이 달라져 버린 자신이라면 아버지인 로그나,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아틀라스원의 지인들이 눈치챘을 거다. 물론,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으로 우리를 유도하기 위해 은밀하게 움직이긴 했겠지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5 "가깝다. 멀다. 이제 와서 그것에 어떤 의미도 없겠지." 라티오가 웃는다. 그 보라색 눈동자가 흔들리며, "에르고." 라고 말하며 붉은 머리의 청년을 바라보았다. "아니, 알렉산드로스 4세였던 것, 이라고 부를까." 여기까지 와서 라티오는 청년의 정체를 말했다. 알렉산드로스 4세였던 것. 자전의 폭풍이 가라앉은 안쪽, 파라오의 관을 만지며 그녀는 청년에게 선언한다. "이 내용물은, 너에게 먹일 것이다." "나에⋯⋯게⋯⋯?" 눈썹을 치켜세운 에르고가 눈을 크게 떴다. 관의 내부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검은 독기가, 청년에게 쇄도한 것이다. "젊은 주군!" 비통한 목소리로, 기계장치의 새가 외쳤다. "자, 실험을 재개하자. 2300년, 성공 사례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던 쿨드리스 실험을." 에르고를 뒤덮은 검은 독기에 대해, 라티오가 관을 작동시키려 한다. 반짝, 하고 주위의 공기가 빛났다. 가느다란 실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것을 조종하는 것은 보라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어린 소녀였다. "시온인가!" "라티오 쿨드리스 하이람――아뇨, 너야말로, 라티오였던 것이야!" 차가운 목소리로 연금술사의 신동은 선언했다. "아틀라스원의 계율에 따라, 저는 당신을 구속합니다!" 소녀가 팔을 잡아당긴다. 그 에테라이트가 뇌신경까지 닿는다면 아무리 라티오라 할지라도 거역할 수 없을 것이다. 주인만 속박한다면, 사역마인 탄겔도 자동으로 굴복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의 판단은 그야말로 최적이자 최선이었다. 그러나 직전, 또다시 이변이 일어났다. 엘트남의 가전 특질인 미크론 레벨의 실이, 모조리 얼어붙은 것이다. ​에테라이트를 얼어붙게 한 것이 무엇인지, 나는 알았다. 수정의 바닥에, 짧은 화살이 꽂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주변도 '변화'하여 얼어붙어 있었다. 일종의 고등마술이라는 것을, 조금이지만 나름대로 시계탑의 수업을 듣는 나로서는 알 수 있었다. 고급 슈트의 소매에서 접힌 활이 튀어나와 화살을 쏘아낸 것이다. "쌍은순호(슛 더 문)⋯⋯" 스승이 중얼거린 것은, 그 예장의 이름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예장의 주인도 명백했다. 단궁을 든 마술사는 날카로운 기색을 풍기며, 그 눈가를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있었다. "카르마그리프 씨!"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어째서―――!" "아니, 왜냐면 이쪽이 더 가치가 있잖아요?" 자못 당연하다는 듯이, 카르마그리프가 말했다. "고고학의 군주(로드)로서, 나는 오래된 것에 최대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존재의의로 삼고 있어. 응, 내가 에르고 군의 정보를 시계탑에 흘리지 않은 건, 신대의 마술에 어두운 시계탑으론 에르고 군의 가치를 살리지 못하니까지. 그렇다면 여기서 쿨드리스의 계획에 몸을 맡기는 것도 당연하지 않아? 그야, 엘멜로이 2세라도 살리지 못하는 에르고의 가치를, 고대의 쿨드리스라면 빛낼 수 있을 테니."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6 카르마그리프의 미소는 오히려 천진난만할 정도였다. 웃으면서 손가락이 움직였다. 마치 일류의 악사가 곡을 연주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선율의 대신, 수십의 화살이 난무한다. 그 화살 하나하나가 틀림없는 필살. 사신의 낫(그림리퍼)으로 받아내도, 그 날이 얼어붙었다. 아니, 어떤 화살은 얼어붙고, 어떤 화살은 불타오르고, 어떤 화살은 번개가 되어 자신의 팔까지 마비시켰다. "차차차차갑뜨거워워찌릿찌릿해애애!(つつつ冷た熱つつつ痺れるううううう!)" 애드가 비명을 질렀다. 무장화한 애드의 강도를, 더욱 능가하는 마시(魔矢)의 연타. 현대의 마술사가 주문도 없이 단 한 공정(싱글 액션)으로 만들어냈다고는 도저히 생각하기 어려운 위력이었다. '군주(로드)⋯⋯!' 그 의미를, 똑똑히 깨닫게 된다. 스승과 함께 수많은 사건을 경험했지만, 시계탑의 정식 군주(로드)와 정면으로 맞서 싸우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마도, 카르마그리프는 전투 지향(戦闘向き)의 마술사는 아닐 것이다. 그 능력 역시, 어디까지나 호신용의 영역을 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위력. 전력으로 회피해도, 순식간에 궤도를 바꾸어 자기 유도(호밍)해 온다. 지그재그로 궤적을 바꾸는 화살에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는 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레이 씨!" 시온의 에테라이트가 다시 한번 휘둘린 것이다. 얼어붙은 실을 파기하고, 새로운 에테라이트를 꺼낸 듯했지만, 손가락까지 괴롭힌 냉기 때문인지 처음만큼의 선명함(冴え)은 사라진 상태였다. 그래도 이쪽을 겨냥한 화살을 날려버리고, 카르마그리프에게 돌진하려 했다. 하지만 다른 것이 먼저 발동했다. 배후의 벽에서, 새로운 마력이 솟구쳤다. 자신들이 피한 줄 알았던 화살이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술에 의한 화염과 얼음이, 기하학적인 문양을 조합해 마력을 통하게 하고 있었다. "무――!" "제법 손재주 좋죠? 저." 카르마그리프의 입꼬리가 얇게 올라간다. 군주(로드)가 날린 화살은, 그 자체가 새로운 마법원(魔法円)을 새기고 있었다. 사각에 있던 그 마법원에서, 일제히 마탄이 해방된다. 자신도, 시온도 아니었다.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스승님!" 무방비 상태인 슈트의 등을 향해 마탄의 무리가 이빨을 드러낸다. 그 전부가, 흑주(간드)의 탄환에 의해 날아갈 거라곤. "잠깐 선생님, 멍하니 있지 말아 주실래요." "이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부담을 준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자신의 역할과 전장을 제대로 파악해 주셨으면 해요." "⋯⋯⋯아니, 이건 면목 없군." 학생들의 비난에 스승은 솔직하게 고개를 숙였다. 두 사람이었다. 맞춘 것도 아닐 테지만, 내딛는 발걸음마저 함께였다. 한 명은 검은 머리를 쓸어 올리고, 한 명은 긴 금발을 흰 손가락으로 빗어 넘기며 고고학과의 군주 앞으로 나아갔다. "이런, 두 분은 그쪽인가요. 일단 겸임하고 있는 광석과(키슈아)의 학생이기도 하니까, 제 편을 해주지 않을까⋯⋯⋯적어도 공평하게 어느 쪽에도 편을 들지 않은 채로 있어 주지 않을까, 같은 달콤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요. 이러니까 저는 인망이 부족해요." "랄까, 카르마그리프님, 역시 이 트러블은 급료 외의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아니아니 티카, 시간 외 수당으로 봐주지 않을래요?" 시치미 떼는 카르마그리프에게 여유롭게 다가온 조수 티카가 아타셰케이스를 껴안고 옆으로 섰다. 그리고, "그레이와 시온은 에르고를 부탁해." "카르마그리프 선생님께, 이런 곳에서 지도받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두 숙녀는 넘치는 투지를 드러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토오사카 린과 루비아 에델펠트가, 카르마그리프와 티카 두 사람과 대치하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7 관리부의 공간은, 그다지 크다고 할 수 없다. 천장은 높고, 마치 별자리처럼 붉은 화톳불이 켜져 있지만, 기껏해야 플라네타리움 시설 정도의 넓이일 것이다. 그 안에서 지금, 여러 운명이 교차하고 있었다. 라티오는 신중하게 관을 떠나지 않고 있었고, 뼈의 거인 탄겔 역시 그런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괜찮나, 그레이?" 라이네스가 말을 건넸다. 갑작스러운 충격을, 그 울림이 완화해 주는 것 같았다. "괜찮아요. 스승님은?" "이쪽은 문제없어. 저쪽은 맡겨두는 수밖에 없으려나." 스승님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린 일행을 바라보았다. 린과 루비아와 카르마그리프는 방의 입구 부근에 진을 치고 있었다. 라티오의 편을 들기로 결정한 카르마그리프가 합동발굴조사단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그쪽으로 유도한 것 같았다. 영리한 전술이었다. 반면 이쪽은 방 안쪽에 안치된 파라오의 관을 향해 마주하게 되었다. "에르고 씨를, 놓아주세요." 관에서 흘러나온 검은 독기가 적발의 청년을 붙잡고 있었다. 유난히 짙은 연기 때문에 안쪽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당장 큰 변화가 일어날 것 같지는 않았다. 아마도 미아기와 에르고가 서로 대립하고 있는 것일까. 시온은 그 독기 근처에 웅크리고 있다. 무언가 공작을 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현재로서는 성과가 없는 것 같았다. "미안하지만, 그 부탁은 들어줄 수 없다." 관 바로 옆에서 라티오가 말했다. 그녀 역시 검은 독기를 내뿜고 있는 상태로는 파라오의 관에서 떨어질 수 없는 듯했다. 그래서 일시적으로나마 전투가 멈춘 것 같다. 그녀로서는 가급적 주변의 파괴는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에르고와 그 관을 연결하는 것이 너의 목적이었기 때문인가?" 스승님이 묻는다. 힐끗, 청발의 연금술사는 스승을 쳐다보았다. "라티오(쿨드리스)가 이루고자 하는 것도 알 수 있겠지?" "얕보지 마라, 신대의 연금술사." 스승님이 날카롭게 되받아쳤다. "이 사건에서 가장 간단한 수수께끼가 그것이다.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지. 아무리 변질하더라도 라티오라는 연금술사의 본질은 아틀라스원으로서 지극히 고지식했다. 그런 라티오가 친족의 피를 흘리면서까지 쫓는 쿨드리스의 와이더닛 같은 것, 하나밖에 없겠지. ——세계의 멸망을 회피할 수단을 위해, 다."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들이 모두가 추구하는 끝. 초대 원장이 증명해 버린 멸망을 어떻게든 회피하려다, 모두가 절망의 끝에 무릎을 꿇었다. 확실히 그것을 얻을 수 있다면, 궁극적일 것이다. "하지만 스승님, 그건." 얼마나 의미가 없는지, 카르마그리프도 말하지 않았던가. "세상의 멸망을 회피하는 수단이, 간단히 세상의 멸망을 초래하는 수단으로 바뀌어 버리기 때문이다, 였지. 아아, 그 말대로겠지. 로드 멜루아스테아의 지적은 옳다. 하지만 그것은 동등한 수준의 지성을 가진 자들이 보기에 그렇다는 거다." "⋯⋯⋯에?" "행성의 충돌을 피하는 수단은, 행성을 지구에 충돌시키는 수단으로도 전환할 수 있어. 그 자체는 옳고말고. 단, 전환하는 상대는, 원래의 행성 충돌을 회피하는 수단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당연하겠지." "⋯⋯그건, 네, 그렇게 되겠죠." 고개를 끄덕이는 나에게 즉시 스승은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누구도 전환할 수 없을 정도로 격절된 지성으로, 세계의 멸망을 피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면 된다." 나는 그 의미를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대신 시온이 반응했다. "엘멜로이 2세! 그건 즉, 신을 먹은 에르고를 연산기로써 사용한다는 것인가!" "그래. 신이란 아직 인류가 대적할 수 없는 수준의 지성이다. 그렇다면 그 권능으로 연산한다면,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 정도로는 도저히 전환할 수 없는 수단을 만들 수 있겠지." "뭐⋯⋯⋯" 옆에서 듣고 있던 쿼트의 말문이 막혔다(絶句する). 조제페도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서야(鳩が豆鉄砲でも食らった), 겨우 대답했다. "어이어이, 엘멜로이 2세. 아무리 그래도 터무니없어. 아무리 유능한 연산기라도 풀어야 할 문제가 없어. 세계의 멸망 같은 애매한 문제론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여기는, 또 하나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다." 지적을 스승이 일축한다. "당시 아틀라스원의 연구를 망라한, 또 하나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지. 즉, 대도서관과 에르고를 연결하면 당시의 연금술사들이 등록한 연구에 대해, 종합적으로 멸망을 회피할 수 있는 수단을 연산할 수 있다. 이 행위는 아마도 에르고의 몸으론 견딜 수 없겠지만, 그 또한 쿨드리스의 바람일거다. 왜냐하면, 한번 에르고를 다 써버리면 멸망을 피할 수 있는 수단을 전환하는 것도 불가능해지니까." "아⋯⋯!" 신을 한 번에 다 써버린다. 그것까지 포함해서 쿨드리스의 목적(와이더닛)이었던 것일까. 충격을 받은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어지럽게 변하는 상황을 따라갈 수 없어, 조제페와 쿼트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기계장치의 새도 작게 신음소리를 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8 "내가, 젊은 주군을 관으로 데려온 것은, 쿨드리스에게 이용당했기 때문이라고 했지." "예." "⋯⋯⋯그 말은, 2300년 전부터, 내가 이용당하고 있었다고?" 끔찍하다고도 생각되는 질문에, 스승은 한 호흡만 침묵을 지켰다. "정확히는 조금 다릅니다. 당신과 신대의 쿠르드족은 서로를 속였죠. 그 결과로서, 3년 전에 에르고는 라티오의 수중에 넘어가지 않고, 해저를 표류하게 된 겁니다. 동시에 신대의 쿨드리스는, 언젠가 에르고가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실수가 있었더라도 만회할 수 있도록 해 둔걸 겁니다." 한 가지, 무언가 떠올랐다. 재현체의 프톨레마이오스를 기동시킨 것은 라티오였다. 왕의 재현체를 이용해서 대도서관의 중심부에 접근하는 것——자신이 직접 손을 대지 않고도 관리부와 에르고를 연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그때부터 있었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9 "그런 것이겠지, 라티오?" 라티오를 바라보며 스승이 물었다. 관을 쓰다듬으며 그녀는 조용히 대답했다. "라티오(쿨드리스)의 기록에도 그렇게 되어있다, 아아, 그렇게까지 해체했다면, 엘멜로이 2세도 저항의 무의미함을 이해한 게 아닌가." "무의미함?" "라티오(쿨드리스)가 소망을 이루는 것이 같은 마술협회로서 시계탑에 있어도 옳을 텐데. 신설된 현대 마술과라 하더라도, 군주(로드)인 당신이 저항할 의미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사실 카르마그리프도 같은 사고로 적으로 돌아섰는지도 모른다. 가치가 있다고 그는 말했다. 마술사에게 있어, 연금술사에게 있어 분명한 가치가 있다. 실제로 조제페와 쿼트도 저항의 의사가 꺾인 것 같았다. 카르마그리프처럼 쉽사리 이쪽을 공격하지는 않겠지만, 더는 라티오를 방해하기까지는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스승님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0 "⋯⋯이전, 분할사고의 너에게도 비슷한 말을 했었지." 스승은 중얼거렸다. 시가를 끼고 있던 손가락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자색 연기가 나선형으로 흔들리며, 그 손가락 끝이 라티오를 향해 똑바로 향했다. "그 정도 일이, 어떻게 내 제자를 포기하는 이유가 되지?" 눈동자의 밑바닥에,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겁쟁이여도, 비굴해도, 자학적이어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열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1 "잘 말했다, 엘멜로이 2세!" 외친 것은 뼈의 거인이었다. 탄겔이 장갑(装甲)을 두른다. 원래 견고했던 외골격의 위에, 더욱 두꺼운 뼈로 무장한다. 마치 현대의 복합장갑 같았다. 복수의 성질을 가진 장갑을 겹치는 것으로, 더 많은 공격에 대응할 수 있다는 현대의 지혜를, 아틀라스원은 독자적인 방법으로 더욱 높이 끌어올린 것일까. "탄겔." "안 된다고, 라티오 아가씨." 제지하려는 라티오에게 탄겔은 이렇게 말한다. "이 선생은 절대 꺾이지 않아. 여기서 확실하게 처리해야 해." '쿵'하고 거체가 앞으로 기운다. 거대한 포신에 탄환이 장전되는 것처럼도 보였다. 그렇다면 그 해방은 포탄인가. 충격파(소닉붐)까지 흩뿌리는 돌격(챠지)를 앞에 두고, 자신의 몸은 제멋대로 움직였다. 탄겔의 어깨부터 건져 올리듯 손을 집어넣자, 뼈의 거인은 돌격의 기세 그대로, 아주 조금 빗겨나갔다. 파수꾼을 던져버렸을 때 흉내 냈던 린의 무술을, 다시 사용한 것이다. 하지만 파수꾼의 때처럼 벽에 부딪히게 할 수는 없었다. 빙글빙글 몸을 돌린 뼈의 거인은 그 발로 수정의 벽에 착지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중력이 반전된 듯, 백 수십 킬로가 가볍게 넘을 거체는 벽에 붙어 있는 그대로였다. 탄겔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런 것도 할 수 있었구나, 회색 아가씨."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 된 것이다. 불과 몇 주 전, 자신과 에르고는 라티오와 탄겔에게 패배했다. 지금이라면 어떨까. 자신의 기술과 육체는, 아틀라스원의 기술의 정수인 이 거인을 상대로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좋은걸. 회색 아가씨." 왜인지, 거인의 목소리는 몹시 애절하게 울려 퍼졌다. "부럽구만. 너도, 에르고도." "탄겔 씨." 참을 수 없어서, 이름을 불러버렸다. -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내용

*92 그리고, 스승이 라티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들어야 할 게 남았다, 라티오." "호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완전히 가동시 에너지는 어디서 가져올 셈이지." "에너지?" "마술은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신비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아니야. 아무리 속여넘겨도, 등가교환이 한계다. 오히려 단 한 알의 금을 만들기 위해 그 만 배의 자금을 필요로 하는 낭비의 극치야말로 마술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승님이 말하는 것은,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 나는 예외지만⋯⋯⋯⋯ 그것에도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에르고나 바이뤄롱이 강대한 권능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그 토지에 강대한 영맥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마술 조직이라면 영맥 등을 사용하겠지. 하지만, 아틀라스원은 거의 마력을 사용하지 않아. 설령 신대의 것이라 해도, 그 원리는 동일할 것이다. 물론 현대 과학보다 훨씬 효율적인 에너지 변환 기술이 있으니, 도서관이나 파수꾼의 유지에는 문제가 없겠지. 하지만 2천 년의 시간을 거쳐 축적된 연금술사들의 연구에 전부 결론을 내려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규모의 항시적인 에너지원은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거의 틀림없이,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과 연결되어 있는 자원이 있을 거다." "과연, 그에 짐작 가는 것이 있다고." "⋯⋯있다." 스승의 눈빛이, 그 색을 더욱 짙게 물들였다. "⋯⋯해저화산이다." 갑자기 이상한 단어가 나와서 당황했다. "스승님, 그것은⋯⋯⋯" "지중해에는 알려지지 않은 해저화산이 여럿 있다. 이제부터, 라티오는 그 화산의 에너지를 이용해서,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최후의 연산을 이루려는 게 아닌가." "미안하지만, 착각이다." 라티오가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몇 초 늦게,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바닥이 작게 흔들렸다. 작지만 길게 이어지는, 불길한 진동이었다. "방금 건――" "이제부터가 아니다. 이미 그 명령은 내렸다. 지금부터 27분 56초 후에, 알렉산드리아 해저의 화산이 분화한다." 마치 수식의 결론을 고하듯, 라티오는 입을 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3 알렉산드리아 해저에, 유적은 2천 년이 넘도록 변함없이 남아있었다. 신대의 아틀라스원의 기술은 그만큼 뛰어났다고 할 수 있다. 지상의 왕조가 몇 번이나 바뀌고, 한때 수도로 번영을 누렸던 알렉산드리아의 대부분이 바다에 가라앉아도 이미 해저에 있던 유적은 무엇 하나 옮길 것이 없었다. 시간의 흐름에 잊힌 듯, 또 하나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은 빛도 비추지 않는 어둠 속에서 미수(微睡)에 빠져 있었다. 지금은, 달랐다. 최초의 이변은 지극히 작았다. 거품이었다. 하나. 둘. 거품이, 떠오른다. 하나. 둘. 셋. 이윽고, 숫자가 늘어난다. 열, 스물, 백, 이백.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거품이 유적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조금 뒤늦게 진동이 일어났다. 작게나마 오래 지속되는, 불길한 진동이었다. 마치 유적의 모습을 한 괴물이, 2천 년의 시간을 거쳐 깨어난 듯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4 검은 독기 속에서도 에르고는 냉정했다. 청년의 시각으로도 연기의 내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환수를 뻗어도 안개의 바깥쪽에는 닿지 않았다. 독기에 휩쓸렸을 때를 생각하면 반경 2미터도 안 될 텐데, 아마도 독기의 안과 밖은 공간적으로 단절된 것 같다. 아무래도 시공 거품과 비슷한 성질인 것 같다고, 그렇게 추측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연결된 것이 있었다. 그 연결고리에 의지해 청년은 마음으로 외쳤다. '시온 씨.' [네, 들립니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원래는 청년을 구속하고 고문하기 위한 에테라이트였다. 그것이, 지금은 이렇게나 든든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단 한 가닥의 실이, 자신을 고무한다. 깊은 미궁에서 영웅(테세우스)을 구출해냈다는 아리아드네의 실과도 같았다. [엘멜로이 2세와 라티오의 이야기는 전해졌습니까.] '네.' 라고 긍정을 돌려준다. 시온의 에테라이트가, 외부의 상황도 순차적으로 전해주고 있었다. 라티오의 표변. 그 진실. 에르고가 파라오의 관을 열게 한 의미를, 지금의 청년은 알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5 [그 독기가, 당신을 격절하는 동시에,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과 당신을 연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온의 사념이 분석한 상황을 보고했다. 에르고의 감각도 마찬가지였다. [시스템에 간섭해서 연결을 끊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건, 당장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니요.' 에르고는 부정했다. '방금의 해저 화산의 이야기를 보면, 여기서 제가 단순히 연결을 끊는 것은 상책이 아니에요. 저와 시온 씨가 해야 할 일은, 분명 그 역입니다.' [역?] 시온의 사념이 되묻고, 그 순간 대답도 전해지고 있었다. 이심전심이란 그야말로 지금을 뜻하는 것이겠지. [알겠습니다. 서포트하겠습니다.]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시온은 결단했다. '시온.' [뭔가요. 당분간 분할사고의 두 개를 분석에 돌릴 테니, 크게 잡담은 할 수 없어요. 당신도 고속 사고를 따라오는 것 같지만, 외계의 10분의 1 정도의 시간은 소비하니까요.] 다소 초조한 듯한 사념에, 에르고는 그만 미소 짓고 말았다. '고마워요.' [뭐, 뭐죠 그건.] 당황한 시온이, 역시나 금세 청년의 의도를 알아차린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6 전해지고 있다는 신뢰감과 함께 에르고는 중얼거렸다. '저는 어쩌면 제가 누군가의 환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요모츠헤구이(ヨモツへグイ)의 이야기를, 엘멜로이 2세로부터 처음 들었다. 황천의 나라에만 존재하는 음식(요모츠헤구이). 입에 넣으면 명계의 주민이 된다고 하는 그것과 신의 조각은 비슷한 것이 아니냐고, 2세는 처음부터 도달해 있었다. 결과로써, 소생 전의 인물은 상정 외였지만, 에르고에게 있어서는 누구든 큰 차이는 없었던 것이다. 아니, 없을 셈이었다가 옳을까. '알렉산드로스 4세, 인가.' 이상해져 버린다. 그러면서, 묘한 납득감도 있었다. 이 육체의 이름. 이 얼굴과 손가락의 이름. 그렇게까지 엘멜로이 2세가 추구했던, 이스칸달로 연결되는 이름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지만, 이상하게도 에르고는 받아들이고 있었다. ——[저는, 누구인 건가요] 그때, 에르고는 엘멜로이 2세에게 물었다. 그리고, 조금 전의 라티오가 마침내 대답했다. ——[알렉산드로스 4세였던 것, 이라고 부를까] 였던 것. 거기까지 포함한 대답이, 에르고의 밑바닥에, 쿵 하고 자리를 잡은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7 "엘멜로이 2세――!" 탄겔의 형상이 순식간에 변해갔다. 그의 외골격은 근육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것 같았지만, 적절한 변형을 통해 그 기능을 몇 배로 높일 수 있는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치타의 속도와 그리즐리의 강인함(剛力)을 겸비한 괴물. 아니, 동물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속도로 스승에게 돌진한다. "가까이 오지 마!" 끼어들 듯이 나는 사신의 낫(그림리퍼)를 휘둘렀다. 한 손으로, 탄겔이 쳐낸다. 놀랍게도 충분히 '강화'한 자기 육체와 사신의 낫(그림리퍼)조차도, 거인의 팔에 찰과상을 입힐 수 있을 뿐이었다. "크⋯⋯읏!" "오오오옷!" 낫을 붙잡은 채로 몸이 날아가 버린다. 일직선으로 스승님 방향으로. "트림마우!" 그 위쪽에서 라이네스의 지시에 따라 월령수액(볼루먼・하이드라저럼)이 날아왔다. 수은 메이드의 모습으로 주먹을 철퇴로 바꾸어 탄겔의 머리를 향해 휘두른다. 그것으로 겨우 멈췄다. 결코 동등한 소모(痛み分け)가 아니다. 저쪽은 거의 온전한 상태지만, 이쪽은 한 발만 잘못 디뎌도 치명상을 입는다. 둘이서 줄타기를 반복해서, 겨우 행동을 제한하는 정도다. 함부로 움직이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는지 스승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팔짱을 낀 채로, 시선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8 나는 조심스럽게 낫을 다시 잡으며 물었다. "왜, 스승님께 집착하는 겁니까?" "어이어이, 그런 건 당연하잖아." 탄겔이 굵은 검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저 녀석이, 너희들의 요체(要)이기 때문이지." "읏——" "마술을 쓸 수 없든, 전력이 되지 못하든, 그런 건 무엇 하나도 상관없어. 라티오 아가씨에게 가장 큰 장애물이 되는 건 저 녀석이야." 두렵다. 진심으로 두렵다고 생각했다. 이 사역마의 말은, 완전히 옳다. 그리고, 새로운 목소리가, 사태의 또 다른 급변을 선언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9 "⋯⋯끝났다." 중얼거림과 함께 옆에서 뼈의 검이 꽂혔다. 한 움큼(一房)의 머리카락을 빼앗겼다. 눈치채는 데 0.2초만 늦었어도, 동맥이 절단되었을 것이다. "라티오!" 라이네스의 외침과 함께, 사고를 공유하는 트림마우가 달려들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이 라티오의 뼈검이 호를 그리자, 트림마우의 몸은 붙들어 묶여,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고속사고. 해적섬의 전투에서, 여러 번 당했던 미래시에 의한 초월검기. "이미, 수많은 멸망을 회피하기 위한 연산은 시작됐다. 더는 라티오가 할 일은 없다. 그리고 라티오도, 최대의 위협은 엘멜로이 2세라고 생각한다." 탄겔 혼자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둘! "오라비, 이건⋯⋯"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라이네스의 입에서, 작은 절망의 울림이 흘러나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0 그 말에 이끌리듯 스승님의 시선이 올라갔다. "삼 분, 버텨다오. 그레이. 라이네스." 결코, 자신이 넘치지는 않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충분했다. 이 사람이 부탁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알겠습니다!" "이건 나중에 은혜를 입혀둘 거라고(恩に着せる), 오라비." 라이네스가 입술을 비틀며 속삭였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가장 긴 삼 분이 시작되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1 '전보다 더——!' "무슨 일이야, 회색 아가씨!" 탄겔의 주먹의 난타는, 이제는 포탄의 난타와도 다름없었다. 일격 일격에 필살 이상의 무게가 담겨 있다. "애드!" "알았어!" 견디다 못해, 들고 있던 사신의 낫(그림 리퍼)을 파성추(배틀링 램)으로 변형시킨다. 이에 따라 탄겔의 갑옷도 변형되었다. 그때마다, 최적의 형태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것이 엑조포름의 본령이었을까. 이쪽이 양손 망치를 쥔 순간, 탄겔의 양손은 요새를 연상시키는 4중의 복합 장갑을 여기(励起)했다. 굉음이 울려 퍼졌다. 찰과상만 남기고 이쪽의 일격이 튕겨 나가는 소리였다. 완전히 '강화'된 자기 육체와 파성추(배틀링 램)으로도 역부족일(歯の立たぬ) 정도로, 탄겔의 갑옷은 압도적이었다. '그런——!' "끝나라, 그레이" 자세가 무너지는 것까지 예상했던 라티오의 뼈 검이, 이쪽의 머리를 향한다.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내 뒤쪽에서, 순간, 무언가가 움직였다. 뼈 검의 칼끝이 수정의 바닥을 파고들었다. 반짝이는 수정 파편이 흩뿌려지는 가운데, 선명한 은색의 유체가 재빨리 자신을 확보하며 바닥을 미끄러졌다. "라이네스." "오라비가 다치는 건 괜찮지만, 너는 안 되지." 내려다보는 라이네스가 황금의 꽃처럼 웃는다. 지금의 탈출은 물론 그녀가 조종한 트림마우의 소행이었다. "해적섬에서 싸웠을 때보다, 라티오도 탄겔도 성능이 올라가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이 라티오의 메인프레임인 이상, 당연히 서브프레임보다 성능은 더 상승했겠지. 사역마도 마찬가지다." 라티오 일행을 노려보며 자세를 가다듬는다. 서늘한 눈빛은 몇 수 앞에서 우리들을 처치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것일까. 삼 분이라는 시간을, 이대로 견뎌낼 수 있을까.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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