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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입문 백과 | 타입문 페이트 월희
  • 지즈

타입문 백과

지즈

最終更新:2025年01月11日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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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즈는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등장인물이다.


인물 설명

방황의 바다의 마술사다.(*2) 바이 뤄롱의 스승 겸 아버지다.(*3)(*4) 20대 전반 정도로 보이며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반듯한 용모의 미남이다. 웨이브진 회색 머리카락이 회색 늑대를 연상시킨다. 청춘의 결정화가 운운되는 입술을 가졌으며 잠든 모습을 보면 제정신이 아니게 되니 한다. (*5) 태양이 어울리지 않아 낮을 밤으로 여름을 겨울로 햇살을 발빛으로 바꾸는 느낌으로, 신비나 마술이 일절 관여되지 않은 압도적인 개성으로 세상과 괴리된 느낌인데 그것이 방황의 바다라는 미지의 마술 조직에 속해 있다는 증거가 아니냐고도 한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근본부터 다른 무언가처럼 보이며 등골이 오싹해지는 공포가 두려움 때문인지 감동 때문인지 분간하기 어렵다.(*6)

실제 나이는 훨씬 많으며 마술로 외견을 속이고 있다. 술을 좋아한다.(*7) 잘 화내고 잘 웃고 잘 웃는데 외모 덕에 한 편의 영화 같다.(*8)

내기를 좋아한다. 마술사가 된 것도 더 재밌는 내기를 할 수 있다는 이유다. 생명은 내버려 두면 합리화하는데 내기는 정 반대로 합리와 계산은 내기라는 행위의 끝에서 사라지며, 내기라는 천칭에 올라간 시점에서 그것은 잃어도 좋은 게 되고 그렇게 가치를 잃었을 때 처음으로 생명은 빛난다 한다. 몇만 년인지 몇억 년인지 지구에 쌓아 올려온 것을 내던졌을 때 처음으로 의미가 생겨난다고도 한다. 아무튼 이겨도 좋고 져도 좋다 한다.(*9)

방황의 바다에서는 보존(게논)의 문에 속해 있으며 방황의 바다로서는 드물게 외부에서의 기록이 몇 가지 남아 있다.(*10)


지즈의 특이성

신대 출신이자 방황의 바다 소속이면서 유독 별난 모습을 보인다.

■ 신대 무렵부터 살아왔으면서 현대의 인간 처럼 교묘한 속임수를 쓰고, 목적을 위한 장애물 제거가 아닌 상대의 패를 하나하나 잘라내는 듯한 우회성을 보인다.(*11)

■ 방황의 바다의 입장은 시계탑에 가능한 간섭하지 않는 것이지만 지즈는 신비의 쇠퇴에 대해 우려하고 귀중한 재능과 인재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며 시계탑 측의 로드 엘멜로이 2세 측과의 갈등을 싸움이 아닌 도박으로 해결해 보자 한다.(*12)

■ 반은 방황의 바다 쪽 사람답지 않은 인싸 지즈의 견해, 반은 방황의 바다의 공식 입장을 보면 기본적으로 방황의 바다의 마술사란 은둔형 외톨이에 가까운데 그 곳의 질서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세상 밖으로 나오는 의미가 희미해지기 때문이다. 방황의 바다는 세상과 격리되어 있다기 보다 세상을 격리하고 있는 곳이다. 나돌아다니며 현대 과학 기술도 인정하는 지즈가 이상한 쪽이다.(*13)

■ 방황의 바다의 마술사는 1년에 한 번 본거지의 문이 열릴 때 외에는 절대 신입을 받아들이지 않지만 지즈는 모나코에서 멜빈 웨인즈, 예 스젠, 알레트 에스칼도스를를 제자로 삼았다.(*14)

■ 지즈는 선생으로서 일류로, 그 재능은 한 마디 툭 던져주는 것으로 마술사를 진화시키는 로드 엘멜로이 2세의 교육능력과 동등하다. 그 결과 마술사 멜빈 웨인즈를 제자로 받아들이곤 반나절 만에 한정적이나마 신대의 마술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버린다. 그렇게 스승으로서의 스팩은 둘이 비슷하지만 지즈는 제자를 도구로 보고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제자를 소중히 한다는 차이가 있다.(*15)
한편 그의 교육은 동양의 사상 마술 사용자에게도 통한다. 현대 마술 따위는 먼지에 불과한, 진짜 신대의 사상 마술은 지금은 산령법정 맴버들의 특권이지만 이것을 지즈에게 하루아침에 신대 마술을 쓸 수 있도록 교육받은 현대의 사상 마술 사용자 예 스젠이 해낸다.(*16)
단지, 지즈가 아무리 뛰어나도 신대의 마술을 현대의 마술사와 단독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들 하는데, 그건 사실 지즈의 제자로 위장해 있던 바이 뤄롱이 신대의 신 자그레우스였고 지즈의 중계로 자그레우스와 계약을 한 것이었다.(*17)

■ 신대의 마술은 지즈의 유성체가 죽어버린 시점에서 사라져 제자들은 보통 사람으로 돌아갔다. 멜빈 웨인즈의 경우 그 부작용으로 마술회로가 비명을 지른다 한다.(*18) 예 스젠은 충격을 받았지만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다는 생각으로 어떻게 넘긴다.(*19)


고유결계 유성체, 행성 창조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에 나오는 지즈의 정체는 별을 창조하는 고유결계 유성체였다.

■ 과거 이젤마 사건에서도 나왔듯 마술 세계에 있어 아름다움은 마술이 될 수 있으며, 비정상적으로 아름다운 지즈도 그에 속한다. 그리고 반 펨이 아무리 꼬드겨도 지즈의 신전의 위치를 말하지 않은 바이 뤄롱의 태도, 신대의 마술에서 신전이 가지는 중요도를 생각하면 지즈의 육체 그 자체가 신전이란 결론이 나온다.(*20) 본질이 없는 공상 부류에게 있어 무기 그 자체인 것이 아름다움이다. 그 공상과 극히 가까운 신비로 공상구현화와 고유결계가 있음을 말하며 여기까지 종합하면 지즈의 정체는 신대의 마술사이자 신전이며 동시에 고유결계가 된다.(*21) 본래 고유결계는 장시간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니며 그걸 피하기 위해 모 흡혈귀 씨의 고유결계처럼 몸 속에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지즈의 경우에는 반대로 자신의 몸을 버리고 고유결계 자체를 육체로 만들었다 한다. 이렇게 된 건 기원탄에 맞았을 때 그것이 지즈라는 죽음을 끄집어내면서 그가 준비하고 있던 마술을 일시적으로 빼앗았기 때문이다.(*22)

■ 2세는 지즈의 와이더닛을 절반만 알 것 같다 한다. 지즈가 담당한 방황의 바다의 문은 보존(게논)이니 보존된 신의 이용방법이 그들의 오의인 비닉신리가 되며 지즈가 에르고와 바이 뤄롱을 갖고 하려 한 짓은 그가 살았던 신대보다 더욱 고대로 세상을 되돌리려는 것 아니냐 한다. 이에 지즈는 확실히 절반만 맞다 하며 자신의 썰을 풀기 시작한다.(*23) 생명의 방향성적인 문제로서, 지즈는 우리가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죄를 짓도록 만들어진 것이 우리라 한다. 보다 강하고 현명하고 상냥하고 아름다운 곳을 지향할수록 인간은 원죄를 짓는다.(*24) 이걸 마술사적으로 접근할 경우 인간은 생명의 방향성이 발생한 단계에서 고정되었으며 애초에 선택지초차 없이 질투하고 시기하고 증오하고 낭비하도록 처음부터 설정되어 있으며 그 죄를 묻는 건 처음부터 무의미했다는 일종의 결정론을 이야기한다.(*25) 그렇기에 실패한 것은 인간이 아니라 인간을 창조한 부모이며 그 부모.... 별에게 책임을 묻는 게 합당하다 한다. 그가 지금까지 해온 건 인간의 부모가 될 새로운 별을 만들려 한 것이다.(*26)

■ 로드 엘멜로이 2세는 현대 천문학에서 말하는 행성과 마술 세계에서 말하는 별은 다르니까 행성이 하나 늘어도 그 자체는 문제 없을 것이라 한다. 문제는 그 별을 만들 재료였다. 신이란 이야기의 주형이고 세계의 알이며 역사 그 자체이므로 행성의 소재가 될 수 있다 한다. 그래서 거기 써 먹으려고 에르고와 바이 뤄롱을 준비했다. 그가 만들고자 하는 행성은 극히 작았기에 대충 지구의 지표의 1%인 모나코와 코트다쥐르를 써먹겠다 한다. 별을 만든다는 건 근원에 도달하는 것과 같은 대위업이고 그걸 그 정도 희생으로 이룰 수 있다면 시계탑의 마술사 적 마인드로는 남는 장사고 거절할 이유는 없을 거라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인정한다. 하지만 에르고가 희생되기에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27)

■ 이를 이루기 위해 모나코에서 벌인 일은 아직 완성된 술식이 아니었다. 고유결계란 한 번 완성되면 바꿀 수 없는 것이었기에 그는 자신이란 고유결계를 완성시키지 않고 2000년 넘게 계속해서 수정에 수정을 거듭 중이었다. 자신의 영혼의 핵에 신념이라는 씨를 뿌리고 사상이라는 울타리로 둘러싸고 동경이나 집념이란 물과 비료를 주고 가끔은 자신의 마음의 가지치기를 해 심상세계를 관리해 왔다. 지즈가 편안하고 인간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근본적으로 다른 생물과 이야기하는 것 같은 비인간적인 인상을 보인 건 이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고유결계는 이번 선상연회가 끝나는 오늘 완성된다 한다. 즉, 별을 만드는 고유결계다. 그가 마술적으로 아름다웠던 건 별이 아름답기에 그걸 만드는 고유결계로서 아름다웠던 것이다.(*28) 정체를 드러낸 지즈의 몸은 빛나며 블랙홀 마냥 폭풍을 빨아들이고 있었고, 2000년 분의 마력 출력으로 롱고미니아드 진명개방을 상쇄했다. 이 모습은 고유결계・유성체(固有結界・幼星体)로 정의된다.(*29)

■ 유성체는 전승 방어 같은게 아니라 그냥 단순히 마력 출력이 높은 것인지라 반 펨이 힘에 있어서 최강인 제7마성을 개문하자 곤란해졌다.(*30)

■ 유성체는 자신의 빛을 여러 개로 분열시켜 자신과 성질을 공유하는 인간형의 검사를 만들어낸다. 하나하나가 마력량만 보면 영령에 육박하며 내버려두면 무한 양산이 가능했다.(*31)

■ 유성체로서 계속 진화한다. 진화한 유생체는 앞으로 자신이 만들 새로운 행성에 적용할 개념인 '정체'를 시전한다.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는 낭비라는 졸속을 인정하지 못 한다며 내건 이 힘은 반 펨의 제7마성조차 정지시켰다.(*32)

■ 유성체에는 지속 시간을 오래 하기 위한 주술의 기법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방황의 바다가 주술과 사상 마술의 지식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33)


작품 내에서의 행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야코우 아키라가 납치되기 몇 달 전 야코우를 방문했다. 아코우의 도박장에서 돈을 긁어담는 것을 보고 야코우 아카네가 직접 대접했다. 지즈는 아카네에게 머지 않아 자기 제자가 이 곳에 와서 곧 다음 대 쿠로히츠가 될 아키라를 납치하러 올 테니 그걸 막아내면 자기 제자를 맘대로 해도 좋고 못 막으면 자기네가 쿠로히츠를 맘대로 하겠다는 내기를 제안한다. 지즈의 내기에 대한 지론을 들은 아카네는 딱히 손해 볼 것 없기도 해서 이를 받아들였다.(*34)

야코우 측은 내기를 승낙한 시점부터 자신들의 간타이에 바이 뤄롱을 먹일 생각이었다. 뤄롱이 삼킨 용과 야코우가 섬기는 신에게 공통점이 있어서 가능한 계획이었다.(*35) 반대로 말하면(뤄롱은 몰랐지만) 지즈는 내기에서 이길 경우 야코우의 오오나무치를 바이 뤄롱의 양분으로 삼으려 했다는 게 된다.(*36)

이러저러해서 야코우를 둘러싼 싸움이 일단락나자 지즈가 나타나서 2세 일행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여기까지 유도해 왔다고 이야기한다.(*37) 자기가 직접 에르고와 만나는 건 계약 위반인데 예정대로 아틀라스원이 에르고를 회수해버리면 재미 없다며 이번 일을 꾸몄다 한다.(*38) 2세는 이 쯤에서 제거해 버리려고 했는데 야코우 아키라가 뤄롱에게 의지하는 것을 보고 기분 잡쳤다며 자기가 내기에서 이겼으나 아키라를 받아가는 대신 아키라에게 새겨진 간타이의 절반을 야코우에게 넘겨주기로 하고 아키라에게 남은 절반의 간타이로 뤄롱의 식신충동을 억누르는 것으로 합의를 보자 한다. 2세는 료우기 미키야와 겐마와 약속했다며 아키라를 다치게 하지 말아달라 하고 뤄롱이 그걸 받아들였다. 다음에 만날 때 까지 뤄롱을 단련시킬 테니 그 쪽도 힘을 조율하라 한 후 공간전이해서 떠나버린다.(*39)

이후 바이 뤄롱에게 걸린 '가장 끝에서 주춧돌 되는 꿈의 탑(롱고미니아드 뮤토스)'을 걷어내는데 신대에게서도 보기 드문 봉인으로 자기 정도의 실력자가 아니면 100년이 지나도 그대로일 거라 한다.(*40) 에르고를 내버려두는 건 그가 삼킨 세 번째 신이 특별해서 쉽게 정체를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 하며 로드 엘멜로이 2세라면 그 정체를 빨리 간파할지도 모르겠고 이 실험의 시작은 시계탑이 설립되기 전의 일인데 그 시계탑의 재능 없는 로드가 관여한다는 게 아이러나하다 한다.(*41)

에르고가 프톨레마이오스에게 시공 거품으로 납치당할 적 거품을 통해 과거 기억을 보는데 대도서관 3층 금서고에서 그에게 신을 먹였다는 3인인 무시키, 지즈, 그리고 모르는 한 명이 보였다. 지즈가 한 명은 배신할 줄 알았다 하자 무시키가 주먹을 날리는데 지즈는 현대를 기준으로 텐 카운트인 마술 결계를 호흡하듯 만들어 받아낸다. 아무튼 셋은 일을 시작하는데 이름 불명의 아틀라스원의 마술사가 장소를 제공했고, 지즈는 마술식을 제공했고, 무시키는 그릇을 찾았다 한다. 그리고 비통해하는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에르고의 시체로 보이는 것을 들어올리곤 자신의 젊은 군주 알렉산드로스 4세를 맡기는 장면에서 기억이 끊어진다.(*42)

이집트 편의 마지막에 플랫 에스칼도스가 전화로 자기가 모나코에서 지즈랑 같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서 모나코로 향하게 된다. 그렇게 모나코에서 플랫과 같이 있는 지즈를 마주한다.(*43)

에르고는 료우기 미키야와 약속한 대로 야코우 아키라의 행방과 덤으로 바이 뤄롱의 행보를 지즈에게 묻는데 지즈는 뤄롱이 성창의 그림자를 뜯어내는 과정에서 다쳐 요양 중이지만 슬슬 복귀할 만 하고 아키라는 뤄롱이 철저히 보호해서 자기는 손 댄 적 없다 한다.(*44)

지즈는 무시키라면 한 번 싸운 이상 죽을 때 까지 싸운다고 말하겠지만 자긴 다르다며 로드 엘멜로이 2세 측과 일본에서 생긴 갈등을 싸움이 아닌 도박으로 해결해 보자 한다.(*45) 의식의 흐름처럼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도박을 좋아하는 지즈가 2세랑 자화자찬하며 떠들다 도박하러 반 펨네 유람선에 온 거라 하는 지즈는(*46) 내기를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반 펨과 도박을 해서 진 쪽이 이긴 쪽의 소원을 들어주고, 둘 다 질 경우 반 펨의 소원을 이루어주자 한다.(*47) 그리고 참가자는 자기 제자를 플레이어로 내보낼 수 있다 한다. 정체가 알려져서 신뢰가 무거워진 에르고가 자신을 써도 상관없다 하자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이 제안을 승낙한다.(*48) 지즈는 밥값이라며 모나코의 명물 바르바주앙을 시켜주고 간다.(*49) 이게 묘하게 대호평이었다.(*50)

플랫 에스칼도스가 지즈를 만난 건 반 펨 관련 이야기를 찾던 플랫의 해킹에 지즈가 편승해 온 것으로 처음부터 노렸다 한다. 신대의 마술사 답게 해킹의 천재 플랫 에스칼도스의 도주를 앞지르더니 자기도 마술 해킹에 조예가 있다고 밝혔다 한다. 그 뒤로 해킹 동료 같은 게 되서 마술식의 조합이나 마술기반과 앵커의 월령별 세팅이니 뭐니 떠들었다.(*51) 지즈가 접근해 도박을 제시한 이유는 처음부터 반 펨에게서 뭔가 받아내고 싶은 물건이 있어서라고 짐작되었다.(*52)

이야기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와중 그럼 펨의 선상연회의 참가비인 100만 유로는 어쩔 거냐는 이야기가 나온다.(*53) 2세에게 그 정도의 돈은 없는지라 그걸 무담보로 빌려줄 만한 멜빈 웨인즈에게 연락한다. 하지만 저 쪽에 이미 지즈가 개입한 상태였고, 멜빈은 방황의 바다 쪽 뭔가 훌륭한 물건을 담보로 지즈에게 돈을 빌려준 후 이미 모나코에 머물고 있었다. 그래서 돈은 못 빌려준다 한다. 2세의 평으로는 저 놈은 자기보다 지즈에게 붙는 편이 더 재밌을 거라 생각해서 이런 것 같다 한다.(*54)
이제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시체가 내일 아침 모나코 바다에 떠다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는데 멜빈은 즐거워 보인다. 2세와 친해지느니 빨리 죽는 편이 낫니, 2세와 통화한 휴대폰이 자신에게 단 하나 남은 인간의 조각성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니 한다.(*55)
그러곤 지즈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랑 지즈의 예상대로 2세가 돈 빌려달라 전화해 온 걸 알린다. 앞으로 2세가 돈 빌리는 과정을 못 봐서 아쉽니 하던 와중(*56) 지즈는 자기 제자도 이번 연회에 참가할테니 2인분 돈을 내놓으라 한다. 후에 그 제자의 정체는 멜빈 웨인즈 본인으로 밝혀진다.(*57)

모나코 뒷골목에서 토오사카 린과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와 엮이게 된 바이 뤄롱은 아버지 지즈가 에미야 시로를 잡아다 반 펨을 이긴 방법을 묻고 싶다 해서 찾는 중이라 한다. 토오사카 린은 이를 듣고 지즈와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악연을 이번 선상연회로 정리하며 동시에 지즈가 반 펨에게 뭔가 받아내고 싶은 물건이 있다는 걸 알아차린다.(*58)

이후 오랫동안 등장이 없다가 작중 인물들이 반 펨의 선상연회 1라운드를 통과해 도대체 돈을 얼마나 들였는지 짐작도 안 되는 카지노선의 통로를 지나 배의 상층부에 위치한 선상연회가 열리는 VIP룸에 도착하자 지즈가 죽어 있었다.(*59) 도대체 방황의 바다의 마술사가 이렇게 맥없이 죽어 있나 당황하는 동안(*60) 여섯 딸과 함께 등장한 반 펨이(*61) 지즈가 온 몸의 마술회로가 엉망진창이 되어 마술을 쓸 수 없는 상태로 죽었다는 걸 밝힌다. 즉 자연사가 아닌 살해당한 것이다.(*62)

한편 지즈에게 돈을 대 줬다는 멜빈 웨인즈가 나타나 자기가 지난 반나절 동안 지즈의 제자가 되어 지금까지 시계탑에서 달성한 수십 년의 노력에 버금가는 성과를 얻었다고 주장한다. 방황의 바다의 마술사가 외부에서 제자를 받는 일은 없지만 멜빈은 자신의 말을 증명한다며 즉석에서 신대의 마술을 사용한다.(*63) 멜빈 웨인즈가 이렇게까지 한 건 로드 엘멜로이 2세를 해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뿐이 되는 관계가 되고 싶어서였다 한다. 그리고 자신도 선상연회의 참가자임을 밝히며 선상연회를 배경으로 십수 년 간 갈망했던 2세와의 싸움을 선포한다.(*64) 반 펨은 첫 번째 게임이 끝났으니 내일 두 번째 게임을 공지하겠다며 은근슬쩍 2세에게 에미야 시로를 빨리 찾아 오라는 독촉을 하곤 가 버린다.(*65) 다들 멜빈 웨인즈가 지즈의 죽음에 관련된 거 아니냐 하자 멜빈은 이 배의 진짜 이름이 사선 환희선인 시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 필연 아니냐 한다.(*66)

방으로 돌아온 후 지즈가 왜 죽었는지에 대해 고찰하던 중(*67) 지즈의 상처가 케이네스 엘멜로이 아치볼트의 시체에 남은 것과 같은 걸 파악해 지즈의 마술회로를 작살낸 탄환의 정체가 기원탄이며, 에미야 키리츠구 사후 유출된 것을 알게 된다.(*68)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와 예 스젠은 지즈의 시체를 보고 20년 전 모나코에서 에미야 키리츠구가 악명을 떨치던 시기를 떠올린다.(*69)

지즈가 남긴 주요 쟁점을 정리하면 지즈의 죽음, 생전 지즈의 목적, 지즈의 제자가 된 멜빈 웨인즈가 된다.(*70) 2세가 멜빈에게 얻을 것도 없으면서 왜 선상연회에 참가했냐 하자 멜빈은 지즈가 죽었으니 제자로서 참가하는 것이라 한다. 자기가 이기면 지즈의 새로운 유언이 나올지도 모르겠다고도 한다.(*71) 대체 지즈가 멜빈에게 어떻게 해서 신대의 마술을 전수했냐 2세가 묻는데 이리저리 말한 걸 요약하면 '지즈가 스승으로서 알려주지 말라 했다' 로 정리되었다.(*72) 이후 로드 엘멜로이 2세와 멜빈 웨인즈는 선상연회 2라운드에서 그간 쌓은 울분을 쏟아내는 도박을 하게 된다. 승부는 2세의 승리로 끝났다.

한편 선상연회에서는 그간 존재감이 없던 아젤이 지즈의 참가권을 양도받았다는 플랫 에스칼도스의 어머니 아렛 에스칼도스에게 패배했고 플랫의 어머니가 3회전에 진출했다는 선언이 들려온다.(*73)
그리고 플랫 에스칼도스가 느닷없이 죽은 지즈가 또 한 명의 제자를 만든 것 같다 한다.(*74)

한동안 언급이 없다가 멜빈 웨인즈가 예 스젠과 플랫 에스칼도스에게 자신이 긴급하게 조사하거나 대처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며 둘에게 협력을 요청한다.(*75) 그를 따라가 보니 멜빈의 개인실은 신대의 마술을 응용해 생전과 사후를 기준으로 결계를 쳐 봉쇄하고 있었다.(*76) 그 안에는 여름의 해변이 구현되어 있었고 바다 속에는 지즈의 시체가 있었다. 멜빈이 지즈의 제자가 되기 전부터 구상했었던 이 공간은 술식만이 살아 있으며 술식의 초점이 지즈에게 맞춰져 있어서 지즈를 죽어 있지만 죽어 있기만 하지 않은 상태로 유지 중이었다.(*77) 멜빈에 따르면 지즈는 언제 죽어도 되도록 준비하고 있었으며 선상연회가 마지막에 도달하면 누가 뭘 하건 자기 계획이 진행되도록 판을 짜 놨다 한다. 그걸 막기 위해 멜빈이 이러한 시설을 통해 그를 시체 째로 봉인하고 있었지만 지즈가 일으키는 현상 때문에 그게 점점 위태해지고 있었다.(*78) 신대의 마술은 대규모 술식일수록 현대 마술 이상으로 의존하는 것이 신전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지즈의 시체를 매개로 지즈의 신전으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셋은 그 곳으로 들어갔다.(*79) 참고로 지즈의 신전 공방은 모나코 어딘가에 있으며 지즈가 뭔가 손을 써 둬서 지즈 사후에도 모나코 일대에 일종의 마술 의식이 침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반 펨은 바이 뤄롱에게 지즈의 신전의 위치를 캐뭇고 싸우기까지 했다.(*80)(*81)

선상연회의 두 번째 휴식시간에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지금까지 모인 정보로 고찰을 한다. 그레이와의 대화로 마찬가지로 아름답다는 키워드를 통해 세계란에 의한 고유결계를 떠올렸다.(*82) 지즈는 모나코를 이용한 거대한 술식을 남겼다.(*83) 반 펨은 그저 취미이자 삶의 보람으로 사선환희선을 움직이고 있지만 그 항로는 영맥에 위치한다. 지즈의 술식은 선상연회 그 자체를 이용한 마술이다.(*84) 일반적으로 타인이 설치한 마술에 간섭하는 건 극히 어렵지만 선상연회는 그 자체가 마술이 아닌 마술적인 이벤트일 뿐이라 간섭이 가능했다. 그것도 아직 반 펨이 지금의 선상연회의 형태를 갖추지 않은, 에르고의 실험이 시작될 즈음부터 간섭을 준비해 왔다.(*85) 도박의 유래가 신명재판(오딜)임을 이용했는데 거기서 최대 효과를 내려면 지즈나 그 계약자가 이길 필요가 있었고, 그래서 자그레우스를 이용해 선상연회에 참가할 만한 상대를 모조리 자신의 제자로 포섭했다. 이는 2라운드에 난입했던 바이 뤄롱도 해당되며, 결과적으로 마지막 3라운드에서 바이 뤄롱이나 알레트 에스칼도스가 이기면 지즈의 목적은 성립한다.(*86)

그레이가 기원탄에 당한 걸 에르고가 치료하는 과정에서 심령수술을 하는데 지즈가 야코우 아키라의 안쪽에서 신을 절반 적출할 때의 기법을 환수를 사용해 재현한 것이다.(*87) 이 작업은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둘은 느닷없이 정신세계 비슷한 곳으로 빠진다. 이 천리안과도 같은 특수현상에서 그레이와 에르고는 지즈가 카사를 이용해 모나코에 적용시킨 술식을 찾는다. 그러자 지즈의 신전에 들어가서 그의 시체를 상대로 뭔가 의식을 하는 플랫 에스칼도스, 예 스젠, 멜빈 웨인즈의 모습이 보이다가 지즈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안 죽었다던가 그런 건 아니고 일종의 기록으로 남았다 한다. 무시키는 사정 상 자신을 죽일 수 없고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이라면 자신을 죽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지즈의 기록은 기억이 완전 동기화된 게 아니라 누가 자길 죽였는지는 모른다 하며, 그레이가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 들은 그의 계획(절반만)이 사실이냐 캐묻자 말 돌리듯 강화 VR 같은 느낌으로 선상연회 3회전 2라운드가 막 시작하는 투기장을 출력하곤 구경이나 하자 한다.(*88)

3회전 2라운드의 내용은 히드라 항목을 참조하도록 하고, 하여간 투기자인 토오사카 린과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가 이겼다. 3라운드 배팅의 결과는 마술회로 50개까지 걸어 투기자 듀오가 KO 승리할 것에 1200개 건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가 3600개로 돌려받았고, 히드라의 KO 승리에 1000개를 건 알레트 에스칼도스가 몰수당했고, 로드 엘멜로이 2세가 투기자 듀오가 최종 라운드에서 KO 승리할 것에 자신이 가진 2200개의 코인 중 2000개를 걸어 만 개로 돌려받았다.(*89)
그리고 바이 뤄롱은 모든 코인을 투기자의 KO승리에 걸었다. 총 13000개가 된 뤄롱을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길 수 없어 끝나나 했으나 2세가 머리를 쓰기 시작했다. 일단 이전 룰의 설명에서 3회전에는 걸 수 있는 코인이 무제한이라는 룰에서 사실 이 갬블이 복수의 갬블러가 동맹을 맺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는 것을 간파했고 2세는 자신의 코인을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에게 만 개 넘겼다. 참고로 반 펨도 그런 룰 못 들었어라는 반응이었는데 이건 평소의 선상연회가 반 펨과 도전자의 1대1 대전으로 이루어졌고 이런 복수 이상의 참가자기 있는 연회가 오랜만이라 개최자이면서 그의 딸들이 만든 룰을 전부 파악하고 있지 못 해서였다.(*90) 이시리드는 3라운드가 막 시작할 때 2세에게 염화로 이 거래를 제안받았고 그냥 해서는 자신이 이길 가능성은 0이기에 받았다 한다.(*91) 최종적으로 이시리드가 13100개로 13000개인 바이 뤄롱을 100개 차이로 앞섰다.(*92)
이를 지켜보는 지즈의 기억은 2세와 자신의 내기가 '반 펨에게 이긴 쪽에게 진 쪽이 따른다' 였기에 하여간 자기 제자인 바이 뤄롱이 반 펨보다 코인을 많이 얻었으니 자기가 이긴 것 아니냐 한다.(*93)
여기서 2세는 선상연회의 결착을 멈출 것을 요청하는데 그건 지즈의 살해자가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이라는 이유였다.(*94) 앞서 2세는 선상연회에서 살인을 저지른 자가 나온다면 승자가 없는 몰수 경기로 하자는 룰을 확인했는데 이는 자신이 연회 도중 살해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기도 했지만 이렇게 자기가 못 이기는 상황에서 근본부터 뒤집어버릴 것도 상정했기 때문이다.(*95)
그 다음은 왜 이시리드가 범인이냔 것인데, 그 근거는 그가 2세의 제안에 따랐기 때문이다. 이시리드가 그냥 평범하게 선상연회에 참가한 거라면 굳이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할 마술회로를 50개 씩이나 걸어 바이 뤄롱에게 도전하는 모험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반 펨을 꺽기 위한 코인의 확보는 그냥 2세에게 전달받은 코인만으로도 문제가 없었다.(*96)
뒤이어 2세가 이시리드에게 반 펨의 비보로 노리는 게 뭐냐 묻자 대답하지 못 한다. 침묵이야말로 대답이었다.(*97)
그럼 물증을 대 보라고 이시리드가 요구하자 2세는 저스트의 인형이 아젤의 모습으로 나타났던 걸 이야기한다. 애당초 모든 것을 꽁꽁 싸매고 주술사라면서 주술을 사용한 적도 없는 아젤은 존재하지 않는 인간이었으며, 이시리드가 지즈를 죽이기 위한 수단인 저스트의 인형을 사선환희선에 들여보내기 위해 이시리드가 의 지부장으로서의 권한으로 날조한 자가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지즈가 저격당할 당시 이시리드와 아젤은 같이 있었고, 그렇게 아젤이 임무를 완수하자 그는 알레트 에스칼도스에게 의도적으로 패배해서 모습을 감추었다.(*98)
그럼 자신이 지즈를 죽인 동기를 대 보라 이시리드가 요구하자 2세는 이시리드의 목적이 선상연회를 이용한 지즈의 술식을 멈추고 싶은 거 아니냐 한다. 반 펨과 알레트 에스칼도스는 지즈의 술식의 정체를 몰랐기에 각자 의심과 흥미를 보였다.(*99)
이시리드는 지즈를 죽이면 술식이 멈출 거라 생각했지만 이 술식은 이전에 2세가 간파했을 때 언급한 대로 지즈가 죽어버려도 그 제자들이 선상연회의 참가자로 있을 경우 유지되었다. 그렇기에 지즈가 사망한 후 도주하지 않고 끝까지 선상연회에 남아 제자들을 상대로 이길 필요가 있었으며, 마술회로까지 걸어 바이 뤄롱을 이길 필요가 있었다 한다.(*100)
에르고의 예측으로는 2세는 아마 이시리드에게 동맹을 제의할 때 투기자의 한정 승리에 걸라 요구하면서 그걸 들어주지 않으면 자신이 코인을 양보하지 않았을 거라 한다. 이 조건대로라면 이시리드가 뤄롱을 이기기 위해 걸어야 할 마술회로의 숫자는 최저 46개였고 그 숫자가 애매하니 딱 떨어지는 50개를 투자했다는 결론이 나온다.(*101)
마지막으로 이시리드가 저스트에게 2세를 죽이게 만들려 한 건 지즈와 개인적인 내기를 하고 있는 2세의 죽음이 지즈의 술식을 멈추기 위한 요소가 될 지 몰라 건 것이라 한다.(*102)
추리가 끝나자 그걸 정신세계에서 바라보던 지즈의 기억은 근본적으로 위상을 어긋나게 해 자신과 에르고, 그레이를 연회의 특별실에 실체화 시키곤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에게 왜 자신을 죽였냐 묻는다.(*103)
이시리드는 자신의 조상이 지즈임을 실토한다. 선상연회 2회전 블랙잭 대결에서 그는 자신의 조상이 떠돌이 여행자라 이야기했는데 그게 지즈였다. 그 당시 '여행자는 마술각인을 넘겨주지 않았다' 고 하는데 진실은 애초에 신대의 마술사인 지즈에게 마술각인이란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시리드는 그 여행자가 주변 토지 정리를 해 줬다 하는데 그 작업이 선상연회를 이용한 술식을 만드는 것이었다.(*104)
이시리드의 동기는 지즈가 어떤 목적도 주지 않고 마술사의 재능과 모나코라는 특별한 영지만 두고 떠나버린 것이었다. 게다가 모건 파르스라는 가문이 어쨌든 수백 년의 역사를 쌓은 시점에서 지즈가 다시 들렀다 하는데 당시 지즈는 이제 이 토지를 사용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만 내렸다. 모건 파르스가 협력하라는 말은 커녕 방해하지 마란 말 조차 없었다 한다. 마술사라는 인종이 2000년 간 목적 없이 살아왔다는 건 보통 사람 입장에서야 그게 무슨 살해 동기냐 할 지 몰라도 선조에게 있건 없건 상관없는 무가치적 존재라 선언받은 건 심적인 타격이 컸다 한다.(*105)
다만 이시리드 본인도 이게 시기 질투 같은 감정이라 인정했다. 모건 파르스는 대성했지만 그래도 신대의 마술사에게는 발끝도 못 미쳤다. 그는 개쩌는 선조에게 질투했고, 그 선조님이 2000년 이상 계획한 것을 전부 부수고 싶었다 한다.(*106) 하지만 정작 지즈를 죽여도 술식은 멀쩡했기에 선상연회의 승리자 권한으로 박살내고자 했고 그래서 2세의 트랩에 걸렸다.(*107)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는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 자신들 같은 부류를 표본처럼 늘어놓은 결과 약탈공이 된 거 아니냐 한다. 이에 2세는 매일 자신이 대마술사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하며, 그렇지 않은 자신을 받아들일 용기가 없다 한다. 용기만 있으면 마술사로서 대성하겠다는 꿈을 포기하고 2세 따위를 자칭하지 않았을 것이며, 자신이 2세랍시고 떠드는 건 성적표를 숨기는 아이와 같고 이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무너졌을 지도 모른다 한다.(*108) 그런 어리석음을 포기하지 않는 자신은 이번 여행을 통해 각오를 다졌다 하며, 그렇기에 모건 파르스의 2000년이 어떤 결실이 없었다 해도 비웃지 않는다 한다.(*109)

지즈의 기억은 이걸 보고 자신이 현대의 마술사를 이해할 일은 없어도 인간의 심리는 신대에도 통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한다. 이에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이전에 절반까지만 고찰한 지즈의 진정한 목적을 해체해 보겠다 하며 지즈는 그 도전을 받아들였다.(*110)

자세한 내용은 상단의 설명을 참조하도록 하고, 아무튼 지즈의 정체는 새로운 인류를 위한 새로운 행성을 창조하고자 하는 미완성의 고유결계였다. 그는 자신의 정체에 대해 부연설명하면서 바이 뤄롱에게 에르고를 포박하게 한다. 그리고 이번 로드 엘멜로이 2세와의 내기에서 자신이 졌다면 자신의 목적은 파탄날 것이었지만 2세가 마지막을 몰수 경기로 만들었기에 이긴 건 아니지만 진 것도 아니라 지금 몰수 시합이라는 결과의 확정으로 운의 편향이 사라지기 전인 이 자리에서만은 불완전하지만 자신의 목적을 추구할 수 있다 한다.(*111)
만약 갬블의 결과가 어느 한 쪽의 승리로 끝났으면 이긴 쪽의 의사가 반영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겠지만 몰수 경기가 된 이상 서로 타협하지 못 하므로 힘으로 상대를 꺾을 수 밖에 없었다. 고로, 그레이가 롱고미니아드 진명개방으로 선빵을 날렸다.(*112) 둘이 충돌한 여파로 고유결계 특유의 재배치 현상이 발생해 일부를 제외한 전원 사선환희선의 갑판에 모이게 된다.(*113) 사선환희선은 둘러싸던 안개를 폭풍으로 만들어 누군가 도망치는 걸 막게 했다.(*114)

한편 지즈의 힘이 전승 방어 같은게 아니라 그냥 단순히 마력 출력이 높은 것임을 안 반 펨은 제7마성을 개문한다.(*115)
반 펨의 제7마성의 정체는 사선환희선을 분해해 재료로 삼아 힘과 융합시킨 것으로, 약 100M 정도 사이즈의 거대 로봇, 골렘이었다. 그 주먹의 힘은 레일 체펠린의 마안대투사를 능가하며 한 방 한 방이 그레이의 롱고미니아드에 필적했다.(*116)
이에 대응하는 지즈의 유성체는 자신의 빛을 여러 개로 분열시켜 자신과 성질을 공유하는 인간형의 검사로 만든 후 공격해 온다. 하나하나가 마력량만 보면 영령에 육박하며 내버려두면 무한 양산이 가능했다.(*117)

지즈에게 포박되었던 에르고가 정신을 차리자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그가 삼킨 마지막 신의 정체를 밝히기로 했다.(*118) 앞선 두 신이 물과 바다에 관련된 손오공과 세트였으니 세 번째 신도 물에 관련되었을 거라 한다. 거기에 에르고의 정체가 알렉산드로스 4세임을 고려하면 들어맞는건 오케아노스였다. 그리스 신화에서 신, 또는 흐르는 물 그 자체다. 이스칸달 왕이 자신의 목표인 세상 끝의 바다에 붙인 이름이기도 했다.(*119) 밝혀내는 것 자체는 간단했지만, 그 정체가 문제였다. 페이트 그랜드 오더에서 처음 공개된 대로 타입문 세계관의 그리스 신들은 우주에서 찾아온 기계생명체들이었고, 그건 오케아노스도 다름 없어 하늘을 나는 배였다. 신대의 인간인 지즈는 그걸 지식으로 알고 있었지만 현대의 인간인 로드 엘멜로이 2세가 그런 걸 알 리가 없었기에 오케아노스란 신을 묻는 데 위화감을 느끼고 망설임을 품고 있었다. 한 가지 복선이 있었는데 바이 뤄롱과 에르고가 일본에서 싸울 적 뤄롱은 모든 것을 분자로 분해했던 와중진동(渦重振動)이란 걸 썼었다. 이것이 그리스 로봇들의 기술의 편린이였다.(*120)

에르고가 새로운 신을 얻으면 그게 곧 역전하는 키였기에 이번에도 기대했지만 오히려 오케아노스가 밝혀지자 그 힘은 지즈가 강탈해서 그의 고유결계 유생체를 다음 단계로 이행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121)
진화한 유생체는 앞으로 자신이 만들 새로운 행성에 적용할 개념인 '정체'를 시전한다.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는 낭비라는 졸속을 인정하지 못 한다며 내건 이 힘은 반 펨의 제7마성조차 정지시켰다.(*122)
빛의 검사들이 기습을 준비하던 토오사카 린과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의 반격을 봉쇄했다. 롱고미니아드가 안 통하고 오케아노스를 밝혀냈음에도 의미가 없고 마지막 기습마저 실패해 모든 것이 끝나나 했다.(*123)

그 때 저스트와 에미야 시로가 난입했고 지금까지 서로 맛물리지 않고 헛돌아서 알 수 없었던 저스트의 수수께끼가 밝혀진다. 저스트는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의 아들이자, 지즈의 손자였다. 지즈가 맥없이 죽어버렸던 건 저격을 한 저스트가 지즈의 혈연이라 자동방어 술식이 작동을 안 한 것이었다. 투구로 가리고 있던 저스트의 얼굴은 투구가 박살나 드러나자 이시리드와 지즈의 특색이 보였다.(*124)
이시리드는 자신의 아들에게 암시를 걸어 마술사 킬러로 써 먹고 있었다.(*125) 그리고 저스트의 마술회로는 선조회귀를 일으켜 현대의 마술과 호환이 되지 않았다.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을 익힌 건 그 쪽은 마술회로를 쓰지 않는 신비를 다루기에 저스트에게 호환이 되리라 생각한 이시리드가 모나코 지부 특유의 다른 마술협회와 거리가 가까워질 수 있는 특성을 살려 습득시킨 것이다. 여기서 이시리드가 지즈를 증오하는 이유 한 가지가 더 밝혀지는데 아들인 저스트가 지즈의 특성을 선조회귀해 모건 파르스의 마술을 계승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었다.(*126)
이시리드는 저스트에게 지즈를 죽이라 명령했지만 이 극한 상황에서 암시가 풀린 저스트는 오히려 이시리드를 쏴 버린다. 그는 지즈가 주장하는 새로운 행성을 창조해 죄 없는 인류를 만든다는 계획이 에미야 키리츠구의 공리주의적 사상으로 보면 옳다 한다.(*127) 그리고 지즈의 생명과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일반적인 관점의 아름다움이란 지성체가 자신의 분수에 만족하지 못 해 추구하는 쓰레기 같은 행위.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빛조차 닿지 않는 암흑. 모든 열기를 빼앗긴 우주공간을 추구한다면 전쟁 따위 안 일어남)도 긍정한다.(*128)
하지만 저스트는 자신이 잘못되었기에 구원받았으며, 지즈의 올바름은 탁상공론이라 한다. 자신은 성배전쟁을 조사하면서 에미야 키리츠구를 타락시키고 죽인 것이 에미야 시로라고 결론지었지만 그건 사실일지라도 진실과는 다를 지 모른다 한다. 진실은 살아있는 사람 수 만큼 있으며, 에미야 시로가 저런 인간이라는 것을 싫을 정도로 모았음에도 그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진실을 몰랐다 한다. 정의(저스트)라고 자칭하고 있었으면서 에미야 시로에게 있어서의 정의의 아군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었다며, 에미야 시로에게 에미야 키리츠구랑 약속했으면 당장 일어나 보라 한다. 이에 시로가 많이 익숙한 그 영창를 시작한다.(*129) 시로도 지즈의 사상이 에미야 키리츠구가 긍정할 것이며 틀리지 않았음을 알지만 키리츠구와의 약속을 지키고 저스트의 외침에 응하기 위해 빈사상태가 된 몸의 연명기능을 컷하고 생명을 쥐어짜 영창을 시작했다.(*130) 지즈의 고유결계 유성체는 시로의 영창을 막기 위해 빛의 검사들을 파견했고 나머지 일행이 전력으로 막아선다.(*131) 여하간 무한의 검제는 완성되었다.(*132)

이 때 조용하던 알레트 에스칼도스가 지즈의 계획대로면 에스칼도스의 토지인 모나코가 뭉개진다며 처음으로 그럴 생각을 한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구석에 숨어서 고유결계 유성체를 분석중이던 플랫 에스칼도스를 부른다. 같이 지즈의 신전을 조사하던 멜빈 웨인즈랑 예 스젠은 기절했지만 플랫은 정신을 유지하고 있었다. 알레트가 역겹다 하면서도 이번만은 실컷 날뛰어도 된다 하자 신난 플랫은 유성체가 뿌리는 빛의 검사들을 분석한 것을 토대로 지워버린다.(*133)

흐룬팅을 브로큰 판타즘시켜 그 성질을 퍼뜨린 무한의 검제와 지즈의 유생체가 뿌리는 빛의 검사들 간의 전쟁이 시작된다.(*134) 이는 지즈의 고유결계 유성체가 에르고가 분리되어 퇴화했기 때문으로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그 힘이 복구되어 강도에서 무한의 검제를 눌러 압도할 것이기에 그 전에 승부를 봐야 했다.(*135) 그래서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왕을 물어 에르고를 알렉산드로스 4세로 만들어낸다. 이에 대해서는 에르고 항목을 참조할 것.

각성한 에르고가 아득한 유린제패를 발동했다. 뒤이어, 이미 롱고미니아드를 사용해 연발이 불가능한 상태였던 그레이는 무한의 검제에 박힌 칼리번을 보고 본능처럼 뽑아냈다.(*136) 조금 여유가 생긴 반 펨의 제7마성이 움직여 지즈의 유성체로 향할 공간을 마련해 주었고(*137) 그 틈을 파고든 에르고가 좀 전에는 지즈가 역이용해서 불발당한 오케아노스의 신핵장전을 시전한다. 다른 신들처럼 화력병기는 아니지만 타이밍 좋게 외계의 우주선으로서 지즈가 구사하는 우주와도 같은 암흑공간에 내성을 발휘해 영향을 무시하게 했다.(*138) 그리고, 에르고와 그레이가 같이 잡은 칼리번이 진명개방을 이루었다. 에르고에게 왕의 자격이 있었기에 그 힘은 최대를 발휘해 지즈가 모든 방어를 긁어모으게 했다.(*139) 서로의 길항으로 끝났기에 지즈는 자신의 승리를 예감했으나 에르고는 최후의 히든카드로 톰슨 센터 암 컨텐더를 들고 왔다. 기원탄이 지즈를 관통했다. 일전 지즈가 기원탄에 맞고도 지즈의 기억이니, 유생체니 뭐니로 멀쩡히 복귀한 건 모든 술식을 정지시켜 자신의 시체를 드러내게 하는 것으로 영향을 피했던 것이었다. 이번엔 진짜 전력을 발휘하고 있었기에 그러지 못 했고 그의 마술회로가 끊긴 직후 칼리번의 참격이 지즈의 몸통을 반으로 토막냈다. 그것으로 승부가 났다.(*140)

지즈는 왜 에르고가 자신의 계획에 찬성하지 않았는가 물었고, 에르고는 지즈가 옳을 지도 모르지만 자신들이 살아 있기에 틀리다 한다. 특별한 심상세계인 고유결계를 만들기 위해 2000 년 간 변하지 않았던 지즈는 마음이 고정되었기에 살아 있는 생명의 답(살아서 몇 백 몇 천 번 변해서 끝내 쓰러졌을 때의 좌표)을 얻을 수 없다 한다.(*141)
그러자 지즈는 다른 자는 몰라도 시계탑의 로드이면서 고작 한 나라와 제자를 구하기 위해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자신이 추구한 행성의 미래를 닫고,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의 인류 구원을 붕괴시키고, 마술 세계의 한 나라보다 귀중한 보물들을 파괴하고 돌아다닌다는 점에서 부수는 것 밖에 못 한다며 저주나 받으라 한다.(*142)
그 순간 싸움에서 얌전히 있었던 바이 뤄롱이 지즈의 가슴을 꿰뚫었다. 처음 계약할 때 실패하면 목숨을 받는다는 내역이 있었다 한다. 지즈는 인간으로서 죽었고, 고유결계로서는 술식이 완성되지 않으면 언젠가 변질한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싶지 않아서 이쯤되서 바이 뤄롱의 손에 끝나는 것이 가장 나은 선택지라 한다.(*143)
지즈는 에르고의 말을 긍정했다. 변하지 않는 건 살아가는 것을 멈추는 것이며, 늦지 않았다 생각했지만 2300년은 너무 길었다 한다. 한편 바이 뤄롱이 이식 수슬을 어쩌구 한 점에서 자신의 바보 제자가 여기서 스승을 넘었다 한다.(*144)
무시키만 무사하면 배가 아프다며 그녀의 본체가 히말라야에 있음을 밝히곤 에르고의 기억 포화를 막을 마지막 단서는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다섯 신 중 밝혀지지 않은 마지막 신일 거라 한다.(*145)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자신과 내기하지 않았어도 지즈가 똑같은 짓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자신을 끌여들었다 파멸한 것에 묻자 그럴 경우 방해하는 녀석이 지금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라 반드시 더 나았을 거란 보장은 없고, 그런 짓은 내가도 안 한 체로 처음 부터 지는 것을 인정하는 꼴사나온 행위라고 실토한다.(*146)
반 펨이 폭풍의 결계를 해체시켜 주자 새하얀 달이 뜬 하늘이 보였다. 지즈는 달이 밉다 하며 파우스트에 나온 시간이 멈추라는 구절을 노래처럼 중얼거리곤 추해져도 좋다 한다. 그 말과 함께 지즈는 100세의 노인 같은 모습이 된 후 검은 먼지로 부스러졌다.(*147) 다들 지친 와중 반 펨은 확실히 지즈는 너무 길었고, 아름다운 것은 세계 어디에나 있을 텐데라 평한다.(*148)
바이 뤄롱은 마지막 무대인 히말라야에서 다시 보자며 떠났다.(*149)


지즈의 능력

신대의 마술이란 쉽게 말하면 고대 신들의 권능의 편린을 빌리는 것이다. 고대의 신들이 신앙을 잃고 자연현상의 하나로 되돌아간 현대에서도 신대에 신들과 계약을 맺은 마술사는 이제는 사라진 신의 힘을 빌리는 신대의 마술을 구사할 수 있다. 본래는 신대 시절부터 현대까지 살아 있는 마술사 같은 것이 존재하는 지 조차 의문이지만 서번트라는 개념 덕에 신대의 마술사가 서번트로 소환되면 멀쩡하게 신대의 마술을 쓰는 모습을 보여준다.(*150)
하지만 그게 어째서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오랬동안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신대부터 살아 온 인간 마술사 지즈가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에 나오면서 해명이 된다. 진 에테르가 없고 신도 사라진 현대에서, 신대가 끝나기 전 신령과 계약한 자는 조금 성능이 떨어질지언정 진 에테르 없이도 신대의 마술이 구사 가능하다. 영령들이 현대에 서번트로 소환되어도 생전 쓰던 고속신언으로 대표되는 신대의 마술을 멀쩡히 쓰는 건 이 때문이다. 현실의 인간의 경우, 지즈는 현대에 살고 있지만 신대에 신령과 계약을 맺었으므로 신대의 마술을 쓸 수 있다.(*151)
한편 반 펨에 따르면 신대와 현대는 행성의 환경이 전혀 다른지라 설렁 신대의 마술이 현대에 성립할 지언정 대부분의 신대 마술은 현대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만약 사용한다면 그건 몇 안 되는 예외라 한다.(*152)
반대로, 신대의 마술사가 현대의 마술을 쓸 수 있냐에 대해서는, 지즈가 모방동작을 통해 현대 마술을 에뮬레이터 같은 원리로 쓰는 것을 보여준다. 본래의 힘은 못 낸다 한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도 강해서, 플랫 에스칼도스가 다루는 최신 현대 마술인 해킹을 똑같이 해킹으로 압도한다.(*153)


이외, 지즈에 관해서 알려진 내용들

■ 바이 뤄롱은 아버지 지즈가 너무 마술사다워서 마술사답지 않은 게 로드 엘멜로이 2세와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지즈는 자신을 갈고 닦지 않고 사역마를 강하게 만드는 길을 택했다(아오자키 토우코의 방식과 비슷하다). 2세는 자신의 성장을 포기한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이 아닌 제자들을 강하게 만드는 형태가 되었으니 제자나 사역마나 같은 거 아니냐는 논리다. 2세는 학생이 성공하는 게 자신이 성공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학생의 손을 빌리는 건 자신의 힘의 부족하기 때문이고 그 미숙함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더는 내가 아니라고 부정한다.(*154)
이를 엿들었던 지즈는 2세가 시계탑 그 자체로 보인다며 그런 점에서 자기랑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한다.(*155)
한편 이 둘은 부모 자식이니 사제니 하면서 신뢰는 추호도 없고 최후는 서로를 죽이는 것이 될 것 같다 한다.(*156)
지즈의 죽음이 알려졌을때 바이 뤄롱은 양아버지라지만 지즈가 죽은 것에 별 감흥은 없었다. 수천 년 전의 사람이 살아 있던 말든 뭐가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다 한다.(*157)

■ 바이 뤄롱에게 그를 내기에 사용했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158) 그리고 뤄롱의 몸 속에 패스를 연결해 놓았고 내기에서 지면 그것이 종양처럼 내부를 좀먹어 영핵을 파내 무력화시키게 준비해 두었다. 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159) 그리고 뤄롱이 식신충동이 올 경우 굶주림과 내기의 계약 사이에서 미쳐버릴 테니 굶주림을 우선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160)

■ 지즈와 플랫 에스칼도스는 반 펨의 배에서 만났다. 플랫은 마술사로서 지즈의 능력을 간파하고도 나사가 빠진 대응을 하고 지즈는 플랫과의 대화가 좀처럼 맛볼 수 없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한다.(*161)

■ 반 펨은 지즈를 옛 친구라던가 오랜 친구라고 부른다.(*162)(*163)

■ 아날로그 레트로 게임에 능통한 정도를 넘어 수상한 뒷면 규칙까지 빠삭하다. 디지털을 선호하는 플랫 에스칼도스가 듣고 많이 배웠다 하며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이 어쩌구 한다.(*164) 덤으로 플랫이 지즈에게 히무로의 천지의 영웅사 대전을 츄라이 츄라이했다.(*165)

■ 지즈의 기억은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자력으로 자신의 이치를 알 수 있다면, 그가 신대의 마술을 배울 경우 마술사로서 대성할 수 있다며 자신의 제자가 될 것을 권유한다. 이에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신대의 마술은 자신이 사랑하는 마술이 아니며 자신은 현대의 마술사로 근원을 추구하며 남겠다 한다.(*166)

■ 일본에서 지즈가 후에 비옥한 초승달에서 만나자 한 것은 일종의 개념적인 의미로, 비옥한 초승달을 고대 오리엔트의 중심지라고 생각했을 경우, 신의 흐름을 쫓았을 때 이번 여행의 장소들은 원초에 있는 지점이라 한다. 길가메쉬 신화가 특별한 것도 세계 각지의 원초의 신화가 되어 신화의 주형이 되었기 때문이며, 그런 의미에서 신장주체(神臟鑄體)다. 신장주체는 간타이의 정식 명칭이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비옥한 초승달에서 만나자는 건 신이라는 이야기의 원초를 쫓으면 그 앞에서 지즈가 기다리고 있겠다는 말이었다 한다.(*167)

■ 생전의 이스칸달과 몇 번 이야기한 적이 있다 한다.(*168)

■ 반 펨은 일방적으로 지즈의 고유결계 유성체에게 이용당한 건 아니었다. 그의 선상연회는 마술 세계에서 일어나는 확률의 편향이 강렬했고 지즈를 결정적으로 박살낸 에미야 시로의 존재는 그 편향에 이끌린 것이다.(*169) 그게 가능했던 건 선상연회는 신명재판이란 의미에서 신에게 스스로를 들어내 살아있는 자에 대한 축복을 내렸기 때문이다.(*170) 그리고 확률의 편향이란 열역학 제2법칙의 마지막에 다가올 우주의 열적사를 회피할 유힐한 수단이며 선상연회를 약용한 지즈가 기획한 행성 창조가 웅대했던 건 반 펨이 기획하는 것과 닮아서 그랬다 한다. 하여간 밝혀지지 않은 엄청난 일을 하고 있지만 본인은 취미일 뿐이라 한다. 덤으로 취미이기 때문에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다 한다.(*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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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리웹 타입문 게시판(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family/3665/list?bbsId=G006&pageIndex=1&itemId=557)에서 퍼온 역자분들. 참고로 DC 달갤이랑 여기랑 둘 다 활동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 경우 그냥 적당히 한 쪽에 적음. : 수히나님, 문자 친구님, 명란빵먹고싶다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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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지킬 거 축약

● 여기는 공신력이 없습니다. 객관성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각주도 객관성이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습니다.
● 퍼 가실 거면 출처가 여기라고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갑질할 입장은 아니므로 강요는 안 합니다만...... 그러시면 제 의욕이 상실됩니다.
● 정리글만 보고 떠들면 사견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여기만 보지 말고 먼저 원작을 감상해 주세요.

좋은 소식

달갤에서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9권까지 번역이 완료되었습니다.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 9권까지 번역이 완료되었습니다.
츄라이 츄라이.


자료륾 못 구해 반영을 못 한 것들. 정보투고 환영중. 번역 부탁드려요...

● 페이트 프로토타입 창은의 프래그먼츠 사운드 드라마
여기서 보강된 내용이 엄청 많다는데 일알못이라 반영 못하고 있음.
번역 츄라이 하기엔 청해가 좀 빡실거 같긴 한데..... 최근 연재 시작한 코믹스판에 기대해 봐야 하나.

● 페이트 로스트 에인헤랴르 극광의 아슬라우그
프롤로그 말고는 번역이 없어서 반영 불가.
더군다나 1권만 나오고 페이트 레퀴엠 수준으로 유기된거나 마찬가지라.... 이건 번역해달라고 부탁도 못 하겠다.


그 외 사유로 반영 못 하고 있는것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사건부
부분번역과 마테리얼 참조해서 쓴거라 빠진 게 많음.
특히 관위결의 편은 큰 틀만 있고 자세한 내용이 없는 수준.
이유는...... 정발판 텍스트 내용 하나하나 받아적기 귀찮음. 그런 받아쓰기 작업은 월희 리메이크나 페이트 사무라이 렘넌트로 충분하다고......
혹시 텍스트 복사 붙여넣기가 가능한 정발 전자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그럼 사서 반영해 봄.

● 페이트 엑스트라 코믹스 폭스 테일
연재속도가 느린 것도 있고 귀찮기도 해서 놔버린 상태.
최신 밈이 스즈카 매독썰이라니 좀 깼다.

● 프리즈마☆이리야
비정사인데다 연재속도 느리고 귀찮아서 놔버림.
최근전개에서 뽕차는 최종전이 진행중이긴 한데 그래도 귀찮은걸.

● DDD
뒷부분 번역이 없는 건 둘째 치고, 보는 사람이 있긴 함?

● 히무로의 천지
완결났는데 번역이 없다.

● 타입문 학원 치비츄키!
전부 정발됬지만 7권에서 연중 유기되었다길레 나도 유기.

● 꽃의 미야코
작품이 연중으로 유기당했으니 나도 유기.

● 파이어 걸
그 운석새끼가 완결낸 작품이고 뒷골목 사츠키 히로인 12궁편에서 누가 나왔다는 건 들었는데... 관심있는 사람이 있긴 함? 나무위키에 항목도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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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에 인간과 밀접해 있던 사후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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注釈

*1 각주예시

*2 "그럼, 말하지. 방황해는 알고 있으려나?" 충격에, 아카네가 숨을 멈췄다. 그것은, 아무튼 서양권의 마술사에게 있어, 전설적인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방황해 발트안데르스. 다른 이름은 원협회(原協会). 세 개의 마술협회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아직도 신대의 마술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고 하는, 수수께끼에 싸인 조직이었다. "후, 후." 하고,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웃었다. "다행이야 다행. 그런 거 모릅니다 라고 하면, 내가 바보같아지니까 말이지. 뭐어, 내가 그 방황해 중 한 사람이란 거지만." 다시 찾아오는 충격을 견디고, 아카네가 시선을 든다. 이 운 좋은 멍청이였다가, 생초짜라고 훤히 드러내는 어리석음을 피로하거나 하는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그 방황해 중 한 사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 "당신, 누구?" "바이 뤄롱." 이름을 대면서, 수줍은 듯이 덧붙인다. "에르고의 친우이자── 그 녀석에게 신을 먹인, 방황해의 마술사의 제자야."(중략) "이쪽은, 방황해의 바이 뤄롱 씨입니다." "하?" 무심코, 느닷없이 얼빠진 목소리가 나와버린 것은 용서해줬으면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방황해에 속해있는 건 아버지고, 나는 그 제자라는 취급이지만 말이야."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 "우리 제자가 말이지, 세대교체가 끝날 때까지, 쿠로히츠를 납치하러 갈 거야."-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헢의 내용

*5 의외로 젊은 남자였다. 20세 전반 정도일까.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반듯한 용모였다. 도회지를 걸어다니면, 누구나 돌아보겠지. 천상의 장인이 정혼을 다해서 끌만 휘두른 듯한 콧대, 청춘이 결정화했다고까지 생각되는 빛깔이 잘 밴 입술. 속눈썹이 긴 눈꺼풀은 덮여있고, 웨이브진 머리카락이 목 언저리까지 뻗쳐있다. 회색 늑대(그레이 울프)와 닮은, 칙칙한 색의 머리카락이었다. 자리에 맞춘 건지, 복장은 헐거운 화복이다. 하카마를 걸친 무릎에 팔꿈치를 세우고, 느긋하게 턱을 괴고 있었다. 그 턱을 지점으로, 꾸벅꾸벅, 머리가 흔들린다."……여보시오?" 대답은 없다. '……자고 있다.' 믿기 어려웠지만, 쿨쿨 하고 숨소리까지 새어나오고 있었다. 본래같았으면 화내야 하겠지만, 너무나도 평온히 자는 얼굴이라 그럴 마음도 사라져버린다. "…………" 노송나무로 된 창가로, 희고 고운 달이 엿보고 있다. 그 아름다운 빛이 남자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하더라도, 무심코 믿어버리고 말 것만 같았다. 잠든 채로 영원히 보존해버리면 좋을 텐데, 라고 바랄 자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누님." 보조의 말을 듣고, 겨우 정신을 차렸다. "아, 아아." 끄덕이고나서, 가볍게 고개를 가로젓는다. '……오카무라가 깨진 건, 이건가' 하고, 생각했다. 설령 남성이 성적 대상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이만한 미모가 되면 홀려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여태까지 알지 못한 충격에 얻어맞아, 무의식적으로 삼켜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이미 체험했기 때문인지, 보조도 시선을 피하고 있다. 한 번, 심호흡을 하고 나서, "여보시오." 살짝, 강하게 말했다. 어깨가 꿈틀하고 떨리고, 남자가 두, 세 번 눈을 깜빡거린다. 기지개를 켜면서, 놀랄 정도로 커다란 호박색 눈동자가 이쪽을 비추었다. 역시, 늑대와 닮았다. 아득한 설원을 가는, 외톨이 회색 늑대 같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 플랫-에스칼도스. 약 두 달 만에 만나는, 엘메로이 교실에서도 극도의 문제아와의 재회였지만, 지금은 그 감격에 젖어들 수 없었다. 금발 청년이 일어선 자리 옆에는 너무 아름다운 남자가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태양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남자의 옆모습은 시간과 계절마저도 미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낮이 밤으로 여름은 겨울에. 떨어지는 듯한 햇살은 회색 늑대 같은 은발을 적시는 달빛으로. 아 ------ 자신의 입술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에르고가 갑자기 몸을 움츠리는 것을 느꼈다. 마술이나 신비 등이 아니라, 단지 압도적인 개성으로 인해 남자는 세상과 괴리되어 버렸다. 어쩌면 그것이 방황해라는 미지의 마술 조직에 속해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음, 후후후“ 희미하게 코끝을 스치는 듯한 숨소리가 남자에게서 흘러나왔다. 눈동자가 스승을 똑바로 응시한다. 이 세상에 없는 거울과 같았다. 분명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근본부터 다른 무언가처럼 보일 뿐이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공포가 두려움 때문인지, 감동 때문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웠다. "오랜만이다, 로드-엘멜로이 2세“ 방황해의 마술사 지즈가 눈앞의 잔을 들어올렸다.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 아카네가 숨을 멈췄다. 무지막지한 술냄새가, 코를 찌른 것이다. "이야, 미안하네." 회색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넣고 나서, 히죽, 하고 남자가 웃는다. 창문 쪽으로, 턱짓을 한다. "산과 달을 배경으로 하는 건 좋은 취향이라고. 뭐니뭐니해도, 안주 없이도 술을 마실 수 있지. 그래서 즐기면서 한 잔 했더니, 꾸벅꾸벅 졸려져서 말이지. 아니, 이건 댁들이 나빠. 사죄로, 일본의 술을 한 턱 내도 되지 않나?" 술냄새를 생각하면, 한 잔 수준은 아닌 모양이다. 어쩐지 영감같은 말투도 포함해서, 이만한 미형과 미스매치이긴 했다. 어쩐지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아카네의 시선은,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의 무릎 언저리에 빨려들어갔다. "별난 술을 갖고 있군." "후, 후. 좋은 냄새지? 안 줄거다." 라고,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도기 항아리를 끌어당긴다. (중략) 거기에는 반응하지 않고, '나이가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군.' 하고, 아카네는 판단했다. 마술사라면, 다소의 연령 조작은 어렵지 않다. 하긴 그것은 외견 뿐이라면 이라는 의미이며, 실제로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의 숙련자 뿐이다. 이 아름다운 남자의 경우엔, 어떨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 따고 따이고, 천천히 남자 측이 져가는 전개가, 당분간 이어졌다. 그 한 번 한 번에,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는 알기 쉽게 표정을 움직였다. "아니, 이건 아니지!" 라면서, 다다미에 닿을 정도로 얼굴을 갖다대거나. "어이어이어이, 너까지 나를 포기하는 거냐고." 라면서, 하리후다에 말을 걸거나. "좋았어, 겨우 빛이 들기 시작했다고!" 라면서, 무릎을 두드리거나. 잘 화내고, 잘 울고, 잘 웃는다. 틈틈이 술을 마시고, 참으로 맛있다는 듯이 숨을 쉰다. 그 전부가, 달도 이러하랴 싶은 미모로 이루어지니까, 아카네도 평상심을 유지하는 데에 꽤 고생했다. 배우 한 명이라고는 하나, 거의 한 편의 영화같은 것이다. 테혼비키를 재미있어한 자는 진다고 하지만, 이만큼 화려한 것도 드물다. 오카무라가 진 것은, 결국 바보같은 운과 미모에 당했다는 것이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 "내기가 좋단 말이지." 술이 들어간 항아리를, 남자가 천천히 입술에 기울인다. "이것만큼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그만둘 수 없어. 마술사같은 게 된 것도, 결국은 좀 더 재밌는 내기를 할 수 있다고, 라는 것 뿐이었으니까 말이지." 과장스럽게, 어깨를 으쓱거렸다. 만취해서 거슴츠레해진 호박색의 눈동자에, 아카네의 얼굴이 비치고 있다. "내가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내기같은 건 변변한 일도 아닌데 말이지. "그러니까, 좋은 거야. 변변한 게 아니니까 내기가 좋은 거야. 생명이라는 건 내버려두면 합리화하는 거니까."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부드러운 말투로 말한다. "생명이, 합리화해?" "그렇잖아? 진화라느니 퇴화라느니 하는 건, 그 중 최고지. 쓰지 않는 기관이나 능력은 점점 쇠퇴하는 한편, 쓰고 있는 기능은 점점 연마되어 가지. 뭐어, 물론 그게 옳은 거야. 아무리 뛰어난 능력이었다고 해도, 쓰지 않는 것을 신주단지처럼 소중히 갖고 있어서는 의미가 없으니까 말이야. 이 지구(별)와 마찬가지로, 우리들이 품을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지. 가능하다면 팍팍 합리화 해가야 하지. 지금이라면 최적화라느니 하는 건가." 남자의 말에, 아카네가 눈을 가늘게 뜬다. 어떤 의미론, 그것은 마술사의 숙업이었다. 서양의 마술이던, 야코우의 행이던, 한 때 인간이 깎아낸 기능임은 틀림 없다. 어떻게 말을 지어내던 간에, 자신들은 과거에 매달린 망령같은 것이다. "후, 후."  하고, 남자는 또다시 웃었다. "하지만 말이지, 내기라는 행위는, 그 반대거든." 창 밖으로 보이는 달을, 남자가 바라본다. 산마루에서 들여다보고 있던 달이, 하늘 높이 올라 있었다. "합리도 계산도, 내기라는 행위의 끝에는 사라지지. 아아, 이겨도 져도 좋은 거야. 건 돈이 몇 배가 되던, 제로가 되던 마찬가지. 내기의 천칭에 올라간 단계에서, 그 녀석은 잃어도 좋은 게 된 거니까. 그렇게 당연한 가치를 잃었을 때, 처음으로 생명은 빛나는 거야. 몇만 년인지 몇억 년인지, 지구에 쌓아올려온 것을 내던졌을 때, 처음으로 의미가 생겨나는 거야." 위험한 무언가가, 호박색의 눈동자에 깃들어 있었다. 단순히, 마술사라서는 아니다. 방황해라느니 하는 레테르도 관계 없다.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태생적으로 지닌── 기원이라고라도 해야 할 무언가가, 거기에는 새겨져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 "방황해의 지즈. 보존(게논)의 문을 두드린 마술사라는 모양이야. 방황해로서는 드물게, 외부에서의 기록이 몇 가지 남아있어서 말이지. 복수의 제자를 들인 기록도 남아 있는데…… 이 지즈가, 반 년 정도 전에 일본을 방문했던 모양이야. 그것도, 발견된 것은, 야코우의 토지 근처라고 하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 더군다나 스승의 인간관계에서 공격해 올 줄이야. 이런 연락을 받은 것은 거의 처음이었다. 혹은 스승님이 운영하는 위성도시 슬러를 강습한 닥터 하트리스는 노렸을지도 모르지만, 역시나 다르다. 목적을 위한 장애물 제거가 아니라 스승이 가지고 있는 패를 하나하나 잘라내는 듯한 우회성이 지즈의 방식에서 느껴졌다. 우여곡절, 그래서 무섭다. 방황해. 현대와 함께 살아가기로 선택한 시계탑과 달리 여전히 신대의 마술을 행사한다는 집단. 실제로 에르고의 신을 잡아먹는 실험에 관여한 데다 바이 뤄롱에게 용을 먹게 한 것으로 보아 그 마술이 경탄의 영역에 들어갔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지즈가 마치 현대의 인간인 듯이 교묘한 속임수까지 쓰는 것에 묘한 불안감을 느꼈던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 '후후' 지즈의 입술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무시키 녀석이라면 한 번 주먹을 부딪혔으니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하겠지. 하지만 방황해는 그래도 마술 협회 중 하나니까. 시계탑과는 견해가 다르더라도 신비의 쇠퇴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현대에 와서 귀중한 재능과 인재를 너무 낭비하고 싶지는 않아." “------ 그렇군요.” 눈썹을 찡그린 스승님을 향해 지즈 씨가 자신의 앞의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포기했는지 스승님은 모자를 벗고 자리에 앉았다. 자신들은 서 있는 채로 그 뒤로 이동해 확인 후, 지즈는 말을 꺼냈다. "그러니 좀 더 평화적인 방법으로 서로의 소원을 들어주는 건 어떨까?" "좋은 제안이군요. 하지만,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 걸 보면 이미 계획이 있으신 것 같네요." "응, 일단은." 두 사람은 즐겁게 웃으며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예를 들어, 도박이라든가." "도박?!" 무심결에 무심코 나온 소리를 용서해 주었으면 한다. 하지만 입을 꾹 다물어도 스승님은 진지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 "방황해의 마술사라고 하면 계속 섬에 틀어박혀 있으니까 세상 물정에 밝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상상과 많이 다르네요.“ "뭐, 은둔형 외톨이라는 말이 맞아. 그곳의 질서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세상 밖으로 나오는 의미가 희미해지기 때문이다. 그곳은 세상과 격리되어 있는 게 아니라 세상을 격리하고 있는 곳이니까.“ 큭, 하고 지즈의 목이 쉬었다. 아직 술을 마시고 있는 모양인지 물소리가 섞여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세상을 좋아해. 현실이 엉망진창이라 해도 일단 태어난 것은 축복받아야 할 것이야. 이 전화기 기술도 낭비가 많고 자원 낭비는 무시할 수 없지만, 현대에 적응한 사상 자체는 칭찬받아야 하고, 사랑받아야 한다.“ "그렇군요, 시계탑과는 많이 다르지만 그건 방랑해의 생각인가요?" "반은 내 생각, 반은 방랑해만의 생각일까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 "의심받는 것도 무리가 아니야.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가 외부에서 제자를 받는다는 것은 원래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 그리고 그 빌어먹을 아버지는 선생님으로서는 틀림없이 일류니까." 비슷한 말을 멜빈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놀랄 일인가, 웨이버" "단 몇 시간 만에 학생을 생각지도 못한 영역으로 인도하는 것. 그건 너조차도 여러 번 해봤을 거야. 방황해의 마술사가 같은 일을 해도 결코 이상하지 않을 거야." 정말 그 말이 맞다. 엘멜로이 교실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다른 교실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배척당하던 문제아들을 스승은 순식간에 시계탑에서도 뛰어난 인재로 키워냈다. 전혀 닮지 않은 것 같았던 지즈와 스승은 사실 거울과 같은 관계였던 것은 아닐까. 한때 숙명의 적이었던 닥터 하트리스와는 다른 의미에서 그 아름다운 방황해의 마술사와 스승은 너무도 닮은 점이 많았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잊을 수 없는 대화도 있었다. 일본에서의 사건 마지막에, 당신은 제자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의 지즈의 대답. "무엇보다도 많은 시간을 들여 만든 내 도구예요." 그것만은 용서할 수 없다며 스승이 화를 냈던 기억이 난다. 분명 제자에 대한 그 한 가지 점에서 두 사람은 상극이었을 것이다. 닥터 하트리스는 스승의 숙적이면서 동시에 스승의 가장 큰 이해자였지만, 지즈는 아마 그럴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닮았다고 해도 마지막 순간에 결별하는, 어쩔 수 없는 천적끼리. 설령 이미 죽었더라도 말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 "이 건물에 국한해서 공간과 질량을 조작한 거죠. 마치 물속 같은 거죠." "그건 ------ 설마......." "물론 내 마술이야. 말했지? 지금 나한테는 특별한 선생님이 붙었다고." 조금은 자랑스러운 색채를 띠며 속삭인다. 자신의 사무실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도 행운이었다. 스젠이 수집해 온 인형들은 하나하나가 극도로 고도의 예복인 현대에는 있을 수 없는 기적조차도 유사하게 재현이 가능하다. 즉, 인공 근원인 사상판이 정말 지구와 융합되어 있던 시절의 특권 영역까지 간섭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을 속여야만 초자연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현대의 마술 따위는 먼지에 불과하다. 지금은 산령법정의 선인에게만 허락된 신대(神代)의 사상 마술이 바로 이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7 "나의 선상 연회를 앞두고 지즈가 갑자기 제자를 늘린 것은 ------ 현대에 신대의 마술사를 늘리는 등의 기예가 가능해진 것은 네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야" "내가? 어떻게?" "현대에도 계약만 하면 신대와 같은 형태의 마술은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지금도 간타이를 이용하는 일본의 주술이 증명하고 있다. 다만, 신체의 쇠퇴한 파편에 불과하다. 간타이에서는 시계탑과 비교해서도 두드러진 마술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형식이 신대(神代)와 다르지 않다는 것뿐입니다." 천천히 반펨이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 "지즈가 신대의 마술을 사용하는 제자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 쿵. 라고 바닥을 찔렀다. "신을 잡아먹는 실험에 너라는 여분을 준비한 이유" 쿵. 쿵 "태조룡인 튜폰을 먹으면서도 네가 아직 기억 포화를 일으키지 않은 이유" 쿵. 쿵. 쿵 '세 가지 수수께끼는 하나의 답으로 풀 수 있다' (중략) "너는 방황하는 바다의 지즈와 계약을 맺은 신이다. 바이 뤄롱“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8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가라, 하고 문이 열렸던 것이다. "멜빈." 라고 말하며, 나타난 것은 스승님이었다. 검사복 차림의 자신을 보고,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나서, 멜빈에게 묻는다. "그레이의 검사는 어땠지?" "나중에 본인에게 물어보면 되겠지만, 어찌 보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아무 이상 없어. 오히려 이 안에서는 내가 제일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 꽤 조율을 반복했는데, 아직도 마술 회로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신대의 마술 같은 걸 쓰니까 그런 거야." "거기는 말이라도 좋으니 수고했다고 해 줘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너에게만은, 죽어도 그런 위로는 안 해 줄 거다. 그리고 약속은 지켜라." "이런이런, 어쩔 수 없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9 새로 준비된 방에서, 예 스젠은 몇 번째인지 모르는 도전을 하고 있었다. "개합(여기에서 시작하리라)." 입술에, 스윽하고 붉은색을 칠하고, 눈앞의 공간을 노려본다. 몇 초 정도 지나서 눈꺼풀을 감고, 근처의 천으로 입술을 닦았다. "……역시 안 되겠네." 빌딩이 폭파 해체의 위기에 처했을 때, 주위의 공간이나 질량이라는 기초적인 파라미터조차 건드려 봤던 신대의 마술은, 허망하게도 그녀의 손에서 사라져 버렸다. 계약의 중개가 되었던 지즈의 죽음 때문이겠지. 충격은 컸지만, 역시, 라는 기분도 있었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다. 그렇기 때문에, 잃기 전에, 다음 단계의 무언가를 준비하고 싶었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았던 듯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0 "어떻게 된 거지. 엘멜로이 2세. 내 수수께끼를 풀려는 게 아닌가?" 지즈가 재촉한다. 자신도 에르고도, 반 펨을 비롯한 겜블러들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제대로 된 추리극에서는 이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보통이라면, 탐정이 범인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하지만, 지금 대치하고 있는 것은, 탐정이라고 할 수 없는 마술사와 피해자이다. 그러면서, 이 기묘한 사건의 끝맺음에 어울린다고도 생각되었다. "이전부터, 의문이 있었습니다." "응, 후, 후. 무엇이지?" "당신이 너무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무슨 소리인가 그건? 칭찬해 주는 건가?" 어리둥절하며 되물은 지즈에게, 스승님이 고개를 흔든다. "아니요. 그것은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것입니다.──그레이. 황금희와 백은희의 사건을 기억하고 있나." "물, 물론입니다." 그것은, 스승님의 내제자가 된 첫해의 사건이다. 당시 이미 몇 번의 사건에 조우했지만, 기억에 뚜렷이 남을 정도로 인상 깊은 가운데는, 두 번째 또는 세 번째라고 해야 할까. 황금희와 백은희. 그것은, 궁극의 아름다움에 얽힌 사건이었다. 마술사로서 근원에 도달하기 위해, 근원에 닿을 정도의 궁극의 아름다움으로서 준비된 것이, 황금희와 백은희였다. "그 사건에서 우리가 배운 것은 이렇다. 즉──아름다움은, 마술이 될 수 있다." 스승님의 말의 의미는, 바로는 알 수 없었다. 몇 초 정도의 시간을 들여, 겨우 씹고 즉시 경직했다. "……설마. 스승님, 그거 혹시." 작게, 스승님이 끄덕인다. 미적거리는 일도 없이, 말한다. "방황해의 마술사 지즈의 미모는, 어떤 대마술의 부산물이다." "……후, 후." 지즈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저, 미모에 공허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재미있는 가설이군." 추리가 아니라 가설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있는 것은, 역시 탐정과 범인이 아니고, 탐정과 피해자조차도 아닌, 두 명의 마술사였던 것이다. "응, 후, 후." 또, 지즈가 웃는다. "그럼, 어떤 마술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힌트가 된 것은, 당신과 계약한 뤄롱과 반 펨의 다툼이었다." "오호, 그런 일이?" 즐겁다는 듯이, 지즈가 한쪽 눈썹을 올렸다. 아까까지 죽어 있었으니까, 모르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지명당한 뤄롱은 한쪽 눈을 감고, 반 펨은 의자에 다시 앉아, 스승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반 펨은 신전의 소재를 물었다고 한다. 반대로, 뤄롱은 절대 말할 수 없다고 대답하고, 전투 직전까지 갔다고. 모나코에게는 폐가 되는 이야기군." "후, 후. 그거 참 충의 깊은 이야기군. 하지만, 어째서 나 자신과 연결되는 거지?" "신대의 마술사에게, 가장 아름다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스승님의 말에, 지즈의 기색이 희미하게 흔들린다. "그대가 그것을 묻는 건가? 시계탑의 군주(로드)." 뭔가, 말투가 바뀐 것처럼도 생각되었다. "이상한가." "아아, 이상하고말고. 그대는 어디까지나 현대의 마술사일 텐데. 그런데, 진심으로 신대의 마술마저 해체하려고 하고 있는 것 같군." "어느쪽도, 마술이다." 몹시 당연하다는 듯이, 스승님은 말했다. 지즈는, 매우 믿음직스럽게 끄덕인다. 하지만, 자신의 귀에는 다른 울림을 동반하고 있었다. 둘 다 마술이므로, 자신에게는 닿을 수 없다, 라는 체념의 울림이었다. "현대의 마술사도, 공방을 가진다." 스승님이 이어간다. 그 이야기는, 제2의 게임 직후에, 자신도 스승님에게서 들었었다. 신전. 현대의 마술이 공방을 만드는 것처럼, 신대의 마술은 신전을 만든다고 한다. 이것은 단순한 상위 호환이 아니다. 현대의 마술과 신대의 마술이, 근본적으로 다르기에 필연적인 것이다. "신대의 마술에도 단계가 있다고 들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신과 계약해서, 신의 힘과 연결하는 마술의 일이다. 그렇게 되면, 신전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저절로 명확해진다. 즉, 계약한 신을 맞이하거나, 접속을 재조정하기 위한 장소다." 그렇기 때문에, 신대의 마술에서의 신전은, 현대의 마술에서의 공방보다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고, 스승님은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디에 신전을 두겠나. 여기에, 앞서의 질문을 되풀이하지. 당신이 가장 아름답게 갈고닦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라고." "──선생님, 그건." 에르고의 입에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눈치챈 것이다. 자신도, 눈치채 버렸다. 겜블러들도 한결같이 눈을 크게 뜨고, 단지 혼자, 뤄롱은 아차, 하는 느낌으로 얼굴을 가렸다. "당신이 아름답게 있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당신 밖에 신전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 자신이 신전이기 때문이다." "응, 후."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1 지즈가 웃는다. 그리고, "즐거운 추리였어. 수수께끼 풀이는 끝인가?" "아니, 오히려, 지금부터가 본론이다. 방황해." 라고, 스승님이 제지했다. "당신에 대해서도, 이 장소에 대해서도. 그렇겠죠, 반 펨." 이번에는, 스승님은 사도의 이름을 불렀다. 하얀 실크햇을 누르고, 얼굴을 든 반 펨에게 묻는다. "제1의 게임 직후, 검시는 당신이 했었죠?" "아아, 틀림없이 죽음을 확인했다네." 라고, 반 펨이 대답한다. "하지만, 이렇게 되니 어깨가 좁아지는군. 물론 불가해한 점이 있기 때문에, 지즈의 신전을 확인하려고 생각했던 것이지만." "당신이 잘못 본 것이 아닙니다. 지즈는 그때 정말로 죽어 있었고, 지금도 죽어 있다." 스승님이 추궁한다. 말의 칼날로, 현대도 신대도 관계없이, 지즈를 꿰뚫는다. "에르고." "네, 네!" 새롭게 이름을 불린 에르고가 끄덕인다. "자네에게 월륜관을 가르쳤었지. 어떤 단련이었는지 설명할 수 있나?" "공상의 달을, 마음속에 떠올리는 단련입니다." 라고, 에르고가 대답했다. "여러 가지 기법을 가르쳐 주셨지만, 특히 열심히 하라고 들었던 것은 두 가지. 마음속의 달을 점점 크게 해 가는 방법과, 2차원 세로와 2차원 가로의 달을 겹쳐서, 3차원 입체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호오." 지즈가 감탄한 듯이, 맞장구를 친다. "과연, 에르고에게는 매우 어울리는 단련이겠군." "저의 선생님이니까요." 말하지 않아도, 그것은 당신이 아니다, 라고 에르고는 말하고 있었다. 신을 먹게 한 세 명의 마술사 중 한 명이라도, 결코 그 이상이 아니라고. "공상과 마술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하지만, 에르고의 경우에는 필요했다. 본질적으로 형태가 없는 『힘』에 형태를 부여하는 것은 공상이기 때문에." 스승님이, 말을 이어간다. "단, 이 경우, 공상은 아름다워야만 한다. 어떠한 형태에 아름다움을 느끼는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사람의 공상은 아름다운 것에야말로, 보다 큰 『힘』을 깃들게 하기 때문이니까. 세계 각지의 수많은 신상이, 모두 독특한 아름다움이나 늠름함, 때로는 재앙스러운 모습마저 띠고 있는 것은 이 때때문이다.──즉 공상에게 있어서의 아름다움이란, 결코 부산물 같은 것이 아니라, 무기 그 자체인 것." 반 펨이 눈을 크게 떴다. 지금의 발언이야말로, 스승님의 추리에 있어서의 핵심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극히 이것과 가까운 신비가, 두 가지 존재한다." 라고, 스승님이 손을 들었다. 먼저, 검지를 올린다. "하나는 공상 구현화. 사람에게는 미치지 못하고, 진조에게만 가능하다는 신비다. 문자 그대로 공상에 의해서 세계를 접고(折り曲げ), 현실에 고정화한다는 파격적인 현상." 다음으로, 중지를 올린다. "또 하나는 고유결계." 말하고 있었다. 마술 이론・세계란. ──『숫자와 카드의 배열이 수려하다고요.』 ──『수려인가.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 과정과 목적을 깔끔하게 연결시킨 수식은, 마술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것이니까.』 아무거나 소감을 말해 달라고 했던 스승님과 자신은, 그런 대화를 나눴었다. 그 직후에, 스승님은 갑자기 그 마술 이론의 이름을 입에 담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마술 이론에 의해 구축되는 금주・고유결계의 이름을. "소위, 원래는 악마만이 가지고 있었을 이계 상식(아스트랄리티). 소위, 세계율을 비틀어, 독자적인 이계를 만들어내는, 가장 마법에 가까운 금주. 자신의 심상풍경으로 세계를 뒤집는, 마술에 있어서의 궁극." 스승님의 말의 의미는, 이미 명확했다. 지즈의 미모. 아름다운 것을 무기로 하는 공상. 공상을 원천으로 하는 마술 이론・세계알. "──즉, 당신의 정체는 세 가지가 있다." 앞서의 두 개에 더해서, 다시 약지를 스승님이 세운다. "당신은 지즈이고, 당신은 지즈의 신전이며, 동시에 당신은, 지즈라는 이름의 고유결계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2 "──즉, 당신의 정체는 세 가지가 있다." 원탁의 방에서──자신의 정신세계와 합일한 장소에서, 그 목소리는 빛처럼 빛났다. "당신은 지즈이고, 당신은 지즈의 신전이며, 동시에 당신은, 지즈라는 이름의 고유결계다." 육체와, 신전과, 고유결계. 지금까지 나열되어 있던 파츠가, 아름다움이라는 하나로 정리되어 간다. "원래, 고유결계는 그렇게 장시간 지속되는 마술이 아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몸 안쪽에 고유결계를 만들었다면, 세계의 수정력에서는 벗어날 수 있겠지만, 당신은 이 패턴과도 조금 다르다. 어떤 술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몸 안쪽에 고유결계를 만드는 것과는, 순서가 반대다. 당신은 자신의 몸을 버리고, 고유결계 자체를 육체로 만든 거다." "순서가, 반대……" 자신의 중얼거림에, 스승님이 끄덕인다. "그래. 이 경우 반대라는 것은, 대단히 의미가 있다. 버린 곳에, 원래의 사체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뭐든지 가능한 마술에서, 어떻게 했는가(하우더닛)라는 수법이 어쩐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것의 증좌이기도 하지만. 아까 이야기로 보자면, 반 펨 님이 검시했던 사체는, 그랬던 게 아닌가." "응, 후, 후." 독특한 웃음소리를, 방황해의 마술사는 흘렸다. 살아 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 혈색의 좋음. 그 눈빛도 반응도, 겨우 하루 전의──살아 있었을 때의 그와 무엇 하나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 사고를 아름다운 마술사는 부정했다. "그 가설대로야. 저 기원탄이라는 예장은 정말로 무서운걸. 줄곧 가지고 있던 지즈라는 죽음을 끄집어냈을 뿐 아니라, 내가 준비하고 있었던 마술마저 일시적으로 빼앗겼어. 아니, 내 자손은 정말로 무서운 사신을 보냈는걸." 이시리드를 향해서, 지즈는 말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3 "와이더닛을 간파하는 것이 당신의 해체였나. 그렇다면, 나의 그것도, 이미 알고 있겠지?" "절반만." "절반?" "당신이 해 왔던 방황해의 문은 『보존(게논)』이었다고 했었죠. 그렇다면, 보존된 신의 이용법이야말로, 당신들의 오의인 비닉신리가 된다. 지금 이야기와 맞춰보면, 당신이 에르고와 뤄롱을 가지고 하려고 하는 것은, 보다 고대로──당신이 살았던 신대보다 옛날로 되돌리려고 한다는 것이 아닌가?" "과연, 확실히 그것은 절반이군. 정확한 자기 평가야." 지즈가 끄덕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4 자신의 사선 위에 고정된 에르고를 보다가, "엘멜로이 2세." 라고, 다시 한번 이름을 불렀다. "겜블은 즐거웠나?" "전혀 즐겁지 않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요." "……아아, 그렇겠지." 또, 지즈는 끄덕였다. 그리고, 몹시 비통한 말투로, 이런 것을 물었던 것이다. "꽃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나?"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이상한 질문이었다. 잠시 시간을 두고 나서, 스승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생명으로 가득 찬 푸른 대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나?" "네." 이어지는 질문에, 지즈는 한 박자만 간격을 두고 나서 말했다. "가장 끝의 바다(오케아노스)에 도달하고 싶다거나 하는 꿈을, 멋지다고 생각하나?" "당연히." 스승님이 가슴을 편다. 비록 죽기 직전이더라도, 똑같이 대답할 것이다. 스승님에게 있어서, 그것이야말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의 길잡이이며, 언젠가 도달하겠다고 맹세한 꿈의 끝이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지즈는 이렇게 대답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때문에, 세계는 이렇게 되어 버렸다." "……무슨?" 스승님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모르겠나, 엘멜로이 2세." "…………" 몇 초, 스승님은 침묵했다. "……아뇨, 알겠습니다. 생명의 방향성의 문제군요." "훌륭해. 정말로 현명해." 그 주고받음은, 뛰어난 스승과 제자처럼 보였다. "우리가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죄를 짓도록 만들어진 것이 우리들이라는 논리다. 보다 강하게, 보다 현명하게, 보다 상냥하게, 보다 아름답게. 결국, 그 지향이야말로 우리들을 어찌할 수 없이 몰아붙인다." (……그것은) 그것은, 너무나도 근본적인 죄가 아닌가. 원죄라고 불러도 좋다. 예를 들어, 정의를 존중하는 것. 예를 들어, 여행을 동경하는 것. 예를 들어, 마술의 심연에 끌리는 것. 사람이 꿈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그 모습에 대한 호감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그것을 죄라고 부른다면, 죄를 가지지 않은 인간 따위는, 문자 그대로 누구 한 명도 없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5 "그럼, 조금 더 계속해 보지." 라고, 지즈가 말한다. "마술사로서 묻지. 왜, 인류(사람)가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나?" 그 말은, 갑작스러운, 웅대하기 짝이 없는 스케일을 동반하고 있었다. "인류(사람), 말인가요?" "과학에 있어서는 다른 견해도 있겠지만, 마술사에게 있어서 현대는 너무나도 무가치하지 않은가?" "……부정은 할 수 없군요." 스승님이, 짧게 말했다. 신대가 끝나고 이래, 신비는 시시각각으로 있을 곳을 계속 잃어가고 있다. 간신히 남았던 위대한 조각조차도, 그 농도를 천천히, 그러나 크게 희미하게 하고 있다. 2000년을 걸쳐서, 마술사가 얻은 것은 무(無)이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자가 많다는 것은, 틀림없다. "예전에는, 영장으로서의 신에게도, 그것을 섬기는 인류(사람)에게도 사명이 있었다. 올바르게 사는 사람도 잘못되게 사는 사람도, 사명을 의심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신대의 말기에는 거의 상실되어 버리고, 우리는 볼품없이 기어 다닐 수밖에 없게 되어 버렸다. 어떤 의미에서는, 저 정복왕 따위는 그것에 거스른 자일 것이다. 갈라져 있던 서쪽과 동쪽을 결합시키고, 산실된 문화를 수집하고, 새로운 형태로 다시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세운 대제국조차 겨우 한 세대로 멸망했다. 만들어 냈을 때의 배나 되는 힘으로, 갈갈이 찢겨졌다. 나머지는 알고 있는 대로다. 인류가 어떤 형태로든 사명을 얻는 일 따위는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찾아올 일은 없을 것이다." "이제 와서 무슨 이야기지? 인류의 죄나 우행을 한탄하고 슬퍼할 거라면, 다소 어울리지 않는 곳인게?" "아니, 좀 더 근본적인 이야기야. 있잖아, 로드 엘멜로이 2세, 이것은 당신이 자랑하는 와이더닛이겠지. 부디 대답해 줬으면 한다. 우리는 왜 그렇게 되어 버린 거지?" "…………" 스승님이 입을 다문다. 지즈는, 마술사로서 묻고 있다고, 말했다. 즉 요구되고 있는 것은, 개인으로서만이 아니라, 시계탑의 군주(로드)로서의 대답이기도 하다. "지금 당신의 질문 방식이라면…… 우리가 어리석기 때문이라는 것은 아니겠군요?" "응, 후, 후. 그거야말로 오만이라는 것이겠지. 엘멜로이 2세." 지즈의 말투에는 웃음이 섞여 있지만, 올려다본 눈동자는 너무나도 성실했다. 지금, 그 눈동자에 비치고 있는 것은, 원탁의 방의 샹들리에다. 그런데, 밤하늘이 비치고 있는 것처럼도 생각되었다. 하늘에는, 아름다운 달이 빛나고 있는 것처럼도. "그 정도의 선택 따위, 애초에 인류에게는 없었어. 수명으로든 유전자로든, 생명의 방향성 따위는 발생한 단계에서 고정되어 있다. 우리는 질투하고, 시기하고, 증오하고, 낭비하도록 처음부터 설정되어 있는 것이며, 그 죄를 묻는 것 따위 처음부터 무의미하다." 결정론. 인간이 하는 일 따위는, 처음부터 전부 결정되어 있다는, 체념과도 비슷한 논리다. 아무리 기적적인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것은 극히 복잡하고 장기간에 걸친 당구처럼, 첫 수구를 쳤을 때에 모든 운명은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즈가 말하고 있는 것은, 그것과 닮아있다. 어느 정도의 틈은 있었을지라도, 대략적인 도착 지점은 우리들이 이 지구에 발생한 때부터 정해져 버렸던 것이다. 그렇다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6 "──그렇다면, 실패한 것은 인류(사람)가 아니다. 그 부모에게 책임을 돌려야 할 것이다." "……부모?" 괴이한 듯이, 스승님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곧바로, 어떤 사실에 도달하고, 그 눈이 크게 떠졌다. "너, 설마……" "행성(별)의 책임이겠지." 조롱하듯이 웃으며, 톡, 하고 발끝으로 바닥을 두드렸다.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이 떠 있는 광대한 바다, 그 바다를 가진 지표, 그 지표를 지탱하는 별의 내해…… 아주 작은 동작으로, 그 모든 것을 지즈는 가리켜 보였다. "그러니까, 우리들이 바꿔야 할 것은 인류(사람)도 신도 아니다. 어느 쪽도 결국 이 행성의 피조물에 지나지 않아. 우리는 평등하게 피해자다. 과오가 행성(별)에서 시작되고 있다면, 우리들이 만들어야 할 것은 행성(별)인 것이다." 웅장하기 짝이 없는 오페라를, 눈앞에서 연기되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에르고의 실험. 세 위의 신을 먹게 한, 신대의 대마술. 거기에 참가한 아틀라스 원의──쿨드리스 가의 연금술사는, 에르고를, 미래를 구하기 위한 최종 연산기로 하려고 했었다. 지금, 지즈가 말한다. 방황해의 마술사가 말한다. 행성(별)을 만드는 것이라고. 영장의 부모가 되는, 새로운 행성(별)을. "그……런……" 부르르, 하고 몸이 떨렸다. 위압적이지도 않은 타인의 말을 듣기만 했을 뿐인데, 그렇게 되어 버렸다. 스승님만이 아니다. 함께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이시리드와 알레트는 물론이고, 옛 친구인 반 펨조차, 그 구상을 듣고는 아연실색했다. 에르고가, 휙, 하고 고개만을 움직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7 "그럼, 당신은 어떤가? 로드 엘멜로이 2세." "…………" 주춤거리는 기색이 있었다.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보다 훨씬 몇 배나 더, 스승님은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도, 스승님은 뒤로 손을 뻗어, 어떤 사인을 이쪽에게 보여주었다. (스승님──) 그 사인으로 마음을 바꾸고, 눈치채지 않도록, 몸속에서 마력을 돌린다. 스승님도 또한, 이쪽으로부터 주의를 돌리도록, 입을 연다. "당신이, 새로운 행성(별)을 만든다면 그것은 괜찮겠죠. 현대 천문학에서 말하는 행성과, 마술에서 말하는 그것은 다르니까. 행성이 하나 늘었다고 해도, 그 자체는 문제없을 것입니다. 우리들의 형제──이 경우에는 친척이, 하나 늘어나는 정도의 일입니다." 거기서, 말을 끊는다. 깊게, 호흡하는 소리가 났다. 숨을 내쉬고, 천천히 들이쉬고, 온 힘을 다한 용기와 함께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재료는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별거 아니야." 라고, 지즈는 웃었다. "술식은 완전하게 작동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충분한 시간을 들였어. 그리고, 신을 먹은 에르고와, 용을 먹은 뤄롱 모두 갖춰져 있지. 신이란 존재가 행성의 소재가 된다는 것은 알겠지." 아까, 스승님이 말했다. 신이란 이야기의 주형이고, 세계의 알이며, 역사 그 자체라고. 즉 그것은, 행성의 소재이기도 하다는, 그런 것이었던가. "솔직히 말하면, 소재도 설계도도 포함해서, 처음부터 전부 다시 만드는 것이 좋겠지만, 아무래도 그건 너무 힘에 벅차. 무슨 일이든 타협은 필요하다. 어차피 핵이 될 영혼이 다르다면, 지금의 지구 따위와는 저절로 다른 것이 될 테고 말이지. 당신이 말했듯이, 내 문의 비닉신리에서, 가장 가까운 방법에 손을 댔을 뿐이야. 영혼은 내가 맡는다고 하고, 극히 작은 행성을 만든다면…… 나머지는 뭐, 근린의 지표를 1%만 받으면 충분하지 않겠나?" "모나코는 물론, 코트다쥐르를 괴멸시킬 셈이십니까." "나쁜가? 시계탑의 환산에서도, 싸다고 생각할 것이 아닌가?" "그렇겠죠. 한 번 고려해 볼 가치도 없지요. 새로운 행성(별)을 만든다는 것은, 또 하나의 근원을 만들어내는 것에 필적하는 대위업입니다. 시계탑의 가치관이라고 한다면, 한 나라 정도를 바꿔치기해도, 조금도 아프거나 가렵다고 생각하지 않겠지요." 라고, 스승님이 인정했다. 마술사란, 그런 것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어떠한 희생도 꺼리지 않는다. 지즈가 선전하는 정도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면, 많은 마술사들이 인명 따위는 조금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 붙잡힌 에르고에게, 스승님은 시선을 고정했다. "그래도, 내 제자를 넘길 수는 없어." "……이런이런, 역시 그렇게 되는 건가." 라고, 지즈가 한숨을 쉬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8 "그렇다면……저……는……" 라고, 묻는다. 부드럽게, 지즈가 웃었다. "너에게 신을 먹게 한 세 명의 마술사는, 각각 목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뤄롱을, 한순간 보고 나서 계속한다. "내 경우에는, 에르고 너에 이어서, 살아있는 신, 자그레우스와 계약을 맺었지. 태조룡 튀폰을 먹게 해주고 말이야. 그리고, 아무래도 이시리드도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옛날에 술식을 완성하고 나서 가끔 조정하고 있었다, 는 것이 아니야." "무……" 그 말에, 스승님이 숨을 죽였다. "설마, 당신이 만들었던 술식은 아직……" "딱히, 이상한 이야기도 아니잖아? 현대에도 하나의 마술 완성에 걸리는 시간은 각각이다. 당신의 사랑스러운 제자의 보석 마술도, 10여 년에 걸쳐서 보석을 키워내는 정도는 하겠지. 나는 2000년 이상, 계속 하나의 술식을 조립하고 있었다. 현재 진행형으로 말이지." 사그라다 파밀리아라는 건축물이 있다. 19세기 말에 착공된, 그 문화유산은 거기서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미완성이다. 설계 책임자조차 여러 대를 이어받아, 영영 공사를 계속해 나가는 그 건축물은, 거의 형태를 가진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같은 것을, 지즈라는 마술사도 하고 있었다면? 지즈라는 마술사는, 자신의 신전이며, 자신의 고유결계이다. 하지만, 이 고유결계는 미완성이라고 한다면── "응, 후, 후. 만들어져 버린 고유결계의 형태는 바꿀 수 없어. 그것은 술자의 심상세계이기 때문이지. 구워져 버린 계란 프라이 같은 것으로, 그걸 형태를 바꾸려고 하면, 엉망진창 스크램블 에그로 만들 수밖에 없어." 쿡쿡, 하고 지즈는 웃는다. "그러니까, 만들어져 버리기 전에, 할 수 있는 일을 해 두는 거야. 자신의 영혼의 핵에 신념이라는 씨를 뿌리고, 사상이라는 울타리로 둘러싸고, 동경이나 집념이라는 물과 비료를 계속 주는 거지. 때로는 자기 마음의 가지치기도 하면서." 심상세계에 대한 어프로치. 그것은, 이 남자에 대해 오랫동안 안고 있었던, 기묘한 위화감의 정체도 드러내었다. (그러니까……) 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말만 하면 편안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적인 태도인데도, 제자인──신마저도 있는 뤄롱과는 달리, 근본적으로 다른 생물과 이야기하고 있는 듯한 비인간적인 인상을 지울 수 없었던 건가. 이상적인 모습으로 계속 조각된 마음을, 마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하물며, 그것이 거의 대부분의 나라의 수명보다 긴, 아득히 긴 시간을 들인,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한 마술이라고 한다면? "그래, 나라는 고유결계는, 오늘 처음으로 완성된다. 이 장소는, 만들어져 버리기 전의, 나의 고유결계다." 대언장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지만, 다른 상대라면 반박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방황해이다. 하지만, 상대는 에르고에게 신을 먹게 했던, 세 명의 마술사 중 한 명이었다. "별을 만드는, 고유결계다." 라고, 지즈가 웃었다. 역시, 끔찍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였다. 생명체에게 허락되지 않는 완벽함의 이유를, 지금이라면 알 수 있다. 인간 형태의 고유결계로서 완성된 지즈는, 필연적으로 아름답다. 그것은 예를 들어, 우리들이 지구에 대해 느끼는 아름다움과 같은 것이다. 지구는 푸르렀다, 라고 말했던 우주 비행사 같은 것이다. 행성(별)이 아름다운 것처럼, 이 남자는 아름답다. 그 시선이, 이쪽의 뒤를 바라보았다. - 로드 엘메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9 멍하니,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마치, 세계의 끝과도 같은 광경이었다. 반 펨이 만들어냈다는 장렬한 폭풍의 결계가, 깔때기처럼 움푹 들어가, 반대로 흡수되고 있다. 상기하는 것은, 블랙홀. 중력조차 뒤틀리게 하는, 압도적인 질량이 만들어내는 시공의 곡면. "읏……설마……" 그 모습에, 스승님이 눈을 크게 뜬다. "혹시……에르고와는……그런……?" 말의 의미는, 자신에게는 알 수 없다. 단지, 깔때기와 같은 곡면의 중심에 있는 상대가 보였다. 지즈. 그 모습은, 눈부신 빛에 감싸여 있었다. 감싸인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빛으로 변환되어 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마 옳다. 바로 근처에 십자가에 매달린 듯한 모습의 에르고의 사지도 마찬가지로, 지즈의 몸은 아주 조금씩 빛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고유결계・유성체라고 불러두면 좋겠지. 문자 그대로 별의 아이(星の幼子)이다." 스승님의 중얼거림에,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고유결계・유성체固有結界・幼星体. 빛으로 변환되어 가는 지즈의 모습에는, 일체의 데미지를 찾아볼 수 없다. 예전에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를 견뎌낸 상대는 있었다. 저 영묘 알비온의 밑바닥에서는 눈속임 정도로 밖에 통하지 않았던 괴물도 있었다. 하지만, 저 초근거리에서 정면으로 성창을 맞고도 무상했던 상대는, 이것이 처음이 아닐까. "출력의 문제다." 지즈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몸의 어디에서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유성체의 마력에는, 나의 2000년 이상이 담겨 있다. 출산을 맞이하려는 지금, 그 보유 마력의 전부를 사용해서, 새로운 행성(별)의 마술 장치를 형성시키고 있어. 어디까지나 개념적이지만, 태양의 표면에도 필적하는 물건이라서 말이지. 아무리 성창이라고 해도, 쉽게 꿰뚫을 수 있는 건 아니지." 거기까지 말하고, 문득 알아차린 듯 시선을 옮겼다. 그 앞에서, "그런 건가." 라고, 소리가 났다. 폭풍이 휘몰아치는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의 갑판에서, 실크햇을 쓴 사도는 그 광경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실크햇의 챙을 움켜쥐고, 그 눈동자는 희미한 우수를 띠고 있었다. "지즈." 라고, 그는 옛 친구의 이름을 속삭였다. "슬프군." "무슨 소리인가?" "출력의 문제라고 말했었지. 절대적인 규칙을 강요하는 전승 방어가 아니라, 단순히 출력 차이로 도달하지 못할 뿐이라고." "아아, 말했다만." 빛의 안쪽에서, 씩, 하고 지즈의 입술이 비뚤어진 것처럼 생각되었다. 그리고, 그 비뚤어짐을 앞에 두고, 반 펨은 당당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개문하지 않을 수 없겠군." 바로 뒤의 상대에게, 속삭인다. "쿠폴라." "네." 딜러를 담당하고 있던 골렘이 끄덕인다. "제7의 마성을, 개문하라." "알겠습니다, 반 펨 님." 공손하게 인사하고, 딜러는 눈을 감았던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0 거기까지 말하고, 문득 알아차린 듯 시선을 옮겼다. 그 앞에서, "그런 건가." 라고, 소리가 났다. 폭풍이 휘몰아치는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의 갑판에서, 실크햇을 쓴 사도는 그 광경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실크햇의 챙을 움켜쥐고, 그 눈동자는 희미한 우수를 띠고 있었다. "지즈." 라고, 그는 옛 친구의 이름을 속삭였다. "슬프군." "무슨 소리인가?" "출력의 문제라고 말했었지. 절대적인 규칙을 강요하는 전승 방어가 아니라, 단순히 출력 차이로 도달하지 못할 뿐이라고." "아아, 말했다만." 빛의 안쪽에서, 씩, 하고 지즈의 입술이 비뚤어진 것처럼 생각되었다. 그리고, 그 비뚤어짐을 앞에 두고, 반 펨은 당당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개문하지 않을 수 없겠군." 바로 뒤의 상대에게, 속삭인다. "쿠폴라." "네." 딜러를 담당하고 있던 골렘이 끄덕인다. "제7의 마성을, 개문하라." "알겠습니다, 반 펨 님." 공손하게 인사하고, 딜러는 눈을 감았던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1 "흐음, 이거 성가시구먼." 지즈가 흘렸다. 천천히, 손을 움직이자, 빛은, 여러 개로 분열되었다. 그것은, 인간 형태의 검사가 되어, 갑판에 내려왔던 것이다. "────!" 별의 아이──유성체라고, 지즈는 말했다. 그렇다면, 분열한 빛 하나하나도 또한,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겠지. 적어도, 이쪽에게 적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스승님, 이쪽은 소제가." "잇히히히! 잠시 자고 싶지만 말이지!" 어쩐지 힘들어 보이는 듯이 애드가 대답한다. 실제,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를 해방한 직후, 다시 전투에 내몰린다는 것은 힘들 것이다. 마음속으로 사과하면서, 애드를 대방패에서 사신의 낫 그램 리퍼로 변형시켜, 셈을 한다. (이거, 웬만한 사역마 같은것 보다──) 라고, 느꼈다. 마력량만으로는, 잘못하면 경계기록대(고스트 라이너)에 육박한다. 게다가 한두 체라면 몰라도, 상대에게 시간을 주면, 얼마든지 솟아나올 것 같은 기색이 있었다. "……그레이, 당분간 방어를 부탁한다." "맡겨 주세요." 즉시, 끄덕인다.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도, 해내겠다고 생각했다. 집중한다. 빛의 검사의 찌르기를 막고, 교차법으로 카운터와 비슷한 느낌으로 낫을 휘두른다. 견제는 하지 않는다. 상대가 제대로 된 생명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역마라면, 어설픈 페인트를 넣으면, 반대로 이쪽의 목숨이 끊길 것이다. 끊는 것과 동시에 흩어져 사라지는 빛의 검사.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2 "지즈의 고유결계의 단계가, 나아갔다." 스승님이, 신음하듯이 말한다. 에르고의 신의 물음을 역이용한 것으로, 고유결계・유성체는 더욱 진화해 버렸다. 제7마성의 골렘조차, 그 암흑에 붙잡혀, 움직임이 완만해지고 있다. 그 이유를 깨닫고, 반 펨이 한숨을 내쉰다. "……과연, 그런 고유결계인가. 정지? 아니, 정체인가." "다른 행성(별)에는 다른 특성(룰)이 있는 것은 당연하잖아? 내 새로운 행성(별)에서는, 그런 졸속은 허락하지 않아.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는 낭비 따위는 있을 수 없어. 뭐, 선연(카사)에서 이겼다면,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됐겠지만." 지즈의 표정도 또한, 평소와 다른 긴장을 드리우고 있었다. 고유결계의 완성에 대해, 이 마술사는 섬세한 작업이라고 했었다. 스승님이 간파했던 것처럼, 겜블에서 이기는 것 자체가 신명 재판(오딜)으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었을 테니, 이기지 못한 채로 술식을 완성시키려고 하는 행위는, 강의 흐름을 역전시키는 것과 같은 어려움을 품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3 "그럼…… 지즈의 고유 결계도?" 지즈의 고유 결계・유성체(幼星體)는, 자신의 육체 그 자체를, 수천 년에 걸쳐서 고유 결계로 바꾸려고 하는 것이었다. 규모적으로 생각하면, 육체의 일부가 짐승인 것뿐인 샤의 백성과, 자신의 육체를 그대로 새로운 별의 고유 결계로 만들어 버리려고 하는 그의 이상은,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출발점 자체는 비슷한 것이 아닐까. "그렇군. 그것도 이치는 같겠지." 라고, 스승님이 대답한다. "이 경우, 자신의 몸 안쪽에서 신비를 형성하는 메리트는 매우 간단하다. 어쨌든 자신 스스로 완결되어 있으니, 세계로부터의 저항이 적어. 자, 이 전제로, 시계탑의 자연 간섭계 마술과 비교해서 뭐가 달라질지 알겠나?" "그……" "선생님, 괜찮을까요.──그것은, 지속 시간일까요?" 이것은, 에르고가 손을 들고 말한 것이다. "정답이다. 마찬가지로 마술 회로를 이용한 출력이라도, 그 유지 시간과 비용에는 무서운 정도의 차이가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지즈는 2천 수백 년이나 걸친 마술을 행사할 수 있었겠지. 지즈의 경우, 기초로서는 신대(神代)에 일반적이었던 신의 권능을 빌리는 마술로 보이지만, 거기에 주술의 기법을 포함하고 있었던 거겠지. 역시 방황해답게, 주술에도 사상 마술에도 그만한 지식이 있었던 듯하군." "……아, 그런."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4 전언 철회. 이렇게 반성하지 않는 바보는, 그야말로 초짜라서 가능한 것이다. "미안하지만 안 돼. 당신은 단골도 아니고, 담보도 없잖나." "그건 담보 대신에 정보로. 야코우(그쪽)에는 분명 이익이 될 정보라고." 딱 수 초, 아카네는 생각했다. 적어도, 마술에 대한 지식이 있는 남자다. 정보가 엉터리였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20분 정도면 돌아올 돈이라면 별 차이 없다. "오카무라." 속삭이자, 장지문이 열리고, 상고 머리가 고개를 숙였다. 걱정이 됐는지, 깨졌을 터인 오카무라가 가까이에서 대기하고 있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한 번 더 남자의 미모를 보고 싶어졌을 뿐일지도 모른다. 그런 마성이, 이 남자의 용모에는 숨겨져 있었다. 알맹이가 어떻든 간에, 이만큼 아름다우면 충분. 차라리 다액의 빚을 지게 해서, 알고 지내는 흥행업자한테 밀어붙이는 편이 훨씬 돈이 될 지도 모른다고,아카네도 생각하기 시작할 정도였다. 손가에 현금이 놓이자,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는 히죽 웃었다. 한 장 한 장을 소중한 듯이 세면서, 만족스러운 듯이 끄덕이고, 이쪽을 바라본다. "그럼, 말하지. 방황해는 알고 있으려나?" 충격에, 아카네가 숨을 멈췄다. 그것은, 아무튼 서양권의 마술사에게 있어, 전설적인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방황해 발트안데르스. 다른 이름은 원협회(原協会). 세 개의 마술협회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아직도 신대의 마술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고 하는, 수수께끼에 싸인 조직이었다. "후, 후." 하고,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웃었다. "다행이야 다행. 그런 거 모릅니다 라고 하면, 내가 바보같아지니까 말이지. 뭐어, 내가 그 방황해 중 한 사람이란 거지만." 다시 찾아오는 충격을 견디고, 아카네가 시선을 든다. 이 운 좋은 멍청이였다가, 생초짜라고 훤히 드러내는 어리석음을 피로하거나 하는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그 방황해 중 한 사람? "정보라는 건, 그거?" "아니, 이 다음이야. 야코우의 쿠로히츠, 슬슬 세대교체 시기인 거지?" 돈의 많고 적음 따윈, 한 순간에 뇌리에서 날아가버렸다. 고우리키를 맡는 이이지마에게서도 오카무라에게서도, 미모에 들뜬 분위기 따윈 사라져 있었다. 쿠로히츠란 야코우에게 있어 목숨이나 같은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즉, 신의 그릇. 아득한 고대부터 이어져온 신의 파편── 간타이를 보존하기 위해 선택된, 영예로운 인간을 말함이었다. 이번 대의 쿠로히츠는 아카네의 아들이지만, 적성이 없어, 빨리 한도가 와버리고 만 탓에, 손주인 아키라에게 이식을 시작하려던 참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정보는 전부 대외비다. 쿠로히츠의 이름 정도는 새어나가 들은 자도 있겠지만, 세대교체 시기 따위는, 정식으로 축제를 맞이할 때 까지는 타인에게 알려져서는 안될 사항이었다. 게다가, 남자는 그 아름다운 입술로 이렇게 말을 이었다. "우리 제자가 말이지, 세대교체가 끝날 때까지, 쿠로히츠를 납치하러 갈 거야." 이이지마와 오카무라가 곧바로 덤벼들지 않았던 것을, 칭찬해야 하겠지.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는, 야코우에 대해 최대의 모욕이나 다름 없는 말을 내뱉은 것이다. 감정을 배제하고, 그저 고요하게, 아카네가 물었다. "어째서, 그런 짓을?" 유괴를 예고한다니, 아무런 메리트도 없지 않은가. 만약 협박할 셈이라면, 그야말로 전력을 다해서, 그 잘못을 일깨워줘야만 한다. 설령, 이 남자가 정말로 방황해의 강대한 마술사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내기하고 싶거든." 천천히 술을 마시고 나서,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손가의 하리후다를 만진다. "댁들이 쿠로히츠를 지켜낸다면, 우리 제자를 마음대로 해도 좋아. 반대로, 우리 제자가 납치해낸다면, 댁들의 쿠로히츠를 마음대로 해도 좋다, 라는 건 어떤가?" "……그 내기는 성립되지 않아. 납치한다면, 어차피 마음대로 할 수 있잖나." 당연한 일이다..  애초에, 마음대로 하고 싶으니까 유괴하는 것이겠지. "아니아니, 그건 틀렸고 말고. 마술에 몸담고 있다면 알지 않나?" 우아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말한다. "동서양이나 시대를 불문하고, 합의가 있느냐 없느냐로, 마술의 관계라는 건 완전히 달라지지.하물며, 야코우처럼 신과의 계약을 남겨둔 곳은 그렇지." 합의와, 마술. 남자의 대사는, 신비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예를 들면, 어떤 흡혈귀의 전승에는 「타인의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내측에서 초대받아야만 한다」라고 되어 있다. 성서에도 자기 아이나 친족을 산제물로 바치는 이야기가 몇 개나 있으며, 각종 신화에서도 비슷한 에피소드는 일일이 셀 수도 없다. 공통적인 것은, 인간 따위가 미치지도 못할 강대한 신비조차도, 동의의 유무를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약, 이라고 해도 좋다. 그 말을 진중히 음유하면서, 아카네가 묻는다. "그 제자도, 방황해인 건가?" "아니 달라. 하지만, 그쪽의 쿠로히츠에 비해도, 결코 못나지는 않을 테고 말고. 그럴 것이, 우리 제자는 용을 먹어치웠으니까 말이야." 자연스럽게,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입에 담았다. 현대에서는, 용의 존재 자체가 옛날 이야기다. 야코우처럼 간타이를 소지하고 있는 조직에서조차, 진정한 용종을 본 자 따윈 한 명도 없다. 설령, 수백년이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도 마찬가지겠지. 하나부터 열까지, 남자가 말하는 것은, 졸렬한 망상이나 장난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 "내기가 좋단 말이지." 술이 들어간 항아리를, 남자가 천천히 입술에 기울인다. "이것만큼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그만둘 수 없어. 마술사같은 게 된 것도, 결국은 좀 더 재밌는 내기를 할 수 있다고, 라는 것 뿐이었으니까 말이지." 과장스럽게, 어깨를 으쓱거렸다. 만취해서 거슴츠레해진 호박색의 눈동자에, 아카네의 얼굴이 비치고 있다. "내가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내기같은 건 변변한 일도 아닌데 말이지. "그러니까, 좋은 거야. 변변한 게 아니니까 내기가 좋은 거야. 생명이라는 건 내버려두면 합리화하는 거니까."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부드러운 말투로 말한다. "생명이, 합리화해?" "그렇잖아? 진화라느니 퇴화라느니 하는 건, 그 중 최고지. 쓰지 않는 기관이나 능력은 점점 쇠퇴하는 한편, 쓰고 있는 기능은 점점 연마되어 가지. 뭐어, 물론 그게 옳은 거야. 아무리 뛰어난 능력이었다고 해도, 쓰지 않는 것을 신주단지처럼 소중히 갖고 있어서는 의미가 없으니까 말이야. 이 지구(별)와 마찬가지로, 우리들이 품을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지. 가능하다면 팍팍 합리화 해가야 하지. 지금이라면 최적화라느니 하는 건가." 남자의 말에, 아카네가 눈을 가늘게 뜬다. 어떤 의미론, 그것은 마술사의 숙업이었다. 서양의 마술이던, 야코우의 행이던, 한 때 인간이 깎아낸 기능임은 틀림 없다. 어떻게 말을 지어내던 간에, 자신들은 과거에 매달린 망령같은 것이다. "후, 후." 하고, 남자는 또다시 웃었다. "하지만 말이지, 내기라는 행위는, 그 반대거든." 창 밖으로 보이는 달을, 남자가 바라본다. 산마루에서 들여다보고 있던 달이, 하늘 높이 올라 있었다. "합리도 계산도, 내기라는 행위의 끝에는 사라지지. 아아, 이겨도 져도 좋은 거야. 건 돈이 몇 배가 되던, 제로가 되던 마찬가지. 내기의 천칭에 올라간 단계에서, 그 녀석은 잃어도 좋은 게 된 거니까. 그렇게 당연한 가치를 잃었을 때, 처음으로 생명은 빛나는 거야. 몇만 년인지 몇억 년인지, 지구에 쌓아올려온 것을 내던졌을 때, 처음으로 의미가 생겨나는 거야." 위험한 무언가가, 호박색의 눈동자에 깃들어 있었다.  단순히, 마술사라서는 아니다. 방황해라느니 하는 레테르도 관계 없다.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태생적으로 지닌── 기원이라고라도 해야 할 무언가가, 거기에는 새겨져 있었다. "그러니까, 야코우(우리)에게 내기에 끼라고? 이쪽의 쿠로히츠와, 그쪽의 제자로?" "댁들은 내기도 봉납 중 하나잖아? 내가 말하는 게 전부 거짓말이라도, 딱히 손해는 안 볼 거라고." 남자의 말대로이기는 했다. 어차피, 세대교체의 시기가 새어나갔다면 경비는 늘려야만 하고, 방황해 같은 이름이 튀어나온 이상, 이 남자에서 이야기를 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하물며, 야코우가 도망쳤다느니 그렇게 선전당하면, 야쿠자로서의 체면도 깨질 수 밖에 없다. 잠시 생각하고, 아카네는 끄덕인다. "……좋지, 껴주겠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5 천공을 향해 우뚝 선 날개를, 달리는 에르고도 보았다. 젊은이의 환수와 마찬가지로, 모종의 영감이 있는 자에게밖에 보이지 않는 날개였다. 보이는 자가 보기엔, 그것만으로 무릎을 꿇고 싶어질 정도의, 굉장한 압력으로 가득차 있었다. 하지만, 그 날개가 좀먹히고 있었다. 이 산에 흘러넘친 장기와, 동질인 것이었다. 지금도 땅 밑을 기어다니고 있는 마력과 같은 것이, 거대한 날개의 뿌리부터 침투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던 건가?" 라고, 등에 업힌 2세가 신음한다. "바이 뤄롱을…… 먹어치울 생각으로?" "먹어치워?" 경사면을 달리면서, 에르고는 뤄롱의 말을 떠올렸다. ──『나도, 네가 먹고 싶어. 옛날에도 똑같은 소리를 했지만, 어차피 기억 못하겠지.』 신을 먹어치운다. 용을 먹어치운다. 그러한 현상이, 자신과 뤄롱 이외에도 있을 수 있다면? "본래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라고, 2세는 전제했다. "신화의 시대라면 몰라도, 현대에 이르러서는 간타이도 강렬한 마력 소스에 불과하지. 신이나 용을 먹어치운, 자네나 뤄롱은 역시 특별하다." "그럼, 어째서──" "원래부터 연이 있다면 별개다." "연?" "그래. 실제로, 신에는 여러 종류가 있어서 말이지. 이 결과, 신대의 후에도, 몇몇 신은 살아있네. 우리들이 만들어내고 있네." 그 말투에, 에르고는 짐작 가는 구석이 있었다. 정확히는, 비슷한 말을 들었다. "……살아만 있다면, 신이라도 만들어버릴 수 있으니까." 작게, 중얼거렸다. 료우기 마나가, 저 사무소의 옥상에서 말한 것이다. 하지만, 그 대사는 생각치도 못한 효과를 불러왔다. (중략) 2세가, 작게 숨을 쉬었다. 그러고 나서, 지금도 계속해서 맥동하는 산을 바라본다. "아마도, 여기의 신도 그런 것 중 하나, 흔히 말하는 병주신(兵主神)이겠지." "뭔가요, 그건." "몇 가지 해석이 있지만, 이 경우, 중국에서 일본으로 전파된 무신을 말하네. 그렇지 않더라도, 야쿠자의 놀이패(테키야)에서는 중국의 신농을 걸어놓는 일이 많아. 그러니까 야코우 아카네와 만났을 때, 그 확인도 겸해서, 야쿠자의 이야기를 했었던 거지만 말이야." 야쿠자의 원류에 대해서, 당시의 2세는 이렇게 말했었다. ──『야쿠자에는 세 가지 원류가 있다, 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놀이패(테키야)가 파는 것은 극히 범위가 넓고, 약이나 매춘은 물론, 스모나 노가쿠의 흥행, 끝에는 저주나 기도도 팔았다, 는 기술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에르고가 부재중이었을 때의 회화였지만, 그것은 2세가 탐색을 하고 있던 것이다. 야코우가 적으로 돌아설지 아군이 될 지도 모르는 타이밍에, 그런 행위에 나선 것은, 어떤 의미론 엘멜로이 2세한테 밴 습성이었을까. 하나라도 많이, 살아남기 위한 자료를 움켜잡는다, 라는 본능에서 나온 행위. "그럼, 여기의 신에 대해서, 선생님은 아시는 건가요." "오오나무치겠지." 떨어진 장소의, 린과 같은 결론을 냈다. "뱀의 신이며, 다른 이름을 오오쿠니누시라고도 하지. 이 나라의 신의 2대 파벌인 아마츠카미(天津神)와 쿠니츠카미(国津神)에 있어, 쿠니츠카미의 정점에 선 신성이다. 그리고 오오나무치와 계보가 같은 병주신, 중국 신화의 전신・치우는, 용에게 살해당했지. 이 용을 응룡. 즉 날개가 달린 용이라고 하네." 날개와, 용. 너무나도 의미심장한 부합에, 에르고가 눈을 부릅뜬다. "그럼, 뤄롱이 먹어치운 용은, 그──" "아니, 그렇게까지 간단하지 않네. 여기까지의 이야기만이라면, 나도 어젯밤 동안 도달했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 점도 많았거든." 2세의 미간의 주름이, 깊어진다. "허나, 응룡과 뤄롱이 먹어치운 용이 가까운 관계에 있음은 틀림 없네. 그렇기에, 이렇게 인과의 역전이 일어날 수 있지. 신대에서 살해당한 원한은, 간타이라는 파편이 되어서도, 대의식을 성립시키는 데 충분하다." "…………." 2세의 말은, 너무나도 긴 시간을 연상시켰다. 섣부른 상상조차 꺼려질 정도의 세월. 마술사란, 과거에 얽매이는 생물이라고 한다. 실제로는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신대에서 이어진 인연에, 모두가 묶여있다. 자신(에르고)도 마찬가지였다. "…………윽!" 꽉, 하고 이를 악물었다. 처음으로, 야코우 아키라를, 에르고는 진심으로 어떻게든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똑같잖아.' 라고, 생각한 것이다. 신을 먹어치우고, 기억이 포화되어, 식신충동에 시달리는── 그 모든 것을 아득한 과거에서 떠밀어진 에르고와, 야코우 아키라는 아무 차이도 없지 않은가. 그런 정동을 눈치챘는지, 2세는 유독 조용히 말했다. "방금 이스칸다르의 루트가, 아바도 자네와 뤄롱에 관계되어 있네. 자네들이 먹어치운 신과 용에." 야코우의 신. 뤄롱의 용. 에르고의 두 위 째의 신. 이것들의 사이에는, 아마도 숨겨진 관계가 있다고, 2세는 말했었다. 하지만, 그 다음을 이야기하기 전에, 에르고는 고개를 들었다. 가로막은 사람의 실루엣이, 보인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6 "야코우가 자네를 의식의 주체로 삼으려던 것과 마찬가지로, 방황해도 오오나무치를 자네의 양분으로 삼으려고 생각했던 게 아닌가." "아무래도, 그런 모양이구만. 그러니까 아키라를 납치하라고 한 거겠지. 진짜로, 음험한 짓이나 하고 자빠졌어, 그 망할 아버지." 어느 샌가, 아버지가 망할 아버지로 승격됐다. 이상하게 흘러넘치는 마력은 오오나무치를 역으로 먹어치웠으니까, 라는 것인가.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7 "용을 먹은 자와 신을 먹은 자를 붙여놓고, 설마 결과가 아가씨의 새치기일 줄이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상상하지 않겠지." "망할 아버지." 뤄롱이, 말한다. "여어, 불초 제자. 너덜너덜하잖느냐." 구름의 위치가 변했다. 그것으로, 남자의 얼굴이 비쳤다. ……예쁘다.' 이런 상황인데도, 무심코 자리에 안 어울리는 감성을 느끼고 말았다. 등골이 얼어붙을 정도로, 아름다운 남자였다 수만 년이나 된 빙하를 걷는, 외톨이 회색 늑대를 연상시켰다. "당신은." "방황해의 지즈, 라고 한다네?" 회색 늑대 같은 남자는 이름을 밝혔다. 순식간에, 자신들 사이에 긴장이 퍼졌다. 방황해. 지금까지 제자인 뤄롱의 이야기에밖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마술사가, 마침내 자신들의 앞에 찾아온 것인가. "아아, 초대면은 아니라고? 자, 이거." 라며, 가면을 보여줬다. "그건──!" 싱가포르의 호커 센터에서 만난, 와양 배우의 가면이었다. 그 배우가 남긴 편지에 유도되어, 자신들은 린과 에르고 두 사람과 합류하게 된 것이다. 어떤 의미로는, 이 긴 모험의 시작이 된 것이, 이 배우와 편지였다. 그 때는 가면을 쓰고 있어서인지, 두터운 화장을 했어서인지, 얼굴을 잘 알 수 없었지만…… 설마, 그 때부터 방황해의 마술사와 만났었을 줄이야. "처음부터, 저희들을 해적섬으로 유도할 생각이었던 겁니까." 스승님이 말했다. 방황해에 대비되는, 시계탑의 군주(로드). 용을 먹어치운 남자에 대비되는, 신을 먹어치운 남자.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8 하지만, 지금 어느 쪽이 피폐한지는 명백하다. 이쪽은 비장의 패 중의 비장의 패까지 드러낸 상태고, 방황해의 마술사는 정체 이외엔 무엇 하나 드러내지 않았다. "응, 후, 후. 뭐어 순번이 있어서 말이지. 내가 직접 에르고와 만나는 건 계약 위반이었던 게야. 이대로면, 최초인 아틀라스원이 에르고를 회수해서 끝이었잖나? 그게 나쁘지는 않지만, 자리가 들끓어오르지 않는다는 거지." 방황해의 마술사──지즈가 말하는 의미를, 자신들은 알 수 있었다. 만약, 스승님과 자신이 합류하지 않았다면, 그 해적섬에서 린과 에르고 두 사람만으로,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 라티오를 받아치게 됐겠지. 그 경우, 실제 싸움처럼, 무시키의 난입까지 버티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곤 해도, 이쪽도 계산대로라고는 하기 어려워. 그렇달까 내기에 약하단 말이지 나."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9 뤄롱과 지즈가, 그런 대화를 한다. 그러고나서, 스승님을 힐끗 보았다. "확실히, 이 녀석은 여기서 처리해두는 편이 좋을 지도 모르겠구만." "윽!" 앞으로, 나선다. 승산도 뭣도 생각하지 않았다. 스승님을 해친다면, 그것만은 허락할 수 없다. 아무리 무모하고 무의미하더라도, 자신의 선택지는 하나 뿐이다. 하지만, "……​루오​." 그 속삭임에, 뤄롱이 돌아본 것이다. 아키라였다. 마력으로 뇌가 흔들린 모양이었지만, 뤄롱의 노심이 정지함으로써, 그 술식도 효력을 잃은 것일까. 그게 아니면, 일찍 회복해버린 것일까. 네 발로 기어서, 천천히 소녀는 청년에게 다가갔다. "​루오​…… 괜찮아…… 아픈 거 아냐……." 아직, 환상을 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소녀의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어서, 정말로 꿈 속에 있는 모양이었다. 그 손이, 외각이 박리된 후의 바텐더 복의 가슴에 닿았다. "아키라……." "다행이다…… 심장…… 움직여……." 정말로 기쁜 듯이, 소녀가 웃었다. "아무 데도…… 가지 말아줘…… ​루오​." 가느다란, 하지만 들어넘길 수 없는 말. 자신의 보구 따위보다도, 그것은 훨씬 강력한, 용을 얽어매는 주문이었다. 아키라의 손이, 뤄롱의 가슴에서 미끄러져내린다. 당황해서, 뤄롱이 소녀를 끌어안았다. 다시 기절한 아키라를 안은 채로, 뤄롱은 움직이지 않았다. 두 사람의 모습을, 달빛만이 비추고 있었다. "……쳇." 하고, 지즈가 혀를 찼다. "쳇, 쳇, 쳇. 기분이 잡쳤다." "지즈……?" 스승님이, 이름을 부른다. 그러자, 방황해의 마술사는, 입술을 비틀었다. "그러고, 야코우와의 내기에 이겨버렸으니까 말이지.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우리가 잡아갈 수 밖에 없겠지만, 내기에 이긴 뒤에, 상정 외의 물건까지 가져가는 건 재수가 없지. 우리들은 그런 걸 중요시하는 직업이잖아? 이긴 뒤에도 진 뒤에도, 봉(盆)은 깔끔히 해둬야지." 스윽, 하고 제자와 소녀의 근처로, 미끄러지듯이 달린다. "그러니까, 이렇게 하지." 라며, 미모의 마술사가 손을 움직였다. 지즈의 손가락이, 아키라의 등에 꽂힌 것이었다. "아키라 양?!" 외친 자신의 앞에서, 젤리에서 포크를 뽑듯이, 지즈의 손이 빠졌다. 옆으로 쓰러진다. 무언가가, 하늘을 날았다. 철퍽, 하고 스승님의 손 안으로 떨어진 ​그것​은, 검붉은 기관 같아서, 꿈틀꿈틀거리고 있었다. "이식된 간타이의 절반이다." "뭣──!" "고대의 심령수술 같은 거라서 말이지. 응후후, 감사하라고? 옛날에는 엄청난 술이 없었으면, 절대 안 했으니까 말이야?" 손을 뽑힌 아키라는, 잠든 채였다. 옷에도 머리카락에도, 피 한 방울 묻어있지 않다. 하지만, 아키라 자신에게 상처 하나 입히지 않고, 그런 짓을 한 순간에 해치울 줄이야. "그것만 있으면, 일단은 야코우도 납득하겠지. 절반이라면, 우리 불초 제자의 식신총동도, 일단은 견딜 수 있을 거다. 조금 아깝지만, 확실히 이 나라에는 세 명이 1냥의 손해를 본다(三方一両損) 인가 하잖아. 전원 타협하는 데에는, 전원 조금씩 손해를 보는 게 좋다고." "아버지……." "모쪼록, 네 스승님께 감사해라. 성창의 그림자를 뽑는 것도, 그 나름대로 수고가 드니까 말이야." 툭, 하고 뤄롱의 가슴을 찔렀다. 그러고나서, 시선을 움직여, "……에르고." 하고, 불렀다. 아직 힘이 돌아오지 않았는지, 붉은 머리카락의 젊은이는 웅크린 채였다. "어떠냐? 두 위 째까지 자각한 모양이다만, 나에 대해서는 생각 났냐." "아뇨." 하고, 젊은이는,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알아요. 이것만은 알아요." 또, 에르고는 처음 보는 표정을 지었다. 해적섬에서 아이들과 어울리던 때의 붙임성도, 뤄롱에게 품은, 순수하고 치열한 투지와도 다른 표정. 확실히, 이렇게 고했다. "저는, 당신이 싫어요." 미움이었다. 그러자, 지즈의 입술이, 얼음꽃처럼 벌어진 것이다. "이상적인 대답이다. 좋은 스승이 붙은 모양이군." "제가, 뭘?" "최고의 일처리를 해주고 있다는 말이지. 자랑해도 좋다고, 현대의 마술사(메이거스)." "그렇다면, 약속해줬으면 합니다." 라고, 스승님이 말을 꺼냈다. "야코우 아키라를, 절대로 다치게 하지 않는다고." "호오, 그걸 양보하지 못하는 못하는 건가." "료우기 미키야에게 의뢰받았습니다. 토보리 겐마에게 부탁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얄팍한 행위라고 하더라도, 그 보증 없이, 저는 물러설 수 없습니다." 물러서지 않는다, 라고 스승님은 단언했다. 즐거운 듯한 지즈의 눈동자는, 답을 하지 않고, 스승님을 비추고 있다. 희미하게 스승님의 손끝이 떨고 있는 것까지, 놓치지 않았다. 그러자, "내가 약속하지." 라고, 뤄롱이 말한 것이다. "설령, 망할 아버지라고 해도, 털끝만한 상처도 입히게 두지 않을 거다." "응, 후, 후. 이거 반항기가 무서울 것 같군." 웃은 지즈가, 하늘을 우러러본다. 달이 질투하는 게 아닐까, 하고 기묘한 생각을 해버렸다. 달보다도 아름다운 남자가 거기에 있는 것을 발견해버려서. "알고 있겠지, 군주(로드). 여기는 중간지점(터닝 포인트)이다." 라고, 지즈는 속삭였다. 마치, 두 사람만의 비밀이라도 털어놓듯이. "네가, 에르고를 어떻게든 하겠다면, 세 위 째의 신도 있지. 그러기 위한 여행도 필요해. 그 동안, 나는 이 녀석을 쓸 만 하게 해두지. 너도 모쪼록 에르고와 제자들을 조정해둬라." "…………." 수 초 침묵하고 나서, 스승님은 말을 이었다. "……당신은, 제자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 "뻔하지." 즉시, 지즈는 대꾸했다. "무엇보다도 수고를 들인, 귀중한 자신의 도구라네." "……지즈……!" 스승님이 눈을 부릅뜬다. 그것만은 용서할 수 없다, 라고 외치는 듯 했다. "응, 후, 후. 사고방식의 차이라도 있었나?" 놀리듯이, 지즈가 비웃는다. 그리고, "로드 엘멜로이 2세와 그 제자들. 비옥한 초승달에서 만나지." 그대로, 방황해의 마술사가, 손가락을 빙글 하고 움직였다. 어떤, 인장 같았다. 바람이 불었다. 한 순간, 얼굴을 가렸다. 손을 내렸을 때, 지즈와 뤄롱 두 사람── 아니, 아키라를 포함한 세 사람의 모습이, 사라져 있었다. 그 뒤에는, 그림자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사라졌다." "순간이동은, 현대에서는 마법의 영역이다만…… 방황해라면, 아직 마술의 범주겠지. 쓰더라도 이상하지는 않아." 스승님이, 망연자실히 말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0 희미하게 술 냄새가 났다. 와인이었다. 몇십 년 동안 빚어진 술과 어둠의 윤달에 두 개의 그림자가 겹쳐 있었다. 정사(色事)는 아니었다. 교성 대신 울려 퍼진 것은 짐승 같은 포효였다. 대략 인간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려는 으르렁거림이다. 현대 과학이라면 마취제를 사용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이것이 영적인 수술이기 때문이다. 영체의 피부를 찢고, 영체의 살을 열고, 영적인 내장에서 종양을 절제하는 그런 기법이다. 보통 몇 초에서 몇 분이면 끝날 수술에 벌써 세 시간이나 걸렸다. 고통 또한, 그만큼 지속되었다는 뜻이다. 보통 사람 같으면 정신을 잃었다가도 너무 아파서 정신을 되찾을 것 같은 정도였다. "이제야 칠할, 정도이려나." 소름 끼칠 정도로 아름다운 목소리와 함께 의사는 천천히 자리를 떴다. "⋯⋯제멋대로 하고선(好き勝手しやがって)." 부자연스럽게, 환자의 튼튼한 상체가 들어 올려졌다. 바이뤄롱. 용을 먹은 청년이다. "어이 어이, 이쪽의 고생도 조금만 헤아려 주었으면 좋겠는데. 어쨌든 성창의 그림자를 걷어내지 않으면 안 되거든. 좀처럼 남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대답하는 의사는 회색 머리의 남자였다. 방황해의 지즈. 청년(뤄롱)의 스승을 자처하는 남자다. "[가장 끝에서 주춧돌 되는 꿈의 탑(롱고미니아드 뮤토스)]이었나. 이 정도의 봉인은 신대에서도 보기 드물지. 내 손이 아니었으면 백 년이 지나도 그대로라고." "그건 그것대로 편리하네." 라며, 청년(뤄롱)은 어깨를 으쓱하며 흰 셔츠를 걸쳤다. 갈색 피부에, 실크가 미끄러진다. 역시나 초췌함을 감출 수 없는 얼굴을 툭툭 치며 말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1 "괜찮은 건가, 아버지." "무엇이?" "에르고들을 내버려 둬서." "응, 후, 후." 몇 번이나 지즈는 웃었다. 달도 희미하게 보일 정도의 미모로, "어쩔 수 없으니까." 라며 고개를 저었다. "에르고의 세 번째 신은 특별해. 아틀라스원과 합류한 이상, 신을 물을 수는 없을 거야. 그 국면까지는 이쪽도 서두르지 않을 거야. 자주 반항하는 멍청한 제자를 괴롭히는 게 더 재미있으니까." "상상의 열 배 정도 더 아팠는데, 역시 일부터냐고." "후, 후." 다시, 회색 머리 남자가 웃는다. "하지만⋯⋯. 그렇군. 엘멜로이 2세라면 그 의미를 알 수 있을지도 몰라." "그 의미?" "그렇다면 그건 그거대로 재미있다는 뜻이지. 음, 후, 후. 이 실험이 시작됐을 때는 아직 시계탑 같은 건 그림자도 형태도 없었지만 말이야. 그 시계탑에서 가장 재능이 없는 군주가, 어떤 의미론 재능이 없기 때문에 신대부터의 의식에 관여한다는 것은, 꽤나 아이러니한 이야기 아니겠어?" "그래서, 비옥한 초승달에서 만나자, 그런 말을 한 건가." "글쎄." "대답해봐, 아버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2 영상이 끊기고 또 다른 기록이 들어왔다. 전혀 다른 곳이었다. 아마도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내부일 것이다. 수정의 언덕 같은 곳이었다. '⋯⋯저기다' 제3층 금서고. 앞서 II세들이 이야기하던 뒤쪽의 공간이다. 그때는 극히 일부만 보였지만, 에르고는 언덕을 닮은 그 형상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청년이 받은 인상을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그래, 연구실일까. 수정으로 만들어진 연구실. 이천 년이 넘게 경과한 지금과는 달리, 수정 기계와 수정 케이블, 용도조차 알 수 없는 수정으로 만든 물건들로 둘러싸인 그곳은 너무도 환상적인 공간이었다. 그리고 중앙 근처에는 세 명의 인물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세 명⋯⋯' 두 사람은 낯익은 얼굴이었다. 그중 한 명은 하얀 불꽃 같은 여자였다. 유연한 손목에는, 매우 견고해 보이는 긴 쇠사슬이 매달려 있었다. '무시키⋯⋯' 잊지 않았다(忘れもしない). 싱가포르에서 에르고와 싸웠던 상대다. 스스로를 선인이라고 호언장담하며, 산령법정의 번외를 자처한 여인. 신을 잡아먹은 에르고를 마지막으로 자신이 잡아먹는다고 웃던 마술사. 재앙이라는 개념이 인간의 형태를 가지면, 이 여자의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한 명은 달처럼 아름다운 남자였다. 회색 늑대를 연상시키는 긴 머리에 황금률 같은 균형이 느껴지는 육체. 대부분의 아름다움은 역사와 장소에 따라 그 형태가 크게 변하는 '유행'에 불과하지만, 이 남자의 그것만은 불변일 것이다 ⋯⋯.. 라고 확신할 수 있을 만큼의 모습을, 이 마술사는 갖추고 있었다. '지즈⋯⋯' 이쪽은 용을 먹은 남자・바이뤄롱의 스승이었다. 방황하는 바다 발트안데르스. 보존(게논)의 문에 속한 마술사. "음, 후, 후." 가장 먼저 웃은 것은 지즈였다. "설마, 전원이 정말 모일 거라곤. 이 중 한 명쯤은 배신해서, 함정에 빠뜨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네가 아니야, 지즈." 무시키가 가볍게 혀를 찼다. 딱딱한 소리가 울렸다. 무시키가 휘두른 백 핸드 블로우(裏拳)가 지즈의 눈앞에서 멈춘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주먹의 속도도 그렇고, 그 주먹을 받아낸 결계의 위용에 에르고는 혀를 내둘렀다. 단순히 강도의 문제가 아니다. 지즈의 눈앞의 공간에만 지연과 정체의 '개념'이 드리워져 있었던 것이다. II세의 이야기로, 그것이 간이 의식(텐 카운트)——세계의 법칙 자체를 개찬하는, 마술에 있어서 극한의 영역이라는 것을, 청년은 알고 있었다. 신대의 마술사인 지즈에게 있어선, 현대 마술의 궁극이라 해도 호흡과도 같은 것이었을까. 에르고를 만들어낸 마술사들. 그렇다면, 최후의 한 명은⋯ '⋯아틀라스원의.' 라티오의 선조에 해당하는, 쿨드리스 가문의 연금술사일 것이다. 적어도 입고 있는 제복은 라티오나 시온과 비슷한 아틀라스원의 것이지만, 두건을 쓰고 있어 얼굴의 조형을 볼 수 없었다. "여기가, 우리의 기점이 된다." 세 번째 사람이 말했다. 구획의 중앙에, 세 개의 그릇이 놓여 있었다.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었지만, 아무래도 청동 항아리인 것 같았다. "내가 장소를 준비했다." 다시 세 번째 사람이 말했다. 그리고는, "나는 술식을 제공했다." 지즈가 말했다. "첩(妾, 아타시)은 그릇을 찾았다." 무시키가 말했다. 이것 역시 어떤 의식처럼 보였다. 그러고는 무시키가 뒤를 돌아보았다. 구획 입구의 어둠 속에, 누워 있는 모습의 청년이, 허공에 떠 있었다. 나신에 천만 걸친 모습이었다. 아마도, 10대 중반. 적발에, 키가 컸다. '죽어······있어······?' 이미 호흡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한 것보다, 강렬한 기시감에 청년은 소리를 지를 뻔했다. '⋯⋯⋯⋯어째서, 그런⋯⋯' 자기 자신이다. 숨을 거둔 채 손을 늘어뜨린 청년은 분명 에르고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청년을 안고 있는 것은, 조금 전의 노인이었다. 방금 전 본 기록에서는, 민중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던 대장부――하지만, 정말 그런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노인의 표정에는 비통함이 묻어났다. 건장한 체격은 변함없지만, 그 내면에서 넘쳐흐르던 무언가가 쑥 빠져나고 있었다. 그야말로⋯⋯심장이라도 빼앗긴 것처럼. 천천히 노인이 청년을 들어 올렸다. "젊은 주군(若君)을 맡긴다." 마치 구세주의 유해라도 대하는 듯한, 정중한 태도였다. "나의 군주, 알렉산드로스 4세를." 그때. '뚝'하고 영상이 끊어졌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3 "교수님!" 불현듯 귀에 익은 목소리가 그들의 귓전을 때렸다. 무심코 고개를 돌리니, 혈통이 있는 강아지를 잘못 만나 장난꾸러기 아이들 틈에 섞여 자란 것 같은 상대가 항구 근처 오픈형 카페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솜털 같은 금발에, 발랄한 푸른 눈동자. 최근 들어 조금은 단단해진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활력과 어딘지 모르게 엉뚱한 인상은 왠지 모르게 이 모나코와 닮아 있어, 역시 사람은 고향과 닮은 것 같다는 묘한 설득력을 느끼게 했다. “저쪽이 소문의 에르고 군인가요! 속담에도 교수님은 사흘만 만나면 제자가 늘어난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 그렇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니, 엘메로이 교실은 비교적 작은 편이지만, 청강생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실수로 레밍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어요! 참고로 레밍스의 집단 자살은 사실 그냥 사고사이고, 다큐멘터리 영화의 영상은 일부러 절벽에서 떨어뜨려서 만든 연출이라고 하네요. 그러니까 무슨 말인가 하면, 사고나 자살로 위장된 타살은 조심하자는 거죠!" 플랫-에스칼도스. 약 두 달 만에 만나는, 엘메로이 교실에서도 극도의 문제아와의 재회였지만, 지금은 그 감격에 젖어들 수 없었다. 금발 청년이 일어선 자리 옆에는 너무 아름다운 남자가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태양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남자의 옆모습은 시간과 계절마저도 미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낮이 밤으로 여름은 겨울에. 떨어지는 듯한 햇살은 회색 늑대 같은 은발을 적시는 달빛으로. 아 ------ 자신의 입술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에르고가 갑자기 몸을 움츠리는 것을 느꼈다. 마술이나 신비 등이 아니라, 단지 압도적인 개성으로 인해 남자는 세상과 괴리되어 버렸다. 어쩌면 그것이 방황해라는 미지의 마술 조직에 속해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음, 후후후“ 희미하게 코끝을 스치는 듯한 숨소리가 남자에게서 흘러나왔다. 눈동자가 스승을 똑바로 응시한다. 이 세상에 없는 거울과 같았다. 분명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근본부터 다른 무언가처럼 보일 뿐이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공포가 두려움 때문인지, 감동 때문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웠다. "오랜만이다, 로드-엘멜로이 2세“ 방황해의 마술사 지즈가 눈앞의 잔을 들어올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4 자신은 스승의 비스듬히 오른쪽 뒤에, 에르고가 왼쪽에 붙어 있다. 어떤 이변이 일어나도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마술회로를 구동시킨 채로 있다. 이 방황해의 마술사를 상대로 자신들이 힘을 휘두른다고 해서 어디까지 의미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스승님께 피해가 생긴다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저항할 생각이었다. “------ 선생님, 괜찮습니까?” 중얼거리는 에르고에게 스승은 눈빛으로만 고개를 끄덕였다. 발언해도 괜찮다는 뜻이다. 한 발짝 앞으로 나와 에르고는 지즈에게 묻는다. "뤄롱과 아키라씨는 무슨 일이신가요?"(「若瓏とアキラさんは、 どうしたんですか」) 바이 뤄롱 에르고를 해적섬에서 이끌어낸 것이 스승이라면, 에르고의 절친한 친구라고 자칭하는 바이 뤄롱에게 적대적인 지시를 내린 것은 이 지즈였다. 일본에서의 사건 말미에, 그가 보호하고 있던 야코우 아키라를 모두 데리고 사라진 채, 그 행방은 알 수 없는 채로 사라졌다. "아키라 씨에 대해서는 계속 추적하겠습니다." 료우기 미키야에게 스승은 그렇게 약속했었다. 에르고도 그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공기가 삐걱거릴 만큼의 긴장감이 자신에게도 분명히 전달되었다. 이에 반해 지즈는 느슨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음, 후후후....... 뤄롱은 아직 요양 중이지만, 이제 슬슬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그 아가씨의 성창이 아프긴 했으니까. 아무리 용이라지만, 그만한 시간이 걸리겠지. 그건 이제 성창의 그림자라기보다는 전해 내려오는 성창의 전승에 가까운 것이었지만 말이야. 아, 저거다. 경계 기록대가 됨으로써 영령의 주형이 집단적 무의식의 인식에 끌려가는 것에 가까운 현상이다. 설마 현대에 그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어요." 지즈가 말하는 것은 일본에서의 결말이 된 자신의 창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병기에 대해서는 나 자신도 아무것도 모른다. '가장 끝에서 주춧돌 되는 꿈의 탑'이라는 이름조차도 거의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것이다. 신비에 관련된 현상은 당연히 그런 것이지만, 같은 상황에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것은 전력으로 계산할 수 없다. "아키라 씨는 어때요?" "그쪽은 뤄롱이 놓아주지 않아서 말이야. 그 멍청한 제자는 나를 너무 믿지 못하는 모양이야." 잠시 에르고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갈색 피부의 청년은 "그놈의 아저씨에게, 머리카락 한 올만큼의 상처도 입히지 않겠다"고 단언했었다. 그 약속을 지켰다는 뜻일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5 '후후' 지즈의 입술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무시키 녀석이라면 한 번 주먹을 부딪혔으니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하겠지. 하지만 방황해는 그래도 마술 협회 중 하나니까. 시계탑과는 견해가 다르더라도 신비의 쇠퇴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현대에 와서 귀중한 재능과 인재를 너무 낭비하고 싶지는 않아." “------ 그렇군요.” 눈썹을 찡그린 스승님을 향해 지즈 씨가 자신의 앞의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포기했는지 스승님은 모자를 벗고 자리에 앉았다. 자신들은 서 있는 채로 그 뒤로 이동해 확인 후, 지즈는 말을 꺼냈다. "그러니 좀 더 평화적인 방법으로 서로의 소원을 들어주는 건 어떨까?" "좋은 제안이군요. 하지만,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 걸 보면 이미 계획이 있으신 것 같네요." "응, 일단은." 두 사람은 즐겁게 웃으며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예를 들어, 도박이라든가." "도박?!" 무심결에 무심코 나온 소리를 용서해 주었으면 한다. 하지만 입을 꾹 다물어도 스승님은 진지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6 눈썹 사이 주름을 더욱더 팽팽하게 만들고 관자놀이 주변을 문지른 후 입을 열었다. "즉, 일종의 신명 재판이라는 뜻인가요?" (신명재판 ------) 이전 강의에서 비슷한 말을 들은 것 같았다. 뾰로통한 에르고와 나를 바라보며 스승님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예로부터 사물의 진위나 옳고 그름을 가리기 위해 다양한 수단이 사용되어 왔어. 그중에서도 대략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어 온 수단이 신명재판이야. 즉 사람의 손을 떠나 신의 뜻에 맡기는 행위.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맹신탐탕(盟神探湯)이라 하여 뜨거운 물속에 던져진 돌을 맨손으로 집어올려서 그 때의 화상 유무로 죄를 판단했어.“ "하지만 그런 건 당연히 화상을 입을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람으로서는 알 수 없는 신의 뜻을 가늠할 수 있다고 여겼던 거지. 그래서 화상을 입지 않는다면 무죄라고 모두가 납득했다. 뭐, 실제로는 화상 정도에 따라 판단했고, 맹신탐탕으로 화상을 입지 않는 방법 등도 생각했지만 말이야.“ 스승이 크루즈선을 올려다보았다. 거대한 호화 유람선에는 지칠 줄 모르고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않는 유구한 리듬. "이러한 신명 재판의 변형으로 제비뽑기나 내기가 존재합니다. 아까 말했듯이, 내기 역시 사람의 손을 떠난 행위이기 때문이다.“ "현대에 이르러 지극히 세속적이라고 여겨지는 도박이 성스러운 속성을 띠게 된 것은 역사의 기묘함이다.“ "음, 후후후, 좋은 강의지만 너무 지나치네, 군주님." 지즈의 입술이 술 냄새 나는 입김을 내뱉는다. "내 제안은 재미삼아 하는 거야. 대체로 어느 나라나 신의 뜻을 알기 위해서라는 핑계는 처음에만 있고, 금방 오락으로 변질되는 법이지. 어쨌든 도박이란 게 너무 재미있으니까. 자신이 거액의 부를 얻는 것만이 아니다. 게다가 남이 망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중독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지즈의 말에는 단순한 학문적 뒷받침 이상의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어쩌면 그것은 경험에 의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리석은 자는 경험에서 배우고 현자는 역사에서 배운다고 하는데, 이 방황해의 마술사는 서기 이전부터의 세월을 실제로 경험해 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경험은 이미 역사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희미하게 눈을 가늘게 뜨고 스승이 묻는다. "그래서 여기인가요?" "물론이지. 아니, 나 같은 사람이 모나코에서 도박을 한다고 하면 다른 이유는 없지 않겠어?" '펨의 선상 연회’스승은 신비로운 울림을 담은 말을 속삭였다. 선상 연회. 에르고가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카사란 혹시 카지노의 어원을 말하는 건가요?" "아, 그래. 왕후 귀족의 별장을 카사라고 불렀고, 그 별장에서 조용히 행해지던 도박도 곧 그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카지노를 운영하는 쪽은 하우스라고 부르기도 하지." 대답하면서도 스승의 시선은 지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마치 보이지 않는 바늘과 실로 꿰매어 놓은 듯 두 사람의 시선은 서로를 붙잡고 있다. "이 유람선이 어원 쪽을 사용하는 것은 꽤나 술에 취해 있는 동시에 우리 마술 세계 사람들은 이런 말장난을 너무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말이 곧 세상이니까." 이에 대한 지즈의 미소는 지독하게 공허했고, 그래서인지 겸손할 정도로 아름다움만 인상적이었다. 참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여 버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7 "혹시, 지즈 씨가 말하는 것은“ "오오. 펨 자식과 도박을 해서 진 쪽이 이긴 쪽을 따라가는 건 어때? 야만적인 마술 싸움에 비하면 정말 문화적이고 평화롭지 않은가? 자랑스럽게 지즈가 가슴을 치켜세운다. ------ 믿기지 않는다. 이 방황해의 마술사가 지독하게 향락적이라는 것은 감지하고 있었다. 에르고에게 신을 먹게 한 세 명의 마술사 중 한 명이고, 더 나아가 바이 뤄롱에게 용을 먹게 한 무시무시한 신비의 동반자이지만, 그의 행동에는 어딘지 모르게 속물적인 사상이 숨어 있었다. 제대로 맞서면 승기를 잡기조차 어려운 상대다. 그래서 스승도 지즈의 제안을 듣기로 한 것 같다. 하지만 설마 도박으로? 게다가 사도와? '와하하! 지즈씨와 프로페서 카리스마가 룰렛이나 바카라, 마작, 태국 물소 경주에서 겜블 배틀을 하는 건가요! 나 알아요! 교수님 정도의 인간이 되면 완전 장전된 리볼버로 러시안 룰렛을 하는 거죠! 선공 후공의 동전 던지기로 승부가 80% 결정되는 이 질주감! 이건 눈을 뗄 수 없어요!" 옆에서 듣고 있던 플랫이 눈을 반짝반짝 빛낸다. 실제로 평소 그가 즐겨보는 애니메이션 같은 상황임에 틀림없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가늘게 스승님이 한숨을 내쉬었다. "서로가 패자가 되면 어떻게 할 건가요?" "가난에 허덕이다가 배에서 내릴 가능성이 더 높지만요“ "어이쿠, 약하네, 엘메로이 2세." 지즈는 슬픈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세우며 잘 다듬어진 턱을 문질렀다. "시계탑의 군주와 방황해의 마술사가 모두 빈털터리가 되어 모나코를 떠돌아다니는 것도 꽤나 재미있지만. 자, 그렇다면 ------ 그래, 펨의 녀석을 승자로 삼아 둘 다 그 녀석의 소원을 들어주는 건 어때?“ "왜요?" "저 녀석도 마술 세계의 일원이야. 시계탑의 군주와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에게 말을 듣게 된다면, 분명 재미있어하며 승선할 거야. 원래 펨의 선상 연회는 저 녀석이 시간 때우기 위해 시작한 거니까." 스승이 침묵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8 그 무시무시한 제안에 대한 침묵은 10초 가까이 지속되었다. "한 가지, 확인 좀 하겠습니다."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내기 플레이어로 참여하는 건 나와 당신뿐인 건가?" "아니야? 너나 나나 제자가 있잖아. 마술사라는 건 제자를 이용해 돈을 버는 거지. 규칙을 잘 지키고 잘 돌아다니는 것뿐이야. 그 외의 세부적인 조건은 펨의 규약에 준하는 것으로 하면 되겠지?" 구이, 하고 지즈가 잔을 비운다. 과육처럼 싱싱한 입술을 손등으로 닦으며 스승을 관찰하고 있다. 반면 스승은 마치 뱀을 노려보는 개구리처럼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지즈의 제안이 자신에게 유리한 제안이기에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거기에 걸려 있는 운명은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선생님” 내 옆에서 에르고가 속삭인다. "제 일은 선생님께 맡기겠습니다. 그것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선생님께 맡긴 결과라면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 '에르고' "신명재판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요. 신처럼 그저 기도할 수밖에 없는 미래에 대해 자신의 운명을 통째로 맡김으로써 어쩔 수 없는 불안과 걱정을 떨쳐버리기 위한 행위. 그렇다면, 이 한 달 정도의 인생밖에 없는 저에게 있어서는 선생님밖에 없습니다." 스승이 숨을 죽인다. 에르고의 정체를 알게 된 지금, 스승에게 있어 그의 신뢰는 더욱더 무거워졌을 것이다. 차라리 자신의 목숨만 문제였다면 이렇게까지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맡긴다고 하면. ------ 알았다. 받자, 방황해의 지즈." "좋은 대답이다. 엘멜로이 2세." 지즈가 일어섰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9 그리고 방황해의 마술사는 스승과 마주 앉은 청년에게 인사를 했다. "고마워. 좋은 대화가 되었어, 플랫-에스칼도스. 너도 이번 도박에 참여할지도 모르지만, 그때는 조심해라.“ "이쪽이야말로! 다음 007 영화에서 누가 제임스 본드를 연기할지 맞추는 게임이라면 지지 않겠습니다!“ 해병대식 경례를 하며 플랫이 배웅한다. 아, 우리 교수님, 겉으론 멀쩡한 표정이지만, 막상 시작하면 바로 전환해서 맹추격해 오는 강적이에요! 아무리 적자를 내도 명작, 망작 가릴 것 없이 결국은 플라마이제로로 만드는 영화 제작자 같은? 심지어 촬영을 계속하면서 '잘 안다고 해도 방심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도전하겠습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후 돌아서기 전에 지즈가 덧붙여 말했다. "아, 여기 밥값은 내가 낼 테니 배를 타기 전에 맛있게 먹어라. 이곳의 명물인 바르바주앙을 주문해 놓았으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0 한동안 스승은 움직이지 않았다. 우아한 금속 의자에 묻혀 파도 소리만 듣고 있었다. 리조트의 눈부신 햇볕 아래서 절망에 휩싸인 채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조차 잃은 듯했다. 그 사이 점원이 지즈가 주문한 것으로 보이는 접시를 가져왔다. 대접에 많은 튀김 파이 같은 것이 담겨 있었다. "이게 바르바주앙인가요?" 그래! 모나코의 향토 요리! 영국에 익숙한 곳이라고 ------ 차이나타운에 맞추어 중국식 만두 모나코식 만두라고 하면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네요!" "어흠," 플랫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런 때인데도 불구하고, 보랏빛으로 튀겨진 반죽에서 정말 식욕을 돋우는 냄새가 풍긴다. 냄새가 난다. 먼저 에르고가 포크로 튀긴 반죽을 깨뜨리자 더욱 진한 향이 올라오며 안쪽의 시금치나 양파로 보이는 식재료가 커다란 상자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한 입 베어 물자 빨간 머리 청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건 농후합니다 ------“ “아, 굳이 쪼개지 않아도 돼요. 한 입에 쓱싹쓱싹 먹어 버려요!" 무뚝뚝한 말투에 나도 바르바주앙을 주문했다. 처음 느껴지는 것은 쌀 반죽에 반죽된 호박의 쫀득쫀득한 맛이었다. 이어 고급 파르메산 치즈가 입안에서 비강까지 자극하는 놀라움과 함께 씹으면 이번에는 재료인 시금치와 양파, 그리고 호박의 맛이 천천히 혀 위로 퍼져나갔다. 이집트의 코샤리와 비슷한 조합이지만, 일종의 정크한 맛이 의외로 고급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이 가게의 특징인지, 요리 자체의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모나코다운 기운이 느껴졌다. "...... 맛있네요. 솔직한 감상이 쏟아져 나왔다. 그 지즈가 주문한 음식이라고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찜찜하지만 요리에 죄가 있을 리가 없다. 플랫도 에르고도 거침없이 먹어치우니 나도 덩달아 포크를 움직여 버렸다. 런던에 왔을 때만 해도 소량만 먹었는데, 요즘은 많이 먹게 되어서 나도 모르게 네 개 정도 먹게 되었다. "...... 갓뎀!" 갑자기 외침이 터져 나왔다. 홀로 남겨진 스승이 상체를 야니와에 기대고, 걸신들린 것처럼 바르바주앙을 포크에 담아 먹은 것이다. 순식간에 대접에 담긴 바르바주앙이 거의 다 떨어졌고 냅킨으로 입가를 닦고 나서 스승은 평평하게 말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1 "그 녀석을 만난 경위를 다시 한 번 설명해봐, 플랫." "펨 씨네에서 만났다는 이야기인가요?" "그건 아까 들었어.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 타이밍에 접촉한 건 우연이 아니야. 저 녀석, 처음부터 너를 노린 게 아니었어? 그렇다면 다른 이것저것 장치를 해 왔을 텐데." 아, 처음부터 저를 노린 건 틀림없습니다. 아니, 내가 하고 있던 마술 해킹에 편승해 왔으니까요." "네 해킹에 걸려들었다고?" 얼마 남지 않은 바르바주앙을 먹으면서 플랫의 대답에 스승님의 눈썹이 움직였다. "그렇습니다. 반 펨 씨네에서 뭔가 재밌는 이야기가 없을까 싶어 여기저기서 마술 해킹을 하며 구경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인사하러 왔어요.“ 플랫이 가끔 그런 짓을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시계탑에만 국한된 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사도의 무릎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꽤나 위험한 공이 아닌가 싶다. "처음에는 아, 공격성 방벽을 밟았나 싶어서 도망쳤는데, 제가 도망치는 곳보다 먼저 달려오는 바람에 너무 재미있었어요! 오로지 마술 회로 구동시켜서 즉석 술식을 칠십 개 정도 써서 드디어 따라잡혔나 싶었는데, 아니, 실은 나도 마술 해킹을 하고 있었어, 라고 저쪽에서 말하더라고요, 해킹 동료 같은 건 좀처럼 찾을 수 없는 거고, 거기서부터 술식 조합이라든가, 기반과 앵커의 월령별 세팅 같은 이야기로 한참을 떠들었죠! 교수님께 전화를 드린 것도 그 이야기를 하면서 차를 마시고 있을 때였어요." 이야기만 듣고 있자니 동호회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스승님은 계속 어려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바바주앙과 함께 가져온 차가운 차를 마신다. 뒤늦게 나도 마셨는데, 입안에 남아있는 바바주앙의 기름기를 자스민 향이 나는 홍차가 시원하게 씻어주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2 "하나만 말씀드릴게요, 선생님." 에르고가 끼어들었다. "뭐야, 에르고" "지즈의 마술 실력은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렇다면 왜 도박판을 만들었을까요? 지즈의 전력이라면 우리를 압도하는 게 더 쉬울 텐데 말이야. 뤄롱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도박 같은 운에 맡기는 도박을 왜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아, 그렇다면 짐작은 간다.“ 관자놀이를 누르면서 스승님이 말한다. "펨의 선상 연회에서 카지노 배의 주인인 반펨에게 승리한 자는 그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 즉, 지즈에게는 반펨으로부터 승자의 보상으로 얻고 싶은 것이 있다는 뜻이겠지." “------ "그렇구나." 그렇다면 납득이 간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어본 것만으로도 반 펨이라는 사도는 꽤나 특별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렇기 때문에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도 손에 넣지 못한 것을 소지하고 있다는 ------ 것은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나를 끌어들이면 그 보상과 에르고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겠군. 합리적이라고 하면 합리적인 이야기다. 오히려 너무 합리적이라 신대의 마술사답지 않을 정도로 말이야.“ 스승의 말에 몇 초 뒤늦게야 나는 겨우 납득했다. 물론 스승과 지즈의 대화는 그런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을 것이다. 지즈의 태도를 보면 스승님의 속마음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대략은 지금 이야기와 같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엄청나게 큰 의문도 생겼다. 그 지즈가 원하는 물건. 그것은 무엇일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3 "아, 하지만 교수님“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데, 플랫이 토끼 귀처럼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펨의 선상 연회에 참가하려면 참가비가 꽤나 많이 들어요. 괜찮으세요?" 순간 스승님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너무도 파격적이고 상식과는 동떨어진 일들만 연속으로 벌어져 당연한 사정을 망각하고 있었다며, 점점 창백해지는 안색이 너무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었다. "저기, 스승님, 괜찮으십니까?" "아니, 잠깐, 그건" 금방이라도 뱉어낼 것 같은 입을 꾹 다물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평평하게 묻는다. "저기서 취급은 유로였지. 요즘은 얼마야?" "백만 유로예요. 달러로 환산하면 대략 백삼십칠만 달러, 엔으로 환산하면 1억6천만엔. 파운드화로는 67만 파운드 정도입니다."라고 플랫이 씩씩하게 대답한다. 일정 이상의 마술사라면 이 정도의 기록과 계산은 마술 회로가 자동으로 해준다고 한다. 물론 자신이나 스승과는 거리가 먼 기능이다. 엄밀히 말하면 스승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가뜩이나 부족한 마술회로의 자원을 그런 대체 가능한 용도에 할당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큰돈을 당장 마련할 수 있을까? 스승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관광지 특유의 아름다운 푸른 하늘에 사라질 것만 같았다. "내 호주머니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아니네 ------ 여기서 라이네스에게 의지하면 분명 불어 닥칠 텐데 ------“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바닷바람에 묻힌다. 본래 군주라는 신분이라면 그리 어려운 액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당연히 스승은 제대로 된 군주가 아니었기에 그 액수만큼은 매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4 이 액수를 무담보로 준비해 준다고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거의 없겠군." 스승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휴대전화를 꺼냈다. 점점 더 씁쓸해진다, 마치 그 단말기가 값어치 없는 악마라도 되는 것 같았다. "아 웨이버! 너한테서 연락이 오다니!" 휴대전화 너머로 한 청년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승님의 어둡고 침울한 표정과 너무 대조적인 목소리였다. 어쩌면 스승님의 스승님의 안색이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전화의 상대는 친구의 고뇌를 기뻐하는 참으로 변태적인 기질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름은 멜빈 웨인즈라고 한다. 시계탑에 소속된 마술 각인 조율사이다. 스승의 자칭 절친이라니, 마치 에르고와 바이 뤄롱의 관계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쪽은 기억을 잃었다거나 하는 복잡한 사정이 아니라 정말 멋대로 자칭한 것뿐이다. 스승의 허락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은 청각을 '강화'하여 그 대화를 듣고 있었다. 에르고도 마찬가지로 대화에 집중하고 있고, 플랫은 주위를 서성거리고 있다. 또한 스승에게 엄명을 받은 것은 전화 통화 중에 플랫이 실종되지 않도록 잘 지켜봐 달라는 것이었다. "이건 기념비적인 사건이야! 음, 빨리 기록해야겠어! 자네, 최고급 펜과 잉크를 준비해줘. 저기, 저번에 선물한 장인의 일품이 있었지? 그리고 그 매혹적인 허벅지를 책상에 올려놓을 수 있게 해줘라!--- 우오오옥!“ "괜찮겠지? 꽤 피를 많이 흘린 것 같은데......." "응, 괜찮아. 최근 반년 정도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증혈제를 이것저것 바꿔가며 복용 중이야. 하지만, 뭐, 이런 파동은 늘 있는 일이야. 아, 잠깐, 가슴부터 하복부까지 피가 범벅이 됐어! 가슴부터 하복부까지 피투성이인 나를 두고 가지 말아 줄래, 여보! 아, 아니, 세 번째는 사과할 테니까! 네 배꼽 모양이 딱 토하기 쉬웠다고나 할까!" "..... 바쁘신 모양이네“ "아, 아니, 끊지 않아도 괜찮아, 친구. 이미 가버렸어. 어차피 충분히 시간이 지나면 다음 아이가 오도록 준비해 놓았으니까. 내 취향으로는 여성의 복부와 허벅지를 즐긴 후 달콤한 침을 흘리는 것이 가장 좋은 흐름이라고 생각하는데, 이해해 주는 사람이 별로 없네요.“ 정말이지 껄렁껄렁한 발언의 연속이었다. 어떤 종류의 정보량이 너무 많아 이쪽에서 씹을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 스승님의 경우, 처음부터 이해를 포기한 듯 특별히 대화에 끼어들지도 않았다, "사실, 여행 도중인데." 라고 말을 꺼냈다. "펨의 선상 연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호오! 소문의 사도의 도박인가!" 멜빈의 목소리 톤이 두 단계 정도 높아졌다. "훗훗....... 사정을 알겠어. 내가 구경거리가 되는 대신 나에게 구경료를 내라는 거겠지." "말이 빠르네." 눈에 띄게 스승님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진다. 멜빈이 타고 온다면 금전적인 문제는 해결된다. 동시에, 사건의 번거로움이 배가 될 것임은 확실했다. 어쨌든 이 남자, 오락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서슴지 않는데 스승이 성배전쟁에 참가하여 엘멜로이 교실을 물려받게 된 것도 당시 동급생이었던 이 악마 같은 청년이 여러 상대의 파멸을 보기 위해 손을 빌려주었던 것이 원흉이 될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스승은 파멸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로 인해 멜빈의 흥미를 크게 끌게 되어 지금까지 관계가 이어져 왔다고 한다. 그 관계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다만, 예전에 마안수집열차 사건 직후에 그가 내뱉은 말을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언젠가 그는 로드 엘멜로이의 이름을 다른 사람에게 물려줄 거야. 2세라든가, 3세라든가 하는 게 아니라, 이번엔 진짜 로드 엘멜로이로서 말이지. 그렇다면 그 때 웨이버의 이름을 불러줄 상대가 없으면 외롭지 않겠어?” 그 대사대로 이제 스승을 웨이버라고 부르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이 멜빈이었다. 어쩌면 엘메로이 2세라는 입장을 통하지 않고 과거부터 계속 스승님 그 자체를 바라보고 있는 단 한 명의 인간일지도 모르겠다. 잠시 후, 대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엔 네 편이 될 수 없어. 실은 선약이 있어서 말이야." "선약?" 스승의 눈썹 사이에 주름이 생겼다. 거절당한 것 자체가 그리 큰 충격은 아니었을 것이다. 지극히 변덕스러운 이 청년의 행동은 언제나 상상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아까 말한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스승의 마음속에는 더 컸을지도 모른다. 라이네스에게 빚을 지는 것보다는 낫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비교의 문제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이야말로 우리를 전율케 했다. "방황해의 마술사에게 후원자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어.“ 귀를 의심했다. 스승님뿐만 아니라 '강화된' 청력으로 듣고 있던 에르고 역시 눈을 의심했다. 유일하게 플랫만이 "와, 그 수가 있었구나!" 라며 즐거워하며 손뼉을 치고 있었다. "뭐야 ------! “물론, 내 절친한 친구는 특등석에서 볼 수 있게 해줄게! 라고 하기 보다는 특등석을 보장받았기 때문에 이번 이야기에 승선한 셈이 되었네. 아니, 역시 방황의 바다답게 담보로 내놓은 주체도 알비온의 발굴물급 물건이었지만 ------” "...... 그럼 너, 지금 어디 있는 거야? "후후, 과연 알겠지?" 빙긋이 웃는 멜빈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올랐다. "사실, 모나코의 오오, 이 이상은 비밀이다. 하지만 너의 활약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기대가 크다고 말해주지!“ 푸욱, 하고 통화가 끊어졌다. 한 숨을 쉬고 자신이 스승에게 물었다. "저기, 스승님, 방금 그거 ------ "들었던 대로다." 한숨 섞인 목소리로 스승님이 대답했다. "저 녀석은 내 편을 드는 것보다 이번엔 지즈 편을 드는 게 더 재미있다고 생각한 거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던 스승의 편을 드는 것은 단순히 재미있기 때문이고, 적으로 삼는 것이 더 재미있다면 쉽게 손사래를 칠 것이다. 하지만 '선약으로, 지즈씨라니.......' "아, 그쪽은 예상치 못했어. 지즈도 일본에서 헤어진 후 한가롭게 지내고 있는 건 아니겠지? 라고는 생각했지만 ...... 꽤나 기발한 계략을 꾸미고 있었던 모양이다. 설마 멜빈에게 미리 협상을 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스승에게 방심하지 말라고 지즈는 말했지만, 정말 그 말이 맞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5 전화를 끊고 나서 멜빈은 빙긋이 웃었다. 끔찍하게 악마적인 미소였다. 직접적으로 가장 친한 친구를 배신한 것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적대적인 모양새를 취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결코 비유가 아니라 내일 아침 모나코 바다에 시체가 떠다녀도 이상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이 청년은 너무 즐거워 보였다. "그래. 역시 이렇게 해야지, 너와 친해지느니 차라리 빨리 죽는 편이 낫다는 거지." 넓은 침대에 나른하게 누운 채 휴대전화를 바라보는 눈빛은 너무나도 다정했다. 마치 그 단말기가 자신에게 단 하나 남은 인간성의 조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6 그리고 다시 한 번 휴대 단말기를 만져보았다. "안녕하세요." 통화가 연결되고 나서 인사를 건넨다. "나와 당신의 예상대로 웨이버가 무심코 상담을 해 왔어." "하하하, 그 녀석은 좋았어" 전화기 너머로 지즈가 웃는다. 방금 전 2세들과 항구에서 헤어진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는 몹시 유쾌했다. "물론 거절했어. 여기서 웨이버가 고작 백만 유로를 위해 어떻게 빚을 쌓아가는지, 이전 마안 경매에서 두 자릿수 미만의 금액에 어떤 유쾌한 표정을 짓는지 직접 확인할 수 없는 게 아쉽네요." "어머, 그건 미안한 짓을 했네." "아니, 계약은 계약이다. 오히려 나로서는 오히려 좋다. 일명 재미있는 일을 하려면 먼저 자신의 버릇을 싫어해야 하는데, 주변과 오래 사귀다 보면 어느새 편한 일면이 생기기 마련이다. 조금 억지로라도 깨뜨려야 했기 때문에 당신의 제안은 소원성취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면 고맙군. 뭐, 나도 엘메로이 2세 주변에서 당신이라면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을까 해서 이야기를 꺼낸 건데........" "이쪽도 놀랐지만......." 멜빈이 소감을 덧붙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7 "일단 이쪽도 두 명 정도 참가비를 받아도 될까?" "네, 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멜빈이 눈앞에 있는 노트북을 가볍게 터치한다. "지금 송금해 뒀어. 나중에 계좌를 확인해 주면 되요. 근데 왜 두 명이나 필요한 거지? 그 질문에 전화기 너머의 지즈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건 내 제자도 참여하기 때문이야."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8 홀로 남겨진 뤄룽이 조금 난처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 혹시 당신들 중 한 명이 에미야 시로의 연인인가요?" "네, 물론 제......아, 아니요, 이건 아직 비밀로 해야 할 일이라서 그분께는 말씀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그럴 리가 없잖아! 당신, 머리가 끓어오르고 있어!" 아름다운 두 마술사가 서로를 바라보는 표정이 너무도 아름답다! 순간 방금 전의 맹수들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물론 두 마술사 모두 맹수보다 몇 배는 더 무섭긴 하지만 말이다. 곧이어 린이 뤄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런 것보다 너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뤄롱, 무슨 생각으로 시로를 쫓아다녔어?" 린의 물음에 뤄롱은 어깨를 으쓱했다. "일단 아버지가 에미야 시로를 잡아서 어떻게 반펨을 이겼는지 물어보라고 하셨거든." "지금 이야기라면 그렇겠지. 대충 흐름도 읽을 수 있어. 당신네 지즈와 우리 선생님이 펨의 뱃놀이로 결판을 낸다는 거죠?" "잘 알겠다." "이렇게 재료가 많고 예측할 수 없는 두뇌라면 차라리 불타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게 낫지. 모나코의 쓰레기 배출 사정까지는 모르겠지만요." 말하면서 그녀가 팔짱을 낀다. 말라카 해협에서 해적의 컨설턴트를 하고 있는 그녀로서는 아직 대학생 나이치고는 다소 과묵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거꾸로 말하면, 지즈도 반펨에게 이기고 싶은 무언가가 있고, 동시에 그 사도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지.“ "...... 글쎄, 그렇게 될까" 뤄롱이 인정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9 "흐음. 아무래도 우리만 그런가 보군. 반펨 씨가 준비한 게임은 의외로 초보자에게는 가혹한 것 같네요." “아, 하지만 분명 한 명 더 올 거예요! 만약 안 온다면 정말 큰 다행이겠지만요!” 발랄한 플랫의 발언은 물론 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방황해의 지즈. 펨의 선상 연회에서 결판을 짓겠다고 한 이상 그가 오지 않을 리가 없다. 그리고 첫 번째 게임은 당연히 돌파해 올 것이다. "호오. 그런 상대가 있다면 저도 듣고 싶네요.“ 흥미를 느낀 듯 이시리드가 이렇게 말했다, "...... 잠깐만요." 라고 말했을 때,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술사 아젤이었다. 그 사람인지 그녀인지 알 수 없는 상대는 자신들이 왔던 통로와 다른 통로를 향하고 있었다. "누군가 먼저 간 게 아닐까?" 그 시선을 따라 이시리드가 통로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흠." 확실히 희미하지만 발자국이 있다. 체온도 남아 있군. - 아무래도 우리보다 훨씬 앞서 아까 게임을 클리어하고도 여기서 대기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 모양이군." 바로 일어서서 분통을 터뜨리며 옷깃을 여민다. "선점자에게 유리한 규칙 따위는 참을 수 없어. 즉시 이쪽도 쫓아가자." 큰 걸음으로 이시리드가 새로운 통로로 걸어간다. 우리도 뒤따라갔다. 한동안 내려가던 통로는 어느새 오르막길로 바뀌었다. 공간이 귀중해야 할 배에서 펨의 선상 연회에 참가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숨겨진 통로에 이토록 호화로운 비용을 들이고 있다니....... 아니면 고도의 마술로 공간을 왜곡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비용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체로 마술이라는 것은 엄청난 사치의 결정체다. 시계탑의 군주들이 이름 그대로 귀족이거나 부호인 것은 이런 돈벌레를 견딜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불현듯 바람의 흐름을 느꼈다. "저기, 바깥에 ------?" 조금은 발걸음이 빨라졌다. 조금은 발걸음이 빨라졌다. 통로가 막다른 길목에 이르러 이시리드가 참가증을 내밀었다. 그것이 열쇠가 된 모양인지 벽이 소리도 없이 옆으로 미끄러져 나갔다. 넓은 방이었다. 살짝 열린 창문을 통해 바람의 흐름이 느껴지는 것은 창문을 통해서였을까. 모나코의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이 크루즈선에서도 꽤 높은 층에 있는 방이다. VIP용 객실답게 천장에는 수정처럼 반짝이는 샹들리에가 빛을 내뿜고, 벽에는 현대미술로 추정되는 유화가 여러 점 걸려 있었다. 이 호화 여객선과의 어울림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름 있는 화가의 작품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온 길은 책장 뒤쪽의 숨겨진 통로였던 것 같은데, 연결된 선반은 기계식 와인셀러로 되어 있었다. 유리문 너머로 오래된 와인병들이 가득 차 있어 애호가들의 침샘을 자극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그 어느 것도 아니었다. 깔린 카펫이 처참하게 빨갛게 더러워져 있었다. "무슨, 일이지 ------?" 스승이 낮게 신음했다. 목소리의 이유는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에르고가 눈을 크게 뜨고, 그 플랫조차도 숨을 멈추고 있었다. 자신은 그저 경직되어 있었다. 몸이 떨리는 것을 멈추는 데 정신력의 대부분을 빼앗기고 있었다. 그만큼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것이 단순한 시체였다면, 방에 모인 사람들 중 누구도 별다른 놀라움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좋든 나쁘든, 마술사란 그런 상황에 익숙해진 자들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것을 충분히 각오하고 있을 것이고, 펨의 배의 연회에 참여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그 시체는 아름다웠다. 단지 그 말 한 마디가 전혀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아니, 아름답다는 것이 사실은 이런 뜻이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정도로 그 광경은 눈에 띄었다. 그리고 완벽한 예술로 결정화된 그 용모는 이제 모든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가슴에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고, 아마도 이 출혈이 사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생각이 사라지고, 그저 멍하니 그 이름이 내 입술을 깨물었다. “방황해의 지즈” ------ 신대의 마술사가 죽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0 “지즈 씨가 ------ 죽었어 ------?” 그저 멍하니, 나는 중얼거렸다. 믿을 수가 없었다. 에르고에게 신을 먹인 세 명의 마술사 중에서도 지즈는 단연 으뜸으로 미스터리한 존재였다. 제자인 바이 뤄롱은 접촉도 많았고, 사람 됨됨이를 알 만큼의 시간도 있었지만, 스승인 지즈에 대해서는 이번 선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정보가 안개 속이었다. 이천 수백 년을 살아왔어야 할 생명이 이런 곳에서 끝이 났다는 말인가? "방황해라고요?" "무슨 소리야, 엘메로이 2세! 이 분이 방황해의 마술사라도 되는 건가?!" 지즈와 그의 출신에 대해 처음 듣는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방황해는 마술계에서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직업이었다. 정보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곳에 소속된 마술사라면 그 존재 자체가 이미 기적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죽어가고 있다. 왜? 혼란은 거의 공포에 가까웠다. 그들에게 있어 신대의 마술을 사용하는 방황해는 일종의 상위 생명체라 할 수 있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1 시체를 검시할 틈도 없이 방의 문이 열렸다. 자신들이 왔던 숨겨진 통로가 아닌, 원래의 문이었다. 거기서 새롭게, 이번에는 집단으로 찾아온 방문자가 나타난 것이다. ------ "이건 놀랍군." 반펨과 그 뒤에 대기하고 있던 여섯 명의 여성들이었다. '펨의 딸들' 등으로 불린다고 플랫에서 들은 적이 있다. 반펨을 항상 모시고 있는 여섯 명의 미녀들. 인간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로 들었다. 그 정체는 반펨이 만들어낸 골렘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쿠폴라, 지팡이를 맡아줘." "네." 라고 불려진 미녀가 걸어 나와서 지팡이를 받는다. 그 몸짓도 옆모습도 역시 인간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생각이나 갈등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반펨은 조용히 지즈의 시체에 다가가 목덜미를 만진 후 몇 초 정도 지나고 나서 고개를 흔들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2 하얀 양복을 입은 사도가 일어나 십자가를 베었다. 이럴 때일수록 이 뱀파이어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선상 연회의 주인으로서 말하겠네. 틀림없이 방황하는 바다의 지즈는 죽었다." 다시 한 번 홀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소란이 피곤했다. 지즈를 옛 친구라 부르던 그의 표정에서 약간의 슬픔이 엿보일 정도였다. 그 이면에는 더 복잡한 감정이 흔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자신은 판단할 수 없었다. "어떤 수단을 썼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온몸의 마술회로가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어. 이렇게 되면 아무리 그가 신대의 마술사라 해도 마술을 발휘하기 힘들겠지." 그 말에 스승은 깜짝 놀라 굳어졌다. "그러니까 ------ 살해당했다는 말씀이군요." "과연 자연사는 없겠지." 스승의 질문에 반펨이 한숨을 섞어 대답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3 "그의 참가증은 회수하게 되겠지만 ------ 분명 그에게서 또 다른 신청이 들어왔었지?" 네, 맞아요. 제 몫이군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자신들이 온 숨겨진 통로에서 나온 목소리였다. 가죽 구두의 운이 쿵, 쿵, 숨은 통로의 콘크리트 바닥을 쿵쿵, 쿵쿵쿵쿵쿵쿵 울린다. 어둠 속에서 유령처럼 창백한 얼굴이 나타났다. 투명한 목덜미 피부가 너무 하얗게 드러나 정맥 색깔까지 비치는 것 같았다. 반펨과 누가 더 흡혈귀 같으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이 청년을 꼽을 것이다. 피부와 마찬가지로 색소가 옅은 은빛 머리카락. 눈을 녹인 듯한 눈동자. 솔직히 말해서 그의 등장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지즈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극도로 쾌락주의적인 성격이 강한 그가 배에 올라타는 것은 필연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인사는 예외였다. "방황하는 바다의 지즈의 제자 멜빈 웨인즈라고 합니다." 1분도 남지 않은 예의와 함께 은발의 청년은 그렇게 인사를 건넸다. 멜빈 웨인즈. 스승의 자칭 절친이자 이번엔 지즈의 스폰서가 되겠다고 호언장담한 상대였다. "뭐야, 그건 멜빈 ------! 그동안 필사적으로 감정을 억누르던 스승이 처음으로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청년은 두 손을 크게 벌리며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들은 대로야, 웨이버. 나는 그의 제자가 된 지 반나절 남짓한 시간 동안 시계탑의 수십 년의 노력에 버금가는 성과를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그래, 확실히 세상이 달라졌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야." 옅게 웃는다. 그 옅은 미소조차도 우리가 아는 그의 것이 분명했다. "멜빈 ------ 씨 ------ 정말요?" 내 목소리는 무안하게 끊어져 버렸다. 이미 상황은 혼돈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도 멜빈이 스폰서를 지나 죽일 수 있는 지즈의 제자가 되었다니, 머리가 이상할 지경이다.(だというのに、 メルヴィンがスポンサーを通り越して、 死せるジズの弟子になったなど、 頭がおかしくなってしまいそうだ。) "의심받는 것도 무리가 아니야.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가 외부에서 제자를 받는다는 것은 원래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 멜빈의 눈이 한자리에 모인 마술사들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그럼, 그가 가르쳐 준 마술의 일단을 여기 소개하겠다." 지휘자처럼 하얀 손이 뻗어 나왔다. 그 손끝에는 작은 음차(音叉)가 들려 있었다. 그는 근처의 벽에 그 음차(音叉)를 가져가서 한 번만 두드리자, 그것을 맞추었다. 내가 아는 그는 조율사였다. 시계탑에서도 보기 드문 마술각인 조율사였다. 하지만 지금 그 음률이 울려 퍼지자 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눈을 의심했다. 방은 순식간에 푸른 바다로 변해 있었다. 그 바다 표면을 자신들의 발이 밟고 있었던 것이다. 금방이라도 물속으로 가라앉을 것 같고, 실제로 발목에 걸려 있는 것은 분명 바닷물의 차가움인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될 리가 없다. “정말, 바다다 ------” 바다와 인연이 깊은 신들을 먹어치운 그치고는 진짜 바다와 구분할 수 없다고 엘고가 고백하고 있었다. 지즈의 시체가 그 바다에 삼켜진 것이다. "그의 시체를 꺼내는 것은 제자인 나의 임무입니다." 신비한 바다 장례식을 마치고 멜빈이 말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번에는 손끝으로 음계를 울렸다. 맑은 소리가 울려 퍼지는 동시에 바다는 유람선의 한 방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믿기지 않아 몇 번이나 발을 딛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부드러운 카펫의 밟는 느낌뿐이었다. "형식은 확실히 한 공정 마술각인과의 동기화조차 없다. 그런데도 술식의 정확성과 깊이는 간이 의식 이상인가?" 쿠폴라로부터 다시 받은 지팡이를 카펫에 찔러 넣으며 반펨이 짧게 으르렁거렸다. "장담하건대. 지금 것은 분명 신대의 마술이야." 모여 있던 마술사들이 다시 한 번 웅성거렸다. 그 중 한 명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이시리드였다. "반 펨님. 이 좁은 모나코에서 오랫동안 함께 지내왔지만, 지금 하신 말씀은 놓칠 수 없습니다. 신대의 마술이라고 하셨는데, 정말인가요?" "행성의 환경이 변한 이상, 대부분의 신대 마술은 현대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어. 하지만 지금은 몇 안 되는 예외라고 신대동맹의 이름으로 보장해 주겠소." 바다가 출렁이듯, 마술사들의 정신이 파도처럼 일렁이는 것이 나 자신에게도 느껴졌다. 그만큼 중대한 의미를 지닌 말이었다. “------ 그렇구나.” 스승은 한숨을 내쉬었다. 몹시 길고 가느다란 한숨이었다. "지즈의 연구 중 하나가 이것인가?" "그런 것 같네." 멜빈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했다. 현대의 마술사이면서 신대의 마술을 성취한 예외 중의 예외가 되었는데도? 그것도 단 반나절 만에? 마술의 상식이 모두 파괴될 것 같은 일들뿐이었다. "그렇게 놀랄 일인가, 웨이버" 멜빈이 속삭인다. "단 몇 시간 만에 학생을 생각지도 못한 영역으로 인도하는 것, 너조차도 여러 번 해봤을 거야.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가 같은 일을 해도 결코 이상하지 않을 거야." 그 말에 숨이 막힌다 스승님은 확실히 그런 일을 몇 번이나 해 왔어. 마술사로서의 스승은 평범한 사람일 뿐이지.......! 하지만 스승으로서의 스승은 뛰어난 사람이었다. 이 여정에서도 스승의 짧은 한마디에 자신의 한계를 돌파한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결국 스승은 밀어붙이듯 말했다. “------ 멜빈” 그 이름에는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4 멜빈은 옅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이봐, 웨이버. 너랑은 언젠가 이런 관계가 되고 싶었어.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이빨을 깨물어 왔는지 알아? 마안수집열차 때도, 관위 결의 때도 나는 내 입장을 선택할 수 없었어. 남이 너를 해치는 것도, 남의 강요로 너를 해치게 되는 것도 싫은데..." (------ 아) 그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확실히 나는 들어본 적이 있는 말이었다. 멜빈 웨인즈라는 청년을 아직 잘 몰랐을 때, 마안수집열차에서 불의의 사고로 쓰러진 스승의 바로 옆에서 그는 속삭이고 있었던 것이다. "바보 같군." “여전히 변함없이 바보로 남아 있구나. 너한테는 더 편한 삶이 얼마든지 있을 텐데.......” 그리고 같은 사건으로 그가 내뱉은 대사를 자신이 잊을 날은 분명 오지 않을 것이다. “누가 웨이버를 저렇게 해쳤을까? 나 말고 누가?”스승은 멜빈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뚫어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시간이 멈춘 듯 두 사람은 움직이지 않았다. "세뇌는 아니겠지?" "물론이지. 그런 걸 받고 너와 싸우는 건 생각조차 하기 싫다." 멜빈이 어깨를 으쓱한다. "아직 그런 생각이 들지 않나? 그렇다면 이건 부수적인 얘기지만, 스승님으로부터 “전갈을 맡기고 있어. 만약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내기는 제자에게 맡겨서 계속할 거야. 그렇게 엘메로이 2세에게도 전했을 거라고.” “...... 확실히 말했지.”자신도 같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스승과의 내기에 대해 제자가 참여해도 좋다고 지즈는 말했던 것이다. 그때는 뤄롱과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했고, 이런 결과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지만. 하지만. "즉, 지즈는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뜻인가?" "글쎄. 안타깝게도 스승님의 의도까지는 듣지 못했으니까요." 스승님의 질문에 멜빈이 고개를 저었다. 시계탑에서 같은 수업을 들었던 두 사람은 자신이 아는 한 처음으로 격렬한 적개심을 품고 대치하고 있었다. "좋아." 스승이 말했다.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지금보다 30센티미터 가까이 키가 작았던, 늘 열심히였던 시절의 스승님. "내가 승부수를 띄워줄게, 멜빈 웨인즈" "그 말을 십수 년 동안이나 기다렸어, 웨이버-벨벳"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5 쿵, 소리가 울렸다. 반펨의 지팡이가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문제가 있었지만, 일단 우리 선상 연회를 운영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군." 그는 이렇게 말했다. "두 번째 게임에 대해서는 내일 공지하도록 하지. 그때까지 여러분들이 힘을 내주길 기대합니다." 이봐요, 라고 말하며 반펨은 스승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시체에 대한 질문이기도 했을 것이고, 에미야 시로의 수색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또한 우리 배도 내일 낮에 출항할 예정입니다. 육지에 용무가 남아 있는 분은 그때까지 오세요." 반펨이 지팡이를 짚고 몸을 돌리며 말했다. 여섯 자매와 함께 선상 연회의 주인은 방을 나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6 남은 참석자들 사이에 잠시 어색한 긴장감이 흘렀지만, 이를 피하듯 멜빈이 발걸음을 돌렸다.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이실리드가 그의 뒷모습을 말렸다. “스승님의 원수를 갚을 생각은 없나? 아니면 혹시 네가 스승님을 ------”말끝이 흐릿했다. 역시 이시리드도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을 꺼려하는 듯했다. "그 추론도 재미있군요. 스승 살해는 마술사에게 가장 큰 금기이지만, 나처럼 반나절밖에 안 된 제자라면 큰 금기 사항이 아닐지도 모르겠군요." 멜빈은 간단히 대답했다. "하지만 뭐, 이 배라면 원래부터 당연한 거 아닙니까? 모나코 지부장님도 원래 이름을 알고 계실 거 아닙니까?" (----- 원래?) 스승님을 쳐다보자, 스승님은 찡그린 목소리로 이렇게 답했다. "배의 동체에 적혀있던 이름 기억나지?" "어, 조와 드 비브르였죠? 프랑스어로 사는 기쁨, 같은 뜻이죠. "그건 등록용 이름이야." 스승님은 멋쩍은 듯이 말을 끊고 친구를 바라보았다. "마술의 세계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지, 그렇구나, 멜빈." "그래, 웨이버." 멜빈이 손수건을 입에 대었다. 코호, 하고 작게 기침을 하자 그 표면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청년은 마술에 의한 증혈제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몸이라고 한다. 방황해의 제자가 된 지금도 그 사실은 변함이 없을까. 선명한 붉은색을 바라본다, “사선 환희선” 라고 아직 피가 묻은 입술이 말했다. 그것이 바로 반펨이 운영하는 카지노 선박의 원래 이름이었다. "좋은 이름이다. 도박이란 것은 사선을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니까, 그냥 즐기면 돼요. 이 배를 타는 이상 그 사선만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니까.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든, 시계탑의 군주든, 죽어가는 조율사든, 누구에게나 평등해." 붉게 물든 입술이 일그러진다. "아쉽게도 내 방황의 바다 스승은 넘어간 것 같지만, 참가했으니 후회는 없겠지. 자, 여러분도 준비되셨나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7 "그 둘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스승이 말한다. 마술 사건에 있어서 누가 어떻게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는 거의 의미가 없다고 지금까지 여러 번 이야기되어 왔다. 이번처럼 신대(神代)의 마술까지 얽혀 있다면 더더욱 그렇겠지. 가뜩이나 마술은 무엇이든 가능한 물건인데, 신대(神代)의 그것은 현대의 마술의 한계조차도 가볍게 뛰어넘는다. 그렇다면 스승이 지적했듯이 현 단계에서는 지즈의 살인 자체의 수수께끼를 풀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문제는 왜 죽임을 당했는가?" 스승은 단 한 가지 예외를 언급한다. “그리고 ------” "멜빈씨, 그렇군요." 스승님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팔걸이를 세게 움켜쥐었다. 그 충격이 얼마나 컸을까. 어찌 보면 멜빈이 적으로 돌변하는 것 자체는 그렇게까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항구에서 연락했을 때 이미 선고를 받았고, 이런 도박을 하러 온다는 것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방황해의 제자란? 지즈가 죽고 그 후임으로 온 사람이 멜빈이 될 줄은 스승도 자신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멜빈에게 지즈는 자신이 죽었을 때를 대비해서 멜빈에게 말했어. 그렇다면 생각해야 할 것은 역시 왜일까. 왜 지즈가 죽게 된 것일까. 왜 이 타이밍에 죽게 된 걸까."잠시 후 스승이 금발의 제자에게로 향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8 "------ 역시 그렇군요." "무엇이, 입니까?" 자신의 질문에 한 박자 쉬고 나서 스승이 대답한다. "사망 원인은 총알에 의한 것이다." "총?" 뜻밖의 단어에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스승은 환상의 시체의 가슴부터 복부까지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이번에는 빨간 머리 청년에게 말했다. "에르고, 네 환수로 분석할 수 있겠어?" "해 보겠습니다." 청년이 고개를 끄덕이자 등 뒤에서 반투명한 환영의 손이 자랐다. "그게 바로 소문의 환수다!" 엘고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환수를 지즈의 시체 재생 영상에 갖다 대었다. 마치 옛날 영화에서 본 금속 탐지기라도 되는 것처럼 보였다. 환수가 천천히 지즈의 시체 머리부터 발끝까지 흐르고 나서야 엘고는 스승에게 입을 열었다. "어디까지나 플랫 씨의 기록이지만, 제 환수에서도 정보 압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상한 상처입니다. 정말 이상한 상처입니다. 죽기 직전에 먹었을 텐데, 상처 자체는 이미 십 년 전의 오래된 상처처럼 막혀 있어요. 하지만 엘고의 집게손가락이 지즈의 가슴을 가리킨다. 피투성이가 되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거기에 총자국이 있는 모양이다. “이 상처에서 지즈의 마술회로로 어떤 에너지가 흘러들어간 것 같아요. 찢어낸 후, 억지로 이어받는 그런 성질을 가진 에너지입니다. 마치 정밀한 전자기기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린 것처럼, 그 에너지가 지즈 씨의 마술 회로를 폭주시킨 것이다.” 피투성이가 된 것도 총알에 의한 것이 아니라, 폭주한 마술회로가 지즈 씨의 몸을 안쪽에서 찢어버린 거죠. 신대(神代)부터 살아왔으니 지즈의 몸도 보통이 아니었을 텐데, 그 당사자의 마술 회로가 폭주하면서 남는 마력이야말로 본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죠.“ “찢어버린 후, 억지로 이어받는다 ------” 그것은 엄청난 악의가 느껴지는 표현이었다. 상대를 상처 입히는 것이 아니라, 치유되는 것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의지. 그리고, 「그 방은 창문이 열려 있었어. 거기서부터 저격이었겠지.“ 너무도 마술사답지 않은 키워드가 스승의 입에서 튀어나온 것에 소름이 돋는다. 총알이 마술회로를 찢었다는 총알이라니, 지금까지의 사건과 너무 이질적인 수법이었다. "그럼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범인이 아니야?" "그럴 리가 없지, 레이디." 스승님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플랫이 뜻을 받들 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마술사의 시체에서 사망 시간을 알아낼 수 없으니까요!" “------ 그런 건가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며 질문하자 스승은 씁쓸하게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신대의 마술사라면 사정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현대의 마술사라면 마술의 각인이 자동으로 죽음을 막는 거지. 그렇지 않더라도 방어를 위한 회복술이 죽음의 시간을 쉽게 판단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지.“ "그래서 ------ 오래 전에 죽어도 이상하지 않아요 ------ 일반적인 사망 시간 진단을 시체의 변화나 악화로 판단하는 것을 생각하면 마술사의 사망 시간 진단이 어려운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본인이 총을 쏠 필요도 없지. 마술을 이용한 저격이라면 원거리 저격은 충분히 가능하겠지. 이건 과학도 마찬가지지만 말이야.“ "그건 ------ 그렇군요.“ 사신이든 전용 술식이든, 비슷한 일은 충분히 가능하겠지. 스승은 재킷 주머니에서 시가 케이스를 꺼냈다. 커터로 흡입구를 만든 후 성냥을 사용해 시가를 돌리면서 시가를 태운다. 방에 은은하게 향신료와 비슷한 향이 퍼져나갔다. ...... "나는 알고 있어." 보라색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며 스승은 속삭였다. "무엇을, 입니까?" "선대 로드-엘멜로이 케이네스-엘머로이 아치볼트가 성배전쟁에서 죽은 건 알고 있겠지?" "그건, 네." 한때는 스승님 자신이 선대 엘메로이와 싸워서 쓰러뜨린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스승님 자신의 입을 통해 설명되었다. "케이네스 사부를 죽인 것은 내가 아니다. 어떤 검의 영령과 그 마스터다. 나는 케이네스 스승님의 죽음의 모습도 보지 못했다.“ 당시 스승님에 대해 아직 남아있던 불신감을 떨쳐버린 것은 그 뒤에 덧붙여진, 몹시 쓸쓸한 대사였던 것 같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나니 역시 슬펐어요." "그토록 뛰어난 재능이 무참히 사라졌다는 것도, 그 사람이 보던 풍경을 결국 나에게는 단 한 번도 공유할 수 없었다는 것도 그저 슬펐어요." 그 후 몇 년이 지났지만, 그렇게 고백할 때의 그의 옆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아마 시간이 더 지나면 그때의 기억을 까맣게 잊어버리더라도 그때의 인상만큼은 가슴 어딘가에 계속 남아 있을 것 같다. 스승님에게 있어 그 비극이야말로 그 비극이 기반이 되고 있다는 것을 지금의 나는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대 엘메로이가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케이네스 선생님의 시신은 시계탑 공작반에 의해 회수되었지만, 시신에서 박리된 마술각인 및 박리 시 해부된 케이네스 선생님의 마술회로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어." "에------" 스승이 말하는 의미는 분명했다. 그것을 에르고가 받아들여 말로 표현했다. "즉, 지즈의 시체와 같은 ...... "그래. 케이네스 스승님의 경우,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시체를 인수한 시계탑의 자료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자료로 볼 때 지즈의 시신은 우리 스승님의 시신과 매우 흡사하다." 갑자기 과거에 발목을 잡힌 기분이었다. 서 있던 카펫이 진흙탕으로 변하고, 거기서 나타난 손이 자신들을 끌어당기려는 것 같았다. 착각을 떨쳐내려는 자신에게 스승은 더욱 어두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레이디는 비슷한 피해자를 한 명 더 알고 있을 것이다. 왕위 결의 때 시계탑 지하 영묘 알비온의 채굴도시에서 만났던 상대야." 점성술사 플뤼거의 스승 관위결의 사건에서 영묘 알비온의 가장 깊은 곳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 준 사람, 그 노마술사였다. 그리고 한때 마술계에서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노마술사가 영묘 알비온에 은거하기로 결심한 것은 암살자들에 의해 마술회로도 마술각인도 파괴되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그런 무시무시한 암살자도 있구나, 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 아, 아” 지즈와 선대 로드-엘멜로이도 같은 죽음을 맞이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스승님으로서는 이제 세 번째 아무리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얼룩처럼 인연이 그림자 속에서 떠오른다. 설마 이렇게 멀리, 그것도 모나코라는 이국 땅에서 스승에게 첫 번째 사건이 모습을 드러낼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럼 범인은 그 킬러인가요?" "아니, 마술사 킬러라고 불린 그 상대도 이미 죽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어떤 수단으로든 그의 노하우를 물려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피곤한 듯 스승이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면,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싫어도 실감하게 되네. 이쪽은 다른 현역들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스승은 천천히 시가 연기를 내뿜었다. 배 모양을 만들며 보랏빛 연기가 희미하게 퍼져나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9 그런 와중에 거대한 유람선에서 두 명의 마술사가 지상으로 내려왔다. 한 명은 이실리드 모건팔스. 시계탑 모나코 지부장이었다. "아젤 녀석, 빨리 사라져 버렸군." 혀를 차며 이시리드는 밤바람에 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 옆에서 아시아풍의 인형을 안은 스젠이 물었다. "주술사였나요? 시계탑의 손님으로서는 드문 일이네요." "실력이 좋으시네요. 우리 사정상 상대를 고를 수 없는 건 알잖아? 시계탑인데 너 같은 나선관 사람까지 들여놓을 정도야." “이건 쓸데없는 말을 했네요.”스젠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시리드는 불만스럽게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이번 펨의 선상 연회는 너무 어수선하네. 뭐야,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가 죽었다고? 물론 반펨씨 자신은 살아 있는 신비의 존재이긴 하지만, 그런 손님은 처음 들어보는군." "그런가요?" 라고 스젠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방황해는 확실히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지만, 이번이 특별한 것은 아니겠지. 당신도 그 시체를 보고 기억이 난 거 아니야? 20년 전의 모나코를." 그 말에 이시리드는 벌레라도 씹어 먹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 마술사 살인마라면 진작 죽었을 텐데, 극동의 의식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의식에서는 살아남았지만 얼마 후 후유증으로 죽은 것처럼 들었는데" "그건 상관없어. 암살자의 최후는 별반 다르지 않아요." 이시리드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지부라고는 하지만, 시계탑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뒷골목에서나 살 수 있는 암살자 따위는 해충 정도로밖에 생각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이시리드를 스젠은 차가운 검은 눈동자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마술사라면 ------ 본인은 죽어도 마술은 남기는 법이지." "저 녀석은 마술 사용자잖아.“ "그건 그냥 호칭일 뿐이야. 마술을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은 마술사의 본능이야. 남이 아닌 본인이 스스로 마술사라고 자칭하게 되면 쉽게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야. 뛰어난 마술사라면 더더욱 그렇겠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기술이 후계자를 찾는 법이죠." “------ 기술이 후계자를 찾는다, 라고?” 그 말에 이시리드는 한동안 묵묵히 생각에 잠겼다. "알았어. 이쪽도 알아볼게." "조심해, 이시리드. 마술사 살해 기술 같은 건 그냥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거니까." "나도 알아. 그럼 넌 어떻게 할 거야? 보안이 잘 되어 있는 우리 집의 방을 제공하지 않겠어?" 다소 비열한 의미도 내포된 이시리드의 제안에 스젠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사양할게. 내일 펨의 선상 연회에서 봅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0 “기괴하다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네요”루비아가 한숨을 내쉬었다. 부감하면 할수록, 헷갈리고 있는 상황이 떠오른다. 주요 쟁점만 꼽아보면 이런 식이 될까? 지즈의 죽음. 생전 지즈의 목적. 지즈의 제자가 된 멜빈. 지난번 선상 연회에서 승리했다는 에미야 시로의 행방. "상황이 복잡해졌지만 우리의 행동은 변함없어. 시로를 찾을 거야. 그 과정에서 지즈에 대해 알게 된 것이 있으면 공유하겠습니다." “아. 에미야 키리츠키의 기원탄을 입수했다는 마피아가 궁금하긴 하지만 ......”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내용

*71 새로운 내기를 권유받고, 이번에는 칩을 걸면서 스승이 물었다. "멜빈, 무엇을 위해 이기려고 하는 거지?" "무엇을 위해?" "펨의 선상 연회에서 얻을 수 있는 것 따위는 너와 상관없지 않겠지?" 배의 연회에서 이기면 반펨에게 원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한다. 배의 연회에서 이기면 반펨에게 원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멜빈이 원할 만한 물건은 생각나지 않는다. 돈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진작에 했을 것이고, 다른 마술사들처럼 반 펨의 비장의 주체나 예장을 원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러자 멜빈은 옅게 웃었다. "말했잖아. "지금 나는 방황하는 지즈의 제자라고. 내 승리가 지즈의 승리가 되는 이상, 최선을 다해 너를 이겨야 해. 넌 펨의 선상 연회에서 지즈와 외마도 내걸었잖아? (君はフェムの船宴で、 ジズと外ウマも賭けたんだろう?) "아. 펨의 선상 연회에서 지면 지즈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계약을 했어. 하지만 지즈가 죽은 이상, 핵심적인 요구가 공중에 붕 뜬 것이 아닌가?“ 스승님의 말에 멜빈이 한쪽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글쎄, 그건 어떨까. 마술사가 아니어도 전언은 얼마든지 남길 수 있어. 내가 너를 이기면 다시 한번 지즈의 유언이 나올지도 몰라. 게다가 마술사에게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절대적인 것이니 일단 이기라고 하면 이길 수밖에 없지." "네 엘메로이 교실은 다소 수준 미달이지만, 마술사의 본질이 그렇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 않겠지?" 어때요, 이시리드님?“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2 "자, 질문은 마음대로 하세요. 웨이버." "네가 갑자기 신대의 마술을 습득한 것에 대해서 말이야." "그만, 하고 말했다. 만약 이시리드가 주위의 청중에게 들리지 않도록 마술을 걸지 않았다면, 분명 이 구역 전체가 떠들썩했을 것이다. "신대(神代)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신시대에 신은 인간의 이웃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이웃이었기 때문이다. 폭풍과 번개는 인격을 가지고 있고, 지하에는 진짜 지하세계가 존재했다.“ 마술사들에게 그것은 상식인 듯하다. 신들의 시대가 끝나고 결정적으로 변화하기 전의 일이다. 세 명의 마술사에 의해 에르고의 실험이 이루어졌던 시대. "하지만 신대가 끝난 이후 신은 멀어졌다. 영장의 자리는 일시적일지라도 우리에게 위임되었고, 자연 현상에서 태어난 류의 신은 그저 자연 현상으로 돌아갔다. 이제 지하를 아무리 파헤쳐도 나오는 것은 흙과 돌뿐이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전제의 이야기일 뿐이다. 이미 오래전에 신대(神代)는 끝났다. 자신들이 접하고 있는 신비는 이제 더 이상 당시의 잔재일 뿐이다. 아무리 시계탑이 마술사의 총본산으로 명성을 떨쳤다고 해도 신대의 마술에 비하면 유치한 놀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자신은 신대의 마술사를 경악하게 만든 현대의 관위인형사를 알고 있지만, 대체로 그렇게 생각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럼 너는 어떻게 지즈에게 신대의 마술을 익혔지?" "흠, 어떻게라고 하면? "설령 지즈가 방황의 마술사라 해도, 현대의 마술사인 너를 가르치고 끝낼 수는 없지. 그게 가능하다면 애초에 신대의 마술이 사라지지 않은 것, 거기에는 어떤 까닭이 있을 거야." 멜빈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근처 직원에게 받은 와인으로 입술을 적시며 말했다, "너답게 의문을 품고 있구나, 웨이버." 젖은 입술로 속삭였다. "현대에는 이해할 수 없는 방랑의 마술사라고 해서 끝낼 수는 없지. 내 손이 닿지 않는 영역이라고 해서 생각을 멈추지 않아요. 그렇게 하는 게 훨씬 더 쉬웠을 텐데, 왜 항상 그렇게 하지 않는 거지?" "질문을 질문으로 답하지 말아 달라. 감히 말하자면, 이렇게 사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질문에 대답해 줄 수 있겠어?“ "카라쿠리도 있습니다."(「カラクリはあるとも」) 은발이 위아래로 흔들렸다. "하지만 그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스승님께 금지되어 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아, 충분하다." 스승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3 "로드-엘메로이 2세님의 코인 오백 개 획득을 확인했습니다. 두 번째 게임 돌파를 인정합니다." 딜러의 선언으로 갑자기 세계가 색을 되찾았다. 그제야 나는 내가 색채 감각을 잃을 정도로 집중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투 시 조금이라도 정보처리를 유리하게 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색채 정보 등을 제한하는 경험은 있었지만, 남의 도박에서 그렇게 될 줄은 몰랐다. 멜빈이 어깨에 힘을 빼고 천장을 향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스승에게 물었다. "이기고 싶었어? 아니면 지고 싶었나?“ "어떨까?" 대조적으로 스승의 눈은 발밑을 향하고 있었다. 더 이상 얼굴을 들어 올릴 만큼의 활력도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너한테 지는 건 싫었어." "그럼 어쩔 수 없지. 네 마술각인은 나중에 전달해 주마." 멜빈이 웃었다. 그리고, "괜찮을까요?" 새로 온 펨의 딸이 속삭였다. 딜러와 같은 얼굴, 같은 눈동자 색, 헤어스타일만 다르다. "엘멜로이 2세님으로 두 번째 게임의 돌파자가 세 번째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두 번째 게임을 종료하겠습니다." "뭐?" 스승님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그럼 아젤이 두 번째 게임을 돌파한 건가?" "아니요, 새로 오신 분이 아젤님과 같은 포커 테이블에 앉아서 마지막에 그리드로 아젤님의 코인을 모두 가져갔습니다.“ 몇 초 동안 스승은 침묵했다. "소문으로만 듣던 펨의 선상 연회답지 않은 방식이다. 첫 판을 돌파하지도 않은 상대를 나중에 인정하는 건가?" "그 점에 대해서는 문제 없습니다. 참가권을 양보한 쪽이 1차 게임을 정식으로 돌파한 것이니까요." "...... 잠깐만요" 라고 이어지는 발언을 일단 스승이 제지한 것이다. "누가 권리를 양보했지?" "유언에 의해 지즈님의 권리가 정식으로 양도되었습니다." 펨의 딸의 발언은 뒤에서 나타난 인영에 의해 더욱 뒷받침되었다. "아. 지금 이야기한 대로 지즈님께 물려받았어요." 쿵, 쿵, 가죽 신발 밑창이 바닥을 두드리는 딱딱한 소리가 들렸다. 금발의 여성이다. 나이는 40대 전후일까. 입고 있는 것은 군복이었다. 모나코는 자체 군대는 없지만 군복 자체는 존재한다. 실전용이 아닌 의례용이라 그런지 더 화려하고 중후한 느낌이었다. 오른손에는 금속 케이스를 들고 빙글빙글 돌리면서 놀고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로드-엘멜로이 2세. 당신 덕분에 제 인생이 많이 달라졌어요." "...... 왜요?“ 천천히 고개를 든 스승의 얼굴은 몹시 당황한 표정이었다. 처음 만났는데 당신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니.......? 하지만 그 의구심은 이어지는 발언으로 사라졌다. "제 아들이 항상 저를 잘 보살펴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지즈의 참가권을 받은 아렛 에스카르도스입니다." 에스카르도스. 잊을 수 없는 가문 이름이었다. "그건 ------ 말하자면, 확실히 그 모습이 있었다. 항상 천진난만한 플랫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머리 색깔뿐만 아니라 정돈된 화장이나 의외로 긴 속눈썹이, 무엇보다도 이렇게 방향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어딘지 모르게 닮은 듯한 인상이 두 사람의 관계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스승의 목이 조여왔다. "플랫의 어머니 군------의 ......! "그만해, 군주님" 그 이름을 입에 담지 말라는 엄명을 내리듯, 아렛 에스카르도스는 주홍색 입술 앞에 검지손가락을 살짝 내밀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4 "우우우우우우"라고......" 발바닥을 긁적거리며 작은 괴물처럼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며 몸이 기울어진다. 아흔아홉 번이나 엎드린 자세로 바닥에 누워 금발 청년은 이렇게 말했다. ------ 아마 지즈 씨, 또 한 명의 제자를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5 "어라?" 하고, 눈을 깜빡였다. 무인의 카지노에, 키 큰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아아. 슬슬 올 때가 되었나 하고 생각했었지." "네! 교수님이 협력하라고 하셔서요!" 발랄하게, 플랫이 경례한다. 인영은 어딘가 대범하게 끄덕이고 나서, 천천히 입가를 손수건으로 막고, "커흐게헤크케캑!" 그 손수건 끝을 보기 좋게 붉게 물들였다. 토혈이었다. "아니 실례. 이건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말이야." 덧없게 웃은 것은, 예 스젠도 알고 있는 상대였다. 엘멜로이 2세의 자칭 친우이자, 지즈의 제자 중 한 명──멜빈 웨인즈였다. "당신…… 저 웨인즈 가문의." "두 번째 게임에서는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드디어 돌아오셨나 보군요. 나선관・빙의루의 예 스젠." "게임보다 중요한 일이 있어서요." "그거 부럽군. 내기 같은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는 편이, 인생은 충실하겠죠. 그렇지만 나도, 이 10여 년 동안 가장 중요한 용건을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시무룩하게, 멜빈이 말했다. 예 스젠이 참가하지 않았던 두 번째 게임의 일일까? 진의를 탐색하듯이, 예 스젠이 말을 이었다. "저희에게, 무슨 용건이신가요?" "긴급하게 조사하고 싶은, 혹은 대처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스젠 씨와는, 혹시 서로 협력할 수 있지 않을까 했거든." 하고, 멜빈은 장난치듯이 말했다. 시계탑에 소속된, 서양 마술사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 남자도 본심을 알 수 없는 상대였다. "즉?" 그 대답에, 싱긋 멜빈은 웃었다. "따라와 주신다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6 투기장의 제2전이 끝날 무렵, 다른 장소에서 사태는 진행되고 있었다. 플랫과, 스젠. 두 사람은 멜빈에게 안내되어, 어떤 개인실 앞에 서 있었다. "아, 이건……!" "알아보겠어?" 플랫이 낸 목소리에, 멜빈이 약간 득의양양하게 입술 끝을 비틀었다. "반 펨에게서, 내가 받은 개인실이지만. 살짝 손을 봤어. 그럼 연다." 천천히, 문 네 귀퉁이를 만지고 나서, 손에 든 음차를 울린다. 공명하며 문이 울리는 것처럼, 스젠에게는 들렸다. 결계 술식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은 분명하지 않았다. 사상 마술사인 스젠과, 시계탑에 소속된 멜빈이 다루는 술식은 당연하지만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헤에, 재미있네요!" 플랫이, 눈을 빛낸다. "보통 결계라고 하면, 어디까지나 마력적인 격리가 대부분인데, 이건 좀 더 본질적인 부분에서 저쪽과 이쪽을 격리하고 있어요. 에, 그러니까 그거다, 게임 안과 밖이라든가, 2차원과 3차원 경계라든가." "혹은, 생전과 사후." 스젠이, 짧게 말했다. "신대의 마술을 이용한 결계군요.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그 눈동자가, 날카롭게 빛났다. 어설픈 얼버무림은 통하지 않는다, 는 그런 위협을 담은 눈빛이었다. "하하하, 뭐 곧 알게 될 겁니다." 라고, 멜빈이 문을 당겼다. 문에 또 다른 문이 겹쳐져 있다고, 스젠은 느꼈다. 한 장은 물리적인 문. 또 한 장은 결계에 의해 숨겨진 문이다. 두 번, 멜빈은 문을 당겼다. 물리적, 결계, 양쪽의 문을 열고, 그들을 불러들인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7 그 앞은, 푸른 세계였다. "와아!" 라고, 플랫이 소리를 높였다. 들어 올린 신발 밑에서, 우수수 하고 무언가가 떨어졌다. 모래다. 쏴아 쏴아, 하고 들리는 것은 파도 소리. 그들의 발밑에는, 찰랑찰랑 파도가 흔들리고 있었다. 5미터 사방 정도의 방이, 그곳만 차원을 잘라낸 듯, 여름 해변이 된 것이다. "……어떻게 된 겁니까, 이건." 스젠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해변 때문이 아니다. 그 정도의 일은, 신대의 마술이라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현대 마술에서는 극히 일부의 희소한 속성에서만 가능한 행위라 할지라도(一部の希少な属性でしか不可能), 저 방황해의 마술사가 습득시킨 신대의 마술에는 그다지 장애가 되지 못한다. 그만큼 차원이 다르달까, 현대와 신대는 룰이 바뀌어 버렸다. 스젠과 마찬가지로 지즈에게 사사한 멜빈에게도, 이 근처의 사정은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아니, 슬슬 한계라서요." 난감하다는 듯, 멜빈이 머리를 긁적인다. "저 혼자서는 어떻게 할 수 없어서, 일단 동문인──방황해의 마술사에게 신대의 마술을 배운 스젠 씨의 힘을 빌리면, 어떻게 될까, 하고 생각했거든요. 같이 플랫 군도 와 준 것은 행운이었고요." "언제부터입니까." "응?" "언제부터, 당신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겁니까." "하하, 딱히 계획대로 그런 건 아니고. 웨이버가 늘 말하는 즉흥적인 거지. 뭐, 신대의 마술이라면 이런 걸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도는 생각했었지만." "그럼, 스승님께 제자가 되기 전부터……" "일단 그렇게 되네." 얼버무리는 듯 고개를 끄덕인 멜빈에게서 시선을 돌려, 스젠은 다시 한번 방 안의 바다를 응시했다. 바닷속, 이다. 그리 깊은 바다는 아니다. 투명도도 높기에, 플랫이나 스젠의 위치에서 엿볼 수도 있었다. 그 안에는, 마치 잠들 듯 눈을 감은, 방황해의 마술사 지즈의 유해가 가로놓여 있었다. 유해조차, 역겨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아아, 그렇구나!" 라고, 플랫이 고개를 끄덕인다. "죽어 있지만, 죽어 있기만 한 게 아니네, 이거! 아니, 죽었다든가 하는 건 전혀 관계없어! 왜냐하면 이 술식의 초점은 지즈 씨 본인이어서, 살아 있든 시체든 아무 문제 없고, 현재 절찬 가동 중이니까!" "술식만이……살아 있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8 그렇게 말하고, 스젠이 뒤돌아봤다. "그럼 멜빈 씨, 지즈의 시체를 마술로 장사 지낸 것은" "뭐, 저 나름의 봉인이라는 것이었지만요." 라고, 멜빈이 미소짓는다. 과연 지금의 말을 엘멜로이 2세가 들으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 사람도, 대강은 눈치채고 있겠지만요. 스승님은 언제 죽어도 되도록 준비하고 있었어. 이 국면까지 끌고 가면, 누가 뭘 하든, 자기 계획이 진행되도록." "……그래서, 시체째로 봉인한 건가요?" "하하, 뭐 그런 거죠. 그렇지만, 역시 스승, 이제 봉인해 둘 수 없겠네요." 흔들, 흔들, 하고 해면이 흔들리고 있다. 안쪽에 방황해의 마술사를 봉인한 수면은, 지금 명백히 크게 출렁이고 있다. 착각인지, 방에 갇혀 있어야 할 해상에, 바람마저 불기 시작하고 있다. 물론, 단순한 자연현상일 리 없다. 봉인되어야 할 방황해의 마술사가 일으키고 있는 현상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봉인이 의미가 있는지도 의심스러워요. 저쪽에서 보면, 소꿉놀이 같은 것일지도 몰라요. 그래서, 지금 서둘러 손을 써두고 싶어서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9 스젠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신대의 마술은, 대규모 술식일수록, 현대 마술 이상으로 의존하는 것이 하나 있어요." "음음음?" 드물게, 플랫이 고개를 갸웃한다. 엘멜로이 교실에서 손꼽히는 천재이자 이단아인 그조차, 제대로 모르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신전이에요. 스승님을 통해, 신전으로 가는 길을 열겠습니다." "지즈의 신전……!" 멜빈들은 모르겠지만, 그것은 반 펨 과 뤄롱이 다투던 비밀 장소가 아니었던가. "확실히……그렇다면……" 스젠이 고개를 끄덕인다. 세 명의 마술사는 자연스레 나란히 섰다. 전원이 결의를 눈에 가득 담고 있었다. 누구를 위해 싸우고 있는지는 각각 다르더라도, 목적은 하나였다. 그리고, 세 명 중 누구도, 다시는 문에서 나오지 않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0 "꽤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방금 이야기한 사정으로 배가 출항할 때까지 시간이 없으니까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까?" 그 사도는 방황하는 바다의 제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내 오랜 친구인 지즈의 신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つ-! 린의 가녀린 눈썹이 움직였다. 신전 현대의 마술사들이 공방이라고 부르는 마술적 진지를 말한다. 어린 시절 린은 신대(神代)의 마술사들이 더 고도의 마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름이 다른 것 이겠거니 하고 안이하게 생각한 적도 있었다. 실제로 시계탑조차도 신전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식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린에 한해서는 몇 차례 신대 마술을 접하면서 그런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그 차이에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현대에는 공방이 되어 버린 것이 한때는 신전이었다는 의미. 그 엘메로이 2세라면 좀 더 세밀하게 그 정의를 언어화했을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1 모나코의 야경을 바라볼 수 있는 사선 환희호의 지배인실, 그 발코니1이었다. 항구에 정박한 채로, 이 정도 크기라고 해도 완전히 흔들림이 멈추지 않는 여러 개의 불야성을 품고 있는 풍경은 희미하게나마 흔들리며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오늘도 파티에 나서는 VIP들이 입고 있는 보석들만 해도 백만 달러에 그 백 배를 곱해도 모자랄 것이다. 목소리가 들려왔다. 발코니 의자에 누워 잠든 남자의 뒤에서, "------ 반 펨님, 몽라쉐를 가져왔습니다." 여섯 자매 중 한 명인 쿠폴라가 들고 온 것은 우아한 형태의 화이트 와인 한 병이었다. 와인의 양대 산지인 부르고뉴 지방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우아한 형태의 화이트 와인 한 병을 들고 왔다. 반펨은 와인 잔을 들어 올리며 향을 음미하며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런 밤에는 어울리는 술이네. 어때요?" "적절한 평가를 원하신다면 한 병을 통째로 드릴 수 있습니다." "그만해! 세 병밖에 남지 않은 빈티지야!" "그만해!" 비명을 지르며 화이트 와인을 피하는 반펨에게 쿠포라는 변함없는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보다 언니들의 보고가 왔어요. 역시 바다를 포함한 모나코 일대가 어떤 마술 의식에 침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 규모라면 우선 지즈겠지. 죽기 전에 남긴 마술이겠지." 와인 잔을 기울이며 반 펨이 말했다. 그 빛깔에 눈빛을 반짝이며 계속한다. "2천 년 전의 나라면, 아니 적어도 7백 년 전의 나라면 그 마술 의미를 알 수 있었을 텐데, 그런 말을 하면 그는 나를 경멸하지 않을까?“ 귀를 기울인다. 파도 소리가 들린다 사람은 거기서 왔다. 모든 생명체 또한 거기서 왔다. 대부분의 신들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이곳은 바다의 행성이다. 그렇다면 사도는? 살아 있지 않은 것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어디로 가야 하는가. 텅 빈 달만 웃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옛 친구가 죽었다. 새로운 제자를 남기고." 반펨의 숨소리가 몽라셰의 표면을 흔들었다. 그 표면에 꽃이 피었다. 진홍빛의 장미 꽃잎이 차례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기교인지 마술인지, 그 꽃잎들은 바닷바람을 타고 모나코의 바다로 흩어졌다.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2 "……그렇다면, 반 펨 도 뤄롱도, 신전 소재를 두고 싸우려고 했던 이유와 목적은, 각각 따로 있다." 라고, 스승이 입에 올렸다. 이유와 목적. 이렇게, 바꿔 말할 수 있다. 왜 그랬는가(와이더닛). 스승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을 탐색하기 위한 기준. "아마, 고찰에 필요한 파츠는 이미 갖춰졌어." 스승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 추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 경우, 고찰은, 왠지 어울리는 것 같았다. 스승의 그것은, 여러 단서에서 단 하나의 사실을 밝혀내는 탐정이 아닌, 신화나 전승에 새로운 해석을 더해 가는 학자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레이디. 아무거나 좋으니 소감을 말해 주지 않겠나." "아무거나, 라는 건 지즈 씨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반 펨 의 선연(카사)에 대해서인가요?" "말 그대로 아무거나다. 어쨌든 발상의 실마리를 원해. 어떤 시시한 이야기라도 방해되지는 않아." "……그렇다면." 잠시 생각하고 나서, 자신은 입을 열었다. "스승님께서, 갬블에 대해 흐름 이야기를 하셨던 것이 인상에 남았어요." "흠. 왜지?" "……소제는, 갬블은 운의 흐름 같은 것보다는 어려운 수식 같은 걸 이용해서 하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요." "음. 그건 나와 자네의 세대 차이 문제로군." 스승이 난감한 얼굴이 된다. "세대 차이입니까." "자네가 그런 생각하는 건 아마 뉴스 같은 것에서 받은 인상일 거야. 실제로 라스베가스에 확률론을 가져와서 크게 이긴 그룹이 있어서 말이야. 그 후, 전 세계의 카지노에서, 트루 카운트라고 불리는 블랙잭 공략법 대책이 널리 알려지게 됐지." "그러고 보니, 그런 뉴스를 봤던 것 같습니다. 숫자와 카드의 배열이 수려(綺麗)하다던가." "수려인가.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군. 과정과 목적을 제대로 연결할 수 있는 수식은, 마술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것이니까." 미소 지으며, 시가의 재를 접시에 떨어뜨린다. 그 자세로, 스승이 굳어졌다. "스승님?" "마찬가지로 아름답다……? 마찬가지로……?" 아까와 똑같은 말을 반복하고, 시가를 쥐지 않은 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그렇다면……즉, 그런 뜻인가……? 하지만, 그런 바보같은 일이 있을 수 있나……?" 다시, 스승이 침묵했다. 사고를 방해하지 않도록, 자신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무언가의 핵이, 스승 안에서 형성되어 가고 있다. 단순한 생각일지라도, 황금과도 같은 가치의 계시이든,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뭔가를, 스승의 지성이 움켜쥐어가고 있다고, 그렇게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윽고, 시가 연기와 함께, 이런 단어가 흘러나왔다. "마술 이론·세계란……" (세계란?)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었다. 아니, 그러고 보니 시계탑에서 들은 적도 있는 것 같다. 다만 그것은, 엘멜로이 교실에서조차 실천이 아닌, 어디까지나 이론상으로는 이런 마술도 성립한다는, 책상 위 이론이었던 것 같았다. 그런 설도, 마술에는 많이 존재한다. 그렇기보다는, 그런 쪽이, 실제로 행사 가능한 마술보다 훨씬 많다고 했다. (……확실히) 세계란이란, 여러 신화에서 세계의 근원. 확실히, 그런 이론을 기초로 한, 시계탑조차 금주로 지정된 마술이 존재한다고, 강의에서 배운 적이 있었을 것이다. (뭐였더라……?) 이럴 때면 열등생인 자신이 원망스럽다. 확실히, 그래…… "……고유 결계." 자신이 떠올려 중얼거린 것과, 스승이 대답한 것이 거의 동시였다. 그래, 금주 중 하나다. 세계율을 비틀어, 독자적인 이계를 만들어낸다는, 가장 마법에 가까운 마술. 원래는 악마만이 가지고 있는 이계 상식(아스트랄리티)였다, 라는 엉터리 같은 이야기도 들었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연결되는걸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3 통, 통, 하고 스승의 손가락이 소파 팔걸이를 두드린다. 리듬을 타는 듯이, 그 소리가 연속된다. 몇 번이나 이어졌을까. 여덟 번인가. 열 번인가. 15번은 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목에서 돌이라도 밀어내는 듯이, 스승이 말했다. "……그러니까, 나를 반 펨 의 선연(카사)으로 유인했던 건가." "어떻게 된 일인건가요, 스승님." "겨우 알겠어. 아마, 이건 답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낮게, 그러나 그 밑바닥에는 확고한 것을 담은 어조였다. 특히 천천히 시가를 재떨이에 두고, 입술을 부들부들 떨면서, 내뱉는다. "젠장! 무슨 재미삼아냐! 처음부터 그런 속셈이었던 거겠지!" "재미삼아, 라는 건 지즈가 말했던 것 말입니까?" 억누르는 듯한 외침에 당황하면서, 묻는다. 모나코에 도착했을 때, 지즈가 그런 식으로 유인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내 제안은 재미삼아 하는거야』──『오우. 펨 자식과 도박해서 진 쪽이, 이긴 쪽을 따르는 건 어떻지. 야만적인 마술전에 비해, 실로 문화적이고 평화적이지?』 처음부터 반 펨이 갬블을 걸 생각이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스승도 이전부터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목적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때는, 반 펨 의 선연(카사)에서 얻을 수 있는 반 펨 의 소유물이, 지즈의 목적이 아니냐고 말했지만……" "……맞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지즈는 반 펨 의 선연(카사)에 나올 필요가 있었다. 가능하다면, 나와 에르고를 끌어들인 형태로." "그건……지즈 씨가 말했던 것 같은 평화적인 결말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물론, 그런 것은 나도 믿지 않았고, 저쪽도 믿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겠지만……이것은, 그런 문제가 아니야. 지즈는 모나코를 이용한, 거대한 술식을 남겼다." "그것이, 지즈의 목적──?!" 지즈가 남긴 거대 술식. 혹은, 유산이라고 불러야 할까. 잠시 생각하고 나서, 스승은 말을 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4 "아까 자네에게 운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 이야기를 내가 했을 때, 마술사들이 참가하는 갬블에는, 편향이 생긴다고 했었지." "……네. 그래서, 평범한 블랙잭이라도 평범하지 않다고." 다시 한번, 당시를 떠올리면서, 자신이 말한다. 실제, 멜빈과 겨뤘던 블랙잭은, 극단적인 카드가 빈발했다. 반드시 좋은 카드가 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무언가의 흐름이 존재하는 것 같을 수밖에 없는, 이상한 편향은 분명히 느껴졌다. 마치, 보이지 않는 신의 손에 닿아 있는 것과 같은. "저런 편향이 생기는 것은, 결국, 갬블이 어떤 마술로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갬블의 원조가 신명재판(오딜)이라는 이야기도 기억하고 있나?" "네." 반 펨 의 선연(카사)에 참가하기 전, 스승이 이야기했었다. 갬블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신에게 가르침을 구하는 신명재판(오딜)에 도달한다고. "하지만, 반 펨 씨는, 딱히 신명재판(오딜)을 하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 "물론, 그렇다. 그분은 단순히 인간을 좋아하는 것뿐이겠지. 좋든 싫든 갬블은, 인간의 여러 가지 면을 부각시키니까. 원래 마술사였다면 더욱 그래. 이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은, 반 펨 에게 있어서 취미이자 삶이고 보람이겠지." 사도에게 보람이라는 것은 묘한 느낌도 들었지만, 저 반 펨 에게는 잘 어울렸다. 원래라면, 2천 년 이상 존재해, 벌써 경직화했을 법한 존재 방식이, 반 펨 의 경우에는 심하게 유연했기 때문이다. 살아 있기 때문에 변할 수 있는 것이다, 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변할 수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 라는 것이 될까. "하지만." 라고, 스승은 전제했다. "설령 단순한 취미라고 해도, 그가 관리하는 땅은 모나코 영맥 자체에 작용하고 있다. 육지만의 일이 아니야. 이 영맥은 항구에서 바다까지 이어져 있어. 물론, 이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의 항로도 예외가 아니지." 스승의 말에, 몇 가지 말이 머릿속에 명멸했다. 신명재판(오딜). 신을 먹은 에르고. 모나코의 영맥. 반 펨 의 선연(카사). 그리고, 지즈가 남겼다는 술식. 갑자기, 번개에 맞은 듯이, 자신은 떨었다. 농담과도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한번 떠올리자, 이제 홀린 듯이, 자신의 두개골에서 떠나가지 않았다. "설마, 지즈 씨가 남긴 술식은──" "그래. 반 펨 의 선연(카사) 자체를 이용한 마술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5 그것은, 확실히 상상해 볼 만한 전개였다. 하지만, 타인이 설치한 마술을 이용하는 행위는, 원래 극히 어려울 것이다. 예외적으로 라이네스가 그런 기술에 능숙했지만, 마안을 가진 그녀의 특성이라고, 스승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반 펨 의 선연(카사) 자체는 마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라고, 스승이 말한다. "결과적으로 마술적인 이벤트라고 해도, 누군가가 만들어 낸 마술은 아니야. 주최자인 반 펨 도 아무런 의도를 담지 않았어. 그렇기 때문에, 지즈가 손을 쓸 틈이 있었지." 마술적인 이벤트, 라는 것은 알 수 있다. 많은 마술사들이 모여서 갬블을 하는 이상, 거기에는 편향이 생긴다고 스승은 이전부터 이야기했었다. 이 편향이야말로, 단순한 도박을 마술적인 무언가로 바꿔 버린다. "준비는, 꽤 옛날부터 했겠지. 백 년이나 이백 년이 아니야. 어쨌든, 에르고의 실험이 시작되고 나서 지금까지, 시간은 2천 수백 년이나 있었어. 반 펨 의 선연(카사)가 지금 형태가 된 것은 최근이라도, 비슷한 무언가는, 훨씬 이전부터 있었을 거야. 이용할 수 있는 것을, 훨씬 이전부터 찾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정복왕 이스칸달이 활약한 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시간. 그 아들인 알렉산드로스 4세의 생전부터 현대까지도, 거의 비슷한 기간이 될 것이다. 너무나도 기나긴──인류사를 뛰어넘는 마술 의식.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6 "그럼, 지즈 씨는 반 펨 의 선연(카사)에서 뭔가를 원했던 것이 아니라, 선연(카사)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던 건가요." "그렇게 되겠지. 이를테면, 마술 의식·신명재판(오딜)이라고 할까." 그것이야말로, 지즈의 노림수였던 것인가. 실제, 스승도 어느 정도는 직감했어야 한다. 갬블의 유래가 신명재판(오딜)이라는 것을, 스승은 몇 번이나 입에 올렸었다. 에르고의 내면에 잠든 신을 찾는 이 여정에서, 그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름이 아닐까. "그러면, 그 술식으로 무엇을." "아직, 거기까지는 몰라." 고개를 저으며, 손에 든 재떨이에, 스승이 시가의 재를 떨어뜨린다. 종이 담배와 달리, 재는 끝부분 형태를 유지한 채로 덩어리째 떨어지고 나서, 천천히 무너졌다. "……하지만, 신명재판(오딜)을 술식 기초에 두는 이상, 최대 효과를 내려면, 술자나 그 계약자가 이길 필요가 있을 거야." 술자거나, 계약자. 즉, 이 경우라면, "지즈 씨의 제자……" "그렇게 되겠지. 선연(카사)에 참가할 만한 상대를, 한쪽 끝에서부터 제자로 만들었던 이유도, 이걸로 밝혀졌어." 스승이, 가늘게 숨을 쉬었다. 멜빈이 이름을 내세운 이후, 차례차례 지즈의 제자가 나타난 이유가, 이런 것이었다니. 그리고, 곧바로 떠올려 버렸다. "기다려 주세요, 스승님. 지금 말씀하신 대로라면, 뤄롱 씨도……" "선연(카사)의 상품은 관계없다고 해도, 마술 의식에는 참가하고 있는 셈이 돼. 아마, 뤄롱과 알레트 중 누가 이겨도, 이 의식은 기능할 거야." "…………" 뤄롱은, 그 사실을 알고 있을까. 죽은 지즈가 남긴 마술 의식에, 자신도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7 툭, 하고 끊어지는 감각이 있었다. 그레이의 심층까지 잠입했던 환수가, 에르고의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아주 잠깐, 그녀에게 닿았던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한순간에 떼어내졌다. 천천히, 천천히, 청년은 호흡한다. (누나……!) 이를 악물고 싶어지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에르고가 하고 있는 심령수술은, 극히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작업이었다. 이전, 일본에서의 싸움의 마지막에, 이 눈으로 본 현상이다. (……지즈의 손을, 떠올려) 지즈가, 흑궤(야코우 아키라) 안쪽에서, 야코우의 신을 절반만 적출한 기법. 에르고는 환수를 사용해서, 그 기술을 재현하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상 이상으로 곤란한 행위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8 "하나 더, 부탁해도 될까요?" "무엇인가요?" "스승이, 지즈는 펨의 선연(카사)을 이용한 술식을 남겨두었다고 했었어요. 여기라면, 그것을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아까 봤던 남자의 기억이, 아직 마음속에 걸려 있었다. 누구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저 회색 늑대와 닮은 머리 색깔. 이 순간도 흐릿해져 가는 기억이지만, 저 색깔만은 잊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저것은……. "펨의 선연(카사)을……" 에르고가, 조금 생각한다. "해볼게요." 다시, 환수에서 실이 흐른다. 에르고의 의식이, 인연의 실을 더듬어 간다. 거미줄과도 닮아 무수히 퍼져 가는 가능성 속에서, 자신이 말한 조건과 합치하는 것을 줍고 있는 듯했다. "……이것, 이려나……?" 실 한 가닥에, 반응이 있었던 것 같다. 환수의 손가락 끝이 잡아당기는 듯한 몸짓을 한다. 순간, 다시, 새로운 광경이 퍼졌다. "에……?" 조합에, 자신은 눈썹을 찌푸렸다. 멜빈과, 예 스젠과, 플랫. 그 세 명이, 어떤 육체를 중심으로 의식을 행하고 있다. 지즈의 유체였다. 물 밑에 잠든 방황해의 마술사에게, 자신은 숨을 삼켰다. 회색 늑대와 같은, 흔들리는 머리 색깔. (그렇다면……) 지금, 그들이 행하고 있는 의식의 내용에 생각을 기울였을 때, "……아아, 그런가." 라고, 소리가 난 것이다. 자신도 에르고도 아닌, 제3의 목소리. "이런 곳에 있었나, 에르고." 지금의 자신이나 에르고처럼, 그도 또한 정신세계에서의 표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밤의 어둠이 그대로 결정화된 듯한 남자였다. 그리고, 죽은 자와 똑같은, 회색 늑대의 머리 색깔을 하고 있었다. 방황해의 지즈가, 거기에 있었다. / "응, 후, 후." 숨을 내쉬는 독특한 웃음소리를 내며, 지즈는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일단 말해두지만, 죽은 게 대역이라든가 계획 중이라든가 그런 건 아냐. 한심하게도, 도중에 살해당해서, 이 꼴이지. 살해당한 단계의 기억도 동기화되지 않아서, 누가 어떻게 죽였는지도 모르겠어." 어딘가 시시하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자신과 에르고는, 최대한 경계를 유지하면서, 입을 연다. "그럼, 지금 당신은 뭐지?" "요컨대, 단순한 기록이야." 기록. 재현되고 있을 뿐인 것. "죽기 전에, 장치를 해 뒀다는 건가요. 프톨레마이오스 씨의 재현체처럼." 라고, 에르고가 물었다. "아아, 그런가. 프톨레마이오스는 그런 걸 했었나." 지즈는 재미있다는 듯이 끄덕인다. 그러고 보니, 이 상대는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를 직접 만났어야 했다. "뭐, 비슷한 것이겠지. 지즈라는 마술사는 확실히 죽었어. 아까도 말했듯이, 이 녀석은 단순한 기록이야. 조금 생각하는 듯한 모습은 보이지만, 인형놀이와 큰 차이는 없어." (……아마) 아마,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이 장소의 성질 때문이겠지.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것만은, 어렴풋이 전해져 온다. 하지만……. "죽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나요?" "아니 아니. 무서운 말 하지 마, 신을 먹은 자." 에르고의 질문에, 터무니없다는 듯이 지즈가 고개를 흔든다. "그냥 뭐, 그런 일도 있겠지, 정도로는 생각하고 있었어. 만약 살해당한다면, 에르고가 예측보다 성장했을 경우거나, 쿨드리스의 후예에게 허를 찔렸을 경우라고 생각했지만." 쿨드리스의 후예. 에르고에게 신을 먹게 한 세 명의 마술사──아틀라스 원의 연금술사, 라티오 쿨드리스 하이람을 말하는 것이었다 "산령법정의 무시키가 아니고, 말인가요?" 어느 쪽이냐면, 지즈는 무시키 쪽을 경계하고 있는 듯했다. 싱가포르 사건의 마지막에 만났던, 선인의 말석이라고 하는 하얀 여자. "그녀에게는 사정이 있으니까. 내 허를 찌르는 건 뭐 무리고 말고. ──자, 모처럼이다. 이렇게 모였으니, 함께 선연(카사)의 관전은 어때?" "안 돼요, 에르고." 라고, 자신은 제지했다. "이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분명 진짜도 전부 말하고 있지 않아." 강하게, 노려본다. 직면하면 정신(마음)이 녹아버릴 것 같은 미형이었지만, 지금은 분노가 앞서고 있었다. "스승님에게서 들었습니다. 당신이 남긴 술식은, 펨의 선연(카사) 그 자체를 이용하고 있다고." "호오." 감탄한 듯이 소리를 내는 지즈에게, 강하게 말한다. "당신의 계획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응, 후." 조금 짧게, 지즈가 웃었다. "좋은 가설이야. 저 군주(로드)라면 혹시나 했지만, 정말 거기까지 왔나. 그렇다고는 해도, 지금 이 순간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서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없겠지?"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그럼, 함께 볼까." 지즈가, 살짝 손을 들었다. 새까맣던 공간에, 색채가 돌아왔다. 나타난 것은, 스승님과 겜블러들이 모여 있던 원탁의 방이었다. 작은 창에서 부감하는 듯했던 아까의 광경과 다르게, 자신들의 주위 모든 곳에 새로운 광경은 퍼져 있었다. 이쪽의 정신세계에, 현실과 거의 동일한 영상을 현출시킨 것인가. 스승님이나 반 펨과 같은 겜블러들, 원탁이나 투기장을 비춘 입체 영상조차도, 완전히 동일한 크기로 바로 가까이에 배치되어 있다. 반 펨과 같은, 마술적 강화 현실 AR인 듯하다. 조심스럽게 스승님의 어깨에 손을 대자, 간단하게 통과해 버렸다. (……마치) 라고, 생각한다. 마치, 러시아 인형 같은 구조다. 투기장을 입체 영상으로 보는 스승님들. 그 스승님들을, 정신세계의 강화 현실 AR로 바라보는 자신들. 몹시, 복잡하다. 하지만, 그 복잡함이 마술답다고도 생각되었다. "드디어 최종 라운드 개시, 라는 곳인가." 강화 현실 AR의 반 펨의, 실크햇 옆에서 들여다보면서, 지즈가 말한다. 최종전은, 거기까지 질질 끌고 있었던 듯하다. 환상종 중에서도 유독 성가신 히드라를 생각하면, 역시 린과 루비아라고 칭찬해야 할 부분일까. (하지만……) 상황은, 분명히 좋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아까 에르고의 능력으로 봤을 때는, 거기까지 의식하지 않았지만, 히드라가 만들어낸 진흙탕이 완전히 린과 루비아를 둘러싸고 있다. 싸우기는커녕, 생존하는 것조차 곤란한 환경이었다. "마침, 좋은 부분이네. 즐겁게 구경해 보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9 "결착입니다." 딜러가, 말했다. 펨의 선연(카사), 모든 게임의 결착. 쟁쟁한 겜블러들도 조용해져 있었다. 알레트 에스칼도스.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 스승님. 반 펨. 그리고, 뤄롱. 모두, 바로 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그렇게 하기에는, 눈앞에서 일어난 싸움이 너무나 극적이었다. 지난번까지의 코인은, 다음과 같았다. 이시리드, 700개. 알레트, 1000개. 2세, 2200개. 반 펨, 1800개. 뤄롱, 6500개. 그리고, 지금, 이 최종전을 근거한 결과는── 딜러는, 먼저 이시리드를 향했다. "이시리드 님, 700개를 투기자의 KO 승리에 배팅." 소지 코인의 전부를, 배팅한 것이 된다. 다만, 이 싸움이 마지막이니까, 어떤 의미로는 당연하겠지. "게다가 마술 회로 50개──코인으로 500개도 배팅하셨습니다." 무심코, 흠칫하고 돌아보았다. 거기까지, 이 모나코 지부장은 걸고 있었던 건가. "배당은 3배로 3600개가 됩니다. 다만 맡아두었던 마술 회로의 분은 이 자리에서 제합니다." 쭈욱, 용의 코인이 내밀어진다. 2400개가 플러스, 이시리드의 코인은 총액으로 3100개로. "알레트 님, 1000개를 환상종의 KO 승리에 배팅. 이쪽은 몰수입니다." "이런이런. 마지막은 시원찮았군." 짧게 말하고, 알레트는 어깨를 움츠린다. 알레트의 총액은, 0개. 펨의 선연(카사)에서는 완전히 탈락한 것이 된다. "엘멜로이 2세 님, 2000개를 투기자의 최종 라운드 KO 승리에 배팅. 오즈는 5배로 1만 개를 반환합니다." (……어라?) 스승님이 가지고 있던 분은 2200개였을 텐데. 왜인지 200개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그렇다 해도 생각할 수 있는 한, 거의 완벽한 승리였다. (……혹시) 스승님은, 제1전부터, 린이 키메라의 마비독을 사용하는 것까지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시합이 아슬아슬할 때까지 길어지는 것은, 미리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다. 판정 승리가 될지, 최종 라운드 승리가 될지는 꽤 미묘한 부분이었지만, 린과 루비아의 성질로 마지막은 끝장을 낼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0 (하지만──) 동시에, 절망적인 기분이 가슴을 막았다. 이래도 뤄롱을 이길 수 없다. 먼저, 뤄롱은 투기자의 승리에 전액 배팅하고 있다고 선언하고 있다. 저것이 거짓말이 아닌 이상, 뤄롱의 총액은 13000개가 된다는 이치다. 200개를 보유한 것도, 그 분을 걸어봤자, 뤄롱에게는 이길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이치 였을까. 즉, 패배는 결정적── "엘멜로이 2세 님의 제안에 따라, 이쪽의 1만 개는 이시리드 님의 코인에 충당하겠습니다." "뭐?!" 뤄롱이 소리쳤다. 아니, 귀를 의심한 것은, 스승님과 이시리드 이외의 전원이었다. 먼저, 알레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설명을 요구하고 싶군. 어째서, 엘멜로이 2세의 코인이 이시리드에게 가는 거지?" "딱히, 대단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라고, 스승님이 말했다. "대단한 일이 아니긴 뭐가 아니야. 어째서 그런 사기가 통하는 거지. 언제, 그런 설명이 있었어?" "제1전, 제2전에 대해 걸 수 있는 코인은, 1명당 몇 개, 제3전은 누구라도 무제한, 이라고 딜러는 말했었죠." 힘써서, 평소와 같은 말투로, 스승님이 대답한다. "즉, 복수의 겜블러가 동맹을 맺는 암묵적인 규칙을, 저 발언은 포함하고 있었다. 그렇지않습니까?" "네, 그 말 대로입니다." 딜러가 인정했다. 그 사선에서, 못 들었어, 라는 듯이 반 펨이 고개를 흔들고 있는 것이 우스꽝스럽긴 했다. 그쪽을 보면서, 스승님이 입을 연다. "반 펨 님도 그런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규칙으로서의 상정은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규칙을 확인할 때 말씀하셨었죠. 『그렇지 않다면 나 이외의 전원이 협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것도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카지노에서 플레이어가 코인을 융통해주는 것 따위는, 평범한 광경이지 않습니까." "솔직히 말하면, 그 이야기 직전에 눈치챘다. 네가 말하는 대로, 카지노에서 플레이어가 코인을 융통해주는 것은 평범하지만, 대부분의 선연(카사)은, 나와 플레이어의 1대1로 하고 있었으니까." 변명하듯이 말하고 나서, 반 펨이 한숨을 쉰다. "그래서, 가져갈 수 있는 비보는 하나뿐이라고도 말했지만, 설마 정말로 파고들 플레이어가 있을 줄이야. 시계탑에서 사이좋게 빌리기라도 할 생각인가? 확실히, 그런 이용법은 가능하지만." 조금, 환멸한 듯한 말투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1 "이치는 알겠지만 말이야." 이번에는, 뤄롱이 묻는다. "그렇다고 해도, 코인을 양보할 녀석은 없잖아. 아니, 제안한 엘멜로이 2세가 엉망진창이라는 건 나도 잘 알지만, 어째서, 당신은 그런 동맹을 맺는 데 협력한 거지?" "하하하. 물론 제 승산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시리드가 쾌활하게 웃는다. "큐브를 사용한 염화로, 2000개분을 최종 라운드 KO 승리에 걸겠다, 확실히 이길 생각이고 이 승리분은 전부 주겠다, 라고 하길래. 안타깝게도 제3시합이 시작했을 때의 상황으로는, 저는 도저히 승산이 없었죠. 그렇다면 타는 수밖에 없겠죠? 단, 내기 조건은 투기자의 KO 승리, 게다가 당신의 마술 회로를 걸어주시면 좋겠다, 라고 들었을 때는 아찔했지만요." 과장되게, 장한이 가슴을 쓸어내린다. "비책이 있다는 건 들었지만,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겜블 따위는, 사기밖에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마지막까지 조마조마했죠. 지금 생각하면, 제1전에서 키메라의 독을 사용하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거겠지만, 정말 아슬아슬했으니까요." 자신과 같은 예측을, 이시리드는 입에 담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2 "따라서, 앞서 말한 이시리드 님 본인의 코인과 합쳐서, 이시리드 님의 총액은 1만 3100개가 됩니다." 라고, 딜러가 결론짓는다. 계속해서, 남은 두 사람에 대해, 그녀는 처리했다. "반 펨 님. 1800개를 투기자의 KO 승리에 배팅. 5400개를 반환합니다." "뤄롱 님. 투기자의 승리에 6500개를 배팅. 13000개를 반환합니다." 반 펨, 총액 5400개. 뤄롱, 총액 13000개. 마치, 노리고 있었다는 듯한 숫자에, 자신은 눈을 깜빡여 버렸다. 이시리드와 뤄롱은 겨우 100개 차이. 이렇게 아슬아슬한 승리가 성립하는 것인지, 기쁨보다는 감탄이 앞서버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3 "그런 거였나……" 옆에서, 지즈가 신음 소리를 냈다. 이 목소리는, 역시 자신과 에르고에게밖에 들리지 않는 듯하다. "과연, 재미있는 수법이었네, 엘멜로이 2세. 하지만, 잊은 건가? 나는 펨 녀석에게 이긴 쪽에게 진 쪽이 따르겠다고 말했을 텐데?" (그것은──) 승리 조건을, 떠올렸다. 스승님과 지즈가, 모나코에서 처음으로 주고받은 내기다. ──『오우. 펨 자식과 도박해서 진 쪽이, 이긴 쪽을 따르는 건 어떻지. 야만적인 마술전에 비해, 실로 문화적이고 평화적이지?』 이 논리로는, 뤄롱이 가지고 있는 코인 수는, 반 펨을 크게 웃돌고 있다. 선연(카사)의 승자는 아니기 때문에 애매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때의 내기 조건뿐이라면, 지즈의 승리라는 것이 되지 않을까? (어라? 그렇다면……) 어째서, 스승님은 이시리드와 동맹을 맺었던 것일까. 물론, 스승님 혼자서 뤄롱에게 이길 수 없었던 것은 안다. 알레트 에스칼도스도 지즈의 제자 이상, 이쪽과 손을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면……) 동맹을 맺어 이기게 하는 것은, 반 펨도 괜찮지 않았을까? 오히려, 그쪽이 이시리드보다 코인을 가지고 있는 만큼, 더 쉬웠을 것이다. 단순히, 반 펨이라면 응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아까의, 약간 어조를 낮춘 반응으로 보면,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만……. 생각하는 사이에, 딜러가 최종적인 선언을 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4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 님이, 선연(카사)의 승자가 됩니다." 공손하게, 이시리드가 원탁의 전원에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스승님에게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고맙네, 엘멜로이 2세. 상품은 천천히 생각해보고 싶네." "물론입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기묘한 대답을, 스승님이 했다. "선연(카사)의 결착은, 잠시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라고 선언한 것이다. "하?" "뭐?" 이시리드와 알레트가 말한다. 뤄롱은, 뭐어, 뭐라도 하겠지, 라는 듯이 입술 끝을 비틀었다. "무슨 뜻인가, 로드 엘멜로이 2세." 조용히, 반 펨이 물었다. 일부러 로드라고 머리에 붙인 의미는 분명하다. 그것은 시계탑의 군주(로드)라는 입장으로 말하고 있는 건가, 하고 스승님에게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상급 사도와 가짜로라도 시계탑의 군주(로드)가 정면으로 대립하면, 그것만으로 마술 세계는 찢겨질 수 있다. 즉시 강렬한 살의와 적의가 충만해지는 가운데, "이유는 단순합니다." 라고, 스승님이 고했다. 가슴팍에서, 담배를 꺼낸다. 이미 흡입구를 만들고 있는 담배 한 개비로, 일부러 천천히, 연기하듯이 그 끝에 불을 붙인다. 그 행위가 단순히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와해되어 버릴 것 같은 본인의 정신을 어떻게든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자신에게는 전해졌다. 옆에 있는데 그것을 전할 수 없다는 것이, 어찌할 수 없이 괴로웠다. 스윽, 하고 스승님의 시선이 올라간다. 입술이 고한다. "당신이, 방황해(지즈)를 살해한 범인이기 때문입니다.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 "……호오."자신과 에르고 이외에는 들리지 않는 목소리와 모습으로, 지즈가 속삭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5 원탁은, 갑자기 추리극의 무대로 변했다. 다른 겜블러들도, 그들을 바깥쪽에서 지켜보는 우리들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전개였다. 스승님에 의한, 지즈 살인 사건의 범인 규탄. "…………" 자신도 에르고도, 망연자실해 있었다. 같은 탁자에 앉았던 플레이어인 알레트도 반 펨도, 뤄롱조차도, 아연실색하여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범인이라고 지목된 이시리드는, 크게 눈을 뜨고 있었다. "지금의 고발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딜러가, 입을 열었다. "선연(카사)에서는, 살해 등의 수단으로 다른 플레이어를 배제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랬다. 분명히, 스승님은 그 규칙을 확인하고 있었다. ──『만약, 가장 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가 살해 등으로 인해 사라진 경우, 선연(카사)의 승자 권리는 2위로 넘어가는 것인가요? 물론, 2위도 반 펨 님에게 이겼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과연, 이것은 확실히 결정해 두어야 할 사항이군. 그렇지 않으면, 승자가 결정되는 순간, 권총으로 가슴을 쏘는 서부극의 장면이 재현될지도 모르지. 그런 경우, 승자는 없다는 것으로 하지. 즉, 몰수 경기라는 것이네. 참가 비용도 전원에게 돌려주지. 덧붙여, 내 선연(카사)에서 살해 행위를 한 경우, 그 플레이어의 참가 자격도 정지시키겠네.』그때, 스승님이 그런 것을 물었던 것은, 전부 호신을 위해서라고 생각했었다. 선연(카사)의 플레이어 중에서, 스승님이 가장 무력하다는 것은 틀림없다. 잘 승리했다고 하더라도, 거기서 습격당할 가능성은 높기 때문에, 자신도 납득했던 정도였다. 하지만, 이 규칙이 적용된다면── "그렇다면, 이시리드 님에게 선연(카사)의 상품을 받을 자격은 없습니다." 딜러가, 단언했다. "그렇게 되는 건가……!" 지켜보는 지즈의 목소리도 또한, 갑자기 열기를 띠었다. (몰수 시합이 된다──!) 즉, 아까까지와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승님과 지즈의 내기도, 그대로 정지한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런 사기 같은 작전을, 스승님은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6 "어이 어이 어이!" 라고, 이시리드가 한쪽 눈썹을 올렸다. "갑자기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엘멜로이 2세! 이상한 마술이라도 먹은 건가? 나는 당신의 제안에 따른 동맹자잖아?!" "그렇죠. 동맹자였던 것은 확실합니다." 라고, 스승님이 인정했다. 다시 한번, 천천히 담배를 피운다. 그 담배를 입에서 떼고, 새하얀 연기를 내뿜었다. "범인이라고 추정한 이유는, 제 제안에 따랐기 때문입니다." "네? 그 이유도 벌써 말했잖아. 아니, 당신은 플러스가 되니까 나에게 거래를 부추긴 거잖아!" "그 논리는, 절반밖에 맞지 않아." 내뿜은 연기를 보면서, 스승님이 말한다. "승리 외에 목적이 있는 듯한 마술사만이 탈 수 있는, 어중간한, 절반만의 논리입니다." "……아아, 그런 건가?" 옆에서 듣고 있던 반 펨이, 턱에 손가락을 대고 끄덕였다. "응,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어. 저것으로는 시계탑의 마술사로서는 부자연스러운 거래가 돼. 애초에 뤄롱에게 이길 필요는 없잖아. 나하고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았을 텐데?" (……제2의 게임 마지막, 이시리드 씨의 코인은 700개이고, 반 펨 씨는 1800개) 큰 차이는 있지만, 절망적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다. 오히려── "제 코인은 제2의 게임 단계에서 2200개. 반 펨 님을 웃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제 코인을 받는 것만으로 충분히 이길 수 있죠. 마술 회로 따위 형편없는 내기를 할 필요가 없어요." "그건 결과론이겠지. 애초에, 저 뤄롱이라는 녀석도 마술 회로를 듬뿍 걸었잖아." "나에게는, 마술 회로 따위 덤이니까." 뤄롱이, 쓴웃음을 짓는다. 마술 회로를 500개나 가진, 현대에 사는 신. 그에게는, 마술 회로 따위 조금 넘치는 재능의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그 마술 회로가 현대 마술사와 비교해 좋을지 어떨지도 모른다. 끄덕이고, 스승님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마술사에게는 그렇지 않아. 왜냐하면 마술 회로는 본인만의 재산이 아니라, 자손 대대로 전해야 할 물건이니까." 지금까지, 몇 번이고 들어온 논리. 그렇기에, 정말로 거는 사람이 있을까 하고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했던 정도다. 우연히 뤄롱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스승님이 이상한 꼬드김을 하지 않았다면, 악마적이라고는 해도 사용되지 않을 규칙으로 끝났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7 "그런데, 그것을 걸 수 있는 마술사는, 자손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거나, 더욱 중요한 무언가를 목표로 하고 있거나지만…… 당신이 펨의 비보로 노리는 것을, 바로 말할 수 있습니까?" "읏……" 이시리드가, 말문이 막힌다. 침묵이야말로, 대답이었다. "물론, 반 펨의 비보라면 얼마든지 귀중한 것이 나오겠지. 하지만, 애매한, 왠지 모르게 귀중한 것에 대해서, 마술 회로를 팔 수 있는 마술사는 없어. 시계탑의 마술사라면, 싫어도 알 수 있는 이치일 겁니다. 적어도, 거기까지 하지 않아도 이길 가능성이 있다면, 절대 피하겠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8 "그런 건, 당신의 추측에 불과할 뿐이잖아." 라고, 이시리드가 쳐낸다. 물론, 그렇다. 기껏해야, 의심할 조건이 늘어난 정도다. 추리라기보다, 시계탑의 마술사가 하는 악랄한 협상 따위였다. 그것이야말로 라이네스 같은 사람이 기꺼이 할 만한 짓이다. 상대의 약점을 직접 찌르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씩, 확실하게 도망갈 곳을 빼앗고, 궁지에 몰아넣어 가는 방식. 일부러 헛기침을 하고, 이시리드가 말한다. "아니면, 아직 무슨 물증이라도 있는 건가?" "그럼, 또 다른 화제에 올려보죠. 예를 들어, 나와 내제자가 주술사 아젤에게 습격당했다든가 하는 건 어떨까?" "뭐?" "정확히는, 주술사 아젤로 분장한 떠돌이 연금술사의 인형에게, 이겠죠. 이쪽으로 덤벼들었을 때, 이런 말을 들었거든요.……아젤 따위는, 없다, 라고" 분명히, 들었다. 주술사라고 했었지만, 아젤이 주술을 사용하는 곳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럴싸한 모습을 하고 있었을 뿐으로, 정체는 전혀 불명인 채였다. 여기까지의 정보가 주위에 침투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나서, 스승님이 이어서 말한다. "그 아젤은 당신이 소개한 것이었죠." 제1의 게임의 전이다. 아젤과 스젠, 두 사람을, 펨의 선연(카사)이 시작되기 전, 이시리드에게 소개받았다. "혹시, 당신은, 자연스럽게 선연(카사)에 탑승시키기 위해, 아젤을 소개했던 게 아닌가?" (아……) 그렇다면, 앞뒤가 맞는다. 주술사라는 신분도, 시계탑 모나코 지부장인 이시리드라면, 어떻게든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유럽권에서는 거의 주술사를 만나는 일이 없다──계속 스승님과 함께 있는 자신조차 경험이 없는 것이다. 숨는 데 매우 편리한 직함이었을 것이다. "무엇을 위해 탑승시킨 거지." "물론, 지즈를 죽이기 위해서다." 스승님이 즉답한다. "당시의 나는 외부에서의 저격을 생각했지만, 그것도 틀리지 않았어. 즉, 당신과 떠돌이 연금술사 쥬스트, 그리고 아젤──이라기보다 쥬스트의 인형은, 지즈를 죽이기 위한 공범이었던 거다." 제1의 게임 직후, 숨겨진 통로에서 이시리드와 아젤은 행동을 함께하고 있었다. 그때, 실제로는 지즈가 총에 맞은 방에 먼저 가 있었고, 창문을 열어, 쥬스트의 저격을 원호했다면? 제2의 게임에서, 아젤이 알레트에게 간단히 패배하고 종적을 감춘 것도,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한 조치였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9 "하하. 방황해(지즈)를 죽이기 위해서? 그것도 이상하지만, 첫 질문과 모순되지 않나, 엘멜로이 2세. 당신은, 왜 그랬는가(와이더닛)를 중시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었던 건가? 지즈를 죽인다는 목적이라면 끝난 후, 얼른 퇴각해야 하겠지. 어째서 선연(카사)의 마지막까지 함께하고, 마술 회로까지 걸 필요가 있어? 전혀 의미를 모르겠는데." "이유는, 저와 같습니다." "뭐?" "정확히는, 당신은 지즈를 죽이고 싶었던 것이 아냐. 이 펨의 선연(카사)를 이용한, 지즈의 술식을 파괴하고 싶었던 겁니다." "내 선연(카사)에, 지즈의 술식이라고?" 반 펨의 목소리에, 의심이 스며 나온다. 그쪽으로 시선을 향하고, 스승님이 다시 말한다. "그렇습니다. 선연(카사)의 참가자는, 그대로, 저 방황해의 마술사가 시작한 마술 의식의 참가자가 됩니다. 우리는 모른 채로, 웅장한 마술 의식의 마무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호오." 이번에는, 알레트가 맞장구를 친다. 군복을 입은 에스칼도스의 여왕은, 이 자리에서도 당당한 태도를 무너뜨리지 않았다. 그리고, 묻는다. "즉, 그것은 신명 재판(오딜)의 이야기인가, 군주(로드)." "그렇습니다." 스승님이, 엄숙한 모습으로 끄덕인다. "우리는 모두, 아무것도 모른 채, 신명 재판(오딜)에 의한 마술 의식의 참가자가 되어 있었다." 싸아, 하고 침묵이 떨어졌다. 그 정적이야말로, 의식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것처럼. 스승님이, 다시 한번 이시리드에게 향했다. "당신은, 지즈를 죽이고 싶었던 게 아니라, 지즈의 술식을 멈추고 싶었던 거 아닌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0 "…………" 이시리드는, 대답하지 않는다. 상관하지 않고, 스승님이 이어서 말한다. "하지만, 지즈를 죽여도 술식은 멈추지 않았다. 어떻게든 지즈의 술식을 멈추고 싶었던 당신은, 술식의 조건 쪽을 멈추려고 했다. 신명 재판(오딜)으로 술식이 진행되고 있는 이상, 이쪽은 간단합니다. 의식의 주도자인 지즈나, 그 제자에게 이기게 하지 않으면 돼." "과연. 제자인가." 라고, 반 펨이 중얼거렸다. 하얀 실크햇을 누르고, 힐끗, 뤄롱 쪽을 바라본다. 반대로 뤄롱은, 모르는 척 얼굴로 미소짓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당신은 그 자리에서, 내가 꼬드긴 대로 마술 회로를 걸어주었다. 반 펨 님에게 이기기만 한다면 마술 회로는 필요 없었지만, 뤄롱에게 이기려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마술 회로까지 걸 필요가 있었다. 그런 차이였다는 것을 당신도 알았기 때문에 따랐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1 (……아) 스승님이, 왠지 200개만 코인을 걸지 않았던 것을 떠올렸다. 이시리드와 뤄롱을 나눈 것은, 겨우 100개의 차이다. 그것도 우연이 아니었던 것일까. 뤄롱이 투기자에 걸고 있다고 예측하고, 동시에 스승님의 배팅 조건도 알고 있는 경우, 웃돌기 위한 숫자는 자동적으로 산출할 수 있다. 물론 뤄롱이 투기자의 KO 한정 승리나 최종 라운드 승리에 걸었다면 예외이지만, 그 경우에는……. "누나, 이시리드 씨의 마술 회로는 몇 개인지 알아요?" 옆에서, 에르고가 물었다. "확실히, 90개라고 했었어요." "뤄롱 씨가 KO 한정 승리에 걸었을 경우, 총액은 1만 9500개가 됩니다. 선생님이 꼬드긴 것은 KO 한정 승리였지만, 혹시 오즈가 더 높은 최종 라운드 한정 승리라고 해도 5배. 이시리드 씨의 마술 회로 90개와 코인 700개를 모두 써도 8000개. 스승님과 합산해서 18000개. 마술 회로로 승리한 분은 바로 제하니까 더 줄어들어야 하죠. 이 경우라면, 어쨌든 이시리드 씨가 승산이 없는 것이니까, 거기까지 마술 회로를 걸 필요가 없죠. 즉, 이시리드 씨가 생각하는 것은, 뤄롱 씨가 투기자 승리로 이겼을 경우──1만 3000개를 넘는 것만으로 좋았던 거죠." ……그렇게 되는 건가. "어라? 하지만 스승님에게서 1만 개나 받는 거잖아요? 그때 이시리드 씨의 코인은 700개이고 최종 라운드 한정 승리의 오즈는 5배니까, 이것으로 이기면 1만 3500개예요. 이시리드 씨는 마술 회로를 걸지 않아도 코인만으로 이길 수 있었던 거 아닌가요?" "선생님은 마술 회로를 써서 KO 한정 승리에 걸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했다면 코인을 양보하지 않겠다고 할지도 몰라요. 원래부터 규칙의 애매한 범위였으니까요. 선생님이 협상한 매수와 배팅 조건으로, 이시리드가 이기기 위해서는 마술 회로를 걸 수밖에 없어요. 그 때문에 필요한 것은 최소한 46개. 50개라는 것은 딱 떨어지는 숫자에서는 아슬아슬한 거고요. 뤄롱 씨를 의식하지 않았다면, 더 적은 숫자로 적당히 둘러댈 수도 있었을 텐데." (……아, 즉) 스승님이 말했던 배팅 조건과 숫자는, 완전히 함정이었다. 이시리드가 마술 회로를 50개 걸었다는 그 숫자야말로, [특별 시합이니까 무시해도 좋았을 뤄롱을 의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 그 숫자에, 이시리드의 의도가 비쳐 보이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2 게다가, 스승님이 말한다. "내가 습격당한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지즈와 개인적인 내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술식을 멈추기 위한 요소(팩터)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거 아닌가? 저 떠돌이 연금술사 살인 청부업자와 당신이,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지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3 "…………" 역시, 이시리드는 침묵한 채다. 원탁의 방의 누구도, 바로는 발언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어지는 목소리는, 그 이외의 것이었다. "그 뒷이야기는 부디, 나도 직접 듣고 싶군." 목소리가 났던 것이다. 원탁의 방의 누구도 아닌──지금까지, 자신과 에르고에게만 들렸던 목소리였다. 모두가 전율했다. 보이지 않았어야 할 상대에게, 전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그 두드러진 미모에 전율했다. "상관없겠지, 이시리드. 있잖아, 어째서 나를 죽인 거지?" 방황해의 마술사 지즈가, 쾌활하게 웃으면서, 물었던 것이었다. 모두가, 얼어붙어 있었다. 그 불가해한 상황에, 계속 무표정했던 딜러조차도 두 번 정도 눈을 깜빡이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런……!" 곧바로, 스승님이 일어선 것이다. 지즈가 아니라, 이쪽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그레이에, 에르고……! 어째서……" "에, 이쪽이 보이는 건가요, 스승님……!" 아까까지, 단순한 영상이었을 텐데. 만질 수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런데, 지금, 여기에 있는 스승님은 진짜다. 그 온도도, 숨소리도, 확실히 느껴진다. 입체 영상이 아니다. 반 펨이 왔을 때와 같은, 마술적인 강화 현실 AR도 아니다. 산산이 흩어지는 감정을 억지로 눌러 넣은 듯한 굳어진 표정으로, 스승님이 다가왔다. 이쪽의 손에 닿고, 움찔하고 눈썹을 움직였다. (──만질 수 있어?) 그것도, 아까까지는 통과했어야 할 텐데. 무슨 일인지 전혀 모르겠다. 여기는, 자신의 정신세계가 아니었던 건가. 자신의 정신세계에, 에르고나 지즈가 들어왔을 뿐이 아니었던 건가. 마치, 나쁜 꿈 같다. 무엇이 거짓이고, 무엇이 진실인가. 무엇이 허언이고, 무엇이 진실인가, 전혀 모르겠다. "꿈이지만, 꿈은 아니군." 라고, 스승님이 말했다. "……몽마의 환술……아니, 그것도 아냐. 좀 더 근본적으로 위상을 어긋나게 한……" "뭐, 비슷한 곳이야." 지즈가 웃었다. 진정한 신대의 마술사는, 현대의 마술사에게 자신의 진수를 알 수 있을 리도 없을 거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는 듯이도 보였다. "상관없어." 반 펨이 말했다. 하얀 실크햇의 챙을 누르고, 낮은 목소리로 선언한다. "이것이 어떤 장치라고 하더라도, 내 선연(카사)은 우선시된다. 즉, 앞서 말한 고발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시리드 님의 승리가 될지, 몰수 시합이 될지 결정해야 하니까. 괜찮겠지, 지즈?" "응, 후, 후. 그건 그렇겠지." 지즈도 끄덕였다. 그저 턱을 위아래로 움직일 뿐인데, 하나의 예술품이 될 수 있는 남자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4 "그럼, 뒷이야기를 들려주게나." 재촉받고, 고개를 숙인 채인 이시리드는, 주먹만 한 돌을 토해내듯이 말했다. "……군주(로드)가 말한 대로야. 나는, 당신의 술식을 부수고 싶었어." "오호." 지즈의 눈썹이, 마음과는 다르다는 듯이 움직였다. 이어, 알레트가 물었다. "설마, 이시리드도 당신의 제자였던 건가? 그런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는데." "아니, 그렇지 않아." 라고, 이시리드가 고개를 흔들었다. 잠시 후, "방황해의 지즈는, 내 조상에 해당하는 분이다." 라고, 시계탑 모나코 지부장은 고백한 것이다. 에르고가, 눈을 크게 뜬다. 알레트와 반 펨도, 그 대답은 상상하지 못했는지, 말을 멈췄다. 그리고, 자신은, (……떠올렸다) 확실히, 그런 것을, 이시리드는 말하고 있었다. 제2의 게임──블랙잭 테이블에 앉아 있었을 때다. 멜빈과 이시리드가, 이런 대화를 했던 것이다. ──『이시리드 공이 일개 지부장이라고 하는 것은, 겸손이 지나치신 건 아닌가? 모건 파르스 가문은 이 모나코에서, 역사만 남은 가문이라고 조롱받는 에스칼도스 가문 다음으로 오래된 가문이지.』──『아쉽게도, 우리 모건 파르스 가문은 에스칼도스 가문을 비웃을 처지가 못 됩니다. 하니 시조부터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를 여행자로, 모나코 땅에 자손을 만들기는 했지만, 제대로 된 비전도 남겨주지 않았으니까요. 뭐, 너무 방치해서, 마술 각인조차 2대째부터 고생해서 만든 물건이었거든요. 일단, 주변 토지 정비만은 하고 있었으니, 반 펨 씨와 나란히, 모나코의 관리인(세컨드 오너)은 하고 있지만 말이죠.』 모건 파르스 가의 시조. 어디에서 왔을지도 모르는 여행자. 당시에는, 그런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마술 각인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은 이상했지만, 그렇게 오래된 집안이라면, 현대와는 다른 사정도 있을 것이라고,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뿐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건가. ……그렇다면, 마술 각인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당연하겠지." 스승님이 말한다. "마술 각인은, 현대의 마술사의 특징이다. 직접 신의 권능과 연결될 수 있는, 신대의 마술사에게는 필요 없는 것이니까." 즉, 모건 파르스의 시조는 마술 각인을 남기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애초에 남겨야 할 마술 각인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신대의 마술사──그 비의를 아직도 전하는, 방황해의 마술사였기 때문에. 이시리드는, 난처하다는 듯이 대답한다. "눈치채는 것이 빠르군, 군주(로드)." "당신이 말했던 것을 정리하고 있을 뿐이야. 모건 파르스 가의 시조는, 주변 토지 정비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고. 그렇다면, 그때부터 지즈의 계획은 시작되었던 것." 스승님이, 지즈에게 시선을 향한다. "지즈. 언젠가, 당신은 모나코의 토지를 이용할 생각이었어. 펨의 선연(카사)의 형식이 갖춰진 것은 훨씬 나중이겠지만, 당신은 그러한 행사가 계속 남아있다고 생각했어. 그렇게 걸었다고 해도 좋을지도 몰라." "응, 후, 후. 뭐, 그런 곳이지. 물론, 처음의 토지 정비만으로는 어긋나 버리니까, 가끔 조정하러 오고 있었지만." 독특한 웃음소리를, 지즈가 흘렸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의 자손이라고 인정한 이시리드에게 묻는다.-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5 "흐음, 하지만, 역시 의문이네, 이시리드. 왜 내 방해를 하는 거지? 나는 딱히 너에게 나쁜 이야기를 해 온 건 아니잖아." "…………" 몇 초, 간격이 있었다. 그리고, 툭, 하고 이시리드는 말했다. "당신은, 나를 보지 않았어." "하?" 지즈가, 엉뚱한 소리를 냈다. 이 상대의 그러한 표정을 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인지도 몰랐다. "당신에게 버려진 모건 파르스는, 계속 연마해 왔다. 2대째는 마술 각인을 만들고, 자손은 그 내용을 키워내, 재능밖에 주어지지 않았던 마술사로서 스스로의 방향성을 정하고, 단련해 왔다." "…………" 시계탑에 따르면, 오래된 마술사 가문은 특별한 사명(오더)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반대로 아무런 목적도 주어지지 않았다면? 그런데, 모나코라는 특별한 땅과, 마술사로서 드문 재능만을 받았다면? "수백 년 만에 모건 파르스 가를 방문한 당신이 말한 것은, 토지를 사용하겠다는 것뿐이었어. 협력하라는 말은커녕, 방해하지 말라고조차 말하지 않았지. 당신이 뭔가 명령했다면, 분명 나도 아버지도, 모건 파르스에 연달아 있는 선조들 누구라도 기꺼이 신발을 핥았을 텐데. 누구와 약속한 것도 아니면서, 그 땅을 2000년이나 관리해 온 우리를 향해서,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게 무슨." 지즈는 화를 내지도 않고, 그저 이해 불능이라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그것은) 라고, 자신은 생각해 버렸다. 시시하다. 터무니없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은 알아 버린 것이다. 마술사라는 것은 제자나 가족을 소중하게 여긴다고, 자주 스승님은 말한다. 그것은 즉 자신에게 연결되어 온 자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지즈가 했던 것은──하지 않았던 것은, 즉 이시리드에 연결되어 있는 모든 것을 무로 단정하는 것이다.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 무가치조차 아니다. 실제, 앞서 [모나코의 토지를 가끔 조정해야만 했다]고 말한 것은, 자손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는 증명이 아닌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6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 "어이쿠. 곤란하구먼, 엘멜로이 2세." 여기에서, 이시리드는 오히려 밝은 미소를 하고 있었다. 숨기고 있던 것을 폭로당하고, 겨우 본래의 표정을 되찾았다고라도 말하듯이. "당신이라면 알지 않나? 아무것도 얻지 못했던 자의 기분을." 이시리드와 스승님은, 완전히 다르다. 그것은 양쪽의 마술 회로를 비교해 봐도, 일목요연하다. 현대의 마술사로서, 이시리드는 상위의 계단에 있다. 재능으로 보나, 모나코 지부장이라는 입장이나 환경으로 보나, 충분히 축복받은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교하는 상대가, 2000년 이상이나 살아온 방황해의 마술사라면 어떨까? 지즈에 비하면, 이시리드와 스승님 정도의 차이는 없는 것과 같지 않을까? "그래서, 당신은 지즈의 술식을 부수고 싶었던 겁니까?" "시기, 질투, 질투. 요컨대 그런 감정이야." 자포자기처럼, 이시리드는 말했다. "즉, 나는 자신의 선조에게 질투했다. 선조가 제대로 우리들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그런 이유로 죽여 버리고 싶었어. 이 녀석이 2000년 이상이나 계획해 온 것을, 전부 부수고 싶었다고 말하는 거야." 거기까지 단숨에 고백하고, 그는 천장을 올려다봤다. 원탁의 방과 마찬가지로, 천장에는 수정 샹들리에가 걸려 있었다. 거기에 비친 이시리드는 여러 개의 상으로 찢겨 있고, 그 모두가 몹시 지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7 "하지만, 지즈를 죽여도 여전히, 그 술식은 움직였다. 얼마나 눈길을 받지 못했던 간에, 같은 피를 이어받고 있으니까 그렇겠지. 지즈의 술식이, 계속 이 모나코에서 맥동하고 있는 것은 알았어. 당연히 필사적이 될 수밖에. 질투심에 못 이겨 초대도 죽였다는 것인데, 결국 그 방해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면, 정말로 모건 파르스는 무(無)였다는 거잖아. 술식의 정체는 수수께끼였지만, 펨의 선연(카사)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과, 엘멜로이 2세와 무슨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선연(카사)에서 내가 이기면,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 "…………" 필사적이었다. 그래서, 스승님의 달콤한 함정에 걸렸다. 혹시 지즈의 술식을 저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마지막 찬스였기 때문에, 그렇게 노골적인 함정에서도, 이시리드에게 다른 선택 사항은 없었다.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의 동기(와이더닛).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8 "우스꽝스럽지? 이 정도의 혈통과 영지에 축복받고서도, 모건 파르스의 2000년은 아무런 결실도 맺지 못했다. 당신이라면 그런 예를 몇 번이고 봐 왔겠지? 선조도 자신도 헛수고였다며 볼품없이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마술사들을, 표본처럼 늘어놓아 왔기 때문에 약탈공이 된 게 아니야?" "알고 말고." 라고, 스승님이 대답했다. 너무나도 진지한 목소리에, 이시리드가 오히려 놀라서, 얼굴을 들었다. "매일, 꿈을 꾼다." 조용히, 스승님이 말했다. "내가 대마술사가 되어 있다면, 같은 꿈 말이야. 부탁이니 비웃지 마." 비웃지 말라고 말하면서, 스승님의 입술은 자조하듯이 비틀어져 있었다. 가슴이 조여드는 듯한, 덧없는 표정이었다. 이시리드도 대답을 잃고, 그저 스승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지 않은 자신을 받아들일 용기가 없어. 그 용기만 있으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하며, 시계탑 강의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용기만 있으면 2세 따위라고 자칭하지 않고, 원래의 로드 엘멜로이를 자칭하거나, 빨리 여동생에게 이름을 물려줬을 텐데. 내가 하고 있는 것은, 아이가 학교 시험을 부모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가방 안에 처박아 둔 채로 구겨질 때까지 방치하고 있는 것과 같아. 그리고, 마침내는 이상적인 자신과의 괴리를 견디지 못하고, 침대에서 일어날 수도 없게 돼." 한숨을 쉬고, 힘없이, 스승님이 속삭인다. "……이 여행을 떠나기 전의, 내가 그랬다." "스승님……" 기억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의 일이다. 강사를 그만두려고 생각하고 있다는, 스승님의 이야기를. (……매일, 꿈을 꾼다) 그 정도로, 아직도 고민하고 있었다는 것 따위,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알 수 없겠지. 본인으로서는 어리석다고 웃어넘기고 나서, 그래도 여전히 부정할 수 없는 자신에게, 재차 괴로워하는 것이겠지. 자신은, 안다. 제4차 성배전쟁에서, 미숙한 자신을 마주하고 나서 10여 년. 실제, 스승님은 위대한 마술사가 되는 것을,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는 것이다. 혹은. 진짜 용기가 있다면, 포기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스승님이 말하는 것처럼, 이상에 도달하지 못한 자신을 받아들이고, 당연한 듯한 얼굴로 강사를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편이) 아마, 그편이 행복하다. 손에 쥐어진 카드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지긋지긋할 정도로 알고 있다. 펨의 선연(카사) 같은 것을 경험한 지금에서는 더욱 그렇다. 스승님은 자신의 카드를 다시 보면서, 마술사의 길 따위는 포기해야 한다고, 잘난 듯한 얼굴로 말하는 것은 간단하고, 실제로 그 편이 성공할지도 모른다. 스승님이 안고 있는 괴로움은 녹아서, 영광의 길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9 "분명,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다." 스승님이 말한다. "좀 더 올바르고, 좀 더 현실적인, 좀 더 어울리는 삶의 방식이 어딘가에 있겠지. 올바른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자승자박으로 멋대로 인생을 괴롭게 하고 있다고 규탄받더라도, 돌려줄 말은 없어. 나라도 그렇게 생각하고." 잠시 뜸을 두고, 스승님은 이시리드에게, 다시 한번 마주 보았다. "하지만, 그러니까, 모건 파르스의 2000년이 아무런 결실도 맺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나는 결코 비웃지 않아." "읏……" "나는, 당신을 비웃지 않아. 무시하지도 않아. 당신이 했던 것은 죄일지도 모르고, 나와 제자에게 위해를 가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라고 말하지 않아. 그것은 현실을 보지 못할 뿐이라고 조롱하는 자가 있다면, 같은 어리석은 자인 내가, 똑같이 비웃음을 당하겠지." 아마, 여행을 떠나, 스승님이 각오를 다진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어리석다는 것. 겁쟁이라는 것. 진정한 이상 따위, 누구라도 될 리가 없다. 아무리 이상에 가까워졌다고 해도, 이상 그 자체가 될 수 있을 리가 없다. 하물며, 재능에 혜택받지 못한 자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하지만, 이라고도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보답받기를 바란다. 구원받기를 바란다. 이 사람만의, 확실한 보상이 있기를, 자신은 생각해 버린다. 그야말로 제멋대로고 편애에 지나친 감정이라고 알고 있어도, 아무래도 자신은 그것을 바라고 만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으 모험의 내용

*110 짝짝짝, 하고 마른 박수 소리가 났다. 지즈였다. 전원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기다린 다음, 방황해의 마술사는 입을 열었다. "나름대로 애절한 장면이군(愁嘆場). 음, 가슴에 와닿는 것이 있어. 나는 아무래도 현대의 마술사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인간의 심리로서는 신대에도 통하는 것이 있겠지." 증오스러운 말조차, 이 남자의 미모에 걸리면, 듣기 좋게 들려 버린다. 반대로, "나도 알게 된 것이 있어, 지즈." 라고, 스승님이 날카로운 시선을 향했다. "당신과, 당신의 마술에 대해서, 말이야." "호오. 드디어 내가 해체될 차례인가. 시계탑의 군주(로드)." 지즈가, 중얼거린다. 희열인지 흥미인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잘생긴 옆모습에 스며 있었다. 스승님의 그것치고는 드문, 도발적인 시선에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말해 보게나, 엘멜로이 2세." 그렇다면 그 도전을 받아들이겠다는 듯이, 지즈가 말했던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1 그리고, 스승님에게로 다시 향했다. "그래서, 그걸로 끝인가?" (아직, 있어……?) 스승님은, 몇 개의 수수께끼를 드러냈다. 범인이 이시리드라는 것. 지즈 자신이, 그의 신전이며, 그의 고유결계라는 것. "어떤가? 예를 들어, 이 장소의 의미는?" "……처음에는 고유결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신 자신이 고유결계라고 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아. 심상세계를 뒤집어 현실로 하는 고유결계는, 그 필연으로서 술식이 완성되어 버리면,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 응용은 할 수 있어도, 당신 자신의 모습과, 꿈처럼 애매한 이 장소와의 관계는 설명할 수 없다." 스승님이 말을 더듬는다. "후, 후. 그렇다면, 이것을 페널티라고 할까." 그 말과 동시에, 이변이 발생했다. 에르고의 몸을, 무수한 반투명의 깃털이 감싼 것이다. 뤄롱의 환익이! "──뤄롱!" 지금까지 잠자코 지켜보고 있던 뤄롱이, 갑자기 송곳니를 드러낸 것이다. "미안하군, 에르고. 이건 오래된 계약이라서." 정말로 미안한 듯한 얼굴로, 뤄롱이 고개를 흔든다. 지즈의 손이 옆으로 흘러갔다. "……붙잡았다." "에르고?!" 스승님의 시선이, 위를 향했다. 에르고의 몸이, 공중에 떠올라 있었다. 원탁의 방인지, 아니면 자신의 정신세계인지──그 장소를 10미터 이상이나 떠올라, 청년은 십자가에 매달린 것처럼 양손을 옆으로 펼치고 있었다. "선……생……님……!" 그 안쪽에서, 마력이 짜내어지고 있었다. 에르고의 몸속에서, 엄청나게 거대하고 방대하며, 측량이라는 말조차 불경하게 느껴질 정도의 무언가가, 억지로 끌어내어지려 하고 있었다. "이것은……내가 먹었던……세 위의 신의……" 발버둥 치는 에르고로부터 시선을 끊고, 스승님이 원흉을 노려본다. "지즈──!" "아쉬웠네, 엘멜로이 2세." 입술 끝을 비틀어도, 그 옆모습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선연(카사)에서 당신이 이겼었다면, 내 목적은 파탄났다. 애초에, 내기에 진 쪽이 이긴 쪽의 말을 듣는다는 조건이었으니까. 하지만, 당신은 범인을 간파하기 위해, 펨의 선연(카사) 자체를 몰수 시합으로 몰고 갔지." 스승님이 했던 일의 결과. 승패가 나지 않았다. 그 결과로서── "그렇다면, 불완전하더라도 나는 이 녀석을 움직일 수 있다. 오히려,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밖에 없게 되어 버렸어. 이 자리에 모인 편향성이, 몰수 시합이라는 결과의 확정으로 운산무소해버리기 전밖에 내 술식은 발동할 수 없어." (……편향) 비슷한 것을, 스승님도 말했다. 마술사에 있어서 카지노란, 어떤 의미에서는 편향을 모으는 장소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마술 의식이 될 수 있다고, 그런 것을. 스윽, 하고 지즈의 시선이, 반 펨과 딜러를 향한다. "아아, 미안하지만, 나의 옛 친구도 움직이지 말아 주었으면 한다. 이건 아무래도 섬세한 작업이라서. 특히 나의 옛 친구에게 힘으로 방해받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가 버려. 세 위의 신을 이용한 원자 융합 따위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겠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것도, 그것이 이유입니까. 선연(카사)의 중심인 원탁의 방을, 당신의 내면세계에 끌어들일 필요가 있었다." "정말로 훌륭하군, 군주(로드). 제자로 삼을 수 없었던 것이 유감일 정도야." 과장되게, 지즈는 한숨을 쉬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2 "정말로, 내기에서 이기면 좋았을 텐데. 겜블이란, 이래서야." "당신과 마찬가지로, 결국 나도 이길 수 없었으니. 이길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저런 방법으로밖에 얼버무릴 수 없었습니다." 스승님이 대답한다. "그렇다면, 그만한 방법으로 결착을 내야겠지." 스승님의 사인이 변화한 것이다. 해, 라는 사인. 순식간에, 결의를 굳힌다. (지금, 밖에 없어──!) "애드! 제2단계 제한 해제!" 한계 이상의 속도로, 마력을 돌린다. 이 장소와 몸에서는, 평소처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도 스쳤지만, 다행히, 마력의 순환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의사 인격 정지." 애드가,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담담한 목소리로 말한다. 자신이 구동하는 방대한 마력을, 곧바로 흡수해 간다. 바짝 마른 사막이, 호우를 마시는 듯한 탐욕스러움이었다. "마력 수집률, 규정치를 돌파. 제2단계 제한 해제를 개시." "Gray(어두워서)……Rave(들떠서)……Crave(원해서)……Deprave(추락시켜서)……" 입술에서 새어 나오는, 묘지기의 비법. "Grave(새겨줘)……me(나에게)……" 때가 왔다다. "Grave(묘를 팔게요)……for you(당신에게)……" 그 선율에, 지즈가 웃었다. "성창인가, 블랙모어의 묘지기!" "겜블에서는, 스승님을 지킬 수 없었습니다." 트랜스 상태에 따르는 고양된 기분인 채로, 강하게 지즈를 바라본다. "하지만, 여기는 소제의 무대입니다. 소제의 전장입니다." 공포는 있다. 두려움도 있다. 그래도, 강하게 애드를 꽉 쥐어잡는다. 곧장 스승님 앞에 서서, 선언한다. "비록 당신이 새로운 행성(별)의 창조자라고 해도, 손가락 하나도 스승님에게 닿게는 하지 않겠습니다." 오래된 신비(미스텔)여, 죽어 없어져라. 달콤한 수수께끼여, 모조리 무로 돌아가라. "성창, 발묘." 애드의 형태는, 이미 빛에 녹아 있었다. 압도적인 마력을 휘몰아치고, 가속・순환하는 빛의 나선. 작은 섬 하나 정도는 지도에서 지워버릴지도 모르는 파괴의 화신. 비록 여기가 현실의 공간이 아니라고 해도, 관계없이, 성창은 부순다. 대성보구를 개인에게 사용한다는 폭거에 대한 주저함도, 지금만큼은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가장 끝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 그저, 전력으로, 빛의 나선을 투척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3 "──, 그레이." 멀리서,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멀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자신의 귀가 기능의 대부분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귀뿐만이 아니라, 코도 피부도, 세반고리관도, 본래의 능력을 빼앗긴 단순한 부속물로 전락하고 있다. "그레이!" 다시 한번, 그 목소리가, 자신의 의식을 흔든다. 일어나야만 한다. 그렇게 생각해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간신히 눈꺼풀을 열자, 배의 판자가 뺨에 닿고 있는 것을 알았다. (갑판……?)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의 갑판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 그런 곳에? 거기까지 생각하자, 점점 의식은 분명해졌다. 자신을 흔들고 있는 상대가 누구인지, 겨우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스……승……님……" 천천히, 시야가 윤곽을 되찾아 간다. 아무래도, 이시리드나 알레트, 거기에 딜러의 여성형 골렘도 함께 있는 듯하다. "소제의 몸은……복도……였을 텐데……" 쥬스트에게 습격당했을 때, 우리들은 스승님의 방에서 나온 직후였다. 에르고가 치료해 준 것도, 저 복도였을 것이다. 그 의문에, 똑같이 바로 옆에 있던 반 펨이 대답해 주었다. "아무래도, 현실에 내던져질 때, 같은 장소에 모아진 것 같군. 고유결계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지만 말이야." 알레트와 이시리드도, 함께 있었다. 단지, 이쪽의 두 사람은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었다. 스승님이 가장 빨리 회복한 것은, 자신의 바로 뒤에 있었던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뤄롱은?) 그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이쪽으로 손을 뻗었던 스승님이, 어깨에 닿기 직전 손을 멈추고, 묻는다. "……몸은, 괜찮은 건가." "통증은, 있습니다만." 마디마디의 통증이나, 마력의 흐름을 확인하면서, 자신은 대답했다. 아무래도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를 사용한 것으로 인한 극도의 탈력감이나, 마력의 쇠약은 있지만, 그 이외의 면에서는 7할 정도 회복하고 있었다. 에르고는, 심령수술을 끝마쳐 준 것이다. 마구잡이로 연결했던 부분이 원래대로 돌아가면, 이 몸 특유의 치유 능력도 부활한다는 이치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평소보다 치유 속도가 몇 배나 빠른 기분이 들었다. 뭔가, 자신이 모르는 논리가 움직이고 있는 걸까. "……지즈와, 에르고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4 가장 중요한 것을 물으려 하다가, 바로 자신은 또 다른 이상을 눈치챘다. 출항 이후,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은 짙은 안개에 둘러싸여 있었다. 지금, 배를 둘러싼 것은 안개가 아니게 되었다. "안개가, 폭풍으로……" 거대한 회오리바람이었다. 지름 100미터는 훌쩍 넘을 듯한 회오리바람에,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은 삼켜져 있었다. "내 배의 결계는,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판단을 한다." 라고, 반 펨이 말했다.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괘씸한 손님이 있을 경우, 안개를 폭풍으로 만들거나 하지." 검지가 들어 올려진다. 그 연장선상을 바라보며, "설마……"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5 거기까지 말하고, 문득 알아차린 듯 시선을 옮겼다. 그 앞에서, "그런 건가." 라고, 소리가 났다. 폭풍이 휘몰아치는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의 갑판에서, 실크햇을 쓴 사도는 그 광경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실크햇의 챙을 움켜쥐고, 그 눈동자는 희미한 우수를 띠고 있었다. "지즈." 라고, 그는 옛 친구의 이름을 속삭였다. "슬프군." "무슨 소리인가?" "출력의 문제라고 말했었지. 절대적인 규칙을 강요하는 전승 방어가 아니라, 단순히 출력 차이로 도달하지 못할 뿐이라고." "아아, 말했다만." 빛의 안쪽에서, 씩, 하고 지즈의 입술이 비뚤어진 것처럼 생각되었다. 그리고, 그 비뚤어짐을 앞에 두고, 반 펨은 당당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개문하지 않을 수 없겠군." 바로 뒤의 상대에게, 속삭인다. "쿠폴라." "네." 딜러를 담당하고 있던 골렘이 끄덕인다. "제7의 마성을, 개문하라." "알겠습니다, 반 펨 님." 공손하게 인사하고, 딜러는 눈을 감았던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6 갑판의 떨어진 장소에서, 린은 그 광경을 목격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완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투기장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게 되었다, 라는 것뿐이다. 지즈의 고유결계의 각성에 휘말렸다고까지는 알 수 없어도, 공간에 작용하는 극히 고위의 신비에 끌려왔겠거니 하고, 대략 그런 부분까지는 직감할 수 있었다. 시계탑에서조차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이라면 그 정도는 할 것이라는 각오도 있었다. 하지만, 그 광경은 역시 상상 밖이었다. "잠, 깐." 절규가 목에 걸린 듯한 소리를 낸다. 어떤 의미에서는, 할리우드 영화의 스펙터클한 장면과도 닮아 있었다. 거대한 회오리바람이 깔때기 모양으로 빨려 들어가는 가운데, 공중에 떠 있는, 사람 크기의 빛이 두 개. "에르고……?" 십자가에 매달린 듯한 모습의 청년을, 『강화』된 시각이 인식한다. 옆에는, 죽었을 터인 지즈도 떠 있었다. (그렇지만, 간단히 죽지는 않겠지, 라고는 생각했지만──) 하지만, 지금은 그 이유를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그 빛에 대치하여, 다른 것이 태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 그것은 투명한 『힘』이었다. 모습은 보이지 않고, 그곳에 있다고밖에 인식할 수 없는 종류이다. 중력이나 자력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그 『힘』의 흐름을 따라, 『재료』가 보충되었던 것이다. 눈 앞에 있는 거대한 질량이야말로, 『재료』였다. "설마, 반 펨의 마성이란……그런……?"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이, 『힘』에 가까운 부분부터 분해되어 간다. 분해되는 족족, 『힘』과 융합해 가는 것이다. 와이어 프레임과도 닮은 척력의 팔이나 다리나 몸통에, 물질로서의 『내용물』을 부여해 간다. 그 팔만으로도 인간 10명 분. 전신은 100미터 가까이 될까. 즉, 그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인간형이었다. "마성이란……그렇다면, 거대 로……" 말하려던 린의 옆에서, 루비아도 멍하니 입을 벌리고 나서,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건 뭔가요! 상급 사도가 괴물이라는 건,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이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황당무계한걸요!" "네가 말하지 말라고!" 간신히 능글맞게 대답하는 사이에, 거대한 골렘이 움직인다. 그것만으로, 바다에 거센 파도가 일어난다. 폭풍에 의해 격리되어 있지 않았더라면, 모나코에 엄청난 쓰나미가 덮쳤을 것이다. "이것 참." 지즈가 속삭인다. 제7마성. 그 압도적인 주먹이, 지즈의 유성체로 휘둘러 떨어진다──! "…………" 자신도, 망연자실해 있었다. 예전에, 똑같이 상급 사도가 운영하고 있었다는 마안 수집 열차(레일 체펠린)에서는, 열차 자체가 마안을 행사하는 마안 대투사의 거친 기술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반 펨의 마성과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은 그것에 필적하는──아니, 능가할 정도의 모습을 보여준다. 반 펨의 마력을 받아서, 바로 옆에 있는 쿠폴라가 염원하는 것만으로, 또 다른 거대한 골렘이 되어. 그 일격은, 엄청난 마력바람을 일으켰다. "스승님, 반 펨 씨, 소제의 뒤에!" 순식간에, 애드를 대방패의 형태로 변형한다. 피부를 화상 입을 듯한 열기가, 이쪽을 덮쳤다. 대략 수십 미터는 떨어져 있을 이 거리에서, 이 위력. 게다가, 일격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즈의 유성체를 파괴할 수 없었던 것을 확인하자, 쿠폴라의 염으로 만들어진 거대 골렘은, 더욱 주먹을 날리기 위해, 팔을 크게 들어올린다. (……그렇다면) 한 번씩이라면, 결코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는 이 거대 골렘에게 뒤처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 비슷한 위력을 연발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반 펨이 말했던 것처럼, 유성체의 방어력이 단순한 마력의 출력에 의존하고 있다면, 언젠가는 견디지 못할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7 "흐음, 이거 성가시구먼." 지즈가 흘렸다. 천천히, 손을 움직이자, 빛은, 여러 개로 분열되었다. 그것은, 인간 형태의 검사가 되어, 갑판에 내려왔던 것이다. "────!" 별의 아이──유성체라고, 지즈는 말했다. 그렇다면, 분열한 빛 하나하나도 또한,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겠지. 적어도, 이쪽에게 적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스승님, 이쪽은 소제가." "잇히히히! 잠시 자고 싶지만 말이지!" 어쩐지 힘들어 보이는 듯이 애드가 대답한다. 실제,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를 해방한 직후, 다시 전투에 내몰린다는 것은 힘들 것이다. 마음속으로 사과하면서, 애드를 대방패에서 사신의 낫 그램 리퍼로 변형시켜, 셈을 한다. (이거, 웬만한 사역마 같은것 보다──) 라고, 느꼈다. 마력량만으로는, 잘못하면 경계기록대(고스트 라이너)에 육박한다. 게다가 한두 체라면 몰라도, 상대에게 시간을 주면, 얼마든지 솟아나올 것 같은 기색이 있었다. "……그레이, 당분간 방어를 부탁한다." "맡겨 주세요." 즉시, 끄덕인다.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도, 해내겠다고 생각했다. 집중한다. 빛의 검사의 찌르기를 막고, 교차법으로 카운터와 비슷한 느낌으로 낫을 휘두른다. 견제는 하지 않는다. 상대가 제대로 된 생명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역마라면, 어설픈 페인트를 넣으면, 반대로 이쪽의 목숨이 끊길 것이다. 끊는 것과 동시에 흩어져 사라지는 빛의 검사.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8 그때, 들렸다. "……선생님……" 에르고의 목소리였다. 제7마성의 공격에 의해, 붙잡혀 있던 에르고가, 눈을 뜨고 있었던 것이다. 이쪽에게 무언가를 호소해 오고 있다.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바로, 스승님이 큰 소리로 외쳤다. "들리는 건가, 에르고!" "……선……생……님……" 다시 한번, 에르고가 말했다. 붙잡힌 전신을 움직이면서, 이쪽을 향해 불러온다. 그도 싸우고 있는 것이다. 지즈의 고유결계에 의해 마력을 빼앗기면서도, 필사적으로 의식을 연결하고 있다. 그런 에르고를 향해, 스승님은 이렇게 고했던 것이다. "지금부터, 나는, 신을 묻는다!" (아──) 마지막 신의 물음. 에르고가 먹었던 세 위의 신. 그 세 번째를, 드디어 스승님이 밝히려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이 국면도 만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필요가 있어 지즈의 능력으로 붙잡혀 있다고 한다면, 반대로 그 상태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지즈의 고유결계를 방해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쪽의 생각을 눈치챘는지, 빛의 검사가 더욱 격렬하게 공격을 걸어 온다. "읏──!" 정면에서 내려찍는 공격을 막은 손이, 저렸다. 그 틈에 두 번째 빛의 검사가, 파고들어 온다. 저린 팔로 받지 않고 스텝을 넣었다. 그대로 옆에서 몸통 박치기를 하여, 스승님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거리를 만든다. 아무래도, 빛의 분신들은 반 펨에게는 접근하지 않으려고 하는 듯하여, 그만큼은 편하게 해 낼 수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9 스승님이, 말한다. "자네가 먹었던 신이, 모두 물이나 바다에 관련된 성질인 것은, 싱가포르에서 단정할 수 있었다." 에르고와 만났던, 최초의 사건. 산령법정의 무시키와의 싸움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졌던 스승님의 신의 물음. "싱가포르에서 밝혀진 손행자는, 화과산 수렴동에서 비롯된 물의 신성이었고, 그 후 일본에서 밝혀진 사구전신(세트)은, 그 문명을 길렀던 나일 강과 인연 깊은 전승을 가진 강의 신이다." 물과 강. 하나씩, 에르고는 자신의 먹었던 신을 자각하고, 그 권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왔다. 산령법정의 선인과 싸우고, 용을 먹었던 옛 친구와 대치하며, 자신의 성능과 성질을 하나씩 확인하듯이, 내면의 신과 대화해 왔다. "그리고,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알게 된 자네의 정체." 정복왕 이스칸달의 측근──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에 의해 밝혀진, 에르고의 비밀. 알렉산드로스 4세. 서력 이전에 죽었어야 할, 저 이스칸달의 적자. "그렇다면, 마지막 신은 저절로 예측할 수 있었다. 이스칸달과 자네의 관계가 연결된 단계에서, 그저 필연일 뿐이니까." "네." 라고, 에르고도 끄덕였다. (……아아) 역시, 다르다. 그 해적섬에서 여행을 떠났을 때와는 물론이고, 일본에 있었을 때와도, 이집트를 방문했을 때와도, 에르고는 이미 다르다. 모나코에 온 직후와도, 다르다. 만났기 때문일까, 라고 생각했다. 언제나, 이 청년은 누군가와 만남으로써 변해 간다. 싱가포르에서는 스승님과, 일본에서는 료우기 부녀와, 이집트에서는 아틀라스 원의 연금술사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와 만나, 그 때마다 눈이 휘둥그레하게 할 정도의 성장을 이루어 갔다. 마치, 전속력으로 트럭을 몰고 있는 러너처럼. "그 신은, 그리스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신 중 한 기둥이다." 라고, 스승님이 말한다. "다만, 인격을 가진 일화는 극히 일부밖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 영어의 바다(Ocean)의 이름이 그것에 유래하는 것처럼, 혹은 호메로스가 신들의 부모라고까지 말했던 것처럼, 영향력은 극히 크지만, 그 전설은 적다. 가장 유명한 전승이, 신들과 거인의 싸움에서도 중립을 지켰다고 여겨질 정도라서, 여기에서도 확실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스승님의 목소리가, 폭풍의 바다에 울려 퍼진다. 바닷바람을 타고, 파도에 부딪혀서, 산산이 부서져 간다. "아마도, 신대에서도 그렇게 여겨졌겠지. 바다를 다스리는 신이 아니라, 모든 하천이나, 흐르는 물 그 자체가, 저 신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자네가 먹었던 세 기둥의 신의 공통점, 수신(水神)・해신(海神)이라는 점에서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 바다도 강도 그 신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니까." 한순간만, 목소리가 멈췄다. "그러니까, 나의 왕은, 가장 끝의 바다에도 그 이름을 붙였다." (……설마) 라고, 자신은 목이 메었다. 이런 위기적인 상황에 있으면서도, 스승님이 말하려고 하는 이름을 깨닫고, 가슴이 벅차 버렸던 것이다. (설마, 그것은) 도대체, 몇 번, 우리들은 그 단어를 들었던 것일까. 정복왕 이스칸달이 목표로 했다고 하는 여정의 끝. 저 페이커의 꿈에서 환시했던, 인류에게는 닿을 수 없는 저편의 바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의미도 가지고 있었다. "들어라, 에르고!" 스승님이 말한다. 만감의 마음을 담아서, 외친다. 마음속에, 저 바다가 있다. 푸른 바다가 있다. 황혼의 바다가 있다. 얼음으로 덮인 바다가 있다. 아무도 본 적 없는, 바다가 있다. "그 신의 이름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0 "──닿았군, 에르고." 그렇게 말한 것은, 스승님이 아니었다. 아연실색하여, 자신은 올려다보았다. 깔때기 모양으로 웅크린 회오리바람의 바로 옆에서, 빛의 윤곽이 되어 있는 지즈가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신을 묻겠다. 너에게 먹게 했던 신은──" "그 신의 이름은──" 지즈와 스승님과, 두 사람의 이어지는 말이 합일했다. "오케아노스!" 바다가 갈라진다. 파도가 갈라진다. 해중에서 하늘(宙)까지를 갈라, 신이 모습을 드러낸다. 손오공과 같은 원숭이 형태도, 사구전신(세트)와 같은 인간 형태도 아니었다. 대신에 나타난 것은, 금속의 배였다. 결코 정상적인 인류의 역사에는 있을 수 없는, 하늘을 나는 거대한 배. "뭐, 야……이거……" 에르고의 신음은, 그것이 결코 환영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것은……단순한 신이 아니야……자연에서 생겨난……게 아니라……설마 플랫이 말했던 것은……이런……" 소리가 난다. 바다도 파도도 갈라서 상승하고 있는 배는, 기구나 프로펠러나 엔진 등을 탑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신비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현대 과학에서조차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메커니즘에 의해 성립된, 이형의 기술. 중력을 반전시키고, 빛의 속도의 섭리를 비틀어, 항성간을 이동하는 데까지 이르렀던 초월의 결정. "하늘에서……왔다……?" "에르고?!" 스승님이, 외쳤다. "선……생……님……!" 붉은 머리의 청년이 경련한다. 등에서 돋아난 환수에, 이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명멸하는 반투명의 환수와 에르고의 얼굴에, 수십 개의 기하학적인 빛의 선이 달리고 있다. 마술 회로가 아니다. 마치 혈액과 같은──액체 금속과 같은 무언가가, 청년의 표면에 떠올라서, 꿈틀거리는 뱀처럼 피부를 기어 다니고 있다. 아니, 뱀이라기보다 그것은……. (……케이블?) 어리석다는 생각이 엄습한다. 신대에, 그런 것이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이쪽의 곤혹스러움 따위는 내팽개친 채, 더욱더 엄청난 속도로, 에르고의 심층에서 마력이 짜내어져, 유성체의 지즈에게 공급되어 간다. "응, 후, 후." 지즈가 웃는다. 두르고 있는 빛이, 분명히 그 밀도를 늘리고 있었다. "지금까지처럼, 에르고가 먹었던 신만 잘 묻는다면 역전할 수 있다고,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었나?" "지즈, 너는……!" "확실히, 세 번째 신은 간단하다. 특히 이스칸달과 인연이 있는 너의 경우에는, 틀림없이 맞출거라고 생각했지." 신의 정체가 오케아노스라면, 그럴 것이다. 스승님이, 그 신을 간파하지 못할 리가 없다. "하지만, 그 대답에는, 결코 풀 수 없는 속임수가 있다." "속임수, 라고……" "그리스의 몇몇 신은 말이지. 그 출신에, 이 행성(별) 이외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뭐 쉽게 말하자면, 우주선이라는 녀석이지." 너무나 황당한 말에, 자신의 사고가 정지했다. 스승님조차, 한순간 방심하고, 침을 삼키고 나서 되물었던 것이다. "……뭐냐, 그건? 우주선이라고?" "아아, 딱히 당신이 실수한 것은 아냐. 그건 올바른 추측으로 과거를 가정해 가는 방법의 한계인 거야. 실제로 그 과거에, 전혀 정상적이지 않은 요소가 들어간 순간, 추리도 추측도 전부 파탄나는 거니까." 방황해의 마술사는, 큭큭하고 웃었다. "그것은, 갑자기 운석이 떨어져 지구의 생태계가 전부 파멸해 버렸습니다, 같은 이야기라고." "……빅 5." 스승님의 중얼거림에, 지즈의 윤곽이 가볍게 끄덕인다. "과연 잘 알고 있군. 그래 그래, 지구의 생태계는 거의 전멸하는 것을 몇 번이나 되풀이하고 있지. 운석 같은 우주에서 날아온 것도 그중 하나다. 똑같이, 외우주에서 온 방문자가, 원주민들에게 신으로 취급받았다는 설은 당연히 알고 있겠지? 심각한 엉터리 가설로서겠지만." "…………" "하지만, 엉터리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는 없어. 그렇지?" (……증명은, 할 수 없어) 그것은, 그렇다. 우리들은, 그런 실례를 몇 번이고 알아 버렸다. 예를 들어, 해저에 또 다른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있었다는 것도, 저 아서 왕이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소녀였다는 것도, 제대로 된 역사가가 듣는다면 일축하고 끝날 것이다. 그래도, 마술 세계의 진실로서는 성립한다. "그러니까, 다른 신들을 물었던 방법만으로는, 오케아노스는 통달(統御)할 수 없어. 실제, 당신도 이 신의 이름을 바로 묻지 않았던 것은, 그런 위화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떠올렸다는 듯, 지즈가 덧붙인다. "일단 말해두자면. 일본의 사건만은 좋지 않았다. 우리 바보 제자가 붙잡힌 탓에, 그 출처가 상당히 새어나갔지. 경우에 따라서는 당신이 눈치챌 수도 있어, 라고 허둥댔다고." "아……" 떠올랐다. 확실히, 펨의 선연(카사) 이전에서, 두 번만 지즈가 모습을 드러냈던 적이 있었다. 한 번은 싱가포르에서, 가면을 쓰고, 우리들을 에르고의 곁으로 유도했다. 한 번은 일본에서, 에르고와 뤄롱의 싸움 직후. 확실히, 그때의 뤄롱은 단순한 신이나 용과는 동떨어진 힘을 휘두르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가장 끝에서 주춧돌 되는 꿈의 탑(롱고미니아드 뮤토스)〉에 의해 봉인되었지만, 모든 것을 분자로 분해했던 와중진동(渦重振動) 등, 신이나 용의 권능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위화감도 품고 있었다. 그것이, 예를 들어 우주선의 기능이나 병기였다고 한다면? (……그런 거)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나도 엉망진창이다. 마술사가 관련된 사건은 언제나 그렇다고는 하지만, 어처구니없음에도 정도가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1 낮게, 소리가 났다. 위장이 뒤집히는 듯한, 기묘한 소리였다. 있을 수 없는 일로, 바다 파도가 뒤집혔다. 뒤집어진 너머는, 몇천 년 동안이나 방치되어 있던 듯한 바위 덩어리였다. 세계가, 변해 간다. 거칠었던 바다는, 일체의 생물을 찾아볼 수 없는, 우주 공간과도 같은 암흑으로 변모한다.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의 주위만 아직 바다인 채이지만, 그것도 서서히 암흑으로 대체되어 간다. "지즈의 고유결계의 단계가, 나아갔다." 스승님이, 신음하듯이 말한다. 에르고의 신의 물음을 역이용한 것으로, 고유결계・유성체는 더욱 진화해 버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2 "지즈의 고유결계의 단계가, 나아갔다." 스승님이, 신음하듯이 말한다. 에르고의 신의 물음을 역이용한 것으로, 고유결계・유성체는 더욱 진화해 버렸다. 제7마성의 골렘조차, 그 암흑에 붙잡혀, 움직임이 완만해지고 있다. 그 이유를 깨닫고, 반 펨이 한숨을 내쉰다. "……과연, 그런 고유결계인가. 정지? 아니, 정체인가." "다른 행성(별)에는 다른 특성(룰)이 있는 것은 당연하잖아? 내 새로운 행성(별)에서는, 그런 졸속은 허락하지 않아.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는 낭비 따위는 있을 수 없어. 뭐, 선연(카사)에서 이겼다면,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됐겠지만." 지즈의 표정도 또한, 평소와 다른 긴장을 드리우고 있었다. 고유결계의 완성에 대해, 이 마술사는 섬세한 작업이라고 했었다. 스승님이 간파했던 것처럼, 겜블에서 이기는 것 자체가 신명 재판(오딜)으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었을 테니, 이기지 못한 채로 술식을 완성시키려고 하는 행위는, 강의 흐름을 역전시키는 것과 같은 어려움을 품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3 (──아, 신명 재판(오딜)이라는 건) 불현듯, 생각했다. 확실히, 이것은 신명 재판(오딜)이다. 에르고의 신을 밝히고, 새로운 행성(별)을 만들어낸다는 마술 의식・신명 재판(오딜). 알고 보니 아무런 속임수도 없는, 순리 대로의 발상이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가 듣지 않는다. 에르고의 신의 물음조차 실패로 끝나 버렸다. 반 펨에게는 제7마성 쿠폴라 이외에도 골렘이 있었을 테지만, 아마 마성으로서 현현시킬 수 있는 것은 한 개체가 한도일 것이다. 다른 마성으로 교체한다고 해도, 그러한 틈을 주면, 이번에야말로 지즈를 막을 수 없게 된다. 새까만 절망에 의식이 붙잡힌 타이밍으로, 다시 빛의 검사들이 덤벼들었다. 간신히, 튕겨낸다. 하지만, 움직임이 활기를 잃고 있다는 것은 자신도 알았다. 빛의 검사를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이제 5분은 버티지 못할 것이다. 이쪽에는 체력 문제가 있는 이상, 머지않아 밀어붙여질 것이 눈에 보인다. 시야가, 조금씩 검게 물들어 가는 것 같았다. 몸보다 먼저, 마음이 찌그러져 있다. 이런 상대와 맞서 싸울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약한 소리를 하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마음을 고무할 수가 없다. "슬슬, 가까워져 왔나." 라고, 지즈가 중얼거리고, 새롭게 손을 휘둘렀다. (──추가의, 분신?!) 하지만, 이쪽으로 내려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분신은, 머리 위를 지나갔다. 새로운 빛의 분신은, 갑판의 더욱 뒤쪽 부위로 내려갔다. "아, 이 녀석들!" "들켰군요!" 빛의 분신이 떨어진 곳에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린 씨! 루비아 씨!" 달려가려고 했던 두 사람이, 그 분신에 가로막힌 것이다. 즉, 반격이 봉쇄되었다는 것. 두 사람이 원호하려고 준비했던 것조차, 상대는 꿰뚫어 보고 있었다. 혹시, 사태를 해결할 실마리가 될지도 모른다──그런 사소한 희망마저 예상하고, 먼저 배제할 정도의 여유마저 있다. (……마치, 패가 달라) 아무리 스승님이 고전해도, 선연(카사)에서는 어느 정도의 평등성이 담보되어 있었다. 마술 회로에 의한 환전 같은 비기가 있더라도, 주어진 코인은 같았고, 역전의 기회도 준비되어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지즈가 갖춘 패에는, 이천과 수백 년의 두께가 있다. 반 펨의 제7마성에 대항하고, 우리들의 저항을 물리칠 정도의, 압도적인 자원(리소스)이 있다. 새로운 행성(별)을 만든다는 말도 안 되는 말을 밀어붙일 정도의 저력이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4 게다가, "……찾았다." 라고, 지즈가 다시 속삭였던 것이다. (────읏) 숨이 막혔다. 그 의미를 알았기 때문이다. 또 한 명, 이 배에는 있다. 자신을 돕기 위해, 미끼가 되어 주었던 상대. 에미야 시로가. "거기다……!" 고유결계・유성체의 분신이, 갑판의 뒤쪽으로 날아간다. 빛의 검사의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으면서 그쪽을 올려다봤을 때, 다른 이변이 일어났다.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의 주위──고유결계・유성체의 침식을 아직 받지 않은 해면에서, 차례차례 수수께끼의 물체가 사출되었던 것이다. 해면에서 차례차례 날아오른 것은, 금속제 물체였다. 가볍게 수십 개는 될 듯한, 하늘을 나는 원통형 비행체들. "──드론?!" 라고, 스승님이 말했다. 자신도 이 시점에서는 몰랐지만, 모나코 항구에서 시로 일행을 요격했던 것과 같은 타입의 드론들이었다. 그 드론이, 이번에는 지즈의 분신을 향해 송곳니를 드러낸 것이다. 총격이, 빛의 검사들의 발밑에 가해진다. 그것으로, 분신들의 움직임도 멈췄다. 거의 마력만으로 구축되어 있는 빛의 검사들이 주저했다는 것은, 어떤 신비에 의해 단련된 탄환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드론들의 뒤에, 그들이 있었다. "……쥬스트." 자신을 쐈던, 떠돌이 연금술사였다. 헬멧을 쓰고, 사지 일부를 회전톱(체인소)으로 치환한 채였다. 그 등에는, 에미야 시로가 쓰러져 있었다. "으응~응?" 반대로, 지즈는 자신의 분신이 저지당한 것보다도, 다른 것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었다. "무슨 일이지, 저것?" 이상하다는 듯이, 중얼거린다. "저격당했을 때는, 뭐 그런 일도 있다고 생각했어. 충분한 거리가 있었으니까." 기원탄에 의해, 지즈가 살해당했을 때의 일일 것이다. 실제로는 지즈 본래의 육체는 이미 죽어 있었고, 미완성의 고유결계의 술식이 정지한 것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그 유체가 드러났을 뿐이었지만, 생각해보면, 저 방황해의 마술사가 그렇게 쉽게 틈을 보일까? "그때와 달리, 지금, 내 인식 범위는 고유결계의 성장에 따라,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 전체까지 확대되어 있다. 이 상태에서, 어떻게 해서 너를 간과할 수 있다는 거지?" 잠시 후, 무언가의 가설에 도달했는지, 이렇게 말했다. "……너, 설마, 그런 건가?" 떠돌이 연금술사 쥬스트도, 몹시 혼란한 듯이 자신의 헬멧을 누르면서, 헛소리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지즈와, 엘멜로이 2세……마스터 에미야 키리츠구를……죽인 건……" (중략) "도대체, 어떻게…… 아니." 스승님의 중얼거림과 함께, 분신 하나가 움직였다. 빛의 검사 하나가, 드론의 맹공을 뚫고, 쥬스트에게 육박한 것이다. 회전톱(체인소)이 그에 응했다. 아틀라스 원의 미래 예측에 의해 지탱받는 회전톱(체인소)이 빛의 검사를 베고, 동시에 빛의 검도 쥬스트의 헬멧을 찢었다. 찢어진 부위에서 파괴의 마력이 침투했는지, 곧바로 헬멧에 금이 갔다. 거미줄처럼, 그것은 헬멧 전체의 절반 정도까지 퍼져서, 이윽고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쥬스트의 발밑으로 떨어졌다. 노출된 부분에서, 회색 늑대와 같은 머리카락이 쏟아져 나왔던 것이다. 쥬스트 자신의 얼굴의, 오른쪽 반면이 보였다. "에……?" 자신은, 숨을 삼킨다. 모르는 얼굴이었다. 그런데도, 그 모습에는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 그것은……. "이시리드……씨……?" 방금, 암시를 재설정한 모나코 지부장에게, 확실한 연결을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머리카락이나 눈빛은── "아아, 그랬겠지. 그렇다면 나에게 들키지 않겠지. 내 경계 술식은, 내 혈족과 그 이외를 나누도록 설정해뒀으니까." 지즈의 목소리가, 희열의 색을 담고 있었다. "너는, 이시리드의 아들──내 자손인가!" 지즈의 말에, 이시리드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5 그때였다. 또 하나, 그쪽을 향해, 인영이 튀어나왔던 것이다. 이시리드였다. 어느샌가 의식을 되찾았던 것 같다. 스승님의 설에 따르면, 이시리드와 떠돌이 연금술사 쥬스트는, 지즈 살해의 공범이라는 것이었지만……. 과연 달리면서, 쥬스트를 향해 인상을 맺은 손을 들어올려, 외쳤다. "──Changer les fondements(설정 조정)! " 주문이었다. 그 말에 경직한 쥬스트에게, 이어서 이시리드가 말했다. "에미야 키리츠구를 죽인 원수는, 방황해의 마술사, 지즈다! 지즈를 죽여라!""뭐──!" 그 말에, 스승님이 돌아본다. "미스터 모건 파르스…… 당신은, 단순히, 저 떠돌이 연금술사에게 살인을 의뢰한 것이 아니라, 암시의 마술을 걸었던……?!" 그래서, 스승님을 노린 건가? 하지만, 암시는 극히 초보적인 마술일 것이다. 아틀라스 원의 계보를 잇는 연금술사라면, 시계탑의 마술사에 비하면 내성은 낮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쉽게 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술자와 피술자 사이에 몹시 실력 차이가 있다거나, 몹시 장기간 꼼꼼히 계속 걸거나 하는, 상당한 특수 조건을 클리어하지 않는 한 통하지 않는다, 라고 시계탑 강사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6 "선조회귀다(先祖返り)." 내뱉고, 떠돌이 연금술사에게서 시선을 돌린다. "아들의──쥬스트의 마술 회로는, 현대의 마술에 적합하지 않았어. 너무 낡았거든." 예를 들어 사도가 된 반 펨의 마술 회로가, 인간의 마술 기반에 적응할 수 없게 된 것과 같은, 그런 사례가 일어났을 것이다. "그래서, 아들의 일은 공표하지 않고, 비밀리에 연금술사로 만들었다. 아틀라스 원의 흐름을 잇는 연금술이라면 마술 회로의 수와는 관계가 없다. 다행히, 모나코 지부는 다른 마술 협회를 받아들이는 장소라서 말이지.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어." (그래서……) 갑자기, 납득이 갔다. 어째서, 이시리드가 살해를 계획할 정도로 지즈를 증오했는지.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무시당했기 때문이라는 것도, 물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증오심을 분출시키는 토대가 되었던 것은, 그의 아들의 존재가 아니었을까. 자손이 제대로 된 마술 회로를 가지고 있지 않다니, 오랜 역사를 이어온 마술사의 가문일수록, 치명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건이다. 자신에게는 그런 가치관이 없지만, 시계탑에 그럭저럭 있는 결과로서, 그러한 가치관이 존재한다는 것만은 알았다. 그리고, 그 원인이 되었던 선조가, 눈앞에 나타나,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을 무시해 버린다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7 "하지만, 지금만은 감사하겠어! 잘, 이 타이밍에 왔어!" 이시리드가, 공중에 떠 있는 지즈를 향해, 손가락을 겨눈다. "자! 지즈를 죽여라! 너라면──" 마지막까지, 이시리드는 말할 수 없었다. 갑자기, 그 어깨에 붉은 꽃이 피었던 것이다. "아아아아아!" 상처를 움켜쥐고, 마술사가 발버둥 친다. 드론 한 대의 총격이, 이시리드를 꿰뚫었던 것이다. "아버지는……틀렸어……" 쥬스트가 말한다. 고개를 숙인 채로, 그 어깨가 떨리고 있었다. (암시가……풀렸나……?) 아무리 교묘하게 걸었던 암시라도, 극한 아래 상황에는 약하다. 무너져 내린 곳에, 암시를 재설정하거나 한다면 더욱 그렇다. 이시리드도 그 정도는 충분히 알고 있었겠지만, 수단을 가리고 있을 때가 아니었던 것이겠지. 시선을 내린 채로, 쥬스트는 중얼거렸다. "이 고유결계를 보면 알 수 있어……이 방법은……최종적인 결론이다……좀 더 세계에 생명 그 자체가 적다면 경쟁은 일어나지 않아……다툼은 일어나지 않아……" (──그건) 쥬스트의 중얼거림에, 자신의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지즈가……옳아……" 라고, 떠돌이 연금술사는 단언했던 것이다. "거시적인 정의에서 본다면, 이 행성의 생명체야말로 잘못되어 있다. 너무 만연하고 있어. 너무 번성하고 있어. 처음부터, 생명의 모습을 어찌할 수 없이 잘못 이해해 버리고 있어. 그렇다면, 조금의 희생을 치르더라도, 다음으로 더욱 잘못하지 않을 아이들에게 맡기는 쪽이, 훨씬 정의에 부합하겠지. 모나코 일대를 날려버리든, 신을 먹은 자를 소비하든, 새로운 행성(별)을 만드는 거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 에미야 키리츠구도, 이런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 틀림없어……" 이 떠돌이 연금술사가, 에미야 키리츠구에 경도되어 있다는 것은 들었다. 암시가 풀려도, 그것 자체는 변하지 않았던 건가. 가뜩이나 절망적인데, 여기에 와서, 떠돌이 연금술사의 암살자마저 적으로──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8 "응, 후, 후. 드디어 아군을 얻었군. 이거 든든하군. 어쨌든 한 번은 나를 죽였던 상대니까." 지즈의 웃음소리는, 정말로 기분 좋게 들렸다. "그럼, 장애물을 제거해 볼까." 마술사의 아름다운 손가락이 움직인다. 빛의 검사 하나가, 쥬스트의 옆을 빠져서, 에미야 시로에게 검을 휘둘러 떨어뜨린다. 너무나도 쉽게, 그 목이 잘려, 하늘을 맴돌았다. "──응?" 하늘을 맴돌았던 목이, 털썩 하고 떠돌이 연금술사의 발밑에 떨어진다. 빛의 검사의 목이. 잘라낸 회전톱(체인소)을, 옆으로 고정한 채로, 쥬스트는 아직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당신은 내가 옳다고 말했어야 했을 텐데……" "…………" 몇 초 침묵하고 나서, 쥬스트는 입을 열었다. "말했지. 당신이 옳아. 잘못되어 있는 것은 이 녀석들이야……. 그런 건 계산할 필요도 없어." "그럼, 왜지? 이제 와서 암시가 되돌아온 것도 아니겠지?" 힐끗, 쥬스트가 쓰러진 젊은이에게 시선을 주었다. 에미야 시로. 모두가 움직임을 멈추고 있었다. 암흑에 사로잡힌 제7마성은 물론이고, 자신도, 스승님도, 린도, 루비아도, 유성체의 분신들조차 정지해 있었다. 천천히, 쥬스트가 걸어온다. 이쪽 바로 옆에 섰다. "방황해의 지즈. 당신에게 확인하고 싶어.──꽃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나." 라고, 쥬스트가 말했다. 헉, 하고 그 대사에 얼굴을 들어 버렸다. 그것은, 스승님과 지즈가 아까 주고받았던 문답과 같았기 때문이다. 떠돌이 연금술사의 표정은, 어딘가 침통한 색채를 띠고 있었다. 자신의 학문이 어딘가에서 결정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논문을 발표해야만 하는 철학자와도 같았다. "아니. 꽃은 생물을 끌어들이는것으로 서로 영토를 빼앗기 때문에." "온통 초록빛인 대지에, 마음을 빼앗기는가." "아니. 그건 지금 말한 결과다. 서로 영토를 빼앗고, 간신히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뿐. 애초에 생명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그것만으로도 기분 나쁘잖아." "머나먼 여행을 하고 싶다는 꿈을,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 그것이야말로, 우리들의 잘못된 방향성의 가장 큰 것이다. 지금 있는 장소에서 만족하면 됐을 텐데, 보이는 한계를 어디까지나 정복하고, 모든 자원을 낭비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어. 생명이란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잔혹한 거야. 꽃도 풀도 짐승도 사람도, 모두 똑같이 쓰레기(糞ったれ)다." "……그러니까, 우리는 구원받을 수 없어. 인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대체로 지성체는 구원받을 수 없어. 우리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을 잘못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야." 그 말은, 자신의 가슴에 깊게 박혔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을, 잘못 생각하고 있다. 확실히, 치명적이다. 거기서 벗어나 버렸다면, 아무리 노력을 거듭하더라도, 정답에는 도달할 수 없다.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방향성 자체가, 어떻게 해도 정답과 겹쳐지지 않는다. 아무리 뛰어난 학생이라고 해도, 문제가 틀렸다면, 정답에 닿을 수 없다. "그렇지. 우리는 잘못돼 버렸어." 빛의 윤곽에 홀릴 정도의 미모가, 암흑을 향했다. "우리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해야 할 것은, 빛조차 닿지 않는 암흑이다."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이 떠 있는 바다조차, 지즈로부터 침식해 가는 고유결계에 의해, 깔아 뭉개져 간다. "우리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해야 할 것은, 움직이는 것조차 없는 허공이다." 지즈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모든 열기를 빼앗긴 우주 공간. 만약, 그런 것을 모두가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분명 세상에서 전쟁 따위는 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렇게 되지 않았다." 지즈의 말에는, 절실한 감정이 섞여 있었다. 예를 들면, 그것은 기도와 비슷했다. 100년이나 닫혀진 교회에서, 단 한 사람, 주님의 침묵에 계속해서 분노하고 있는 신부와 같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9 "──살아 있기 때문에." 툭 하고 중얼거려 버린 것은, 자신이었다. 의외라는 듯이 지즈가 눈을 크게 뜨고, 돌아보았던 쥬스트가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쓴웃음이었을지도 모른다. "미안하네. 쏴서." (──에) 그것은, 이쪽을 향한 말이었을까? 확인할 수도 없는 채, 쥬스트는 다시 지즈를 올려다보았다. "당신은 옳아. 완벽하다. 완성된 수식처럼." "오오." 지즈의 얼굴에 희열이 퍼진다. 그 고유결계의 성질에 사로잡혔는지, 이제 제7마성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무슨 저항을 하려고 해도, 이쪽을 둘러싸고 있는 빛의 검사들이 방해한다. 이미, 상황은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모든 것이 결착난다. 끝나 버린다. "하지만." 라고, 쥬스트가 덧붙였다. "잘못되었기 때문에, 나는 구원받았어." "호오?" 한 걸음. 쥬스트가, 앞으로 나아간다. "당신의 올바름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것을 다루기만 하는, 탁상공론이야. 그러니까 올바르다. 그러니까 아름답다. 그러니까, 살아있는 것을 구할 수 없어." 지즈는, 몹시 시시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구원받고 싶어진 건가, 내 자손은." "이야기의 뒷부분을, 듣고 싶어졌던 거야." 라고, 쥬스트는 대답했다. "성배전쟁에 대해서는 많이 조사했어. 단 한 사람 동경했던 에미야 키리츠구의 죽음의 원인이 되었던 사건이었으니까. 그 아들인 에미야 시로에 대해서도 전부 조사했어. 에미야 키리츠구를 타락시키고 죽였던 것이 그라고, 나는 결론지었었어. ──하지만, 그것은 사실일지라도, 진실과는 달랐을지도 몰라." 떠돌이 연금술사가, 똑바로 방황해의 마술사를 바라보고 있다. 역시, 닮은 두 사람이었다. 지즈의 미모와 같은 완벽함은 없어도, 그 모습은 틀림없이 원천이 같은 것이었다. "진실이라고?" "아까, 저 여자가 말했어. 살아 있기 때문에, 라고." 갑자기, 이쪽의 이야기를 꺼내서 자신은 눈을 깜빡여 버렸다. "소, 제는──그──" "──진실은, 살아있는 사람 수만큼 있으니까." 옆의 스승님이, 입을 열었다. 쥬스트는, 한숨과 함께 끄덕였다. "그런 것도, 나는 몰랐어. 에미야 시로가 저런 인간이라는 사실은, 싫을 정도로 모아 놨었는데도, 에미야시로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진실을 알지 못했다. 정의(쥬스트)라고 자칭하고 있었는데, 에미야 시로에게 있어서의 정의의 아군이 어떤 것인지, 그런 것도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어. 아무리 사실로서의 정의의 아군이,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이상이라고 해도, 각각의 인간이 가진 진실은 다를 텐데." 뒤에서, 픽, 하고 기색이 움직였던 것 같았다. 물론, 지즈가 놓칠 리가 없었다. 곧바로 유성체의 분신이 움직였다. 빛의 검사가 이번에야말로 에미야 시로에게 마무리 지으려고 하고, 빙 돌아온 드론이 맞이한다. "쥬스트──!" 지즈의 말과 함께, 쥬스트는 외쳤다. "일어나라, 에미야 시로!" 그것은, 고무하는 목소리였다. 그것은, 질타하는 목소리였다. 그것은, 현실을 알고 줄곧 무언가를 포기하고 있었던 것이──그래도 여전히, 그런 체념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발하는, 고함 소리였다.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데! 당신은, 에미야 키리츠구와 약속했잖아!" 있을 수 없다. 피투성이 에미야 시로가, 일어나 있었다. 제대로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이런, 힘을 가진 속삭임(주문)이었다. "──I am the bone of my sword(몸은 검으로 되어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0 에미야 시로는, 듣고 있었다. 고유결계・유성체를 확립하려는 방황해의 마술사와, 쥬스트가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나코 일대를 날려버리든, 신을 먹은 자를 소비하든, 새로운 행성(별)을 만든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에미야 키리츠구도, 이런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 틀림없어……』그럴지도 모른다. 새로운 행성(별)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지나치게 거창한 마술은, 그의 지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다만 거기에 담긴 신념은 이해할 수 있다. 시작의 충동이 결코 추한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판단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부를 구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방황해의 마술사가 말하는 것처럼, 이 행성(별)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는 대답은, 과연, 그것은 옳겠지. 흠잡을 데가 없다. 어딘가의 신부의 말투 같아서, 짜증은 나지만, 이치도 근거도 있다. (…………) 몸은 완전히 마비된 채. 기분 나쁠 정도로 쏟아진 피와, 내장과 구별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찌릿, 하고 뱃속 밑바닥에 불이 켜진다. 불티(火花)보다는 나은 정도의, 작고 작은 불. 그 불이 있는 한, 이 의식을 놓을 수 없다. 온몸의 신경이 바늘에 찔린 듯이 아파도, 그 아픔을 이유로 삼을 수는 없다. ──『생명이란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잔혹하다.』 ──『꽃도 풀도 짐승도 사람도, 모두 똑같이 쓰레기다.』 언젠가, 누군가가 비웃었던 것 같다. 온 세상의 인간이 웃고 있는 듯한, 고소를 떠올린다. 인간이란 희생이 없이는 삶을 구가할 수 없는 짐승의 이름, 이라고. 그것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손이, 움직인다. 이미 기능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안구의 망막이, 천천히 상을 맺는다. 당연히, 회복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악화했을지도 모른다. 원래라면 연명에 사용되어야 할 에너지를 돌렸을 뿐. 그런 상태로 무리를 하면, 아무리 마술이라도 따라올 수 없다. 예전의 전투로 인한 후유증은 아직 남아 있고, 꽤 자주 그를 괴롭히고 있다. 그니까, 뭐냐. 그런 분별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분명 이 몸은, 성배전쟁에 발을 들여놓지도 않았을 것이다. "일어나라, 에미야 시로!" 이번에야말로, 확실히 목소리가 닿았다. 고막에서 달팽이 신경을 거쳐 뇌로 전해지고, 그 신호를 해석한 뇌에서 보낸 전격이, 약해져 있던 심장을 두드렸다.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데! 당신은, 에미야 키리츠구와 약속했잖아!" 어색하게 움직인 손이, 상반신을 일으키게 한다. 미지근한 핏속에서 끌듯이 무릎을 꿇고, 살을 으스러뜨리는 듯 몸을 일으킨다. 그야, 그렇겠지. 키리츠구(할아버지)와 약속했다고, 말했으니까. 정의(쥬스트)라는 이름을 등에 짊어져 버린 녀석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리고. 주문을, 중얼거린다. 자신을 변혁시키기 위한, 단순한 암시. 처음부터, 에미야 시로의 안쪽에 준비되어 있었던 말. "──I am the bone of my sword(몸은 검으로 되어 있다)." 마술 회로에, 열이 들어갔다. 줄곧 사용하지 않았던 화로에 불이 붙은 것처럼, 그것은 순식간에 심장에서 전신으로 퍼져 나간다. "Steel is my body, and fire is my blood(피는 철이며 마음은 유리)." 신경과 융합된 그의 특수한 마술 회로는, 그의 내면 전부를 다시 칠해 간다. 원래라면, 에미야 시로의 마력으로는 쓸 수 없는 마술이다. 그것을 보충하고 있는 것은, 토오사카 린에게서 받은 보석이었다. 그녀와 시로의 피를 각각 주입하여, 꼬박 1년 동안, 끊임없이 마력을 불어넣은 보석. 품에서 꺼낸 보석은, 순식간에 금이 가고, 먼지가 되어 버린다. "에미야 군──!" 멀리서,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토오사카. 드물게, 그렇게 사람을 부르고. 보석에 관한 일이라면, 나중에 사과할 테니까. 루비아 씨 쪽의 아르바이트비로 몇 달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꼭 갚을 테니까 기다려 줘. "I have created over a thousand blades(수많은 전장을 넘어서도 불패). "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1 "I have created over a thousand blades(수많은 전장을 넘어 불패)." 이상한 주문이었다. 자신에게 작용하는 자기 암시의 영창은, 성질상의 필연으로 시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에미야 시로가 속삭이는 그것은, 어딘가 멀리 여행을 떠나 버린 누군가에게 바치는 듯했다. 그것과 동시에, 지즈의 분신이 일제히, 에미야 시로를 향해 달려왔다. "그레이!" "네!" 스승님의 말에 따라서, 자신이 끼어든다. 그에 맞춰서, 쥬스트가 조종하는 드론도 움직였다. 아틀라스 원의 연금술사 특유의 연산 능력을 이용한 것이겠지. 그 진형이 이쪽과 연동하는 것으로, 효율적으로 빛의 검사들의 루트를 봉쇄해 간다. 저쪽에서는, 린과 루비아도 그것에 가담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2 플랫의 말과 함께, 또 주문이 들렸다. "I have no regrets. This is the only path(그렇다면, 내 생애에 의미는 필요치 않으니),." 에미야 시로의 영창이 끝을 향해, 나아간다. 이론상, 10절을 넘는 주문은, 그 이상 마술의 심도를 높일 수 없어야 한다. 즉, 지금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은 심도가 아니라 정도(精度). 에미야 시로라는 마술의 윤곽을, 한계까지 단련하고, 연마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검을 단련하듯이. 예를 들어, 검을 연마하듯이. (가라──) 문득, 바라고 있었다. 후회 없이, 단 하나의 그 길을 가라고. "가라──!" 그리고, 에미야 시로의 주문이 완성된다. "My whole life was(이 몸은)" "“unlimited blade works(무한의 검으로 이루어져 있다)” " 불꽃이 달린다. 불타오르는 불은 벽이 되어 경계를 만들고, 세계를 일변시킨다. 세계가, 뒤집힌다. 피부가 벗겨지는 것처럼, 정착하려던 지즈라는 고유결계의 암흑을, 에미야 시로의 마술이 찢어 간다. 붙잡혀 있던 에르고가, 해방된다. 하늘이, 바다가, 암흑이, 모든 것이 에미야 시로를 중심으로 다시 그려진다. 대신 나타나는 것은, 술자의 내면. 지성의 내면. 사상의 내면. 심상풍경의 구현. 최대의 금주라고 불렸던 그 증명에, 질서여, 섭리여, 그대 또한 무릎 꿇어라. "……아아." 저주에서 해방되면서, 에르고는 한숨을 쉬었다. 황량한 세계. 생물이 없는, 검만이 잠든 묘지. 지즈의 암흑과 어딘가 닮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세계. 무수한 검이, 그 황야에 꽂혀 있다. 마검이라고 불리는 검이 있었다. 성검으로 이름 높은 검이 있었다. 혹은 요도, 혹은 신검, 패검, 왕검 등으로 불리는, 엄청나게 많은 검들이, 그 황야에는 존재했다. (분명, 무엇이든 있을 거야……) 라고, 새로운 세계에 추락하면서, 에르고는 생각한다. 수많은 성배전쟁의 가능성을 알고 있는 자로서, 그렇게 생각해 버린다. 에미야 시로란 그런 이능자였다. 직시한 것만으로 검을 복제하는 이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는 검 따위는 없다. 에미야 시로가 보여주었던 희귀한 투영은, 모두 이 세계에서 유출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생애를 검으로서 살았던 자가 손에 넣은, 단 하나의 확실한 대답── 그리하여, 그 세계의 이름을 이렇게 부른다. 고유결계・무한의 검제(언리미티드 블레이드 워크스). "맡겨두라고, 할아버지(爺さん)." 라고, 붉은 머리의 마술사는 중얼거렸다. 이미 닿을 수 없는 이상향. 달 아래, 고향의 툇마루에서 주고받았던 말을, 다시 한번만 확인하듯이. "할아버지의 꿈은──내가, 분명히 실현시켜 줄 테니까." 검의 나라의 중심에서, 에미야 시로는 그 맹세를 허공에 새겼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3 그리고, 또 한 명. "지금의 것은, 좋은 외침이었군. 떠돌이 연금술사." 딸깍. 딸깍. 규칙적인 금속음이 울렸다. 금속 케이스의 뚜껑을 닫고, 열고를 반복하는 소리. 새롭게 갑판에 나타난 것은, 군복을 두른 여걸이었다. "……알레트 에스칼도스." 스승님의 중얼거림에는 반응하지 않고, 알레트는 시선을 올렸다. "당신의 바람대로라고 말했고, 계약은 했다." 빛을 두른 지즈를 향해, 말한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야기가 달라. 에스칼도스가 관리해야 할 토지를, 당신은 처음부터 상처 입힐 생각이었던 건가." "응, 후. 이것은 미안하군." 지즈가 웃는다. 유성체를 안정시키기 위해, 모나코 일대를 괴멸시킬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 말대로라면, 확실히 그녀가 지키려고 했던 땅은, 어떻게 해도 구할 수 없다. (……그것은, 아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기분이 들었다. 이시리드의 이야기를 했을 때와 마찬가지이다. 처음부터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똑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아마, 고유결계로서 자신의 심상풍경을 다시 만들려고 했던 단계에서, 그러한 형태로부터, 지즈는 벗어나 버렸을 것이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위해 마음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너무나도 비뚤어져 있고, 타인과 공유할 수 없는 모습인 것은 아닐까. "Unaware of loss(단 한 번의 패배도 모른 채),. Nor aware of gain(단 한 번의 승리도 없이)." 에미야 시로의 영창 속에서, 알레트와 지즈는 마주했다. "하지만, 어쩌려는거지? 나와 계약한 마술은 당연히 나를 상처 입히는 데에는 사용할 수 없지만." "그런 것은 필요 없어." 알레트의 시선이, 지즈와 마찬가지로, 공중에 떠 있는 에르고로 향한다. "그 녀석을 한 번 보면 알 수 있지. 역시, 멋대로 마술 각인의 라스트 파츠를 가지고 나갔군." "────?" 지금의 대사의 의도를, 지즈도 이해할 수 없었는지, 망설이는 기색이 있었다. 개의치 않는 듯, 알레트가 계속한다. "알고 있었어. 마술 각인을 얼마나 엄중하게 보관하더라도, 너라면 시큐리티를 깨는 것 따위는 숨 쉬는 것과 같을 정도로 쉬웠겠지. 나의 배우자도 열심히 했지만, 그래도 너에게 걸리면 10초 정도 버티면 다행이지. 어차피 미스트 녀석은, 나나 배우자보다 네 편이겠지." 알레트의 목소리는, 진심으로 싫어하고 있다는 감정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았다. "빨리 일어나." 쾅, 하고 가죽 구두 바닥으로 갑판을 찼다. 부모의 원수라도 차 버릴 듯한 기세로, 증오스럽게. 그 발길질에는, 특별한 파장의 마력이 깃들어 있었다. "일어나서 일해.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드는 건, 네가 가장 자신 있는 거잖아, 바보야." "──에? 정말로?" 대답이, 있었다. 에르고의 목소리와는 달랐다. 에르고의 성대를 사용하고 있지만, 완전히 다른 누군가. 쾌활한 목소리가, 말한다. "오늘은 마음껏 일해도 괜찮아?! 한그릇 더 도 괜찮아?!" "알레트 에스칼도스의 이름으로 허락하마. 마음껏, 좋아하는 만큼 날뛰어 봐라, 괴물." 마치, 그 대사야말로 황금 열쇠였던 것처럼. 에르고 바로 근처에, 균열이 생겼다. 그곳에서 굴러 나온 것은, 10대 후반의, 청년의 실루엣. "와하ー!" 태평한 목소리와 함께 균열에서 튀어나온 것은, 플랫 에스칼도스였다. "Withstood pain to create weapons(장인은 여기에 홀로),. “waiting for one's arrival(검의 언덕에서 철을 두드린다)." (──에?) 고개를 들었던 자신은, 금발의 청년이 떨어져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 청년이 빙긋하고 손가락을 움직이니, 낙하에 급제동이 걸린다. 선명하기 짝이 없는, 풍風의 마술. 본인의 운동신경은 거의 0이라고 하는데도, 마술이 얽힌 순간, 어쩌면 그렇게 기분 좋게 공중을 춤출 수 있는 걸까. 피에로가 유리 계단을 내려오듯 경쾌하게 몇 번이고 스텝을 밟으며,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의 갑판으로 착지한다. "다녀왔습니다 교수님, 그레이 쨩! 엘멜로이 교실 최고참, 플랫 에스칼도스! 여기 귀환했습니다아!" 말하면서, 빙글하고 그 몸이 회전한다. 핑거 스냅과 동시에 날아가는, 장난스러운 음표 모양의 마탄. 하지만, 이쪽 어깨 너머에서, 그 마탄에 닿았던 유성체의 분신이, 순식간에 소멸했다. "지금 건──!" "에헴! 계속 먹혀 있었기 때문에, 술식 구성은 외워 버렸죠!" 이어서, 공중에 내던져진 멜빈과 스젠의 몸을, 부유 주문으로 받는다. 이쪽은, 둘 다 의식을 잃고 있는 듯했다. "이야, 멜빈 씨와 스젠 씨랑 함께, 지즈 씨의 유체를 조사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고유결계에 삼켜져 버렸지 뭐예요! 위장 생활이라는 건, 왠지 코가 늘어나는 인형 같네요! 물론 저는 거짓말 따위는 안 하는 정직한 사람이지만, 아, 하지만 이건 게임에 따라 다르겠죠!" "플랫. 너는, 정말로……" 스승님이, 말을 잃는다. 가벼운 헛기침은, 필사적으로 질투를 숨기려고 할 때 하는 것이다. 죽을 만큼 부러운 것을, 위장이 뒤집힐 정도로 질투하고 있는 것을, 이 사람은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평생 닿을 수 없는 장소 따위라고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저절로 본심이 새어 나온다. 그래도 학생 앞에서는, 감추려고 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전혀 감추지 못한다고 해도, 그 행동이야말로, 이 사람을 교사로 만든다. 그런 점이 바보 같고, 사랑스러워서……본인에게는 절대로 말할 수 없겠지만, 조금만, 귀엽다고 생각한다. "에, 어머니는──" "이쪽을 보지 마. 토할 것 같으니까. 이쪽은 마음대로 할 테니, 너도 마음대로 해." "예스 메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4 가장 먼저, 옆의 비틀어진 검을, 시로는 손에 들었다. 적원렵견(흐룬팅)라고 불리는 마검이었다. 노린 것을 결코 놓치지 않는, 추적의 신비가 담겨있는 그 검을 손에 들고, 시로는 유성체의 분신들을 1초 동안 바라보고──검을 땅에 내리쳐, 부숴뜨린 것이다. 물론, 마검이 이렇게 쉽게 부서질 리는 없다. 이것은 『부서진 환상(브로큰 판타즘)』이라는 현상의 아종. 원래라면, 엄청난 파멸이 대지를 뒤덮을 곳을, 이 국면에서는 적원렵견(흐룬팅)에 숨겨진 기능과 모습만이, 꽂힌 수많은 검에 부여・전파되어 갔다. 그러자 왕의 지령을 받은 것처럼, 검의 무리는 스스로 떠올랐던 것이다. 각각 아름다운 궤적을 남기고, 유성체의 분신들을 향해 돌진한다. 검과 빛의 인간형은, 수십, 수백 번이나 격돌했다. 격돌할 때마다, 엄청난 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진실로 전쟁이었다. 그리고, 신화였다. 새로운 행성(별)의 분신에 필적하는 마검, 이름난 성검을 능가하는 빛의 분신, 대체 어느 쪽을 칭찬해야 할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5 "에르고……" 고유결계에 따른 재배치 현상으로, 시로의 위치는 우리들과 바뀌어 있다. 시로와 지즈가 최전선. 우리들은 그 후방에서, 방금 해방된, 붉은 머리의 젊은이를 둘러싸고 있었다. "에르고──!" 다시 한번, 청년을 깨운다. 천천히, 청년이 눈꺼풀을 열었다. "누나……" "다행이다, 에르고……" 눈물이 글썽해진 자신에게 미소 짓고, 에르고는 곧 스승님에게 시선을 향했다. "선생님…… 앞으로, 한 수, 입니다." 라고, 도전하듯이, 스승님을 불렀던 것이다. "이대로라면, 시로 씨는, 이길 수 없습니다." "……아아." 스승님의 긍정에, 자신은 맹렬하게 돌아보았다. "지즈의 고유결계에 대해, 또 다른 고유결계를 부딪히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명답으로 보이지만, 강도가 부족하다. 현재, 고유결계끼리 대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단순히 에르고와 분리되어, 지즈의 고유결계・유성체가 퇴조했기 때문이다. 이런 균형이 유지되는 것은, 극히 짧은 시간일 뿐이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6 이미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 (롱고미니아드)〉는 사용해 버렸다. 그만한 간격을 두지 않으면, 해방은 불가능하다. 당연히, 〈가장 끝에서 주춧돌 되는 꿈의 탑(롱고미니아드 뮤토스)〉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생각했던 때였다. 검의 황야의 앞에, 어떤 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몹시 아름다운, 황금으로 빛나는 검이었다. 순간, 자신은 가속하고 있었다. "빌리겠습니다!" 검에 손을 댔을 때, 에미야 시로와 눈이 마주쳤다. 놀란 표정도 단 1초뿐이고, 몹시 다정하게 그는 미소지었다. 사투 중이라고 하는 것을 잊을 정도의, 기뻐하는 듯한, 그리고 그리워하는 듯한 표정. "아아, 원하는 만큼 가져가." 말과 함께,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7 사용자(担い手)로 인정 받은 듯이, 부드럽게 검이 빠져나왔다. 그리고, 지즈는 보았다.  달려오는 신을 먹은 자와, 무수한 검.  하지만, 마치 군세와 같이 검을 끌고 있는 그 모습에, 그의 시선은 사로잡혔다.그 모습은, 예전에 그를 사로잡았던, 위대한 왕과 같아 보여서── "어이쿠, 방심하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데. 나의 오랜 친구." 이쪽을 올려다보며, 하얀 실크햇의 남자가 선언했다. "내 제7마성, 조금이라도 느슨해지면,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지." "반 펨──!" 옛 친구의 도발에, 지즈는 증오스럽게 눈을 부릅떴다. 앞서의 이능의 대가를, 에르고는 맛보고 있었다. 온몸의 나사가, 빠져 버린 것 같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소모는 격렬하다. 아니, 소모 같은 것이 아니다. 이것은 결락이다. 지금, 에르고는 한 걸음마다, 무언가를 잃고 있다. 검의 황야를 밟을 때마다, 자신의 안쪽의 결정적인 무언가를, 부수고 있다. 온몸이 유리로 바뀌어서, 땅을 밟을 때마다, 어딘가가 깨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니까, 두 번은 없다. 일격으로, 모든 것을 결착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앞서 사용한 〈아득한 유린 제패(비아 익스푸그나티오)〉조차, 지즈를 끝장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에르고──!" "누나." 그녀가 가진 검을 한눈에 보고, 젊은이는 끄덕인다. 그렇다면, 괜찮겠지. 이 사건의, 마지막 내기를 이것으로 하겠다고, 결의했다. * 자신과 에르고의 발걸음은 겹쳤다. 에미야 시로의 고유결계의 끝까지, 앞으로 몇 걸음. 그 앞에는, 지즈의 고유결계・유성체의 암흑이 펼쳐져 있다. (어떻게, 넘어야──?) 그렇게 생각했을 때, 눈앞에서 거대한 질량이 움직였다. 고유결계의 특성에 의해 정지되어 있었던 제7마성이, 다시 한번 주먹을 휘둘렀던 것이다. 엄청난 충격이 세계를 휩쓸고, 지즈의 고유결계의 암흑마저도 물러나 간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8 "거기──!" 에르고와 둘이서, 그 간극으로 뛰어들었다. 제7마성의 거대한 팔꿈치에 착지. 그대로 주먹의 너머, 골렘의 일격을 피한 지즈를 향해, 달린다. 옆에서, 에르고가 속삭였다. "신핵 장전・오케아노스." ─장전/신이라는 이름의 탄환. * 제7마성의 팔꿈치에서 주먹까지는, 겨우 20미터 정도. 지금의 우리들이라면, 단 세 걸음의 간격. 심장이 고동친다. 한 걸음으로, 각오를 다진다. 이어서 에르고의 말은, 이랬다. "신격 전개・기신 오케아노스." * ──전개/주변 부위 포신의 치환. * 바로 옆에서, 신의 권능이 에르고에게 깃드는 것을 느꼈다. 그 마력은 그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나의 몸도 순환했다. 웅장하고, 엄숙한 마력이었다. 다정하게 느껴졌던 것은, 신의 특성이라기보다는, 에르고의 그것이었던 듯하다. 이 극한의 상황에서도, 여전히 이쪽을 배려하고 있는 그의 마음을 느껴 버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청년은 중얼거린다. "신각전요(神殼纏繞)・크리로노미아." ──전요/내 손은 신을 건조한다──! 우리들의 시선 앞. 제7마성의 팔 끝에, 지즈가 부유하고 있었다. 이 순간에도, 방황해의 마술사는 아름다웠다. 그것이 고유결계를 성립시키기 위한 수식과 같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끔찍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는 무엇 하나 손상되지 않았다. 에르고가, 외쳤다. "지즈──!" "에르고──!" 지즈의 몸에서 빛이 방출된다. 더 이상 분신으로 성립시킬 여유조차 없었는지, 광탄을 직접 사출해 온다. 기관총에 필적하는, 강대한 마력의 난타. 반 보만 앞으로 나선 에르고가 키프로스의 검을 들어 올리자 번개가 달리고, 여섯 개의 환수와 함께, 광탄을 튕겨냈다. 앞으로, 한 걸음. 자신과, 에르고가 나란히 선다. 옆으로 내민 검의 자루를, 자신과 에르고는 두 명이서 잡는다. "너는, 너희들은──" 그 검을 앞에 두고, 지즈는 빙글하고 손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고유결계의 암흑이 덮쳤다. 제7마성조차 정체시키는, 새로운 행성의 질서(룰). 하지만, 검에서 방출된 황금빛이, 아주 잠깐만 그 암흑을 물리친다. "오케아노스의 권능인가──!" 자세한 것은, 자신에게는 알 수 없었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에르고의 기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케아노스의 근원이 우주선이며, 항성간도 항행하고 있었다고 한다면, 우주 공간의 허무를 재현한 지즈의 암흑에 내성이 있다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신대의 마술조차 능가하는 것이, 별의 바다 어딘가에 존재했던 것이다. 크리로노미아, 라고 에르고가 중얼거렸던 권능은, 그리스어로 유산이라는 의미였다. 이 자리의 결착에, 너무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9 "에르고!" 말하고 나서, 검을 휘둘러 올린다. "선정의 검이여, 힘을!" 자신은, 외치고 있었다. 이 몸이, 알고 있다. 너무나 유명한 영웅의 이야기. 브리튼 섬에서, 모르는 이가 없는 왕의 전설. 어떤 바위에 박힌 채로, 그 검을 뽑은 자야말로 왕이 될 것이라 불린──저 아서 왕 전설에서, 시작이 되는 보구. "〈승리할 황금의 검(칼리번)〉──!" 진명의 해방과 함께, 그저 전력으로, 에르고와 검을 휘둘렀다. 두 사람 사이에서 격렬히 솟아오르는 마력이, 한 조각도 남기지 않고, 모든 것이 황금빛으로 변환되었다. 고유결계의 암흑이나, 지즈가 두른 유성체의 빛은 물론이고, 보구 자신의 칼날조차, 황금빛은 모든 것을 분해해 간다. 막으려고 했던 지즈의 오른손도 또한, 황금빛에 먹혀 들어간다. 오른쪽 반신까지 침식당하면서, 지즈가 말했다. "그런 건가……너는……왕의 검에……" 원래, 그 검은 결코 병기로서 단련된 병기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선정의 검. 왕을 선택하기 위한 보구. 그렇기 때문에, 소유자가 왕으로서 올바를 때, 그 위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한다. 예를 들어, 지금의 에르고처럼. "크……악……!" 모든 방어를, 지즈가 긁어모은다. 이쪽의 마력도 바닥나 있는 것은, 그에게도 알고 있을 것이다. 실제,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기적에 기적을 거듭한 비정상적인 사태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0 에미야 시로의 고유결계도, 에르고 자신의 각성에 의한 〈아득한 유린 제패(비아 익스푸그나티오)〉도, 오케아노스의 권능도, 〈승리할 황금의 검(칼리번)〉도, 모든 패를 다 써 버렸다. 체력도, 정신력도, 마력도, 뒤에는 무엇 하나 남지 않는다. "……여기, 만……" 여기서만 억누를 수 있으면, 끝난다. 이길 수 있다. 역시 지즈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겜블러에게는 달콤한 독과 같은, 너무나 치명적인 사고방식이 아니었을까. 그 순간, 에르고는 환수로, 최후의 비장의 카드(조커)를 뽑아들었던 것이다. 패의 이름은, 톰슨 컨텐더. 예전에 마술사 킬러──에미야 키리츠구가 애용했던 권총. 아니, 권총이라고 하기에는 자못 흉악한 크기와 형태. 도약 직전 드론으로부터 건네받은 그것은, 에르고와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도, 가져야 할 때가 있다. 그래도, 쏘아야 할 때가 있다. 방아쇠를 당기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언젠가, 누구에게든 찾아온다. "에르고──!" "안녕히, 지즈." 총성은, 어딘가 슬픈 듯했다. 지즈가 전력으로 만든 방어 술식에, 기원탄이 닿았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저 탄환은・30-06 스프링필드 탄이라는 규격이었다고 한다. 그 마탄에 마술로 간섭해 버렸기 때문에, 예전 에미야 키리츠구의 『기원』에 의한 영향이, 술자의 마술 회로까지 피드백된다. 신대의 마술사의 마술 회로를, 종횡무진으로 절단하는, 절망의 단락회로短絡回路(쇼트 서킷). 강대한 마력을 모으면 모을수록, 악의의 탄환은 단락(쇼트)된 마술 회로를 무참히 폭주시켜, 절대적인 죽음을 가져온다. 그래도 여전히, 지즈는 자신의 내면의 마술 회로를 절단하고, 남은 회로로 새로운 방어 술식을 짜올리려고 했지만, 이미 늦어 버렸다. 황금의 빛이, 모든 것을 삼킨다. 모든 것을 먹어치우고, 유독 고귀하게 빛났던 황금빛은, 이윽고 천천히 사라져 갔다. "……꿈은 꿈인가." 툭 하고, 지즈가 중얼거렸다. 그 오른쪽 반신은, 증발되어 있었다. 이전에 저격당했을 때에는, 모든 술식을 정지시켜 자신의 사체를 드러내는 것으로 기원탄의 영향에서 벗어났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것이겠지. 마술 회로가 끊긴 직후에, 〈승리할 황금의 검(칼리번)〉에 의해 고유결계와 함께 절단된 결과, 몸의 절반을 가져가 버린 듯했다. 그래도, 괴로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1 "가고 싶었는데, 하늘의 끝." 어딘가 어리게까지 들리는, 동경이 스며든 목소리였다. "지즈 씨……" 라고, 에르고가 부른다. "당신은, 이스칸달(아버지)와 만난 적이 있나요?" "응, 후, 후. 겨우 몇 번, 이야기했던 정도다." 라고, 지즈는 웃었다. "저게 안 되면, 이제 끝내도 괜찮겠다고, 그 정도로는 생각했었지만. 내 입장에서는, 저 녀석의 아들이, 어째서 찬성하지 않는지 불가사의할 정도였다네." "당신이, 옳을지도 몰라." 시선을 떨어뜨린 채로, 에르고가 말한다. "하지만, 살아 있기 때문에, 틀린 겁니다." "그러니까, 지나치라는 건가? 이 행성(별)의 생명이 줄곧 저질러 온 잘못에 고개를 돌리라고? 그건 너무나도 편리한 이야기겠지." "아니요." 다시, 에르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말한 것은, 당신의 문제입니다. 살아서, 살아서, 살아남은 후에, 우리들의 발자취는 겨우 답이 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당신은──" "죽었으니까?" "아니요." 또, 에르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당신이, 마음을 고정했기 때문입니다." "…………" "살아 있다는 것은, 아마, 변하는 것입니다. 몇백 번이나 몇천 번이나 변해서, 끝내 쓰러졌을 때의 좌표가, 그 생명의 답이니까요." 확실하게 에르고가 대답하는 말에, 자신은 놀라 버렸다. (……언제부터) 언제부터, 이 청년은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저 해적섬에서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아이들과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었을 터인 청년은, 어느샌가 완전히 다른 누군가로 변해 버렸다. 그런데도, 납득해 버리는 자신도 있었다. 변하고, 변하고, 변해서. 언젠가 쓰러진다고 해도, 계속 변화하는 것을, 그는 선택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특별한 심상세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2000년 이상 변하지 않게 되어 버린 당신은, 더 이상 정답을 물을 자격을 잃은 겁니다." 지즈가, 멈췄다. 희미하게 크게 뜬 왼쪽 눈이, 옆으로 흘러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2 "에르고, 그레이." 라고, 부르는 목소리가 있었다. 가죽 구두가, 갑판을 밟는 발소리가 난다. "……엘멜로이 2세." 지즈의 표정──절반만이, 증오스럽게 물들었다. "다른 것은 그렇다 쳐도, 당신만은 마술 협회의 군주(로드)로서 물어야 하겠지.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는 건가. 로드 엘멜로이 2세." 지즈가 말한다. "기껏해야 한 나라와 제자를 구하기 위해, 지금, 당신은 행성(별)의 미래를 닫았다." "그렇지." "아틀라스 원의 최종 연산기도 부쉈지. 현행 인류가 구원받을 길도, 당신은 붕괴시켰어." "그 말대로다." 스승님이 인정한다. 그것은, 얼마나 무서운 긍정이었을까. "기껏해야, 조금밖에 해석의 재능을 받지 못했던 마술사가, 한 나라보다 귀중한 마술 세계의 보물을 여러 개 파괴하고 돌아다니고 있다. 그 의미를 알고 있는 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스승님은 똑바로 시선을 돌려주었다. "아름다운 것을 나는 부수고 있다. 이제 현대에서는 두 번 다시 만들어낼 수 없는, 신역의 천재들의 예술을, 변명할 수도 없이 부수고 있다. 이 손은 볼품없고, 미숙하고, 부수는 것 밖에 할 수 없어." 고발도 참회도, 듣고만 있어도, 영혼이 찢어질 듯했다. 방황해의 마술사도 시계탑의 군주(로드)도, 이 시대에서 가장 마술의 가치를 아는 자이기에, 그 주고받음은 너무나 무거운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지즈가, 일어섰다. 왼쪽 반신밖에 없는 상태로, 극히 부자연스럽게 자세의 균형을 잡는다. 아름다운 손가락을 들어올린다. "저주받아라, 로드 엘멜로이 2세."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3 "어이쿠. 그거야말로 어불성설이잖나, 망할 아버지." 라고, 목소리가 들렸다. 지즈의 등에서 가슴을 꿰뚫고, 한 팔이 솟아나왔다. 구릿빛 피부의 팔이었다. 자신의 가슴에서 솟아난 것 같은 손을 내려다보며, 지즈가 중얼거렸다. "뤄롱……!" "계약대로다. 망할 아버지." 라고, 지즈의 사라진 오른쪽 반신에서, 뤄롱이 속삭였다. "……무슨 일이지?" "무상으로 신과 계약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스승님의 질문에, 뤄롱이 대답한다. "실패하면 목숨을 받는다. 그런 계약이었지. ……라고는 해도, 노골적으로 치사한 계약이지만." 구릿빛 피부의 청년이, 혀를 찼다. "망할 아버지에게는, 그편이 좋았던 것이겠지." "그렇다." 라고, 지즈가 인정했다. 역시 치명상이었는지, 이번에야말로,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고통이 섞여 있었다. "원래, 내 인간으로서의 몸은 죽어 있다. 고유결계로서의 나는, 술식이 완성되지 않으면, 언젠가 변질된다. 그런 모습 따위는 상상하고 싶지도 않아. 여기서 너에게 끝내 주었으면 하는 것이, 가장 나은 선택지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4 이상하게도, 상쾌하게 지즈는 웃었다. 변하는 것. 변하지 않는 것. 두 번 다시 변하지 않겠다고, 결정해 버렸던 것. "네가 하는 말 따위는, 알고 있었다고." 에르고를 바라보며, 지즈가 말했다.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살아가는 것을 멈추는 것이다. 그래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아아, 조금뿐이지만 2300년은 길었던 건가." 천천히, 뤄롱의 손이 빠져나간다. 검게 뻥 뚫린 가슴의 구멍을 어루만지며, 지즈가 말한다. "하지만 뤄롱. 너……설마……" "이식 수술을 한 점에서." (이식……?) 무슨 의미일까. 하지만, 이쪽의 의문이 풀리기도 전에, 지즈는 팟하고 눈을 크게 떴던 것이다. "그것은 나쁘지 않네! 나의 신이자 나의 바보 제자는 드디어 여기에서 스승을 넘어선 건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5 그리고, 에르고와 스승님을 쳐다봤다. "무시키만이 편하게 있는 것은 배가 아프니까, 말해두지. 그녀의 본체는, 아직 히말라야에 있을 것이다. 너희들이 아직 기억 포화를 멈추고 싶다고 한다면, 거기서 한 가지 신을 더 묻게 될 것이다." "……해저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새겨져 있던 신이군요." 에르고가 먹은 신과는 별개의, 두 기둥의 신. 한쪽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비장되어 있었던──에르고를 최종 연산기로 조정하기 위한 신, 오시리스였다. 그리고, 마지막, 말하자면 다섯 번째 신만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 여행에서, 분명 최후의 신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6 "나에게서도,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싶다." 스승님이 말했다. "제가 이번 내기를 몰수 시합으로 만든 것으로, 당신이 이런 힘을 쓰는 여지가 생겼다고 한다면…… 애초에 내기를 하지 않아도, 당신은 똑같은 것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할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그런 경우, 방해하는 녀석은 훨씬 많았을 테니까, 지금보다 나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즈가 절반만 남은 입술 끝을 비튼다. "게다가, 할 수 있겠나, 그런 거. 제대로 된 내기도 안 한 채로 처음부터 지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잖아. 꼴사납잖아." "동감입니다." 스승님이, 깊게 끄덕였다. 키득, 하고 지즈가 웃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7 "이봐, 펨. 마지막 정도는 서비스해 줘야지." 그렇게 말하자, 스윽하고 하얀 그림자가 일어섰다. 하얀 실크햇을 쓴, 반 펨이었다. 등 뒤에는 쿠폴라도 있었다. "어쩔 수 없군." 라고, 손가락을 튕기자, 즉시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을 둘러싸고 있던 폭풍이 풀렸다. 세계는, 밤이 되어 있었다. 아까까지의 사투는 거짓말처럼, 고요한 창공이었다. "아름다운 밤이군." 라고, 지즈가 말했다. 수많은 별들이 빛나고, 새하얀 달이 보였다. "밉구만, 저 녀석." 달을 향해 중얼거리고, 노래하듯이 지즈는 이었다. "──아아, 시간이여, 움직여라!" 희곡 『파우스트』에서, 주인공 파우스트는 악마에게 현혹되어, 인생 최고의 순간에 말한다. [시간이여 멈추어라, 너는 참 아름답구나]라고. 지금, 지즈는 말한다. "이제, 추해져도 좋아." 지즈의 얼굴에, 스윽하고 선이 생겼다. 그것은 순식간에 엄청난 주름이 되어, 청춘의 기색이 감돌던 그의 미모를 100세 노인으로 만들어 버리고, 노인은 그대로 낙엽이 부서지듯이, 산산조각 검은 먼지로 변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를, 멈출 방법 따위는 없었다. 모든 것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파도 사이에 검은 먼지는 쓸려나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8 단 한 사람, 예외가 있었다. "역시 너무 길었어, 지즈." 라고, 그는 속삭였다. 뱃머리 쪽으로 걸어가던 반 펨이, 실크햇을 벗었던 것이다. 먼지가 흘러간 방향으로 그 실크햇을 향하자, 여러 마리의 흰 비둘기가 허공에 생겨났다. 새의 눈동자조차 모르는 듯(鳥目など知らぬげ) 날갯짓을 했던 흰 비둘기들은, 그 날개를 흩날리며, 달을 향해 날아갔다. "아름다운 것은, 세계 어디에나 있을 텐데." 마치 진혼가처럼, 선연(카사)의 주최자는 말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9 "잘 가, 에르고." 이어서, 뤄롱이 땅을 찼다. 그 등에, 환익이 펼쳐지고, 유유히 용을 먹은 자는 하늘에 떠올랐다. "기다려, 뤄롱!" "장소는 그 망할 아버지가 말했겠지. 어차피 그렇게 할 거라면 마지막 무대에 맞추는 것이 좋겠지. 또 만나자, 알렉산드로스 4세." 그리운 듯한 눈빛으로 말하고, 뤄롱은 날아가 버렸다. 뒤에 남겨진 우리들은, 바로 입을 열지 못했다. 무엇을 말해야 좋을지도 알 수 없어, 그저 엄청난 피로감이 몸을 좀먹고 있었다. 허락된다면, 이 자리에 쓰러져, 계속 움직이고 싶지 않다고까지 생각했다. 분명,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0 "병풍(Aello)." 흉흉한 바람이 땅바닥에 불어닥친다. 그 불길한 바람에 닿자, 수천이나 불어난 막대한 룬의 불꽃이, 금새 진화되어버린 것이다. "신의 이름을 이용해서 영령을 태운다는 아이디어는 좋아. 양도 더할 나위 없군. 하지만, 그 술식으로는 직접 신의 편린을 불러내는 내 쪽이 유리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페이커의 말은, 현대의 마술사와는 다른, 직접 신의 권능의 편린을 빌려받는 신대의 마술사이기 때문인가. 신대에서 벗어나, 많은 자연현상이 신령으로서의 형태를 잃어도, 계약을 맺은 신대의 마술사는, 지금도 그 힘을 행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신대에서 마술을 갈고 닦은 서번트라면ㅡㅡ! 대응해서, 새로운 마술을 토우코가 기동시킬 만큼의 틈도 주지 않았다. "박궐(Nereides)." 조금 전의 이름이 그리스 신화에서의 하피ㅡㅡ 신의 피를 이은 괴물의 것이었다 한다면, 이번의 이름은, 확실히 그리스 신화에서 물의 여신들을 나타내는 통칭이었던가. 금새 공기 중의 수분이 응고되어, 관위 마술사의 양손과 양발을 구속한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사건부의 내용

*151 “신대의 마술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아마 현 단계의 내가 모르는 이론도 많겠지만, 지금까지의 여정에서 배운 것은 기본적인 신대의 마술은 어떤 형태로든 신과 계약을 맺는 것 같았다. 특히 신대(神代)의 형식을 남긴 일본에서 간타이(神體)와 계약하는 마술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는 것은 나에게 적지 않은 놀라움이었다. 책상 위의 이론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그 마술은 예전처럼 쇠퇴하지 않고 확실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야.” "아무래도 너다운 말투가 나왔지만, 결론적으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웨이버-벨벳?" "현대에도 신과의 계약 자체는 가능하다는 거지." 또, 칩을 베팅 공간에 놓으며 스승이 말한다. "계약이 가능하다면 마술의 행사도 가능하겠지. 예를 들어 신대의 경계 기록대가 소환되었다면, 그들은 현대에도 신대의 마술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 그 말에 뭔가 감이 잡혔다. 아마도 옆의 이시리드를 경계해서 한 말일 테지만, 실제로 경계 기록대가 신대의 마술을 사용하는 장면을 멜빈도 자신도 목격한 적이 있는 것이다. "호호. 마력이 변질된 이상, 위력은 떨어지더라도 신대의 마법 자체는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군요.“ 이시리드가 말하고, 스승님이 긍정한다. "네,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방황하는 바다의 지즈는 신대의 마술을 아직 몸에 지니고 있었겠지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2 "장담하건대. 지금 것은 분명 신대의 마술이야." 모여 있던 마술사들이 다시 한 번 웅성거렸다. 그 중 한 명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이시리드였다. "반 펨님. 이 좁은 모나코에서 오랫동안 함께 지내왔지만, 지금 하신 말씀은 놓칠 수 없습니다. 신대의 마술이라고 하셨는데, 정말인가요?" "행성의 환경이 변한 이상, 대부분의 신대 마술은 현대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어. 하지만 지금은 몇 안 되는 예외라고 신대동맹의 이름으로 보장해 주겠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3 “지즈가 다루는 것은 신대의 마술일 텐데, 현대의 마술도 해킹할 수 있을까? 규격이 다르지 않을까?" 아, 그 부분도 들었는데요, 요는 모방 동작이군요. PC에서 패미컴 시절의 게임을 구동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 다만 비행선의 고속 스크롤링처럼, 전문 교실의 케이싱이 아니기 때문에 재현할 수 없는 사건도 있는 것 같아요!“ 플랫이 말하는 의미는 나로서는 절반도 알 수 없다. 다만 아무래도 지즈의 해킹은 본래의 성능을 발휘할 수 없는 분야인 것 같다는 것 ------ 라는 것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랫의 전문 분야인 해킹을 능가한다는 것도. ------ 이쪽 정찰과 시연을 겸해서, 라고 해야 할까. 확실히 효과적이다. 신대의 마술사도 감당하기 힘든데, 현대의 마술 해킹조차도 플랫을 능가할 정도라면........" 쓴 벌레를 씹어 삼킨 듯한 얼굴로 스승님이 또다시 차를 마신다.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술에 취해 호텔 침대에 엎드려 쓰러지고 싶었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4 "……댁, 아버지랑 묘하게 닮았는걸." 뤄롱이, 쓴웃음을 짓는다. "엄밀히 말하면, 그 아버지야말로 방황해의 마술사라고 말했었지?" "그래. 뭘까. 현대마술과의 군주(로드)와 방황해의 아버지가 닮았다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지만…… 양쪽 모두, ​너무 마술사다워서 마술사답지 않아​." "뭔가, 그건." 마치 수수께끼같은 말이었다. 그러다가, 뤄롱은 점잔 빼지 않고, 말을 이은 것이다. "최고의 마술사가 되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 라는 거야." 스승님이, 한 순간 숨을 멈춘 게 전해졌다. 그것은, 지금의 뤄롱의 대사가, 스승님의 핵에 파고드는 것이었기 때문일까. 결코 포기하지는 않는 것이다. 천성으로 열악한 마술회로도, 담보로 뺏긴 채인 마술각인도, 스승님이 마술사로서의 길을 포기하는 이유는 되지 않았다. '……그것은.' 굶주림같은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스승님이 스승님이기 때문에, 도저히 빼놓을 수 없는 충동. 달리 여러가지 사정은 있지만, 강사를 그만두려고 생각한다, 라고 말한 것도, 결국은 이것에 기인한다. 그리고, 뤄롱이 말한다. "보통이라면 마술을 극한까지 갈고닦으려고 하겠지. 돈을 아끼지 않고 환경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지. 하지만 말이야, 아버지같은 타입은 이렇게 말하거든. ──마술사인 자, 자신이 강해질 필요 따윈 없다. 그런 건 사역마한테나 주면 된다, 라고." "학원 시대의 아오자키 토우코도, 비슷한 말을 한 모양이다." "헤에. 과연 관위 인형사로군." 스승님과 뤄롱의 회화를 듣고, 자신은 슥 하고 목을 어루만졌다. 말 그대로, 자신과 라이네스가, 토우코가 만든 인형과 싸운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댁은 다른 건가?" 살짝, 뤄롱이 눈을 가늘게 뜬다. 검은 바둑알과 닮은 아름다운 눈동자가 반짝였다. (중략) "댁이 마술사로서 대성하고 싶다면, 우수한 학생들을 활용하는 편이 훨씬 지름길일 거라고. 로드 엘멜로이 2세." "합리적인 이야기로군." 쓴웃음을 지으면서, 스승님이 속삭인다. 뤄롱은, 즐거운 듯이 몸을 내밀었다. "……하지만, 나는 다르네." 스승님이 단언했다. "나는 학생이 아니다. 학생도 내가 아니고, 하물며 사역마 따위는 말도 안 되지. 아무리 학생들이 성공하던 간에, 그것은 내가 성공한 것이 되지 않아." "정말로?" 라며, 뤄롱이 고개를 기울인다. "시계탑의 마술사라는 건 그런 거잖아. 안 그러면, 꾸준히 대를 잇거나 하지 않겠지. 그만큼 사람을 잔뜩 모아놓고, 어려운 표정을 짓고 마술을 가르치고 있는 건, 달성하는 건 누구라도 좋다고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편하겠지……." 스승님의 표정은, 점점 괴로워져간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거다. 과거의 사건에서 학생들을 의존하기도 했고, 이번에도 어쩌다보니라고는 해도 미스 토오사카나 그레이의 손을 빌리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미숙함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더는 내가 아니라는 거지." 어딘가 독백과도 비슷한, 스승님의 말에 뤄롱은 몇 번이고 끄덕였다. "흐응. 그런가. 그런 건가." 담담히, 중얼거린다. 어째선지, 약간 놀란 것처럼도 보였다. "​그런 식으로​, 아버지와 닮은 건가. 댁은." 아까 전과 거의 같은 말인데도, 다른 의미가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5 아름다운, 길게 찢어진 눈을 가늘게 뜨고, 지즈가 말한다. "내가 말하자면, 너는 시계탑 그 자체로 보인다네, 로드 엘멜로이 2세." "……설마." 스승님의 뺨이, 희미하게 떨렸다. 상상하지 못한 평가였다. 그럴 것이, 시계탑에 있어 스승님은, 특출난 이단자이다. 누구한테 물어봐도, 이런 군주(로드)는 달리 없다고 단언하겠지. 그런데도, 그런 스승님이 방황해의 마술사에게서, 시계탑 그 자체다, 라는 말을 들을 줄이야. "응, 후, 후. 과연, 나와 닮았을 지도 모르겠구나, 뤄롱." "남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냐고, 망할 아버지." "네가 들은 인상은, 이쪽에도 흘러들어올 뿐이야. 네가 나의 악담한 하는 건 잘 알고 있고 말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6 청년(뤄롱)의 몸에서 강렬한 무언가가 뿜어져 나왔다. 살기였다. 무의식적인지 의도적인지, 강렬한 마력이 섞여 있었다. 자칫하면 그 살기만으로도 하나의 숲이 고사할 수 있을 만큼 밀도 높은 마력이었다. 더욱이 그 밀도는 점점 더 높아져 갔다. 사제라고 말하면서도, 이 두 사람 사이에는 그런 말에서 연상되는 신뢰는 추호도 없었다. 엘멜로이 2세가 만들어낸 그것과는 전혀 다른 관계. 그렇다면 그 최후는, 서로를 죽이는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일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7 "정말 지즈가 죽었다고 생각해?" "글쎄.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무슨 일이 일어났어도 이상할 게 없다는 것뿐이야. 수천 년 전의 인간이 살아 있든 말든, 아직도 이 세상을 걸어 다니고 있잖아. 당신은 잘 알고 있을 거야, 엘멜로이 2세’ 그렇게 말한다면, 대답할 대사도 없다. 아무리 현대 마술과의 군주라지만, 스승님이 현대에는 상상하기 힘든 황당무계한 사건을 여러 번 겪은 것은 틀림없기 때문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8 "야코우 아카네다. 너의 스승님과는 내기를 한 몸이지." 검은 상자를 손에 든 채로, 아카네가 답했다. "'내기? 헤에, 몰랐는데." "몰랐다고?" "그 망할 아버지, 중요한 건 이야기를 안해서 말이지." 엘멜로이 2세가, 뤄롱에 대해서 같은 분석을 했었다. 방황해의 마술사는, 뤄롱에게 목적의 중핵을 개시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하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9 칠흑의 공간에서, 뤄롱은 천개를 올려다봤다. 아니, 위라는 기술이 정확한지는 알 수 없다.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 장소에서, 상하라는 것은 사소한 개념일 뿐이기 때문이다. "……젠장." 참으로 드물게도, 그는 동요하고 있었다. 몸의 내측에 변화가 일어난 것을, 뤄롱은 지각했다. 본인조차 알지 못하진 경로(패스)가, 연결되어 있던 것이다. 그것은 몸의 깊숙한 곳에서 자라고 있던 종양처럼, 그의 내측을 좀먹고 있었다. 아무리 뤄롱의 영적 방어가 철벽이라고 하더라도, 직접 영핵부터 퍼내버리면 저항할 방도가 없다. 구조로 따지면, 슈퍼 컴퓨터의 중핵에 파고든 백도어와도 비슷하겠지. 그것도, 그 권한이 뤄롱 본인보다도 상위에 설정되어 있다. 이런 것이 가능한 상대는, 세계에 한 명 밖에 존재하지 않을 터이다. "……내기, 라고 했었지." 낮게, 청년이 신음했다. "그럼 망할 아버지, 정말로 나를 팔아먹었구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0 "일단 물어보겠는데, 에르고와 아키라를 데려가는 것은, 자네의 스승의 명령이 아니었던가?" "그래, 스승의 명령은 절대야. 동시에, 이런 말도 들었지. ──네가 굶주렸을 경우에는 굶주림을 우선시해라. 그렇지 않으면, 굶주림과 계약 사이에서, 네가 미쳐버리니까 라고." 그만큼 식신충동은 절대적인 것이겠지. 적어도, 방황해의 마술사는 그렇게 생각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1 ------ 플랫’몇 초 후 스승은 가장 오래된 제자에게 말을 건넸다.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분위기를 가까스로 참아내고 있는 모습이었다. "먼저, 이 분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알려줄 수 있겠나?" "어머, 펨 씨의 배에서 만나서 교수님의 친구라고 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흥이 나서 만나게 되었어요! 지즈 씨는 아날로그 레트로 게임에 대해 잘 알고 계시네요! 영국 박물관의 이십면체 주사위는 본 적이 있지만, 세네토의 뒷면 규칙까지는 몰랐어요! 저는 디지털을 선호하지만, 아날로그에도 정겨움이 있다고 해야 하나, 주사위를 굴리는 느낌은 전자기기나 마술회로로는 재현할 수 없는 불타는 눈의 고릴라 같은 힘이 있잖아요! 목표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 원초적인 불꽃은 전자의 근육! 환상의 낙원에서 저와 악수하는 녀석입니다! 바이올런스!“ 힘주어 말하다가, 어이쿠, 하고 플랫이 한쪽 눈을 감는다. 지즈가 무시무시한 마술사라는 것은 그도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플랫의 직관력과 마술에 대한 분석력은 엘메로이 교실 안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문제는 모든 것을 알면서도 왠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극도로 번거롭고 불가사의한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버린다는 것이었다. 라이네스의 평가에 따르면, 단순한 피해 총액 면에서는 엘멜로이 교실의 핵폭탄-린과 루비아 콤비가 단연 돋보인다고 하는데, 이 청년은 다른 벡터에서 두드러진 트러블 메이커임에 틀림없었다. 일단은 막강한 쌍벽의 스빈이 졸업해 버린 만큼, 행동을 읽을 수 없는 행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래서 감사의 뜻으로 지즈 씨에게 『영웅사대전』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었습니다! 아, 물론 교수님의 『영웅전설』 덱과 계정은 비밀로 해 두었어요! 아무리 그레이트 빅벤 런던 스타가 유명세 때문에 금방 들통이 난다고 해도 역시 개인정보는 중요하고, 덱 정보 교환도 예의를 지켜야 하니까!“ "알았어, 됐어. 너랑 얘기하다 보면 공과 사의 구분이 날아갈 것 같군." 스승은 긴 손가락을 아이언 클로의 모양으로 움직인 후, 카페의 테라스 석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곳에 앉은 마술사는 즐거운 표정으로 잔을 입술에 가져다 댄다. "좀처럼 맛볼 수 없는 뜻깊은 시간이었어. 좋은 제자구나, 엘메로이 2세." 뿜, 하고 강한 향기가 이쪽까지 퍼져 나갔다. 색깔로 보아 젖술의 일종인 것 같다. 꽤 많이 마신 것 같지만 뺨이 과도하게 붉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긴 속눈썹으로 덮인 눈동자는 꿈을 꾸는 듯 몽롱한 표정을 짓고 있어, 마치 잠이 든 듯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믜 모험의 내용

*162 "옛 친구가 죽었다. 새로운 제자를 남기고." 반펨의 숨소리가 몽라셰의 표면을 흔들었다. 그 표면에 꽃이 피었다. 진홍빛의 장미 꽃잎이 차례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기교인지 마술인지, 그 꽃잎들은 바닷바람을 타고 모나코의 바다로 흩어졌다.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3 "꽤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방금 이야기한 사정으로 배가 출항할 때까지 시간이 없으니까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까?" 그 사도는 방황하는 바다의 제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내 오랜 친구인 지즈의 신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4 ------ 플랫’몇 초 후 스승은 가장 오래된 제자에게 말을 건넸다.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분위기를 가까스로 참아내고 있는 모습이었다. "먼저, 이 분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알려줄 수 있겠나?" "어머, 펨 씨의 배에서 만나서 교수님의 친구라고 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흥이 나서 만나게 되었어요! 지즈 씨는 아날로그 레트로 게임에 대해 잘 알고 계시네요! 영국 박물관의 이십면체 주사위는 본 적이 있지만, 세네토의 뒷면 규칙까지는 몰랐어요! 저는 디지털을 선호하지만, 아날로그에도 정겨움이 있다고 해야 하나, 주사위를 굴리는 느낌은 전자기기나 마술회로로는 재현할 수 없는 불타는 눈의 고릴라 같은 힘이 있잖아요! 목표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 원초적인 불꽃은 전자의 근육! 환상의 낙원에서 저와 악수하는 녀석입니다! 바이올런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5 “그래서 감사의 뜻으로 지즈 씨에게 『영웅사대전』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었습니다! 아, 물론 교수님의 『영웅전설』 덱과 계정은 비밀로 해 두었어요! 아무리 그레이트 빅벤 런던 스타가 유명세 때문에 금방 들통이 난다고 해도 역시 개인정보는 중요하고, 덱 정보 교환도 예의를 지켜야 하니까!“ "알았어, 됐어. 너랑 얘기하다 보면 공과 사의 구분이 날아갈 것 같군." 스승은 긴 손가락을 아이언 클로의 모양으로 움직인 후, 카페의 테라스 석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6 지즈가 콧방귀를 뀌었다. "즐겁군, 군주(로드). 정말로 즐거워. 있잖아, 지금부터라도 내 제자가 되지 않겠나?" "뭐?" "거기까지 이치를 알고 있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신대의 마술은 현대의 마술과는 성질이 다르다. 즉, 당신이라도 배울 수 있다. 그 증명이 될 제자들도 봐 왔겠지? 현대의 마술 따위는 바보 같아진다는 것을 장담하지." "……그럴지도 모르겠네." 스승님이 인정한다. 아마, 신대의 마술이 모두 그렇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 지즈 자신이 지즈의 신전이라고 스승님이 간파한 것처럼, 그는 극히 특별한 방법론을 유지하고 있다. 혹은,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사랑하는 마술이 아니야. 저는 현대의 마술사가 될 겁니다." (……아아) 그 대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기 때문에 슬프고, 하지만 시원하기도 했다. 훨씬 이전에 결정했던 마음을, 스승님이 말한다. "나는, 현대의 마술을 극한까지 연구하여, 현대의 마술사로서 근원을 추구하여, 언젠가 반드시 그의 곁에 나아갈겁니다." "불합리군, 군주(로드)." "불합리하지 않으면, 현대에서 마술사가 되려고 생각하지 않아요." "확실히, 그렇군."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7 "그것보다는, 옛날이야기라도 하지 않겠나?" "옛날이야기, 라고요?" "나이가 들면, 그런 것이 하고 싶어지겠지? 아아, 그러고 보니. 일본에서 만났을 때에는 수수께끼도 하나 던져놨었는데, 그쪽은 풀었나? 비옥한 초승달에서 만나자, 라고 말해 뒀었지." "그거라면, 일단은." 날카로운 긴장 속에서, 스승님이 입을 연다 "처음에, 비옥한 초승달이라는 것은 장소를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현대에서 비옥한 초승달이란,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에서 나일 강까지의 초승달 모양의 지대를 가리키죠. 대체로 고대 오리엔트의 중심지. 방황해도 시계탑도 현대의 용어를 사용하기 쉬운 것을 생각하면, 그러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겠지요. 하지만, 이렇게 당신과 만난 것은 그 지점이 아니었습니다." 스승님이, 말을 끊는다. "그렇다면, 당신이 말했던 의미는 형이상학적인 것이 아니다. 좀 더 형이상학적인──개념적인 의미가 된다. 이 경우, 우리의 여행이 어떤 여행인지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의미는 떠오른다. 왜냐하면, 비옥한 초승달을 고대 오리엔트의 중심지라고 생각했을 경우, 신의 흐름을 쫓았을 때, 원초에 있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신의 흐름……!" 강의 흐름을, 상상했다. 도도히 흐르는 강이 몇 갈래로 나뉘어, 대륙 구석구석까지 흘러가는──그런 웅대한 경치를 떠올렸다. "길가메시 신화가, 특별한 신화라고 여겨지는 것도 그것이 이유다. 단순히 가장 오래되었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세계 각지의 원초의 신화가 되어, 신화의 주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말에, 떠오르는 단어가 있었다. "……신장주체(神臟鑄體)" 신의 파편이라고 할 수 있는 신체(간타이)의, 정식 명칭. 하지만, 그러한 말이 된 이유를, 자신도 아직 몰랐다. 힐끗, 스승님이 한순간만 이쪽을 보았다. "예를 들어 이야기의 주형이고, 예를 들어 세계의 알이고, 예를 들어 역사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것이 바로 신이라는 존재의 본질이다. 즉, 비옥한 초승달에서 기다린다는 것은 단순한 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이라는 이야기의 원초를 쫓아라, 그 앞에서 나는 기다리고 있다, 라는 그런 의미였겠죠." "이해가 빠르군, 엘멜로이 2세. 정말로 훌륭해." 지즈가 칭찬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8 "가고 싶었는데, 하늘의 끝." 어딘가 어리게까지 들리는, 동경이 스며든 목소리였다. "지즈 씨……" 라고, 에르고가 부른다. "당신은, 이스칸달(아버지)와 만난 적이 있나요?" "응, 후, 후. 겨우 몇 번, 이야기했던 정도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9 밤이 되어, 공항에는 부드러운 불빛이 퍼져 있었다. 모나코에서, 차로 1시간 조금 넘는 거리. 니스의, 코트다쥐르 공항이었다. 한여름의 한창 때이지만, 공항 내부에는 에어컨이 잘 작동하고 있어, 차가운 공기가 사람들의 발밑을 감싸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흥분과 피로가 뒤섞인 얼굴로 여행 가방을 끌거나, 면세점의 시계나 화장품에 눈을 빛내거나 하면서, 제각각 시간을 즐기고 있다. 누구에게나, 공항은 조금 낯설다. 아마, 그곳이 만남과 이별의 장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의 끝과 시작이 교차하는, 태양과 달이 조우하는 것 같은 무대. 그 로비에서, 자신과 스승님은, 어떤 인물과 해후했다. "설마, 당신이 배웅하러 와 주실 줄이야." 라고, 어딘가 죄송스러운 듯, 스승님이 말한다. 무리도 아니다. 사람의 왕래가 많은 로비에 있어도, 그 그림자는 역시 특별했다. 아니, 전승에서 본다면, 그림자가 있다는 것조차 놀라웠을지도 모른다. "반 펨 공." "그렇게 딱딱하게 말할 것 없지." 라고, 하얀 실크햇에 지팡이를 짚은 상급 사도는 미소지었다. "모처럼 선연(카사)에 참가해 주셨는데, 승자도 결정하지 못한 채 몰수 경기가 된 것은 이쪽의 불찰이다. 배웅 정도는 하게 해 주게." "……그것은 감사하지만." 라고, 스승님이 헛기침한다. 드물게, 몸을 움츠린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마 반 펨이라는 사도는, 마술도 입장도 상관없이, 스승님이 경애하는 유형의 상대일 것이다. 선연(카사)을 통해 자신이 알았던 인품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겜블에 참가하는 당사자로서 상대했던 스승님에게는, 좀 더 엿보이는 것이 있었을 것이다. "펨의 선연(카사)는, 훌륭했습니다." "무엇이 말인가? 엉뚱하게 옛 친구에게 이용당하고, 자랑하는 선연(카사)를 의식에 사용당했던 것이 말인가?" "아니요. 그것에 대해, 너무나도 편리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물들이 모였다는 것입니다." "호오?" 그것은, 자신도 느끼고 있었다. 지즈의 계획은, 지금까지의 모험에서도 유독 교묘한 것이었다. 여러 요소를 복잡하게 얽어매면서도, 실패했을 때의 여유도 겸비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희생을 치르면서도 그것을 저지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우리들의 실력 때문만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신대의 결계 마술을 유일하게 깰 수 있는, 에미야 시로의 존재. "그거……혹시." "확률의 편향." 라고, 스승님은 단정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70 "당신이 만들어낸 선연(카사)의 장소는 확실히 이용되었지만, 동시에 이것 이상 없을 정도로 방어 능력도 발휘했죠. 그것은, 살아있는 자에 대한 축복 때문이겠지. 왜냐하면 신명 재판(오딜)이란, 단순히 신의 뜻을 밝히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신에게, 스스로를 드러내는 의식이기도 하니까요." (……신에게, 자신을) 몹시, 속이 시원한 해석이었다. 겜블의 시간을 통해, 나타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본심이다.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겜블러가 궁지에 몰린 상황과 행동에는, 그 인격이 비쳐 버린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71 "그리고, 확률의 편향이란, 우리들이 언젠가 맞이할 최종적인 죽음에 대한 반역입니다." 스승님의 말에 아연실색하고 있자, 반 펨은 살짝 눈을 가늘게 떴다. "그것은, 우주의 이야기군." "열적사." 라고, 스승님은 대답했다. "우주도 은하도, 모든 것은 언젠가 최종적인 죽음으로 향한다. 도박조차 대수의 법칙에는 거스를 수 없다.……거스를 수 있는 것은, 확률의 편향뿐입니다." 원래, 마술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현대 마술의 영역에는 걸리는 이야기였다. 열적사. 열역학 제2법칙. 이 세계에 존재하는 것은, 행성(별)이든 생물이든 언젠가 에너지의 균형에 휘말려, 마지막에는 모든 것이 정체한 영원을 맞이한다는 이야기. 어쩌면, 지즈가 새로운 행성(별)을 만든다는 등 웅대하기 짝이 없는 마술을 만들어낸 것은, 애초에 반 펨의 기획과 닮아 있었던 것은 아닐까. "후후, 너무 과장되었어. 그리고 과대평가했어, 군주(로드). 이건 단순한 취미일 뿐이야." 미소짓고, 반 펨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취미이기 때문에, 누구도 방해하지 않지. 그런 거 아니겠나?" "그렇겠죠." 끄덕이며, 스승님이 덧붙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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