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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입문 백과 | 타입문 페이트 월희
  •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

타입문 백과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

最終更新:2025年01月06日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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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는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등장인물이다.
시계탑 고고학과 아스테아의 로드다. 이름의 유래는 업의 카르마와 신성문자의 히에로그리프를 비틀었다.(*2)


인물 설명

아스테아의 로드로 작중 시점에서 30대 후반이다. 아스테아의 로드들은 느긋태평함으로 유명한데 이 사람은 야심적이다. 20세기에 와서 금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금을 확보하기 위해 엘멜로이가 몰락한 후 소유자가 사라진 광석과를 차지했는데 이 때문에 바르토멜로이에게 찍혔다. 표면적으로 아스테아는 중립주의의 탑이지만 최약에 가까운 11과라 그냥 입장상일 뿐이라 이 틈에 입장을 확립하려 한다.(*3)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 흥미를 갖고 있는데 이권을 노리는 이유도 있고, 본질적으로 로드의 지위에 흥미가 없고 자신의 목적을 마술과 별도로 갖고 있다는 점에서 자기랑 많이 닮은 입장이라 생각하는 이유도 있다.(*4) 2세를 경시하는 다른 로드들과 비교해서 2세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며, 선조의 유산 없이 모든 걸 혼자 시작해 시계탑의 세력 구도를 바꿔 놓은 2세를 영걸이라 평한다.(*5)

외관은 갈색의 긴 머리카락으로 눈가를 완전히 가리고 마른 체격에 오더메이드의 회색 수트를 입었다. 분위기가 어딘가 어수룩해 보인다. 다른 로드들과 달리 위엄이라할 만한 게 안 보이며 평범한 비지니스맨 같은 인상이다. 심약해 보인다.(*6)(*7) 눈가림(目隠れ) 스타일이다.(*8) 모험을 좋아한다.(*9)

유적을 좋아하는 건 자신을 혼자 있게 해 줘서라 한다. 시계탑이 아닌 곳에서는 마술사 답지 않게 개인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10)
멜빈 웨인즈의 어머니에게 다액의 빚을 지고 있다.(*11)
아틀라스원 쪽 마술사 쿼트 이슈타리오 아즈반과 현대 미술인 그래피티 아트를 하고 있다.(*12)
보통 마술사는 마술회로에 정보를 기록하지만 이 남자는 남에게 보여주는 건 종이에 기록하는 게 편리하다 한다.(*13)
솔직함과 호기심이 지나쳐 아무 데나 들이밀고 기웃거리다 문제가 생기면 도망쳐서 친구가 별로 없다. 단순히 흥미가 가는 곳을 확인하는 것 뿐이며 탐정 짓을 하겠다는 건 아니다.(*14)

마술사에게 있어서 고고학의 의미를 이야기하길, 단순히 수단으로써의 수집만 하는 게 아니라 미래의 마술사 쪽이 더 많은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믿어 전달하는 거라 한다. 마술의 이념과 운용에 도움이 안 되면 일체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오만함이 근본에 있다.(*15)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이상한 거지 본래 시계탑의 로드란 자들은 그런 가치관의 화신들이다.(*16)


작품 내에서의 행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시계탑과 아틀라스원의 공동작업 '파라오의 살인사건'의 합동 발굴단 맴버로 이집트에 왔다가 에르고의 문제를 해결하러 이집트에 온 로드 엘멜로이 2세 일행과 마주쳤다.(*17) 파로스의 등대의 비공개 시설에서 잠수를 준비하는 아틀라스원의 잠장전으로 일행을 안내한다.(*18)(*19) 카르마그리프는 이 발굴단에 참가한 걸 철저하게 비밀로 하고 싶었다. 그래서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를 따라온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를 보고 들킨건가 하며 똥 씹은 표정을 지었다 한다.(*20)

발굴은 순조롭지 못 했다. 알렉산드리아 해저 대도서관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심잦이기도 한 시큐리티 키가 도난당해서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고, 결국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사건부 때 처럼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와이더닛을 따지며 살인사건을 추리하게 되었다.(*21) 여차저차해서 2층에 진입한 일행은 앞을 가로막는 기계 파수꾼을 부순 후 2층에 고립된 자들과 합류했다. 이것으로 용의자는 전원 모였다. 모두 일곱 명으로 조제페 이슈타리오 사그다임, 쿼트 이슈타리오 아즈반,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과 그녀의 아버지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와 조수인 티카 멜루아스테아 틀레막, 그리고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였다.(*22)

알렉산드리아 해저 대도서관는 공동조사 이전에 먼저 두 차례 뭔가가 방문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하나는 과거 아틀라스원에서 경계시하던 도굴꾼 집단으로 굉장한 실력으로 지상의 유실물을 몇 개 탈취한 적이 있다. 다른 하나는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의 남동생인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다. 조제페 이슈타리오 사그다임과 같은 세대라는 이 남자는 독보적인 우등생이다.(한 세대 더 아래의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도 괴물로 묘사되는데 사이파는 시온에 비견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다) 만약 사이파가 해저 대도서관에 먼저 왔다면 파라오의 밀실 살인사건의 범인이 사이파일 가능성이 대두된다. 다만 사이파가 들렀을 가능성은 아주 높지만 그가 4층까지 시큐리티를 돌파했을지는 의문이였다.(*23)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애초에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 이 곳을 먼저 들렀다면 파라오 살인사건이 밀실이니 뭐니 하는 전제가 깨진다 하며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가 사이파와 아는 사이었던 가능성, 사이파가 익사가 아닌 살해당했으며 살인자가 파라오 살인사건의 범인과 동일 인물일 가능성 등을 제시한다.(*24)

분실된 시큐리티 키는 관리부의 기능이므로 그 키만으로는 본인이 인식한 범위 내에서만 조작이 가능하다 한다.(*25) 그러자 2세는 평범하게 탐정처럼 사건을 해결하려 했다간 살해당할 가능성이 높으니 키의 조작 범위를 이용해 범인을 색출해보자 한다. 팀을 둘로 나눠 선행 팀에게는 후방 팀이 대기한다 속이곤 실제로는 후방 맴버는 따라간다. 범인이 키를 사용하면 그 작동범위를 보고 어느 팀에 범인이 있는가를 색출한다. 동시에 각 팀의 맴버는 적절하게 배치해서 서로를 감시하게 해 범인 색출과 견제를 동시에 하도록 구성했다.(*26)
그렇게 카르마그리프와 이슈타리오 형제가 포함된 파티는 몰큘페이스로 땅을 굴착하는 식으로 파수꾼들을 피해가다가 몰큘페이스의 재고가 부족해져서 잠시 쉬기로 하는데(*27) 이 때 쿼트 이슈타리오 아즈반가 급발진한다. 그는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의 블랙 옥션으로 유출된 데이터를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가 구입했을 거라 짐작하고 있었고 고고학과의 로드가 직접 합동발굴조사단에 참가한 이상 그가 시큐리티 키를 빼돌린 범인일 거라 단정하곤 그를 조질 생각만 하고 있었다. 방해가 들어올 걸 대비해서 기회를 노리다 일행이 파티를 나누면서 귀찮은 자들이 사라지자 카르마그리프를 추궁한다. 애초에 파티를 나눌 때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쿼트의 의도를 짐작하고 카르마그리프와 같은 파티에 집어넣어줬다. 카르마그리프는 자신이 블랙 옥션에 참가한 것을 시인하지만 사이파의 데이터를 사지는 않았다고 주장한다.(*28) 쿼트가 이렇게까지 급발진한 건 그가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와 친구 사이라서 이랬다.(*29)
그런 일측일발의 상황에서 에르고에 반응한 대도서관의 시공 거품이 떠오르자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는 쿼트에게 나쁜 일 안 할테니 진정하라 하곤 시공 거품에 자신의 지상예장을 작동시킨다.(*30) 이 지상예장에 관한 설명은 아래를 참조할 것. 아무튼 시공거품을 분석해 다른 파티의 상황과 정보를 취득한 카르마그리프는 이 사건을 알아낸 것 같다 한다.(*31)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가 올 시간을 벌어야 하는 에르고가 프톨레마이오스에게 왜 죽임당했냐를 지적하며 시간을 끄는 사이(프톨레마이오스는 그 죽음의 정체가 관에 함정이 설치되어서라면 에르고가 관을 접할 때 에르고도 죽을 가능성이 있으니 대화의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곤 이에 응했다.)(*32) 이번 사건이 삼중밀실이 될 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오다가(*33)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 쪽 일행이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 쪽 일행보다 먼저 4층 관리부에 도착했다.(*34) 카르마그리프는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이 프톨레마이오스의 사역마를 숨겨놧을 줄은 몰랐다 하면서 자기 지상예장으로 시공 거품을 눌러 관리부의 좌표를 찾고 공간전이를 해 왔다 한다.(*35) 그리고 자기들은 도청으로 지금까지 밝혀진 정보를 다 알고 있음을 알린다.(*36) 프톨레마이오스의 시신이 든 관을 열 때의 리스크가 걱정된다고 에르고가 솔직히 말하자 카르마그리프는 자신이 밀실살인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 한다. 나름대로 프톨레마이오스에 대한 경의를 표현한 카르마그리프는(*37) 로드 엘멜로이 2세처럼 추리를 시작하는데 2세의 왜 했는가(와이더닛)을 따라하면서 동시에 언제 했는가(웬더닛)을 추가하는데 시간개찬은 극히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면 신비로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라 한다. 동시에 자신은 지난 한달 간 2세의 행적을 조사했기에 이번 사건에 방황의 바다가 얽힌 것도 알고 있다. 에르고에 대한 게 시계탑의 다른 로드들에게 알려지면 봉인지정이 될 지도 모르겠다 한다. 카르마그리프는 신대 마술에 어두운 시계탑이 에르고를 얻어 봐야 발전으로 이어질 것 같지 않다며 방관한다.(*38)

그렇게 카르마그리프가 추리를 하길(에르고는 항상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추리를 해 줬지만 이번엔 2세 전에 타인이 먼저 추리하는 걸 보고 두려움을 느꼈다), 이번에 용의자로 몰린 자들 중 남들의 눈을 피해 파라오의 관을 공략할 기회를 가진 자는 없었으며 관에 누군가가 접근한 건 대도서관이 만들어진 2300년 전, 그리고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 대도서관에 침입한 3년 전 중 하나의 시점일 겨라 한다. 즉 각 가능성이 있는 시간대에 각자 관에 손을 대며 무언가의 이유로 밀실 트릭을 하나씩 덧붙였고 그 결과 지금 시점에서 3중의 밀실이 되어 버렸다는 이야기다.(*39) 그리고 알렉산드로스 4세가 말년에 유폐당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건 그의 후견인 페르디카스를 프톨레마이오스와의 싸움에서 암살당했기 때문이라 한다. 즉 프톨레마이오스의 잘못이 있다는 이야기다.(*40) 그리고 다이도코이 전쟁 끝에 프톨레마이오스가 알렉산드로스 4세의 시체를 손에 넣은 건 사적인 이유가 있어서일 거고 그게 3중 밀실화의 이유라 하는데 그 사적인 이유를 밝히기 직전 로드 엘멜로이 2세 일행도 관리부에 도착해서 말이 끊긴다.(*41)

2세 일행은 애드가 지도를 표시주기도 했고, 시큐리티가 다 풀려 있어서 쉽게 관리부에 도착할 수 있었다. 2세는 여러 감정을 느끼면서도 에르고의 정체가 무엇이건 스승으로서 제자인 에르고를 내버리지 않겠다고 말한다.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는 마치 2세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한 태도였고, 프톨레마이오스의 사역마는 2세가 에르고의 납치 건을 뒤로 미뤄두자 하자 태연하게 대답한다.(*42) 예정대로면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과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가 카르마그리프와 같이 도달했을 것이니 무덤덤하게 이야기하는 와중(*43)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 쪽 일행이 뒤늦게 도착한다.(*44)
아스테아가 본래 엘멜로이의 소유였던 광석과를 차지한 건에 대해 이야가 나오다(*45) 그 와중에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카르마그리프를 대하는 말투와 태도가 평소와 달리 아주 시계탑의 마술사다운 말투(서로 거울 보듯 하며, 미안하지 않으면서 뭐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정도의 태도로 미안하다 하거나 어딘가 냉정하고 차갑게 얼어붙은 것 처럼 행동한다.)로 구는 게 보인다.(*46)

카르마그리프는 ​아스테아는 시계탑에서 가장 밖의 신비를 잘 안다고(예외는 학원장이 로드인 브리시산) 어필하며 에테라이트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안다 한다. 에테라이트로 자기 머릿 속에서 데이터를 카피해 다른 사람들에게 전송해달라 한다. 처음에는 2세에게만 전할 예정이었지만 2세의 제자들도 해 달라 해서 다들 받는다.(*47) 한편 기억전송이 이루어지는 사이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가 마치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상대를 상처입힐 의사를 품고 해체할 때(화가 난 2세가 상대 입장에서 보면 일생을 바쳐 온 신비를 자르고 해부해 내장까지 드러나게 한 후 거기서 끝나지 않고 역사의 의미 하나 하나 갈가리 찢어 햇빛 아래 끌려 나온 흡혈귀처럼 만들어버림)와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48)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의 재능인 투명체(透明体)에 대해 해체한다. 인간에게 정신적인 기초가 되는 건 기억이고, 기억이 흔들리면 어떤 정신력도 의미가 없지만 에테라이트의 사용자는 예외라 한다. 타인의 기억을 방향성으 가지면서 타인의 기억을 거부할 만큼 자아를 확립하지 않는 줄타기를 할 수 있는 위태로운 존재만이 에테라이트를 완전히 활용할 수 있으며 그 예시가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라 한다. 특별한 존재인 시온은 다른 엘트남이 에테라이트를 수단으로 쓰는 데 비해 에테라이트를 자신의 본질로 삼았으며 그렇기에 진정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이상적인 존재라 한다. 윤곽만 있고 내용이 없는 자아, 비어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경계만이 있는 인격, 수단과 목적이 전도되어 있음에도 여기까지 다듬고 깎아낸 게 대단한 것으로 제피아 엘트남 아틀라시아이 시온을 앙녀로 삼은 건 그 본질을 사랑하기 때문이며 시온의 존재야말로 엘트남이 지향하는 극치다. 이 시기의 시온은 거기까지 생각한 적 없어 그 말에 혼란스러워 한다.(*49) 토오사카 린이 그렇게 남을 해체하는 건 각오가 있어야 하는 행동이라 하자 카르마그리프는 쓸데없이 진지하게 사죄한다. 본인이 2세의 팬 같은 존재라면서 2세의 치부인 약탈공을 완벽히 재현(2세와 닮은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2세를 따라하는 것이다)하는지라 그레이는 이 사람은 대체 뭘 하는건지 의문이 들었다..(*50)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는 이번 사건의 추리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다.
→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 3년 전 대도서관에 간 건 에르고의 실험에 관련된 이유이며, 대도서관에 복수의 모순된 명령이 심겨 있을 거라 한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사역마가 일부 기억을 인계 못 받은 건 아틀라스원의 비밀 정보를 감추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아틀라스원 관련 기억을 지우는 것으로 그들의 검열을 피하는 목적도 있을 거라 한다. 세 가지 의도가 얽혀 있다 한다.(*51)
→ 세 의도란 프톨레마이오스,대도서관을 건설한 아틀라스원의 분파, 에르고의 실험을 한 세 마술사라 한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연금술을 거의 못 쓰지만 음모와 교섭이 특기이며, 아틀라스원의 분파는 연금술에 뛰어나지만 음모가 서툴렀고 세 마술사가 뭘 하고 있는지조차 몰랐다. 세 마술사는 두 방면에 모두 뛰어나지만 이 실험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싶었다.(*52)
→ 프톨레마이오스은 아틀라스원의 분파에게 자재를 제공할 태니 대도서관의 기술을 이용하게 해 달라 부탁했을 거라 한다. 이것 자체는 거짓말이 아니지만 에르고의 실험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정보만 전달했을 거라 한다.(에르고의 실험 구획이 제3층에서 독립되어 있다는 것이 근거).(*53)
→ 순서대로 정리하면 프톨레마이오스와 아틀라스원의 분파가 협력해 해저 대도서관을 만들고, 세 마술사가 실험을 위해 프톨레마이오스에게 이야기를 꺼냈을 텐데 세 마술사와 프톨레마이오스는 서로를 신용하지 않았을 거라 한다. 이는 프톨레마이오스가 한창 다이도코이 전쟁 중이라는 이유와 세 마술사가 최종적으로 에르고를 차지할 생각이었다는 이유가 있다..(*54)
→ 프톨레마이오스는 에르고가 대도서관의 최심부인 자신의 관으로 초대하려 했으며 이건 프톨레마이오스의 목적이 알렉산드로스 4세를 어떤 형태로든 부활시키려는 것이라 그랬을 거라 한다.(*55)
→ 하지만 세 마술사의 실험이 최종단계까지 진행되면 그 셋의 에르고 쟁탈전이 시작될테니 프톨레마이오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고 그래서 프톨레마이오스는 실험이 완성되기 전 아슬아슬하게 에르고가 부활한 시점에서 함정이 발동되게 준비했을 거라 한다. 구체적으로는 세 마술사, 또는 그 후예가 다시 3층의 비밀공간인 실험실에 나타났을 때라 한다.(*56) 그리고 3년 전 그 실험실에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 도착해서 데이터를 얻었을 탠데 그 시점에 아직 에르고는 대도서관에 봉인되어 있었을 거라 한다.(*57)
→ 한편, 에르고가 삼킨 세 신은 모두 바다의 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세 마술사가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눈독을 들인 건 이 곳에 에르고를 안치시키면 바다의 요소에 익숙해지면서 2000년에 걸쳐 조금씩 신을 소화시키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라 한다.(*58)
→ 카르마그리프는 손오공이 영생의 비약을 먹은 후 얻은 후 49일간 벌 받은 건 마술적으로 보면 벌이 아닌 몸에 흡수시키는 과정이자 사상 마술의 연단술이라 하며 에르고가 먹은 신의 하나가 손오공임을 맞춘다.(*59) 그 49일이 불교의 종교적인 의미(개념적인 한 시대가 끝날 때 까지의 시간)가 있다는 걸 감안하면 이 실험에 들어간 2000년의 시간은 신대의 마술이 끝난 시점부터 현대의 마술이 끝나는 데 걸리는 시간(진짜로 한 시대가 끝날 때 까지의 시간)을 노린 거라 한다.(*60)
→ 이 때 그레이가 신이야말로 시간 그 자체라 하자 그걸 들은 카르마그리프가 이야기에서 탈선해 그레이에게 흥미를 보이며 아스테아에서 제대로 단련시켜 보고 싶다 하지만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 거절당한다.(*61) 다시 추리로 돌아가서, 프톨레마이오스의 함정이란 실험실에 세 마술사의 후예가 도착했을 때 에르고를 태운 포드를 실험실에서 해저로 배출하는 것이라 한다. 파수군들이 폭주한 것은 에르고를 무사히 배출할 때 까지 새 마술사의 후예의 발목을 묶는 함정이었다 한다. 결과적으로 3년 전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 실험실에 도착했을 때 에르고가 배출되며 그 과정에서 실험실에 바닷물이 들이닥쳤고 파수꾼들이 발을 묶으려까지 한 덕에 사이파는 익사했다 한다.(*62)
→ 프톨레마이오스는 연금술사가 아니기에 통상적으로는 파수꾼들을 폭주시킬 수 없는지라 시큐리티 키를 통해 서로 모순적 명령을 여러 개 보내 오류를 일으키는 법을 선택했다 한다. 오류를 일으키는 명령의 조합을 알아내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렸겠지만 그건 프톨레마이오스가 장수했으니 문제 없었다 한다. 그렇게 찾아낸 방법 중 하나가 시큐리티 키를 도난당하는 것이었다 한다.(*63)
→ 2층에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이 침입하자 대도서관이 폐쇄된 것은 불필요한 인간의 출입을 막는 수단으로, 아틀라스원의 분파에 이야기해서 특별히 만든 부정 동작이라 한다. 아틀라스원의 절대 계율이 자기 연구 성과는 자신에게만 공개할 것이라는 점에서 당시 연구 카피를 대량으로 보존하게 된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은 아틀라스원의 입장에서 보면 파괴도 불사해야 할 위험물일 가능성이 높다 하며, 현 시점에서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이 해저 대도서관이 회색지대이기 때문에 정식 심사가 이루어지기 전 탐사를 끝마치고 싶어했던 것 처럼 2000년 전 아틀라스원의 분파들도 본부가 이 곳을 위험시해 침입하는 것을 막고 싶다 생각했다 한다. 프톨레마이오스는 분파들에게 본부가 침입해 왔을 때 시큐리티 키가 도난당해 그랬다는 핑계를 대며 대도서관을 폐쇄시켜 버리라는 소리를 불어넣었고 그 기능이 실제로 구현된 결과가 파라오 살인사건 이중 밀실의 진실이라는 결론이다.(*64)
→ 한편 카르마그리프는 프톨레마이오스가 신대의 사람임에도 파수꾼의 오류를 일으키는 방법으로 기계적인 트릭(관리부와 연결을 끊고 추가적인 명령으로 부하를 일으킨다)을 생각해낸 것이 감탄스럽다 한다.(*65) 이에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가 아틀라스원의 분파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프톨레마이오스에게 시큐리티 키를 맡긴 시점에서 불공정 이용을 감지할 체크 기구 정도는 마련했을 것 같다고 반박하자, 카르마그리프는 그걸 감지하는 기구 역시 기계니 시큐리티 키가 뽑혔다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면 방금 감지는 단순 미스라 판단할 것이고, 기계 입장에서는 밀실에 의미가 없으니 무시했을 거라 한다.(*66)
→ 결론을 내리면 기계가 명령대로 수행한 의미 없는 행동(시큐리티 키가 도난당한 이유, 파수꾼이 폭주한 이유, 이 현상을 감지 기계가 무시한 이유)이 지금 대도서관에 온 일행들에게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착각된 것이다. 무의미라는 순수한 와이더닛에 의한 밀실이라고도 한다.(*67) 덤으로 프톨레마이오스가 사역마 새를 남긴 건 혹시라도 에르고가 2000년 후에도 살아나지 못 했을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 한다.(*68)

추리가 끝나고,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는 시큐리티 키는 누가 흠쳐간 게 아니라 관 안에 있을 거라며 에르고에게 관에 잡촉하라 하는데 여기서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추리에 태클을 건다.(*69)
→ 2세는 카르마그리프가 자기 흉내를 낸 것 치고는 와이더닛의 취급이 형편없다며 프톨레마이오스가 진정으로 원한 것이 무엇인지 결론을 내려야 한다 한다. 카르마그리프가 그건 뭐 대충 알렉산드로스 4세를 향한 속죄 정도려나 하며 뭐 어찌 되던 상관없다 하자 2세는 프톨레마이오스의 목적은 알렉산드로스 4세가 아닌 이스칸달 그 자체의 부활이라 한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사역마는 2세의 말에 긍정하며 생전의 자신은 4세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더라도 그를 되살려낼 정도로 신경이 얇은 사람이 아니라 한다.(*70)
→ 2세는 일전에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의 목적이 이스칸달을 중심으로 그리스 신화와 이집트 신화를 포괄한 신화를 재구성해 마술식, 마술기반, 마술 계통을 거의 제로에서 새로 만드는 대위업이었었다는 이야기를 다시 꺼내며(비슷한 짓인 마술 계통 룬 마술의 마술기반을 부활시켜 버린 아오자키 토우코가 언급되는데 둘의 규모의 차이는 원자폭탄의 설계도를 만든 자와 실물을 만들어버린 국가 정도의 차이라 한다.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어느 쪽이나 동등하고 두려울 뿐이다.)(*71) 카르마그리프의 와이더닛은 프톨레마이오스가 그 대위업을 달성한 목적이 단 한번의 마술식을 위해 구축했다는 것이라는 결론이 아니냐 한다. 카르마그리프는 이에 수긍하며 이스칸달은 그 대위업에 의해 신이 되었으니 신을 먹이는 실험에는 적합하지 않고 뚜렷한 개성을 가지지 않는 공백이자 재구성된 신화의 초점이 될 수 있는 에르고가 사용되었을 거라 한다.(*72) 실제로 막 깨어난 에르고는 무구하며 순수해 신화의 초점이자 공백(근원의 소용돌이나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의 투명체 재능과 비슷한 것)이라 할 만했고 이는 2세도 인정한다.(*73)
→ 하지만 이 추리대로라면 프톨레마이오스는 세 마술사에게 파수꾼을 폭주시키는 계략을 꾸밀 필요 없이 전적으로 그들에게 협력해야 할 터였다. 2세는 자기가 아니더라도 시간이 충분하면 다들 그 논리의 어긋남을 생각했을 것이라 하며, 세 마술사가 한 통속이 아니었을 거라 한다. 그리고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가 관리부로 들어오자 기다렸다 한다.(*74)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카르마그리프가 자신의 팬임을 자청해 온 것처럼 자신도 현대 마술과 접점이 많은 카르마그리프와 언젠가 마주칠 것을 대비해서 겁쟁이 수준으로 준비해 두었다 하는데, 블랙 옥션에 나도는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의 뒷 코드를 낙찰받은 건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였다.(*75) 언젠가 카르마그리프 대책용으로 쓸 수 있겠지 하고 시계탑 마술사의 마인드로 아틀라스원의 유실물 구입해 놓은 것이었다.(*76) 카르마그리프 본인도 비슷한 걸 우려하고 있었다 한다. 조를 편성할 때 라이네스를 외주부에서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과 같이 남겨 놓은 건 둘만 있을 때 그 부분을 터놓고 이야기하게 해 라이네스가 로그를 설득하기 쉽게 하려는 의도도 포함되었다. 아무래도 그레이는 그런 비밀을 숨기는 데 익숙치 않아서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라이네스가 뒷 코드의 기능을 사용해 4층 관리부와 관에 접근했을 때 까지 2세와 항상 통신하고 있었으며 뒷 코드로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전체 지도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77) 이에 그레이는 이 정도로 흉계를 꾸몄으면 오히려 자신들이 범인 아닌가 한다.(*78)
→ 그렇게 라이네스가 뒷공작해서 얻은 건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의 증언이었다. 그는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을 죽인 자를 찾기 위해 이번 합동발굴조사단을 꾸몄다. 한편 카르마그리프의 '사이파는 2000년 전의 함정에 걸려 죽었다'는 추리를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세 마술사가 한통속이 아니며, 프톨레마이오스가 에르고를 납치한 게 쿨드리스에게 이용당한 거 아니냐고 반박한다.(*79) 세 마술사 중 지즈와 무시키는 2000년이 지난 현대에도 살아 있지만 쿨드리스의 선조는 죽었고 후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남기지 않았다. 아틀라스원의 규율을 지킨 것이라 쳐도 허술했다. 이를 2세는 쿨드리스의 선조가 2000년 전부터 선수를 친 거 아니냐 한다. 다른 둘과 달리 쿨드리스의 선조는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였기에 도서관을 제작한 아틀라스원의 분파와 같은 기술을 사용했고 다른 두 마술사와 달리 도서관의 제작에 사용된 기술에 능통했다. 즉, 시큐리티를 돌파해서 본래 프톨레마이오스가 들어 있다고 알려진 관에 다른 내용물을 넣어놓은 거 아니냐 한다.(*80)
→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 자기랑 자승자박 수준의 추측뿐인 추리 아니냐 따진다. 여기서 사용되는 것이 라이네스가 소지한 대도서관의 뒷 코드로, 이걸 아틀라스원 선임 교관이자 쿨드리스의 후예인 로그가 쓰면 파라오의 관에 어떤 함정이 숨어 있건 무시하고 따 버릴 수 있으니 지금 관의 내용물을 확인하는 것으로 2세의 추리를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81)

전원 2세의 관에 뒷 코드를 써 보자는 제안에 찬동했다.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이 문을 열려 하자 그 순간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이 뼈의 칼을 꺼내 아버지를 찌르려 한다. 월령수액과 로그의 뼈의 방패로 간신히 막았고, 그렇게 흑막이 밝혀졌다.(*82) 지금가지의 라티오는 분할사고로 만든 두 번째 인격이었고, 진짜 라티오는 그 뒤에 머물러 있었다. 진짜 라티오가 아닌 다른 분할사고의 인격이 몸을 조작했다.(*83) 3년 전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 대도서관에 침입했을 때 라티오도 따라왔고, 그 곳에 에르고를 만든 세 마술사 중 하나인 그 시대의 쿨드리스가 남겨놓은 기록을 발견했다. 해독은 사이파가 했지만 그걸 머리로 받아들인 건 라티오였다. 문제는 그 기억이 너무 많아서 라티오의 인간성을 변질시켰다. 이런 현상을 막을 방법은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가 가진 자아가 비어 모든 걸 허용하는 투명체의 재능을 가지는 것 뿐이고, 결과적으로 그런 재능이 없는 라티오는 변질된 자신을 숨기기 위해 분할사고의 다른 인격을 만들어 뒤에 숨어버렸다.(다른 인격은 사고가 터지기 전 라티오의 인격에 가깝게 설정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가짜가 진짜 라티오고 가짜를 만든 진짜가 변질된 가짜 라티오에 가까운 상황이 된다.) 3년 간 분할사고의 다른 인격에게 쭉 몸을 맡겨 왔는데 이는 변질된 자신이 몸을 조작하면 다른 아틀라스원의 지인들이 자신의 변화를 눈치챘을 것이기 때문이다.(*84)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 이라기 보다 기억을 주입받은 결과 2000년 전의 쿨드리스의 인격에 가까워진 자는 프톨레마이오스의 관을 열어버린다. 그 안에는 시신이 아닌 검은 독기가 있었고, 그걸 에르고에게 먹이려 한다. 라티오가 범인임을 확인한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는 바로 에테라이트로 라티오를 제압하려 했지만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가 에르고가 완성되는 쪽에 가치가 있다며 쌍은순호로 에테라이트를 얼려 막아버린다.(*85) 주인이 비전투계라는 설명이 무색하게 쌍은순호는 수많은 속성의 화살을 쏘아내고, 빗나간 것은 마법진을 발생시킨 후 방향을 틀어 다시 표적을 노리는 등 쓸만함을 과시하며 로드 엘멜로이 2세를 노렸다. 린과 루비아가 이를 막아내고 카르마그리프와 대치한다.(*86)

이후의 내용에서 카르마그리프에 관한 것만 정리하면, 라티오는 에르고를 사용한 초연산을 하기 위해 해저 대도서관 지하의 해저 화산 중 하나를 동력원으로 쓰기로 했다 한다. 이미 27분 뒤에 필요할 거라 예상하고 그 시점에 화산을 분화시키도록 설정해 두었다.(*87) 해저 대도서관이 아무리 신대 기술로 2000년 간 보존된 특주품이라 해도 해저화산이 터지면 박살나는게 당연하다는 듯 화산이 작동하기 시작하자 관리부가 진동하기 시작했다.(*88) 지금 화산이 터져서 다 죽게 생겼는데 아직도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의 편을 드냐 따지는 토오사카 린과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에게(*89) 위에서도 언급한 마술사에게 있어서 고고학의 정의를 이야기하며 태연하게 적대해 온다.(*90) 그렇다고 죽겠다는 건 아니고, 최대한 볼 수 있는 만큼 보고 도주한다 한다. 그리고 카르마그리프의 조수만이 이 전투에 참가하지 않으며 흥미도 없어 치외법권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91) 린은 도저히 실력으로 이길 상대가 아님을 알기에 비기 돌고 도는 다섯 별을 꺼낸다.(*92) 하지만 이는 아래에서도 언급하듯 카르마그리프에게 경삳을 입히는 데 그친다.

당하지만 않는 2세는 아틀라스원의 사람들에게 후유키 시의 서번트의 소환 의식을 지시한다. 쿼트 이슈타리오 아즈반과 조제페 이슈타리오 사그다임의 몰큘페이스가 바닥을 연산기로 만들고, 프톨레마이오스의 사역마가 성유물로서 연산기 가운데 서고, 2세의 기억에서 서번트 소환의 술식을 읽어 온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가 주문을 외친다.(*93) 여러가지 특수한 요인이 겹쳐 서번트의 소환이 가능해지자 카르마그리프는 시온의 소환 영창을 막으려 한다. 하지만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가 보석에 상승을 걸어 강화를 발동해 플라잉 니킥을 카르마그리프의 목에 명중시켜 움직임을 막는다.(*94) 그렇게 아쳐(프톨레마이오스)가 소환되자 카르마그리프는 그가 해저 대도서관의 시큐리티 키인 책을 갖고 있는 걸 알곤 반항을 그만둔다.(*95)

인과 관계가 마무리되고 아쳐(프톨레마이오스)는 에르고에 대한 최저한의 정보가 기록된 수정을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 넘겨준다. 그렇게 갈 사람은 가고 벌 받을 자는 벌 받는 걸로 끝나나 했는데(*96) 지금까지 분할사고로 메인 프레임을 숨겨두었다 3년 만에 개방한 대가로 간신히 균형을 유지하던 인격에 기억 포화가 일어난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의 제어가 폭주해 관리부를 침식하기 시작했다.(*97) 그걸 억누르면서 라티오를 죽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의견이 갈리려는 순간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더러 조금 전의 공방에서 조수인 티카를 전투에 참가시키지 않은 건 아스테아의 지상예장을 준비하도록 한 것이고, 이런 상황이 일어날 것을 알고 있는 거 아니까 어서 정리하라 한다.(*98) 카르마그리프는 이에 수긍하곤 지상예장으로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 남긴 뼈의 팔 형태의 엑조포름을 뽑아낸다. 자동 발동 자동 판단 기능이 담긴 이 팔이 폭주하는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과 맞선다. 지상예장 안에 이런 게 저장되어 있었던 건 카르마그리프와 사이파가 친구였기 때문이다.(*99)
그리고 앞서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가 구입한 사이파의 뒷 코드를 경매에 내 놓은 건 카르마그리프였다. 돈이 급해서 카피한 것을 이것저것 옥션에 내놨는데 누가 사 갔는가를 조사하지 않은 걸 아쉬워한다.(*100)
한편 라티오와 사이파의 팔의 싸움은 라티오 쪽이 우세를 점했다. 이번에야말로 라티오의 생명을 끊어야 하나 싶은 상황에서 거의 빈사 상태의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이 무리해서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이파가 죽은 후 자신은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외의 것을 모두 잊어버렸으며, 라티오에게 어떤 관심도 가져주지 않고 대화하려 한 적도 없고 그녀가 조종당했을 거라 생각하지도 못 했다고 고백한다. 라티오는 폭주를 멈추고 아버지를 껴안는다.(*101)

정말로 사태가 종결된 후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는 보석 학과의 제자들인 토오사카 린과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에게 배웅받으며 배로 떠난다. 루비아한테 얻어맞은 목덜미가 아직도 아프다 하며 볼 거 다 봣고 할 일도 했으니 당분간은 얌전히 있겠다 한다.(*102)
카르마그리프는 이번 일이 친구였던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의 억울함을 풀어주려 한 의도는 일절 없었다 한다. 저 분위기는 마술사의 방식이라기 보다 카르마그리프 개인의 특성이라 한다. 이런 특성은 강사로서 사제들과 좋은 조합이 될 지도 모른다 한다.(*103) 아무튼 사이파는 꿈이 있어서 좋아했고,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라는 꿈을 볼 수 있었다는 게 굉장했다 한다. 아스테아의 고고학관에게는 이것이 유일무이한 가치라 한다.(*104)
강사로서 루비아에게 보석에 상승 걸고 신체강화 했으니 마술사의 기본인 컨디션을 돌봐두라 한다. 이에 루비아는 신체관리는 당연한 의무라 한다.(*105)
카르마그리프는 에르고에 대해선 시계탑에 찌르지 않는다 하며, 지금은 괜찮다 한다.(*106)

이후 모나코에서 로드 엘멜로이 2세가 반 펨의 선상연회 참가비 백만 유로를 못 구해서 자기 제자들에게 손을 내밀게 되는데 그걸 카르마그리프가 보면 배꼽을 잡고 웃을 거라 한다.(*107)


카르마그리프의 능력

마술 속성은 지와 공의 이중속성이며 고고학과 아스테아가 수집한 비보를 행사하는 마술사 판 인디아나 존스다.(*108) 변화의 프로페셔널이다. 건드린 것을 다른 성질의 물체로 변화시킬 수 있다. 여기에 수집한 각종 비보를 몸에 숨기고 있어 능력과 예장의 응용성만은 시계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109)

■ 주 무장은 이런저런 형태(발굴작업형, 와이어 발사형 등)로 사용 가능한 마궁·쌍은순호(双銀瞬弧, 슛 더 문)다. 평소에는 정장의 손목에 접이식으로 감추어지며 전개하면 두 개의 호를 겹쳐놓은 듯한 모습이 된다. 카르마그리프 피셜로는 그리 대단한 예장은 아니라 한다. 대신 그의 변화를 겹치는 것으로 일종의 마술 화살을 쏘아낼 수 있다. 연달아 발사되는 열광(裂光)같은 빛의 화살은 적에게 닿은 순간 상대에게 약체화를 걸어 높은 방어력을 가진 자를 관통시킨다. 그리고 착탄한 지점에서 얼어붙거나 부식시키거나 번개를 내뿜어 적을 괴롭힌다.(*110)(*111) 현은 에테르로 되어 있으며 이 현에 변화를 부여하는 것으로 화살을 만든다. 악기를 연주하듯 손가락을 세로로 움직이면 메겨진 화살이 수십 발로 분열해 부채처럼 활에 매겨진다. 그 솜씨와 아름다움은 로드에 걸맞는 솜씨다.(*112) 인디아나 존스 스럽다는 설정 답게 마궁에서 가느다란 끈으로 연결된 화살을 사출한 후 그 끈에 매달려 공중을 이동하기도 한다.(*113)

■ 비장의 카드는 비보를 과잉구동하는 '판타즘 오버로드'다. 본인의 마력까지 변화시켜 비보가 능력 이상의 일을 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비보는 사용한 후 타버리지만 대신 본래 지닌 신비를 아득하게 초월해 조건부에 따라 신대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아크에 필적하는 유물을 다수 지닌 아스테아와의 상성은 최고지만 고고학을 사랑하는 카르마그리프는 이걸 쓰기 싫어한다.(*114)

■ 카르마그리프의 지상예장은 '부정무이(否定無二, 제미니)' 라 한다. 여러 개의 랜즈와 유리관, 톱니바퀴와 튜브가 결합된 기묘산 생물을 연상케 하는 구식 기계다. 흑백 특촬 영화에서나 나올 모양이다. 기상이 고약해서 주인의 피를 주입시켜야 작동하는데 그 피가 튜브에 흐르며 맥박을 친다. 사용 전제 조건이 그 외에도 엄청 많아서 가능하면 쓰기 싫다 한다.(*115) 카르마그리프의 특기 마술인 변화와 마술 속성 지와 공을 살린 이 장비는 빨아들인 것의 성질을 변화시키는 장비로, 이를 통해 모델과 촉매를 이용하고 마술 속성을 조합헤 결과적으로 빨아들인 비생물적인 것을 복제한다. 신대의 것을 복제하려면 같은 계통의 동등하고 귀중한 재료가 필요하며 신대 아틀라스원의 기술인 시공 거품조차 복제할 때는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서가 파편을 재료로 썼다. 투영의 초 상위 호환으로 마술 세계의 질서를 뒤집어 놓은 일종의 기적으로 불린다. 고고학에서 유용하며 복제 과정에서 해당 비생물의 분석도 가능하다.(*116) 그 조작법은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터치하는 느낌이며 조작하는 손가락의 움직임은 게임 컨트롤러를 조작하는 것과 비슷하다.(*117)
그리고 이 지상예장은 모조를 바로 생산하는 게 아니라 상한은 있지만 어느 정도 생성하지 않고 보관하는 게 가능하다. 대신 물건에 따라서 재료를 넣고 나서 생성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한다. 다른 작업은 일절 하지 않는 카르마그리프의 조수인 타키가 따라다니며 하는 일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바로바로 하는 것이었다 한다.(*118)

■ 한편 보석 마술학과를 사들인 건 폼이 아니었다. 공의 마술 속성은 5대 원소 중에서도 가장 희귀한 것으로, 마술의 핵심인 에테르 그 자체를 조작한다. 그래서 극의에 이르면 타인의 마술을 해체하는 것이 가능하다. 작중에서 카르마그리프가 보석 마술을 조합한 마술의 해체를 시전하는데 색이 없는 공의 속성은 본질적으로 보석으로의 물들임을 거부해 보석 마술과의 연계는 더욱 난이도가 높아진다. 카르마그리프의 실력을 보여 주는 예로,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시점의 토오사카 린은 공의 속성을 지녔어도 아직 보석을 사용한 타인의 마술의 간섭, 해체는 할 수 없었다.(*119)

■ 티카에 따르면 로드 엘멜로이 2세 만큼의 약체는 아니지만 로드 치고는 전투능력이 부족하다 한다. 그 대가로 2세보다 개성이 부족하다고 빈정거린다.(*120)
카르마그리프는 땅의 마술 속성으로 보석에서 필요한 속성을 끌어내 마술에 적용하는 기술을 쓰는데 이 기술이 그가 보석 학과의 학과장이 될 수 있게 만들어줬으며 이걸 사용하면 다른 로드와 싸우는 것도 얼마든지 대응 가능하다고 생각한다.(*121)

■ 토오사카 린과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에게 보석을 사용한 특수한 융합을 가르쳤다. 이론 상 보석에는 시간과 기술을 들이면 거의 같은 마력을 깃들이게 할 수 있으며 이걸 응용해 보석만으로 유사 마술회로를 만들어내 힘을 합치는 것인데 이는 보석 마술이라는 체계 그 자체를 개혁하는 행위다. 참고로 린과 루비아에게 이것을 가르친다 가정하면 로드 엘멜로이 2세로는 무리이며, 케이네스 엘멜로이 아치볼트라면 가능할 지도 모른다.(*122) 카르마그리프는 성공했다. 강사로서의 2세는 이걸 보고 최대의 실의를 느끼며 이를 갈았다.(*123) 효과에 대해서는 융합 항목을 참조할 것.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시점에서 토오사카 린과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와 2대 1로 싸우게 되는데 둘을 압도한다.
→ 카르마그리프에게 도저히 미치지 못 하는 토오사카 린이 비장의 카드로 꺼낸 초견살로 자랑하는 돌고 도는 다섯 별에 허를 찔리고도 경상으로 막아냈다.(*124)
→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가 보석에 상승을 건 강화로 카르마그리프의 목에 니킥을 먹였는데(*125) 일단 맞고 뻗어버린 것 처럼 행동하지만(*126) 2세가 그만 일어나라 하자 불쑥 일어선다.(*127)
→ 사실 대도서관의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지상예장으로 피를 왕창 소모해서 루비아와 린과 싸울 때의 전투력은 전력이 아니었다 한다.(*128)
→ 카르마그리프에게 배웠다는 융합을 쓰지 않은 건 가르쳐 준 사람이 카르마그리프이므로 써 봐야 쉽게 반격당한다는 이유다.(*129)


이외, 카르마그리프에 대해서 알려진 내용들

■ 조수로 따라온 티카 멜루아스테아 틀레막은 아스테아의 사무를 담당하는 20대 후반의 땋은 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뱅뱅이 안경 쓴 여성이다. 손에는 커다란 아타셰케이스를 들고 있다. 엄청 솔직한 말투에 움직임이 과장된 행동으로 로드인 카르마그리프에게 초밥을 사 내놓으라는 등 서스럼없이 대하는 것이 이상한 놈들 투성이인 엘멜로이 교실에서도 묻히지 않을 인재다. 카르마그리프에서 그래서 월급은 주겠냐, 월급 인상해라 같은 타령을 한다.(*130)(*131)

■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이 카르마그리프를 높게 평가한다. 카르마그리프를 알렉산드리아 해저 대도서관 조사단에 초대한 건 그의 지상예장에 대해 알고 있어서였다.(*132)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가 추리를 할 적 카르마그리프를 대수롭지 않게 취급할 때 로그는 카르마그리프가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불러들일 만한 자라 한다.(*133)




이 항목에 불만을 가진 분들을 위한 안내

오타, 설정 오류, 잘못 적힌 내용이 있으면 오류지적판에서 양식을 지켜 지적해주세요. 보는 대로 수정하고 있습니다.
안 적혀 있는 설정이나 묘사를 아시는 분이 있으면 정보투고판에서 양식을 지켜 올려주세요. 보는 대로 추가합니다.


번역 출처

번역은 가능한 허락을 맡았습니다. 대강 2012년 즈음 마법사의 밤 이후의 작품은 허락을 맡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전의 번역은 역자분에게 연락이 가능한 경우는 다 받았습니다만 그것이 불가능한 글은 어쩔 수 없이 그냥 쓰고 있습니다.
'왜 내 닉네임이 여기 있어!'라고 생각하시는(불쾌하신) 분은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세요. 시정하겠습니다.
혹시나 목록에 빠졌는데 원하시면 닉네임을 넣어드리겠습니다.


■ 많은 도움을 주셔서 일일이 정리할 수 없는 분들 : 에뎀님(http://edemless.egloos.com/), 닭불갈비님(http://u-chicken.tistory.com/), B2님(http://broadbridge.tistory.com/), 영생님(http://blog.naver.com/xnistore), M00NLI9HT님, RuiN님, 마그누스님, 용고령주님.
■ 구 레이스넷(현 타입문넷)의 회원분들 : 월희 번역
■ 사신이라 불리는 H님 :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번역
■ 정수君님 (http://kawasumi.egloos.com/) : 공의 경계식 카피지 판 번역
■ 테스타님(http://blog.naver.com/hjwi1801) : 페이트 제로 동인지판, 페이트 엑스트라 캐스터 남주인공 루트 번역
■ 마리봄님(http://blog.naver.com/mariebom/130116822778) : 페이트 엑스트라 아쳐 여주인공 루트 번역
■ 레드슈즈님(http://blog.naver.com/hjrew1106) : 페이트 제로 동인지판,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 번역
■ 계양균님(http://www.gyeyang.xo.st/) : 멜티블러드 번역
■ 타이시님, 생물체님, Master-J님 : 멜티블러드 리액트 번역
■ アイギス님 : 페이트 언리미티드 코드, 멜티블러드 액트레스 어게인 번역
■ 시스타일님 : 멜티블러드 액트레스 어게인 리즈바이페 스트린드바리 진 시나리오 모드, 보스러쉬 모드 번역
■ 卍(擄魔)解님(http://www.joara.com/view/book/bookPartList.html?book_code=286899) : 페이트 타이가 콜로세움 시리즈 일부 번역
■ 루트D(http://rutd.net/, 구 취월담) : 멜티블러드 액트카덴쟈, 캐릭터 마테리얼 번역
■ 귀챠니즘님(http://blog.naver.com/wlsska6327) : 페이트 아포크리파 어쌔신 편 번역
■ 밤나무님(http://blog.naver.com/holy_tree) : 마법사의 밤 번역
■ 아르크님(http://blog.naver.com/asura7777777) : 마법사의 기초음률''의 번외편 '벌꿀을 둘러싼 모험' 번역
■ 크리스Φ님(http://moonchaser.tistory.com) : 달의 산호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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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련님(http://pakiro.blog.me) : 페이트 엑스트라 세이버(네로 클라우디우스) 루트 번역
■ 해랑님(http://cshjm1689894.blog.me) : 캡슐 서번트 번역
■ 루리웹의 구운님 : 캡슐 서번트 번역
■ DC 달갤의 ㅇㅇ님 : 사쿠라이 히카루 관련 좌담회 번역 (출처 링크)
■ 한늉님(http://blog.naver.com/opgh1/220422840221) : 타입문 에이스 vol.10 부록 드라마 cd 나비효과 번역
■ 앗님(http://blog.naver.com/ashelgran) : 페이트 그랜드 오더 번역
■ 아인할트님(http://blog.naver.com/ssj987) : 페이트 그랜드 오더 번역
■ DC 달갤(http://gall.dcinside.com/board/lists/?id=typemoon)에서 퍼온 역자분들. 온갖 작품을 퍼왔으니 딱히 작품 명시 안 함. 굳이 궁금하면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typemoon&no=133768 가서 뒤져 볼 것. : kkyure님, 제롱님, 앙단테님, 안구운김P님, 아탈란테님, 피첼라나님, 그루님, 나사린님, 고즈엉님, 마밤님, 닉시스님, 인도형제님, 등등구렁등등이님, Embrio님, CB님 등.
■ 타입문넷의 zz21님 : 페이트 그랜드 오더 번역
■ 시즈오(http://blog.naver.com/ikarikou/)님 : 페이트 그랜드 오더 번역
■ 루리웹 타입문 게시판(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family/3665/list?bbsId=G006&pageIndex=1&itemId=557)에서 퍼온 역자분들. 참고로 DC 달갤이랑 여기랑 둘 다 활동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 경우 그냥 적당히 한 쪽에 적음. : 수히나님, 문자 친구님, 명란빵먹고싶다님 등.
■ 파랑새님(http://blog.naver.com/waterdroper) : 페이트 엑스트라 CCC 세이버, 캐스터 루트 번역
■ 초코초코ㅡ묘도인님(http://blog.naver.com/jch531) : 페이트 그랜드 오더 번역
■ 프레님(http://prestia.tistory.com) : 페이트 그랜드 오더 번역
■ 료나님(http://blog.naver.com/sangik204) : 페이트 엑스텔라 관련 투고.
■ 네이버 페이트 그랜드 오더 카페(http://cafe.naver.com/fategrandorder)의 지우님 : 페이트 그랜드 오더 번역.
■ 그 외 번역 도움을 주신 분들 : clockwork님, 천구군님 등
■ 수많은 오타지적 : 신의강림님
■ 그 외 이전하기 이전 오위키 사이트에서 작성에 손을 보태주신 수많은 분들.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をウィキ内検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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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지킬 거 축약

● 여기는 공신력이 없습니다. 객관성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각주도 객관성이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습니다.
● 퍼 가실 거면 출처가 여기라고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갑질할 입장은 아니므로 강요는 안 합니다만...... 그러시면 제 의욕이 상실됩니다.
● 정리글만 보고 떠들면 사견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여기만 보지 말고 먼저 원작을 감상해 주세요.

좋은 소식

달갤에서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9권까지 번역이 완료되었습니다.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 9권까지 번역이 완료되었습니다.
츄라이 츄라이.


자료륾 못 구해 반영을 못 한 것들. 정보투고 환영중. 번역 부탁드려요...

● 페이트 프로토타입 창은의 프래그먼츠 사운드 드라마
여기서 보강된 내용이 엄청 많다는데 일알못이라 반영 못하고 있음.
번역 츄라이 하기엔 청해가 좀 빡실거 같긴 한데..... 최근 연재 시작한 코믹스판에 기대해 봐야 하나.

● 페이트 로스트 에인헤랴르 극광의 아슬라우그
프롤로그 말고는 번역이 없어서 반영 불가.
더군다나 1권만 나오고 페이트 레퀴엠 수준으로 유기된거나 마찬가지라.... 이건 번역해달라고 부탁도 못 하겠다.


그 외 사유로 반영 못 하고 있는것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사건부
부분번역과 마테리얼 참조해서 쓴거라 빠진 게 많음.
특히 관위결의 편은 큰 틀만 있고 자세한 내용이 없는 수준.
이유는...... 정발판 텍스트 내용 하나하나 받아적기 귀찮음. 그런 받아쓰기 작업은 월희 리메이크나 페이트 사무라이 렘넌트로 충분하다고......
혹시 텍스트 복사 붙여넣기가 가능한 정발 전자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그럼 사서 반영해 봄.

● 페이트 엑스트라 코믹스 폭스 테일
연재속도가 느린 것도 있고 귀찮기도 해서 놔버린 상태.
최신 밈이 스즈카 매독썰이라니 좀 깼다.

● 프리즈마☆이리야
비정사인데다 연재속도 느리고 귀찮아서 놔버림.
최근전개에서 뽕차는 최종전이 진행중이긴 한데 그래도 귀찮은걸.

● DDD
뒷부분 번역이 없는 건 둘째 치고, 보는 사람이 있긴 함?

● 히무로의 천지
완결났는데 번역이 없다.

● 타입문 학원 치비츄키!
전부 정발됬지만 7권에서 연중 유기되었다길레 나도 유기.

● 꽃의 미야코
작품이 연중으로 유기당했으니 나도 유기.

● 파이어 걸
그 운석새끼가 완결낸 작품이고 뒷골목 사츠키 히로인 12궁편에서 누가 나왔다는 건 들었는데... 관심있는 사람이 있긴 함? 나무위키에 항목도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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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트에서 정의하는 타입문 세계관에 대해서
타입문 세계관의 인간에 대해서
타입문 세계관의 국가에 대해서
타입문 세계관의 특이한 역사와 전설에 대해서
월희 시공과 페이트 시공의 차이에 대해서
역대 페이트 시리즈의 작품 관계도

타입문 사전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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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서번트(인물)
마술사, 마법사(인물)
이능력자(인물)
성당교회 소속(인물)
흡혈귀(인물)
일반인(인물)
과거의 인물(인물)
영체, 환상종, 메카(인물)
강철의 대지(인물)
페이트 엑스트라(인물)
기타(인물)

세계를 구성하는 시스템
평행세계
(패러렐 월드)
근원의 소용돌이
(아카식 레코드)
억지력
(세계(행성)을 지키는 힘)
좌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난 곳)
기원
(모든 생명이 지니는 방향성)
신비
(이능을 발현하는 힘)
랭크
(이능의 성능을 측정하는 기준)
신화
(기적이 당연했던 과거)
세계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를 초월적인 존재)
인리정초
(인대에서 인간 기준의 평행세계를 컨트롤하는 시스템
이문대
(인리적으로 가지치기당한 역사. FGO에서 이성의 신에 의한 범인류사를 향한 쿠데타 감행)
아프사라스 분기
{정사의 줄기에 가까우나 벗어나고 만 가지,)
사상
(확률을 사용한 특수한 현상)

세계를 구성하는 요소
혼
(인간을 구성하는 제2요소)
정신
(인간을 구성하는 제3요소)
에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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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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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을 구성하는 요소)
영자
(에너지를 가진 정보)
마력
(이능을 발현하는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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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사후 생기는 요소)
외계
(지구 외 요소)
허수공간
(현실(실수공간)의 반대 개념)
세계의 뒷면
(신대의 종료 후 환상종들이 도망친 장소. 통칭 아발론)
명계
(신대에 인간과 밀접해 있던 사후세계)
이세계
(그 외 작중에서 언급되는 정체 불명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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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시대 등을 종말로 이끄는 시스템)

세계 외 요소
크툴루 신화
(창작물이면서 동시에 외우주에 존재하는 것)
서번트 유니버스
(SF와 히어로물이 섞인 개그 시공)
구다구다 시리즈
(과거 일본을 다루는 개그 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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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의 무언가... 였던 페이크 보스)
칼데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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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오버로 독자 항목이 된 이야기
요정국 브리튼 이야기(2부 6장)
나우이 믹틀란 이야기(2부 7장)
페이퍼 문(주장1)
폐기공(주장2)
아키타입 인셉션(주장3)
트리니티 메타트로니오스(주장4)

스핀오프 평행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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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마☆이리야의 세계
페이트 엑스트라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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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 서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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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의식
히무로의 천지
기타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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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 마법사
초능력 / 혼혈
기타 이능력 / 기술
종족 /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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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9년 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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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 잡기

관리자가 개인적으로 고찰하거나 정리하거나 대충 적은 잡글의 모음입니다.

번복되었거나 알 수 없는 설정과 묘사가 안 맞는 일러스트
시간이 지나면서 번복되었거나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는 설정, 묘사와 일치하지 않는 일러스트를 정리하였습니다.

직사의 마안으로 죽인 것
작품 내에서 직사의 마안으로 죽인 것들을 정리하였습니다.

나스 키노코식 단어 표기
작품 내에서 특이한 단어 표기가 등장한 경우를 정리하였습니다.

알려진 작중 년도
알려진 작품의 배경 년도를 정리하였습니다.

외부 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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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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注釈

*1 각주예시

*2 이름은 업의 카르마와 신성문자의 히에로그리프를 비튼 것.- 타입문 에이스 VOL.15 동봉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용어집

*3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당시에 30대 후반. 원래, 멜루아스테아는 군주(로드)면서도, 꽤나 느긋태평함으로 유명했지만, 카르마그리프의 행동은 꽤나 야심적. 고고학에도 금이 필요하지만, 20세기에 들어서 금의 중요성이 단숨에 격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정으로 광석과의 학부장 지위도 뺏었지만, 이것은 곤란한 상황도 부르게 되었다. 귀족주의의 자리를 하나 빼앗은 결과, 바르토멜로이의 눈에 찍히게 된 것이다. 멜루아스테아는 중립주의의 톱이지만, 원래는 최약에 가까운 11과. 톱이란 전통 등을 가미한 입장상일 뿐이다. 그것을 잘 알고 있기에, 카르마그리프는 이 틈에 입장을 확립하느라 여념이 없다.- 타입문 에이스 VOL.15 동봉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용어집

*4 엘멜로이 2세에게 흥미를 갖고 있는 것은, 그런 이권과 동시에, 자신과 많이 닮은 입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양쪽 모두 본질적으로는 군주(로드)의 지위에 흥미가 없고, 자신의 목적을 마술과 별도로 갖고 있기 때문.- 타입문 에이스 VOL.15 동봉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용어집

*5 침묵하는 스승에게 카르마그리프가 고개를 돌렸다. "라이네스 씨가 당신을 부른다고 했을 때 반대하지 않은 것도 당신의 명성 때문이었어요. 마술 사건이라면 엘멜로이 2세에게, 라는 말을 들은 지도 오래고요." "⋯⋯⋯저는 별로, 그런 탐정 같은 행위는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의외의 대답이네요." 카르마그리프가 머리카락 너머로 눈을 크게 뜨는 기색이 보였다. "그야말로 최약의 11과라든가 시계탑의 느슨한 군주(로드)라는 말을 뒤에서 듣던 저보다, 당신이 훨씬 더 시계탑의 중심에 서 있었을 텐데요." "겸손을. 중립주의의 톱으로서, 그 이름은 변함없을 테니." "단순히 입장뿐이에요." 카르마그리프가 어깨를 으쓱했다. 어디까지 진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말투와 몸짓에서 스승을 가볍게 여기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 또한 군주로서 드문 일이다. 대체로 시계탑의 상류층이 모인 자리에서 눈에 띄면서도 경시 받는 것이 스승의 입장이었다. 수 초간 침묵을 지키던 카르마그리프가 말을 이어갔다. "저는, 당신을 부럽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로드 엘멜로이 2세." "⋯⋯저를?" "저처럼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당신은 홀로 시작했죠. 몰락한 엘메로이를 혼자서 다시 일으켜 세웠고, 시계탑의 세력 구도까지 바꿔놓았죠. 이를 쾌거라고 하지 않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십수 년 전, 세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당신은 분명 시계탑의 영걸이었어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 순간, 나는 스승님 앞에 나섰다. 바닷가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나이는 마흔 전쯤 되었을까. 갈색의 긴 머리로 눈가를 완전히 가리고, 마른 체격에 회색 수트를 입고 있다. 자세히 관찰하면 상당히 고품질의 원단으로, 아마도 오더메이드일 것이라는 것을 어깨에 달라붙는 모양새로 짐작할 수 있었지만, 본인의 분위기 때문에 그다지 고급스러워 보이지는 않았다. 한 마디로 말하면, 어떻게 봐도 어수룩한 상대다. 다만, 분명 일반인은 아니었다. 아주 희미하게나마 그 남자의 주변에서 마력의 파장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틀라스 원?' 당연히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만났던 아틀라스원의 사람들과도 다른 분위기였다. 애초에 아틀라스원에서는 마력의 부류를 거의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 인상은 좀 더 친숙한...... "여, 반가워요. 오랜만입니다. 로드 엘멜로이 2세." 라며, 남자는 애매하게 웃었다. 이에 대한 스승의 반응은 격렬했다. "그런...... 당신이......" 라고 작게 신음했다. "스승님과 아는 사이인가요?" "아는 정도가 아니야(知り合いどころじゃない). ......아아, 설마, 여기서 우연히 마주쳤다는 건 아니겠지?" 장발 남자는 곤혹스러운 듯이 뺨을 긁적였다. "음, 당신은 아틀라스 원에서 온 사람이 올 줄 알았나 보군요. 뭐어, 이번엔 제가 사실 아틀라스원 쪽에서 온 거지만요." 힘없이, 우물쭈물하는 목소리의 톤이 낮아졌다. 몇 초 정도 침묵이 흘렀다. 그러자 스승님 쪽에서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이쪽도 오랜만입니다. 카르마그리프・멜루아스테아・델루크――― 아니, 로드 멜루아스테아." / "......멜루아스테아?" 그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었다. 시계탑의 십이과 중 하나였던 것 같다. 고고학과의 별칭이 그런 이름이었을 것이다. 보통 시계탑의 학과에는 시조의 이름이 붙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가문의 후손들이 시계탑의 중책을 담당하게 된다고 한다. "로드 멜루아스테아란, 그러면, 그." "물론 네 생각대로다. 카르마그리프 씨는 고고학과의 학과장이자, 열두 군주 중 한 명인 로드 멜루아스테아 본인이다." 무심코,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열두 군주 중 하나. 즉, 스승이 로드 엘메로이 2세라고 불리는 것과 같은――― 시계탑에 열두 명밖에 없는 마술사의 왕이라는 뜻이다. 그런 내 표정을 읽었는지, 한심한 듯이 카르마그리프가 웃었다. "이야, 위엄이 없어서 미안하구나." " 아, 아뇨, 그런......" 대답을 하면서도 내 목소리는 점점 흐려졌다. 사실 지금까지 만났던 군주(로드)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스승은 그렇다 치더라도, 다른 군주(로드)들은 다양한 방향에서 마술사들을 이끄는 자의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었다. 카르마그리프에서는 그런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마술사라는 인상조차 희미했고, 평범한 비즈니스맨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더군다나 어떻게 이집트에서 시계탑의 군주(로드)와 우연히 마주칠 수 있단 말인가. 같은 말을, 스승님도 물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 심하게 심약(気弱)해 보이는 카르마그리프와, 스승의 관계도 모르겠다. 시계탑의 인간 군상으로 보면 대부분의 경우 입장이 약한 것은 스승님 쪽이라서 왠지 혼란스럽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 어느덧 바다에, 진짜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상이 가까워져도 잠수정의 속도는 떨어지지 않았다. "카르마그리프 씨?" "뭐, 지켜봐 주세요." 느긋한 눈가림(目隠れ) 군주(로드)의 말에 숨을 멈춘다. "앗⋯⋯, 에?" 충돌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대로 잠항정이 지면을 뚫고 지나간 것이다. "환술? 아니면 과학적인 홀로그래피인가?" 스승도 분간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것이 아틀라스원과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고도의 과학은 마술과 구분할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류의 현상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 카르마그리프【인명】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 「아니아니아니, 입장상 멜루아스테아는 중립주의 톱이니 하는 말을 듣고 있지만, 무려 11과야. 원래의 엘멜로이와는 비교도 안 되니까 말이지.」「잠깐 2세 군, 모험을 독점하는 건 치사한 거 아니려나!」- 타입문 에이스 VOL.15 동봉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용어집

*10 "중립주의로 권유하는 것이시라면, 만족스러워 하실만한 대답을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후후, 그런 뜻이 아니에요." 라며 카르마그리프는 웃었다. "모처럼 시계탑이 아닌 곳에서 만났으니, 제 개인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뿐이에요. 이런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으니까요." 두 눈을 머리카락에 가린 채 카르마그리프는 말한다. "어떤 의미에서 제가 이곳에 온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유적은 저를 혼자 있게 해주니까요." "아아, 시계탑과 아틀라스 원 합동 발굴조사단이라고는 하지만, 로드 멜루아스테아 자신이 와있다는 것은 놀랐습니다. "어느 쪽이냐면 그 반대예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 또한, 멜빈의 마마에게 다액의 빚을 지고 있다. - 타입문 에이스 VOL.15 동봉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용어집

*12 마른 쪽에서 조제페를 타일러 주었다. 이쪽도 특이한 모습이었다. 조제페와 대조적으로 마른 체형인데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머리 색깔이다. 빨강, 노랑, 파랑, 초록, 보라색 등 오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저는 쿼트 이슈타리오 아즈반입니다." 마른 오색 머리가 짧게 자기소개했다. 이를 지켜보던 카르마그리프가 바로 옆으로 다가와 설명을 덧붙인다. "쿼트 군은 저와 함께 개인전을 열기도 하는 그래피티 아트를 중심으로 한 현대미술가이기도 해요." "카르마그리프 씨와 그래피티 아트⋯⋯?" "이런 겁니다." 근처 벽에 쿼트가 손을 뻗었다. 스윽, 하고 몇 번이나 유적지 벽을 어루만졌다. 그것만으로 생생한 색채의 그림이 나타났다. 원색으로 칠해진, 지극히 추상적인 그림이었지만, 석양이 지는 알렉산드리아의 풍경이었다. 간결하게 칠해져 있었기에 더더욱, 그 색채에는 가슴에 와닿는 무언가가 있었다. 다시 한번 어루만지자, 거짓말처럼 그림은 사라졌다. "귀중한 유적을 더럽힐 수는 없으니."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 "당신이라면 굳이 종이에 옮기지 않아도 마술 회로에 기록할 수 있지 않습니까." "아뇨, 이런 건 기분의 문제예요. 그게, 남에게 보여주는 것도 이쪽이 더 간단하니까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 "그건, 도난당한 시큐리티 키가 있어도?" "어이쿠, 솔직하게 물어보시네요, 로드 멜루아스테아!" 깜짝 놀란 듯 조제페가 눈썹을 치켜든다. 그러자, "이 사람, 그게 너무 지나쳐서, 시계탑에도 친구가 별로 없으니까요!" 카르마그리프의 조수인 티카가 가볍게 웃었다. 병의 바닥처럼 두툼한 안경(=뱅뱅이 안경)을 쓴 여성이었다. 손에는 브라이들 가죽(Bridle leather)으로 생각되는 커다란 아타셰케이스를 들고 있다. "호기심만으로 목을 들이밀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문제가 생기면 도망치곤 하거든요." "아니아니아니! 그건 너무 심한 말투가 아닐까, 티카군!" "공정한 평가라고 생각해요. 월급을 삼 할 인상해 주시면 그만큼 체면을(花を持たせて) 세워 드릴게요." "그건 그냥 아부가 아닐까 생각해요, 저는!"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던 조제페는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헤에, 저는 틀림없이, 탐정 흉내라도 낼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하하, 아무리 시계탑이 넓다곤 하지만 탐정을 하는 군주(로드)는 로드 엘로이 2세 혼자로 충분(結構). 저는 단순히 흥미가 가는 곳을 확인하는 것뿐입니다. 그것이 우연히 이 발굴조사에 도움이 된다면 더 좋겠다는 정도로."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 "우선, 미스 토오사카는 마술사에게 있어서의 고고학의 이해가 아직 부족하네요." 유유히 착지하며, 카르마그리프는 말했다. 마치 강의의 도중인 것처럼, 군주는 숨을 고르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있어 고고학은 단순히 수집만 하는 것이 아니니까. 물론 수단으로써 수집을 계속하고, 가능하다면 미래로도 보내지. 하지만, 그것은 미래의 마술사 쪽이 더 많은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고 확신할 수 있다면, 보존이나 수집 자체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지." 건실한 학자가 듣는다면, 졸도해도 이상하지 않다. 고고학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분명 마술사의 논리였다. 어떤 연구가 됐든 학문이 됐든, 기준은 어디까지나 마술에 있다. 마술의 이념과 운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일체의 가치도 인정하지 않는 오만함이 근본에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 그리고 카르마그리프 개인에게 있어서는—— '——그 가치를 스스로 정하기 때문에 군주(로드)라는 거네.' 라고, 린은 생각했다. 문자 그대로, 한 계파의 정점에 서기 때문에 가능한 이치.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는, 그런 가치관의 화신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7 "시계탑이라면 모를까, 군주(로드)가 왜 여기 있는 거지?" "하하, 당신에게 그런 말을 들을 줄은." 웃던 카르마그리프가, 크흠 기침했다. "그래도 당신들의 상황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아까 아틀라스원 이야기도 했잖아요?" 남자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내 심장은 강하게 뛰었다. 아마, 스승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안다면, 어디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신을 먹은 에르고와 함께 있는 것이 밝혀졌다면 시계탑에서도 상당한 문제가 될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그토록 귀중한 자원(리소스)은 시계탑의 공유재산이 되어야 한다, 라고 말할 수도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시계탑은 그런 곳이었다. 그런 곳이었다. "파라오의 살인사건, 이라고 라이네스 양은 말했습니다만." 카르마그리프의 말이 이어졌다. "라이네스 씨가?" 뜻밖의 이름에 눈썹을 치켜세웠다. "네. 자세한 사정에 대해 입을 막고 있었던 것도 저입니다. 죄송합니다만, 다소 기밀이 요구되는 프로젝트여서요. 그러니까, 아뇨, 기밀 프로젝트라서 좀 더 복잡해진 부분도 있지만요 .............." "............" 문득 스승님과 눈이 마주쳤다. 왠지 모르게 이야기가 엉뚱하게 꼬여버렸다. 원래 자신들은 에르고가 먹어치운 신을 되돌릴 방법을 찾기 위해 아틀라스원과 정보 공유를 하려고 했다. 라이네스가 도움을 청한 것도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거기서, 로드 멜루아스테아의 프로젝트가 등장했다. 그래서는, 지금까지의 전제가 뒤바뀌게 된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파도소리가 멀다. 관광객들의 소란스러움도. 알렉산드리아의 풍광 좋은 전망도, 이제는 의식에서 사라져 버렸다. 로드 멜루아스테아―――처음 만난 군주(로드)의 발밑에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만, 부디 기밀로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서두를 꺼낸 카르마그리프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시계탑과 아틀라스원에서는 합동 발굴단을 꾸리고 있거든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8 그저 절반쯤은 자동적으로 발만 움직여 두 사람을 따랐을 뿐. 느닷없이 그것이 멈추었다. 오래된 성채가 눈앞에 우뚝 솟아 있었다. "이곳은...." "세계 7대 불가사의. 그 이름 정도는 알고 있겠지?" 고개를 든 스승이 낮게 속삭인다. "음....... 전부는 기억하진 못해서...." 기자의 피라미드, 바빌론의 공중정원, 올림피아의 제우스상. 그리고 로도스섬의 거상 같은 것도 유명했을 거다. 세계사 기본 문제 같은 건데, 기억이 흐릿해서 송구스럽다. 그런 내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스승은 이렇게 말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곳 파로스 등대야." "등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매우 견고하게 지어졌지만, 그 어디에도 등대다운 요소는 보이지 않았다. 그보다는 오히려 해안에 뿌리를 내리듯 집요하게 뻗은 성벽의 칼날 같은 모습이 더 눈에 띈다. 나에게는 제대로 된 군사적 지식이 없지만, 이런 요새를 공격하라고 하면 어디서부터 진입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울 것 같았다. "예전부터 반쯤 부서져 있었는데, 14세기에 일어난 지진으로 완전히 무너져 버렸어요. 그 후 남은 토대를 이용해 당시 통치자(술탄)가 요새로 다시 만들었어요. 그의 이름을 따서 카이트베이 요새(Quaitbey Fort)라고 부르죠." 라고 카르마그리프가 설명했다. 멜루아스테아 역시 고고학과의 군주(로드)다. 궁합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스승과 묘한 호흡을 맞추고 있었다. "등대가, 요새가 되어버린 건가요 ......" "하하, 뭐, 파로스의 등대 자체가 이스칸다르의 설계가 된 것이고, 당시부터 군사적 용도도 고려했다고는 하지만요. 그 높이가 백 이십이 미터에 달해 오십육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빛이 보였다든가, 등대에 설치된 거울을 이용해 적의 배가 해안에 도착하기 전에 불태워버릴 수 있었다든가, 일곱 가지 불가사의 같은 전설이 끊이질 않아요." 그렇게 말하니 갑자기 적절한 변화처럼 느껴지니 신기하다. 적어도 이스칸다르라면 그런 무기를 만들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고대로부터 생각되어 왔던 것은 틀림없었다. 어떤 생각이 드는지, 관자놀이를 짚으며 스승이 말했다. "분명 이곳 내부는 지금 해군 박물관이 되었을 텐데, 관광객은커녕 직원조차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당신의 작품입니까? "인력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마술과 법률의 양면적인 의미에서요. 자, 이쪽으로." 대답한 카르마그리프는 곧바로 정문을 빠져나갔다. 돌로 만들어진, 천장이 높고 좁은 복도를 지나간다. 발소리가 높이 울려 퍼지며 요새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와 어우러졌다. 그 와중에 스승이 이렇게 물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9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만, 라이네스 일행은 어떤 상황에 처해있습니까?" 침을 꿀꺽 삼켰다. 카르마그리프는 곧바로 대답했다. "물론 무사합니다. 음,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데, 물론 제가 위해를 가하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 라기보다 어느 쪽이냐면, 제가 피해를 볼 것 같아서 계속 무서웠다고나 할까, 엘멜로이 2세도 상당히 고생을 한 건 아닌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말보다는 침통한 표정에 나도 모르게 노려보게 됐다(言葉面より、沈痛な面持ちについ睨んでしまう). "스승님." "음." 부자연스럽게 입술을 일그러트린 스승님에게, 그러나 이것만은 무시할 수 없으니 제대로 의사 표시해 둔다. 하지만 그런 대화는 요새의 복도를 지나 뒤편으로 나가기 전까지였다. 뒤편 해변에서 우리는 눈을 의심할 만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성채의 그늘에 가려진 해수면에 이상한 물체가 떠다니고 있었다. 물 위에 드러난 것은 3할 정도인데, 거대한 딱정벌레 같은 형태를 하고 있었다. 수중에 잠겨 있는 부분까지 포함하면 폭이 5미터, 전체 길이가 8미터 정도 될까. "...............이것,은?" "아틀라스원의 잠항정입니다." "...............잠항,정?" 할 말을 잃었다. 반응도 하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굳어 버렸다. 진지하게, 그런 말을 들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이 정도 크기면 숨기기가 어려워서 요새를 빌렸어요. 여기라면 만에 하나 발견되더라도 이것저것 핑계를 댈 수 있을 것 같아서." 스케일이 큰 건지 작은 건지. 마술이라기보다는 인류와 다른 길을 택한 이형의 과학. 같은 마술협회이면서도 시계탑과는 전혀 겹치지 않는 예지의 결정이 이곳에 있었다. 갑각을 씻어내는 파도를 바라보며 눈가에 깊은 주름을 만들며 스승님이 물었다. "분명 아틀라스원에는 병기의 반출을 금한다, 같은 규율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들의 기준에서 보면, 이건 병기가 아닌 것 같아요. 편리한 공유 도구(툴) 정도라고 하더군요. 뭐, 애초에 외부의 문명 레벨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병기'로 간주하지 않는 것 같긴 하지만요." "과연." 스승님도 그다지 납득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시계탑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아틀라스원은 상식이 어긋나 있는 것 같다. 도대체 어떤 사상의 끝에서 이런 도구를 마련하게 된 것일까. "⋯⋯잠항정이라니, 설마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건가요?" "예에." 질문에 가볍게 카르마그리프는 긍정했다. 심각한 눈으로 바다와 잠수정을 번갈아 쳐다보게 된다. 그리고, "해저 유적⋯⋯." 라고 스승이 중얼거렸다. "발굴단이라고 하셨죠. 그렇다는 것은, 당신들은 알렉산드리아의 해저 유적에 도전하고 있다는 뜻이겠군요." "로드 엘멜로이 2세 상대로는 너무 노골적이었나 보군요." 미소를 짓는 카르마그리프에게 스승은 계속 이어갔다. "90년대에 알렉산드리아 해저에서 클레오파트라의 궁전이 발견된 이후, 일반 고고학에서도 해저 유적은 매우 주목받는 화두가 되었죠. 과거보다 해수면이 훨씬 높아진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많은 유적이 해저에 가라앉아 있다. 현대 과학의 손길이 닿지 않는 영역도, 아직." "예, 그렇죠. 우리의 영역에도 알렉산드리아 해저 유적은 닿아 있어요. 이번 합동 발굴단은 그런 이야기입니다." 나는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사막의 나라에 올 생각이었는데. 그런데 해저에 잠수하는 것이 첫 번째 미션이 될 줄이야. 어쨌든 이 상황에서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린 씨와 에르고는⋯.' 일단 메일은 보냈지만, 아직 답장은 오지 않았다. 거대 갑충——아틀라스 잠항정의 상부가 열렸다. "자, 어서어서." "......들어가겠습니다, 스승님." 앞서간 카르마그리프에 이어 나 자신이 그 개구부의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스승님도 마찬가지로 들어왔다. 해치가 닫히고, 갑충의 내부는 이내 기괴한 빛으로 가득 찼다. 내가 볼 수는 없었지만...... 역시 불과 수 분 후, 갑충 모양의 잠항정은 어두운 바다 밑바닥으로 빠르게 가라앉아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0 "그럼 다른 아틀라스 원의 연금술사들은 무슨 일이지?"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발굴은 조금 전의 조제페와 쿼트 측에 의해 따로 진행되고 있었다." 라티오가 대답했다. (중략) "원래 에르고에 대한 연구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존재한다고 주목받게 된 것도 이곳의 발굴이 이미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발굴 자체는 개인의 연구와 관련이 없으니 공유할 수 있었다. 그래서 또다시 나도 이곳의 발굴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조제페들도 생각지도 못한 전문가를 고용하고 있었지만." "전문가?" "이미 만난 적 있지? 당신이 아는 사람이다." "로드 멜루아스테아인가⋯⋯!" 스승님이 수긍한다. 시계탑에 있어 고고학과(멜루아스테아)를 이끄는 군주라면 전문가라는 이름에 손색이 없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동시에 아틀라스 원 구성원도 알아채지 못하는 비밀을 파헤치려면 이만한 인재가 필요했을 것이다. "설령 군주인 내가 몰랐다는 것은 아틀라스 원 측은 그렇다 치더라도 멜루아스테아 측에서는 극비리에 진행했겠지. 아틀라스 원과의 공동 작업이라니, 시계탑의 다른 파벌에 들키지 않고 신비를 쌓아두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겠지.""하하하, 라티오에게 이끌려 내가 왔을 때, 로드 멜루아스테아는 좋은 표정을 했지! 도대체 어디서 냄새를 맡은 거예요, 라고 부르짖는 모습이란. 이야, 타인의 절망과 비탄은 미용에 참 좋아!" 라이네스가 정말 사람 나쁜 표정을 짓는다. 이럴 때 그녀는 옹호할 수 없을 정도로 악질적이지만, 동시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몇 년만 더 지나면 그녀의 마성에 매료된 남자들이 줄을 서지 않을까. 바라건대, 아직은 모르는 이들의 불행이 적기를.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1 큭큭큭(くっくっく), 하는 소리가 들렸다. 라이네스다. 어찌나 즐거워 보이는지, 일부러 어깨까지 떨면서 스승을 도발하고 있다. 분명, 내심 펄쩍펄쩍 뛰고 싶은 정도로 근질근질한듯했다. "오라비, 내가 말했던 그대로였지? 이건 파라오의 살인사건이라고." "⋯⋯아, 확실히 그렇게 되겠지. 과거 파라오들은 미라에서 미래를 보았다. 그들은 언젠가 자신들이 부활할 것이고, 그때엔 자신의 육체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으니까. 그 점에서 심장을 빼앗는 것은, 제2의 생명을 빼앗는 것과 다름없겠지." "오, 공부하고 있구나. 뭐, 내가 살던 시대에는 많이 희미해진 개념이긴 했지만 말이야." 감탄한 듯 새가 날갯짓한다. 빼앗긴 것은 본인의 심장일 텐데, 그 몸짓은 타인의 일처럼 느껴졌다. "어때, 오라비." 차라리 악마적인, 라이네스의 속삭임. "이런 사건은 특기지? 귀여운 의붓동생을 위해 발 벗고 나서주지 않겠어?" "웃기지 마. 그런 특성을 인정한 기억은 단 한 번도 없어." 스승님은 정면으로 부인했다. 하지만 미묘하게 날카롭지 못한 것은 그동안의 사건으로 인해 일종의 기정사실화되어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 나 역시도 심하게 혼란스러웠다. 이번 사건은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왜냐면, 그래.’ 해저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시계탑과 아틀라스 원 합동 발굴조사단. 누가, 어떻게, 최심부의 프톨레마이오스의 심장을 훔친 걸까. 무엇을 위해(와이더닛)? 씁쓸히, 스승님이 중얼거렸다. "⋯⋯에르고에 대해 알기 위해서라도 이곳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을 마치고, 이리 선언한 것이다. "이 사건,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이름으로 제가 맡겠습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2 동시에, "⋯⋯⋯이것으로 전원인가." 라고 스승님이 낮게 중얼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물론 그 의미를 알고 있다. 용의자가, 모두 모였다. 아틀라스 원의 연금술사가 네 명. ——라티오. ——로그. ——쿼트. ——조제페. 시계탑의 마술사 세 명. ——카르마그리프. ——티카. ——물론, 라이네스도 예외는 아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3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저와 로그 일행보다 더 일찍 왔을지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틀림없이,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잊혀진 유실물(로스트 넘버)이 된 이래, 여기까지 온 건 저희가 처음일 거라 생각했는데요" "글쎄요. 제대로 된 기록은 아니지만, 정황상 두 명, 혹은 한 명과 한 조가 더 있었을지도 몰라요." 샤리샤리⋯⋯ 수정을 밟으며 조제페가 말한다. 네 사람이 가는 곳마다 조용히 파편이 부서져 나간다. "한 명과 한 조?" "⋯⋯⋯⋯한 조는 도굴꾼이다." 어쩔 수 없다, 그런 듯 쿼트가 대답했다. "무서울 정도의 실력을 갖춘 도굴꾼 집단이었는 듯 하다. 지상에 있던 유실물(로스트 넘버)을 몇 개 탈취해, 당시 아틀라스 원에서 주의를 당부하는 회람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까지 손을 댔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알게 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은 사이파——라티오의 동생입니다." 조제페가 이어 말했다. "라티오 씨의." 카르마그리프가 흥미로워하며 이름을 말했다. "그러고 보니 라티오 씨는 엘멜로이 2세와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것 같던데요." "글쎄요, 그쪽 관계는 제가 잘 모릅니다. 아틀라스 원에서도 라티오는 인간관계에 유난히 담백한 편이고요. 다만, 사이파는 제 세대에서는 독보적인 우등생이었죠. 한 세대 더 아래에는 시온이라는 괴물이 있는데, 혹시(ことによったら) 사이파는 그 괴물에 비견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모른다(ことによったら)?" "죽은 겁니다, 3년 전. 이 알렉산드리아의 바다에서." "⋯⋯그건 온건(穏やか)하지 않네요." 조제페의 대답에 카르마그리프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수정 정글의 기온이 갑자기 몇 도나 내려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조제페 씨가 그런 이야기를 한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네요. 3년 전에 죽은 사이파 씨가 정말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침입할 수 있었다면, 여러 가지 전제가 무너진다. 예를 들어, 시큐리티 키가 있던 관리부가 밀실이었다, 같은 것도 달라지겠죠?"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다." 라고 콰트가 지적했다. "로그가 이 발굴조사단을 조직한 이상, 아마도 사이파는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발견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부까지 얼마나 침투할 수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오히려 이 발굴조사단도 제법 고전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사이파가 혼자서, 어디까지 탐색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사이파 쿨드리스 하이람이, 당시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비밀에 가장 근접한 연금술사였던 것은 틀림없겠지? 로드 멜루아스테아가 말했듯이, 제4층의 관리부까지 접근했을지도 몰라. 항상, 그 녀석은 몇 발자국 앞서 있었으니." 조제페의 눈동자에, 누군가의 모습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3년 전 죽은, 아틀라스 원의 연금술사. 그 기억을 쫓는 듯, 네 사람의 그림자가 나아간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4 "사이파는, 옛이야기에 열광적인 성격이었다." 라티오는 말한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과 이스칸달의 설화를 잘 찾아봤지. 이곳의 시큐리티 키와의 연결 방법이나, 스페어——기계장치의 새 프톨레마이오스의 기동 코드도 원래 사이파의 연구에서 찾아낸 것이다." "흠." 프톨레마이오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만나 보고 싶구먼." "나도, 한 가지 확인하고 싶다." 스승이 말을 건넸다. "로그 씨와 로드 멜루아스테아가 접촉한 것은 언제부터였습니까?" "아버지와? 라티오가 아는 바로는 이번 발굴 조사단이 조직된 이후의 일이지만." "틀림없이?" "⋯⋯⋯..아니." 라티오가 말을 흐렸다. "확실, 하지는 않다. 사이파의 일이 있던 후로, 라티오는 아틀라스 원을 떠나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군. 그렇다면, 사이파가 로드 멜루아스테아를 만난 적은?" "사이파가?" 라티오의 한쪽 눈썹이 움직인다. 자신도 그 질문이 의외여서, 무심코 입을 열어 버렸다. "설마 스승님, 사이파 씨와 카르마그리프 씨가 아는 사이였다는 말인가요." "시계탑의 마술사라는 건 기본적으로 모두 거짓말쟁이들이니까. 가능성은 모두 생각해 두고 싶다. 왜냐하면, 사이파의 연구를 쥐고 있는 자에게,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의 심장이 뽑힌 최심부는 밀실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 "⋯⋯그렇겠지." 라티오도 인정했다. 합동 발굴조사단에 앞서,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도전했던 연금술사. 알렉산드리아 해에서 시체로 발견되기까지, 그는 대도서관의 비밀에 어디까지 접근했을까. 만약 사이파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면, 범인은 그의 연구를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이번 최심부에서 프톨레마이오스의 심장을 훔친 범인도, 사이파를 죽인 범인과 동일 인물일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5 "아니, 다르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 하지만 시큐리티 키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는 건 아니야. 그건 원래 관리부의 기능이니까. 시큐리티 키만으로는 본인이 인식한 범위 내에서만 조작할 수 있겠지." "⋯⋯⋯본인이 인식한 범위에 한해?" 앵무새처럼 말하고, 스승님이 미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6 "어때, 오라비?" 라이네스가 말했다. "뭐어, 내 입장에서는 목숨을 노림 받지 않는 때가 더 레어 하지만, 이 상황이라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통째로 적으로 돌릴 수도 있어.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는 것도 한계가 있겠지. 여기선 뭔가 오라비의 악랄한 지혜를 빌리고 싶은데." "빌리고 싶다던가 말하면서, 험담 하지 마라." 그렇게 대답하고는 스승이 주머니에서 시가를 꺼낸다. "괜찮겠나?" 주변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시가 커터로 끝부분을 잘라냈다. 성냥으로 살짝 태우듯 불을 붙였다. 달콤한 향이 퍼져나갔다. 지금에 와서는, 수많은 추억과 긴밀하게 연결된 향. 그 시가를 입에 물고 천천히 연기를 내뿜으며 스승은 말을 꺼냈다. "이 상황에선, 단순한 범인 찾기로는 안 되겠어." 희미해지는 연기를 바라보며 속삭인다. "천천히 범인 찾기를 하다가는 이쪽이 살해당할지도 모르니까. 그렇다면 좀 더 적극적인 불쏘시개(炙り出し)가 필요할지도 모르겠어." "확실히, 탐정다운 얼굴이라고는 할 수 없군. 시계탑스러움이 묻어난다, 군주(로드)." 라티오의 지적에, "음." 라고 스승님이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슬쩍 뺨을 건드리는 것으로 보아 자각은 있는 모양이다. 사실 라이네스와 닮은 남매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당신이 오는 것을 승인한 것은 라티오다. 방법은 어떻든, 당신의 행동을 지원하지." "그건 고맙군." "뭘 하시려는 건가요, 스승님." 나도 다시 한번 물었다. 비눗방울 같은 거점 내부에서 스승은 천천히 시선을 돌리고. "로그 씨, 협조해 주시겠습니까?" 라고, 말을 꺼낸 것이다. (중략) 솔직히 나 자신은, 심하게 허둥지둥하고 있었다. 이런 연기는, 좀처럼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로그가 한 말은 거의 거짓말이었다. 처음 인원을 배정할 때부터 로그가 말했던 이유로 선택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로그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스승은 이렇게 말했다. ——[범인 색출을 위해 팀 편성에 관여하게 해달라고] / ——생각은 수십 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그 씨, 협조해 주시겠습니까?" 그렇게 제안한 후 스승님은 로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범인 색출(炙り出し)을 위해 팀 편성에 관여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팀 편성으로, 그런 게?" 로그가 되묻자 스승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를 덮고 있는 반투명한 쉘터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우선 지금 이곳에 없는 발굴단원 로드 멜루아스테아와 그의 조수, 그리고 조제페와 쿼트에게 3층을 조사해 달라고 합니다." "멤버로는 부족함이 없는데, 그것만으로 어떻게 되는 거지?" "중요한 것은 다음입니다. 로그 씨와 다른 멤버들은 제1층에서 대기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로그 씨와 라이네스만 제1층에서 대기하게 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저를 포함해 제3층에 잠입합니다." "뭐?" 로그의 눈썹이 올라갔다. 나 자신도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다. 몇 초 동안 씹어보았지만 역시 이해가 되지 않아 물어보았다. "저기, 스승님. 선행하는 팀에게 비밀로, 라는 뜻인가요?" "그런 뜻이다." 진지한 표정으로 스승님이 긍정한다. 그래도 모르겠다. 왜 그런 일을? 그러자 라티오가 입을 열었다. "시큐리티 키로 제3층에 덫을 놓아도 어디까지나 소지자가 인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 인가?" "예. 시큐리티 키를 훔친 범인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발굴 조사를 방해하려고 하는 것은 틀림없겠죠. 그렇다면 동시에 조사하는 팀 자체를 두 개로 나누면 범인은 한쪽만 방해할 수 있는 셈이 되겠군요.""아⋯⋯." 스승님의 설명에 겨우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밀로 하는 이유가 뭔가요, 스승님?" "범인이 대책을 세울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한 가지 더 있겠지, 군주(로드)" 로그가 말한다. "침묵하고 있다가 대책이 나온다면, 이 로그나 라티오가 범인일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있다. '폭로(炙り出し)'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주는 정보를 조각조각 나눠서 범인이 누구든 움직이기 어렵게 만들고 싶은 거군." "죄송합니다." 스승은 미안한 기색도 없이 말한다. 그렇게나 설명을 듣고도 나는 10초 정도 더 걸렸다. '⋯⋯⋯즉, 범인 색출과 견제를 겸하고 있는 거야.‘ 하나하나 정보를 정리한다. 내 머리 회전이 느린 것이 이럴 때면 답답하다. 그리고 로그가 덧붙인다. "아까 이 로그와 라이네스만 남겨 달라고 했지? 그렇다면 이 로그와 라티오가 공범일 경우를 대비해 거기서도 분리해 두자는 셈이지. 과연, 잘 생각했군. 시계탑의 군주(로드)는 다들 그런가?" "단순히 제가 겁이 많은 것뿐입니다." 스승의 말에 라이네스가 킥킥거리며 웃는다. 그녀 입장에서는 스승님이 난색을 보이는 것이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그럼 오라비, 나도 확인하고 싶은데, 나와 로그가 함께 대기하라는 것도 서로 감시하라는 뜻이겠지?" "그래. 남은 세 명——나, 그레이, 라티오로 제3층을 조사한다.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이것이 최선일 거야." "⋯⋯⋯그렇구나." 말하면서 나는 머릿속으로 멤버를 정리했다. 정식으로 3층을 조사하는 팀은 카르마그리프, 티카, 조제페, 쿼트. 비밀리에 3층을 조사하는 팀은 스승님, 나, 라티오. 1층에서 대기하는 팀은 로그, 라이네스. 아무도 고립시키지 않고, 시계탑이나 아틀라스 원 등의 파벌만으로 한 팀을 차지하는 것도 피하고 있다. 정말 정중하다고 할까, 말 그대로 겁먹은 정도다. 차라리 악랄하다고 생각될 정도다. 스승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분류였다. "음. 레이디, 뭔가 말했는데." "아니요. 스승님이 능력을 발휘할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사실 조금은 기뻤다. 그런 기분이 드는 건 좀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소제는, 스승님께서 함께 해주신다면, 문제없어요." "⋯⋯자네를 두고 가는 건(君をおいて出かけるなんて真似は), 할 수 없고말고." "네. 잘 기억해 주세요." 복잡한 표정을 짓는 스승님에게 다시 한번 강조한다. 대체로 이런 기특한(殊勝な) 말을 해놓고 이 사람이 유사시 어떤 행동을 할지, 자신은 싫을 정도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7 땅이 흔들리는 소리가 그곳에도 울려 퍼졌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제3층. 금서고. 수정의 수목이 줄지어 서 있는 가운데, 그중 한 그루의 뿌리가 부자연스럽게 움푹 패 있었다. 녹아내린 것이다, 라고 알 수 있는 자는 조금뿐이겠지. 그 바닥에서, "아니아니아니아니." 라고 묘하게 울림이 좋은 바리톤이 들렸다. "어떻게든 지나가 주었네요." 불쑥 상반신만 나온 뚱뚱한 얼굴이 좌우를 둘러보았다. 금세 몸을 움츠리고 이마의 땀을 닦은 이 뚱뚱한 남자——조제페 이슈타리오 사그다임과 또 다른 한 사람이 금서고의 바닥을 굴착해낸 것이다. 표층변성기구(몰큘페이스)라고 불리는 이능의 소행이다 그가 손을 댄 곳은 비록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자재(建材)라 할지라도 순식간에 고열에 의해 녹아내린다. 단순히 열을 내뿜는 것뿐만 아니라, 사용자를 좀먹지 않도록 지향성을 가지게 하거나, 열을 흡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능력을 이용해 파수꾼(가디언)들의 폭주를 지나가게 한 것이다. 지표의 구멍의 직경은 약 2미터지만, 내부는 조제페를 포함한 네 사람이 숨을 수 있을 만큼 넓다. "도움받았어요, 조제페 씨." 그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긴 머리카락에 눈까지 가려진, 기가 약해 보이는 남자였다. 그가 바로 로드 멜루아스테아——시계탑 고고학과의 군주(로드)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라고 해도, 믿어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저렇게 알기 쉬운 폭력에 대항하기에는, 카르마그리프님은 군주(로드)로서 마술의 능력이 부족하니까요." 신랄하게 말한 것은 아타셰 케이스를 든 안경 쓴 여성이었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그 상대는 카르마그리프의 조수 티카였다. "그래도, 저 엘멜로이 2세에 비하면 훨씬 낫지만⋯⋯⋯ 그만큼, 개성이 부족하죠." "고용주에 대해서, 후배에게 자리를 뺏긴 하위 호환(劣化互換)처럼 말하는 건 좀 그만둬주지 않겠어, 티카 군!" 카르마그리프가 항의하지만, 조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러워진 안경을 닦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조제페는 자신이 만든 크레이터의 바닥에 앉았다. "일단, 저는 잠시 쉬고 싶은 참이네요. 모아둔 몰큘페이스도 7할이나 다 써버렸으니까요." "하하. 그럼 그사이에 친교를 나누는 건 어떨까요? 그다지 여러분과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으니까요." 카르마그리프가 부드럽게 웃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8 "그런가. 그럼 나도 한 가지 물어보고 싶었다." 마지막 한 명의 오색 머리가 입을 열었다. 쿼트 이슈타리오 아즈반. 조제페와 같은 이슈타리오 가문의 연금술사였다. 화려하게 칠한 머리를 쓰다듬으며, 카르마그리프를 노려보았다. "로드 멜루아스테아, 당신, 사이파의 뒷 코드를 가지고 있지 않나." 당황한 조제페가 동료(同輩) 연금술사를 돌아보았다. "어이어이어이어, 갑자기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쿼트." "시치미 떼지 않아도 돼, 조제페." 쿼트가 냉정하게 말했다. "이 자리에 있는 전원이, 같은 목적과 열정에 가슴이 뛰고 있다, 그렇게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겠지. 시계탑과 아틀라스원의 합동발굴조사단? 그런 게 제대로 성립할 거라고 생각하는 쪽이, 훨씬 꿈같은 이야기다." 적의를 숨기지 않는 대사에 카르마그리프의 머리카락에 감춰진 눈이 깜박이는 것 같았다. "어어어, 사이파 씨라는 건 앞서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조사했던 연금술사죠? 근데, 조금 전에 당신은 사이파 씨가 혼자서 그런 깊은 곳까지 들어갈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물론 거짓말이다. 사이파가 우리 중에서도 한 수 위였어. 수년 앞서 있었다면 그만큼의 성과를 거뒀을 거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지." "엉망진창이야, 어이⋯⋯." 조제페가 고개를 싸맸다. 갑작스러운 동료의 변모를, 그 역시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쿼트는 망설임 없이 말을 이어갔다. "누가 그랬는지, 그 녀석의 연구 결과물 중 일부가 블랙 마켓에 나온 흔적이 있어. 설마 시계탑의 군주(로드)가 그걸 놓칠 거라고 생각해?" "아—, 혹시 그것 때문에 카르마그리프님을 계속 관찰하던 건가요—?" 티카가 말했다. 안경을 고쳐 쓰고 어딘가 태평한 어조로 그녀는 물었다. "이곳의 탐색 중, 계속 카르마그리프님의 행동을 체크하고 계셨죠. 기억병기(메모리 웨폰)로 과거의 환영에 갇혔을 때도, 카르마그리프님이 어떻게 대처할지의 대해서만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 같고—" "⋯⋯⋯" 감시하고 있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서로였다는 사실까지는 파악하지 못했는지 쿼트가 작게 혀를 찼다. "물론, 그렇다. 고고학과의 군주가 직접 합동발굴조사단에 참가했다면, 거기에는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지요." "⋯⋯⋯그렇군요."카르마그리프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런 거라면, 이전에도 물어볼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어째서 이제 와서죠? 역시 로그 씨나 라이네스 씨가 있었기 때문인가요?" " 물론이다. 방해가 끼어드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뭐어, 그렇네요. 엘멜로이 2세도 비슷한 생각으로, 이 탐험의 그룹을 나눈 부분이 있지만⋯⋯. 그(彼), 내 안전 같은 건 신경 써주지 않은 거 아니려나아." 멍하니 말했다가, 항복하는 듯한 느낌으로 카르마그리프가 손을 들었다. "솔직히 말할게요. 저는 사이파 씨의 뒷코드가 유출된 블랙 옥션에 참여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그래도 고고학과의 군주니까요. 눈여겨볼 만한 옥션에는 참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건의 옥션은 뭐, 구할은 엉터리지만, 드물게 꽤 괜찮은 물건이 나오는 녀석이어서요."나약한 느낌으로, 군주(로드)가 말한다. "이거 참, 이게 유감스럽게도, 정말로 별다른 수확이 없어서요. 가뜩이나 궁핍하기 짝이 없는 재정으로는, 제대로 된 물건은 거의 손을 댈 수 없었고요." "그걸 믿으라고?" 쿼트가 희미하게 눈을 가늘게 뜬다. - 로드 엘멜로이 2섿의 모험의 내용

*29 "어이 바보. 아직도 끌고 있는 거야?" 어떻게든 말리려고, 조제페가 매달리듯 말한다. 그런 뚱보에게 카르마그리프가 어리둥절(茫洋)하게 물었다. "쿼트 씨는, 그렇게나 사이파 씨와 교류가 있었나요?" "뭐, 그렇게까지 시간을 함께 보낸 것은 아니지만, 우리 같은 경우는요."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에게 있어, 교우는 시간이 아니야. 서로가 연금술사라면, 더더욱이다." 쿼트가 단호하게 말했다. 카르마그리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그건 말이 돼요(道理だ). 여러분의 고속 사고는 서로에게, 각자가 살아온 세월을 시뮬레이션해 주니까." 참으로, 신기한 교류였다. 마치 격투가가 단시간의 시합으로 대전 상대가 쌓아온 세월을 알게 되는 것처럼,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들은 작은 행동과 말 한마디로 서로의 인격도 성질도 환경도 알아버린다. 그렇다면 그들은 순식간에 막역한 친구가 되거나, 혹은 결별이라는 결과에까지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카르마그리프는 한숨을 내쉬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0 "움직이지 마." 쿼트가 손을 들었다. 그의 손에서 끈적끈적한 땀 같은 것이 흘러내렸다. 액체를 받아낸 바닥이 슈우우, 소리를 내며 녹아내렸다. 조제페와 같은 몰큘페이스였다. 조제페가 고열에 능한 것처럼, 쿼트는 용해에 능해 둘이서 이 크레이터를 만들어낸 것이다. "일 소절(원 카운트)의 주문도 용납하지 않겠다. 내 질문에만 대답해." 급속도로 공기가 굳어졌다. 넘쳐나는 적의가, 가시처럼 주변 사람들을 찌르는 듯했다. 그때였다. 쿼트의 몰큘페이스에 의해 녹아내린 바닥의 구멍에서, 기묘한 물체가 솟아오른 것이다. 무지개색의 거품이었다. "어라라, 뭐죠 이건~"긴박한 상황도 잊은 채, 조수 티카가 거품을 올려다본다. 카르마그리프도 몇 번 눈을 깜빡이며 입을 열었다. "아, 이거, 시공 거품이네요." "뭐――!" 지켜보던 조제페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저도 처음 봤는데,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는 이런 것도 실용화되어 있었군요. 쿼트 씨의 몰큘페이스에 의해 오작동한 게 아닐까요." 거의 동시에 에르고에 의해 시공 거품이 발동된 것 등을, 카르마그리프가 알 리가 없다. 하지만 고고학과의 군주로서, 아틀라스원의 문명에 대해서도 눈썰미가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였다. "응, 그렇다면 여기서 사용할 수밖에 없겠네." 빙글빙글, 조수의 쪽으로 돌아섰다. "움직이지 마." "맹세컨대, 당신에게 나쁜 일은 하지 않아요." 그는 뒤돌아선 채로 말하고 나서 조수에게 확인했다. "그거, 괜찮을까, 티카." "좋지는 않지만, 카르마그리프 님이 말을 꺼내면, 떼쟁이 아이(駄々っ子)정도로 말을 듣지 않는 건 알고 있으니까요." "아하하, 면목 없네." 웃는 카르마그리프에게, 티카는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아타셰 케이스를 내밀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1 "무언가 있나" "이 시공 거품,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통신에 쓰였던 것 같아서요. 그 통신 기록을 재생해 봤는데요, 이건——엘멜로이 2세의 제자인가요——" "엘멜로이 2세의?" "⋯⋯에에." 말하면서 카르마그리프는 새 시공 거품 앞에서, 손가락을 여러 번 움직였다. 마치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터치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런가⋯⋯ 프톨레마이오스가 엘멜로이 2세의 제자를⋯⋯ 그렇다면, 역시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응, 조금 전 이야기대로라면 사이파는 이 대도서관에 잠입해서⋯⋯." 중얼중얼, 입술에서 중얼거림이 흘러나온다. 그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만약 엘멜로이 2세가 봤다면, 게임 컨트롤러를 조작하는 손놀림과 비슷하다고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카르마그리프님?" 티카가 고개를 기울였다. 이윽고, "저, 이 사건을 알아낸 걸지도 몰라요." 평소처럼, 느긋한 목소리로, 카르마그리프는 그리 말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2 "어째서, 이 관 속의 당신은 살해당했다고 생각하나요." 그 물음에 대해. 과연 프톨레마이오스가 입을 여는 것은 조금 늦었다. "어째서 죽임을 당했나, 입니까? 누가 죽였는지도, 어떻게 죽였는가도 아니라?" "네." 프톨레마이오스의 대답에 에르고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이라면 그렇게 물으실 것 같아서요." "신비에 대한 어프로치로는 옳을지도 모르겠군요." 기계장치의 새가 바닥에 내려앉아 천천히 호를 그리며 걷기 시작했다. 열 걸음 정도 걸었을 때, "그렇군요, 확실히 필요합니다." 라고 중얼거렸다. "예를 들어⋯⋯ 만약 관 안에 함정이 설치되어 있다면, 해방하는 순간 당신께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네." 다시 한번 에르고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화를 나눈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마도 이 기계장치의 새라면 자신의 논리가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저는 그 염려를 해야 할 필요가 있으니." 프톨레마이오스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인정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예지를 구하는 것이겠지요. 이집트에 있어, 모든 분묘와 유적의 건축은 도굴꾼과의 싸움이기도 했습니다. 현대에도 그렇겠지만, 제 시대부터 도굴꾼은 끊이지 않았으니."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3 필사적으로, 지금까지 엘멜로이 2세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떠올려본다. 어떻게 연결하면 상대방의 흥미를 끌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문득 자신의 입술에서 말이 튀어나왔다. "⋯⋯⋯이거, 아마, 이중의 밀실, 이라는 게 되는 거겠죠." "호오." 프톨레마이오스가 짧게 대답했다. "으으음, 그야 그렇죠⋯? 원래 제4층 자체가 밀실 상태였을 테니까. 그 위에 관 자체가 이렇게 봉인되어 있는 거죠. 그런데 그 관 안의 파라오만 죽었다고 한다면 밀실이 이중이 돼요." "⋯⋯⋯그렇군요, 확실히." 기계장치의 새가 고개를 끄덕인다. 마치, 오랜만에 재회한 제자의 상태(出来)를 확인하는 교사 같았다. "하지만 이렇게 복잡한 밀실을 만들 의미라던가 없고. 신비와 관계없는 사건이라면, 불가능한 살인으로 만들어 범인이 추적을 피하는 효과도 있겠지만,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온 사람들은 모두 마술사나 연금술사니까. 밀실에서 살인을 할 수 있는 수수께끼의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만으로 이야기가 끝나 버려⋯⋯ 그래서⋯⋯" 말하면서 머리를 굴린다. 시온에게 맡겼으면 됐겠지만, 이것은 순수한 논리라기보다는 상대의 흥미를 계속 끌기 위한 협상술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방의 미묘한 사정을 생각해, 에르고가 자신의 말을 직접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그⋯" "즉⋯ 범인에게는 밀실 살인의 쪽이 형편이 좋았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뿐인 게 아니냐는 말씀이군요." "아, 그, 그렇습니다." 라고 긍정했다. 과연, 이라고 다시 한번 기계장치의 새가 말했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밀실 살인이라는 형식 자체에 이익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밀실은 단순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지요. 범인은 밀실을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라, 범인이 취한 수단이 우연히 밀실로 직결된 것이다, 라는게 됩니다." 참으로 기괴한 상황이었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내부에서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가 살해당했고, 그 이유에 대해 살해당한 파라오 자신이 직접 고찰하고 있다. 더구나 이야기하는 내용은 밀실 살인에 관한 것이다. 그레이나 2세라면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흠. 이것은 난문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가 금속 날개를 움직이며 속삭였다. "최심부는 확실히 봉인되어 있었다. 내 관을 지키는 자전 폭풍도 건재했다. 그렇다면 역으로, 왜 이중의 밀실을 남겨둔 채 내 심장을 빼내야만 했을까. 어떤 의미에서는 수단의 노출로 이어질 수 있는 밀실을 그대로 둔 것엔 의미가 있는가." "거기에⋯⋯" 에르고가 끼어들었다. "시체는⋯ 어떻게 되어 있는 걸까요." "시체?" 되묻는 프톨레마이오스에게 에르고는 다시 물었다. "아직 그 관 안에 시체가 있는 건가요." 깜짝 놀란 기계장치의 새가 경직되었다. 심장이 뽑힌 것은 확실하지만, 남은 시체는 어떻게 된 것인가. 지금까지의 조사에서 중요한 것은 시큐리티 키로서의 심장뿐이었기 때문에 나머지 시체에 대해서는 잊고 있었던 것이다. "알고 있는 것은, 이 관에서 심장이 없어졌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시체를 통째로 가져갔다고 해도, 심장이 도난당한 것으로 처리되는 건 아닌가요." "아니⋯ 연결이 끊어지기 직전에, 본체에서 시큐리티 키가 뽑혔다는 통신이 있었습니다. 제 몸에서 심장을 빼낸 것은 틀림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밀실은 삼중일지도 모릅니다." 쭈뼛쭈뼛 에르고가 지적하자, 프톨레마이오스는 관을 둘러싸고 있는 자전 폭풍을 돌아보았다. "파라오의 시체 자체가 심장을 가둔 밀실이라는 것이 되겠죠. 물론 그 관 안에 시체가 있고, 시체에 눈에 띄는 상처가 없는 경우의 이야기입니다만." 어찌 보면 말장난 같기도 하다. 관 속에 잠든 파라오는, 생전의 상태는 아닐 것이다. 미라나 그와 비슷한 상태라고 가정하면, 다시 보존된 내장을 꺼내는 것은 적어도 생전보다는 훨씬 간단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확인하려면 관을 열어야 한다. 에르고의 말대로 삼중 밀실이 성립되어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생각할 수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4 그때였다. "⋯⋯⋯마치 이중 슬릿 실험이나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네요." 문 쪽에서 새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르고가, 고개를 들었다. "시오—" [아뇨, 달라요! 저는 아직——] 시온의 사념과 동시에, 에르고는 에, 하고 작게 흘렸다. 문 옆에서 전갈자리의 심장(안타레스)을 닮은 붉은 불꽃이 비추고 있던 것은, 지금까지 기다리던 시온도, 엘멜로이 2세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관 안에 파라오의 시신이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열어보기 전까지는 미확정이고, 어느 상태일 수도 있다. 이건 양자 역학의 문제이지만, 과학이라고 부르기보다는 마술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와닿는(ピンとくる) 상태네요." "당신들은——" 에르고가 신음했다. 그들이 대답하기도 전에 시온의 에테라이트가 그들의 정보를 에르고의 뇌 속으로 보내왔다. "아니아니아니아니, 정말로." 땀을 닦으며 숨을 몰아쉬는 통통한 남자의 이름은 조제페. "⋯⋯아무래도, 정말로 여기가 관리부같군." 가볍게 팔짱을 끼고 있는 오색으로 머리카락을 칠한 남자의 이름은 쿼트. 합동발굴조사단에 참가한 아틀라스원 이슈타리오 가문의 두 사람. "도착했어요, 카르마그리프님." 그 옆에는 두꺼운 안경을 쓴 시계탑의 조수 티카도 있었다. 그리고, "두 분과는 처음 뵙겠습니다, 이죠." 붉은 화톳불 아래에서, 최초의 남자가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라고 합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믜 모험의 내용

*35 에르고에게는 모두 처음 만나는 상대였다. 시계탑과 아틀라스원 합동발굴조사단이라는 것, 그 정도의 지식밖에 없다. 방금 전 시온이 이름과 간단한 프로필을 보내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천천히 카르마그리프가 다가왔다. 에르고를 향해 입을 열었다. "당신이, 엘멜로이 2세의 제자인 에르고 씨군요. 저와 그는 동료로, 일단 시계탑의 군주(로드) 중 한 명입니다." "군주(로드)⋯⋯!" 에테라이트가 없더라도 그 의미 정도는 에르고도 알 수 있었다. 빙긋 웃고선 시계탑의 마술사는 기계장치의 새를 향해 돌아섰다. "라티오 씨가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프톨레마이오스의 재현체가 있을 거라곤." "필요 이상의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도 아니었기 때문이 아니겠나." 기계장치의 까마귀(烏)가 어딘가 도전적인 어조로 말했다. 이에 카르마그리프는 미소에 씁쓸함을 머금었다. / "일단 합동발굴조사단의 멤버로서, 이런저런 노력을 했다고 생각했는데요." "어떻게, 이곳까지 왔지." "시공 거품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시계탑의 마술사가?" "뭐어, 그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서요. 당신이 에르고 씨를 납치했을 때의 기록이 남아있어서, 그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젊은 주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도, 시공 거품의 데이터에서 읽어냈다고?" "뭐,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요." 카르마그리프는 애매하게 말을 얼버무렸다. 지상예장・부정무이(제미니)를 사용해 시공 거품을 늘려, 의사적으로 게이트를 만들었다는 것――까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에르고가 프톨레마이오스에게 납치되었을 때의 기록을 이용해 이 좌표를 지정한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6 "음, 카르마그리프님의 원활한 조사를 위해 미리 밝혀두지만, 저희는 이미 어느 정도 정보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조수 티카가 두툼한 안경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예를 들어, 에르고 씨가 정복왕 이스칸달의 아들 알렉산드로스 4세일지도 모른다⋯⋯같은 것도요." "그건⋯⋯" 신음하는 에르고에게, 조제페와 쿼트도 고개를 끄덕였다. "예에, 저희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눈으로 봐도 믿기 힘들지만." 두 연금술사가 각각 에르고와 프톨레마이오스를 관찰한다.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들에게, 설화 상의 인물 알렉산드로스 4세라는 이름이 과연 얼마만큼의 의미를 가질까. 또한 에르고가 프톨레마이오스의 재현체와 함께 있는 것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 것일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7 "흠." 방 안쪽에서 소용돌이치는 자전 폭풍을 바라보며 카르마그리프가 희미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 그 안쪽에 흐릿하게 보이는 관을 응시하며,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이 관의 수수께끼를 풀고 있었군요. 파라오 밀실 살인 사건의." "프톨레마이오스 씨에게 이 관을 열어 보라고 들었습니다. 제겐 그럴 자격이 있다고. 하지만 이 안의 파라오가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면 저도 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화하는 중이었어요." 에르고는 솔직하게 말한다. 이 카르마그리프라는 군주(로드)에 대해 어디까지 신용해도 좋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서 정보를 닫아둘 이유도 없었다. "그렇군요, 그래서 이곳까지 와서, 둘이서 추리극을 하고 있던 건가요." 자전 폭풍을 바라보던 카르마그리프는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기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삼중의 밀실이라니, 제법 흥미를 돋우는 말이네요. 그렇다면 제가 도착한 것이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에겐 안성맞춤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뭐라." 프톨레마이오스가 작게 으르렁거렸다. "너는, 관 안쪽의 나로부터 심장을 빼낸 수수께끼를 알 수 있다고?" "아마도, 이지만요." 다소 자신 없는 듯이, 카르마그리프가 말했다. "괜찮습니까, 프톨레마이오스." 다시 한번 기계장치의 까마귀를 바라본다. 프톨레마이오스는 몇 초간 침묵하다가 탄식처럼 토해냈다. "때를 놓쳤다, 인가. 에우메네스를 웃어넘길 수 없군." "디아도코이 전쟁, 가비에네 전투의 일인가요. 직접 병력을 이끌고 거의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던 에우메네스가, 추격을 주저하는 무장들을 설득하는 동안 날이 저물어 버려, 결국 그들의 배신으로 적군에게 신병이 인도된 고사를 떠올리신 건가요" "쓸데없는 지식을 잘 쌓아두고 있는 것 같구먼." "저도, 당신이 만들어낸 도서관의 후예입니다. 이 경우 역사 속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되겠지만요." 그 말속에는, 확실한 경의가 담겨 있었다. 시계탑의 군주(로드)가 옛 영웅에게 보내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의사.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8 "많은 후계자(디아도코이)들이 왕을 자처하게 된 것은, 그 전투 이후의 일이었죠." "하, 에우메네스는 누름돌 같은 것이었으니까. 이스칸달 애송이가 죽은 뒤에도 변함없이 왕가에 충성을 맹세한 건 그 녀석뿐이다. 그렇기에, 그 녀석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누구도 왕이라 칭할 수 없었던 거지." "당신도입니까, 프톨레마이오스." "글쎄다. 이미 오래전에 잊어버렸어." 거친 어조로 말하며, 프톨레마이오스는 카르마그리프를 바라보았다. 더 이상 프톨레마이오스가, 에르고에게 혼자서 관을 열게 할 여지는 없다. 그렇다면 카르마그리프에게 맡기는 것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다. "괜찮겠지. 네 추리라는 걸, 들어주마." "그럼." 조용히 카르마그리프가 걸어간다. 자전 폭풍 바로 근처에서 발뒤꿈치 소리를 내며 멈춰 섰다. 마치, 여러 번 밟아본 교단에서 이제부터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듯한 자세였다. "조금 고민했지만, 역시 여기서부터 시작하죠." 잘 울리는 목소리였다. 바로 옆에서 몰아치는 자전의 소리조차도 그의 대사를 가리는 것엔 이르지 못했다. "신비와 관련된 사건에서, 누가 했는가(후더닛), 어떻게 했는가(하우더닛)은 중요하지 않다고 로드 엘멜로이 2세는 말한다고 하죠. 하지만 어쩌면, 왜 했는가(와이더닛)은 예외일지도 모른다, 라고." "선생님의 말씀을." "하하, 저는 그의 팬 같은 거라서요." 라며 카르마그리프가 웃는다. 그리고, 지극히 온화한 표정 그대로, "그러면, 저는 한 가지를 덧붙이겠습니다. 언제 했는가(웬더닛) 역시 예외일 수 있다고." 관리부의 수정 바닥을 긁적거리며(にじり) 고고학과 군주(로드)는 선언한다. "왜냐하면, 극히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면, 시간 역행은 신비로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뭐어 신령이나 방황해가 얽혀 있는 이상 완전히 부정 가능한 건 아니지만, 거의 있을 수 없다고 해도 괜찮겠죠." "⋯⋯잠깐." 기계장치의 까마귀가, 거기서 제지했다. "너, 방황해의 이야기는 어디서 나온 거지." "아, 눈치챘나요? 역시나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카르마그리프가 대놓고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 알고 있었어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저는 엘멜로이 2세의 팬 같은 거라서요. 그가 최근 한 달 정도 관여한 사건에 대해, 순차적으로 보고 받고 있었어요." "엘멜로이 2세가 연루된 사건, 이라고?" "네. 즉, 신을 먹은 남자, 에 대해서네요." 깜짝 놀라 에르고가 뺨을 움찔했다. 설마 시계탑의 인간 중에, 이미 그 정보를 알고 있는 자가 있을 줄이야. 청년의 표정 변화를 눈치챘는지 카르마그리프는 짝, 하고 손뼉을 쳤다. "아아, 안심해주세요. 군주(로드) 중에서는 아직 저만 알고 있는 것 같으니까요. 다른 군주가 알게 된다면, 마음대로 당신을 봉인지정할지도 모르죠. 그건 그거대로 하나의 방법이지만, 솔직히 신대 마술에 대해 어두운 시계탑이 당신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다지 발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는걸요." 카르마그리프는 미소를 지으며 친근하게 청년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리고는 천천히 모두에게 시선을 돌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9 "일단 파라오 밀실 살인 사건으로 돌아가서 이야기해볼까요. 조금 전의 언제 했는가(웬더닛)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아무리 생각해도 밀실의 장치는 이번의 발굴이 아니에요." 카르마그리프의 언동은, 느리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고, 너무도 듣기 쉬웠다.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도 말했지만, 합동발굴조사단원의 저희는 서로를 감시하고 있었던 상황이니까요. 그렇게 사이가 안 좋았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무엇이든 신뢰하고 맡기는 친구 사이곤 할 수 없죠. 전원의 눈을 피해 최심부의 파라오의 관에 공작하는 건 조금 어려워요. ――그렇게 하면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지죠." 카르마그리프가 두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2300년 전에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시점, 그리고 3년 전에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 사이파가 이 대도서관에 침입한 시점." 엄청나게 시간차가 있는 두 번이었다. "그래, 그래서 밀실인 건 아니지 않을까요." "그래서?" "범인이 굳이 밀실을 만들 의미도 이유도 없을 거예요. 우연히 밀실이 성립된 것일 뿐이라고 해도, 타이밍이 석연치 않다. 이 관리부와의 연결이 끊어진 것은 우리가 합동 발굴조사에 착수했을 때였으니까요. 2300년 전, 3년 전, 그리고 지금. 세 가지 타이밍이 하나도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요, 무의미하기 때문에 고찰의 계기가 되는 거죠. 이건 타이밍이 맞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동등하게 사건의 이유다, 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요." '모든 것이, 동등하다 ⋯⋯?' 말의 의미를 생각하며 에르고는 몇 초간 침묵을 지킨다. 그러다 갓 형태를 갖춘 꽃을 바치듯 입을 열었다. "이 사건은 복수의 사건의 복합이라는 말씀이신가요?" "정답입니다." '짝짝'하고 카르마그리프가 박수를 쳤다. "물론 정답이라는 뜻이 아니라 제가 생각한 추리에선 그렇다는 것이지만요. 응, 각각의 시대에, 각각의 의도로, 각각의 사람들이 설치했다. 결과로서, 단순했던 것이 이중, 삼중의 밀실이라는 겉보기만 복잡한 수수께끼를 구축하게 된 거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0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 건가요." "그 이야기를 하려면 프톨레마이오스와 알렉산드로스 4세의 일부터가 되겠네요." 머리카락에 감춰진 카르마그리프의 눈동자가, 이쪽을 응시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너희들의 일이라고 들이미는 것 같기도 했다. "알렉산드로스 4세⋯⋯⋯." "흔히, 비극의 왕자로 알려져 있죠. 그를 옹립한 이스칸달의 어머니——알렉산드로스 4세에게는 조모에 해당하는 올림피아스가 패배한 후로는, 제대로 왕자로서 대접받는 일은 없었고. 호위병인 헤타이로이 중 한 명에게만 맡겨져, 계속 유폐되어 있었다고 해요. 향년은 겨우 14세. 지금 당신은 그보다 두세 살 더 많아 보이지만, 생전의 알렉산드로스 4세가 조숙했던 것인지, 다른 이유인지는 알 수 없어요. 이스칸다르가 전해지는 것보다 체격이 더 컸다, 라는 것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천천히, 정신을 사로잡는 듯이, 카르마그리프가 말한다. 프톨레마이오스도, 조제페나 쿼트 같은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들도 그저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을 닮았어⋯⋯' 에르고는 가만히 혀를 내둘렀다. 자신의 어설픈 추리극과는 전혀 다른, 유창하고도 핵심을 찌르는 화술. 그래서 더 두려웠다. 지금까지는 어떤 위험에 처하더라도 엘멜로이 2세가 신중하게 수수께끼를 풀고, 해체된 중심을 향해 에르고 일행은 그저 전력을 다해 나아가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그 전에 다른 사람이 먼저 수수께끼를 해체해 버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떤 의미로는, 알렉산드로스 4세가 이렇게 유폐된 것이, 프톨레마이오스 때문이라는 것은 알고 있나요." "읏⋯⋯⋯⋯" 에르고의 목이 떨렸다. 기계장치의 새는 희미하게 시선을 떨어뜨렸다. 아무래도 그에 대한 지식은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카르마그리프는 천장의 화톳불에 눈을 가늘게 뜨고 다시 입을 열었다. "정복왕 이스칸달 사후, 가장 유력자로 여겨졌던 공신, 마케도니아 왕가의 고위 귀족이자 팔랑크스 부대를 가장 잘 다뤘다는 페르디카스는 후계자로 이스칸달의 아내가 임신한 아이 ——즉, 알렉산드로스 4세를 후계자로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정면으로 반대하여 디아도코이 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을 만든 것이, 바로 프톨레마이오스 1세인 거죠." "디아도코이 전쟁의 원인⋯⋯⋯ 하지만, 분명 애초에 정복왕 이스칸달이, 가장 강한 자가 계승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기 때문인 게." 에르고의 그럴듯한 의문에 프톨레마이오스의 딱딱한 목소리가 수정의 바닥을 쳤다. "자신이야말로 가장 강한 자라고 페르디카스가 말했다면, 반대할 수 있었던 자는 거의 없었겠지. 왕의 제일의 심복이었던 헤파이스티온은 이미 죽었고, 전투에서 세운 업적에 있어서, 그를 넘을 자가 없었다." "하지만 페르디카스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카르마그리프가 계속 말했다. "어떤 의미에서, 그는 어디까지나 왕을 섬기는 장군답게 겸허하게 행동했죠. 알렉산드로스 4세를 옹립하고 섭정이 된 것을 생각하면, 야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노선을 택한 것뿐일지도 모르지만요." "전부겠지. 그런 녀석이다." "겸허하면서도 야심도 있고, 현실적이기도 하다. 그렇군요, 이건 싸움에 강하겠죠." 라고, 카르마그리프는 수긍했다. 그리고서, 이렇게 확인했다. "페르디카스에 맞서 당신이 주장한 것은 장군들의 합의제였죠." "이스칸달 애송이가 남긴 것처럼, 가장 강한 자가 통치하며, 가능한 한 피를 흘리지 않고 간다면 그렇게 되겠지." "네, 당신의 주장이 통했다면 좀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결국 페르디카스가 섭정이 되어, 잘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정복왕 이스칸달이 남긴 유언대로 진행된 것이죠. 납득하지 못한 장군들은 반목하거나, 일시적인 동맹을 맺어, 최강을 요구하며 어쩔 수도 없이 맞붙었습니다." "⋯⋯⋯" 에르고는 할 말을 잃었다. 아마도, 그것은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일 것이다. 그저, 한 번 세계를 정복할 만큼 큰 업적을 이룬 뒤라서, 더 끔찍하게, 더 슬프게 느껴질 뿐이다. 하물며, 그 당사자가 자기 자신일지도 모른다면. "그리고, 페르디카스는 당신의 군대와 맞서는 중에, 암살당하고 말았죠." 카르마그리프가 말했다. "이후, 디아도코이 전쟁은 수렁에 빠지게 됩니다. 후견인이었던 페르디카스를 잃은 알렉산드로스 4세는, 올림피아스 등을 시작으로 여러 명의 후계자(디아도코이)들의 곁을 전전하다, 최후엔 암피폴리스 요새에 유폐되었습니다. 이후론, 14살에 암살당할 때까지 역사에 언급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1 "⋯⋯그렇다면, 프톨레마이오스는, 알렉산드로스 4세를 어떻게 생각했었을까요." 지금, 제4층 관리부에서는 시계탑의 군주(로드)만이 말을 이어갔다. "이스칸달의 유해를 강탈한 당신은, 마찬가지로 알렉산드로스 4세의 유해를 강탈했겠지만, 그 의미는 크게 달라요. 이스칸달의 유해를 독점하는 것은 프톨레마이오스에게는 왕권의 상징이지, 디아도코이 전쟁 중반부터 몰락한 알렉산드로스 4세에게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술사가 아닌 당신에게는 신비의 동향(どうこう)도 그다지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만 알렉산드로스 4세의 유해를 강탈했다면, 공적인 이유가 아니라, 사적인 이유가 아니었을까요." "⋯⋯사적인 이유." 에르고가 속삭였다. 예를 들어, 그것은 청년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이 관리부의, 파라오의 관까지 데려온 것. "그러면, 저를 여기로 데려온 것은." 자전의 폭풍을 바라본다. 그 안쪽에는 지금도 관이 비쳐 보인다. 관과 연결된 금속 뿌리는, 지금도 맥박이 뛰는 듯했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예지와 이 관은 지금도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거기서, 다시 한번, 문이 열렸다. "⋯⋯어이어이, 이건 무슨 상태야?" 뼈의 거인이 덩치에 어울리는 큰 목소리를 냈다. 땅딸막한 통나무를 조합한 듯한 허리뼈 뒤에서, 거인을 사역하는 푸른 머리의 연금술사――라티오가 모습을 드러냈다. "꽤나 예정과 다른 모양이다." "에, 카르마그리프 씨도." 라티오 옆에서 눈을 깜박이는 것은 회색 후드에 얼굴을 가린 소녀. 그리고, 그 소녀에게 어깨를 빌린 마술사만이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어떻게든⋯⋯시간에 맞았나 보군⋯⋯" 긴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마술사의 재킷을 장식했다. "그 이야기는⋯⋯조금만 더 기다려줬으면 합니다, 로드 멜루아스테아." 로드 엘멜로이 2세가, 드디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최심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2 붉은 화톳불이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방이었다. "괜찮다, 그레이." 그렇게 말하는 스승의 어깨에서 나는 살며시 손을 떼었다. 별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다시 한번 방을 둘러보았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낯익은 적발이었다. "에르고!" "누나!" 빨간 머리의 청년이 나를 쳐다보며 얼굴을 찡긋하고 있었다. 너무 무방비한 웃는 얼굴에 나도 모르게 힘이 빠질 것 같았다. "어떻게 누나도 여기까지." "라티오 씨가 애드를 조정해 주셨어요. 여기로 가는 길을 알 수 있게끔. "잇히히히히! 고마워하라고!" 손바닥에 올려놓은 애드가 가슴을 펴듯이 가볍게 방방 뛴다. "뭐, 여기로 오는 문이 열려 있었던 건 너희들이 이미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겠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꽤나 고생했을 거야." 애드 말대로 4층으로 통하는 문은 열린 채로 남아 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시공 거품으로 에르고를 불러들임으로써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어떤 변화가 생긴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겨우 숨을 고른 듯, 스승이 천천히 다가왔다. "에르고. 너는⋯⋯." 그것만 속삭이고선, 말을 잇지 못했다. 침묵에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이 경우에는 오히려 어떤 말보다 풍요로웠을 것이다. 스승에게는 너무 복잡하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에르고에게 강요할 수 없는 마음이 침묵 속에 부드럽게 깃들어 있었다. 그래서, 였겠지. "선생님." 에르고가 말을 꺼냈다. "프톨레마이오스 씨로부터 들었습니다. 내가 정복왕 이스칸달의 아들 알렉산드로스 4세일지도 모른다고." "아아, 맞다. 로드 멜루아스테아도 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 건 들렸다. 그러니까, 결론이 나기 전에, 네게 말해둘 필요가 있어." "무엇을요?" "부끄럽게도, 나도 그레이가 말해주기 전까지 거의 놓칠 뻔한 일이지만 말이야." 변명하듯 말끝을 흐리며, 스승이 한 호흡 간격을 둔다. "네가 그 녀석의 아들이든 아니든 넌 내 제자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건 변하지 않아." 몇 번인가, 에르고가 눈을 깜빡였다. 귀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청년이 시선을 떨어뜨려, 자신마저도 가슴이 먹먹해졌다. 다음으로 스승은 프톨레마이오스를 향했다. "저희 제자를 납치한 것에 대해서는 일단 뒤로 미루는 게 좋을 것 같군요." "그렇게 해 주면 고맙겠구먼." 기계장치 까마귀는 이 상황에도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스승이 주위를 둘러본다. 먼저 방 안쪽에서 불어오는 자전 폭풍을 관찰하고, 그 안쪽에서 흐릿하게 보이는 관에 초점을 맞춘다. 폭풍 근처에는 눈앞까지 머리카락으로 뒤덮인 남성이 서 있었다. "드디어 오셨습니까. 로드 엘멜로이 2세." 카르마그리프가 말했다. 환영하는 듯 두 손을 벌리고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3 "로드 멜루아스테아." 스승이 말했다. 이쪽은 양손을 느슨하게 내리고 카르마그리프의 머리카락에 감춰진 눈을 노려보았다. 두 군주(로드)는 마치 거울을 마주 보듯 마주 보고 있었다. 카르마그리프는 곤혹스러운 듯 입술을 찡그렸다. "꽤나 예정과는 달라져 버렸네요. 원래는 로그 씨와 라이네스 씨와 합류한 뒤 이 최심부로 진입할 계획이었는데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4 그리고 다시 한번. 이번에는 그들의 뒤에서 새로운 기척이 나타났다. 그 기척은 세 개였다. "시온." 에르고가 목소리를 높였다. 에르고가 프톨레마이오스에게 납치되기 직전, 시공 거품 속에서 대화를 나누던 세 사람이었다. ——시온. ——린. ——루비아. 세 명의 여성이 문 너머로부터 나타났다. "린 씨에, 루비아 씨도." 순간, 나는 혼란스러워졌다. 프톨레마이오스와 에르고, 카르마그리프와 조수 티카, 조제페와 쿼트⋯⋯ 이 사건에 관여한 대부분의 사람이 갑자기 한자리에 모이게 될 줄이야. 물론 각 그룹이 최심부를 목표하고 있었고, 프톨레마이오스가 에르고를 납치한 탓에 결과적으로 모두의 진입 타이밍이 맞아떨어진 것일 뿐이지만, 상황의 급격한 전환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시온 엘트남이라고."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 쿼트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5 이에 대해 세 여성 중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린이었다. "⋯⋯설마." 입을 쩍 벌리고 그녀는 카르마그리프 쪽을 바라보았다. 루비아가 그 말을 이어받았다. "카르마그리프 선생님⋯⋯" "두 분도, 카르마그리프 씨를 알고 계신가요?" 무심코 물으니 린은 몇 번 눈을 깜빡이다가 이렇게 말했다. "알기만 할까, 그 사람, 광석과(키슈아)의 군주(로드)야!" "에." 고고학과(멜루아스테아)가 아니냐고 말하려는 순간, 스승이 희미하게 눈을 가늘게 찌푸렸다. "멜루아스테아는 시계탑에서 유일하게 두 개의 학과를 담당하는 군주(로드)다." "두 개?" "예전에 엘멜로이가 광석과(키슈아)에서 폐해지고, 군주(로드)가 없는 현대 마술과를 떠맡게 되었을 때, 멜루아스테아 파는 보기 좋게 광석과(키슈아)의 후임이 됐다. 원래 스스로 운영하던 고고학과(멜루아스테아)는 그대로인 채로." 그러고 보니, 과거에 한 번, 같은 말을 들은 기억이 있었다. 시계탑의 학과는 모두 열둘이 아니라, 열둘+하나다. 반면 군주(로드)는 열두 명이니 한 칸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 여분의 자리를 엘멜로이로부터 손에 넣은 것이 멜루아스테아라는 뜻인가. 그렇다면 지상의 알렉산드리아에서 카르마그리프를 만났을 때 스승님이 복잡한 표정을 지었던 것은 단순히 군주를 만났기 때문만은 아니었던 걸까. "아니, 뭐, 반쯤은 저와 관계없이. 케이네스 스승님이 돌아가신 여파로 귀족주의와 민주주의가 격돌한 결과지만요. 결과적으로 어느 쪽도 아닌 중립주의의 제가 떠맡게 된 것뿐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당신이 공작한 결과겠지요. 확실히 고고학과는 최약의 십 일과 등으로 불려왔지만, 아직도 그렇게 부르는 건 시계탑에 자주 들르지 않는 외부인뿐. 당신이 군주(로드)가 된 후 멜루아스테아가 얼마나 기세가 올랐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6 "로드 멜루아스테아." 스승이 말했다. 이쪽은 양손을 느슨하게 내리고 카르마그리프의 머리카락에 감춰진 눈을 노려보았다. 두 군주(로드)는 마치 거울을 마주 보듯 마주 보고 있었다. 카르마그리프는 곤혹스러운 듯 입술을 찡그렸다. "꽤나 예정과는 달라져 버렸네요. 원래는 로그 씨와 라이네스 씨와 합류한 뒤 이 최심부로 진입할 계획이었는데요." "순번이 뒤바뀌게 된 건,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마치 미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한 스승의 목소리였다. 서로, 뭐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정도의 태도다. 지극히 시계탑답다고도 한다. 조제페와 쿼트는 그런 두 사람과, 라티오와 탄겔의 콤비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중략) 스승의 말투는 어딘지 모르게 냉정했다. 이 사람이 누군가를 대면할 때 이런 태도를 취하는 것은 드물다고 생각한다. 겁을 먹은 것도 아니고, 무리하게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도 아닌, 차갑게 얼어붙은 겨울 숲처럼, 조용히 무언가가 팽팽하게 긴장하고 있었다. "칭찬하고 계신 건지 아닌 건지." 카르마그리프는 웃으며 턱에 손가락을 얹었다. "다소 모든 사람의 정보 격차가 크고 복잡한 상황이지만, 이 경우 손쉬운 건, 그렇네요⋯.."-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7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시온을 쳐다보았다. "아까 쿼트 씨도 말씀하셨지만,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 씨로 틀림없나요?" "군주(로드)정도 된다면, 저에 대해서도 알고 있나요." 무뚝뚝한 태도로 대답하는 시온에게 카르마그리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최연소로 교관 자격을 취득한 연금술사로 유명하니까 말이죠. 그리고 엘트남 가문이라는 건, 당신은 에테라이트를 다룰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대답할 필요가 있습니까." "아뇨, 굳이 무리하게는. ——그래서, 아마 에르고 군에게 에테라이트를 연결해서, 방금 저희 대화를 관찰하고 있었죠? 틀렸나요." 에르고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도, 그 발언에 나도 모르게 시선을 돌렸다.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건가. "⋯⋯⋯⋯그렇군요." 시온이 작게 중얼거렸다. "이제 와서 부정할 필요도 없겠지요. 네, 저는 에르고의 뇌신경에 에테라이트를 연결해 당신들의 대화를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아아, 다행이다. 아마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만, 틀렸다면 좀 창피하니까요." 시선을 내리고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카르마그리프는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 그렇다면, 에테라이트로 엘멜로이 2세에게 정보를 공유해주세요. 처음부터 이야기하는 것보다 빠르잖아요?" 가볍게 말하는 군주(로드)를 향해 시온은 보라색 눈을 희미하게 떴다. "당신은 그런 기능까지." "하하하. 그래도 고고학과(멜루아스테아)의 군주(로드)잖아요. 본래 시계탑 밖의 신비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저희입니다. ⋯⋯아니 뭐, 전승과(블리시산)는 제외지만, 저쪽은 원장 중재(肝入り)니까요⋯." 크흠, 카르마그리프가 대놓고 기침했다. 한동안 입술을 다물고 있던 아틀라스원의 소녀는 스승님에게 입을 열었다. "지금의 제안, 어떻게 하겠습니까? 엘멜로이 2세." 라고 물었다. "에테라이트의 사양 상, 우회해서 접속하면 당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제가 열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군주인 당신이 알 수 있는 범위를 고려하면, 이건 서로에게 불편하겠죠. 그래서 접속하기 전에, 미리 에테라이트의 정보를 가져오는 설정을 삭제하려고 합니다. 물론, 저를 신용하신다면 의 이야기입니다만." "하지." 즉시, 스승이 대답했다. "괜찮습니까? 에테라이트는 의료용의 의사 신경으로 개발된 기술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통상 인격에 기억을 주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사전에 측정 불가능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요." "그렇다고 주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겠지." "그러시다면." 소녀가 끼고 있던 팔찌가 잠시 반짝였다. 휘청, 하고 스승이 현기증이 난 듯이 비틀거렸다. "스승님!" "괜찮아⋯ 과연, 이건 독특한 감각이군." 라고 말하며 이마를 짚었다. 몇 초간 심호흡하고 나서, "하지만, 이해했다. 그렇군, 로드 멜루아스테아, 당신은 그런 방식으로 밀실 살인 사건에 도전하려 했던 거군요." "부끄럽지만, 엘멜로이 2세의 방식을 빌렸습니다." 카르마그리프가 고개를 숙였다. 그 대화를 들었을 때, 나는 이미 시온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시온 씨, 지금 한 걸 소제에게도 부탁합니다." 라고 말했다. "스승님이 받아들인 것을, 소제가 겁먹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나도야." 린이 계속해서 이쪽 오른쪽에 줄을 서서 윙크했다. "선생님과 그레이가 마음대로 승낙해서, 사건 밖에(蚊帳の外) 있는 건 조금 억울하지 않아요?" "저도네요." 루비아는 내 왼쪽 어깨를 살며시 어루만지며 미소를 지었다. 아름다움 속에 반석의 단단함이 숨겨져 있는, 보석 같은 미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넌 단순히, 군주(로드) 간의 이야기를 알고 싶어 하는 거 아냐." "똑같이 대답해 드릴게요. 이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정보를 얻고 싶지 않은 마술사란 없겠죠." 총알처럼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으르렁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 해저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언젠가의 시계탑의 교실처럼 느껴져 나도 모르게 안도감이 들었다. 벌써 몇 년째 엘멜로이 교실의 명물(目玉)이 돼버린 두 사람의 다툼. 스승님의 조치로 함께 수업받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엘멜로이 교실의 새로운 핵탄두로 때로는 비품은커녕 교실 자체를 파괴하는 그녀들에게 나는 제멋대로 공감을 품고 있었다. 카우레스도, 이베트도, 플랫도, 그리고 이미 졸업한 스빈도 포함해서, 현대 마술과의 학생들은 자신에게 없어서는 안 될 면면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8 그때, 시계탑의 군주(로드)면서도 아틀라스원의 규율의 이유까지 꿰뚫어 본 것처럼, 로드 멜루아스테아는 다른 마술협회의 존재 방식, 그 이념과 방향성까지 꿰뚫어 보고 있다. 그가 시계탑과 아틀라스원의 합동 발굴 조사에 나선 것도 결코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시온은 카르마그리프의 말의 파도에 휩쓸린 듯 떨고 있었다. 망연히, 그러나 마치 혼의 소재를 잊어버린 듯, 정상적인 표정을 상실해버린 듯이. 알고 있다. 그 표정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스승에게 신비를 해체당한 마술사가 짓는, 전형적인 표정. 단순히 스승이 호기심에 입을 열어버렸을 때가 아니다.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려고 했을 때의 그것이다. 정말 스승이 화가 났을 때. 상대 입장에서 보면, 일생을 바쳐온 신비가 정중하게 잘려 나가고, 해부되고, 부분(腑分)되고, 내장 하나하나가 드러나고, 그런데도 끝나지 않고 그 역사와 의미 하나하나까지 갈가리 찢겨 나갔을 때다. 햇빛 아래 끌려 나온 흡혈귀와도 닮아있는, 그 표정.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9 풍경이 녹아들어 카르마그리프의 말과 혼연일체가 되었다. 그래서 그 의미를 머리보다는 감각으로 그 의미를 파악했다. 그가 말하는 것은, 어쩌면 타인과 자신의 경계를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있기에 갈등이 일어나지만, 그것이 없으면 자기 존재조차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음, 불특정 다수의 기억을 일체의 모순 없이 삼킬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상궤를 벗어나 있어요. 저희가 정신적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기억에 일관성이 있어야지만 이죠. 만약 기억이 결여되어도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지만, 과도한 기억을 쏟아 부어 동일성을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읏" 세상은 여전히 녹아내린 채로 있었지만, 그런데도 자신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카르마그리프가 말하는 사건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억 포화. 에르고가 겪고 있는 현상 그대로가 아닌가. "이것은 정신력의 강약으로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인간에게 정신력의 기초가 되는 것은 기억이기 때문입니다. 원래의 기억이 흔들려 버리면, 아무리 강인한 정신력도 의미가 없어지죠. 그래서, 만약, 그런 것이 가능한 인간이 있다면, 그것은 아틀라스원조차도 예외 중의 예외입니다. 타인의 기억을 빼앗는 방향성을 가지면서도 타인의 기억을 거부할 만큼 자아를 확립하지 않는——터무니없는 줄타기를 하는, 위태로운 존재만이 에테라이트의 완전한 활용이 허용되는 거겠죠." 천천히, 세상은 제 모습을 되찾아간다. 그런 도중, 말만이 날아든다. 내 몸에 생생한 실감이 스며들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어린 시온이 깜짝 놀라 서 있는 모습이었다. "⋯⋯⋯⋯⋯로드 멜루아스테아. 그건." 어린 그녀는 신음하고 있었다. 벌레를 가지고 놀다(虫遊び), 처음으로 죄책감을 자각한 어린아이처럼. 사막을 횡단하며 극심한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먹어 치운 고기가, 인간의 고기였다는 것을 알게 된 전사처럼. "어라, 시온 씨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셨나요? 그야 그렇잖아요. 아틀라스원 안에서도 시온 엘트남이 특별할 수 있었던 이유. 불과 수년 만에 시계탑의 군주(로드)의 눈에 들기까지, 탁월한 업적을 쌓은 이유. 그건 저라도 생각해요. 모처럼 생각했으니 대답도 해주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겠죠. 음, 원래 엘트남 가문에게 있어 지식의 수탈은 어디까지나 수단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수단만으로는 한계가 올 수밖에 없죠. 이것은 아틀라스원——이라기 보단 마술협회 전체가 빠지기 쉬운 함정이네요. 결코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전도(転倒) 되버린 것 같은 자(モノし)밖에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 시온 엘트남이라는 인물은 이상적이지 않았을까, 라고 저는 이전부터 생각했거든요. 엘트남 가에게는 수단에 불과했던 것이, 시온이라는 천재에게는 본질이 되어 버린 게 아닐까, 라고." 막힘없이, 카르마그리프가 말한다. 너무나도 거침없었다. 거의 초대면일 텐데도, 설봉에는 일말의 망설임도 용서도 없다. '⋯⋯⋯⋯아아.' 분명 생각하고 있었다, 라는 것은 사실이다. ——[자기가 이룩한 성과는 자기에게만 공개한다. 이것이 바로 아틀라스 원의 절대적이고 유일한 계율입니다. 아틀라스 원의 병기를 외부로 반출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계율도 결국은 이 파생에 불과합니다] ——[세계의 멸망을 회피하는 수단은, 세계를 멸망시키는 수단과 거의 동의하기 때문이지요] 그때, 시계탑의 군주(로드)면서도 아틀라스원의 규율의 이유까지 꿰뚫어 본 것처럼, 로드 멜루아스테아는 다른 마술협회의 존재 방식, 그 이념과 방향성까지 꿰뚫어 보고 있다. 그가 시계탑과 아틀라스원의 합동 발굴 조사에 나선 것도 결코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시온은 카르마그리프의 말의 파도에 휩쓸린 듯 떨고 있었다. 망연히, 그러나 마치 혼의 소재를 잊어버린 듯, 정상적인 표정을 상실해버린 듯이. 알고 있다. 그 표정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스승에게 신비를 해체당한 마술사가 짓는, 전형적인 표정. 단순히 스승이 호기심에 입을 열어버렸을 때가 아니다.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려고 했을 때의 그것이다. 정말 스승이 화가 났을 때. 상대 입장에서 보면, 일생을 바쳐온 신비가 정중하게 잘려 나가고, 해부되고, 부분(腑分)되고, 내장 하나하나가 드러나고, 그런데도 끝나지 않고 그 역사와 의미 하나하나까지 갈가리 찢겨 나갔을 때다. 햇빛 아래 끌려 나온 흡혈귀와도 닮아있는, 그 표정. "시온 씨. 당신의 그것은, 예를 들어 윤곽만 있고 내용이 없는 자아예요. 비어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경계만이 있는 것 같은 인격. 마술사로서의 이상. 연금술사로서의 지고. 수단과 목적이 전도되어 있더라도, 잘도 여기까지 다듬고, 여기까지 깎아냈구나, 하고 제멋대로 감탄했습니다. 그래서 계속 흥미 있었어요. 비유하자면 투명체(透明体)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당신의 상태를, 아틀라스원이나 엘트남 가문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 에에, 현재 아틀라스원의 원장은 당신을 양녀로 삼았다고 하던데, 역시 그 본질을 사랑했기 때문일까요. 그렇다면 당신의 존재 방식이야말로 엘트남이 지향하는 극지인 걸까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0 "카르마그리프 선생님." 곧장 린이 말했다. "지금 얘기는, 어떻게 해서든 필요한 건가요." "필요하지 않다면 안되나요." "저도 남의 일을 말하는 건 분수에 안 맞고(柄じゃない),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싸워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각오가 있을 때의 일이죠. 지금, 선생님이 그런 각오로 말씀하시는 건지 묻고 있습니다." 자신은 시온이라는 소녀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 하지만 지금 카르마그리프의 대사가 안이하게 발을 들여놓으면 안 되는 영역이라는 것은 가부 없이 이해하고 있었다. 이래선, 도대체 어느 쪽이 약탈공인 건가. 분명 스승의 팬 같은 존재라고 말했던 것도 더 이상 이것이 자기 자신의 기억인지, 아니면 에테라이트가 부여한 다른 누군가의 기억인지 생각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이렇게까지 철저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렇군요, 이건 실례했습니다. 시온 씨에게도 린 씨에게도." 카르마그리프가 몸을 숙여 사죄했다. 사죄 자체는 지극히 진지해 보이는 게, 또 섬뜩했다. 그리고는 스승님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중략) 말투까지 스승님을 방불케 했다 카르마그리프라는 마술사는 어느 부분에서도(どこまでも) 스승님을 닮았다. 아니, 다르다. 닮은(상사相似) 게 아니라, 카르마그리프가 따라 하는 것이다. 본질에 의한 닮음이 아니라, 의도에 의한 닮음. 하지만, 그건 어째서?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의문은 공포와 비슷한 색을 띠고 있었다.-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1 "그럼, 로드 엘멜로이 2세." 라고 호소한다. "제 불찰로 불쾌하게 해드렸지만, 전원의 정보 공유는 끝난 것 같습니다. 당신의 추리를 들려주시겠습니까." "아뇨, 우선 당신의 추리를 끝까지 경청하게 해주시죠. 제 가설은 그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시다면야." 싱긋 웃으며(にこやかに) 카르마그리프가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전원을 시야에 담으며 말을 이어갔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번에 저는 언제 했는가(웬더닛)에 주목했습니다. 뭐, 엘멜로이 2세의 흉내 같은 거지만, 이건 용서해 주세요." 그는 빙긋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 최심부에서 밀실의 장치와 관련된 것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건설 때와 3년 전 두 번이다, 라고 말했었죠. 건설 당시의 전제에 대해서는 말씀드렸으니, 이번에는 3년 전의 전제로 가보겠습니다. 이것도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사이파라는 연금술사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탐험하려고 했던 이유네요." 말투까지 스승님을 방불케 했다 카르마그리프라는 마술사는 어느 부분에서도(どこまでも) 스승님을 닮았다. 아니, 다르다. 닮은(상사相似) 게 아니라, 카르마그리프가 따라 하는 것이다. 본질에 의한 닮음이 아니라, 의도에 의한 닮음. 하지만, 그건 어째서?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의문은 공포와 비슷한 색을 띠고 있었다. "이것은 엘멜로이 2세의 제자―――에르고 씨와 관련된 고대의 실험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 실험에는 방황의 마술사, 산령법정의 선인,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가 참여했는데, 이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란 바로 쿨드리스 가문의 선조인 셈이니까요." 에르고의 실험에 대해, 카르마그리프가 말한다. "이것이 어떤 실험이었는지는 굳이 반복할 필요가 없겠지요.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에르고 씨에게 신을 먹이는 실험이었다는 것은 이미 조제페 씨와 쿼트 씨에게도 말했습니다." "아직도 믿기 어렵지만요. 아니아니, 사실 미국 대통령은 이미 UFO와 제1종 접근조우를 했다, 같은 기분이에요" "확실히 들었다. 신대에 방황해와 산령법정까지 관여했다면, 아니진 않겠지." 저마다의 소감을 말한다. 그들에게는 지나가던 개가 웃는(寝耳に水)——차라리 황당무계하게 들리는 이야기였을 것이다. 솔직히, 자신이라 해도, 아직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한 달간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일어난 사건은, 그 시계탑에서 마술을 가까이에서 느껴온 나에게도, 너무나 상식 밖의 이벤트였다. "잠시 기다려줬으면 한다." 라티오가 끼어들었다. "사이파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도전한 이유는 그 말대로지만, 그 녀석이 이 관리부까지 손을 댈 수 있었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우리도 최심부까지 접근하는 데는 상당한 무리를 거듭했다. 그런데 파라오의 관 내부까지 장치를 설치하는 건, 아무리 사이파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예에, 무리겠죠. 저도 사이파 씨가 관여했다고 말했지만, 사이파 씨가 가져갔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카르마그리프가 쉽게 인정했다. "하지만 애초에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자체에 복수의 모순된 명령이 심겨 있었다면 어떨까요." "모순된 명령?" 그러자 카르마그리프는 기계장치의 까마귀에게 시선을 돌렸다.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의 행동에 대해, 재현체인 당신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죠.." "⋯⋯⋯⋯아아. 그렇다." 프톨레마이오스가 불쾌하다는 듯이 인정했다. "일부러 기억을 지운 이유는 아틀라스원에 대한 수비의무⋯⋯. 도 있었겠지만, 사실 그것만은 아니겠지, 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기술로 당신이 재현된 이상, 이곳의 기억이 남아 있다면 아틀라스 원에 의해 검열을 당할 것이기 때문에." 검열. 갑자기 이상한 말이 튀어나왔다. 스승의 눈썹 사이 주름이 점점 더 깊어졌다. 카르마그리프의 추론이 스승의 추론과 일치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너무 동떨어져 있기 때문일까. "무슨 말씀이죠⋯⋯"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는 세 가지 의도가 얽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태연히, 카르마그리프는 그렇게 단언한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2 "세 가지의 의도라고." 라티오가 중얼거렸다. 이에 카르마그리프는 잠시 눈꺼풀을 감았다. "전부 알고 계실 거예요." 라고 속삭였다. 그는 세 손가락을 느긋하게 들어 올렸다. "하나는, 프톨레마이오스 1세. 하나는,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건설한 아틀라스 원의 분파. 하나는, 에르고의 실험을 했던 세 명의 마술사들입니다." 확실히 지금까지 들어본 인물들뿐이다. 쉬이 프톨레마이오스와 세 명의 마술사에게만 관심이 갔지만,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분파에 대해서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가끔 이야기하곤 했다. "이 세 가지에는 각각의 특징이 있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연금술은 거의 사용할 수 없지만, 음모와 교섭을 특기로 하고 있습니다. 아틀라스원의 분파는 물론 연금술을 사용할 수 있지만, 성질상 음모에는 아마 서툴렀고, 세 마술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몰랐겠죠. 에르고의 실험을 한 세 마술사는 마술도 연금술도 초일류, 음모도 그 정도일 테지만, 이 실험에 대해서는 최대한 비밀리에 진행하고 싶었을 겁니다." 문득 스승님이 자주 하는 게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의 스테이터스 화면에서 스킬과 궁합이 표시되는 타입. 톨레마이오스 1세 : 연금술 × 음모 ◯ / 아틀라스원의 분파 : 연금술 ◯ 음모 × / 세 마술사 :연금술 ◯ 음모 ◯ / 이런 느낌이 될까. 얼핏 보면 세 마술사가 일방적으로 유리해 보이지만,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것이 아틀라스원의 분파이고, 그 근처의 수도(首都)를 장악한 왕이 프톨레마이오스인 것을 감안하면 각각 강점이 있는 상태일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3 "그래서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아틀라스원의 분파에게 이런 식으로 설명했을 거예요. 자재를 제공할 테니,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기술을 이용하게 해 달라고. 이건 거짓말이 아니죠. 하지만 에르고의 실험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정보만 전달했을 겁니다. 이는 에르고의 실험 구획이 제3층에서도 완전히 독립되어 있었던 것으로부터 추측할 수 있습니다." "새의 프톨레마이오스 씨도, 그런 말을." "아아, 말했었지." 라티오가 기계장치의 새를 돌아본다. 그 구획을 발견했을 때, 프톨레마이오스는 이렇게 말했었다. ——[이 방만이, 대도서관과 독립된 계통으로 구성된 모양이야. 뭐, 봐둬라. 지금 내가 숨을 불어넣어 줄 테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4 "정리하자면, 상상할 수 있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아틀라스원의 분파와 협력하여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들었다. 그 후 세 명의 마술사들이 실험을 위해 프톨레마이오스에게 이야기를 꺼낸 겁니다. 하지만, 세 마술사와 프톨레마이오스가 신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프톨레마이오스에 이르러서는 등을 맞댄 전우 동지끼리 서로 죽이고 죽이는 디아도코이 전쟁의 한가운데 있었으니까요." 카르마그리프의 서술은 매우 정돈되어 있다. 실제로,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에르고를 만든 마술사들을 전폭적으로 신뢰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애초에 세 마술사 스스로가, 최종적으로 성공작인 에르고를 차지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5 "여기서 드디어 와이더닛이 질문받습니다. 네, 신을 먹이는 실험에 있어서, 세 마술사와 프톨레마이오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말이죠." 머리카락에 가려진 눈동자에선, 그가 얼마나 큰 흉계를 꾸미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천장의 붉은 화톳불 비치며, 카르마그리프는 이쪽을 향해 물었다. "그럼 그레이 씨,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 그의 최종적인 진의가 아니라, 일단 그가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그 정도면 충분해요." "에, 그건⋯⋯⋯" 입이 다물어진다. 무엇을 하려고 했는가. "그건⋯ 이번에 에르고 씨를 납치하라고, 재현체의 자신에게 지령을 내린 것이니까⋯⋯에르고 씨가 자신의 관에 오기를 바란 건가요?" "맞아요, 그건 확실하죠." 합격 마크를 하듯 카르마그리프가 검지와 엄지손가락으로 🌕자 모양을 만든다. "에르고 씨를 최심부로 유도하려고 했다. 게다가 그 실험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관으로 초대하려 했다. 즉, 세 명의 마술사들과도 무관한 행동이라고 추측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에르고 씨가 이렇게 돌아올 것을 예견하고 있었던 셈이죠. 즉, 신을 먹이는 실험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 알렉산드로스 4세를 부활시키는 것이 프톨레마이오스의 목적이 아니었을까요." 카르마그리프의 말에 아무도 반박하지 않았다. 다들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다.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신을 먹이는 실험을 통해 알렉산드로스 4세를 부활시키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라고 "어떤가요, 프톨레마이오스." 카르마그리프가 기계장치의 새를 바라본다. "내가 그런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높겠구먼."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6 "그렇다면, 신을 먹이는 실험이 최후까지 진행된다면,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그 뒤는 세 마술사에 의한 에르고 씨의 쟁탈전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에르고의 쟁탈전이라는 말에 나는 작게 숨을 죽였다. "⋯⋯당신은, 그 이야기까지 알고 있었습니까." "하하하, 대충 상상이 가겠죠? 엘멜로이 2세는 충분히 눈에 띄게 움직여주셨으니까요." 당연하다는 듯이, 카르마그리프가 말한다. 실제로 눈에 띄는 움직임은 틀림없었으니 이쪽도 변명할 여지가 없다. "시계탑에서 흔히 있는 일이죠. 실험이 성공할 때까지는 모두 협력하지만, 일단 성공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전쟁. 의리도, 정도 없는 일이지만, 모두 마술사이기 때문에 그런 건 애초부터 없으니까요. 자, 그렇다면 프톨레마이오스는 무엇을 한 것일까요. 우선, 신을 잡아먹는 실험을 중간에 방해한다고 해도 80%, 아니 90%는 완성된 시점이 아니면 알렉산드로스 4세가 부활할 수 없습니다. 신을 먹은 에르고 씨의 모습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사자소생과는 다른 것 같지만, 어차피 한 번 죽은 것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과 리소스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프톨레마이오스는 필요한 만큼 실험이 진행된 단계에서 함정이 발동되도록 준비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세 명의 마술사, 혹은 그 후예가 다시 실험실에 나타났을 때라든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7 힐끗, 카르마그리프가 라티오를 쳐다보았다. "어떻습니까? 3년 전의 사이파 씨는 그 실험실까지 도달했던 게?" "⋯⋯그렇다." 라티오가 인정했다. 붉은 화톳불의 빛에 푸른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그 실험실의 데이터에는, 사이파가 읽은 흔적이 남아있었다." "아아, 역시나." 카르마그리프가 기쁜 듯이 미소를 지었다. "사이파 씨는 실험실의 데이터를 손에 넣었습니다. 그때엔, 아마도,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에르고 씨도 아직 있었을 거예요." "아직, 에르고가 있다?" 앵무새처럼 말하면서 나는 그 상황을 상상해 보았다. 그 구획에서 에르고가 신을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신을 먹은 후의 에르고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계속 그곳에 있었던 것이라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8 "에르고 씨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을 때부터 생각했었는데요. 에르고 씨가 먹은 신은 바다의 신이라는 요소가 공통되어 있는 게 아닐까요. 어떤가요, 엘멜로이 2세." "⋯⋯아아, 저도 확실히 그렇게 생각합니다." 스승이 대답한다. 만족스러운 듯 카르마그리프가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해저에 만들어진 또 하나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세 명의 마술사가 눈독을 들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겠죠. 바다의 요소에 익숙해지게 함으로써, 그가 먹은 신은 조금씩 소화되어 갔다. 비록 신의 파편이라지만, 한낱 인간이 먹어 치우려고 하는 것이죠. 2천 년 이상이 걸렸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것이 없죠." 시간의 스케일에 나는 압도당했다. 동시에 납득이 가기도 했다. 유구(悠久)한 바다와 영원(구원,久遠)한 시간. 한낱 인간이 신을 잡아먹는다고 하면, 그 정도는 필요하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9 "손오공——손행자의 일화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손오공은 영원한 생명을 부여하는 반도와 금단을 마음대로 먹었고, 그 결과 노자에 의해 49일 동안 팔괘로에 던져졌다. 이 이야기는 반도와 금단을 먹은 손행자에 대한 벌로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마술적으로 보면 그 의미가 다릅니다. 즉 그것은 사상마술에서의 연단술로, 불로불사인 신의 비약을, 몸에 체화(馴染)시키는 작업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사상마술. 무시키나 바이뤄롱이 다루는 마술이 바로 그것이 아니었나."그 행자가 걸어온 여정은 그대로 연단술의 비오로 이어집니다. 그것은 계통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마술에 있어서 신화는 기반 그 자체이기 때문이지요. 음, 에르고 씨가 먹은 신의 한 위는 손행자가 아닌가요?" "⋯⋯⋯⋯" 이번에, 스승님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정보가 있었다고는 해도 에르고가 먹은 신을 이렇게 쉽게 간파할 줄이야. -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내용

*60 "괘로의 49일에 비해, 이 실험은 이천년. 원래 팔괘로란 세계를 나타내는 괘가 모두 응집된 장소, 시공이 응축된 공간입니다. 49일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죠. 예를 들어 불교(부디즘)에서 49일 법회를 하는 것은, 죽은 사람에게 최종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의 시간——인간의 영혼이 전생하기까지 필요한 시간을 성스러운 숫자인 7에 7을 곱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이천 년이라는 것은 좀 더 비근한 개념으로 보인다. 즉 신대의 마술이 끝난 기원전부터, 현대의 마술의 끝인 현대까지를, 필요로 한 겁니다. 49일이 개념적인 [한 시대(세계)가 끝날 때까지의 시간]이라면, 세 마술사는 정말로 [한 시대(세계)가 끝날 때까지의 시간]을 사용한 것이겠죠." -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내용

*61 정말로, 스승님이 강의하는 것 같다. 시대(세계)가 끝날 때까지의 시간. 그 실험실에서, 스승님도 비슷한 말을 하고 있었다. 기원전, 세 명의 마술사가 에르고에 갔던 것은 인류의 세계와 신화 그 자체를 이용한 초발급의 대의식 마술이었다고. 가마솥을 연상시켰다. 시간도, 시대도, 신님도, 모든 것이 하나의 가마솥에 끓여진다. 더 이상 구분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혼연일체가 되어버린다. "마치, 신이야말로, 시간 그 자체인 것 같아요⋯⋯" "이런, 당신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걸요." 카르마그리프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엣." "엘멜로이 2세, 이 내제자 씨, 받으면 안 되나요? 고고학과(멜루아스테아)에서 한 번 제대로 단련해 보고 싶은데요." "정중히 거절하지. 그녀는 내 생명줄이야." "아, 그, 저기." 갑작스러운 권유와 거절에 혼란스럽다. 그리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견딜 수 없어 뒷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만다(後ろ手に自分の指を絡ませてしまう). 너무나도 너무하다. 너무 횡포하다. 어째서 이런 기습을 갑작스레 하는 걸까. 약탈공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도 당연하지 않을까. "저도 카르마그리프님께는 조금 과분하다고 생각해요." "어이쿠, 너무하네 티카!" 조수의 지적에 과장되게 화를 내던 카르마그리프는 시선을 다시 원래대로 돌렸다. -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내용

*62 "자칫 탈선해 버렸지만, 아까의 이야기를 계속을. 라고는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아주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에요. 결국,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면, 비교적 간단하게 상상할 수 있으니까요. 왜냐면, 3년 전에 사이파 씨는 알렉산드리아 해에 익사했던거죠?" "⋯⋯아아." 라티오가 긍정한다. 그것을 확인한 후 카르마그리프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설치한 함정은 이렇습니다. 세 명의 마술사 또는 그 후예가 다시 실험실에 나타나면, 즉 실험이 충분히 진행되었다고 판단되는 단계에서, 에르고 씨를 태운 포드를 실험실에서 해저로 배출하는——그런 식이었겠죠." "에르고 씨를, 해저로 배출?" 그런 상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들어보니 이해가 된다. 처음 들었을 때는, 왜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가 익사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그건⋯⋯. "네, 심해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조사하던 사이파 씨가 어째서 바다에서 발견됐는가. 답은 간단. 에르고 씨의 포드를 배출할 때, 사이파 씨의 몸이 휘말렸을 뿐이겠죠." "하지만,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잖아요? 물에 휩쓸린 정도로는." "아뇨, 물뿐만은 아닌걸요." 자신의 의문을, 루비아가 제지한다. "그때 갑자기 파수꾼들이 폭주(스탬피드)한 것은⋯⋯" "빙고! 거기예요, 미스 에델펠트!" 카르마그리프가 딱 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그래, 그거예요. 분명히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보호를 무시하고, 파수꾼들이 폭주하고 있었겠죠. 저것도 세 마술사에 대한,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의 함정이었다면 말이 되겠군요. 방황해와 산령법정의 선인의 전력을 생각하면, 죽이기까지 갈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발목이라도 잡아서 에르고 씨를 안전하게 배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확실히, 앞뒤가 맞는다. 사이파가 익사한 이유에 더불어, 에르고를 태운 포드가 해저를 표류하고 있었다는 사실과도 일치한다. 파수꾼들이 폭주한 타이밍도 라티오가 실험실의 데이터를 강제로 해킹하려던 때였다. 게다가 사이퍼도 같은 데이터에 개입했다고 라티오는 말하지 않았나. 순간 등줄기에 차가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3 옆에서 에르고가 참다못한 듯 입을 열었다. "그럼, 이중의 밀실은 어떻게 된 건가요." "음, 에르고 씨는 재미있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죠. 파라오의 관에서 시큐리티 키가 도난당한 것은 이중, 아니면 삼중의 밀실이 아니냐고요. 그런 시점은 저한테는 없었어요. 너무 의미가 없어서, 그렇기 때문에 저도, 의미 없는 것이야말로 본질인 게 아닐까 하는 확신이 생겼어요." "의미 없는 것이, 본질?" "방금 말씀드린 것은 모두, 프톨레마이오스 씨의 장치입니다. 하지만,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연금술사라는 것은 아니죠. 아마도 교섭을 통해 자신의 심장에 시큐리티 키를 설정했을 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파수꾼을 폭주시키는 것은 정규 수단으로는 어렵겠죠. 그러면, 대체 어떤 방법으로, 이러한 함정을 설치한 걸까요." "정규가, 아니야." 이번에는 기계장치의 새가 작게 신음했다. "그런가, 오작동인가⋯⋯!" "네.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요." 카르마그리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프로그래머의 일이지만, 에러 체크는 반드시 그런 건 아닙니다. 게임의 디버그가 최후는 모두의 일(総当たり)이 되는 것과 같은 거죠. 레이싱 게임에서 특정 조작을 하면 이차원으로 뛰어들거나, 격투 게임에서 화면 가장자리에서 계속 점프하다 보면 몸이 박혀버리는 그런 부류라고 하면, 엘멜로이 2세는 이해하시겠죠." "⋯⋯⋯알고말고." 다소 냉정한(醒めた) 어조로 대답하는 스승에게, 카르마그리프는 계속 말했다. " 룰 중에서, 연금술사가 아닌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가장 효율적으로 함정을 설치하는 방법――그것이 에러였던 겁니다. 아마도 시큐리티 키가 서로 모순된 명령을 여러 개 보냈을 겁니다. 조합에 따라 파수꾼이나 대도서관의 일부 기능이 치명적인 에러를 일으키는. 이 패턴을 알아내기 위해,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상당한 시간을 보냈을 테지만, 뭐 어쨌든 그는 디아도코이 전쟁에서 살아남아, 천수를 다했을 정도니까요." "⋯⋯⋯즉, 시큐리티 키를 빼앗긴 것은, 에러를 일으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건가. 로드 멜루아스테아." "역시 이해가 빠르시군요.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발견한 방법의 하나가 시큐리티 키를 도난당하는 것이었겠지요. 현대의 컴퓨터에서도, 정지나 기동의 순간을 노리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4 이론은 알겠다. 하지만 어떻게? 카르마그리프의 말대로, 프톨레마이오스는 연금술사가 아닌데도? "구체적인 수단은 로그 씨가 제2층에 침입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어요." 카르마그리프의 말에 몇 초간 생각하다 답을 떠올렸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폐쇄⋯⋯" "예에, 이것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유실물(로스트 넘버)가 된 이후, 불필요한 인간을 들여놓지 않기 위한 상투적인 수단이었겠죠. 아마 아틀라스원 분파에 이야기해서 특별히 만들어 준 부정 동작이었을 거예요. 왜냐면, 아틀라스원 본부의 계율에 [자기 연구 성과는 자기 자신에게만 공개한다] 라고 되어 있으니, 당시 연구의 카피를 대량으로 등록하고 있는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란, 어떻게 생각해도 위험물입니다. 아틀라스원 본부에 파괴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겠죠. 이 점은 로그 씨도 이야기하고 있지 않았나요." "앗." 무심결에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말했었다. 그뿐만 아니라, 스승님께도 질문을 받았다. ——[이 발굴 조사는, 어디까지 아틀라스 원의 허가를 받은 것입니까] 그 질문에 대해, 로그는 타인의 연구를 파헤치는 것이 반드시 금지되어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회색지대이기 때문에 정식 심사에서 부결되기 전에 끝내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했다. 2300년 전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면? "설마⋯⋯!" 시온이 눈을 크게 뜨고 이렇게 흘렸다. "설마⋯⋯그 밀실은 변명이었다⋯⋯라는 건가요⋯⋯! "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아틀라스 원 분파에 불어넣은 것은 그런 뜻이 아니었을까요. 아틀라스 원 본부가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침입해도, 시큐리티 키가 도난당해 폐쇄했다고 하면 빠져나갈 수 있겠죠. 그래, 이건 아주 교활한 방법이지만, 현대에도 충분히 통용됩니다. 라기보단 시계탑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제법 들리는 녀석이에요." 망연해져 버렸다. 자신들이 이토록 휘둘렸던 파라오의 심장 도난 사건이, 설마 2300년 전에 준비된 핑계였을 줄이야. 의미 없는 것이 본질이란 건, 말 그대로다. 핑계이기 때문에, 의미 같은 게 있을 리가 없다. 터무니없이 큰 스케일과 자신의 바로 옆에서 일어날 법한 비근함이 뒤섞여 바로 이해하기 힘들 정도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5 "그리고 다른 하나가 본심입니다.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이 방법으로 다른 트릭도 완성했습니다. 저는 신대에 태어난 프톨레마이오스가, 이런 기계적인 트릭을 생각해냈다는 것에 감탄하고 있어요." "기계적인 트릭?" 린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취약한 분야였을지도 모른다. 카르마그리프가 쓰게 웃으며 수트의 어깨를 으쓱했다. "파수꾼의 폭주입니다. 실험실을 조사해보니 파수꾼들이 폭주하는 함정이었다, 라는 건 말했습니다. 그 실험실은 대도서관의 시스템과 완전히 독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말하자면 몸속에 없는 내장을 만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본래라면 파수꾼들도 관리부에 의해 통제되고 있어야 하는데, 상황적으로 시큐리티 키를 도난당했다는 설정이 되어 있어 관리부와 연결이 안 돼요. 이런 상황에서 부하가 걸린다면, 파수꾼들도 치명적인 에러를 일으킬 것 같지 않나요?" "부하로 인한, 에러⋯⋯" 또 생각나는 게 있었다. 파수꾼들의 폭주에 대해 스승이 흘린 말이다. ——[어떤 종의 메뚜기가 개체군 밀도에 따라 상변이를 일으켜, 몸의 크기나 공격성까지 변화하는 것과 비슷한 것일까] 어쩌면. 어쩌면 프톨레마이오스가 그런 오류를 생각하게 된 것은 메뚜기의 상변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아마도, 프톨레마이오스가 폭주에 대해 한 일은, 완전히 독립적이어야 할 실험실의 데이터를 접했을 때, 금서고의 파수꾼들에게 그 정보를 흘려 에르고의 포드를 바다로 배출하는 것뿐이었을 겁니다. 그것만이라면 그도 할 수 있었을 것이고,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연금술사들에게도 들키지 않았을 겁니다." "⋯⋯⋯⋯" 이번의 추리는 이질적이다. 와이더닛에서 접근하는 것은 스승과 다르지 않지만, 여느 마술에 접할 때와는 전혀 다르다. 중심이 되는 것이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이기 때문일까. 혹은 추리하고 있는 것이 카르마그리프이기 때문일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6 "그리고, 그것만으로, 그는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짝짝'하고 고고학과의 군주(로드)가 박수를 쳤다. 마른 박수가 천장의 화톳불을 흔들었다. 단 한 사람의 박수가, 공간의 모든 것을 가득 채워버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기다려주세요. 그런 건 이상하잖아요." 시온이 겨우 말을 꺼냈다. 앳된 옆모습은, 이제는 창백하고 핏기가 없어 보였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연금술사도, 바보가 아니에요. 프톨레마이오스가 전횡을 일삼지 않도록 체크하는 정도의 기구는 만들 겁니다." 그건 그렇다. / 프톨레마이오스에게 시큐리티 키를 맡긴 이상, 제대로 된 신경이 있다면, 그 체크 정도는 생각했겠지. 그렇지 않다면 아틀라스원의 예지가 모두 유출되어 버릴 테니까. "그렇네요. 하지만, 그 판단을 하는 것도 기계겠죠? 관리부의 시큐리티 키가 뽑혔다. 그 사이 파수꾼들이 폭주했다. 하지만 방금 전의 관리부에는 아무도 들어간 흔적이 없어요. 어쨌든, 밀실이니까요. 결국 시큐리티 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하면, 기계는 보통 어떤 판단을 내릴까요?" "읏⋯⋯" 시온이 침을 삼킨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그 말대롭니다. 기계이니까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면 그것은 단순한 미스라고 무시할 수밖에 없다. 인간처럼 밀실의 의미를 추구할 낭비가 없는 거예요. 그들에게는 밀실 따위는 의미가 없으니, 무시해버리는 것밖에 할 수 없죠." - 로드 엘멜로이 2세이ㅡ 모험의 내용

*67 "아⋯ 아⋯" 의미가 없다. 그 말이 찬바람처럼 온몸에 스며들었다. "여기에서도 의미의 없음이, 의미를 가지게 되는 거죠. 인간과 기계 양쪽에 모두 장치된 무의미함입니다. 무의미라는 와이더닛, 이라 불러도 좋아요." 양손을 벌리며 노래하듯 카르마그리프가 말했다. "어째서 시큐리티 키가 도난당했나. 무의미한 변명을 위해. 어째서 파수꾼들은 폭주했나. 무의미해야 할 부하에 의해. 어째서 기계는 무시했나. 무의미한 밀실을 이해할 수 없기에." 한숨 돌린 후 군주(로드)가 결론을 내린다. "왜 밀실을 만들었는. 삼중의 무의미함을 만들기 위해." 밀실의 와이더닛이 완성된다. 변명을 위한 밀실. 파수꾼을 폭주시키기 위한 밀실. 최후에, 모든 것을 무시하게 만들기 위한 밀실. 어떤 의미에서 후더닛도 하우더닛도 상관없는, 순수한 와이더닛에 의한 밀실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삼중의 밀실이 아니라 삼중의 무의미. 전원이 조용해졌다. 방 안쪽의 자전만이 괴물의 애처로운 울음소리처럼 소리 내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8 "일단 덧붙이자면, 프톨레마이오스에게도 오산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카르마그리프가 속삭였다. "에르고 씨가 배출되었을 때, 아직 완성되지 않았. 한 시대와 맞먹는 시간을 들인 실험이지만――아마도 그것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았을 거예요. 생전에 프톨레마이오스가 재현체에 지령을 내려둔 것도, 그런 경우를 위한 보험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로부터 3년간 에르고를 실은 포드는 세계 바다를 떠돌아다녔던 것일까. 해저를 표류하는 것으로부터, 에르고의 최후 조각은 묻힌 것일까. - 로드 엘멜로이ㅐ 2세의 모험의 내용

*69 정중하게, 카르마그리프가 예를 표했다. "하하하, 이런 건 처음이라서요. 듣기 힘들었을 것 같네요. 어설픈 추리에 귀를 기울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면, 카르마그리프 선생님. 시큐리티 키는 지금 어디에 있다고 말씀하시는 거죠?" 루비아가 묻자 카르마그리프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합동발굴조사단에 시큐리티 키를 훔쳐 간 범인 같은 건 없습니다. 라고 할까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일 거예요. 이건 일본의 교겐이라는 녀석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거짓말. 즉, 그 관 안에는 아직 시큐리티 키가 있는 채겠죠." "⋯⋯범인 같은 건, 없다?" 망연히, 나는 되풀이해서 말했다. 정말로? 정말로. 그런 것일까. 카르마그리프의 말에는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어디선가, 그 추리에 납득할 수 없었다. "자, 에르고 씨, 부디." 카르마그리프가 자전의 폭풍을 가리켰다.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 바람이었을 겁니다. 당신의 목적도, 저 안에 있겠지요. 이제 더 고민할 것도 없겠지요. ⋯⋯자." 목소리에 이끌리듯 에르고의 등 뒤로 환수가 실체화했다. 이를 처음 보는 조제페와 쿼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카르마그리프도 즐거운 듯 입꼬리를 올렸다. 자전 폭풍을 향해 다시 환수가 다가간다. "잠깐." 이라며, 그것을 날카로운 목소리가 제지했다. 적발의 청년을 보호하듯, 검고 긴 머리카락이 흘러내렸다. "슬슬, 제가 말해도 상관없겠죠. 로드 멜루아스테아." 스승님은 아주 조용히 입을 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0 두 마술사가 마주했다. 한쪽은 로드 멜루아스테아. 고고학과와 광석, 시계탑의 두 학과를 담당하는 군주(로드). 한쪽은, 로드 엘멜로이 2세. 현대 마술과를 이끌며, 이번 여정에서 신의 이름을 물어온 자신의 스승. 서로가, 마술사의 왕이라고 불러야 할 존재였다. '그러고 보니 처음일지도⋯⋯' 나는 묘한 감회를 느꼈다. 지금까지도 다른 군주(로드)와 대립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정면으로 마주한 적은 거의 없었던 것이다. "물론. 당신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로드 엘멜로이 2세. 카르마그리프의 표정은, 그 대사처럼 수년 만에 친한 친구를 맞이한 것 같다는 것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화톳불의 붉은 빛과 자전의 푸른 빛이 반씩 그를 비추고 있다. 머리카락에 가려진 눈동자는 보이지 않고, 흔들리는 두 종의 빛만이 카르마그리프라는 존재를 덧칠하고 있었다. 스승은 변함없는 음울함을 머금은 채 입을 열었다. "우선, 근본에 파탄이 있다. 일부러 무시했겠지, 로드 멜루아스테아." "무슨 말씀이신가요?" "내 흉내를 낸다고 하면서, 정작 중요한 핵심의 와이더닛은 대답하지 않았어.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무시한 채 결론을 내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시한 것은 아니지만요, 뭐, 그건 어떻게 되든 괜찮으려나(なんとなくでもアリかな)라고 생각했거든요." 쑥스러운 듯 카르마그리프가 머리를 긁적였다. "적어도 알렉산드로스 4세를 되살리려고 한다, 라는 도중까지의 목적은 분명했던 거죠. 프톨레마이오스 때문에 알렉산드로스 4세가 죽었다고도 말할 수 있는 이상, 속죄라는 것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그 정도의 이유라면, 프톨레마이오스가 부활시키는 것은, 알렉산드로스 4세가 아냐." 스승이 똑바로 말한다. "이스칸달 그 자체다. 무엇보다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이스칸달의 시신을 손에 넣었으니까. 틀립니까,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뭐어, 순서상으론 그렇겠지. 이스칸달 애송이가 되살아났다면 디아도코이 전쟁 따위는 한순간에 끝났을 게다. 뭐, 내가 원했던 대로 된 것 같지는 않지만."기계장치의 새가 말했다. "그리고, 속죄는 아니다. 이 시대는 다른 것 같지만, 내 시대에선, 온갖 운명에 사람의 목숨이 휘둘리는 것은 당연했다. 생전의 나의 행동으로, 젊은 주군에게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그렇다고 살려내려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신경이 얇을 리는 없지 않겠나.""이런, 이건 실점이네요." 카르마그리프가 솔직하게 사죄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이ㅡ 모험의 내용

*71 "로드 멜루아스테아." 다시 한번 스승이 말했다. "당신의 추리에는, 방금 말하지 않은, 진짜 프톨레마이오스의 와이더닛이 있는 게 아닌가?" "⋯⋯⋯음." 순간 곤란한 기색을 보이다, 카르마그리프는 입을 열었다. "사실은 있어요. 하지만, 조금 비약하는 것 같아서, 부끄러워서⋯" "그거야말로 새삼스럽군. 파라오의 밀실 살인사건의 트릭을, 2300년도 전의 희극(茶番)이라고 강변해놓고선 비약도 뭐도 아니겠지. 거기에, 지금까지의 추리를 들어보면 당신이 생각한 와이더닛은 짐작이 가. 프톨레마이오스가 무엇을 했는지가, 세 마술사가 신을 먹인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겹쳐보면 자연스럽게 답에 도달하게 된다." "오오." "신화의 재구성." 짧게 스승은 단언했다. 그 이야기는 이 최심부에 도달하기 전에도 했었다. 프톨레마이오스라는 영웅이 한 일은, 즉 정복왕 이스칸달을 중심으로 한 신화의 재구성이라고. 제우스의 아들이라고 칭송받던 이스칸달을, 그대로 아멘・라의 아들이기도 하다며 선전함으로써 그는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냈다. "신화의 재구성을 그대로 하나의 술식으로 만드는――그것은 즉, 저희 시계탑이 말하는 마술기반의 구축입니다. 카발라나 룬 마술과 같은, 완전히(まるまる) 하나의 마술 체계를 만들어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 당신이라면 잘 알고 있겠죠. 한 번 단절된 마술 기반인 룬 마술의 부흥과, 있을 수 없는 인형의 개발에 의해, 인형사 아오자키 토우코는 관위(그랜드)가 되는 것을 인정받았다. 이 경우는 부흥조차 아냐. 원형이 되는 그리스 신화와 이집트 신화가 있긴 하지만, 마술기반을 거의 제로부터 만들어낸 위업입니다." 스승의 말은 소리 없이 타오르는 불꽃과 같았다. 현대 마술에 있어서, 틀림없이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아오자키 토우코의 위업. 관위 인형사인 그녀가 거의 혼자서 이룩한 업적과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대국의 자산과 현자들을 결집하여 이루어낸 그것은 단순히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양쪽의 대단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그것은, 원자폭탄의 설계도를 만든 학자와 실제로 만들어낸 국가 같은 것이겠지. 타인이 보기에는 어느 쪽도 동등하고, 그저 두려울 뿐.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2 "만약 그 정도의 위업을 마술 체계도 아니라, 단 한 가지, 단 한 번의 술식을 위해 구축했다면?" 말속에 감춰진 불꽃이 이번에는 뼛속까지 얼어붙는 냉기로 변한다. 신식(神喰らい). 에르고에게 주어진 술식의 의미가 해체되어 간다. "그건, 만리의 장성을 외적의 격퇴를 위해서가 아니라, 단 한 명의 미녀에게 바치기 위해 만들었다든가, 그런 류의 헛소리(ほら話)다. 하지만, 헛소리를 진지하게 형상화하는 것이야말로, 신비의 본령이라고도 부른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지 못하는 신비 따위 돼지 먹이로 던져주면 돼⋯ 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게 주장해 온 고집스러운(筋金入り) 마술사라면 몹시 기뻐하겠죠. 적어도, 프톨레마이오스의 목적이 그러하지 않았을까, 당신은 이 추리 중에 생각했을 겁니다." "하하, 타인이 알아채면 역시 부끄럽군요. 맞습니다, 대체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카르마그리프가 인정한다. 목덜미를 부끄러운 듯이 문지르며 스승의 질문에 대답한다. "그렇다면 신을 먹은 것이 이스칸달이 아닌 이유도 분명해지겠죠? 정복왕 이스칸달은 이미 신이 되어 버렸죠. 그만큼의 개성이 이 별에 새겨져 있어요. 그리고 이스칸달의 유력한 후계자(디아도코이) 중에서는 역시 이스칸달을 기점으로 했을 뿐인 별개의 이야기가 되어버리고. 이스칸달을 중심으로 재구성된 신화의 초점이 될 수 있지만, 하지만 뚜렷한 개성을 갖지 않는 공백이야말로 핵심입니다."-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3 카르마그리프의 대답에 나는 다른 감상을 품고 있었다. 아까 이 군주(로드)가 시온에게 했던 말과 지금의 발언은 굉장히 비슷하지 않았나. ——[시온 씨. 당신의 그것은, 예를 들어 윤곽만 있고 내용이 없는 자아예요. 비어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경계만이 있는 것 같은 인격입니다] 이전에, 스승님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것 같았다. 마술의 근원은 본래라면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굳이 언어로 형용한다면「」이라고 할 수 있겠지, 라고. 그렇다면 해적섬에서 막 주워진 에르고 역시 그 조건에 걸맞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시온처럼 재능과 성품 때문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를 알려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의 무구와 순수를, 당시의 에르고는 가지고 있었다. 그것이야말로 신을 먹는 자에게 필수적인 조건이 아니었을까. "⋯⋯⋯" 에르고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더 이상, 적발의 청년은 그렇지 않다. 세계의 모든 것을 밝게 웃으며 받아들일 뿐 아니라, 화를 내고 슬퍼하고, 타인을 훈계하거나, 누군가를 누나라고 부르는 것에 집착하거나⋯⋯ 우리들이, 바꾸어 버렸다. 지금까지의 여행이, 청년을 성장시켜버렸다. "그래요, 초점입니다. 신화의 창조가 프톨레마이오스의 목적이었다면, 거기에는 초점이 되는 공백의 인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세 마술사와 프톨레마이오스는 서로 손을 잡을 수 있다. 아무리 세 마술사가 신대에서도 드문 천재들이라 해도, 프톨레마이오스처럼 속세에 신화를 침투시킬 수 있는 수완은 가지고 있지 않아요. 솔로몬 왕을 최후로, 마술사 자신이 왕이 되는 시대는 끝나버렸으니까요." "아아,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위대한 정복왕 이스칸달을 계승해야 할 공백에 알렉산드로스 4세라는 상대는 어울립니다. 이스칸달에게는 또 다른 아들이 있지만, 그의 세 왕위를 모두 물려받은 적이 있으면서, 하지만 그 물려받은 것에 의미를 두지 않았던 것이 알렉산드로스 4세였기 때문에.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라는 영웅이 재구성한 신화는, 지금까지의 조건에 모두 부합합니다. 아마 세계사를 통틀어서도 이만큼의 위업을 이룬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스칸달이 세계사에서 유독 빛나는 별이 될 수 있었던 것도, 프레마이오스라는 문화 수집가가 없었다면 있을 수 없었을 정도로."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4 실험실에서 이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스승님은, 사고만으로도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즉, 여기까지의 추리에, 당시의 스승님도 도달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역시나 최후의 결론도 카르마그리프와 같은⋯⋯. "하지만, 이상하군요, 로드 멜루아스테아." 단 한 마디로, 스승이 잘라낸다. 다시, 공간에 심상치 않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뭐가 이상한가요? 엘멜로이 2세." "그렇다면, 프톨레마이오스는 세 마술사에게 말없이 계략을 꾸밀 필요가 없어. 전적으로 협력하면 됩니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파괴할 위험을 무릅쓰고 파수꾼을 폭주시킬 필요는 없겠죠""아⋯⋯" 확실히 논리(로직)으론 그렇게 된다. "당신이 프톨레마이오스의 와이더닛의 핵심을 건드리지 않은 것은 그 핵심 부분을 말하면, 논리가 어긋나는 것이 드러나기 때문이겠죠. 하나하나의 행동만으로 추리를 진행한다면 무리가 없겠지만, 행동 지침의 근본적인 부분까지 거슬러 가면 속이기 어려워. 제가 지적하지 않았어도,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들은 당연히 눈치챘을 겁니다." "흐음. 그렇다면, 완전히 착각한 걸까요?" 아무렇지 않게 카르마그리프가 말했다. "아뇨, 저도 대체로 동의합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심장 도난과 밀실이, 2300년 전부터 계획된 교겐(狂言)이라는 것도, 거기에 3년 전의 사이파가 연루되었으리라는 것도 같은 의견입니다." "이야, 이건 기쁘네요." "하지만, 그 뒤는 거꾸로 생각해야 합니다." 스승이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함께 있던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들도, 토오사카 린이나 루비아 같은 고위 마술사들도, 그리고 이 사건의 중심이라 해야 하는, 규격 외의 신을 먹은 에르고도, 지금만은 신비성에서 한참 뒤떨어지는 스승님의 말에 집중하고 있다. "일부러 이런 장치를 한 이상, 프톨레마이오스가 세 마술사를 은밀하게 배신한 것은 틀림없어. 문제는 프톨레마이오스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세 마술사라도 딱히 한 통속(一枚岩)이 아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세 마술사도?" 나도 모르게 반복하고 말았다. 카르마그리프가 한 추리를, 다시 스승이 정중히 풀어간다. 그때였다. 다시 한번 관리부의 문이 열린 것이다. "드디어, 와줬군." 스승이 고개를 들어 바라본다. 나도 뒤를 돌아——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이런 등장을 기대받는 건, 마안수집열차(레일 체펠린) 이후로 처음이군, 오라비." "⋯⋯⋯설마 여기서 전원과 만나게 될 줄이야." 두 사람의 그림자가 붉은 화톳불에 비쳤다. 아름다운 소녀와 그를 따르는 수은 메이드,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지친 듯한 장한이었다. "어째서⋯⋯" 나뿐만이 아니라, 처음으로 카르마그리프의 기색에 동요가 섞였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외주부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했을, 로그와 라이네스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5 관리부에 모인 사람들은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원래 린과 시온을 제외한 멤버들은 시계탑과 아틀라스원의 합동 발굴 조사단으로 선발된 사람들이다. 그러니 이 관리부에서 전원이 얼굴을 맞댄 것은 무엇보다도 기뻐해야 할 일인데⋯ 누구의 표정에서도 그런 기색은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라이네스만이 즐거운 표정으로 스승을 향해 입을 열었다. "나를 부르는 게 제법 늦지 않았나, 오라비." 오만하게 가슴을 치켜세운다. 유연한 사지에 붉고 푸른 빛이 흘러, 마치 빛의 나라에 사는 요정 같았다. 이런 상황인데도 잠시 넋을 놓고 바라본 것은 용서해주길 바란다. "⋯⋯⋯아버지." 라티오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옆에 서 있던 장년의 연금술사——라티오와 사이파의 아버지인 로그 쿨드리스 하이람은 험상궂은 표정으로 모두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반신반의했지만, 정말 여기가 관리부인 것 같군." "어떻게, 여기에?"카르마그리프가 물었다. "저는 시공 거품을 분석했습니다. 토오사카 씨 일행은 도굴꾼의 루트를 이용한 것 같고요. 엘멜로이 2세들도 실험실의 데이터 등을 통해, 이곳에 도달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외주부의 당신들이 바로 이곳에 올 만큼 금서고를 탐색하는 것이 쉬웠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제 팬이라고 했었죠, 로드 멜루아스테아." 카르마그리프를 바라보며 스승이 말했다. "하지만. 저도 이전부터 당신을 믿고 있었습니다." "⋯⋯뭐라고요?" 잠시 카르마그리프의 반응이 늦어졌다. "고고학과인 당신은, 다루는 범위가 넓다 보니 아무래도 현대 마술 학과와 접점이 많아진다. 그래서 언젠가 당신이 내 앞에 서게 될 때를 대비해서 내 나름의 준비를 해 두었지. 아아, 나는 어떻게 해도 마술 실력으로 당신에게 맞설 수는 없지만, 분명 겁쟁이라는 점에서만큼은 한 발짝 앞서고 있어." "응, 그러니까." 라고 라이네스가 덧붙인다. 같은 시계탑에 소속된 군주(로드)를 앞에 두고 그녀는 너무나도 매력적인——언제나처럼 짓궃은 얼굴로 당당하게 말했다. "블랙 옥션에서 사이파 쿨드리스 하이람의 유품인 뒷 코드를 낙찰받은 건 나야, 로드 멜루아스테아." "⋯⋯블랙 옥션?" 나에겐 처음 듣는 정보였다. 하지만, "아ー아ー아ー아ー, 여기 오기 전에 쿼트와 로드 멜루아스테아가 말했던 그것이군요! 사이파 녀석이 남긴 연구 성과가 블랙 옥션에 팔려나갔다고 하던!" 조제페가 동그란 손가락을 교차시키며 말했다. 내가 모르는 것뿐이지, 그들은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였나 보다. 카르마그리프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몇 초간 침묵을 지키다가 고개를 저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6 "어째서⋯⋯ 그런 일을? 블랙 옥션이 있었던 건 벌써 일 년 정도 전이에요. 여러분들이 에르고 씨를 만나기 훨씬 전의 일입니다. 아틀라스원과 관련된 경매에 참가할 이유가 전혀 없잖아요." "당신이 주목하고 있던 옥션이었다." 스승님이 말한다. "그것만으로, 우리가 뛰어들 만한 가치가 있었어. 옥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물건이, 아틀라스원의 유실물(로스트 넘버)이라고 생각한 코드였을 뿐." "⋯⋯하지만, 현대마술과 역시 결코 부유한 학과라고는 할 수 없잖아요? 그런 걸 살 수 있는 예산은 어디서부터?""그 이유는 이미 말했다. 나는 이전부터 당신을 믿어왔다고. 로드 멜루아스테아.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면 베팅한다. 비록 지금은 의미가 없는 것일지라도, 필요하다면 준비해 놓는다. 그런 건, 시계탑에서 살아가는 이상 당연한 게 아닌가?" "뭐, 빚을 쌓아놓을 겸 해서 오라비를 꼬드긴 건 나고, 블랙 옥션의 정보를 알려준 건 멜빈이긴 하지만 말이야. 후후, 이런 곳에 도움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해서, 트림마우에 묻어두었던 데이터에서 찾아내는 데 고생했어." 너무도 시계탑다운 대화였다. 무의미할지도 모르는 일에, 막대한 코스트를 들인다. 미래의 경쟁 상대를, 어쩌면 방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하지만 확실히 그 런던의 마굴은 그런 지침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7 "대체로, 당신도 처음엔 그걸 예상하였던 것 아니야?" '⋯⋯⋯⋯아, 처음이란 건.' 그렇다. 그것 또한, 라이네스는 말했었다. ——[하하하, 라티오에게 이끌려 내가 왔을 때, 로드 멜루아스테아는 좋은 표정을 했지! 도대체 어디서 냄새를 맡은 거예요, 라고 부르짖는 모습이란. 이야, 타인의 절망과 비탄은 미용에 참 좋아!] 확실히, 당시 카르마그리프의 우려는 적중했던 것이다. 물론 합동발굴조사단에 대해서는 라이네스도 스승도 몰랐다. 하지만 로드 멜루아스테아의 행동에 대해서는 감지하고 있었고,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뒷 코드를 확보하고 있었다. 우연히, 서로 생각하는 부분이 어긋났을 뿐이었다. "하지만, 아틀라스원의 뒷 코드 따위는 시계탑의 마술사인 나로서는 사용할 방법이 없어서 말이야. 이번에 외주부에 둘만 있게 한 것은, 그 부분을 터놓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 이번엔 나도 모르게 스승님을 돌아보게 되었다. "⋯⋯자네에게 말하지 않은 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레이디." 어색한 표정으로 스승님이 시선을 떨어뜨린다. "그렇지만 자네는 이런 숨기는 일에는 적합하지 않겠지. 방금 말한 것처럼 조 편성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지만, 한 가지 의미만 설명했다." 당시 스승님은 조 편성에 대해, 범인을 색출하고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사실은 또 다른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라이네스와 로그를 둘만 남겨두고 다른 합동발굴조사단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사이파의 뒷 코드에 대해 협력을 구하는 의미였다. "로그 씨를 설득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려서. 뭐, 이쪽도 혹시 로그 씨가 범인이라면, 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 이래저래 우회적으로, 여러 각도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지. 아니, 너희들의 탐색이 급히 전개되다 보니, 이대로는 늦지 않을까 싶어 상당히 조바심이 났다고." "즉, 엘멜로이 2세와 통신을 하고 있었다는 건가요?" "응. 금서고 안에서도 그 뒷 코드를 사용해 통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예상할 수 있었거든. 원래 최심부에 있던 파라오의 관과도 정규로 통신을 하고 있었으니까. 로그 씨의 협력만 얻는다면, 단숨에 정보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 손가락을 흔들며 라이네스가 윙크했다. "이번의 경우, 앞서간 오라비로부터,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지도 정보도 일일이 받았으니까. 그거야 뭐 술술(スイスイと)올 수 있지. 다행히 파수꾼들도 모두 멈춰 있었으니깐."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8 그녀가 담담하게 대답한다. 그렇다면 오히려 자신들이 범인인 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합동발굴조사단원들은 각자가 자신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지만, 흉계의 비율로 따지면 스승과 라이네스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일을 저지른 셈이다. 적어도 탐정이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다. 그렇게 부르기에는 성격이 너무 나쁘고, 불공평하기까지 하다. "스승님도, 라이네스 씨도 소제를 속인 건가요." "다음에, 벌충은 할게." 기특한(殊勝) 표정으로 고개를 숙여도 더 이상 속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9 이에 카르마그리프는 천천히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럼, 그 뒷 코드로 달려와서, 대체 라이네스 씨는 뭘 하러 온 건가요." "이 타이밍에 달려온 사람이 할 일은 정해져 있겠지. 중요한 증언을 전하러 온 거야." "증언?" 이번엔 라이네스 옆에 있던 연금술사가 앞으로 나섰다. 합동발굴조사단장인 로그가 이런 말을 한 것이다. "내가 합동발굴조사단을 꾸린 이유는 단순히 발굴을 진행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3년 전 사이파를 죽 용의자를 찾기 위해서였다는 이야기다." "⋯⋯어이쿠, 온건하진 않네요." 카르마그리프뿐만 아니라 조제페와 쿼트도 숨을 죽였다. 이 두 사람은 3년 전 사이파가 살해당하기 전부터의 지인——즉, 용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의미가 없어졌어요. 수수께끼는 풀린 참입니다. 사이파 씨가 죽은 것은 2300년 전의 함정에 휘말린 거죠." "음. 오라비의 통신에서 그 추리도 전해졌어요." 라이네스가 말했다. "하지만, 아직 증거는 없지 않습니까?" "뭐, 확실히." 카르마그리프도 인정한다. "그래서 에르고 씨에게 파라오의 관에 접촉해 달라고 할 생각이었거든요. 관리부와 연결할 수 있다면, 데이터에서 증거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엘멜로이 2세는 이견이 있는 것 같은데요. 세 마술사도 한통속이 아니었다고 한다면, 라고 하셨는데." "말했지." 스승이 자신의 말을 확인한다.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스승은 그대로 기계장치의 새를 바라보았다. "생전으로부터의 지시로 에르고를 납치했다고 말씀하셨죠." "⋯⋯그 말 대로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목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고 한다면?" "뭐?" 되묻는 기계장치의 새에게 스승이 말을 이었다. "쿨드리스에게 이용당하고 있었다고 한다면?" "⋯⋯그건⋯무슨 소리지⋯⋯!" "이전부터, 이상하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0 스승님이 희미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 "방황해의 지즈와 산령법정의 무시키는 실험 초기부터 현대까지 계속 살아있을 생각이었다." 세 명의 마술사 중 두 사람. 실제로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대치했던 두 사람이기도 하다. 2300년 전의 실험부터 현대까지 살아남았다는 믿기 어려운 존재. "하지만 쿨드리스는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그 반면 후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남기지도 않았습니다. 자신이 에르고에게 먹게 한 신체(간타이)의 상세마저 후손에게 남기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틀라스원의 '자신의 연구를 자신 이외에겐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규율이 걸림돌이 되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허술해." "⋯⋯⋯" 나 자신도 조금 의아해하기는 했다. 그래도 크게 문제 삼지 않은 것은 아틀라스원이란 그런 곳일지도 모른다고 제멋대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마술사에게는 당장 이해하기 어려운 룰이 여럿 존재하고 있다.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도 마찬가지라면, 너무 많이 생각해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스승의 말은 그것을 뒤집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거꾸로가 아니었을까. 쿨드리스는 2300년 전부터 이미 선수를 두고 있었던 게 아닐까?" "무슨 말씀이신가요?" 카르마그리프의 물음에 스승의 하얀 검지가 옆으로 흘렀다. "저 관에 잠들어 있는 것이, 파라오가 아니라면?" "그럴 리가(馬鹿な!)!"기계장치의 새가 소리쳤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틀렸을 리가 없잖나!" "정보를 위장할 수는 있겠죠.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여기까지 돌파하는 데도 같은 수법을 썼을 겁니다." "⋯⋯에에." 시온이 긍정했다. 이 최심부에 도달하기 위해 그녀는 에르고의 데이터를 위장했다. 자신과 같은 좌표에 에르고가 있다는 생체 데이터를 보내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보안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에테라이트만의 전매특허는 아닐 것이다. 뛰어난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라면 똑같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에르고의 실험에 참여했을 정도인, 쿨드리스의 연금술사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한해서, 세 마술사 중 쿨드리스의 연금술사만이 특별합니다." 스승이 말한다.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설치한 함정에 대해 세 마술사 중 쿨드리스의 연금술사만이 알아차릴 수 있는 여지가 있어요. 그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만든 아틀라스원의 분파와, 같은 기술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의 심장이 도난당했다는 것이 아틀라스원 본부를 위한 허구라면, 거기에 편승하는 것은 더더욱 간단하겠죠. 왜냐하면, 이런 허언을 설정한 이상, 정상 작동만큼의 보안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파수꾼들이 폭주한 것에서도 보입니다. 쿨드리스의 연금술사는 생전에 당신이 설치한 함정을 일부러 간과하고 다른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던 게 아닐까요." "⋯⋯⋯⋯" 뒷면의 뒷면. 함정 속의 함정. 음모 속의 음모. 너무나도 긴 시간과 그 안에 숨겨진 공방을 생각하면 숨이 막힐 정도다. "⋯⋯⋯그러니까, 스승님은 그 관은 밀실이 아니라""그래. 오히려 깜짝 상자(잭 인 더 박스)가 아닌가, 라는 거다." 또 한 번의 반전이었다. 이중의 밀실에서 무의미한 허언으로, 그리고 무의미한 허언에서 깜짝 상자(잭 인 더 박스)로. 방 안쪽에서 소용돌이치는 자전 폭풍도, 그 폭풍에 비친 관도 변하지 않는데, 그 정체는 점점 변해간다. 마치 상자 안의 고양이가 죽기도 하고 살아나기도 하는 것 같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1 카르마그리프가 살짝 눈을 가늘게 떴다. "⋯⋯⋯그건 그냥 추측이죠, 엘멜로이 2세. 아무리 그래도 가설을 너무 많이 늘어놓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그 말대롭니다. 아까 로드 멜루아스테어의 추리와 마찬가지로." "이런, 자승자박(意趣返し)일줄은." 고고학과의 군주가 곤란한 듯이 웃었다. 스승은 개의치 않고 입을 열었다. "그러니, 당신이 말했듯이 관을 열면 알 수 있겠죠.""어떻게요? 함정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 건 당신입니다만, 역시 에르고 씨에게 맡기실 건가요? 아니면 시온 씨인가요? 여기까지 온 건 아마 에르고 씨의 생체 데이터를 이용해서 온 거죠." 카르마그리프의 말에 시온이 몇 초간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생체 데이터를 통한 해킹은 어렵습니다. 이 관의 시큐리티는 다른 것보다 더 견고합니다. 에르고 씨도 아마 환수를 이용해 접촉을 시도했을 거예요. 저희가 처음 왔을 때의 폐쇄 상태도 그랬지만, 그 환수에 관해서는 제 에테라이트도 재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온 거지." 라이네스가 말했다. "사이파가 남긴 뒷 코드를, 아틀라스원의 선임 교관이자 쿨드리스의 후예인 로그 씨가 사용한다면, 파라오의 관에도 간섭할 수 있겠지. 그러면 에르고가 직접 만질 위험 없이 관을 개방할 수 있어. 게다가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의 심장——시큐리티 키가 정말 남아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군." "그렇게 될까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2 카르마그리프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자 라이네스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불평할 사람은 없겠지, 라는 확인이었다. 물론, 합동발굴조사단원들 중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그들에겐 이번 발굴의 목표 지점이 바로 여기였기 때문에. "상관없어요." "관이란 건 꺼림칙(物騒)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보물상자를 열지 않을 수도 없으니." 루비아와 린도 각각 말했다. "저도 불만은 없습니다. 아틀라스원의 규율을 어긴 자가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끝까지 봐야 할 것 같으니." 시온도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그녀는 아틀라스원의 규율을 준수하게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었음을 뒤늦게나마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부탁합니다, 선생님" 에르고가 똑바로 신청했다. 사태의 초점이 되는 붉은 머리의 청년은 여행이 시작될 때와는 달리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럼." 스승이 로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会釈). "⋯⋯⋯알겠다. 해보지." 로그가 손을 들었다. 그 피부가 안에서부터 찢어지고, 뼈가 드러난다. 하얀 뼈가, 실험실에서 라티오가 형성한 것과 같은 피아노 같은 건반을 형성했다. 엑조포름——모드 어쿠스틱. 쿨드리스에게 그 건반은 코드 해독을 위한 형태였을 것이다. "읏⋯⋯⋯" "움직이지 마시길,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기계장치의 새가 희미하게 몸을 움찔하는 것에 대해 스승이 못을 박는다. 뼈로 만든 건반에서 아름다운 소리가 흘러나온다. 라티오의 조율이 섬세하고 치밀하다면 로그의 조율은 장엄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암석을 연상시키는 묵직한 선율이 방 안을 가득 채우자, 안쪽에서 거세게 휘몰아치던 자전의 폭풍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안쪽의 파라오의 관이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낸다. "⋯⋯⋯파라오의 관⋯⋯" 린이 작게 중얼거렸다. 대체, 이것으로 누구의 계획이 달성되는 걸까. 2300 년의 어둠 속에 숨겨져 있던 관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자전 폭풍이 대부분 사라지고, 관의 표면이 드러난다. 고대 이집트의 관습인지, 독특하게 희화화된 인간이 표면에 그려져 있다. "열겠다⋯⋯" 뼈의 건반을 연주하며 통나무가 중얼거린다. 기기긱,하는 마찰음이 울려 퍼졌다.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았는데도, 관 뚜껑이 저절로 열린다. 천천히, 천천히, 그 안쪽이 공기에 노출되어 간다. 찰나, 내 뒤에서 그림자가 움직였다. 놀라운 속도였다. 아니, 속도라기보다는 타이밍이었을까. 단 한 순간, 전원의 호흡이 멈추며, 겹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림자는 질주한 것이다. 분석에 집중하고 있던 로그의 등 뒤로, 일섬이 가로지른다. 아무리 빨라도, 이제는 막을 수 없는 완벽한 기습. 딱딱한 소리가 울렸다. 완전한 기습을, 은색으로 빛나는 무언가가 막은 소리였다. 수은이었다. "설마 했는데, 이건." 중얼거리는 라이네스의 그림자에서 수은의 방패가 튀어나와 있었다. 월령수액(볼루먼・하이드라저럼), 즉 수은메이드 트림마우가 형상을 변화시켜, 주인의 그림자 속에 숨어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로그에게 치명적인 일격이 날아오는 순간, 방패가 되어 그를 보호했다. "⋯⋯아니." 라고, 그 방어를 그림자는 부정했다. "그래선, 부족해." 반대 방향에서 발생한 폭위가, 새롭게 로그를 덮친 것이다. "읏―――!" 순간적으로 뼈의 건반으로 막아냈지만, 그 압도적인 위력을 막지 못하고 산산이 부서졌다. 장한(壮漢) 연금술사의 몸이 가볍게 날아가 수정의 벽에 충돌한다. "로그 씨!"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게 아니다. 기습을 가한 상대가⋯⋯⋯ "⋯⋯당신." 벽에 부딪힌 로그에게 달려간 린이 시선을 들어 올렸다. "어째서, 당신이⋯⋯!" 뼈의 검을 꺼낸 자세 그대로, 라티오가 살짝 웃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엄청난(凄まじい) 미소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3 "그래서⋯⋯⋯?" 라티오가 되묻는다. "그래서, 네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방식으로, 네 내면에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컴퓨터에서 동시에 대형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당연히 성능이 저하된다. 비슷한 무언가가, 당신 안에 숨겨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의 경우, 분할사고라면, 지금 말한 프로그램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을까." 스승의 말에 라티오를 제외한 모두가 숨을 죽였다. 확실히 그 정보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해적섬의 사건에서도, 고속사고와 분할사고에 의한 미래시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이 타이밍에 사건의 진실과 관련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하하, 역시 엘멜로이 2세네." 카르마그리프가 박수를 친다. 몹시 공허한 소리가 관리부에 메아리쳤다. 순수한 칭찬이기에 더더욱, 이 경우엔 알 수 없는 섬뜩함을 동반하고 있었다. "그럼 스승님, 라티오 씨의 분할사고가⋯⋯본인을 장악했다는 건가요⋯⋯?" "⋯⋯⋯그건 오해다, 그레이. 내가 말한 것은 그런 게 아니야. 편의상 분할사고라고 말했지만, 그것으로는 이야기가 통하지 않아. 서브프레임이라면, 메인프레임에게 들키지 않고 계속 작동하긴 어렵겠지." 스승님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의 라티오가 바로, 메인의 라티오다." "인정하지." 라티오도 고개를 끄덕였다. 인공물을 연상시키는 푸른 머리카락이, 옆에 서 있는 탄겔의 갑옷을 간지럽혔다. "당신들을 만나기 전부터 라티오는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분할사고의 2번에 맡기고 있었다. 자기 자신은 분할사고의 2번으로 위장해서, 2번의 사고의 뒤에 머물러 있었다." -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내용

*84 "아니, 지금의 그녀는 메인 프레임은 맞지만, 진짜 라티오, 라는 것도 조금 달라. 오히려 그녀가 말하는 분할사고의 2번——우리가 접한 라티오의 성격이 원래의 라티오에 더 가깝지 않겠나." 스승님은 이쪽의 짐작을 단숨에 바로잡는다. 시가의 연기가 미간의 깊은 주름 사이로 흐르고 있었다. "방금 전, 내가 신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방황해나 산령법정에 비해, 쿨드리스만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했지. 하지만 아틀라스원에서는 엘트남의 에테라이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기억과 인격 정보 자체를 다룰 수 있다. 그렇다면 에르고의 실험이 거의 완성되는 시점에 쿨드리스의 유지를 최신의 후계자에게 전달하려고 했다는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겠지. 왜냐하면 아틀라스원에는 [자기 연구는 자기 자신 외에는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가문에 전승할 수 없어. 규칙을 무시하더라도, 최소한 유출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대의 후계자에게만 전해지도록 하는 게 가능한 선일 거다." "필요한 인간에게만 전해지게 하는 건 시계탑의 마술사들도 자주 하는 일이죠. 여차하면 자신의 아이라도,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내 비전은 전수하지 않겠다, 정도는 하니까." 린이 희미하게 얼굴을 찌푸렸다. 짚이는 게 있는 걸지도 모른다. 스승님은 라티오에게 말을 이었다. "3년 전, 사이파 씨가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찾아왔을 때 당신은 이미 협력하고 있었겠지. 그리고 그 실험실의 데이터를 접했을 때 후계자에게 쿨드리스의 의지가 전해졌을 것이다. 아마 코드를 해독했던 건 사이파였겠지만, 그 내용을 전달받은 건 너였던 게 아닌가." "⋯⋯⋯" 라티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상관없이, 스승의 말이 그녀를 찌른다. "과거의 쿨드리스를 만났을 때 현재의 라티오는 변질하였을 것이다. 로드 멜루아스테아의 말을 떠올려도 좋다. 시온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과도한 기억을 주입하면 어떻게 되는지." ——[만약 기억이 결여되어 있어도 동일성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과도한 기억을 쏟아 부어 동일성을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요] "아⋯⋯! 그건," "그건 단순히 시온을 도발한 게 아니야. 그런 척하며 지금의 것을 확인하고 있었던 거다. 시온 엘트남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 아무리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라 해도, 과도한 기억의 주입으로 인해 인간성이 변질해버린다는 걸." 서로의 말 뒤에는 몇 개나 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대체 어디까지가, 서로의 술수였을까. "그래서 분할사고가 성질이 다른 자신을 용납한다는 것은, 이 경우 메인의 변질에 끌려다니지 않는다는 의미다. 원래의 라티오의 본질에는, 우리가 만난 라티오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지. 지금까지 분할사고에 몸을 맡겨왔던 것도, 그런 자신을 들키지 않기 위한 게 아니었을까. 행동 패턴이 달라져 버린 자신이라면 아버지인 로그나,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아틀라스원의 지인들이 눈치챘을 거다. 물론,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으로 우리를 유도하기 위해 은밀하게 움직이긴 했겠지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5 "가깝다. 멀다. 이제 와서 그것에 어떤 의미도 없겠지." 라티오가 웃는다. 그 보라색 눈동자가 흔들리며, "에르고." 라고 말하며 붉은 머리의 청년을 바라보았다. "아니, 알렉산드로스 4세였던 것, 이라고 부를까." 여기까지 와서 라티오는 청년의 정체를 말했다. 알렉산드로스 4세였던 것. 자전의 폭풍이 가라앉은 안쪽, 파라오의 관을 만지며 그녀는 청년에게 선언한다. "이 내용물은, 너에게 먹일 것이다." "나에⋯⋯게⋯⋯?" 눈썹을 치켜세운 에르고가 눈을 크게 떴다. 관의 내부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검은 독기가, 청년에게 쇄도한 것이다. "젊은 주군!" 비통한 목소리로, 기계장치의 새가 외쳤다. "자, 실험을 재개하자. 2300년, 성공 사례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던 쿨드리스 실험을." 에르고를 뒤덮은 검은 독기에 대해, 라티오가 관을 작동시키려 한다. 반짝, 하고 주위의 공기가 빛났다. 가느다란 실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것을 조종하는 것은 보라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어린 소녀였다. "시온인가!" "라티오 쿨드리스 하이람――아뇨, 너야말로, 라티오였던 것이야!" 차가운 목소리로 연금술사의 신동은 선언했다. "아틀라스원의 계율에 따라, 저는 당신을 구속합니다!" 소녀가 팔을 잡아당긴다. 그 에테라이트가 뇌신경까지 닿는다면 아무리 라티오라 할지라도 거역할 수 없을 것이다. 주인만 속박한다면, 사역마인 탄겔도 자동으로 굴복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의 판단은 그야말로 최적이자 최선이었다. 그러나 직전, 또다시 이변이 일어났다. 엘트남의 가전 특질인 미크론 레벨의 실이, 모조리 얼어붙은 것이다. ​에테라이트를 얼어붙게 한 것이 무엇인지, 나는 알았다. 수정의 바닥에, 짧은 화살이 꽂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주변도 '변화'하여 얼어붙어 있었다. 일종의 고등마술이라는 것을, 조금이지만 나름대로 시계탑의 수업을 듣는 나로서는 알 수 있었다. 고급 슈트의 소매에서 접힌 활이 튀어나와 화살을 쏘아낸 것이다. "쌍은순호(슛 더 문)⋯⋯" 스승이 중얼거린 것은, 그 예장의 이름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예장의 주인도 명백했다. 단궁을 든 마술사는 날카로운 기색을 풍기며, 그 눈가를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있었다. "카르마그리프 씨!"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어째서―――!" "아니, 왜냐면 이쪽이 더 가치가 있잖아요?" 자못 당연하다는 듯이, 카르마그리프가 말했다. "고고학의 군주(로드)로서, 나는 오래된 것에 최대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존재의의로 삼고 있어. 응, 내가 에르고 군의 정보를 시계탑에 흘리지 않은 건, 신대의 마술에 어두운 시계탑으론 에르고 군의 가치를 살리지 못하니까지. 그렇다면 여기서 쿨드리스의 계획에 몸을 맡기는 것도 당연하지 않아? 그야, 엘멜로이 2세라도 살리지 못하는 에르고의 가치를, 고대의 쿨드리스라면 빛낼 수 있을 테니."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6 카르마그리프의 미소는 오히려 천진난만할 정도였다. 웃으면서 손가락이 움직였다. 마치 일류의 악사가 곡을 연주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선율의 대신, 수십의 화살이 난무한다. 그 화살 하나하나가 틀림없는 필살. 사신의 낫(그림리퍼)으로 받아내도, 그 날이 얼어붙었다. 아니, 어떤 화살은 얼어붙고, 어떤 화살은 불타오르고, 어떤 화살은 번개가 되어 자신의 팔까지 마비시켰다. "차차차차갑뜨거워워찌릿찌릿해애애!(つつつ冷た熱つつつ痺れるううううう!)" 애드가 비명을 질렀다. 무장화한 애드의 강도를, 더욱 능가하는 마시(魔矢)의 연타. 현대의 마술사가 주문도 없이 단 한 공정(싱글 액션)으로 만들어냈다고는 도저히 생각하기 어려운 위력이었다. '군주(로드)⋯⋯!' 그 의미를, 똑똑히 깨닫게 된다. 스승과 함께 수많은 사건을 경험했지만, 시계탑의 정식 군주(로드)와 정면으로 맞서 싸우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마도, 카르마그리프는 전투 지향(戦闘向き)의 마술사는 아닐 것이다. 그 능력 역시, 어디까지나 호신용의 영역을 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위력. 전력으로 회피해도, 순식간에 궤도를 바꾸어 자기 유도(호밍)해 온다. 지그재그로 궤적을 바꾸는 화살에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는 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레이 씨!" 시온의 에테라이트가 다시 한번 휘둘린 것이다. 얼어붙은 실을 파기하고, 새로운 에테라이트를 꺼낸 듯했지만, 손가락까지 괴롭힌 냉기 때문인지 처음만큼의 선명함(冴え)은 사라진 상태였다. 그래도 이쪽을 겨냥한 화살을 날려버리고, 카르마그리프에게 돌진하려 했다. 하지만 다른 것이 먼저 발동했다. 배후의 벽에서, 새로운 마력이 솟구쳤다. 자신들이 피한 줄 알았던 화살이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술에 의한 화염과 얼음이, 기하학적인 문양을 조합해 마력을 통하게 하고 있었다. "무――!" "제법 손재주 좋죠? 저." 카르마그리프의 입꼬리가 얇게 올라간다. 군주(로드)가 날린 화살은, 그 자체가 새로운 마법원(魔法円)을 새기고 있었다. 사각에 있던 그 마법원에서, 일제히 마탄이 해방된다. 자신도, 시온도 아니었다.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스승님!" 무방비 상태인 슈트의 등을 향해 마탄의 무리가 이빨을 드러낸다. 그 전부가, 흑주(간드)의 탄환에 의해 날아갈 거라곤. "잠깐 선생님, 멍하니 있지 말아 주실래요." "이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부담을 준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자신의 역할과 전장을 제대로 파악해 주셨으면 해요." "⋯⋯⋯아니, 이건 면목 없군." 학생들의 비난에 스승은 솔직하게 고개를 숙였다. 두 사람이었다. 맞춘 것도 아닐 테지만, 내딛는 발걸음마저 함께였다. 한 명은 검은 머리를 쓸어 올리고, 한 명은 긴 금발을 흰 손가락으로 빗어 넘기며 고고학과의 군주 앞으로 나아갔다. "이런, 두 분은 그쪽인가요. 일단 겸임하고 있는 광석과(키슈아)의 학생이기도 하니까, 제 편을 해주지 않을까⋯⋯⋯적어도 공평하게 어느 쪽에도 편을 들지 않은 채로 있어 주지 않을까, 같은 달콤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요. 이러니까 저는 인망이 부족해요." "랄까, 카르마그리프님, 역시 이 트러블은 급료 외의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아니아니 티카, 시간 외 수당으로 봐주지 않을래요?" 시치미 떼는 카르마그리프에게 여유롭게 다가온 조수 티카가 아타셰케이스를 껴안고 옆으로 섰다. 그리고, "그레이와 시온은 에르고를 부탁해." "카르마그리프 선생님께, 이런 곳에서 지도받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두 숙녀는 넘치는 투지를 드러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토오사카 린과 루비아 에델펠트가, 카르마그리프와 티카 두 사람과 대치하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7 그리고, 스승이 라티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들어야 할 게 남았다, 라티오." "호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완전히 가동시 에너지는 어디서 가져올 셈이지." "에너지?" "마술은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신비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아니야. 아무리 속여넘겨도, 등가교환이 한계다. 오히려 단 한 알의 금을 만들기 위해 그 만 배의 자금을 필요로 하는 낭비의 극치야말로 마술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승님이 말하는 것은,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 나는 예외지만⋯⋯⋯⋯ 그것에도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에르고나 바이뤄롱이 강대한 권능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그 토지에 강대한 영맥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마술 조직이라면 영맥 등을 사용하겠지. 하지만, 아틀라스원은 거의 마력을 사용하지 않아. 설령 신대의 것이라 해도, 그 원리는 동일할 것이다. 물론 현대 과학보다 훨씬 효율적인 에너지 변환 기술이 있으니, 도서관이나 파수꾼의 유지에는 문제가 없겠지. 하지만 2천 년의 시간을 거쳐 축적된 연금술사들의 연구에 전부 결론을 내려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규모의 항시적인 에너지원은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거의 틀림없이,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과 연결되어 있는 자원이 있을 거다." "과연, 그에 짐작 가는 것이 있다고." "⋯⋯있다." 스승의 눈빛이, 그 색을 더욱 짙게 물들였다. "⋯⋯해저화산이다." 갑자기 이상한 단어가 나와서 당황했다. "스승님, 그것은⋯⋯⋯" "지중해에는 알려지지 않은 해저화산이 여럿 있다. 이제부터, 라티오는 그 화산의 에너지를 이용해서,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최후의 연산을 이루려는 게 아닌가." "미안하지만, 착각이다." 라티오가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몇 초 늦게,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바닥이 작게 흔들렸다. 작지만 길게 이어지는, 불길한 진동이었다. "방금 건――" "이제부터가 아니다. 이미 그 명령은 내렸다. 지금부터 27분 56초 후에, 알렉산드리아 해저의 화산이 분화한다." 마치 수식의 결론을 고하듯, 라티오는 입을 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8 알렉산드리아 해저에, 유적은 2천 년이 넘도록 변함없이 남아있었다. 신대의 아틀라스원의 기술은 그만큼 뛰어났다고 할 수 있다. 지상의 왕조가 몇 번이나 바뀌고, 한때 수도로 번영을 누렸던 알렉산드리아의 대부분이 바다에 가라앉아도 이미 해저에 있던 유적은 무엇 하나 옮길 것이 없었다. 시간의 흐름에 잊힌 듯, 또 하나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은 빛도 비추지 않는 어둠 속에서 미수(微睡)에 빠져 있었다. 지금은, 달랐다. 최초의 이변은 지극히 작았다. 거품이었다. 하나. 둘. 거품이, 떠오른다. 하나. 둘. 셋. 이윽고, 숫자가 늘어난다. 열, 스물, 백, 이백.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거품이 유적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조금 뒤늦게 진동이 일어났다. 작게나마 오래 지속되는, 불길한 진동이었다. 마치 유적의 모습을 한 괴물이, 2천 년의 시간을 거쳐 깨어난 듯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9 "무슨 생각인가요, 카르마그리프 선생님!" 달리면서 린의 손가락이 연달아 간드를 쏜. 폭풍 같은 연사였다. 머신건 같은 간드와 함께 린의 주먹은 굵은 홍옥(루비)를 움켜쥐고 있었다. "지금 라티오의 이야기도 들으셨죠! 해저 화산이 분화한다던가, 고고학과(멜루아스테아)의 군주(로드)가 간과해도 되는 건가요!" "라고 할까, 이 유적에 있는 저희도 무사할 수 없는걸요! 무슨 생각이시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0 "우선, 미스 토오사카는 마술사에게 있어서의 고고학의 이해가 아직 부족하네요." 유유히 착지하며, 카르마그리프는 말했다. 마치 강의의 도중인 것처럼, 군주는 숨을 고르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있어 고고학은 단순히 수집만 하는 것이 아니니까. 물론 수단으로써 수집을 계속하고, 가능하다면 미래로도 보내지. 하지만, 그것은 미래의 마술사 쪽이 더 많은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고 확신할 수 있다면, 보존이나 수집 자체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지." 건실한 학자가 듣는다면, 졸도해도 이상하지 않다. 고고학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분명 마술사의 논리였다. 어떤 연구가 됐든 학문이 됐든, 기준은 어디까지나 마술에 있다. 마술의 이념과 운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일체의 가치도 인정하지 않는 오만함이 근본에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1 "미스 에델펠트에 관해서는, 지당해요. 그래서 끝까지 볼 수 있는 만큼 본 뒤에, 선생님은 도망갈 생각이에요." "저ー기, 카르마그리프님, 저는 슬슬 퇴근하고 싶은데요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조수 티카가 호소한다. 그녀만이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다. 아타셰케이스를 확보하고 방의 입구 근처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 무시무시한 전투의 한가운데서 홀로 흥미 없이, 어떤 의미에서는 치외법권 같은 분위기마저 느껴졌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2 "미안해. 조금만 더 기다려 줘. 어쨌든 우수한 학생이니까?" 쓴웃음을 지은 카르마그리프가, 흐르는 듯이 오른손을 내밀었다. 쌍은순호(슛 더 문)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많은 은광. 이미 린과 루비아가 쏘아낸 간드와 마술을, 그 은빛은 굶주린 짐승처럼 먹어 치우고, 심지어는 그녀들의 방호마저도 스멀스멀 깎아내려 갔다. 린도 루비아도 보석 마술을 통해 충분한 방어를 하고 있었지만, 군주(로드)가 쏘는 화살은 확실히 그 방호 마술의 약점을 꿰뚫고 있었다. "⋯⋯역시 카르마그리프 선생님. 실력으론 어떻게 해도 안 되네, 이거." "아뇨아뇨, 충분해요? 솔직히 저도 힘들거든요(厳しい)."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이쪽 논문에 한결같이 까다롭게 수정(리비전) 요구를 붙이시는 건, 항상 카르마그리프 선생님이 평가하실 때죠. ——하지만, 그 예장도 충분히 보여주셨거든요." 그렇게 말하며 린은 체내의 마술회로를 돌렸다. 아끼는 것 없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딪혀도, 정면에서는 맞설 수 없는 상대라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Anfang(세트)!" 다시, 외친다. 이번에는 그녀의 주위에 다섯 개의 보석이 반짝인다. 진짜 보석이 아닌 마력으로 만들어진 의사 보석. 파랑, 빨강, 노랑, 초록, 순백. 돈다. 돈다. 회전목마처럼, 만화경(칼레이도스코프)처럼, 유사 보석(빛)이 회전한다. 'Pseudo-Edelsteine(의사 보석). Fünf Sterne im Umlauf(돌고 도는 다섯 별)!" 드높이, 린은 자신의 마술의 이름을 불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3 하지만 그것과는 다른 이유로, 린은 맹렬히 뒤를 돌아보았다. 주문이었다. "닫아라 (채워라)." 그녀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주문이 관리부에 메아리친 것이다. 조제페와 쿼트가 바닥에 손을 대고 있었다. 그곳에서 수정이 변질하고 있었다. 혹은 열로, 혹은 용해로, 변질한 곳에 그들의 피부를 새로이 쏟아부어,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바꾸어 버린다. 피부야말로, 그들의 연산기였다. 평면형의 컴퓨터 같은 것이다. 그들이 만지는 것은 순식간에 연산기로 변화한다. 그리고 지금 만들어진 형상의 중심에는, 기계장치의 새가 자리 잡고 있었다. "⋯⋯되었다." 새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 바로 옆에서, 시온이 이리 속삭였다. "닫아라 (채워라). 닫아라 (채워라). 닫아라 (채워라). 닫아라 (채워라). 닫아라 (채워라). 반복할 때마다 다섯 번. 그저 채워지는 때를 파각(破却)하라." 빛이 분출한다. 천장의 붉은 화톳불을 누르며, 섬광의 선풍이 불어온다. 라이네스의 월령수액(볼루먼 하이드라저럼)과 싸우고 있던 라티오가, 눈을 크게 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4 "고한다." 시온은 이렇게 말했다. "그대의 몸은 내 아래에, 내 명운은 그대의 검에. 성배의 의지에 따라 이 뜻, 이 이치를 따른다면 응하라." 방대한 마력이 공급되고 있다. 방대한 연산이 힘을 보태고 있다. 본래, 수십 년에 한 번, 극동의 어느 대의식에서만 성립하는 초발급의 술식이, 지금, 이 순간에만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출현한다. "맹세를 이곳에. 나는 영원히 모든 선을 이루는 자, 나는 영원히 모든 악을 누르는 자." 거기까지 읊조렸을 때, 시온의 눈이 움직였다. 접근하지 못하도록 에테라이트의 결계를 쳐 놓았는데, 누군가 그 결계를 뚫고 들어온 것이다. "미안하지만, 여기까지로." 카르마그리프가 단궁을 당기고 있었다. 두려운 것은 군주(로드)의 혜안. 순식간에 린의 마술의 성질을 간파하고, 카운터를 당하지 않도록 여기까지 접근한 것이다. 더욱이, 돌고 도는 다섯 별이 발동할 수 없는 초지근거리(超至近距離)에서의 마술 사격. "아뇨, 선생님" 하지만, 또 한 사람이 가로막았다. 루비아도 역시 우회해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돌고 도는 다섯 별을 유지하기 위해, 순간 움직이지 못한 린을 대신해, 그녀는 스승을 따라, 왼손에 두 개의 보석을 움켜쥐고 있었다. "Call grace(은혜여, 깨어나라!)!" 보석을 점화한다. "Call grace(은혜여, 깨어나라)! Squared(상승相乘)!" 더욱 보석을 점화한다. 금주로 여겨지는 상승으로 '강화'를 더욱 부스트한다. "무⋯⋯슨! 과연 카르마그리프조차, 숨을 헐떡였다. 초근거리 마술 사격에 대항하는, 초근거리 마술 타격. 한계를 넘어선 속도로, 교차법처럼(交差法気味に) 점프슈트를 입은 신체가 허공을 가른다. 마술의 화살에 금발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빼앗기면서, 너무도 강렬한 플라잉 니킥이 카르마그리프의 목에 작렬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5 "아니요, 체크메이트입니다." 바닥을 구른 카르마그리프가 말했다. 루비아의 최후의 일격이 너무도 고통스러웠는지, 일어서기도 귀찮다는 듯이 한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이건 이제 안 돼요. 끝난 겁니다, 쿨드리스.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시큐리티 키가 뭔지 잊었습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6 이윽고, 시공 거품에서 전혀 다른 공간이 열렸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외주부에서 기다리는, 잠항정으로 향하는 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젊은 주군에 관해 묻고 싶은 것이 많겠지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그래도 최저한의 것은 여기에 적어 두었다. 젊은 주군이라면 읽을 수 있겠지만, 너에게 전해주마." 노왕은, 수정을 스승에게 쥐여주었다. 안쪽에서 보라색 빛이 명멸하는 수정이었다. 그 수정을 손수건으로 깔끔하게 싸서 주머니에 넣은 후, 스승은 이쪽으로 돌아섰다. "그럼, 시온에게 라티오를 구속시키고, 로그들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7 그렇게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변이 일어났다. "우와아아아아아아!" 갑자기 웅크리고 있던 라티오의 등이 소리를 내며 찢어졌다. 아틀라스원의 제복도, 매끄러운 피부도 순식간에 처참한 피투성이가 되었고, 거기서 고슴도치처럼 골침의 검산(骨棘の剣山)이 전방위를 향해 솟아오른 것이다. "스승님!" 순식간에 큰 방패로 바꾼 애드로 스승님을 보호한다. 힘껏 종을 치는 듯한 충격이, 몇 번이고 대방패를 때렸다. 게다가 골침의 발생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프랙탈 형태로 새로운 가시에서 또 다른 가시를 낳으며, 관리부를 단숨에 침식해 나갔다. "오오오오옷? 이건 뭐야!" "기억 포화다!" 애드의 비명에 스승이 대답한다. "서브프레임에 자아를 맡기는 것으로, 간신히 균형을 유지하던 인격이, 메인 프레임으로 이행해, 전투 상황과 다른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폭주하고 있다⋯⋯!" 즉, 에르고의 폭주와 같은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8 "그러면 제가!" 골침의 침식을 에르고의 환수가 맞받아친다. 여섯 개의 환수는 공격해 오는 골침을 차례로 꺾었지만, 그것마저도 곧 불안정해져 청년이 무릎을 꿇었다. 프톨레마이오스를 소환할 때의 절대적인 피로가, 에르고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린이든, 루비아든, 라이네스든, 골침을 막을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행동은 취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아니야.' 대방패를 계속 치는 충격 속에서도 아니라고 부정한다. 라티오를 죽일 마음만 먹는다면, 금방 끝날 것이다. 하지만 아직 누구도 거기까지 결단하지 않는다. 결국 목숨의 위기가 된다면, 순식간에 전환하겠지만⋯⋯ "그러면, 내가 묻어주지." "⋯⋯아니, 그건 기다려 주시죠. 프톨레마이오스." 스승이 제지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로드 멜루아스테아! 이렇게 될 줄은 알았겠지! 티카 씨를 전투에 참여시키지 않은 것은 대책을 세워서 부정무이(제미니)를 준비시켰기 때문이 아닌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9 "Avra kedabra." 최후의 주문으로 트렁크의 뚜껑이 열린다. 그 안쪽에서 나타난 것은, 인체였다. 단, 뼈가 된 팔뿐인. "무, 슨⋯⋯" 스승이 신음한다. 그 정체를, 시온이 갈파(喝破)했다. "설마, 그건 쿨드리스의." "예, 사이파 쿠르드리스 하이람이 남긴 혼신의 엑조포름! 물론 자동 발동, 자동 판단 기능 포함의!" 팔의 뼈에서, 조금 전의 라티오를 재현하듯이, 무수한(おびただしい) 가시가 생겨났다. 라티오의 폭주하는 뼈를, 팔에서 생겨난 골침들이 요격해간다. 무수히 많은 골침들이 서로 부딪히거나, 충돌하거나, 얽히면서 전위예술적인 형상을 만들어낸다. "어떻게, 이런 것을. ⋯⋯아니, 그래, 원래 사이파의 친구였기 때문인가!" 그 가능성은, 이전의 스승도 지적한 바 있다. ——[사이파 씨와 카르마그리프 씨가 아는 사이였다는 말인가요] ——[시계탑의 마술사라는 건 기본적으로 모두 거짓말쟁이들이니까] 그때의 대화가, 어쩌면 진실일지도 몰랐다. "조직을 넘어서서, 나름대로 교류가 있었어요. 저희도 몰래 후원하는 대신, 사이파 씨로부터 몇 가지 발굴의 출토품이나, 본인의 술식을 제공받았습니다. 이 팔도 그 일환이었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0 "그러면, 사이파의 뒷 코드를 경매에 내놓은 건⋯⋯" "물론 저입니다. 그땐 돈이 급해서, 카피해 놓았던 것을 이것저것 팔았어요. 산 상대가 누구인지, 조금 조사했어야 하는데 말이죠." 쓴웃음을 짓는 카르마그리프도, 정말 그렇다(むべなるかな). 카르마그리프가 옥션의 판매자로서 주목받으면서, 결과적으로 스승과 라이네스를 끌어들여 뒷 코드를 사게 된 것이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1 두 개의 기점을 가진 뼈의 방출은 끝없이 이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결국 천칭은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전신을 바친 라티오와, 이제는 팔만이 남은 사이파의 차이였을까. 분명히 사이파의 골침이 지배하고 있는 공간이 더 작아지고 있었다. "선생님, 이걸로 안 된다면⋯⋯" 린이 보석을 움켜쥐고 있었다. 그녀의 보석 마술이라면, 뼈의 중심에서 고통스러워하는 라티오를 마무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애드가가 변형된 대방패의 손잡이를 꽉 움켜쥐었다. 그때, 또 다른 지점에서 튀어나온 것이, 라티오의 골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 번, 그것은 뼈였다. 장한의 팔의 피부를 찢으며, 무수한 골침이 생겨나고 있었다. "⋯⋯⋯로그 씨" "마음 놓고, 자고 있을 수도 없지." 아틀라스원의 상급 교관이, 어느새 일어서 있었다. 린의 치유 주문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간신히 지혈에 성공한 정도였다. 자기 뼈를 무기로 삼는 쿨드리스의 가전특질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몸 상태는 아닐 것이다. 그래도 로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라티오⋯⋯⋯" 천천히, 가까이 다가간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가운데——서번트 프톨레마이오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 걸음씩, 확실히, 걸어간다. "⋯⋯라티오" 딸의 이름을 방어의 주문처럼 외치면서, 뼈의 폭풍에 다가간다. 모든 것을 막을 순 없어서, 뺨과 옆구리, 허벅지가 찢어져 붉은 피를 흘리게 했다. "이 로그는, 계속 너를 무시했구나." 로그의 몸의 절반 정도엔, 피부 바로 아래에서 생성된 뼈가 드러나고 있었다. 뼈와 뼈가 부딪히는 소리는 마치 강철이 울부짖는 것 같았다. "사이파가 사라진 후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제외한 모든 것을, 이 로그는 다 잊어버렸어." 더 이상, 로그의 손은 골침을 만들지 않았다. 최소한의 급소를 보호하는 엑조포름만이 그를 지키는 전부다. "네가 쿨드리스의 이름을 짊어지고, 신을 먹은 자를 찾겠다고 한 의미도 돌아보지 않았다." 요란스럽게, 불꽃이 진다. 마치, 생명처럼 흩어진다. "너와 대화하려고 한 적도 없다. 다른 누군가에 의해 움직여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도 없었다. 범인의 수천 배, 수만 배의 사고를 가지고서, 용서받지 못할 정도로 나태한 채였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 라티오의 전신에서, 한층 강하고, 더 이상 저항할 수 없는 수의 골침이 생겨났다. "로그 씨!" 외침은 또 다른 소리에 묻혀버렸다. 장한의 몸을 관통하기 직전, 골침이 끊어진 것이다. "⋯⋯시온." 에르고가 중얼거렸다. 그녀가 조종하는 에테라이트가, 거의(すんでで) 치명적인 골침만 잘라낸 것을 청년만은 알아챘던 모양이다. 딸을 안은 채로, 피투성이의 장한은 움직이지 않았다. 라티오 역시, 더 이상의 골침을 만들어내지 않았다. "⋯⋯아버지." 그녀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골침을 만들어낸 뺨은,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피투성이였고, 그 눈물이 피를 닦아냈다. "아버지⋯아버지⋯⋯!" 어린아이처럼 울부짖는 그녀를 우리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2 파도치는 바닷가에, 여러 척의 배가 정박해 있었다. 멀리, 가까이, 파도 소리가 들려온다. 밀려왔다가 돌아가고, 돌아갔다가 밀려오는 파도의 리듬. 지중해의 눈부신 바람에 곧게 뻗은 마스트가 흔들리고 있다. 그런 알렉산드리아 항구의 한구석에서, 린과 루비아는 하얀 수트를 입은 남자를 마주하고 있었다. "설마, 자네들에게 배웅받을 줄은." "카르마그리프 선생님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 감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요." "와, 신용이 없네에, 나." "어떻게 해야,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며, 루비아가 자신의 금발 머리를 만졌다. "어이쿠, 누군가의 니킥에 맞은 목이 타들어 가는 것 같은데." 일부러 카르마그리프가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뭐, 일단은 얌전히 있을 생각이에요. 볼 건 봤고, 할 일은 했으니까요." 라고 가볍게 기지개를 켜면서 말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3 그런 강사에게, 린이 물었다. "사이파 씨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다던가 생각하셨나요." "아뇨, 조금도." "그렇겠죠." 린이 한쪽 눈을 감았다. 어느 쪽이나 목숨을 걸고 싸웠을 텐데, 그런 분위기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술사의 방식(流儀)이라기보다는 개인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사제로서는, 의외로 좋은 조합이었을지도 모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4 "그래도 뭐어, 저는 그를 좋아했어요. 어쨌든 꿈이 있었으니까. 해저의 대도서관! 또 하나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제가 살아있는 동안에 다시 한번 볼 기회가 있을지는 두고서, 이 정도의 꿈을 볼 수 있었다는 건 굉장해요!" "꿈, 인가요." "그래요. 저희 고고학과에 있어서는, 그것이야말로 유일무이한 가치죠." 시원하게(晴れ晴れ), 카르마그리프는 말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5 "루비아도 보석 마술의 상승을 통한 '강화' 같은 터무니없는 짓을 했으니, 제대로 몸은 돌봐두세요. 그건 마술사의 기본이니까요. 여름휴가(서머 홀리데이) 후의 수업까지 낫지 않았으면 감점할 거예요? "물론이죠. 걱정 마시길. 컨디션 관리는 당연한 의무니까요." 그녀는 드레스의 스커트를 집어 들고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유적지 때와는 달리, 그녀가 몸에 걸치고 있는 것은, 바다의 푸른빛을 비추는 듯한 선명한 드레스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6 그때 배의 사다리에서, 두꺼운 안경을 쓴 여성이 내려왔다. "카르마그리프님, 슬슬 출항인데요ー" 조수인 티카가 태양을 손으로 가리며 다가온 것이다. "네, 네. 그럼 작별이네요." "카르마그리프 선생님" 린이 다시 한번 상기하듯, 이름을 불렀다.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싶은데요, 에르고에 대해서는 시계탑에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해도 괜찮을까요." 그 질문에, 고고학과의 군주(로드)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눈가를 가린 머리카락 사이로 무언가 터무니없는 것이 엿보이는 듯한 느낌이, 린에게 들었다. "지금은, 괜찮아, 미스 토오사카." 몹시 상냥한 목소리로, 마술사는 고했던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7 이 여행을 떠난 이후 가장 큰 고비였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해서, 사건이라면 해결하면 된다. 신비라면 나나 엘고가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금전적인 문제로 의지할 수 있는 상대가 하나같이 망가져 버렸으니 말이다. "이봐, 플랫. 너 비상금이라도 있는 거 아니야?" "아, 교수님! 역시 나도 백만 유로의 용돈은 없어요! 만약 있었다면 지금쯤 소프트하우스에 투자하고 있을 거라고요!“ 학생들의 비상금을 잡으려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든다. 이것이 마술계의 군주 중 한 명이라니, 세상은 알 수 없는 일이다. 지난번 사건으로 대립했던 로드 멜루아스테아가 들으면 배꼽을 잡고 웃음을 터뜨릴 것 같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8 지와 공의 이중속성. 고고학과의 군주(로드)이자, 지금은 광석과의 학부장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하자면, 모은 비보를 행사하는 마술사판 인디아나 존스.- 타입문 에이스 VOL.15 동봉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용어집

*109 사실은, 「변화」의 프로페셔널. 그가 건드린 것은, 금속이라면 고무로, 불꽃이라면 얼음으로, 콘크리트라면 진흙으로, 간단히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런 능력에 더해서, 멜루아스테아의 톱으로서 모으게 한 각종 비보를 몸에 숨기고 있어, 능력과 예장의 응용성만이라면, 시계탑에서도 다섯 손가락에 든다. - 타입문 에이스 VOL.15 동봉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용어집

*110 평소에는 정장에 감춰진 마궁·쌍은순호(슛 더 문)을 사용한다. 마궁은 다양하게 쏠 수 있어서, 발굴작업에도 사용 가능. 활에 그치지 않고, 와이어로도 비상용 크레인으로도 변화한다. - 타입문 에이스 VOL.15 동봉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용어집

*111 "그레이! 뒤다!" 스승의 외침에 시선을 옮기는 것보다 자신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이 더 빨랐다. 일어서지 못한 전갈의 낫만이 변형되어 더욱 길어지면서 이쪽의 머리 위로 날아왔다. 하지만. 내 반응보다, 전갈의 낫보다 더 앞선 것이 있었다. 연달아 발사된 열광(裂光)이었다. 복잡한 마술식으로 구축된 수많은 빛이 괴물의 육체를 꿰어 멈춰 버린 것이다. "아니아니아니, 정말 튼튼하네요. 역시 아틀라스 원의 파수꾼." 카르마그리프였다. 그 손목 부근에서 접이식이라고 생각되는 작은 은빛 활이 펼쳐져 있었다. 두 개의 호를 겹쳐놓은 듯한 신기한 활이었다. "멜루아스테아의 예장——쌍은순호(双銀瞬弧, 슛 더 문)라고 하더라고요. 대단한 예장은 아니지만, 제 마술과 결합하면 나름대로 괜찮거든요(それなりなんですよ)." 카르마그리프가 미안한 표정으로 말한다. '마술? 그 의미는 금방 알 수 있었다. 화살은 전갈에 착탄한 지점에서부터 얼어붙거나 부식되거나 번개를 내뿜으며 이래저래 금속 괴물을 괴롭히고 있었다. 문자 그대로 천변만화인, 마술 화살. "시계탑에서도 '변화'에 관해서는 상당한 편이라." 카르마그리프가 애매하게 웃는다. 하지만 아무리 강력한 마술 화살이라도, 조금 전의 느낌으로 봤을 땐, 아틀라스 원의 장갑을 뚫을 리 없다. 그 이유도 자신은 감지하고 있었다. 저 예장에서 발사된 화살은 단순히 여러 가지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촉과 접촉하는 순간, 아틀라스 원의 장갑 자체가 '변화'한 것이다. 일종의 강렬한 약체화(디버프). 대부분의 마술은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기가 쉽지 않은데, 카르마그리프의 깔끔한 솜씨는 역시 로드 멜루아스테아라고 해야 할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2 말끝을 흐린 카르마그리프가 쌍은순호(双銀瞬弧, 슛 더 문)를 들었다. 펼쳐진 예장이, 호의 사이로 곧게 뻗은 제5가상원소(에테르)의 현을 만들어 낸다. 이 현에 카르마 그리프의 '변화'를 부여함으로써 백화요란의 마시(魔矢)를 쏘는 것이다. (중략) 자세를 잡은 카르마그리프의 활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저 악기를 연주하듯 손가락을 세로로 움직이자, 메겨진 화살이 분열했다. 수십 발의 화살이 부채처럼 활을 장식한다. 그 솜씨도 그렇지만, 같은 시계탑의 마술사가 본다면 카르마그리프와 예장의 활을 연결하는 마력의 아름다움에 혀를 내두를 것이다. 군주(로드)의 이름에 걸맞은 솜씨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3 카르마그리프는 건재하다. 회피 루트를 막고, 화염의 상승 주문을 날린 순간, 카르마그리프는 쌍은순호(슛 더 문)에 손가락을 미끄러뜨리며, 가느다란 끈으로 연결된 화살을 사출했다. 그 끈에 매달려, 큰 호를 그리며 카르마그리프의 몸은 공중을 날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4 평소에는 숨기고 있지만, 그 진정한 능력은 비보의 과잉구동에 있다. 그 이름은, 판타즘 오버로드. 극히 섬세하게 「본인의 마력조차도 변화시켜버리는」 카르마그리프는, 비보의 「능력 이상」의 일을 하게 만든다. 물론, 많은 경우 비보는 타버리지만, 그 한순간, 현대보다 아득히 뛰어났던 신비── 경우에 따르면 신대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성궤(아크)에 필적하는 유물을 몇 개나 품고 있는 고고학과와의 상성은 그야말로 최악. 물론, 고고학을 사랑하는 그는 좀처럼 그 능력을 발휘하려고 하지 않지만. - 타입문 에이스 VOL.15 동봉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용어집

*115 "움직이지 마." 쿼트가 손을 들었다. 그의 손에서 끈적끈적한 땀 같은 것이 흘러내렸다. 액체를 받아낸 바닥이 슈우우, 소리를 내며 녹아내렸다. 조제페와 같은 몰큘페이스였다. 조제페가 고열에 능한 것처럼, 쿼트는 용해에 능해 둘이서 이 크레이터를 만들어낸 것이다. "일 소절(원 카운트)의 주문도 용납하지 않겠다. 내 질문에만 대답해." 급속도로 공기가 굳어졌다. 넘쳐나는 적의가, 가시처럼 주변 사람들을 찌르는 듯했다. 그때였다. 쿼트의 몰큘페이스에 의해 녹아내린 바닥의 구멍에서, 기묘한 물체가 솟아오른 것이다. 무지개색의 거품이었다. "어라라, 뭐죠 이건~"긴박한 상황도 잊은 채, 조수 티카가 거품을 올려다본다. 카르마그리프도 몇 번 눈을 깜빡이며 입을 열었다. "아, 이거, 시공 거품이네요." "뭐――!" 지켜보던 조제페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저도 처음 봤는데,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는 이런 것도 실용화되어 있었군요. 쿼트 씨의 몰큘페이스에 의해 오작동한 게 아닐까요." 거의 동시에 에르고에 의해 시공 거품이 발동된 것 등을, 카르마그리프가 알 리가 없다. 하지만 고고학과의 군주로서, 아틀라스원의 문명에 대해서도 눈썰미가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였다. "응, 그렇다면 여기서 사용할 수밖에 없겠네." 빙글빙글, 조수의 쪽으로 돌아섰다. "움직이지 마." "맹세컨대, 당신에게 나쁜 일은 하지 않아요." 그는 뒤돌아선 채로 말하고 나서 조수에게 확인했다. "그거, 괜찮을까, 티카." "좋지는 않지만, 카르마그리프 님이 말을 꺼내면, 떼쟁이 아이(駄々っ子)정도로 말을 듣지 않는 건 알고 있으니까요." "아하하, 면목 없네." 웃는 카르마그리프에게, 티카는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아타셰 케이스를 내밀었다. 바닥에 놓고 열자, 그 안에는 기이한 물건들이 들어 있었다. 여러 개의 렌즈와 유리관, 톱니바퀴와 여러 개의 튜브가 결합한, 마치 기묘한 생물을 연상케 하는 구식 기계였다. 아직 흑백이었던 시대의 특촬 영화에나 나올 법한 물체. 일단은 싸울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손을 내린 쿼트가 눈살을 찌푸렸다. "뭐지, 그건." "일단 멜루아스테아가 자랑하는 지상예장이예요." "뭐——" 시계탑을 지배하는 열둘의 군주. 그 군주를 배출하는 열두 가문은, 각각 가문을 상징하는 특별한 예장을 소지하고 있으며, 이를 지상예장이라 부른다고 한다. 아틀라스원의 쿼트조차도,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거물을 아무렇지도 않게 공개할 줄이야. 더군다나 마술예장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기계적인 외형이었다. 카르마그리프의 손가락이 잘 닦인 렌즈를 만지작거리며, 몇 개의 스위치를 툭툭 튕겨 올렸다. "응, 이거라면 전제조건은 충분. 예를 표할게, 티카." "예는 됐습니다. 그만큼 급료를 올려주세요." "보너스에 두 달 치를 올리면 어때." "타협하죠." 고개를 끄덕인 티카가 카르마그리프의 소매를 걷어 올렸다. 한 손에 튜브를 들고, 잠시 눈을 가늘게 뜨고, 그 끝을 군주의 팔꿈치 뒤쪽으로 찔러 넣었다. 즉시 투명한 튜브에 카르마그리프의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멈춰있던 예장이 기묘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마치 튜브에 흐르는 피가, 예장 자체에 맥박치는 혈액이 된 것 같았다. "아니, 이 녀석은 기상이 고약해서요(寝覚めが悪いもんでして).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아요. 게다가, 사용 전 전제 조건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가급적 꼭 필요한 순간에만 사용하고 싶었어요. 사실 제4층의 관리부까지 가서 사용하려고 했던 예장이니까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6 "제 지상예장은, 비생물인 모든 것을, 하나 더 만들어냅니다. 물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아닌 이상, 예를 들어 신대의 비보 등을 카피하려면, 최소한 동등하고 같은 계통의 귀중한 재료가 필요하겠지만요. 이번엔 조금 슬쩍한 서가의 파편을 사용했습니다." 그야말로, 엄청난 성능이었다. 시공 거품을 카피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의미에서 이 시공 거품이, 과거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흔한 현상이었기 때문이었을까. 비슷한 개념으로 고도의 마술에는 '투영'이라는 기술이 존재한다. 이는 마력만으로 물체를 만들어내는——어떤 의미에서 무에서 유를 낳는 기술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모방할 수 있는 것은 겉모습뿐이며,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사라져 버린다. 지금, 카르마그리프의 눈앞에서 일어난 것은, 마술 세계의 질서(룰)를 뒤집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종의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고고학에 있어서는, 제법 유용해요. 게다가, 복제할 때에도 약간의 이득이 있어서요. 상당한 만큼의 분석도 가능해지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7 "무언가 있나" "이 시공 거품,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통신에 쓰였던 것 같아서요. 그 통신 기록을 재생해 봤는데요, 이건——엘멜로이 2세의 제자인가요——" "엘멜로이 2세의?" "⋯⋯에에." 말하면서 카르마그리프는 새 시공 거품 앞에서, 손가락을 여러 번 움직였다. 마치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터치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런가⋯⋯ 프톨레마이오스가 엘멜로이 2세의 제자를⋯⋯ 그렇다면, 역시 생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응, 조금 전 이야기대로라면 사이파는 이 대도서관에 잠입해서⋯⋯." 중얼중얼, 입술에서 중얼거림이 흘러나온다. 그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만약 엘멜로이 2세가 봤다면, 게임 컨트롤러를 조작하는 손놀림과 비슷하다고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8 천천히 일어서서, 다가오는 뼈의 폭풍을 살짝 피하면서, 말했다. / "티카, 스탠바이." / "뭐, 카르마그리프 님이 괜찮으시다면야ー." 조수인 티카가 트렁크에 손가락을 걸었다. 파칭, 파칭 소리를 내며 잠금장치가 풀리는 것을 보며 카르마그리프는 말을 이어갔다. "부정무이(제미니)는 모조한 것을 바로 생성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서. 상한은 있지만, 몇 개는 생성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어요. 다만, 물건에 따라서는 재료를 넣고 나서 생성까지 시간이 걸리니까, 티카 씨에겐 계속 그걸 해달라고 하고 있었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9 날아가는 동안, 그 입에는 자그마한 돌이 물려 있었다. 보석이었다. 붉은 화톳불이 켜진 천장으로 도망친 군주(로드)를, 당연히 루비아의 보석 마술이 추적했지만——그러나 입가의 보석이 반짝이자, 그에게 닿기 직전에 모두 소멸해 버렸다. '저게 공의 속성을 이용한 보석 마술이라는 거?' 남몰래 린이 이를 악물었다. 시계탑의 마술에 있어서, 마술사의 기본적인 속성은 대략 다섯 가지로 나뉘는데, 그 다섯 가지 중 가장 희귀한 것이 바로 공(空)이었다. 그야말로, 천체를 구성하는 원소이자 마술의 핵심인 제5가공요소(에테르) 자체를 조작한다. 고위 마술사의 손에 들어간다면, 지금처럼 타인의 마술 자체를 해체할 수도 있다. 물론 오대원소 사용자(에버리지 원)인 린도 공의 속성을 다룬다. 하지만 카르마그리프처럼 타인의 마술에 직접 간섭하는 영역에는 이르지 못했다. 5대 원소 중 공의 속성의 숙달이 가장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 데에 더해, 보석 마술과의 연계는 더욱 어렵다. 색이 없는 공의 속성은, 본질적으로 보석으로의 물들임을 거부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거절에 아랑곳하지 않고, 쉽게 염색과 해체를 이뤄내는 카르마그리프의 이상성에, 두 마술사의 등에 소름이 타고 오른다. 같은 보석 마술사로서, 스승이 얼마나 높은 경지에 있는지 자연스럽게 깨달은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0 "도움받았어요, 조제페 씨." 그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긴 머리카락에 눈까지 가려진, 기가 약해 보이는 남자였다. 그가 바로 로드 멜루아스테아——시계탑 고고학과의 군주(로드)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라고 해도, 믿어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저렇게 알기 쉬운 폭력에 대항하기에는, 카르마그리프님은 군주(로드)로서 마술의 능력이 부족하니까요." 신랄하게 말한 것은 아타셰 케이스를 든 안경 쓴 여성이었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그 상대는 카르마그리프의 조수 티카였다. "그래도, 저 엘멜로이 2세에 비하면 훨씬 낫지만⋯⋯⋯ 그만큼, 개성이 부족하죠." "고용주에 대해서, 후배에게 자리를 뺏긴 하위 호환(劣化互換)처럼 말하는 건 좀 그만둬주지 않겠어, 티카 군!" 카르마그리프가 항의하지만, 조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러워진 안경을 닦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조제페는 자신이 만든 크레이터의 바닥에 앉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1 동요는 찰나뿐. 말투는 장난스럽지만(言葉面こそふざけていても), 완벽한 구축과 함께 보석을 손가락에 끼워 넣는다. 카르마 그리프의 속성은 지와 공. 공이 제5가공요소라면, 땅은 보석 그 자체다. 융통무애(融通無碍), 필요한 속성을 보석에서 즉시 끌어내어 마술에 적용할 수 있다. 카르마그리프는 군주 중에서는 전투력이 떨어지는 부류지만, 그를 광석과(키슈아)의 학과장으로 만든 이 기술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2 린과 루비아가 아무리 천적 라이벌 사이라고는 해도, 쌍둥이 정도의 이해도가 있을 리 없다. 그러니까, 보석을 매개로 한 것이다. 마술사의 마력 자체는 각각 고유해도, 보석의 마력은 다르다. 시간과 기술은 필요하지만, 거의 같은 마력을 깃들이도록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것을 응용하면, 보석만으로 유사 마술 회로를 만들어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그것은) 이론만이라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사실, 2세도 발상까지는 갔지만, 형태로 만들지는 못했다. 토오사카 가문과 에델펠트 가문의 술식은 이상할 정도로 비슷하지만, 그래도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이 둘을 융합시키려고 하면, 종합적인 보석 마술의 지식이 필요했다. 마술사 개인의 재능이나, 개별 마술의 존재 방식을 간파하는 데는 시계탑에서도 뛰어났던 엘멜로이 2세였지만, 복수의 마술에 걸쳐진 '체계'에 대해서는, 그 정도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예를 들어 토오사카 린의 지도는 할 수 있고, 토오사카 가문의 마술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보석 마술이라는 '체계' 그 자체를 개혁하는 행위는, 2세의 힘에 버거웠다. 선대의 로드 엘멜로이라면, 어쩌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린이나 루비아의 재능이라면 언젠가는 도달할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아직 너무 이를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3 (그럼, 어떻게 완성시킨 거지──?) 생각에 바로, 답이 떠올랐다. (──카르마그리프인가!) 로드 멜루아스테아. 엘멜로이 교실 외에 린과 루비아가 속한, 또 하나의 학과의 군주(로드). 광석과 키슈아의 우두머리인 그라면, 엘멜로이 2세가 도달하지 못했던 보석 마술을 완성시키는 것 정도는, 해낼 것이다. 동시에,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린들이 이 술식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도 이치에 맞는다. 카르마그리프에게서 배운 술식을, 카르마그리프에게 사용해도, 쉽게 반격당할 것이 눈에 보였다. 『In der Nähe von. Entfernt sich. Die Sterne zittern regelmäßig 가까이, 멀리, 울리는 별의 율동近く、遠く、谺する星の律動.』『Distant. Becoming closer. Birds sign a secret contract 멀리, 가까이, 지저귀는 꿈의 밀약遠く、近く、鳴き交わす夢の密約.』이런 장면에서조차, 이를 갈고 싶어질 만큼 격렬한 감정에 괴로워하는 2세 앞에서, 두 사람의 마술이 완성된다. (중략) 정말로, 왕도 중의 왕도. 본래의 실력 그 자체를 크게 끌어올리는 술식에, 고귀한 회로(로열 서킷)라는 이름은 얼마나 어울리는가. 동시에, 그 차이는, 엘멜로이 2세의 사도와 카르마그리프의 왕도의 차이점을 이 이상 없을 만큼 노출시키고 있었다. 강사로서의 2세가, 이 정도의 실의를 느끼는 것은 처음이었을지도 몰랐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4 "Number 22!" 한 소절의 영창과 함께, 유난히 강력한 얼음의 화살이 발사된다. 주변의 수분도 얼어붙게 하며, 공중에서 일곱 개로 분열해, 제각각의 궤적을 그리며 린을 덮쳐왔다. 아무리 린이 비장의 보석을 사용했다고 해도, 상쇄할 수 없는 수준의 마술. 마술의 완성도도, 분명히 린의 쪽이 더 늦었다. 허나——결과는 역전됐다. 얼음 화살의 모든 것이, 린의 마법원에서 발산한 마력에 의해 상쇄된 것이다. 아니, 린의 마력만이 그대로 관통했다. "뭐⋯⋯!" 방금 전 발사한 얼음의 요소(엘리먼트)의 잔여물을 이용해, 바닥을 활주한다. 하지만 제때 맞추지 못하고, 얼음 화살을 뚫고 나온 마탄은 화염의 칼날이 되어 카르마그리프를 직격해, 순간적으로 전개된 방어 마술을 크게 깎아내렸다. 紅示의 4번 氷砕き 의 염검 "Die Instrumente wurden gestimmt(조율 개시).Rote Nummer vier(홍의 4번). Flammen brechen das Eis(빙쇄의 염검)!" "지금 건?!" 루비아가 눈을 크게 뜬다. 그녀로서는 영창보다 더 빨리 완성되는 마술 같은 건 몰랐기 때문이다. 찢어진 수트를 문지르며 카르마그리프가 쓴웃음을 짓는다. "엘멜로이 2세, 말도 안 되는 걸 가르쳤네요." "아니, 초견으로 대부분 막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요." 린의 표정은 우위에 선 자의 그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궁지에 몰린 표정에 가까웠다. 아직 비장의 카드(隠し球)는 있지만, 카르마그리프를 상대로 가장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한 것이, 지금의 돌고 도는 다섯 별이었기 때문이었다. 최대의 효과가 기대되는 첫 일격을, 경상으로 넘긴다면——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5 "아뇨, 선생님" 하지만, 또 한 사람이 가로막았다. 루비아도 역시 우회해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돌고 도는 다섯 별을 유지하기 위해, 순간 움직이지 못한 린을 대신해, 그녀는 스승을 따라, 왼손에 두 개의 보석을 움켜쥐고 있었다. "Call grace(은혜여, 깨어나라!)!" 보석을 점화한다. "Call grace(은혜여, 깨어나라)! Squared(상승相乘)!" 더욱 보석을 점화한다. 금주로 여겨지는 상승으로 '강화'를 더욱 부스트한다. "무⋯⋯슨! 과연 카르마그리프조차, 숨을 헐떡였다. 초근거리 마술 사격에 대항하는, 초근거리 마술 타격. 한계를 넘어선 속도로, 교차법처럼(交差法気味に) 점프슈트를 입은 신체가 허공을 가른다. 마술의 화살에 금발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빼앗기면서, 너무도 강렬한 플라잉 니킥이 카르마그리프의 목에 작렬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6 그렇게 아쳐(프톨레마이오스)가 소환되자 카르마그리프는 그가 해저 대도서관의 시큐리티 키인 책을 갖고 있는 걸 알곤 반항을 그만둔다.(("아니요, 체크메이트입니다." 바닥을 구른 카르마그리프가 말했다. 루비아의 최후의 일격이 너무도 고통스러웠는지, 일어서기도 귀찮다는 듯이 한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이건 이제 안 돼요. 끝난 겁니다, 쿨드리스.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시큐리티 키가 뭔지 잊었습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7 그러자, 그렇게 큰 일격을 받고 쓰러져 있어야 할 카르마그리프가, 불쑥 일어서고 말았다. "이런, 들켰나요." "부정무이(제미니)?" 익숙하지 않은 이름에 묻자, 스승이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8 그러자, 그렇게 큰 일격을 받고 쓰러져 있어야 할 카르마그리프가, 불쑥 일어서고 말았다. "이런, 들켰나요." "부정무이(제미니)?" 익숙하지 않은 이름에 묻자, 스승이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멜루아스테아의 지상예장이다. 동등 이상의 재료를 대가로, 믿을 수 없는 레벨로 신비에 관련된 물품이라도 모조해내지. 단, 상당한 양의 사용자의 혈액 필요로한다. 다소 정채가 부족했던 건, 꽤나 많은 양을 사용했기 때문일 거다." "뭐,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린과 루비아 두 사람을 상대로, 5분 이상 싸우고 있었는데도, 그것마저 전력(本調子)이 아니었단 말인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9 (──카르마그리프인가!) 로드 멜루아스테아. 엘멜로이 교실 외에 린과 루비아가 속한, 또 하나의 학과의 군주(로드). 광석과 키슈아의 우두머리인 그라면, 엘멜로이 2세가 도달하지 못했던 보석 마술을 완성시키는 것 정도는, 해낼 것이다. 동시에,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린들이 이 술식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도 이치에 맞는다. 카르마그리프에게서 배운 술식을, 카르마그리프에게 사용해도, 쉽게 반격당할 것이 눈에 보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0 그리고 그 옆에서, "후에에에에." 라는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어떤 의미에서는 딱 맞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안경을 쓴 여성이었다. 장한이 50대 정도라면 여자는 20대 후반 정도일까. 갈색의 머리카락을 땋고, 연구자다운 백의를 입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던 그녀는 벌떡 일어나더니 큰 걸음으로 이쪽을 향해 다가왔다. "에, 에?" 그대로 스쳐 지나가, 바로 뒤에 따라오던 카르마그리프에게 다가간다. "카르마그리프님!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고 했으면서!" "아니, 그, 티카, 정말 미안해⋯⋯!" "아뇨, 이건 잊지 않겠습니다! 카르마그리프님께서 최고급 초밥을 사주실 때까지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스시! 혹, 혹시 알렉산드리아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 아니요, 알겠습니다! 한턱내겠습니다(奢らせていただきます)!" 그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데, 여성의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로드 멜루아스테아의 조수시군요." 스승님이었다. 그대로 스승이 자기소개하기 전에, 안경 쓴 여자는 입가에 손을 얹는다. "와. 혹시 그 로드 엘멜로이 2세인가요!" "⋯⋯⋯⋯아, 아마 그 로드 엘멜로이 2세입니다." 너무 솔직한 말투에 스승이 당황했다. 그리고 안경 쓴 그녀는 빙글빙글 돌면서 다시 한번 카르마그리프를 돌아보았다. "어떻게 된 거죠, 카르마그리프님! 약탈공까지 오면 카르마그리프 님은 맛있는 부분도 다 뺏기는 거 아닌가요? 지금의 고고학과, 제 월급 제대로 줄 수 있나요?" "⋯⋯⋯티카." 카르마그리프가 이마에 손을 얹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우선 무사해서 다행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가능하면 군주(로드)께 인사도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오오, 예스, 서ー!" 척, 경례하고 스승님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시계탑 고고학과에서 사무를 담당하고 있는 티카 멜루아스테아 틀레막(Tika Meluastea Tlemac)입니다! 로드 엘멜로이 2세에 대한 소문은 이전부터!" "아, 아아." 스승님에게도 흔치 않은 패턴이었음이 틀림없다. 각종 인상적인 인간상이 넘쳐나는 엘멜로이 교실에서도, 먼저 묻히지 않을 인재가 아닐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1 "그건, 도난당한 시큐리티 키가 있어도?" "어이쿠, 솔직하게 물어보시네요, 로드 멜루아스테아!" 깜짝 놀란 듯 조제페가 눈썹을 치켜든다. 그러자, "이 사람, 그게 너무 지나쳐서, 시계탑에도 친구가 별로 없으니까요!" 카르마그리프의 조수인 티카가 가볍게 웃었다. 병의 바닥처럼 두툼한 안경(=뱅뱅이 안경)을 쓴 여성이었다. 손에는 브라이들 가죽(Bridle leather)으로 생각되는 커다란 아타셰케이스를 들고 있다. "호기심만으로 목을 들이밀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문제가 생기면 도망치곤 하거든요." "아니아니아니! 그건 너무 심한 말투가 아닐까, 티카군!" "공정한 평가라고 생각해요. 월급을 삼 할 인상해 주시면 그만큼 체면을(花を持たせて) 세워 드릴게요." "그건 그냥 아부가 아닐까 생각해요, 저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2 "⋯⋯⋯그래서, 로그 상급 교관이 너를." "예에, 로그 씨는 이 지상예장에 대한 지식이 있어서요. 그래서 저를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초대했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3 라이네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가성비라고 하면 현대적으로 느껴지지만, 결국 효율과 자원은 마술에 있어서도 절대적인 지표다. 이 경우 코스트는 수작을 거는 쪽(仕掛ける側)의 정신적 부담도 포함된다. 요컨대, 시계탑에서 음모를 특기로 하는 타입은 타인을 속이는 것에 대해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세수나 양치질 같은 일상적 행위로 해내는 인간이다. ‘⋯⋯반대로 말하면, 나처럼 무심코 즐겨버리는 인간도 역시 최적은 아니겠지만.’ 생각하며 찻잔을 기울인다. 비워진 컵에, 옆에서 손이 천천히 새로운 한 잔을 부었다. 수은제(水銀状)의 물체로 만들어진 메이드가, 테이블 옆에 서 있었다. 엘멜로이 가문의 지상 예장인 월령수액(볼루먼・하이드라저럼)의 변화된 모습이었다. (중략) "로그 쿨드리스 하이람. 어째서, 당신은 이번에 합동발굴조사단을 초청한 겁니까?" "무슨 뜻이지." 변함없이 차분한 모습으로, 로그는 찻잔을 기울였다. 그의 목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라이네스가 말을 이었다. "아틀라스원과 시계탑의 합동발굴조사단. 확실히 이것은 센세이셔널합니다. 게다가 불러들인 마술사는 고고학과의 군주이기까지. 음, 이름 높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조사라면, 이 조합은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아요. 하지만, 아틀라스원만으로도 충분⋯⋯할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조사할 수 있었겠죠. 그런데, 다른 마술협회와 협력하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당신은 이 멤버를 모았다. 그것은 이 멤버를 모으는 것이야말로 당신의 목적이었기 때문이 아닙니까?" "⋯⋯⋯이상한 말을 하는군. 모으는 것만으로는 아무 의미도 없겠지." "물론이죠. 그래서, 이 경우, 멤버를 모으는 것이, 또 다른 커다란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라이네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를 들어⋯. 당신이 불러들인 합동 발굴단의 멤버가, 아들인 사이파를 살해한 용의자가 아니냐, 라던가." 로그의 눈동자에, 순간 위험한 빛이 스쳐 지나가는 듯 보였다. 이내 장한은 입꼬리가 일그러트렸다. "대담한 가설이군." "시계탑의 마술사는, 자신의 혈연과 제자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의외로 이런 동기가 성립합니다. 아틀라스원은 다릅니까?" 라이네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눈앞에 있는 것은 이번 사건의 범인은 아니지만, 그에 가까운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표정에서는 그것을 경계하는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음모를 다루는 시계탑의 마술사로서 그녀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또 다른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해저에 세워진 연금술사의 유적조차, 그녀의 존재 방식을 해치지 못한다고 외치듯 말이다. "⋯⋯⋯과연, 시계탑이라는 것은 모두 이런 것인가? 그렇게까지 항상 생각하고, 신경을 쓰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전장인 건가?" "어떨까요." 라며, 라이네스도 웃었다. 넋을 잃을 만큼 아름답지만, 확실히 독을 품고 있는 미소였다. 조금, 로그는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동시에, 자네도 후계자 중 한 명이라 그런지 군주라는 존재를 다소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군." "과소평가?" "아아." 로그가 말했다. "로드 멜루아스테아 카르마그리프는, 비록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내가 불러들일 만한 상대다⋯ 라는 거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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