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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드 엘멜로이 2세 보조페이지4

타입문 백과

로드 엘멜로이 2세 보조페이지4

最終更新:2025年01月27日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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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합의 투기자는 토오사카 린이었다.(*1) 시점이 몇 시간 전으로 돌아와서 반 펨과 바이 뤄롱은 서로 본래의 힘을 드러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반 펨은 지즈의 공방을 알려준다면 싸우지 않겠다 했지만 뤄롱은 아버지와의 계약이 절대라며 거절했다.(*2) 이에 토오사카 린이 끼어들어 이대로면 신비의 은닉이 박살나니 카사의 개최자 답게 내기로 결판을 지으라 한다. 바이 뤄롱은 내기는 신명 재판(오딜)에서 유래한 신성한 것이니 조건만 맞으면 아버지와의 계약을 없앨 수 있다 한다. 이에 반 펨은 그 의견을 받아들이되, 말을 꺼낸 린 더러 책임을 지라 한다. 그래서 린이 카사의 세 번째 게임인 투기장에 투기자로 참가하게 된 것이었다. 그녀의 대전 상대는 키메라를 반 펨의 기술로 재현한 개체였다.(*3)(*4) 린과 키메라 모방품의 싸움은 키메라 항목을 참조하고, 린이 이기나 싶었지만 앞선 회피에서 키메라의 독에 중독된지라 마무리를 못 하고 쓰러져 린의 패배가 된다.(*5) 배팅의 결과는 린이 KO 패배할 것에 200개 건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가 600개로 돌려받았고, 린의 KO 승리에 100개를 건 알레트 에스칼도스가 100개 몰수당했고, 토오사카 린이라면 다른 참가자들이 선택하지 않을 수를 일부러 고를 것이라 판단한 로드 엘멜로이 2세가 린이 1라운드에서 패배할 것에 100개를 걸어 1000개로 돌려받는다. 마지막으로 반 펨은 2세와 같은 판단을 했지만 200개를 걸었기에 2000개로 돌려받는다.(*6)

첫 시합이 끝나고 휴식시간에 로드 엘멜로이 2세는 피로로 뻗어버렸다.(*7)
그러던 와중 막 사선환희선에 도착한 플랫 에스칼도스와 예 스젠이 찾아왔다. 에미야 시로와 에르고가 모나코에서 에미야 키리츠구의 흔적을 찾느라 둘만 왔다 하자 2세는 에르고의 반응에 흥미로워했다. 일단 플랫은 연회에 어머니 알레트 에스칼도스가 참가했으니 이제 완벽환 관계자라며 본격적으로 뭔가 일을 시키기로 한다.(*8) 예 스젠에게는 지즈의 제자가 될 때 무엇을 요구받았냐를 물었는데 그녀는 카사에 참가한다는 게 요구의 전부였다 말한다. 한편 에미야 시로에게 빠진 그녀는 고유결계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가 그에게 송곳니를 드러낼 때 2세가 그의 편이 되 달라 요구했다. 2세는 그녀의 감정을 듣고는 로드가 아닌 개인으로서 요청을 받아들인다.(*9)

두 번째 시합은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와 반 펨의 기술로 재현한 와이번 모방품의 대결이었다. 이 시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와이번 항목을 참고하고, 아무튼 루비아는 화려하게 와이번을 묵사발냈다. 배팅의 결과는 루비아가 KO 승리할 것에 200개 건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가 몰수당했고, 루비아의 KO 승리에 300개를 건 알레트 에스칼도스가 900개로 돌려받았고, 이번엔 상식 선에서 배팅한 로드 엘멜로이 2세가 루비아의 KO 승리에 400개를 걸어 1200개로 돌려받았다.마지막으로 반 펨은 2라운드에서 루비아의 KO 승리에 500개를 걸어서 몰수당한다.*(*10)
마지막으로 특별 게스트로 참가해 별도로 배팅한 바이 뤄롱은 마술회로 300개를 환전해 얻은 코인 3000개를 루비아의 KO 승리에 건 결과 9000개로 돌려받았다.(*11)

두 번째 휴식시간에 2세는 지금까지 모인 정보로 고찰을 한다. 그레이와의 대화로 마찬가지로 아름답다는 키워드를 통해 세계란에 의한 고유결계를 떠올렸다.(*12) 지즈는 모나코를 이용한 거대한 술식을 남겼다.(*13) 반 펨은 그저 취미의자 삶의 보람으로 사선환희선을 움직이고 있지만 그 항로는 영맥에 위치한다. 지즈의 술식은 선상연회 그 자체를 이용한 마술이다.(*14) 일반적으로 타인이 설치한 마술에 간섭하는 건 극히 어렵지만 선상연회는 그 자체가 마술이 아닌 마술적인 이벤트일 뿐이라 간섭이 가능했다. 그것도 아직 반 펨이 지금의 선상연회의 형태를 갖추지 않은, 에르고의 실험이 시작될 즈음부터 간섭을 준비해 왔다.(*15) 도박의 유래가 신명재판(오딜)임을 이용했는데 거기서 최대 효과를 내려면 지즈나 그 계약자가 이길 필요가 있었고, 그래서 자그레우스를 이용해 선상연회에 참가할 만한 상대를 모조리 자신의 제자로 포섭했다. 이는 2라운드에 난입했던 바이 뤄롱도 해당되며, 결과적으로 마지막 3라운드에서 바이 뤄롱이나 알레트 에스칼도스가 이기면 지즈의 목적은 성립한다.(*16)
그럼 지금까지 번외인 줄 알았던 바이 뤄롱도 내기에서 꺾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절망적인 코인 차이지만 2세는 자신이 마술전에는 절망적이지만 도박이라면 어떻게든 해 본다며 도박은 이길지 질지가 아니라 할지 안 할지라 한다.(*17)
그 때 거점의 매핑에 적혀 있던 대로 저스트가 로드 엘멜로이 2세와 그레이의 목숨을 노려 온다. 일전에 탈락한 아젤과 같은 모습으로 덤볐는데 생각보다 허무하게 그레이에게 격파당한다. 하지만 그건 저스트 본인이 아닌 인형이었고, 모습을 드러낸 진짜 저스트가 총으로 그레이를 쏴 버린다.(*18)
구체적으로는 2세를 쏘는 척 하면서 그레이를 톰슨 센터 암 컨텐더로 쏴 버린 건데, 본래라면 권총탄 따위로 쓰러질 그레이가 아니었지만 사용 탄환이 기원탄이었다. 이윽고 2세를 죽이기 위해 저스트가 톱을 전개한 순간 뒤늦게 에르고와 에미야 시로가 현장에 도착해 어떻게든 수습한다. 정신적인 충격에 빠진 2세의 마술식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에르고는 자신이 그레이를 살필 테니 2세는 마지막 라운드로 향하도록 한다.(*19) 결국 죽어가는 표정으로 마지막 내기는 혼자 참가하게 되었다.(*20)

세 번째 시합이 시작되었는데 투기자는 토오사카 린과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의 듀오고, 대전 상대는 모조 히드라였다.(*21) 2세는 그레이의 빈자리에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배팅을 개시했다.(*22) 자세한 전투내역은 히드라 항목을 참조하도록 하고, 하여간 싸움은 처음으로 2라운드에 걸쳐 진행되는데 일방적으로 당하던 척 하던 둘은 사실 히드라의 독늪에 1라운드 때 부터 독을 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독은 1회전 때 토오사카 린이 중독당한 키메라의 마비독을 분석해서 재현한 것이었다. 이게 신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뱀과 술의 일화이기도 한 지라 히드라에게 그 독은 아주 잘 먹혔다. 마무리로 루비아가 미리 독늪에 잔뜩 빠뜨린 보석을 이용해 그물을 쳐서 마비된 히드라를 건져낸 후 완전히 혼수상태로 만드는 것으로 승부가 났다.(*23)
3라운드 배팅의 결과는 마술회로 50개까지 걸어 투기자 듀오가 KO 승리할 것에 1200개 건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가 3600개로 돌려받았고, 히드라의 KO 승리에 1000개를 건 알레트 에스칼도스가 몰수당했고, 로드 엘멜로이 2세가 투기자 듀오가 최종 라운드에서 KO 승리할 것에 자신이 가진 2200개의 코인 중 2000개를 걸어 만 개로 돌려받았다.(*24)
그리고 두 번째 시합부터 특별 게스트로 참가한 바이 뤄롱은 모든 코인을 투기자의 KO승리에 걸었다. 총 13000개가 된 뤄롱을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길 수 없어 끝나나 했으나 2세가 머리를 쓰기 시작했다. 일단 이전 룰의 설명에서 3회전에는 걸 수 있는 코인이 무제한이라는 룰에서 사실 이 갬블이 복수의 갬블러가 동맹을 맺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는 것을 간파했고 2세는 자신의 코인을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에게 만 개 넘겼다. 참고로 반 펨도 그런 룰 못 들었어라는 반응이었는데 이건 평소의 선상연회가 반 펨과 도전자의 1대1 대전으로 이루어졌고 이런 복수 이상의 참가자기 있는 연회가 오랜만이라 개최자이면서 그의 딸들이 만든 룰을 전부 파악하고 있지 못 해서였다.(*25) 이시리드는 3라운드가 막 시작할 때 2세에게 염화로 이 거래를 제안받았고 그냥 해서는 자신이 이길 가능성은 0이기에 받았다 한다.(*26) 최종적으로 이시리드가 13100개로 13000개인 바이 뤄롱을 100개 차이로 앞섰다.(*27)
이를 지켜보는 지즈의 기억(그레이를 치료하던 에르고가 정신세계같은 곳에서 둘이 만난 후 지즈에 대해서 검색하자 튀어나온 존재. 선상연회를 VR 감상하듯 보는 중) 은 2세와 자신의 내기가 '반 펨에게 이긴 쪽에게 진 쪽이 따른다' 였기에 하여간 자기 제자인 바이 뤄롱이 반 펨보다 코인을 많이 얻었으니 자기가 이긴 것 아니냐 한다.(*28)
여기서 2세는 선상연회의 결착을 멈출 것을 요청하는데 그건 지즈의 살해자가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이라는 이유였다.(*29) 앞서 2세는 선상연회에서 살인을 저지른 자가 나온다면 승자가 없는 몰수 경기로 하자는 룰을 확인했는데 이는 자신이 연회 도중 살해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기도 했지만 이렇게 자기가 못 이기는 상황에서 근본부터 뒤집어버릴 것도 상정했기 때문이다.(*30)
그 다음은 왜 이시리드가 범인이냔 것인데, 그 근거는 그가 2세의 제안에 따랐기 때문이다. 이시리드가 그냥 평범하게 선상연회에 참가한 거라면 굳이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할 마술회로를 50개 씩이나 걸어 바이 뤄롱에게 도전하는 모험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반 펨을 꺽기 위한 코인의 확보는 그냥 2세에게 전달받은 코인만으로도 문제가 없었다.(*31)
뒤이어 2세가 이시리드에게 반 펨의 비보로 노리는 게 뭐냐 묻자 대답하지 못 한다. 침묵이야말로 대답이었다.(*32)
그럼 물증을 대 보라고 이시리드가 요구하자 2세는 저스트의 인형이 아젤의 모습으로 나타났던 걸 이야기한다. 애당초 모든 것을 꽁꽁 싸매고 주술사라면서 주술을 사용한 적도 없는 아젤은 존재하지 않는 인간이었으며, 이시리드가 지즈를 죽이기 위한 수단인 저스트의 인형을 사선환희선에 들여보내기 위해 이시리드가 의 지부장으로서의 권한으로 날조한 자가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지즈가 저격당할 당시 이시리드와 아젤은 같이 있었고, 그렇게 아젤이 임무를 완수하자 그는 알레트 에스칼도스에게 의도적으로 패배해서 모습을 감추었다.(*33)
그럼 자신이 지즈를 죽인 동기를 대 보라 이시리드가 요구하자 2세는 이시리드의 목적이 선상연회를 이용한 지즈의 술식을 멈추고 싶은 거 아니냐 한다. 반 펨과 알레트 에스칼도스는 지즈의 술식의 정체를 몰랐기에 각자 의심과 흥미를 보였다.(*34)
이시리드는 지즈를 죽이면 술식이 멈출 거라 생각했지만 이 술식은 이전에 2세가 간파했을 때 언급한 대로 지즈가 죽어버려도 그 제자들이 선상연회의 참가자로 있을 경우 유지되었다. 그렇기에 지즈가 사망한 후 도주하지 않고 끝까지 선상연회에 남아 제자들을 상대로 이길 필요가 있었으며, 마술회로까지 걸어 바이 뤄롱을 이길 필요가 있었다 한다.(*35)
에르고의 예측으로는 2세는 아마 이시리드에게 동맹을 제의할 때 투기자의 한정 승리에 걸라 요구하면서 그걸 들어주지 않으면 자신이 코인을 양보하지 않았을 거라 한다. 이 조건대로라면 이시리드가 뤄롱을 이기기 위해 걸어야 할 마술회로의 숫자는 최저 46개였고 그 숫자가 애매하니 딱 떨어지는 50개를 투자했다는 결론이 나온다.(*36)
마지막으로 이시리드가 저스트에게 2세를 죽이게 만들려 한 건 지즈와 개인적인 내기를 하고 있는 2세의 죽음이 지즈의 술식을 멈추기 위한 요소가 될 지 몰라 건 것이라 한다.(*37)
추리가 끝나자 그걸 정신세계에서 바라보던 지즈의 기억은 근본적으로 위상을 어긋나게 해 자신과 에르고, 그레이를 연회의 특별실에 실체화 시키곤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에게 왜 자신을 죽였냐 묻는다.(*38)
이시리드는 자신의 조상이 지즈임을 실토한다. 선상연회 2회전 블랙잭 대결에서 그는 자신의 조상이 떠돌이 여행자라 이야기했는데 그게 지즈였다. 그 당시 '여행자는 마술각인을 넘겨주지 않았다' 고 하는데 진실은 애초에 신대의 마술사인 지즈에게 마술각인이란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시리드는 그 여행자가 주변 토지 정리를 해 줬다 하는데 그 작업이 선상연회를 이용한 술식을 만드는 것이었다.(*39)
이시리드의 동기는 지즈가 어떤 목적도 주지 않고 마술사의 재능과 모나코라는 특별한 영지만 두고 떠나버린 것이었다. 게다가 모건 파르스라는 가문이 어쨌든 수백 년의 역사를 쌓은 시점에서 지즈가 다시 들렀다 하는데 당시 지즈는 이제 이 토지를 사용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만 내렸다. 모건 파르스가 협력하라는 말은 커녕 방해하지 마란 말 조차 없었다 한다. 마술사라는 인종이 2000년 간 목적 없이 살아왔다는 건 보통 사람 입장에서야 그게 무슨 살해 동기냐 할 지 몰라도 선조에게 있건 없건 상관없는 무가치적 존재라 선언받은 건 심적인 타격이 컸다 한다.(*40)
다만 이시리드 본인도 이게 시기 질투 같은 감정이라 인정했다. 모건 파르스는 대성했지만 그래도 신대의 마술사에게는 발끝도 못 미쳤다. 그는 개쩌는 선조에게 질투했고, 그 선조님이 2000년 이상 계획한 것을 전부 부수고 싶었다 한다.(*41) 하지만 정작 지즈를 죽여도 술식은 멀쩡했기에 선상연회의 승리자 권한으로 박살내고자 했고 그래서 2세의 트랩에 걸렸다.(*42)
지즈의 기억은 이걸 보고 자신이 현대의 마술사를 이해할 일은 없어도 인간의 심리는 신대에도 통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한다. 이에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이전에 절반까지만 고찰한 지즈의 진정한 목적을 해체해 보겠다 하며 지즈는 그 도전을 받아들였다.(*43)

과거 이젤마 사건에서도 나왔듯 마술 세계에 있어 아름다움은 마술이 될 수 있으며, 비정상적으로 아름다운 지즈도 그에 속한다. 그리고 반 펨이 아무리 꼬드겨도 지즈의 신전의 위치를 말하지 않은 바이 뤄롱의 태도, 신대의 마술에서 신전이 가지는 중요도를 생각하면 지즈의 육체 그 자체가 신전이란 결론이 나온다.(*44) 본질이 없는 공상 부류에게 있어 무기 그 자체인 것이 아름다움이다. 그 공상과 극히 가까운 신비로 공상구현화와 고유결계가 있음을 말하며 여기까지 종합하면 지즈의 정체는 신대의 마술사이자 신전이며 동시에 고유결계가 된다.(*45) 본래 고유결계는 장시간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니며 그걸 피하기 위해 모 흡혈귀 씨의 고유결계처럼 몸 속에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지즈의 경우에는 반대로 자신의 몸을 버리고 고유결계 자체를 육체로 만들었다 한다. 이렇게 된 건 기원탄에 맞았을 때 그것이 지즈라는 죽음을 끄집어내면서 그가 준비하고 있던 마술을 일시적으로 빼앗았기 때문이다.(*46)

2세는 지즈의 와이더닛을 절반만 알 것 같다 한다. 지즈가 담당한 방황의 바다의 문은 보존(게논)이니 보존된 신의 이용방법이 그들의 오의인 비닉신리가 되며 지즈가 에르고와 바이 뤄롱을 갖고 하려 한 짓은 그가 살았던 신대보다 더욱 고대로 세상을 되돌리려는 것 아니냐 한다. 이에 지즈는 확실히 절반만 맞다 하며 자신의 썰을 풀기 시작한다.(*47) 생명의 방향성적인 문제로서, 지즈는 우리가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죄를 짓도록 만들어진 것이 우리라 한다. 보다 강하고 현명하고 상냥하고 아름다운 곳을 지향할수록 인간은 원죄를 짓는다.(*48) 이걸 마술사적으로 접근할 경우 인간은 생명의 방향성이 발생한 단계에서 고정되었으며 애초에 선택지초차 없이 질투하고 시기하고 증오하고 낭비하도록 처음부터 설정되어 있으며 그 죄를 묻는 건 처음부터 무의미했다는 일종의 결정론을 이야기한다.(*49) 그렇기에 실패한 것은 인간이 아니라 인간을 창조한 부모이며 그 부모.... 별에게 책임을 묻는 게 합당하다 한다. 그가 지금까지 해온 건 인간의 부모가 될 새로운 별을 만들려 한 것이다.(*50)

로드 엘멜로이 2세는 현대 천문학에서 말하는 행성과 마술 세계에서 말하는 별은 다르니까 행성이 하나 늘어도 그 자체는 문제 없을 것이라 한다. 문제는 그 별을 만들 재료였다. 신이란 이야기의 주형이고 세계의 알이며 역사 그 자체이므로 행성의 소재가 될 수 있다 한다. 그래서 거기 써 먹으려고 에르고와 바이 뤄롱을 준비했다. 그가 만들고자 하는 행성은 극히 작았기에 대충 지구의 지표의 1%인 모나코와 코트다쥐르를 써먹겠다 한다. 별을 만든다는 건 근원에 도달하는 것과 같은 대위업이고 그걸 그 정도 희생으로 이룰 수 있다면 시계탑의 마술사 적 마인드로는 남는 장사고 거절할 이유는 없을 거라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인정한다. 하지만 에르고가 희생되기에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51)

이를 이루기 위해 모나코에서 벌인 일은 아직 완성된 술식이 아니었다. 고유결계란 한 번 완성되면 바꿀 수 없는 것이었기에 그는 자신이란 고유결계를 완성시키지 않고 2000년 넘게 계속해서 수정에 수정을 거듭 중이었다. 자신의 영혼의 핵에 신념이라는 씨를 뿌리고 사상이라는 울타리로 둘러싸고 동경이나 집념이란 물과 비료를 주고 가끔은 자신의 마음의 가지치기를 해 심상세계를 관리해 왔다. 지즈가 편안하고 인간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근본적으로 다른 생물과 이야기하는 것 같은 비인간적인 인상을 보인 건 이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고유결계는 이번 선상연회가 끝나는 오늘 완성된다 한다. 즉, 별을 만드는 고유결계다. 그가 마술적으로 아름다웠던 건 별이 아름답기에 그걸 만드는 고유결계로서 아름다웠던 것이다.(*52) 정체를 드러낸 지즈의 몸은 빛나며 블랙홀 마냥 폭풍을 빨아들이고 있었고, 2000년 분의 마력 출력으로 롱고미니아드 진명개방을 상쇄했다. 이 모습은 고유결계・유성체(固有結界・幼星体)로 정의된다.(*53)

지즈의 유성체로서의 능력은 지즈 항목을 참조하도록 하고, 좀 전에 지즈에게 포박되었던 에르고가 정신을 차리자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그가 삼킨 마지막 신의 정체를 밝히기로 했다.(*54) 앞선 두 신이 물과 바다에 관련된 손오공과 세트였으니 세 번째 신도 물에 관련되었을 거라 한다. 거기에 에르고의 정체가 알렉산드로스 4세임을 고려하면 들어맞는건 오케아노스였다. 그리스 신화에서 신, 또는 흐르는 물 그 자체다. 이스칸달 왕이 자신의 목표인 세상 끝의 바다에 붙인 이름이기도 했다.(*55) 밝혀내는 것 자체는 간단했지만, 그 정체가 문제였다. 페이트 그랜드 오더에서 처음 공개된 대로 타입문 세계관의 그리스 신들은 우주에서 찾아온 기계생명체들이었고, 그건 오케아노스도 다름 없어 하늘을 나는 배였다. 신대의 인간인 지즈는 그걸 지식으로 알고 있었지만 현대의 인간인 로드 엘멜로이 2세가 그런 걸 알 리가 없었기에 오케아노스란 신을 묻는 데 위화감을 느끼고 망설임을 품고 있었다. 한 가지 복선이 있었는데 바이 뤄롱과 에르고가 일본에서 싸울 적 뤄롱은 모든 것을 분자로 분해했던 와중진동(渦重振動)이란 걸 썼었다. 이것이 그리스 로봇들의 기술의 편린이였다.(*56)

에르고가 새로운 신을 얻으면 그게 곧 역전하는 키였기에 이번에도 기대했지만 오히려 오케아노스가 밝혀지자 그 힘은 지즈가 강탈해서 그의 고유결계 유생체를 다음 단계로 이행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57)
진화한 유생체는 앞으로 자신이 만들 새로운 행성에 적용할 개념인 '정체'를 시전한다.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는 낭비라는 졸속을 인정하지 못 한다며 내건 이 힘은 반 펨의 제7마성조차 정지시켰다.(*58)
빛의 검사들이 기습을 준비하던 토오사카 린과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의 반격을 봉쇄했다. 롱고미니아드가 안 통하고 오케아노스를 밝혀냈음에도 의미가 없고 마지막 기습마저 실패해 모든 것이 끝나나 했다.(*59)

그 때 저스트와 에미야 시로가 난입했고 지금까지 서로 맛물리지 않고 헛돌아서 알 수 없었던 저스트의 수수께끼가 밝혀진다. 저스트는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의 아들이자, 지즈의 손자였다. 지즈가 맥없이 죽어버렸던 건 저격을 한 저스트가 지즈의 혈연이라 자동방어 술식이 작동을 안 한 것이었다. 투구로 가리고 있던 저스트의 얼굴은 투구가 박살나 드러나자 이시리드와 지즈의 특색이 보였다.(*60)
이시리드는 자신의 아들에게 암시를 걸어 마술사 킬러로 써 먹고 있었다.(*61) 그리고 저스트의 마술회로는 선조회귀를 일으켜 현대의 마술과 호환이 되지 않았다.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을 익힌 건 그 쪽은 마술회로를 쓰지 않는 신비를 다루기에 저스트에게 호환이 되리라 생각한 이시리드가 모나코 지부 특유의 다른 마술협회와 거리가 가까워질 수 있는 특성을 살려 습득시킨 것이다. 여기서 이시리드가 지즈를 증오하는 이유 한 가지가 더 밝혀지는데 아들인 저스트가 지즈의 특성을 선조회귀해 모건 파르스의 마술을 계승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었다.(*62)
이시리드는 저스트에게 지즈를 죽이라 명령했지만 이 극한 상황에서 암시가 풀린 저스트는 오히려 이시리드를 쏴 버린다. 그는 지즈가 주장하는 새로운 행성을 창조해 죄 없는 인류를 만든다는 계획이 에미야 키리츠구의 공리주의적 사상으로 보면 옳다 한다.(*63) 그리고 지즈의 생명과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일반적인 관점의 아름다움이란 지성체가 자신의 분수에 만족하지 못 해 추구하는 쓰레기 같은 행위.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빛조차 닿지 않는 암흑. 모든 열기를 빼앗긴 우주공간을 추구한다면 전쟁 따위 안 일어남)도 긍정한다.(*64)
하지만 저스트는 자신이 잘못되었기에 구원받았으며, 지즈의 올바름은 탁상공론이라 한다. 자신은 성배전쟁을 조사하면서 에미야 키리츠구를 타락시키고 죽인 것이 에미야 시로라고 결론지었지만 그건 사실일지라도 진실과는 다를 지 모른다 한다. 진실은 살아있는 사람 수 만큼 있으며, 에미야 시로가 저런 인간이라는 것을 싫을 정도로 모았음에도 그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진실을 몰랐다 한다. 정의(저스트)라고 자칭하고 있었으면서 에미야 시로에게 있어서의 정의의 아군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었다며, 에미야 시로에게 에미야 키리츠구랑 약속했으면 당장 일어나 보라 한다. 이에 시로가 많이 익숙한 그 영창를 시작한다.(*65) 시로도 지즈의 사상이 에미야 키리츠구가 긍정할 것이며 틀리지 않았음을 알지만 키리츠구와의 약속을 지키고 저스트의 외침에 응하기 위해 빈사상태가 된 몸의 연명기능을 컷하고 생명을 쥐어짜 영창을 시작했다.(*66) 지즈의 고유결계 유성체는 시로의 영창을 막기 위해 빛의 검사들을 파견했고 나머지 일행이 전력으로 막아선다.(*67) 여하간 무한의 검제는 완성되었다.(*68)

흐룬팅을 브로큰 판타즘시켜 그 성질을 퍼뜨린 무한의 검제와 지즈의 유생체가 뿌리는 빛의 검사들 간의 전쟁이 시작된다.(*69) 이는 지즈의 고유결계 유성체가 에르고가 분리되어 퇴화했기 때문으로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그 힘이 복구되어 강도에서 무한의 검제를 눌러 압도할 것이기에 그 전에 승부를 봐야 했다.(*70)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왕을 물었다. 플랫 에스칼도스의 서포트로 마술회로에 새겨진 기억의 파편을 추출했다. 그렇게 에르고가 잊어버린 생전의 기억을 만들어낸다.(*71) 생전의 기억을 끌어낸 에르고는 과거의 자신이 정복왕 이스칸달의 아들임을 의심했으며, 자신이 알렉산드로스 4세로서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디아도코이 전쟁이 벌어져 많은 사람이 죽은 게 아니냐 돌벽에 갇혀 독살당할 때 까지 자책했다 한다.(*72)
이에 로드 엘멜로이 2세는 그 고민은 모두 정당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에르고가 어떤 실패도 하지 않고 잘못이 없었음에도 에르고 본인까지 포함해 죽은 자들을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물었다. 제대로 된 즉위도 못 하고 7년 간 돌벽에 갇혀 지내다 14살에 독살당한 아이가 그런 책임을 질 이유가 없었지만 에르고는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러자 2세는 그 고민이 정당하기에 그가 왕으로 정당하다며 라이더(이스칸달)의 최후의자 최신의 신하로서 에르고를 알렉산드로스 4세로 인정한다. 에미야 시로가 단련해 줘서 완성된 가면은 그에 맞춰 하얗고 길고 가는 관으로 변했다. 그리고 2세가 미리 준비한 망토(2세가 간직한 성유물인 이스칸달의 망토조각과 같은 색과 디자인)가 장착되었다.(*73)
이렇게 생전의 기억을 되찾고 왕이 되겠다고 각오한 건 에르고의 강한 의지를 증명하지만 동시에 기억 포화를 더욱 진행시킨다는 부작용이 있었다. 2세는 그걸 알면서도 에르고를 믿고 작업을 해 준 것이고, 에르고 본인도 후회하지 않았다.(*74) 이를 이룬 에르고의 환수는 에미야 시로가 건네준 일곱자루의 검(스파타가 포함됨)를 들었고 아버지에게 이어받은 번개를 다루는 이능을 각성, 아득한 유린제패의 진명개방을 이루었다. 레일건과 같은 원리의 일곱 개의 참격과 함께 자신을 사출한다.(*75)

뒤이어, 이미 롱고미니아드를 사용해 연발이 불가능한 상태였던 그레이는 무한의 검제에 박힌 칼리번을 보고 본능처럼 뽑아냈다.(*76) 조금 여유가 생긴 반 펨의 제7마성이 움직여 지즈의 유성체로 향할 공간을 마련해 주었고(*77) 그 틈을 파고든 에르고가 좀 전에는 지즈가 역이용해서 불발당한 오케아노스의 신핵장전을 시전한다. 다른 신들처럼 화력병기는 아니지만 타이밍 좋게 외계의 우주선으로서 지즈가 구사하는 우주와도 같은 암흑공간에 내성을 발휘해 영향을 무시하게 했다.(*78) 그리고, 에르고와 그레이가 같이 잡은 칼리번이 진명개방을 이루었다. 에르고에게 왕의 자격이 있었기에 그 힘은 최대를 발휘해 지즈가 모든 방어를 긁어모으게 했다.(*79) 서로의 길항으로 끝났기에 지즈는 자신의 승리를 예감했으나 에르고는 최후의 히든카드로 톰슨 센터 암 컨텐더를 들고 왔다. 기원탄이 지즈를 관통했다. 일전 지즈가 기원탄에 맞고도 지즈의 기억이니, 유생체니 뭐니로 멀쩡히 복귀한 건 모든 술식을 정지시켜 자신의 시체를 드러내게 하는 것으로 영향을 피했던 것이었다. 이번엔 진짜 전력을 발휘하고 있었기에 그러지 못 했고 그의 마술회로가 끊긴 직후 칼리번의 참격이 지즈의 몸통을 반으로 토막냈다. 그것으로 승부가 났다.(*80)

지즈는 왜 에르고가 자신의 계획에 찬성하지 않았는가 물었고, 에르고는 지즈가 옳을 지도 모르지만 자신들이 살아 있기에 틀리다 한다. 특별한 심상세계인 고유결계를 만들기 위해 2000 년 간 변하지 않았던 지즈는 마음이 고정되었기에 살아 있는 생명의 답(살아서 몇 백 몇 천 번 변해서 끝내 쓰러졌을 때의 좌표)을 얻을 수 없다 한다.(*81)
그러자 지즈는 다른 자는 몰라도 시계탑의 로드이면서 고작 한 나라와 제자를 구하기 위해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자신이 추구한 행성의 미래를 닫고,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의 인류 구원을 붕괴시키고, 마술 세계의 한 나라보다 귀중한 보물들을 파괴하고 돌아다닌다는 점에서 부수는 것 밖에 못 한다며 저주나 받으라 한다.(*82)
그 순간 싸움에서 얌전히 있었던 바이 뤄롱이 지즈의 가슴을 꿰뚫었다. 처음 계약할 때 실패하면 목숨을 받는다는 내역이 있었다 한다. 지즈는 인간으로서 죽었고, 고유결계로서는 술식이 완성되지 않으면 언젠가 변질한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싶지 않아서 이쯤되서 바이 뤄롱의 손에 끝나는 것이 가장 나은 선택지라 한다.(*83)
지즈는 에르고의 말을 긍정했다. 변하지 않는 건 살아가는 것을 멈추는 것이며, 늦지 않았다 생각했지만 2300년은 너무 길었다 한다. 한편 바이 뤄롱이 이식 수슬을 어쩌구 한 점에서 자신의 바보 제자가 여기서 스승을 넘었다 한다.(*84)
무시키만 무사하면 배가 아프다며 그녀의 본체가 히말라야에 있음을 밝히곤 에르고의 기억 포화를 막을 마지막 단서는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다섯 신 중 밝혀지지 않은 마지막 신일 거라 한다.(*85)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자신과 내기하지 않았어도 지즈가 똑같은 짓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자신을 끌여들었다 파멸한 것에 묻자 그럴 경우 방해하는 녀석이 지금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라 반드시 더 나았을 거란 보장은 없고, 그런 짓은 내가도 안 한 체로 처음 부터 지는 것을 인정하는 꼴사나온 행위라고 실토한다.(*86)
반 펨이 폭풍의 결계를 해체시켜 주자 새하얀 달이 뜬 하늘이 보였다. 지즈 달이 밉다 하며 파우스트에 나온 시간이 멈추라는 구절을 노래처럼 중얼거리곤 추해져도 좋다 한다. 그 말과 함께 지즈는 100세의 노인 같은 모습이 된 후 검은 먼지로 부스러졌다.(*87) 다들 지친 와중 반 펨은 확실히 지즈는 너무 길었고, 아름다운 것은 세계 어디에나 있을 텐데라 평한다.(*88)
바이 뤄롱은 마지막 무대인 히말라야에서 다시 보자며 떠났다.(*89)

사태가 마무리되고 모나코를 떠나는 로드 엘멜로이 2세와 그레이를 반 펨이 이번 선상연회가 몰수 경기가 된 게 미안해서 배웅하러 나왔다. 반 펨은 2세가 경애하는 부류이기도 하다. 2세는 반 펨의 진의에 대해서 추리한다. 그는 일방적으로 지즈의 고유결계 유성체에게 이용당한 건 아니었다. 그의 선상연회는 마술 세계에서 일어나는 확률의 편향이 강렬했고 지즈를 결정적으로 박살낸 에미야 시로의 존재는 그 편향에 이끌린 것이다.(*90) 그게 가능했던 건 선상연회는 신명재판이란 의미에서 신에게 스스로를 들어내 살아있는 자에 대한 축복을 내렸기 때문이다.(*91) 그리고 확률의 편향이란 열역학 제2법칙의 마지막에 다가올 우주의 열적사를 회피할 유힐한 수단이며 선상연회를 약용한 지즈가 기획한 행성 창조가 웅대했던 건 반 펨이 기획하는 것과 닮아서 그랬다 한다. 하여간 밝혀지지 않은 엄청난 일을 하고 있지만 본인은 취미일 뿐이라 한다. 덤으로 취미이기 때문에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다 한다.(*92) 반 펨은 마지막으로 마술로 그레이와 2세의 얼굴이 그려진 오리지널 카드를 준 후 둘이 나아가는 길에 눈부시게 빛나는 별과 같은 행운이 있길 빌고 떠난다.(*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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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지킬 거 축약

● 여기는 공신력이 없습니다. 객관성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각주도 객관성이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습니다.
● 퍼 가실 거면 출처가 여기라고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갑질할 입장은 아니므로 강요는 안 합니다만...... 그러시면 제 의욕이 상실됩니다.
● 정리글만 보고 떠들면 사견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여기만 보지 말고 먼저 원작을 감상해 주세요.

좋은 소식

달갤에서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9권까지 번역이 완료되었습니다.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 9권까지 번역이 완료되었습니다.
츄라이 츄라이.


자료륾 못 구해 반영을 못 한 것들. 정보투고 환영중. 번역 부탁드려요...

● 페이트 프로토타입 창은의 프래그먼츠 사운드 드라마
여기서 보강된 내용이 엄청 많다는데 일알못이라 반영 못하고 있음.
번역 츄라이 하기엔 청해가 좀 빡실거 같긴 한데..... 최근 연재 시작한 코믹스판에 기대해 봐야 하나.

● 페이트 로스트 에인헤랴르 극광의 아슬라우그
프롤로그 말고는 번역이 없어서 반영 불가.
더군다나 1권만 나오고 페이트 레퀴엠 수준으로 유기된거나 마찬가지라.... 이건 번역해달라고 부탁도 못 하겠다.


그 외 사유로 반영 못 하고 있는것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사건부
부분번역과 마테리얼 참조해서 쓴거라 빠진 게 많음.
특히 관위결의 편은 큰 틀만 있고 자세한 내용이 없는 수준.
이유는...... 정발판 텍스트 내용 하나하나 받아적기 귀찮음. 그런 받아쓰기 작업은 월희 리메이크나 페이트 사무라이 렘넌트로 충분하다고......
혹시 텍스트 복사 붙여넣기가 가능한 정발 전자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그럼 사서 반영해 봄.

● 페이트 엑스트라 코믹스 폭스 테일
연재속도가 느린 것도 있고 귀찮기도 해서 놔버린 상태.
최신 밈이 스즈카 매독썰이라니 좀 깼다.

● 프리즈마☆이리야
비정사인데다 연재속도 느리고 귀찮아서 놔버림.
최근전개에서 뽕차는 최종전이 진행중이긴 한데 그래도 귀찮은걸.

● DDD
뒷부분 번역이 없는 건 둘째 치고, 보는 사람이 있긴 함?

● 히무로의 천지
완결났는데 번역이 없다.

● 타입문 학원 치비츄키!
전부 정발됬지만 7권에서 연중 유기되었다길레 나도 유기.

● 꽃의 미야코
작품이 연중으로 유기당했으니 나도 유기.

● 파이어 걸
그 운석새끼가 완결낸 작품이고 뒷골목 사츠키 히로인 12궁편에서 누가 나왔다는 건 들었는데... 관심있는 사람이 있긴 함? 나무위키에 항목도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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注釈

*1 『스승님. 이건……』 나의 사념에, 스승님은 희미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최대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너무나도 상상 이상인 사태에, 무심코 본심이 새어 버린 듯했다. 『틀림없어』 하고, 사념이 되돌아온다. 형언하기 어려운, 씁쓸한 인상(색)이 붙어 있었다. 『첫 번째 시합의 투기자는, 린이다』-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 "자, 슬슬 본방으로 가볼까." "노인네(老头儿)인 나는, 이미 전력이었는데." "농담하지 마. 네가 그렇다 해도, 네 마성은 전혀 아니잖아?" "마성은 말이지." 사람을 잘 따르는 듯이, 반 펨이 얼굴을 찡그렸다. "아까는, 나의 마성도 개문해야 하겠네 라며 기세로 말해 버렸지만, 가능하다면 삼가고 싶어. 나로서는, 지즈의 신전만 알려 준다면, 언제라도 손을 떼고 싶은데, 어떤가?" "나도 저 망할 아버지의 비밀 따위, 빨리 전 세계에 퍼뜨리고 싶지만, 그것만은 하지 말라고 엄명받았어. 알고 있겠지만, 계약은 절대라서."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반 펨이 양손을 펼쳤다. "펨 님." 하고, 쿠폴라가 말했다. 나무라는 듯한 울림이, 목소리에 섞여 있었다. "들었겠지? 그에게 입을 열게 하려면, 이 정도 대가는 필요한 것 같아."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 "기다려!" 설마, 그 투쟁에 제동을 거는 자가 있을 거라고는. 경악하며, 반 펨이 뒤돌아봤다. 그 시선 끝에, 검은 머리를 붉은 해수에 나부끼는 여자가 서 있었다. "토오사카 린……!" 목덜미에, 그녀는 하늘색 보석을 대고 있었다. 그 보석이 해수를 공기처럼 진동시켜, 쿠폴라를 포함한 세 명과 마찬가지로, 수중에서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는 듯했다. "당신들, 이런 곳에서 진심으로 싸우면, 신비의 은닉 같은 걸 할 수 없을 거 아냐? 뤄롱은 그렇다 쳐도, 반 펨은 모나코 관리인(세컨드 오너)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 해중에서 대치한 채, 두 사람은 침묵했다. 아니. 10초 정도의 침묵 후, 반 펨이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복안이 있다고, 생각해도 괜찮은 건가? 토오사카 린." "물론이지." 하고, 현대 마술사는 가슴을 폈다. 오만하게, 라고 해야 할 태도로, 이렇게 전했다. "왜냐하면, 당신은 반 펨이잖아. 펨의 선연(카사)의 주인이겠지?" "뭐?" 이번에는, 뤄롱이 눈썹을 치켜올릴 차례였다. 믿기 어렵게도, 전해져 오는 음성은, 희미한 당황스러움을 내비치고 있었다. "어이 어이. 설마 너……" "그 설마를 말하고 싶으신 모양이네요. 저 시골뜨기가." 이어서, 린의 뒤에서 나타난 루비아가 말했다. 해중에서 소리를 울리는 마술은, 린과 같은 것으로 보인다. 붉은 바다 안에서, 그녀를 둘러싼 황금색 머리는, 마치 여신을 축복하는 천사처럼도 보였다. "뭐야, 당신도 불만 있어?" "불만밖에 없어요. 하지만, 효율적인 해결책이라는 건 인정합니다. 시골뜨기라도, 관리인(세컨드 오너)으로서의 도리는 지키고 있는 것 같고." 루비아의 말투에서 의도를 파악했는지, 반 펨이 입을 연다. "즉, 너는──" "펨의 선연(카사)이 한창인 와중에, 당신이 반 펨이라면," 이어서, 린이 이렇게 말했다. "의견 차이는, 내기로 결판을 지어야 하는 거 아니야?" 잠시, 반 펨과 쿠폴라는 멍하니 서로를 바라봤다. 뤄롱만이, 왠지 한숨을 쉬는 듯한 얼굴로, 미간을 짚었다. 혹시 이렇게 될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던 듯이. "과연 논리적이군. 그것도, 평소라면 내가 먼저 꺼내서, 주변이 질려버릴 종류의 논리." 펨이 말하고, 뤄롱을 바라봤다. "상관없겠나, 바이 뤄롱(白若瓏)." "망할 아버지와의 계약은 절대지만, 내기도 마찬가지로 신성하니까. 둘 중 하나의 아집을 관철할 수밖에 없다면, 나쁘지 않겠지." 강렬했던 적의가, 서서히 옅어져 갔다. 린이, 뒤에 숨긴 주먹을 꽉 쥐었다. 갬블의 유래는, 신명 재판(오딜). 엉뚱한 제안이지만, 뤄롱의 정체가 신인 자그레우스인 것이라면, 이 방법은 통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단." 하고, 반 펨이 덧붙였다. 주홍색 해중에서 흔들흔들 흔들려 보이는 검지를 세우고, 상급 사도는 이렇게 고했던 것이다. "말을 꺼낸 너도, 그 책임을 져 주었으면 하는데. 토오사카 린."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 과연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의 투기장에, 아름다운 전사는 내려섰다. 대략, 직경 20미터 정도의, 원형 공간이다. 그 면적은 제쳐두고, 천장이 몹시 높게 보이는 것은, 무슨 마술로 공간을 확장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바닥에는 모래가 뿌려져 있어서, 발판을 단단하게 잡아 주었다. 가볍게 팔을 굽히고, 무릎을 내려서, 린이 스트레칭한다. 메인이 40개, 서브 2개가 각각 30개씩 마술 회로는 순조롭게 작동하고 있다. 마술 회로가 의사 신경의 일종인 이상, 몸의 움직임과 동기화하면서 동작을 확인하는 동적인 명상은 유효하다, 라는 것이 엘멜로이 교실의 가르침이었다. (선생님,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신원이 들통나지 않도록 영상에서는 배려해 줄 것이라고 했지만, 그 정도로는 엘멜로이 2세를 속일 수 있다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다. "저의 지도역(튜터)이라면, 마술의 데이터 하나만 봐도, 확실히 사용자를 특정하겠죠." 등 뒤 문 너머에서, 어깨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루비아도, 비슷한 것을 중얼거렸다. 걱정거리는 서로 똑같은 것 같다. 펨의 선연(카사)・세 번째 게임. 이미 플레이어인 엘멜로이 2세 일행은 탁자에 앉아, 이쪽의 모습을 엿보고 있을 것이다. 미간에 주름을 잡고, 위장 근처를 쓰다듬고 있는 모습까지, 훤히 상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죄책감은 없다. 가령 마술사의 제자라고 할지라도, 제자의 책임 정도는 져 주시면 되지, 하고 린은 생각하고 있다. 대체로 스승 쪽도, 꽤나 무리한 요구를 제자에게 하고 있으니, 피차일반이다. 문제는,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다. "방심하지 마세요." "알고 있어." 시선을 올린다. 루비아를 두고, 린이 입장했던 문 반대편에, 같은 형식의 문이 만들어져 있었다. 쇠창살이, 천천히 열려 간다. 그 너머에서, 천천히 거대한 짐승이 나타났다. 사자였다. 단, 그 몸통은 염소. 꼬리는 독을 뿜는 뱀. 입에서는 길고 하얀 어금니와 함께, 보랏빛 독연기가 넘쳐 흘렀다. 즉, 그리스 신화에서 키메라라고 불리는 신비의 짐승이었다. "저, 설마, 환상종?!"『현대 사회의 컴플라이언스에 기초하여, 투기장의 환상종은 당사의 기술로 재현한 모형이 됩니다』 억양이 없는 방송이, 투기장에 흘러나온다. "뭐가 컴플라이언스야! 인간의 안전은 완전 무시하고 있잖아!" 투기자의 분노 따위, 운영이 관여할 리도 없었다. 대조적으로 냉담한 목소리가, 투기장에 떨어졌다. "투기자와 환상종 모형, 어느 쪽이 이길지, 부디 즐겨주십시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 『아차…… 안 됐나……』하고 중얼거리고, 그 주먹이 내려갔다. 무릎을 천천히 바닥에 대고, 그녀는 쓰러져 버렸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설마, 방금 전의 독인가?!" 이시리드가 말했다. 정면에서 부딪치기 직전, 키메라의 꼬리와 융합된 뱀이 드러냈던 독니. 린은, 그 어금니를 피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도 『강화』에 의해 독이 퍼지는 것을 늦추고, 동시에 해독용의 마술도 진행하고 있었겠지만, 결국 따라가지 못했던 것이다. 대신, 천천히 키메라가 일어섰다. 아무래도, 이쪽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듯이 비틀비틀 일어섰을 뿐이지만, 다시 몇 초, 린이 쓰러진 채로 있는 것을 확인하고, 딜러가 선언했다. "결착이라고 간주합니다." 목소리가 울려 퍼짐과 동시에, 키메라는 다시 땅에 엎드렸다. 모조 복제품으로서 만들어진 환상종이, 마력 공급이 끊어져, 즉시 탈력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원탁에 떠올랐던 투기장의 영상도, 뚝 끊겼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 그 결과에, 나는 멍하니 서 있었다. (……린 씨의 1라운드 패배……?) 간신히 중얼거리려던 것을, 겨우 참는 것이 고작이었다. 물론 펨의 선연(카사) 투기장은 강적들뿐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것은 상상하지 못했던 결말이었다. 그런 내 옆에서, 스승님은 가볍게 눈을 가늘게 떴다. 큐브를 양손에 쥔 채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럼, 내기의 정산을." 하고, 딜러가 입을 연다. 천천히 원탁을 둘러보고, 이렇게 말을 이었다. "우선, 지금까지보다 코인 총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100개 분의 코인으로서, 이쪽 코인을 채용하겠습니다. 먼저 처음 500코인을 건네드리겠습니다." 하고, 딜러가 멋스러운(瀟洒) 상자를 열었다. 자색 벨벳 천이 깔린 안에, 새로운 의장의 코인이 가득 차 있었다. 날개가 달린 용의 의장이었다. 용의 유희, 라는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것에 어울리는, 투기장의 내용이었다. 전원에게 5개의 용 코인을 나누어 주고 나서, 다시 한번 딜러는 입을 열었다. "이시리드 님은 키메라의 KO 승리에 200코인을 걸었습니다. 이쪽은 3배 액수로 반환, 600코인이 되겠습니다. 베팅에서의 차익은 400코인입니다." "나쁘지 않군." 싱긋 웃은 이시리드가, 4개의 용 코인을 받는다. 합계 9개. 그렇다고 해도, 이번 게임에서는, 큐브에 염원하는 것만으로 베팅하고 있기 때문에, 이 코인에는 현재 자산을 주위에 보여주는 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이다. 스승님조차 이 정도 기록은 마술 회로로 할 수 있으니, 어디까지나 분위기용일까. (……아, 아니) 거기서, 갑자기 깨달았다. 거는 방법에 따라 마술 회로가 마비될 수 있기 때문에, 마술 회로에 새겨진 기록도, 동시에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거기까지 내다본 코인이라는 것일까. 이어서, 딜러가 알레트에게 시선을 옮긴다. "알레트 님은, 투기자의 KO 승리에 100코인을 걸고 있었습니다. 이쪽은 몰수하겠습니다." "이런이런." 1개의 용 코인을 몰수당하고, 알레트가 어깨를 으쓱인다. 딜러가 스승님을 향한다. 토할 것 같은 기분의 나와 스승님에게, 그녀는 이런 식으로 고했다. "엘멜로이 2세 님은, 키메라 1라운드 승리에 100코인을 걸고 계셨기에, 10배의 1000코인을 반환하겠습니다. 베팅과의 차액은 900코인입니다." "에──" 목구멍에서 넘쳐 버린 목소리를, 황급히 도중에 억눌렀다. 『스승님. 린 씨의 패배에 걸었던 건가요』 『이것은 살육전이 아니야. 갬블이다』 스승님이 사념으로 답한다. 『내가 보고 있다는 것을 알면, 린은 다른 갬블러들이 걸지 않는 선택지를 택하겠지』 지금 말을 받아들이는 데에, 몇 초 정도 걸렸다. 왜냐하면, 그것은── 『설마』 너무나도 믿을 수 없어서, 다시 한 박자를 쉬고 사념으로 전달한다. 『……야바위……인가요……?』 『뭐, 솔직히 말하면』 시치미를 뚝 떼고, 스승님이 답한다. 믿을 수 없었다. 방금 전 린의 싸움은, 틀림없이 박진감 넘쳤다. 모조품이라고는 하지만 환상종인 키메라 앞에서, 봐주는 것 따위 있을 수 없다. 그런 상대로 야바위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행위다. 들키면 따위 문제가 아니라, 정신을 놓은 단 한순간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일절 말을 주고받지도 않고, 이 사제는 엄청난 일을 저질렀던 모양이다. 『저 녀석의 지기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정말로 이겨 버리면 어떻게 하나 불안했지만. 독을 이용하는 건 의심받지 않기 위해서도 딱 좋은, 현명한 수단이었지』그렇게 말하고 나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 딜러에게 묻는다. "그런데 투기자는 저 후에 어떻게 되려나?" "재현한 키메라의 독은, 마비독입니다. 앞으로 10분 정도면 회복할 겁니다." 휴, 하고 한숨을 쉬어 버렸다. 심장에 나쁜 수준이 아니다. 다른 갬블러들이 없었다면, 정신없이 이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을 것 같았다. (……그래도) 그래도, 일단 1승. 믿기 어려운 야바위에서 온, 대승리. 9개의 용 코인이, 스승님의 손으로 밀려났다. 그럼 마지막, 가장 중요한 반 펨은…… "반 펨 님은, 1라운드에서 투기자의 패배에 200코인을 걸고 있었습니다. 적중 배율은 10배로, 2000코인이 반환됩니다. 차액은 1800코인입니다." (…………!) 건 대상과 승리 방법은 스승님과 같지만, 액면이 스승님의 두 배. 이 게임의 규칙상, 최대 액수에서의 승리였다. 전원의 시선을 모으면서, 기분이 좋아 보이는 모습으로 반 펨이 양손을 펼친다. "어이쿠, 이렇게 잘 풀릴 줄이야? 뭐, 가끔은 이런 일도 있는 법이지." 싱글벙글 웃으며 허풍을 떨며, 눈앞의 코인을 회수해 갔다. 용이 새겨진 코인이, 18개, 반 펨의 손으로 보내졌다. 그 광경은, 마치 카지노 안에서 모은 엄청난 혈액을, 이 상급 사도(死徒)가 마시는 광경처럼도 보였다. 제1전 종료. 현재 소지 코인은, 이시리드, 900개. 알레트, 400개. 스승님, 1400개. 반 펨, 2300개. 그리고, "제2전까지, 20분 휴식을 취하겠습니다. 여러분 각자의 휴게실을 준비해 두었으니, 좋은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딜러의 목소리가, 첫 번째 대결 종료를 알렸던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 휴식을 위해 이동했던 개인실에서, 스승님은 이마에 손가락을 대고 묵고하고 있었다. 넓은 방이었다. 적어도, 배의 개인실로서는 상당한 것이었다. 그 넓이를 극히 사치스럽게 사용하여, 중앙에 소파와 의자, 몇 개의 테이블만이 놓여 있을 뿐이었다. 이번 스승님은 근처의 부드러운 소파가 아닌,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다. 소파에 긴장을 풀고 푹 파묻혀 버리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겠지. 그만큼, 스승님에게 있어서 신경을 곤두세우는 싸움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 말을 꺼내던 도중, 나는 뒤돌아보았다. 익숙한 시끄러운 기척이, 문 너머에서 뛰어다니고 있었다. "도착했습니다, 교수님!" 답변도 기다리지 않고 문을 열고, 붕붕 강아지 꼬리처럼, 금발의 젊은이가 손을 흔들면서 달려왔던 것이다. 물론, 나도 알고 있는 상대였다. "……플랫." 그리고, 또 한 명. 플랫 뒤에서, 침착한 발걸음으로, 차이나드레스 여성이 천천히 다가왔다. "안녕하신가요(いかがなさいましたか), 군주(로드)." 스승님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은, 나선관의 사상 마술사・예 스젠이었다. 찾아온 두 사람에게, 시선을 올린 스승님이 눈을 깜빡였다. "너희들은──" "어떻게든 출항 직전에 맞춰 왔습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두 번째 게임은 끝나 있었지만요." 하고, 예 스젠이 입을 열었다. 하루 만에 다시 들은 그녀의 목소리는, 왠지 예전과 다르게 들렸다. 특히 얼굴이 변했다거나 한 것도 아닌데, 긴장되었던 듯한 무언가가 녹아서, 몹시 조용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이런 사람이었나?) 의문을 입에 담지 않으려 조심하고 있자, 스승님이 물었다. "너희들 일은 에르고에게 들었지만, 그는 함께 아니었나?" 물론, 에미야 시로의 일이다. 반 펨에게서 수색을 의뢰받았던, 지난번 선연(카사) 승리자. 예 스젠이 두 번째 게임에 참가하지 않았던 것이 에미야 시로와 접촉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듣고 있었지만, 드디어 합류한 것인가. 하지만, 그럴듯한 인물은 보이지 않았다. 스승님의 말을 받고, 플랫이 입을 연다. "아, 에르고 군은 집사 군과 함께 모나코를 돌아보고 싶다고 해서, 저희만 먼저 왔어요!" "에르고가?" 의외의 말에, 무심코 목소리가 나왔다. 말을 끼어들어 버리고 나서, 다시 한번, 가능한 한 신중하게 물었다. "저, 에르고가 정말로 그렇게 말했나요?" "맞아 맞아. 집사 군 아버지가 에미야 키리츠구가 모나코에서 뭘 했는지 알고 싶대. 어째서인지, 일단 저랑 스젠 씨가 배에 탄 거예요. 그랬더니, 벌써 세 번째 게임이 시작하고 있질 않나, 아무리 봐도 투기자가 린 쨩이어서 깜짝 놀랐어요!" 즐겁게, 플랫이 웃는다. 그에게 있어서도, 저 투기자가 토오사카 린이라는 것은 한눈에 명백했던 것이겠지. 나조차 알 수 있었으니, 마술사로서 뛰어난 플랫이 간파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에르고 일로 머리가 가득 차 있었다. 에미야 시로와 에르고가, 어떤 흐름으로, 둘이서 모나코를 여행하게 되었는가. 나와 스승님이 세 번째 게임에 돌입한 타이밍에, 그런 행위에 나서다니, 지금까지의 에르고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다. 곰곰이 생각하면 추측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역시 이해할 수 없다. 잠시 후, 스승님이 중얼거렸다. "에미야 키리츠구인가……" 그 이름에, 스승님의 미간이 찡그려진다. 가뜩이나 깊은 주름이, 계곡처럼 보였다. 수많은 지식이 박혀 있고, 때로는 마그마처럼 작열하는 열정을 품은 계곡이었다. 그런 스승님에게, 플랫이 말한다. "교수님이, 성배 전쟁에서 싸웠던 상대였죠?" "……확실히, 나와는 인연이 있어." 하고, 스승님이 인정했다. "하지만, 직접 나와 살을 맞댄 적은 없어. 에미야 키리츠구와 계약한 검의 영령 세이버와는 몇 번 싸웠지만, 마스터인 그는,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으니 말이야." 이전에도, 스승님에게서 그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었다. 케이네스 엘멜로이 아치볼트. 즉, 선대 로드 엘멜로이를 살해한 것이, 검의 영령 세이버와 그 마스터라는 이야기였다. 어떤 의미로는, 로드 엘멜로이 2세라는 존재를 만들어낸 것이, 저 마술사 킬러라고도 할 수 있겠지. 저 지즈를 죽인, 기원탄의 창조자. "그 발자취를 쫓고 있다고 한다면, 나도 알고 싶어지네." (중략) "플랫, 하나 해 줬으면 하는 것이 있는데." "오, 교수님께서 저에게 부탁하는 건 드무네요! 괜찮으세요?" "네 고향에서, 네 어머니도 선연(카사)에 참가한 이상, 이번에는 처음부터 관계자겠지. 학생이라는 이유로 사건에서 떼어놓을 의미는 없어." "좋네요, 교수님의 독자적인 규칙! 심판 제도가 확실한 TCG 같은 느낌으로, 단순하지만 복잡하다고 할까!" "맘대로 말해.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은 일 좀 해 줘야겠어." "아이아이 서(aye aye sir)!" - 로드 엘멜로이 2세으 모험의 내용

*9 "나중에, 제자분에게 물어보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 스젠의 말에, 스승님이 한쪽 눈을 가늘게 떴다. "에미야 시로가 아닌가?" "시계탑 군주(로드) 같은 분과, 그를 더 이상 만나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너무나도 솔직한 말에, 스승님이 무심코 헛기침한다. 그 위에, "일단, 사정은 알았다." 하고, 스승님이 받아들였다. (중략)  씩씩하게 경례한 플랫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스승님은 또 한 사람에게로 향했다. "스젠 씨." 하고, 부른다. "당신에게, 조금 확인해도 괜찮겠습니까." "마음대로." "지즈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 무엇을 요구받았습니까?" 스승님의 질문에, 예 스젠이 잠시 눈을 가늘게 떴다. "믿어주실지 모르겠지만, 그 아름다운 방황해의 마술사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어요. 말한 것은 딱 하나, 제가 원래 예정하고 있던 대로, 펨의 선연(카사)에 참가하는 것뿐이에요." "…………" 그 대답에, 스승님이 침묵한다. "왜 그러시나요, 스승님?" "보통, 마술사 사제 관계에서는, 어떤 대가를 취하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나에게는, 자네가 지켜주고 있는 것처럼 말이지." 스승님이 말한다. 지켜주고 있다는 말은 부끄럽지만, 확실히 내제자로서, 그런 입장에 있다는 건 사실이다. 또한, 시계탑 학생이라면, 상당히 고액의 수업료를 내고 있을 것이다. 시계탑이 아닌 제자라면, 다른 형태의 대가를 지불하겠지. (……그것도, 등가교환일지도) 마술 원칙 중 하나. 스승님의 강의에 따르면, 대부분의 마술은 등가교환은커녕 탕진이라고 불릴 만한 것으로, 귀중한 자재를 물 쓰듯이 쏟아부어, 간신히 황금 한 조각을 얻는 정도가 전부라고 한다. 하지만, 동시에, 등가교환이라는 원칙에는 다른 의미가 있다고도 이야기했다. 예를 들어, 실제로는 얼마나 떨어져 있어도, 잃는 것과 얻을 수 있는 것은 등가로 간주한다고. 사제 관계라는 것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제자가 지불하는 대가와, 스승에게서 배우는 비술은 반드시 동등하지는 않지만, 마술사는 등가로 간주한다고. 그렇다면 ── "펨의 선연(카사)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방황해의 제자가 되는 대가가 되는 건가?" 스승님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치에 맞기는 하다. 지즈의 제자가 된 알레트도 멜빈도 스젠도, 전원 펨의 선연(카사)에 참가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무언가가 아직 시원치 않은 듯했다. 지그소 퍼즐에서,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는 부품이 남아 있는 듯한 그런 감각을, 스승님은 쩔쩔매고 있는 듯했다. "스젠이나 알레트 에스칼도스와 마찬가지로 지즈의 제자가 된 멜빈도, 펨의 선연(카사)에 참가하고 있었지──" 잠시, 스승님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죽은 방황해의 마술사의 생각을, 안개 속에서 어떻게든 찾으려고, 사고에 몰두하고 있었다. 잠시 뜸을 들인 후, "저에게서도 확인시켜 주십시오." 다시 한번, 예 스젠이 입을 열었다. "물론, 괜찮네. 무엇이든 묻게." "에미야 시로에 대해서입니다. 아버지인 에미야 키리츠구와 당신의 인연에 대해서는 아까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에미야 시로에 대해서는 뭔가 생각하는 바가 있으신가요?" "……아니. 그는 시계탑에서 한 번 이야기했을 뿐이네." "그런가요." 하고, 스젠이 끄덕였다. "저에게서의 희망은 단 하나. 이번 사태가 그에게 송곳니를 드러냈을 때, 당신은 그의 편에 서 주시겠습니까." 그 제안에, 스승님의 미간 주름이 더욱 깊어졌다. 이 경우, 의심을 의미하는 주름이었다. "제자의 수행인이니, 물론 나쁜 취급을 하지는 않을 생각이었지만…… 어째서, 당신이 그런 것을?" 스승님의 질문에, 슬쩍, 스젠이 가슴을 눌렀다. 마치, 거기에 보물이라도 묻혀 있는 듯했다. "나선관에서 사상 마술을 지향한 이후,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러면, 어쩔 수 없겠군." 하고, 스승님이 답했다. 미간에서, 아까의 의심이 사라졌다. 대신, 입술에 번지고 있는 것은 쓴웃음이었다. 어느샌가 잃어버렸던 것을, 타인의 말에서 찾아낸 듯한. "알겠다. 약속하지. 시계탑 군주(로드)로서가 아니라, 가짜로 엘멜로이 2세라는 이름을 맡고 있을 뿐인 개인으로서."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 "그럼, 여러분에게 지불을." 변함없는 차분한 얼굴로, 딜러가 말했다.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 님, 와이번 KO 한정 승리에 200코인을 베팅하셨습니다. 이쪽은 몰수입니다." "이런 이런." T자형의 갈퀴를 사용해, 이시리드의 손에서 두 개의 코인을 회수한다. "알레트 에스칼도스 님, 투기자의 KO 한정 승리에 300코인을 베팅하셨습니다. 따라서 900코인을 반환합니다." 이쪽에는, 차액으로 6개의 코인을 밀어낸다. 원래는 4개──400코인밖에 없었다. 태연한 얼굴로, 그녀는 손에 든 코인 대부분을 걸었던 모양이다. 이어서, 자신과 스승님 측을 향한다. "엘멜로이 2세 님, 투기자의 KO 한정 승리에 400코인을 베팅하셨습니다. 따라서 1200코인을 반환합니다." (……다행이다) 승리는 했다. 그러나, 제1전처럼 라운드를 지정해서 대승까지 가지는 못했다. 야바위가 아니니 당연하지만, 어디까지나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의 승리. 그렇다면, 반 펨 은? "반 펨 님." 라고, 딜러가 속삭인다. "투기자의 2라운드 한정 승리에 500코인을 걸고 계셨기에, 이쪽은 몰수입니다." "1라운드로 결정나 버렸구먼!" 과장되게 한탄한 반 펨 이, 실크 해트를 가슴에 대고 천장을 올려다봤다. "그렇지만, 좋은 것을 봤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투기장은 내 취향에서 약간 어긋나지만, 저런 기적을 볼 수 있기에 그만둘 수 없어." "라운드가 끝나기까지, 앞으로 3초 정도 남았었네요." 스승님의 말에, 반 펨 이 한숨을 쉰다. "그 3초가 치명적이겠지. 그렇지만, 생명의 본질이란, 그런 틈에 있는 법이다. ──나의 말은 날아오르지만 나의 생각은 아래에 머물러 있다. 생각이 없는 말은 결코 천국으로 가지 못하리라(My words fly up, my thoughts remain below. Words without thoughts never to heaven go.)." "셰익스피어의 『햄릿』인가요." "형을 살해하고 왕위를 손에 넣은 남자의 속죄의 말이지. 슬프게도, 미숙한 지성체이기에 몸을 베지 않으면, 진정으로 배울 수 없어." 개탄하는 상급 사도의 손에서, 딜러가 용의 코인 5개를 회수했다. (해냈다……!) 가슴속으로, 살짝 쾌재를 외친다. 이시리드, 700개. 알레트, 1000개. 스승님, 2200개. 반 펨, 1800개. 즉, 스승님이 단독 선두에 서게 된 것이다. 반 펨 과의 차이는 얼마 안 되지만, 이 차이를 지켜낼 수 있다면, 반 펨의 선연(카사)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 마지막으로, "뤄롱 님." 라고, 딜러가 고했다. 지긋이, 손에 땀이 났다. 다른 이들과는 직접 관계없는 특별 승부(엑시비션 매치)라고 해도, 뤄롱의 베팅이 신경 쓰이지 않을 리 없다. "마술 회로 300개를 환전해, 코인 3000개를 베팅. 베팅한 대상이 투기자의 KO 한정 승리. 오즈는 3배로 9000개를 반환합니다. 또한, 마술 회로를 환전하여 베팅한 3000개는, 즉시 마술 회로로 되돌리므로, 차익은 6000개가 됩니다." "육……" 무심코 목소리가 나올 뻔해서, 입을 막아 버렸다. 자릿수가 다른 숫자였다. 스승님과 반 펨 을 포함해, 이 자리의 다른 갬블러를 압도하는 코인 수. "거기에, 걸었던 겁니까." "일단은 말이야." 스승님의 물음에, 뤄롱이 어깨를 으쓱한다. 차라리 전투 같은 것보다, 이쪽 승리가 더 기뻐 보였다. 본인의 성질일지도 모른다. 튀폰이라는 규격 외의 용종의 힘을 얻고서도, 그 힘을 기꺼이 휘두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에르고와 경쟁하는 것은 즐거워하면서도, 막상 싸움이 되면 그 태도가 희미한 씁쓸함을 풍기는 것처럼도 보였다. 자그레우스는, 그런 신이었던 걸까. (……어쨌든) 이것으로, 정세는 크게 바뀌었다. 다른 갬블러들의 보유 코인에 맞춰, 다음 숫자가 뇌리에 새겨진다. 뤄롱, 6500개. 어떻게 봐도, 뤄롱의 독주다. 다른 모두를 합쳐도, 뤄롱에게 이길 수 없다. 그렇지만, (뤄롱의 코인은 특별 시합(엑시비션 매치)이니까, 스승님의 베팅과는 관계없을 텐데……) 그렇게, 자신에게 타일렀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일까? 이번 사건 처음에, 지즈와 스승님이 약속한 베팅──둘 중 한 명 또는 제자 중, 반 펨 에게 이긴 자에게 패배한 자가 따르기로 한 베팅은, 뤄롱과의 사이에도 유효한 것이 아닐까? 위의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불안을 억누르고 있자, 딜러가 총괄적인 말을 꺼냈다. "그럼, 다시 휴식 시간을 가진 후, 최종전을 시작하겠습니다. 여러분 부디, 마지막 휴식을." 반 펨의 선연(카사)은, 드디어 최종 국면을 맞이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 "……그렇다면, 반 펨 도 뤄롱도, 신전 소재를 두고 싸우려고 했던 이유와 목적은, 각각 따로 있다." 라고, 스승이 입에 올렸다. 이유와 목적. 이렇게, 바꿔 말할 수 있다. 왜 그랬는가(와이더닛). 스승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을 탐색하기 위한 기준. "아마, 고찰에 필요한 파츠는 이미 갖춰졌어." 스승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 추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 경우, 고찰은, 왠지 어울리는 것 같았다. 스승의 그것은, 여러 단서에서 단 하나의 사실을 밝혀내는 탐정이 아닌, 신화나 전승에 새로운 해석을 더해 가는 학자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레이디. 아무거나 좋으니 소감을 말해 주지 않겠나." "아무거나, 라는 건 지즈 씨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반 펨 의 선연(카사)에 대해서인가요?" "말 그대로 아무거나다. 어쨌든 발상의 실마리를 원해. 어떤 시시한 이야기라도 방해되지는 않아." "……그렇다면." 잠시 생각하고 나서, 자신은 입을 열었다. "스승님께서, 갬블에 대해 흐름 이야기를 하셨던 것이 인상에 남았어요." "흠. 왜지?" "……소제는, 갬블은 운의 흐름 같은 것보다는 어려운 수식 같은 걸 이용해서 하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요." "음. 그건 나와 자네의 세대 차이 문제로군." 스승이 난감한 얼굴이 된다. "세대 차이입니까." "자네가 그런 생각하는 건 아마 뉴스 같은 것에서 받은 인상일 거야. 실제로 라스베가스에 확률론을 가져와서 크게 이긴 그룹이 있어서 말이야. 그 후, 전 세계의 카지노에서, 트루 카운트라고 불리는 블랙잭 공략법 대책이 널리 알려지게 됐지." "그러고 보니, 그런 뉴스를 봤던 것 같습니다. 숫자와 카드의 배열이 수려(綺麗)하다던가." "수려인가.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군. 과정과 목적을 제대로 연결할 수 있는 수식은, 마술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것이니까." 미소 지으며, 시가의 재를 접시에 떨어뜨린다. 그 자세로, 스승이 굳어졌다. "스승님?" "마찬가지로 아름답다……? 마찬가지로……?" 아까와 똑같은 말을 반복하고, 시가를 쥐지 않은 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그렇다면……즉, 그런 뜻인가……? 하지만, 그런 바보같은 일이 있을 수 있나……?" 다시, 스승이 침묵했다. 사고를 방해하지 않도록, 자신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무언가의 핵이, 스승 안에서 형성되어 가고 있다. 단순한 생각일지라도, 황금과도 같은 가치의 계시이든,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뭔가를, 스승의 지성이 움켜쥐어가고 있다고, 그렇게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윽고, 시가 연기와 함께, 이런 단어가 흘러나왔다. "마술 이론·세계란……" (세계란?)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었다. 아니, 그러고 보니 시계탑에서 들은 적도 있는 것 같다. 다만 그것은, 엘멜로이 교실에서조차 실천이 아닌, 어디까지나 이론상으로는 이런 마술도 성립한다는, 책상 위 이론이었던 것 같았다. 그런 설도, 마술에는 많이 존재한다. 그렇기보다는, 그런 쪽이, 실제로 행사 가능한 마술보다 훨씬 많다고 했다. (……확실히) 세계란이란, 여러 신화에서 세계의 근원. 확실히, 그런 이론을 기초로 한, 시계탑조차 금주로 지정된 마술이 존재한다고, 강의에서 배운 적이 있었을 것이다. (뭐였더라……?) 이럴 때면 열등생인 자신이 원망스럽다. 확실히, 그래…… "……고유 결계." 자신이 떠올려 중얼거린 것과, 스승이 대답한 것이 거의 동시였다. 그래, 금주 중 하나다. 세계율을 비틀어, 독자적인 이계를 만들어낸다는, 가장 마법에 가까운 마술. 원래는 악마만이 가지고 있는 이계 상식(아스트랄리티)였다, 라는 엉터리 같은 이야기도 들었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연결되는걸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 통, 통, 하고 스승의 손가락이 소파 팔걸이를 두드린다. 리듬을 타는 듯이, 그 소리가 연속된다. 몇 번이나 이어졌을까. 여덟 번인가. 열 번인가. 15번은 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목에서 돌이라도 밀어내는 듯이, 스승이 말했다. "……그러니까, 나를 반 펨 의 선연(카사)으로 유인했던 건가." "어떻게 된 일인건가요, 스승님." "겨우 알겠어. 아마, 이건 답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낮게, 그러나 그 밑바닥에는 확고한 것을 담은 어조였다. 특히 천천히 시가를 재떨이에 두고, 입술을 부들부들 떨면서, 내뱉는다. "젠장! 무슨 재미삼아냐! 처음부터 그런 속셈이었던 거겠지!" "재미삼아, 라는 건 지즈가 말했던 것 말입니까?" 억누르는 듯한 외침에 당황하면서, 묻는다. 모나코에 도착했을 때, 지즈가 그런 식으로 유인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내 제안은 재미삼아 하는거야』──『오우. 펨 자식과 도박해서 진 쪽이, 이긴 쪽을 따르는 건 어떻지. 야만적인 마술전에 비해, 실로 문화적이고 평화적이지?』 처음부터 반 펨이 갬블을 걸 생각이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스승도 이전부터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목적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때는, 반 펨 의 선연(카사)에서 얻을 수 있는 반 펨 의 소유물이, 지즈의 목적이 아니냐고 말했지만……" "……맞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지즈는 반 펨 의 선연(카사)에 나올 필요가 있었다. 가능하다면, 나와 에르고를 끌어들인 형태로." "그건……지즈 씨가 말했던 것 같은 평화적인 결말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물론, 그런 것은 나도 믿지 않았고, 저쪽도 믿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겠지만……이것은, 그런 문제가 아니야. 지즈는 모나코를 이용한, 거대한 술식을 남겼다." "그것이, 지즈의 목적──?!" 지즈가 남긴 거대 술식. 혹은, 유산이라고 불러야 할까. 잠시 생각하고 나서, 스승은 말을 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 "아까 자네에게 운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 이야기를 내가 했을 때, 마술사들이 참가하는 갬블에는, 편향이 생긴다고 했었지." "……네. 그래서, 평범한 블랙잭이라도 평범하지 않다고." 다시 한번, 당시를 떠올리면서, 자신이 말한다. 실제, 멜빈과 겨뤘던 블랙잭은, 극단적인 카드가 빈발했다. 반드시 좋은 카드가 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무언가의 흐름이 존재하는 것 같을 수밖에 없는, 이상한 편향은 분명히 느껴졌다. 마치, 보이지 않는 신의 손에 닿아 있는 것과 같은. "저런 편향이 생기는 것은, 결국, 갬블이 어떤 마술로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갬블의 원조가 신명재판(오딜)이라는 이야기도 기억하고 있나?" "네." 반 펨 의 선연(카사)에 참가하기 전, 스승이 이야기했었다. 갬블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신에게 가르침을 구하는 신명재판(오딜)에 도달한다고. "하지만, 반 펨 씨는, 딱히 신명재판(오딜)을 하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 "물론, 그렇다. 그분은 단순히 인간을 좋아하는 것뿐이겠지. 좋든 싫든 갬블은, 인간의 여러 가지 면을 부각시키니까. 원래 마술사였다면 더욱 그래. 이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은, 반 펨 에게 있어서 취미이자 삶이고 보람이겠지." 사도에게 보람이라는 것은 묘한 느낌도 들었지만, 저 반 펨 에게는 잘 어울렸다. 원래라면, 2천 년 이상 존재해, 벌써 경직화했을 법한 존재 방식이, 반 펨 의 경우에는 심하게 유연했기 때문이다. 살아 있기 때문에 변할 수 있는 것이다, 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변할 수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 라는 것이 될까. "하지만." 라고, 스승은 전제했다. "설령 단순한 취미라고 해도, 그가 관리하는 땅은 모나코 영맥 자체에 작용하고 있다. 육지만의 일이 아니야. 이 영맥은 항구에서 바다까지 이어져 있어. 물론, 이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의 항로도 예외가 아니지." 스승의 말에, 몇 가지 말이 머릿속에 명멸했다. 신명재판(오딜). 신을 먹은 에르고. 모나코의 영맥. 반 펨 의 선연(카사). 그리고, 지즈가 남겼다는 술식. 갑자기, 번개에 맞은 듯이, 자신은 떨었다. 농담과도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한번 떠올리자, 이제 홀린 듯이, 자신의 두개골에서 떠나가지 않았다. "설마, 지즈 씨가 남긴 술식은──" "그래. 반 펨 의 선연(카사) 자체를 이용한 마술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 그것은, 확실히 상상해 볼 만한 전개였다. 하지만, 타인이 설치한 마술을 이용하는 행위는, 원래 극히 어려울 것이다. 예외적으로 라이네스가 그런 기술에 능숙했지만, 마안을 가진 그녀의 특성이라고, 스승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반 펨 의 선연(카사) 자체는 마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라고, 스승이 말한다. "결과적으로 마술적인 이벤트라고 해도, 누군가가 만들어 낸 마술은 아니야. 주최자인 반 펨 도 아무런 의도를 담지 않았어. 그렇기 때문에, 지즈가 손을 쓸 틈이 있었지." 마술적인 이벤트, 라는 것은 알 수 있다. 많은 마술사들이 모여서 갬블을 하는 이상, 거기에는 편향이 생긴다고 스승은 이전부터 이야기했었다. 이 편향이야말로, 단순한 도박을 마술적인 무언가로 바꿔 버린다. "준비는, 꽤 옛날부터 했겠지. 백 년이나 이백 년이 아니야. 어쨌든, 에르고의 실험이 시작되고 나서 지금까지, 시간은 2천 수백 년이나 있었어. 반 펨 의 선연(카사)가 지금 형태가 된 것은 최근이라도, 비슷한 무언가는, 훨씬 이전부터 있었을 거야. 이용할 수 있는 것을, 훨씬 이전부터 찾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정복왕 이스칸달이 활약한 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시간. 그 아들인 알렉산드로스 4세의 생전부터 현대까지도, 거의 비슷한 기간이 될 것이다. 너무나도 기나긴──인류사를 뛰어넘는 마술 의식.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 "그럼, 지즈 씨는 반 펨 의 선연(카사)에서 뭔가를 원했던 것이 아니라, 선연(카사)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던 건가요." "그렇게 되겠지. 이를테면, 마술 의식·신명재판(오딜)이라고 할까." 그것이야말로, 지즈의 노림수였던 것인가. 실제, 스승도 어느 정도는 직감했어야 한다. 갬블의 유래가 신명재판(오딜)이라는 것을, 스승은 몇 번이나 입에 올렸었다. 에르고의 내면에 잠든 신을 찾는 이 여정에서, 그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름이 아닐까. "그러면, 그 술식으로 무엇을." "아직, 거기까지는 몰라." 고개를 저으며, 손에 든 재떨이에, 스승이 시가의 재를 떨어뜨린다. 종이 담배와 달리, 재는 끝부분 형태를 유지한 채로 덩어리째 떨어지고 나서, 천천히 무너졌다. "……하지만, 신명재판(오딜)을 술식 기초에 두는 이상, 최대 효과를 내려면, 술자나 그 계약자가 이길 필요가 있을 거야." 술자거나, 계약자. 즉, 이 경우라면, "지즈 씨의 제자……" "그렇게 되겠지. 선연(카사)에 참가할 만한 상대를, 한쪽 끝에서부터 제자로 만들었던 이유도, 이걸로 밝혀졌어." 스승이, 가늘게 숨을 쉬었다. 멜빈이 이름을 내세운 이후, 차례차례 지즈의 제자가 나타난 이유가, 이런 것이었다니. 그리고, 곧바로 떠올려 버렸다. "기다려 주세요, 스승님. 지금 말씀하신 대로라면, 뤄롱 씨도……" "선연(카사)의 상품은 관계없다고 해도, 마술 의식에는 참가하고 있는 셈이 돼. 아마, 뤄롱과 알레트 중 누가 이겨도, 이 의식은 기능할 거야." "…………" 뤄롱은, 그 사실을 알고 있을까. 죽은 지즈가 남긴 마술 의식에, 자신도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7 그리고, 스승의 추측이 맞는다면, 상황은 이미 절망적이 아닌가. 특별 시합(엑시비션 매치)라고 무시할 수 있을 뤄롱과의 코인 차이는 이제 더 이상 제대로 역전할 수 없는 영역에 도달해 있었다. 침묵해 버린 자신을 내버려두고, 스승은 손가락 끝에 마력을 깃들여, 앞서 홍옥 말 등에 무언가를 적는다. 적힌 말은 다시 뛰어올라, 창문 너머로 사라졌다. "……지금 건." 광물 말이 사라진 창문을 바라보고 있자, 스승이 이쪽을 불렀다. "레이디." "스승님……" "왜, 그런 표정을 할 필요가 있나?" 천천히, 스승이 일어선다. 어느샌가 불이 꺼져 있던 시가를 케이스에 넣고, 다시 한번 입을 연다. "결국은, 이기면 되는 거겠지." 약탈공의 이름에 걸맞은, 뻔뻔스러운 목소리에, 자신은 무심코 얼굴을 들었다. "반 펨 에게도 뤄롱에게도 이 갬블에서 이기면 되는 거야. 마술전에서 이기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나." "이길 수 있는건가요." 이 방에 들어왔을 때와 같은 질문을, 자신은 했다. 스승은, 작게 어깨를 으쓱였다. "이건 제대로 된 말이 아니니까, 이번 사건이 끝나면, 곧바로 잊어도 괜찮아. 잘 들어, 레이디, 갬블이라는 건 이길지 질지가 아니야. 할지 안 할지다." 그 말은, 뛰어난 갬블러였다는 옛 스승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그 녀석에게 이겼으니, 그 정도는 하지 않으면 어떻게 얼굴을 들 수 있겠나." 작게 중얼거린 것도, 들렸다. 만약, 멜빈이 귀 기울였다면, 어떤 얼굴을 할까. "그렇네요……!"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도 일어선다. "슬슬 최종전이다. 자네는 마지막까지 함께해 줘야겠어." "네!" 무심코, 입술이 풀려 버렸다. 이 사람이, 제대로 이쪽을 의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뻐져 버리는 것은, 왠지 분한 기분도 들었지만, 스승의 강경한 얼굴이라는 건, 드문 것을 봤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가슴 속에서, 용감한 오케스트라가 울리는 것 같다. 이런 마음으로, 전장에 나아갈 때도 있는 것이었다. 이런 마음으로 향해야 할 전장도 있는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8 문을 열자, 음악은 멈췄다. 눈앞 복도에, 기묘한 인영이 서 있었다. 온몸에 민족적인 직물을 감싼 상대였다. 양손에는 장갑, 얼굴에는 베일을 내리고 있어서, 피부가 노출된 부분은 전혀 없다. 몸매조차 드러나지 않아서, 성별도 나이도 알 수 없었다. "당신은, 주술사──" 그래, 확실히 첫 번째 게임 이전에, 이시리드에게 소개받았다. 주술사 아젤. 두 번째 게임에서, 플랫의 어머니인 알레트에게 패배했을 상대. "무슨 일이십니까?" 뒤에서, 스승이 묻자, 아젤의 손이 올라갔다. 그 손이 흐릿해졌다. (────!) 사고보다 먼저 몸이 움직였다. 엄청난 불꽃과 소리가, 연속되었다. 금속과 금속이 맞부딪치는 불꽃과, 끊임없이 긁히는 소리였다. "아파파파파파파파팟! 뭐야 이거! 뭐야 이거!" 애드가 비명을 지른다. 오른쪽 어깨의 고정구(훅)에서 뺀 채, 변형시킬 겨를도 없이, 새장인 채로 내밀었던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늦었을 것이다. 회전 톱(체인소). 아젤의 오른쪽 팔꿈치 끝이, 미지의 금속의 날을 단 무기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사지에 그런 개조를 한 상대를, 자신도 에르고에게서 들었었다. 도망친 연금술사 쥬스트. "……설마." 쉴 새 없이 튀는 불꽃을 앞에 두고, 스승이 목을 떨었다. "네 녀석, 아젤을 죽이고, 바꿔치기를──" "…………" 큭, 하고 미소가 흘러나온 것 같았다. 이번에야말로 사신의 낫(그림 리퍼)으로 변형시키면서, 있는 힘껏 휘두른 일격을, 아젤의 모습을 한 상대는 한 손으로 여유롭게 받아냈다. 놀라운 완력이었다. 자신의 '강화'는, 어지간한 마술사를 크게 뛰어넘을 텐데, 그 양손으로 날린 일격을 이렇게나 손쉽게. (마치, 사이보그 같은──?) 플랫이 추천하는 SF 영화 같은 데서 나오는, 강화 인간. 체격에서 상식 밖의 근력에 눈을 휘둥그레 떴을 때, 상대는 작게 속삭였다. "……아젤 따위, 없어." "네?" 그 말에, 스승이 반응했다. "주술사라고 하면서, 주술 같은 건 보여준 적이 없었지." 이쪽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스승은 신중하게 거리를 두고 있다. 복도 반대쪽에 몸을 기댄 위치에, 이 정도라면 전력을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해볼 만해──!) 상대의 반대쪽 손에서, 다시 한번 회전 톱(체인소)이 생겨났다. 사신의 낫(그림 리퍼)의 각도를 바꿔, 낫의 끝을 걸치는 형태로, 자신은 그 공격을 받아냈다. 받아낸 채로, 있는 힘껏 뛰어올랐다. "──!" 동요의 기척이 전해졌다. 낫 끝이 걸려 있는 탓에, 그곳을 중심으로, 빙글 하고 천지가 회전한다. 자신의 머리는 복도에. 자신의 발은 천장에. 즉, 상대를 내려다보는 형태로. 있는 힘껏, 천장을 걷어찬다. "제1단계 응용 한정 해제!" 걸려 있던 사신의 낫(그림 리퍼)이, 파성추로 변화한다. 휘둘러 떨어뜨린 파성추가, 받아내려고 한 회전 톱(체인소)을 부수고, 그대로 상대의 어깨까지 단번에 분쇄했다. 믿을 수 없는 것이, 드러났다. 의수 부분뿐만 아니라, 그 어깨 안쪽까지 정체 모를 금속과 튜브로 채워져, 수정 조각이라고 생각되는 파편이 우수수 떨어졌다. 아까 투기장에서 봤던 와이번의 구조와는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기술 계통의 물건이었다. 그대로, 상대는 어깨를 스파크시키며 쓰러졌다. "……정말로, 기계?" 멍하니, 중얼거린다. 이 상대는, 아젤 따윈 없다고 말했다. 그럼, 반 펨 의 선연(카사)에 참가한 것은, 지즈를 죽이기 위해서? 이것이 마술이라면 반 펨 은 알아챘겠지만,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이라면, 과학과 마찬가지이기에 그냥 통과한 것인가. 그렇다면, 그 제작자는──? (────!) 공포에 휩싸여, 나는 맹렬히 뒤돌아보았다. 또 한 명, 있었다. 우리는, 함정에 빠져 있었다. 너무나도 간단하게 정체를 드러낸 것도, 생각지도 못하게 허무했던 결말도, 단 한 순간의 혼란을 만들기 위한 책략이었다. 마치 소문으로만 듣던 마술사 킬러와 같은── "──스승님!" 복도의 반대편에, 그놈은 숨어 있었다. 헬멧을 쓴 떠돌이 연금술사가, 거대한 권총을 겨누고 있었던 것이다. 늦었다. 도저히, 이 거리에서는 막아설 수 없다. 한계 이상의 힘을 다리에 싣고, 도약하면서, 마음이 검은 절망으로 물든다. "끝이다, 엘멜로이 2세." 그 말과, 손에 든 거대한 권총이 맹렬하게 울부짖는 것은 동시였다. "아……" 가슴팍에, 붉은 꽃이 피어난 듯, 보였다. 총에 맞았다. 나의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졌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9 과장이 아니다.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 시간이 멈췄다. 세계의 모든 것이 회색으로 물들고, 살인마인 떠돌이 연금술사에게 습격당하고 있다는 상황도, 펨의 선연(카사)에서 이겨야 한다는 조금 전까지의 고양감도, 티끌만큼도 남지 않을 정도로 잊어버렸다. 눈에 비치는 것은, 후드 틈새로 언뜻 보인, 곤란한 듯 미소짓던 소녀의 옆모습뿐. 단발식 대형 권총 톰슨 컨텐더가 뿜어내는 굉음과 함께, 그의 눈앞에서 소녀가 쓰러진 것이다. 그 몸을 지탱하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하려 했지만, 그의 오체는 '강화'조차 잃어버렸다. 취약한 마술 회로와 평범하기 그지없는 기술은,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순식간에, 아주 초보적인 마술의 지속조차 포기해 버렸다. 떠돌이 연금술사가 엘멜로이 2세를 쏘는 척을 함으로써 그레이에게 틈을 만들어, 먼저 소녀를 쐈다는, 그런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레이디……!" 쓰러진 그녀의 곁에서, 2세는 외쳤다. 그곳에 있는 것은, 더 이상 시계탑의 군주(로드)도 아니고, 약탈공도 아닌, 단 하나의 보물을 빼앗긴 남자일 뿐이었다. "레이디……!" 얼핏 보기에는 외상이 없다. 겨우, 입가에서 토혈을 했을 뿐이다. 하지만, 총에 맞았다는 것은 틀림없다. 오히려 단순한 권총탄이라면, 현대의 한계 이상으로 '강화'된 그레이를 막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것은 즉, 그녀를 꿰뚫은 탄환이, 그 기원탄이라는 증거로── "애드!" 그녀가 든 사신의 낫(그림 리퍼)를 부른다. 이쪽도, 대답이 없었다. 보통이라면, 기절했더라도 이어져야 할 소녀로부터의 마력 공급이, 완전히 끊어졌다는 것이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 쥬스트가, 천천히 걸어온다. "……끝이다. 엘멜로이 2세." 쥬스트가, 오른손의 회전 톱(체인소)을 들어 올린다. 무수한 칼날이 회전하며 진동하는 소리는, 연금술사의 승리의 축가처럼 들렸다. 고개를 숙인 마술사의 목을 베는 것쯤이야, 얇은 종잇장을 찢는 것보다 쉬운 일이다. 상승한 회전 톱(체인소)이 정점에서 멈추고, 마침내 내리쳐진 그 순간, "누나! 선생님──!"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회전 톱(체인소)을 막았다. 반투명한 푸른 손──환수가 회전 톱(체인소)을 붙잡은 것이다. 연금술사는 즉시 자세를 바꿨다. 회전 톱(체인소)이 장착된 것은 오른팔만이 아니다. 양쪽 다리도 마찬가지였다. 카포에라 같은 물구나무서기 자세에서, 엘멜로이 2세를 다시 강습한다. 이번에는, 투척된 검이 양쪽 다리의 회전 톱(체인소)을 때려, 연금술사의 자세를 무너뜨렸다. "순서를 잘못 잡은 거 아닌가? 쥬스트." 새로운 목소리에, 회전하던 쥬스트가 뒤돌아봤다. "에미야, 시로──!" 원래라면, 아직 엘멜로이 2세를 습격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복도 건너편에 나타난 인영을 인식한 순간, 헬멧 안쪽에 부풀어 오른 맹렬한 증오는, 연금술사 본인의 제어조차 넘어섰다. 갑자기 끓어오른 감정 그대로, 반전한 쥬스트가 환수를 뿌리치고, 쌍검을 든 마술사에게 달려든다. 검과 회전 톱(체인소)이, 격렬하게 부딪친다. 그대로, 카지노 복도를 맹렬한 기세로 빠져나간다. 2세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에미야 시로가 유도한 것이겠지만, 이미 그런 것조차 엘멜로이 2세는제대로 생각할 수 없었다. "……그레이." 중얼거리고, 쓰러진 소녀의 어깨를 만진다. "기다려. 치유 마술을……바로……" 엉킨 혀로, 영창하려 한다. 마술식에 따라, 손바닥에 모인 마력은, 그러나 순식간에 비참하게 흩어져 사라졌다. "아……" 이런 때조차, 그의 마술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결코 노력을 게을리한 것은 아니다.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제공하는 지도도──아니, 그 몇 배의 노력으로 계획을 짜고, 본인의 향상에 기울였다. 그 성과가 전혀 없었다는 것도 아니고, 적어도 시계탑에서 강사로 일할 최소한의 기량까지는, 엘멜로이 2세도 달성했다. 그런데, 이 국면에서조차, 그의 재능은 그를 배신한다. 소중한 상대를 지키는 것조차, 그에게 허락하지 않는다. 진작에 알고 있었던 일인데도, 지금의 2세에게는 어찌할 도리 없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흩어진 마력을, 필사적으로 긁어모아, 다시 한번 마술을 발동시키려 했을 때, "선생님." 하고, 에르고가 그 손을 잡았다. 바로 옆까지, 붉은 머리의 청년이 다가와 있었다. "무슨 얼굴을 하고 계신 겁니까. 선생님." 말을 듣고, 엘멜로이 2세가 더듬더듬 얼굴을 만졌다. 자신은, 전혀 몰랐다.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조차, 손끝의 감각조차 제대로 없었다. 쓰러진 그레이를 바라보고, 괴로운 듯 목을 떨면서, 에르고가 고개를 숙인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네 탓이 아니야. 내가……내 문제다." 바싹 마른 목을 억누르고, 2세가 말했다. 그대로 마술식에 마력을 집중시키려 했을 때, 에르고가 고개를 저었다. "선생님." 하고, 다시 한 번 말한다. "누나는, 제가 보겠습니다." "에르고. 하지만……" "펨의 선연(카사), 아직 안 끝났죠?" 청년의 시선이, 똑바로 2세를 꿰뚫었다. 이런 식으로, 에르고에게 보이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저도, 알 수 있습니다. 분명 선연(카사)을 어떻게 결말짓느냐가, 이 사건의 모든 것을 바꿔버린다고. 그렇다면, 선생님의 싸움은 그곳입니다. 싸울 장소를 잘못 선택하면 안 된다고, 분명 평소의 선생님이라면 말씀하실 겁니다." "나는……" 엘멜로이 2세는, 입을 다물었다. 평소답지 않은, 너무나도 무거운 침묵이, 카지노 복도에 감돌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0 "──그 군주(로드)는 어떻게 된 거지?" 알레트가 소리를 높였다.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세 번째로, 겜블러들은 원탁에 모여 있었다. 이시리드. 알레트. 반 펨. 바이 뤄롱. 눈앞에 놓인 용의 코인도 그대로인 채, 엘멜로이 2세의 자리만 비어 있었다. "아직 시간이 되지 않았습니다." 라고, 딜러가 말한다. 손목시계를 확인하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 것은, 골렘으로서 완벽한 체내 시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오호라. 이대로, 리타이어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이시리드가 기색만면으로 손뼉을 쳤다. 반 펨과, 바이 뤄롱은, 희미하게 눈을 가늘게 떴을 뿐이었다. "1분 남았습니다." 표정을 바꾸지 않은 채, 딜러가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30초, 29, 28, 27……" 차갑게 숫자를 말하는 목소리가, 네 명의 도박꾼들 사이를 스쳐 지나간다. 종말을 고하는 시계처럼, 한없이 정밀하게, 한없이 인간의 마음과 괴리되어, 원탁의 방에 울린다. "15, 14……" 불현듯, 요란한 발소리가 들렸다. 모든 시선이, 문으로 집중된다. 그 속에서, 허둥지둥 문이 열렸다. "죄송합니다. 아슬하게 도착했습니다(ギリギリになったようだ)." 라고 고개를 숙인 것은, 엘멜로이 2세였다. "이거야 다행이군! 이대로 리타이어하면 재미없을 거라 생각하던 참이었거든." 뻔뻔스럽게, 이시리드가 아까와 180도 다른 말을 내뱉는다. 그 옆에서, "어떻게 된 거지. 죽은 사람 같은 얼굴을 하고 있잖아. 엘멜로이 2세." 알레트가 말했고, 마찬가지로 원탁에 앉은 반 펨이 실크햇을 고쳐 쓰면서, 희미하게 미간을 찌푸렸다. "자네 혼자인가? 평소의 내제자는?" "저 혼자입니다." 라고, 엘멜로이 2세가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바이 뤄롱이, 뚜렷한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무슨 일이지? 네가 그 아가씨를 데려오지 않다니, 세컨드 없는 복서 같은 거잖아." 틀림없는 걱정스러운 질문에, 엘멜로이 2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다시 한 번, 선언했다. "최종전은, 저 혼자 참가하겠습니다." "하지만, 너……" "모였으면, 문제없습니다." 딜러가, 더 이상의 대화를 막았다. 그리고, 몇 초를 기다렸다. 고요함이 퍼진 것을 확인하고 나서, 그녀는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1 "보석 마술의 마술사가 두 명이군. 그렇군, 이건 제1시합과 제2시합의 투기자 태그라는 건가?" "그렇게 됩니다." 이시리드의 질문에, 딜러가 긍정으로 답했다. 엘멜로이 2세도, 마찬가지로 태블릿 단말기를 보았다. (……린과, 루비아의 태그인가) 라고, 속으로 생각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시계탑에서 익숙한 조합이기는 했다. 그레이라면, 그렇기에 더욱 마음이 설레는 조합입니다,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2세에게는, 매일같이 속을 썩였던 큰 문제아이지만. 그렇다면, 그 상대를 맡는 것은? 의문이 머릿속에 떠올랐을 때, 원탁 위에 입체 영상이 떠올랐다. / 린과 루비아의 신발이, 천천히 투기장 자갈을 밟는다. 둘 다 아직 두 번째이지만, 몹시 발에 익숙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제3전──최종전 준비를 부탁드립니다." 딜러의 목소리가 들린다. 저쪽 문에 눈을 가늘게 뜨고, 루비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도 없는데요?""새로운 괴물 끌고 오느라, 시간이 걸리고 있는 건가?" 린이 콧방귀를 뀌었다. 몇 초 정도 그대로 기다리고 있었을 때, 희미하게 그 눈이 가늘어졌다. 경계하는 기색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알린다. "루비아." "네에……" 그 말에, 그녀가 보석을 주위에 던지려고 한다. 와이번 때처럼, 미리 공세 결계를 쳐놓겠다는 수법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로 직전, 깜짝 놀란 얼굴로, 자신의 발밑을 내려다봤다. "설마." "그런──?!" 거의 동시에, 두 사람이 뛰어올랐다. 폭발하듯이, 지면에서 검은 그림자가 솟아오른 것은, 약간 늦었다. 하나만은 아니다. 뛰어오른 린과 루비아의 사지를 각각 두 개, 아니 세 개씩, 검은 그림자가 쫓았다. "Anfang(세트)──!" "Call(깨어나라)──!" 두 사람의 손가락에서 뿜어져 나오는 흑주(간드). 견제 정도의 효과라도, 쫓아오는 그림자를 잠깐 주춤하게 할 만한 의미는 있었다. 착지한 린과 루비아가, 연속으로 더욱 흑주(간드)를 발사한다. 자신을 노리는 세 개씩으로의 추격. 그러나, 검은 그림자는 다시 지면으로 잠입했다. 대신, 떨어진 위치에서, 자갈이 깨진다. 반 펨이 준비한 투기장은, 지중 부분까지 공간을 확장하고 있었던 것인가. 거대한 그림자였다. 수천 년 전부터 살아남아, 섬 같은 풍모를 갖춘 거목 같았다. 그 그림자가, 휙 하고 아홉 개로 갈라졌다. 아홉 개의 목. 아홉 개의 머리. 아홉 개의 입이 뿜어내는, 투기장 공기를 짓무르게 하는 독기. "펨의 선연(카사)의 마지막이 이렇다는 건, 납득이 가네요." "아니 아니, 그런 걸로 납득하면 곤란한데." 루비아와 린이, 각각 술회한다. 모를 리가 없다. 그것은 그리스 신화에서, 그 대영웅 헤라클레스에게조차 치명상을 입혔다고 하는 괴물. 지금도 과학의 편린에 이름을 남기고, 세계 각지에 전해지는 여러 머리의 뱀들의 대표격으로 여겨지는 마물. 즉, 히드라라고 불리는 환상종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2 "이제 슬슬, 놀라는 것도 질렸다고 말하고 싶은데!" 원탁에 떠오른 영상에, 이시리드가 짐승 같은 신음 소리를 냈다. "질렸나?" "질릴 리가 없죠! 히드라의 유생 표본이, 시계탑에서 얼마가 되는지 알고 있습니까! 펨의 선연(카사)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체 당신, 얼마나 숨겨진 비장의 카드가 있었던 겁니까!" 반 펨의 심술궂은 질문에, 이시리드는 토라진 듯이 콧김을 거칠게 내쉬었다. 마술사의 일원으로서, 이런 장면에 함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만큼의 영예일 것이다. 설령 반 펨이나 그 부하의 손으로 만들어낸 재현 복제품이라 할지라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높다. "물론, 이것도 우리 선연(카사)의 재현이기 때문에, 헤라클레스와 싸웠던 개체와는 상당히 다를 테지만." 실크햇을 누르고, 반 펨이 슬쩍 바이 뤄롱을 쳐다본다. 그것도 알고 있나, 하고 묻는 듯도 했다. 엘멜로이 2세는, 아무 말 없이 있었다. 투기자의 실루엣은 흐릿하지만, 틀림없이 린과 루비아의 태그. (문제는……지즈와의 도박, 인가) 아까, 그레이와 이야기했던 대로다. 죽은 지즈가 어떤 술식을 이 펨의 선연(카사)에 연결했다면, 특별 시합(엑시비젼 매치)이기는 해도, 바이 뤄롱에게도 이겨야 한다. 현재 코인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이시리드, 700개. 알레트, 1,000개. 2세, 2,200개. 반 펨, 1,800개. 바이 뤄롱, 6,500개. 소지 코인에서는, 압도적인 바이 뤄롱의 우세다. 남은 한 싸움으로 이 격차를 뒤집으려면, 승패뿐만 아니라, 라운드까지 지정해서 맞히는 것이 전제일 것이다. 그래도, 바이 뤄롱이 맞히면, 이제 승리의 희망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굳이 플러스가 되는 요소를 들자면, 마술 회로를 코인으로 환전할 수 있는 것은 한 번뿐이니까, 이제 바이 뤄롱이 그렇게 할 가능성은 없다, 정도인가) 그렇다고는 해도, 반대로 말하면, 이시리드와 알레트는 앞으로 할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 "어떻게 된 거지, 엘멜로이 2세" 라고, 알레트가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다." 무뚝뚝하게, 2세가 고개를 저었다. 평소라면, 살갑게 대하지 못할지라도, 퉁명스러운 태도는 자제한다. 타인에게 지적받을 만한 틈을, 가능한 한 줄여놓는 것이 시계탑의 방식이었다. 지금은,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 "이거참, 꽤 힘들어 보이는데. 혼자라서 외로운 건가?" 같은 원탁에서, 이시리드가 물었다. 이것 또한, 시계탑의 방식이다. 즉, 틈을 만든 녀석이 나쁜 거고, 물에 빠진 개는 앞장서서 두들겨 패라는 것이다. "어쨌든, 현대마술과(널리지)의 수호도로서 내제자 이야기는 자주 들었거든. 없는 건, 한쪽 팔을 뜯어낸 것과 같겠지." "…………" 힘들지 않을 리가 없다. 그레이가 있음으로써, 얼마나 구원받았는지, 2세는 지금이야말로 실감하고 있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그녀는 늘 한탄했지만, 그런 그레이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용기가 솟아났는지, 더할 나위 없이 깨달았다. 그러니까, 꺾일 수 없다. 소중한 상대를 빼앗긴 지금이기에, 꺾이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다. "하나만 말해 두지." 라고, 2세가 입을 열었다. "그녀의 가치는, 그런 말로는 도저히 다 표현할 수 없다." "호오." 이시리드가, 즐거운 듯 목을 울린다. 바이 뤄롱은 쓴웃음을 짓고, 반 펨은 실크햇의 챙에 손을 댔다. 그리고, "여러분, 베팅해 주십시오." 차갑게, 딜러가 고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3 히드라의 턱이, 린의 복부를 씹어 부수려 하자, 닫힌다. 그 순간, 하얀 무언가가 턱의 폐쇄를 가로막았다. 보석 마술에 의해 방어막을 씌운, 하얀 손발이었다. 루비아의 손이 위턱을 지탱하고, 발이 아래턱을 밟는 형태로, 힘으로 히드라를 멈추었던 것이다. (……에) 라고, 자신은 순간 숨을 멈췄다. 아무리 그래도, 그런 힘겨루기가 통할 상대일까. 루비아의 『강화』 정도라면 알고 있지만, 히드라의 강력은 곁눈으로 보기만 해도 규격 외다. 인간의 근력을 수배 정도 증폭시킨다고 해도, 코끼리의 격돌을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을 것이다. 자신의 주위의 겜블러들도, 한결같이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루비아가 히드라를 멈춘 것만이 아니다. 그런 호기임에도 불구하고, 남은 히드라의 머리가 일절 공격을 걸지 않는 것에 대해. 싱긋, 하고 쓰러진 채인 린이 웃었다. 『……드디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네』 천천히, 상반신을 일으킨다. 그 바로 근처의 독 늪에서──입체 영상에서는 거의 바늘 끝 정도의 점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톡, 하고 큰 녹색 보석이 떠올랐다. "설마." 라고, 반 펨이 눈을 떴다. 놀라움과 칭찬의 감정으로 가득 찬 눈동자였다. "히드라의 독 늪에, 거꾸로 독을 흘려 넣고 있었던 건가!" "뱀과 술의 전설이군." 스승님이, 어이없다는 듯이 중얼거린다. 그래서, 자신도 언젠가의 강의를 떠올리고 있었다. 예로부터, 세계 각지에서, 뱀과 술은 어딘가 인연이 가까운 듯하다. 예를 들어, 일본의 야마타노오로치가, 술에 취해 잠든채로 퇴치당했다는 전설은 가장 대표적일 것이다. 그 외에도, 히타이트 신화에서, 사룡(蛇竜) 이룰루양카스스가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다가 폭풍신에게 살해당했다는 일화도 있다. 린들은, 제1라운드부터, 계속 그것을 걸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독을 어디서…… 아니, 혹시……" "……해냈구만. 정말이지, 사기꾼의 재능까지 타고났는걸." 말문이 막힌 이시리드에게, 뤄롱이 쓴웃음을 지었다. 입체 영상의 린과 보석을 가리키며, 청년이 말한다. "저건, 첫 키메라의 마비독에서 추출한 녀석이겠지." (아……!) 아연실색하여 입체 영상을 다시 보니, 그 입체 영상 속에서, 루비아가 말한다. 『──정말이지, 성격도 나쁘시긴』 『실례네(ご挨拶ね). 당신도 찬성했잖아. 저 독은 환상종과 관계없이, 반 펨과 그 부하들이 만든 대용품인걸. 신대의 마술사의 독이니까, 신대의 환상종에게도 효과가 있는 건 당연한 이치. 추출하는 데 꽤나 고생했지만』 땀투성이가 된 채, 린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제1전. 린의 패배 이유가 된, 키메라의 마비독이다. 투기자의 안전을 위해, 원래의 환상종과는 달리, 반 펨에게 제공받은 마비독을 썼다고 했었다. 지금 린의 발언으로 보면, 그녀는 그 독을 마술에 의해 추출・해석하여, 루비아가 와이번과 싸우고 있는 제2전 사이에, 자신이 쓸 수 있도록 개조하고 있었던 것이다. 환상종의 능력에 의존하는 독이 아니라, 마술로 만들어진 독이라면, 새롭게 작성・개조하는 것 자체는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조제를 위한 재료는 키메라와 싸우는 동안, 그 체액이나 이빨 등에서 몰래 취득했던 것이겠지. 하지만, 설마 이런 식으로 역이용할 줄이야. 루비아의 손에 이끌려 일어나면서, 린은 독 늪 쪽을 돌아보았다. 돌변하여, 느릿느릿하게 히드라가 움직인다. 아홉 개의 머리 각각이, 서로 얽히고 있다. 제1라운드에서, 린과 루비아를 리타이어 직전까지 몰아넣었던, 합신의 머리. 이미 독이 퍼져 있는 이상, 혼신의 일격에 매달리는 것은, 결코 잘못된 판단은 아니었을 것이다. 조금, 늦었다. 가칭, 하는 소리가 났다. 히드라의 거체가, 보석이 만들어낸 그물에 걸린 것이다. 린의 독석과 함께, 루비아가 독 늪에 던져 넣었던, 수많은 보석에 의한 그물이었다. 보석과 보석 사이는, 강인한 마력의 실로 연결되어 있고, 각각의 보석에 담긴 마술에 의해 안쪽의 먹이를 몇 겹으로 약체화시키는 장치가 되어 있었다. 이 보석들도, 마지막까지 존재를 드러내지 않도록, 조금씩 독 늪 바닥에 장치되어 있었던 것이겠지. 린과 루비아 모두, 줄다리기처럼 보석 그물을 어깨에 짊어지고, 뒤를 돌아보았다. 『영차!』목소리가, 겹쳐졌다. 마치, 환상종을 끌어올리는 어업이었다. 순식간에, 독 늪에 잠겨 있던 히드라의 전신이 들어 올려진다. 중간에 활차와 비슷한 보석의 구조가 끼어 있던 것은, 지레의 원리를 응용하기 위한 것이었을까. "해냈다!" 무심코, 목소리가 나왔다. 들어 올려진 고래처럼 꿈틀거리는 히드라에게, 두 사람은 스윽 하고 검지를 향했다. 린도 루비아도 매우 닮은, 재앙스러운 녹색 보석을 쥐고 있었다. 「Vier(4번). Dornen töten die Bestie가시가 짐승을 죽인다(형의 비명荊の悲鳴)」 「Call green7 for your queen(녹의 7번, 그대의 여왕을 위하여緑の七番。汝の女王のため!)」 발동하는, 두 가지 마술. 그리고, "잘 자요(굿 나이트)." 두 사람의 목소리가, 제창한다. 동시에 있는 힘껏 쏘아 넣어졌던 반 펨의 마비독은, 이번에야말로 환상종을 혼수상태에 빠뜨린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4 "결착입니다." 딜러가, 말했다. 펨의 선연(카사), 모든 게임의 결착. 쟁쟁한 겜블러들도 조용해져 있었다. 알레트 에스칼도스.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 스승님. 반 펨. 그리고, 뤄롱. 모두, 바로 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그렇게 하기에는, 눈앞에서 일어난 싸움이 너무나 극적이었다. 지난번까지의 코인은, 다음과 같았다. 이시리드, 700개. 알레트, 1000개. 2세, 2200개. 반 펨, 1800개. 뤄롱, 6500개. 그리고, 지금, 이 최종전을 근거한 결과는── 딜러는, 먼저 이시리드를 향했다. "이시리드 님, 700개를 투기자의 KO 승리에 배팅." 소지 코인의 전부를, 배팅한 것이 된다. 다만, 이 싸움이 마지막이니까, 어떤 의미로는 당연하겠지. "게다가 마술 회로 50개──코인으로 500개도 배팅하셨습니다." 무심코, 흠칫하고 돌아보았다. 거기까지, 이 모나코 지부장은 걸고 있었던 건가. "배당은 3배로 3600개가 됩니다. 다만 맡아두었던 마술 회로의 분은 이 자리에서 제합니다." 쭈욱, 용의 코인이 내밀어진다. 2400개가 플러스, 이시리드의 코인은 총액으로 3100개로. "알레트 님, 1000개를 환상종의 KO 승리에 배팅. 이쪽은 몰수입니다." "이런이런. 마지막은 시원찮았군." 짧게 말하고, 알레트는 어깨를 움츠린다. 알레트의 총액은, 0개. 펨의 선연(카사)에서는 완전히 탈락한 것이 된다. "엘멜로이 2세 님, 2000개를 투기자의 최종 라운드 KO 승리에 배팅. 오즈는 5배로 1만 개를 반환합니다." (……어라?) 스승님이 가지고 있던 분은 2200개였을 텐데. 왜인지 200개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그렇다 해도 생각할 수 있는 한, 거의 완벽한 승리였다. (……혹시) 스승님은, 제1전부터, 린이 키메라의 마비독을 사용하는 것까지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시합이 아슬아슬할 때까지 길어지는 것은, 미리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다. 판정 승리가 될지, 최종 라운드 승리가 될지는 꽤 미묘한 부분이었지만, 린과 루비아의 성질로 마지막은 끝장을 낼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5 (하지만──) 동시에, 절망적인 기분이 가슴을 막았다. 이래도 뤄롱을 이길 수 없다. 먼저, 뤄롱은 투기자의 승리에 전액 배팅하고 있다고 선언하고 있다. 저것이 거짓말이 아닌 이상, 뤄롱의 총액은 13000개가 된다는 이치다. 200개를 보유한 것도, 그 분을 걸어봤자, 뤄롱에게는 이길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이치 였을까. 즉, 패배는 결정적── "엘멜로이 2세 님의 제안에 따라, 이쪽의 1만 개는 이시리드 님의 코인에 충당하겠습니다." "뭐?!" 뤄롱이 소리쳤다. 아니, 귀를 의심한 것은, 스승님과 이시리드 이외의 전원이었다. 먼저, 알레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설명을 요구하고 싶군. 어째서, 엘멜로이 2세의 코인이 이시리드에게 가는 거지?" "딱히, 대단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라고, 스승님이 말했다. "대단한 일이 아니긴 뭐가 아니야. 어째서 그런 사기가 통하는 거지. 언제, 그런 설명이 있었어?" "제1전, 제2전에 대해 걸 수 있는 코인은, 1명당 몇 개, 제3전은 누구라도 무제한, 이라고 딜러는 말했었죠." 힘써서, 평소와 같은 말투로, 스승님이 대답한다. "즉, 복수의 겜블러가 동맹을 맺는 암묵적인 규칙을, 저 발언은 포함하고 있었다. 그렇지않습니까?" "네, 그 말 대로입니다." 딜러가 인정했다. 그 사선에서, 못 들었어, 라는 듯이 반 펨이 고개를 흔들고 있는 것이 우스꽝스럽긴 했다. 그쪽을 보면서, 스승님이 입을 연다. "반 펨 님도 그런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규칙으로서의 상정은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규칙을 확인할 때 말씀하셨었죠. 『그렇지 않다면 나 이외의 전원이 협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것도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카지노에서 플레이어가 코인을 융통해주는 것 따위는, 평범한 광경이지 않습니까." "솔직히 말하면, 그 이야기 직전에 눈치챘다. 네가 말하는 대로, 카지노에서 플레이어가 코인을 융통해주는 것은 평범하지만, 대부분의 선연(카사)은, 나와 플레이어의 1대1로 하고 있었으니까." 변명하듯이 말하고 나서, 반 펨이 한숨을 쉰다. "그래서, 가져갈 수 있는 비보는 하나뿐이라고도 말했지만, 설마 정말로 파고들 플레이어가 있을 줄이야. 시계탑에서 사이좋게 빌리기라도 할 생각인가? 확실히, 그런 이용법은 가능하지만." 조금, 환멸한 듯한 말투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6 "이치는 알겠지만 말이야." 이번에는, 뤄롱이 묻는다. "그렇다고 해도, 코인을 양보할 녀석은 없잖아. 아니, 제안한 엘멜로이 2세가 엉망진창이라는 건 나도 잘 알지만, 어째서, 당신은 그런 동맹을 맺는 데 협력한 거지?" "하하하. 물론 제 승산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시리드가 쾌활하게 웃는다. "큐브를 사용한 염화로, 2000개분을 최종 라운드 KO 승리에 걸겠다, 확실히 이길 생각이고 이 승리분은 전부 주겠다, 라고 하길래. 안타깝게도 제3시합이 시작했을 때의 상황으로는, 저는 도저히 승산이 없었죠. 그렇다면 타는 수밖에 없겠죠? 단, 내기 조건은 투기자의 KO 승리, 게다가 당신의 마술 회로를 걸어주시면 좋겠다, 라고 들었을 때는 아찔했지만요." 과장되게, 장한이 가슴을 쓸어내린다. "비책이 있다는 건 들었지만,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겜블 따위는, 사기밖에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마지막까지 조마조마했죠. 지금 생각하면, 제1전에서 키메라의 독을 사용하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거겠지만, 정말 아슬아슬했으니까요." 자신과 같은 예측을, 이시리드는 입에 담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7 "따라서, 앞서 말한 이시리드 님 본인의 코인과 합쳐서, 이시리드 님의 총액은 1만 3100개가 됩니다." 라고, 딜러가 결론짓는다. 계속해서, 남은 두 사람에 대해, 그녀는 처리했다. "반 펨 님. 1800개를 투기자의 KO 승리에 배팅. 5400개를 반환합니다." "뤄롱 님. 투기자의 승리에 6500개를 배팅. 13000개를 반환합니다." 반 펨, 총액 5400개. 뤄롱, 총액 13000개. 마치, 노리고 있었다는 듯한 숫자에, 자신은 눈을 깜빡여 버렸다. 이시리드와 뤄롱은 겨우 100개 차이. 이렇게 아슬아슬한 승리가 성립하는 것인지, 기쁨보다는 감탄이 앞서버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8 "그런 거였나……" 옆에서, 지즈가 신음 소리를 냈다. 이 목소리는, 역시 자신과 에르고에게밖에 들리지 않는 듯하다. "과연, 재미있는 수법이었네, 엘멜로이 2세. 하지만, 잊은 건가? 나는 펨 녀석에게 이긴 쪽에게 진 쪽이 따르겠다고 말했을 텐데?" (그것은──) 승리 조건을, 떠올렸다. 스승님과 지즈가, 모나코에서 처음으로 주고받은 내기다. ──『오우. 펨 자식과 도박해서 진 쪽이, 이긴 쪽을 따르는 건 어떻지. 야만적인 마술전에 비해, 실로 문화적이고 평화적이지?』 이 논리로는, 뤄롱이 가지고 있는 코인 수는, 반 펨을 크게 웃돌고 있다. 선연(카사)의 승자는 아니기 때문에 애매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때의 내기 조건뿐이라면, 지즈의 승리라는 것이 되지 않을까? (어라? 그렇다면……) 어째서, 스승님은 이시리드와 동맹을 맺었던 것일까. 물론, 스승님 혼자서 뤄롱에게 이길 수 없었던 것은 안다. 알레트 에스칼도스도 지즈의 제자 이상, 이쪽과 손을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면……) 동맹을 맺어 이기게 하는 것은, 반 펨도 괜찮지 않았을까? 오히려, 그쪽이 이시리드보다 코인을 가지고 있는 만큼, 더 쉬웠을 것이다. 단순히, 반 펨이라면 응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아까의, 약간 어조를 낮춘 반응으로 보면,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만……. 생각하는 사이에, 딜러가 최종적인 선언을 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9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 님이, 선연(카사)의 승자가 됩니다." 공손하게, 이시리드가 원탁의 전원에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스승님에게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고맙네, 엘멜로이 2세. 상품은 천천히 생각해보고 싶네." "물론입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기묘한 대답을, 스승님이 했다. "선연(카사)의 결착은, 잠시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라고 선언한 것이다. "하?" "뭐?" 이시리드와 알레트가 말한다. 뤄롱은, 뭐어, 뭐라도 하겠지, 라는 듯이 입술 끝을 비틀었다. "무슨 뜻인가, 로드 엘멜로이 2세." 조용히, 반 펨이 물었다. 일부러 로드라고 머리에 붙인 의미는 분명하다. 그것은 시계탑의 군주(로드)라는 입장으로 말하고 있는 건가, 하고 스승님에게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상급 사도와 가짜로라도 시계탑의 군주(로드)가 정면으로 대립하면, 그것만으로 마술 세계는 찢겨질 수 있다. 즉시 강렬한 살의와 적의가 충만해지는 가운데, "이유는 단순합니다." 라고, 스승님이 고했다. 가슴팍에서, 담배를 꺼낸다. 이미 흡입구를 만들고 있는 담배 한 개비로, 일부러 천천히, 연기하듯이 그 끝에 불을 붙인다. 그 행위가 단순히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와해되어 버릴 것 같은 본인의 정신을 어떻게든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자신에게는 전해졌다. 옆에 있는데 그것을 전할 수 없다는 것이, 어찌할 수 없이 괴로웠다. 스윽, 하고 스승님의 시선이 올라간다. 입술이 고한다. "당신이, 방황해(지즈)를 살해한 범인이기 때문입니다.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 "……호오."자신과 에르고 이외에는 들리지 않는 목소리와 모습으로, 지즈가 속삭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0 원탁은, 갑자기 추리극의 무대로 변했다. 다른 겜블러들도, 그들을 바깥쪽에서 지켜보는 우리들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전개였다. 스승님에 의한, 지즈 살인 사건의 범인 규탄. "…………" 자신도 에르고도, 망연자실해 있었다. 같은 탁자에 앉았던 플레이어인 알레트도 반 펨도, 뤄롱조차도, 아연실색하여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범인이라고 지목된 이시리드는, 크게 눈을 뜨고 있었다. "지금의 고발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딜러가, 입을 열었다. "선연(카사)에서는, 살해 등의 수단으로 다른 플레이어를 배제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랬다. 분명히, 스승님은 그 규칙을 확인하고 있었다. ──『만약, 가장 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가 살해 등으로 인해 사라진 경우, 선연(카사)의 승자 권리는 2위로 넘어가는 것인가요? 물론, 2위도 반 펨 님에게 이겼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과연, 이것은 확실히 결정해 두어야 할 사항이군. 그렇지 않으면, 승자가 결정되는 순간, 권총으로 가슴을 쏘는 서부극의 장면이 재현될지도 모르지. 그런 경우, 승자는 없다는 것으로 하지. 즉, 몰수 경기라는 것이네. 참가 비용도 전원에게 돌려주지. 덧붙여, 내 선연(카사)에서 살해 행위를 한 경우, 그 플레이어의 참가 자격도 정지시키겠네.』그때, 스승님이 그런 것을 물었던 것은, 전부 호신을 위해서라고 생각했었다. 선연(카사)의 플레이어 중에서, 스승님이 가장 무력하다는 것은 틀림없다. 잘 승리했다고 하더라도, 거기서 습격당할 가능성은 높기 때문에, 자신도 납득했던 정도였다. 하지만, 이 규칙이 적용된다면── "그렇다면, 이시리드 님에게 선연(카사)의 상품을 받을 자격은 없습니다." 딜러가, 단언했다. "그렇게 되는 건가……!" 지켜보는 지즈의 목소리도 또한, 갑자기 열기를 띠었다. (몰수 시합이 된다──!) 즉, 아까까지와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승님과 지즈의 내기도, 그대로 정지한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런 사기 같은 작전을, 스승님은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1 "어이 어이 어이!" 라고, 이시리드가 한쪽 눈썹을 올렸다. "갑자기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엘멜로이 2세! 이상한 마술이라도 먹은 건가? 나는 당신의 제안에 따른 동맹자잖아?!" "그렇죠. 동맹자였던 것은 확실합니다." 라고, 스승님이 인정했다. 다시 한번, 천천히 담배를 피운다. 그 담배를 입에서 떼고, 새하얀 연기를 내뿜었다. "범인이라고 추정한 이유는, 제 제안에 따랐기 때문입니다." "네? 그 이유도 벌써 말했잖아. 아니, 당신은 플러스가 되니까 나에게 거래를 부추긴 거잖아!" "그 논리는, 절반밖에 맞지 않아." 내뿜은 연기를 보면서, 스승님이 말한다. "승리 외에 목적이 있는 듯한 마술사만이 탈 수 있는, 어중간한, 절반만의 논리입니다." "……아아, 그런 건가?" 옆에서 듣고 있던 반 펨이, 턱에 손가락을 대고 끄덕였다. "응,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어. 저것으로는 시계탑의 마술사로서는 부자연스러운 거래가 돼. 애초에 뤄롱에게 이길 필요는 없잖아. 나하고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았을 텐데?" (……제2의 게임 마지막, 이시리드 씨의 코인은 700개이고, 반 펨 씨는 1800개) 큰 차이는 있지만, 절망적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다. 오히려── "제 코인은 제2의 게임 단계에서 2200개. 반 펨 님을 웃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제 코인을 받는 것만으로 충분히 이길 수 있죠. 마술 회로 따위 형편없는 내기를 할 필요가 없어요." "그건 결과론이겠지. 애초에, 저 뤄롱이라는 녀석도 마술 회로를 듬뿍 걸었잖아." "나에게는, 마술 회로 따위 덤이니까." 뤄롱이, 쓴웃음을 짓는다. 마술 회로를 500개나 가진, 현대에 사는 신. 그에게는, 마술 회로 따위 조금 넘치는 재능의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그 마술 회로가 현대 마술사와 비교해 좋을지 어떨지도 모른다. 끄덕이고, 스승님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마술사에게는 그렇지 않아. 왜냐하면 마술 회로는 본인만의 재산이 아니라, 자손 대대로 전해야 할 물건이니까." 지금까지, 몇 번이고 들어온 논리. 그렇기에, 정말로 거는 사람이 있을까 하고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했던 정도다. 우연히 뤄롱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스승님이 이상한 꼬드김을 하지 않았다면, 악마적이라고는 해도 사용되지 않을 규칙으로 끝났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2 "그런데, 그것을 걸 수 있는 마술사는, 자손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거나, 더욱 중요한 무언가를 목표로 하고 있거나지만…… 당신이 펨의 비보로 노리는 것을, 바로 말할 수 있습니까?" "읏……" 이시리드가, 말문이 막힌다. 침묵이야말로, 대답이었다. "물론, 반 펨의 비보라면 얼마든지 귀중한 것이 나오겠지. 하지만, 애매한, 왠지 모르게 귀중한 것에 대해서, 마술 회로를 팔 수 있는 마술사는 없어. 시계탑의 마술사라면, 싫어도 알 수 있는 이치일 겁니다. 적어도, 거기까지 하지 않아도 이길 가능성이 있다면, 절대 피하겠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3 "그런 건, 당신의 추측에 불과할 뿐이잖아." 라고, 이시리드가 쳐낸다. 물론, 그렇다. 기껏해야, 의심할 조건이 늘어난 정도다. 추리라기보다, 시계탑의 마술사가 하는 악랄한 협상 따위였다. 그것이야말로 라이네스 같은 사람이 기꺼이 할 만한 짓이다. 상대의 약점을 직접 찌르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씩, 확실하게 도망갈 곳을 빼앗고, 궁지에 몰아넣어 가는 방식. 일부러 헛기침을 하고, 이시리드가 말한다. "아니면, 아직 무슨 물증이라도 있는 건가?" "그럼, 또 다른 화제에 올려보죠. 예를 들어, 나와 내제자가 주술사 아젤에게 습격당했다든가 하는 건 어떨까?" "뭐?" "정확히는, 주술사 아젤로 분장한 떠돌이 연금술사의 인형에게, 이겠죠. 이쪽으로 덤벼들었을 때, 이런 말을 들었거든요.……아젤 따위는, 없다, 라고" 분명히, 들었다. 주술사라고 했었지만, 아젤이 주술을 사용하는 곳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럴싸한 모습을 하고 있었을 뿐으로, 정체는 전혀 불명인 채였다. 여기까지의 정보가 주위에 침투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나서, 스승님이 이어서 말한다. "그 아젤은 당신이 소개한 것이었죠." 제1의 게임의 전이다. 아젤과 스젠, 두 사람을, 펨의 선연(카사)이 시작되기 전, 이시리드에게 소개받았다. "혹시, 당신은, 자연스럽게 선연(카사)에 탑승시키기 위해, 아젤을 소개했던 게 아닌가?" (아……) 그렇다면, 앞뒤가 맞는다. 주술사라는 신분도, 시계탑 모나코 지부장인 이시리드라면, 어떻게든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유럽권에서는 거의 주술사를 만나는 일이 없다──계속 스승님과 함께 있는 자신조차 경험이 없는 것이다. 숨는 데 매우 편리한 직함이었을 것이다. "무엇을 위해 탑승시킨 거지." "물론, 지즈를 죽이기 위해서다." 스승님이 즉답한다. "당시의 나는 외부에서의 저격을 생각했지만, 그것도 틀리지 않았어. 즉, 당신과 떠돌이 연금술사 쥬스트, 그리고 아젤──이라기보다 쥬스트의 인형은, 지즈를 죽이기 위한 공범이었던 거다." 제1의 게임 직후, 숨겨진 통로에서 이시리드와 아젤은 행동을 함께하고 있었다. 그때, 실제로는 지즈가 총에 맞은 방에 먼저 가 있었고, 창문을 열어, 쥬스트의 저격을 원호했다면? 제2의 게임에서, 아젤이 알레트에게 간단히 패배하고 종적을 감춘 것도,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한 조치였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4 "하하. 방황해(지즈)를 죽이기 위해서? 그것도 이상하지만, 첫 질문과 모순되지 않나, 엘멜로이 2세. 당신은, 왜 그랬는가(와이더닛)를 중시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었던 건가? 지즈를 죽인다는 목적이라면 끝난 후, 얼른 퇴각해야 하겠지. 어째서 선연(카사)의 마지막까지 함께하고, 마술 회로까지 걸 필요가 있어? 전혀 의미를 모르겠는데." "이유는, 저와 같습니다." "뭐?" "정확히는, 당신은 지즈를 죽이고 싶었던 것이 아냐. 이 펨의 선연(카사)를 이용한, 지즈의 술식을 파괴하고 싶었던 겁니다." "내 선연(카사)에, 지즈의 술식이라고?" 반 펨의 목소리에, 의심이 스며 나온다. 그쪽으로 시선을 향하고, 스승님이 다시 말한다. "그렇습니다. 선연(카사)의 참가자는, 그대로, 저 방황해의 마술사가 시작한 마술 의식의 참가자가 됩니다. 우리는 모른 채로, 웅장한 마술 의식의 마무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호오." 이번에는, 알레트가 맞장구를 친다. 군복을 입은 에스칼도스의 여왕은, 이 자리에서도 당당한 태도를 무너뜨리지 않았다. 그리고, 묻는다. "즉, 그것은 신명 재판(오딜)의 이야기인가, 군주(로드)." "그렇습니다." 스승님이, 엄숙한 모습으로 끄덕인다. "우리는 모두, 아무것도 모른 채, 신명 재판(오딜)에 의한 마술 의식의 참가자가 되어 있었다." 싸아, 하고 침묵이 떨어졌다. 그 정적이야말로, 의식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것처럼. 스승님이, 다시 한번 이시리드에게 향했다. "당신은, 지즈를 죽이고 싶었던 게 아니라, 지즈의 술식을 멈추고 싶었던 거 아닌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5 "…………" 이시리드는, 대답하지 않는다. 상관하지 않고, 스승님이 이어서 말한다. "하지만, 지즈를 죽여도 술식은 멈추지 않았다. 어떻게든 지즈의 술식을 멈추고 싶었던 당신은, 술식의 조건 쪽을 멈추려고 했다. 신명 재판(오딜)으로 술식이 진행되고 있는 이상, 이쪽은 간단합니다. 의식의 주도자인 지즈나, 그 제자에게 이기게 하지 않으면 돼." "과연. 제자인가." 라고, 반 펨이 중얼거렸다. 하얀 실크햇을 누르고, 힐끗, 뤄롱 쪽을 바라본다. 반대로 뤄롱은, 모르는 척 얼굴로 미소짓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당신은 그 자리에서, 내가 꼬드긴 대로 마술 회로를 걸어주었다. 반 펨 님에게 이기기만 한다면 마술 회로는 필요 없었지만, 뤄롱에게 이기려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마술 회로까지 걸 필요가 있었다. 그런 차이였다는 것을 당신도 알았기 때문에 따랐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6 (……아) 스승님이, 왠지 200개만 코인을 걸지 않았던 것을 떠올렸다. 이시리드와 뤄롱을 나눈 것은, 겨우 100개의 차이다. 그것도 우연이 아니었던 것일까. 뤄롱이 투기자에 걸고 있다고 예측하고, 동시에 스승님의 배팅 조건도 알고 있는 경우, 웃돌기 위한 숫자는 자동적으로 산출할 수 있다. 물론 뤄롱이 투기자의 KO 한정 승리나 최종 라운드 승리에 걸었다면 예외이지만, 그 경우에는……. "누나, 이시리드 씨의 마술 회로는 몇 개인지 알아요?" 옆에서, 에르고가 물었다. "확실히, 90개라고 했었어요." "뤄롱 씨가 KO 한정 승리에 걸었을 경우, 총액은 1만 9500개가 됩니다. 선생님이 꼬드긴 것은 KO 한정 승리였지만, 혹시 오즈가 더 높은 최종 라운드 한정 승리라고 해도 5배. 이시리드 씨의 마술 회로 90개와 코인 700개를 모두 써도 8000개. 스승님과 합산해서 18000개. 마술 회로로 승리한 분은 바로 제하니까 더 줄어들어야 하죠. 이 경우라면, 어쨌든 이시리드 씨가 승산이 없는 것이니까, 거기까지 마술 회로를 걸 필요가 없죠. 즉, 이시리드 씨가 생각하는 것은, 뤄롱 씨가 투기자 승리로 이겼을 경우──1만 3000개를 넘는 것만으로 좋았던 거죠." ……그렇게 되는 건가. "어라? 하지만 스승님에게서 1만 개나 받는 거잖아요? 그때 이시리드 씨의 코인은 700개이고 최종 라운드 한정 승리의 오즈는 5배니까, 이것으로 이기면 1만 3500개예요. 이시리드 씨는 마술 회로를 걸지 않아도 코인만으로 이길 수 있었던 거 아닌가요?" "선생님은 마술 회로를 써서 KO 한정 승리에 걸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했다면 코인을 양보하지 않겠다고 할지도 몰라요. 원래부터 규칙의 애매한 범위였으니까요. 선생님이 협상한 매수와 배팅 조건으로, 이시리드가 이기기 위해서는 마술 회로를 걸 수밖에 없어요. 그 때문에 필요한 것은 최소한 46개. 50개라는 것은 딱 떨어지는 숫자에서는 아슬아슬한 거고요. 뤄롱 씨를 의식하지 않았다면, 더 적은 숫자로 적당히 둘러댈 수도 있었을 텐데." (……아, 즉) 스승님이 말했던 배팅 조건과 숫자는, 완전히 함정이었다. 이시리드가 마술 회로를 50개 걸었다는 그 숫자야말로, [특별 시합이니까 무시해도 좋았을 뤄롱을 의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 그 숫자에, 이시리드의 의도가 비쳐 보이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7 게다가, 스승님이 말한다. "내가 습격당한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지즈와 개인적인 내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술식을 멈추기 위한 요소(팩터)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거 아닌가? 저 떠돌이 연금술사 살인 청부업자와 당신이,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지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8 "…………" 역시, 이시리드는 침묵한 채다. 원탁의 방의 누구도, 바로는 발언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어지는 목소리는, 그 이외의 것이었다. "그 뒷이야기는 부디, 나도 직접 듣고 싶군." 목소리가 났던 것이다. 원탁의 방의 누구도 아닌──지금까지, 자신과 에르고에게만 들렸던 목소리였다. 모두가 전율했다. 보이지 않았어야 할 상대에게, 전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그 두드러진 미모에 전율했다. "상관없겠지, 이시리드. 있잖아, 어째서 나를 죽인 거지?" 방황해의 마술사 지즈가, 쾌활하게 웃으면서, 물었던 것이었다. 모두가, 얼어붙어 있었다. 그 불가해한 상황에, 계속 무표정했던 딜러조차도 두 번 정도 눈을 깜빡이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런……!" 곧바로, 스승님이 일어선 것이다. 지즈가 아니라, 이쪽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그레이에, 에르고……! 어째서……" "에, 이쪽이 보이는 건가요, 스승님……!" 아까까지, 단순한 영상이었을 텐데. 만질 수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런데, 지금, 여기에 있는 스승님은 진짜다. 그 온도도, 숨소리도, 확실히 느껴진다. 입체 영상이 아니다. 반 펨이 왔을 때와 같은, 마술적인 강화 현실 AR도 아니다. 산산이 흩어지는 감정을 억지로 눌러 넣은 듯한 굳어진 표정으로, 스승님이 다가왔다. 이쪽의 손에 닿고, 움찔하고 눈썹을 움직였다. (──만질 수 있어?) 그것도, 아까까지는 통과했어야 할 텐데. 무슨 일인지 전혀 모르겠다. 여기는, 자신의 정신세계가 아니었던 건가. 자신의 정신세계에, 에르고나 지즈가 들어왔을 뿐이 아니었던 건가. 마치, 나쁜 꿈 같다. 무엇이 거짓이고, 무엇이 진실인가. 무엇이 허언이고, 무엇이 진실인가, 전혀 모르겠다. "꿈이지만, 꿈은 아니군." 라고, 스승님이 말했다. "……몽마의 환술……아니, 그것도 아냐. 좀 더 근본적으로 위상을 어긋나게 한……" "뭐, 비슷한 곳이야." 지즈가 웃었다. 진정한 신대의 마술사는, 현대의 마술사에게 자신의 진수를 알 수 있을 리도 없을 거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는 듯이도 보였다. "상관없어." 반 펨이 말했다. 하얀 실크햇의 챙을 누르고, 낮은 목소리로 선언한다. "이것이 어떤 장치라고 하더라도, 내 선연(카사)은 우선시된다. 즉, 앞서 말한 고발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시리드 님의 승리가 될지, 몰수 시합이 될지 결정해야 하니까. 괜찮겠지, 지즈?" "응, 후, 후. 그건 그렇겠지." 지즈도 끄덕였다. 그저 턱을 위아래로 움직일 뿐인데, 하나의 예술품이 될 수 있는 남자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9 "그럼, 뒷이야기를 들려주게나." 재촉받고, 고개를 숙인 채인 이시리드는, 주먹만 한 돌을 토해내듯이 말했다. "……군주(로드)가 말한 대로야. 나는, 당신의 술식을 부수고 싶었어." "오호." 지즈의 눈썹이, 마음과는 다르다는 듯이 움직였다. 이어, 알레트가 물었다. "설마, 이시리드도 당신의 제자였던 건가? 그런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는데." "아니, 그렇지 않아." 라고, 이시리드가 고개를 흔들었다. 잠시 후, "방황해의 지즈는, 내 조상에 해당하는 분이다." 라고, 시계탑 모나코 지부장은 고백한 것이다. 에르고가, 눈을 크게 뜬다. 알레트와 반 펨도, 그 대답은 상상하지 못했는지, 말을 멈췄다. 그리고, 자신은, (……떠올렸다) 확실히, 그런 것을, 이시리드는 말하고 있었다. 제2의 게임──블랙잭 테이블에 앉아 있었을 때다. 멜빈과 이시리드가, 이런 대화를 했던 것이다. ──『이시리드 공이 일개 지부장이라고 하는 것은, 겸손이 지나치신 건 아닌가? 모건 파르스 가문은 이 모나코에서, 역사만 남은 가문이라고 조롱받는 에스칼도스 가문 다음으로 오래된 가문이지.』──『아쉽게도, 우리 모건 파르스 가문은 에스칼도스 가문을 비웃을 처지가 못 됩니다. 하니 시조부터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를 여행자로, 모나코 땅에 자손을 만들기는 했지만, 제대로 된 비전도 남겨주지 않았으니까요. 뭐, 너무 방치해서, 마술 각인조차 2대째부터 고생해서 만든 물건이었거든요. 일단, 주변 토지 정비만은 하고 있었으니, 반 펨 씨와 나란히, 모나코의 관리인(세컨드 오너)은 하고 있지만 말이죠.』 모건 파르스 가의 시조. 어디에서 왔을지도 모르는 여행자. 당시에는, 그런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마술 각인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은 이상했지만, 그렇게 오래된 집안이라면, 현대와는 다른 사정도 있을 것이라고,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뿐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건가. ……그렇다면, 마술 각인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당연하겠지." 스승님이 말한다. "마술 각인은, 현대의 마술사의 특징이다. 직접 신의 권능과 연결될 수 있는, 신대의 마술사에게는 필요 없는 것이니까." 즉, 모건 파르스의 시조는 마술 각인을 남기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애초에 남겨야 할 마술 각인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신대의 마술사──그 비의를 아직도 전하는, 방황해의 마술사였기 때문에. 이시리드는, 난처하다는 듯이 대답한다. "눈치채는 것이 빠르군, 군주(로드)." "당신이 말했던 것을 정리하고 있을 뿐이야. 모건 파르스 가의 시조는, 주변 토지 정비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고. 그렇다면, 그때부터 지즈의 계획은 시작되었던 것." 스승님이, 지즈에게 시선을 향한다. "지즈. 언젠가, 당신은 모나코의 토지를 이용할 생각이었어. 펨의 선연(카사)의 형식이 갖춰진 것은 훨씬 나중이겠지만, 당신은 그러한 행사가 계속 남아있다고 생각했어. 그렇게 걸었다고 해도 좋을지도 몰라." "응, 후, 후. 뭐, 그런 곳이지. 물론, 처음의 토지 정비만으로는 어긋나 버리니까, 가끔 조정하러 오고 있었지만." 독특한 웃음소리를, 지즈가 흘렸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의 자손이라고 인정한 이시리드에게 묻는다.-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0 "흐음, 하지만, 역시 의문이네, 이시리드. 왜 내 방해를 하는 거지? 나는 딱히 너에게 나쁜 이야기를 해 온 건 아니잖아." "…………" 몇 초, 간격이 있었다. 그리고, 툭, 하고 이시리드는 말했다. "당신은, 나를 보지 않았어." "하?" 지즈가, 엉뚱한 소리를 냈다. 이 상대의 그러한 표정을 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인지도 몰랐다. "당신에게 버려진 모건 파르스는, 계속 연마해 왔다. 2대째는 마술 각인을 만들고, 자손은 그 내용을 키워내, 재능밖에 주어지지 않았던 마술사로서 스스로의 방향성을 정하고, 단련해 왔다." "…………" 시계탑에 따르면, 오래된 마술사 가문은 특별한 사명(오더)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반대로 아무런 목적도 주어지지 않았다면? 그런데, 모나코라는 특별한 땅과, 마술사로서 드문 재능만을 받았다면? "수백 년 만에 모건 파르스 가를 방문한 당신이 말한 것은, 토지를 사용하겠다는 것뿐이었어. 협력하라는 말은커녕, 방해하지 말라고조차 말하지 않았지. 당신이 뭔가 명령했다면, 분명 나도 아버지도, 모건 파르스에 연달아 있는 선조들 누구라도 기꺼이 신발을 핥았을 텐데. 누구와 약속한 것도 아니면서, 그 땅을 2000년이나 관리해 온 우리를 향해서,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게 무슨." 지즈는 화를 내지도 않고, 그저 이해 불능이라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그것은) 라고, 자신은 생각해 버렸다. 시시하다. 터무니없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은 알아 버린 것이다. 마술사라는 것은 제자나 가족을 소중하게 여긴다고, 자주 스승님은 말한다. 그것은 즉 자신에게 연결되어 온 자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지즈가 했던 것은──하지 않았던 것은, 즉 이시리드에 연결되어 있는 모든 것을 무로 단정하는 것이다.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 무가치조차 아니다. 실제, 앞서 [모나코의 토지를 가끔 조정해야만 했다]고 말한 것은, 자손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는 증명이 아닌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1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 "어이쿠. 곤란하구먼, 엘멜로이 2세." 여기에서, 이시리드는 오히려 밝은 미소를 하고 있었다. 숨기고 있던 것을 폭로당하고, 겨우 본래의 표정을 되찾았다고라도 말하듯이. "당신이라면 알지 않나? 아무것도 얻지 못했던 자의 기분을." 이시리드와 스승님은, 완전히 다르다. 그것은 양쪽의 마술 회로를 비교해 봐도, 일목요연하다. 현대의 마술사로서, 이시리드는 상위의 계단에 있다. 재능으로 보나, 모나코 지부장이라는 입장이나 환경으로 보나, 충분히 축복받은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교하는 상대가, 2000년 이상이나 살아온 방황해의 마술사라면 어떨까? 지즈에 비하면, 이시리드와 스승님 정도의 차이는 없는 것과 같지 않을까? "그래서, 당신은 지즈의 술식을 부수고 싶었던 겁니까?" "시기, 질투, 질투. 요컨대 그런 감정이야." 자포자기처럼, 이시리드는 말했다. "즉, 나는 자신의 선조에게 질투했다. 선조가 제대로 우리들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그런 이유로 죽여 버리고 싶었어. 이 녀석이 2000년 이상이나 계획해 온 것을, 전부 부수고 싶었다고 말하는 거야." 거기까지 단숨에 고백하고, 그는 천장을 올려다봤다. 원탁의 방과 마찬가지로, 천장에는 수정 샹들리에가 걸려 있었다. 거기에 비친 이시리드는 여러 개의 상으로 찢겨 있고, 그 모두가 몹시 지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2 "하지만, 지즈를 죽여도 여전히, 그 술식은 움직였다. 얼마나 눈길을 받지 못했던 간에, 같은 피를 이어받고 있으니까 그렇겠지. 지즈의 술식이, 계속 이 모나코에서 맥동하고 있는 것은 알았어. 당연히 필사적이 될 수밖에. 질투심에 못 이겨 초대도 죽였다는 것인데, 결국 그 방해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면, 정말로 모건 파르스는 무(無)였다는 거잖아. 술식의 정체는 수수께끼였지만, 펨의 선연(카사)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과, 엘멜로이 2세와 무슨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선연(카사)에서 내가 이기면,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 "…………" 필사적이었다. 그래서, 스승님의 달콤한 함정에 걸렸다. 혹시 지즈의 술식을 저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마지막 찬스였기 때문에, 그렇게 노골적인 함정에서도, 이시리드에게 다른 선택 사항은 없었다.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의 동기(와이더닛).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3 짝짝짝, 하고 마른 박수 소리가 났다. 지즈였다. 전원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기다린 다음, 방황해의 마술사는 입을 열었다. "나름대로 애절한 장면이군(愁嘆場). 음, 가슴에 와닿는 것이 있어. 나는 아무래도 현대의 마술사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인간의 심리로서는 신대에도 통하는 것이 있겠지." 증오스러운 말조차, 이 남자의 미모에 걸리면, 듣기 좋게 들려 버린다. 반대로, "나도 알게 된 것이 있어, 지즈." 라고, 스승님이 날카로운 시선을 향했다. "당신과, 당신의 마술에 대해서, 말이야." "호오. 드디어 내가 해체될 차례인가. 시계탑의 군주(로드)." 지즈가, 중얼거린다. 희열인지 흥미인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잘생긴 옆모습에 스며 있었다. 스승님의 그것치고는 드문, 도발적인 시선에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말해 보게나, 엘멜로이 2세." 그렇다면 그 도전을 받아들이겠다는 듯이, 지즈가 말했던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4 "어떻게 된 거지. 엘멜로이 2세. 내 수수께끼를 풀려는 게 아닌가?" 지즈가 재촉한다. 자신도 에르고도, 반 펨을 비롯한 겜블러들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제대로 된 추리극에서는 이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보통이라면, 탐정이 범인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하지만, 지금 대치하고 있는 것은, 탐정이라고 할 수 없는 마술사와 피해자이다. 그러면서, 이 기묘한 사건의 끝맺음에 어울린다고도 생각되었다. "이전부터, 의문이 있었습니다." "응, 후, 후. 무엇이지?" "당신이 너무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무슨 소리인가 그건? 칭찬해 주는 건가?" 어리둥절하며 되물은 지즈에게, 스승님이 고개를 흔든다. "아니요. 그것은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것입니다.──그레이. 황금희와 백은희의 사건을 기억하고 있나." "물, 물론입니다." 그것은, 스승님의 내제자가 된 첫해의 사건이다. 당시 이미 몇 번의 사건에 조우했지만, 기억에 뚜렷이 남을 정도로 인상 깊은 가운데는, 두 번째 또는 세 번째라고 해야 할까. 황금희와 백은희. 그것은, 궁극의 아름다움에 얽힌 사건이었다. 마술사로서 근원에 도달하기 위해, 근원에 닿을 정도의 궁극의 아름다움으로서 준비된 것이, 황금희와 백은희였다. "그 사건에서 우리가 배운 것은 이렇다. 즉──아름다움은, 마술이 될 수 있다." 스승님의 말의 의미는, 바로는 알 수 없었다. 몇 초 정도의 시간을 들여, 겨우 씹고 즉시 경직했다. "……설마. 스승님, 그거 혹시." 작게, 스승님이 끄덕인다. 미적거리는 일도 없이, 말한다. "방황해의 마술사 지즈의 미모는, 어떤 대마술의 부산물이다." "……후, 후." 지즈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저, 미모에 공허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재미있는 가설이군." 추리가 아니라 가설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있는 것은, 역시 탐정과 범인이 아니고, 탐정과 피해자조차도 아닌, 두 명의 마술사였던 것이다. "응, 후, 후." 또, 지즈가 웃는다. "그럼, 어떤 마술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힌트가 된 것은, 당신과 계약한 뤄롱과 반 펨의 다툼이었다." "오호, 그런 일이?" 즐겁다는 듯이, 지즈가 한쪽 눈썹을 올렸다. 아까까지 죽어 있었으니까, 모르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지명당한 뤄롱은 한쪽 눈을 감고, 반 펨은 의자에 다시 앉아, 스승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반 펨은 신전의 소재를 물었다고 한다. 반대로, 뤄롱은 절대 말할 수 없다고 대답하고, 전투 직전까지 갔다고. 모나코에게는 폐가 되는 이야기군." "후, 후. 그거 참 충의 깊은 이야기군. 하지만, 어째서 나 자신과 연결되는 거지?" "신대의 마술사에게, 가장 아름다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스승님의 말에, 지즈의 기색이 희미하게 흔들린다. "그대가 그것을 묻는 건가? 시계탑의 군주(로드)." 뭔가, 말투가 바뀐 것처럼도 생각되었다. "이상한가." "아아, 이상하고말고. 그대는 어디까지나 현대의 마술사일 텐데. 그런데, 진심으로 신대의 마술마저 해체하려고 하고 있는 것 같군." "어느쪽도, 마술이다." 몹시 당연하다는 듯이, 스승님은 말했다. 지즈는, 매우 믿음직스럽게 끄덕인다. 하지만, 자신의 귀에는 다른 울림을 동반하고 있었다. 둘 다 마술이므로, 자신에게는 닿을 수 없다, 라는 체념의 울림이었다. "현대의 마술사도, 공방을 가진다." 스승님이 이어간다. 그 이야기는, 제2의 게임 직후에, 자신도 스승님에게서 들었었다. 신전. 현대의 마술이 공방을 만드는 것처럼, 신대의 마술은 신전을 만든다고 한다. 이것은 단순한 상위 호환이 아니다. 현대의 마술과 신대의 마술이, 근본적으로 다르기에 필연적인 것이다. "신대의 마술에도 단계가 있다고 들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신과 계약해서, 신의 힘과 연결하는 마술의 일이다. 그렇게 되면, 신전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저절로 명확해진다. 즉, 계약한 신을 맞이하거나, 접속을 재조정하기 위한 장소다." 그렇기 때문에, 신대의 마술에서의 신전은, 현대의 마술에서의 공방보다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고, 스승님은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디에 신전을 두겠나. 여기에, 앞서의 질문을 되풀이하지. 당신이 가장 아름답게 갈고닦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라고." "──선생님, 그건." 에르고의 입에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눈치챈 것이다. 자신도, 눈치채 버렸다. 겜블러들도 한결같이 눈을 크게 뜨고, 단지 혼자, 뤄롱은 아차, 하는 느낌으로 얼굴을 가렸다. "당신이 아름답게 있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당신 밖에 신전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 자신이 신전이기 때문이다." "응, 후."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5 지즈가 웃는다. 그리고, "즐거운 추리였어. 수수께끼 풀이는 끝인가?" "아니, 오히려, 지금부터가 본론이다. 방황해." 라고, 스승님이 제지했다. "당신에 대해서도, 이 장소에 대해서도. 그렇겠죠, 반 펨." 이번에는, 스승님은 사도의 이름을 불렀다. 하얀 실크햇을 누르고, 얼굴을 든 반 펨에게 묻는다. "제1의 게임 직후, 검시는 당신이 했었죠?" "아아, 틀림없이 죽음을 확인했다네." 라고, 반 펨이 대답한다. "하지만, 이렇게 되니 어깨가 좁아지는군. 물론 불가해한 점이 있기 때문에, 지즈의 신전을 확인하려고 생각했던 것이지만." "당신이 잘못 본 것이 아닙니다. 지즈는 그때 정말로 죽어 있었고, 지금도 죽어 있다." 스승님이 추궁한다. 말의 칼날로, 현대도 신대도 관계없이, 지즈를 꿰뚫는다. "에르고." "네, 네!" 새롭게 이름을 불린 에르고가 끄덕인다. "자네에게 월륜관을 가르쳤었지. 어떤 단련이었는지 설명할 수 있나?" "공상의 달을, 마음속에 떠올리는 단련입니다." 라고, 에르고가 대답했다. "여러 가지 기법을 가르쳐 주셨지만, 특히 열심히 하라고 들었던 것은 두 가지. 마음속의 달을 점점 크게 해 가는 방법과, 2차원 세로와 2차원 가로의 달을 겹쳐서, 3차원 입체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호오." 지즈가 감탄한 듯이, 맞장구를 친다. "과연, 에르고에게는 매우 어울리는 단련이겠군." "저의 선생님이니까요." 말하지 않아도, 그것은 당신이 아니다, 라고 에르고는 말하고 있었다. 신을 먹게 한 세 명의 마술사 중 한 명이라도, 결코 그 이상이 아니라고. "공상과 마술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하지만, 에르고의 경우에는 필요했다. 본질적으로 형태가 없는 『힘』에 형태를 부여하는 것은 공상이기 때문에." 스승님이, 말을 이어간다. "단, 이 경우, 공상은 아름다워야만 한다. 어떠한 형태에 아름다움을 느끼는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사람의 공상은 아름다운 것에야말로, 보다 큰 『힘』을 깃들게 하기 때문이니까. 세계 각지의 수많은 신상이, 모두 독특한 아름다움이나 늠름함, 때로는 재앙스러운 모습마저 띠고 있는 것은 이 때때문이다.──즉 공상에게 있어서의 아름다움이란, 결코 부산물 같은 것이 아니라, 무기 그 자체인 것." 반 펨이 눈을 크게 떴다. 지금의 발언이야말로, 스승님의 추리에 있어서의 핵심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극히 이것과 가까운 신비가, 두 가지 존재한다." 라고, 스승님이 손을 들었다. 먼저, 검지를 올린다. "하나는 공상 구현화. 사람에게는 미치지 못하고, 진조에게만 가능하다는 신비다. 문자 그대로 공상에 의해서 세계를 접고(折り曲げ), 현실에 고정화한다는 파격적인 현상." 다음으로, 중지를 올린다. "또 하나는 고유결계." 말하고 있었다. 마술 이론・세계란. ──『숫자와 카드의 배열이 수려하다고요.』 ──『수려인가.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 과정과 목적을 깔끔하게 연결시킨 수식은, 마술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것이니까.』 아무거나 소감을 말해 달라고 했던 스승님과 자신은, 그런 대화를 나눴었다. 그 직후에, 스승님은 갑자기 그 마술 이론의 이름을 입에 담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마술 이론에 의해 구축되는 금주・고유결계의 이름을. "소위, 원래는 악마만이 가지고 있었을 이계 상식(아스트랄리티). 소위, 세계율을 비틀어, 독자적인 이계를 만들어내는, 가장 마법에 가까운 금주. 자신의 심상풍경으로 세계를 뒤집는, 마술에 있어서의 궁극." 스승님의 말의 의미는, 이미 명확했다. 지즈의 미모. 아름다운 것을 무기로 하는 공상. 공상을 원천으로 하는 마술 이론・세계알. "──즉, 당신의 정체는 세 가지가 있다." 앞서의 두 개에 더해서, 다시 약지를 스승님이 세운다. "당신은 지즈이고, 당신은 지즈의 신전이며, 동시에 당신은, 지즈라는 이름의 고유결계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6 "──즉, 당신의 정체는 세 가지가 있다." 원탁의 방에서──자신의 정신세계와 합일한 장소에서, 그 목소리는 빛처럼 빛났다. "당신은 지즈이고, 당신은 지즈의 신전이며, 동시에 당신은, 지즈라는 이름의 고유결계다." 육체와, 신전과, 고유결계. 지금까지 나열되어 있던 파츠가, 아름다움이라는 하나로 정리되어 간다. "원래, 고유결계는 그렇게 장시간 지속되는 마술이 아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몸 안쪽에 고유결계를 만들었다면, 세계의 수정력에서는 벗어날 수 있겠지만, 당신은 이 패턴과도 조금 다르다. 어떤 술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몸 안쪽에 고유결계를 만드는 것과는, 순서가 반대다. 당신은 자신의 몸을 버리고, 고유결계 자체를 육체로 만든 거다." "순서가, 반대……" 자신의 중얼거림에, 스승님이 끄덕인다. "그래. 이 경우 반대라는 것은, 대단히 의미가 있다. 버린 곳에, 원래의 사체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뭐든지 가능한 마술에서, 어떻게 했는가(하우더닛)라는 수법이 어쩐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것의 증좌이기도 하지만. 아까 이야기로 보자면, 반 펨 님이 검시했던 사체는, 그랬던 게 아닌가." "응, 후, 후." 독특한 웃음소리를, 방황해의 마술사는 흘렸다. 살아 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 혈색의 좋음. 그 눈빛도 반응도, 겨우 하루 전의──살아 있었을 때의 그와 무엇 하나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 사고를 아름다운 마술사는 부정했다. "그 가설대로야. 저 기원탄이라는 예장은 정말로 무서운걸. 줄곧 가지고 있던 지즈라는 죽음을 끄집어냈을 뿐 아니라, 내가 준비하고 있었던 마술마저 일시적으로 빼앗겼어. 아니, 내 자손은 정말로 무서운 사신을 보냈는걸." 이시리드를 향해서, 지즈는 말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7 "와이더닛을 간파하는 것이 당신의 해체였나. 그렇다면, 나의 그것도, 이미 알고 있겠지?" "절반만." "절반?" "당신이 해 왔던 방황해의 문은 『보존(게논)』이었다고 했었죠. 그렇다면, 보존된 신의 이용법이야말로, 당신들의 오의인 비닉신리가 된다. 지금 이야기와 맞춰보면, 당신이 에르고와 뤄롱을 가지고 하려고 하는 것은, 보다 고대로──당신이 살았던 신대보다 옛날로 되돌리려고 한다는 것이 아닌가?" "과연, 확실히 그것은 절반이군. 정확한 자기 평가야." 지즈가 끄덕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8 자신의 사선 위에 고정된 에르고를 보다가, "엘멜로이 2세." 라고, 다시 한번 이름을 불렀다. "겜블은 즐거웠나?" "전혀 즐겁지 않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요." "……아아, 그렇겠지." 또, 지즈는 끄덕였다. 그리고, 몹시 비통한 말투로, 이런 것을 물었던 것이다. "꽃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나?"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이상한 질문이었다. 잠시 시간을 두고 나서, 스승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생명으로 가득 찬 푸른 대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나?" "네." 이어지는 질문에, 지즈는 한 박자만 간격을 두고 나서 말했다. "가장 끝의 바다(오케아노스)에 도달하고 싶다거나 하는 꿈을, 멋지다고 생각하나?" "당연히." 스승님이 가슴을 편다. 비록 죽기 직전이더라도, 똑같이 대답할 것이다. 스승님에게 있어서, 그것이야말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의 길잡이이며, 언젠가 도달하겠다고 맹세한 꿈의 끝이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지즈는 이렇게 대답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때문에, 세계는 이렇게 되어 버렸다." "……무슨?" 스승님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모르겠나, 엘멜로이 2세." "…………" 몇 초, 스승님은 침묵했다. "……아뇨, 알겠습니다. 생명의 방향성의 문제군요." "훌륭해. 정말로 현명해." 그 주고받음은, 뛰어난 스승과 제자처럼 보였다. "우리가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죄를 짓도록 만들어진 것이 우리들이라는 논리다. 보다 강하게, 보다 현명하게, 보다 상냥하게, 보다 아름답게. 결국, 그 지향이야말로 우리들을 어찌할 수 없이 몰아붙인다." (……그것은) 그것은, 너무나도 근본적인 죄가 아닌가. 원죄라고 불러도 좋다. 예를 들어, 정의를 존중하는 것. 예를 들어, 여행을 동경하는 것. 예를 들어, 마술의 심연에 끌리는 것. 사람이 꿈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그 모습에 대한 호감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그것을 죄라고 부른다면, 죄를 가지지 않은 인간 따위는, 문자 그대로 누구 한 명도 없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9 "그럼, 조금 더 계속해 보지." 라고, 지즈가 말한다. "마술사로서 묻지. 왜, 인류(사람)가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나?" 그 말은, 갑작스러운, 웅대하기 짝이 없는 스케일을 동반하고 있었다. "인류(사람), 말인가요?" "과학에 있어서는 다른 견해도 있겠지만, 마술사에게 있어서 현대는 너무나도 무가치하지 않은가?" "……부정은 할 수 없군요." 스승님이, 짧게 말했다. 신대가 끝나고 이래, 신비는 시시각각으로 있을 곳을 계속 잃어가고 있다. 간신히 남았던 위대한 조각조차도, 그 농도를 천천히, 그러나 크게 희미하게 하고 있다. 2000년을 걸쳐서, 마술사가 얻은 것은 무(無)이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자가 많다는 것은, 틀림없다. "예전에는, 영장으로서의 신에게도, 그것을 섬기는 인류(사람)에게도 사명이 있었다. 올바르게 사는 사람도 잘못되게 사는 사람도, 사명을 의심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신대의 말기에는 거의 상실되어 버리고, 우리는 볼품없이 기어 다닐 수밖에 없게 되어 버렸다. 어떤 의미에서는, 저 정복왕 따위는 그것에 거스른 자일 것이다. 갈라져 있던 서쪽과 동쪽을 결합시키고, 산실된 문화를 수집하고, 새로운 형태로 다시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세운 대제국조차 겨우 한 세대로 멸망했다. 만들어 냈을 때의 배나 되는 힘으로, 갈갈이 찢겨졌다. 나머지는 알고 있는 대로다. 인류가 어떤 형태로든 사명을 얻는 일 따위는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찾아올 일은 없을 것이다." "이제 와서 무슨 이야기지? 인류의 죄나 우행을 한탄하고 슬퍼할 거라면, 다소 어울리지 않는 곳인게?" "아니, 좀 더 근본적인 이야기야. 있잖아, 로드 엘멜로이 2세, 이것은 당신이 자랑하는 와이더닛이겠지. 부디 대답해 줬으면 한다. 우리는 왜 그렇게 되어 버린 거지?" "…………" 스승님이 입을 다문다. 지즈는, 마술사로서 묻고 있다고, 말했다. 즉 요구되고 있는 것은, 개인으로서만이 아니라, 시계탑의 군주(로드)로서의 대답이기도 하다. "지금 당신의 질문 방식이라면…… 우리가 어리석기 때문이라는 것은 아니겠군요?" "응, 후, 후. 그거야말로 오만이라는 것이겠지. 엘멜로이 2세." 지즈의 말투에는 웃음이 섞여 있지만, 올려다본 눈동자는 너무나도 성실했다. 지금, 그 눈동자에 비치고 있는 것은, 원탁의 방의 샹들리에다. 그런데, 밤하늘이 비치고 있는 것처럼도 생각되었다. 하늘에는, 아름다운 달이 빛나고 있는 것처럼도. "그 정도의 선택 따위, 애초에 인류에게는 없었어. 수명으로든 유전자로든, 생명의 방향성 따위는 발생한 단계에서 고정되어 있다. 우리는 질투하고, 시기하고, 증오하고, 낭비하도록 처음부터 설정되어 있는 것이며, 그 죄를 묻는 것 따위 처음부터 무의미하다." 결정론. 인간이 하는 일 따위는, 처음부터 전부 결정되어 있다는, 체념과도 비슷한 논리다. 아무리 기적적인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것은 극히 복잡하고 장기간에 걸친 당구처럼, 첫 수구를 쳤을 때에 모든 운명은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즈가 말하고 있는 것은, 그것과 닮아있다. 어느 정도의 틈은 있었을지라도, 대략적인 도착 지점은 우리들이 이 지구에 발생한 때부터 정해져 버렸던 것이다. 그렇다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0 "──그렇다면, 실패한 것은 인류(사람)가 아니다. 그 부모에게 책임을 돌려야 할 것이다." "……부모?" 괴이한 듯이, 스승님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곧바로, 어떤 사실에 도달하고, 그 눈이 크게 떠졌다. "너, 설마……" "행성(별)의 책임이겠지." 조롱하듯이 웃으며, 톡, 하고 발끝으로 바닥을 두드렸다.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이 떠 있는 광대한 바다, 그 바다를 가진 지표, 그 지표를 지탱하는 별의 내해…… 아주 작은 동작으로, 그 모든 것을 지즈는 가리켜 보였다. "그러니까, 우리들이 바꿔야 할 것은 인류(사람)도 신도 아니다. 어느 쪽도 결국 이 행성의 피조물에 지나지 않아. 우리는 평등하게 피해자다. 과오가 행성(별)에서 시작되고 있다면, 우리들이 만들어야 할 것은 행성(별)인 것이다." 웅장하기 짝이 없는 오페라를, 눈앞에서 연기되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에르고의 실험. 세 위의 신을 먹게 한, 신대의 대마술. 거기에 참가한 아틀라스 원의──쿨드리스 가의 연금술사는, 에르고를, 미래를 구하기 위한 최종 연산기로 하려고 했었다. 지금, 지즈가 말한다. 방황해의 마술사가 말한다. 행성(별)을 만드는 것이라고. 영장의 부모가 되는, 새로운 행성(별)을. "그……런……" 부르르, 하고 몸이 떨렸다. 위압적이지도 않은 타인의 말을 듣기만 했을 뿐인데, 그렇게 되어 버렸다. 스승님만이 아니다. 함께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이시리드와 알레트는 물론이고, 옛 친구인 반 펨조차, 그 구상을 듣고는 아연실색했다. 에르고가, 휙, 하고 고개만을 움직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1 "그럼, 당신은 어떤가? 로드 엘멜로이 2세." "…………" 주춤거리는 기색이 있었다.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보다 훨씬 몇 배나 더, 스승님은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도, 스승님은 뒤로 손을 뻗어, 어떤 사인을 이쪽에게 보여주었다. (스승님──) 그 사인으로 마음을 바꾸고, 눈치채지 않도록, 몸속에서 마력을 돌린다. 스승님도 또한, 이쪽으로부터 주의를 돌리도록, 입을 연다. "당신이, 새로운 행성(별)을 만든다면 그것은 괜찮겠죠. 현대 천문학에서 말하는 행성과, 마술에서 말하는 그것은 다르니까. 행성이 하나 늘었다고 해도, 그 자체는 문제없을 것입니다. 우리들의 형제──이 경우에는 친척이, 하나 늘어나는 정도의 일입니다." 거기서, 말을 끊는다. 깊게, 호흡하는 소리가 났다. 숨을 내쉬고, 천천히 들이쉬고, 온 힘을 다한 용기와 함께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재료는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별거 아니야." 라고, 지즈는 웃었다. "술식은 완전하게 작동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충분한 시간을 들였어. 그리고, 신을 먹은 에르고와, 용을 먹은 뤄롱 모두 갖춰져 있지. 신이란 존재가 행성의 소재가 된다는 것은 알겠지." 아까, 스승님이 말했다. 신이란 이야기의 주형이고, 세계의 알이며, 역사 그 자체라고. 즉 그것은, 행성의 소재이기도 하다는, 그런 것이었던가. "솔직히 말하면, 소재도 설계도도 포함해서, 처음부터 전부 다시 만드는 것이 좋겠지만, 아무래도 그건 너무 힘에 벅차. 무슨 일이든 타협은 필요하다. 어차피 핵이 될 영혼이 다르다면, 지금의 지구 따위와는 저절로 다른 것이 될 테고 말이지. 당신이 말했듯이, 내 문의 비닉신리에서, 가장 가까운 방법에 손을 댔을 뿐이야. 영혼은 내가 맡는다고 하고, 극히 작은 행성을 만든다면…… 나머지는 뭐, 근린의 지표를 1%만 받으면 충분하지 않겠나?" "모나코는 물론, 코트다쥐르를 괴멸시킬 셈이십니까." "나쁜가? 시계탑의 환산에서도, 싸다고 생각할 것이 아닌가?" "그렇겠죠. 한 번 고려해 볼 가치도 없지요. 새로운 행성(별)을 만든다는 것은, 또 하나의 근원을 만들어내는 것에 필적하는 대위업입니다. 시계탑의 가치관이라고 한다면, 한 나라 정도를 바꿔치기해도, 조금도 아프거나 가렵다고 생각하지 않겠지요." 라고, 스승님이 인정했다. 마술사란, 그런 것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어떠한 희생도 꺼리지 않는다. 지즈가 선전하는 정도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면, 많은 마술사들이 인명 따위는 조금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 붙잡힌 에르고에게, 스승님은 시선을 고정했다. "그래도, 내 제자를 넘길 수는 없어." "……이런이런, 역시 그렇게 되는 건가." 라고, 지즈가 한숨을 쉬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2 "그렇다면……저……는……" 라고, 묻는다. 부드럽게, 지즈가 웃었다. "너에게 신을 먹게 한 세 명의 마술사는, 각각 목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뤄롱을, 한순간 보고 나서 계속한다. "내 경우에는, 에르고 너에 이어서, 살아있는 신, 자그레우스와 계약을 맺었지. 태조룡 튀폰을 먹게 해주고 말이야. 그리고, 아무래도 이시리드도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옛날에 술식을 완성하고 나서 가끔 조정하고 있었다, 는 것이 아니야." "무……" 그 말에, 스승님이 숨을 죽였다. "설마, 당신이 만들었던 술식은 아직……" "딱히, 이상한 이야기도 아니잖아? 현대에도 하나의 마술 완성에 걸리는 시간은 각각이다. 당신의 사랑스러운 제자의 보석 마술도, 10여 년에 걸쳐서 보석을 키워내는 정도는 하겠지. 나는 2000년 이상, 계속 하나의 술식을 조립하고 있었다. 현재 진행형으로 말이지." 사그라다 파밀리아라는 건축물이 있다. 19세기 말에 착공된, 그 문화유산은 거기서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미완성이다. 설계 책임자조차 여러 대를 이어받아, 영영 공사를 계속해 나가는 그 건축물은, 거의 형태를 가진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같은 것을, 지즈라는 마술사도 하고 있었다면? 지즈라는 마술사는, 자신의 신전이며, 자신의 고유결계이다. 하지만, 이 고유결계는 미완성이라고 한다면── "응, 후, 후. 만들어져 버린 고유결계의 형태는 바꿀 수 없어. 그것은 술자의 심상세계이기 때문이지. 구워져 버린 계란 프라이 같은 것으로, 그걸 형태를 바꾸려고 하면, 엉망진창 스크램블 에그로 만들 수밖에 없어." 쿡쿡, 하고 지즈는 웃는다. "그러니까, 만들어져 버리기 전에, 할 수 있는 일을 해 두는 거야. 자신의 영혼의 핵에 신념이라는 씨를 뿌리고, 사상이라는 울타리로 둘러싸고, 동경이나 집념이라는 물과 비료를 계속 주는 거지. 때로는 자기 마음의 가지치기도 하면서." 심상세계에 대한 어프로치. 그것은, 이 남자에 대해 오랫동안 안고 있었던, 기묘한 위화감의 정체도 드러내었다. (그러니까……) 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말만 하면 편안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적인 태도인데도, 제자인──신마저도 있는 뤄롱과는 달리, 근본적으로 다른 생물과 이야기하고 있는 듯한 비인간적인 인상을 지울 수 없었던 건가. 이상적인 모습으로 계속 조각된 마음을, 마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하물며, 그것이 거의 대부분의 나라의 수명보다 긴, 아득히 긴 시간을 들인,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한 마술이라고 한다면? "그래, 나라는 고유결계는, 오늘 처음으로 완성된다. 이 장소는, 만들어져 버리기 전의, 나의 고유결계다." 대언장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지만, 다른 상대라면 반박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방황해이다. 하지만, 상대는 에르고에게 신을 먹게 했던, 세 명의 마술사 중 한 명이었다. "별을 만드는, 고유결계다." 라고, 지즈가 웃었다. 역시, 끔찍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였다. 생명체에게 허락되지 않는 완벽함의 이유를, 지금이라면 알 수 있다. 인간 형태의 고유결계로서 완성된 지즈는, 필연적으로 아름답다. 그것은 예를 들어, 우리들이 지구에 대해 느끼는 아름다움과 같은 것이다. 지구는 푸르렀다, 라고 말했던 우주 비행사 같은 것이다. 행성(별)이 아름다운 것처럼, 이 남자는 아름답다. 그 시선이, 이쪽의 뒤를 바라보았다. - 로드 엘메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3 멍하니,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마치, 세계의 끝과도 같은 광경이었다. 반 펨이 만들어냈다는 장렬한 폭풍의 결계가, 깔때기처럼 움푹 들어가, 반대로 흡수되고 있다. 상기하는 것은, 블랙홀. 중력조차 뒤틀리게 하는, 압도적인 질량이 만들어내는 시공의 곡면. "읏……설마……" 그 모습에, 스승님이 눈을 크게 뜬다. "혹시……에르고와는……그런……?" 말의 의미는, 자신에게는 알 수 없다. 단지, 깔때기와 같은 곡면의 중심에 있는 상대가 보였다. 지즈. 그 모습은, 눈부신 빛에 감싸여 있었다. 감싸인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빛으로 변환되어 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마 옳다. 바로 근처에 십자가에 매달린 듯한 모습의 에르고의 사지도 마찬가지로, 지즈의 몸은 아주 조금씩 빛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고유결계・유성체라고 불러두면 좋겠지. 문자 그대로 별의 아이(星の幼子)이다." 스승님의 중얼거림에,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고유결계・유성체固有結界・幼星体. 빛으로 변환되어 가는 지즈의 모습에는, 일체의 데미지를 찾아볼 수 없다. 예전에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를 견뎌낸 상대는 있었다. 저 영묘 알비온의 밑바닥에서는 눈속임 정도로 밖에 통하지 않았던 괴물도 있었다. 하지만, 저 초근거리에서 정면으로 성창을 맞고도 무상했던 상대는, 이것이 처음이 아닐까. "출력의 문제다." 지즈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몸의 어디에서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유성체의 마력에는, 나의 2000년 이상이 담겨 있다. 출산을 맞이하려는 지금, 그 보유 마력의 전부를 사용해서, 새로운 행성(별)의 마술 장치를 형성시키고 있어. 어디까지나 개념적이지만, 태양의 표면에도 필적하는 물건이라서 말이지. 아무리 성창이라고 해도, 쉽게 꿰뚫을 수 있는 건 아니지." 거기까지 말하고, 문득 알아차린 듯 시선을 옮겼다. 그 앞에서, "그런 건가." 라고, 소리가 났다. 폭풍이 휘몰아치는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의 갑판에서, 실크햇을 쓴 사도는 그 광경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실크햇의 챙을 움켜쥐고, 그 눈동자는 희미한 우수를 띠고 있었다. "지즈." 라고, 그는 옛 친구의 이름을 속삭였다. "슬프군." "무슨 소리인가?" "출력의 문제라고 말했었지. 절대적인 규칙을 강요하는 전승 방어가 아니라, 단순히 출력 차이로 도달하지 못할 뿐이라고." "아아, 말했다만." 빛의 안쪽에서, 씩, 하고 지즈의 입술이 비뚤어진 것처럼 생각되었다. 그리고, 그 비뚤어짐을 앞에 두고, 반 펨은 당당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개문하지 않을 수 없겠군." 바로 뒤의 상대에게, 속삭인다. "쿠폴라." "네." 딜러를 담당하고 있던 골렘이 끄덕인다. "제7의 마성을, 개문하라." "알겠습니다, 반 펨 님." 공손하게 인사하고, 딜러는 눈을 감았던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4 그때, 들렸다. "……선생님……" 에르고의 목소리였다. 제7마성의 공격에 의해, 붙잡혀 있던 에르고가, 눈을 뜨고 있었던 것이다. 이쪽에게 무언가를 호소해 오고 있다.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바로, 스승님이 큰 소리로 외쳤다. "들리는 건가, 에르고!" "……선……생……님……" 다시 한번, 에르고가 말했다. 붙잡힌 전신을 움직이면서, 이쪽을 향해 불러온다. 그도 싸우고 있는 것이다. 지즈의 고유결계에 의해 마력을 빼앗기면서도, 필사적으로 의식을 연결하고 있다. 그런 에르고를 향해, 스승님은 이렇게 고했던 것이다. "지금부터, 나는, 신을 묻는다!" (아──) 마지막 신의 물음. 에르고가 먹었던 세 위의 신. 그 세 번째를, 드디어 스승님이 밝히려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이 국면도 만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필요가 있어 지즈의 능력으로 붙잡혀 있다고 한다면, 반대로 그 상태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지즈의 고유결계를 방해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쪽의 생각을 눈치챘는지, 빛의 검사가 더욱 격렬하게 공격을 걸어 온다. "읏──!" 정면에서 내려찍는 공격을 막은 손이, 저렸다. 그 틈에 두 번째 빛의 검사가, 파고들어 온다. 저린 팔로 받지 않고 스텝을 넣었다. 그대로 옆에서 몸통 박치기를 하여, 스승님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거리를 만든다. 아무래도, 빛의 분신들은 반 펨에게는 접근하지 않으려고 하는 듯하여, 그만큼은 편하게 해 낼 수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5 스승님이, 말한다. "자네가 먹었던 신이, 모두 물이나 바다에 관련된 성질인 것은, 싱가포르에서 단정할 수 있었다." 에르고와 만났던, 최초의 사건. 산령법정의 무시키와의 싸움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졌던 스승님의 신의 물음. "싱가포르에서 밝혀진 손행자는, 화과산 수렴동에서 비롯된 물의 신성이었고, 그 후 일본에서 밝혀진 사구전신(세트)은, 그 문명을 길렀던 나일 강과 인연 깊은 전승을 가진 강의 신이다." 물과 강. 하나씩, 에르고는 자신의 먹었던 신을 자각하고, 그 권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왔다. 산령법정의 선인과 싸우고, 용을 먹었던 옛 친구와 대치하며, 자신의 성능과 성질을 하나씩 확인하듯이, 내면의 신과 대화해 왔다. "그리고,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알게 된 자네의 정체." 정복왕 이스칸달의 측근──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에 의해 밝혀진, 에르고의 비밀. 알렉산드로스 4세. 서력 이전에 죽었어야 할, 저 이스칸달의 적자. "그렇다면, 마지막 신은 저절로 예측할 수 있었다. 이스칸달과 자네의 관계가 연결된 단계에서, 그저 필연일 뿐이니까." "네." 라고, 에르고도 끄덕였다. (……아아) 역시, 다르다. 그 해적섬에서 여행을 떠났을 때와는 물론이고, 일본에 있었을 때와도, 이집트를 방문했을 때와도, 에르고는 이미 다르다. 모나코에 온 직후와도, 다르다. 만났기 때문일까, 라고 생각했다. 언제나, 이 청년은 누군가와 만남으로써 변해 간다. 싱가포르에서는 스승님과, 일본에서는 료우기 부녀와, 이집트에서는 아틀라스 원의 연금술사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와 만나, 그 때마다 눈이 휘둥그레하게 할 정도의 성장을 이루어 갔다. 마치, 전속력으로 트럭을 몰고 있는 러너처럼. "그 신은, 그리스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신 중 한 기둥이다." 라고, 스승님이 말한다. "다만, 인격을 가진 일화는 극히 일부밖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 영어의 바다(Ocean)의 이름이 그것에 유래하는 것처럼, 혹은 호메로스가 신들의 부모라고까지 말했던 것처럼, 영향력은 극히 크지만, 그 전설은 적다. 가장 유명한 전승이, 신들과 거인의 싸움에서도 중립을 지켰다고 여겨질 정도라서, 여기에서도 확실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스승님의 목소리가, 폭풍의 바다에 울려 퍼진다. 바닷바람을 타고, 파도에 부딪혀서, 산산이 부서져 간다. "아마도, 신대에서도 그렇게 여겨졌겠지. 바다를 다스리는 신이 아니라, 모든 하천이나, 흐르는 물 그 자체가, 저 신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자네가 먹었던 세 기둥의 신의 공통점, 수신(水神)・해신(海神)이라는 점에서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 바다도 강도 그 신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니까." 한순간만, 목소리가 멈췄다. "그러니까, 나의 왕은, 가장 끝의 바다에도 그 이름을 붙였다." (……설마) 라고, 자신은 목이 메었다. 이런 위기적인 상황에 있으면서도, 스승님이 말하려고 하는 이름을 깨닫고, 가슴이 벅차 버렸던 것이다. (설마, 그것은) 도대체, 몇 번, 우리들은 그 단어를 들었던 것일까. 정복왕 이스칸달이 목표로 했다고 하는 여정의 끝. 저 페이커의 꿈에서 환시했던, 인류에게는 닿을 수 없는 저편의 바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의미도 가지고 있었다. "들어라, 에르고!" 스승님이 말한다. 만감의 마음을 담아서, 외친다. 마음속에, 저 바다가 있다. 푸른 바다가 있다. 황혼의 바다가 있다. 얼음으로 덮인 바다가 있다. 아무도 본 적 없는, 바다가 있다. "그 신의 이름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6 "──닿았군, 에르고." 그렇게 말한 것은, 스승님이 아니었다. 아연실색하여, 자신은 올려다보았다. 깔때기 모양으로 웅크린 회오리바람의 바로 옆에서, 빛의 윤곽이 되어 있는 지즈가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신을 묻겠다. 너에게 먹게 했던 신은──" "그 신의 이름은──" 지즈와 스승님과, 두 사람의 이어지는 말이 합일했다. "오케아노스!" 바다가 갈라진다. 파도가 갈라진다. 해중에서 하늘(宙)까지를 갈라, 신이 모습을 드러낸다. 손오공과 같은 원숭이 형태도, 사구전신(세트)와 같은 인간 형태도 아니었다. 대신에 나타난 것은, 금속의 배였다. 결코 정상적인 인류의 역사에는 있을 수 없는, 하늘을 나는 거대한 배. "뭐, 야……이거……" 에르고의 신음은, 그것이 결코 환영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것은……단순한 신이 아니야……자연에서 생겨난……게 아니라……설마 플랫이 말했던 것은……이런……" 소리가 난다. 바다도 파도도 갈라서 상승하고 있는 배는, 기구나 프로펠러나 엔진 등을 탑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신비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현대 과학에서조차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메커니즘에 의해 성립된, 이형의 기술. 중력을 반전시키고, 빛의 속도의 섭리를 비틀어, 항성간을 이동하는 데까지 이르렀던 초월의 결정. "하늘에서……왔다……?" "에르고?!" 스승님이, 외쳤다. "선……생……님……!" 붉은 머리의 청년이 경련한다. 등에서 돋아난 환수에, 이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명멸하는 반투명의 환수와 에르고의 얼굴에, 수십 개의 기하학적인 빛의 선이 달리고 있다. 마술 회로가 아니다. 마치 혈액과 같은──액체 금속과 같은 무언가가, 청년의 표면에 떠올라서, 꿈틀거리는 뱀처럼 피부를 기어 다니고 있다. 아니, 뱀이라기보다 그것은……. (……케이블?) 어리석다는 생각이 엄습한다. 신대에, 그런 것이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이쪽의 곤혹스러움 따위는 내팽개친 채, 더욱더 엄청난 속도로, 에르고의 심층에서 마력이 짜내어져, 유성체의 지즈에게 공급되어 간다. "응, 후, 후." 지즈가 웃는다. 두르고 있는 빛이, 분명히 그 밀도를 늘리고 있었다. "지금까지처럼, 에르고가 먹었던 신만 잘 묻는다면 역전할 수 있다고,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었나?" "지즈, 너는……!" "확실히, 세 번째 신은 간단하다. 특히 이스칸달과 인연이 있는 너의 경우에는, 틀림없이 맞출거라고 생각했지." 신의 정체가 오케아노스라면, 그럴 것이다. 스승님이, 그 신을 간파하지 못할 리가 없다. "하지만, 그 대답에는, 결코 풀 수 없는 속임수가 있다." "속임수, 라고……" "그리스의 몇몇 신은 말이지. 그 출신에, 이 행성(별) 이외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뭐 쉽게 말하자면, 우주선이라는 녀석이지." 너무나 황당한 말에, 자신의 사고가 정지했다. 스승님조차, 한순간 방심하고, 침을 삼키고 나서 되물었던 것이다. "……뭐냐, 그건? 우주선이라고?" "아아, 딱히 당신이 실수한 것은 아냐. 그건 올바른 추측으로 과거를 가정해 가는 방법의 한계인 거야. 실제로 그 과거에, 전혀 정상적이지 않은 요소가 들어간 순간, 추리도 추측도 전부 파탄나는 거니까." 방황해의 마술사는, 큭큭하고 웃었다. "그것은, 갑자기 운석이 떨어져 지구의 생태계가 전부 파멸해 버렸습니다, 같은 이야기라고." "……빅 5." 스승님의 중얼거림에, 지즈의 윤곽이 가볍게 끄덕인다. "과연 잘 알고 있군. 그래 그래, 지구의 생태계는 거의 전멸하는 것을 몇 번이나 되풀이하고 있지. 운석 같은 우주에서 날아온 것도 그중 하나다. 똑같이, 외우주에서 온 방문자가, 원주민들에게 신으로 취급받았다는 설은 당연히 알고 있겠지? 심각한 엉터리 가설로서겠지만." "…………" "하지만, 엉터리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는 없어. 그렇지?" (……증명은, 할 수 없어) 그것은, 그렇다. 우리들은, 그런 실례를 몇 번이고 알아 버렸다. 예를 들어, 해저에 또 다른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있었다는 것도, 저 아서 왕이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소녀였다는 것도, 제대로 된 역사가가 듣는다면 일축하고 끝날 것이다. 그래도, 마술 세계의 진실로서는 성립한다. "그러니까, 다른 신들을 물었던 방법만으로는, 오케아노스는 통달(統御)할 수 없어. 실제, 당신도 이 신의 이름을 바로 묻지 않았던 것은, 그런 위화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떠올렸다는 듯, 지즈가 덧붙인다. "일단 말해두자면. 일본의 사건만은 좋지 않았다. 우리 바보 제자가 붙잡힌 탓에, 그 출처가 상당히 새어나갔지. 경우에 따라서는 당신이 눈치챌 수도 있어, 라고 허둥댔다고." "아……" 떠올랐다. 확실히, 펨의 선연(카사) 이전에서, 두 번만 지즈가 모습을 드러냈던 적이 있었다. 한 번은 싱가포르에서, 가면을 쓰고, 우리들을 에르고의 곁으로 유도했다. 한 번은 일본에서, 에르고와 뤄롱의 싸움 직후. 확실히, 그때의 뤄롱은 단순한 신이나 용과는 동떨어진 힘을 휘두르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가장 끝에서 주춧돌 되는 꿈의 탑(롱고미니아드 뮤토스)〉에 의해 봉인되었지만, 모든 것을 분자로 분해했던 와중진동(渦重振動) 등, 신이나 용의 권능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위화감도 품고 있었다. 그것이, 예를 들어 우주선의 기능이나 병기였다고 한다면? (……그런 거)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나도 엉망진창이다. 마술사가 관련된 사건은 언제나 그렇다고는 하지만, 어처구니없음에도 정도가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7 낮게, 소리가 났다. 위장이 뒤집히는 듯한, 기묘한 소리였다. 있을 수 없는 일로, 바다 파도가 뒤집혔다. 뒤집어진 너머는, 몇천 년 동안이나 방치되어 있던 듯한 바위 덩어리였다. 세계가, 변해 간다. 거칠었던 바다는, 일체의 생물을 찾아볼 수 없는, 우주 공간과도 같은 암흑으로 변모한다.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의 주위만 아직 바다인 채이지만, 그것도 서서히 암흑으로 대체되어 간다. "지즈의 고유결계의 단계가, 나아갔다." 스승님이, 신음하듯이 말한다. 에르고의 신의 물음을 역이용한 것으로, 고유결계・유성체는 더욱 진화해 버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8 "지즈의 고유결계의 단계가, 나아갔다." 스승님이, 신음하듯이 말한다. 에르고의 신의 물음을 역이용한 것으로, 고유결계・유성체는 더욱 진화해 버렸다. 제7마성의 골렘조차, 그 암흑에 붙잡혀, 움직임이 완만해지고 있다. 그 이유를 깨닫고, 반 펨이 한숨을 내쉰다. "……과연, 그런 고유결계인가. 정지? 아니, 정체인가." "다른 행성(별)에는 다른 특성(룰)이 있는 것은 당연하잖아? 내 새로운 행성(별)에서는, 그런 졸속은 허락하지 않아.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는 낭비 따위는 있을 수 없어. 뭐, 선연(카사)에서 이겼다면,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됐겠지만." 지즈의 표정도 또한, 평소와 다른 긴장을 드리우고 있었다. 고유결계의 완성에 대해, 이 마술사는 섬세한 작업이라고 했었다. 스승님이 간파했던 것처럼, 겜블에서 이기는 것 자체가 신명 재판(오딜)으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었을 테니, 이기지 못한 채로 술식을 완성시키려고 하는 행위는, 강의 흐름을 역전시키는 것과 같은 어려움을 품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9 (──아, 신명 재판(오딜)이라는 건) 불현듯, 생각했다. 확실히, 이것은 신명 재판(오딜)이다. 에르고의 신을 밝히고, 새로운 행성(별)을 만들어낸다는 마술 의식・신명 재판(오딜). 알고 보니 아무런 속임수도 없는, 순리 대로의 발상이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가 듣지 않는다. 에르고의 신의 물음조차 실패로 끝나 버렸다. 반 펨에게는 제7마성 쿠폴라 이외에도 골렘이 있었을 테지만, 아마 마성으로서 현현시킬 수 있는 것은 한 개체가 한도일 것이다. 다른 마성으로 교체한다고 해도, 그러한 틈을 주면, 이번에야말로 지즈를 막을 수 없게 된다. 새까만 절망에 의식이 붙잡힌 타이밍으로, 다시 빛의 검사들이 덤벼들었다. 간신히, 튕겨낸다. 하지만, 움직임이 활기를 잃고 있다는 것은 자신도 알았다. 빛의 검사를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이제 5분은 버티지 못할 것이다. 이쪽에는 체력 문제가 있는 이상, 머지않아 밀어붙여질 것이 눈에 보인다. 시야가, 조금씩 검게 물들어 가는 것 같았다. 몸보다 먼저, 마음이 찌그러져 있다. 이런 상대와 맞서 싸울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약한 소리를 하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마음을 고무할 수가 없다. "슬슬, 가까워져 왔나." 라고, 지즈가 중얼거리고, 새롭게 손을 휘둘렀다. (──추가의, 분신?!) 하지만, 이쪽으로 내려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분신은, 머리 위를 지나갔다. 새로운 빛의 분신은, 갑판의 더욱 뒤쪽 부위로 내려갔다. "아, 이 녀석들!" "들켰군요!" 빛의 분신이 떨어진 곳에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린 씨! 루비아 씨!" 달려가려고 했던 두 사람이, 그 분신에 가로막힌 것이다. 즉, 반격이 봉쇄되었다는 것. 두 사람이 원호하려고 준비했던 것조차, 상대는 꿰뚫어 보고 있었다. 혹시, 사태를 해결할 실마리가 될지도 모른다──그런 사소한 희망마저 예상하고, 먼저 배제할 정도의 여유마저 있다. (……마치, 패가 달라) 아무리 스승님이 고전해도, 선연(카사)에서는 어느 정도의 평등성이 담보되어 있었다. 마술 회로에 의한 환전 같은 비기가 있더라도, 주어진 코인은 같았고, 역전의 기회도 준비되어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지즈가 갖춘 패에는, 이천과 수백 년의 두께가 있다. 반 펨의 제7마성에 대항하고, 우리들의 저항을 물리칠 정도의, 압도적인 자원(리소스)이 있다. 새로운 행성(별)을 만든다는 말도 안 되는 말을 밀어붙일 정도의 저력이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0 게다가, "……찾았다." 라고, 지즈가 다시 속삭였던 것이다. (────읏) 숨이 막혔다. 그 의미를 알았기 때문이다. 또 한 명, 이 배에는 있다. 자신을 돕기 위해, 미끼가 되어 주었던 상대. 에미야 시로가. "거기다……!" 고유결계・유성체의 분신이, 갑판의 뒤쪽으로 날아간다. 빛의 검사의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으면서 그쪽을 올려다봤을 때, 다른 이변이 일어났다.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의 주위──고유결계・유성체의 침식을 아직 받지 않은 해면에서, 차례차례 수수께끼의 물체가 사출되었던 것이다. 해면에서 차례차례 날아오른 것은, 금속제 물체였다. 가볍게 수십 개는 될 듯한, 하늘을 나는 원통형 비행체들. "──드론?!" 라고, 스승님이 말했다. 자신도 이 시점에서는 몰랐지만, 모나코 항구에서 시로 일행을 요격했던 것과 같은 타입의 드론들이었다. 그 드론이, 이번에는 지즈의 분신을 향해 송곳니를 드러낸 것이다. 총격이, 빛의 검사들의 발밑에 가해진다. 그것으로, 분신들의 움직임도 멈췄다. 거의 마력만으로 구축되어 있는 빛의 검사들이 주저했다는 것은, 어떤 신비에 의해 단련된 탄환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드론들의 뒤에, 그들이 있었다. "……쥬스트." 자신을 쐈던, 떠돌이 연금술사였다. 헬멧을 쓰고, 사지 일부를 회전톱(체인소)으로 치환한 채였다. 그 등에는, 에미야 시로가 쓰러져 있었다. "으응~응?" 반대로, 지즈는 자신의 분신이 저지당한 것보다도, 다른 것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었다. "무슨 일이지, 저것?" 이상하다는 듯이, 중얼거린다. "저격당했을 때는, 뭐 그런 일도 있다고 생각했어. 충분한 거리가 있었으니까." 기원탄에 의해, 지즈가 살해당했을 때의 일일 것이다. 실제로는 지즈 본래의 육체는 이미 죽어 있었고, 미완성의 고유결계의 술식이 정지한 것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그 유체가 드러났을 뿐이었지만, 생각해보면, 저 방황해의 마술사가 그렇게 쉽게 틈을 보일까? "그때와 달리, 지금, 내 인식 범위는 고유결계의 성장에 따라,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 전체까지 확대되어 있다. 이 상태에서, 어떻게 해서 너를 간과할 수 있다는 거지?" 잠시 후, 무언가의 가설에 도달했는지, 이렇게 말했다. "……너, 설마, 그런 건가?" 떠돌이 연금술사 쥬스트도, 몹시 혼란한 듯이 자신의 헬멧을 누르면서, 헛소리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지즈와, 엘멜로이 2세……마스터 에미야 키리츠구를……죽인 건……" (중략) "도대체, 어떻게…… 아니." 스승님의 중얼거림과 함께, 분신 하나가 움직였다. 빛의 검사 하나가, 드론의 맹공을 뚫고, 쥬스트에게 육박한 것이다. 회전톱(체인소)이 그에 응했다. 아틀라스 원의 미래 예측에 의해 지탱받는 회전톱(체인소)이 빛의 검사를 베고, 동시에 빛의 검도 쥬스트의 헬멧을 찢었다. 찢어진 부위에서 파괴의 마력이 침투했는지, 곧바로 헬멧에 금이 갔다. 거미줄처럼, 그것은 헬멧 전체의 절반 정도까지 퍼져서, 이윽고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쥬스트의 발밑으로 떨어졌다. 노출된 부분에서, 회색 늑대와 같은 머리카락이 쏟아져 나왔던 것이다. 쥬스트 자신의 얼굴의, 오른쪽 반면이 보였다. "에……?" 자신은, 숨을 삼킨다. 모르는 얼굴이었다. 그런데도, 그 모습에는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 그것은……. "이시리드……씨……?" 방금, 암시를 재설정한 모나코 지부장에게, 확실한 연결을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머리카락이나 눈빛은── "아아, 그랬겠지. 그렇다면 나에게 들키지 않겠지. 내 경계 술식은, 내 혈족과 그 이외를 나누도록 설정해뒀으니까." 지즈의 목소리가, 희열의 색을 담고 있었다. "너는, 이시리드의 아들──내 자손인가!" 지즈의 말에, 이시리드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1 그때였다. 또 하나, 그쪽을 향해, 인영이 튀어나왔던 것이다. 이시리드였다. 어느샌가 의식을 되찾았던 것 같다. 스승님의 설에 따르면, 이시리드와 떠돌이 연금술사 쥬스트는, 지즈 살해의 공범이라는 것이었지만……. 과연 달리면서, 쥬스트를 향해 인상을 맺은 손을 들어올려, 외쳤다. "──Changer les fondements(설정 조정)! " 주문이었다. 그 말에 경직한 쥬스트에게, 이어서 이시리드가 말했다. "에미야 키리츠구를 죽인 원수는, 방황해의 마술사, 지즈다! 지즈를 죽여라!""뭐──!" 그 말에, 스승님이 돌아본다. "미스터 모건 파르스…… 당신은, 단순히, 저 떠돌이 연금술사에게 살인을 의뢰한 것이 아니라, 암시의 마술을 걸었던……?!" 그래서, 스승님을 노린 건가? 하지만, 암시는 극히 초보적인 마술일 것이다. 아틀라스 원의 계보를 잇는 연금술사라면, 시계탑의 마술사에 비하면 내성은 낮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쉽게 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술자와 피술자 사이에 몹시 실력 차이가 있다거나, 몹시 장기간 꼼꼼히 계속 걸거나 하는, 상당한 특수 조건을 클리어하지 않는 한 통하지 않는다, 라고 시계탑 강사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2 "선조회귀다(先祖返り)." 내뱉고, 떠돌이 연금술사에게서 시선을 돌린다. "아들의──쥬스트의 마술 회로는, 현대의 마술에 적합하지 않았어. 너무 낡았거든." 예를 들어 사도가 된 반 펨의 마술 회로가, 인간의 마술 기반에 적응할 수 없게 된 것과 같은, 그런 사례가 일어났을 것이다. "그래서, 아들의 일은 공표하지 않고, 비밀리에 연금술사로 만들었다. 아틀라스 원의 흐름을 잇는 연금술이라면 마술 회로의 수와는 관계가 없다. 다행히, 모나코 지부는 다른 마술 협회를 받아들이는 장소라서 말이지.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어." (그래서……) 갑자기, 납득이 갔다. 어째서, 이시리드가 살해를 계획할 정도로 지즈를 증오했는지.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무시당했기 때문이라는 것도, 물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증오심을 분출시키는 토대가 되었던 것은, 그의 아들의 존재가 아니었을까. 자손이 제대로 된 마술 회로를 가지고 있지 않다니, 오랜 역사를 이어온 마술사의 가문일수록, 치명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건이다. 자신에게는 그런 가치관이 없지만, 시계탑에 그럭저럭 있는 결과로서, 그러한 가치관이 존재한다는 것만은 알았다. 그리고, 그 원인이 되었던 선조가, 눈앞에 나타나,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을 무시해 버린다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3 "하지만, 지금만은 감사하겠어! 잘, 이 타이밍에 왔어!" 이시리드가, 공중에 떠 있는 지즈를 향해, 손가락을 겨눈다. "자! 지즈를 죽여라! 너라면──" 마지막까지, 이시리드는 말할 수 없었다. 갑자기, 그 어깨에 붉은 꽃이 피었던 것이다. "아아아아아!" 상처를 움켜쥐고, 마술사가 발버둥 친다. 드론 한 대의 총격이, 이시리드를 꿰뚫었던 것이다. "아버지는……틀렸어……" 쥬스트가 말한다. 고개를 숙인 채로, 그 어깨가 떨리고 있었다. (암시가……풀렸나……?) 아무리 교묘하게 걸었던 암시라도, 극한 아래 상황에는 약하다. 무너져 내린 곳에, 암시를 재설정하거나 한다면 더욱 그렇다. 이시리드도 그 정도는 충분히 알고 있었겠지만, 수단을 가리고 있을 때가 아니었던 것이겠지. 시선을 내린 채로, 쥬스트는 중얼거렸다. "이 고유결계를 보면 알 수 있어……이 방법은……최종적인 결론이다……좀 더 세계에 생명 그 자체가 적다면 경쟁은 일어나지 않아……다툼은 일어나지 않아……" (──그건) 쥬스트의 중얼거림에, 자신의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지즈가……옳아……" 라고, 떠돌이 연금술사는 단언했던 것이다. "거시적인 정의에서 본다면, 이 행성의 생명체야말로 잘못되어 있다. 너무 만연하고 있어. 너무 번성하고 있어. 처음부터, 생명의 모습을 어찌할 수 없이 잘못 이해해 버리고 있어. 그렇다면, 조금의 희생을 치르더라도, 다음으로 더욱 잘못하지 않을 아이들에게 맡기는 쪽이, 훨씬 정의에 부합하겠지. 모나코 일대를 날려버리든, 신을 먹은 자를 소비하든, 새로운 행성(별)을 만드는 거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 에미야 키리츠구도, 이런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 틀림없어……" 이 떠돌이 연금술사가, 에미야 키리츠구에 경도되어 있다는 것은 들었다. 암시가 풀려도, 그것 자체는 변하지 않았던 건가. 가뜩이나 절망적인데, 여기에 와서, 떠돌이 연금술사의 암살자마저 적으로──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4 "응, 후, 후. 드디어 아군을 얻었군. 이거 든든하군. 어쨌든 한 번은 나를 죽였던 상대니까." 지즈의 웃음소리는, 정말로 기분 좋게 들렸다. "그럼, 장애물을 제거해 볼까." 마술사의 아름다운 손가락이 움직인다. 빛의 검사 하나가, 쥬스트의 옆을 빠져서, 에미야 시로에게 검을 휘둘러 떨어뜨린다. 너무나도 쉽게, 그 목이 잘려, 하늘을 맴돌았다. "──응?" 하늘을 맴돌았던 목이, 털썩 하고 떠돌이 연금술사의 발밑에 떨어진다. 빛의 검사의 목이. 잘라낸 회전톱(체인소)을, 옆으로 고정한 채로, 쥬스트는 아직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당신은 내가 옳다고 말했어야 했을 텐데……" "…………" 몇 초 침묵하고 나서, 쥬스트는 입을 열었다. "말했지. 당신이 옳아. 잘못되어 있는 것은 이 녀석들이야……. 그런 건 계산할 필요도 없어." "그럼, 왜지? 이제 와서 암시가 되돌아온 것도 아니겠지?" 힐끗, 쥬스트가 쓰러진 젊은이에게 시선을 주었다. 에미야 시로. 모두가 움직임을 멈추고 있었다. 암흑에 사로잡힌 제7마성은 물론이고, 자신도, 스승님도, 린도, 루비아도, 유성체의 분신들조차 정지해 있었다. 천천히, 쥬스트가 걸어온다. 이쪽 바로 옆에 섰다. "방황해의 지즈. 당신에게 확인하고 싶어.──꽃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나." 라고, 쥬스트가 말했다. 헉, 하고 그 대사에 얼굴을 들어 버렸다. 그것은, 스승님과 지즈가 아까 주고받았던 문답과 같았기 때문이다. 떠돌이 연금술사의 표정은, 어딘가 침통한 색채를 띠고 있었다. 자신의 학문이 어딘가에서 결정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논문을 발표해야만 하는 철학자와도 같았다. "아니. 꽃은 생물을 끌어들이는것으로 서로 영토를 빼앗기 때문에." "온통 초록빛인 대지에, 마음을 빼앗기는가." "아니. 그건 지금 말한 결과다. 서로 영토를 빼앗고, 간신히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뿐. 애초에 생명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그것만으로도 기분 나쁘잖아." "머나먼 여행을 하고 싶다는 꿈을,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 그것이야말로, 우리들의 잘못된 방향성의 가장 큰 것이다. 지금 있는 장소에서 만족하면 됐을 텐데, 보이는 한계를 어디까지나 정복하고, 모든 자원을 낭비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어. 생명이란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잔혹한 거야. 꽃도 풀도 짐승도 사람도, 모두 똑같이 쓰레기(糞ったれ)다." "……그러니까, 우리는 구원받을 수 없어. 인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대체로 지성체는 구원받을 수 없어. 우리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을 잘못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야." 그 말은, 자신의 가슴에 깊게 박혔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을, 잘못 생각하고 있다. 확실히, 치명적이다. 거기서 벗어나 버렸다면, 아무리 노력을 거듭하더라도, 정답에는 도달할 수 없다.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방향성 자체가, 어떻게 해도 정답과 겹쳐지지 않는다. 아무리 뛰어난 학생이라고 해도, 문제가 틀렸다면, 정답에 닿을 수 없다. "그렇지. 우리는 잘못돼 버렸어." 빛의 윤곽에 홀릴 정도의 미모가, 암흑을 향했다. "우리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해야 할 것은, 빛조차 닿지 않는 암흑이다."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이 떠 있는 바다조차, 지즈로부터 침식해 가는 고유결계에 의해, 깔아 뭉개져 간다. "우리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해야 할 것은, 움직이는 것조차 없는 허공이다." 지즈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모든 열기를 빼앗긴 우주 공간. 만약, 그런 것을 모두가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분명 세상에서 전쟁 따위는 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렇게 되지 않았다." 지즈의 말에는, 절실한 감정이 섞여 있었다. 예를 들면, 그것은 기도와 비슷했다. 100년이나 닫혀진 교회에서, 단 한 사람, 주님의 침묵에 계속해서 분노하고 있는 신부와 같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5 "──살아 있기 때문에." 툭 하고 중얼거려 버린 것은, 자신이었다. 의외라는 듯이 지즈가 눈을 크게 뜨고, 돌아보았던 쥬스트가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쓴웃음이었을지도 모른다. "미안하네. 쏴서." (──에) 그것은, 이쪽을 향한 말이었을까? 확인할 수도 없는 채, 쥬스트는 다시 지즈를 올려다보았다. "당신은 옳아. 완벽하다. 완성된 수식처럼." "오오." 지즈의 얼굴에 희열이 퍼진다. 그 고유결계의 성질에 사로잡혔는지, 이제 제7마성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무슨 저항을 하려고 해도, 이쪽을 둘러싸고 있는 빛의 검사들이 방해한다. 이미, 상황은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모든 것이 결착난다. 끝나 버린다. "하지만." 라고, 쥬스트가 덧붙였다. "잘못되었기 때문에, 나는 구원받았어." "호오?" 한 걸음. 쥬스트가, 앞으로 나아간다. "당신의 올바름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것을 다루기만 하는, 탁상공론이야. 그러니까 올바르다. 그러니까 아름답다. 그러니까, 살아있는 것을 구할 수 없어." 지즈는, 몹시 시시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구원받고 싶어진 건가, 내 자손은." "이야기의 뒷부분을, 듣고 싶어졌던 거야." 라고, 쥬스트는 대답했다. "성배전쟁에 대해서는 많이 조사했어. 단 한 사람 동경했던 에미야 키리츠구의 죽음의 원인이 되었던 사건이었으니까. 그 아들인 에미야 시로에 대해서도 전부 조사했어. 에미야 키리츠구를 타락시키고 죽였던 것이 그라고, 나는 결론지었었어. ──하지만, 그것은 사실일지라도, 진실과는 달랐을지도 몰라." 떠돌이 연금술사가, 똑바로 방황해의 마술사를 바라보고 있다. 역시, 닮은 두 사람이었다. 지즈의 미모와 같은 완벽함은 없어도, 그 모습은 틀림없이 원천이 같은 것이었다. "진실이라고?" "아까, 저 여자가 말했어. 살아 있기 때문에, 라고." 갑자기, 이쪽의 이야기를 꺼내서 자신은 눈을 깜빡여 버렸다. "소, 제는──그──" "──진실은, 살아있는 사람 수만큼 있으니까." 옆의 스승님이, 입을 열었다. 쥬스트는, 한숨과 함께 끄덕였다. "그런 것도, 나는 몰랐어. 에미야 시로가 저런 인간이라는 사실은, 싫을 정도로 모아 놨었는데도, 에미야시로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진실을 알지 못했다. 정의(쥬스트)라고 자칭하고 있었는데, 에미야 시로에게 있어서의 정의의 아군이 어떤 것인지, 그런 것도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어. 아무리 사실로서의 정의의 아군이,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이상이라고 해도, 각각의 인간이 가진 진실은 다를 텐데." 뒤에서, 픽, 하고 기색이 움직였던 것 같았다. 물론, 지즈가 놓칠 리가 없었다. 곧바로 유성체의 분신이 움직였다. 빛의 검사가 이번에야말로 에미야 시로에게 마무리 지으려고 하고, 빙 돌아온 드론이 맞이한다. "쥬스트──!" 지즈의 말과 함께, 쥬스트는 외쳤다. "일어나라, 에미야 시로!" 그것은, 고무하는 목소리였다. 그것은, 질타하는 목소리였다. 그것은, 현실을 알고 줄곧 무언가를 포기하고 있었던 것이──그래도 여전히, 그런 체념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발하는, 고함 소리였다.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데! 당신은, 에미야 키리츠구와 약속했잖아!" 있을 수 없다. 피투성이 에미야 시로가, 일어나 있었다. 제대로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이런, 힘을 가진 속삭임(주문)이었다. "──I am the bone of my sword(몸은 검으로 되어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6 에미야 시로는, 듣고 있었다. 고유결계・유성체를 확립하려는 방황해의 마술사와, 쥬스트가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나코 일대를 날려버리든, 신을 먹은 자를 소비하든, 새로운 행성(별)을 만든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에미야 키리츠구도, 이런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 틀림없어……』그럴지도 모른다. 새로운 행성(별)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지나치게 거창한 마술은, 그의 지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다만 거기에 담긴 신념은 이해할 수 있다. 시작의 충동이 결코 추한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판단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부를 구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방황해의 마술사가 말하는 것처럼, 이 행성(별)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는 대답은, 과연, 그것은 옳겠지. 흠잡을 데가 없다. 어딘가의 신부의 말투 같아서, 짜증은 나지만, 이치도 근거도 있다. (…………) 몸은 완전히 마비된 채. 기분 나쁠 정도로 쏟아진 피와, 내장과 구별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찌릿, 하고 뱃속 밑바닥에 불이 켜진다. 불티(火花)보다는 나은 정도의, 작고 작은 불. 그 불이 있는 한, 이 의식을 놓을 수 없다. 온몸의 신경이 바늘에 찔린 듯이 아파도, 그 아픔을 이유로 삼을 수는 없다. ──『생명이란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잔혹하다.』 ──『꽃도 풀도 짐승도 사람도, 모두 똑같이 쓰레기다.』 언젠가, 누군가가 비웃었던 것 같다. 온 세상의 인간이 웃고 있는 듯한, 고소를 떠올린다. 인간이란 희생이 없이는 삶을 구가할 수 없는 짐승의 이름, 이라고. 그것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손이, 움직인다. 이미 기능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안구의 망막이, 천천히 상을 맺는다. 당연히, 회복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악화했을지도 모른다. 원래라면 연명에 사용되어야 할 에너지를 돌렸을 뿐. 그런 상태로 무리를 하면, 아무리 마술이라도 따라올 수 없다. 예전의 전투로 인한 후유증은 아직 남아 있고, 꽤 자주 그를 괴롭히고 있다. 그니까, 뭐냐. 그런 분별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분명 이 몸은, 성배전쟁에 발을 들여놓지도 않았을 것이다. "일어나라, 에미야 시로!" 이번에야말로, 확실히 목소리가 닿았다. 고막에서 달팽이 신경을 거쳐 뇌로 전해지고, 그 신호를 해석한 뇌에서 보낸 전격이, 약해져 있던 심장을 두드렸다.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데! 당신은, 에미야 키리츠구와 약속했잖아!" 어색하게 움직인 손이, 상반신을 일으키게 한다. 미지근한 핏속에서 끌듯이 무릎을 꿇고, 살을 으스러뜨리는 듯 몸을 일으킨다. 그야, 그렇겠지. 키리츠구(할아버지)와 약속했다고, 말했으니까. 정의(쥬스트)라는 이름을 등에 짊어져 버린 녀석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리고. 주문을, 중얼거린다. 자신을 변혁시키기 위한, 단순한 암시. 처음부터, 에미야 시로의 안쪽에 준비되어 있었던 말. "──I am the bone of my sword(몸은 검으로 되어 있다)." 마술 회로에, 열이 들어갔다. 줄곧 사용하지 않았던 화로에 불이 붙은 것처럼, 그것은 순식간에 심장에서 전신으로 퍼져 나간다. "Steel is my body, and fire is my blood(피는 철이며 마음은 유리)." 신경과 융합된 그의 특수한 마술 회로는, 그의 내면 전부를 다시 칠해 간다. 원래라면, 에미야 시로의 마력으로는 쓸 수 없는 마술이다. 그것을 보충하고 있는 것은, 토오사카 린에게서 받은 보석이었다. 그녀와 시로의 피를 각각 주입하여, 꼬박 1년 동안, 끊임없이 마력을 불어넣은 보석. 품에서 꺼낸 보석은, 순식간에 금이 가고, 먼지가 되어 버린다. "에미야 군──!" 멀리서,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토오사카. 드물게, 그렇게 사람을 부르고. 보석에 관한 일이라면, 나중에 사과할 테니까. 루비아 씨 쪽의 아르바이트비로 몇 달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꼭 갚을 테니까 기다려 줘. "I have created over a thousand blades(수많은 전장을 넘어서도 불패). "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7 "I have created over a thousand blades(수많은 전장을 넘어 불패)." 이상한 주문이었다. 자신에게 작용하는 자기 암시의 영창은, 성질상의 필연으로 시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에미야 시로가 속삭이는 그것은, 어딘가 멀리 여행을 떠나 버린 누군가에게 바치는 듯했다. 그것과 동시에, 지즈의 분신이 일제히, 에미야 시로를 향해 달려왔다. "그레이!" "네!" 스승님의 말에 따라서, 자신이 끼어든다. 그에 맞춰서, 쥬스트가 조종하는 드론도 움직였다. 아틀라스 원의 연금술사 특유의 연산 능력을 이용한 것이겠지. 그 진형이 이쪽과 연동하는 것으로, 효율적으로 빛의 검사들의 루트를 봉쇄해 간다. 저쪽에서는, 린과 루비아도 그것에 가담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8 플랫의 말과 함께, 또 주문이 들렸다. "I have no regrets. This is the only path(그렇다면, 내 생애에 의미는 필요치 않으니),." 에미야 시로의 영창이 끝을 향해, 나아간다. 이론상, 10절을 넘는 주문은, 그 이상 마술의 심도를 높일 수 없어야 한다. 즉, 지금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은 심도가 아니라 정도(精度). 에미야 시로라는 마술의 윤곽을, 한계까지 단련하고, 연마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검을 단련하듯이. 예를 들어, 검을 연마하듯이. (가라──) 문득, 바라고 있었다. 후회 없이, 단 하나의 그 길을 가라고. "가라──!" 그리고, 에미야 시로의 주문이 완성된다. "My whole life was(이 몸은)" "“unlimited blade works(무한의 검으로 이루어져 있다)” " 불꽃이 달린다. 불타오르는 불은 벽이 되어 경계를 만들고, 세계를 일변시킨다. 세계가, 뒤집힌다. 피부가 벗겨지는 것처럼, 정착하려던 지즈라는 고유결계의 암흑을, 에미야 시로의 마술이 찢어 간다. 붙잡혀 있던 에르고가, 해방된다. 하늘이, 바다가, 암흑이, 모든 것이 에미야 시로를 중심으로 다시 그려진다. 대신 나타나는 것은, 술자의 내면. 지성의 내면. 사상의 내면. 심상풍경의 구현. 최대의 금주라고 불렸던 그 증명에, 질서여, 섭리여, 그대 또한 무릎 꿇어라. "……아아." 저주에서 해방되면서, 에르고는 한숨을 쉬었다. 황량한 세계. 생물이 없는, 검만이 잠든 묘지. 지즈의 암흑과 어딘가 닮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세계. 무수한 검이, 그 황야에 꽂혀 있다. 마검이라고 불리는 검이 있었다. 성검으로 이름 높은 검이 있었다. 혹은 요도, 혹은 신검, 패검, 왕검 등으로 불리는, 엄청나게 많은 검들이, 그 황야에는 존재했다. (분명, 무엇이든 있을 거야……) 라고, 새로운 세계에 추락하면서, 에르고는 생각한다. 수많은 성배전쟁의 가능성을 알고 있는 자로서, 그렇게 생각해 버린다. 에미야 시로란 그런 이능자였다. 직시한 것만으로 검을 복제하는 이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는 검 따위는 없다. 에미야 시로가 보여주었던 희귀한 투영은, 모두 이 세계에서 유출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생애를 검으로서 살았던 자가 손에 넣은, 단 하나의 확실한 대답── 그리하여, 그 세계의 이름을 이렇게 부른다. 고유결계・무한의 검제(언리미티드 블레이드 워크스). "맡겨두라고, 할아버지(爺さん)." 라고, 붉은 머리의 마술사는 중얼거렸다. 이미 닿을 수 없는 이상향. 달 아래, 고향의 툇마루에서 주고받았던 말을, 다시 한번만 확인하듯이. "할아버지의 꿈은──내가, 분명히 실현시켜 줄 테니까." 검의 나라의 중심에서, 에미야 시로는 그 맹세를 허공에 새겼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9 가장 먼저, 옆의 비틀어진 검을, 시로는 손에 들었다. 적원렵견(흐룬팅)라고 불리는 마검이었다. 노린 것을 결코 놓치지 않는, 추적의 신비가 담겨있는 그 검을 손에 들고, 시로는 유성체의 분신들을 1초 동안 바라보고──검을 땅에 내리쳐, 부숴뜨린 것이다. 물론, 마검이 이렇게 쉽게 부서질 리는 없다. 이것은 『부서진 환상(브로큰 판타즘)』이라는 현상의 아종. 원래라면, 엄청난 파멸이 대지를 뒤덮을 곳을, 이 국면에서는 적원렵견(흐룬팅)에 숨겨진 기능과 모습만이, 꽂힌 수많은 검에 부여・전파되어 갔다. 그러자 왕의 지령을 받은 것처럼, 검의 무리는 스스로 떠올랐던 것이다. 각각 아름다운 궤적을 남기고, 유성체의 분신들을 향해 돌진한다. 검과 빛의 인간형은, 수십, 수백 번이나 격돌했다. 격돌할 때마다, 엄청난 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진실로 전쟁이었다. 그리고, 신화였다. 새로운 행성(별)의 분신에 필적하는 마검, 이름난 성검을 능가하는 빛의 분신, 대체 어느 쪽을 칭찬해야 할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0 "에르고……" 고유결계에 따른 재배치 현상으로, 시로의 위치는 우리들과 바뀌어 있다. 시로와 지즈가 최전선. 우리들은 그 후방에서, 방금 해방된, 붉은 머리의 젊은이를 둘러싸고 있었다. "에르고──!" 다시 한번, 청년을 깨운다. 천천히, 청년이 눈꺼풀을 열었다. "누나……" "다행이다, 에르고……" 눈물이 글썽해진 자신에게 미소 짓고, 에르고는 곧 스승님에게 시선을 향했다. "선생님…… 앞으로, 한 수, 입니다." 라고, 도전하듯이, 스승님을 불렀던 것이다. "이대로라면, 시로 씨는, 이길 수 없습니다." "……아아." 스승님의 긍정에, 자신은 맹렬하게 돌아보았다. "지즈의 고유결계에 대해, 또 다른 고유결계를 부딪히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명답으로 보이지만, 강도가 부족하다. 현재, 고유결계끼리 대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단순히 에르고와 분리되어, 지즈의 고유결계・유성체가 퇴조했기 때문이다. 이런 균형이 유지되는 것은, 극히 짧은 시간일 뿐이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1 "그러니까." 라고, 에르고가 말했다. 애절할 정도의, 미칠 듯할 정도의, 필사적인 모습으로, 바랐다. "저에게, 다시 한번 물어 주세요." "…………" 그 말에, 스승님이 숨을 멈췄다. 그리고, 청년은 또 다른 클래스메이트를 불렀다. "플랫, 도와줄래?" "물론!" 플랫이, 이마에 손을 올리고, 경례한다. "알았다. 하자. 그레이, 방어를 부탁한다." 스승님의 말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끄덕였다. "──달을 떠올려라, 에르고." 그 소리와 함께, 그가 눈을 감는다. 다행히, 지즈의 주의는, 지금 이쪽에서 벗어나 있는 듯했다. 에미야 시로의 고유결계에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이겠지. 더 이상 고유결계의 출력이 떨어지면, 다시 반 펨의 제7마성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검과 분신과 드론들이 격돌하는 전장도, 겉보기에는 정체된 듯이 보일 전장도, 모두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여기도, 라고 자신은 생각한다. 스승님과 에르고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는지, 뒤쪽의 린과 루비아가 적을 끌어들이려고 해 주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것에 안주하지 않고, 주위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어떠한 방해도 하지 않도록, 검이 꽂힌 황야에, 신경을 팽팽하게 당긴다. "그럼 간다, 에르고 군!" 플랫이, 에르고의 몸에 깃든 마술 각인으로부터, 동조를 위한 마력을 침투시킨다. 그 감각에 몸을 떨면서, 에르고가 입을 열었다. "플랫." "응, 왜?" "유산 동맹(렘넌트 오더)은, 좋은 이름이었어." "완벽하죠! 분명 셰로 군도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요! 아, 쥬스트 군도 동료로 넣어줘도 괜찮을지도?" 그랬었다. 누구나, 어쩔 수 없이 유산을 이어받고 있다. 이시리드가 이어받은 유산. 쥬스트가 이어받은 유산. 플랫이 이어받은 유산. 에미야 시로가 이어받은 유산. 그리고…… "……내가 이어받은 유산." "지금부터, 나는, 왕을 묻는다." 옆에서, 스승님이 불을 붙였다. "그 남자가 태어난 것은──기원전 323년, 바빌론에서의 일이다." 바빌론. 저 정복왕이 죽었던 땅. "정복왕 이스칸달의 급사로 인해, 대제국은 분열 직전이었지만, 필두 서기관 에우메네스와 천인대장 페르디카스의 노력으로, 왕비가 임신하고 있는 아이에게 맡기게 되었다. 즉, 뱃속의 아이가 남자라면, 대제국 전부를 넘겨주려고, 그런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매끄러운 강의는, 훨씬 전부터 준비했던 것 같았다. 아니, 실제, 그랬을 것이다. 저 왕에 얽힌 논문이나 역사서를, 스승님은 샅샅이 읽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이야기 정도라면, 언제든지 외울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태어난 것은 남자였다. 이 한순간만은 모든 우려가 사라지고, 신들이 다시 대제국에 미소 짓는 것처럼 생각되었겠지. 하지만, 안녕의 시간은 짧았다. 섭정이 된 페르디카스는 암살당하고, 이번에야말로 제국은 분열하여, 긴 후계자 디아도코이 전쟁으로 돌입해 버렸기 때문이다." 후계자 디아도코이 전쟁.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전우끼리 피로 피를 씻는, 싸움의 나날. "왕의 적자는, 이 전란 초반에 있어 확실히 왕권의 상징이었다. 그를 보호하는 자야말로 정통 제국의 섭정이라고, 여러 장군이 자처했지만, 때로는 병사하고, 때로는 전쟁에서 패배하여, 안정되지 못했다. 사실상, 거의 마지막 섭정이 된 것은, 그의 할머니──정복왕 이스칸달의 어머니인 올림피아스다." "할머니……" 멍하니, 에르고가 말한다. 끄덕이고, 스승님이 이어간다. "저 여걸은 과감하게 침략을 하고, 제국 중추인 마케도니아를 되찾았지만, 맹진격도 거기서 끝났다. 농성 끝에, 결국에는 패배하고, 왕의 적자는 이미 과거만큼 왕권을 인정받지 못한 채 유폐된다. 이것이 기원전 316년의 일. 그는 아직 7세. 즉, 의식이 생긴 시간의 대부분은, 유폐 시대였던 것이다." 이전에도, 비슷한 것을 스승님이나 주변 사람은 말했었다. 하지만, 그의 시점에서 말해지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스승님이, 묻는다. "세계에서도 으뜸가는 왕이라고 불리면서, 의식이 생기고부터, 줄곧 유폐되어 있는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그것은." 에르고의 눈썹이, 괴로운 듯이 찌푸려졌다. 분명, 에르고는 보고 있다. 지금, 스승님이 유도하고 있는 광경을, 그는 보고 있다. "플랫, 괜찮겠나?" "맡겨 주세요, 교수님!" 곧바로 마술식이 조립되어, 에르고의 마술 회로로 침입한다.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는, 사전에 들었다. 마술 해킹과 같은 요령이다. 불과 반나절 전, 플랫이 에르고에게 하려 했던, 신을 먹는 자의 술식 분석. 저번에는 부주의하게 술식 그 자체에 도전하려다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스승님이 지켜보며, 범위를 신중하게 제한하면서, 하고 있었다. 최면 암시와, 같은 방식이었다. 마술 그 자체는 보조이고, 에르고 내면에 새겨진 잔재를 부풀리는 방법. 기억이란, 반드시 뇌에만 새겨지는 것은 아니다. 이식된 내장에 기억이 깃든다는 도시 전설이 있지만, 지금 스승님과 플랫이 하고 있는 작업은 그것과 비슷했다. 즉, 마술 회로에 새겨진 기억의 파편을, 추출하려고 했던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2 "……돌벽이, 보입니다." 라고, 에르고는 중얼거렸다. "돌벽에, 상처가 보입니다. 매일 일어날 때마다 긁었던 상처. 수백은커녕, 수천이나 되어 버린 상처." "아마 2000개 정도 되겠지. 왕의 적자가 유폐되어 있었던 것은 6년에서 7년. 충분히 성장했을 터인 적자를 왕으로 앉혀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자, 드디어 그는, 어머니와 함께 독살당하게 되었다." "…………" 지즈의 말을, 떠올렸다. 이 행성의 생명은, 처음부터 방향성을 잘못 알고 있다고. 아름다운 것을 동경하기에, 이렇게나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는 거라고. 어떻게 반박할 수 있을까. 누구나 갈망하고, 누구나 열광했던, 위대한 정복왕. 그 아들에 대해서, 이런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아무도 막을 수 없었는데. "한 번, 일리아스를 읽었다. 아버지도 좋아했다고 들어서, 너무나 기뻤어." 청년이 웃는다. 지금보다, 훨씬 어린 미소였다. 아마, 7세 또는 8세. 유폐되어 버린 직후의 나이. "하지만, 한번에 전부 암기하니까, 모두가 무서워하며 빼앗겼어. 이후로는 책은커녕, 어떠한 문자에서도 멀어지게 되었지." 해저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도 들었던 이야기였다. 하지만, 본인의 입에서 들리는 그것은, 마치 다른 질감을 띠고 있었다. "……아아, 그래. 드디어, 하나, 과거의 기분을 떠올렸어." 라고, 에르고는 독백한다. 청년의 표정은, 몹시 맑았다. "그때도, 나는 고민하고 있었어. 정말로, 내가 저 사람의 아들인지. 세계의 절반을 손에 넣었던, 위대한 정복왕의 아들이라는 것은, 정말인 건지." 기억 포화 이전부터, 줄곧 그는 빼앗겨 왔었다. 아버지는 없었다. 제국은 빼앗겼다. 할머니도 빼앗겼다. 마침내는 왕의 아들이라는 것마저 빼앗기고, 서적조차 빼앗겼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어머니와 함께, 목숨을 빼앗겼다. (……그런 건) 신을 먹은 자의 기억 포화로부터, 처음 되찾은 본래의 기억이, 그런 것이었나. "줄곧 의심하고 있었어. 정복왕 이스칸달의 아들이라는 것을. 저 파라오를 이은, 새로운 파라오라는 것을. 다리오스 3세로부터 정복왕 이스칸달이 이은, 페르시아 제국의 왕중왕(샤한샤)이라는 것을."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개인의 어깨에 올려놓을 수 있는 칭호가 아니다. 세계사에서도 특필할 만한 대영웅인 정복왕 이스칸달이라면, 자신의 힘으로 하나하나 손에 넣은 왕관이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그랬다. 그렇지 않은 그를, 세계는 허락하지 않았다. 군주(로드)가 아닌 스승님을, 이제 시계탑이 허락하지 않는 것과, 어딘가 비슷한 것은 아닐까. "줄곧……무서웠고, 슬펐어." 라고, 그는 이어서 말한다. "내가 알렉산드로스 4세로서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가, 서로 죽이게 된 것이 아닐까 하고." (아……) 어린 소년의 가슴을 막았던 기분은, 그런 것이었나. 사람은, 이유를 찾는 것이다. 우주의 인과의 모든 일에선, 모든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알렉산드로스 4세가 자신의 중심으로 삼아 버렸던 이유는, 자책이었다. "수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싸울 때마다, 그 죽음만을 저는 전해 들었습니다." 에르고가, 말한다. "나는 마케도니아의 왕이니까, 파라오니까, 왕중왕(샤한샤)이니까, 그들의 죽음을 마주하지 않으면 안 돼. 아무것도 할 수 없어도, 책임만은 지지 않으면 안 돼. 분명, 누군가의 위에 선다는 것은 그런 거니까." 총명한 아이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총명함은, 결코 본인을 구원하지 못했다. 그를 중심으로, 무수한 인간이 싸우고 있었다. 아버지와 생사를 함께했을 전우들이 서로 증오하며, 친어머니와 할머니조차 거기에 가담하여, 살육했다. 뒷골목의 음모로, 피비린내 나는 전술로, 수만 명의 죽음이 계속되었다. 그런 가운데, 그가 규탄한 것은, 자기 자신의 자질이었던 건가. "좀 더 현명했으면 좋았을까? 좀 더 용감했으면 좋았을까? 좀 더 강하거나, 좀 더 말을 잘했으면, 인정해 줬을까? 아니면, 좀 더 거만하거나, 좀 더 비겁했더라면 좋았을까? 어느 하나라도 할 수 있었다면, 가장 끝의 바다(오케아노스)를 목표로, 아버지처럼 다시 한번 모두를 규합할 수 있었을까?" 줄곧, 고민하고 있었나. 갇혀버린 돌 감옥 속에서, 소년은 그저 자신의 무능함을 후회하고 있었던 건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3 스승님이, 입을 열었다. "달을, 떠올려라. 에르고." 한 박자 두고, 이어서 말한다. "거울 같은 달이다. 거기에는 자네가 비치고 있어. 고대에 독살당하기 직전의, 14살이었을 때의 자네다." "네." 자신도, 달을 상상했다. 거기에는, 좀 더 어렸을 때의 에르고가 비치고 있다. 갑자기, 공기가 무게를 늘린 것처럼 느껴졌다. 에미야 시로가 조종하는 검과, 유성체들의 격돌은 변함없이, 스승님과 에르고와 플랫 세 사람의 주위만, 장엄한 성당으로 변한 것처럼 생각되었다. "정당하다." 라고, 스승님은 말했다. 마술 의식의, 지도자처럼. "지금 자네의 고민은, 모두 정당하다." 왠지, 스승님도 몹시 괴로워 보였다. 에르고의 괴로움을, 스승님도 나누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만약, 을 부정하는 것은 누구라도 할 수 없다. 유능했다면, 혹은 비열했으면 잘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런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어. 그리고,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렇게 되지 않았던 것을, 우리는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돼." 하나씩, 풀어내듯이 말한다. "받아들일 수 있나." 라고, 질문했다. "자네가 아무런 실패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자네에게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고 해도, 여전히 죽은 자를 자네 책임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나." "…………" 곧바로, 에르고는 대답하지 않았다. "받아들일 수 있나, 왕이여." 다시, 스승님이 말한다. "자네의 친족의 죽음을, 자네 자신의 죽음을, 자네의 책임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나." (……그런 건)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겨우 14세──아니, 왕족으로서 지내던 시절이라면 겨우 7살이었던 아이가, 그런 것을 받아들여도 된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스승님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어째서, 그런 것은 쳐내라고, 말해주지 않는 건가. "……받아 들이겠습니다." 조용히, 에르고가 끄덕인다. 스승님도 또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라고, 이어 말했다. "그렇다면, 자네의 고민은 정당하다. 고민이 정당하기에, 자네는 왕으로서도 정당하다." 양복에서, 스승님이 세련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온 힘을 다해, 폐에 공기를 들이마시고, 당당하게 말했다. "정복왕 이스칸달, 최후이자 최신의 신하가, 여기에서 승인한다!" 상자 속 내용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저것은──) 알고 있다. 제4차 성배전쟁에서 사용되어, 스승님이 세계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진홍색 천. 정복왕 이스칸달의 성유물. "그대는 왕이시다. 아르게아스 왕가의 28대 왕 바실레우스이시다. 이집트 제32왕조의 3대 신왕 파라오이시다. 그리고. 저 페르시아 제국의 왕중왕(샤한샤)이시다!" 성유물을 내걸고, 스승님은 강하게 단언했다. "그리고, 자네의 이름은──" 그러니까, 역시, 그의 이름은── "──받아들이겠습니다." 라고, 에르고는 맹세했다. 줄곧 감고 있었던 눈꺼풀을, 뜬다. "──나는, 알렉산드로스 4세라고──!" 우웅, 하고 바람이 휘몰아쳤다. 붉은 머리의 젊은이를 중심으로, 마력의 소용돌이가 솟아올랐던 것이다. 젊은이의 내면에서 잠들어 있던 세 기둥의 신이, 하늘을 향해 포효하고 있는 것처럼도 생각되었다. 동시에, 젊은이의 품에서 무언가가 흘러나와, 떠올랐다. 가면이었다. "일본에서 말했었지. 가면이란, 변하고 싶어 하는 인간을 위해 있다고." 스승님이 중얼거린다. "거기에 에미야 시로가 손을 댄다, 는 때부터 알고 있었다. 자네의 변모는 거의 마지막 단계에 다가섰을 거라고." 가면의 형태는, 저절로 변형되었다. 하얗게 투명한 재질은 그대로, 길고 가는 관의 형태로. "이것은……" "유럽의 왕관은, 로마 제국 콘스탄티누스 1세에서 비롯되었지. 그리고, 그 원류는 페르시아의 천관(다이아뎀)이며, 한 설에 따르면 정복왕 이스칸달 사후, 천인대장 페르디카스가 그 천관을 가지고 돌아와, 자신이 후견하던 알렉산드로스 4세에게 계승시켰다고 한다." 스승님이, 하얀 관을 손에 들었다. 상냥하고, 공손하게, 에르고의 머리에 씌었던 것이다. 그러자, 관에 맞춰서, 에르고가 입고 있던 옷까지 변화하여, 젊은이의 등에는 맹렬하면서도 우아한 진홍색 망토가 휘날렸던 것이다. "선생님, 이건──" 콜록, 하고 스승님이 조금 부끄러운 듯 헛기침했다. "망토는 내가 주는 덤이다. 약간의 허세로, 전용 예장을 준비하고 있었지." 성유물의 작은 상자를 소중히 넣으면서, 스승님이 말한다. 그 속 내용물의 성유물과 망토가 같은 색을 하고 있다는 것을, 에르고는 깨달았을까. 도대체 언제부터, 그런 것을 준비하고 있었던 걸까. "잘 어울려.──네게, 어울린다." "……정말로, 어울리나요?" "당연하고말고." 스승님이 단언한다. "알겠나. 누가 딴지를 걸더라도, 내가 전부 받아쳐주지. 네야말로 그 녀석의 아들에게 어울린다고. 만약, 네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는 녀석이 있다면, 설령 그게 그 녀석 자신이라고 해도, 이 내가 날려 버려주겠어!" 쥐었던 주먹은 약하고, 저기 있는 학생이라도 쓰러뜨릴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분명, 지금 살아있는 중에서, 이 사람보다 적임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에르고도 눈물을 닦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4 "자, 다녀와라." "네!" 몸을 돌린다. 놀라울 정도의 속도로, 에르고가 검의 황야를, 똑바로 지즈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지쳤다아……" 플랫이, 털썩 하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에게 있어서도, 신경을 깎아내리는 작업이었겠지. 자신은 그것을 보면서, 물었다. "스승님. 저건……" "원래, 에르고가 세 위의 신을 먹는 인간으로 선택된 것은, 위대한 정복왕의 직계로 태어났으면서 두드러진 개성을 갖지 못한, 공백이기 때문이었지." 그 이야기는, 이전에도 들었다. 해저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하지만, 그 신을 통달(統御)한다고 한다면, 필요한 것은 반대이다." "공백의, 반대……?" "기억과 인격. 신과 대치할 때에, 언제나 사람에게 요구되는 것은 강한 의지겠지." 이치는, 알겠다. 마술을 행사하는 것도, 결국은 본인의 인격이 전제이다. 강한 의지가 있는 곳에야말로, 신비는 태어난다. 그리고 의지를 낳는 것은, 기억과 인격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당연히, 기억 포화는 더욱 진행된다. 이미 가득 차 있는 컵에, 더욱 물을 쏟아붓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에르고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기억 포화가 해결될 때까지, 이런 기억 유도는 하지 않았어…… 지금, 이 순간까지는." 스승님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시선을 들어올린다. 벌써, 진홍색 망토가 멀어져 가고 있다. "그러니까, 부탁한다. 녀석을 원호해 줘." "네!" 뛰쳐나간다. 스승님이 바라보고 있는, 에르고의 등을 쫓아, 달렸다. (중략) 달리면서, 에르고는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몹시, 시원한 기분이었다. 돌아온 기억은 극히 일부. 하지만, 그것은 틀림없이 자신의 핵심이 될 기억이었다. 알렉산드로스 4세로서의 인격의, 초석이 되는 것이었다. 대가(代價)는, 있다. 관을 쓴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그 해적섬에서 겨우 한 달 정도의 모험의 기억으로, 에르고의 내면은 이미 포화상태였다. 14세까지의 기억을 일부라도 부활시키면, 그냥은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지금은. (……아버지) 이 순간만 힘을 빌려주세요. 가장 끝의 바다(오케아노스)를 목표로 했던 그 등을, 보여주세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5 유성체의 분신이, 돌격해 온다. 현재, 향해진 수를 모두 소비한 것이겠지. 총 30여 체나 되는 빛의 검사들이었다. 충돌을 각오하고, 에르고가 내면의 마력을 다지려 했을 때, 강풍이 울렸다. 드론들의 총격과 함께, 공중에서 잇달아 검의 무리가 낙하해 온 것이다. 추락에는, 폭발이 따랐다. 유성체의 분신들이 곧바로 부서지고, 에르고 앞에 일직선인 길을 만들어 낸다. "쥬스트 씨. 시로 씨──!" 떠돌이 연금술사와 함께, 고유결계를 만들어 낸 마술사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라고, 그 눈이 말하고 있었다. 대답 대신, 발에 힘을 주었다. 폭발에서 살아남은 유성체의 분신이, 여전히 저지하려 한다. 에르고의 진홍색 망토가 펄럭이며, 그 옆에서 여섯 개의 환수를 만들어 냈다. 자기 자신의 팔도 사용하여, 뒤에서 날아온 일곱 개의 검을, 모두 받아낸다. 마치, 아수라와 같이. 이어지는 동작은, 반쯤 무의식적이었다. 본보기가 될 데이터는, 해저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얻은 것이다. 시로가 날려준 검 중에는, 마치 처음부터 준비한것처럼, 키프로스의 검이 존재했다. 마케도니아를 넘어 세계를 정복했던 저 왕의 검이었다. 그렇다면 충분하다. 모자란 부분은,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디딘 발에서, 전격이 달린다. 순식간에, 그것은 청년의 전신을 감쌌다. 파지직하고 터지는 지상의 번개에, 에르고는 겨우 납득했다. (……아아, 이것은) 신의 권능이 아니다. 본래의, 알렉산드로스 4세의 능력과 다르지 않다. 아버지로부터 이어받은, 그 자신의 이능이야말로, 엘멜로이 2세는 이끌어 냈던 것이다. 번개를 조종하며, 이쪽을 방해하려 하는 분신들에게 시선을 고정하자, 입술에서 자연스럽게 진명이 새어 나온다. "〈아득한 유린 제패(비아 익스푸그나티오)〉──!" 대기가, 타 버렸다. 격렬한 불탄 흔적만이, 황야에 남았다. 전자기력, 즉 로렌츠 력에 의한 본인의 사출. 현대 과학에서는 레일건이라고 불리는 이치와, 키프로스의 검을 요체로 하는 일곱 개의 칼날의 참격의 유린 주법으로, 청년은 유성체의 분신들을 문자 그대로 짓이겼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6 이미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 (롱고미니아드)〉는 사용해 버렸다. 그만한 간격을 두지 않으면, 해방은 불가능하다. 당연히, 〈가장 끝에서 주춧돌 되는 꿈의 탑(롱고미니아드 뮤토스)〉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생각했던 때였다. 검의 황야의 앞에, 어떤 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몹시 아름다운, 황금으로 빛나는 검이었다. 순간, 자신은 가속하고 있었다. "빌리겠습니다!" 검에 손을 댔을 때, 에미야 시로와 눈이 마주쳤다. 놀란 표정도 단 1초뿐이고, 몹시 다정하게 그는 미소지었다. 사투 중이라고 하는 것을 잊을 정도의, 기뻐하는 듯한, 그리고 그리워하는 듯한 표정. "아아, 원하는 만큼 가져가." 말과 함께,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7 사용자(担い手)로 인정 받은 듯이, 부드럽게 검이 빠져나왔다. 그리고, 지즈는 보았다.  달려오는 신을 먹은 자와, 무수한 검.  하지만, 마치 군세와 같이 검을 끌고 있는 그 모습에, 그의 시선은 사로잡혔다.그 모습은, 예전에 그를 사로잡았던, 위대한 왕과 같아 보여서── "어이쿠, 방심하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데. 나의 오랜 친구." 이쪽을 올려다보며, 하얀 실크햇의 남자가 선언했다. "내 제7마성, 조금이라도 느슨해지면,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지." "반 펨──!" 옛 친구의 도발에, 지즈는 증오스럽게 눈을 부릅떴다. 앞서의 이능의 대가를, 에르고는 맛보고 있었다. 온몸의 나사가, 빠져 버린 것 같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소모는 격렬하다. 아니, 소모 같은 것이 아니다. 이것은 결락이다. 지금, 에르고는 한 걸음마다, 무언가를 잃고 있다. 검의 황야를 밟을 때마다, 자신의 안쪽의 결정적인 무언가를, 부수고 있다. 온몸이 유리로 바뀌어서, 땅을 밟을 때마다, 어딘가가 깨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니까, 두 번은 없다. 일격으로, 모든 것을 결착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앞서 사용한 〈아득한 유린 제패(비아 익스푸그나티오)〉조차, 지즈를 끝장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에르고──!" "누나." 그녀가 가진 검을 한눈에 보고, 젊은이는 끄덕인다. 그렇다면, 괜찮겠지. 이 사건의, 마지막 내기를 이것으로 하겠다고, 결의했다. * 자신과 에르고의 발걸음은 겹쳤다. 에미야 시로의 고유결계의 끝까지, 앞으로 몇 걸음. 그 앞에는, 지즈의 고유결계・유성체의 암흑이 펼쳐져 있다. (어떻게, 넘어야──?) 그렇게 생각했을 때, 눈앞에서 거대한 질량이 움직였다. 고유결계의 특성에 의해 정지되어 있었던 제7마성이, 다시 한번 주먹을 휘둘렀던 것이다. 엄청난 충격이 세계를 휩쓸고, 지즈의 고유결계의 암흑마저도 물러나 간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8 "거기──!" 에르고와 둘이서, 그 간극으로 뛰어들었다. 제7마성의 거대한 팔꿈치에 착지. 그대로 주먹의 너머, 골렘의 일격을 피한 지즈를 향해, 달린다. 옆에서, 에르고가 속삭였다. "신핵 장전・오케아노스." ─장전/신이라는 이름의 탄환. * 제7마성의 팔꿈치에서 주먹까지는, 겨우 20미터 정도. 지금의 우리들이라면, 단 세 걸음의 간격. 심장이 고동친다. 한 걸음으로, 각오를 다진다. 이어서 에르고의 말은, 이랬다. "신격 전개・기신 오케아노스." * ──전개/주변 부위 포신의 치환. * 바로 옆에서, 신의 권능이 에르고에게 깃드는 것을 느꼈다. 그 마력은 그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나의 몸도 순환했다. 웅장하고, 엄숙한 마력이었다. 다정하게 느껴졌던 것은, 신의 특성이라기보다는, 에르고의 그것이었던 듯하다. 이 극한의 상황에서도, 여전히 이쪽을 배려하고 있는 그의 마음을 느껴 버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청년은 중얼거린다. "신각전요(神殼纏繞)・크리로노미아." ──전요/내 손은 신을 건조한다──! 우리들의 시선 앞. 제7마성의 팔 끝에, 지즈가 부유하고 있었다. 이 순간에도, 방황해의 마술사는 아름다웠다. 그것이 고유결계를 성립시키기 위한 수식과 같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끔찍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는 무엇 하나 손상되지 않았다. 에르고가, 외쳤다. "지즈──!" "에르고──!" 지즈의 몸에서 빛이 방출된다. 더 이상 분신으로 성립시킬 여유조차 없었는지, 광탄을 직접 사출해 온다. 기관총에 필적하는, 강대한 마력의 난타. 반 보만 앞으로 나선 에르고가 키프로스의 검을 들어 올리자 번개가 달리고, 여섯 개의 환수와 함께, 광탄을 튕겨냈다. 앞으로, 한 걸음. 자신과, 에르고가 나란히 선다. 옆으로 내민 검의 자루를, 자신과 에르고는 두 명이서 잡는다. "너는, 너희들은──" 그 검을 앞에 두고, 지즈는 빙글하고 손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고유결계의 암흑이 덮쳤다. 제7마성조차 정체시키는, 새로운 행성의 질서(룰). 하지만, 검에서 방출된 황금빛이, 아주 잠깐만 그 암흑을 물리친다. "오케아노스의 권능인가──!" 자세한 것은, 자신에게는 알 수 없었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에르고의 기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케아노스의 근원이 우주선이며, 항성간도 항행하고 있었다고 한다면, 우주 공간의 허무를 재현한 지즈의 암흑에 내성이 있다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신대의 마술조차 능가하는 것이, 별의 바다 어딘가에 존재했던 것이다. 크리로노미아, 라고 에르고가 중얼거렸던 권능은, 그리스어로 유산이라는 의미였다. 이 자리의 결착에, 너무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9 "에르고!" 말하고 나서, 검을 휘둘러 올린다. "선정의 검이여, 힘을!" 자신은, 외치고 있었다. 이 몸이, 알고 있다. 너무나 유명한 영웅의 이야기. 브리튼 섬에서, 모르는 이가 없는 왕의 전설. 어떤 바위에 박힌 채로, 그 검을 뽑은 자야말로 왕이 될 것이라 불린──저 아서 왕 전설에서, 시작이 되는 보구. "〈승리할 황금의 검(칼리번)〉──!" 진명의 해방과 함께, 그저 전력으로, 에르고와 검을 휘둘렀다. 두 사람 사이에서 격렬히 솟아오르는 마력이, 한 조각도 남기지 않고, 모든 것이 황금빛으로 변환되었다. 고유결계의 암흑이나, 지즈가 두른 유성체의 빛은 물론이고, 보구 자신의 칼날조차, 황금빛은 모든 것을 분해해 간다. 막으려고 했던 지즈의 오른손도 또한, 황금빛에 먹혀 들어간다. 오른쪽 반신까지 침식당하면서, 지즈가 말했다. "그런 건가……너는……왕의 검에……" 원래, 그 검은 결코 병기로서 단련된 병기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선정의 검. 왕을 선택하기 위한 보구. 그렇기 때문에, 소유자가 왕으로서 올바를 때, 그 위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한다. 예를 들어, 지금의 에르고처럼. "크……악……!" 모든 방어를, 지즈가 긁어모은다. 이쪽의 마력도 바닥나 있는 것은, 그에게도 알고 있을 것이다. 실제,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기적에 기적을 거듭한 비정상적인 사태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0 에미야 시로의 고유결계도, 에르고 자신의 각성에 의한 〈아득한 유린 제패(비아 익스푸그나티오)〉도, 오케아노스의 권능도, 〈승리할 황금의 검(칼리번)〉도, 모든 패를 다 써 버렸다. 체력도, 정신력도, 마력도, 뒤에는 무엇 하나 남지 않는다. "……여기, 만……" 여기서만 억누를 수 있으면, 끝난다. 이길 수 있다. 역시 지즈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겜블러에게는 달콤한 독과 같은, 너무나 치명적인 사고방식이 아니었을까. 그 순간, 에르고는 환수로, 최후의 비장의 카드(조커)를 뽑아들었던 것이다. 패의 이름은, 톰슨 컨텐더. 예전에 마술사 킬러──에미야 키리츠구가 애용했던 권총. 아니, 권총이라고 하기에는 자못 흉악한 크기와 형태. 도약 직전 드론으로부터 건네받은 그것은, 에르고와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도, 가져야 할 때가 있다. 그래도, 쏘아야 할 때가 있다. 방아쇠를 당기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언젠가, 누구에게든 찾아온다. "에르고──!" "안녕히, 지즈." 총성은, 어딘가 슬픈 듯했다. 지즈가 전력으로 만든 방어 술식에, 기원탄이 닿았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저 탄환은・30-06 스프링필드 탄이라는 규격이었다고 한다. 그 마탄에 마술로 간섭해 버렸기 때문에, 예전 에미야 키리츠구의 『기원』에 의한 영향이, 술자의 마술 회로까지 피드백된다. 신대의 마술사의 마술 회로를, 종횡무진으로 절단하는, 절망의 단락회로短絡回路(쇼트 서킷). 강대한 마력을 모으면 모을수록, 악의의 탄환은 단락(쇼트)된 마술 회로를 무참히 폭주시켜, 절대적인 죽음을 가져온다. 그래도 여전히, 지즈는 자신의 내면의 마술 회로를 절단하고, 남은 회로로 새로운 방어 술식을 짜올리려고 했지만, 이미 늦어 버렸다. 황금의 빛이, 모든 것을 삼킨다. 모든 것을 먹어치우고, 유독 고귀하게 빛났던 황금빛은, 이윽고 천천히 사라져 갔다. "……꿈은 꿈인가." 툭 하고, 지즈가 중얼거렸다. 그 오른쪽 반신은, 증발되어 있었다. 이전에 저격당했을 때에는, 모든 술식을 정지시켜 자신의 사체를 드러내는 것으로 기원탄의 영향에서 벗어났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것이겠지. 마술 회로가 끊긴 직후에, 〈승리할 황금의 검(칼리번)〉에 의해 고유결계와 함께 절단된 결과, 몸의 절반을 가져가 버린 듯했다. 그래도, 괴로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1 "가고 싶었는데, 하늘의 끝." 어딘가 어리게까지 들리는, 동경이 스며든 목소리였다. "지즈 씨……" 라고, 에르고가 부른다. "당신은, 이스칸달(아버지)와 만난 적이 있나요?" "응, 후, 후. 겨우 몇 번, 이야기했던 정도다." 라고, 지즈는 웃었다. "저게 안 되면, 이제 끝내도 괜찮겠다고, 그 정도로는 생각했었지만. 내 입장에서는, 저 녀석의 아들이, 어째서 찬성하지 않는지 불가사의할 정도였다네." "당신이, 옳을지도 몰라." 시선을 떨어뜨린 채로, 에르고가 말한다. "하지만, 살아 있기 때문에, 틀린 겁니다." "그러니까, 지나치라는 건가? 이 행성(별)의 생명이 줄곧 저질러 온 잘못에 고개를 돌리라고? 그건 너무나도 편리한 이야기겠지." "아니요." 다시, 에르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말한 것은, 당신의 문제입니다. 살아서, 살아서, 살아남은 후에, 우리들의 발자취는 겨우 답이 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당신은──" "죽었으니까?" "아니요." 또, 에르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당신이, 마음을 고정했기 때문입니다." "…………" "살아 있다는 것은, 아마, 변하는 것입니다. 몇백 번이나 몇천 번이나 변해서, 끝내 쓰러졌을 때의 좌표가, 그 생명의 답이니까요." 확실하게 에르고가 대답하는 말에, 자신은 놀라 버렸다. (……언제부터) 언제부터, 이 청년은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저 해적섬에서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아이들과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었을 터인 청년은, 어느샌가 완전히 다른 누군가로 변해 버렸다. 그런데도, 납득해 버리는 자신도 있었다. 변하고, 변하고, 변해서. 언젠가 쓰러진다고 해도, 계속 변화하는 것을, 그는 선택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특별한 심상세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2000년 이상 변하지 않게 되어 버린 당신은, 더 이상 정답을 물을 자격을 잃은 겁니다." 지즈가, 멈췄다. 희미하게 크게 뜬 왼쪽 눈이, 옆으로 흘러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2 "에르고, 그레이." 라고, 부르는 목소리가 있었다. 가죽 구두가, 갑판을 밟는 발소리가 난다. "……엘멜로이 2세." 지즈의 표정──절반만이, 증오스럽게 물들었다. "다른 것은 그렇다 쳐도, 당신만은 마술 협회의 군주(로드)로서 물어야 하겠지.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는 건가. 로드 엘멜로이 2세." 지즈가 말한다. "기껏해야 한 나라와 제자를 구하기 위해, 지금, 당신은 행성(별)의 미래를 닫았다." "그렇지." "아틀라스 원의 최종 연산기도 부쉈지. 현행 인류가 구원받을 길도, 당신은 붕괴시켰어." "그 말대로다." 스승님이 인정한다. 그것은, 얼마나 무서운 긍정이었을까. "기껏해야, 조금밖에 해석의 재능을 받지 못했던 마술사가, 한 나라보다 귀중한 마술 세계의 보물을 여러 개 파괴하고 돌아다니고 있다. 그 의미를 알고 있는 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스승님은 똑바로 시선을 돌려주었다. "아름다운 것을 나는 부수고 있다. 이제 현대에서는 두 번 다시 만들어낼 수 없는, 신역의 천재들의 예술을, 변명할 수도 없이 부수고 있다. 이 손은 볼품없고, 미숙하고, 부수는 것 밖에 할 수 없어." 고발도 참회도, 듣고만 있어도, 영혼이 찢어질 듯했다. 방황해의 마술사도 시계탑의 군주(로드)도, 이 시대에서 가장 마술의 가치를 아는 자이기에, 그 주고받음은 너무나 무거운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지즈가, 일어섰다. 왼쪽 반신밖에 없는 상태로, 극히 부자연스럽게 자세의 균형을 잡는다. 아름다운 손가락을 들어올린다. "저주받아라, 로드 엘멜로이 2세."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3 "어이쿠. 그거야말로 어불성설이잖나, 망할 아버지." 라고, 목소리가 들렸다. 지즈의 등에서 가슴을 꿰뚫고, 한 팔이 솟아나왔다. 구릿빛 피부의 팔이었다. 자신의 가슴에서 솟아난 것 같은 손을 내려다보며, 지즈가 중얼거렸다. "뤄롱……!" "계약대로다. 망할 아버지." 라고, 지즈의 사라진 오른쪽 반신에서, 뤄롱이 속삭였다. "……무슨 일이지?" "무상으로 신과 계약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스승님의 질문에, 뤄롱이 대답한다. "실패하면 목숨을 받는다. 그런 계약이었지. ……라고는 해도, 노골적으로 치사한 계약이지만." 구릿빛 피부의 청년이, 혀를 찼다. "망할 아버지에게는, 그편이 좋았던 것이겠지." "그렇다." 라고, 지즈가 인정했다. 역시 치명상이었는지, 이번에야말로,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고통이 섞여 있었다. "원래, 내 인간으로서의 몸은 죽어 있다. 고유결계로서의 나는, 술식이 완성되지 않으면, 언젠가 변질된다. 그런 모습 따위는 상상하고 싶지도 않아. 여기서 너에게 끝내 주었으면 하는 것이, 가장 나은 선택지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4 이상하게도, 상쾌하게 지즈는 웃었다. 변하는 것. 변하지 않는 것. 두 번 다시 변하지 않겠다고, 결정해 버렸던 것. "네가 하는 말 따위는, 알고 있었다고." 에르고를 바라보며, 지즈가 말했다.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살아가는 것을 멈추는 것이다. 그래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아아, 조금뿐이지만 2300년은 길었던 건가." 천천히, 뤄롱의 손이 빠져나간다. 검게 뻥 뚫린 가슴의 구멍을 어루만지며, 지즈가 말한다. "하지만 뤄롱. 너……설마……" "이식 수술을 한 점에서." (이식……?) 무슨 의미일까. 하지만, 이쪽의 의문이 풀리기도 전에, 지즈는 팟하고 눈을 크게 떴던 것이다. "그것은 나쁘지 않네! 나의 신이자 나의 바보 제자는 드디어 여기에서 스승을 넘어선 건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5 그리고, 에르고와 스승님을 쳐다봤다. "무시키만이 편하게 있는 것은 배가 아프니까, 말해두지. 그녀의 본체는, 아직 히말라야에 있을 것이다. 너희들이 아직 기억 포화를 멈추고 싶다고 한다면, 거기서 한 가지 신을 더 묻게 될 것이다." "……해저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새겨져 있던 신이군요." 에르고가 먹은 신과는 별개의, 두 기둥의 신. 한쪽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비장되어 있었던──에르고를 최종 연산기로 조정하기 위한 신, 오시리스였다. 그리고, 마지막, 말하자면 다섯 번째 신만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 여행에서, 분명 최후의 신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6 "나에게서도,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싶다." 스승님이 말했다. "제가 이번 내기를 몰수 시합으로 만든 것으로, 당신이 이런 힘을 쓰는 여지가 생겼다고 한다면…… 애초에 내기를 하지 않아도, 당신은 똑같은 것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할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그런 경우, 방해하는 녀석은 훨씬 많았을 테니까, 지금보다 나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즈가 절반만 남은 입술 끝을 비튼다. "게다가, 할 수 있겠나, 그런 거. 제대로 된 내기도 안 한 채로 처음부터 지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잖아. 꼴사납잖아." "동감입니다." 스승님이, 깊게 끄덕였다. 키득, 하고 지즈가 웃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7 "이봐, 펨. 마지막 정도는 서비스해 줘야지." 그렇게 말하자, 스윽하고 하얀 그림자가 일어섰다. 하얀 실크햇을 쓴, 반 펨이었다. 등 뒤에는 쿠폴라도 있었다. "어쩔 수 없군." 라고, 손가락을 튕기자, 즉시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을 둘러싸고 있던 폭풍이 풀렸다. 세계는, 밤이 되어 있었다. 아까까지의 사투는 거짓말처럼, 고요한 창공이었다. "아름다운 밤이군." 라고, 지즈가 말했다. 수많은 별들이 빛나고, 새하얀 달이 보였다. "밉구만, 저 녀석." 달을 향해 중얼거리고, 노래하듯이 지즈는 이었다. "──아아, 시간이여, 움직여라!" 희곡 『파우스트』에서, 주인공 파우스트는 악마에게 현혹되어, 인생 최고의 순간에 말한다. [시간이여 멈추어라, 너는 참 아름답구나]라고. 지금, 지즈는 말한다. "이제, 추해져도 좋아." 지즈의 얼굴에, 스윽하고 선이 생겼다. 그것은 순식간에 엄청난 주름이 되어, 청춘의 기색이 감돌던 그의 미모를 100세 노인으로 만들어 버리고, 노인은 그대로 낙엽이 부서지듯이, 산산조각 검은 먼지로 변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를, 멈출 방법 따위는 없었다. 모든 것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파도 사이에 검은 먼지는 쓸려나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8 단 한 사람, 예외가 있었다. "역시 너무 길었어, 지즈." 라고, 그는 속삭였다. 뱃머리 쪽으로 걸어가던 반 펨이, 실크햇을 벗었던 것이다. 먼지가 흘러간 방향으로 그 실크햇을 향하자, 여러 마리의 흰 비둘기가 허공에 생겨났다. 새의 눈동자조차 모르는 듯(鳥目など知らぬげ) 날갯짓을 했던 흰 비둘기들은, 그 날개를 흩날리며, 달을 향해 날아갔다. "아름다운 것은, 세계 어디에나 있을 텐데." 마치 진혼가처럼, 선연(카사)의 주최자는 말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9 "잘 가, 에르고." 이어서, 뤄롱이 땅을 찼다. 그 등에, 환익이 펼쳐지고, 유유히 용을 먹은 자는 하늘에 떠올랐다. "기다려, 뤄롱!" "장소는 그 망할 아버지가 말했겠지. 어차피 그렇게 할 거라면 마지막 무대에 맞추는 것이 좋겠지. 또 만나자, 알렉산드로스 4세." 그리운 듯한 눈빛으로 말하고, 뤄롱은 날아가 버렸다. 뒤에 남겨진 우리들은, 바로 입을 열지 못했다. 무엇을 말해야 좋을지도 알 수 없어, 그저 엄청난 피로감이 몸을 좀먹고 있었다. 허락된다면, 이 자리에 쓰러져, 계속 움직이고 싶지 않다고까지 생각했다. 분명,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0 밤이 되어, 공항에는 부드러운 불빛이 퍼져 있었다. 모나코에서, 차로 1시간 조금 넘는 거리. 니스의, 코트다쥐르 공항이었다. 한여름의 한창 때이지만, 공항 내부에는 에어컨이 잘 작동하고 있어, 차가운 공기가 사람들의 발밑을 감싸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흥분과 피로가 뒤섞인 얼굴로 여행 가방을 끌거나, 면세점의 시계나 화장품에 눈을 빛내거나 하면서, 제각각 시간을 즐기고 있다. 누구에게나, 공항은 조금 낯설다. 아마, 그곳이 만남과 이별의 장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의 끝과 시작이 교차하는, 태양과 달이 조우하는 것 같은 무대. 그 로비에서, 자신과 스승님은, 어떤 인물과 해후했다. "설마, 당신이 배웅하러 와 주실 줄이야." 라고, 어딘가 죄송스러운 듯, 스승님이 말한다. 무리도 아니다. 사람의 왕래가 많은 로비에 있어도, 그 그림자는 역시 특별했다. 아니, 전승에서 본다면, 그림자가 있다는 것조차 놀라웠을지도 모른다. "반 펨 공." "그렇게 딱딱하게 말할 것 없지." 라고, 하얀 실크햇에 지팡이를 짚은 상급 사도는 미소지었다. "모처럼 선연(카사)에 참가해 주셨는데, 승자도 결정하지 못한 채 몰수 경기가 된 것은 이쪽의 불찰이다. 배웅 정도는 하게 해 주게." "……그것은 감사하지만." 라고, 스승님이 헛기침한다. 드물게, 몸을 움츠린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마 반 펨이라는 사도는, 마술도 입장도 상관없이, 스승님이 경애하는 유형의 상대일 것이다. 선연(카사)을 통해 자신이 알았던 인품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겜블에 참가하는 당사자로서 상대했던 스승님에게는, 좀 더 엿보이는 것이 있었을 것이다. "펨의 선연(카사)는, 훌륭했습니다." "무엇이 말인가? 엉뚱하게 옛 친구에게 이용당하고, 자랑하는 선연(카사)를 의식에 사용당했던 것이 말인가?" "아니요. 그것에 대해, 너무나도 편리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물들이 모였다는 것입니다." "호오?" 그것은, 자신도 느끼고 있었다. 지즈의 계획은, 지금까지의 모험에서도 유독 교묘한 것이었다. 여러 요소를 복잡하게 얽어매면서도, 실패했을 때의 여유도 겸비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희생을 치르면서도 그것을 저지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우리들의 실력 때문만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신대의 결계 마술을 유일하게 깰 수 있는, 에미야 시로의 존재. "그거……혹시." "확률의 편향." 라고, 스승님은 단정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1 "당신이 만들어낸 선연(카사)의 장소는 확실히 이용되었지만, 동시에 이것 이상 없을 정도로 방어 능력도 발휘했죠. 그것은, 살아있는 자에 대한 축복 때문이겠지. 왜냐하면 신명 재판(오딜)이란, 단순히 신의 뜻을 밝히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신에게, 스스로를 드러내는 의식이기도 하니까요." (……신에게, 자신을) 몹시, 속이 시원한 해석이었다. 겜블의 시간을 통해, 나타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본심이다.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겜블러가 궁지에 몰린 상황과 행동에는, 그 인격이 비쳐 버린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2 "그리고, 확률의 편향이란, 우리들이 언젠가 맞이할 최종적인 죽음에 대한 반역입니다." 스승님의 말에 아연실색하고 있자, 반 펨은 살짝 눈을 가늘게 떴다. "그것은, 우주의 이야기군." "열적사." 라고, 스승님은 대답했다. "우주도 은하도, 모든 것은 언젠가 최종적인 죽음으로 향한다. 도박조차 대수의 법칙에는 거스를 수 없다.……거스를 수 있는 것은, 확률의 편향뿐입니다." 원래, 마술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현대 마술의 영역에는 걸리는 이야기였다. 열적사. 열역학 제2법칙. 이 세계에 존재하는 것은, 행성(별)이든 생물이든 언젠가 에너지의 균형에 휘말려, 마지막에는 모든 것이 정체한 영원을 맞이한다는 이야기. 어쩌면, 지즈가 새로운 행성(별)을 만든다는 등 웅대하기 짝이 없는 마술을 만들어낸 것은, 애초에 반 펨의 기획과 닮아 있었던 것은 아닐까. "후후, 너무 과장되었어. 그리고 과대평가했어, 군주(로드). 이건 단순한 취미일 뿐이야." 미소짓고, 반 펨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취미이기 때문에, 누구도 방해하지 않지. 그런 거 아니겠나?" "그렇겠죠." 끄덕이며, 스승님이 덧붙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3 "지난번 에미야 시로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 그거 덕분인가요?" "증명할 수 없는 속임수는, 속임수가 아니니까." 반 펨이, 가슴 앞에서 손을 움직이자, 부채처럼 다섯 장의 플레잉카드가 펼쳐졌다. 제각각 다른 슈트와 숫자였던 그 다섯 장이, 한 번 닫았다가 펼치자, 전부 스페이드 에이스로 바뀌었다. "와." 라고,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왔다. 기초적이면서도, 매우 선명한 카드 마술. 다시 한번 닫고, 펼치자, 이번에는 스승님이나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오리지널 카드로 바뀌어 있었다. "이것은 선물로 받아 주었으면 하네." 라고, 장난기 가득하게 내민 카드를, 우리들은 각자 받았다. "그럼 안녕히 계시게. 시계탑의 군주(로드)와, 그 내제자. 당신들이 나아가는 길에, 부디 눈부시게 빛나는 별과 같은 행운이 있기를." 그것을 끝으로, 반 펨은 발길을 돌려 떠나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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