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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르고 보조페이지3

타입문 백과

에르고 보조페이지3

最終更新:2025年06月05日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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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고의 능력

아직 많은 부분이 공개되지 않아 수수께끼인 점이 많다.

■ 의사 서번트와 비슷한 이론으로 요모츠헤구이가 씌여 있으며 신의 혈육을 먹어치웠다.(*1) 때때로 식사와 관계 없이 배가 고프고, 어떨 때는 뭔가 엄청 달고 쓰고 시고 고기같고 생선같고 과일같은 것을 먹은 기분이 들어 엄청 배가 부른다고나 한다.(*2) 이 배고품의 정체는 식신충동(喰神衝動)이다. 말 그대로 신을 먹어치웠기에 신을 먹고 싶어하는 것이다. 충동이 한계에 도달하자 자기 팔을 물어뜯어서 견뎌내거나 한다.(*3)

■ 등에서 반투명한 표면에 몇 개의 불가사의한 문양이 떠오른 파란 유리로 만든 듯한 팔인 여섯 개(세 쌍)의 환수를 구현할 수 있다. 애드로 파워업한 그레이를 구속할 정도의 완력과 그 속도를 포착할 수 있을 정도의 정말도와 신축성을 지녔다. 그 로드 엘멜로이 2세가 보고 뭔지 파악하지 못 할 정도의 수수께끼의 무언가다.(*4) 환수의 컨트롤은 무의식적인 반응으로 움직이며 본질은 마력으로 구축된 진리의 그림자다. 총 여섯 개의 환수는 각각 개성이 있다. 영적 간섭능력을 가진 환수는 휘두르는 것 만으로 마술식 자체를 해주하거나 깨 버린다. 질량이 없기에 체간에 집중하여 적의 공격을 흘려낸다.(*5)(*6) 환수가 세 쌍인 건 마술의 안정화에 삼각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7) 환수를 뱀이 가진 적외선 감지 기관인 피트 기관처럼 시각 대신 열이나 소리를 감지하는 정밀한 감각기관으로 사용할 수 있다.(*8) 물리력을 발휘하려면 실체화해야 하지만 마력, 기척 등을 감지할 때는 영체화할 수 있다. 전투보다 정보 감지 쪽이 환수의 본질이다.(*9)
환수의 마술회로는 대여섯 개인데 정확도(깊이가 다르다고도 한다)가 다르다 한다. 보통 회로가 컴퓨터의 집적회로처럼 평면으로 압축되어 있다면(2차원) 이건 수직으로 압축되어 있다(3차원) 한다. 타풔팰리스 설계도와 실제 맨션의 설계도 정도의 차이가 있다 한다.(*10) 이러한 차이는 에르고의 환수가 신대의 산물이라 그런 건데, 현대와 신대의 마술의 차원이 다르다고 말하는 건 정말 2차원과 3차원의 차이라는 의미다. 신대의 마술사 입장에서는 왜 현대 마술사들이 불편하고 우회적인 2차원을 쓰냐 어이없어 할 것이고, 그에 비해 현대의 마술사들은 2차원에서만 할 수 있는 속임수를 부릴 수 있다는 느낌이다. 현대의 마술사 중에서도 기형아 급 존재인 플랫 에스칼도스도 신대의 마술에 게입하는 건 자신이 없다 한다.(*11)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의뢰를 받아 전 야코우 가문 사람이었던 겐마가 에르고가 삼킨 신을 어떻게 할 가면을 만들게 된다. 겐마는 그들의 사정과 사람됨을 들은 후 자신이 그런 가면을 만드는 기술을 전수받은 건 야코우도 모르는데 어떻게 알아냈냐며 감탄하다가 자신이 만들 수는 없지만 대대로 전해지는 가면을 주기로 한다. 신체(神体)로서 숭배되고 있던 나무로 만들었다는 이 가면은 2세의 요구대로 에르고에게 신을 벗겨낼 수도 있고 반대로 신의 힘을 끌어내는 것도 가능하다.(*12)
2세에 의해 에르고가 삼킨 두 전째 신 세트의 정체가 밝혀지자 가면이 변하기 시작했다.(*13) 이를 쓰자 신의 힘이 상승했다.(*14)
그리고 자신이 삼킨 신들의 권능의 일부를 이 가면을 쓰면 신성을 전부 드러내지 않고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세트의 권능을 쓰는 걸 보면 모래를 불러낸다.(*15)

■ 고유결계는 반전현상이라는 것이 있다. 에스칼도스의 마술각인을 에르고에게 이식하려 한 플랫 에스칼도스와 에르고는 고유결계의 반전현상에 휩쓸렸다. 마술각인 시술을 받을 때 서로의 정신세계에 빨려 들어가는건 흔하지만 몸 전체가 흡수되는 경우는 시계탑 역사에서도 서너 번 정도 밖에 없었다. 본래는 좀 더 정신적인 개념적 공간인데 에르고의 경우 삼켜버린 신이 너무 견고해 현실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16)

■ 달을 생각하는 것을 통해 삼킨 신을 제어하라 한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조언을 따라 에르고가 뭔가 세 단계에 걸쳐 어떻게 하자(요약하면 2차원의 달을 3차원으로 구상한다) 얼굴에 겐마가 만들어 준 가면이 떠오르고 세트가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래를 재료로 한 에테라이트를 생성해낸다.(*17) 그것만으로는 정보를 모두 처리할 수 없었다. 그러자 플랫 에스칼도스가 지금 하는 건 마술회로 대신 에테라이트를 이용하는 가짜 연결이니까 에스칼도스의 마술각인을 에르고에게 이식한 지금이라면 도울 수 있다며 자신의 마술회로와 에테라이트의 규격을 연결하여 여러 마술식을 구동시키는 걸로 정보를 회수했다. 로고스 리액트에서 고안한 것이라 한다. 이게 먹히자 에르고는 자신이 거인이 된 듯한 초능력 같은 걸 느끼며 신과 같은 소통이 가능해진다.(*18)

■ 비상한 학습 능력을 갖고 있다.
→ 온갖 언어를 순식간에 습득한다. 처음 발견되었을 때는 아무 언어도 쓸 수 없었다.(*19) 뭐든 능통하니 세세한 늬앙스를 전하는 번역 작업 같은 것에 능하다.(*20) 모나코에선 프랑스어를 순식간에 익혀 프랑스의 고유 표기인 캐틀-뱅을 로드 엘멜로이 2세가 떠올리게 해 줬다.(*21)
→ 한 번 본 남의 무술을 그대로 재현한다. 바이 뤄롱의 팔괘장, 토오사카 린의 팔극권, 무시키의 고대의 무술 등을 구사한다.(*22)

■ 그 외 이것저것에 대해서.
→ 신체능력이 어중간한 마술사가 상시 강화하고 있는 수준이다.(*23)
→ 두부의 3할이 날아가 즉사하자 환수가 폭주했다. 거대한 빛나는 손이 되어 주변 일대를 짓누른 후 에르고의 몸이 복구되었다.(*24)
→ 에르고가 발견되었을 때 입고 있던 복장은 정체불명의 재질로 되어 있으며 신비를 포함해 초발급의 내구력을 갖고 있다.(*25)
→ 굉장한 회복 능력을 갖고 있어 잔뜩 상처를 입고 다다음날에 팔팔해졌다.(*26)
→ 그레이와 에르고가 같은 정신세계에 들어가자 반 펨의 사선환희선 전체를 부감하기 시작했다. 에르고와 플랫 에스칼도스가 5차 성배전쟁의 기억을 본 것과 유사한 현상인데 이 둘이 이런 능력이 있는 건 누군가의 그릇으로 준비되었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마치 최고위 마술사가 쓰는 천리안에 가까운 현상으로 작동한다.(*27)
→ 환수 덕에 등반기술은 초인적이다.(*28)


에르고가 삼킨 첫 번째 신 손오공

에르고가 삼킨 3개의 신 중 처음 정체가 밝혀진 건 손오공이다. 구체적으로는 언젠가 손오공이 될 돌원숭에서 어떤 부위를 채취해서 에르고에게 심었다. 신령과 마찬가지로 신도 단순하 시계열에서 떨어져 나가있는 존재라 가능했다. 에르고를 만든 자들의 목표는 삼킨 신에게 인격이 잠식되지 않고 본인의 인격을 유지하면서 삼킨 신의 힘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많은 실험체가 있었으나 다 실패했다. 에르고는 로드 엘멜로이 2세와 엮이면서 살고 싶다는 의지를 획득했기에 에르고의 인격인 상태로 손오공의 힘을 습득했다.(*29)
→ 여섯 환수의 힘은 무시키와 길항할 정도로 강해지며 여섯 환수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신핵장전・제천대." "신격전개・손행." "신각전요(神殻纏繞)・여의금고봉(如意金箍棒)" 를 거쳐 신의 팔이 된다. 그리고 보구인 여의봉의 힘(권능)을 빌리는데 세계를 붙들어매는 성질로 상대를 공간 채로 굳혀버리거나 하나의 세계가 내포된 신완을 나선처럼 회전시킨 후 발사해 균열을 일으켜 공간 채로 상대를 찢어버리거나 한다.(*30)
→ 신완의 손가락에 달린 갈고리 발톱은 하나하나가 마검, 성검에 뒤지지 않을 예리함과 신비를 가졌다.(*31)
→ 바이 뤄롱의 사상건문과 팔괘장을 동원해(*32) 파워업시킨 환익과 신완이 정면 충돌하자 에르고와 뤄롱 둘 다 기절하는 무승부로 끝났다.(*33) 이 때 맞은 술식 때문에 손오공의 힘이 봉인되었다.(*34)

에르고의 내부에는 그가 삼킨 손오공이 수신의 요람이라는 걸 만들어 자리잡았다.(*35)
→ 푸른 하늘의 한복판 같기도 하고 호수 위인 것 같기도 한 푸른 세계다. 거대한 봉 위에 자리잡은 손오공은 붙임성 있는 원숭이의 얼굴을 하고 있다.(*36) 손오공은 무시키에게서 살고 싶다는 에르고의 부탁에 응해 자기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신완을 개방시켜 준다.(*37)
→ 바이 뤄롱에게 사용했을 때는 무시키에게 사용했을 때와 달리 수신의 요람은 하늘도 바다도 분노의 붉은 색으로 가득했고 선행자는 불길을 뿜어내며 미쳐 날뛰곤 자신의 이름을 외친 에르고의 의식을 삼켜 버린다.(*38)


에르고가 삼킨 두 번째 신 세트

에르고가 두 번째로 삼킨 신은 세트다. 지중해, 인도, 중국까지 전파된 신(이 경로를 따라가면 라이더(이스칸달)의 헬레니즘 문화 경로가 된다)(*39) 이며 서양에서 동양으로 건너왔다는 점, 아틀라스원에서 심었다는 점(아틀라스가 심었으니 이집트 신화에 관련된 신일 것)(*40), 바이 뤄롱이 삼키기도 한 태초룡 티폰과 관계 있는 자인 것(*41) 을 종합하면 티폰과 동일시되는 이집트의 신 세트가 된다.(*42)(*43)
→ 여섯 환수가 거미 같은 실을 분출해 서로 엮여 고치처럼 변한다. "신핵장전・사구전신砂柩戦神." "신격전개・세트." "신각전요・신왕을 찢어죽인 열네 관(펠 제트)." 를 거치면 고치에서 찢어져 나온 환수가 에르고 본래의 양손과 합일되어 모래를 굳힌 색감에 양쪽의 측면에 제각각 일곱 개의 하얀 보주가 박혀 있다.(*44)
→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과 홤께 모래가 전개되어 조종된다.(*45)
→ 모래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그레이의 롱고미니아드를 만들어서 사용했다. 진명개방은 쓰지 않았으며 투척하는 식으로 사용했다.(*46)
→ 인간의 모습을 한 것에 허용된 속도를 세 배 웃돌며 돌진한다. 질주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의 아슬아슬한 모래의 막을 형성해 몸을 보호한다.(*47)
→ 세트는 수신 오시리스를 열 네 조각으로 분해하고 매장한 일화가 있는데 이것이 권능이 되어 상대를 열넷으로 분할해서 매장할 수 있다. 분할은 열 네번을 하나하나 하는 데 시간이 걸리며 분할을 하나 성공할 때 마다 몸에 돋아난 보주가 옅은 빛을 낸다. 그리고 신을 매장해 되돌린 일화이기도 하기에 에르고를 위해 찾던 신을 되돌리는 술식의 일종이기도 하다.(*48)
→ 양 손을 깍지 쥐고 발사하는 '신왕을 찢어죽인 열네 관(펠 제트) 전관 해방'은 바이 뤄롱이 제우스의 권능을 강탈한 티폰의 힘을 거대한 포문을 형성해 산 전체와 필적할 정도의 마력을 응집시켜 발사하는 네가 케라우노스 - 그대, 하늘을 가르는 우레와 동등했다.(*49)(*50) 그리고 이 비기는 에르고가 먹은 신을 세상에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의 하나다. 에르고 본인의 권능을 에르고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불명이고, 세트가 얌전히 소원만 들어줄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최후의 수단으로 보류했고 이것 외 수단을 찾기 위해서 이집트와 모나코를 뒤졌었다.(*51)
→ 에르고가 기억 포화의 원인을 밝히는 과정에서 세트가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래를 재료로 한 에테라이트를 생성해낸다.(*52)
→ 세트가 오시리스를 모살하여 그 시신을 넣은 관을 나일 강에 흘러보냈다는 전설의 재현으로 관과 같은 형태의 모래의 배를 형성하여 타고 물 위를 질주할 수 있다.(*53)

손오공처럼 세트도 에르고의 내부에 나일강 주변 모습을 만들어 자리잡았다.(*54)
→ 세트는 인간형이면서 머리는 개와 다른 동물을 합친 것 같은 모습이다. 기묘하면서 아름다움을 겸비한다. 자신의 형제 오시리스를 죽인 세트는 자기처럼 형제처럼 여기는 바이 뤄롱을 죽이려 하는 에르고를 보고 힘을 빌려준다.(*55)


에르고가 삼킨 세 번째 신 오케아노스

에르고가 세 번째로 삼킨 신은 오케아노스다. 앞선 두 신이 물과 바다에 관련된 손오공과 세트였으니 세 번째 신도 물에 관련되었을 거라 한다. 거기에 에르고의 정체가 알렉산드로스 4세임을 고려하면 들어맞는건 오케아노스였다. 그리스 신화에서 신, 또는 흐르는 물 그 자체다. 이스칸달 왕이 자신의 목표인 세상 끝의 바다에 붙인 이름이기도 했다.(*56) 밝혀내는 것 자체는 간단했지만, 그 정체가 문제였다. 페이트 그랜드 오더에서 처음 공개된 대로 타입문 세계관의 그리스 신들은 우주에서 찾아온 기계생명체들이었고, 그건 오케아노스도 다름 없어 하늘을 나는 배였다. 신대의 인간인 지즈는 그걸 지식으로 알고 있었지만 현대의 인간인 로드 엘멜로이 2세가 그런 걸 알 리가 없었기에 오케아노스란 신을 묻는 데 위화감을 느끼고 망설임을 품고 있었다. 한 가지 복선이 있었는데 바이 뤄롱과 에르고가 일본에서 싸울 적 뤄롱은 모든 것을 분자로 분해했던 와중진동(渦重振動)이란 걸 썼었다. 이것이 그리스 로봇들의 기술의 편린이였다.(*57)
→ 여섯 환수는 포신처럼 치환되며 "신핵장전・오케아노스." "신격전개・기신 오케아노스." "신각전요(神殻纏繞)・크리로노미아" 를 거쳐 신의 팔이 된다. 이 때 발휘되는 권능은 우주선으로서 지즈의 유성체가 구사하는 우주 공간의 허무에 내성을 발휘했다.(*58)

손오공과 세트처럼 오케아노스도 자신만의 공간을 에르고의 안에 만들어뒀는데 이번엔 바닷속이었다.(*59)


이스칸달의 아들 알렉산드로스 4세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에서 싱가포르의 바다에 수장되어 있었다가 토오사카 린에 의해 발굴당한 에르고의 정체는 알렉산드로스 4세였다. 그가 지식으로 아버지 이스칸달에 대해 아는 건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 4차 성배전쟁 당시의 이스칸달에 대해서 들은 것과 모험을 다니면서 각 장소에 이스칸달의 발자취가 있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8권 시점에서 소감을 말하길 그 이스칸달의 행적이 아버지의 행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며 교과서를 보는 느낌이라 한다.(*60) 기억을 잃어기면서도 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하는 자신이 이스칸달의 아들인 알렉산드로스 4세로서 어울리는가 고민한다. 남들이 요구하는 건 아니지만 본능적으로 아버지 같은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한다.(*61)

로드 엘멜로이 2세가 분석하길, 역사의 기록대로라면 에르고는 이스칸달이 죽은 후 태어난 왕자인데다 어머니는 동양인이라 그가 진짜 아들인지 의심하는 자들이 많았고 그 덕에 디아도코이 전쟁의 불씨가 되었을 터라 한다.(*62) 그 뒤 이스칸달의 핏줄을 증오하는 카산드로스에 의해 일곱 살에 유폐되는데 글을 배울 기회를 박탈당한다 한다. 여기서 독자적인 해석이 들어가는데 지금 에르고를 보면 인간의 영역을 초월한 언어 학습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니 그 유폐된 당시에도 그런 면모를 보이고 경계당해 금지당한 거 아니냐 한다.(*63)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가 이스칸달을 신격화하고 그를 중심으로 그리스와 이집트를 통괄하는 신화를 재구성한 것을 언급하는데 그 신화를 마술기반으로 본다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대규모의 마술식을 집행할 수 있는 조건이 될 거라 한다.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가 이집트를 통제하기 위해 신화를 재구성한 게 아니라 그 시대기 신대니 이 작업으로 이스칸달을 진짜로 신으로 만들고 알렉산드로스 4세, 그러니까 에르고를 신의 혈통으로 만들려 한 게 아니냐 한다.(*64) 이스칸달의 실존은 확실하지만 알렉산드로스 4세의 실존은 불확실하고, 그게 그가 생전부터 모든 이야기에서 멀어진 상태라서 그렇다 하면 허와 실 사이의 절대적인 공백이 어떤 형태를 취할 거라 한다.(*65)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가 신화의 재구성을 왕이 대륙에 걸친 신화의 변용(후대의 역사를 바꿀 만한 문화의 초석화)이라 치면 그건 일개 마술사로선 할 수 없는 대의식, 방황의 바다와 산령법정, 아틀라스원의 마술사들을 통합한 인류의 세계와 신화 그 자체를 이용한 초발급의 대 의식 마술일 거라 한다.(*66) 그래서 그 의식마술이란게 에르고에게 세 개의 신을 삼키게 한 짓이었다.

기상천외한 일이었고, 에르고는 알렉산드로스 4세로서의 일을 기억하고 있지 않았고, 로드 엘멜로이 2세마저 솔직히 4권 시점에서는 자기 분석이 맞기는 한가 의심할 정도였다.(*67) 그러다 모나코에서 대파란이 벌어지고 지즈의 고유결계 유성체에 맞서기 위해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에르고에게 진지하게 왕을 묻게 되었다. 플랫 에스칼도스의 서포트로 마술회로에 새겨진 기억의 파편을 추출했다. 그렇게 에르고가 잊어버린 생전의 기억을 만들어낸다.(*68) 생전의 기억을 끌어낸 에르고는 과거의 자신이 정복왕 이스칸달의 아들임을 의심했으며, 자신이 알렉산드로스 4세로서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디아도코이 전쟁이 벌어져 많은 사람이 죽은 게 아니냐며 돌벽에 갇혀 독살당할 때 까지 자책했다 한다.(*69)
이에 로드 엘멜로이 2세는 그 고민은 모두 정당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에르고가 어떤 실패도 하지 않고 잘못이 없었음에도 에르고 본인까지 포함해 죽은 자들을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물었다. 제대로 된 즉위도 못 하고 7년 간 돌벽에 갇혀 지내다 14살에 독살당한 아이가 그런 책임을 질 이유가 없었지만 에르고는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러자 2세는 그 고민이 정당하기에 그가 왕으로 정당하다며 라이더(이스칸달)의 최후의자 최신의 신하로서 에르고를 알렉산드로스 4세로 인정한다. 에미야 시로가 단련해 줘서 완성된 가면은 그에 맞춰 하얗고 길고 가는 관으로 변했다. 그리고 2세가 미리 준비한 망토(2세가 간직한 성유물인 이스칸달의 망토조각과 같은 색과 디자인)가 장착되었다.(*70) 망토에 수납 기능이 있어서 평소에는 관과 망토가 어딘가로 수납된다.(*71)

이렇게 생전의 기억을 되찾고 왕이 되겠다고 각오한 건 에르고의 강한 의지를 증명하지만 동시에 기억 포화를 더욱 진행시킨다는 부작용이 있었다. 2세는 그걸 알면서도 에르고를 믿고 작업을 해 준 것이고, 에르고 본인도 후회하지 않았다.(*72) 이를 이룬 에르고의 환수는 에미야 시로가 건네준 일곱자루의 검(스파타가 포함됨)을 들었고 아버지에게 이어받은 번개를 다루는 이능을 각성, 아득한 유린제패의 진명개방을 이루었다. 레일건과 같은 원리의 일곱 개의 참격과 함께 자신을 사출한다.(*73) 에르고의 아득한 유린제패는 이능성에서는 이스칼달을 능가하나 그릇인 몸이 통상의 인간이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30초 정도였다.(*74)

한편 이번 일로 생전의 기억을 되찾았지만 에르고는 그 시절의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이 좀 대 제대로 왕 노릇을 했다면 시대가 바뀌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지금의 자신은 그 시대의 자신이 바란 결과가 아니냐 한다. 과거 '살아만 있다면 신이라도 만들 수 있다 말해준 료우기 마나의 말대로 지금의 자신은 저 시절의 알렉산드로스 4세가 꿈꾸던 신과 같은 존재가 아니냐고도 한다.(*75)

스칸디나비아 페페론치노는 이 전말을 듣고 누구한테 기억을 덧씌워진 거 아니냐 한다.(*76) 납득한 후에는 에르고가 일본에서 있었던 일을 다 잊어먹은 상태에서 자신을 보고 일본의 산을 떠올리는 거 보고 아직 기억 포화가 정신까지 침식했고 혼이나 육체까지 침시되지 않아서 어렴풋이 느끼는 게 아니냐 한다. 그걸 들은 에르고는 크게 안심하는 기색이었다. 그리고 알렉산드로스 4세의 자각을 가진 시점에서 정신이 붕괴하지 않은 걸 보면 주변 인물들이 에르고의 마음을 신중히 키워 온 거라 한다.(*77)


이외, 에르고에 관해서 알려진 내용들

■ 로드 엘멜로이 2세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좋은 사제관계(에르고는 마술사가 아니지만 기간 한정 엘멜로이 교실의 학생이 됨)를 구축했다. 둘은 공통분모가 있다.(*78) 에르고는 아직 자신이 학생이란 자각이 옅으며 다른 교실의 학생들을 보면 동경심을 품는다.(*79)
한편 여러 인물들이 에르고를 노렸지만 2세는 그런 위험은 치워두고 에르고가 삼킨 신들의 정체를 밝혀내고 어떻게든 신들을 돌려보내 에르고의 기억포화를 막기로 한다.(*80) 후에 에르고의 정체를 알게 된 2세는 대충 에르고가 삼킨 신을 보고 이스칸달과 관련이 있을 것은 예상했지만 설마 다이렉트로 그의 아들인 건 뭐냐고 중얼거린다.(*81) 에르고가 기간 한정 제자인 건 바뀌지 않는다 맹세한다 한다.(*82)

■ 기억을 잃기 전 친구이자 에르고를 실험한 방황의 바다의 마술사 지즈의 제자인 바이 뤄롱이 있다.
→ 러롱은 에르고를 신이나 용을 먹어치워 식신충동을 얻은 세계에 단 둘 뿐인 동포로 여기며 그와 싸우는 시뮬레이션을 최고의 유희처럼 느끼는 게 상사병이 걸린 것 같은 모습이다.(*83) 에르고는 기억이 없음에도 뤄롱을 보는 것 만으로 두근거리고, 싸우면 오싹거려하며, 져버리자 그 자식을 이기고 싶어지는 것이 친우가 맞는 것 같다 한다.(*84)
→ 바이 뤄롱이 에르고와 자신이 친구라는 점을 어필하는 걸 정리하면, 에르고가 노래하는 걸 좋아하거나 맨날 중요할 때 없어져서 찾으로 다녔다던가 에르고가 뤄롱을 루오라고 불렀다거나 한다. 에르고가 품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신을 따라오는 게 최선이라고 한다. 에르고는 뤄롱이 뭔가 숨기고 있다는 걸 직감했다.(*85)
→ 에르고의 제작에 참여한 자들 중 방황의 바다가 마지막 순서를 받은 건 그들에게 에르고가 필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바이 뤄롱의 정체는 에르고의 후계작이다. 그리고 방황해의 실험 목적은 협력자인 아틀라스원과 무시키와 일치하지 않으며 뭔가 다른 실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실험에 야코우 아키라의 간타이와 에르고가 필요했다. 그렇다고 꼭 필요한 것도 아니라 둘 다 얻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느낌이다. 굉장히 조잡한데 이는 행동이 이로정연할 수록 아틀라스원의 분할사고에 계획을 읽히기 때문에 정보를 넘기지 않기 위해 일부러 그랬다.(*86)
→ 에르고의 정체가 밝혀진 시점에서, 바이 뤄롱이 에르고의 진짜 친구면 에르고의 정체인 알렉산드로스 4세가 살아 있던 시기의 인간이라는 가능성이 있는 거 아니냐 한다.(*87)
→ 뤄롱의 정체가 자그레우스라 밝혀지면서 로드 엘멜로이 2세가 둘이 친구라는 걸 납득했는데 자그레우스는 오르페우스교의 신이고 정복왕 이스칸달과 어머니 올륌피아스와과 매우 가까웠기에 알렉산드로스 4세인 에르고에게 뤄롱은 문자 그대로 수호신 같은 존재였다.(*88)

■ 그 외 인간 관계에 대해서.
→ 에르고가 담김 포드를 우연히 싱가포르 해적질을 하던 중 건져 와 깨워버린 토오사카 린은 에르고와 어울리며 지인으로 여기고 무슨 일이 있어도 에르고를 내팽겨칠 생각이 없다 한다.(*89)
→ 그레이는 에르고를 동생처럼 여긴다.(*90) 옆에서 둘을 보면 사이 좋은 남매 같다.(*91) 에르고의 식신충동이 아서왕을 담을 그릇인 그레이를 신처럼 인식해서 종종 먹고 싶어한다는 문제가 있다.(*92) 야코우 일족과 바이 뤄롱과의 싸움 후로 에르고가 그레이를 누나라고 부른다.(*93) 누나라 불린 이후로 그레이가 에르고에 대해 노심초사 하게 되었다.(*94)
→ 솔직한 사람은 2세의 교실에서 고생하며 에르고가 교실에 들어가면 고생할 거라 토오사카 린이 평한다. 덤으로 에미야 시로가 마술사 답지 않다는 점에서 에르고랑 비슷한 타입이라 만나면 잘 통할 거라 한다.(*95)
→ 료우기 마나가 책을 읽어주자 식신충동이 억제되었다.(*96)
→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는 에르고를 보곤 처음엔 붙잡아서 자기 저택으로 끌고 가고 싶다 하다가(*97) 에르고가 알렉산드리아 해저 대도서관의 시큐리티를 풀어버리는 걸 보고 그가 신을 삼킬 정도의 그릇이 되는 존재라 판단하곤 에르고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큰 흥미가 생겼다. 에르고는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가 자신을 신과 무관하게 관심을 가져 준 첫 번째 사람이라 인식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사냥꾼을 발견한 육식동물에 가깝다고도 여긴다.(*98)
→ 플랫 에스칼도스와는 부모와 얽힌 암살 사건을 겪었는데 그것 때문에 부모를 원망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고, 에르고가 한 번 보고 플랫이 웃는 표정을 억지로 마술을 이용해 짓는다는 것을 간파해서 급격히 친해졌다. 에르고는 플랫이 말도 많지만 말하는 방향이 엉뚱하다 생각하며 배려하는 것도 뭔가 초점이 어긋나있는 것 같지만 무서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말 속에 실감과 친애가 있는 걸 느낀다.(*99) 반 펨이 신대연맹의 일원인 것 처럼 자기들도 선대의 유산 때문에 이렇게 되었으니 유산동맹이라 부르자 한다.(*100) 서로 수수께끼의 유물에 놀아난다는 점에서 평범한 삶을 갈망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아무튼 둘은 닮은꼴이라 잘 통한다.(*101)
→ 에르고는 에미야 시로를 만나기 전 신의 시점으로 시로가 5차 성배전쟁에서 겪은 일과 4차 성배전쟁의 마지막 에미야 키리츠구에게 구해지는 방면을 다 본 상태로 만났기에 에르고는 시로를 잘 알고 시로는 에르고를 잘 모르는 기괴한 형태로 마주했다. 에르고가 자신이 신의 시선으로 봤던 시로의 과거를 말하자 시로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자신의 감정을 말한다. 시로가 아직 정의의 편이 되기 위해서 에미야 키리츠구의 꿈을 쫓으며, 혈연이 아니더라도 에미야라는 성을 이은 것만으로 만족한다는 걸(이 부분에서 에르고가 잠시 공포를 느낀다) 알게 된 에르고는 아직 에미야 시로가 미완성된 것을 느낀다. 한편 시로에게 있어 에미야 키리츠구 같은 존재를 에르고는 로드 엘멜로이 2세와 그레이라 생각한다. (*102) 시로는 토오사카 린이 에르고를 싱가포르에서 건져내서 내치지 않고 책임져줬다는 걸 듣고 린 답다 한다. 에르고가 토오사카 린과 함께 여행해 온 소중히 여겨야 할 상대라며 그가 가진 기억 포화라는 현상을 해결해 주고 싶어한다.(*103)(*104)

■ 수첩에 여행의 내용을 연필을 사용해 그림으로 그리고 있다.
→ 필치는 소박하고 대부분 단발성 스케치지만 같이 여행하는 사람들이 보면 수첩 안에 시간이 갇혀있는 것 같은 감성을 자극한다.(*105) 각 장면에 주석을 덧붙였는데 처음엔 연필 다루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글씨체가 조잡했다.(*106)
→ 에르고가 그림을 그리는 건 기억 포화가 심화되어 슬슬 포드에서 깨어난 후의 기억에 결핍이 생기는 것을 알아차려서였다. 억을 잊어도 그림으로 그려 두면 생각해 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107) 보통 사람은 스캐치나 사진을 보며 애매한 기억을 정리하지만 에르고는 기억 포화로 실시간으로 기억을 잃고 있는지라 이걸 보면서 내가 어디까지 기억을 하고 있는가를 아침마다 작업처럼 확인하고 있다. 최초의 해적섬 일화를 시작으로 점점 스케치를 봐도 기억이 재생되지 않는 부분이 늘고 있다.(*108)
→ 이걸 그리고 있으면 무에서 유를 낳는 신이 된 기분이 든다 한다.(*109)
→ 이것을 몇 번이고 탐독하며 기록을 되새기는 동안에만 초조함이 생기고 식신충동이 아주 약간 조용해진다. 그래서 이 초조함이 지금은 과거를 잃어버린 에르고 자신에게 있어서 과거의 자신이 지닌 핵이자 뚜렷한 방향성(백터)이 아닐까 생각한다.(*110)
→ 반 펨네 유람선에 도착했을 때의 스케치는 능숙하고 유려해져 그림책으로 내도 될 정도였다.(*111)

■ 잡다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에르고 본인은 자신 안에 무언가가 있고 그것이 언제나 안쪽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느껴서 무서워하는데 주변에서는 그가 유령을 무서워한다고 착각했다.(*112)
→ 목숨을 걸고서라도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했다.(*113)
→ 의외로 처세술이 능숙하다.(*114)
→ 기억을 잃었기에 누군가가 기다려 준다는 사실을 기쁨으로 여긴다.(*115)​
→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일본 독자 마술에 주목한 건 그들의 마술이 신과의 접속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니 접속을 끊는 방법도 전해지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레이 안의 아서왕이나 에르고 안의 신을 다른 누군가에게 떠넘기는 식이 된다.(*116)
→ 에르고가 삼킨 나머지 두 신이 진화에 연관된 것이 아니냐고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추측했다.(*117) 에르고와 바이 뤄롱이 삼킨 것들은 모두 같은 루트(동일한 측면)을 가졌다.(*118)
→ 바이 뤄롱은 에르고라는 이름을 실험명에 가깝다 했는데(*119) 아쳐(프톨레마이오스)에 따르면 진짜 신을 삼키는 실험의 프로젝트명이 에르고였다 한다. 왠지 에르고에게는 '프로젝트 에르고'라는 이름이 익숙했다.(*120)
→ 냄새가 소중한 사람이 떠나간 뒤의 잔향이니 뭐니 하는 시적 재능이 있다.(*121) 모험을 하면서 들른 장소들의 냄새를 기록하고 있는데 바닷바람이 달콤하니, 시냇물의 향기가 인간에게 허락받지 않는 성역의 것이니 한다.(*122)
→ 누군가와 친해지기 쉽다.(*123)
→ 에르고가 에테라이트를 간단하게 카피하는 걸 본 그레이는 에르고가 로드 엘멜로이 2세처럼 남의 특기를 빼앗는 재능이 있는 게 아닌가 했다.(*124)
→ 사무적인 일을 잘 하며 비서 재능이 있다 한다. 시계탑에 합류할 수 있다면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스케쥴 관련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 한다.(*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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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은 가능한 허락을 맡았습니다. 대강 2012년 즈음 마법사의 밤 이후의 작품은 허락을 맡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전의 번역은 역자분에게 연락이 가능한 경우는 다 받았습니다만 그것이 불가능한 글은 어쩔 수 없이 그냥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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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 달갤의 ㅇㅇ님 : 사쿠라이 히카루 관련 좌담회 번역 (출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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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앗님(http://blog.naver.com/ashelgran) : 페이트 그랜드 오더 번역
■ 아인할트님(http://blog.naver.com/ssj987) : 페이트 그랜드 오더 번역
■ DC 달갤(http://gall.dcinside.com/board/lists/?id=typemoon)에서 퍼온 역자분들. 온갖 작품을 퍼왔으니 딱히 작품 명시 안 함. 굳이 궁금하면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typemoon&no=133768 가서 뒤져 볼 것. : kkyure님, 제롱님, 앙단테님, 안구운김P님, 아탈란테님, 피첼라나님, 그루님, 나사린님, 고즈엉님, 마밤님, 닉시스님, 인도형제님, 등등구렁등등이님, Embrio님, CB님 등.
■ 타입문넷의 zz21님 : 페이트 그랜드 오더 번역
■ 시즈오(http://blog.naver.com/ikarikou/)님 : 페이트 그랜드 오더 번역
■ 루리웹 타입문 게시판(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family/3665/list?bbsId=G006&pageIndex=1&itemId=557)에서 퍼온 역자분들. 참고로 DC 달갤이랑 여기랑 둘 다 활동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 경우 그냥 적당히 한 쪽에 적음. : 수히나님, 문자 친구님, 명란빵먹고싶다님 등.
■ 파랑새님(http://blog.naver.com/waterdroper) : 페이트 엑스트라 CCC 세이버, 캐스터 루트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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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지킬 거 축약

● 여기는 공신력이 없습니다. 객관성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각주도 객관성이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습니다.
● 퍼 가실 거면 출처가 여기라고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갑질할 입장은 아니므로 강요는 안 합니다만...... 그러시면 제 의욕이 상실됩니다.
● 정리글만 보고 떠들면 사견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여기만 보지 말고 먼저 원작을 감상해 주세요.

좋은 소식

달갤에서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9권까지 번역이 완료되었습니다.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 9권까지 번역이 완료되었습니다.
츄라이 츄라이.


자료륾 못 구해 반영을 못 한 것들. 정보투고 환영중. 번역 부탁드려요...

● 페이트 프로토타입 창은의 프래그먼츠 사운드 드라마
여기서 보강된 내용이 엄청 많다는데 일알못이라 반영 못하고 있음.
번역 츄라이 하기엔 청해가 좀 빡실거 같긴 한데..... 최근 연재 시작한 코믹스판에 기대해 봐야 하나.

● 페이트 로스트 에인헤랴르 극광의 아슬라우그
프롤로그 말고는 번역이 없어서 반영 불가.
더군다나 1권만 나오고 페이트 레퀴엠 수준으로 유기된거나 마찬가지라.... 이건 번역해달라고 부탁도 못 하겠다.


그 외 사유로 반영 못 하고 있는것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사건부
부분번역과 마테리얼 참조해서 쓴거라 빠진 게 많음.
특히 관위결의 편은 큰 틀만 있고 자세한 내용이 없는 수준.
이유는...... 정발판 텍스트 내용 하나하나 받아적기 귀찮음. 그런 받아쓰기 작업은 월희 리메이크나 페이트 사무라이 렘넌트로 충분하다고......
혹시 텍스트 복사 붙여넣기가 가능한 정발 전자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그럼 사서 반영해 봄.

● 페이트 엑스트라 코믹스 폭스 테일
연재속도가 느린 것도 있고 귀찮기도 해서 놔버린 상태.
최신 밈이 스즈카 매독썰이라니 좀 깼다.

● 프리즈마☆이리야
비정사인데다 연재속도 느리고 귀찮아서 놔버림.
최근전개에서 뽕차는 최종전이 진행중이긴 한데 그래도 귀찮은걸.

● DDD
뒷부분 번역이 없는 건 둘째 치고, 보는 사람이 있긴 함?

● 히무로의 천지
완결났는데 번역이 없다.

● 타입문 학원 치비츄키!
전부 정발됬지만 7권에서 연중 유기되었다길레 나도 유기.

● 꽃의 미야코
작품이 연중으로 유기당했으니 나도 유기.

● 파이어 걸
그 운석새끼가 완결낸 작품이고 뒷골목 사츠키 히로인 12궁편에서 누가 나왔다는 건 들었는데... 관심있는 사람이 있긴 함? 나무위키에 항목도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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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입문 세계관의 인간에 대해서
타입문 세계관의 국가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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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희 시공과 페이트 시공의 차이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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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사전
마스터,서번트(인물)
마술사, 마법사(인물)
이능력자(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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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인물)
일반인(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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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식 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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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행성)을 지키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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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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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을 발현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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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의 성능을 측정하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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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지 없는지 잘 모를 초월적인 존재)
인리정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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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대
(인리적으로 가지치기당한 역사. FGO에서 이성의 신에 의한 범인류사를 향한 쿠데타 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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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의 줄기에 가까우나 벗어나고 만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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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인간을 구성하는 제3요소)
에테르
(제5가공요소)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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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
(마술을 구성하는 요소)
영자
(에너지를 가진 정보)
마력
(이능을 발현하는 에너지)
진
(별의 사후 생기는 요소)
외계
(지구 외 요소)
허수공간
(현실(실수공간)의 반대 개념)
세계의 뒷면
(신대의 종료 후 환상종들이 도망친 장소. 통칭 아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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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에 인간과 밀접해 있던 사후세계)
이세계
(그 외 작중에서 언급되는 정체 불명의 장소)
종말장치
(별, 시대 등을 종말로 이끄는 시스템)

세계 외 요소
크툴루 신화
(창작물이면서 동시에 외우주에 존재하는 것)
서번트 유니버스
(SF와 히어로물이 섞인 개그 시공)
구다구다 시리즈
(과거 일본을 다루는 개그 시공)
카오스
(다른 우주의 선단)
이성의 신
(정체불명의 무언가... 였던 페이크 보스)
칼데아스
(진짜 보스로 여겨지는 것)

분량 오버로 독자 항목이 된 이야기
요정국 브리튼 이야기(2부 6장)
나우이 믹틀란 이야기(2부 7장)
페이퍼 문(주장1)
폐기공(주장2)
아키타입 인셉션(주장3)
트리니티 메타트로니오스(주장4)

스핀오프 평행세계
캐릭터 마테리얼의 세계
타이가 콜로세움의 세계
프리즈마☆이리야의 세계
페이트 엑스트라의 세계
페이트 아포크리파의 세계
페이트 프로토타입의 세계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의 세계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세계
페이트 레퀴엠의 세계
강철의 대지
달의 산호
제도성배기담, 쇼와전국두루마리
캡슐 서번트
성배전쟁(라비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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注釈

*1 "……의식을 봤을 리도 없을텐데, 눈치가 조금 과할 정도로 좋군." "요근래 연구하고 있던 술식이 비슷한 부류였어서 말이지. ……단, 역방향으로, 인자를 벗겨내는 방법이지만." "…………윽." 이번엔, 자신의 가슴에, 찌릿 하고 고통이 일었다. 지금 스승님이 한 말은, 그야말로 자신을 말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영웅의 인자를 벗겨낸다. 그것은, 육체연령째로 정체돼버린 자신을 위한 연구다. 스승님이 강사를 그만두면서까지도 경주(傾注)하려고 하고 있는 술식. "만약에, 그런 인자를 벗겨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심을 수 있다면, 이라는 가설을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쪽은, 결국 의사 서번트라고라도 불러야 할, 영령 비스무리한 게 되겠지. 아마도, 에르고도 비슷한 거겠지." "……그렇다면, 저것에 무엇이 씌여있는지도 검토가 되어 있는건가?""요모츠헤구이, 다." 라고, 스승님은 말했다. 린이, 표정을 바꾼다. 어쩌면, 자신의 나라의 신화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명계에서 죽은 자가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 이야기인가." "그래, 요모츠헤구이는 일본의 신화지만, 유사한 예로 서유럽권에서 유명한 건 페르세포네의 전설이겠지." 에르고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스승님이 흘리고 있던 말을, 자신은 떠올렸다. 그 때부터, 스승님한테는 짐작이 갔던 것일까. "풍양의 신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를 잡아간 명계신 하데스는, 그녀에게 명계의 음식을 주었지. 결과적으로, 격앙한 데메테르가 딸을 되찾은 후에도, 그 명계의 음식을 먹은 만큼, 페르세포네는 명계에 남을 수 밖에 없어졌다. ……이름 외에도, 딱 하나 에르고는 기억하고 있었지. 과거에 먹었다고 하는, 형상도 맛도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를." 요모츠헤구이ヨモツヘグイ. 황천의 음식黄泉戸喫. "페르세포네의 전승에서는 그녀가 먹은 건, 석류였다는 설도 있지. 많은 신화나 전설에서, 석류는 인육의 대체물로써 바쳐지는 것이야. 그렇다면, 황천의 나라의 석류란 대체 무엇인가. 그걸 먹으면, 더 이상 현세에 어울리지 않게 되는 것이란." "잠깐 기다려봐요 선생님!" 못 참고, 린이 끼어들었다. 자신 따위보다도, 한참 더 제대로 된 마술사로서 공부를 거듭해온 그녀는, 스승님의 이어질 말에도 생각이 미친 것이겠지. 그 말이 지닌, 진정한 두려움도. "선생님이 말하는 대로라면, 에르고가 먹은 것은……" "에르고의 의식은 거의 이 전설에 의거했다고 생각해도 좋네. 명계건, 요모츠헤구이건, 동서양을 불문하는 전승이기에, 복수의 마술조직을 사이에 뒀음에도 통용되지. 그리고, 에르고가 무언가의 인자를 거두어들였다는 이야기를 토대로 보면, 그 목적도 명확해지지. 예를 들어, 미라의 파편이 오랫동안 약으로 여겨졌듯이. 전사의 뇌나 심장을 먹으면, 그 용맹함을 얻을 수 있다고 믿어져왔듯이. 그렇다면, 이 전설들에서 가장 강장한 대상이란 무엇인가. 명계에 있는 인육이란, 혹은 인육이라 착각되는 것은." 강의처럼, 낭랑하게 스승님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 라티오가 쩔쩔맬 정도의 압력이, 거기엔 있었다. "요한복음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지.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 안에 거하나니』. 이건 설교를 위한 비유적 표현이지만, 우리들이 신성한 것을 먹고, 거두어들인다는 개념이 얼마나 오래되고 보다 친숙해져 왔는지도 알 수 있지. 즉." 한 박자 두고, 스승님은 답을 입에 담는다. "즉, 에르고는 신의 피와 살을 먹어치웠다…… 틀렸나?" 그 의미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파도소리만이, 시끄러울 정도로 고막을 두들겼다. 적어도, 잠시간만이라도, 진실을 덮어 숨기려고 하고 있는 것처럼도 생각됐다. "그것도, 한 위가 아니야. 여섯 개의 환수는 즉 그의 것이 아니라, 신의 것이다. 세 쌍이라고 생각하고, 세 명의 마술사가 협력한 것이라면, 세 위의 신이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 없겠지." "……소문대로, 얕볼 수 없는 분이군. 로드 엘멜로이 2세." 라고, 라티오는 평가했다. "거의 힌트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잘도 거기까지. 약탈공이라느니 듣긴 했습니다만." "괜한 별명은 상관 없지만, 이런 건 제대로 된 가설조차 아니지. 신의 혈육을 먹어치웠다는 건 그렇다 쳐도, 그 인자를 이용하느니 하는 짓 따위 현대의 마술로는 불가능하다…… 아니, 신대의 마술이라도 가능할까? 애초에 한 위의 신조차도, 인간의 그릇에는 과하지. 세 개의 조직의, 세 명의 마술사라고 했네만, 대체 어떤 사술(詐術)을 썼지?" "그거야말로, 밝힐 수는 없습니다." 빙긋, 그녀의 입술에 옅은 미소가 떠오른다. "하지만, 적어도 그의 위험성은 충분히 이해됐을 겁니다. 최초의 무례는 사과드리죠. 필요하다면, 충분할 만큼 사례를 해도 좋습니다. 에르고를 넘겨받고 싶군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 "일상생활에, 곤란한 점은 없나?" "때때로, 배가 고파요." 약간 곤란한 듯한 표정으로, 에르고가 복부를 쓰다듬었다. "아, 안 아끼고 제대로 밥 주고 있다고!" "네, 받고 있어요. 여기의 스파이스를 섞어서 푹 달인 생선 요리, 엄청나게 맛있어요." 린의 주장에, 담담하게 청년이 웃는다. 푹신푹신한 표정은, 역시 강아지와 닮았다. "그래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그야말로 채워지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 꼬르륵 하고 배에서 소리가 나는 기분이 들어요." 귀여운 말투로, 젊은이가 배 부근을 쓰다듬는다. 긴 빨간 머리 안쪽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눈동자와 시선이 있었다. "아아, 그렇지. 하나 더, 떠오른 게 있어요." "엥?" 이건 린도 처음 들었는지,, 휙 돌아봤다. 부근에 손을 둔 채로, 젊은이의 눈동자는 어딘가 먼 곳을 방황하고 있는 듯 했다. 어째선지 자신은 그 어둠을 떠올릴 수 있었다. 빛 하나 들지 않는 암흑에, 네 발로 기어다니게 된 에르고라는 젊은이를. 그 손에 쥐여져있는, 무언가를. "뭔가를, 먹은 기분이 들어요.. 엄청나게 달고, 쓰고, 시고, 고기같고, 생선같고, 과일같은…… 아아, 엄청나게 배가 불렀어요." 아까 부족하다고 말한 것. 약간 뾰족한 앞니가, 침에 젖어있었다. 자신도 꿀꺽 침을 삼켜버린 순간에, 스승님이 중얼거렸다. "요모츠헤구이(ヨモツヘグイ). 혹은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의 명계 하강인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 새빨갛게 물든 시계. 미지근한 것이 얼굴에 닿았다. 하지만, 얼마나 지나도 고통은 찾아오지 않았다. 흠칫거리면서, 손을 든다. 얼굴에 묻은 것을 스윽 닦아내보니, 눈 앞에는 믿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자신의, 진짜 팔을, 에르고가 물어뜯고 있던 것이다. 크게 벌어진 턱에서, 끔찍할 정도로 피가 흘러나오고 있다. 뿌드득 살을 씹는 이에는, 뼈까지 부술 듯한 힘이 담겨 있었다. "에르고 씨!" 젊은이의 입가는, 삐에로처럼 새빨갛다. 그런데도, 눈동자만은 지금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한 어린애같아서. "어이, 에르고! 너 임마!" 무시키가 소리친 직후, 퍽, 하는 소리가 났다. 젊은이의 팔에서, 살이 깎여나간 소리였다. 검붉은 살 사이에, 하얀 뼈가 튀어나와서, 깜짝 놀랄 정도의 피가 폭풍으로 씻어진 듯이 갑판을 더럽혔다. 그대로, 에르고의 몸이 옆으로 쓰러진다. 그 찰나, 속박이 풀린 것을 느꼈다. 똑같이 구속으로부터 해방된 것인지, 자신과 동시에 스승님이 에르고의 곁으로 달려갔다. "잘 버텼다, 에르고." "……선생님의…… 학생이니까요." 붉은 머리 젊은이의 힘없는 목소리가, 지금은 유달리 가슴에 찔렸다. "선생님은…… 알고 계셨던거죠…… 저의…… 굶주림의…… 정체……" "요모츠헤구이를 먹은 자가 황천에서 나올 수 없어지는 것은, 그 식재 이외를 먹을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라는 설이 있지. 그렇다면, 신을 먹어치워버린 자네가, 같은 현상에 사로잡혀도 이상하지 않지. 말하자면, 식신충동(喰神衝動)이라고 말해야겠지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 "에르고, 그걸 보여주도록 해봐." "알았어, 린." 빨간 머리의 젊은이가 끄덕이자, 그 등뒤에 물결이 일어났다. 아, 하고 작게 목소리가 나와버렸다. "투명한, 팔?" 지금이라면, 알 수 있다. 에르고의 등 뒤에서, 상의를 뚫고나와, 몇 개나 되는 투명한 팔이 생겨난 것이다. 반투명한 표면에, 몇 개고 불가사의한 문양이 떠올라 있었다. 마치, 파르스름한 유리로 만들어낸 듯한 팔. 공중에서 자신을 구속한 것도, 이 팔로 한 거였나. "원래의 팔이 두 개에, 등 뒤에 여섯 개인가. 합계 여덟 개라면, 흔히 말하는 삼면육비와는 꽤 다르지만…… 이것이, 자네의 힘이라는 거군. 만져봐도 괜찮나?" "아, 네." 끄덕인 에르고의 등을, 스승님의 손끝이 쓰다듬었다. 찌릿, 하고 희미하게 정전기가 흐른 듯이 보였다. 하지만, 아픔 같은 자극은 따르지 않은 모양인지, 그대로 손가락을 미끄러뜨려간다. 특히, 복잡한 문양에 대해서는, 두 번, 세 번이고 같은 곳을 덧그렸다. "미스 토오사카도 여기저기 분석한 뒤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시계탑 부근의 마술과는 전혀 다른 물건이군." "선생님도 모르시나요. 그러면, 아틀라스원이라던가는?"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와 만난 적도 있지만 말이네. 그들의 그것은 현대화학과 마술의 믹스같은 거다. 이건 기존의 마술과는 다르지만, 조금 더 우리들에게 가까운 듯이 여겨지네." 주절주절, 스승님이 설명해간다. 마술의 솜씨는 어쨌건, 타인의 마술을 해체하는 것에 관해, 스승님은 누군가에게 뒤지지 않는다. 약탈공 따위와 같은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그로 인해 생겼다. 하긴, 해체한 비닉기술을 멋대로 제자한테 가르쳐주거나 하는 매너 없는 짓을, 몇 번이고 해버린 탓이기도 하지만. 그런 스승님이라도 짐작이 가지 않는다고 하는, 에르고의 투명한 팔. 환수(幻手), 라고 해야 할까. "그레이를 구속할 수 있을 정도의 완력에, 그 속도를 포착할 수 있을 정도의 정밀도와 신축성? 그런 성능을 구축하는 데에, 어느 정도의 마력이 필요하지? 어떤 의미가 있어서, 투명한 팔이라는 형태를 취하지? 아니 마술이라고 한다면, 이건 오히려 신대의……"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 "……의식은 신체의 안에. 시점은 몸의 밖에." 지시가, 배후에서 날아온다. "에르고 군, 자네의 신체를 움직이는 건, 자네의 의식이 아니야. 자네의 무의식적인 반응이야말로가, 표층의 의식을 결정짓지. 아직, 그 환수를 구축하는 마술계통은 모르겠지만, 자네의 본질과 깊게 얽혀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그러니 생각하는 게 아니라, 몸에서 나오는 진리를 느끼게." 로프에 구속된 에르고가, 신음과 함께, 지면에 엎어진다. 린의 왼손에는, 옅은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아마도 마술각인의 빛. 거기에 정기(오드)를 쏟아붓는 것으로써, 에르고를 구속하는 술식을 계속 보강하고 있는 것이리라. 변함없이, 목소리는 청년에게 닿는다. "자네의 팔은, 어디까지나 마력이 구축한 것이네. 미스 토오사카의 마술에 묶였다는 건, 선입관이 그렇게 보이게 만드는 것에 불과해. 이 현실은 진리의 그림자라고 생각하게. 그림자는 본래의 자네를 묶는 일은 없네. 그건 단순히 과한 생각이야." "과한…… 생각……" 중얼거림이, 진흙에 더러워진 진짜 팔에 닿아 박살났다. 다음 몇 초만에, 오른쪽 위의 환수가 구속에서 빠져나가, 사라진다. 다시 등에서 나타난 환수가, 가로로 휙 휘둘러지자, 칠흑의 로프는 바람을 분 촛불처럼 사라진 것이다. "거짓말? 손을 휘두른 것만으로, 마술식 자체를 깼어?!" 쭉 뻗은 환수 세 개가, 이번엔 지면을 두들겼다. 코탄처럼 사출된 에르고의 신체가, 린에게 돌격한다. 반격용 간드를 쳐내면서, 휘둘러진 주먹이 린의 가는 팔과 격돌한다. 아니, 격돌했다고 생각한 것은, 자신의 눈의 착각이었는가. 반투명한 환수와 접촉한 우아한 손바닥이, 빙글 돌았다. 크기가 세 배는 다른 환수가, 그 회전에 휘말려, 린에게로의 직격 루트를 빗나간다. 중국권법에서 보이는, 화경(化勁)이라는 기술이라는 건 나중에 알게 된 일이다. "체간에 집중해라. 환수는 질량을 지니지 않아." 무너진 에르고의 자세가, 그 말을 듣고 세워진다. 두 번, 세 번, 『강화』된 린의 체술이 그 주먹을 흘려내지만, 이렇게 되면 문자 그대로 손의 수가 다르다. 미리 걸어뒀던 방어 술식을 파고들어 깨버리고, 주먹이 그녀를 압도해간다. 못참고, 일격을 뿌리친 린의 손가락에서 보석이 반짝였다. "아 진짜!" 앞으로 한 순간이면, 그녀의 새로운 마술이 발동했겠지. 아마 간드 따위보다도, 그 보석이야말로 그녀의 진가였을 터. 하지만, "거기까지!" 하고, 목소리가 끼어든 것이다. (중략) 이미 환수는 보이지 않게 됐지만, 에르고의 등에 스승님의 손이 닿았다. "아무래도, 자네의 여섯 개의 환수에도 개성이 있는 듯 하군." "개성, 인가요." "미스 토오사카의 구속에서 처음에 빠져나가, 마술식을 해제한 건 오른쪽 위의 환수였다. 아마 영적인 간섭능력을 지니고 있겠지. 이런 영체 부위가 발생하는 것은, 수호령이나 악령에 씌인 패턴, 혹은 한정적인 강령에 성공한 패턴이 가깝지만…… 그렇다 쳐도, 이런 형태로 팔에 개성이 나오는 건, 조금 묘한 이야기군. 어쩌면, 다른 팔에는 다른 개성이 있을 수도 있는 건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 공중에서, 또 새로운 뼈의 채찍이 날아온 것이다. 라티오를 습격한 환수를 옭아매고, 그대로 에르고까지도 구속한다. 그것을 해낸 인영은, 폭발처럼 모래를 박차고, 해안에 착지했다. 저 뼈의 거인이라고 이해하는데, 살짝 시간이 걸렸다. 일시휴전이 되어, 파도 속에서 정지해있던 뼈의 거인이, 도약 한 번으로 모래사장에 귀환한 것이다. "만진 것만으로 이쪽의 술식을 해석해서, 해주(디프로그래밍)했다는 건가. 과연 대단한 성능이지만, 지금 그건 골피질과 해면질에 삼중의 결계를 친 특별제라서 말이지. ──이걸로 문제 없습니까, 라티오 아씨."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 "설마, 그래서 여섯 개의 팔인가." "호오?" 라티오의 가느다란 눈썹이 움직였다. "에르고에게, 뭔가 영적인 인자가 융합되어 있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지. 살아있는 인간이, 빙의현상으로 육체적 변용을 성취하는 것 자체는 그리 드문 사례가 아니야. 키츠네즈키(狐憑き)나 늑대인간의 전설을 조사했을 뿐만 아니라, 졸업한 내 제자 중에도 수성마술 같은 걸 쓰는 녀석이 있을 정도다." 그리스도교권에서도, 악령 빙의라는 것은 포퓰러하다. 그렇기에, 엑소시스트 같은 직업이 표면상이라도 성립되고 있는 거니까. "여러 팔에다, 팔에 따라 별종의 개성과 성질이 느껴지는 것이 의아했지만, 그에게 복수의 영이 붙어있다고 생각하면, 이상하지는 않지. 이 경우, 세 명의 마술사에 세 쌍의 팔, 세 개의 영. 대부분의 마술은 삼각형(트라이앵글)의 안정부터 시작된다. 아틀라스원의 유의와는 다르겠지만, 연금술에서의 소금과 수은과 유황도 삼요소(트리아 프리마)라고 정리되지. 제각각의 마술사가, 비오를 갖고 모였다는 건가." 매끄럽게 움직이는 스승님의 혀에, 자신은 일종의 기시감(데자뷰)을 느끼고 있다. 사건의 수수께끼에, 닿을 때의 그것이다. 스승님의 추리는, 단순한 마술의 지식 이상으로, 그 마술을 행사하는 인간의 관찰로써 성립한다. 지금, 유산의 상속자라고 자칭하는 아틀라스의 연금술사를 앞에 둔 것으로, 그 이능이 발휘되었다는 것인가. 실제로, 라티오는 희미하게 눈썹을 찡그린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 모래바람이 거세다. 불과 몇 미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발자국도 몇 초 만에 사라져 돌아갈 수조차 없다. 시각 대신 환수를 이용해 주변 상황을 탐색한다. 뱀이 가진 적외선 감지 기관인 피트 기관 같은 것이다. 대상이 열이든 소리든, 청년의 환수는 정밀한 감각기관으로 작동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 "지즈는 있나?" “------ 아, 확인하겠습니다." 찡그린 목소리로 말하면서 에르고는 눈을 감았다. 그 등 뒤로 보이지 않는 팔이 펼쳐지는 것을 자신도 느꼈다. 마술사조차도 볼 수 없는 영체 상태 그대로다. 그 상태에서도 마력이나 기척을 감지하는 데는 불편함이 없는 모양이다. 실체화했을 때의 전투 능력보다 오히려 이러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야말로 에르고의 환수의 본질이 아닐까, 라고 이전 스승은 말했다. “.....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선생님, 이거........" "눈치챘나?"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 그러자 그 약액에 이끌리듯 반투명하고 푸른빛이 감도는 여섯 개의 환수가 에르고의 등 뒤에서 나타났다. “으음, 가까이서 보니 점점 더 대단하네, 이 환수! 너무 집중해서 눈이 아찔할 것 같아!”"뭔지 알겠어?" 에르고의 물음에 금발 청년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첫인상으로는 수백 개 정도의 회로를 조립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건 그 반대야! 기껏해야 대여섯 개 정도밖에 안 돼요. 하지만 정확도가 달라요!" "정확도?" "2차원과 3차원 같은 것 같아요. 컴퓨터의 집적회로는 평면적으로 압축되어 있는데, 이건 그 회로가 수직으로 압축되어 있는 느낌이에요. 정확도에서 타워팰리스 설계도와 실제 맨션의 설계도 정도의 차이가 있어요.“ 이 청년치고는 드물게 비교적 진지한 비유였다. 그만큼 에르고의 등 뒤에서 행해진 마술이 고차원적인 것이었나 보다. 눈을 반짝이며 청년은 친구의 피부에 손가락을 미끄러뜨렸다. 옅은 자전(紫電)이 발산되었다. 환수와 플랫의 손가락 사이로 가느다란 번개 실이 실타래처럼 엮인다. 팍, 팍, 폭죽처럼 터지면서 플랫의 눈에 비쳤다. "정확도라기보다는 깊이가 다르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 "정확도라기보다는 깊이가 다르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지. 신대의 마술은 차원이 다르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그건 그레이터 데몬 양식을 통해 무한 레벨업했다는 얘기가 아니라 정말 다루는 차원이 다르다는 거야. 예를 들어 레벨업이 아니라 스테이터스 조작이라든가, 새로운 주문이나 규칙을 집어넣는 프로그램 개조 같은 게 더 가깝지 않을까. 그들 입장에서는 현대의 마술사는 2차원 사람처럼 불편하고, 왜 그런 우회적인 짓을 하느냐고 할 정도로 어이없어할 것 같아. 뭐, 하지만 2차원밖에 할 수 없는 에셔의 속임수 그림 같은 것도 있긴 하지만 말이야!" "그럼 너도 손댈 수 없는 거야? "솔직히 자신 없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 "그저 저는, 당신한테 만들어줬으면 하는 가면이 있는 겁니다." "헤에?" "그의── 에르고의 가면입니다." 에르고 쪽으로 손을 내민 것이다.두근, 하고 붉은 머리카락의 젊은이의 가슴이 고동쳤다. "……저는." "그 녀석은 무리다." 흘깃 본 것만으로, 겐마가 고한 것이다. "어째서입니까." "척 보면 알아. 그 녀석의 얼굴은 너무 잔뜩이거든." "────윽." 에르고가, 숨을 멈췄다. 겐마의 말의 의미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자신의 안에 있는 다른 얼굴. 자신이 먹어치운 세 위의 신에 대해, 가면 장인은 훌륭하게 맞혔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는 거야? 이중인격이나 삼중인격같은 무른 이야기가 아니야. 애초에 뿌리부터 달라. 용케도 인간 한 명의 신체(그릇)에 거둬들였구나 하고, 감탄스럽군." 그 말씨에, 무심코 에르고는 얼굴에 손을 댔다. "정말로, 보기만 해도, 아시는 건가요." "모르면, 가면 장인 같은 건 못 해먹어. 한놈, 두시기, 석삼…… 얼굴을 돌린 녀석도 있지만, 너 이외에 셋은 들어있잖나." "그럼, 그게 어떤 얼굴인지는." 기세를 실어, 에르고가 물었다. 젊은이가 먹어치운 세 위의 신. 그 정체가, 가면 장인에 의해 밝혀지는 것인가. "아니. 방금도 말했지만, 네가 자각하지 못한 녀석은 얼굴을 돌리고 있어. 이쪽을 보고 있는 원숭이 형상은, 이미 알고 있는 녀석이잖아?" "……아." 추욱, 하고 젊은이가 늘어졌다. 물론,환수조차 현현시키지 않은 상태로, 손행자를 맞힌 것은 놀라운 혜안이다. 허나, 조금만 더 있으면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설레발 친 기대 만큼, 소침해져버린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중략) "그런 표정도 짓는 건가." 라고, 겐마가 말했다. "뭐가, 말이죠." "변하고 싶다, 라는 표정이야. 가면은 그런 인간을 위해서 있지." 한동안, 겐마는 에르고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2세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댁, 대단한 마술사지." "지위 이야기라면, 단순한 사정 때문입니다." "아아, 아냐 아냐." 겐마가, 휙휙 손을 휘두르며 부정한다. "그럴 생각으로, 우리 집에 온 거지? 우리 가면의 진수같은 건, 아무 데에도 퍼지지 않았어. 야코우 녀석들조차도 진짜로는 알고 있지 않아.…… 하지만,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댁은, 그걸 알고서 온 거잖아?" 수 초, 2세는 침묵했다. 머잖아, 불쑥 중얼거렸다. "어쩌면, 그런 걸지도 모른다, 라고는 생각해봤습니다." '……어떤, 의미일까.' 두 사람을 보면서, 에르고는 생각한다.주고 받는 회화의 반쯤밖에, 에르고로서는 알 수 없다. 감각적인 부분은 어쩐지 모르게 전해지지만, 그걸로 해결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표층적인 것에 불과하다. '……그레이 씨라면.' 그레이라면, 다를까. 에르고와 마찬가지로 마술사는 아니지만, 엘멜로이 2세의 내제자로서 벌써 몇 년이나 함께 있는 그녀는, 신비에 대해 독특한 어프로치를 이룬 것처럼 여겨진다. 그렇기에, 린이나 2세조차도, 그녀의 직감에는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알고 지낸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았지만, 시간과 체험의 농밀함이 그렇게 느끼게 하는 걸지도 모른다. 항상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는 그 사저가, 에르고에게는 참으로 믿음직스럽고, 애절할 정도로 아름답게 느껴진 것이다. "에르고, 라고 했던가." 겐마가 불렀다. "네, 넵." "나는 너의 가면은 만들지 않을 거다. 하지만, 가면이 없는 건 아니지. ……기다려 봐라." 라면서, 겐마는 일어섰다. 안쪽 방으로 사라져서, 수 분 정도 뒤에 갖고 나온 것은, 참으로 낡아보이는 나무 상자였다. 자주색 끈이 확실히 묶여있다. 그 끈을 풀고, 뚜껑을 열자, 에르고와 2세가 눈을 부릅 떴다. "……이건." 에르고가, 속삭인다. 나무 상자의 안쪽에 담겨있던 것은, 참으로 소박한── 아직 아무 의장도 되어있지 않은 가면이었던 것이다. "잡아봐도, 되겠습니까." "그래." 허가를 받고 나서, 2세가 가면을 들어올렸다.매끈한 표면을 손가락 끝으로 쓰다듬자, 젊은 군주(로드)의 눈썹이 희미하게 움직였다. "무슨 소재입니까." "글쎄. 스승님이 이어받아온 거라서 말이야. 신체(神体)로서 숭배되고 있던 나무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수상쩍단 말이지. 만져본 감각은 오히려 상아나 그런 거에 가깝지만, 이런 크기의 상아는 없고 말이야. 복수의 소재를 잇는 방식도 있지만, 그런 자국도 없어." 겐마가, 살짝 눈을 가늘게 뜬다. "옛날, 이런 어린애같은 상상을 해본 적이 있어. 어쩌면, 거대한 오니의 뿔이었던 게 아닐까, 하는." "……그렇게, 커다란 오니가?" "하하, 단순한 꼬맹이의 망상이지. 가면의 크기로 따지면, 오니가 맘모스같은 덩치가 되잖아? 그런 전승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황당무계한 소리겠지." 진지한 표정으로 물은 에르고에게, 겐마는 웃었다. "하지만, 너의 내측에 맞을 법한 얼굴은 그 녀석 뿐이야. 지금, 시계탑의 군주(로드)가 말한 것처럼, 진정한 신을 부르고, 그 신을 되돌릴 만한 가면은 말이지." 과장된 말씨이긴 했다. 허나, 에르고에게는, 확실한 진실이라고 이해가 됐다. 젊은이의 내측의 뭔가가, 자석처럼, 얼굴 없는 가면에 끌리고 있던 것이다. 시선이 떨어지지 않고, 찌릿찌릿 하고 피부의 잔털이 쭈뼛 서기 시작한다. 자칫하면, 가면의 숨결마저 느껴질 듯 했다. (중략) "에르고, 랬지." "네, 넵." "지금부터 만들 가면은, 특별한 게 될 거다. 원래의 가면과, 너의 내측의 얼굴을 생각하면, 어쩌면 유키노부 때 이상이 될 지도 몰라." 그것은, 가면 장인으로서의 감이었을까. "너는 그 가면을 뭐에 쓰던 상관 없어. 신을 되돌리는 데에 써도, 또 다른 데에 써도 상관 없다." "다른 데?" "처음에, 거기의 군주(로드)가 말했잖아. 가면이라는 건 신과 대치할 때에 쓰는 거다. 신을 되돌리는 데에도 쓰지만, 부르는 데에도 쓰지. 축복을 받을 때나 분노를 진정시킬 때에도 쓰지. 네가 이기고 싶다고 말한 상대와 맞서는 데에도, 쓸 수 있겠지." 뜨거운 바람이, 분 것처럼 느껴졌다. 눈을 깜빡이지도 못하고, 에르고의 눈동자는 올곧게 겐마를 비춘다. "가면을 만드는 것은 스승님의 일족의 숙원. 하지만, 이 녀석은 나의 의사로, 방금 군주(로드)의 이야기에 대한 사례로 만들어주지. 이 가면을 써서 뭘 해도 상관 없어. 뭣하면, 어머니나 유키노부와 대립해도 상관 안 해. 어쨌든, 이 가면은 너만을 따르는, 너만의 물건이 될 거다."-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 에르고의 가면이 변하는 것을, 자신은 보았다. 가면만이 아니다. 젊은이의 슈트에 침식되어있던 수정도 박리되어, 다른 형태를 이루고 있다. 실존하는 어떠한 짐승과도 다른── 마치 사람과 개가 복잡하게 뒤섞인 듯한, 기묘하고, 허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전쟁의 신, 세트다……!" 스승님이 말했다. "튀폰과 동일시된 신. 고대 이집트 제1왕조에서, 이미 비길 자 없다고 칭송받은 전신. 모래와 폭풍을 다스리는, 강력한 힘 그 자체라고 두려움을 산 파괴신." "세트……!" 이전의 강의에서, 들었던 것을 떠올렸다. 이집트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라 하면, 오시리스와 세트의 이야기라고 한다. 부친에게서 왕의 지위를 양도받은 형 오시리스에게 질투해서, 전신 세트는 이런저런 수단을 다해, 이 형제신을 말살했다. 거기다 오시리스의 아들 호루스와도 왕위를 두고 싸워, 마침내 패배하게 되는 것이라고. 그 흐름에서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하나다, 라고 당시의 스승님은 설명하셨다. 이 신은 『악』을 맡을 정도로 너무나도 강했던 것이다, 라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 등골에서 허리, 허리에서 허벅지, 허벅지에서 발끝에 이르기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퍼진다. 뒤집어 쓴 가면이, 그 힘을 상승(相乗)시키는 것처럼 보였다. 짐승 같은 용모가, 그대로, 젊은이를 변화시켜가는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 시온과 린이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배후에서, 에르고가 유백색 가면을 쓰고 있었다. "에," "잠," "모드・세트." 가면이 늑대를 닮은 포름(forme)으로 변하며 청년의 몸이 모습을 드러냈다. 동굴의 공간에 모래가 소용돌이쳤다. 모래폭풍을 다루는 전신. 먼 신대(神代)에 잃어버렸을 권능의 일부를, 청년은 현세에 불러들일 수 있다. 일본에서 구한 가면은 신성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고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었다. "에르고, 그거 반칙―!" 모래는 순식간에 공간 전체를 채우는 양이 되어 린을 구속했다. 에테라이트의 지배로 인해 해를 가할 수 없는 탓인지 시온의 몸 주위 1미터만 모래가 침식하지 않았지만, 이쪽도 사실상 움직일 수 없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둘 다." 에르고가 말을 건넨다. 지극히 온화하면서도, 거절할 수 없는 어조였다.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조종당하지 않았어요. 둘이 싸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뭔가 잘못된 건가요?" 천천히 설득하는 듯한 그의 물음에 두 사람 모두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에르고, 좀 사람이 좋은 것에도 정도가 있어?" 이야기를 들은 린은 상당히 어이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전의 공간이다. 이미 세토의 권능(힘)으로 불러낸 모래는 사라진 상태이었다. 일단 휴전이라는 것으로, 린과 시온은 몇 미터 거리를 두고 앉아있다. 에르고가 그 중간에 서서 두 사람의 중재를 하는 모습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였다. 그리고 폭풍 같은 에너지가 소용돌이치는 곳이었다. 에르고의 등 뒤로 삼켜졌을 텐데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었다. 수시로 쏟아지는 번개가 하늘과 땅을 연결하며 배꼽을 움찔거리게 할 만큼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런 바다 한가운데에 플랫과 에르고는 던져져 있었다. "와와와와!" 격렬한 파도에 휘청거리며 플랫이 외친다. "어쩔 수 없군, 이거! 아까부터 마술을 서른 개 정도 엮었는데, 마력이 너무 밀집되어서 한꺼번에 풀려버렸어! 엘고군, 이 정도의 마력을 전부 저장하고 있었어!" "이게 내 안에?!" 역시 바다에 던져진 에르고가 외치자, 플랫이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술각인 시술을 받으면 서로의 정신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일은 흔한 일이야! 하지만 몸 전체가 흡수되는 경우는 시계탑에서도 서너 번 정도밖에 사례가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 몰래 들어간 금서고에서 읽었던 고유결계 반전현상이었나 뭐였나! 아니, 에르고 군이 망가지면 책임을 질 생각이었지만, 책임이라는 건 어떻게 지는 걸까! 일단 다음 영웅사대전의 계정을 추모 에르고군이라는 이름으로 해도 괜찮겠어?!" 끝없이 무책임한 말을 내뱉는 플랫에게 에르고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이 장소가 현실적인 공간이 아님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해저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으로 향할 때도 지하와 해저를 잇는 아공간이라 할 수 있는 공간에 침입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와는 또 다른 감각을 얻고 있었다. 플랫이 정신세계라고 말했듯이 좀 더 정신적인 개념적인 공간이다. 본래 현실과는 무관해야 하는데, 에르고의 내면의 신이 너무 견고해서 현실의 형태를 띠고 있다. (고유결계의 반전 현상?) 분명 고유결계란 마술사가 가진 심상세계로 현실을 뒤바꿔버리는 금주령이 아니었을까. 그 반전은 현실의 물체를 심상세계로 끌어들여 버린다는 뜻인가.......? 그렇다면 이 바다는 ------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7 "...... 달이다." 라고 파도 사이로 에르고가 속삭였다. "달?" "내가 먹은 신을 통치하기 위해 달을 생각하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그 말을 엘고는 스케치북에 적어두고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었다. 월륜관 그 수행법을 허공에 떠 있는 에르고는 떠올린다. "오히려 동양의 사상마술과 관련이 깊은 기술이지만, 너 같은 경우는 이쪽이 몸에 더 잘 맞을 거야." 그렇게 엘멜로이 2세는 말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학생의 성격에 따라 가르치는 내용을 바꾸는 일은 시계탑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었다. 본질적으로 마술사의 교도는 자신의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지, 학생 개개인의 재능을 끌어내는 것과는 무관한 행위라고 한다. 엘메로이 교실이 이단으로 여겨지고,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재를 잇달아 배출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달을 보는 데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눈꺼풀을 감은 채, 정중하게, 배운 말을 되짚어 본다. 아직 포화로 인해 사라지지 않은 기억을 열심히 끌어당긴다. 먼저 거울을 상상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아름다운 거울이다. "하나는 원거울을 가슴 한 팔꿈치만큼 단단히 세우는 것과 같다." 의식 속에서 거울을 세로로 세운다. 지금은 세로도 가로도 상관없을 정도로 에고가 휘둘리고 있지만, 명상의 이미지만 있으면 언제든 끌어낼 수 있다, 그런 식으로 Ⅱ세는 강의를 해주었다. 나도 명상 훈련은 힘들었다며 그레이도 슬쩍 요령을 알려주었다. "두 번째는 원경을 옆으로 몸통-팔부육단심 위에 놓는 것과 같다." 육단심이란 심장을 말한다. 의식 속에서 거울을 옆으로 돌려서 심장에 깔아준다. 그 거울에는 에고의 내장까지 비춰져 있다. 먹힌 신조차도 그 거울은 비춘다. 그리고 '세 가지를 원주처럼 보지 마라' 지금의 두 가지를 겹치게 한다. 2차원과 2차원을 겹쳐서 3차원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어떤 의미에서 컴퓨터 그래픽의 구축 작업과도 비슷했다. 마술에는 이런 화면도 있는 것이었다. 입체의 달이 완성되었을 때, 청년의 얼굴에 하얀 얼굴의 가면이 나타난 것이다. 일본에서 면치기 장인 두조겐마의 손에서 건네받은 이형의 면이었다. 그리고 에르고의 주변에 무수한 실이 형성된 것이다. 아 그렇구나! 저거 제피아 씨도 사용하던 에테라이트구나!" 플랫의 말에 에르고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깨달았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사건에서 시온이 청년의 몸에 연결한 에테라이트, 그것을 에르고 나름대로 재현한 것이다. 분석에 능한 마술사가 잘 관찰했다면 그 실이 극히 미세한 모래의 연결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간파했을 것이다. 청년이 먹은 제2의 신, 사구전신의 권능이 에테라이트를 모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 사용법도 가능하구나 ------) 바다 곳곳에 에테라이트를 뻗어나간다. 그것은 마치 광활한 바다에 연결된 신경처럼 바다 곳곳에 분산된 요소들과 연결되었다. (시온 ------) 그녀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힘이 솟아났다. 비유가 아니다. 이집트 사건으로 에테라이트를 통해 에르고와 시온은 연결되었다. 그 때의 경험이 새로운 능력의 사용법을 젊은이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여행이 그에게 힘을 주고 있었다. 설령 그것이 기억의 포화로 인해 덧없이 사라질 것이라도 지금 엘고의 등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틀림없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8 쏟아지는 정보의 방대함에 에르고는 혀를 내둘렀다. 그것도 당연하다. 원래 신이 내린 정보량을 견디지 못하고 젊은이들은 기억 포화상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증상은 곧 악화되어 그를 붕괴시킬 것이다. "에르고 군?" '플랫! 이거, 제발! 나로는 씹을 수 없어!" "좋아, 그거!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남에게 부탁하는 건 정말 엘메로이 교실 스타일이야!" 엘고에서 뻗어 나온 실의 일부를 플랫이 움켜쥔다. "요컨대, 에테라이트를 마술회로 대신에 에테라이트를 이용한 가짜 연결이잖아! 방금 전에 우리 마술각인의 융합도 완료했으니까 문제없어!" 플랫의 주먹에서 마술회로에 빛이 흘러나왔다. 순식간에 자신의 마술회로와 실의 규격을 연결하여 새로운 마술식을 여러 개 구동시킨다. "자, 맡겨! 쏟아지는 끝에서 정보를 회수해 버리겠어! "훗훗훗, 로고스 리액트의 복수에서 고안한 수법을 사용할 기회가 드디어 찾아왔다! 개입 개시!“ 그 주문과 함께 에르고의 오감에 변화가 생겼다. 너무 방대해 어찌할 바를 모르던 정보의 소용돌이 속에 하나의 방향이 제시된다. 곧이어 그것은 에르고의 지각을 철저하게 변화시켰다. (대단하다 ------!) 마치 거인이다. 플랫의 정보처리로 인해 마치 자신이 거대해진 것처럼 에르고는 느끼고 있었다. 마치 모나코 전체가 손바닥 안에 들어있는 듯한 감각의 확장에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모나코 전체를 그의 실이 스캔하고 있다. 그것은 일종의 이능과 비슷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천리안 등으로 불리는 이능. 혹은 천이통, 등으로 불리는 초능력. 먼 곳의, 본래는 알 수 없는 사물을 알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 깨달음이 자기 몫을 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에르고는 제어하고 있다. 감정과 이성을 총동원하여 간신히 자신이 망가지지 않도록 억누르는 것. 예를 들어 그것은 폭풍 속에서 매초마다 선택을 강요받으면서 배의 키를 계속 잡는 것과 같은 행위였다. '어느 정도’ 라고 플랫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실제 음성이 아니라 실을 통한 마력의 소통이다. '신의 관점이란 이런 거였구나! 그럼 신에게는 과거도 미래도 상관없다는 뜻이구나! 그렇구나! 왜냐면 보려고 하는 것이 항상 눈앞에 있기 때문이지!'그런 느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9 당분간 중얼거리고서는, 스승님은 청년을 마주보고 섰다. "몇 가지, 질문을 하게 해줘도 괜찮을까." "네." "기억을 잃었다고 말했는데, 언어에 관해서는 자유롭지 않은 구석이 없는 모양이군. 나와도 영어로 말하고 있어. 모국어가 뭔지는 알겠나?" "말은, 이야기하는 동안에 떠올린 거에요." "……떠올렸어……?" 그러고 보면, 싸울 때 지른 말은, 좀 더 투박한 느낌이 있었다. 즉, 이 단기간만에 스승님의 말투(퀸즈 잉글리시)에 맞춰 학습해서, 수정했다는 걸까. 그 답을 들은 스승님은 더더욱 미간에 주름을 만들면서, 질문했다. "아까 전의 소년들 중에는, 말레이어와 타밀어를 쓰는 자도 있었네만, 그것도 떠올렸나?" "네. 중국어도 할 수 있어요." "정말이야. 샐비지한 물건을 파는 데에 데리고 왔더니, 그 자리에서 떠올린걸. 슐리만도 두 손 들겠네." 이건, 린이 덧붙였다. 그렇다고 한다면, 쉽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경이적인 학습능력이라는 소리가 된다. 그 정도의 능력의 주인이 기억을 잃었다…… 라는 안타까운 사실도 포함해서, 자신도 눈을 부릅떠버렸다. "말도 잃은 거라면, 단순한 전생활사건망하고는 다르지만…… 그를 발견한 당초에는 아무런 언어도 구사하지 못했나?" "네. 싱가포르 투의 영어를 말하기 시작한 건, 발견하고서 한나절 후네요." 린이 긍정한다. 작은 해적의 집에, 잠시 침묵이 내려앉는다. 간격을 두고, 스승님은 이런 식으로 물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0 그 동안, 스승님은 노트북을 끼고, 린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린에게는 절대로 컴퓨터에 닿지 않도록 설명하면서, 에르고도 몇 번인가 불러서, 번역 따위를 시키고 있던 모양이다. 물론 읽고 쓰기라면 스승님도 할 수 있고, 린도 일본어와 영어 양쪽을 할 수 있지만, 세세한 뉘앙스를 전하는 작업으로는, 이미 에르고 쪽이 위인 모양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1 "이제 남은 것은 험티덤티가 원래 있던 곳인데 ...... “선생님” 에르고의 목소리가 들렸다. "혹시 이 나라에서 세는 방법이 다른 건 아닐까요?" "...... 그래, 너는 번역용 예장을 쓰지 않고 자신의 어학 실력만으로 해냈구나. 모나코의 공용어는 프랑스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무슨 말씀이세요, 스승님?“ "20을 하나의 단위로 삼는 것은 영국을 포함한 유럽에서 흔히 쓰이는 계산법이고,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팔십만은 특별하죠. 캐틀-뱅이라고 하는데, 영어와 비슷한 셈법인데 일부러 복수형인 's'가 스무 쪽에 붙는다. 즉, 프랑스어의 80만 20이 네 개가 아니라 네 개가 스무 개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죠.“ 그 설명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하지만 천천히 생각해보니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스무 명의 팀이 네 개가 아니라 네 명의 팀이 스무 개가 있다는 식으로도 프랑스어의 경우 읽을 수 있다는 뜻인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2 "뤄롱의 기술을, 학습한 건가." 스승님이 말한다. 방금 전의 모래 성창만이 아니라, 이 기술 또한 에르고가 싸움 속에서 기억한 것이라고. "언어능력을 보고, 그런 예감은 들었지. 그것은, 에르고의 본래의 학습능력의 일부인 거겠지." "……제법이네." 라며, 뤄롱의 입술이, 웃음을 깊게 한다. "하지만, 본가에 당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뤄롱이, 오른발을 중심으로 회전한다. 왼발, 왼손이 봉인되어서도, 청년의 움직임은 화사했다. 이번에는── 직선적으로 에르고가 파고들었다. 원을 그리며 흘려넘기려고 한 뤄롱의 내측으로 들어간다. 진각과 함께, 퍼올리는 듯한 팔꿈치가, 뤄롱의 흉부에 비집어들었다. "내가 썼던!" 하고, 린이 말한다. 팔극권・이문정주. 해적섬의 린이, 투로를 연습하는 것을 본 적도 있었던 거겠지. 아니, 아직 에르고는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손발이 움직였다. 믿기 어려운 속도로 간격을 좁히고, 이권(裏拳). 상체를 숙이고 뤄롱이 버텨내자, 지체하지 않고 관수가 들어온다. 신완의 위력이라면, 비유가 아니라 강철도 꿰뚫을 수 있겠지. "저건, 무시키의……!" 하고, 자신은 중얼거렸다. 싱가포르에서 싸웠던, 무시키의 콤비네이션이다. 그녀가 얼핏 보여준 고대의 무술을, 에르고는 그 몸으로 재현하고 있었다. "이건…… 분명 환수의 다음 단계다……." 스승님이, 작게 신음한다. "사람은, 손을 통해 배운다. 손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인다." 스승님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언어능력. 에르고의 천성적인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최초에 그것이 피로된 것은, 그의 성질 탓이었던 게 아닐까. 누군가와 커뮤니케이션을 취하고 싶다── 참으로 상냥하고, 참으로 절실한 바람이, 우선 언어능력부터 깨워낸 것이 아닐까. 거기에, 뭔가 다른 벡터가 더해진다면? 누군가에게 이기고 싶다, 라던가. 누군가를 구해내고 싶다, 라던가. "그리고." 라고, 스승님이 말한다. "사람은, 손을 통해, 창조한다." 몇 번이고, 에르고와 뤄롱이 교착한다. 그 때마다, 믿어지지 않는 출력의 마력이 튀었다. 눈 앞에서, 인간형 전차끼리 부딪히는 듯 하다. 더 이상 두 사람의 움직임은 『강화』된 시각으로도 쫓아갈 수 없다. 아마도 싸우고 있는 두 사람조차 마찬가지로, 오감 전체와, 그것들을 능가하는 무의식에 의해, 서로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다. "오체 수관." 에르고의 왼손의 보주가 켜졌다. 이것으로 다섯. 뤄롱의 신체 부위에서, 14분의 5를 행동불능으로 한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3 "선생을, 그만두는 건가요." "들리고 있었던 건가?" "이발 중이라 꾸벅꾸벅 졸고 있었지만요. 린의 목소리는 잘 닿아요." "그 점은 동의하네만. 아무래도, 자네의 오체의 성능은, 어중간한 마술사가 『강화』한 레벨을 상시 발휘 하고 있는 듯 하군." 2세의 말은, 그 나름대로 떨어져있었을 터인 에르고가, 그레이나 린과의 회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었다. 훈련 풍경에서도 명백했지만, 그의 육체 그 자체도 일반인과 꽤나 동떨어져 있다. 적어도, 『강화』한 2세를 상회하는 것은 확실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4 "자네가 죽은 것이다." 스윽, 하고 2세의 손가락이 에르고의 이마를 가리킨다. 붉은 머리카락 아래의, 맨들맨들한 하얀 피부에는, 상처 하나 없었다. "무시키라고 불린 누군가의 습격으로 인해, 두부의 3할 정도를 상실. 설령 환상종이라 해도, 거의 생존은 불가능한 부상이다. 일부의 사도 등에 예외는 있다 해도, 자네의 그것은 전혀 달라." 곧바로, 거기에 이어지는 말을 스승님은 말하지 않았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참인 자네에게, 이야기할 만한 것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가르쳐주세요!" 에르고 쪽이, 스승님의 복부를 움켜쥔 것이다. 잘 지어진 마 셔츠에, 얕은 주름이 잡혔다.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한 마디씩 끊어내는 듯한── 도저히 도망칠 수 없는 공포에 대해서, 필사적으로 시선을 향하려고 하는 듯한 태도에, 스승님은 약간 침묵한 후, 답을 고한다. "자네의 환수가, 폭주했네." 섬을 덮친 기화는, 에르고의 신체에서 내뿜어진 빛에 의한 것이었다. 빛은, 하나의 거대한 손이 되었다. 그야말로 신화에라도 등장할 법한, 믿기 어려운 사이즈의 굉장한 것이었다. 상공을 뒤덮은 거대한 손은, 그대로 대지를 움켜쥐었다. 그러자, 빛의 손가락에 닿은 토대는 순식간에 무너져내린 것이다. 즉, 거인의 손에 의해, 섬의 절반이 도려내진 것이었다. 자신들은 기적적으로, 손가락의 사이에 파고드는 꼴로, 피해를 면했지만…… 그것은, 정말로 기적이었던 걸까. "죽음에 임박한 숙주를 지키기 위해서, 라는 거겠지. 그 무시키랬나 그렇게 불렸던 매 사역마가 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네를 죽이면, 이런 결과가 될 거라는 건 예견하고 있었을 테지. 폭주 후, 자네의 몸은 완전히 복원됐고 말이야." "내…… 팔이……" 어깻죽지를, 에르고가 본다. 정체불명이었던 환수. 자신의 몸에 붙어있던 것이, 괴물이었다는 것을 겨우 눈치챈 듯한 표정이었다. "세 명의 마술사가 자네를 만들었다고 하네만, 그 관계자인 것이 틀림 없겠지.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이, 아마도 그 말예이듯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5 지금의 젊은이는, 해적섬에서 샐비지되었을 때의 복장이었다. 재질도 수수께끼인 의상이기는 하지만, 이래저래 알아본 2세가 신비를 포함해도 초발급의 내구력이라고 보증했기 때문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6 인사한 린, 스승님 순서대로, 에르고가 건넨다. 이번에 제일 상처를 입은 것은, 틀림 없이 이 청년이었을 테지만, 이미 고통 조차 없는 모양이었다. 변함 없이 기가 막힐 정도의 회복능력으로, 다다음날에는 팔팔해졌던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7 "기다려, 주세요." 라고, 허둥지둥 제지했다. "아직, 여기서 나가면 안 돼, 요." "네?" "방금, 누군가의 기억이……" 천천히, 둘러본다. 에르고의 출현과 동시에, 주위의 광경도 변모하고 있었다.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 전체를, 자신도 에르고도 부감하고 있었다. 거기서 일어나고 있는 복수의 교류가, 주위에 비추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현실에서, 자신을 치료하고 있는 에르고. ──갑판에서, 쥬스트와 대치하고 있는 에미야 시로. 자신은, 시로의 모습을 직접 본 적은 없다. 하지만, 쌍검을 든 붉은 머리의 청년이 그렇겠지, 라는 것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중략) 그러자, 에르고는 몹시 진지한 얼굴로, 시선을 움직였다. 아까의 영상이다. "전에도, 비슷한 것을 봤어요." "비슷한 것?" "플랫이랑 함께, 마술각인을 통해서, 제 안쪽을 봤을 때." 라고, 에르고가 말한다. "방대한 정보의 폭풍에 정신없이 휘말려서, 그것만으로 어떻게 되어버릴 것 같았어요. 하지만, 플랫이 그 정보를 처리해 준 덕분에, 여러 가지를 볼 수 있었어요. 모나코에 있는 저희와 인연이 있는 상대라든가, 제5차 성배전쟁이라든가." "제5차 성배전쟁……" 물론, 알고 있다. 에미야 시로가 참가한, 최신의 성배전쟁이다. "신의 시점이라고, 플랫이 말했어요. 가까운 곳도 먼 곳도, 과거도 미래도 지각하는 시점이라고. 실제로 일어난 일만이 아니라, 제5차 성배전쟁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던, 여러 가지 가능성도, 거기에 있었어요." "……천리안, 같네요." 역사적으로도 특별한 마술사에게 갖춰지는 자질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그것은, 누구였을까? "하지만, 에르고는 신을 먹었으니 이해하겠지만, 어째서 소제의 정신 안에, 같은 것이?" "비슷한 것이 아니라, 같을지도 몰라요." 라고, 에르고가 대답했다. "선생님이 말했었습니다. 저희는 무의식보다 더 밑에서 통하고 있다고." "집합적 무의식, 같은 것이었던가요?" "그렇네요. 과학에서 사용하는 이름을, 현대 마술에서도 사용하고 있다든가. 하지만, 저희의 경우에는, 더 가까운 무언가일지도." 자신과 에르고의 모습이 비슷하다는 것은, 여행 지금까지도 몇 번인가 이야기되었었다. 영웅 아서 왕의 그릇과, 신의 그릇. 또 한 명 있다. 용의 그릇──뤄롱이.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8 (……다른, 사람은?) 먼저 가고 있는 린에게는, 전혀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등반 기술 자체가, 자신보다 훨씬 위였다. 망설임 없이, 쌩쌩 나아가고 있다. 한편, 뒤에 있는 에르고에 이르러서는, 융통무애(融通無碍)라는 분위기마저 있었다. 오르기 전에 페페론치노가 시사했던 대로, 환수(幻手)에 따른 부분이 큰 것 같았다. 등반에서는 세 점 지지가 기본이지만, 그로서는, 다섯 점 지지든 일곱 점 유지든, 또는 10미터 가까이 되는 앞의 홀드조차 마음대로니까. 그렇다고는 해도, 환수를 유지하는 데에도 마력과 체력을 쓰기 때문에, 결정적인 곳에서의 운용이 된다. 에르고의 경우에는 체력적으로 열등한 스승이나 아비다야를 보조하는 편이 메인 역할이 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등반을 계속하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9 에르고의, 눈이 크게 뜨였다. 둥실, 하고 떠오르듯이 일어섰을 때, 지금까지의 젊은이와는 전혀 다른 색으로, 그 눈동자는 빛나고 있었다. 무시키와 똑같이, 화안금정으로. "저것, 은......" 망연히 우러러본 자신에게, 휘청거리는 스승님이 중얼거린다. "화안금정을 가진 대륙의 신격은 얼마든지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이라 하면, 대부분 그 답은 일치하겠지. 일흔 두 가지 변화의 술을 수행해, 근두운이라는 구름에 탄 돌원숭이. 태상노군의 팔괘로에서 49일 그을려진 눈동자는, 화안금정으로 변했다고 하지." 물론, 알고 있다. 기억하고 있다. 그 호커 센터에서, 스승님과 감상한 와양의 역할이 그것이었다. "......손오공." "혹은 손행자라고도 불리지. 무시키는 몇 천년이라고 말했었으니, 삼장법사와 함께 여행한 서유기의 내용에 준하면, 그것보다 이전, 언젠가 손행자가 될 돌원숭이에서, 어떤 부위를 채취해뒀다는 게 되겠군. 하긴, 신령과 마찬가지로, 신도 단순한 시계열에서는 떨어져나가있는 존재지만." 스승님의 시선은, 수 미터의 거리를 두고 마주본 두 사람에게 못박혔다. 에르고와, 무시키. "일어났나, 손행자." 자신들과 검을 주고받고 있던 여자의 얼굴에서, 이상하게 험상궂어졌다. 지금의 두 사람은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것처럼 생각됐다. "무시키…… 씨." "음." 상기된 젊은이의 목소리를 듣고, 무시키가 작게 신음했다. "너, 의식은 에르고인 채인건가." 라며, 눈을 크게 뜬다. 무시키만이 아니다. 라티오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자신의 옆에서 경직되어 있었다. "하하, 굉장하군! 처음 나온 성공례다! 쿨드리스의 집념이, 방황해의 원념이, 소첩(나)의 호기심이, 마침내 열매를 맺었나!" 여자가 가가대소하고, 두 사람의 화안금정이 서로를 비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0 "그렇다면, 가마." 지금까지의 어딘가 장난스럽던 태도와는 다르게, 제대로 자세를 잡았다. "나의 이름은 무지기. 산령법정에서는 십관의 번외니라!" 간격을 좁히고, 그녀의 손이 호를 그렸다. 세 손이, 부딪혔다. 여자의 수도를, 에르고의 반투명한 환수가 막는다. 그 일격마다, 공기에 충격이 퍼진다. 마치, 엄청나게 거대한 종을 치고 있는 듯 하다. 어중간한 마술사라면 여파만으로도 기절할 영역에 달해있어, 그야말로 스승님은 지금이라도 쓰러질 듯이 가슴을 누르고 있다. 경악할 부분은, 에르고가 그 수도를 받아낸 점이었다. 피하는 게 아니라, 받았다. 애드의 큰 방패로조차, 일격만에 분쇄되는줄 알고 걱정하던 공격이다. 결코 파괴력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증명으로, 방어한 에르고의 발치에서, 유령선의 갑판은 거미집처럼 갈라진 것이다. 로켓 런처의 직격에도 멀쩡하게 견뎌낸 선체가! 파악, 하고 에르고가 지면을 박찼다. 무시키와 동시에. 허공에서, 두 개의 그림자가 뒤엉켰다. 뇌명같은 굉음이, 울려퍼진다. 그 손발이 움직일 때마다, 번개처럼 농밀한 안개를 찢어발겨간다. 바다에는 높은 파도가 일어나, 정화의 유령선은 덧없이 작은 배처럼 흔들렸다. 신화의 싸움이란, 이것이다. 일거수일투족에, 자연의 섭리가 미친듯이 비틀린다. 그 틈새에, 에르고의 환수가 변해가는 것을, 『강화』된 자신의 시각은 포착했다. 여섯 개의 환수가, 에르고 본래의 팔과 겹쳐져, 합일한다. "신핵장전・제천대성." ──장전/신이라는 이름의 탄환. 합일된 팔에, 무언가가 깃드는 것을 느꼈다. "아아…… 이제야 겨우." 기쁜 듯이, 여자가 웃는다.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는 것처럼도 보였다. "하지만, 기꺼이 받아줄 만큼, 뿌리가 솔직하지 않아서 말이지." 그 수갑에서, 금속의 뱀처럼 사슬이 늘어났다. 에르고는, 그저 중얼거린다. "신격전개・손행자." ──전개/주변부위(배럴)의 치환. 여자의 사슬이, 에르고의 환수에 휘감긴 것이다. "에르고!" 무심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변함없이 젊은이는 계속해서 속삭인다. 사슬 아래에서, 뭔가가 팔의 표면에 전개되어갔다. "신각전요神殻纏繞・여의금고봉如意金箍棒." ──전요/나의 손은 신을 본뜬다──! 단숨에, 『힘』이 형태를 갖췄다. 빠각, 하고 사슬이 부서졌다. 저 탄겔로도 떨쳐내지 못하고, 자신의 사신의 낫(그림 리퍼)으로도 찢어발기지 못한 사슬이, 이렇게나 어이없이. 순백에 거대한 팔이, 거기에 우뚝 서있었다. 일종의 기계적인 포름에, 매끄러운 표면에는 몇 가닥이나 빛이 흐르고 있었다. 마술각인과도 닮은 그 문양의 아름다움에, 자신은 숨을 삼켰다. 더이상, 그 팔은 환수가 아니고, 사람의 손도 아니다. 즉, 신완. "소첩(나)의, 사슬이?!" "나는 생각한다." 속삭임은, 신의 위세로써 울려퍼졌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휙, 하고 신완이 휘둘러졌다. 그 범위에서, 굉장한 속도로 여자가 철퇴한다. 뒤쫓은 거대한 신완이 허공을 베고, 여자의 머리카락 한 가닥을 뜯어내며, 그 건너편의 파도 사이에 거대한 구멍을 냈다. '──회피됐어?!' 그렇게 생각했지만, 여자의 표정은 아차, 하듯이 일그러졌다. "악수였구만…… 무심코 피해버렸다." 그 의미는, 바로 알게 됐다. 부자연스럽게, 공중에서 여자의 움직임은 멈춰있었다. 마치, 그녀를 둘러싼 공기가, 갑자기 딱딱해진 듯 했다. "전설에서 손오공이 휘두르는 여의금고봉은, 본래 무기가 아니라, 바다의 밑바닥을 다졌다고 하는 물건이다. 애매한 것에 형태를 부여한다고 해도 좋지. 어떤 의미로는, 세계를 붙들어매고 있던 보구 중 하나겠지." 스승님이 말한다. 그 말에, 깜짝 놀랐다. 세계를 붙들어맨다는 것은, 자신이 휘두르는 성창에도 해당하는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주변의 공간이 다져진 거다. 아아, 적어도 신에 도달한 손행자라면, 그 정도의 권능은 휘두르겠지." 정지한 그녀를 앞두고, 끼익, 하고 신완이 신음한다. 마치 천공기처럼, 손목부터 팔꿈치에 걸친 부분이 몇 겹인가로 분할・전개되어, 나선상으로 회전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회전 한번마다, 수량으로 환산하는 것도 어리석게 느껴질 정도의 마력이, 장절한 스파크를 흩뿌려간다. 여의── 소유주의 뜻대로 변한다는 것은, 그 보구에는 하나의 세계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왔다갔다. 다시 한 번 치켜들어진 신완을 중심으로, 공간이 찢어져간다. 균열에서, 별이 보였다. 고대의 바다를 다졌다면, 창공을 부수는 것도 가능하리라. 일격째는 공간을 고정해서 적을 봉하고, 이격째는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대를 확실하게 꿰뚫는다── "과연, 이것이 현대인가." 라고, 여자는 웃었다. 갖춰진 신완이, 포탄처럼 쏘아진다. 마치, 그것은 지상에 생겨난 블랙홀. 색도 소리도 사라져가고, 그저 허무만을 흩뿌리는, 신화의 잔향. "나쁘지 않군. 나쁘지 않아. 신대부터 겨우 남은, 모자란 자원을 불쌍할 정도로 필사적으로 모으고, 긁어모아서, 고작해야 백년도 못 차게 살기 위해서, 그 일부부터 소비해서. 하하하, 그건 마치──" 거기서, 말이 끊어졌다. 신완이 일으킨 공간의 균열이, 그녀의 모습을 삼켜버린 것이다. 비틀리는 허무가, 모든 것을 찢고, 분쇄시킨다. 신비적인 강도도 내성도, 이 허무의 앞에서는 의미를 갖지 못한다. 찢어진 공간은, 이미 하나의 물리현상이다. 늙은 거성의 종언과도 비슷하게, 주변의 공기는 물론이요 유령선의 일부도 먹어치우면서, 더욱 허무는 확대되어── 머지않아 꿈에서 깨어나듯이, 본래의 상태로 돌아왔다. 그 뒤에는, 파도소리만이 남아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1 동시에, 반전한 에르고의 신완이, 주먹쥔 손을 벌렸다. 무시무시한 갈고리 발톱이, 다섯 손가락에서 늘어났다. 하나 하나가, 전설에 에름을 남긴 마검 성검에도 뒤지지 않을 예리함과 강대한 신비를 감추고 있다고, 뤄롱은 간파했다. 에르고와 동형인 자신의 목숨에도, 충분히 닿을 만한 무구라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2 "사상건문, 접속." 술식의 구동과 동시에, 가볍게 비튼 오른발을, 지면에 붙인다. 발바닥에서 정강이, 정강이에서 허벅지, 허벅지에서 허리로 전달되는 힘을 증폭시켜갔다. 흔히 말하는 발경의 요령으로, 척수에 통하게 한 마력을 비틀고, 나선형으로 짜낸다. 건문에서 접속한 술식을 가동시키며, 팔괘장의 신체운용을 그대로 마술의 구성요소로서 이루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3 '물러설까보냐!' 팔괘장・대붕전시大鵬展翅. 호선을 그려 얽어매는 듯한 투로와 함께, 술식과, 그리고 환익에 깃든 힘을, 신완의 동일지점에 동시에 때려박는다. 환익과, 신완이 격돌했다. 지상에서 천공을 향해, 반대로 번개가 친 듯했다. 한 순간의 간격을 두고, 터무니없는 구풍과 충격이, 그랑 도쿄・노스 타워의 옥상을 휩쓴다. 옥상에 지어져 있던 호사스러운 우드 테라스도 그 위력에 유린되고, 두툼한 배 강도의 유리에 기하학적인 금이 갔다. "……​루오​!"   아키라가, 얼굴 앞에 손을 들면서 외친다. 신체가 떠오를 뻔할 정도의 폭풍이 멎었을 때, 두 사람은 쓰러져 있었다. 에르고의 신완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다. 뤄롱은, 옷의 오른쪽 소매가 찢어져, 반신이 피로 물들어있었다. "​루오​!" 뛰어온 아키라가 몸을 흔들어보아도, 뤄롱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에르고도 의식을 되찾을 기미는 없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녀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이만한 소동을 일으켰으니, 곧 공사 중인 아래층에서, 누군가가 올 것이다. 자신을 찾고 있는 야코우의 구성원이 올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어떻게든 뤄롱을 옮겨보려고 해도, 소녀의 근력으로는 안아드는 것도 불가능했다. 툭, 하고 소리가 났다. 옆에 자빠진 에르고의 옷에서, 휴대단말이 낙하한 것이다. 아무래도, 수신에 의해 진동한 것이, 자켓 주머니에서 떨어진 계기가 된 모양이었다. 쭈뼛거리며, 아키라는 그 단말을 주워들었다. 발신 상대의 이름이 표시되어 있다. "……으."   상처 입은 뤄롱이, 희미하게 신음소리를 낸다. 아키라로서는 처음으로 보는, 청년의 약한 모습이었다. 한시라도 빨리,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은 명백했다. "…………." 잠시 고민하고 나서, 소녀는 통화 버튼을 누르고, 귀에 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4 "애초에 너, 지금, 손행자의 신핵은 쓸 수 있는 건가?" "……아뇨." 라고, 에르고가 고개를 젓는다. "아마도, 뤄롱이 쳐박은 술식의 영향이에요. 손행자와의 연결은 완전히 봉해져있어요." 그랑 도쿄・노스 타워에서, 뤄롱과 싸웠을 때, 젊은이의 몸에는 방황해의 술식이 쳐박혔다. 환수를 쓰는 정도라면 문제 없지만, 그 이상이 되면, 몸의 내측에 보이지 않는 열쇠로 자물쇠가 걸려버린 듯 했다. 잠겨있는 듯 했다. "폭주를 멈춘 대가인가." 라고, 2세가 중얼거렸다. 아마도, 그런 거겠지. 그 때 폭주한 채였다면, 대체 얼마나 되는 피해를 초래했을까. 싱가포르의 해적섬에서 폭주했을 때는, 섬 하나를 괴멸시켰다고, 나중에 알게 된 것이었다. 이 상태로 싸울 수 있는 건가? 설령 싸울 수 있다고 해도, 또 폭주에 이르지 않는 건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35 "요는 수신의 요람이라는 거다. 밖에서, 저 시끄러운 선생이 재잘재잘 말하는 대로다." - 로드 엘멜로디 2세의 모험의 내용

*36 "이제야 사람 말을 들은 거냐." 느닷없이 불러지고, 그는 자신이 있는 곳을 깨달았다. 바다의 위였다. 아니, '……이건, 바다가 아니야?' 하고, 그는 눈을 깜빡거렸다. 이상한 광경이었다. 푸른 하늘의 한복판같기도 하면서, 동시에 호수 위인것같기도 했다. 라나가 보여준 해외의 사진에서 비슷한 풍경을 본 느낌도 들고, 전혀 다른 느낌도 드는, 한결같이 푸른 세계였다. "바다와 호수의 구별? 하하, 짠맛이 나는지 아닌지인가? 그건 나한테는 관계 없구만." 그것海은, 물에 솟아있는 기둥 위에 앉아있었다. 실제로 기둥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그만큼 거대한 봉이다, 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흥미 깊은 듯이, 이쪽을 보고 있다. 원숭이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비유가 아니다. 붙임성있는 원숭이의 얼굴이 거기에 있었다. "요는 수신의 요람이라는 거다. 밖에서, 저 시끄러운 선생이 재잘재잘 말하는 대로다." - 로드 엘멜로디 2세의 모험의 내용

*37 '……밖, 에서?' 젊은이의 사고는, 애매해져있다. 지금, 자신이 있는 장소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 그저, 눈 앞의 상대가 터무니없이 거대한 무언가를 품고 있다…… 는 것만은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보다 조금 작은 정도인데, 느껴지는 압력은, 거대한 산맥을 우러러보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착각할 정도였다. "오오, 밖에서 말이다. 묘한 심신자기는 하지만, 방식은 제대로다." 라고, 원숭이 형상은 답했다. 그걸로, 사고가 직접 읽혀지고 있는 것을, 그는 눈치챘다. "심신자는, 그저 신의 이름을 맞히면 된다는 게 아니야. 너한테 먹혀버린 우리들은, 말하자면, 진작에 소화된 식사니까 말이다. 그녀석에게 이름을 붙이기 위해서는, 수순이 필요하지. 에르고(너)가 체험하고, 그 눈과 귀로 알게 된 것으로가 아니면, 올바른 답이라고 할지라도 통하지 않아." 장황하게 이야기하며, 이쪽을 다시 바라본다. "그리고, 지금, 답은 통했다. 너는 어쩌고 싶은거냐. 나를 먹어치운 남자." "나는……" 딱 한순간, 그는 머뭇거렸다. "들었어. ……그래, 들은 거에요. 자신의 교실에 있는 이상, 되어야 할 것을,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줘야겠다고. ……저는, 그게, 너무나도 기뻤던 거에요…… 그러니까……" 몇 번이고 말이 막히지만, 그럼에도 최후까지 말을 자아낸다. "그러니까…… 저 물음에, 답하고 싶은 거에요." "그렇다면 바래라. 우리들은 그러기 위해 만들어졌다." 원숭이 형상이, 말한다. "신 같은 건, 결국, 사람의 바램을 받아들이기 위한 그릇이다. 실제로, 그것이 사람의 구원이 될지 아닐지는 제쳐두고 말이지. 하물며, 너의 안쪽에 있으니 말이다." '나의…… 안쪽…… 에……' 그가, 생각한다. 애매해져있던 초점이, 갑자기 제대로 맞았다. 급격하게, 의식이 선명해지고, 그와 동시에 복강에서 힘이 솟구쳤다. 내장이 불타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의, 이상한 열이었다. 원숭이 형상의 신이, 말한다. "내 이름을 불러라, 애송이!" "당신의 이름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8 바다와, 닮아있다. 넓고, 멀고, 어디까지고 내다볼 수 있다. 거의 무한하다고 생각되는 풍경의── 전부가 ​붉었다​. 위(하늘)도, 아래(바다)도, 단 한 색깔이다.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분노와 격정. 그 자리에 있기만 해도, 통째로 증발해버릴 듯한 붉은 해면에, 에르고는 서있었다. 파도 대신에, 화염의 소용돌이가 일어난다. 거품 대신에, 불똥이 날린다. 그렇게 타오르는 바다에 솟아있는 기둥 위에서, 어느 사람 형상이 울부짖고 있었다. "……손행자."  하고, 에르고가 신음한다. 그 때, 자신을 온화하게 타일러주었던 원숭이 형상의 신은, 지금 미쳐 날뛰고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본래의 모습이다, 라고 말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아니, 실제로, 손행자의 전설은 그렇지 않았던가. 천축으로 가는 여행의 최후에는 투전승불이 되었으나, 특히 삼장법사와 만날 때까지의 손행자── 손오공은, 천계 전체를 상대로 돌려도 물러나지 않을 정도의 대요마였다. "손행자!" 에르고의 외침조차,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포효에 맞춰, 불길이 더욱 맹렬해지고, 붉은 바다는 격하게 소용돌이친다. 에르고도 그 속에 삼켜졌다. 손쓸 도리 없는 작열에 혼까지 불태워져, 젊은이의 의식은 두절되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9 (지중해부터, 인도, 거기다 중국까지 전파되어있던 신……?)아직, 에르고가 먹어치운 제2의 신은 특정되지 않았다. 이 경로로 전파되었던 신 따위, 무수히 있겠지. 하지만, 이 경로 자체에는 짐작 가는 구석이 있었다. 침략 자체는 이 절반에서 멈췄지만, 역사상 가장 빠르게 이 세계 교통을 확립하고, 그리스 문화와 동방 문화를 융합시킨 헬레니즘 따위와 같은 개념을 낳은 대영웅을, 라이네스는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스칸다르……!' 단순한 연상이다. 하지만, 그 이름은 그녀에게 있어, 또한 그녀의 오라비에게 있어, 너무나도 무거웠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0 "신을 묻는다." 라고, 스승님이 선언한다. "자네에게 숨겨진 두 위 째의 신에 대해, 힌트는 많이 있었지. 특히, 라이네스에게서 아틀라스원이 고른 신에 대해 배운 게 컸다." 하얀 연기를 휘감듯이, 스승님의 긴 검지가 올라간다. "우선, 서양에서 동양으로 건너왔다는 것. 역 패턴도 있지만, 아틀라스원이 자네에게 심었다는 걸 생각하면, 이 순서가 더 그럴듯하겠지." 아틀라스원. 시계탑과는 다른, 또 하나의 마술협회. 독자의 연금술을 기본으로, 서양마술과는 다른 형태로, 신비를 추구하고 있는 조직이라고 한다. 그 극치라고 하는 아틀라스원의 7대 병기에, 자신도 해후한 적이 있었다. 이번엔,중지가 올라갔다. "그리고, 아틀라스원이 고른 신이라는 건, 전파 도중 어딘가에서 이집트 신화에 관련된 신일 것이라는 건, 상상이 됐다. 아틀라스원은 이집트 근방의 연금술과 관련이 깊으니 말이지. 그렇게 되면, 이스칸다르가 정복한 루트와도 고확률로 엮이지." "……이스칸다르." 무심코, 그 이름에 반응해버렸다. 너무나도, 스승님과 자신에게 관련 깊은 대영웅이었기 때문이다. 스승님의 인생을 결정했다 해도 좋은, 세계를 변혁한 구위인 중 한 명. 그리고, 가느다란 약지가 올라간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1 "또 하나, 이건 뤄롱 쪽이지만, 오오나무치에 얽힌 신일 것이라는 것도 상상이 됐다. 병주신으로서 오오나무치는 중국 신화의 치우에 루트를 갖고 있다는 건 에르고에게도 이야기했지만, 그 치우와 응룡과의 싸움은, 온 세계에 퍼진 우종(牛種)과 용종의 싸움 중 하나이기도 하지." 소와 용. 이상하게 울리는 연결점에, 스승님이 말을 덧붙인다. "소라는 것은 기묘한 듯 하지만, 세계 최고의 신화에서조차, 소의 영향은 강하지.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영웅왕 길가메쉬가 하늘의 황소를 죽인 것으로, 그는 왕권을 확립했으니까." 하늘의 황소라는 것은, 분명 들어본 적이 있었다. 분명, 구갈안나였던가. 영웅왕 길가메쉬와 그 붕우 엘키두가 양쪽 모두 사력을 다해서, 겨우 토벌했다고 하는 괴물이었다. "그리스에서는, 주신 제우스가 이 소의 속성을 지니고 있지. 본인이 소로 변한 설화나, 그 아이가 미노타우로스라는 우종의 필두인 것을 생각하면, 이건 알기 쉽겠지. 그리고, 그리스에는, 이 제우스를 죽일 뻔한 용종이 있는 거네."수 초, 스승님이 간격을 두었다. 말로 하기 위해서, 그만한 각오가 필요한 이름이라는 것일까. "……태조룡 튀폰." 이라고, 스승님은 말했다. "용종이라기보다도, 서양에서의 용종의 보다 근원, 이라고 하는 편이 좋을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네. 현대까지 이어지는 타이푼의 어원. 대지모신 가이아와, 나락의 화신인 타르타로스의 막내. 교만한 제우스에 대한, 가이아의 복수심이 낳은 괴물. 생물이라기보다도, 이쯤되면 초병기라는 느낌까지 있는 신수다." 내려선 뤄롱의 몸을 본다. 갑옷으로도 외피로도 구별이 되지 않는 모습에, 스승님이 눈을 가늘게 뜬다. "용옥외각── 〈회진약개(블레이즈 오브 에트나)〉라는 것도, 그 튀폰이 에트나 화산에 봉인된 것에서 기인된 것이겠지." "정말이지, 싫은 마술사구만, 댁." 하고, 뤄롱이 입술을 비튼다. 정답, 이라는 것이겠지. 독특한 향을 띤 엽권과 함께, 은밀한 강의가 이어진다. "화산의 유황 가스에 의한 독성은 말할 필요도 없고, 태조룡 튀폰은, 그리스 최대의 영웅 헤라클레스를 좀먹은 독룡 히드라의 아비이기도 하지. 부식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은 놀랄 것도 아니야. 그리고, 그 어깨에서 백마리 뱀을 만들었다는 튀폰의 성질은, 다두사 히드라를 시작으로, 극히 많은 파생을 만들었지. 몽골의 신화에 있는 비고사(망구즈)도 그렇고,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큰 뱀인 야마타노오로치, 또한 쿠치나와로서의 오오나무치도 비슷하게 간주되는 경우가 있다." 그 말에, 자신은 질문하고 말았다. "오오나무치의 원류가 튀폰……? 에, 하지만, 아까 전에 오오나무치의 루트는 우종의 치우고, 용종과 싸웠다고……." "그만큼, 신이라는 존재는 층이 두터운 거네. 긴 역사와 전파에 따라서는, 죽인 자와 죽은 자가 습합되버리는 경우도 있지. 이러한 전파 중 하나에, 튀폰과 동일시되는 이집트의 신도 있네." "동일……?" "애시당초, 그리스와 이집트에서는, 의외로 신의 왕래가 있어서 말이지. 이 튀폰에게 두려움을 느낀 그리스의 신들이 이집트로 도망쳤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지. 아아, 아오자키 토우코의 전 사무소 앞에서도 이야기했지. 아틀라스원이 에르고에게 먹인 신은, 뤄롱이 먹어치운 것과는, 신화상의 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2 "겐마의 가면을 써보게." 지시에 따라, 붉은 머리카락의 젊은이가 자신의 얼굴에 가면을 댄다. 매끈한, 이상한 소재로 된 가면이었다. 백면, 이라고 부르면 될까. 쓴 것만으로도, 그 내측(내용물)까지도 변한 느낌이 들었다. 피부 한 장의 내측이 바닥 따윈 모를 심해로 바뀌어, 에르고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 떠오른 듯한 착각이, 자신을 사로잡은 것이다. 그리고, 스승님이 말한다. "그 신은 이집트, 그리고 나일강과 연이 깊은, 전쟁의 신이다. 형을 죽인 신이다." 스승님의 말이, 이 자리에 모인 신의 모든 것을 풀어헤쳐간다. 진명을 폭로하고, 얽힌 인연에 빛을 갖다대고, 낡은 내장을 꺼집어내듯이, 지성의 메스를 휘두른다. 그것은, 해체다. 신도 용도 두려워하지 않는, 아니 누구보다도 두려워하기에, 더욱 강한 칼날. "태조룡 튀폰과 동일시되는 주제에, 그것은 뱀을 쫓는 신으로 여겨졌다. 대지의 신 게브를 아비로 두고, 천공의 신 누트를 어미로 뒀다. 개 머리의 신으로 여겨지는 일이 많지만, 때로는 자칼이며, 때로는 당나귀이며, 악어이며, 하마나 얼룩말, 땅돼지 등, 다양한 동물의 합성으로 여겨지기도 하지. 이 합성과 다양성을, 진화의 속성으로 간주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겠지. 그리고, 나일강과 연이 깊다고 이야기했듯이, 태양신 라의 항해에서는, 큰 뱀 아펩에게서 주신을 지켜낸 물의 신이기도 하지." 낭랑히 울려퍼지는 강의의 최후를, 스승님은 이렇게 맺었다. "심신자(사니와)로서, 엘멜로이 2세가 신의 이름을 소상히 밝힌다." 에르고가 쓰고 있던 가면에, 빠직 하고 금이 간다. 아니, 금으로 보인 것은 수정이었다. 가면의 중심에서 수정으로 변화한다. 그 범위는 가면에 그치지 않고, 에르고가 두른 슈트까지도 퍼져간다. "그대, 에르고가 먹어치운 신의 이름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3 에르고의 가면이 변하는 것을, 자신은 보았다. 가면만이 아니다. 젊은이의 슈트에 침식되어있던 수정도 박리되어, 다른 형태를 이루고 있다. 실존하는 어떠한 짐승과도 다른── 마치 사람과 개가 복잡하게 뒤섞인 듯한, 기묘하고, 허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전쟁의 신, 세트다……!" 스승님이 말했다. "튀폰과 동일시된 신. 고대 이집트 제1왕조에서, 이미 비길 자 없다고 칭송받은 전신. 모래와 폭풍을 다스리는, 강력한 힘 그 자체라고 두려움을 산 파괴신." "세트……!" 이전의 강의에서, 들었던 것을 떠올렸다. 이집트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라 하면, 오시리스와 세트의 이야기라고 한다. 부친에게서 왕의 지위를 양도받은 형 오시리스에게 질투해서, 전신 세트는 이런저런 수단을 다해, 이 형제신을 말살했다. 거기다 오시리스의 아들 호루스와도 왕위를 두고 싸워, 마침내 패배하게 되는 것이라고. 그 흐름에서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하나다, 라고 당시의 스승님은 설명하셨다. 이 신은 『악』을 맡을 정도로 너무나도 강했던 것이다, 라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4 휙, 하고 환수를, 에르고가 휘두른다. 가면 아래로, 입술이 속삭인다. "신핵장전・사구전신砂柩戦神." * ──장전/신이라는 이름의 탄환. * 에르고의 여섯 개의 환수가, 거미 같은 실을 분출하고, 서로 엮인다. 마치, 고치였다. 모래색의 고치. 새로운 무언가가 태어나려고 했다. 뤄롱을 노려보며, 더욱 에르고는 말한다. "신격전개・세트." ──전개/주변부위(배럴)의 치환. * 고치가 찢어진다. 거기서 나타난 환수는, 에르고 본래의 양손과 합일되어 있었다. 합일되는 것은 손행자 때와 똑같지만, 색과 형상은 전혀 달랐다. 모래를 굳힌 듯한 색감으로, 양쪽의 측면에 제각각 일곱 개의 하얀 보주가 박혀있었다. 정교하게 새겨진 심볼은, 이집트에서 생명을 의미하는 앙크였다. "신각전요・신왕을 찢어죽인 열네 관(펠 제트)." * ──전요/나의 손은 신을 지배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5 수목의 틈새에서, 에르고의 등이 보였다. 사막의 색을 한 신완과 함께, 붉은 머리카락의 젊은이는 낮게 신음한다. "나는 생각한다." 변형한 가면의 모티브는, 개라고도 여우라고도 사람이라고도 할 수 없었다. 용으로도 보인다. 그 전부인 걸지도 몰랐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휘둘러진 신완의 주위에, 막대한 양의 모래가 모여들었다. 그 모래가 닥쳐든 깃털을 받아낸 것이다. 과연 용익의 깃털이라 해도, 두터운 모래를 베어내지는 못하고, 그 절반 쯤에서 딱 멈췄다. "세트는 모래폭풍의 신이다. 그렇다면, 모래를 조종하는 것은 당연하겠지." 떨어져있어도, 스승님의 목소리만은 확실히 들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6 그에 맞서, 이쪽을 끌어당기면서, 에르고는 모래를 모았다. 산의 표면에서 긁어모은 모래가 아슬아슬할 정도로 압축되어, 자연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강도를 부여받는다. 방어는 아니다. 무리지은 모래는, 거대한 창이 되었다. "잠, 너, 〈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 사신의 낫(그림 리퍼)이, 소리치고 있었다. 형성된 창이, 자신과 애드가 누구보다도 잘 아는 성창을 본뜬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에르고가 아는 것 중에서 가장 파괴력이 강한 무기가 그것이었겠지. 오른손을 한계까지 끌어당기고, 투척하듯, 젊은이는 창을 날렸다. 요우의 나선과, 모래의 성창이 격돌했다. 굉음이, 청각을 빼앗았다. 바람이 지표를 씻는다. 여파만으로, 의식장에 전개되어있던 시메나와가, 픽픽 잘려간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7 질주의 최고속까지, 고작 1초. 인간의 모습을 한 것에 허용된 속도를, 가볍게 배에서 세 배까지 에르고는 웃돈다. 가면 탓인지, 황야를 누비는 맹수와 닮았다. 그저 달리기 위해서 태어난, 그러기 위해서 진화를 계속해온 짐승의 말예를, 젊은이의 육체는 상기시켰다. '……대단해.' 반전시킨 신경의 부작용으로, 단숨에 탈력감을 느끼면서, 혀를 내두른다. 자신으로도, 이 정도의 『강화』는 가능할지 어떨지. 뤄롱도 입 다물고 있지는 않았다. 그 눈 앞에 펼쳐지는, 하양과 주홍색의 깃털. 어떤 것에 뛰쳐들어도, 몸이 산산조각나거나, 뼈까지 탄화되거나. 하지만. 에르고가 조종하는 모래가, 에르고를 전부 보호한다. 두터운 막은 아니다. 그의 질주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의, 아슬아슬한 막이다. 결과적으로, 에르고의 어깨나 두 팔이 찢어진다. 피부는 서서히 타고 있다. 순식간에, 화상의 범위가 넓어져간다. 한 순간도, 에르고의 다리는 느려지지 않았다. 전력 전속 그대로, 도약과 함께 돌격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8 두번째 격돌. 이번에야말로 정면에서, 신완이 뤄롱을 포착했다. 〈회진작개(블레이즈 오브 에트나)〉의 외갑을 부수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먹은 다른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일체 수관(収棺). ……이번에는, 들어갔다." 에르고의 오른팔에 박혀있던 보주 중 하나에, 옅은 빛이 들어왔다. 착지한 붉은 머리카락의 젊은이를, 뤄롱은 엄한 옆모습으로 바라보았다. 그 왼손이 축 늘어진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어이 어이, 방금 그건 내 손을 분할한 건가?" "분할……?" 무심코, 중얼거리고 말았다. 그러자, 스승님의 말이 그에 답했다. "세트라고 하는 신은, 왕위계승을 두고, 형제신 오시리스를 죽인 신이기도 하지. 오시리스를 관에 가두고, 열넷으로 분해해서, 나일강에 흘려보낸 거다. 아아, 최대의 천적을 물로써 지워버렸으니, 그것은 수신의 성질도 지니겠지." "관에……!" 심장이, 두근두근 울렸다. 너무나도, 그 설화가 간타이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쿠로히츠와, 근본적으로는 다름 없지. 그렇다기보다, 오오나무치에게도 거의 같은 신화가 있네. 오오나무치를 질투한 형제신이, 세공한 큰 나무 사이에 오오나무치를 가둬버렸다, 라는 이야기지. 그 후, 큰 나무 사이에 끼여죽은 오오나무치를, 모친이 발견해서 구출한다고 이어지지만 말이야." 형제신 세트에 의해 산 채로 관에 갇힌 오시리스와, 역시 형제신에 의해 산 채로 나무에 갇힌 오오나무치. 분명, 그것은 같은 설화의 파생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여기서도, 세 신과 용종이 강하게 묶여있는 것인가. "즉, 열넷으로 분할해서, 상대를 매장하는 권능이다." 에르고의 일격으로, 뤄롱의 왼손을 빼앗았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그 반쯤── 칠격 쯤 맞으면, 사실상 전투불능이 되는 게 아닐까. 린이 형성한 다섯 장의 꽃잎 아래에서, 스승님이 말한다. "또 하나의 의미가 있지. 즉, 세트의 관은 신을 매장하고, 세계로 되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 말에, 경직된다. "그럼, 이것 자체가……." "그렇네. 우리들이 찾고 있던 것── 신을 세계로 되돌리는 술식이다." 기억포화에 의한 폐인화를 피하기 위해, 자신들이 찾고 있던 파편. 어쩌면 야코우의 조직에 단서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던 신비. 답은, 에르고의 안에 있었던 건가. (중략) "오체 수관." 에르고의 왼손의 보주가 켜졌다. 이것으로 다섯. 뤄롱의 신체 부위에서, 14분의 5를 행동불능으로 한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9 "〈그대, 하늘을 찢는 뇌정(네가 케라우노스)〉──!" 소용돌이친 뇌정이, 밤하늘을 찢어발긴다. 빨강과 검정으로 나누어진, 세계를 증발시킬지도 모를 파괴의 구상화였다. 물리법칙을 무시한 소용돌이의 진동이, 가로막는 모든 것을 허락치 않는다. 대기 중의 수분 따윈 순식간에 마르고, 만물은 분자로 분해된다. 에르고가, 그 앞에 양쪽의 신완을 치켜든 것이다. 기이하게도, 뤄롱이 변형한 포문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신완의 양손을 깍지끼자, 다섯 개까지 켜졌던 보주의 빛이, 그 광채를 몇 배나 늘렸다. "〈신왕을 찢어죽인 열네 관(펠 제트)〉, 전관 해방──!" 뇌신의 분노에, 모래의 전신의 권능이 이를 드러냈다. 거의 동량, 동질의 에너지가, 반발한 것이다. 뇌정에 맞서는 것은, 역시 뇌정. 있을 수 없는 상극에, 소용돌이친 번개가 비명을 질렀다. 방자하게 폭거를 휘두른 용이, 처음으로 만난 쏙 빼닮은 용과, 서로의 목을 송곳니로 꿰뚫으려는 것처럼도 보였다. 빠직, 하는 소리가 났다. 린이 펼쳤던 방어술식이, 그 꽃잎을 한 장 흩뿌린 것이었다. 뇌정간의 격돌, 그 여파만으로, 아이아스를 모조한 방패에도 금이 가, 계속해서 두 장, 세 장 째의 꽃잎이 흩어져간다. 서서히, 서서히, 그 균열이 치명적으로 커져간다. 작렬이, 망막을 태웠다. 굉음이, 고막을 찢었다. 격돌로 생겨난 진공에 구풍이 흘러들어, 숲을 크게 뒤흔든다. 머잖아, 천천히 시력과 청력이 되돌아왔을 때, 허공에서 뤄롱의 목소리가 들렸다. "과연, 빼앗은 간타이를 이용해서, 상대의 권능을 쓰는 것도 가능한 건가. 빌어먹게 성가신 능력이구만, 그건." 뤄롱이 왼손을 움직인다. "하지만, 해방되면, 빼앗은 몸은 원래대로 돌아오는 모양이군. 아직 조금 저리긴 해도." 그에 비해, 지금의 권능으로 마력을 다 써버렸는지, 에르고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무릎을 꿇고 있다. 양쪽 모두, 상처가 없지는 않았다. 에르고도 뤄롱도, 여기저기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있다. 사람의 살을 태우는 불쾌한 냄새가, 자신의 비공에도 파고들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0 "티폰은, 어떤 신에게서 두 가지 권능을 찬탈했지. 하나는 불사살의 금강 낫. 하르페라고도 하지." 스승님의 말에 맞추듯이, 뤄롱의 재구축은, 더욱 진행되어간다. 처음 보는 형상인데도, 그 의도는 명백했다. 포문이다. 뤄롱의 신체를 덮고있던 외각의 7할 가까이가, 하나의 거대한 포문이 되어, 이 산 전체와도 필적할 정도의 마력을 응집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 하나는, 그 신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 권능." 신화에는, 몇 가지, 그 이미지를 결정해버릴 정도의 권능이나 신기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손행자의 여의금고봉. 예를 들면, 전신 토르의 쇠망치 묠니르. 예를 들면, 아서왕의 성검 엑스칼리버. 이것도 그 중 하나였다. "──제우스의 뇌정(케라우노스)." 아아, 확실히 스승님은 말했다. 용종과 우종의 싸움. 한쪽의 필두는, 그리스의 주신 제우스라고. 그리스 신화의 주신에게서 빼앗은 권능이, 세계를 구부러뜨린다. 아까 전, 오로치를 안쪽에서부터 흔적도 없이 분쇄한 것도, 이 권능이 틀림없다. 지금, 뤄롱의 내측에서, 권능은 임계에 달했다. 자 열려라, 신대의 문. 우러러보아라, 정명한 자. 부복하여라, 현대의 마술사들이여. 자연계에 있어, 최대의 공포와 함께 일컬어졌던 그 이름을── "〈그대, 하늘을 찢는 뇌정(네가 케라우노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1 "그런데 아까 참가비 대신이라고 했는데, 튜터도 선상연회에 참가하셨나요?" “아, 참가했다. 에르고와 그레이의 문제에 대해 반펨 씨가 해결의 실마리를 알고 있다고 했으니까요." “------ 그렇군요. 그건 놓칠 수 없겠군요.”루비아의 긍정이 나에겐 감사했다. 지금까지도 비슷한 암시는 있었다. 예를 들어, 엘고가 먹어치운 신의 한 기둥인 사구전신의 권능인 <신왕도살 십사관>은 신을 세상에 되돌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것은 가볍게 취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다. 애초에 엘고 본인의 권능을 엘고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도 불분명하고, 신을 산산조각 내어 관에 넣은 후 숙주였던 인간이 그냥 넘어갈 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다. 본래의 목적이 기억 포화상태에 빠진 에르고를 구출하는 것인 만큼, 이런 강경한 수단에 나서는 것을 꺼려했다. 이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보류했지만, 자신들은 다른 수단을 찾아 모험을 계속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에르고의 기억 포화를 막는 방법과 고정된 자신의 몸을 해방시키는 방법. 이 두 가지가 모두 존재한다고 반펨은 확신했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펨의 배의 연회에서 이기면 된다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2 입체의 달이 완성되었을 때, 청년의 얼굴에 하얀 얼굴의 가면이 나타난 것이다. 일본에서 면치기 장인 두조겐마의 손에서 건네받은 이형의 면이었다. 그리고 에르고의 주변에 무수한 실이 형성된 것이다. 아 그렇구나! 저거 제피아 씨도 사용하던 에테라이트구나!" 플랫의 말에 에르고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깨달았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사건에서 시온이 청년의 몸에 연결한 에테라이트, 그것을 에르고 나름대로 재현한 것이다. 분석에 능한 마술사가 잘 관찰했다면 그 실이 극히 미세한 모래의 연결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간파했을 것이다. 청년이 먹은 제2의 신, 사구전신의 권능이 에테라이트를 모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 사용법도 가능하구나 ------) 바다 곳곳에 에테라이트를 뻗어나간다. 그것은 마치 광활한 바다에 연결된 신경처럼 바다 곳곳에 분산된 요소들과 연결되었다. (시온 ------) 그녀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힘이 솟아났다. 비유가 아니다. 이집트 사건으로 에테라이트를 통해 에르고와 시온은 연결되었다. 그 때의 경험이 새로운 능력의 사용법을 젊은이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여행이 그에게 힘을 주고 있었다. 설령 그것이 기억의 포화로 인해 덧없이 사라질 것이라도 지금 엘고의 등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틀림없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3 "──에르고?" 시로가, 뒤돌아봤다. 모나코의 바다를, 그들이 탄 배가 질주하고 있다. 모래의배였다. 기묘한, 관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었다. 에르고가 먹은 두 번째 신──사구전신(세트)의 권능에 의한 것이다. 한 때 사구전신(세트)이 형인 오시리스를 모살하여, 그 시신을 넣은 관을 나일 강에 흘려보냈다고 하는, 그 전설의 재현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4 문득, 에르고는 모르는 장소에 서있는 것을 깨달았다. 사막이었다. 지평선의 끝에, 커다란 태양이 지려고 하고 있다. 리고, 그 태양에 다가가듯이, 웅대한 강이 양양히 흐르고 있다. 무한하게도 생각되는 모래의 바다와, 은혜를 머금은 물의 강. 그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한 것이, 이 땅에 옛 문명이 싹튼 이유였다. 그리고, 이만한 토지에는, 강대한 신이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과혹한 환경에 견디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했겠지. 너무나도 강대한 신이기에, 시대에 따라 취급은 크게 변했다. 온갖 신들의 왕으로서 존중받은 적도, 그만큼 강한 것은 악마라서다, 라고 비난당한 적도 있다. 취급은 악마였어도, 전신으로서 무시할 수 없다면서, 슬쩍 제사를 받은 적도 있었다. 허나, 본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그는 거기에 있었다. "…………." 열사가 소용돌이친다. 강렬한 모래폭풍이, 세계를 전부 뒤덮는다. 에르고가 얼굴을 덮는다. 그로써 가면을 뒤집어 썼다는 걸 깨달았다. 이 가면이 있기 때문에, 모래폭풍 속에서도 가야할 장소를 놓치지 않고 그친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5 머잖아, 모래폭풍은 사라졌다. 소실한 중심에, 그는 있었다. 강한 햇빛 속인데도, 올라오는 아지랑이 탓에, 모습은 확실히 보이지 않았다. 인간형이다. 허나, 그 머리 부분은 개처럼도, 다른 동물로도 생각됐다. "당신이……." "아아, 그래." 라고, 그는 인정했다. "나는 형제(오시리스)를 죽였다. 관에 가두고, 거기다 열넷으로 분할해서, 나일강에 떠내려보냈다." 그 말을, 에르고는 혼으로 듣고 있었다. 자신의 혈육을 죽인 현장이, 그 때의 그의 행각이, 전부 뇌리에 재현되었다. "즐거웠냐? 즐거웠고말고." 그가 말한다. 그가 묻는다. "너도, 이제부터지?" 그 말대로다. 에르고는, 뤄롱을 형제라고 느끼고 있다. 피부색도 머리색도 다르다. 성격도 전혀 닮지 않았다. 그럼에도, 형제라고 생각하고 만다. 보통과 다르더라도, 단 한 명 뿐인 동포(겨레)라고. 같은 태반을 나눴던 두 사람이라고. 형을 죽인 신이, 묻는다. 형을 죽인 신이, 비웃는다. "너도, 형제를 죽이는 거냐?" 그 물음에, 에르고는 고민하지 않았다. 확실히 입에 담은 답에, 신은 방긋 웃었다. "그렇다면, 바라라!" 짖는다. 울부짖는다. "너의 온힘을 다해, 바라도록 해라!" 에르고의 가면이 변하는 것을, 자신은 보았다. 가면만이 아니다. 젊은이의 슈트에 침식되어있던 수정도 박리되어, 다른 형태를 이루고 있다. 실존하는 어떠한 짐승과도 다른── 마치 사람과 개가 복잡하게 뒤섞인 듯한, 기묘하고, 허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6 스승님이, 말한다. "자네가 먹었던 신이, 모두 물이나 바다에 관련된 성질인 것은, 싱가포르에서 단정할 수 있었다." 에르고와 만났던, 최초의 사건. 산령법정의 무시키와의 싸움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졌던 스승님의 신의 물음. "싱가포르에서 밝혀진 손행자는, 화과산 수렴동에서 비롯된 물의 신성이었고, 그 후 일본에서 밝혀진 사구전신(세트)은, 그 문명을 길렀던 나일 강과 인연 깊은 전승을 가진 강의 신이다." 물과 강. 하나씩, 에르고는 자신의 먹었던 신을 자각하고, 그 권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왔다. 산령법정의 선인과 싸우고, 용을 먹었던 옛 친구와 대치하며, 자신의 성능과 성질을 하나씩 확인하듯이, 내면의 신과 대화해 왔다. "그리고,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알게 된 자네의 정체." 정복왕 이스칸달의 측근──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에 의해 밝혀진, 에르고의 비밀. 알렉산드로스 4세. 서력 이전에 죽었어야 할, 저 이스칸달의 적자. "그렇다면, 마지막 신은 저절로 예측할 수 있었다. 이스칸달과 자네의 관계가 연결된 단계에서, 그저 필연일 뿐이니까." "네." 라고, 에르고도 끄덕였다. (……아아) 역시, 다르다. 그 해적섬에서 여행을 떠났을 때와는 물론이고, 일본에 있었을 때와도, 이집트를 방문했을 때와도, 에르고는 이미 다르다. 모나코에 온 직후와도, 다르다. 만났기 때문일까, 라고 생각했다. 언제나, 이 청년은 누군가와 만남으로써 변해 간다. 싱가포르에서는 스승님과, 일본에서는 료우기 부녀와, 이집트에서는 아틀라스 원의 연금술사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와 만나, 그 때마다 눈이 휘둥그레하게 할 정도의 성장을 이루어 갔다. 마치, 전속력으로 트럭을 몰고 있는 러너처럼. "그 신은, 그리스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신 중 한 기둥이다." 라고, 스승님이 말한다. "다만, 인격을 가진 일화는 극히 일부밖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 영어의 바다(Ocean)의 이름이 그것에 유래하는 것처럼, 혹은 호메로스가 신들의 부모라고까지 말했던 것처럼, 영향력은 극히 크지만, 그 전설은 적다. 가장 유명한 전승이, 신들과 거인의 싸움에서도 중립을 지켰다고 여겨질 정도라서, 여기에서도 확실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스승님의 목소리가, 폭풍의 바다에 울려 퍼진다. 바닷바람을 타고, 파도에 부딪혀서, 산산이 부서져 간다. "아마도, 신대에서도 그렇게 여겨졌겠지. 바다를 다스리는 신이 아니라, 모든 하천이나, 흐르는 물 그 자체가, 저 신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자네가 먹었던 세 기둥의 신의 공통점, 수신(水神)・해신(海神)이라는 점에서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 바다도 강도 그 신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니까." 한순간만, 목소리가 멈췄다. "그러니까, 나의 왕은, 가장 끝의 바다에도 그 이름을 붙였다." (……설마) 라고, 자신은 목이 메었다. 이런 위기적인 상황에 있으면서도, 스승님이 말하려고 하는 이름을 깨닫고, 가슴이 벅차 버렸던 것이다. (설마, 그것은) 도대체, 몇 번, 우리들은 그 단어를 들었던 것일까. 정복왕 이스칸달이 목표로 했다고 하는 여정의 끝. 저 페이커의 꿈에서 환시했던, 인류에게는 닿을 수 없는 저편의 바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의미도 가지고 있었다. "들어라, 에르고!" 스승님이 말한다. 만감의 마음을 담아서, 외친다. 마음속에, 저 바다가 있다. 푸른 바다가 있다. 황혼의 바다가 있다. 얼음으로 덮인 바다가 있다. 아무도 본 적 없는, 바다가 있다. "그 신의 이름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7 "──닿았군, 에르고." 그렇게 말한 것은, 스승님이 아니었다. 아연실색하여, 자신은 올려다보았다. 깔때기 모양으로 웅크린 회오리바람의 바로 옆에서, 빛의 윤곽이 되어 있는 지즈가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신을 묻겠다. 너에게 먹게 했던 신은──" "그 신의 이름은──" 지즈와 스승님과, 두 사람의 이어지는 말이 합일했다. "오케아노스!" 바다가 갈라진다. 파도가 갈라진다. 해중에서 하늘(宙)까지를 갈라, 신이 모습을 드러낸다. 손오공과 같은 원숭이 형태도, 사구전신(세트)와 같은 인간 형태도 아니었다. 대신에 나타난 것은, 금속의 배였다. 결코 정상적인 인류의 역사에는 있을 수 없는, 하늘을 나는 거대한 배. "뭐, 야……이거……" 에르고의 신음은, 그것이 결코 환영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것은……단순한 신이 아니야……자연에서 생겨난……게 아니라……설마 플랫이 말했던 것은……이런……" 소리가 난다. 바다도 파도도 갈라서 상승하고 있는 배는, 기구나 프로펠러나 엔진 등을 탑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신비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현대 과학에서조차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메커니즘에 의해 성립된, 이형의 기술. 중력을 반전시키고, 빛의 속도의 섭리를 비틀어, 항성간을 이동하는 데까지 이르렀던 초월의 결정. "하늘에서……왔다……?" "에르고?!" 스승님이, 외쳤다. "선……생……님……!" 붉은 머리의 청년이 경련한다. 등에서 돋아난 환수에, 이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명멸하는 반투명의 환수와 에르고의 얼굴에, 수십 개의 기하학적인 빛의 선이 달리고 있다. 마술 회로가 아니다. 마치 혈액과 같은──액체 금속과 같은 무언가가, 청년의 표면에 떠올라서, 꿈틀거리는 뱀처럼 피부를 기어 다니고 있다. 아니, 뱀이라기보다 그것은……. (……케이블?) 어리석다는 생각이 엄습한다. 신대에, 그런 것이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이쪽의 곤혹스러움 따위는 내팽개친 채, 더욱더 엄청난 속도로, 에르고의 심층에서 마력이 짜내어져, 유성체의 지즈에게 공급되어 간다. "응, 후, 후." 지즈가 웃는다. 두르고 있는 빛이, 분명히 그 밀도를 늘리고 있었다. "지금까지처럼, 에르고가 먹었던 신만 잘 묻는다면 역전할 수 있다고,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었나?" "지즈, 너는……!" "확실히, 세 번째 신은 간단하다. 특히 이스칸달과 인연이 있는 너의 경우에는, 틀림없이 맞출거라고 생각했지." 신의 정체가 오케아노스라면, 그럴 것이다. 스승님이, 그 신을 간파하지 못할 리가 없다. "하지만, 그 대답에는, 결코 풀 수 없는 속임수가 있다." "속임수, 라고……" "그리스의 몇몇 신은 말이지. 그 출신에, 이 행성(별) 이외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뭐 쉽게 말하자면, 우주선이라는 녀석이지." 너무나 황당한 말에, 자신의 사고가 정지했다. 스승님조차, 한순간 방심하고, 침을 삼키고 나서 되물었던 것이다. "……뭐냐, 그건? 우주선이라고?" "아아, 딱히 당신이 실수한 것은 아냐. 그건 올바른 추측으로 과거를 가정해 가는 방법의 한계인 거야. 실제로 그 과거에, 전혀 정상적이지 않은 요소가 들어간 순간, 추리도 추측도 전부 파탄나는 거니까." 방황해의 마술사는, 큭큭하고 웃었다. "그것은, 갑자기 운석이 떨어져 지구의 생태계가 전부 파멸해 버렸습니다, 같은 이야기라고." "……빅 5." 스승님의 중얼거림에, 지즈의 윤곽이 가볍게 끄덕인다. "과연 잘 알고 있군. 그래 그래, 지구의 생태계는 거의 전멸하는 것을 몇 번이나 되풀이하고 있지. 운석 같은 우주에서 날아온 것도 그중 하나다. 똑같이, 외우주에서 온 방문자가, 원주민들에게 신으로 취급받았다는 설은 당연히 알고 있겠지? 심각한 엉터리 가설로서겠지만." "…………" "하지만, 엉터리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는 없어. 그렇지?" (……증명은, 할 수 없어) 그것은, 그렇다. 우리들은, 그런 실례를 몇 번이고 알아 버렸다. 예를 들어, 해저에 또 다른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있었다는 것도, 저 아서 왕이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소녀였다는 것도, 제대로 된 역사가가 듣는다면 일축하고 끝날 것이다. 그래도, 마술 세계의 진실로서는 성립한다. "그러니까, 다른 신들을 물었던 방법만으로는, 오케아노스는 통달(統御)할 수 없어. 실제, 당신도 이 신의 이름을 바로 묻지 않았던 것은, 그런 위화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떠올렸다는 듯, 지즈가 덧붙인다. "일단 말해두자면. 일본의 사건만은 좋지 않았다. 우리 바보 제자가 붙잡힌 탓에, 그 출처가 상당히 새어나갔지. 경우에 따라서는 당신이 눈치챌 수도 있어, 라고 허둥댔다고." "아……" 떠올랐다. 확실히, 펨의 선연(카사) 이전에서, 두 번만 지즈가 모습을 드러냈던 적이 있었다. 한 번은 싱가포르에서, 가면을 쓰고, 우리들을 에르고의 곁으로 유도했다. 한 번은 일본에서, 에르고와 뤄롱의 싸움 직후. 확실히, 그때의 뤄롱은 단순한 신이나 용과는 동떨어진 힘을 휘두르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가장 끝에서 주춧돌 되는 꿈의 탑(롱고미니아드 뮤토스)〉에 의해 봉인되었지만, 모든 것을 분자로 분해했던 와중진동(渦重振動) 등, 신이나 용의 권능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위화감도 품고 있었다. 그것이, 예를 들어 우주선의 기능이나 병기였다고 한다면? (……그런 거)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나도 엉망진창이다. 마술사가 관련된 사건은 언제나 그렇다고는 하지만, 어처구니없음에도 정도가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8 "거기──!" 에르고와 둘이서, 그 간극으로 뛰어들었다. 제7마성의 거대한 팔꿈치에 착지. 그대로 주먹의 너머, 골렘의 일격을 피한 지즈를 향해, 달린다. 옆에서, 에르고가 속삭였다. "신핵 장전・오케아노스." ─장전/신이라는 이름의 탄환. * 제7마성의 팔꿈치에서 주먹까지는, 겨우 20미터 정도. 지금의 우리들이라면, 단 세 걸음의 간격. 심장이 고동친다. 한 걸음으로, 각오를 다진다. 이어서 에르고의 말은, 이랬다. "신격 전개・기신 오케아노스." * ──전개/주변 부위 포신의 치환. * 바로 옆에서, 신의 권능이 에르고에게 깃드는 것을 느꼈다. 그 마력은 그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나의 몸도 순환했다. 웅장하고, 엄숙한 마력이었다. 다정하게 느껴졌던 것은, 신의 특성이라기보다는, 에르고의 그것이었던 듯하다. 이 극한의 상황에서도, 여전히 이쪽을 배려하고 있는 그의 마음을 느껴 버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청년은 중얼거린다. "신각전요(神殼纏繞)・크리로노미아." ──전요/내 손은 신을 건조한다──! 우리들의 시선 앞. 제7마성의 팔 끝에, 지즈가 부유하고 있었다. 이 순간에도, 방황해의 마술사는 아름다웠다. 그것이 고유결계를 성립시키기 위한 수식과 같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끔찍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는 무엇 하나 손상되지 않았다. 에르고가, 외쳤다. "지즈──!" "에르고──!" 지즈의 몸에서 빛이 방출된다. 더 이상 분신으로 성립시킬 여유조차 없었는지, 광탄을 직접 사출해 온다. 기관총에 필적하는, 강대한 마력의 난타. 반 보만 앞으로 나선 에르고가 키프로스의 검을 들어 올리자 번개가 달리고, 여섯 개의 환수와 함께, 광탄을 튕겨냈다. 앞으로, 한 걸음. 자신과, 에르고가 나란히 선다. 옆으로 내민 검의 자루를, 자신과 에르고는 두 명이서 잡는다. "너는, 너희들은──" 그 검을 앞에 두고, 지즈는 빙글하고 손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고유결계의 암흑이 덮쳤다. 제7마성조차 정체시키는, 새로운 행성의 질서(룰). 하지만, 검에서 방출된 황금빛이, 아주 잠깐만 그 암흑을 물리친다. "오케아노스의 권능인가──!" 자세한 것은, 자신에게는 알 수 없었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에르고의 기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케아노스의 근원이 우주선이며, 항성간도 항행하고 있었다고 한다면, 우주 공간의 허무를 재현한 지즈의 암흑에 내성이 있다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신대의 마술조차 능가하는 것이, 별의 바다 어딘가에 존재했던 것이다. 크리로노미아, 라고 에르고가 중얼거렸던 권능은, 그리스어로 유산이라는 의미였다. 이 자리의 결착에, 너무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9 뽀글, 하고 입안의 거품이 토해진다. (……여기는) 에르고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언제나, 신을 물을 때 찾아오는 장소다. 손행자일 때는 해면이었고, 사구전신(세트)일 때는 모래의 바다였다. (……아마, 그건) 자신의 안쪽이라는 의미로, 그레이의 정신세계나, 지즈의 고유결계도 똑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새삼스럽게 생각한다. 이번에는, (……바닷속?) 서늘하게 차가운, 어두운 물에 둘러싸여 있다. 엄청난 양의 물이었다. 현실과는 다른 개념의 그것이라고 해도, 원래라면 에르고는 속수무책으로 압사했을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은, 자신이 먹었던 것 때문이라고, 지금의 그는 이해하고 있었다. 아무도 없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있다, 고 느꼈다. (……아아, 그렇군) 확신한다. 생각해 보면, 여행을 시작했을 때부터 그랬던 것이 아닐까. 해적들에게 발견되기 이전, 해저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포드의 채로 배출된 이후부터, 그는 줄곧 심해를 방황하고 있었다. 그대로 누구의 눈에 띄지도 못하고, 영원히 표류하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2년의 시간을 지나, 해적들에 의해 끌어올려진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고, 지금의 에르고는 알고 있었다. 그가 몰래 지켜봐 주고 있었던 것이라고, 깨닫고 있었다. 아버지가 요구하고, 그 이름을 붙였던 바다 그 자체. "당신은, 거기에 있다." 그것은 바다의── (──에?) 하지만. 하지만, 그것은 에르고의 상상과도, 엘멜로이 2세의 예측과도 전혀 동떨어진──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0 “저는 아버지에 대해 잘 모릅니다.” “이스칸다르 말이야?” “네.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 것이 전부입니다. 멋대로 남의 돈으로 전략 게임을 샀다든가, 오케아노스를 목표로 했다든가. 어딘가 항상 부끄러워하시면서도, 가르쳐 주실 때는 굉장히 기뻐하시면서.” 엘멜로이 2세의 이야기 곳곳에서, 그 인물상을 엿볼 수 있다. 불과 2주 정도 함께 행동했을 뿐인데, 타인의 일생을 완전히 바꿔 버릴 정도의 영향을, 그 대영웅은 끼쳤던 것 같다. 실제로, 이 여행에서 그것이 엘멜로이 2세에게만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에르고는 몇 번이나 깨달았다. 2천 수백 년이 지나도, 이스칸다르라는 남자가 역사에 남긴 발자취는, 얼마나 거대한 것인가. 이스칸다르 본인에게만 그치지 않고, 그가 이끌었던 영웅들 또한, 각자 역사의 흐름을 만들어 버렸다. 동서 문화의 융합과, 그에 따른 신의 변화.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라는, 거대한 지식의 저장소. 혹은, 프톨레마이오스와, 또 하나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이루려고 했던, 이스칸다르라는 영웅의 신격화. 모두, 경탄할 만한 사건들이다. 세 기둥의 신을 먹인다는 의식으로 이어진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에르고는 아직, 그것을 아버지의 행동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지금의 자신과 이어지는 요소로서, 아버지의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교과서에서 읽은 어딘가의 누군가처럼,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는 아직도 남 이야기 같은 인상을 주었다. “머리카락은, 붉은색이었다고 합니다만……” 하고,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전설과는 달리, 아버지는 훨씬 더 크고, 2미터 이상이나 되는 거한이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그렇게 된 것은 제우스의 가호 때문이라고도 했으니, 저는 그렇게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1 시로가, 이렇게 물었다. “에르고는, 엘멜로이 2세에게 여러 가지 배웠어?” “아, 네. 선생님은, 월륜관(月輪観) 같은 걸 가르쳐 주셨습니다.” “월륜관?” “자신의 마음속에, 달을 떠올리는 겁니다. 처음에는 양손 사이에 들어갈 정도로 작게, 점점 크게 만들어서, 자신을 삼킬 정도로──결국에는 마을 하나를 뒤덮을 정도로 커지는 것을 상상하라고.” “심상인가.” 하고, 시로가 가슴에 손을 얹었다. “그런 건 알아. 마음속이라면, 얼마나 위대하고 거대한 것이라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네.” 에르고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울 같은 달입니다. 처음 배웠을 때, 달에 비치는 것은, 저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여러 가지가 비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여행의 추억이나, 만났던 사람들이나.” “엘멜로이 2세 같은?” “선생님도요.” “토오사카도?” “린 씨도요.” “플랫도?” “플랫 씨도, 시로 씨도, 언니도, 라티오 씨도, 미나 씨도, 미키야 씨도, 시온 씨도, 프톨레마이오스 씨도, 백약롱 씨도. 나라마다 완전히 다른 거리도, 전혀 다른 바다도, 산도, 도서관도, 카지노도.” 에르고가 눈을 가늘게 떴다. "놀라울 정도로, 이 세계는, 아름답습니다." 장황하게 이야기하는 청년을, 시로는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워서, 그런 추억이, 제 내면의 달에 비치고 있어요. 기억 포화로 더는 기억할 수 없는 추억도 많이 있지만 ──어쩌면, 그쪽이 더 많을지도 모르지만, 사라져 버린 기억의 윤곽조차, 정말로 아름다운 겁니다. 피를 토할 정도로 힘들었던 것도, 심장이 불타오를 듯이 분했던 것도, 돌을 삼킨 듯 괴로웠던 것도, 정신을 차려보면, 제 보물이 되어 있는 겁니다." "그래서, 여행이 좋은거야?" "아마, 그런 것 같아요. 좀 더, 계속, 여행을 계속하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앞으로 가고 싶은 곳도 많이 있고! 바위가 파도처럼 생긴 오스트레일리아의 웨이브 록이라든지, 카파도키아의 기암 굴이라든지! 옐로나이프의 오로라의 색도 보고 싶고, 테오티우아칸의 달의 피라미드도 올라가 보고 싶어. 이 발로 걷고, 이 혀로 공기를 맛보고, 이 피부로 느껴보고 싶어!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제멋대로 실망도 해 보고 싶어. 일본이나 이집트도, 한 번만으로는 전혀 부족해요. 몇 번이고 다시 방문해 보고 싶어요!" 몹시, 정열적인 어조였다. 사랑에 빠진 소녀와 같은, 너무나도 순수한 동경이 청년에게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거기서 목소리가 막혔다. 이어서 나온 것은, 전혀 다른 화제였다. "……그런 저는, 알렉산드로스 4세에 어울리는 걸까요." 에르고가, 눈을 깜빡거린다. 자신이 내뱉은 말을, 자신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말을 할 생각은 없었는데 튀어나와 버렸다. 튀어나와 버리자, 몹시 납득하게 되는 자신도 있었다. 그런가. 나는, 계속 그 점을 신경 쓰고 있었던 건가. "그렇네." 하고, 시로가 말했다. 진지하게,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였다. "그런 건, 신경 쓰이지." "신경 쓰였던 모양이에요." 부끄러운 듯이, 에르고가 답한다. 쑥스러움을 감추듯이, 테이블에 남겨져 있던 바르바주앙을 입에 넣는다. 고소한 껍질을 씹어 삼키고 나서, 말을 이었다. "선생님에게도, 프톨레마이오스 씨에게도, 얼마나 정복왕 이스칸달이 특별한 존재인지, 싫을 만큼 알게 됐어요. 저에게도 아버지와 같기를 바라거나 하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저는 그렇게 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응. 알아." 에미야 시로와 이야기하는 감각은, 다른 누구와도 달랐다. 엘멜로이 2세처럼 타이르는 것도 아니고, 그레이처럼 지나치게 진지해서 고민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솔직하게 받아들여 주고 있는, 강철의 숲과 같은 고요함이 있었다. 한 자루 검과 마주하는 듯한, 부드러운 엄격함이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2 수정의 금서고에 침묵이 흘렀다. 라티오도 탄겔도 할 말이 없자, 과감히 자신이 입을 열었다. "스승님⋯⋯⋯. 알렉산드로스 4세는 어떤 분이신가요?" "전승은 극히 적다." 이스칸달에 관한 것이라면 조사할 수 있는 것은 다 조사했을 스승님의 말대로라면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몇 안 되는 전설을 모은 총체라면, 비극의 왕자라고 할 수 있겠지." "비극?" "우선, 알렉산드로스 4세는 아버지 이스칸달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어쨌든 이스칸달의 사후에 태어난 아이니까." "사후에, 뭐요?" "이스칸달의 아내가 임신하고 있던 아이였으니. 그렇기에 늘어선 군신들 앞에서, 알렉산드로스 4세의 지위는 안정적이지 못했다. 우선 정말 이스칸달의 아들이 맞는지 의심하는 자도 있었고, 그의 어머니가 동방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마케도니아의 왕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자도 있었다."그 광경을 쉽게 떠올릴 수 있었기에, 더욱 가슴이 아팠다. 갓 태어난 아이를 앞에 두고, 한때 함께 싸웠던 이스칸달의 신하들이 서로 다투던 시대에 대해, 나는 알고 있다. 디아도코이 전쟁, 그 이름은 그렇게 불린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3 "결국 알렉산드로스 4세는 여러 차례의 분열과 대립을 거쳐 이스칸달의 어머니——알렉산드로스 4세에게는 조모인 올림피아스에 의해 옹립되었다. 그러나 그 후, 자신의 왕조를 세운 후계자(디아도코이) 중 한 명인 카산드로스에 의해 유폐 당하게 되었다.""알렉산드로스 4세는, 유폐되어 있었다⋯?" "아아. 조모인 올림피아스는 암살당했고, 알렉산드로스 4세는 겨우 일곱 살의 나이에 포로가 되는 수모를 겪었다. 후계자(디아드코이) 중에서도, 유폐한 카산드로스는, 그 왕가에 대해 강한 원한을 품고 있었던 것 같으니. 일설에 따르면, 그는 알렉산드로스 4세에게 모든 문장을 멀리하고, 읽지 못하게 했다고 들었다." 잠시 숨이 막혔다. 단순히, 자신이 어린 시절 도피처로 책을 선택했던 사람이라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책을 좋아하느냐 마느냐는 개인의 성질에 따르는 것이다. 일 년에 한 권도 책을 읽지 않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읽지 못하도록 멀리하게끔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강렬한 악의를 드러내고 있어, 썩은 냄새를 풍기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소제에겐, 너무 괴로운 이야기로 들려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고대의 잔인한 일면을 보여주는 일화라며. 하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면 어떻지?" "이유?" 스승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은, 방금 전의 역사에 대해, 전혀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알렉산드로스 4세가 누구도 글을 가르치지 않았어도, 무엇이든 읽을 수 있는 언어의 천재였다고 한다면?" "⋯⋯아." 작게 탄성을 내뱉었다. 자신은, 그런 상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행기 탑승 중, 그 나라의 가이드북 몇 권만 읽으면 일상 회화 정도는 할 수 있게 되는, 초인적인 언어 능력의 소유자를. "⋯⋯에르고." "그래, 우리가 알고 있는 에르고의 특징이지. 그것은 환수와도 먹은 신과도 관계없는, 에르고 본인의 능력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자질을 보게 된 카산드로스는, 한때의 정복왕의 면모를 발견하고 견딜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지." 그렇다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 지금 받은 충격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4 "엘멜로이 2세." 뒤에서 듣고 있던 라티오가 목소리를 높였다. "한 가지, 라티오도 물어봐도 괜찮을까." "무엇이지?" " 지금의 이야기로는 프톨레마이오스가 이스칸달을 중심으로 신화를 재구성한 것과 알렉산드로스 4세——라고 가정해서——가 신을 먹게 한 것 사이에는, 마술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들린다. 시계탑의 군주(로드)로서, 거기에 대한 고찰은 없는가?" "⋯⋯그래, 그렇다. 네 말대로다. 연관성과 의미가 생기지." 스승이 중얼거린다. 눈썹 사이 주름이 깊어졌다. 곧이어 목구멍을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인류사에 있어 가장 대규모로 신화를 재구성한 영웅 중 한 명이다. 가령 신화를 마술기반 중 하나로 본다면, 이는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규모의 술식을 집행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아아, 이스칸달이 두 신화에 걸쳐 있는 주신의 아들이라는 것이 단순한 강변일지라도, 신대 말기 이집트의 신관단을 실제로 이끌었다면 진실로 역사에 새겨질 여지가 있다." 스승의 말이 수정 수목 사이로 울려 퍼진다. "⋯⋯⋯아니, 설마." 그리고 그것은 계속되었다. "설마, 반대인가? 프톨레마이오스가 이집트를 통제하기 위해 신화를 재구성한 것이 아니라면? 아니, 애초의 목적이 이집트 통제를 위해서였다고 하더라도, 도중에 또 다른 용도가 덧붙여졌다면?" 스승의 하얀 손이 얼굴의 오른쪽 절반을 가렸다. 마치 현실을 보지 않으려는 듯했다. 아니면 어둠 속에 감춰진 무언가를 꿰뚫어 보려는 듯이. "현대와는 달라. 닥터 하트리스 때와는 다르다. 이미 쇠퇴기이긴 하지만 신대의 이야기다. 지하세계가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정말 지하에 존재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현대에 누군가를 신으로 만들면 상징적・신앙적 의미밖에 없지만, 신대라면 아직은 정말 신으로 만들 수 있다. 지극히 물리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신이다. 이 상황에서 제한적으로라도 이스칸달을 신으로 삼았다면⋯ 왕의 혈통은 곧 신의 혈통이 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5 신경증처럼, 빠른 말들이 연이어 쏟아져 나온다. 긴 손가락이 스승 자신의 관자놀이를 기어간다. 바삭바삭, 손톱이 얕은 광대뼈 부근까지 긁어댔다. "엄밀히 말하면 그리스와 이집트만 있는 게 아니야. 페르시아권과 그 주변을 포함한 더 많은 신화의 습합이다. 그리고 알렉산드로스 4세는 마케도니아 왕가의 28대 왕(바실레우스), 이집트 32왕조의 신왕(파라오), 페르시아의 왕중왕(샤 한 샤)이었다. 이 위대한 칭호들은 그의 인생에 있어 거의 무의미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자리에는 절대적인 공백이 생긴다. 아니, 태어날 수밖에 없다. 정복왕 이스칸달에게는 확고한 실존이 있었고, 그것은 알렉산드로스 로망스를 아무리 덧씌워도 훼손되지 않았지만, 알렉산드로스 4세는 달랐을 것이다. 기억의 포화상태가 그러하듯 방대한 정보량은 하나의 인생을 밀어내 버린다. 더군다나 생전부터 모든 이야기에서 멀어진 상대라면⋯? 허와 실 사이의 절대적인 공백은 어떤 형태를 취하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6 가정에 이은 가정. 추론에 이은 추론. 어지럽게 스승의 머릿속에서는 생각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스승의 내면에 구축된 정신의 궁전에서 벌어지는 일들. 지금까지 제대로 된 단서도 없고, 추론할 수도 없었던 에르고의 과거를——에르고일지도 모르는 인간의 과거를 스승의 생각이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예를 들어 달력 제작과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하나의 국가사업으로서는 최대급의 시간 마술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다. 대륙에 걸친 신화의 변용을 통째로 이용한다면⋯⋯예를 들어 후대의 역사를 바꿀 만큼 문화의 초석이 되었다면 어떨까? 아아, 이것만큼은 마술사에겐 불가능해. 인세에 등을 돌린 마술사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왕의 일이다. 동시에, 이 정도면 성립할 수 있고, 방대한 시간도 필요하겠지. 방황해와 산령법정, 아틀라스원, 각 마술 조직의 울타리를 넘어 신대의 마술사들이 서로 협력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보통의 스승이라면 어떻게든 억누르려고 애를 쓸 것이다. 그런 노력조차 할 수 없을 만큼의 전율이 지금 스승의 목을 움켜쥐고 있었다. "스승님?" "⋯⋯⋯이것⋯⋯⋯은⋯⋯." 겨우 짧은 말이 흘러나왔다. 끊어진 대사를 다시 말하듯 스승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것은⋯⋯⋯." 어렴풋한 무언가가 스승의 눈동자 속에서 형태를 갖춰간다. 단순한 추측에 불과했던 그 무언가가, 묘한 열기를 품어간다. "이것은⋯⋯ 인류의 세계와 신화 그 자체를 이용한, 초발급의 대의식 마술이다." 신음소리가 끊어졌다. 긴 강의를 마친 스승이 어깨를 으쓱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7 "목적도 정체도 모르겠다. 이런 건 만리장성의 재료를 보고 어쨌든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같은 말을 하는것 뿐이다. 그래도, 세 명의 마술사와 프톨레마이오스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는지는 알 수 있다. 신을 잡아먹게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술식이 성립된 것도 납득이 간다. 하지만⋯⋯⋯" 빼어난(優れた) 목소리로 속삭인다. "하지만, 당신은 무엇을 만든 거지, 프톨레마이오스⋯!"외침은 너무도 처절한 울림을 담고 있었다. 인생을 걸고 쓴 논문이, 그런데도 여전히 결말에 도달하지 못한 듯이. 라티오도, 탄겔도 당장 대답할 말이 없었다. 아마도, 스승님의 호소의 의미를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은, 그 의미와 가치를 알지 못한다. 그저, 참을 수 없어 물었다. "그러면, 스승님." 왜냐면, 그렇겠지. 나에게 신경 쓰이는 것은, 단 하나뿐이었기 때문이다. "스승님은, 정말로, 에르고가 알렉산드로스 4세라고 생각하세요?" "⋯⋯그건." 스승님이 침묵했다. 한동안 수정 바닥을 바라보다가, 돌멩이를(ゴロリと石を吐く) 뱉어내듯 중얼거렸다. "모르겠어." 머리를 흔들었다. 내면에 담긴 복잡한 갈등까지 선명하게 전달될 정도로. "프톨레마이오스와 세 마술사가 한 모든 일을, 나는 도저히 해체할 수 없어. 아까 이야기한 것과 같다. 사용된 재료로 규모와 종류만 파악할 수 있을 뿐, 그 용도나 정체까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이 장소가 완전히 독립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중에서도 극비의 실험이었을 테다⋯⋯." 말을 이어간다. 그 호흡이 천천히 정돈되어 가는 것을 나는 느꼈다. 파도가 일렁이던 수면이 하나의 질서를 되찾아가는 것과 비슷했다. 마치 극점에 움직이지 않는 별을 발견한 여행자 같기도 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8 "그러니까." 라고, 에르고가 말했다. 애절할 정도의, 미칠 듯할 정도의, 필사적인 모습으로, 바랐다. "저에게, 다시 한번 물어 주세요." "…………" 그 말에, 스승님이 숨을 멈췄다. 그리고, 청년은 또 다른 클래스메이트를 불렀다. "플랫, 도와줄래?" "물론!" 플랫이, 이마에 손을 올리고, 경례한다. "알았다. 하자. 그레이, 방어를 부탁한다." 스승님의 말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끄덕였다. "──달을 떠올려라, 에르고." 그 소리와 함께, 그가 눈을 감는다. 다행히, 지즈의 주의는, 지금 이쪽에서 벗어나 있는 듯했다. 에미야 시로의 고유결계에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이겠지. 더 이상 고유결계의 출력이 떨어지면, 다시 반 펨의 제7마성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검과 분신과 드론들이 격돌하는 전장도, 겉보기에는 정체된 듯이 보일 전장도, 모두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여기도, 라고 자신은 생각한다. 스승님과 에르고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는지, 뒤쪽의 린과 루비아가 적을 끌어들이려고 해 주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것에 안주하지 않고, 주위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어떠한 방해도 하지 않도록, 검이 꽂힌 황야에, 신경을 팽팽하게 당긴다. "그럼 간다, 에르고 군!" 플랫이, 에르고의 몸에 깃든 마술 각인으로부터, 동조를 위한 마력을 침투시킨다. 그 감각에 몸을 떨면서, 에르고가 입을 열었다. "플랫." "응, 왜?" "유산 동맹(렘넌트 오더)은, 좋은 이름이었어." "완벽하죠! 분명 셰로 군도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요! 아, 쥬스트 군도 동료로 넣어줘도 괜찮을지도?" 그랬었다. 누구나, 어쩔 수 없이 유산을 이어받고 있다. 이시리드가 이어받은 유산. 쥬스트가 이어받은 유산. 플랫이 이어받은 유산. 에미야 시로가 이어받은 유산. 그리고…… "……내가 이어받은 유산." "지금부터, 나는, 왕을 묻는다." 옆에서, 스승님이 불을 붙였다. "그 남자가 태어난 것은──기원전 323년, 바빌론에서의 일이다." 바빌론. 저 정복왕이 죽었던 땅. "정복왕 이스칸달의 급사로 인해, 대제국은 분열 직전이었지만, 필두 서기관 에우메네스와 천인대장 페르디카스의 노력으로, 왕비가 임신하고 있는 아이에게 맡기게 되었다. 즉, 뱃속의 아이가 남자라면, 대제국 전부를 넘겨주려고, 그런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매끄러운 강의는, 훨씬 전부터 준비했던 것 같았다. 아니, 실제, 그랬을 것이다. 저 왕에 얽힌 논문이나 역사서를, 스승님은 샅샅이 읽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이야기 정도라면, 언제든지 외울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태어난 것은 남자였다. 이 한순간만은 모든 우려가 사라지고, 신들이 다시 대제국에 미소 짓는 것처럼 생각되었겠지. 하지만, 안녕의 시간은 짧았다. 섭정이 된 페르디카스는 암살당하고, 이번에야말로 제국은 분열하여, 긴 후계자 디아도코이 전쟁으로 돌입해 버렸기 때문이다." 후계자 디아도코이 전쟁.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전우끼리 피로 피를 씻는, 싸움의 나날. "왕의 적자는, 이 전란 초반에 있어 확실히 왕권의 상징이었다. 그를 보호하는 자야말로 정통 제국의 섭정이라고, 여러 장군이 자처했지만, 때로는 병사하고, 때로는 전쟁에서 패배하여, 안정되지 못했다. 사실상, 거의 마지막 섭정이 된 것은, 그의 할머니──정복왕 이스칸달의 어머니인 올림피아스다." "할머니……" 멍하니, 에르고가 말한다. 끄덕이고, 스승님이 이어간다. "저 여걸은 과감하게 침략을 하고, 제국 중추인 마케도니아를 되찾았지만, 맹진격도 거기서 끝났다. 농성 끝에, 결국에는 패배하고, 왕의 적자는 이미 과거만큼 왕권을 인정받지 못한 채 유폐된다. 이것이 기원전 316년의 일. 그는 아직 7세. 즉, 의식이 생긴 시간의 대부분은, 유폐 시대였던 것이다." 이전에도, 비슷한 것을 스승님이나 주변 사람은 말했었다. 하지만, 그의 시점에서 말해지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스승님이, 묻는다. "세계에서도 으뜸가는 왕이라고 불리면서, 의식이 생기고부터, 줄곧 유폐되어 있는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그것은." 에르고의 눈썹이, 괴로운 듯이 찌푸려졌다. 분명, 에르고는 보고 있다. 지금, 스승님이 유도하고 있는 광경을, 그는 보고 있다. "플랫, 괜찮겠나?" "맡겨 주세요, 교수님!" 곧바로 마술식이 조립되어, 에르고의 마술 회로로 침입한다.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는, 사전에 들었다. 마술 해킹과 같은 요령이다. 불과 반나절 전, 플랫이 에르고에게 하려 했던, 신을 먹는 자의 술식 분석. 저번에는 부주의하게 술식 그 자체에 도전하려다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스승님이 지켜보며, 범위를 신중하게 제한하면서, 하고 있었다. 최면 암시와, 같은 방식이었다. 마술 그 자체는 보조이고, 에르고 내면에 새겨진 잔재를 부풀리는 방법. 기억이란, 반드시 뇌에만 새겨지는 것은 아니다. 이식된 내장에 기억이 깃든다는 도시 전설이 있지만, 지금 스승님과 플랫이 하고 있는 작업은 그것과 비슷했다. 즉, 마술 회로에 새겨진 기억의 파편을, 추출하려고 했던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9 "……돌벽이, 보입니다." 라고, 에르고는 중얼거렸다. "돌벽에, 상처가 보입니다. 매일 일어날 때마다 긁었던 상처. 수백은커녕, 수천이나 되어 버린 상처." "아마 2000개 정도 되겠지. 왕의 적자가 유폐되어 있었던 것은 6년에서 7년. 충분히 성장했을 터인 적자를 왕으로 앉혀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자, 드디어 그는, 어머니와 함께 독살당하게 되었다." "…………" 지즈의 말을, 떠올렸다. 이 행성의 생명은, 처음부터 방향성을 잘못 알고 있다고. 아름다운 것을 동경하기에, 이렇게나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는 거라고. 어떻게 반박할 수 있을까. 누구나 갈망하고, 누구나 열광했던, 위대한 정복왕. 그 아들에 대해서, 이런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아무도 막을 수 없었는데. "한 번, 일리아스를 읽었다. 아버지도 좋아했다고 들어서, 너무나 기뻤어." 청년이 웃는다. 지금보다, 훨씬 어린 미소였다. 아마, 7세 또는 8세. 유폐되어 버린 직후의 나이. "하지만, 한번에 전부 암기하니까, 모두가 무서워하며 빼앗겼어. 이후로는 책은커녕, 어떠한 문자에서도 멀어지게 되었지." 해저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도 들었던 이야기였다. 하지만, 본인의 입에서 들리는 그것은, 마치 다른 질감을 띠고 있었다. "……아아, 그래. 드디어, 하나, 과거의 기분을 떠올렸어." 라고, 에르고는 독백한다. 청년의 표정은, 몹시 맑았다. "그때도, 나는 고민하고 있었어. 정말로, 내가 저 사람의 아들인지. 세계의 절반을 손에 넣었던, 위대한 정복왕의 아들이라는 것은, 정말인 건지." 기억 포화 이전부터, 줄곧 그는 빼앗겨 왔었다. 아버지는 없었다. 제국은 빼앗겼다. 할머니도 빼앗겼다. 마침내는 왕의 아들이라는 것마저 빼앗기고, 서적조차 빼앗겼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어머니와 함께, 목숨을 빼앗겼다. (……그런 건) 신을 먹은 자의 기억 포화로부터, 처음 되찾은 본래의 기억이, 그런 것이었나. "줄곧 의심하고 있었어. 정복왕 이스칸달의 아들이라는 것을. 저 파라오를 이은, 새로운 파라오라는 것을. 다리오스 3세로부터 정복왕 이스칸달이 이은, 페르시아 제국의 왕중왕(샤한샤)이라는 것을."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개인의 어깨에 올려놓을 수 있는 칭호가 아니다. 세계사에서도 특필할 만한 대영웅인 정복왕 이스칸달이라면, 자신의 힘으로 하나하나 손에 넣은 왕관이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그랬다. 그렇지 않은 그를, 세계는 허락하지 않았다. 군주(로드)가 아닌 스승님을, 이제 시계탑이 허락하지 않는 것과, 어딘가 비슷한 것은 아닐까. "줄곧……무서웠고, 슬펐어." 라고, 그는 이어서 말한다. "내가 알렉산드로스 4세로서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가, 서로 죽이게 된 것이 아닐까 하고." (아……) 어린 소년의 가슴을 막았던 기분은, 그런 것이었나. 사람은, 이유를 찾는 것이다. 우주의 인과의 모든 일에선, 모든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알렉산드로스 4세가 자신의 중심으로 삼아 버렸던 이유는, 자책이었다. "수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싸울 때마다, 그 죽음만을 저는 전해 들었습니다." 에르고가, 말한다. "나는 마케도니아의 왕이니까, 파라오니까, 왕중왕(샤한샤)이니까, 그들의 죽음을 마주하지 않으면 안 돼. 아무것도 할 수 없어도, 책임만은 지지 않으면 안 돼. 분명, 누군가의 위에 선다는 것은 그런 거니까." 총명한 아이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총명함은, 결코 본인을 구원하지 못했다. 그를 중심으로, 무수한 인간이 싸우고 있었다. 아버지와 생사를 함께했을 전우들이 서로 증오하며, 친어머니와 할머니조차 거기에 가담하여, 살육했다. 뒷골목의 음모로, 피비린내 나는 전술로, 수만 명의 죽음이 계속되었다. 그런 가운데, 그가 규탄한 것은, 자기 자신의 자질이었던 건가. "좀 더 현명했으면 좋았을까? 좀 더 용감했으면 좋았을까? 좀 더 강하거나, 좀 더 말을 잘했으면, 인정해 줬을까? 아니면, 좀 더 거만하거나, 좀 더 비겁했더라면 좋았을까? 어느 하나라도 할 수 있었다면, 가장 끝의 바다(오케아노스)를 목표로, 아버지처럼 다시 한번 모두를 규합할 수 있었을까?" 줄곧, 고민하고 있었나. 갇혀버린 돌 감옥 속에서, 소년은 그저 자신의 무능함을 후회하고 있었던 건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0 스승님이, 입을 열었다. "달을, 떠올려라. 에르고." 한 박자 두고, 이어서 말한다. "거울 같은 달이다. 거기에는 자네가 비치고 있어. 고대에 독살당하기 직전의, 14살이었을 때의 자네다." "네." 자신도, 달을 상상했다. 거기에는, 좀 더 어렸을 때의 에르고가 비치고 있다. 갑자기, 공기가 무게를 늘린 것처럼 느껴졌다. 에미야 시로가 조종하는 검과, 유성체들의 격돌은 변함없이, 스승님과 에르고와 플랫 세 사람의 주위만, 장엄한 성당으로 변한 것처럼 생각되었다. "정당하다." 라고, 스승님은 말했다. 마술 의식의, 지도자처럼. "지금 자네의 고민은, 모두 정당하다." 왠지, 스승님도 몹시 괴로워 보였다. 에르고의 괴로움을, 스승님도 나누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만약, 을 부정하는 것은 누구라도 할 수 없다. 유능했다면, 혹은 비열했으면 잘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런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어. 그리고,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렇게 되지 않았던 것을, 우리는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돼." 하나씩, 풀어내듯이 말한다. "받아들일 수 있나." 라고, 질문했다. "자네가 아무런 실패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자네에게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고 해도, 여전히 죽은 자를 자네 책임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나." "…………" 곧바로, 에르고는 대답하지 않았다. "받아들일 수 있나, 왕이여." 다시, 스승님이 말한다. "자네의 친족의 죽음을, 자네 자신의 죽음을, 자네의 책임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나." (……그런 건)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겨우 14세──아니, 왕족으로서 지내던 시절이라면 겨우 7살이었던 아이가, 그런 것을 받아들여도 된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스승님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어째서, 그런 것은 쳐내라고, 말해주지 않는 건가. "……받아 들이겠습니다." 조용히, 에르고가 끄덕인다. 스승님도 또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라고, 이어 말했다. "그렇다면, 자네의 고민은 정당하다. 고민이 정당하기에, 자네는 왕으로서도 정당하다." 양복에서, 스승님이 세련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온 힘을 다해, 폐에 공기를 들이마시고, 당당하게 말했다. "정복왕 이스칸달, 최후이자 최신의 신하가, 여기에서 승인한다!" 상자 속 내용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저것은──) 알고 있다. 제4차 성배전쟁에서 사용되어, 스승님이 세계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진홍색 천. 정복왕 이스칸달의 성유물. "그대는 왕이시다. 아르게아스 왕가의 28대 왕 바실레우스이시다. 이집트 제32왕조의 3대 신왕 파라오이시다. 그리고. 저 페르시아 제국의 왕중왕(샤한샤)이시다!" 성유물을 내걸고, 스승님은 강하게 단언했다. "그리고, 자네의 이름은──" 그러니까, 역시, 그의 이름은── "──받아들이겠습니다." 라고, 에르고는 맹세했다. 줄곧 감고 있었던 눈꺼풀을, 뜬다. "──나는, 알렉산드로스 4세라고──!" 우웅, 하고 바람이 휘몰아쳤다. 붉은 머리의 젊은이를 중심으로, 마력의 소용돌이가 솟아올랐던 것이다. 젊은이의 내면에서 잠들어 있던 세 기둥의 신이, 하늘을 향해 포효하고 있는 것처럼도 생각되었다. 동시에, 젊은이의 품에서 무언가가 흘러나와, 떠올랐다. 가면이었다. "일본에서 말했었지. 가면이란, 변하고 싶어 하는 인간을 위해 있다고." 스승님이 중얼거린다. "거기에 에미야 시로가 손을 댄다, 는 때부터 알고 있었다. 자네의 변모는 거의 마지막 단계에 다가섰을 거라고." 가면의 형태는, 저절로 변형되었다. 하얗게 투명한 재질은 그대로, 길고 가는 관의 형태로. "이것은……" "유럽의 왕관은, 로마 제국 콘스탄티누스 1세에서 비롯되었지. 그리고, 그 원류는 페르시아의 천관(다이아뎀)이며, 한 설에 따르면 정복왕 이스칸달 사후, 천인대장 페르디카스가 그 천관을 가지고 돌아와, 자신이 후견하던 알렉산드로스 4세에게 계승시켰다고 한다." 스승님이, 하얀 관을 손에 들었다. 상냥하고, 공손하게, 에르고의 머리에 씌었던 것이다. 그러자, 관에 맞춰서, 에르고가 입고 있던 옷까지 변화하여, 젊은이의 등에는 맹렬하면서도 우아한 진홍색 망토가 휘날렸던 것이다. "선생님, 이건──" 콜록, 하고 스승님이 조금 부끄러운 듯 헛기침했다. "망토는 내가 주는 덤이다. 약간의 허세로, 전용 예장을 준비하고 있었지." 성유물의 작은 상자를 소중히 넣으면서, 스승님이 말한다. 그 속 내용물의 성유물과 망토가 같은 색을 하고 있다는 것을, 에르고는 깨달았을까. 도대체 언제부터, 그런 것을 준비하고 있었던 걸까. "잘 어울려.──네게, 어울린다." "……정말로, 어울리나요?" "당연하고말고." 스승님이 단언한다. "알겠나. 누가 딴지를 걸더라도, 내가 전부 받아쳐주지. 네야말로 그 녀석의 아들에게 어울린다고. 만약, 네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는 녀석이 있다면, 설령 그게 그 녀석 자신이라고 해도, 이 내가 날려 버려주겠어!" 쥐었던 주먹은 약하고, 저기 있는 학생이라도 쓰러뜨릴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분명, 지금 살아있는 중에서, 이 사람보다 적임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에르고도 눈물을 닦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1 쓰러진 지즈를, 에르고는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미, 그 관은 벗겨져, 진홍색 망토와 함께 넣어졌다. 아마 스승님이 건네준 진홍색 망토 예장에는, 그러한 수납 기능이 있었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2 "자, 다녀와라." "네!" 몸을 돌린다. 놀라울 정도의 속도로, 에르고가 검의 황야를, 똑바로 지즈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지쳤다아……" 플랫이, 털썩 하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에게 있어서도, 신경을 깎아내리는 작업이었겠지. 자신은 그것을 보면서, 물었다. "스승님. 저건……" "원래, 에르고가 세 위의 신을 먹는 인간으로 선택된 것은, 위대한 정복왕의 직계로 태어났으면서 두드러진 개성을 갖지 못한, 공백이기 때문이었지." 그 이야기는, 이전에도 들었다. 해저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하지만, 그 신을 통달(統御)한다고 한다면, 필요한 것은 반대이다." "공백의, 반대……?" "기억과 인격. 신과 대치할 때에, 언제나 사람에게 요구되는 것은 강한 의지겠지." 이치는, 알겠다. 마술을 행사하는 것도, 결국은 본인의 인격이 전제이다. 강한 의지가 있는 곳에야말로, 신비는 태어난다. 그리고 의지를 낳는 것은, 기억과 인격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당연히, 기억 포화는 더욱 진행된다. 이미 가득 차 있는 컵에, 더욱 물을 쏟아붓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에르고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기억 포화가 해결될 때까지, 이런 기억 유도는 하지 않았어…… 지금, 이 순간까지는." 스승님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시선을 들어올린다. 벌써, 진홍색 망토가 멀어져 가고 있다. "그러니까, 부탁한다. 녀석을 원호해 줘." "네!" 뛰쳐나간다. 스승님이 바라보고 있는, 에르고의 등을 쫓아, 달렸다. (중략) 달리면서, 에르고는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몹시, 시원한 기분이었다. 돌아온 기억은 극히 일부. 하지만, 그것은 틀림없이 자신의 핵심이 될 기억이었다. 알렉산드로스 4세로서의 인격의, 초석이 되는 것이었다. 대가(代價)는, 있다. 관을 쓴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그 해적섬에서 겨우 한 달 정도의 모험의 기억으로, 에르고의 내면은 이미 포화상태였다. 14세까지의 기억을 일부라도 부활시키면, 그냥은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지금은. (……아버지) 이 순간만 힘을 빌려주세요. 가장 끝의 바다(오케아노스)를 목표로 했던 그 등을, 보여주세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3 유성체의 분신이, 돌격해 온다. 현재, 향해진 수를 모두 소비한 것이겠지. 총 30여 체나 되는 빛의 검사들이었다. 충돌을 각오하고, 에르고가 내면의 마력을 다지려 했을 때, 강풍이 울렸다. 드론들의 총격과 함께, 공중에서 잇달아 검의 무리가 낙하해 온 것이다. 추락에는, 폭발이 따랐다. 유성체의 분신들이 곧바로 부서지고, 에르고 앞에 일직선인 길을 만들어 낸다. "쥬스트 씨. 시로 씨──!" 떠돌이 연금술사와 함께, 고유결계를 만들어 낸 마술사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라고, 그 눈이 말하고 있었다. 대답 대신, 발에 힘을 주었다. 폭발에서 살아남은 유성체의 분신이, 여전히 저지하려 한다. 에르고의 진홍색 망토가 펄럭이며, 그 옆에서 여섯 개의 환수를 만들어 냈다. 자기 자신의 팔도 사용하여, 뒤에서 날아온 일곱 개의 검을, 모두 받아낸다. 마치, 아수라와 같이. 이어지는 동작은, 반쯤 무의식적이었다. 본보기가 될 데이터는, 해저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얻은 것이다. 시로가 날려준 검 중에는, 마치 처음부터 준비한것처럼, 키프로스의 검이 존재했다. 마케도니아를 넘어 세계를 정복했던 저 왕의 검이었다. 그렇다면 충분하다. 모자란 부분은,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디딘 발에서, 전격이 달린다. 순식간에, 그것은 청년의 전신을 감쌌다. 파지직하고 터지는 지상의 번개에, 에르고는 겨우 납득했다. (……아아, 이것은) 신의 권능이 아니다. 본래의, 알렉산드로스 4세의 능력과 다르지 않다. 아버지로부터 이어받은, 그 자신의 이능이야말로, 엘멜로이 2세는 이끌어 냈던 것이다. 번개를 조종하며, 이쪽을 방해하려 하는 분신들에게 시선을 고정하자, 입술에서 자연스럽게 진명이 새어 나온다. "〈아득한 유린 제패(비아 익스푸그나티오)〉──!" 대기가, 타 버렸다. 격렬한 불탄 흔적만이, 황야에 남았다. 전자기력, 즉 로렌츠 력에 의한 본인의 사출. 현대 과학에서는 레일건이라고 불리는 이치와, 키프로스의 검을 요체로 하는 일곱 개의 칼날의 참격의 유린 주법으로, 청년은 유성체의 분신들을 문자 그대로 짓이겼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4 린과 루비아는, 에르고가 달리는 것을 보았다. 펄럭이는 진홍색 망토에, 에미야 시로가 만들어낸 검의 무리가 따르고 있는 것을 보고, 두 번 정도 그녀들은 눈을 깜빡였다.  "뭐야, 저 녀석." 라고, 린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마치, 유성을 끌고 다니는 것 같잖아." 믿을 수 없다. 에르고의 뒤를 달리면서, 자신은 경탄하고 있었다. 길을 막는 유성체의 분신은, 한 개체 한 개체가 무서운 사역마였다. 하지만, 지금의 에르고는 신의 권능이 아니라, 본인의 이능에 의해 그것을 능가하고 있었다. 확실히 정복왕 이스칸달에게는, 주신 제우스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전설이 있었고, 제4차 성배전쟁에서도 그러한 특성을 발휘한 것 같다고, 어렴풋이 듣기도 했다. 그러한 이능이, 알렉산드로스 4세에게 유전되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엄청난 위력이다. 아마, 신을 먹는 것으로 원래의 능력이 증폭되었겠지만, 설마 여기까지의 능력을 보여줄 줄은. 어쩌면, 이능성에서는, 에르고의 재능은 아버지를 넘어섰던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것은 대체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까? 아마── (──30초는, 안되겠지)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의 에르고는, 사라지기 전의 양초와 같은 것이다. 저 정도의 마력을 흘려보내는 상태에서는, 비록 마력 그 자체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릇인 몸이 버티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5 "……에르고." 라고, 쥬스트가 불러 세웠다. "무엇인가요?" "당신은, 알렉산드로스 4세였던 기억을, 되찾았던 거지?" 목소리를 높여, 쥬스트가 말한다. "그렇다면, 그 시절의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는 건가?" 그 말은, 몹시 진지했다. 예를 들어, 아버지의 암시에 걸려 있던 시절의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느냐는 것처럼. "……반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썹을 찌푸린 쥬스트에게, 에르고가 이어서 말했다. "떠올렸던 시절의 저는, 제가 좀 더 제대로 했으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좀 더 뛰어나다면, 예를 들어 아버지와 같은 위대한 왕이었다면, 이렇게 엉망진창인 시대가 되지 않았을까 하고. 그렇다면 지금의 저는, 저 시대의 제가 바랐던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아, 옛날보다 뛰어나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쨌든 옛날과는 다른 나라는 의미입니다만." "…………"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저이지만, 분명 저 시절의 알렉산드로스 4세가 꿈꾸었던──저 시절의 저만의, 신과 같은 존재일 겁니다." "신?" "일본에서 들었어요. 살아만 있다면, 신이라도 만들어버릴 수 있으니까, 라고." "……이상한 말이지만." 그렇게 말하고, 떠돌이 연금술사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따뜻한 무언가가, 거기에 켜진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길을 잃었을 때, 사람은 그 빛을 이정표로 삼았던 것이다. 살아있는 한 거기에서 울리는 고동과 열기를, 수많은 시대, 수많은 지역의 사람들이, 수많은 말로 표현해 왔던 것이었다. "이상하지만, 좋은 말이야." "네." 기쁜 듯이, 에르고가 웃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6 “……하지만, 그러네. 지금 이야기에서, 가장 놀라게 된 건 역시 알렉산드로스 4세야. 단순히 이스칸달의 아들이기 때문이 아니라, 역사의 만약(if)을 상상하게 한다는 점에서, 엄청난 이름이지.” 페페론치노가, 작게 한숨을 쉰다. 정말로, 그 말대로다. 이스칸달의 활약 시기부터 존재해 온 상급 사도 반 펨이 주최하던 뱀의 선연(카사)에서는, 상대적으로 그 충격이 옅어져 있었지만, 마술 세계에서조차 분명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페페론치노의 태도는, 그러한──어딘가에서 우리들이 마비되어 버렸던 사건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게다가, 그 알렉산드로스 4세에게 세 위의 신을 먹이고, 세 명의 마술사가 제각기 야망을 품고 있었다고? 혹시 몰라서 다시 한번 묻지만, 진심으로 말하는 거지? 누군가에게 기억을 덧씌우기 당한 건 아니지?” “……아아, 사실이다.” 하고, 스승도 인정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7 자신은 배운 대로 로프를 묶으면서, “날개가 있으면 좋겠는걸요.” 하고, 바이 뤄롱(白若瓏)의 일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의 환익(幻翼)이 있다면, 이 정도의 산은 단숨에 날아갈 수 있을까. “어머. 그거대로라면 무서워. 산 날씨는 변하기 쉬우니까, 잘못하면, 돌풍에 날아갈 거야. ──음, 에르고 쨩은 잘하네. 로프 매는 법은 이제 완벽해.” 긴 손가락으로 세밀하게 체크하면서, 페페론치노가 말한다. “페페 씨는, 등산가인가요?” “조금 달라. 하지만, 산에는 조금 시끄러워(山にはちょっとうるさいわよ).” “특히 일본의 산, 인가요?” 에르고의 질문에, 한순간 페페론치노가 경직했다. “왜 그렇게 생각해?” “아니요, 죄송해요. 왠지 모르게 그렇지만……페페 씨 분위기가, 그런 느낌이 들어서요.” “그래……분위기……” 하고, 페페론치노가 두 번 정도 끄덕였다. “하나, 너무한 걸 확인할게. 당신, 일본 여행에 대해서 기억하고 있어?” 이번에는, 자신이 경직할 차례였다. 조심조심, 붉은 머리 청년을 엿보니, 에르고는 몇 초 침묵하고 나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메모를 다시 읽어보고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자신의 기억으로서는, 이제 일본에 대해서는 거의 기억하고 있지 않습니다.” 뱃속에, 얼음을 삼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보통이라면, 잊을 리가 없을 것이다. 료우기 미키야(両儀幹也)에게 의뢰받아, 바이 뤄롱(白若瓏)을 만나고, 마술 조직・야코우와 불꽃을 튀기던 작열하는 시간. 미키야의 딸인 료우기 미나(両儀未那)와 함께 지냈던, 그 아오자키 토우코(蒼崎橙子)의 사무소. 모두 함께 먹었던 뤄롱의 볶음밥. 질식할 듯이 괴로워도, 여름 축제의 불빛에 덩그러니 비추어진 듯한 따뜻함 또한, 동시에 머금었던 추억이었다. 그렇기에, 그 결락은 너무나 괴롭다. 그렇다면, 괴로운 건 자신뿐일까. 잃어버린 에르고 측은, 이제 그런 것을 느끼고 있지 않은 걸까? 페페론치노는, 마치 놀란 기색도 없이, 이렇게 이었다. "그렇겠지. 당신, 모나코 사건 마지막에, 알렉산드로스 4세로서 자각을 가졌지──가져 버렸겠지?” “네.” “원래, 그것만으로 인격이 붕괴할 정도의 일이야. 보아하니, 기억을 잃어도, 인격 괴리를 일으키지 않은 건, 기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야. 그 군주(로드)님과 그레이 쨩과 린 쨩은, 웬만큼 당신의 마음을 신중하게 키워 왔겠지.” “플랫도, 요.” 하고, 에르고가 덧붙였다. 모나코 사건 마지막에, 플랫이 에르고에게 행했던 기억 추출. 그것은, 역시 경이적인 시술이었던 것이다. 지금, 플랫은 뱀(ヴァン)=페무의 지원을 받으면서, 지난 사건과 에스칼도스 가문의 뒷수습을 하고 있을 텐데, 과연 그가 제대로 하고 있을까. “하지만, 아까의 당신은, 나를 보고, 일본의 산을 떠올렸다……” 거기에서, 한번 페페론치노는 말을 끊었다. “기억하지 못해도, 기억하고 있는 걸까.” 톤, 하고 그의 검지가, 에르고의 가슴 한가운데를 찔렀다. “정신이 잊어도, 영혼과 육체까지 그렇다고 할 수는 없어. 현대 과학에서는 그렇다고 쳐도, 마술 세계에서는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당신의 기억 포화는 정신을 침식하고 있지만, 분명 아직 영혼이나 육체까지 침식하지는 않았어……” 팟, 하고 에르고의 얼굴이 빛나는 것이 보였다. “에르고, 그거 혹시……” 연이어 린이 부른 이름에, 붉은 머리 청년이 끄덕인다. 후우, 하고 폐 속에서 깊은 숨이 새어 나왔다. 그것만으로, 에르고가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여실히 전해져 버렸다. 만난 지 겨우 이틀 된 페페론치노가 말한 말은, 청년에게 있어서 처음으로, 분명히 체감할 수 있는 희망이었던 것이다. 이쪽 사정에 대해서, 이미 듣고 있었던 건지, 아비다야도 무척 안도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무심하게 연습을 반복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8 새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싱가포르 부근이라면, 어디에서나 보이는 검은뿔찌르레기라는 새였다. 검은 깃털에, 인상적인 노란 부리. 구관조와 닮은 울음소리가, 푸른 하늘에 퍼져간다. "정말로 채워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향해 걸어갈 수 밖에 없다…… 아마 그런 게 꿈이겠지. 자네의 경우는, 조금 다를 지도 모르지만." "아뇨, 알겠어요." 라고, 에르고가 말한다. 같은 방향을, 두 사람은 향했다.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지만, 바다의 늠름하고 하얀 물결이, 모래사장을 씻어내렸다. "의외로, 우리들은 닮은 사이일지도 모르겠는걸." "엘멜로이 교실에 들어갈 수 있나요?" "자네는 마술사가 아니잖나. ……그러니까, 내가 여행에 나선 동안의, 기간 한정이군. 그 때까지는, 나도 강사를 그만두지 않아." "충분해요. 기뻐요." 부드럽게, 에르고가 웃었다. 그 미소에서 시선을 돌리고 나서,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9 하지만 “...... 좋겠다”에르고의 목소리가 너무 순수한 동경으로 가득 차서 듣고 있는 이쪽의 가슴이 아팠다. 엘메로이 교실의 학생들 중 진정한 '보통'은 단 한 명도 없다. 마술사들조차도 때로는 두려워하고, 때로는 백안시하는 이단자들뿐이다. 하지만 에르고에게 있어서는 이단의 대표격인 플랫조차도 어쩔 수 없이 부러워할 만큼의 일상으로 보였을 것이다. "에르고도 이제 에르고도 엘메로이 교실의 한 사람이에요, 플랫 씨도 선배라고 말했잖아요." "그렇다면 다행이긴 하지만요." 빨간 머리의 청년은 옅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0 "앞으로, 어떻게 하는 건가요?" "에르고가 먹어치운 신을, 돌려보내야…… 하겠지." 라티오가 말한 것이었다. ──『에르고의 기억포화를 멈추고 싶다면, 신을 돌려보낼 수 밖에 없겠지.』 "그런 게, 가능한가요? 선생님." 고개를 든 에르고에게, 스승님은 잠시 생각하고나서 답한다. "씰은, 생각하고 있던 방법은 있다. ……애초에, 싱가포르에 강의하러 온 것도, 그 연구에 보탬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하지만 먼저, 남은 두 위의 신도 밝혀낼 필요가 있겠지." 후더닛. 혹은 그 반대인, 훔더닛(Whom dunit). 누가, 그에게 먹혔는가. 긴 여행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싱가포르에서부터 시작하는, 신을 묻기 위한 여행.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1 "아무튼 지금은 에르고의 일이지." 스승이 중얼거린다. 시선이, 정지한 채로 서 있는 파수꾼들에 돌아다녔다. 언제 움직일지 몰라 불안해하는 것은, 이 장소에서도 무척이나 스승님다운 행동이었다. "솔직히 이스칸달과 뭔가 인연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는 생각하고 있었다. 제2의 신 세토도 그렇고, 에르고가 먹은 신은 그 녀석의 정복행과 너무 관련이 깊었으니까." 스승이 더듬더듬 말했다. 확실히 자신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에르고가 먹은 신의 정체를 파헤칠 때, 정복왕의 그림자가 몇 번이고 나타났다 사라졌다. 물론 정복왕 이스칸달이 세상에 끼친 영향이 그만큼 컸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여행을 진행할수록 그 그림자는 짙어지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녀석의 아들 본인이라던가, 가능한 일인가." -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내용

*82 "⋯⋯⋯하지만, 그렇군. 하나만큼은 맹세하지. 에르고가 알렉산드로스 4세이든 아니든, 저 녀석은 내 제자다. 제자인 한, 어떤 과거가 있든, 어떤 사정을 가지고 있든 변함없어." "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스승님은, 엘멜로이 교실의 선생님이니까요." 엘멜로이 교실의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런 스승의 맹세에 지켜져 왔을까. 설령 시간 제한(모라토리움)이 있더라도, 무조건 아군이 되어주는 상대는 마술사 세계에서는 좀처럼 만날 수 없는 기적이니까. 나 자신도, 그 기적에 도움을 받은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3 뤄롱이 이길 때도 질 때도 있었다. 진 경우에는, 이길 수 있는 전술을 짜낼 수 있을 때까지 거듭한다. 에르고의 두 위 째의 신이 불명인 이상, 상정의 패턴도 무수한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사고를 거듭하는 그 옆모습은 성과가 없어 질리기는 커녕, 최고의 유희를 발견한 동자처럼 명랑했다. '……하하.' 입술이 치켜올라가는 것을 눈치채자, 이상해진다. 마치, 상사병을 앓는 학생같다. 그런 걸지도 모른다. 그럴 것이, 세계에 딱 둘 뿐인 동포인 것이다. 무시키나 그의 스승처럼── 혹은 소문으로 들은 성배전쟁의 경계기록대(고스트 라이너)처럼 대등한 전력을 지닌 존재는 있다. 허나, 현대를 살아가는 영장으로서 신이나 용을 먹어치운 자 따윈, 달리 존재하지 않는다. '……이 굶주림도, 그렇지.' 세계에 딱 둘 뿐인, 식신충동을 품은 두 사람. 쭉, 뤄롱은 생각하고 있다. 부글부글, 뱃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것을, 청년은 느끼고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4 "뤄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지?" "어떻게, 요?" "지금 말한 기분은, 전부 자신에 대해서잖나? 뤄롱에 대한 감상은 없었지. 이 기회에, 정직하게 말해보게나." "……무서워요." 2세는 말 없이 끄덕이고, 계속 말하도록 채근했다. "본 것 만으로 두근거렸고, 싸웠는데도 오싹거렸어요. 아마도, 그 녀석이 저의 친우였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에요. 여태까지 아무한테도 생각해본 적 없는데도, 자연스럽게 그 자식 하고 생각하는 제가 있는 거예요." 누군가에게 져서 분하다. 두 번 다시 이런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 좋건 나쁘건, 사람을 크게 바꿔버리고 마는 원동력. "이기고 싶어." 에르고가, 확실히 말한다. "그 녀석에게 이기고 싶어. 이번에야말로." "지금은, 야코우한테 잡혀있네만?" "절대로, 붙잡힌 채로 있진 않을 거예요. 저희가 도와주던 도와주지 않던, 그 녀석은 반드시 어떻게든 할 거예요. 그 녀석을 의지하는 여자애도 있으니까요." "……이거 놀랐는데." 불을 뿜는 듯한 에르고의 말투에, 2세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싸움은 몰라도, 그다지 회화를 주고 받은 것도 아닐 텐데. 그런데도, 자네가 그렇게까지 집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네. 뭔가 기억이 돌아온 건가?" "……아니요." 붉은 머리카락이, 가로로 흔들렸다. "다만, 저는 지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었던 모양이에요.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5 "너는, 나에 대해 뭘 알고 있는 거야?" 다시 한 번, 같은 것을 에르고가 물었다. 뤄롱은, 살짝 눈을 가늘게 뜨면서 입을 열었다. "노래하는 걸 좋아하나?" "아마도." 해적섬에서는, 자주 라나같은 아이들과 노래했었다. 무서울 때, 슬플 때, 기쁠 때. 노래만큼은 언제나 함께였다. "그럼, 그 점은 변함 없군. 옛날부터 자주 노래했었어, 너. 나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말이야." "어울리지 않았는데도 친우?" "어울려주면, 친구가 되는 것도 아니잖냐." 그건 그렇다. 뤄롱은 하아── 하고 깊은 한숨을 쉬고, 이마 부근을 눌렀다. "그렇달까, 너, 실종되는 버릇까지 옛날 그대로라고. 맨날 중요할 때에 없어져서, 내가 몇 번이나 찾으러 다녔다고 생각하냐고. 그 때마다 나무 위라던가 산의 동굴이라던가, 묘한 데에만 숨어있으니까, 내가 찾는 게 당연하게 돼버렸지." 어쩐지 부루퉁해진 듯이, 갈색 피부의 청년이 입술을 삐죽 내민다. 에르고가 모르는 기억. 포화된 정보. 하지만. "하지만, 루오라면, 바로 찾아내주니까." 그런 대답이 목에서 매끄럽게 나와버려서, 자신도 깜짝 놀랐다. "당신도, 루오라고 불렀어? 가까이에서 듣고 있던 아키라도, 눈을 깜빡거렸다. 다만, 무를 수도 없었다. 눈 앞에서 히죽히죽 웃고 있던 갈색의 얼굴이, 너무나도 기뻐보였기 때문이다. "조금은, 떠올랐냐?" "……모르겠어." 라면서, 고개를 젓는다. "나는, 자신의 이름이 에르고인지 어떤지조차, 자신이 없었으니까." "흔히 말하는 인명하고는 약간 다를지도 모르겠네. 우리들은 그렇게 불렀지만, 네 이름은 어떤 의미로는 실험명에 가깝지." "실험명?" 거기에, 뤄롱은 답하지 않았다. 대신에, "​굶주림은 어때​?" 라고, 물은 것이다. 에르고는, 경직되고 말았다. "때때로, 배가 고파서 참을 수 없어지지. 잘 때에도, 식사하는 와중에도 관계 없이. 영문을 모르게 될 정도의 굶주림이지. 눈앞이 새카맣게 물들어서, 냄새가 잘 알 수 없어지고, 배의 바닥만이 불길에 휩싸인 듯한 감각이지. 고기를 먹든 과실을 먹든 채워지지 않아. 굳이 말하자면, 석류만은 나은 정도. 그럼에도, 용암에 물을 한 방울 떨어뜨리는 정도라서, 곧바로 더 심한 굶주림에 시달리지." 오싹오싹, 몸 안쪽이 더듬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초대면인── 적어도, 에르고한테는 그렇게밖에 생각되지 않은 상대가, 에르고에게 있어 가장 끔찍한 비밀을 알고 있다. 그 때의 어쩔 도리가 없는 초조함을, 자세히 이야기한다. "지금 그대로라면, 너는 죽어. 정확하게 말하자면, 너라는 인격이 짓눌리지. 엘멜로이 2세도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들었어." 기억포화는, 에르고의 숙명이라고. 그러니까, 살아남기 위해서, 젊은이는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다. ──『자네의 신을 되돌릴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서.』 에르고의 신을 되돌리는 것이라고, 엘멜로이 2세는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에르고가 먹어치운, 나머지 두 위의 신도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그리고, 지금. "와라, 에르고." 라며, 뤄롱이 권유한다. 참으로 진지한 말투였다.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그럼에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서글픔이 담겨 있었다. "너의 몸에 대해서, 우리들은 다른 누구보다도 자세하지. 현대마술과의 군주(로드)도 얕볼 수 없지만, 그럼에도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생각하면 알 거다. 너에게 신을 먹인 것은 우리들이고, 엘멜로이 2세는 필사적으로 그것을 분석하고 있을 뿐이니까." "…………." 젊은이는, 침묵했다. 살며시 입술에 손을 댔다. 조금 전, 자연스럽게 "루오"라고 불러버린 감각이, 아직 거기에 남아있었다. 모르는 이름. 따뜻한 이름. 에르고라는 말 이외의 온갖 기억을 잃었던 자신이, 처음으로 되찾았을지도 모르는 과거. 갈색 피부의 청년은, 이쪽의 말을 차근히 기다리고 있다. 얼마든지 기다려줄 것이라고, 어째선지 그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어쩌면, 옛날에도 그랬던 걸지도 모른다. 조금 전 이야기한 것처럼, 몇 번이고 자신이 모습을 감추고, 이 청년이 근성 있게 찾아내줬던 걸지도 모른다. 애칭과 묶인 감정은, 너무나도 정체불명이라, 그의 가슴을 어지럽혔다. 잠시 후, 에르고는 입을 열었다. "전부 이야기해서 타협할 수 있다면, 아까 전의 너는 린에게 설명했겠지." 천천히, 잘 알아듣도록, 말한다. "즉, 린이나 선생님한테, 그리고 지금의 내게 알려지면 곤란한 게 있어." "너, 옛날부터 그런 감은 좋단 말이지." 작게, 쳇 하고 뤄롱이 혀를 쳤다. "그래도, 아까 이야기는 거짓말이 아니야. 네가 살아남고 싶다면, 우리들한테 붙어야 할 거다." "……에." 갑자기, 아키라가 숨을 삼켰다. 두 사람 사이에, 아지랑이가 일어난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여름의 풍물시라고도 불리는 현상이었다. 온화하기 시작된 두 사람의 회화가 진행될 수록, 공기 중에 다른 성분이 섞여, 변질되어간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6 "……그럼, 하나 괜찮겠나." 라며, 끼어든 스승님이, 검지를 들었다. "싱가포르 때부터, 의문이 있었지." "헤에, 뭐지?" "순서 말이네." 천천히, 스승님이 말한다. "에르고에게 손을 댈 순서는, 아트라스원, 산령법정의 무시키, 그리고 방황해로 정해져있던 모양이지. 두번째의 무시키는 그래도 알만 하지. 계속 아틀라스원을 감시한 것 같은 정황이 있고, 실제로 정화의 보물선에서 라티오가 실패하니 곧바로, 무시키가 찾아온 건, 뭔가 트집을 잡아서 가로챌 생각이 가득했기 때문이겠지." 싱가포르에서의 사건을 떠올린다. 확실히, 무시키가 찾아온 타이밍은 형편이 너무 좋았다. 아틀라스원의 라티오로서도, 무시키에게 강탈당할 가능성은 고려하고 있었던 정황이 있다. "하지만, 세번째인 방황해가 수수께끼였다. 엄청난 장기간과 코스트를 들여놓고, 아무 수확도 얻을 수 없는 가능성이 너무 높지. 무시키처럼, 여차하면 빼앗으려 들 생각이었나 싶었지만, 그런 기미도 보이지 않고." 아마도, 스승님은 계속 그 결락의 의미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계탑의 군주(로드)로서, 스승님의 실력이 걸맞다고는 유감스럽지만 말하기 어렵다. 대신에, 이 사람은 다른 마술사로서는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세심함을 갖고 있다. 시계탑의 권모술수 따윈 전혀 어울리지 않는 주제에, 그 조심성만으로 뛰어넘어온 것이다. 분명, 통찰력이라기보다는, 소심함의 산물. 참으로 당당하게── 두려움을 삼키면서, 스승님이 말한다. "방황해에 있어, 이미 에르고가 필수는 아니었다면 어떤가?" "선생님, 그건." 린이 돌아보았다. 자신도, 몇 초 뒤늦게 충격을 받았다. 어째서, 그 가능성에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건가. "​에르고와 같은 실험을, 이미 방황해가 다시 한 번 했었다면​?" 엄하게 지적하는 스승님의 목소리가, 사무소에 울려퍼졌다. "자네는, 에르고와 비슷한 능력을 발휘한 모양이군, 에르고에게 신을 먹였을 때의 데이터를 방황해가 이용해서, 독자적으로 다시 한 번 만들어냈다고 해도, 놀라울 정도는 아니지. 그렇다곤 해도, 새삼 에르고를 붙잡으려고 한 것을 보면, 에르고가 불필요해졌다는 건 아니겠지. 아마도, 자네는 방황해가 만든 대용품인 게 아닌가." "……대용." 욱씬, 가슴이 아팠다. 그럴 것이, 그러면, 너무나도 똑같다. 영웅(아서왕)의 대용품(스페어)으로서, 만들어진 자신과. "……이런이런. 선생이란 싫은 걸 눈치채는구만." 뤄롱이 어깨를 으쓱거린다. "대충, 그 말대로다. 나는 에르고의 후계작이라는 거지. 중요한 실험이라면 스페어도 만들잖냐. 물론, 방황해의 실험 목적과, 다른 둘은 꼭 일치하지는 않지만." "야코우 아키라를 원한 것도── 간타이가 필요하다는 것도, 그 실험 때문인가." "그래. 그래서 아버지는, 혹시나 댁들이 살아남았다면, 이 나라에서 만날 거라고 생각한 거겠지. 에르고랑 양쪽 모두 손에 넣으면 사정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았다…… 정도 아니겠어?" "되는 일 나름이라는 거야? 의외로 즉흥적이네." 린이, 가볍게 고개를 갸웃거린다. 실제로, 미래시라고 할 만한 고속사고를 달성했던 아틀라스원과 비하면, 방황해의 방식은 조잡하게도 생각된다. 그런 고속사고를 전제로, 아틀라스원을 감시했던 무시키도, 대강이지만 최적해였던 것이겠지. 하지만, 스승님은 오히려 표정을 점점 음울하게 흐렸다. "일부로 알린게, 아닌가?" "오."   하고, 뤄롱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컨트롤하려고 하지 않는다. 애초에, 노림수가 그렇다고 한다면?" "뭔가요 그거. 말하시는 거, 이상하지 않아요 선생님?" "에르고의 실험에는 아틀라스원의 육원도 얽혀있지. 그리고 아틀라스원, 산령법정, 방황해의 목적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싱가포르의 사건을 봐도 명백하다. 그렇다면, 방황해로서는, 행동이 이로정연할 수록, 아틀라스원의 고속사고와 병렬사고로 그 계획을 읽히게 되지." 린이, 침을 꿀꺽 삼켰다. 가련한 목이 살며시 움직이고, 그녀가 말한다. "즉, 계획을 읽히고 싶지 않다면──" "그렇지. 방황해가 아틀라스원을 제치려고 한다면, 가능한 한 손패를 엎고, 더미 정보를 늘릴 필요가 있지. ……즉, 지금의 뤄롱처럼, 정확한 정보를 넘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7 강하게, 스승이 말했다. 반쯤은, 스스로에게 되뇌듯. 그러고선, "그리고, 한 가지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이 있다." 라고 덧붙였다. 같은 것을 신경 쓰고 있었는지, 에르고가 묻는다. "방황해의 지즈인가요." "비옥한 초승달에서 만나자, 라고 했었던 건 알렉산드리아를 말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집트부터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까지 이어지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를 말하는 거라면 평측(平仄)이 맞으니까. ⋯⋯아니, 실제로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단서를 얻은 것이니, 그런 유도였을지도 모르지만." 그 마술사라면 있을 법한 일이었다. 이전에도, 싱가포르에서 해적섬으로 유도할 때, 상당히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했었다. "바이 뤄롱에 대한 것도, 그렇죠." 에르고의 목소리가 역 바닥에 깔렸다. 스승도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을 잃기 전의 친구다, 라고 말했었지. 그 말대로 받아들이면, 바이뤄롱은 알렉산드로스 4세의 시대의 인간이 되지만, 어떨까." 정말로, 그런 의미인가. 혹은,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뭐, 지나치게 생각해도 어쩔 수 없겠지. 현시점에선 재료가 갖추어져 있다고도 생각지는 않아. 우선은 하나씩 착실하게 부숴 나가야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8 "에르고는 어떻게 하고 있지?" 불현듯, 바이 뤄롱이 물었다. "나와 그레이를 위해 노력해 주고 있어." "그 녀석답군" 쓴웃음을 지은 바이 뤄롱에게, 2세는 시선을 향했다. "당신은 에르고의 친한 친구라고 했었죠." "그래." "지금은, 그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오르페우스교의 신 자그레우스. 정복왕 이스칸달과, 그 어머니 올륌피아스와 매우 가까웠던 신. 올륌피아스에게 숨겨진 알렉산드로스 4세에게는, 문자 그대로 수호신이었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9 "하지만, 적어도 그의 위험성은 충분히 이해됐을 겁니다. 최초의 무례는 사과드리죠. 필요하다면, 충분할 만큼 사례를 해도 좋습니다. 에르고를 넘겨받고 싶군요." "나는 진작에 정했어." 짧게 말하고, 린이 스승님의 앞에 끼어들었다. "갑자기 시원스레 나와서는, 남의 지인을 빼앗으려고 하다니, 그렇게 제멋대로 구는 게 통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곤란하니까." 그 눈동자는, 도전적인 색을 띠고, 라티오를 노려보고 있다. 그녀의 안에서는 진작에 답이 나와있는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0 자신은 눈 앞의 침대에 시선을 되돌려, 누워있는 에르고의 땀을 닦는다. 괴로운 듯이 표정을 찡그리는 붉은 머리 젊은이는, 벌써 3일 간 이렇게 자고 있는 것이다. 이상한 감정이, 가슴 속에서 솟구쳐올랐다. '……혹시나.' 혹시나, 자신에게 동생이 있었다면, 이런 기분일지도 모른다. 그건, 어쩌면 스승님께도 마찬가지로. 물론, 현역 학생에 관해서는 뭐랄까 극진한── 차라리 무르다고 표현해도, 무방한 스승님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스승님과 둘이서, 누군가를 보살피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1 "됐으니까, 조금 마음을 풀게나. 가끔씩 너무 진지해지는 게, 확실히 자네는 그레이와 닮았군. 겉으로 보이는 연령은 반대지만, 남매같이 보이기도 해." "네, 네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2 "……괜찮은 건가요." 그레이와 린이 떠난 후, 남겨진 에르고는 입을 열었다. 밝은 공항의 트랜짓 에리어에서, 젊은이는 참으로 음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가 말이지?" "그 때, 저는, 그레이 씨를 먹고 싶었어요. 그게 비유가 아니라고, 지금의 2세는 알고 있다. "자네의 와이더닛, 인가. 식인충동…… 과는 다르군. 그 유령선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자네의 경우에는 식신충동이라도 해야 할 것이지." "식신…… 충동……" 신중하게, 말 자체가 무시무시한 괴물인 것처럼, 따라한다. 그런 젊은이에게, 2세가 계속 말했다. "그레이의 안쪽에 있는 것은 신과는 다르지만…… 어떤 의미로는 비슷하지. 굉장한 것이라고 말해도 될 것이네. 본래, 사람의 그릇에는 과분할 정도의 걸물이야. 적어도 현대에서는 말이지." 성창을 휘두르기에 부족함 없는 소질. 즉 그것은, 그녀가 과거의 영웅과 같은 얼굴을 가지고, 성장을 정지당해버린 이유 그 자체이다. "자네의 감각은 그것을 눈치채고, 그녀를 먹어치우고 싶다고 생각한 거겠지." 양과 늑대, 라고 2세는 말했다. 즉, 피식자와 포식자의 관계다. 신식자의 본능으로써, 에르고가 그레이를 먹어치우려고 한다는 것을, 그 때부터 2세는 예기하고 있었다. "……원래대로 돌아오긴 했지만, 그 신완도, 저로서는 전혀 제어할 수 없었어요. 선생님이 신을 묻지 않으셨으면, 그 자리에서 또 폭주했을지도 몰라요. 아죠, 이번에야말로, 그레이 씨를 덮쳐버릴 가능성도……" "견디게." 라고, 2세는 딱 잘라 말한다. "누구나 뭔가를 참고 있지. 나도 그레이도, 아마도 저만큼 재능이 넘쳐흐르는 미스 토오사카도…… 자네는, 그 타입이 약간 독특할 뿐이다." 어떤 의미로, 독선적인 말투였다. 타인의 괴로움은 모른다. 그 정도를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견딜 수 있는 것이라고 단정해버리는 것은, 오만 이외의 무엇도 아니다. 그럼에도, 그 말을 들은 에르고는 약간 표정을 풀었다. "그렇게, 생각해도 되는 건가요." "된다고 할 수는 없지. 그런 건 누구도 정할 수 없어. 그러니까, 자네가 정하는 거다." "……그렇네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3 생각하고 있는데, 캔이 내밀어진다. "여기요. ​누나​는, 로얄 밀크티예요." "그…… 누나는 그만하실 수 없나요." "그만 못 해요. 저는 사제니까요." 히죽 웃으며, 에르고가 단언했다. 쿠치나와야마 건 이래로, 젊은이는 그런 식으로 이쪽을 부르고 있던 것이다. 사저라는 것 만이라면 린도 마찬가지일 테지만, 에르고는 완강히 양보하지 않았다. 겉보기로는, 자신 쪽이 여동생으로 보여서 더욱 성가시다만……. "……그럼, 어쩔 수 없네요." 후드를 내리면서, 자신은 캔의 풀탭을 딴다. 그렇게 나쁜 기분도 아니라서, 외면하고 싶은 것도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4 (플랫들은 ------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에르고와 플랫이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플랫은 엘멜로이 교실에서도 손꼽히는 트러블 메이커인데, 거기에 에르고가 끼어들면 예측이라는 말조차도 의미가 없어진다. (의외로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 그게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언제부터 이런 식으로 노심초사 하게 된 걸까? 누나라고 불리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마음이 생긴 걸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이 모험의 내용

*95 "린 씨가, 시계탑에서의 일을 즐거운 듯이 이야기하는 이유를, 겨우 알 것 같아요." "무슨 말이야?" "그 사람이 선생님이라면, 분명 힘들지만 충실할 거예요. 배우고 있는 시간이, 자신을 높은 곳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믿을 수 있으니까." 에르고의 말을 듣고, 린은 멀뚱멀뚱거리더니, 살며시 쓴웃음을 짓는다. "그런 솔직함은, 우리들한테는 독이네. 당신, 엘멜로이 교실에 들어가면, 분명 여러 의미로 고생할 거야." "그런가요." "분명 틀림 없어. 그레이는 본질적으로 마술사에 가깝지만, 당신의 경우에는 살짝 활기찬 면이 과하니까. ……하지만, 응, 즐거운 건 틀림 없겠지. 주변도 본인도 고생하겠지만, 그래도 즐거운 일은 있는걸." 걸어가면서, 린이 지레짐작한다. 많은 서점이 늘어서 있는 와중에, 식욕을 확 돋우는 카레 냄새가 나는 것도, 이 거리의 풍물시겠지. 한때는, 교과서를 판 학생들이, 그 돈으로 카레를 실컷 먹어치우는 광경이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앞서 걸어가는 뒷모습을 쫓아가면서, 문득 떠오른 듯, 에르고가 묻는다. "런던에 있다는, 일본인 조수 분도 그랬던 건가요." "잠." 말하다 말고, 린이 한손으로 얼굴을 덮는다. 간격을 두고 나서, 뒤돌아보며, 이렇게 물은 것이다. "……혹시, 얼굴에 나와있었어?" "약간. 역시, 일본에 오면 떠오르나요?"   에르고의 말에, 싱가포르에서 해적들을 이끌었던 여마술사는 살며시 미소짓는다. "내 고향하고는 꽤 떨어져있지만, 뭐, 같은 나라인걸. 응, 이 더위는 그리운 기분이 들지. 후유키도 도쿄도 다름 없구나 싶어서." 건물 사이로 엿보이는 하늘을, 우러러본다. 후유키에도 런던에도 이어져있는, 여름의 푸른 하늘. "그렇네. 실제로, ​그 녀석​이 런던의 생활을 즐기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힘껏 즐기고 있어. 마술사답지 않은 사람끼리니, 당신하고도 마음이 맞을 거라고 생각해. 그런 의미로는, 너무 마술사다운 선생님하고는 반대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6 "식신충동은 어떤가." "지금은, 상당히 진정되어 있어요." 가슴을 쓰다듬으면서, 에르고가 답한다. 뤄롱과 싸웠던 때부터 내장을 헤적거릴 정도로 격했던 충동은, 지금은 고요히 잔잔해져 있었다. 그것을 간파했는지, 2세는 이렇게 덧붙였다. "흠. 경우에 따라서는, 뭔가 대책이 필요하려나 싶었는데, 지금 상태를 보아하니 아직 괜찮아 보이는군. 뭔가 있었나?" "료우기 마나 씨가, 책을 읽어주셨어요." "그런가." 라면서, 2세가 쓴웃음을 짓는다. "부친도 대단한 인물이지만, 그녀는 또 다른 방향으로 출중한 모양이군. 그건 모친과 닮은 걸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7 ⋯⋯⋯아니요, 이상하든가 하지 않아. 오히려 그 반대. 이치에 맞기 때문에, 걸리는 거예요. 에에, 당신의 이야기는 저도 일단은 듣고 있으니까요." "저에 대해서, 인가요." "신을 먹은 남자." 그 말에 에르고는 작게 숨을 죽인다. 지금까지 수없이 들어왔던 대사라도 이 여성의 고운 입술에서 나오면 또 다른 의미가 부여되는 것 같았다. "그 심장이 말하는 것이라면, 결코 단순한 망상일 리가 없겠지요. 솔직히, 이 자리에서 붙잡아 제 저택으로 데려가고 싶은 정도로. 하지만 그런 행위를 그 지도역(튜터)이 용납할 것 같지는 않지만요." "지도역(튜터)은 선생님을 말하는 거죠?" "네에, 또 새로운 학생을 늘렸다고 해선. 분별없다고 매도하고 싶은 참이지만, 그분은, 사람을 보는 눈만큼은 일류니까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8 "⋯⋯⋯이건." 결정화된 길을 바라보며 루비아가 중얼거렸다. "⋯⋯⋯그렇군요, 당신에게 점점 더 흥미가 생겼어요.""제게요? 제가 먹은 신에게, 가 아닌가요?" "그 둘은 비슷하지만 다른 일이에요. 이제서야 알았는데, 거기 아틀라스원은, 당신이 이 도서관에서 행해진 실험의 피험체이기 때문에 시큐리티 체크를 돌파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 거죠?""물론, 그렇습니다." 시온이 긍정했다. "실제로, 그가 있었기 때문에 여기로 연결되는 문이 열렸습니다." "그렇네요. 하지만, 실험이라면 쌍방이 균형을 이루지 않으면 안 돼요. 신을 먹이려고 한다면, 먹는 쪽도 일정 수준 이상의 그릇이 필요하겠지요. 지금 저는, 당신 자신이 누구인지, 무척이나 흥미가 생겼어요."‘⋯⋯⋯⋯나, 자신이?’ 에르고는 희미하게 당황했다. 그런 식으로 말을 들은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굳이 말하자면 바이뤄롱(바이뤄롱)은 에르고라는 인간에게 집착했지만, 그것도 이형을 먹은 자들끼리의 적대감이 섞인 것이었다. 신과 무관하게, 에르고는 누구인가 물었을 때, 그에겐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부디 너그럽게 봐주세요." 라고 웃었다. 루비아의 눈빛이 마음에 드는 액세서리를 발견한 숙녀라기보다는, 사냥감을 발견한 육식동물의 눈빛을 닮았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린과 통하는 면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던 차에, "너도, 좀 더 얘기하라고." 린이 입을 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9 두근두근, 했다. 평탄한 말투와 목소리에서 그런 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마술사라고 해도 부모님이 암살자를 보내는 일이 그렇게 쉽게 일어날 수 있을까? 당황한 청년에게 플랫은 "아"라고 말문을 연 후 덧붙여 말했다. "분명히 말하지만,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원한 같은 건 전혀 없으니까! 반펨 씨를 만나게 된 계기이기도 하고, 게다가 마술사가 아닌 암살자가 007에 나올 것 같을 정도로 엄청나게 멋있었어! 그 사람을 가까이서 본 것만으로도 그런 걸 날려버릴 수 있다니!" "음, 아니, 하지만 에르고 군에게 이 얘기를 하는 건 좋지 않았나 봐!“ "왜요?“ "왜냐면, 에르고가 사건에 휘말린 건 부모님이 연루된 거잖아. 그렇다면 나는 부모님께 몇 번이나 죽을 뻔했지만 원한은 없다고 말하면 이상한 강요로 들릴까봐! 이런 것들, 옛날에는 르시안에게 자주 비난을 받았는데......." 그렇게 말하면 ------ 그렇게 될까? 너무 말이 많은 것에 압도당하고 있었지만, 말하는 방향이 엉뚱한 것과 마찬가지로 조금 걱정스러운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배려도 뭔가 초점이 어긋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조금 생각하다가 "그렇군요. 조금 놀랐어요." "아, 역시 안 좋았어?!" "하지만 나도 원망하지 않는다는 건 알아요. 이번 여행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겪었지만, 원망할 마음은 없다. 힘들고 고단한 여행이었지만, 그냥 즐거웠다는 생각이 가슴 한구석에 남아있다는 거죠. ------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아버지 때문이라고 해도 저는 화를 낼 마음이 없어요." 이스칸달이라는 위대한 영웅. 그것이 부모라는 자각은 아직 에르고에게 없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에 청년은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그래서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는 두려움이 커져가고 있지만, 아직 저울추가 그쪽으로 기울어지지는 않았다. 그런 운명을 그는 바다와 같다고 생각한다. 거칠 때도 있고 잔잔할 때도 있는 바다를 원망할 수 있을까? 그런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 젊은이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럼, 에르고 군과는 부모와 얽힌 암살당할 뻔한 동료구나! 시계탑에서도 꽤나 드문 일이니까, 가능하면 죽지 말아줘!" ------ 잘 처리하겠습니다." 옅게 웃는다. 플랫의 말 속에는 실감과 확실한 친애가 담겨 있었다. 말하는 것은 무서운 이야기 그 자체인데, 그 내면은 재미있었던 책이나 좋아하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 정도로 친근한 에피소드로 전환된다. "그리고 플랫 씨. 아까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건 혹시 마술로 표정을 조절하는 건가요?" 지적에 플랫이 눈을 반짝였다. "그걸 처음 봤을 때 눈치챈 사람은, 너랑 둘이서 두 번째야." "둘?" “교수님과 너. 교수님한테는 근육을 쓰는 게 너무 부자연스러워. 웃지 말라고 화를 냈었지! 덕분에 웃는 표정은 평범하게 지을 수 있게 됐지만, 걱정스러운 표정은 여전히 잘 못 짓는 것 같아요 ------.” 양손의 검지를 뺨에 대고 꾹꾹 눌러서 평평하게 움직인다. "표정 근육보다 편한 것이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마력으로 보조하게 돼. 아니, 미안! 에르고 군을 걱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게으른 윗입술거근과 광대뼈근, 입꼬리근은 이쪽에서 혼내줄 테니까!" "아냐, 그런 거 아냐!"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0 "아, 하지만 그러고 보니 이름이 있네." "이름?" "반펨씨는 신대동맹이라는 단체의 일원이라고 하더라. 그러니까 우리도 동맹은 어떨까?" "좋아요, 하지만 어떤 이름을 지을 건가요?" 음, 이 경우 엘고군의 자폭을 도와주는 거니까 자폭동맹? 신을 토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니 토사구팽 동맹이라던가? "그건 좀......." 역시나 에르고가 눈살을 찌푸린다. "플랫이 반펨 씨에게 들은 게 천팔백 년 전의 조상님이었지? 나도 아버지로부터 받은 실험이라고 생각하면 2천 3백 년 정도이니, 오랜 유산을 물려받은 셈이네요." "와오! 그럼 패밀리 콤플렉스 탐정 클럽 - 차가운 후계자라든가!" "비슷한 것 같지만, 유산동맹 같은 건 어떨까?" 두 학생은 빙그레 웃으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1 바로 옆에 있는 청년에게는 놀랄 일만 가득했다. 엘고가 섬을 떠난 지 한 달 가까이 지났고, 나름대로 마술사로서의 상식을 알았기에 현대의 마술사로서 플랫-에스칼도스가 한 수 위인 것은 이해할 수 있다. 린도 루비아도 당연히 뛰어난 마술사이긴 하지만, 플랫의 그것과는 방향성이 달랐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 닮은꼴일지도 모른다.“ 유산동맹이라는 이름이 나온 것은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플랫도 에르고도 먼 과거의 꼬리를 물고 있는 것들끼리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유물에 의해 놀아나고 있기 때문에 현대에 떠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평범하게 사는 것의 의미는 알 수 없지만, 어쩌면 거기에는 중대한 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그 료우기 미키야가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어쩌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이 세상에 불균형한 존재이고, 그것은 기분 나쁜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에르고는 만나는 사람들이 조금씩 자신의 윤곽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형태가 없던 인격에 이 여행이야말로 형태를 부여해주고 있다. 지키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 이기고 싶은 것, 다시 만나고 싶은 것, 이 모든 것이 이 여행이 에르고에게 품어준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플랫을 좋아해요. 이대로 좋아하고 싶어요. ------ 이제 질문에 대한 답이 되었나요?”-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2 그리고, "플랫이 말했지만 ...... 시로 씨의 모습도 보았어요.“ 이봐요, 라고 스젠 쪽을 바라보며 말한다. 방금 전의 플랫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배려를 눈치챈 시로가 말을 이어간다. "괜찮아. 신경 쓰지 말고 말해." "성배 전쟁 이야기라든가, 붉은 궁병과 정의의 편에도 구할 수 없는 상대가 있다는 이야기라든가, 그런 것들 말입니다." "그렇구나. 그럼 혹시 그 화재도?" 가볍게, 그러나 은근한 무게감과 함께 시로가 말했다. "네, 그렇습니다. 저기, 시로 씨가 키리츠구 씨에게 도움을 받았을지도 몰라요~ "응." 조금은 그리운 것을 보는 듯한 얼굴로 시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화재로 나는 키리츠구에게 구원을 받았어. 기억이 아무리 희미해지더라도 그 얼굴만은 잊지 못할 거야. 그 말은 에르고가 본 풍경과 일치했다. 살아남았으니 살아야 한다고 하늘을 향해 뻗은 손. 그 손은 하늘을 향해 뻗어 있었다. 그 손이 떨어지기 전에 꼭 쥐었다, 살려줘서 고맙다며 내려다보는,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어른의 얼굴. "마술사가 할 말은 아니지만, 옛날의 나는 키리츠키를 누구나 도와줄 수 있는 마술사라고 생각했었어. 물론 그런 일은 없었고, 키리츠구도 금방 부정했지만 말이야" "----- 알겠습니다, 느낌이 옵니다." "에르고도 그런 상대가 있어?" 그렇게 묻자 에르고는 숨이 막혔다. "나는 ------" 말하면서 에르고의 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선생님과 누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 두 사람은 젊은이 사이에서 특별한 존재였다. 물론 에르고를 데리러 온 린도 마찬가지였지만, 여행을 거듭할수록 Ⅱ세와 그레이는 다른 누구도 차지할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물론, 아까의 대화처럼 현실적으로 엘멜로이 2세가 평범한 마술사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레이 역시 성창이라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만능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두 사람은 에르고에게 있어서는 영웅이었다. 옅은 미소를 지으며 시로가 말을 이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던 키리츠구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어. 어렸을 때 나는 정의의 편을 동경했다고. 과거형이라 화가 나서 포기했냐고 물었더니, 영웅은 한시적으로 어른이 되면 이름을 밝히기 어려워진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렇구나. 어른이 되면 어렵다“ 시로의 말은 신기하게도 에르고의 가슴에 꽂혔다. 만약 Ⅱ세나 그레이에게 비슷한 말을 듣는다면 역시나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화가 나서 포기하느냐고 불평하고 싶고, 그리고 나중에 천천히 납득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키리츠구의 꿈을 이어가려고 생각했어" "꿈을, 입니까? ------ 그, 피가 이어져 있지 않아도, 입니까?" 후반부를 겁먹은 에르고가 덧붙여 말했다. "혈연이 아니어도, 그래. 키리츠키와 같은 성이 된 것만으로도 나는 기뻤으니까." (------ 아) 이 사람은 아직은 아직은 미완성이구나, 라고 불현듯 에르고는 생각했다. 어른이 되면 영웅을 자처하기 어려워진다고 그 빌딩에서 당당하게 외치고 있지 않은가. '나의 꿈은’ '정의의 편에 서는 것'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3 "그런데 스젠 씨, 선상 연회에 참가해도 괜찮을까요?" "배가 출발할 때까지 한 시간 남았어요." 스젠이 벽에 걸린 시계를 보며 말했다. "이미 두 번째 게임이 시작될 시간이니까, 참가를 늦게 해서 더 이상 이길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하지만 시로? 나도 놀라서 미안할 따름이야." 스젠은 딱딱함과 부드러움이 뒤섞인 표정으로 호소했다. "당신이 지난번 선상 연회의 승자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 "음......------ 미안해." 시로가 머리를 긁적였다. "말하려고 했는데 타이밍이 안 맞아서 말하지 못했어." “그건 나도 같은 죄야. 그래, 이렇게 되면 묻고 싶은 게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만, 그건 다들 마찬가지겠지?” 라며 사상마술사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스젠이 에르고에게 말했다. "방금 전, 좋은 펀치였어." 플랫을 날려버렸을 때의 일격을 말하는 것 같았다. "네 동기는 알겠어. 기억 포화 때문이겠지." "그것도 지즈 씨에게 들으셨나요?" "그렇겠지." "무슨 뜻이야? 시로가 묻자, 스젠이 대답했다. "이 아이의 기억이 먹은 신에게 눌려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어. 약탈공이 계속 함께 모험을 하는 것도 그런 이유야." 시로가 가볍게 눈을 동그랗게 떴다. "스젠씨, 어떻게 할 수 없을까?" 스젠은 나쁜 병이 시작된 것 같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토오사카가 함께 여행을 해 왔다고 하면 분명 믿을 수 있고, 소중히 여겨야 할 상대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4 "아니, 미안해. 옛날 생각이 났어. 토사카가 자주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던 게 생각나서 말이야. 야단을 치는 김에 간드도 쏴 버렸지만 말이야." "린의 간드인가요?" "혹시 토오사카도 너와 함께?" "표류하던 저에게 처음으로 이것저것 알려 준 건 린이었어요." "그렇구나." 그 녀석답다는 듯이 시로가 얼굴을 붉혔다. "선생님께선 린과 루비아 씨가 교실의 핵탄두라고 들었어요. 두 사람의 폭주로 인해 교실을 몇 번이나 다시 만들게 되었다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내용

*105 기차 소리에 섞여 또 다른 울림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스승의 옆에서, 수첩을 펼친 에르고가 열심히 붓을 놀리는 것이었다. "뭘 그리는 거예요?" "음, 여행의 이런저런 것들을. 라나가 이런 걸 적어두라고 해서요." 청년이 들고 있는 수첩을 보니, 소박한 필치로 아름다운 해안과 파도에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시선을 내리던 스승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이건, 해적섬의 아이들인가?" "네." 다소 쑥스러운 듯 에르고가 고개를 끄덕인다. 적발의 청년과 만난, 첫 번째 섬 사람들이었다. "보시겠어요?" 건네받은 수첩을 보고 나는 '와'하고 소리를 지를 뻔했다. 옅은 갈색 페이지에 연필로 그린 그림이 여러 장 그려져 있다. 대부분 단발성 스케치로, 해적섬의 활기차 보이는 아이들과 무기를 든 청년들이 마음 내키는 대로, 라는 느낌으로 페이지 이곳저곳을 채우고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현대식 항구에서 허리에 손을 얹고 검은 머리카락을 바닷바람에 흩날리는 여성이었다. "싱가포르 때의 린 씨군요." "어. 저, 왠지 잘나 보이지 않아요?" "실로, 자네에게 딱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스승의 말에 린이 약간 불쾌하다는 듯이 입술을 삐죽거린다. 페이지를 넘기면 이번에는 싱가포르를 떠난 후의 풍경이 나온다. 공항의 비행기, 아키하바라의 거리 풍경과 함께 일본의 축제 풍경이 그려져 있었다. 흑백인데도 불구하고 미세한 불꽃의 색감이 그대로 살아나는 것이 신기했다. 아마도 같은 여정을 공유한 사이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밤하늘이 보이는 옥상의 풍경. "이것은, 도쿄의…." "마나 양과 그 사무실 옥상입니다." 에르고의 손을 잡고 있는 소녀는 매우 사랑스럽다. 하얀 원피스를 뒤집어 쓴 뒷모습은 그대로 별이 빛나는 하늘로 달려갈 것 같다. 잔혹한 일이 많았던 일본의 사건들 속에서 그녀와 그녀의 아버지와의 만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이었다. 정좌한 료우기 미키야, 청년(若職, 뤄롱)이 내민 볶음밥과 그것을 먹는 야코우 아키라의 옆모습, 야코우 유키노부과 아카네의 모자(母子)도 그려져 있는데, 그 때마다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막 그리기 시작한 것이 아까의 이소 사막이었다. 아직 주변만 그렸을 뿐인데, 대지를 가로지르는 바람까지 느껴지는 듯했다. "좋네요." 라고,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마치, 이 수첩에 시간이 갇혀 있는 것 같아요." 긴 여행을 다녀온 것 같았다.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그 시간의 농도가 내 안에서 두드러지게 느껴졌다. 아마, 평생 잊을 수 없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6 그런 추억을 하나씩 스케치로 만들어, 정성스럽게 주석을 덧붙여 간다. 납득이 갈 때까지 다시 쓰고, 열심히 바라보고 나서, 하나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첫 페이지로 다시 넘긴다. 서투른 선이 해적섬에서의 나날을 기록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아직 연필 다루는 것도 익숙하지 않아서 긁는 듯한? 필치가 대부분이다. 짙음과 옅음의 구분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지만, 당시의 자신이 몹시 즐거웠을 것이라는 것만은 전해졌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7 [거기에, 슬슬 깨어난 후의 기억에도 결핍이 생기고 있을 거예요.] '역시, 알고 있네.' 에르고는 그만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오래된 것부터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서, 그러면 해적섬에 있을 때의 일부터겠네요. 덕분에, 누나나 선생님께 들키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어요. ⋯⋯선생님은 눈치챘을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수첩에 그림을 그렸던 거네요] '잊어버려도, 생각해낼 수 있으니까.' 알렉산드리아로 오는 기차 안에서 에르고가 그렸던 그림의 이야기였다. 아직, 여행을 떠난 후의 기억에 대해서는 잃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이제, 머지않아, 청년은 여행의 기억도 잃어버리고 만다. 기억 포화는, 이 아프고 괴로웠지만 그래도 즐거웠던 여행을, 따라잡아 버리고 만다. 그러니, 그 전에——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8 락사 수프를 후루룩 먹고 있는 라나와 또래 아이들, 비상시의 탈출 방법 등을 지도하고 있는 린, ... 각각의 표정이나 분위기가 그린 선에서 읽힌다. 빨간 머리의 청년은 그 스케치를 손가락으로 덧대어, 기록의 윤곽을 떠오르게 한다. 예를 들어, 해적섬에서 눈을 뜬 이후의 생활. 예를 들어, 처음으로 엘멜로이 2세가 섬에 상륙했을 때의 싸움. 예를 들어, 싱가포르에서 무시키라고... 하는 곳에서 손가락이 멈췄다. 이 근처는 아직 기억하고 있구나, 하고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온다. 그에게 있어서 매일 아침의 작업이었다. 어디까지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 그리고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기억으로 돌려놓는 작업. 애매한 기억을 이러한 스케치북이나 사진을 빗대어 생각해내는 것은, 자주 있는 행위일 것이다. 그러나 청년이 하는 일은 전혀 다르다. 그가 잃어버린 기억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며, 아무리 과거의 기록을 열람한다고 해도 기억이 재생되는 일은 결코 없다. ....기억 포화. 젊은이의 내면에 깃들어버린 3위의 신은 지금도 그의 기억을 잠식하고 있다. 인간 같은 경우에는 미치지 못하는 절대적인 정보가 그릇인 젊은이를 가차없이 잡아먹고 있다. 이는 신이 그에게 적대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둘 사이의 생태적 차이가 가져오는 필연이다. 눈을 뜬 지 몇 달, 해적섬의 스케치 근처는 이미 젊은이로부터 분리되어 버린 사건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9 바닷바람에 따른 수첩의 새 페이지를 넘긴다. 드디어 연필로 밝은 종이에 선을 그린다. 아무것도 없었던 공간에 새로운 형태가 태어날 뿐, 왠지 기쁘다. 이 순간만은 자신이 무에서 유를 낳을 수 있는 신이라도 된 기분이다. 붓이 가는대로, 인상적인 사건을 그림으로 만들어 간다. 예를 들어, 알렉산드리아의 사막, 예를 들어, 바닷속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예를 들어, 함께 싸운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 "....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 믿을 수 없는 풍경을 극복해 왔다. 수정의 도서관이나 숨겨진 파라오의 관. 그 안에 숨어 있는 오시리스의 신체에 인류를 구하기 위한 최종 연산. 어느 것 하나 마술 세계에서조차 황당하게 웃을 일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0 인생 분명, 누구라도 그렇지만, 그의 제한 시간은 더욱 짧다. 기억이 한정되다니, 생명이 한정되는 것과 같다. 수첩에 그리며, 그 수첩을 넘길 때마다, 젊은이는 자신의 기억이 또 깎였다는 것을 알고, 적어도 부서진 조각을 주워 모으듯이, 탐독하다. 결코 기록은 기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도 무언가에 저항하듯이 읽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단, 한가지만 알고 있다. 이 초조함이 있는 동안은 아직 식신 충동에 맞서면. 언젠가 그레이(누나)에게 덤벼들지 않을까, 라는 엄청난 공포가 몇번이고 몇번이고 기록을 되새기는 동안에만, 아주 약간 조용해진다. 그렇다면 이 초조감이야말로 젊은이에게 특별한 핵일까. 이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을 생각한다.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 료우기 미키야. 료우기 마나.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 아마 누구나 가슴속에 고요한 별을 품고 있었다. 로드 멜루아스테아에게 투명체라고 갈파당한 시온조차도, 뚜렷한 방향성(벡터)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은 틀림없다. 누구나 자신만의 마지막 바다(오케아노스)를 찾고 있었다. 과거 알렉산드로스 4세였던 젊은이도, 그랬을까. (옛날의, 나) 스케치북을 놓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1 "사도라고 말씀하셨죠?" 에르고가 묻는다. 빨간 머리 청년의 눈동자는 오히려 호기심을 한껏 반짝이며 크루즈 대신 에르큘 항구 전체를 스케치북에 그리기 시작했다. 원래도 적응력이 뛰어난 청년이었지만, 최근 들어 더욱 그런 기질을 엿볼 수 있는 일이 잦아졌다. 지금까지의 여정을 그린 스케치도 의외로 능숙하고 유려해 이대로라면 그림책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2 "라나가 만들어준 노래에요." "당신의 머리카락을 잘라준 여자애?" "네. 그 섬에 막 왔던 제가 무서워하던 걸, 유령을 무서워하는 거라고 착각해서." 오도카니 끄덕인 에르고를 보고 웃음을 터뜨릴 뻔 해서, 참는 데 고생했다. 그 작은 여자아이가, 담요를 뒤집어쓰고 무서워하는 젊은이를 달래주는 모습을, 떠올려버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또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렸다. "사실은, 뭐가 무서웠던 건가요." "모르는 누군가가, 제 안에 있는 거에요." 에르고의 대답에, 한 순간 숨을 삼켜버렸다. 기억포화. "그건, 신님이?" "모르겠어요. 그래도, 그런 걸지도 몰라요." 얼굴을 누른 채인 에르고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한다. 예를 들면, 그 손을 펼치면, 누군가 다른 가면으로 바뀌어있다는 것처럼. "누군가는, 언제나 안쪽에서 저를 보고 있어요. 그 시선을, 감촉을 느끼고 있어요. 모두들 아무도 없다고 하는데도 ……그러니까, 무서워서 어쩔 수 없어지면, 유령이라고 노래하고, 웃어넘기려고 했던 거에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3 "괜찮겠나? 강요는 하지 않을 생각이지만, 이 상황에서 보호역이라고 할 수 있는 내가 말을 꺼낸 이상, 그건 아무래도 강제성을 띠겠지. 하지만, 그런 강제를 무리하게 납득한 거라면, 이 때다 싶은 참에 망설임이 생겨나네. 상황에 따라서는 그 망설임으로 목숨을 잃는 일도 있을 테지. 그러니까, 솔직한 자네의 기분을 들어두고 싶네." "무섭지 않을, 리가 없어요." 솔직하게, 에르고는 털어놓는다. "하지만, 제가 저를 알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1개월 남짓의 기억 밖에 없는 제가, 이 뒤를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해도 이 싸움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단호한 말은, 자신의 가슴에도 파고들었다. 자신에 대해 알고 싶다. 결국, 이 이상의 동기(와이더닛) 같은 게 있을까. 설령, 에르고처럼 수수께끼의 신을 먹어치운 몸이 아니라도. 자신처럼, 과거의 영웅에게 사로잡혀, 성장을 멈춰진 몸이 아니라도.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4 린은 웃음을 꾹꾹 눌러 참으며 품에 챙겨 넣었다. 그러고선, "둘 다 돌아오는 게 늦는데." 라며 중얼거렸다.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이집트 관광을 즐기고 있었을 텐데"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카이로는 재미있었어요." "그레이가 많은 아이들에게 잡혀서 힘들었겠지." 린이 킥킥거리며 웃는다. '박시시(Baksheesh)'라고 불리는 이슬람권의 관습으로, 짐을 들어주거나 터번을 감아주는 등의 강요를 통해 팁을 받는 것이다. 여행에 익숙한 2세와 린은 능숙하게 대처했지만, 그레이는 여기저기서 걸려서 기차에 늦을 뻔했다. 참고로 에르고는 의외로 그런 처세술이 능숙해, 얼어붙은 그레이를 에스코트할 만큼 여유를 보였다. 그런 붉은 머리의 청년이 고개를 들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5 호텔 객실은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충분히 넓었다. 수도시설 등을 확인한 후, 에르고는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일본어의 동화책. 료우기 마나가 맡겨준 한 권. 제대로 되돌려 달라고 그녀로부터 전해 들었었다. “ ⋯⋯⋯⋯⋯. ” 누군가가 기다려 준다는 사실이, 에르고에게는 기쁨이었다. 해적섬의 라나도, 미후네시의 마나도, 청년과 약속을 해주었다. 만약, 두 사람이 그 약속을 잊어버렸다고 해도, 한때 약속을 했다는 사실만은 남는다. 기억을 잃은 에르고에게는 그런 사소한 것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었던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6 "아까의 쿠로히츠가, 소제 안의 영웅(아서왕)이나, 에르고 씨의 신을 되돌릴 방법이었던 건가요?" "나의 상정으론 말이지. 일본의 마술이 신과의 접속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네. 그렇다면, 접속을 끊는 방법도 전해지고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거지. 야코우 아카네의 앞에서 이래저래 떠들었던 것도, 그런 가설을 토대로, 이전부터 고찰하고 있었기 때문이네. 설마, 이런 사건에 휘말릴 줄이라고는 생각치 못했지만." 핸들을 쥔 채, 스승님이 말한다. 그렇다면, 자신의 안에 있는 영웅(아서왕)이나, 에르고의 안쪽의 신을, 누군가에게 떠넘기는 게 될까. 예를 들면, 새로운 쿠로히츠라는 야코우 아키라에게." "그건……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인걸까요." "현 시점에서는 뭐라고도 할 수 없겠군. 유력한 후보지만, 자네나 에르고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시험해보지 않으면 모르지. 일단 덧붙이자면, 야코우 아키라 건에서, 각별히 야코우가 무자비한 것도 아니야."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7 "자네가 조종하는 환수는,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알기 쉽지. 그리고, 손이란 진화라고, 나는 자네에게 말했다. 손에 받은 정보압이야말로, 사람을 원숭이에서부터 끌어올린 것이니까." 정말로, 그것은 개인수업같았다. '……아아.' 이런 때인데도, 약간 울고싶어졌다. 역시, 이 사람에게는 이 모습이 어울린다. 예를 들면, 탐정이 사건을 해명하듯이. 예를 들면, 외과의가 수술을 집도하듯이. 스승님에게는, 강의하는 모습이야말로 어울린다. "신에게 있어, 손이 나타내는 표상은 대부분 『구석구석까지 닿는다』는 점이다. 아시아권의 천수관음이라면 빠짐없이 구한다는 상징(심볼)으로써, 많은 팔을 가지지. 반대로, 아수라 등의 전신에게는 파괴의 상징이다. 따라서, 신의 손을 가진다면, 본래 사람에게는 접속(액세스)할 수 없는 정보에까지 닿는다는 것이 되지. 즉, 인류에게 있을 수 없는 진.화.까지 닿는다고. 그러니까, 자네는 기억포화를 일으켰지만…… 이건, 자네를 만든 자들도 상상할 수 있었던 현상이었던 게 아닐까. 그러니까, 그 때, 말한 거겠지. 아직, 기억하고 있었냐고." ──『하하, 아직 기억하고 있었나. 아니, 잊을 수 없었나?』분명히, 그 매는 그런 사념을 날렸다. 그건, 에르고가 당연히 기억을 잃었을 터라는 전제 하의 대사가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아까 전의 공통점도 마찬가지가 되지. 자네에게 먹힌 세 위의 신은, 어떠한 형태로 진화에 연관된 신인 것이 아닐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8 "…………."  분명, 그 때의 스승님은 이렇게 덧붙인 것이다. ──『예를 들면, 자네가 완성됨으로써, 아틀라스원이 먹인 신이 무의미해져버리거나 하는 관계가.』"즉, 스승님은……." "이 자리에 모인 신과 용은, 모두 같은 루트를 가진 게 아니냐고 하는 거네." 라고, 단언했다. 에르고와 뤄롱과 아키라, 세 명이 먹어치운, 혹은 이식된 신이, 전부 동일한 측면을 가지는 게 아닐까 라고. 마치, 배우가 가면을 번갈아 쓰듯 했다. 같은 신이 무대에 올라갈 때마다 얼굴을 바꾸고, 변생한다. 범인도 피해자도 탐정도, 동일인물인 것만 같은 불가해극. "……선생님." 에르고가,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 부들부들, 다섯 개의 손가락이 떨리고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9 "나는, 자신의 이름이 에르고인지 어떤지조차, 자신이 없었으니까." "흔히 말하는 인명하고는 약간 다를지도 모르겠네. 우리들은 그렇게 불렀지만, 네 이름은 어떤 의미로는 실험명에 가깝지." "실험명?" 거기에, 뤄롱은 답하지 않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0 "그럼 에르고라는 이름은?" "그건 사람의 이름이 아니다. 실험의 이름일 뿐. 소환에서 주어진 현대의 지식에 따라 말하자면, 프로젝트 에르고라고 불러야 할까." 프로젝트 에르고. 처음 듣는 이름인데도, 그 이름은 묘하게 귀에 익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1 "좋은 냄새예요. 소중한 사람이 떠나간 뒤의 잔향 같아서." "생각치도 못한 시적인 표현이 나왔군. 자네는 그런 재능이 있는 걸지도 몰라." "시인인가요." "현대에서는 마술사보다 먹고 살기 힘들지만 말이야."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2 바닷바람 냄새에, 에르고는 작게 코를 킁킁거렸다. 이 여행에서, 많은 곳에서 맡았던 냄새지만, 하나하나 그 뉘앙스는 달랐다. 모나코의 바닷바람은 어딘가 달콤하고, 코트다쥐르(Côte d'Azur)라는 우아한 이름에 어울리는 듯했다. (……다른 곳은, 어땠더라……?) 알렉산드리아의 인상은 선명하다. 모래가 섞인 바닷바람은, 예전에는 바다와 사막이 하나였음을 떠올리게 했다. 일본의 냄새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산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맑은 시냇물의 차가운 향기는, 밤의 어둠과 어우러져, 인간에게는 아직 허락되지 않은 성역이라고 주장하는 듯했다. 그리고, 싱가포르의 기억은…… (……이미, 사라져 버렸네……)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있는 일기에도, 냄새의 뉘앙스까지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분명, 그 당시의 에르고에게는, 기록해 둘 필요도 없는 평범한 일이었을 것이다. 말라카 해협의 해적섬을 나온 직후의 에르고는, 아직 기억을 잃는다는 것에 대해, 본질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3 그 광경에 넋을 잃으면서, 에르고가 입을 열었다. "시로 씨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제 고집으로 모나코 이곳저곳을 걸어 다니는 데에 어울려 줬는데, 거기서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까지 함께 와 줘서, 선생님을 습격한 쥬스트도 막아 주었으니까." 열띤 말에, 자신은 눈을 깜빡여 버렸다. "꽤나 친해졌네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게다가, 신경 쓰고 있던 것도." "신경 쓰고 있던 것?" "그건, 그, 비밀입니다." 부끄러워하며, 에르고가 말했다. 이 청년이, 이쪽에게 비밀을 가지고 있다니, 이것도 깜짝 놀랐다. "……에르고는 항상, 여러 사람과, 금방 친해지는 것 같아요." 조금 삐친 투로 말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제자가, 자신은 도저히 닿지 않는 자질을 보여줘서. 해적섬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것만큼은 변하지 않는 듯했다. 린은 물론이고, 해적섬의 해적이나 아이들과도, 에르고는 허물없이 지냈다. 반대로 자신은 분명히 친구를 사귀는 것을 못하고, 엘멜로이 교실에서조차 일정 이상의 교우 관계에 있는 것은 몇 사람밖에 없다. 그런 것으로 고민하고 있으면, 라이네스가 웃고 있는 모습이 떠올라 버렸다. 그녀가 웃고 있다면 그걸로 된 건가, 라고 생각해 버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4 말하자, 끄덕인 에르고가 손을 들어 올린다. 환수였다. 가는 무언가가, 그 손가락 끝에서 흘렀다. 아틀라스 원의 연금술사 시온이 사용했던, 유사 신경(에테라이트)이었을까. 저 소녀와 행동을 함께하는 동안, 에르고는 완전히 그 사용법에 익숙해진 듯하다. 정확히는 마력을 통해 에테라이트를 모방한 것이겠지만, 그런 식으로 쉽게 타인의 특기를 흉내 내 버리는 곳은, 아무래도 스승을 닮아 버린 기분이 든다. 이번에는 자신이 부탁한 쪽이라서 어쩌고 할 수는 없지만, 한 번 라이네스와 함께 설교해야 할까. 만약 여행이 끝난 후, 에르고가 시계탑에 온다면, 스승으로부터 이어받지 않는 편이 좋은 점은, 제대로 알아두는 편이 좋을 테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5 "시로 씨. 어라, 쥬스트 씨도?" "야호, 집사 군과 떠돌이 연금 메탈 군!"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마자, 두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넓은 리조트 맨션 로비에서, 에르고와 플랫이 서 있었던 것이다. "에르고들도 와 있었나." "네. 이제, 시로 씨는, 몸은 괜찮으신 건가요." "나른할 뿐이고, 아픔은 없어. 에르고야말로 괜찮아? 아, 아니면 알렉산드로스 4세라고 불러야 좋을까?" "에르고로 괜찮아요." 라고, 청년은 미소지었다. "몸은 오히려 컨디션이 좋은 정도예요. 플랫도 상처 같은 것은 없었으니까, 검사가 많은 누님이나 선생님을 대신해, 여기저기 연락이나 사무적인 일을 하고 있었어요." "에르고 군, 비서의 재능 있네! 내가 하면, 바로 이야기가 탈선해서, 그레이트 빅벤☆런던 스타에서 신작 뮤지컬 하려고 한다거나, 두근두근 엘멜로이 교실 투성이인 신입생 대환영회가 된다든가 하는데, 에르고 군이 하면, 한 번에 교수님과 현대마술과(널리지) 스케줄 세세한 부분까지 이야기가 통하고!" "그거, 내가 재능이 있는 거랑은 꽤 다르지 않으려나……?" 대놓고 진지한 플랫에게, 에르고가 난감한 듯, 붉은 머리를 긁적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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