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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드 엘멜로이 2세 보조페이지3

타입문 백과

로드 엘멜로이 2세 보조페이지3

最終更新:2025年01月11日 11:50

typemoonwik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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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는 보호만 받는 것에 굴욕감을 느끼면서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1)
일단 어느 쪽의 편을 들 수 없이 제대로 사고도 못 하게 되어버린 쿼트 이슈타리오 아즈반과 조제페 이슈타리오 사그다임, 에르고와의 접속으로 바쁜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 침묵중인 프톨레마이오스의 사역마에게 향한다. 일단 시온에게 에테라이트로 자기 기억 속의 술식 하나를 빼 달라 한 후 프톨레마이오스에게 그걸 사용해 달라 한다.(*2)(*3)
그리고 자신이 할 일은 하나라며 신을 묻겠다고 선언한다.(*4) 프톨레마이오스의 관에 담긴 신을 이야기하는데, 그 관에 있던 것은 권능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세트와 큰 연관이 있다 한다. 2000년 전의 쿨드리스가 구해 온 간타이는 두 가지 측면을 갖고 있으며 어느 인자가 발현할 지 알 수 없었지만 이 관에 담긴 신과 접촉하면 유리한 부분만 남길 수 있어 신경쓰지 않았다 한다.(*5) 즉 관에 담긴 신에게는 두 가지 권능이 필요한데 신을 절개하는 기능과 최종 연산기로서의 기능이다. 이걸 겸비하면서 세트와 인연이 있는 신은 숫자가 한정되는데(*6) 연산이라면 토트와 세샤트가 적임이지만 이들은 신의 기능을 절개하는 기능이 없다. 신의 기능의 절개는 이집트 식으로 말하면 제조 과정에서 다음 생을 위해 사체를 잘라내 만드는 미라에 가까운 권능이라 한다.(*7) 세트와 짝을 이루며, 과거에 왕이었고 현재 세트에게 왕권을 빼앗겼으며 미래에 최후의 왕신 호루스에게 넘겨주는 이 신은 다른 신화에서 나오는 삼위일체의 원형이라고도 할 수 있고, 본래 생과 사 식물의 신이었지만 동생에게 죽임당하면서 신을 무로 돌리는 명계의 신도 되었다. 생명의 신이기도 하며, 최초로 미라가 된 신이고 하다.(*8) 그렇게 밝혀진 신의 정체는 오시리스였다.(*9)(*10)

한편 2세가 다른 인물들에게 맡긴 건 서번트의 소환 의식이었다. 쿼트 이슈타리오 아즈반과 조제페 이슈타리오 사그다임의 몰큘페이스가 바닥을 연산기로 만들고, 프톨레마이오스의 사역마가 성유물로서 연산기 가운데 서고, 2세의 기억에서 서번트 소환의 술식을 읽어 온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가 주문을 외친다.(*11) 일반적인 시계탑 마술사가 사역마와 계약하는 술식은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가 쓸 수 없는 것이지만 서번트 소환의 술식은 웨이버 벨벳이란 초짜가 사용할 수 있었던 것에서 알 수 있듯 마력만 유도할 수 있다면 아틀라스원의 사람도 호환되는 간단한 술식이었다.(*12)
그리고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은 신을 불러낼 수 있는 장소니 유사한 영령소환의 술식이 성립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해저화산이 폭발하기 직전이라 영맥이 초 활성화됬기도 했다.(*13) 딱 하나 대성배와 제3마법이 없다는 문제는 검은 독기에 씌워져 신의 영역의 연산기로 변하던 중인 에르고를 대용으로 썼다. 사실 대용이라곤 하지만 대도서관과 신의 권능으로 모방한 힘은 후유키 시 성배전쟁의 원형이 된 그랜드 클래스의 결전술식에 가깝다 한다.(*14)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가 시온의 영창을 막으려 했지만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가 보석에 상승을 걸어 강화를 발동해 플라잉 니킥을 카르마그리프의 목에 명중시킨다.(*15)
이 연산을 진행하는 동안 에르고의 몸은 복원되며 손에 그 거대한 잔이 생겼다. 정체가 밝혀진 오시리스는 멸망을 회피하는 연산에 모든 힘을 써서 파편 정도의 힘 밖에 남지 않아 에르고가 삼킨 세 신을 분리해낼 능력은 남아 있지 않았지만 서번트 소환 의식에 필요한 연산 능력은 남아 있어 에르고가 손에 생긴 잔을 이용해 시온네와 오시리스를 연결시킨다.(*16) 그렇게 검은 독기, 오시리스는 사라졌고 페이트 그랜드 오더에서 제3재림의 모습을 한 아쳐(프톨레마이오스)가 소환된다. 에르고와 시온을 마스터라 부른다.(*17)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은 마지막까지 에르고를 다시 관에 돌려보내 연산을 다시 하려 했지만 서번트로 불린 아쳐(프톨레마이오스)는 해저 대도서관의 시큐리티 키인 책을 갖고 있었고 이것으로 모든 것을 통제해 화산을 정지시킨다.(*18)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왕의 군세에서 프톨레마이오스를 본 적이 있다 한다. 아무튼 프톨레마이오스는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폐관을 선고한다. 라티오가 그만두라며 덤벼들지만 프톨레마이오스는 보구로서의 왕의 서고를 전개한다. 발사된 빔은 2000년 전 신대의 쿨드리스니 뭐니 그런 건 의미없이 즉사할 위력이었지만 탄겔이 목숨 바쳐 라티오를 보호한다. 탄겔은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 라티오를 용서해달라 부탁하며, 마지막으로 자신이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의 기억을 갖고 있었음을 알리고 라티오에게 아버지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을 잘 부탁한다 하고 소멸한다.(*19) ​선대 쿨드리스의 의지는 주의나 이념에만 영향을 미쳤기에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은 동생을 잃은 것을 슬퍼하는 본성을 자각해 폭주를 멈췄다.(*20)

아쳐(프톨레마이오스)는 또 누가 언제 찾아올 지, 아니면 그 전에 인류가 멸망할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잠시의 폐관을 진행한다.(*21) 프톨레마이오스가 발굴자와 방문객들을 지상으로 되돌릴 시공 거품을 만드는 동안(*22) 로드 엘멜로이 2세가 그럼 도대체 살인사건이 일어난 진짜 관은 어디 있었냐 묻는다. 이에 프톨레마이오스는 지금 보이는 관은 대도서관 제조 당시 아틀라스원 본부에 변명 대응하기 위한 더미고 진짜는 바로 옆 바닥에 숨겨져 있다 한다. 이 과정에서 생긴 틈을 선대 쿨드리스가 노려 더미 관에 오시리스의 간타이를 넣었었다.(*23)

아쳐(프톨레마이오스)는 에르고에 대한 최저한의 정보가 기록된 수정을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 넘겨준다. 그렇게 갈 사람은 가고 벌 받을 자는 벌 받는 걸로 끝나나 했는데(*24)
지금까지 분할사고로 메인 프레임을 숨겨두었다 3년 만에 개방한 대가로 간신히 균형을 유지하던 인격에 기억 포화가 일어난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의 제어가 폭주해 관리부를 침식하기 시작했다.(*25) 그걸 억누르면서 라티오를 죽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의견이 갈리려는 순간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카르마그리프 멜루아스테아 델루크더러 조금 전의 공방에서 조수인 티카를 전투에 참가시키지 않은 건 아스테아의 지상예장을 준비하도록 한 것이고, 이런 상황이 일어날 것을 알고 있는 거 아니까 어서 정리하라 한다.(*26) 카르마그리프는 이에 수긍하곤 지상예장을 작동시킨다. 사실 대도서관의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지상예장으로 피를 왕창 소모해서 방금 싸울 때의 전투력은 전력이 아니었다 한다.(*27)
이 지상예장은 모조를 바로 생산하는 게 아니라 상한은 있지만 어느 정도 생성하지 않고 보관하는 게 가능한데 물건에 따라서 재룔르 넣고 나서 생성까지 시간이 걸린다 한다. 조수인 타키가 하는 일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바로바로 하는 것이었다 한다.(*28)
그렇게 지금 키르마그리프가 뽑아낸 것은 사이파 쿨드리스 하일럼이 남긴 뼈의 팔 형태의 엑조포름이었다. 자동 발동 자동 판단 기능이 담긴 이 팔이 폭주하는 라티오 쿨드리스 하일럼과 맞선다. 지상예장 안에 이런 게 저장되어 있었던 건 카르마그리프와 사이파가 친구였기 때문이다.(*29)
그리고 앞서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가 구입한 사이파의 뒷 코드를 경매에 내 놓은 건 카르마그리프였다. 돈이 급해서 카피한 것을 이것저것 옥션에 내놨는데 누가 사 갔는가를 조사하지 않은 걸 아쉬워한다.(*30)
한편 라티오와 사이파의 팔의 싸움은 라티오 쪽이 우세를 점했다. 이번에야말로 라티오의 생명을 끊어야 하나 싶은 상황에서 거의 빈사 상태의 로그 쿨드리스 하일럼이 무리해서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이파가 죽은 후 자신은 해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외의 것을 모두 잊어버렸으며, 라티오에게 어떤 관심도 가져주지 않고 대화하려 한 적도 없고 그녀가 조종당했을 거라 생각하지도 못 했다고 고백한다. 라티오는 폭주를 멈추고 아버지를 껴안는다.(*31)

로드 엘멜로이 2세 일행이 알렉산드리아를 떠나게 되었는데 에르고는 수첩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으며 자신의 정체를 안 건도 있고 해서 다시 얼굴의 느낌이 쓸쓸하게 바뀌었다.(*32)
아틀라스원의 유적지에서 시계탑의 로드 끼리 싸운 것을 숨겨야 했기에 이틀 내내 교섭과 타협과 담합을 한 로드 엘멜로이 2세는 거의 뻗기 직전이 되었고 왠지 같이 한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는 팔팔했다.(*33)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는 이제 2세 일행과 만나지 못 할 거라 하지만 에르고는 언젠가 재회할 거라 한다. 시온은 그게 말이 되냐 하면서도 2세 일행을 절대 잊지 않겠다 한다.(*34)

토오사카 린은 로드 엘멜로이 2세에 대해 생각하길, 2세는 마술사의 가치관을 지향하지만 거기에는 긍정과 자학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 포함되어 있다 한다. 2세의 시선은 대부분의 가치관에 냉담함을 품는다. 이는 2세가 자신은 물론 타인과 적, 아군에게도 몇 걸음 거리를 둔 것이다. 공정하다면 공정하지만 이도 저도 아닌 존재 방식인데 린은 그런 게 의외로 싫지 않다 한다.(*35)

다 끝나고 보니 에르고가 그 이스칸달의 아들인지라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조금 뻘쭘해졌다. 사교적인 가면을 풀고 무방비한 민낯으로 에르고에게 이스칸달에 관한 기억이 다 돌아왔냐 묻는다. 그러자 에르고는 2세에게 이스칸달에 대한 이야기를 해 달라 한다. 2세는 재미없고 긴 이야기지만 해줄 수 있다 하며, 언젠가 에르고가 자신의 자의식을 확립할 수 있겠지만 에르고의 기억 포화로 시간이 많지 않은 게 발목을 잡는다 한다.(*36)

여전히 레즈비언스러운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의 그레이를 향한 태도를 뒤로 하고(*37) 2세는 이번 여름 휴가 시즌이 끝나면 다시 현대 마술의 강사로서 수업을 재개할 생각이라 하며, 당장은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로 가서 장소를 확보하고 아쳐(프톨레마이오스)가 넘긴 기록 수정을 에르고에게 읽게 하겠다 한다. 이번에 신을 절제하는 오시리스의 데이터를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가 추출해 데이터로 넘겨 주었기에 에르고의 신을 절제한다는 목표도 진전되었다.(*38)
여기까지 와서 생각해보면 지즈가 말한 비옥한 초승달은 알렉산드리아를 말했다 치고, 바이 뤄롱이 에르고의 진짜 친구면 에르고의 정체인 알렉산드로스 4세가 살아 있던 시기의 인간이라는 가능성이 있는 거 아니냐 한다.(*39) 그 때 플랫 에스칼도스가 2세의 휴대폰에 전화를 걸어 온다. 그는 모나코에 있었는데 본래라면 에미야 시로와 반 펨의 선상연회에서 만나야 했지만 어쩌다 보니 자기가 지즈와 차를 마시고 있다 밝힌다.(*40)

이집트 편에서 같이 있었던 토오사카 린,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는 이번 일로 뭔가 다투더니 할 일들이 생겨 헤어졌다.(*41) 그리고 알렉산드리아에서 연락해 온 플랫 에스칼도스, 그리고 그와 같이 있는 지즈를 마주한다.(*42) 둘은 반 펨의 배에서 만났다. 플랫은 마술사로서 지즈의 능력을 간파하고도 나사가 빠진 대응을 하고 지즈는 플랫과의 대화가 좀처럼 맛볼 수 없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한다.(*43)

지즈는 무시키라면 한 번 싸운 이상 죽을 때 까지 싸운다고 말하겠지만 자긴 방황의 바다 쪽 사람이라 시계탑과 견해가 다르더라도 신비의 쇠퇴에 대해 우려한다며 귀중한 재능과 인재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며 로드 엘멜로이 2세 측과 일본에서 생긴 갈등을 싸움이 아닌 도박으로 해결해 보자 한다.(*44) 의식의 흐름처럼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도박을 좋아하는 지즈가 2세랑 자화자찬하며 떠들다 도박하러 반 펨네 유람선에 온 거라 하는 지즈는(*45) 내기를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반 펨과 도박을 해서 진 쪽이 이긴 쪽의 소원을 들어주고, 둘 다 질 경우 반 펨의 소원을 이루어주자 한다.(*46) 그리고 참가자는 자기 제자를 플레이어로 내보낼 수 있다 한다. 정체가 알려져서 신뢰가 무거워진 에르고가 자신을 써도 상관없다 하자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이 제안을 승낙한다.(*47)

플랫 에스칼도스가 지즈를 만난 건 반 펨 관련 이야기를 찾던 플랫의 해킹에 지즈가 편승해 온 것으로 처음부터 노렸다 한다. 신대의 마술사 답게 해킹의 천재 플랫 에스칼도스의 도주를 앞지르더니 자기도 마술 해킹에 조예가 있다고 밝혔다 한다. 그 뒤로 해킹 동료 같은 게 되서 마술식의 조합이나 마술기반과 앵커의 월령별 세팅이니 뭐니 떠들었다.(*48) 지즈가 접근해 도박을 제시한 이유는 처음부터 반 펨에게서 뭔가 받아내고 싶은 물건이 있어서라고 짐작되었다.(*49)

이야기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와중 그럼 펨의 선상연회의 참가비인 100만 유로는 어쩔 거냐는 이야기가 나온다.(*50) 2세에게 그 정도의 돈은 없는지라 그걸 무담보로 빌려줄 만한 멜빈 웨인즈에게 연락한다. 하지만 저 쪽에 이미 지즈가 개입한 상태였고, 멜빈은 방황의 바다 쪽 뭔가 훌륭한 물건을 담보로 지즈에게 돈을 빌려준 후 이미 모나코에 머물고 있었다. 그래서 돈은 못 빌려준다 한다. 2세의 평으로는 저 놈은 자기보다 지즈에게 붙는 편이 더 재밌을 거라 생각해서 이런 것 같다 한다.(*51)
이제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시체가 내일 아침 모나코 바다에 떠다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는데 멜빈은 즐거워 보인다. 2세와 친해지느니 빨리 죽는 편이 낫니, 2세와 통화한 휴대폰이 자신에게 단 하나 남은 인간의 조각성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니 한다.(*52)
그러곤 지즈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랑 지즈의 예상대로 2세가 돈 빌려달라 전화해 온 걸 알린다. 앞으로 2세가 돈 빌리는 과정을 못 봐서 아쉽니 하던 와중(*53) 지즈는 자기 제자도 이번 연회에 참가할테니 2인분 돈을 내놓으라 한다. 참고로 그 제자는 후에 멜빈 웨인즈 본인으로 밝혀진다.(*54)

하루 종일 백만 유로를 마련하기 위해 로드 엘멜로이 2세가 분주하게 이것저것 했지만 약탈공이라는 별명대로 주변에서 경계심을 품어 당장 대출을 해 줄 사람이 없었다.(*55) 시계탑에서 음모를 꾸미는 과정에서 도청 등을 피하는 라이네스 엘멜로이 아치조르테에게 연락이 안 닿는 건 둘째 치고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도 연락이 안 된다. 옆에 있는 플랫 에스칼도스의 비상금을 털려 까지 하는 비참한 꼴이 된다.(*56) 한편 공항에서 갈라졌던 토오사카 린과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는 모나코의 뒷면에서 활동 중인 마피아와 대치한다.(*57) 마피아들이 통신망을 장악했을 가능성을 고려해 통신을 끊은 결과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선상연회 참가비를 구할 길이 사라졌다는 결과로 작용하기도 했다.(*58) 이들의 사정은 두 사람 항목을 참조할 것.

반 펨의 카지노선 중심 카지노에서 마주친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는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 선상연회에 참가할 거냐 묻고 참가비가 없는 2세는 노코멘트한다.(*59) 그러더니 지난 선상연회에서 반 펨이 도전자에게 패배했다는 걸 알려준다.(*60) 앞선 3인이 이번 선상연회에 참가한 건 반 펨이 패배했으니 자기들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며 2세도 같은 생각을 했다.(*61)
그레이가 정체불명의 배멀미 비슷한 걸 일으켜서 이야기가 중단되자 플랫 에스칼도스는 그걸 핑계로 로드 엘멜로이 2세가 참가비가 없다는 걸 숨기면서 이번 연회에 참가한다는 식으로 연막을 친다. 그리고 본인도 이번엔 이기고 싶다 선언한다.(*62)

돈을 찾아다니다 문득 알렉산드리아 해저 대도서관의 3층 실험실에서 다섯 기둥을 봤던 걸 떠올린 로드 엘멜로이 2세는 그럼 에르고와 관련된 신은 총 다섯 개일 텐데 3번과 5번은 아직 짐작이 안 된다 한다. 플랫 에스칼도스는 굳이 3개의 신을 삼키게 하는 것 보다 한 사람에 하나씩 따로 먹이는 게 더 낫지 않냐 한다.(*63) 그러던 와중 반 펨의 여섯 자매와 딜러 쿠폴라가 로드 엘멜로이 2세와 플랫 에스칼도스를 반 펨에게 안내한다. 그 곳에는 먼저 반 펨이 부른 에르고와 그레이가 있었으며 반 펨은 플랫 에스칼도스에게 2세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한다.(*64) 한편 응접실에 도착하기 전 부터 해킹하던 플랫은 반 펨이 그레이와 에르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과 에미야 시로에 대한 것을 줏어들었다. 그가 시로를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네 집사라 하자 그레이도 루비아가 떠들어대던 시로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낸다.(*65) 2세는 에미야 시로가 5차 성배전쟁의 우승자임을 알며 제대로 대화해본 건 한 번이지만 그 때 시로가 마술사로서 특이한 걸 느끼곤 시계탑이 좁겠다 생각했다 한다.(*66) 반 펨이 정식으로 언급하길 그가 지금 에미야 시로를 찾는 건 그가 선상연회에서 우승한 상금을 받아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카지노선 입장에서는 이긴 상대에게 상금을 주지 못 하면 평판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67) 선상연회의 우승상금은 정해져 있지 않고, 에미야 시로가 맡긴 돈 때문에 선상연회에 참가했지만 이겼을 때를 딱히 생각하지 않은지라 나중에 다시 온다 해 놓고 실종되었다 한다. 2세는 그럼 그가 납치된 게 아닌가 하며, 그에게서 정보를 캐낼 가능성 또는 그에게서 반 펨을 이기는 방법을 알아낼 가능성 등이 있을 거라 한다. 한편 반 펨은 시로가 무욕적으로 보였다며 누군가에게 상금을 받을 권리를 양도했을 지도 모른다 한다.(*68)
여기서 로드 엘멜로이 2세는 자기가 에미야 시로를 찾아낼 테니 반 펨에게 계약료만 받겠다며 선상연회의 참가비 백만 유로를 내놓으라 한다. 반 펨은 자긴 손해 보는 거래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썰을 풀며 백만 유로면 파격적으로 싸다며 이를 승낙한다.(*69)

2세가 의뢰를 받아들이면서 반 펨에 의해 카지노선에서 묵을 방이 제공되었고, 로드 엘멜로이 2세와 그레이가 침대 두 개가 떨어진 위치에 있는 한 방을 배정받았다. 여전히 도통 전화로 연락이 안 되는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에게 사역마로 메시지를 보내고, 그레이의 상태가 안 좋자 2세가 간만에 직접 요리를 하며 마술사와 요리에 대해 썰을 풀곤 이번 기회에 지즈도 타도하고 에르고와 그레이의 문제를 해결할 법을 반 펨에게서 뜯어내자 한다.(*70)

나선관의 예 스젠이 찾아와서 선상연회에서 한 팀 맺자고 요청하더니 생각해보라며 가 버린다.(*71) 그리고 선상연회의 참가자 주변인을 3명으로 한정한다며 일종의 방 탈출 게임이 시작된다. 다른 방에 묵고 있는 플랫 에스칼도스와 에르고는 플랫이 만든 넥타이 핀 형 음성통화 마술예장으로 연락한다.(*72) 20분 짜리 모래시계가 나타났으며 2세에게 주어졌던 시계를 가진 악어가 그려진 참가장 카드가 2장으로 나뉘더니 두 번째 장에 험프티 덤프티가 그려져 있는 게 확인되었다.(*73)

20분 간 퀴즈 풀이가 시작되는데 이 퀴즈 풀이에 관심이 있는 자가 있을 지는 의문이지만 풀이해 보면 다음과 같다.
→ 플랫네 방에서 36까지 숫자가 있는 룰렛이 발견된다.(*74)
→ 험프티 덤프티는 새뮤얼 아놀드의 오리지널판이며 4행시의 전반부만 적혀 있었다. 2세는 전반부만 적혀 있으니 후반부 가사가 힌트라 한다. 그 가사에 따르면 20명의 남자가 4번, 즉 80을 의미했다.(*75)
→ 룰렛의 룰 중에서 주변 네 숫자에 일괄적으로 거는 코너 베팅을 가정한 후 20개의 코너 배팅을 4개 모두 걸면 숫자는 16에서 24까지가 되어 그걸 토대로 룰렛을 조작하자 기계가 인식한다.(*76)
→ 타로 카드를 아르카나라 이름 붙인 폴 크리스천의 룰에 따르면 2세가 받은 첫 번째 카드에 그려진 악어를 0에 해당되는 바보 아르카나로 치환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전해지는 아르카나는 0~21이지만 프란체스코 스포르차 판은 숫자가 적어 스무 개였다. 그걸 토대로 룰렛에 0과 20을 입력하자 기계가 인식한다. 한편 악어가 시계를 가진 건 타로의 카드 수를 한 바퀴 도는 것이 인생을 한 바퀴 도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77)
→ 유럽 전역에서 20을 하나의 단위로 삼는 건 흔하며, 그리고 지금 자신들이 있는 모나코 카지노선에서 쓰이는 프랑스어는 캐틀-뱅이란 방식으로 80을 20이 4개가 아닌 4개가 20개로 생가한다. 즉 원래 험프티 덤프티가 있던 곳은 4고 여행을 마치면 20으로 간다고 해석해 룰렛에 입력하자 장치가 완전히 작동했다.(*78)

정답을 맞추자 친절하게 지하로 가는 계단이 열린다. 따로 방에 묵는 다수의 인원이 협력할 가능성을 생각했다는 것이고, 각 객실마다 다른 수수께끼를 마련했을거란 점에서 반 펨의 열정이 느껴지는 가운데 일행은 계단으로 향한다.(*79)
가 보니 첫 퀴즈를 푼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었다. 먼저 온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 2세네 다음에 온 예 스젠, 아젤 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 반 펨이 패배했다며 얕보고 참가한 어중이떠중이들을 위해 문제를 어렵게 내서 1/3만 통과한 것 같다 한다. 이시리드가 반 펨의 패배 소식을 카지노에서 뿌린 건 어중이떠중이의 비율을 체크하기 위한 술수였다.(*80)
예상한 대로 문제는 참가자마다 각자 다른 것이 내려졌는데, 주문 제작 까지는 아니지만 각 참가자가 마술사로서 진심으로 고민하면 풀 수 있는 유형의 수수께끼가 엄선되었다 한다.(*81)
도대체 돈을 얼마나 들였는지 짐작도 안 되는 통로를 지나 배의 상층부에 위치한 선상연회가 열리는 VIP룸에 도착하자 지즈가 죽어 있었다.(*82)

도대체 방황의 바다의 마술사가 이렇게 맥없이 죽어 있나 당황하는 동안(*83) 여섯 딸과 함께 등장한(이 딸들은 인간이 아니라던가 반 펨이 만든 골렘이란 이야기가 나돔) 반 펨이(*84) 지즈가 온 몸의 마술회로가 엉망진창이 되어 마술을 쓸 수 없는 상태로 죽었다는 걸 밝힌다. 즉 자연사가 아닌 살해당한 것이다.(*85)

한편 지즈에게 돈을 대 줬다는 멜빈 웨인즈가 나타나 자기가 지난 반나절 동안 지즈의 제자가 되어 지금까지 시계탑에서 달성한 수십 년의 노력에 버금가는 성과를 얻었다고 주장한다. 방황의 바다의 마술사가 외부에서 제자를 받는 일은 없지만 멜빈은 자신의 말을 증명한다며 즉석에서 신대의 마술을 사용한다. 신대의 법칙과 호환이 안 되는 현대인이 어떻게 신대의 마술을 쓰냐 하자 멜빈은 로드 엘멜로이 2세가 간단한 조언으로 제자들의 한계를 뛰언게 한 것처럼 자기도 한계를 넘었다 한다.(*86) 멜빈 웨인즈가 이렇게까지 한 건 로드 엘멜로이 2세를 해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뿐이 되는 관계가 되고 싶어서였다 한다. 그리고 자신도 선상연회의 참가자임을 밝히곤, 선상연회를 배경으로 십수 년 간 갈망했던 2세와의 싸움을 선포한다.(*87)

반 펨은 첫 번째 게임이 끝났으니 내일 두 밴째 게임을 공지하겠다며 은근슬쩍 2세에게 에미야 시로를 빨리 찾아 오라는 독촉을 하곤 가 버린다.(*88) 다들 멜빈 웨인즈가 지즈의 죽음에 관련된 거 아니냐 하자 멜빈은 이 배의 진짜 이름이 사선 환희선인 시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 필연 아니냐 한다.(*89)

방으로 돌아온 후 지즈가 왜 죽었는지에 대해 고찰하던 중(*90) 지즈의 상처가 케이네스 엘멜로이 아치볼트의 시체에 남은 것과 같은 걸 파악해 지즈의 마술회로를 작살낸 탄환의 정체가 기원탄이며, 에미야 키리츠구 사후 유출된 것을 알게 된다.(*91) 에르고랑 플랫 에스칼도스가 카지노선 밖으로 나가고, 2세는 멜빈 웨인즈와의 관계에 대해서 토로하던 중 토오사카 린이 그간 연락이 안 되던 휴대폰으로 연락해 온다.(*92)

토오사카 린은 지금 모나코 마피아들이 기원탄을 손이 넣은 걸 알린다. 지즈를 죽이는 데 쓰인 것이 마피아들에게 돌아다닌다는 것이었다.(*93) 한편 옆에서 듣던 바이 뤄롱은 아버지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으르렁거리고(*94) 루비아젤릿타 에델펠트는 2세에게 지난 번 에미야 시로가 참가한 선상연회는 자기 대리로 갔으며, 지금 행방불명임을 알리는데 어쩐지 불평하면서도 웃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95) 현 주요 쟁점을 정리하면 지즈의 죽음, 생전 지즈의 목적, 지즈의 제자가 된 멜빈 웨인즈, 지난 선상연회에서 승리한 에미야 시로의 행방이라는 4가지가 된다(덤으로 기원탄을 쓴다는 모나코 마피아의 수상함).(*96)

반 펨의 선상연회의 두 번재 게임이 시작되었다. 블랙잭에서 돈 좀 따고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던 로드 엘멜로이 2세를 멜빈 웨인즈가 찾아온다. 유달리 표정이 좋은 멜빈은 2세의 도박 관련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곤 대결을 제안한다.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가 끼어들어서 블랙잭 룰의 3파전이 시작된다.(*97) 이제부터는 로드이자 강사가 아닌 자기 자신으로서 임한다 한다. 그 말대로 일부러 그리드를 걸어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를 먼저 500장을 넘기게 해 클리어하게 만든 후 웨이버 벨벳으로서 멜빈 웨인즈에게 질 수 없다며 1대1 결투를 신청한다. 멜빈도 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다.(*98) 두 사람의 결투 내역에 대해서는 하단의 멜빈 웨인즈와의 관계 파트를 참조할 것. 아무튼 승부는 2세의 승리로 끝난다.(*99)

플랫 에스칼도스의 어머니 알레트 에스칼도스가 지즈의 대행으로 참가해 아젤을 꺾고 두 번째 게임을 클리어한 것이 알려졌다. 지즈의 제자, 또는 신과 계약한 자가 되어 있었다.(*100)
그녀는 2세에게 패배한 멜빈 웨인즈를 보고 지즈가 제자들에게 어떻게 행동할 지 방침을 정하지 않았으니 멜빈이 지즈를 배신해도 상관없니 하며 패배했으면 카사에서 떠나라 한다. 멜빈은 이의를 표시하지 않고 피를 노하며 나갔다.(*101) 한편 사선 환희선의 세 번째 게임이 준비되고 있었다.(*102)
멜빈 웨인즈와의 대결로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로드 엘멜로이 2세를 두고 전편의 정보를 다시 정리한다(도박에서 진 쪽은 이긴 쪽의 말을 따른다, 반 펨의 상품 중에 에르고와 그레이의 기억 포화와 나이 고정을 해결할 수 있는 술식이 존재하며 카사에서 이겨야만 얻을 수 있다).(*103)
그 와중 2세는 바이 뤄롱의 정체가 자그레우스라는 걸 추론으로 파악했다.(*104) 그레이는 페이커, 간타이, 알렉산더 대황이 모두 자그레우스와 연관된 걸 알고 이 여행이 별들의 움직임 처럼 정답 바로 옆을 맴돌아 온 필연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105)

한편 모나코에서 에미야 키리츠구의 흔적을 찾기 위해 따로 행동하던 에르고와 에미야 시로는 과거 에미야 키리츠구가 사용했으며 지금은 저스트가 쓰는 비밀 공간을 발견한다. 둘은 저스트가 남긴 키리츠구의 테러리스트라 봐도 무방한 흉악한 행적을 보며 당황하다 저스트의 다음 목표가 로드 엘멜로이 2세와 그레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무슨 방법을 썼는지 저스트가 수집한 자료에는 롱고미니아드조차 기록되어 있었다. 반 펨의 카사에 참가중인 두 사람에게 경고하려 했지만 통신이 닿지 않았다.(*106)

2세는 알레트 에스칼도스에게 왜 자식을 지키지 않고, 죽이려 하는가 묻는다. 이에 답하길 플랫은 대량 살상 병기에 자국을 멸망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한 것이나 마찬가지므로 적절히 처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마술사 다운 반응을 보인다. 마치 시계탑의 중진들처럼 내색을 전부 보이지 않고 여러 겹으로 진의를 숨기고 있었다. 그레이는 그래도 부모로서 플랫이 2세의 교실에서 성장한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한다.(*107)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가 끼어들면서 본격적인 세 번째 게임의 장소로 안내된다.(*108)

세 번째 게임은 사선환희선의 특별실에서 이루어졌다.(*109) 반 펨이 바이 뤄롱과 겨루게 되면서 게임에 못 참가하나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시작 전 도착했다.(*110) 세 번째 게임의 장르는 매번 변경되는데 반 펨들의 딸들이 정한다. 반 펨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게임이 되지 않는다고 명예를 걸고 맹세한다.(*111)
그렇게 공개된 이번 회차의 세 번째 게임은 '투기장'이었다. 두 번재 게임에서 얻었던 코인 500개를 사용해서 공평히 승부하는데 한 승부 4라운드에 걸쳐 싸우는 동안 투기자 준 누가 어떻게 이길지를 걸었다. 승패를 맞추면 배율 2배, 판정승인가 KO승인를 맞추면 3배, 몇 라운드에서 이겼는를 맞추면 라운드 수에 따라(1라운드면 10배, 2라운드면 8화, 3라운드는 6배, 최종 라운드는 5배) 배율이 결정되는 식이었다. 영국에서 유행한 북메이커를 연상시켰다.(*112) 승부는 3회이며, 빨리 결착나지 않도록 금액의 상한선을 정하고 서서히 늘려간다. 첫 번째 경기는 명당 200개, 두 번째는 명당 1000개, 세 번째는 무제한이다.(*113)
그리고 이 시합만의 특별 룰로 참가자들은 각자 마술회로를 코인으로 환전할 수 있었다. 루빅 큐브 같은 특수한 마술예장에 손을 대고 마력을 일으키면 기동한 만큼의 마술회로가 가능한 안전하게 마비되며 한 획당 코인 10개가 융통되고, 내기가 끝날 때 까지 마비 상태인 마술회로는 그대로 고정된 후 머지 않아 썩어 문드러지는 원리라 한다.(*114)
참고로 세 참가자들의 마술회로는 알레트 에스칼도스가 60개,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가 90개, 로드 엘멜로이 2세가 9개였다.(*115)
승리조건은 다른 사람들보다 코인을 많이 모으고 반 펨보다 더 많은 코인을 모으는 것이었다. 만약 그 1위한 자가 살해 등으로 사라지면 게임은 없었던 것이 되고 참가 비용은 반환되며 카사에서 살인을 한 자는 앞으로 참가 자격이 정지된다.(*116)
투기장이란 말 대로 고대 로마 풍 콜로세움이 준비되었고 이 특별실은 물론 사선환희선 전역에 홀로그램으로 출력되며 관객들도 내기에 참가할 수 있다. 싸우는 투기자는 프라이버시와 술식 은폐를 감안하여 개인을 특정하지 않도록 필터를 씌워 준다.(*117) 참가자에게 투기자의 정보는 최신 테블릿 피시로 전해진다.(*118) 가능한 불공평하지 않도록 정보를 제공하는데 예를 들어 마술회로가 빈약한 로드 엘멜로이 2세에게는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되었다. 그리고 참가자들의 모든 회화는 염화만으로 이루어지게 되어 있었다.(*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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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지킬 거 축약

● 여기는 공신력이 없습니다. 객관성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각주도 객관성이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습니다.
● 퍼 가실 거면 출처가 여기라고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갑질할 입장은 아니므로 강요는 안 합니다만...... 그러시면 제 의욕이 상실됩니다.
● 정리글만 보고 떠들면 사견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여기만 보지 말고 먼저 원작을 감상해 주세요.

좋은 소식

달갤에서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 9권까지 번역이 완료되었습니다.
페이트 스트레인지 페이크 9권까지 번역이 완료되었습니다.
츄라이 츄라이.


자료륾 못 구해 반영을 못 한 것들. 정보투고 환영중. 번역 부탁드려요...

● 페이트 프로토타입 창은의 프래그먼츠 사운드 드라마
여기서 보강된 내용이 엄청 많다는데 일알못이라 반영 못하고 있음.
번역 츄라이 하기엔 청해가 좀 빡실거 같긴 한데..... 최근 연재 시작한 코믹스판에 기대해 봐야 하나.

● 페이트 로스트 에인헤랴르 극광의 아슬라우그
프롤로그 말고는 번역이 없어서 반영 불가.
더군다나 1권만 나오고 페이트 레퀴엠 수준으로 유기된거나 마찬가지라.... 이건 번역해달라고 부탁도 못 하겠다.


그 외 사유로 반영 못 하고 있는것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사건부
부분번역과 마테리얼 참조해서 쓴거라 빠진 게 많음.
특히 관위결의 편은 큰 틀만 있고 자세한 내용이 없는 수준.
이유는...... 정발판 텍스트 내용 하나하나 받아적기 귀찮음. 그런 받아쓰기 작업은 월희 리메이크나 페이트 사무라이 렘넌트로 충분하다고......
혹시 텍스트 복사 붙여넣기가 가능한 정발 전자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그럼 사서 반영해 봄.

● 페이트 엑스트라 코믹스 폭스 테일
연재속도가 느린 것도 있고 귀찮기도 해서 놔버린 상태.
최신 밈이 스즈카 매독썰이라니 좀 깼다.

● 프리즈마☆이리야
비정사인데다 연재속도 느리고 귀찮아서 놔버림.
최근전개에서 뽕차는 최종전이 진행중이긴 한데 그래도 귀찮은걸.

● DDD
뒷부분 번역이 없는 건 둘째 치고, 보는 사람이 있긴 함?

● 히무로의 천지
완결났는데 번역이 없다.

● 타입문 학원 치비츄키!
전부 정발됬지만 7권에서 연중 유기되었다길레 나도 유기.

● 꽃의 미야코
작품이 연중으로 유기당했으니 나도 유기.

● 파이어 걸
그 운석새끼가 완결낸 작품이고 뒷골목 사츠키 히로인 12궁편에서 누가 나왔다는 건 들었는데... 관심있는 사람이 있긴 함? 나무위키에 항목도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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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행성)을 지키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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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리적으로 가지치기당한 역사. FGO에서 이성의 신에 의한 범인류사를 향한 쿠데타 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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注釈

*1 제자들과 의붓동생에게 보호받으며, 엘멜로이 2세는 주먹을 굳게 쥐었다. 극심한 굴욕감이 온몸을 달구고 있었다. 단 한 번도, 이 감각에 익숙해진 적이 없었다. 지키는 자와 지켜지는 자가 뒤바뀌어 버렸다. 아무리 마술사가 상식적인 윤리와는 거리가 먼 존재라지만, 이게 굴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지만, 결국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진 패로밖에 싸울 수 없다는 것을 엘멜로이 2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무리 후회하고 괴로워해도, 자신의 모습을 정면에서 바라보지 않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을 희생시키는지, 그는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 격전이 벌어지는 동안 두 연금술사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조제페와 쿼트였다. "⋯⋯이건." "⋯⋯우리들은." 각각 신음하며,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어느 쪽의 편을 들 수도 없었다. 라티오——지금은 라티오였던 것의 주장은, 지극히 옳은 것이다. 적어도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기록되어 있는 만큼, 연금술사들의 고뇌는 구원받을 수 있다. 해저 화산이라는 황당한 이야기도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희미하게 전해지는 진동의, P파 파형으로 보아도 인근의 해저 화산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이 급격한 변화가 정상적인 자연 현상일 리가 없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제대로 된 사고조차 할 수 없었다. 아틀라스원의 연금술사들은, 그들의 본령인 사고마저 빼앗긴 채 그저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 가장 먼저 다가간 것은, 웅크리고 있는 연금술사들이었다. "조제페 씨, 쿼트 씨" "하하, 하하하, 뭔가요, 군주(로드)." "⋯⋯너." 각각의 반응을, 연금술사들이 돌려준다. 갑자기 하늘이 내려준 재능을 뿌리째 빼앗긴 예술가들 같았다. "고민이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도 모르는 채겠죠. 저에게, 당신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속삭임에, 두 연금술사의 눈빛이 조금은 빛을 되찾는다. 다음으로 세상은 또 한 명의 어린 연금술사에게 말을 건넸다. "시온. 아직 에르고와 에테라이트로 연결되어 있나.""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쪽의 목소리도 들릴 거라 생각합니다만, 더 이상 제가 관리부에 간섭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다시 한번 도전을⋯⋯" "아니, 그건 됐어." 라고, 2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대신에, 한 가지 더 부탁할 게 있다. 내 기억에서, 어떤 술식을 빼주지 않겠나." 시온의 한쪽 눈썹이 올라갔다. "상관은 없습니다만. 조금 전의 에테라이트의 때와는 달리, 일방통행이 아니라면, 당신의 기억에서 더 여분의 것을 빼낼지도 모르는데요." "너를 믿을 수밖에 없겠지." 2세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마지막 상대는 정해져 있었다.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기계장치의 새는 계속 움직이지 않았다. 갑자기 단락(쇼트)라도 일으켜서, 작동을 멈춘 것처럼도 보였다. "당신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이제 와서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군주(로드)." "뭐든 할 수 있다고, 그 녀석이라면 말하겠죠." 악연히, 새는 군주(로드)를 올려다보았다. 뛰어난 목소리로, 마치 울면서 웃는 듯이 대답했다. "⋯⋯그렇지. 그 녀석이라면 그렇게 말하겠지." 작게, 2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만은 확실한 것이었다. "기억을 잃은 아픔에 대해, 저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알렉산드로스 4세를 왜 자신이 되살리려 했는가, 그것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고통스럽겠죠. 하지만 지금이라면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와이더닛을.." "너⋯⋯" 잠시 기계장치의 새는 말을 멈췄다. "혹시, 내 동기도 짐작하고 있나." "상상일 뿐입니다. 당신이 납득하기에는 부족할 겁니다. 아마 당신에게 부탁하는 것은 그걸 위한 행위가 되겠죠." "좋다. 무엇을 하면 되겠나." "시온에게 들어주시죠. 제가 이 여행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뿐이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 "시온에게 들어주시죠. 제가 이 여행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뿐이니까." 걸어간다. 이번에는, 혼자서. 관리부 전체가 떨리는 격렬한 전투가 한창이었지만, 그것과는 다른, 땅 밑에서——바다 밑에서 울려 퍼지는 진동을, II세의 감각은 파악하고 있었다. 해저화산. 검은 독기를 향해, 소리쳤다. "듣고 있나, 에르고!" 이 얼마나 한심한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군주(로드) 따위, 의미가 있는가. 저기서 싸우고 있는 군주(로드)는, 자랑스러운 제자 두 명을 상대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데. 피가 날 정도로, 주먹을 불끈 쥔다. 그럼에도, 이 여행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뿐인 거다. "——지금부터, 나는, 신을 묻겠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 목을 천천히 조여오는 듯한 기분을 견디고 있는 중, 등 뒤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선, 이번의 신은 너에게 먹힌 신이 아니야." 스승님의, 신을 묻는 말이었다. "파라오의 관 안에 있고, 너를 최종 연산기로 삼기 위해, 그 안에 계속 숨겨져 있던 신체(간타이)다. 이 기운을 포함해, 잠자는 신의 권능(힘)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그 신은 너에게 먹힌 세 위의 신 중, 두 번째 위의 신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 그 사구전신도 아틀라스원——고대의 실험에 참여한 쿨드리스의 연금술사에 의해 공출된 것이니까." "읏⋯⋯.." 라티오의 표정에 순간 흔들림이 생겼다. / "무엇을 하려는 거지, 엘멜로이 2세." "안 돼요. 절대로 스승님께는 보내지 않습니다." 파성추에 마력을 흘려보내면서 자신은 선언했다. 신기했다. 예전에 라티오와 스승의 신에 대한 물음을 들었을 때는, 함께 무시키와 싸웠던 것이다. 그녀의 미래시를 통해, 선인의 폭력을 간신히 이겨냈다. 그 재앙의 화신 같은 여자에게서, 라티오의 연산만이 내 몸을 구해 주었다. 지금은 그 반대. 라티오의 미래시에, 우리들이 견뎌내야 한다. "이전의 정보에 따르면, 쿨드리스의 연금술사가 공출한 신체(간타이)는 복수의 측면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인자가 발현될지는 알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말하면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는 뜻이다. 어째서냐면, 최종적으로 이 관에 도달하면 유리한 부분만 남길 수 있으니까. 그러한 신을 이 파라오의 관에 묻어두었기 때문이다." "그 이상은!" 탄겔의 돌진(体当たり)에 맞춰 라티오의 뼈 검이 쭉 뻗었다. 십 미터 정도를, 마치 뱀처럼 꿈틀거리며 스승의 목을 향해 달린다. 파성추로 그 검을 붙잡고, 탄겔의 돌진에 대비해, 발을 딛었다. 동시에 외쳤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 카르마그리프는 결코 학생들을 얕보지 않았다. 린도 루비아도, 그 자질만 본다면 시계탑에서도 톱 클래스에 든다고, 몸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순간만 그 주의가 흐트러졌다. "즉, 파라오의 관에 잠든 신에는, 두 가지 권능이 필요하다." 엘멜로이 2세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나는 신을 절개하기 위한 기능. 다른 하나는 최종 연산기로서의 기능. 하나씩이라면 몰라도,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갖는 신은 그리 많지 않다. 두 번째 위의 신과 인연이 깊다면 더더욱 그렇다." "잠깐, 이 상황에서, 심신자(審神者, 사니와)를 맡는다고——" 동요는 찰나뿐. 말투는 장난스럽지만(言葉面こそふざけていても), 완벽한 구축과 함께 보석을 손가락에 끼워 넣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 "연산이라고 하면 이집트에서는 지혜의 신 토트가 필두로 선다. 또는 그의 아내이자, 측량과 서기를 관장했던 세샤트도 조건을 충족하겠지. 그러나 어느 쪽도 신의 기능을 절개하는 신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것은 미라에 가까운 권능이기 때문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만들기 위해 사체를 잘라냈다. 그들에게 사체란 다음 생을 위해 절개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아, 이것은 너의 '손'과 비슷하지. 의사가 인체를 자르는 것은 나이프를 든 손이고, 어린아이가 계산할 때도 손가락을 접는 것이니까⋯⋯" 엘멜로이 2세의 강의가 울려 퍼진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 그리고, 어둠 속에서 엘멜로이 2세의 말이 울려 퍼진다. "이 신은 전쟁의 신 세트와 짝을 이루는 신이자, 그에게 죽임을 당한 신이다. 과거의 왕이며, 현재는 세트에게 왕권을 빼앗긴 자, 그리고 미래에는 최후의 왕신인 호루스에게 넘겨주는 신이다. 과거 현재 미래의 세 가지 측면을 가진 것으로, 이 세 위는 마술의 신 헤카테와도 비슷한 관계다. 혹은 동양의 아수라나, 후에 일신교의 해석으로 사용된 삼위일체의 원형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그 말 하나하나가 지금 내 마음에 스며든다. "그리고 생과 사의 신이다. 식물의 신이지만, 동생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신을 무로 돌리는 명계의 신이 되었다. 동시에 나일강의 물을 관장하며, 굶주림에 시달리던 사람들을 토트의 예지를 부여해 구원한 생명의 신이기도 하다. 쿨드리스가 세상의 멸망을 피하기 위한 연산기로 생각한 것도 적절하겠지. 더 나아가자면, 이 신은 최초로 미라가 된 신이기도 하다. 파라오의 관으로 위장해 잠들게 한 것도 적절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서고가 수목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도 이 신의 영향일지도 모른다고, 청년은 어렴풋이 생각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 새로운 연산이 성립되어 간다. 에르고의 육체가 복원되어 간다. 청년의 손에는 거대한 잔이 들려 있었다. "심신자(審神者)로서 엘멜로이 2세가 신의 이름을 소상(審らか)한다." 청년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 이름은, 전신 세트를 자각했을 때 이미 알고 있었다. "에르고, 네가 접속한 신의 이름은——" "그만둬! 탄겔, 저걸 멈춰!" 소리를 지르며 라티오가 움직였다. 한계까지 효율화된 동작은 무술의 축지와 흡사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 청년의 앞에, 그것은 서 있었다. 확실히, 낯이 익었다. 모래폭풍 속에서 만났던 신과 비슷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사구전신 세트에게 죽임을 당한 신들 중, 가장 유명한 형제 신. 태양신 라의 왕권을 이어받아, 이집트 신화에서 오랫동안 주신의 자리에 있었던 존재. "오시리스⋯!" 명계의 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 하지만 그것과는 다른 이유로, 린은 맹렬히 뒤를 돌아보았다. 주문이었다. "닫아라 (채워라)." 그녀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주문이 관리부에 메아리친 것이다. 조제페와 쿼트가 바닥에 손을 대고 있었다. 그곳에서 수정이 변질하고 있었다. 혹은 열로, 혹은 용해로, 변질한 곳에 그들의 피부를 새로이 쏟아부어,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바꾸어 버린다. 피부야말로, 그들의 연산기였다. 평면형의 컴퓨터 같은 것이다. 그들이 만지는 것은 순식간에 연산기로 변화한다. 그리고 지금 만들어진 형상의 중심에는, 기계장치의 새가 자리 잡고 있었다. "⋯⋯되었다." 새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 바로 옆에서, 시온이 이리 속삭였다. "닫아라 (채워라). 닫아라 (채워라). 닫아라 (채워라). 닫아라 (채워라). 닫아라 (채워라). 반복할 때마다 다섯 번. 그저 채워지는 때를 파각(破却)하라." 빛이 분출한다. 천장의 붉은 화톳불을 누르며, 섬광의 선풍이 불어온다. 라이네스의 월령수액(볼루먼 하이드라저럼)과 싸우고 있던 라티오가, 눈을 크게 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2 "시온 엘트남, 그건!" "엘멜로이 2세로부터 술식을 빌렸습니다." 그것은, 아틀라스원의 기술이 아니다. 본래 연금술사인 시온이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 술식은 필요한 만큼의 마력만 유도할 수 있다면, 그녀 또한 다룰 수 있는 것이었다. 어쨌든, 제대로 된 암시조차 사용할 수 없었던 시절의 엘멜로이 2세——제4차 성배전쟁의 웨이버 벨벳조차도 사용할 수 있었던 술식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3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신을 불러낼 수 있는 장소라면, 유사한 술식이 성립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당신이 해저 화산을 여기(励起)시켰으니, 영맥 또한 이 이상 없을 레벨로 들뜨고 있습니다. 더구나, 그 이상 없을 촉매까지 둘이나 준비된 겁니다. 술식 자체는 즉흥이지만, 이 정도의 조건이 갖춰지면 성립하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4 두 가지의 촉매. 하나는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다른 하나는, 아, 이건 틀림없이——기계장치의 새(프톨레마이오스의 재현체)인. "하지만, 제3마법을 이용한 대성배의 모방만은 불가능⋯⋯" 말끝을 흐리던 라티오는 잠시 숨을 멈췄다. "그런가! 너희들, 최종 연산기를 사용했군!" 암흑 속에서, 새로운 빛이 탄생하는 것을 에르고는 보았다. 수많은 빛의 알갱이들이 모여, 마치 성운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빛의 알갱이 하나하나가 지식이었고, 수식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청년을 먹어 치우려던 무수한 수식들과는 달랐다. '⋯⋯그래, 이건 시온의.' 시온이 보낸 데이터에서,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검색한 결과였다. 빛 하나하나에서 작은 싹이 돋아나기 시작했고, 곧 큰 나무로 성장했다. 싱그러운 가지의 사이에 황금의 잔이 끼어 있었다. '⋯⋯아아, 이건.' 일시적인 것임을, 에르고는 알 수 있었다. 극동에서 벌어진 성배전쟁의 이야기는, 청년도 여러 번 들었다. 그 전쟁에서 소환된 서번트는, 지극히 특이한 존재다. 예외 중의 예외인 신비——제3마법의 기적으로만 성립된다. 하지만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과 신의 권능에 의한 연산으로 아주 일시적인 모방은 가능한 것이다. 오히려, 그것은 원형이 된 결전술식에 더 가깝다—— '⋯⋯이것도,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지혜?' 에르고는 알 수 없었다. 본인의 기억과, 도서관의 지혜는 더 이상 구분이 되지 않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5 "고한다." 시온은 이렇게 말했다. "그대의 몸은 내 아래에, 내 명운은 그대의 검에. 성배의 의지에 따라 이 뜻, 이 이치를 따른다면 응하라." 방대한 마력이 공급되고 있다. 방대한 연산이 힘을 보태고 있다. 본래, 수십 년에 한 번, 극동의 어느 대의식에서만 성립하는 초발급의 술식이, 지금, 이 순간에만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출현한다. "맹세를 이곳에. 나는 영원히 모든 선을 이루는 자, 나는 영원히 모든 악을 누르는 자." 거기까지 읊조렸을 때, 시온의 눈이 움직였다. 접근하지 못하도록 에테라이트의 결계를 쳐 놓았는데, 누군가 그 결계를 뚫고 들어온 것이다. "미안하지만, 여기까지로." 카르마그리프가 단궁을 당기고 있었다. 두려운 것은 군주(로드)의 혜안. 순식간에 린의 마술의 성질을 간파하고, 카운터를 당하지 않도록 여기까지 접근한 것이다. 더욱이, 돌고 도는 다섯 별이 발동할 수 없는 초지근거리(超至近距離)에서의 마술 사격. "아뇨, 선생님" 하지만, 또 한 사람이 가로막았다. 루비아도 역시 우회해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돌고 도는 다섯 별을 유지하기 위해, 순간 움직이지 못한 린을 대신해, 그녀는 스승을 따라, 왼손에 두 개의 보석을 움켜쥐고 있었다. "Call grace(은혜여, 깨어나라!)!" 보석을 점화한다. "Call grace(은혜여, 깨어나라)! Squared(상승相乘)!" 더욱 보석을 점화한다. 금주로 여겨지는 상승으로 '강화'를 더욱 부스트한다. "무⋯⋯슨! 과연 카르마그리프조차, 숨을 헐떡였다. 초근거리 마술 사격에 대항하는, 초근거리 마술 타격. 한계를 넘어선 속도로, 교차법처럼(交差法気味に) 점프슈트를 입은 신체가 허공을 가른다. 마술의 화살에 금발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빼앗기면서, 너무도 강렬한 플라잉 니킥이 카르마그리프의 목에 작렬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6 새로운 연산이 성립되어 간다. 에르고의 육체가 복원되어 간다. 청년의 손에는 거대한 잔이 들려 있었다. "심신자(審神者)로서 엘멜로이 2세가 신의 이름을 소상(審らか)한다." 청년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 이름은, 전신 세트를 자각했을 때 이미 알고 있었다. "에르고, 네가 접속한 신의 이름은——" "그만둬! 탄겔, 저걸 멈춰!" 소리를 지르며 라티오가 움직였다. 한계까지 효율화된 동작은 무술의 축지와 흡사하다. (중략) "그대 삼대 언령을 두른 칠천," 그리고 시온 역시 최후 주문을 외쳤다. "억지의 고리로부터 오라, 천칭의 수호자여―――!" 청년의 앞에, 그것은 서 있었다. 확실히, 낯이 익었다. 모래폭풍 속에서 만났던 신과 비슷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사구전신 세트에게 죽임을 당한 신들 중, 가장 유명한 형제 신. 태양신 라의 왕권을 이어받아, 이집트 신화에서 오랫동안 주신의 자리에 있었던 존재. "오시리스⋯!" 명계의 신.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이 신은 에르고가 먹은 신이 아니라, 지금 연결되어 있을 뿐인 신이다. 자신의 내면에서 맥박치는 신과 달리, 말을 걸거나 할 수는 없다. 그저 그곳에 아직 존재할 뿐인 기능의 잔재다. 에르고를 최종 연산기로 만들기 위해 남겨진 권능의 파편에 지나지 않는다. '아마⋯⋯ 이것뿐이라고.' 남은 파편만으로는 에르고가 먹어 치운 신의 세 위를 전부 되돌릴 수 없다. 쿨드리스에게 필요했던 것은 어디까지나 최종 연산기로서 청년을 조정하는 기능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연산기로서의 기능을 이용할 수는 있다. 연결되어 있는 이상 유도할 수는 있다. 시온을 통해 흘러들어오는 수식을, 그 신에게로 인도할 수 있다. "맹세를 이곳에. 나는 영원히 모든 선을 이루는 자, 나는 영원히 모든 악을 누르는 자." 에르고 역시, 그 주문을 외운다. 마력을 돌린다. 손에 든 잔에, 모든 마력을 쏟아붓는다. "그대 삼대 언령을 두른 칠천," 그리고 에르고 역시 마지막 주문을 외쳤다. "억지의 고리로부터 오라, 천칭의 수호자여―――!"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7 어둠을, 빛이 몰아냈다. 강렬한 섬광이, 역류했다. 물리적인 것이 아닌, 영적으로 감각 자체를 불태우는 거대한 마력(빛)이었다. 마력은 그대로 엮여 인간형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경계 기록대(고스트 라이너) ⋯⋯" 속삭인 것은 조제페였다. 그와 쿼트가 만들어낸 마법원 안에 새로운 형체가 생겨나고 있었다. 근골이 건장한, 백발에 흰 수염을 멋지게 기른 노인이었다. 늙음으로 인해 쇠약해지기는커녕, 하루하루 그 경험을 육체에 새겨 넣은 듯했다. 눈꺼풀을 감고 검은 외투를 입고 있었다. 별과 같은 의장이 새겨진 외투를 입은 모습은 마치 밤하늘을 의복에 비춘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어깨에는 기계장치의 새를 올려놓고 있었다. 주름투성이의 손이 조용히 들어 올려졌다. 남아있던 검은 기운이 그것만으로 사라지고, 적발의 청년이 나타났다. "에르고!" 시온이 달려왔다. "다녀왔어⋯ 시온." 미약하게, 에르고가 웃었다. 방금의 방대한 마력을 영맥에서 유도해냈기 때문일 것이다. 신의 권능(힘)을 휘둘렀을 때 이상으로, 청년은 쇠약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에게, "너희들이, 나의 마스터인가." 노인이 속삭였다. 천천히, 호박색 눈이 떠졌다. "내 이름은, 프톨레마이오스일지니⋯⋯!"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8 모두가 움직임을 멈췄다. 싸우고 있던 라티오도 탄겔도, 린도 루비아도, 시온도, 조제페도, 쿼트도 그 광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스승님⋯⋯" "아무래도, 잘 된 것 같군." 머리를 흔들며 스승님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만둬." 마른 목소리로, 라티오가 말했다. 희미하게, 떨고 있었다. "에르고를 관에 돌려보내. 그래면 아직 연산을 계속할 수 있어." "아니요, 체크메이트입니다." 바닥을 구른 카르마그리프가 말했다. 루비아의 최후의 일격이 너무도 고통스러웠는지, 일어서기도 귀찮다는 듯이 한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이건 이제 안 돼요. 끝난 겁니다, 쿨드리스.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시큐리티 키가 뭔지 잊었습니까." 어느새 프톨레마이오스의 손에는 책 한 권이 들려 있었다. 그 페이지의 문자는 정해져 있지 않았다. 인간의 동체시력으로는 도저히 읽을 수 없는 속도로 바뀌어갔다. 마치 컴퓨터의 화면처럼. "지금, 나는,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과 하나가 되어 있다. 엄숙한 목소리로 프톨레마이오스가 말했다. "그렇게 좌에 새겨져 있는 것 같다. 참 신기한 기분이군." 이번에는 어깨에 얹힌 기계장치의 새의 것이었다. 두 프톨레마이오스는, 지금 동기화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또한, 아틀라스원의 분할사고와 비슷한 존재 방식이었다. 책을 탁 닫았다. 관리부에 청량한 빛이 들어왔다. 투명해진 천장 너머로, 해저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대량의 거품이 바닷속을 타고 올라오지만, 그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해저 화산은 휴면하도록 간섭했다. 이 단계라면 일단은 늦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나의 유지 시간도 줄어들지만, 상관없겠지." 그리고는 푸른 해저를 올려다보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9 그리고, "엘멜로이 2세." 스승님을 향해, 프톨레마이오스가 뒤를 돌아본다. 건장한 노인을 올려다보며 스승님도 견딜 수 없는(たまらない) 표정을 지었다. "당신의 전성기라면 보통 이때쯤이겠죠." "서번트의 나를 본 적이 있는 건가." "멀리서, 단 한 번만. 더 젊은 당신을." 스승은 마치 청춘을 떠올리듯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정복왕 이스칸달과 함께 달려갔던 제4차 성배전쟁의 때였을까. "그렇군, 그 애송이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구나." 프톨레마이오스가 유쾌하게 웃었다. "내 인생에는, 두 번이나 빛날 때가 있었지." 노인은 담담하게 말했다. 푸른 바다 밑바닥에서, 추억이라는 거품을 내뿜듯이. "그러니, 이 미련은 끝내지." 다시 한번, 프톨레마이오스가 책을 펼친다. "지금부터,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폐관한다." "그만해!" 라티오가 달려들었다. 그 양손이 맞닿아, 손바닥에서 튀어나온 뼈가 서로 얽혀 거대한 뼈의 검이 되었다. 검이라기보다는 엉터리 뼈(出鱈目な骨)로 만든 오브제처럼 보였다. 온갖 부위의 뼈가 결합한, 흉측하고도 기괴한 이형의 대퇴모大槌矛(할버드). 아마도 그녀에게 있어 최대의 공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맞서는 노인의 우람한 손은, 팔꿈치 부근부터 거울처럼 변해갔다. 주위의 수정을 비추는 선명하게 연마된 경면. 그 거울 표면에서 마그마를 능가하는 열선이 뿜어져 나왔다. "——읏!" 그 위력은 라티오가 휘두른 대퇴모가, 순식간에 녹아내릴 정도였다. 서번트로서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과 자신은 하나가 되었다고 프톨레마이오스는 말했다. 지금 발산한 빛의 특출난 위력은, 해저화산도 여기시키는 이 대도서관이 뒷받침한 것이었을까. 그렇다면 아무리 신대의 연금술사의 예지를 얻는다 해도, 라티오에게 막을 방법은 없다. 거울의 팔에 빛이 수렴한다. 이 대도서관을 이루는 수정에 저장된 정보(빛)가, 이 서번트에게 다뤄질 때, 처절한 공격 수단으로 변한다. "옛 동포를 계승한 자여, 나의 보구의 일단을 알고 떠나는 것을 허락하마." 늙은 왕이 말했다. "열려라, 예지의 문" 더 이상, 노왕을 직시하기도 어렵다. 마치, 옛 신명재판의 결과를 알리는 듯 그 목소리만 울려 퍼졌다. "<왕의 서고>(비블리오테케 바실레이오)." 굉뢰의 울음소리가, 질주했다. 솟구쳐 오르는 마력이, 한순간에 해방된다. 자신이 빌리는 성창에 필적할 정도의, 압도적인 파괴의 분류. 그러면서도 프톨레마이오스가 조종하는 빛은, 노왕이 겨냥한 범위 밖에는 거의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로 치밀하게 제어되고 있었다. 마침내 망막에 그림자가 비쳤을 때, 나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다. 뼈의 거인이었다. 푸른 머리의 연금술사를 탄겔이 보호하고 있었다. 그토록 강인했던 외골격은 무참히 붕괴하여 있었다. 한쪽 팔은 완전히 타버려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웅크린 채로, 허벅지도, 어깨도, 옆구리도, 크게 결손되어 있었다. 등부터 가슴까지의 절반 이상은 반대편까지 보이는 큰 구멍이 뚫려 있었고, 타들어 간 부위에서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미안. 엘멜로이 2세." 등 너머로 거인이 속삭였다. "제멋대로인 말뿐이지만. 라티오 아가씨를 용서해 주지 않겠어." "탄⋯겔⋯⋯" 보호받은 연금술사만이 무사했다. 순간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모든 장갑을 사용해 그녀를 보호한 것은 틀림없었다. 스승이 침통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혹시, 당신은, 사이퍼로서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닌가." "어떨까나." "탄겔⋯⋯⋯" 라티오의 손이 떨렸다. 그 하얀 손가락이 탄겔의 뺨에 닿았다. 그곳도 뜨겁게 달아오른 채, 치익 소리를 내며 손가락 끝에 화상을 입혔지만, 지금의 라티오에겐 더 이상 신경 쓸 기능도 상실한 것 같았다. "탄⋯겔⋯⋯⋯!" "그런 얼굴 하지 마⋯⋯사역마가 하나 사라지는 것뿐이잖아⋯⋯" 거인이, 웃었다. 웃는 것처럼, 나에게는 보였다. "잘 자⋯⋯누나⋯⋯아버지께 잘 부탁해⋯⋯." 가슴팍에서 무언가가 흘러나와 수정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탄겔의 핵이 된⋯⋯ 사이파의 두개골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0 처절한 싸움의 끝이었다. 움직이지 않는 라티오는, 계속 두개골을 껴안고 있었다. "엘멜로이 2세. 라티오는, 멸망을 피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생각했다. 동생이 죽어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면서도, 아무런 후회도 없었다." "작은 중얼거림만이 수정 바닥을 기어갔다. "그런데 왜 라티오는 이렇게⋯⋯심장까지 찢어질 것 같은 거지." "너의 본질은 라티오다." 스승이 말했다. "쿨드리스의 지식에 의해 변질했어도, 본질까지 변하는 것은 아니야. 쿨드리스의 지향성은 어디까지나 주의나 이념. 너라는 인간의 본질은, 동생을 잃은 것을 슬퍼하는 것이 당연하겠지." 라티오라는 인간의 본질. 한동안 그 모습을 바라보던 프톨레마이오스가 입을 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1 "가도 좋다. 폐관이 시작된 이상, 이곳은 오래 가지 못해." 방금 전과는 다른 진동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뒤흔들었다. 마치, 긴 꿈에서 깨어나는 듯한 진동이었다. "이 유적은 없어져 버리는 건가요." "그저, 잠시의 폐관이다." 노왕은 이렇게 말했다. "언젠가 다시, 걸맞는 인간이 오면 다시 열리겠지.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고, 그보다 멸망의 쪽이 먼저 올지도 모르지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2 "자, 돌아갈 길을 준비하지." 바람결에 휘날리듯, 외투가 흔들렸다. 노인의 흰 손이 드러난다. 파라오의 관 바로 옆에서 무지개색의 거품이 생겨났다. 시공 거품이었다. 떼 지어 모여든 수많은 거품이, 이곳에 왔을 때와 같은 새로운 '문'을 만드는 것을 보며 스승이 문득 물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3 "그러고 보니, 결국, 진짜 파라오의 관은 어디에 있었던 겁니까." "이걸 말하는 건가." 프톨레마이오스가 흰 수염을 만지자 관 바로 옆의 바닥이 열렸다. 그곳에서, 또 하나의, 완전히 동일한 형태의 관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건⋯⋯⋯" "첫 번째 관은 로드 멜루아스테아와 당신이 간파했듯이 아틀라스원 본부에 대한 변명을 위한 더미다. 뭐, 이런 걸 준비해 두었으니 쿨드리스가 오시리스가 신체(간타이)를 넣어서, 이용할 수 있는 틈이 생긴 거지만." "과연." 스승이 목덜미를 긁적거렸다. 여행의 마지막에, 뭔가 생각지도 못한 유쾌한 것을 만나고 말았다고 말하고 싶은 표정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4 이윽고, 시공 거품에서 전혀 다른 공간이 열렸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외주부에서 기다리는, 잠항정으로 향하는 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젊은 주군에 관해 묻고 싶은 것이 많겠지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그래도 최저한의 것은 여기에 적어 두었다. 젊은 주군이라면 읽을 수 있겠지만, 너에게 전해주마." 노왕은, 수정을 스승에게 쥐여주었다. 안쪽에서 보라색 빛이 명멸하는 수정이었다. 그 수정을 손수건으로 깔끔하게 싸서 주머니에 넣은 후, 스승은 이쪽으로 돌아섰다. "그럼, 시온에게 라티오를 구속시키고, 로그들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5 그렇게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변이 일어났다. "우와아아아아아아!" 갑자기 웅크리고 있던 라티오의 등이 소리를 내며 찢어졌다. 아틀라스원의 제복도, 매끄러운 피부도 순식간에 처참한 피투성이가 되었고, 거기서 고슴도치처럼 골침의 검산(骨棘の剣山)이 전방위를 향해 솟아오른 것이다. "스승님!" 순식간에 큰 방패로 바꾼 애드로 스승님을 보호한다. 힘껏 종을 치는 듯한 충격이, 몇 번이고 대방패를 때렸다. 게다가 골침의 발생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프랙탈 형태로 새로운 가시에서 또 다른 가시를 낳으며, 관리부를 단숨에 침식해 나갔다. "오오오오옷? 이건 뭐야!" "기억 포화다!" 애드의 비명에 스승이 대답한다. "서브프레임에 자아를 맡기는 것으로, 간신히 균형을 유지하던 인격이, 메인 프레임으로 이행해, 전투 상황과 다른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폭주하고 있다⋯⋯!" 즉, 에르고의 폭주와 같은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6 "그러면 제가!" 골침의 침식을 에르고의 환수가 맞받아친다. 여섯 개의 환수는 공격해 오는 골침을 차례로 꺾었지만, 그것마저도 곧 불안정해져 청년이 무릎을 꿇었다. 프톨레마이오스를 소환할 때의 절대적인 피로가, 에르고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린이든, 루비아든, 라이네스든, 골침을 막을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행동은 취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아니야.' 대방패를 계속 치는 충격 속에서도 아니라고 부정한다. 라티오를 죽일 마음만 먹는다면, 금방 끝날 것이다. 하지만 아직 누구도 거기까지 결단하지 않는다. 결국 목숨의 위기가 된다면, 순식간에 전환하겠지만⋯⋯ "그러면, 내가 묻어주지." "⋯⋯아니, 그건 기다려 주시죠. 프톨레마이오스." 스승이 제지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로드 멜루아스테아! 이렇게 될 줄은 알았겠지! 티카 씨를 전투에 참여시키지 않은 것은 대책을 세워서 부정무이(제미니)를 준비시켰기 때문이 아닌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7 그러자, 그렇게 큰 일격을 받고 쓰러져 있어야 할 카르마그리프가, 불쑥 일어서고 말았다. "이런, 들켰나요." "부정무이(제미니)?" 익숙하지 않은 이름에 묻자, 스승이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멜루아스테아의 지상예장이다. 동등 이상의 재료를 대가로, 믿을 수 없는 레벨로 신비에 관련된 물품이라도 모조해내지. 단, 상당한 양의 사용자의 혈액 필요로한다. 다소 정채가 부족했던 건, 꽤나 많은 양을 사용했기 때문일 거다." "뭐,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린과 루비아 두 사람을 상대로, 5분 이상 싸우고 있었는데도, 그것마저 전력(本調子)이 아니었단 말인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8 천천히 일어서서, 다가오는 뼈의 폭풍을 살짝 피하면서, 말했다. / "티카, 스탠바이." / "뭐, 카르마그리프 님이 괜찮으시다면야ー." 조수인 티카가 트렁크에 손가락을 걸었다. 파칭, 파칭 소리를 내며 잠금장치가 풀리는 것을 보며 카르마그리프는 말을 이어갔다. "부정무이(제미니)는 모조한 것을 바로 생성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서. 상한은 있지만, 몇 개는 생성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어요. 다만, 물건에 따라서는 재료를 넣고 나서 생성까지 시간이 걸리니까, 티카 씨에겐 계속 그걸 해달라고 하고 있었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29 "Avra kedabra." 최후의 주문으로 트렁크의 뚜껑이 열린다. 그 안쪽에서 나타난 것은, 인체였다. 단, 뼈가 된 팔뿐인. "무, 슨⋯⋯" 스승이 신음한다. 그 정체를, 시온이 갈파(喝破)했다. "설마, 그건 쿨드리스의." "예, 사이파 쿠르드리스 하이람이 남긴 혼신의 엑조포름! 물론 자동 발동, 자동 판단 기능 포함의!" 팔의 뼈에서, 조금 전의 라티오를 재현하듯이, 무수한(おびただしい) 가시가 생겨났다. 라티오의 폭주하는 뼈를, 팔에서 생겨난 골침들이 요격해간다. 무수히 많은 골침들이 서로 부딪히거나, 충돌하거나, 얽히면서 전위예술적인 형상을 만들어낸다. "어떻게, 이런 것을. ⋯⋯아니, 그래, 원래 사이파의 친구였기 때문인가!" 그 가능성은, 이전의 스승도 지적한 바 있다. ——[사이파 씨와 카르마그리프 씨가 아는 사이였다는 말인가요] ——[시계탑의 마술사라는 건 기본적으로 모두 거짓말쟁이들이니까] 그때의 대화가, 어쩌면 진실일지도 몰랐다. "조직을 넘어서서, 나름대로 교류가 있었어요. 저희도 몰래 후원하는 대신, 사이파 씨로부터 몇 가지 발굴의 출토품이나, 본인의 술식을 제공받았습니다. 이 팔도 그 일환이었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0 "그러면, 사이파의 뒷 코드를 경매에 내놓은 건⋯⋯" "물론 저입니다. 그땐 돈이 급해서, 카피해 놓았던 것을 이것저것 팔았어요. 산 상대가 누구인지, 조금 조사했어야 하는데 말이죠." 쓴웃음을 짓는 카르마그리프도, 정말 그렇다(むべなるかな). 카르마그리프가 옥션의 판매자로서 주목받으면서, 결과적으로 스승과 라이네스를 끌어들여 뒷 코드를 사게 된 것이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1 두 개의 기점을 가진 뼈의 방출은 끝없이 이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결국 천칭은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전신을 바친 라티오와, 이제는 팔만이 남은 사이파의 차이였을까. 분명히 사이파의 골침이 지배하고 있는 공간이 더 작아지고 있었다. "선생님, 이걸로 안 된다면⋯⋯" 린이 보석을 움켜쥐고 있었다. 그녀의 보석 마술이라면, 뼈의 중심에서 고통스러워하는 라티오를 마무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애드가가 변형된 대방패의 손잡이를 꽉 움켜쥐었다. 그때, 또 다른 지점에서 튀어나온 것이, 라티오의 골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 번, 그것은 뼈였다. 장한의 팔의 피부를 찢으며, 무수한 골침이 생겨나고 있었다. "⋯⋯⋯로그 씨" "마음 놓고, 자고 있을 수도 없지." 아틀라스원의 상급 교관이, 어느새 일어서 있었다. 린의 치유 주문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간신히 지혈에 성공한 정도였다. 자기 뼈를 무기로 삼는 쿨드리스의 가전특질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몸 상태는 아닐 것이다. 그래도 로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라티오⋯⋯⋯" 천천히, 가까이 다가간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가운데——서번트 프톨레마이오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 걸음씩, 확실히, 걸어간다. "⋯⋯라티오" 딸의 이름을 방어의 주문처럼 외치면서, 뼈의 폭풍에 다가간다. 모든 것을 막을 순 없어서, 뺨과 옆구리, 허벅지가 찢어져 붉은 피를 흘리게 했다. "이 로그는, 계속 너를 무시했구나." 로그의 몸의 절반 정도엔, 피부 바로 아래에서 생성된 뼈가 드러나고 있었다. 뼈와 뼈가 부딪히는 소리는 마치 강철이 울부짖는 것 같았다. "사이파가 사라진 후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을 제외한 모든 것을, 이 로그는 다 잊어버렸어." 더 이상, 로그의 손은 골침을 만들지 않았다. 최소한의 급소를 보호하는 엑조포름만이 그를 지키는 전부다. "네가 쿨드리스의 이름을 짊어지고, 신을 먹은 자를 찾겠다고 한 의미도 돌아보지 않았다." 요란스럽게, 불꽃이 진다. 마치, 생명처럼 흩어진다. "너와 대화하려고 한 적도 없다. 다른 누군가에 의해 움직여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도 없었다. 범인의 수천 배, 수만 배의 사고를 가지고서, 용서받지 못할 정도로 나태한 채였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 라티오의 전신에서, 한층 강하고, 더 이상 저항할 수 없는 수의 골침이 생겨났다. "로그 씨!" 외침은 또 다른 소리에 묻혀버렸다. 장한의 몸을 관통하기 직전, 골침이 끊어진 것이다. "⋯⋯시온." 에르고가 중얼거렸다. 그녀가 조종하는 에테라이트가, 거의(すんでで) 치명적인 골침만 잘라낸 것을 청년만은 알아챘던 모양이다. 딸을 안은 채로, 피투성이의 장한은 움직이지 않았다. 라티오 역시, 더 이상의 골침을 만들어내지 않았다. "⋯⋯아버지." 그녀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골침을 만들어낸 뺨은,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피투성이였고, 그 눈물이 피를 닦아냈다. "아버지⋯아버지⋯⋯!" 어린아이처럼 울부짖는 그녀를 우리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2 종장 / 알렉산드리아의 마슬 역에서, 우리는 개찰구 근처에 서 있었다. 희미한 모래 내음이, 오전의 공기에 섞여 있다. 이 역에 도착했을 때는, 사막의 기미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것에 감동했지만, 사람은 제멋대로라, 조금만 지나면 역시 사막의 나라구나⋯⋯⋯라고 느끼는 것이었다. 금속 벤치에 앉아 에르고는 수첩에 연필을 긋고 있었다. "또, 그림 그리는 건가요." "잊어버리기 전에 그리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에르고는 조금 쓸쓸한 표정으로 웃었다. 최근 청년은, 이런 표정을 짓는 경우가 많아졌다. 해적섬 때와도, 싱가포르에 있을 때와도, 일본에 있을 때와도, 또 다른 얼굴. 만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너무나도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청년의 정체에 가까워졌기 때문에, 내 쪽의 보는 눈이 달라진 것도 있겠지만, 결코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3 "스승님은, 몸은 이제 괜찮으세요?" "가능하면, 일주일은 이 도시에서 느긋하게 지내고 싶은 참인데." 눈 밑에 옅은 다크서클을 붙이고 스승님이 불평한다. 그 해저 도서관에서 탈출한 지 이틀이 지났다. 자신들은 피로를 풀기 위해 오로지 호텔 방에 쓰러져 있었지만, 스승님과 라이네스는 그 와중에도 수속이니 사전 교섭이니 해서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합의를 보긴 했지만, 아틀라스원 유적지에서 군주(로드)간에 서로 죽이려고 했다고 할 수는 없으니, 대략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한의 교섭이나 타협과 담합이 귀환 후에 이루어졌을 것이다. 물론 스승님과 대조적으로, 함께 돌아온 라이네스는 유난히 기분이 좋아서 피부가 반들반들했지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4 "아무튼간에, 이걸로 작별입니다. 더 이상 만날 일은 없겠지만, 건강히." "시온 씨." 발걸음을 돌리려는 소녀의 어깨에 목소리가 걸렸다. 에르고가 손을 내밀고 있었다. "분명, 다시 만나요." 한동안 손을 바라보다가, 어린 소녀는 의아한 듯이 대답했다. "그런 약속, 어떻게 보증할 수 있나요? 더군다나 저나 당신 같은 인간이?" "아니, 그⋯⋯" 말끝을 흐리는 청년에게, 시온이 표정을 바꾼다. 아직 익숙지 않은――하지만, 빛나는 미소로. "그래도, 약속하죠. 저는 절대로 잊지 않으니까, 분명, 다시." 그렇게 말하며, 청년의 손을 강하게 잡아준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5 '⋯⋯아마, 거기가 다르겠지.' 문득, 린은 생각했다. 대의에 대해, II세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군주(로드)로서 엘멜로이 2세 역시 마술사의 가치관에 순교하는 자다. 하지만 거기에는 긍정과 자학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 포함되어 있다. 마술사에 대한 것, 뿐만이 아니다. 엘멜로이 2세의 시선은, 대부분의 가치관에 대해, 어딘가 그런 냉담함을 가지고 있다. 명료하게 자신의 가치관을 내세우는 카르마그리프에 비해, 2세의 그것은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적에게도 아군에게도 몇 걸음 거리를 둔 것이다. 카르마그리프와도, 린과도 다른 가치관. 어떤 의미에서는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벌벌 떨면서(おっかなびっくり), 이도 저도 아닌 존재 방식이 의외로 싫지 않은 것 같다고, 불현듯 그런 생각을 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6 시온을 배웅한 후, 두 사람은 역의 대합실로 돌아왔다. "웃으셨네요, 시온 씨." "⋯⋯네." 기쁜 듯이, 에르고는 몇 번이나 손을 잡았다 폈다 했다. 그런 청년을 한참 동안 내려다보다가, "너의 정체는 알아냈지만, 그, 옛날의 기억을 되찾은 건 아니지?" 스승이 기침하며 말했다. 에르고는 시선만 돌려 물었다. "알렉산드로스 4세로서의, 인가요." "⋯⋯음, 뭐어, 그렇지." 참으로 미적지근한 얼굴로, 스승님이 셔츠의 목 부분을 만지작거렸다. 그 모습이 조금은 학생들의 모습과 겹쳤다. 사교적인 가면을 만들기 전의, 아직 무방비한 민낯. "⋯⋯⋯선생님" 에르고가 불렀다. "이번엔, 선생님이 만났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나요." 그 말에 넉넉히 3초는 입을 다물고선, 스승님은 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길어질 거다. 게다가 재미없지." "아버지가요?" "그럴 리가 없잖나!"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며 잘라 말했다. 단호하게 말하고 나서, 목이 메는 모습도 이 사람답다. 이제부터, 에르고가 알렉산드로스 4세로서의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본질적인 의미에서, 사자소생은 신비에 있어서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실제로 프톨레마이오스도 지금의 에르고의 자의식은, 누구든 될 수 있고 누구도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그래도. 한 걸음씩 타협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이를 위한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가다 ⋯⋯.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7 그때, 그림자가 나타났다. "드디어 찾았다고." "라이네스 씨." 역 입구에서, 금발의 아름다운 엘멜로이의 공주가 나타난 것이다. 이쪽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며, 생긋 웃었다. "응, 그레이도 이틀 동안 잘 쉰 것 같아서 다행이군! 미용에는 수면이 중요하니까 말이야. 차의 상대론 제일인 그레이가 아니면 어딘지 아쉬우니." "그, 저기." "물론, 너와의 다과회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지만? 흠, 나도 피부 관리를 더 신경 쓸 필요가 있으려나?" 진지하게 고민하는 척하니까, 이쪽의 고동까지 이상해져 버린다. "너, 너무 놀리지는 말아 주세요!" "하하, 미안 미안." 웃는 라이네스를 최대한 노려본다. 어떻게 해도, 즐거워 보이는 그녀를 진심으로 말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잠시 후, 스승이 입을 열었다. "그래서, 이제 사전 교섭은 끝난 건가, 라이네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8 "뭐, 어떻게든. 멜루아스테아랑 말을 맞출 필요가 있던 게 귀찮았지만, 다행히 아틀라스원은 일을 거칠게 만들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 말이지. 린과 루비아도 슬슬 돌아올 때가 됐는데, 오라비는 일단 카이로로 돌아갈 생각이었나." "아아. 이집트의 수도로 돌아가는 게, 어디로 가더라도 좋을 테니까. 장소를 확보한 후, 에르고에게 이것도 읽게 하지 않으면." 스승이 중얼거렸다. 손에는 작은 수정이 놓여 있다. 프톨레마이오스가 스승에게 건네준 단서였다. 한 번 훑어본 후 라이네스가 입을 열었다. "이 수정이 아틀라스의 서적 이란 건가. 여름휴가(서머 홀리데이)가 끝나면 수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 같나?" "⋯⋯⋯선처는 하지."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스승님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안심했다. 이런 터무니없는 환경 속에서도 시계탑에서의 수업이 변함없이 이 사람의 중심에 있다는 것에, 무언가 안도감을 느낀 것이다. "어쨌든 큰 진전이다. 이번의 오시리스의 신체(간타이)는 에르고를 최종 연산기로 만드는 것으로만 조정되어 있었지만, 신을 절제하는 기능이 있었던 것은 틀림없지. 이 수정과 시온이 추출하는 데이터에 따라, 응용도 생각할 수 있을 거다. 에르고에게서 신을 절제하는 것도 가능할지도 몰라."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39 강하게, 스승이 말했다. 반쯤은, 스스로에게 되뇌듯. 그러고선, "그리고, 한 가지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이 있다." 라고 덧붙였다. 같은 것을 신경 쓰고 있었는지, 에르고가 묻는다. "방황해의 지즈인가요." "비옥한 초승달에서 만나자, 라고 했었던 건 알렉산드리아를 말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집트부터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까지 이어지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를 말하는 거라면 평측(平仄)이 맞으니까. ⋯⋯아니, 실제로 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단서를 얻은 것이니, 그런 유도였을지도 모르지만." 그 마술사라면 있을 법한 일이었다. 이전에도, 싱가포르에서 해적섬으로 유도할 때, 상당히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했었다. "바이 뤄롱에 대한 것도, 그렇죠." 에르고의 목소리가 역 바닥에 깔렸다. 스승도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을 잃기 전의 친구다, 라고 말했었지. 그 말대로 받아들이면, 바이뤄롱은 알렉산드로스 4세의 시대의 인간이 되지만, 어떨까." 정말로, 그런 의미인가. 혹은,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뭐, 지나치게 생각해도 어쩔 수 없겠지. 현시점에선 재료가 갖추어져 있다고도 생각지는 않아. 우선은 하나씩 착실하게 부숴 나가야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0 거기까지 말하고선, 문득 스승님이 재킷 안쪽으로 손을 뻗었다. 품에서 휴대폰을 꺼낸 것이다. 통화 상태로 전환하자, "교수님—!" 멀리서도 들리는 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플랫⋯⋯?" 엘멜로이 교실에서도 최고참의 학생이었다. 보통 엘멜로이 교실에서는 졸업하든 중퇴 및 타 교실의 소개를 하든, 4년 정도면 졸업시키는데, 그만이 단위(학점)가 부족하고 다른 학과에서 기피하는 바람에 아직도 스승의 손에 맡겨져 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가장 특별한 취급을 받고 있는 학생이, 그일지도 모르겠다. "뭐냐, 너. 지금은 모나코에 있다고 라이네스에게 들었는데." "맞아 맞아, 지역의 선상 연회(카사)에서 루비아 쨩의 댁의 집사 군과 만나야 했었는데요! 이번에 서브 퀘스트만 너무 많아서 메인 퀘스트에 도달하지 못했달까, 초판 특전과 호화판 특전, 통판 특전으로 책장이 꽉 찼달까!" 그러고 보니, 모나코는 알렉산드리아와 마찬가지로 지중해의 도시였다. 이 알렉산드리아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바로 건너편에 있다. 아까 이야기했던 비옥한 초승달 지대와는 다르지만, 이 바다의 건너편에 평지가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신기하고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 하지만. 너무나도 가볍게, 자못 들뜬 목소리로 플랫은 이렇게 이어갔다. "그래서 지금 차를 마시고 있어요! 방황해의 지즈 씨와!"순간, 스승의 눈이, 크게 휘둥그레졌던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1 "오는 길에 설명해 드렸잖아요. 그래도 몇 번이고 확인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숨을 고르듯 손끝으로 그 넥타이를 살피더니, 스승은 입을 열었다. "나도 실물을 본 건 처음이고, 이런 걸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가 공공연하게 소지하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겠지. 그 마안수집열차도 그 존재를 아는 사람은 마술계나 그 주변 관계자뿐이었으니까." 스승님과, 에르고와, 자신과. 지금은 이 세 사람뿐이었다. 라이네스는 알렉산드리아에서의 사후 처리가 필요하다며 시계탑으로 돌아갔고, 린과 루비아는 개인적인 용무가 있다며 프랑스 니스 공항에서 헤어졌다. 뭔가 서로 관련된 일로 트러블이 있었던 모양인지, 아슬아슬하게 다투고 있었는데, 혹시 지금 이야기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2 "교수님!" 불현듯 귀에 익은 목소리가 그들의 귓전을 때렸다. 무심코 고개를 돌리니, 혈통이 있는 강아지를 잘못 만나 장난꾸러기 아이들 틈에 섞여 자란 것 같은 상대가 항구 근처 오픈형 카페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솜털 같은 금발에, 발랄한 푸른 눈동자. 최근 들어 조금은 단단해진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활력과 어딘지 모르게 엉뚱한 인상은 왠지 모르게 이 모나코와 닮아 있어, 역시 사람은 고향과 닮은 것 같다는 묘한 설득력을 느끼게 했다. “저쪽이 소문의 에르고 군인가요! 속담에도 교수님은 사흘만 만나면 제자가 늘어난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 그렇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니, 엘메로이 교실은 비교적 작은 편이지만, 청강생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실수로 레밍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어요! 참고로 레밍스의 집단 자살은 사실 그냥 사고사이고, 다큐멘터리 영화의 영상은 일부러 절벽에서 떨어뜨려서 만든 연출이라고 하네요. 그러니까 무슨 말인가 하면, 사고나 자살로 위장된 타살은 조심하자는 거죠!" 플랫-에스칼도스. 약 두 달 만에 만나는, 엘메로이 교실에서도 극도의 문제아와의 재회였지만, 지금은 그 감격에 젖어들 수 없었다. 금발 청년이 일어선 자리 옆에는 너무 아름다운 남자가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태양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남자의 옆모습은 시간과 계절마저도 미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낮이 밤으로 여름은 겨울에. 떨어지는 듯한 햇살은 회색 늑대 같은 은발을 적시는 달빛으로. 아 ------ 자신의 입술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에르고가 갑자기 몸을 움츠리는 것을 느꼈다. 마술이나 신비 등이 아니라, 단지 압도적인 개성으로 인해 남자는 세상과 괴리되어 버렸다. 어쩌면 그것이 방황해라는 미지의 마술 조직에 속해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음, 후후후“ 희미하게 코끝을 스치는 듯한 숨소리가 남자에게서 흘러나왔다. 눈동자가 스승을 똑바로 응시한다. 이 세상에 없는 거울과 같았다. 분명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근본부터 다른 무언가처럼 보일 뿐이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공포가 두려움 때문인지, 감동 때문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웠다. "오랜만이다, 로드-엘멜로이 2세“ 방황해의 마술사 지즈가 눈앞의 잔을 들어올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3 ------ 플랫’몇 초 후 스승은 가장 오래된 제자에게 말을 건넸다.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분위기를 가까스로 참아내고 있는 모습이었다. "먼저, 이 분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알려줄 수 있겠나?" "어머, 펨 씨의 배에서 만나서 교수님의 친구라고 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흥이 나서 만나게 되었어요! 지즈 씨는 아날로그 레트로 게임에 대해 잘 알고 계시네요! 영국 박물관의 이십면체 주사위는 본 적이 있지만, 세네토의 뒷면 규칙까지는 몰랐어요! 저는 디지털을 선호하지만, 아날로그에도 정겨움이 있다고 해야 하나, 주사위를 굴리는 느낌은 전자기기나 마술 회로로는 재현할 수 없는 불타는 눈의 고릴라 같은 힘이 있잖아요! 목표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 원초적인 불꽃은 전자의 근육! 환상의 낙원에서 저와 악수하는 녀석입니다! 바이올런스!“ 힘주어 말하다가, 어이쿠, 하고 플랫이 한쪽 눈을 감는다. 지즈가 무시무시한 마술사라는 것은 그도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플랫의 직관력과 마술에 대한 분석력은 엘메로이 교실 안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문제는 모든 것을 알면서도 왠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극도로 번거롭고 불가사의한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버린다는 것이었다. 라이네스의 평가에 따르면, 단순한 피해 총액 면에서는 엘멜로이 교실의 핵폭탄-린과 루비아 콤비가 단연 돋보인다고 하는데, 이 청년은 다른 벡터에서 두드러진 트러블 메이커임에 틀림없었다. 일단은 막강한 쌍벽의 스빈이 졸업해 버린 만큼, 행동을 읽을 수 없는 행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래서 감사의 뜻으로 지즈 씨에게 『영웅사대전』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었습니다! 아, 물론 교수님의 『영웅전설』 덱과 계정은 비밀로 해 두었어요! 아무리 그레이트 빅벤 런던 스타가 유명세 때문에 금방 들통이 난다고 해도 역시 개인정보는 중요하고, 덱 정보 교환도 예의를 지켜야 하니까!“ "알았어, 됐어. 너랑 얘기하다 보면 공과 사의 구분이 날아갈 것 같군." 스승은 긴 손가락을 아이언 클로의 모양으로 움직인 후, 카페의 테라스 석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곳에 앉은 마술사는 즐거운 표정으로 잔을 입술에 가져다 댄다. "좀처럼 맛볼 수 없는 뜻깊은 시간이었어. 좋은 제자구나, 엘메로이 2세." 뿜, 하고 강한 향기가 이쪽까지 퍼져 나갔다. 색깔로 보아 젖술의 일종인 것 같다. 꽤 많이 마신 것 같지만 뺨이 과도하게 붉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긴 속눈썹으로 덮인 눈동자는 꿈을 꾸는 듯 몽롱한 표정을 짓고 있어, 마치 잠이 든 듯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믜 모험의 내용

*44 '후후' 지즈의 입술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무시키 녀석이라면 한 번 주먹을 부딪혔으니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하겠지. 하지만 방황해는 그래도 마술 협회 중 하나니까. 시계탑과는 견해가 다르더라도 신비의 쇠퇴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현대에 와서 귀중한 재능과 인재를 너무 낭비하고 싶지는 않아." “------ 그렇군요.” 눈썹을 찡그린 스승님을 향해 지즈 씨가 자신의 앞의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포기했는지 스승님은 모자를 벗고 자리에 앉았다. 자신들은 서 있는 채로 그 뒤로 이동해 확인 후, 지즈는 말을 꺼냈다. "그러니 좀 더 평화적인 방법으로 서로의 소원을 들어주는 건 어떨까?" "좋은 제안이군요. 하지만,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 걸 보면 이미 계획이 있으신 것 같네요." "응, 일단은." 두 사람은 즐겁게 웃으며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예를 들어, 도박이라든가." "도박?!" 무심결에 무심코 나온 소리를 용서해 주었으면 한다. 하지만 입을 꾹 다물어도 스승님은 진지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5 눈썹 사이 주름을 더욱더 팽팽하게 만들고 관자놀이 주변을 문지른 후 입을 열었다. "즉, 일종의 신명 재판이라는 뜻인가요?" (신명재판 ------) 이전 강의에서 비슷한 말을 들은 것 같았다. 뾰로통한 에르고와 나를 바라보며 스승님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예로부터 사물의 진위나 옳고 그름을 가리기 위해 다양한 수단이 사용되어 왔어. 그중에서도 대략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어 온 수단이 신명재판이야. 즉 사람의 손을 떠나 신의 뜻에 맡기는 행위.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맹신탐탕(盟神探湯)이라 하여 뜨거운 물속에 던져진 돌을 맨손으로 집어올려서 그 때의 화상 유무로 죄를 판단했어.“ "하지만 그런 건 당연히 화상을 입을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람으로서는 알 수 없는 신의 뜻을 가늠할 수 있다고 여겼던 거지. 그래서 화상을 입지 않는다면 무죄라고 모두가 납득했다. 뭐, 실제로는 화상 정도에 따라 판단했고, 맹신탐탕으로 화상을 입지 않는 방법 등도 생각했지만 말이야.“ 스승이 크루즈선을 올려다보았다. 거대한 호화 유람선에는 지칠 줄 모르고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않는 유구한 리듬. "이러한 신명 재판의 변형으로 제비뽑기나 내기가 존재합니다. 아까 말했듯이, 내기 역시 사람의 손을 떠난 행위이기 때문이다.“ "현대에 이르러 지극히 세속적이라고 여겨지는 도박이 성스러운 속성을 띠게 된 것은 역사의 기묘함이다.“ "음, 후후후, 좋은 강의지만 너무 지나치네, 군주님." 지즈의 입술이 술 냄새 나는 입김을 내뱉는다. "내 제안은 재미삼아 하는 거야. 대체로 어느 나라나 신의 뜻을 알기 위해서라는 핑계는 처음에만 있고, 금방 오락으로 변질되는 법이지. 어쨌든 도박이란 게 너무 재미있으니까. 자신이 거액의 부를 얻는 것만이 아니다. 게다가 남이 망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중독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지즈의 말에는 단순한 학문적 뒷받침 이상의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어쩌면 그것은 경험에 의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리석은 자는 경험에서 배우고 현자는 역사에서 배운다고 하는데, 이 방황해의 마술사는 서기 이전부터의 세월을 실제로 경험해 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경험은 이미 역사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희미하게 눈을 가늘게 뜨고 스승이 묻는다. "그래서 여기인가요?" "물론이지. 아니, 나 같은 사람이 모나코에서 도박을 한다고 하면 다른 이유는 없지 않겠어?" '펨의 선상 연회’스승은 신비로운 울림을 담은 말을 속삭였다. 선상 연회. 에르고가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카사란 혹시 카지노의 어원을 말하는 건가요?" "아, 그래. 왕후 귀족의 별장을 카사라고 불렀고, 그 별장에서 조용히 행해지던 도박도 곧 그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카지노를 운영하는 쪽은 하우스라고 부르기도 하지." 대답하면서도 스승의 시선은 지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마치 보이지 않는 바늘과 실로 꿰매어 놓은 듯 두 사람의 시선은 서로를 붙잡고 있다. "이 유람선이 어원 쪽을 사용하는 것은 꽤나 술에 취해 있는 동시에 우리 마술 세계 사람들은 이런 말장난을 너무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말이 곧 세상이니까." 이에 대한 지즈의 미소는 지독하게 공허했고, 그래서인지 겸손할 정도로 아름다움만 인상적이었다. 참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여 버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6 "혹시, 지즈 씨가 말하는 것은“ "오오. 펨 자식과 도박을 해서 진 쪽이 이긴 쪽을 따라가는 건 어때? 야만적인 마술 싸움에 비하면 정말 문화적이고 평화롭지 않은가? 자랑스럽게 지즈가 가슴을 치켜세운다. ------ 믿기지 않는다. 이 방황해의 마술사가 지독하게 향락적이라는 것은 감지하고 있었다. 에르고에게 신을 먹게 한 세 명의 마술사 중 한 명이고, 더 나아가 바이 뤄롱에게 용을 먹게 한 무시무시한 신비의 동반자이지만, 그의 행동에는 어딘지 모르게 속물적인 사상이 숨어 있었다. 제대로 맞서면 승기를 잡기조차 어려운 상대다. 그래서 스승도 지즈의 제안을 듣기로 한 것 같다. 하지만 설마 도박으로? 게다가 사도와? '와하하! 지즈씨와 프로페서 카리스마가 룰렛이나 바카라, 마작, 태국 물소 경주에서 겜블 배틀을 하는 건가요! 나 알아요! 교수님 정도의 인간이 되면 완전 장전된 리볼버로 러시안 룰렛을 하는 거죠! 선공 후공의 동전 던지기로 승부가 80% 결정되는 이 질주감! 이건 눈을 뗄 수 없어요!" 옆에서 듣고 있던 플랫이 눈을 반짝반짝 빛낸다. 실제로 평소 그가 즐겨보는 애니메이션 같은 상황임에 틀림없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가늘게 스승님이 한숨을 내쉬었다. "서로가 패자가 되면 어떻게 할 건가요?" "가난에 허덕이다가 배에서 내릴 가능성이 더 높지만요“ "어이쿠, 약하네, 엘메로이 2세." 지즈는 슬픈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세우며 잘 다듬어진 턱을 문질렀다. "시계탑의 군주와 방황해의 마술사가 모두 빈털터리가 되어 모나코를 떠돌아다니는 것도 꽤나 재미있지만. 자, 그렇다면 ------ 그래, 펨의 녀석을 승자로 삼아 둘 다 그 녀석의 소원을 들어주는 건 어때?“ "왜요?" "저 녀석도 마술 세계의 일원이야. 시계탑의 군주와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에게 말을 듣게 된다면, 분명 재미있어하며 승선할 거야. 원래 펨의 선상 연회는 저 녀석이 시간 때우기 위해 시작한 거니까." 스승이 침묵한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7 그 무시무시한 제안에 대한 침묵은 10초 가까이 지속되었다. "한 가지, 확인 좀 하겠습니다."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내기 플레이어로 참여하는 건 나와 당신뿐인 건가?" "아니야? 너나 나나 제자가 있잖아. 마술사라는 건 제자를 이용해 돈을 버는 거지. 규칙을 잘 지키고 잘 돌아다니는 것뿐이야. 그 외의 세부적인 조건은 펨의 규약에 준하는 것으로 하면 되겠지?" 구이, 하고 지즈가 잔을 비운다. 과육처럼 싱싱한 입술을 손등으로 닦으며 스승을 관찰하고 있다. 반면 스승은 마치 뱀을 노려보는 개구리처럼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지즈의 제안이 자신에게 유리한 제안이기에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거기에 걸려 있는 운명은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선생님” 내 옆에서 에르고가 속삭인다. "제 일은 선생님께 맡기겠습니다. 그것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선생님께 맡긴 결과라면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 '에르고' "신명재판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요. 신처럼 그저 기도할 수밖에 없는 미래에 대해 자신의 운명을 통째로 맡김으로써 어쩔 수 없는 불안과 걱정을 떨쳐버리기 위한 행위. 그렇다면, 이 한 달 정도의 인생밖에 없는 저에게 있어서는 선생님밖에 없습니다." 스승이 숨을 죽인다. 에르고의 정체를 알게 된 지금, 스승에게 있어 그의 신뢰는 더욱더 무거워졌을 것이다. 차라리 자신의 목숨만 문제였다면 이렇게까지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맡긴다고 하면. ------ 알았다. 받자, 방황해의 지즈." "좋은 대답이다. 엘멜로이 2세." 지즈가 일어섰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8 "그 녀석을 만난 경위를 다시 한 번 설명해봐, 플랫." "펨 씨네에서 만났다는 이야기인가요?" "그건 아까 들었어.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 타이밍에 접촉한 건 우연이 아니야. 저 녀석, 처음부터 너를 노린 게 아니었어? 그렇다면 다른 이것저것 장치를 해 왔을 텐데." 아, 처음부터 저를 노린 건 틀림없습니다. 아니, 내가 하고 있던 마술 해킹에 편승해 왔으니까요." "네 해킹에 걸려들었다고?" 얼마 남지 않은 바르바주앙을 먹으면서 플랫의 대답에 스승님의 눈썹이 움직였다. "그렇습니다. 반 펨 씨네에서 뭔가 재밌는 이야기가 없을까 싶어 여기저기서 마술 해킹을 하며 구경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인사하러 왔어요.“ 플랫이 가끔 그런 짓을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시계탑에만 국한된 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사도의 무릎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꽤나 위험한 공이 아닌가 싶다. "처음에는 아, 공격성 방벽을 밟았나 싶어서 도망쳤는데, 제가 도망치는 곳보다 먼저 달려오는 바람에 너무 재미있었어요! 오로지 마술 회로 구동시켜서 즉석 술식을 칠십 개 정도 써서 드디어 따라잡혔나 싶었는데, 아니, 실은 나도 마술 해킹을 하고 있었어, 라고 저쪽에서 말하더라고요, 해킹 동료 같은 건 좀처럼 찾을 수 없는 거고, 거기서부터 술식 조합이라든가, 기반과 앵커의 월령별 세팅 같은 이야기로 한참을 떠들었죠! 교수님께 전화를 드린 것도 그 이야기를 하면서 차를 마시고 있을 때였어요." 이야기만 듣고 있자니 동호회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스승님은 계속 어려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바바주앙과 함께 가져온 차가운 차를 마신다. 뒤늦게 나도 마셨는데, 입안에 남아있는 바바주앙의 기름기를 자스민 향이 나는 홍차가 시원하게 씻어주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49 "하나만 말씀드릴게요, 선생님." 에르고가 끼어들었다. "뭐야, 에르고" "지즈의 마술 실력은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렇다면 왜 도박판을 만들었을까요? 지즈의 전력이라면 우리를 압도하는 게 더 쉬울 텐데 말이야. 뤄롱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도박 같은 운에 맡기는 도박을 왜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아, 그렇다면 짐작은 간다.“ 관자놀이를 누르면서 스승님이 말한다. "펨의 선상 연회에서 카지노 배의 주인인 반펨에게 승리한 자는 그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 즉, 지즈에게는 반펨으로부터 승자의 보상으로 얻고 싶은 것이 있다는 뜻이겠지." “------ "그렇구나." 그렇다면 납득이 간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어본 것만으로도 반 펨이라는 사도는 꽤나 특별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렇기 때문에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도 손에 넣지 못한 것을 소지하고 있다는 ------ 것은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나를 끌어들이면 그 보상과 에르고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겠군. 합리적이라고 하면 합리적인 이야기다. 오히려 너무 합리적이라 신대의 마술사답지 않을 정도로 말이야.“ 스승의 말에 몇 초 뒤늦게야 나는 겨우 납득했다. 물론 스승과 지즈의 대화는 그런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을 것이다. 지즈의 태도를 보면 스승님의 속마음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대략은 지금 이야기와 같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엄청나게 큰 의문도 생겼다. 그 지즈가 원하는 물건. 그것은 무엇일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0 "아, 하지만 교수님“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데, 플랫이 토끼 귀처럼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펨의 선상 연회에 참가하려면 참가비가 꽤나 많이 들어요. 괜찮으세요?" 순간 스승님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너무도 파격적이고 상식과는 동떨어진 일들만 연속으로 벌어져 당연한 사정을 망각하고 있었다며, 점점 창백해지는 안색이 너무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었다. "저기, 스승님, 괜찮으십니까?" "아니, 잠깐, 그건" 금방이라도 뱉어낼 것 같은 입을 꾹 다물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평평하게 묻는다. "저기서 취급은 유로였지. 요즘은 얼마야?" "백만 유로예요. 달러로 환산하면 대략 백삼십칠만 달러, 엔으로 환산하면 1억6천만엔. 파운드화로는 67만 파운드 정도입니다."라고 플랫이 씩씩하게 대답한다. 일정 이상의 마술사라면 이 정도의 기록과 계산은 마술 회로가 자동으로 해준다고 한다. 물론 자신이나 스승과는 거리가 먼 기능이다. 엄밀히 말하면 스승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가뜩이나 부족한 마술회로의 자원을 그런 대체 가능한 용도에 할당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큰돈을 당장 마련할 수 있을까? 스승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관광지 특유의 아름다운 푸른 하늘에 사라질 것만 같았다. "내 호주머니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아니네 ------ 여기서 라이네스에게 의지하면 분명 불어 닥칠 텐데 ------“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바닷바람에 묻힌다. 본래 군주라는 신분이라면 그리 어려운 액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당연히 스승은 제대로 된 군주가 아니었기에 그 액수만큼은 매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1 이 액수를 무담보로 준비해 준다고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거의 없겠군." 스승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휴대전화를 꺼냈다. 점점 더 씁쓸해진다, 마치 그 단말기가 값어치 없는 악마라도 되는 것 같았다. "아 웨이버! 너한테서 연락이 오다니!" 휴대전화 너머로 한 청년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승님의 어둡고 침울한 표정과 너무 대조적인 목소리였다. 어쩌면 스승님의 스승님의 안색이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전화의 상대는 친구의 고뇌를 기뻐하는 참으로 변태적인 기질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름은 멜빈 웨인즈라고 한다. 시계탑에 소속된 마술 각인 조율사이다. 스승의 자칭 절친이라니, 마치 에르고와 바이 뤄롱의 관계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쪽은 기억을 잃었다거나 하는 복잡한 사정이 아니라 정말 멋대로 자칭한 것뿐이다. 스승의 허락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은 청각을 '강화'하여 그 대화를 듣고 있었다. 에르고도 마찬가지로 대화에 집중하고 있고, 플랫은 주위를 서성거리고 있다. 또한 스승에게 엄명을 받은 것은 전화 통화 중에 플랫이 실종되지 않도록 잘 지켜봐 달라는 것이었다. "이건 기념비적인 사건이야! 음, 빨리 기록해야겠어! 자네, 최고급 펜과 잉크를 준비해줘. 저기, 저번에 선물한 장인의 일품이 있었지? 그리고 그 매혹적인 허벅지를 책상에 올려놓을 수 있게 해줘라!--- 우오오옥!“ "괜찮겠지? 꽤 피를 많이 흘린 것 같은데......." "응, 괜찮아. 최근 반년 정도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증혈제를 이것저것 바꿔가며 복용 중이야. 하지만, 뭐, 이런 파동은 늘 있는 일이야. 아, 잠깐, 가슴부터 하복부까지 피가 범벅이 됐어! 가슴부터 하복부까지 피투성이인 나를 두고 가지 말아 줄래, 여보! 아, 아니, 세 번째는 사과할 테니까! 네 배꼽 모양이 딱 토하기 쉬웠다고나 할까!" "..... 바쁘신 모양이네“ "아, 아니, 끊지 않아도 괜찮아, 친구. 이미 가버렸어. 어차피 충분히 시간이 지나면 다음 아이가 오도록 준비해 놓았으니까. 내 취향으로는 여성의 복부와 허벅지를 즐긴 후 달콤한 침을 흘리는 것이 가장 좋은 흐름이라고 생각하는데, 이해해 주는 사람이 별로 없네요.“ 정말이지 껄렁껄렁한 발언의 연속이었다. 어떤 종류의 정보량이 너무 많아 이쪽에서 씹을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 스승님의 경우, 처음부터 이해를 포기한 듯 특별히 대화에 끼어들지도 않았다, "사실, 여행 도중인데." 라고 말을 꺼냈다. "펨의 선상 연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호오! 소문의 사도의 도박인가!" 멜빈의 목소리 톤이 두 단계 정도 높아졌다. "훗훗....... 사정을 알겠어. 내가 구경거리가 되는 대신 나에게 구경료를 내라는 거겠지." "말이 빠르네." 눈에 띄게 스승님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진다. 멜빈이 타고 온다면 금전적인 문제는 해결된다. 동시에, 사건의 번거로움이 배가 될 것임은 확실했다. 어쨌든 이 남자, 오락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서슴지 않는데 스승이 성배전쟁에 참가하여 엘멜로이 교실을 물려받게 된 것도 당시 동급생이었던 이 악마 같은 청년이 여러 상대의 파멸을 보기 위해 손을 빌려주었던 것이 원흉이 될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스승은 파멸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로 인해 멜빈의 흥미를 크게 끌게 되어 지금까지 관계가 이어져 왔다고 한다. 그 관계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다만, 예전에 마안수집열차 사건 직후에 그가 내뱉은 말을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언젠가 그는 로드 엘멜로이의 이름을 다른 사람에게 물려줄 거야. 2세라든가, 3세라든가 하는 게 아니라, 이번엔 진짜 로드 엘멜로이로서 말이지. 그렇다면 그 때 웨이버의 이름을 불러줄 상대가 없으면 외롭지 않겠어?” 그 대사대로 이제 스승을 웨이버라고 부르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이 멜빈이었다. 어쩌면 엘메로이 2세라는 입장을 통하지 않고 과거부터 계속 스승님 그 자체를 바라보고 있는 단 한 명의 인간일지도 모르겠다. 잠시 후, 대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엔 네 편이 될 수 없어. 실은 선약이 있어서 말이야." "선약?" 스승의 눈썹 사이에 주름이 생겼다. 거절당한 것 자체가 그리 큰 충격은 아니었을 것이다. 지극히 변덕스러운 이 청년의 행동은 언제나 상상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아까 말한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스승의 마음속에는 더 컸을지도 모른다. 라이네스에게 빚을 지는 것보다는 낫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비교의 문제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이야말로 우리를 전율케 했다. "방황해의 마술사에게 후원자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어.“ 귀를 의심했다. 스승님뿐만 아니라 '강화된' 청력으로 듣고 있던 에르고 역시 눈을 의심했다. 유일하게 플랫만이 "와, 그 수가 있었구나!" 라며 즐거워하며 손뼉을 치고 있었다. "뭐야 ------! “물론, 내 절친한 친구는 특등석에서 볼 수 있게 해줄게! 라고 하기 보다는 특등석을 보장받았기 때문에 이번 이야기에 승선한 셈이 되었네. 아니, 역시 방황의 바다답게 담보로 내놓은 주체도 알비온의 발굴물급 물건이었지만 ------” "...... 그럼 너, 지금 어디 있는 거야? "후후, 과연 알겠지?" 빙긋이 웃는 멜빈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올랐다. "사실, 모나코의 오오, 이 이상은 비밀이다. 하지만 너의 활약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기대가 크다고 말해주지!“ 푸욱, 하고 통화가 끊어졌다. 한 숨을 쉬고 자신이 스승에게 물었다. "저기, 스승님, 방금 그거 ------ "들었던 대로다." 한숨 섞인 목소리로 스승님이 대답했다. "저 녀석은 내 편을 드는 것보다 이번엔 지즈 편을 드는 게 더 재미있다고 생각한 거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던 스승의 편을 드는 것은 단순히 재미있기 때문이고, 적으로 삼는 것이 더 재미있다면 쉽게 손사래를 칠 것이다. 하지만 '선약으로, 지즈씨라니.......' "아, 그쪽은 예상치 못했어. 지즈도 일본에서 헤어진 후 한가롭게 지내고 있는 건 아니겠지? 라고는 생각했지만 ...... 꽤나 기발한 계략을 꾸미고 있었던 모양이다. 설마 멜빈에게 미리 협상을 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스승에게 방심하지 말라고 지즈는 말했지만, 정말 그 말이 맞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2 전화를 끊고 나서 멜빈은 빙긋이 웃었다. 끔찍하게 악마적인 미소였다. 직접적으로 가장 친한 친구를 배신한 것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적대적인 모양새를 취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결코 비유가 아니라 내일 아침 모나코 바다에 시체가 떠다녀도 이상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이 청년은 너무 즐거워 보였다. "그래. 역시 이렇게 해야지, 너와 친해지느니 차라리 빨리 죽는 편이 낫다는 거지." 넓은 침대에 나른하게 누운 채 휴대전화를 바라보는 눈빛은 너무나도 다정했다. 마치 그 단말기가 자신에게 단 하나 남은 인간성의 조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3 그리고 다시 한 번 휴대 단말기를 만져보았다. "안녕하세요." 통화가 연결되고 나서 인사를 건넨다. "나와 당신의 예상대로 웨이버가 무심코 상담을 해 왔어." "하하하, 그 녀석은 좋았어" 전화기 너머로 지즈가 웃는다. 방금 전 2세들과 항구에서 헤어진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는 몹시 유쾌했다. "물론 거절했어. 여기서 웨이버가 고작 백만 유로를 위해 어떻게 빚을 쌓아가는지, 이전 마안 경매에서 두 자릿수 미만의 금액에 어떤 유쾌한 표정을 짓는지 직접 확인할 수 없는 게 아쉽네요." "어머, 그건 미안한 짓을 했네." "아니, 계약은 계약이다. 오히려 나로서는 오히려 좋다. 일명 재미있는 일을 하려면 먼저 자신의 버릇을 싫어해야 하는데, 주변과 오래 사귀다 보면 어느새 편한 일면이 생기기 마련이다. 조금 억지로라도 깨뜨려야 했기 때문에 당신의 제안은 소원성취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면 고맙군. 뭐, 나도 엘메로이 2세 주변에서 당신이라면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을까 해서 이야기를 꺼낸 건데........" "이쪽도 놀랐지만......." 멜빈이 소감을 덧붙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4 "일단 이쪽도 두 명 정도 참가비를 받아도 될까?" "네, 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멜빈이 눈앞에 있는 노트북을 가볍게 터치한다. "지금 송금해 뒀어. 나중에 계좌를 확인해 주면 되요. 근데 왜 두 명이나 필요한 거지? 그 질문에 전화기 너머의 지즈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건 내 제자도 참여하기 때문이야."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5 하얀 갑판 위로 돌아서서 물었다. "그래서 교수님, 결국 참가비는 준비됐나요?" "------ 아직이야." 라고 스승이 말했다. 안색이 상당히 안 좋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을 정도로 창백해져 있다. 낮에 지즈와의 만남 이후 여기저기 전화도 하고 인터넷으로 연락도 해봤지만, 결국 마땅한 빚쟁이가 없었던 모양이다. 어찌 보면 자초지종이다. 약탈공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 것은 좋지만, 그만큼 주변에서 경계심을 갖게 되어 당장 대출을 해줄 수 있는 상대가 없어진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6 "라이네스도 루비아도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야." "루비아 씨도요?“ 나도 모르게 말을 끼어들었다. 일단 시계탑으로 돌아간 라이네스에 대해서는 연락이 닿지 않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시계탑에서 어떤 음모를 꾸미는 경우 도청 등의 경계를 겸해 전파가 닿지 않는 곳을 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시계탑에서 과학 기술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만약을 대비해서라기보다는 마술적인 결계를 쳐서 전파도 통하지 않게 하는 패턴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나중에 합류하기로 했던 루비아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 것은 ------. 엄한 표정을 지으며 에르고가 물었다. "------ 그럼 어떻게 하실 건가요, 선생님." "둘 중 한 명만 연락이 닿으면 어떻게든 될 ...... 어쩌면 ------ 가 ------ 가 ------ 우, 음 ------ 우회적으로 범위를 넓혀서 다른 군주의 귀에라도 들어가면 확실히 ------“ 말끝이 프롬나드 데크의 즐거운 사람들의 소리에 섞여 사라진다. 이 여행을 떠난 이후 가장 큰 고비였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해서, 사건이라면 해결하면 된다. 신비라면 나나 에르고가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금전적인 문제로 의지할 수 있는 상대가 하나같이 망가져 버렸으니 말이다. "이봐, 플랫. 너 비상금이라도 있는 거 아니야?" "아, 교수님! 역시 나도 백만 유로의 용돈은 없어요! 만약 있었다면 지금쯤 소프트하우스에 투자하고 있을 거라고요!“ 학생들의 비상금을 잡으려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든다. 이것이 마술계의 군주 중 한 명이라니, 세상은 알 수 없는 일이다. 지난번 사건으로 대립했던 로드 멜루아스테아가 들으면 배꼽을 잡고 웃음을 터뜨릴 것 같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7 모나코치고는 유난히 어두운 골목길이었다. 실제 광도의 문제가 아니다. 개념으로서 어둡다. 즉 그것은 자연현상이 아니라 신비가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마술에 의한 결계, 특히 인신공양으로 분류되는 결계가 골목길 뒤편에 쳐져 있는 것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8 "소문만 무성한 반 펨은 어떻게 지내는 거야?" "그 사도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배 밖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 같네요. 그래서 시계탑 지부와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거겠지. 마피아도 모나코의 정세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마피아들도 모나코의 정세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네요.“ "대부분의 지역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치안도 완벽한 모나코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통신망이 뚫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잖아요." 그 때문에 통신을 끊은 결과, Ⅱ세네가 참가비 부족으로 고통을 겪게 되었지만, 두 사람은 알 길이 없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59 순간 공기가 잔잔한 파도처럼 흔들리는 것 같았다. 고요한 수면에 주름이 잡히는 정도였지만, 그들 사이에서는 거문고를 세게 울린 것처럼 분명하게 느껴졌다. 이시리드가 와인 잔을 빙글빙글 돌렸다. 잔 안쪽에서 긁힌 술 향이 비강을 자극하는 빙산처럼 딱딱한 인상과 함께 감귤류의 뉘앙스를 느꼈다. 갬블러들이 좋아하는 맛일 것이다. 그들은 술에 대한 고양감뿐만 아니라, 술에 대한 냉정함도 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금해졌어요. 저 유명한 엘메로이 2세도 펨의 선상 연회에 참가하려고 하는 건가 싶어서요. 아, 아니요, 물론 대답하지 않으시면 노코멘트로도 괜찮지만요!" 이시리드는 와인잔을 들고 있지 않은 쪽의 손을 흔들었다. 스승은 그저 무심코 시선을 떨어뜨릴 뿐이었다. "그렇군요. 그 부분은 이번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유감입니다." 이시리드는 어깨를 으쓱했다. - 로드 엘멞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0 "그렇다면, 이건 독백이지만 ...... 과연 명석하기로 소문난 현대 마술과의 군주는 이미 눈치를 챈 건가 싶어서요.“ "소문?" "반펨씨가 지난번 도전자에게 패배했다는 소문입니다." 이시리드뿐만 아니라 옆에 있던 두 사람, 예스젠과 아젤의 시선이 스승에게 집중되었다. 상대의 일거수일투족에서 어떤 사소한 정보라도 수집하려는 눈빛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1 이시리드는 카지노의 샹들리에를 올려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다만, 이번 선상 연회도 이미 예고된 일이니, 그 이름에 걸맞게 개최 시점에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누가 이겼는지 아십니까?" "아니요, 반펨 씨에게 도전하는 사람은 정체를 드러낼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 도전자들은 후자를 선택한 것 같네요." 즉, 그들이 모인 것은 반펨이 패배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제 자신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약탈공이라 불리는 스승님도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2 머리가 어지럽다. 저기....... 저기........ 마치 뇌를 불에 태워 버린 것 같다. (이건 ------) "아, 교수님. 그레이가 뱃멀미하는 것 같으니 좀 쉬는 게 좋지 않을까요!" 갑자기 플랫이 손을 들었다. "어머, 이 배에서 뱃멀미라니, 흔치 않은 일이네요." "죄송합니다. 조금 쉬게 해줄 테니 실례하겠습니다." 스승님인지 회화를 하며 이쪽 허리를 밀었다. 그 힘의 강약에 이끌려 조금 떨어져서야 입을 열었다. "------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이야기가 중간에 끊어졌어요." "아냐, 아냐! 이제 슬슬 그런 타이밍이었지 않습니까! 교수님이 반펨 씨의 선상 연회에 참가한다면 그 사람들은 라이벌이 될 테니 더 이상의 정보 유출은 피하는 게 좋겠지! 그 사람들도 이제 슬슬 완전히 멋쟁이 모드에 들어갔잖아~! "아, ------" 하고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왔다. 의외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해도 될까. 아니면 내가 너무 생각이 없는 것일까? "일단 선상 연회에 대비해서 교수님도 카지노 게임을 한 번 체험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참가비 조달도 필요하지만, 참가비만 빼앗기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요!“ 진지한 얼굴로 플랫이 말했다. 이런 표정도 짓는구나, 라는 의외의 생각이 들었다. 아니, 게임에 관해서는 스승님도 플랫도 항상 진지한 편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전통과 최신의 차이만 있을 뿐, 카지노 역시 게임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카지노의 조명을 비추며 플랫의 눈이 반짝인다. "나도 이번만큼은 이기고 싶어요!" 배짱 포즈를 취하며, 엘메로이 교실의 최고참 학생은 힘차게 선언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3 '플랫' 카지노를 빠르게 걸으며 엘멜로이 2세는 자신의 제자에게 입을 열었다. 눈부신 일루미네이션이 시시각각 색을 바꾸어 간다. 아마도 이 색의 변화도 손님들을 유도하는 데 한몫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는 사이 카지노의 흥겨운 음악이 경쾌한 재즈에서 무디한 록으로 바뀌었다. "에르고를 보고 뭔가 느꼈나?" "오, 단도직입적이네요, 교수님!“ 두 검지손가락을 쫙 펴며 플랫이 말한다. "그냥 네 인상을 말해봐. 이런 경우, 네 직감은 나름대로 믿을 만해." "음~------ 예를 들어, 섞임새가 부족한 네링네링네링네라든지?" "좀 더 내가 알아듣기 쉬운 말로 해봐." "네 교수님! 신을 삼켜버렸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근데 그 느낌은 단순히 먹이는 목적이라면 효율적이지 않다고 할까, 합체 로봇 문제 같네요! 세 대의 로봇을 하나로 합체시키는 것보다는 따로따로 싸우게 하는 게 보통은 더 강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 분위기는 알겠다. 인간에게 신령이 일시적으로 빙의하는 식이라면 물론 신대(神代)와는 정확도가 비교가 안 되겠지만, 현대에도 존재하니까. 왜 꼭 세 개여야만 했는지는 모르겠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에르고에게 신을 먹게 한 실험장을 2세는 보았다. 그 장소에는 에르고에게 바쳐진 세 조각의 신체 외에 또 다른 두 가지 암시가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네 번째 기둥의 신과. (------ 다섯 번째 기둥의 신, 으로도 괜찮을까요?) II세도 아직 그 의미에 도달하지 못했다. 네 번째 기둥에 대해서는 그 자리에 비장되어 있던 오시리스 신의 신체라고 해도 다섯 번째 기둥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에르고가 먹은 세 번째 기둥도 마찬가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4 생각에 잠기려는 찰나, 응접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두 번 두드리자 특별히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문이 열렸다. 거기서 들어온 것은 딜러 복장을 한 금발의 미녀였다. "수고했어, 쿠폴라" "언니들을 대표해서 두 분을 모셨습니다." 표정을 전혀 움직이지 않고 쿠포라라고 불리는 미녀가 말했다. 그 뒤에는 방금 헤어진 두 사람이 있었다. "스승님, 플랫 씨" "그레이도 여기 있어? 스승님이 의외라는 듯이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반펨은 실크 모자를 가슴에 대고 인사를 건넸다. "처음 뵙겠습니다, 로드-엘머로이 2세, 이 배의 소유주인 발레리 페르난도 반더스탐이라고 합니다. 다들 반 펨이라고 불러요." "이쪽은 처음 뵙습니다, 반펨 씨." "하하하, 남의 예의는 빼고 가자. 내 친구로부터 당신의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어. 시계탑에 현대를 대표하는 마술사가 태어났다고 말야.“ - 로드 멜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5 "어이쿠, 반펨 씨! 현대를 대표하는 분이잖아요! 교수님의 위엄은 모든 신비를 대표한다고요! 베르너 군이 들으면 나보다 훨씬 더 열렬하게 이야기해 줄 테니까요!“ 아무래도 친구란 플랫을 말하는 것 같다. 청년의 금발머리가 기분 좋게 펄쩍펄쩍 뛰는 모습이 흐뭇하게 느껴졌다. 플랫이 보기에는, 도움을 받았던 지역 명사와 스승과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시계탑의 군주와 상급사도라는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면 다소 불길한 조합이긴 하지만 ------ 그리고 반펨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야기, 어차피 플랫은 도청을 하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네, 네, 네, 물론 듣고 있었어요, 듣고 있었어요! 그레이짱과 에르고 군을 치료하는 술식!을 반펨 씨가 알고 있다는 것도 아까 교수님께 말씀드렸어요! 하지만 실종이라니, 집사님 말씀이신가요?!”그 반응에 나도 나도 모르게 끼어들었다. "플랫은 알고 계신가요?" "그레이한테는 말 안 했었나 봐요. 린짱의 조수이자 루비아짱과 함께 일했던 집사야! 일본 게임의 구매도 30% 정도는 부탁하고 있어. 요즘은 대부분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 있는 시대지만, 역시 현지의 네트워크는 다르니까!" 그러고 보니 루비아의 집사 이야기는 몇 번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그녀에 대한 소문을 여러 사람에게서 듣게 되는데, 그 대부분은 우아한 하이에나로서 에델펠트 가문이 얼마나 두려운 존재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루비아가 직접 열정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 인상 깊게 남아있었다. 하지만 그런 루비아의 집사이며 동시에 린의 조수라니.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6 "스승님은?" " ------ 에미야 시로의 이름은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이야기를 나눈 건 딱 한 번뿐이야. 아까 플랫이 말했듯이 미스 토오사카의 조수이기도 해서 그녀에게 차를 가르쳐 줄 때 등 함께 한 적은 있지만........" 심히 곤란한 표정으로 스승님은 입술을 꽉 다물었다. 그리고 자신만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덧붙인 것이다. "제5차 성배전쟁의 생존자 ......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승리자다." 충격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제5차 성배전쟁. 한때 스승님이 참여했던 제4차 성배전쟁의 다음 전투. 닥터 하트레스에서 시작된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스승이 참가하지 못한 일곱 명의 서번트들이 성배를 놓고 다투는 대 의식을 말한다. 에미야 시로라는 상대가 토사카 린과 마찬가지로 제5차 성배 전쟁의 참가자, 아니 승리자라니.......! "스승님은 그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셨나요?“ 그토록 참석하고 싶어 했던 의식 참가자와 스승님 사이에는 도대체 어떤 정보가 오갔을까. "별거 아니야. 다만, 마술사로서 특이한 상대였을 뿐이다. 그렇다면 시계탑이 좁겠구나, 라고 생각했지." (------ 좁다) 그 시계탑에 대해 그런 생각이 든 것은 나 자신도 의외였다. 현대의 마술사에게는 성지. 이미 몇 년을 보낸 나조차도 그 전모를 파악할 수 없는, 마치 끝없이 펼쳐진 묘지 같은 장소. 하지만. 그 시계탑조차도 좁은 상대라면, 어떤 의미에서 이 펨의 선상 연회에서 만나는 것은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 원래는 시계탑의 세력권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 군주가 움직였기 때문에, 더 이상 겹칠 수 없는 운명이 교차한 것이 아닐까, 그런 직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7 "일단 사정은 알겠습니다." 설명을 들은 스승이 말했다. "지난번 선상 연회에서 거의 무패에 가까웠던 당신이 도박에 졌다고 들었는데, 왜 당신이 그 에미야 시로를 찾게 된 건가요?“ "아직 상금을 주지 않았으니까요. 반펨은 지면 상대를 바다에 띄워놓고 상을 주지 않겠지~ 그런 평판을 견딜 수 있겠어?“ 생각보다 속물적인 말에 반펨은 입술을 비틀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동시에, 그렇다면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이긴 상대에게 상금을 주지 않는다는 평판은 카지노로서는 치명적일 것이다. 아무리 승산이 희박하더라도 인간은 거기에 꿈이 있기에 참가하는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8 잠시 생각에 잠긴 스승이 입을 열었다. "당신이 이길 경우 받을 수 있는 상금은 정해져 있나요?" "아니요, 맡긴 돈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했지만, 이겼을 때를 딱히 생각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어쩔 수 없으니까, 그럼 나중에 다시 오라고 말하고 기다렸어요. 하지만 곧 연락이 두절되고 말았어요." "그렇다면 에미야시로가 보호받게 된 이유가 펨의 선상 연회를 이겼기 때문에 ...... 가정하고, 이 경우 범인의 동기를 몇 가지 생각해 볼 수 있겠군요." 그렇게 말하면서 스승님이 두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먼저 가운데 손가락을 구부렸다. "예를 들어, 납치한 상대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에미야시로에게 말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것. 그리고 검지손가락을 구부린다. "아니면, 에미야 시로가 당신에게 이기는 비결을 가르쳐 주고 있을 가능성도." "그래. "그래, 둘 다 가능하겠지. 내가 본 바로는 그는 꽤 무욕적인 타입이었으니까.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다면 쉽게 상금의 권리를 양보할 수도 있겠지." 순간 린이나 루비아와는 정반대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상대가 린의 조수이자 루비아의 집사라는 것도 납득이 간다. 동시에 그 두 사람에게 명령을 받는 입장이 되면 꽤나 비극이 시작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제5차 성배전쟁의 승자라고 하면 역시 그 정도의 강인함은 갖추고 있는 것일까. 내 부족한 지식으로는 이스칸다르나 헤라클레스 같은 영웅을 상상할 수 있는데, 과연 어디까지 현실에 부합하는 것일까. 고무매트 표면을 쓰다듬으며 반펨은 미소를 지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69 "글쎄, 사람 찾기를 할 생각이야? 물론 보상은 톡톡히 챙길 생각이야. 아까 당신의 내제자와 제자에게도 말했지만요." 반 펨이 말한 내용 중에는 에르고의 기억 포화를 치유하는 방법도 있었고, 자신의 나이 고정을 해제하는 술식도 있었다. 스승님도 그런 내용이 암시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조용히 응접실의 샹들리에를 올려다보고 있다. 이 정도 거대한 배라면 거의 섬과 다를 바 없는지 샹들리에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윽고 입을 열었다. ------ 솔직히 지리에 대한 지식도 없는 이국땅에서 제대로 된 수색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괜찮으시다면 계약금만 받겠습니다." "어머, 계약금이라니?" 한쪽 눈썹을 치켜든 반 펨에게 스승은 이렇게 말했다. "펨의 선상 연회 참가비로" 아, 목소리가 터져 나올 뻔했다. 그렇다면 반펨 입장에서는 별다른 지출이 없고, 스승님 입장에서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한 수이자 서로에게 손해가 없는 제안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정말 괜찮을까? 내기라면 나는 손해를 보지 않을 거야. 지금까지의 승률을 보면 대부분 헛수고가 되겠지만 말이야. 아, 아니, 지난번 패배한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는 건 좀 거만하지만........" "그래도 백만 유로의 의뢰료라고 생각하면 파격적이죠." "하하, 틀림없어." 반 펨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다시 한 번 부탁을 드리자면, 로드-엘멜2세, 에미야 시로를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0 반펨이 준비한 방에 자신과 스승님은 들어가게 되었다. 스승의 제안으로 침대는 두 개가 떨어져 있는 위치에 두 개가 준비되어 있다. 의외로 소박하고 차분한 방 구조였다. 하지만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모나코의 밤과 바다가 어우러진 장엄한 풍경은 이 호화 여객선 중에서도 이 객실이 특별한 객실이라는 증거일 것이다. 스승이 그 베란다에 다가와 작게 주문을 외운다. 그리고 내민 손을 펼치자, 그 안에 잠들어 있던 새가 날개를 퍼덕이며 모나코의 도시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지금 것은? "저급한 영혼을 이용한 사신이다. 모바일 단말기로는 린들과 연락이 닿지 않으니, 저것에게 찾게 해. 일단 트림마우에게 사용한 술식과 같은 범주에 속하는 건가?" "그러고 보니 트림마우에게 인격을 부여하는 것도 원래는 스승님의 술식이었죠?" "저쪽은 거의 월령수액의 연산 능력에 의존하고 있지만 말이야. 예장에 마술을 더한 것도 라이네스의 특기가 있었기에 가능했지." 심술궂은 듯 스승님이 입술을 찡그리며 말했다. 사실 스승님의 그런 표정이 싫지는 않았다. 아주 조금은 라이네스가 스승을 괴롭히는 기분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아주 조금이지만. 다만 지금은 그것을 즐길 만큼의 기운이 남아 있지 않았다. 소파에 파묻히듯 앉아 작게 숨을 헐떡였다. "왜 그러지, 그레이?" "왠지 술에 취한 것 같은 기분이에요." 이런 거대한 배에서 뱃멀미도 없을 텐데, 몸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왠지 내가 문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속쓰림이나 메스꺼움은 없나?" “------ 아니요, 그런 건 없습니다. 다만, 왠지 모르게 몸이 푹신푹신하고 힘이 잘 안 들어가서요.”"거기 앉아 있어" 스승은 발걸음을 돌려 방 한 구석으로 다가갔다. 방에는 작은 부엌이 딸려 있었다. 스승은 그 가스레인지에 작은 프라이팬을 올려놓고 냉장고에서 계란을 꺼냈다. “스승님이 요리를?” "무슨 일인가?" 뒤돌아선 채 스승이 말한다. "아니요. 요리하는 이미지가 없었거든요." 런던의 아파트에서는 동네 커피숍에서 논문을 쓰면서 먹거나 게임을 하면서 샌드위치 등을 먹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며, 시계탑 본부와 현대과의 위성도시인 슬러에서는 스승이 군주인 탓에 매번 고급 요리가 차려져 있었다. "혼자 여행하던 시절에는 뭐든 할 수 있어야 했으니까. 런던에서도 네가 오기 전까진 절반 정도는 자급자족을 했어.“ (중략) 바삭하게 구워진 베이컨을 맛보며 스승에게 물었다. "반 펨 씨의 의뢰, 어떻게 할 건가요?" "정식으로 의뢰를 받은 이상 진행할 수밖에 없겠지. 어차피 에미야시로 건은 선상 연회와도 관련이 있을 것 같으니까." 스승님도 자기 몫을 먹으며 대답했다. 에미야시로. 제5차 성배전쟁의 승리자 지금까지 자신은 성배전쟁에 대해 승리자라는 이미지를 가진 적이 없었다. 스승님이나 린과 같은 생존자만 알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왠지 그 결말은 모두 비극적인 결과로 끝났다 ------ 그런 인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동시에 또 하나의 의문이 생겼다. "어쩌면 ------ 린 씨나 루비아 씨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것도" "거의 틀림없이 그렇겠지. 방금 전의 서신도 그것을 반영하여 그녀들의 마력의 파장을 추적하도록 했다. ------ 그쪽은 평평하게 맞춰 준 술식인데." 아, 역시 나도 모르게 입이 튀어나와서 손으로 가렸다. 스승님이 상처받은 표정을 짓는 게 조금 미안했다. 나는 눈치껏 홍차를 마신 스승님을 눈치껏 쳐다보면서 한 가지 더 물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의뢰의 대가로 참가비를 받는 대신 에르고의 기억 포화를 막는 수술법에 대한 정보를 요구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플랫이 도청하고 있었다는 건 그 이야기도 듣고 있었다는 뜻이겠죠?“ "레이디. 자신을 뒤로 미루는 건 좋지 않은 버릇이야." 그 지적에 나는 귀가 번쩍 뜨거워졌다. 확실히 반 펨은 에르고의 기억 포화 상태와 자신의 나이 고정에 대한 해결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스승님은 이쪽의 변화에 부드럽게 웃으며 다시 한 번 홍차를 마신 후 말을 이어갔다. "다만, 그런 요구는 빚을 지게 될 것 같군요. 이런 협상은 등가교환이 중요한 거야. 딱히 마술의 원칙을 말하는 게 아니야. 대가와 얻는 것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자동적으로 빚을 지게 되는 거지. 상급 사도에 빚을 진다는 건 지옥으로 가는 계약서에 사인하는 것과 마찬가지야. 저 마안 수집 열차에서 마안을 공짜로 준다고 해서 선뜻 받을 수는 없지 않겠어?" 그런데, ------ 그렇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라이네스 등은 항상 그런 균형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아니, 누군가를 회유하고 싶다면 점점 더 고급스러운 것을 선물해서 상대가 미안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것 같다. 물론 나보다 부자한테는 통하지 않겠지만. 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도 있다. 그녀다운 발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그녀뿐만 아니라 마술사 전체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어차피 지즈에게 지면 끝이야. 그렇다면 더 이상 잃을 게 없으니 배의 연회에서의 승리에 모든 것을 걸어버리는 게 좋겠지. 에고를 구하는 술식도, 너의 고정화를 깨는 술식도 반펨에게 이겨서 빼앗아 버리자." 약세인가 강세인가. 스승님의 생각은 소심한 것 같으면서도 때로는 매우 대담하다. 천사와 악마라는 비유는 어울리지 않지만, 그 양면성이 이 사람을 시계탑의 군주로 만들어주고 있는 것 같다. 타인으로부터 약탈공 등으로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도 그런 성격 때문일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1 "유감이군요. 현대 마술과의 군주의 신분이 굳건하다는 건 사실이군요? 그렇다면 단도직입적으로........" 안은 인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펨의 선상 연회에 참석하실 거죠? 그렇다면 협조해 주시겠습니까?" "무슨 말이지?" “발표되는 도박에 따라 다르겠지만, 혼자보다는 둘이서 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스젠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바보가 되지 말라고 못을 박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당신에 대한 소문은 들었어요. 거물을 잡아먹는다는 소문도." 그 평판도 순리라고 할 수 있겠지. 군주라고는 하지만, 경시받기 쉬운 현대 마술과에 있으면서도 스승님은 몇 번이나 어려운 사건을 물리쳐 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보상은 두 사람이 나눠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머, 그렇군요. 저는 당신이 배 연회와 따로 내기를 하는 줄 알았는데요." "무슨 뜻이야?" "말 그대로예요. 펨의 선상 연회를 재료로 삼아 다른 내기를 하고 있는 ------ 솔직히 도박 소문을 잘 듣지 않는 엘메로이 2세가 반펨의 배를 타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어서요.“ 갑자기 공기의 경직성이 높아진 것 같았다. 이것도 역시 판 밖에서 벌어지는 흥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 긴장이 너무 고조되기 전에 여자는 슬그머니 물러났다. "연락처를 남겨 두겠습니다. 좋은 답장 부탁드립니다." 요염한 미소를 남기고 스젠은 사라졌다. 아마도 향수인지 뭔지 모를 냄새가 한동안 코끝을 떠나지 않았다. "사향이군." "뭔가 의미가 있는 건가요?"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마술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향이긴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스승님도 피곤한 듯 소파에 파묻혔다. "그 사람 이야기, 더 듣지 않아도 괜찮았나요?“ "어차피 천천히 이야기할 생각은 아니었어. 반펨의 말로는 펨의 선상 연회에 대한 설명을 오후 9시에 시작한다고 했으니까요.“ 스승님이 손 안의 휴대 단말기로 시간을 확인한다. 이제 열다섯 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2 조금 졸고 있는데, 갑자기 가슴에서 이상한 소리가 울렸다. "뭐야?" 가슴 주머니에 넣어둔 참가증 리퀘스트 카드였다. 그 카드에 그려져 있던 시계를 든 악어가 고개를 들어 이쪽을 향해 인사를 하고는 특유의 웅얼거림으로 이런 대사를 내뱉었다. "지금부터 펨의 선상 연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우오, 이게 뭐야!" 오른쪽 어깨의 고정 장치로 에드가 비명을 질렀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둘 다 비슷한 물건이지만, 상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타나면 역시나 놀라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엔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펨의 선상 연회에서 주군과 같은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은 세 명까지입니다." 카드의 악어가 매우 감정적으로 말한다. (세 명까지 ------?). 즉, 여기서부터 인원을 추려내는 거다. 하지만 어떻게? "따라서 첫 번째 게임을 개최합니다! 자, 여러분, 어서 저희 쪽으로 오세요!" 그 말을 하는 순간, 베란다로 통하는 유리문이 쾅 하고 닫힌 것이다. 즉시 몸을 돌린 스승이 현관문 손잡이에 손을 걸었지만, 놀라지도 않았다. "젠장, 이놈은!" 가슴의 넥타이핀을 들어 올려 두 번이나 보석 부분을 손끝으로 툭툭 두드렸다. "들리나! 플랫! "예스 교수님! 감도 양호 아이아이서! 이쪽도 방금 방금 공포영화처럼 문이 막 닫혔어요!" 플랫의 목소리가 곧이어 들려왔다. 아무래도 넥타이핀은 전령용 마술 예장이었던 모양이다. “이 녀석은 유서 깊은 탈출게임이군요! 디지털 게임 같은 데서 흔히 볼 수 있는 야토리알 버전! 최근 미국의 젠콘 등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펨씨, 유행을 좋아해서 바로 도입했어요!”금방이라도 빵빵 터질 것 같은 목소리가 넥타이핀에서 들려왔다. "탈출 게임 ......? 펨의 선상파티에서 그런 것도 하는 건가요?“ "한다! 교수님께는 미리 설명해 드렸는데,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져 있거든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하나는 오탄틱. 영어로는 오센테이츠쿠로, 그 이름 그대로 전통적인 갬블이야. 룰렛이든, 포커든, 블랙잭이든 그때그때 선택된다. 아무래도 가장 많이 하는 패턴이기도 하지요!" 그건 쉽게 알 수 있다. 나도 당연히 그런 도박이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다음은 마작. 마술 세계 특유의 도박이네. 서로의 마술 회로를 연결해서 어떤 신비한 놀이를 하는 건데, 어떤 의미에서는 펨의 선상 연회의 꽃이라고 할 수 있겠지. 이걸 보기 위해서만 오는 마술사도 있을 정도야!“ 이쪽도 이해할 수 있다. 마술사의 도박이라고 하면 당연히 그런 기발한 부분도 준비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마지막의 누벨. 완전히 새로운 도박의 틀! 그때그때의 반펨 씨의 취향과 기분에 따라 전혀 새로운 것이 나오기 때문에 무엇이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 이전에는 카탄으로 흥을 돋우었어! 이번 탈출게임은 확실히 이 게임방이 제일 재미있을 것 같아요!”오탄틱. 마지크. 누벨. 모두 프랑스 단어였다. 모나코의 공용어가 프랑스어로 되어 있었을 테니 그에 맞춘 것 같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3 "이야기는 알았다. 네 방은 어떻게 되어 있니?" "문과 창문이 막혔어요. 그리고 갑자기 모래시계가 나타났어요!" "뭐야?" 그 말에 자신과 스승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침대 옆에 어느새 앤티크풍의 모래시계가 놓여 있었다. 허리춤에서 모래가 흘러내리는 모래시계 아래쪽으로 모래가 흘러내리고 있다. 이것은 시간 제한이라는 뜻이겠지. 생각보다 짧다. 아마 20분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스승님” "알겠다." 희미하게 스승님도 목소리가 갈라지고 있었다. 그래도 동요를 억누르며 넥타이핀에게 말을 건넨다. "힘으로 탈출하라는 것은 아니지. 플랫, 이런 게임에는 뭔가 정석 같은 게 있는 거 아냐?“ "아니, 탈출게임의 패턴이 ------ 그래, 교수님이 가지고 있는 참가증에 뭔가 장치가 되어있지 않나요!“ "보자." 스승님이 손에 들고 있는 카드를 들어올렸다. "보자.“ 플랫의 말에 스승은 카드를 들어보였다. 어, 그런! 나를 이길 생각이야! 그만해! 연기파 대사를 하는 악어를 무시한 채 스승의 손가락이 카드의 앞면과 뒷면을 문지르듯 문지르더니 이내 딱 멈췄다. “이 카드는 ------ 겹쳐져 있어?” 조심스럽게 힘을 주자 카드가 두 장이 되었다. 새롭게 탄생한 표면에는 그림과 글이 적혀 있었다. 커다란 달걀에 얼굴이 그려져 있고, 양손과 양발이 붙어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험티덤티 ------? 영국 동요 '마더구스'에 나오는 유명한 캐릭터였다. 이 그림처럼 달걀을 의인화한 존재로, 이 햄티덤프티가 담장에서 떨어져 깨지면 왕의 기사단도 고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단 두 줄로 쓰여진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Humpty Dumpty sat on a wall Humpty Dumpty had a green fall "그럼 저도 알고 있습니다“ 아니, 영국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후반부는, 아마 이렇게 되겠지요?" 기억을 떠올리며 나는 나머지 시를 읊조렸다. all the king's horses and all the king's men couldn't put humpty together again '왕의 기사단도 고칠 수 없구나’ 마지막 말을 남긴 스승의 시선이 주방으로 향했다. 방금 전의 달걀이 아직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그것을 들어 올려 손 안에서 돌린다. 가느다란 손가락 사이로 하얀 달걀이 빙글빙글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있자니 아까 반펨의 마술이 떠올랐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4 "에르고, 저쪽 방에 숫자가 적힌 게 없나?""어... 숫자는 ------ 아, 벽에 룰렛판이 있어요!" 이번에는 에르고의 목소리였다. 플랫의 전성기 예장은 주변 사람의 목소리도 전달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룰렛의 숫자는 0부터 36까지만 있습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5 "일부러 4행시의 전반부만 써왔다는 것은 오히려 생략된 후반부야말로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 실제로 험티덤티의 시 후반부는 시대에 따라 몇 번이나 바뀌었다. 아까 네가 부른 노래는 후반부에 운율을 맞추기 위해 다시 다듬은 거다. 아마 처음 노래는 새뮤얼 아놀드가 써놓은 것으로 ------ 이런 식이었나?“ 잠시 생각에 잠긴 스승의 입술에서 또 다른 가사가 흘러나왔다. Four-score men and Four-score more Could not make Humpty Dumpty where he was before.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6 “팔십이 아니야 ------”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던 만큼 실망도 컸다. 하지만 스승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 속으로 파고들었다. “험티덤티는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 그렇게 말하면서 스승님은 재킷 주머니에 넣고 있던 작은 책자를 꺼냈다. 책자 페이지에는 룰렛의 이미지가 실려 있었다. 유럽식 룰렛이라고 한다. "이 경우 여든이 아니라 영국 고어로, 스무가 넷이야. 일부러 원래 험티덤티의 시를 쓸 거면 거기에 주목해야지." 룰렛의 사진을 손가락으로 누르며 스승이 말한다. "그레이, 룰렛을 어떻게 하는 건지 아나?" "음, 검은색이나 빨간색 같은 곳에 공이 들어가는 것을 맞추는 거죠?" "가장 간단한 내기 방법이지. 색깔을 맞추기 때문에 컬러라고도 하지. 색을 맞히기 때문에 컬러라고도 한다." "그럼 맞으면 베팅 금액의 두 배를 받을 수 있는 건데, 그 밖에도 다양한 베팅 방법이 있다. 가장 배당이 큰 건 공이 들어갈 숫자를 하나만 정확히 맞추는 베팅인데, 이 경우 36배가 된다." "아, 그럼 룰렛의 20을 이용해 4배가 들어가는 베팅 방법도 있네요!" "하지만 4배로 돌아오는 내기 방법은 없다." "---- 우”또 아웃. 왠지 삼진을 반복하는 타자의 기분이다. "아니, 나쁜 생각은 아니야. 그리고 스무 명이 네 명만 있는 게 아니야. 80명의 남자에 80명의 남자가 더 추가되더라도 말이다." 룰렛을 만진 스승의 손가락이 몇 개의 숫자를 훑어 내려간다. '스무 명이 네 명에, 또 스무 명이 네 명' 모래시계의 모래가 떨어진다 낙하 속도는 일정할 텐데 점점 가속도가 붙는 것 같기만 하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불에 구워진 설탕과자처럼 녹아내린다. "주변 네 개의 숫자에 일괄적으로 거는 것을 코너 베팅이라고 한다. 유럽식 룰렛의 20에는 네 모서리 모두에 코너 베팅을 할 수 있다."“------ 스무개가 네 개”모래가 떨어지는데 이미 3분의 1 정도가 떨어졌다. 20개의 코너 베팅을 모두 걸면 그 숫자는 16에서 24가 된다." 다시 한번 넥타이핀을 만지작거리며 스승이 말한다. “룰렛판의 방금 말한 곳을 만져봐. 먼저 16이다.”“와! 16을 만지면 룰렛판이 돌아가기 시작했어요, 교수님!” 넥타이핀에서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 플랫이 아니라 에르고가 하게 해줘! 이번에는 그 16을 누른 채 원래 24가 있던 위치까지 움직여!“ 예장 소리에 사람이 움직이는 기척이 섞였다. 스무 개가 네 개. "바뀌었습니다 선생님. 지금 24까지 움직였더니 룰렛판이 딸깍 소리를 내며 멈췄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았나?" 후우, 하고 스승님이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쓸 만한 숫자는 없나? 코너 베팅 배율은 9배다. 이 네 가지에 모두 걸었다면, 맞았을 때의 배율은 2~25배. 두 번 맞았다면 4~5배." 껄껄 웃으며 말하는 스승의 관자놀이에 핏줄이 흘러내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7 "안 돼요. 좁히기에는 재료가 부족해. 룰렛이 아닌가?" "스승님 ------ "다시 한 번 아까의 카드를 보여줘." "아, 네." 험티덤티가 적힌 카드를 내밀자 스승님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첫 참가증 카드야.“ "이쪽인가요?“ 참가증 표면의 변형된 악어 그림에 눈을 가늘게 뜨고 스승은 한 마디를 내뱉었다. "이건 타로다." "타로란, 저기, 점 같은 거에 쓰는 거에요?" 과연 나도 그 정도는 알겠다. 유럽에서는 중세부터 유통된 카드군이었다. 현대에는 신비롭게 취급되어 점술 등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원래는 귀족들 사이에서 유희용 카드로 취급되어 왔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펨의 배 연회에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어, 하지만 악어예요. 타로에 악어 따위가 있나요?” "타로 카드를 아르카나라고 이름 붙인 폴 크리스천은 대 이집트 애호가로 모든 아르카나가 이집트 신화와 일치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어. 그 중 악어-0. 바보에 해당하는 아르카나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카드를 집어 들고 스승은 계속했다. “------ 라면, 더군다나 이십이 네 개는 룰렛이 아니라 타로다. 대알카나로 스물두 장이다. 숫자로 치면 0번부터 21번까지.하지만 이것도 현재의 것으로, 현재 타로의 원형 중 하나인 프란체스코 스포르차 판에서는 두 개가 적고 대알카나가 스무 개였다고 여겨진다. 당시의 아르카나에는 번호가 매겨져 있지 않았지만, 바보의 번호는 어느 판에서나 우선 0일 것이다. 그리고 타로의 카드 수를 한 바퀴 도는 것은 인생을 한 바퀴 도는 것과 같다. 일부러 시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이 부분을 알아차리라고 친절하게 배려한 것일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8 "좋아, 다음은 똑같이 0을 누르고 시계 방향으로 네 번 돌려줘. 마지막으로 원래 20이 있던 위치에서 멈춰라." "멈췄습니다. 또 작은 소리가 났습니다." 또 20이 네 개. 하나하나 수수께끼가 밝혀져 간다. 그러나 모래시계는 끊임없이 그 잔량을 줄여나가고 있다. 남은 건 4분의 1 정도. 지금까지의 느낌으로는 아마 5분도 남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험티덤티가 원래 있던 곳인데 ...... “선생님” 에르고의 목소리가 들렸다. "혹시 이 나라에서 세는 방법이 다른 건 아닐까요?" "...... 그래, 너는 번역용 예장을 쓰지 않고 자신의 어학 실력만으로 해냈구나. 모나코의 공용어는 프랑스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무슨 말씀이세요, 스승님?“ "20을 하나의 단위로 삼는 것은 영국을 포함한 유럽에서 흔히 쓰이는 계산법이고,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팔십만은 특별하죠. 캐틀-뱅이라고 하는데, 영어와 비슷한 셈법인데 일부러 복수형인 's'가 스무 쪽에 붙는다. 즉, 프랑스어의 80만 20이 네 개가 아니라 네 개가 스무 개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죠.“ 그 설명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하지만 천천히 생각해보니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스무 명의 팀이 네 개가 아니라 네 명의 팀이 스무 개가 있다는 식으로도 프랑스어의 경우 읽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험티덤티가 원래 있던 곳은 4였다. 그리고 여행을 마친 험티덤프티의 현재 위치는 20 마지막으로 룰렛판의 20을 누른 채 반시계 방향으로 원래 4가 있던 위치로 움직여줘." 험티덤프티를 원래 위치로 되돌릴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움직였습니다' 에르고의 목소리와 함께 이쪽 방에서도 '꺄악'하는 소리가 들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79 "열렸어?" 문이 아니었다. 방 한가운데서 '꽝'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이 열린 것이다. 그 안쪽에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어둠 속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었다. "어머나“ 깜짝 놀란 듯 스승님이 속삭였다. 아무리 엄청나게 거대한 여객선이라고는 하지만, 공간이 귀한 여객선에 이런 장치가 있을 줄이야! "정말 대단하네! 이쪽도 숨겨진 계단이 열렸어요, 교수님! 정말 잘했네요, 이거! 반펨 씨의 고집스러움이 느껴지네요!“ "아무래도 집단으로 펨의 배 연회에 도전하는 것도 이미 상정되어 있는 모양이군. 아마도 각 객실에 다른 수수께끼를 배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정말 세심하네요." 아까 반펨이 기예를 선보였을 때의 화려한 손놀림이 떠올랐다. 그때 그는 인간의 문화를 좋아한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이런 게임을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설정하는 것은 남다른 열정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자, 그럼 우리 서로 숨겨진 계단을 내려가자. 이봐, 그레이." "제가 먼저 가고, 스승님이 뒤에 가시죠." "물론이지, 레이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 스승님께 만족하며 자신이 먼저 층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숨겨진 계단의 끝은 어두운 복도로 이어져 있었다. ---- 솔직히 말해서 조금 설렜다. 지금까지의 마술을 둘러싼 수많은 사건들과 달리 이 일련의 장치는 마치 게임 같았다. 엄청난 참가비를 전제로 하고 있고, 지즈와의 내기를 생각하면 역시 목숨을 건 싸움임에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술 자체에 가슴이 뛰었다. 함께 수수께끼를 풀어나갔다는 성취감이 가슴을 설레게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나는 거의 기여하지 못했지만, 눈앞에서 지혜가 수수께끼를 해체하는 광경은 그런 열등감을 날려버릴 만큼의 고양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역시 나는 몰랐다. 이곳이 신대(神代)부터 존재하는 사도가 만들어낸 무시무시한 마의 영역이라는 것을.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0 숨겨진 계단은 그리 길지 않았다. 발소리가 울려 퍼지는 어둠 속을 빠져나오니 넓은 복도가 펼쳐져 있었다. 대리석으로 보이는 바닥을 다운라이트의 은은한 빛이 비추고 있다. 그 빛에 비친 두 사람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에르고! 플랫 씨!”“누나” "좋아, 교수님과 그레이짱이 합류해~!" 에르고가 웃으며, 플랫이 유쾌하게 웃음을 터뜨린다. "아무래도 여기가 집합 장소인가 보군." 스승님이 주위를 둘러본다. 홀에는 자신들이 온 길 외에도 여러 개의 통로가 연결되어 있었다. 그 어둠의 통로 중 하나에서 또 다른 인물이 나타났다. "어머, 플랫에 로드-엘멜로이 2세!" "아, 이시리드 씨!“ 시계탑 모나코 지부장 이시리드 모간팔스였다. 아마도 자신들처럼 반펨의 도전을 받고 있었을 것이다. 베스트의 가슴에 꽂힌 붉은 꽃도 다소 지친 듯이 시들시들해져 있었다. "당신들도 1차 게임을 이겨냈다면 중첩. 혼자는 외로운 법이니까요." 우스꽝스러운 목소리로 이시리드가 말했다. 또 다른 어둠 속에서 한 명의 인물이 나타났다. 말없이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는 것은 아랍풍의 직물로 얼굴을 감싸고 있는 상대였다. 주술사 아젤이었을까. "여러분, 다 모였군요." 마지막은 방금 전의 예스젠이었다. 그 밖에도 펨의 선상 연회에 도전한 사람은 더 있을 텐데, 그때 말한 멤버들은 모두 1차 수수께끼를 돌파했다는 뜻일까. "음, 삼분의 일 정도인가?" 이시리드가 말했다. "어........“ "하하하.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방금 전의 게임을 돌파할 수 있을지 궁금했겠지. 그런 표정을 짓고 있었어.“ 이실리드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첫 번째 게임에서 탈락한 인원이 우리보다 두 배 정도 많았다는 뜻이야. 반펨 씨도 이 단계에서 배제하고 싶은 것은 지난번 패배를 듣고 급하게 달려온 사람들뿐일 테니까요." 그러고 보니 카지노의 이시리드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 카지노에서 또 다른 참가자를 체크하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들에게 지난번 반펨의 패배를 이야기한 것도 그런 점검의 일환이었을 것이다. 틀림없다. 역시 시계탑 지부답게, 이런 술수에는 능한 것 같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1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스승님이 물었다. "역시 탈출 게임 같은 것이었습니까?" "아, 그 수수께끼를 그렇게 부르는가 봐요. 내 경우에는 켈트족의 삼중 문양이 열쇠였어."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들의 경우와는 다른 수수께끼였다고 한다. “---- 그렇구나.” 라고 스승님이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아까의 수수께끼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한 것이었으니까. 주문 제작은 아니더라도 상대방의 유형에 맞춰 수수께끼를 만들고 있는 거겠지. 진심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이 정도는 풀 수 있을 것 같다는 의도는 느꼈다. 험티댐티댐티의 옛 노래든, 이브 로트의 변천이든, 제대로 마술의 세계에서 배운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지식들뿐이다.“ 그러고 보니 시계탑 강의에서도 비슷한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마술사가 아닌 나는 방금 전의 게임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깨가 으쓱해졌지만 말이다. 몇 분 정도 더 지나자 이시리드가 주위를 둘러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2 "흐음. 아무래도 우리만 그런가 보군. 반펨 씨가 준비한 게임은 의외로 초보자에게는 가혹한 것 같네요." “아, 하지만 분명 한 명 더 올 거예요! 만약 안 온다면 정말 큰 다행이겠지만요!” 발랄한 플랫의 발언은 물론 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방황해의 지즈. 펨의 선상 연회에서 결판을 짓겠다고 한 이상 그가 오지 않을 리가 없다. 그리고 첫 번째 게임은 당연히 돌파해 올 것이다. "호오. 그런 상대가 있다면 저도 듣고 싶네요.“ 흥미를 느낀 듯 이시리드가 이렇게 말했다, "...... 잠깐만요." 라고 말했을 때,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술사 아젤이었다. 그 사람인지 그녀인지 알 수 없는 상대는 자신들이 왔던 통로와 다른 통로를 향하고 있었다. "누군가 먼저 간 게 아닐까?" 그 시선을 따라 이시리드가 통로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흠." 확실히 희미하지만 발자국이 있다. 체온도 남아 있군. - 아무래도 우리보다 훨씬 앞서 아까 게임을 클리어하고도 여기서 대기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 모양이군." 바로 일어서서 분통을 터뜨리며 옷깃을 여민다. "선점자에게 유리한 규칙 따위는 참을 수 없어. 즉시 이쪽도 쫓아가자." 큰 걸음으로 이시리드가 새로운 통로로 걸어간다. 우리도 뒤따라갔다. 한동안 내려가던 통로는 어느새 오르막길로 바뀌었다. 공간이 귀중해야 할 배에서 펨의 선상 연회에 참가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숨겨진 통로에 이토록 호화로운 비용을 들이고 있다니....... 아니면 고도의 마술로 공간을 왜곡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비용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체로 마술이라는 것은 엄청난 사치의 결정체다. 시계탑의 군주들이 이름 그대로 귀족이거나 부호인 것은 이런 돈벌레를 견딜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불현듯 바람의 흐름을 느꼈다. "저기, 바깥에 ------?" 조금은 발걸음이 빨라졌다. 조금은 발걸음이 빨라졌다. 통로가 막다른 길목에 이르러 이시리드가 참가증을 내밀었다. 그것이 열쇠가 된 모양인지 벽이 소리도 없이 옆으로 미끄러져 나갔다. 넓은 방이었다. 살짝 열린 창문을 통해 바람의 흐름이 느껴지는 것은 창문을 통해서였을까. 모나코의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이 크루즈선에서도 꽤 높은 층에 있는 방이다. VIP용 객실답게 천장에는 수정처럼 반짝이는 샹들리에가 빛을 내뿜고, 벽에는 현대미술로 추정되는 유화가 여러 점 걸려 있었다. 이 호화 여객선과의 어울림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름 있는 화가의 작품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온 길은 책장 뒤쪽의 숨겨진 통로였던 것 같은데, 연결된 선반은 기계식 와인셀러로 되어 있었다. 유리문 너머로 오래된 와인병들이 가득 차 있어 애호가들의 침샘을 자극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그 어느 것도 아니었다. 깔린 카펫이 처참하게 빨갛게 더러워져 있었다. "무슨, 일이지 ------?" 스승이 낮게 신음했다. 목소리의 이유는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에르고가 눈을 크게 뜨고, 그 플랫조차도 숨을 멈추고 있었다. 자신은 그저 경직되어 있었다. 몸이 떨리는 것을 멈추는 데 정신력의 대부분을 빼앗기고 있었다. 그만큼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것이 단순한 시체였다면, 방에 모인 사람들 중 누구도 별다른 놀라움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좋든 나쁘든, 마술사란 그런 상황에 익숙해진 자들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것을 충분히 각오하고 있을 것이고, 펨의 배의 연회에 참여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그 시체는 아름다웠다. 단지 그 말 한 마디가 전혀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아니, 아름답다는 것이 사실은 이런 뜻이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정도로 그 광경은 눈에 띄었다. 그리고 완벽한 예술로 결정화된 그 용모는 이제 모든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가슴에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고, 아마도 이 출혈이 사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생각이 사라지고, 그저 멍하니 그 이름이 내 입술을 깨물었다. “방황해의 지즈” ------ 신대의 마술사가 죽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3 “지즈 씨가 ------ 죽었어 ------?” 그저 멍하니, 나는 중얼거렸다. 믿을 수가 없었다. 에르고에게 신을 먹인 세 명의 마술사 중에서도 지즈는 단연 으뜸으로 미스터리한 존재였다. 제자인 바이 뤄롱은 접촉도 많았고, 사람 됨됨이를 알 만큼의 시간도 있었지만, 스승인 지즈에 대해서는 이번 선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정보가 안개 속이었다. 이천 수백 년을 살아왔어야 할 생명이 이런 곳에서 끝이 났다는 말인가? "방황해라고요?" "무슨 소리야, 엘메로이 2세! 이 분이 방황해의 마술사라도 되는 건가?!" 지즈와 그의 출신에 대해 처음 듣는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방황해는 마술계에서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직업이었다. 정보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곳에 소속된 마술사라면 그 존재 자체가 이미 기적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죽어가고 있다. 왜? 혼란은 거의 공포에 가까웠다. 그들에게 있어 신대의 마술을 사용하는 방황해는 일종의 상위 생명체라 할 수 있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4 시체를 검시할 틈도 없이 방의 문이 열렸다. 자신들이 왔던 숨겨진 통로가 아닌, 원래의 문이었다. 거기서 새롭게, 이번에는 집단으로 찾아온 방문자가 나타난 것이다. ------ "이건 놀랍군." 반펨과 그 뒤에 대기하고 있던 여섯 명의 여성들이었다. '펨의 딸들' 등으로 불린다고 플랫에서 들은 적이 있다. 반펨을 항상 모시고 있는 여섯 명의 미녀들. 인간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로 들었다. 그 정체는 반펨이 만들어낸 골렘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쿠폴라, 지팡이를 맡아줘." "네." 라고 불려진 미녀가 걸어 나와서 지팡이를 받는다. 그 몸짓도 옆모습도 역시 인간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생각이나 갈등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반펨은 조용히 지즈의 시체에 다가가 목덜미를 만진 후 몇 초 정도 지나고 나서 고개를 흔들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5 하얀 양복을 입은 사도가 일어나 십자가를 베었다. 이럴 때일수록 이 뱀파이어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선상 연회의 주인으로서 말하겠네. 틀림없이 방황하는 바다의 지즈는 죽었다." 다시 한 번 홀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소란이 피곤했다. 지즈를 옛 친구라 부르던 그의 표정에서 약간의 슬픔이 엿보일 정도였다. 그 이면에는 더 복잡한 감정이 흔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자신은 판단할 수 없었다. "어떤 수단을 썼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온몸의 마술회로가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어. 이렇게 되면 아무리 그가 신대의 마술사라 해도 마술을 발휘하기 힘들겠지." 그 말에 스승은 깜짝 놀라 굳어졌다. "그러니까 ------ 살해당했다는 말씀이군요." "과연 자연사는 없겠지." 스승의 질문에 반펨이 한숨을 섞어 대답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6 "그의 참가증은 회수하게 되겠지만 ------ 분명 그에게서 또 다른 신청이 들어왔었지?" 네, 맞아요. 제 몫이군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자신들이 온 숨겨진 통로에서 나온 목소리였다. 가죽 구두의 운이 쿵, 쿵, 숨은 통로의 콘크리트 바닥을 쿵쿵, 쿵쿵쿵쿵쿵쿵 울린다. 어둠 속에서 유령처럼 창백한 얼굴이 나타났다. 투명한 목덜미 피부가 너무 하얗게 드러나 정맥 색깔까지 비치는 것 같았다. 반펨과 누가 더 흡혈귀 같으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이 청년을 꼽을 것이다. 피부와 마찬가지로 색소가 옅은 은빛 머리카락. 눈을 녹인 듯한 눈동자. 솔직히 말해서 그의 등장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지즈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극도로 쾌락주의적인 성격이 강한 그가 배에 올라타는 것은 필연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인사는 예외였다. "방황하는 바다의 지즈의 제자 멜빈 웨인즈라고 합니다." 1분도 남지 않은 예의와 함께 은발의 청년은 그렇게 인사를 건넸다. 멜빈 웨인즈. 스승의 자칭 절친이자 이번엔 지즈의 스폰서가 되겠다고 호언장담한 상대였다. "뭐야, 그건 멜빈 ------! 그동안 필사적으로 감정을 억누르던 스승이 처음으로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청년은 두 손을 크게 벌리며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들은 대로야, 웨이버. 나는 그의 제자가 된 지 반나절 남짓한 시간 동안 시계탑의 수십 년의 노력에 버금가는 성과를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그래, 확실히 세상이 달라졌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야." 옅게 웃는다. 그 옅은 미소조차도 우리가 아는 그의 것이 분명했다. "멜빈 ------ 씨 ------ 정말요?" 내 목소리는 무안하게 끊어져 버렸다. 이미 상황은 혼돈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도 멜빈이 스폰서를 지나 죽일 수 있는 지즈의 제자가 되었다니, 머리가 이상할 지경이다.(だというのに、 メルヴィンがスポンサーを通り越して、 死せるジズの弟子になったなど、 頭がおかしくなってしまいそうだ。) "의심받는 것도 무리가 아니야.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가 외부에서 제자를 받는다는 것은 원래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 멜빈의 눈이 한자리에 모인 마술사들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그럼, 그가 가르쳐 준 마술의 일단을 여기 소개하겠다." 지휘자처럼 하얀 손이 뻗어 나왔다. 그 손끝에는 작은 음차(音叉)가 들려 있었다. 그는 근처의 벽에 그 음차(音叉)를 가져가서 한 번만 두드리자, 그것을 맞추었다. 내가 아는 그는 조율사였다. 시계탑에서도 보기 드문 마술각인 조율사였다. 하지만 지금 그 음률이 울려 퍼지자 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눈을 의심했다. 방은 순식간에 푸른 바다로 변해 있었다. 그 바다 표면을 자신들의 발이 밟고 있었던 것이다. 금방이라도 물속으로 가라앉을 것 같고, 실제로 발목에 걸려 있는 것은 분명 바닷물의 차가움인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될 리가 없다. “정말, 바다다 ------” 바다와 인연이 깊은 신들을 먹어치운 그치고는 진짜 바다와 구분할 수 없다고 엘고가 고백하고 있었다. 지즈의 시체가 그 바다에 삼켜진 것이다. "그의 시체를 꺼내는 것은 제자인 나의 임무입니다." 신비한 바다 장례식을 마치고 멜빈이 말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번에는 손끝으로 음계를 울렸다. 맑은 소리가 울려 퍼지는 동시에 바다는 유람선의 한 방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믿기지 않아 몇 번이나 발을 딛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부드러운 카펫의 밟는 느낌뿐이었다. "형식은 확실히 한 공정 마술각인과의 동기화조차 없다. 그런데도 술식의 정확성과 깊이는 간이 의식 이상인가?" 쿠폴라로부터 다시 받은 지팡이를 카펫에 찔러 넣으며 반펨이 짧게 으르렁거렸다. "장담하건대. 지금 것은 분명 신대의 마술이야." 모여 있던 마술사들이 다시 한 번 웅성거렸다. 그 중 한 명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이시리드였다. "반 펨님. 이 좁은 모나코에서 오랫동안 함께 지내왔지만, 지금 하신 말씀은 놓칠 수 없습니다. 신대의 마술이라고 하셨는데, 정말인가요?" "행성의 환경이 변한 이상, 대부분의 신대 마술은 현대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어. 하지만 지금은 몇 안 되는 예외라고 신대동맹의 이름으로 보장해 주겠소." 바다가 출렁이듯, 마술사들의 정신이 파도처럼 일렁이는 것이 나 자신에게도 느껴졌다. 그만큼 중대한 의미를 지닌 말이었다. “------ 그렇구나.” 스승은 한숨을 내쉬었다. 몹시 길고 가느다란 한숨이었다. "지즈의 연구 중 하나가 이것인가?" "그런 것 같네." 멜빈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했다. 현대의 마술사이면서 신대의 마술을 성취한 예외 중의 예외가 되었는데도? 그것도 단 반나절 만에? 마술의 상식이 모두 파괴될 것 같은 일들뿐이었다. "그렇게 놀랄 일인가, 웨이버" 멜빈이 속삭인다. "단 몇 시간 만에 학생을 생각지도 못한 영역으로 인도하는 것, 너조차도 여러 번 해봤을 거야.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가 같은 일을 해도 결코 이상하지 않을 거야." 그 말에 숨이 막힌다 스승님은 확실히 그런 일을 몇 번이나 해 왔어. 마술사로서의 스승은 평범한 사람일 뿐이지.......! 하지만 스승으로서의 스승은 뛰어난 사람이었다. 이 여정에서도 스승의 짧은 한마디에 자신의 한계를 돌파한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결국 스승은 밀어붙이듯 말했다. “------ 멜빈” 그 이름에는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7 멜빈은 옅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이봐, 웨이버. 너랑은 언젠가 이런 관계가 되고 싶었어.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이빨을 깨물어 왔는지 알아? 마안수집열차 때도, 관위 결의 때도 나는 내 입장을 선택할 수 없었어. 남이 너를 해치는 것도, 남의 강요로 너를 해치게 되는 것도 싫은데..." (------ 아) 그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확실히 나는 들어본 적이 있는 말이었다. 멜빈 웨인즈라는 청년을 아직 잘 몰랐을 때, 마안수집열차에서 불의의 사고로 쓰러진 스승의 바로 옆에서 그는 속삭이고 있었던 것이다. "바보 같군." “여전히 변함없이 바보로 남아 있구나. 너한테는 더 편한 삶이 얼마든지 있을 텐데.......” 그리고 같은 사건으로 그가 내뱉은 대사를 자신이 잊을 날은 분명 오지 않을 것이다. “누가 웨이버를 저렇게 해쳤을까? 나 말고 누가?”스승은 멜빈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뚫어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시간이 멈춘 듯 두 사람은 움직이지 않았다. "세뇌는 아니겠지?" "물론이지. 그런 걸 받고 너와 싸우는 건 생각조차 하기 싫다." 멜빈이 어깨를 으쓱한다. "아직 그런 생각이 들지 않나? 그렇다면 이건 부수적인 얘기지만, 스승님으로부터 “전갈을 맡기고 있어. 만약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내기는 제자에게 맡겨서 계속할 거야. 그렇게 엘메로이 2세에게도 전했을 거라고.” “...... 확실히 말했지.”자신도 같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스승과의 내기에 대해 제자가 참여해도 좋다고 지즈는 말했던 것이다. 그때는 뤄롱과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했고, 이런 결과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지만. 하지만. "즉, 지즈는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뜻인가?" "글쎄. 안타깝게도 스승님의 의도까지는 듣지 못했으니까요." 스승님의 질문에 멜빈이 고개를 저었다. 시계탑에서 같은 수업을 들었던 두 사람은 자신이 아는 한 처음으로 격렬한 적개심을 품고 대치하고 있었다. "좋아." 스승이 말했다.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지금보다 30센티미터 가까이 키가 작았던, 늘 열심히였던 시절의 스승님. "내가 승부수를 띄워줄게, 멜빈 웨인즈" "그 말을 십수 년 동안이나 기다렸어, 웨이버-벨벳"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8 쿵, 소리가 울렸다. 반펨의 지팡이가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문제가 있었지만, 일단 우리 선상 연회를 운영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군." 그는 이렇게 말했다. "두 번째 게임에 대해서는 내일 공지하도록 하지. 그때까지 여러분들이 힘을 내주길 기대합니다." 이봐요, 라고 말하며 반펨은 스승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시체에 대한 질문이기도 했을 것이고, 에미야 시로의 수색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또한 우리 배도 내일 낮에 출항할 예정입니다. 육지에 용무가 남아 있는 분은 그때까지 오세요." 반펨이 지팡이를 짚고 몸을 돌리며 말했다. 여섯 자매와 함께 선상 연회의 주인은 방을 나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89 남은 참석자들 사이에 잠시 어색한 긴장감이 흘렀지만, 이를 피하듯 멜빈이 발걸음을 돌렸다.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이실리드가 그의 뒷모습을 말렸다. “스승님의 원수를 갚을 생각은 없나? 아니면 혹시 네가 스승님을 ------”말끝이 흐릿했다. 역시 이시리드도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을 꺼려하는 듯했다. "그 추론도 재미있군요. 스승 살해는 마술사에게 가장 큰 금기이지만, 나처럼 반나절밖에 안 된 제자라면 큰 금기 사항이 아닐지도 모르겠군요." 멜빈은 간단히 대답했다. "하지만 뭐, 이 배라면 원래부터 당연한 거 아닙니까? 모나코 지부장님도 원래 이름을 알고 계실 거 아닙니까?" (----- 원래?) 스승님을 쳐다보자, 스승님은 찡그린 목소리로 이렇게 답했다. "배의 동체에 적혀있던 이름 기억나지?" "어, 조와 드 비브르였죠? 프랑스어로 사는 기쁨, 같은 뜻이죠. "그건 등록용 이름이야." 스승님은 멋쩍은 듯이 말을 끊고 친구를 바라보았다. "마술의 세계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지, 그렇구나, 멜빈." "그래, 웨이버." 멜빈이 손수건을 입에 대었다. 코호, 하고 작게 기침을 하자 그 표면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청년은 마술에 의한 증혈제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몸이라고 한다. 방황해의 제자가 된 지금도 그 사실은 변함이 없을까. 선명한 붉은색을 바라본다, “사선 환희선” 라고 아직 피가 묻은 입술이 말했다. 그것이 바로 반펨이 운영하는 카지노 선박의 원래 이름이었다. "좋은 이름이다. 도박이란 것은 사선을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니까, 그냥 즐기면 돼요. 이 배를 타는 이상 그 사선만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니까.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든, 시계탑의 군주든, 죽어가는 조율사든, 누구에게나 평등해." 붉게 물든 입술이 일그러진다. "아쉽게도 내 방황의 바다 스승은 넘어간 것 같지만, 참가했으니 후회는 없겠지. 자, 여러분도 준비되셨나요?“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0 "그 둘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스승이 말한다. 마술 사건에 있어서 누가 어떻게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는 거의 의미가 없다고 지금까지 여러 번 이야기되어 왔다. 이번처럼 신대(神代)의 마술까지 얽혀 있다면 더더욱 그렇겠지. 가뜩이나 마술은 무엇이든 가능한 물건인데, 신대(神代)의 그것은 현대의 마술의 한계조차도 가볍게 뛰어넘는다. 그렇다면 스승이 지적했듯이 현 단계에서는 지즈의 살인 자체의 수수께끼를 풀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문제는 왜 죽임을 당했는가?" 스승은 단 한 가지 예외를 언급한다. “그리고 ------” "멜빈씨, 그렇군요." 스승님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팔걸이를 세게 움켜쥐었다. 그 충격이 얼마나 컸을까. 어찌 보면 멜빈이 적으로 돌변하는 것 자체는 그렇게까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항구에서 연락했을 때 이미 선고를 받았고, 이런 도박을 하러 온다는 것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방황해의 제자란? 지즈가 죽고 그 후임으로 온 사람이 멜빈이 될 줄은 스승도 자신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멜빈에게 지즈는 자신이 죽었을 때를 대비해서 멜빈에게 말했어. 그렇다면 생각해야 할 것은 역시 왜일까. 왜 지즈가 죽게 된 것일까. 왜 이 타이밍에 죽게 된 걸까."잠시 후 스승이 금발의 제자에게로 향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1 "------ 역시 그렇군요." "무엇이, 입니까?" 자신의 질문에 한 박자 쉬고 나서 스승이 대답한다. "사망 원인은 총알에 의한 것이다." "총?" 뜻밖의 단어에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스승은 환상의 시체의 가슴부터 복부까지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이번에는 빨간 머리 청년에게 말했다. "에르고, 네 환수로 분석할 수 있겠어?" "해 보겠습니다." 청년이 고개를 끄덕이자 등 뒤에서 반투명한 환영의 손이 자랐다. "그게 바로 소문의 환수다!" 엘고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환수를 지즈의 시체 재생 영상에 갖다 대었다. 마치 옛날 영화에서 본 금속 탐지기라도 되는 것처럼 보였다. 환수가 천천히 지즈의 시체 머리부터 발끝까지 흐르고 나서야 엘고는 스승에게 입을 열었다. "어디까지나 플랫 씨의 기록이지만, 제 환수에서도 정보 압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상한 상처입니다. 정말 이상한 상처입니다. 죽기 직전에 먹었을 텐데, 상처 자체는 이미 십 년 전의 오래된 상처처럼 막혀 있어요. 하지만 엘고의 집게손가락이 지즈의 가슴을 가리킨다. 피투성이가 되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거기에 총자국이 있는 모양이다. “이 상처에서 지즈의 마술회로로 어떤 에너지가 흘러들어간 것 같아요. 찢어낸 후, 억지로 이어받는 그런 성질을 가진 에너지입니다. 마치 정밀한 전자기기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린 것처럼, 그 에너지가 지즈 씨의 마술 회로를 폭주시킨 것이다.” 피투성이가 된 것도 총알에 의한 것이 아니라, 폭주한 마술회로가 지즈 씨의 몸을 안쪽에서 찢어버린 거죠. 신대(神代)부터 살아왔으니 지즈의 몸도 보통이 아니었을 텐데, 그 당사자의 마술 회로가 폭주하면서 남는 마력이야말로 본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죠.“ “찢어버린 후, 억지로 이어받는다 ------” 그것은 엄청난 악의가 느껴지는 표현이었다. 상대를 상처 입히는 것이 아니라, 치유되는 것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의지. 그리고, 「그 방은 창문이 열려 있었어. 거기서부터 저격이었겠지.“ 너무도 마술사답지 않은 키워드가 스승의 입에서 튀어나온 것에 소름이 돋는다. 총알이 마술회로를 찢었다는 총알이라니, 지금까지의 사건과 너무 이질적인 수법이었다. "그럼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범인이 아니야?" "그럴 리가 없지, 레이디." 스승님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플랫이 뜻을 받들 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마술사의 시체에서 사망 시간을 알아낼 수 없으니까요!" “------ 그런 건가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며 질문하자 스승은 씁쓸하게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신대의 마술사라면 사정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현대의 마술사라면 마술의 각인이 자동으로 죽음을 막는 거지. 그렇지 않더라도 방어를 위한 회복술이 죽음의 시간을 쉽게 판단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지.“ "그래서 ------ 오래 전에 죽어도 이상하지 않아요 ------ 일반적인 사망 시간 진단을 시체의 변화나 악화로 판단하는 것을 생각하면 마술사의 사망 시간 진단이 어려운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본인이 총을 쏠 필요도 없지. 마술을 이용한 저격이라면 원거리 저격은 충분히 가능하겠지. 이건 과학도 마찬가지지만 말이야.“ "그건 ------ 그렇군요.“ 사신이든 전용 술식이든, 비슷한 일은 충분히 가능하겠지. 스승은 재킷 주머니에서 시가 케이스를 꺼냈다. 커터로 흡입구를 만든 후 성냥을 사용해 시가를 돌리면서 시가를 태운다. 방에 은은하게 향신료와 비슷한 향이 퍼져나갔다. ...... "나는 알고 있어." 보라색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며 스승은 속삭였다. "무엇을, 입니까?" "선대 로드-엘멜로이 케이네스-엘머로이 아치볼트가 성배전쟁에서 죽은 건 알고 있겠지?" "그건, 네." 한때는 스승님 자신이 선대 엘메로이와 싸워서 쓰러뜨린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스승님 자신의 입을 통해 설명되었다. "케이네스 사부를 죽인 것은 내가 아니다. 어떤 검의 영령과 그 마스터다. 나는 케이네스 스승님의 죽음의 모습도 보지 못했다.“ 당시 스승님에 대해 아직 남아있던 불신감을 떨쳐버린 것은 그 뒤에 덧붙여진, 몹시 쓸쓸한 대사였던 것 같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나니 역시 슬펐어요." "그토록 뛰어난 재능이 무참히 사라졌다는 것도, 그 사람이 보던 풍경을 결국 나에게는 단 한 번도 공유할 수 없었다는 것도 그저 슬펐어요." 그 후 몇 년이 지났지만, 그렇게 고백할 때의 그의 옆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아마 시간이 더 지나면 그때의 기억을 까맣게 잊어버리더라도 그때의 인상만큼은 가슴 어딘가에 계속 남아 있을 것 같다. 스승님에게 있어 그 비극이야말로 그 비극이 기반이 되고 있다는 것을 지금의 나는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대 엘메로이가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케이네스 선생님의 시신은 시계탑 공작반에 의해 회수되었지만, 시신에서 박리된 마술각인 및 박리 시 해부된 케이네스 선생님의 마술회로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어." "에------" 스승이 말하는 의미는 분명했다. 그것을 에르고가 받아들여 말로 표현했다. "즉, 지즈의 시체와 같은 ...... "그래. 케이네스 스승님의 경우,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시체를 인수한 시계탑의 자료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자료로 볼 때 지즈의 시신은 우리 스승님의 시신과 매우 흡사하다." 갑자기 과거에 발목을 잡힌 기분이었다. 서 있던 카펫이 진흙탕으로 변하고, 거기서 나타난 손이 자신들을 끌어당기려는 것 같았다. 착각을 떨쳐내려는 자신에게 스승은 더욱 어두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레이디는 비슷한 피해자를 한 명 더 알고 있을 것이다. 왕위 결의 때 시계탑 지하 영묘 알비온의 채굴도시에서 만났던 상대야." 점성술사 플뤼거의 스승 관위결의 사건에서 영묘 알비온의 가장 깊은 곳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 준 사람, 그 노마술사였다. 그리고 한때 마술계에서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노마술사가 영묘 알비온에 은거하기로 결심한 것은 암살자들에 의해 마술회로도 마술각인도 파괴되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그런 무시무시한 암살자도 있구나, 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 아, 아” 지즈와 선대 로드-엘멜로이도 같은 죽음을 맞이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스승님으로서는 이제 세 번째 아무리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얼룩처럼 인연이 그림자 속에서 떠오른다. 설마 이렇게 멀리, 그것도 모나코라는 이국 땅에서 스승에게 첫 번째 사건이 모습을 드러낼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럼 범인은 그 킬러인가요?" "아니, 마술사 킬러라고 불린 그 상대도 이미 죽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어떤 수단으로든 그의 노하우를 물려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피곤한 듯 스승이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면,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싫어도 실감하게 되네. 이쪽은 다른 현역들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스승은 천천히 시가 연기를 내뿜었다. 배 모양을 만들며 보랏빛 연기가 희미하게 퍼져나갔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2 "어차피 내일 낮에는 육지를 떠날 거야. 범인이 같은 배를 타고 있더라도, 빨리 철수하더라도 그 때 생각해야 할 거야. 여러 번 말하지만, 우리는 형사가 아니야. 진실을 밝힐 필요는 없다." “아, 교수님! 그럼 지금 당장 엘고 군과 함께 지상에서 볼일 좀 볼 수 있을까요?”안절부절못하며 몸을 떨던 플랫이 제안한다. "흐음. 네 고향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더 이상 다툼은 안 될 것 같구나." "하하하 교수님! 저를 핥지 말아주세요! 일주일도 필요 없어요! 어떤 상황에서든 극상의 트러블을 가져다 줄 테니까!“ "지금부터 밧줄로 묶어놓고 탈출 마술 연습이라도 할까요?" "어이쿠. 그럼, 다녀올게요! 자, 가자, 에르고 군!" "아, 잠깐만요, 플랫!" 씩씩하게 뛰어나가는 플랫을 따라 에르고도 문 밖으로 나갔다. 그 모습을 배웅한 후 스승님은 시가를 재떨이에 올려놓았다. "스승님 ------” “------ 역시나 조금 피곤하군.” 의자에 등을 기대고 스승은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그 눈앞에 손등을 대고 있었다. 방금 전 대화에서 제대로 말하지 못한 것을 스스로에게 물었다. "멜빈 씨에 대해 힘들지 않습니까?" "정말 그 녀석다운 반응이었어. 확실히 그 녀석이라면 세뇌를 당하지 않았겠지. 오히려 십여 년 전부터 기다렸다는 말대로, 그 녀석은 이런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 어쩌면 나도 그랬을지도 몰라.“ 손등으로 눈을 가린 채 가느다란 숨을 내쉬었다. 스승에게 멜빈 웨인즈는 몹시 복잡하고 섬세한 곳에 위치한 상대였다. 엘멜로이 2세가 아닌 웨이버-벨벳으로 상대할 수 있는 이제 유일한 상대. 결코 무조건적인 신뢰 따위는 없고, 오히려 이번처럼 적대적이 되는 것조차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관계. 청춘을 공유하는 인물이라고 해도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적대감 그 자체는 갈라져도 다른 곳에서 갈라질 수 없는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승님 ------" 조금 더 무언가를 물어보려고 할 때였다. 스승님의 재킷 가슴팍에 넣고 있던 휴대전화가 떨렸다. 그 단말기를 귀에 대고, "린?" 스승의 한쪽 눈썹이 올라갔다. "왜 그래, 너. 계속 연락이 오네........(「どうした、 お前。 ずっと連絡がー) "선생님! 당장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다급한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3 반나절 전. 밤의 사선 환희선 객실에서 스승님은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린" 스승님의 목소리가 딱딱해진 것을 나는 느꼈다. 사실, 그 린이 '당장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숨을 헐떡이며 연락을 해오는 것 자체가 그만큼 급박함을 보여준다. 손바닥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지금 에르고와 플랫은 배를 타고 내려갔고, 스승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그리그 린은 이렇게 말한 것이다. "선생님은 에미야 키리츠구를 알고 계시죠?" 순간 스승의 숨이 멎었다. 자신은 모르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에미야라는 가문 이름은 지금의 자신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에미야 시로 지난번 선상 연회에서 펨에게 승리를 거둔 인물이며, 펨의 의뢰를 받아 그 수색을 맡은 상대였다. "스승님, 그거 -----" 말하려는 자신을 스승이 손을 들어 제압한다. "에미야 키리츠구 마술사 킬러이군." ----- 어........ 귀를 의심한다. 마술사 킬러란 지즈를 저격한 범인의 관계자로서 지금 의심받고 있는 바로 그 상대가 아닌가. 자신들이 찾고 있는 에미야 시로와 마술사 킬러의 가문이름이 일치한다는 것은 ------ "예. 그 에미야 키리츠구가 사용하던 기원탄이라는 마술예장을 이 모나코 마피아가 손에 넣었습니다. 저와 루비아가 찾고 있던 상대와도 인연이 있어서요.......! "잠깐, 에미야 키리츠구의 기원탄이라고?" "어쨌습니까?" 『どうかしましたか』 린의 질문에 스승님은 몇 초간 침묵했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했다. "방황하는 바다의 마술사 지즈가 아마도 그 기원탄에 의한 저격으로 사망한 것 같다" "하아아아!!!" 휴대폰 단말기 너머로 고막을 뚫을 정도로 린의 절규가 울려 퍼졌다. 무심코 귀를 막은 순간, 전화 상대가 바뀐 것이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4 "야, 씨발 아버지가 죽었다고?" 그 목소리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침을 삼키고 최대한 담담한 척하며 스승이 말했다. ...... 바이 뤄롱과 함께 행동하고 있었구나." 지즈의 제자 에르고가 신을 먹는 사람이라면, 에르고의 절친을 자처하는 이쪽은 용을 먹는 사람이다. 그리스 신화에도 등장하는 태조룡 튀폰의 권능을 흡수하여 일본에서 전대미문의 전투를 벌인 상대였다. 그리고, (...... 나의 성창을 받았다) 아직 자신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최후의 꿈의 탑〉에 의해 그 능력이 봉인된 청년. 설마 그가 린 일행과 함께 행동하게 될 줄이야! 예상치 못한 상황이 겹겹이 이어진다. 마치 앞면과 뒷면이 바뀔 때마다 그려진 그림과 숫자도 바뀌는 마술 카드 같다. “미안하지만, 질문에 대답해줄래? 아버지가 살해당했다는 게 사실이야?” "아, 반펨 씨에게도 확인을 받았다. 기원탄에 의한 저격이라는 것은 내 추측이지만, 지즈가 살해된 것은 틀림없어. 외상은 없었지만 체내의 마술회로가 산산조각이 났으니까." "...... 이봐, 이봐. 정말이야?" 단말기 너머에서 뤄롱이 으르렁거렸다.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 만약 모르는 곳에서 스승님이 돌아가셨다면 ------ 은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조금만 생각해도 식은땀이 날 것 같다. 라이네스는 그런 것도 각오해야 한다고 자주 말하지만, 나에게 스승과 라이네스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특별했다. 어쩌면 에르고도 그렇게 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면에서 떠올릴 때마다 따뜻한 빛을 발산하는 그런 상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5 그리고 다시 한 번, 새로운 인물의 목소리가 휴대 단말기에서 들려왔다. "저도 질문이 있는데요." "루비아구나" 스승님이 얼굴을 내민다. 원래부터 당당하게 행동했으니 그녀가 나오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방금 전의 이야기인데, 지난번 펨의 선상 연회에서 마술사 살해자의 아들인 셰로 군, 에미야 시로가 승리한 것은 알고 계시죠?" "들었어. 반펨씨는 승리한 에미야시로가 행방불명된 것을 걱정하고 계셔. 나는 참가비 대신 그를 수색하게 되었어. 그는 자네 집에서 일하는 집사라고 들었는데........" "그래요, 셰로는 저를 대신해서 지난번 배의 연회에 참가했었어요." 그런 뜻인가 ------!" 그렇게 말한다면, 그것은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뱃놀이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비용을 필요로 하는 만큼, 그것을 마련할 수 있는 상대방의 범위도 알고 있다. 에미야시로가 루비아의 집사라면 가장 먼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에미야 시로는 찾았나?" "아니요. 아까 마피아의 항쟁에서 또다시 낯선 누군가를 멋대로 도와준 후 행방을 추적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루비아의 목소리에는 날카롭게 다가오는 분노와 아직은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부드러운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불평을 하고 있을 텐데 어딘지 모르게 기쁜 것 같은. 화가 났을 게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그래서 웃는 듯한.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6 “기괴하다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네요”루비아가 한숨을 내쉬었다. 부감하면 할수록, 헷갈리고 있는 상황이 떠오른다. 주요 쟁점만 꼽아보면 이런 식이 될까? 지즈의 죽음. 생전 지즈의 목적. 지즈의 제자가 된 멜빈. 지난번 선상 연회에서 승리했다는 에미야 시로의 행방. "상황이 복잡해졌지만 우리의 행동은 변함없어. 시로를 찾을 거야. 그 과정에서 지즈에 대해 알게 된 것이 있으면 공유하겠습니다." “아. 에미야 키리츠키의 기원탄을 입수했다는 마피아가 궁금하긴 하지만 ......”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7 누가 왔는지는 돌아서기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실제로 확인했을 때의 복잡한 감정이 제로가 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지즈가 죽은 지금, 스승님으로서는 이 게임 참가자 중 가장 싸우고 싶지 않은 상대였을 것이다. 물론, 자신에게도........ "안녕, 웨이버. 잘 지냈어?" "멜빈 씨 ------! 스승님은 말없이 굳은 표정을 짓는다. 은빛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멜빈 웨인즈는 대조적으로 몹시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이 조율사의 어디쯤에 이런 표정이 숨겨져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울 정도였다. 그는 소파에 앉아 있는 스승을 그 눈빛으로 포착하고, 마치 악마가 계약을 강요하는 듯한 부드러운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웨이버, 나랑 내기 한 번 해볼래?" "너랑?“ 스승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평소 얼굴이 어두웠던 멜빈은 관얼과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혼자서 하는 건 좀 외로운 것 같아서 말이야. 모처럼의 기회인 만큼 함께 할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 마음이 통하는 오랜 친구라면 더더욱 좋겠지. 게다가 자네, 이런 종류의 도박은 잘하지 않나?" "어?"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런 나를 향해 멜빈이 고급스러운 맞춤 정장을 입은 채 고개를 숙였다. "뭔가 이상한 일이 있었나?" "저기, 예전에 스승님이 카지노에서 빈털터리가 되어 쫓겨났다고 하더군요." "하하하. 그거야 말단 카지노에서 너무 많이 이겼기 때문이지." 즐거워하며 멜빈이 웃는다. "신용이 최우선인 대형 카지노는 그렇다 치고, 장외 카지노에서 과도하게 이길 경우, 상대에게 돈을 확실히 받아내기 위한 폭력의 배후가 중요하죠. 옛날 웨이버들은 그런 것을 몰랐으니까요. 이기는 것은 좋지만 너무 많이 이겨서 그 이후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하면 ------ 옛날 웨이버들이 할 법한 짓이 아니겠는가? "그랬었군요, 그렇습니까, 스승님" 스승님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진다. 하지만 부정은 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방금 전까지 도박으로 순조롭게 칩을 늘려가던 사실과 도박을 잘 못한다는 경력에 위화감이 있었다. 그 이유가 설마 너무 많이 이겼던 과거 때문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지만 말이다. 잠시 생각에 잠긴 스승은 소파에서 일어섰다. "좋아하는 게임 있나, 멜빈? "음, 그럼 마카오 주사위인가 봐. 이렇게 주사위에 운명을 맡긴다는 게 기분 좋거든." "그럼, 그 외에는“ 스승의 시선이 반짝이는 카지노를 둘러보다가 한 지점에서 멈췄다. 그러나 걷기 시작하기도 전에, "호오. 참가자끼리 하는 게임인가. 이제 누군가 시작할 때인 줄 알았는데........" 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련된 셔츠를 입은 근육질의 남자였다. 시계탑 모나코 지부장, 이시리드 모건팔스. "괜찮으시다면 저도 끼어들어도 괜찮을까요? 군주여." 우연히 만난 척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틀림없이 스승님이나 멜빈, 혹은 그 둘 모두를 주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승님은 희미하게 속눈썹을 내리깔며 대답했다. "마음대로 하시죠." "응응. "네, 네. 웨이버가 좋으면 나한테도 거부할 수 없겠지. 애초에 거부권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두 사람이 각각 말한다. "그건 고마워요. 그럼 게임은 어떻게 할까요?" "이미 결정했어." 방금 전까지 주목하고 있던 테이블로 스승이 다가갔다. 딜러가 시선을 들어올렸다. 금발의 미녀-펨의 딸들 중 한 명이었다. 동전을 걸 수 있는 테이블에는 반펨이 미리 만들어 놓은 골렘이 배치되어 있는 모양이다. "아까 내가 앉아있던 테이블이라 죄송합니다." 라고 덧붙인 후, 스승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블랙잭, 어때요?“ "좋아, 웨이버!" "카지노의 왕도네요. 완벽합니다." 멜빈과 이시리드가 동의한다. 이렇게 해서 두 번째 게임에서 삼파전의 도박이 시작되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8 블랙잭은 무사히 재개되었다. 하지만 나는 방금 전 스승의 대사의 충격에서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렇다. (스승님의 말대로라면 ------ 뤄롱의 정체는) '네 상상대로다' 라는 스승님의 생각이 전해진다. 이쪽의 태도로 보아 동요를 눈치챈 모양이다. "바이뤄롱은 어떤 신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이미 몇 명의 후보도 있다." "후보, 입니까?" "이스칸다르가 이끈 대국 마케도니아에는 색 짙은 영향을 끼친 종교가 있다. 아마 우리도 그 영향을 이 눈으로 보고 있을 거다." '그건 ...... 설마' 짐작은 하고 있었다. 예전에 마안수집열차에서 만난 경계기록대 이스칸다르의 그림자 무사를 자칭하는 여마술사. 세상에나.......! 그때부터 우리는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것은 아닐까. 아니면 몇 년 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니다 돌아와 버린 것일까? "추가" 스승님이 새로운 카드를 요구한다. 결과는 총 20 딜러는 총 18 멜빈과 이시리드도 각각 승리하여 또다시 동전을 늘렸다. 도무지, 다 채울 수 없다. "미안, 그레이" 갑자기 스승님이 사과를 했다. "뭐, 뭐예요?" "시계탑의 군주로서, 엘메로이 교실의 장으로서 여기까지는 잘 해왔다고 생각하지만, 여기부터는 사심 없이 할게." 스승님이 동전을 집어 들었다. 사자 동전을 여덟 개. 즉, 여든 장 분량... 순간 이실리드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패와 같은 금액의 동전을 베팅 구역으로 내밀었다. 멜빈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 절반인 사자 동전 네 개를 내밀었다. 이후, 분명히 거래 액면가가 올라갔다. 보유량이 늘어날수록 각자 베팅하는 금액은 조금씩 늘어났지만, 한꺼번에 세 배 정도 부풀어 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인 순위는 변하지 않았다. 멜빈, 이시리드, 그리고 조금 뒤늦게 스승님 순이다. 칩의 총량 순위는 가끔씩 바뀌지만, 정작 중요한 코인 순위는 못을 박아놓은 듯 변하지 않는다. 운의 편차. 블랙잭을 시작하기 전 스승님의 말씀을 나는 다시 떠올렸다. '그런 것이 있다면, 이미 사소한 조작으로는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이 자리의 승부는 끝난 것이 아닐까? 조금씩 동전이 쌓여 간다. 멜빈이 삼백 육십 장 이시리드가 삼백 이십 개. 스승님이 260장. 더 이상 멜빈과 이시리드는 승리 조건인 오백 장을 언제 돌파해도 이상하지 않은 선에 도달했다. 삼키는 침이 너무도 끔찍하다. (------ 여부) 기도밖에 할 수 없었다. 스승님은 계속해서 독수리 동전을 쥐었다. 다섯 장 분량의 동전이다. 내기 금액을 단숨에 줄인 것은 약해졌기 때문일까. 멜빈은 꿋꿋하게 30장. 이시리드는 오십 장. '그리드' 갑자기 사자 동전 다섯 개를 들고 스승이 선언했다. 딜러의 시선이 희미하게 위로 향하자 이실리드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네? "이실리드님께 그리드입니다. 그리드의 경우, 플레이어 포지션상 먼저 베팅을 했더라도 나중에 추가로 코인을 더 걸 수 있는 거였죠?"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딜러가 인정했다. 확실히 그렇게 말했었다. 그렇지 않다면 먼저 코인을 베팅한 플레이어로부터 리드를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멜빈이 아닌 2위인 이시리드에게? 이해할 수 없는 행위에 의아해하는 가운데, 각각 두 장씩의 카드가 배부되었다. 스승님이 총 18. 멜빈이 총 17. 이시리드가 총 13. 이어진 스승의 행위는 관객을 진정으로 열광케 했다. '두 배 내기' 검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선언한 후, 사자 동전 다섯 개를 더 내기장에 쌓아 올린 것이다. "문제 없습니까, 딜러님" "없습니다. 그리드 성립 후이므로 배당은 양측의 베팅 금액을 두 배로 합니다. 단, 이시리드님께서 추가로 뽑는 카드는 한 장에 국한되지 않고, 만약 코인이 부족한 경우에도 면제해 드립니다." 하지만 이상하다. 스승님의 손은 이미 18. 더블 다운 더블다운은 새로 한 장의 카드를 뽑아서 내기 금액을 두 배로 올리는 행위다. 스승의 손에서는 대부분의 카드가 21을 넘어 패배하고 만다. 실제로 딜러도 잠시 당황한 후 새로운 카드를 스승의 손에 슬쩍 집어넣었다. 카드는 스페이드 9 아, ------ 주변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멜빈은 그대로, 총 17 이시리드는 13에서 추가하여 하트 8로 블랙잭을 했다. 마지막 딜러의 핸드는 두 장으로 총 17이었다. "그럼, 감사합니다." 경건하게 이시리드는 스승의 베팅 구역에서 사자 동전 -6개에 해당하는 10개의 사자 동전을 빼앗았다. 게다가 일반 베팅으로 내놓은 다섯 장의 독수리 주화도 스승은 잃었다. 이렇게 크게 벌어진 차이는 더 이상 뒤집기 힘들다. 실제로 몇 판을 치르자 이시리드의 동전이 오백 개를 넘어섰다. "오백 코인 획득을 확인했습니다. 이시리드님을 세 번째 게임에 초대합니다." 자리에서 일어선 이시리드가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자, 그대로 딜러에게 이끌려갔다. 그 모습을 보고 나서, ...... "잘했어, 웨이버." 멜빈이 말했다. "무슨 뜻인가요?" "방금 전의 패는 사실이라면 이시리드가 패배한 거였어."그 말을 듣고, 나는 급히 카드를 떠올렸다. 우스갯소리로, 맞다. 스승님이 부자연스러운 추가를 하지 않았다면, 거기서 이시리드가 패배했을 거야. 만약 뽑지 않았다면 결국 딜러에게 졌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리드의 더블 베팅을 곡예처럼 흉내까지 내면서 네가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카드를 뽑았어. 자폭 그 자체의 카드를 말이야." "그럼 스승님께서는 ------ "한 방 먹였어." 스승님이 육중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멜빈에게 들려주듯이. "셋이서 하면 운의 흐름이 너무 안정적이라 이것저것 시도해봤지만, 어떻게 해도 너희 둘이 먼저 승리하는 거야. 승리 조건이 천 장이라면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봐, 라고 스승님이 테이블 밖을 바라보았다.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두 번째 게임에는 또 한 명의 주술사라는 이름의 아젤이 참가하고 있었을 것이다. "글쎄, 그래도 괜찮았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참가자 아젤이 얼마나 코인을 늘렸는지 모르겠고, 어찌된 일인지 하심도 아직 오지 않은 것 같았다. 너희 둘을 이기고 내가 오백 코인을 얻는다면 두 번째 게임을 돌파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최종적으로 펨의 선상 연회에서 승리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게 유리할 거야.“ 한 박자, 스승님이 말했다. "하지만 너에게 지는 건 나로서는 용납할 수 없어." 희미하게 멜빈의 숨소리가 흔들렸다. "너는 ------ "사심에서 하는 거야." 라고 말했다. 지금 이 순간, 싱가포르에서 시작된 모험을 잊어버리겠다는 뜻이다. 잠시라도 엘메로이의 이름을 잊게 해주고 웨이버 벨벳으로서 너에게 도전한다는 뜻이다." 스승님 ------ 다시 한 번 스승의 손가락이 동전을 집어 올린다. "결판을 내자, 멜빈 웨인즈." 그 때의 그의 표정이라면. 스승의 말을 듣고 굳어있던 그의 뺨에 갑자기 혈색이 돌아왔다. 붉어지는 듯한, 그것은 청춘의 색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99 "무승부로 끝낼 수는 없겠지." 속삭이며 테이블을 두 번 두드렸다. 히트 "추가」. 새로운 카드는 하트 5. A를 11로 세고 A를 1로 세어 총 15. 총 15. 소프트 핸드에서 하드 핸드. 이상한 순서였다. 만약 다음에 하트 6이 오면 21 블랙잭이다. 관객들도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테이블을 지켜보는 이들은 당연히 마술사의 도박이 편파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터. 그렇다면 마지막 편파도 있을 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은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에드도 침묵했고, 스승의 숨소리만 고요히 들릴 뿐이었다. 히트 '추가' 멜빈이 테이블을 두 번 두드렸다. 새로운 카드가 딜러에게서 미끄러져 나왔다. 하트 7. 패배 환호성이 가슴 속에서 폭발할 것 같았다. (------ 아직이다)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중요한 딜러의 손이 정해지지 않았다. 카지노의 승부는 원래 딜러가 하는 것이다. 그리드에 의해 예외적으로 플레이어들 간의 싸움이 되었지만, 여기서 스승이 딜러에게 패하면 단순히 둘 다 대부분의 코인을 잃은 것뿐이다. 아마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두 번째 게임을 돌파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딜러의 표지가 된 페이스 카드는 A였다. 뒤집어보니 다이아몬드의 4였다. 한 장 더 넘기면 이번에는 스페이드 잭. 한 눈의 잭. 만약 카드의 순서가 반대였다면 네이티브 블랙잭이었다. A를 11로 세고, A를 1로 세고. 소프트 핸드에서 하드 핸드로. 한 장 더. "축하합니다." 딜러가 고개를 숙였다. 클럽 4 딜러의 손이 총 19개로 멈췄다. "로드-엘멜로이 )2세님의 코인 오백 개 획득을 확인했습니다. 두 번째 게임 돌파를 인정합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0 펨의 선연(카사). 두 번째 게임이 끝난 직후, 나도 스승님도 굳어 있었다. 새롭게 나타난──첫 번째 게임을 클리어한 직후 살해당한 지즈의 권리를 계승하여, 우리와 마찬가지로 두 번째 게임의 승자가 되었다는 인물 때문이었다. 여자였다. 40세 전후로 보이며, 엄격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군복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를 얼어붙게 한 것은 그 복장도, 자태도 아니었다. 머리카락 색깔이나 사소한 몸짓에서 느껴지는, 어떤 친구의 모습이었다. "플랫의 어머……님(母君)……!" "그만둬, 군주(로드)." 그 이름을 입에 담지 말라는 듯, 군복의 여자는 붉은 입술 앞에 검지를 세웠다. 알레트 에스칼도스. 그 플랫의, 모친 되는 여자. 손에 쥐고 있던 금속 케이스를 돌리자, 안에서 캡슐이 나왔다. 입에 넣고, 그대로 물도 없이 꿀꺽 삼킨 후, 이쪽에 목례했다. "실례했군. 그 이름을 들으면 감정이 불안정해져서 말이지. 항상 약이 필수적이야." 어디까지 진심인지 알 수 없는 알레트의 말에, 스승님은 앉은 채로 물었다. "펨의 선연(카사)에서 지즈의 권리를 정식으로 계승했다는 것은, 두 분은 지인이었단 겁니까." 그 질문에, 씩, 하고 알레트가 입술을 비틀었다. "지인 같은 듣기 좋은 소리 하지 마, 약탈공. 당신이라면 내 사정은 벌써 알고 있겠지?" "지즈의 제자가 되었겠죠." 이어서, 스승님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더 덧붙이자면……신과 계약했다, 라는 겁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1 "호오. 역시 시계탑의 군주(로드). 벌써 방황해의 구조까지 눈치챘나 보군. 아니면, 친구에게서려나?" "나는 아무 말도 안 했어." 라고 멜빈이 옆자리에서 항의했다. 나는 일어서지도 못하고, 힘없이 테이블에 팔꿈치를 짚고 뺨을 얹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스승님과 펼쳤던 격전은, 원래 허약한 청년의 몸에 상당한 부담을 준 모양이었다. "정말인가? 뭐, 지즈 님(殿)께선 제자끼리 사이좋게 지내라고 말씀하신 적도 없고, 네가 스승을 배신했다고 해도 별 상관없어. 그걸 나무라는 건 내 직분을 넘는 행위겠지." 멜빈을 내려다보며, 알레트가 말했다. "하지만 패자라면 패자답게, 퇴장해야지. 더 이상 선연(카사)에 네가 있을 곳은 없을 텐데." "그런──!" 반론하려는 나를, "아아, 알레트 님 말씀이 맞습니다." 라고 멜빈이 말렸다. "패자에게 주어지는 것 따윈 아무것도 없다. 그럴 리가 없지. 적어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패자의 긍지라고 할 수 있겠지  이해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알레트 님." "……멜빈 씨." "나중에 또 보자." 일어선 멜빈이 입가를 손수건으로 눌렀다. 흰 천의 끝이 붉게 물드는 것을 보면서도, 나는 쫓아갈 수 없었다. 서늘한 청년의 시선이, 너는 거기에 있어야 한다, 고 충고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도박이 아니더라도 당연한 광경. 하지만 지금은 심하게 가슴이 답답했다. 방금 전까지 그렇게 뜨거운 싸움을 펼쳤던 스승님과 멜빈이 떠나가는 모습이, 나에게는 너무나 잔혹하게 느껴졌다. 스승님은 시선으로 쫓지도 않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2 대신, 딜러를 맡고 있던 여성형 골렘──펨의 딸 중 하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세 번째 게임은 어떻게 됐지?" 펨의 선연(카사)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 게임은 누벨(Nouvelle, 신기함). 선실에서 탈출하는, 새로운 게임이었다. 두 번째 게임은 오땅띠끄(Authentique, 전통). 특수한 룰을 추가했지만, 전통적인 블랙잭이었다. 플랫에게서 들은 바에 따르면, 아직 보지 못한 종류의 게임은 매직(Magique, 마술). 마술의 요소를 더한, 이 선연(카사)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한다. 매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야말로 선연(카사)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했다. "예상보다 빨리 두 번째 게임이 끝났기에, 잠시 기다려 주시면 됩니다. 아마 출항 직후, 개요를 발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항해서, 바로) 그것에도 의미가 있는 걸까. 사선환희선(死線歓喜船, 클로제 아나펠)의 출항. 이때, 반 펨은 물론이고, 배를 떠난 에르고 일행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나는 몰랐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3 여기까지 큰 배라면, 그 풍경도 미동도 하지 않는다. 배에 타고 있다기보다는, 조금 떨어진 작은 섬에 있는 기분이다. 게임 후, 우리는 주어진 선실로 돌아왔다. 첫 번째 게임에서도 사용된 장소였지만, 물론 바닥에 열려 있던 비밀 계단은 닫혀 있다. "스승님……" "어쨌든 여기까지 살아남았군." 스승님은 소파에 앉은 채로 얼굴에 손을 대고 있었다. 책상에 얼음물을 넣은 그릇이 놓여 있다. 그 그릇에 손가락을 식히고 나서, 눈 주위에 대고 있다. 몇 번이나 가볍게 문지르듯 하면서, 심호흡하고 있다. 마치 맹렬한 폭풍을 만난 난파선처럼, 부드러운 소파 바닥까지 가라앉을 것처럼 보였다. "어깨라도 주물러 드릴까요?" "부탁하지." 어라, 하고 생각했다. 내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살짝 등 뒤로 돌아가서, 어깨에 손을 댔다. 셔츠 너머로도 근육의 긴장이 확실히 전해졌다. 아교 같은 무언가로 굳어버린 바위 같았다. 평소보다 조금 더 힘을 주어, 천천히 주물러 풀어준다. 금방 나아지지는 않겠지만, 시간을 들여, 체온을 전하듯이. 희미한 통증에 신음하는 듯한 소리를 낸 후, 스승님이 입을 열었다. “……그런 승부는 이제 질색이군. 정신은 물론이고 영혼까지 깎여나가는 기분이었다.” 스승님의 감상은 단순히 두 번째 게임이 힘든 도박이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멜빈을 상대로, 수많은 유혹을 물리치고, 세 번째 게임까지 스승님은 승리했다. 분명, 여행의 목적을 위해서. (……두 가지를, 스승님은 이 도박의 천칭에 올렸다.) 하나는, 방황해의 마술사 지즈와의 결판. 선연(카사)의 도박에서, 진 쪽이 이긴 쪽에게 따르기로 스승님은 지즈와 약속했었다. 지즈가 죽은 후에도 그 계약은 제자들에게 이어져, 도박은 계속되고 있다. 또 하나는, 반 펨이 넌지시 비춘 상품. 에르고의 기억 포화와, 나 자신의 나이 고정을 해결할 수 있는 술식이 존재한다고, 상급 사도 반 펨은 말했었다. 결판도 상품도, 펨의 선연(카사)에서 이겨야만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렇기에 스승님은 여기까지 심혈을 기울인 것이다. “…………” -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내용

*104 죄송함과, 자랑스러움이 내 안에서 요동쳤다. 에르고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나를 위해서도 이렇게까지 쇠약하게 만들어버린 것과, 그럼에도 뜻을 관철하려는 스승님의 불굴이, 견딜 수 없이 가슴을 조였다. (……소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굳어버린 어깨를 풀어주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이것이 싸움이었다면, 스승님과 라이네스를 지키기 위해, 어떤 위험도 무릅썼을 것이다. 블랙모어의 묘지기로서 전수받은 비법도, 원치 않게 아서왕의 그릇으로서 얻게 된 『힘』도, 조금의 망설임 없이 휘둘렀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음모나 도박이 되어버리자, 나는 완전히 무력했다. “그레이.” 괴로움을 억누르며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자, 목소리가 들렸다. “네.” “편해졌다. 고맙다.” 다정한 말에, 오히려 비참해졌다. 그럴 리가 없다. 제대로 된 훈련도 받지 않은 손길에,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배려의 말이 아팠다. 그래도,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물었다. 두 번째 게임에서 밝혀진 수수께끼가, 아직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든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될 수수께끼가. “스승님. 멜빈 씨와 이야기할 때──그, 지즈의 제자가 신과 계약했다고 말했던 건.” “물론, 바이 뤄롱의 이야기겠지.” 스승님의 말에, 꿀꺽 침을 삼켰다. 바이 뤄롱. 신을 먹은 에르고에 대항하는, 용──그것도 태조룡(太祖竜)인 티폰을 먹은 남자. 두 번째 게임에서는 거의 이야기할 수 없었지만, 지즈가 간단히 제자를 늘릴 수 있었던 이유를, 스승님은 밝혀내고 있었다. 현대임에도 불구하고, 신대 마술의 사용자를 그렇게 쉽게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숨겨진 비밀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장치였다. 설마, 그 바이 뤄롱이 용을 먹었을 뿐만 아니라, 진정한 신이기도 했다니. “어떤 신인지는…… 알고 계시나요?” “거의 확실하다.” 라고 스승님이 단언했다. “이것이 소설 속 탐정 이야기라면, 예단을 피하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으니 이야기해 주지. 뤄롱이 신이라는 추리가 사실이라면, 그 정체는 거의 확실하게, 그리스 신화의 자그레우스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5 “자그레우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이었다. 이 여행을 떠나고 나서, 분명 이 귀를 스쳐 지나간 이름. 하지만, 어디서? 고민하는 나에게, 살짝 미소를 지으며, 스승님이 이렇게 말을 이었다. “마안수집열차(레일 체펠린)의 페이커를 기억하나?” “물론입니다.” 잊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내가 처음 만난 경계기록대(고스트 라이너). 성배전쟁에서 서번트라고 불리는, 영령의 현신. 그 마안수집열차에서, 정복왕 이스칸다르의 마술적 그림자 무사(카케무샤)였던 페이커와 사투를 벌였었다. “그 페이커가 계약했던 것이 디오니소스. 그리스 신화에서도 오르페우스 교라고 불리는 비교(秘教)에 속하는 신이지. 정복왕 이스칸다르가 이끄는 마케도니아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오르페우스 교와 인연이 깊은데, 자그레우스는 이 종교에서 주신 제우스의 아들이라고 불리는 신이다.” “앗……” 그래서, 생각났다. “……일본에서도, 야코우의 저택에서 자그레우스라는 이름을 말씀하셨었죠.” “말했지. 그 사건은 신을 먹은 에르고에 이어서, 인간의 내면에 신의 파편을 봉인하는 전승에 관한 것이었으니까.” 흑궤(黑櫃, 쿠로히츠). 일본에서, 우리는 그렇게 불리는 사람을 만났었다. 신의 파편──신체(간타이)를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한, 산 제물과도 같은 존재. 그 흑궤에 대해 야코우의 당주와 이야기할 때, 스승님은 아즈텍의 신관이나, 이집트의 심장에 관한 전승과 함께, 그리스 신화의 자그레우스에 대해 언급했었다. “그때도 이야기했지만, 죽은 자그레우스의 심장을 아버지인 제우스가 먹고, 여자와 관계하여 다시 태어나게 했다는 전설이 있다. 신이 신을 먹는 전설이지. 에르고의 정체가 알렉산드로스 4세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나중의 일이지만, 이렇게 정리해 보면 너무나 명확하다.” 스승님의 말에, 기억이 정리되어 간다. 그랬다. 그때는 아직 정복왕 이스칸다르가 이 여행에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도 몰랐다. 에르고가 먹은 신도 한 기둥밖에 알지 못했고, 얼마 안 되는 단서를 쫓아, 일본의 료우기 미키야를 찾아갔었다. 하지만, 여러 조각이 맞춰진 지금, 지금까지의 여행에서 만났던 모든 일들이 필연적으로 느껴졌다. (마치……별들의 움직임 같아……)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들처럼, 우리는 계속해서 정답 바로 옆을 맴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정말로 뤄롱 씨가……” “레이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가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뿐인 가설이고, 실제로 어떨지는 별개다. 신비와 관련된 이상, 모든 가능성을 부정해서는 안 돼. 오히려, 네 의견은 어떻지? 이런 일에 대한 직감에 대해선, 나보다 네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데.” “소제도, 스승님의 가설에 찬성이에요.” “흠.” 한 눈을 감고, 스승님은 고개만 돌렸다. “의외로 놀라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 “엄청 놀랐어요. ……하지만 어쩐지, 납득이 돼 버려서.” “납득?” “네.” 나 자신이 아니라, 내 몸이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은, 그런 감각이 있었다. 나와 에르고와 바이 뤄롱은, 조금 닮았다. 평범한 그레이(어느 쪽도 아닌), 아서왕의 육체로 변화된 자신. 알렉산드로스 4세의 육체에, 세 위의 신을 먹인 에르고. 그리고, 자그레우스라는 신에, 용을 먹인 바이 뤄롱. 모두 놀라운 변화를 겪었지만, 그 의미는 다르다. 아마, 에르고에 비하면, 원래 아서왕과의 친화성이 높은 나는, 부담이 훨씬 적을 것이다. 반대로, 바이 뤄롱=자그레우스는 나만큼 태조룡 티폰과의 친화성이 높지는 않더라도, 삼킬 만한 그릇과 전승을 확보하고 있었다. 바이 뤄롱에게도 식신충동은 있지만, 에르고처럼 기억 포화를 일으키지 않는 것처럼 보였던 이유는 이것일 것이다. (……그래서, 용보다도, 바이 뤄롱 씨 본인이 더 무섭게 느껴졌던 걸지도 몰라.) 그렇게까지 일본에서 날뛰었던 티폰의 권능 자체보다, 그것을 휘두르는 바이 뤄롱이야말로, 나에게는 위협이었다. 나나 에르고와 비슷한 처지이지만, 애초에 소체로서 상회하는 신의 정체를, 내 신체가 감지하고 있었던 것이리라. “흠. 덕분에, 어깨가 좀 움직이는군.” 한 차례 마사지가 끝나자, 스승님이 빙글 고개를 돌렸다. 품에서 시가 케이스를 꺼내, 입에 물었다. 끝을 성냥불로 지지자, 천천히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것을 문 채로, 선내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내용

*106 희미하게, 시로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수많은 키리츠구의 소행은, 이제 극악한 테러리스트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다. 여러 사정이 있다고 해도, 결코 전면적으로 긍정할 수는 없는 것이겠지. 하지만, 이번 경우, 그 충격을 받아들이기 전에, 두 사람의 시선은 거기에서 녹색 끈으로 연결된 다른 사진에 빨려 들어갔다. 그쪽 사진은, 최근에 새롭게 핀으로 고정된 듯했다. 에르고가, 작게 눈을 크게 떴다. "에…… 선생님…… 누나……" 엘멜로이 2세와 그레이 사진이었다. 옆 메모에, 두 사람의 경력이나 특기도 기재되어 있었다. 런던 시계탑에서 엘멜로이 2세의 평판과 업적. 내제자인 그레이와의 관계성, 그리고 두 사람이 관여했던 사건. 블랙모어의 묘지기로 자라난 그녀의 능력, 심지어는 성창<가장 끝에서 빛나는 창(롱고미니아드)>까지…… "그럼." 하고, 에르고가 중얼거렸다. "쥬스트의 다음 살해 대상은, 선생님과 누나……?" 에미야 시로 또한, 키리츠구(할아버지)의 소행에서 시선을 빼앗고, 에르고에게 물었다. "두 사람은 지금 어디 있어? 선연(카사) 중이라는 건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 "선생님과 누나는 지금쯤, 펨의 선연(카사)의, 세 번째 게임에." 절박한 표정으로, 청년이 휴대 단말기를 꺼냈다. 귓가에 대고, 곧바로 어금니를 깨물었다. "안 돼, 닿지 않아──!"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7 "그레이." 앞서 가던 스승님이, 이름을 불렀다. 그 이유는, 시선 끝을 따라가 보면, 분명해졌다. 군복을 걸친 여걸. 알레트 에스칼도스. 붉은 입술 끝을 들어 올리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 "조금 늦었군, 군주(로드). 세 번째 게임에도, 꽤나 여유가 있는 모양이군." "설마요. 단지 피로가 쌓여서, 아슬아슬할 때까지 자고 있었을 뿐입니다." "흐음. 마력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는 육체 피로에 비해, 정신(멘탈) 피로는 해결책이 한정되어 있으니까." 납득한 듯, 알레트가 끄덕인다. 물론, 스승님의 경우는 상당히 육체적인 피로이지만, 이건 명예를 위해서 입을 다물어 두기로 한다. 무인의 카지노를 둘러보고, 그녀의 입술 끝이 올라갔다. "저쪽 특별실에 집합하라고 하지만, 이 정도면 카지노를 독점하고 있는 것 같네. 후후, 쭉 관객으로서 즐겨 왔던 펨의 선연(카사)이지만, 참가해 보는 것도 나쁜 기분은 아니군." "하나, 개인적인 것을 여쭤봐도 될까요?" "마음대로 하게, 군주(로드)." "그럼, 사양 않고" 몇 초 정도 시간을 두고, 스승님이 입을 열었다. "자식을, 어째서 지키려고 하지 않으시는 거죠?" 암묵적으로, 그 이상의 것을 묻고 있었다. 어째서, 자신의 아이를 죽이려 하는가. 마술사의 자제로서, 다음 세대를 짊어져야 할 상대인 플랫을, 어째서 제거하려고 하는가. 그러자, "묘한 것을 말하는군, 군주(로드)." 알레트가 눈썹을 찌푸렸다. 동성인 나조차도, 섬뜩하고 말 정도로, 매력적인 몸짓이었다. 군복의 용맹함과 어우러져, 몹시 뒤틀린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예를 들어, 말이다." 몹시 엄숙한 표정으로, 알레트는 말을 잇는다. "대량 살상 병기에 자국을 멸망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되었을 때, 적절하게 처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 그 논리는, 너무나도 마술사의 것이었다. 동시에, 마술사로서는 성립하고 있다는 것도, 뼈저리게 이해할 수 있었다. 플랫이라면, 대량 살상 병기 정도는 해낼 것이다. 본인의 성질을 보아서, 타인을 상처 입히는 행위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걸음만 잘못 내디디면, 엄청난 결과가 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을 것이다. 오히려, 성실하다고까지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제자나 아이의 뒷수습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불평할 여지는 없다. 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위장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듯한 불쾌감을 느껴 버렸다. "자식은 물건도 병기도 아니겠죠." "시계탑의 한 자리를 책임지는 사람답지 않은, 감성적인 발언이군.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마술사다. 그렇다면, 그것을 기뻐해야 하고, 그 윤리 속에서 살고, 죽어야 한다. 일부러 범인에게 맞춰서, 신비를 깎는 듯한 행동을 하는 데 무슨 의미가 있지?" "그래서, 지즈의 제자가 되었다?" "그렇게 받아들여 주어도, 상관없네." 알레트의 표정에서는, 본뜻을 헤아릴 수 없다. 말 그대로인 것 같기도 하고, 뒤에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 모습에, 나도 짚이는 바가 있었다. (……시계탑의 중진들과 같아……) 현대의 마술사다운, 여러 겹으로 진의를 숨긴 수법. 피식, 하고 그녀가 웃었다. "이런 것도 가정 방문이라고 해야 할까. 받아보는 건 처음이라, 꽤 유쾌했어." "알레트 씨." 그 목소리가, 내 입에서 새어 나왔다는 것에, 놀라 버렸다. 하지만, 한 번 나와 버리자, 각오가 정해졌다. "저도, 괜찮을까요." "호오. 소문으로는 듣고 있지만, 확실히 군주(로드)의 비장의 아이라고 했던가?" "스승님 내제자인, 그레이입니다. 엘멜로이 교실에서, 플랫 씨와 함께 수학하고 있습니다." 이쪽을 노려보는 알레트의 시선은, 마치 화살 같았다. 그래도, 얼굴을 돌리려 하지는 않았다. 지금만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되었다. "플랫 씨는, 계속 진지하게 배우고 있었습니다. 진지하다는 형태가 다른 사람과는 조금 달랐을지도 모르지만, 엘멜로이 교실에서도 특별할 정도로 성실했던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어째서, 그런 아이를 자랑스러워하지 않는 거죠." "……과연. 이런 경우, 감사하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품속에서 금속 케이스를 꺼내어, 알레트가 손안에서 굴린다. 처음 만났을 때에도 가지고 있었던 케이스였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가 아니야. 너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 내제자." 딸깍(カチン카칭). 케이스 뚜껑을 열고, 닫는 소리.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규칙적으로 고막을 찌르는, 권총 탄창을 돌리는 듯한 소리. "아무것도, 모르는 걸지도 모릅니다. 마술사의 가문이, 여러 사정을 가지고 있는 건, 저도 압니다.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그것은 복잡해서, 타인이 왈가왈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요." 내 손가락이 희미하게 떨리고 있는 것을 느꼈다. 머리로 피가 모여 버렸다. 누군가와 말로 맞서는 것은, 칼날을 교차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서웠다. "그래도, 플랫 씨가 시계탑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 왔는지 정도는, 당신도 알아야 한다고──"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8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지. 레이디." 하고, 스승님이 제지했다. 제지한 이유는, 양탄자에서 웅성거리는 가죽 구두 소리로 알 수 있었다. "어라, 엘멜로이 2세." 쾌활한 미소로, 새로운 인물이 나타났다. 보라색 리넨 셔츠에, 네이비 블루 베스트를 걸친, 키 2미터에 가까운 거한이었다.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 시계탑 모나코 지부장. 이쪽으로 고개를 숙이고 나서, 이번에는 알레트에게도 인사했다. "이런, 설마 알레트 님도 참가하시다니. 서로 좁은 모나코에 오랫동안 있었지만, 펨의 선연(카사)에서 갖고 싶은 게 있었을 줄이야. 살짝 가르쳐 주시면, 제가 준비할 수 있는 거라면, 개인적으로 선물해 드리고 싶을 정도인데." "마음에도 없는 말은 집어치우게." 이시리드의 가벼운 발언을, 딱 잘라 알레트가 거절한다. "어이쿠, 죄송합니다. 줄곧 에스칼도스 가문에는, 남다른 경의를 표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당연하지. 에스칼도스 가문에는 그 정도 가치가 있어. 그러니, 개인적으로 선물, 이라는 시시한 말에는 질렸네. 진심이라면 시계탑 모나코 지부나, 모나코의 관리인(세컨드 오너)인 모건 파르스 가문을 움직여 보게." "흐음. 그렇게 말해주시면, 아귀가 맞는군요." 이시리드가, 옅은 수염이 난 턱을 쓰다듬었다. "어쨌든, 마지막 게임이 되겠지요. 부디 엘멜로이 2세도 알레트 님도 손대중을." 온화하게 고개를 숙인 이시리드이지만, 결코 방심할 수 없다. 이 상대도, 세 번째 게임까지 살아남은 갬블러였다. 그리고, 또 한 명. 카지노 가장 안쪽, 특별실 앞에서, 미끄러지듯 다가왔다. 펨의 딸들 ── 그렇게 불리는 여성형 골렘 한 기체가, 다가왔던 것이다. 쿠폴라라는 개체였다. "기다리셨습니다." 공손하게, 쿠폴라는 고개를 숙였다. "세 번째 게임을, 개시하겠습니다. 여러분, 이쪽으로 와 주십시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09 사선환희선(클로제 아나펠) 특별실은, 의외로 작은 방이었다. 돔과 비슷한 반경 5미터 정도의 공간 중앙에, 선명한 녹색 라샤(羅紗)가 깔린 원탁이 놓여 있다. 앤티크의 원탁처럼, 늘어선 목제 의자도, 동류의 정교한 디자인으로 되어 있었다. 아마 원탁과 함께, 같은 장인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겠지. 딜러인 쿠폴라가 가장 안쪽으로 이동하고, 전원에게 착석을 권했다. 스승님, 알레트, 이시리드 세 명이, 각자 앉는다. "그레이 님은 그쪽으로." 스승님의 뒤에 놓인 의자로 안내되면서, 나는 예전 플랫의 설명을 떠올리고 있었다. 펨의 선연(카사)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누벨(Nouvelle). 오땅띠끄(Authentique). 각각, 신기함과 전통 정도의 의미가 되는 두 개의 게임은, 이미 경험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마지크(Magique). 마술을 이용한 게임이라고, 플랫은 설명했다. 이번에는, 그것이 마지크가 되는 것일까. "…………" 꿀꺽, 하고 침을 삼킨다. 착석한 플레이어 세 명에게, 딜러가 천천히 시선을 돌리고, 말을 걸었다. "여러분, 준비는 되셨습니까."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0 "기다려 주시오." 하고, 스승님이 목소리를 높였다. "세 번째 게임은, 반 펨 공이 직접 참가한다고 했었는데, 모습이 보이지 않는군요. 무슨 일이 있는겁니까?" 그러자, 딜러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 "앞으로 이야기할 사정 때문입니다. 하지만, 물론 사정이 있다고 해서, 지연이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게 선연(카사)의 주인인 반 펨 님이라 할지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30초 후에, 세 번째 게임을 개시하겠습니다." "그건……" 찬반을 따질 여지도 없이, 딜러가 눈을 감았다. 불편해 보이게, 이시리드가 손목시계를 바라본다. 흐르는 것처럼 움직이는 자동 감김 초침이, 개시 시간까지의 거리를 잔혹하게 짓눌러 간다. "앞으로 20초." 이시리드가, 중얼거린다.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앞으로 10초. 9, 8, 7……" "아니 아니, 늦어서 미안하군!" 새롭게 문이 열리고, 순백의 실크햇과, 같은 색 재킷을 입은 남자가 튀어나왔다.  반 펨이었다. "응응, 여러분 모두 모인 것 같군! 잠깐 급한 용무로 늦어 버렸지만, 용서해 주시게! 일단 시간은 아슬아슬하게 세이프겠지!" 회중시계를 확인하면서, 반 펨이 말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1 그에 왠지 한숨을 내쉬고 싶어 하는 무표정으로, 다시 딜러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시간에 맞춘 것 같으니, 정식으로 세 번째 게임을 개시하겠습니다. 먼저 말씀드리지만, 반 펨 님으로부터의 의뢰로, 갑작스럽게 내기 내용이 변경되었습니다." "변경? 무슨 뜻이지?" 물었던 스승님에게서 반 펨에게로, 딜러가 시선을 옮긴다. 그러자, 재촉을 받은 반 펨이, 죄송하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던 것이다. "미안하군. 이쪽 사정으로 아슬아슬하게 되어 버렸어. 아, 혹시나 해서 말해두지만, 내기의 대략적인 장르는 내 쪽에서 정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나를 포함한 참가자들끼리 큰 유불리가 생기지 않도록, 딸들에게 고안해 달라고 한 것이네." "작은 유불리는 생긴다는 건가요." "전체적으로는 균등하게 해 둔 셈이지만, 그 부분은 양해해 주었으면 하네." 하고, 반 펨이 사과한다. "물론, 나를 유리하게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는 아니네. 그 점은 믿어주면 좋겠네." "이쪽은 괜찮습니다." 알레트가 예쁜 턱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으흠, 저도 마찬가지지입니다. 뭐, 거기서 이상한 잔꾀를 부리려고 한다면, 펨의 선연(카사)이 이 정도 명성을 얻을 수 없었을 테니 말이죠."  하고, 이시리드도 납득한다.  더욱이, 이 발언은 쐐기를 박고 있는 것이다, 정도는 나도 알 수 있었다. 잔꾀를 부리려 한다면, 위협받는 것은 당신의 명예이기 때문이라는, 실로 시계탑다운 강조법이다. "음음. 물론이네." 반 펨은 신경 쓰지 않는 듯, 태연하게 손을 흔들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2 "자, 쿠폴라. 다음을 부탁하지." "알겠습니다."  품위 있게 수긍하고, 딜러는 원탁 표면을 손가락으로 더듬었다.  빙글, 하고 원을 그린 것이다.  원탁 안쪽에, 또 하나의 원을, 갬블러들은 보았다. "갬블의 내용은 투기장이 됩니다." 하고, 딜러가 고했다. "내기 금액은, 두 번째 게임에서 얻은 코인 500개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500개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당 카지노의 레이트로 환전해 드리겠습니다." 우선은 평등하게, 500개씩으로 승부라는 건가. 하지만, 투기장이라니. 갑자기 카지노에 피 냄새가 풍기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처음으로 펨의 선연(카사)라는 이벤트를 들었을 때 상상했던 것 같은, 여타 사람들을 가까이하지 않는, 살벌한 경기. 이어서, 딜러가 말했다. "한 승부 4라운드에 걸쳐 싸우는 동안, 투기자 중 어느 쪽이, 어떻게 이길지 거는 것입니다." "어떻게?" 물었던 스승님에게, 딜러는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단순히 승패만 맞히면, 배율은 2배이지만, 판정승인지 KO인지, 혹은 몇 라운드에서 이길 수 있는지까지 맞출 수 있다면 그만큼, 배율이 증가합니다." "과연. 격투기의 북메이커 같은 거네." "그런가요." "영국인들은 다들 내기를 좋아해서 말이지. 덕분에, 대영제국에서는 이런 종류의 북메이커가 발달해 있어. 경마나 축구는 물론이고, 모든 스포츠에 북메이커가 진출해 있어서, 관객이 내기하기 쉽게, 여러 각도에서 즐길 수 있도록 연마되어 있지." 내 질문에, 스승님이 답해 준다. 그것을 긍정하듯이, 딜러가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더욱 말을 이었다. "배율은, 승패만 예측하면 2배.  KO인지 판정승인지까지 맞춘다면 3배. 몇 라운드에 어느 쪽이 이길지 맞출 수 있다면, 라운드 수에 따라 배율이 바뀝니다. 1라운드라면 10배. 2라운드라면 8배. 3라운드라면 6배. 그리고 최종 라운드라면 5배입니다." (……즉, 세세한 조건까지 맞출 수 있을수록, 배율이 높다.) 이것도 이해하기 쉬웠다. 승리 외의 조건까지 적중시킬 수 있을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라운드 수에 대해서는, 뒤로 갈수록 투기자에게 대미지가 축적되어 결판이 나기 쉽기 때문에, 초반 라운드의 배율이 높게 되어 있는 것이겠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3 내 뇌내에서 정리가 끝날 즈음에, 딜러가 더욱 말한다. "승부는 전부 3회. 하지만, 너무 빨리 결착이 나 버려도 재미없으니, 걸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을 정하고, 서서히 늘려 가겠습니다." "액면은?"  반쯤은 납득하면서, 스승님이 다음을 재촉한다. "첫 번째 경기는, 한 명당 200개.  두 번째 경기는, 한 명당 1000개.  세 번째 경기는, 누구든 무제한으로 하겠습니다."  ……꽤나 복잡해져 왔다.  하나하나 규칙은 단순하지만, 조합하자, 꽤 부담이 커진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4 미간에 주름이 지는 것을 느끼고 있자니, 이시리드가 입을 열었다. "과연…… 그럼, 또 하나, 특별 규칙이 있다는 걸까?" "어째서죠?" "왜냐하면, 그것으로는 평범한 갬블이잖아? 일부러 세 개의 게임으로 했다는 건, 펨의 선연(카사)의 세 종류, 누벨, 오땅띠끄, 마지크를 전부 즐기게 하는 의도일 테지. 투기자가 마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마지크다, 라는 건 너무 시시한 생각 아니겠나?" "역시 이시리드 님."  평탄한 어조로, 말만은 칭찬하듯이, 딜러가 이렇게 덧붙였다. "지적하신 대로, 코인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칙이 있습니다. 반 펨 님으로부터의 제안입니다."  이름이 불린 반 펨이, 윙크했다. "내 마음대로, 갑자기 게임 내용을 변경했으니까. 그만큼, 참가자에게 보전이 필요하겠지. 그래서, 나를 제외한 참가자만을 위한 특별 규칙을 준비해 달라고 했지." "어떤 규칙인가?" 알레트가 묻는다. 딜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웠다. 손님에게는 상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하지만 갬블에서는 유리함도 불리함도 주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그런 미소. "그 전에 혹시 몰라서 확인하고 싶은데요, 마술 회로에 대해서는, 여러분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요?" 이봐, 그건 당연한 거겠지." 이시리드가 눈썹을 치켜올린다. 그러자, 엇 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저, 저도, 압니다." 하고, 나도 끄덕인다. 마술 회로. 모든 마술을 성립시키기 위해 필요한, 의사 신경의 일종이다. 마술사는, 이 마술 회로에서 마력을 생성함으로써, 자신의 마술을 발동시킨다. 역으로 말하면, 아무리 이론을 정교하게 익힌다고 해도, 마술 회로를 가지지 못한 자가 마술을 행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술 회로야말로, 마술사를 마술사답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마술 회로의 많고 적음은, 마술사 가문 자체의 사활 문제가 된다. 자손의 마술 회로를 한 개라도 늘리기 위해, 생체 실험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행위에 손을 댄다…… 따위가 당연한 세계. 마술사에게 있어서 근원에 도달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면, 마술 회로를 늘리는 것은 그것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전제 위에, 펨의 딸은 이런 말을 한 것이었다. "이번 갬블에서는, 한 번만, 반 펨 님을 제외한 플레이어는, 마술 회로를 코인으로 환전할 수 있습니다." "────읏."  반 펨을 제외한, 세 명의 마술사가 반응했다.  알레트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고, 이시리드는 휘파람을 불고, 스승님은 일순간 일어나려다, 간신히 멈췄다. 낮은 목소리로, 스승님이 묻는다. "……평온하지는 않은 이야기인데, 대체 무슨 뜻이지?" "이쪽 예장을 사용합니다." 하고, 딜러는 입방체를 내밀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물건으로 보이고, 각 면이 다른 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루빅 큐브?" "모양은 비슷하네요. 이쪽 예장에 손을 대고 마력을 일으키면, 기동한 만큼의 마술 회로가 가능한 한 안전하게 마비됩니다." 가능한 한, 라고 했다. 모호한 발언을 추궁할 틈도 없이, 딜러는 말한다. "마술 회로 한 개를 마비시킬 때마다, 코인 10개를 융통합니다. 몇 개를 마비시켜도 상관없지만, 이 규칙에 의한 융통은 게임 중 한 번뿐입니다. 또한, 마술 회로에 의한 코인에 대해서는, 앞서 말했던 상한액과는 별개로 걸 수 있습니다. 단, 내기가 끝났을 때 빚이 남았던 경우, 마비된 마술 회로는 그대로입니다. 결과적으로, 머지않아 썩어 문드러지겠지요."  잠시,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만큼의 무게가 있는, 특별 규칙이었다.  마술 회로와 코인 교환.  마술사에게는 혼과 같은 가치를, 단 하루의 내기에 탕진하라는 속삭임. (……그건, 마치) 이어지는 말을, 나는 필사적인 생각으로, 뇌리에서 떨쳐 버리려 했다. 그렇게 해도, 말은 피 얼룩처럼 달라붙어 버렸다. 자리에 앉아 있는 반 펨의 모습이, 망각을 결코 허용하지 않았다. (……마치, 흡혈귀 같아……!) 그것은, 인간에게서 혈액과 혼을 빼앗는 마물의 이름이 아니었던가. "악마의 규칙이군……"  중얼거린 스승님이, 의자에 깊숙이 몸을 기대었다.  이시리드와 알레트도,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했다. 마술사라면 당연하겠지. 차라리 목숨을 빼앗겠다고 하는 편이, 훨씬 더 각오를 다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 마술 회로라는 존재가 무겁다는 것을, 나도 시계탑에서의 생활로 알고 있었다. 이번에는 조금 시간을 두고 나서, 딜러가 다시 끄덕였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5 "규칙은 이상입니다. 그럼, 여러분의 마술 회로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민감한 이야기이니, 말로 하기 싫으신 분은 살짝 알려 주셔도 괜찮습니다. 필요하다면, 이쪽에서 검사도 해 드릴 수 있습니다." 평균적인 마술사의, 마술 회로 수는 20개라고 한다. 한 개마다 생산하는 마력량은 사람에 따라 다르고, 정확하게 마력을 운용하는 정도도 중요하다고 하니, 반드시 마술 회로 수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중요한 지표에는 틀림없었다. 뭐니 뭐니 해도, 린의 마술 회로는 메인과 서브를 합해서, 전부 100개 있다고 하던가. 처음으로, 알레트가 입을 열었다. "60개다." 간결하게 말한다. 숨길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겠지. 평균적인 마술사의, 3배. 역사뿐인 에스칼도스 가문이라고 속삭이고 있다는 모양이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런던 시계탑이라고 해도, 그럭저럭 이상의 위치에 갈 수 있는 숫자겠지. 다음으로, 이시리드가 입을 열었다. "나라면 90개야."  알레트의, 더욱 위. 역시 시계탑 모나코 지부장을 맡을 만하다. 두 번째 게임 때, 음성 차단의 마술 등을 써 주었지만, 은근하게 숙달된 솜씨를 느끼게 해 주었었다.  그리고, "어떻게 하시죠? 로드 엘멜로이 2세."  하고, 딜러가 물었다. "말씀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무시하셔도 됩니다만……" "……9개." 장내가 조용해졌다.  크흠, 하고 이시리드가 헛기침한다. 무슨 말을 하려던 건지, 아까 90개라고 말한 것을 후회하는 듯한 어색한 표정으로, 슬그머니 시선을 돌렸다. "9개다! 불만이라도 있나!" 일순간, 진심의 표정마저 비추며, 스승님이 고함친다. 큭, 큭, 큭, 하고 알레트가 웃음소리를 흘렸다. "기운을 내게나, 군주(로드). 누구에게나 어쩔 수 없는 일은 있지." "동정하지 마!" 진지하게 말한 것이 도리어 기분이 상했는지, 평소의 포커페이스도 잊고, 스승님이 이를 드러내며 항의한다. 반대로, "후후."  하고, 알레트가 흉포하게 웃었다. "아니, 생각보다 유쾌한 사람이군, 군주(로드). 역시 소문은 믿을 게 못 되는군. 직접 만나보는 게 최고야." "……칭찬으로 받아들이도록 하지." "물론, 그 말대로다." 알레트가 끄덕인다. 고개가 흔들린 각도는 정확히 30도.  그녀의 태도는 차라리 정중할 정도로 군인 같았다. 그런 취향인지 신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여성의 중심에는 몹시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6 "그러면, 나도 승리 조건을 확인하게 해 주시지. 코인을 많이 모은 사람이 이기는 건 알았다. 하지만 구체적으로는? 4명 중에 제일 코인을 모은 사람이 이기는 건가? 아니면 반 펨 씨만 이기면 되는 건가?" "나를 이긴 사람 중에, 가장 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를 선연(카사)의 승자로 하지."  하고, 반 펨이 말했다. "이것은 펨의 선연(카사)이니까. 나를 이길 수 없다면 논외인 건 당연하겠지? 그 위에서, 가장 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 이외의 전원이 협력해 버릴 수 있으니까, 이것도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네. 그리고, 최종적인 승자는 내 보물 창고에서 마음대로 하나 가져가도록 하지." 보물 창고라는 말에, 스승님의 눈썹이 움찔했다. 2천 년 이상을 살아온 상급 사도의 보물이라고 한다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하물며, 마음대로 하나 가져가도 좋다고 한다면, 그것만으로 마술 세계의 균형이 움직일 수 있다. 죽었던 지즈의 목적도, 역시 이것이었을까. 제자인 알레트나 멜빈에게, 어떠한 지시를 내렸던 걸까. 너무 생각한 나머지,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스승님이, 손을 들었다. "저에게서도 확인해 주셨으면 합니다." "부디." "만약, 가장 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가 살해 등으로 인해 사라진 경우, 선연(카사)의 승자 권리는 2위로 넘어가는 것인가요? 물론, 2위도 반 펨 님에게 이겼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웅성, 하고 갬블러들의 기척이 파도쳤다. 반 펨은 실크햇 챙에 손가락을 미끄러지듯이 하고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이것은 확실히 결정해 두어야 할 사항이군. 그렇지 않으면, 승자가 결정되는 순간, 권총으로 가슴을 쏘는 서부극의 장면이 재현될지도 모르지. 그런 경우, 승자는 없다는 것으로 하지. 즉, 몰수 경기라는 것이네. 참가 비용도 전원에게 돌려주지. 덧붙여, 내 선연(카사)에서 살해 행위를 한 경우, 그 플레이어의 참가 자격도 정지시키겠네." (나이스 플레이입니다, 스승님.) 저도, 주먹을 꽉 쥐어 버렸다. 갑자기 습격당할 위험은, 이것으로 크게 줄었다. 내가 따라다니고 있다고는 해도, 가능한 한 위험은 피하고 싶다. 스승님의 소심함이 빛나는 문답이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7 "그러면, 가장 중요한 투기장을 보여드리도록 하죠." 딜러 목소리와 함께, 테이블 중앙에 불이 켜졌다. 그것은 순식간에, 3차원의 환상(비전)이 되었다. 고대 로마를 떠올리게 하는, 자갈이 깔린 원형 투기장 콜로세움. 아직 투기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은 채였다. "투기자에 대해서는, 프라이버시와 술식 은폐를 감안하여, 개인을 특정하지 않도록 필터를 씌운 형태가 됩니다. 또한, 선연(카사)의 참가자는 물론이고, 이번에 대해서는 관객 여러분들도 내기에 참가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관객이? 즉, 이 환상(비전)이 다른 곳에서도 보이고 있는 건가?"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8 "네. 투기자의 데이터는 이쪽에." 스승님, 이시리드, 알레트의 손에, 단말기가 건네졌다. 최신 태블릿 피시였다. 시계탑 일부에서나 볼 수 있는 전자 기기에 대한 알레르기를, 반 펨은 가지고 있지 않은 모양이다. 첫 번째 시합 투기자가 찍힌 화면에, 나는 눈을 크게 떴다. 극도의 긴장 상태가 아니었다면, 큰 소리를 내질렀을지도 모른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119 원탁의 영상에 자신들이 아연실색하고 있자, 딜러가 말을 이었다. "여러분, 내기를 결정하셨다면, 그쪽 큐브를 손에 들고 염원해 주세요. 거는 코인, 마술 회로의 많고 적음에 대해서도, 사념만으로 선언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플레이어끼리 어떤 교섭을 행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사념만으로 가능합니다." 딜러의 설명에, 스승님이 되묻는다. "플레이어들 간의 교섭?" "네. 사용법은 시험해 보시면 바로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하고 생각한다. 거는 방법의 종류는, 앞에서 설명한 대로다. 어느 쪽에 걸 것인가. 어떤 식으로 이길지에 걸 것인가. 언제 결착이 날지 걸 것인가. 대략, 세 번째 게임의 내기는, 이 세 가지로 대별된다. 문제는, 이 내기에 부속된, 특별한 규칙 쪽이었다. "…………" 마술 회로를 먹는 입방체형 예장을 쥔 채로, 스승님은 잠시 경직되어 있었다. 『스승님, 린 씨라면……』『물론, 린이 투기자라면, 어중간한 상대에게 패배할 리는 없겠지. 설령 상대가 환상종이라고 해도』 하고, 스승님이 사념으로 답한다. 잠시 생각하고 나서, 이렇게 덧붙였다. 『불공평하지 않도록 하라고 말했던 건, 즉 마술 회로가 적은 나에게는 그만큼 투기자의 정보를 건네주고 있다는 조치겠지』희미하게, 반 펨이 미소짓는 것처럼 보였다. 스승님과 내 텔레파시를 알아차린 것이겠지. 비록 도청은 할 수 없다고 해도,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난관을 헤쳐온 베테랑 갬블러에게는 다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어떻게 걸어야 할까? 스승님을 포함하여, 갈등하는 갬블러들에게, 딜러가 입을 열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마술 회로를 코인으로 환전할지 아닐지는,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귀중한 마술 회로를, 엉뚱한 갬블로 잃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로 귀중한 물건이기에, 펨의 선연(카사)을 장식하기에 충분하다고, 저희들은 생각합니다." 떠벌이는 딜러에게, 반 펨을 제외한 세 명의 긴장이 팽팽하게 당겨진다. 확실히, 이것은 마술사로서의 혼을 건 갬블이었다. 알레트 에스칼도스. 이시리드 모건 파르스. 반 펨. 그리고, 스승님. "여러분의 베팅을 확인했습니다." 딜러가 말했다. 네 명의 갬블러들이, 뜨거운 시선을 투기장 영상으로 향했다. "그럼, 제 1의 게임을 개시하겠습니다." - 로드 엘멜로이 2세의 모험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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